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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님 모셔와라” 서울역 광장 뒤덮은 태극기

    “박근혜 대통령님 모셔와라” 서울역 광장 뒤덮은 태극기

    토요일인 3일 서울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의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지난 3·1절에 대규모 집회를 벌인 지 이틀 만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와 문재인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이날 오후 2시 대한애국당 등으로 구성된 석방운동본부(운동본부)는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3000여명 규모의 ‘박 전 대통령 탄핵무효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운동본부는 지난달 27일 1심에서 징역 30년을 구형 받은 박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문재인씨 정권 끌어내자”, “무능한 청와대 물러나라”고 외치며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서울역 광장 곳곳엔 ‘권력찬탈권력 몰아내자’, ‘살인적 정치보복 중단하라’, ‘박근혜 대통령님 모셔와라’ 등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서석구 석방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지난 3·1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6·25 전쟁을 북침으로 날조했다”며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가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고 있는 건 정부의 명백한 반란”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대한애국당이 지난 1월22일과 3월1일 미신고 집회를 연 것과 관련해 조 대표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이 좌파 세력에 의해 탄핵됐다”며 “이에 150만명 보수 우파는 지난 3월 1일 집회에서 모여 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보수 세력은 지금 대통령을 인정하지 못한다”며 “문재인 정권을 몰아내는게 진실이고 정의”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30분쯤 서울역 광장을 출발해 숭례문·종각역·세종문화회관으로 이어지는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다른 태극기 집회도 열렸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오후 1시30분쯤 중구 대한문 앞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 집회 및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도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참가인원 2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MB 눈덩이 의혹에 구차한 대응, 화 더 키운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급기야 공천헌금 수수 의혹까지 보태졌다. 마무리 수사에 접어든 검찰은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한 돈만 100억원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2008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우선순위를 달라는 청탁에 MB 측이 수억원의 공천헌금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서만이 아니라 이런 뒷돈이 더 흘러들어 간 정황이 포착된 모양이다. 검찰은 또 MB 취임 이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MB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와 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22억여원을 건넨 정황도 파악하고 있다. 이런 돈들이 전해진 시점이 모두 대선 직전이나 대통령 취임 직후라는 사실에 뇌물 의혹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자 의혹도 더 접어 줄 여지가 없어졌다. MB의 큰형이자 다스 회장인 이상은씨는 검찰 소환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MB가 다스의 실소유자라는 의혹이 명백한 사실로 확인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다스 임직원이 횡령한 수백억원대의 돈, 삼성이 미국에서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소송비 60억원을 대납한 사실 등 쏟아졌던 의혹들이 모두 MB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스뿐만이 아니다. MB의 상당수 부동산이 차명 관리된 상황도 확인된 마당이다. 전직 대통령의 혐의가 어느 정도이며, 대통령의 권한을 악용해 사익을 취한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 예측조차 어렵다. 이런 사정이면서 MB 측 대응은 일관되게 상식 이하다. 온갖 의혹들 속에서도 공개 해명한 것은 딱 한 번이다. 그것도 음해를 받는다는 일방 주장이었을 뿐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납득시키려는 책임 있는 자세와는 거리가 멀었다. 추락할 데가 더 없이 실망스러운 대응은 이어지고 있다. 다스 사무실의 서류를 압수한 검찰을 상대로 대통령 기록물을 건드렸다고 행정소송을 냈다. 삼척동자가 웃을 일이다. 대통령기록원에 있어야 할 청와대 문건이 왜 사적 공간에 있었는지부터 해명할 문제다. 기왕 엎질러진 물이라면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는 지켜야 한다. 명백해지는 범죄 혐의를 끝까지 부인으로만 일관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스스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검찰 소환의 초읽기 와중에 MB는 더 구차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덜 무너지는 길이다.
  • MB “영포빌딩 문건, 대통령기록관 넘겨라” 소송… 檢은 “적법 자료”

    MB “영포빌딩 문건, 대통령기록관 넘겨라” 소송… 檢은 “적법 자료”

    다스 실소유주 규명할 핵심 증거 법조계 “MB측에 불리할 건 없어” 검찰이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설립한 청계재단 소유의 영포빌딩 지하 창고 압수물을 토대로 이 전 대통령 측을 압박 중인 가운데 이 전 대통령 측이 “해당 압수물을 수사에 활용하지 말고 대통령기록관에 보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향후 진행될 재판에서 검찰이 이 압수물을 핵심 증거로 제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료의 증거능력에 흠집을 내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지난 1월 영포빌딩 압수수색에서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VIP 보고 문건, 다스 경영상황 보고 문건, 국가위기관리센터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일일 상황보고 등을 한꺼번에 확보했다. 압수물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인지 규명할 증거로 꼽혔다. 검찰은 압수물을 토대로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이영배 금강 사장 등을 구속했다. 최근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금품 상납 의혹, 김소남(69) 전 한나라당 의원 공천헌금 의혹 수사도 압수물에서부터 촉발됐다. 당초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2월 말~3월 초까지로 전망됐던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시점이 이 압수물 관련 조사 때문에 3월 중순 이후로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 전 대통령 측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국가기록원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내 검찰을 압박하고 있지만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을 통해 적법하게 확보한 자료”라며 압수물 근거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 퇴임 뒤 국가기록원에 있어야 할 문건이 불법적으로 영포빌딩에 있던 정황을 포착한 검찰이 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고, 수색 지점인 지하 창고를 다스가 임차해 쓰고 있던 정황이 기존의 다스 실소유주 규명 수사와 맞아떨어진 과정을 상기시킨 설명이다. 기록물관리법 관련 소송이 제기된 적이 드문 탓에 소송 결과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지만, 관련 논란을 키우는 게 이 전 대통령 측에 불리할 것은 없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안종범 수첩’이 그랬듯 압수물의 증거 능력을 놓고 이 전 대통령이 문제 제기를 할 여지가 생길 수 있어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기존 정동기(65·사법연수원 8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강훈(64·14기) 전 법무비서관 외에 법무법인 아인 출신의 피영현(48·33기)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전열을 정비 중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김성곤 위원이 만났습니다 - ‘MB 저격수‘ 정두언 前의원 평창동계올림픽이 마무리되면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유용과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MB) 전 대통령 소환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미 MB의 형인 이상은 회장, 조카 이동형 부사장, 아들 이시형 전무(이상 다스),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 친인척이 줄줄이 조사를 받았다. 관심은 MB와 부인 김윤옥 여사로 모아지고 있다. 2007년 대선 때 MB의 가족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 세 가지가 있었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정두언 전 의원을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뜻 맞는 전직 관료들이 모여서 일한다는 그 법인의 휴게실 벽엔 수십 병의 와인이 채워진 와인 냉장고가 있었고, 옆엔 드럼, 색소폰, 기타 등이 있는 연주실이 구비돼 있었다. 그때서야 정 전 의원이 음반을 낸 아마추어 가수라는 게 기억났다. 동료가 모여서 가끔 노래와 연주를 한단다. 궁금한 것은 경천동지였지만 바로 묻진 못했다. “그런 것은 말 못 해요”라고 하면 인터뷰가 싱겁게 끝날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근황부터 물었다.→요즘 같으면 정치를 접은 것 같다. 방송인도 괜찮은 것 같은데. -종편과 라디오 몇 개, 자원봉사 겸해서 다문화TV에 나가서 진행도 하고 패널도 한다. 인터넷 강의로 상담도 하고 있다. 진짜 은퇴하면 자원봉사하려고 자격증도 땄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카운슬러라면 잘할 것 같았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지 않나. 허허허. →그래도 본업은 정치 아닌가. -정치는 그만뒀다. 접었다. 지구당 사무실도 정리했고 당 소속도 없다. 정치 접었다고 써도 된다. 어릴 적 꿈은 연기였다.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는데 연락이 안 온다. 이 나이에 주인공을 할 것도 아니고, 악역을 하고 싶다. 황정민이나 송강호도 악역으로 시작한 것 아닌가. 그래야 뜬다. 하하하. →‘MB 저격수’로 불려서 나중에 정치에 부담되는 것 아닌가 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말 다하면서 하자고 다짐했다. 정치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정치를 하면서 무엇을 하는가가 목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다. 난 다섯 번 출마를 했는데 한 번도 공천 경합을 한 적이 없다. 우리 지역구(서대문을)가 구여권에 굉장히 불리한 곳이어서 공천 신청자가 없었다. 눈치 볼 필요가 없었다. →나중에 마음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어느 당에 가겠나. 정치를 하려고 해도 방법이 없다. 길이 있어야 정치를 하지. 당이 있어야 정치를 하지, 정치권이 천지개벽하듯이 변하면 몰라도 지금은 정치를 할 수 없다. 자의 반 타의 반 정치 그만두게 된 거다. →본래 고향은 어디인가. -광주다. 작고하신 백부가 광주에서 6선 하신 정성태 전 의원이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생활이 어려워 어렸을 때 광주 외가 등에서 좀 살았다. 하지만 학교는 모두 서울에서 다녔다. 차별을 받아서인지 호남 사람이 서울에 살면서 호남 출신이라고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 되니까. 평생 안 그러다가 “내가 호남이다”라며 총리도 하고, 장관 한 사람도 많다. MB 정권 땐 장관을 시켜 놓고 원적을 찾아내 호남 사람 만들기도 했다. 오기 때문인지 차별받으니까 오히려 난 호남이라고 박박 우기며 살았다. 공무원 시절 청와대 파견 갔는데 신원 조회에서 세 번이나 걸렸다. ▶ [단독] “각서·금품 약속 받은 사람들, MB 집권하자 靑 찾아가 압박” →MB가 당선되고 인수위원회에서도 그런 게 있었나. -그때 내가 인사를 많이 주관했다. 요즘 실세라고 하나. 견제가 심했다. 세 번에 걸쳐 나를 음해했다. 엉뚱하게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도 하고, 대구에서 국회의원도 한 H씨가 MB를 만나 “물갈이를 해야 하는데 정두언을 그대로 두면 호남 출신만 중용할 것이다.” 이게 첫 번째다. MB가 수긍 안 하니까 “정두언이와 일하는 애들이 운동권인데 그대로 두면 빨갱이 세상 못 바꾼다.” 두 번째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세 번째로 들이댄 게 “정두언이가 부인 화랑을 하면서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했다더라. 결국은 내가 나오고 그 자리를 박영준(당선인 비서팀 총괄팀장)이 차지했다. 형님(이상득 전 의원) 뜻대로 된 것이다. 그 후 그들이 결국 인사를 좌지우지한 것 아닌가. →MB가 왜 그렇게 형님에게 의존했다고 보나. -형님한테 빚을 많이 진 셈이다. 특히 돈 관리는 위험한 것인데 형님이 다 했다. 그래서 이상득 전 의원이 한 번은 저축은행으로, 그다음은 포스코 관련으로, 이번에는 특수활동비로 조사를 받는 것 아닌가. 역할 분담을 한 것이다. MB는 우유부단해서 인사나 이런 것은 결정을 못 한다. 형님이 그런 것 나서서 많이 했다. 인사를 못 한다는 것은 사람을 못 믿는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의심하는 줄 아는가. 잘 속이는 사람이 의심도 많다. 남들도 다 그러리라 생각한다. →MB와 틀어지게 된 계기는. -결정적인 게 한상률 전 국세청장 때문이다. 대선 후 국세청에 MB 파일을 내놓으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 한 전 청장이 만든 것들이다. 검찰에서 ‘도곡동 땅이 제삼자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애매하게 결론 내렸지만, MB를 많이 괴롭힌 파일이다.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최대 걸림돌이 도곡동 땅이었고 본선 때는 BBK였다. 그래서 MB에게 국정원과 국세청 파일을 받겠다고 보고까지 했다. 그런데 국정원 자료는 신문 스크랩 수준이었다. 국세청에도 파일을 내놓으라고 했더니 아무리 독촉해도 안 내놓았다. 이게 남아 있으면 나중에 무슨 일을 할 줄 모르니까 (방비 차원에서) 한 것인데…. 아마 그때가 한 전 청장과 이상득 전 의원이 거래를 했던 때였던 것 같다. 이 전 의원 아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을 때니까. 그런데 한 전 청장이 “정두언이가 MB 파일 뒤지고 있다”고 모함을 한 것이다. MB에게 “쓸데없는 짓하고 다닌다”며 한 시간을 깨졌다. 당선자 신분이니까 롯데호텔에서 박영준 팀장, 김모 교수 등 셋이 있는 자리였다. 나는 그를 보호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 파일이 진짜 문제가 있는 거였다. 지금 그게 드러나고 있다. 그때부터 틀어졌다. 자기가 떳떳하지 못하니까 날 배척한 것이다. →그런데도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해서 인수위에서 나왔는데 나를 괴롭혔다. 뒷조사하다가 나에게 들켰다. 그때 내가 모 언론사 간부하고 술 먹다가 욱해서 MB 정권의 인사 등에 대해 하소연을 했는데 그게 ‘고소영 강부자’(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에 강남 부동산 자산가가 요직을 차지한다는 것을 빗댄 말) 내각 건이다. 그 이후에 박영준 등 청와대 참모 개편이 이뤄졌다. 원인은 이상득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55인 서명 파동도 이재오 전 의원이 시작해 놓고 쏙 빠지면서 내가 총대를 멨다. 65세 이상을 커트라인으로 정해 박희태 전 의원 등은 공천에서 다 날리면서 형님만 준 것 아닌가. 결국은 내가 주동자를 자임했다. 내가 모든 게 옳진 않지만, 그래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박근혜 정부 때 유승민 의원 쫓아내려고 할 때도 나는 바른말을 했다. 그러다가 배신자로 덧칠해졌고, 권력과 투쟁만 하는 사람이 돼 버렸다. →경천동지를 언급해 화제다. 욕도 많이 먹고. -경천동지를 꺼낸 배경을 생각했으면 한다.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착실하고 깨끗한 친군데 이혼했다가 재결합했다. 어려울 때 집이라도 하나 만들어 보려고 실수를 한 것인데 “너 돈 받은 놈 아니냐” 하고 내쳐 버렸다. 김희중은 MB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실수 한 번에 내쳐졌다. 부인이 기다리다가 출소 두 달 전에 자살했는데 문상도 없었다. 그런데 각종 의혹에 대해 최근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떳떳한 것처럼 하는 것을 보고 나서 어이가 없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사실 MB와 나만 아는 것이 있잖겠는가. 적어도 본인은 알 텐데, MB는 공사 구분이 안 된다. ‘권력의 사유화’란 말을 내가 처음 만들어 냈다. 정권을 잡은 게 아니라 이권을 잡은 것이라고 했잖나. 국민은 MB는 실제로 돈이 많은데,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왜 그러냐고 욕한다. 병적이다. 돈이 신앙인 것이다. →MB 구속이 불가피해 보인다. -형량이 얼마냐만 남은 것 같다. 그에게는 선민의식이 있다. “하늘이 자신을 보호하고,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이 잘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를 자주했다. 자기 뜻대로 인생이 흘러왔고 돈, 명예, 권력을 다 가진 그에겐 지금이 괴로울 것이다. →경천동지에서 한 발짝만 더 나가 보자. 가족과 돈 얘기라고 했는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관련된다고 얘기했다. 돈 얘기 아닌 것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돈이다. 이후에 돈이 들어갈 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말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 밝히면 MB에게 큰 위해가 간다. 지금도 MB는 물려 있는 데 나까지…. →김윤옥 여사 얘긴가. -(한참 생각을 하더니) 엄청난 실수를 했다. 정신 나간 일을 한 것이다. 당락이 바뀔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일을 막느라고 내가 무슨 짓까지 했냐면 ‘집권하면 모든 편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서도 써 줬다. 거기서 요구하는 돈도 다 주면서…. 사재를 털어 가면서 많이 줬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MB 정부 출범 후에 찾아왔더라. 그래서 내가 “권력하고 멀어져 있었는데 살아 있는 권력에 가서 얘기하라”고 했다. 자기네가 기획 일을 한다고 하더라. 인쇄 이런 것인데 당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도와주라고 했더니 그냥 대충해서 보낸 모양이더라. 그래서인지 그 이후에도 자꾸 괴롭히기에 청와대 가족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경찰 출신 김모 행정관에게 연결해 줬다. 그 후 보상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이 건도 수사를 할 것으로 보나. -검찰에서 누군가 선을 대서 내게 한 번 연락이 왔다.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엮이긴 싫었다. 그리고 아마 MB가 구속되더라도 거기까진 안 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지간하면 가족을 같이 구속하지는 않으니. 여기까지만 하자. sunggone@seoul.co.kr■ 정두언 前의원 프로필 4집 음반을 낸 아마추어 가수다. 지금은 시사평론가이지만 꿈은 연기자였다. 악역을 원해 곳곳에 문을 두드리지만 아직 답을 못 받았다. 좀더 늙으면 어려운 이웃에게 상담을 해주는 카운슬러가 되려고 한다. 상담사 자격증도 땄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상과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24회)에 합격해 21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끝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서울 서대문을)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된 뒤 3선을 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이명박(MB) 후보를 도와 서울시장 당선에 기여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MB의 최측근이었다. 대선 뒤 당선자 비서실 보좌역으로 인수위원회에 참여했지만, MB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에 밀려 중도 하차한다. 이후 한나라당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소장, 19대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뒤 우울증에 빠져 모진 맘을 먹기도 했었다. 지금은 방송에 출연하며, 행정서비스 자문 및 대행 법인인 ALPS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 앞서는 박원순에 박영선·우상호 도전장… 변수는 안철수

    앞서는 박원순에 박영선·우상호 도전장… 변수는 안철수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수도 서울의 시장은 누가 될 것인가’다. 오는 5일로 6·13지방선거 D-100일을 앞두고 특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관심이 더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70%에 가까운 국정 운영 지지도와 50% 가까운 민주당 지지율 덕분에 여당 후보가 무난히 당선되지 않겠느냐는 안이한 전망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선거는 더 절박한 쪽이 이기게 돼 있다.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앞서 나가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에 민주당 내 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 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비문 인사’로 분류돼 호의적이지 않은 민주당 내 시선과 3선에 피로도를 호소하는 여론이 문제다. 친문계 한 의원은 1일 “박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지만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지 못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결선 투표를 2회 이상하다가 박 시장이 본선을 앞두고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지지율 2위의 박영선 의원은 최근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만나는 등 친문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윤성빈 선수과 사진을 찍는 등 특혜 논란을 일으켰다. 당내 인사는 “지방선거까지 아직 시간이 많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우상호 의원도 다크호스다. 우 의원은 지난 1월 문 대통령과 영화 ‘1987’을 관람하며 친문을 자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대협 1기 부의장을 지낸 우 의원은 3기 의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당내 전략통이자 언론인 출신의 민병두 의원은 ‘국회의 세종시 이전’ 등의 공약을 내걸며 정책통 이미지를 내세워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 등을 비판하며 박 시장의 리더십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밖에 ‘자신이 서울시장이 돼야 민주당이 진정한 저변을 넓힌다’는 전현희 의원이나, 지난해 12월 특별사면돼 피선거권을 회복한 정봉주 전 의원도 변수다. 자유한국당은 당 지지율이 10%대라 출마를 선언하는 후보가 거의 없다. 연초만 해도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불거졌지만, 출마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불출마 선언에도 홍정욱 전 의원은 여전히 차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최근 “오세훈 전 시장도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군의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후보군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오 전 시장을 내세울 수 있다는 얘기기지만, 서울시장을 자진 사퇴하고 나간 터라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에서 마지막 총리 후보로 지명된 김병준 국민대 교수도 꾸준하게 서울시장 후보에 거론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출마 여부는 큰 관심사다. 안 전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후보직을 박 시장에게 양보했기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출마하면 박빙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장 후보가 마땅치 않은 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고 바른미래당이 경기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빅딜’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박 시장이 현재 앞서지만, 후보군이 확정되면 지지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최순실이 남자였다면?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최순실이 남자였다면?

    ‘최순실씨가 남자였다면?’엉뚱한 상상이 이어진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싸는 “여성으로서의 특수성”이라는 말이 싫어서였다. 재판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은 “의상 문제로 드나든 사람”(이재만), “대통령의 여성·독신인 특수성 때문에 챙겨 준 사람”(정호성)이라고 최씨를 설명했다.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는 동안 아무도 최씨에게 나가라고 하지 않을 정도로 ‘하찮은’ 존재였다는 뜻이다. 최씨가 저지른 농단을 짚어 보면 신뢰하기 어려운 말들이지만 그 존재를 꽤 그럴싸하게, 그리고 가벼이 여기게 하는 좋은 핑계였다. 국정농단이 드러난 2016년 말 많은 친박 인사들이 “최씨를 몰랐다”고 했다. 그나마 알았다는 일부는 “옷이나 속옷, 액세서리를 사다 주는”, “허드렛일 하는 사람”, “그냥 무수리”로 최씨를 규정했다. 한마디로 별로 알 만한 가치도 없었다는 거다. 역시 신뢰할 순 없지만 “일개 강남 아줌마”가 “어디서 감히” 대통령 옆에서 나라를 뒤흔들었냐는 분노는 진심 같았다. 여성 대통령, 비선 실세를 향한 시선에 대한 불쾌함은 ‘강남 아줌마’에서 시작돼 “이제 여성 대통령은 나오기 힘들게 됐다”는 한탄을 거쳐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란 말에서 폭발했다. 당시 여당과 변호인에게서 나온 말들이다. 대통령을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씨를 향해선 누구도 ‘강남 아저씨’라고 비아냥거리지 않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어디 감히”라고 말한 정치인도 없었다. 전 남편 정윤회씨가 실세로 지목된 뒤에도 최씨는 청와대와 정부, 기업과 대학까지 농락했다. ‘여성’이자 ‘아줌마’인 최씨는 웬일인지 쉽게 숨겨졌다. 공무원 인사까지 쪽지를 받으며 좌지우지했던 만행보다 대통령과 함께 드라마를 보며 낄낄대고 피부 미용을 한 데 대한 조롱이 더 커졌다. 박 전 대통령에겐 분명 특수성이 있다. 청와대에서 자라 불행하게 부모를 잃은 뒤 은둔하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이라곤 해본 적 없는 한 인간으로서의 그것이다. 그런데 언제나 ‘여성’의 것으로 포장됐다. 국정농단 사태는 기막힌 무능과 무책임, 교만함에서 비롯됐고, 이들이 남자였다고 해서 죄의 무게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지만 법정에서조차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여성이었다. 20대 여성 국회의원 비율 17%, 여성 법관 비율 28.8%, 여성 언론인 비율 27.4%(2017년 기준). 주요 분야에서 여성은 여전히 특수한 존재인 동시에 전통적(남성적)으로 짜여진 틀로 일반화되곤 한다. 성공한 여성에게도 낮춰 볼 만한 흠이 주어진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에서 유능한 법관 출신의 카리스마 넘치는 로스쿨 교수는 거물 정치인 남편에게 매를 맞는 아내로 그려졌다. 요즘 방영 중인 드라마에선 성공 지향적인 ‘독한’ 앵커가 아기를 낳지 못한다며 시어머니에게 모욕을 당하고 무릎을 꿇었다. 드라마 속 여성 판사들과 언론인들은 화장실에서 파운데이션을 두드리며 다른 여성의 흉을 본다. 여성은 아직도 여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씨가 남자였다면 과연 그 지경까지 갔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은 나를 여자가 아닌 나로 봐 달라는 외침의 시작이다. baikyoon@seoul.co.kr
  • ‘댓글 수사 축소‘ 김관진, 석방 3개월 만에 소환

    ‘댓글 수사 축소‘ 김관진, 석방 3개월 만에 소환

    이명박·박근혜 두 정권에 걸쳐 국방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한 김관진(69) 전 장관이 군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수사 축소·은폐 지시와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불법 변경 등의 혐의로 27일 검찰에 소환됐다. 지난해 11월 법원의 구속적부심사를 받고 구치소에서 풀려난 지 3개월여 만이다.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차장검사)은 이날 김 전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장관은 군 사이버사령부에서 자행된 여론조작 수사에 대해 축소 및 은폐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11월 국방부 조사본부는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을 정치관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면서 ‘조직적 대선개입은 없었다’고 결론을 내린 뒤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앞서 구속한 백낙종 전 조사본부장으로부터 확보한 “김 전 장관이 수사 방향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장관을 캐물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도 김 전 장관이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하면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임의로 수정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 훈령인 해당 지침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위기 상황을 종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라는 내용이 삭제된 정황을 파악하고 김 전 장관을 비롯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신인호 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장 등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대통령 훈령을 수정하기 위해선 법제처장의 심사 요청과 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 하지만, 당시 이러한 절차를 밟은 기록이 없는 걸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백 전 본부장 등) 수사 인력 일부가 수감돼 있기 때문에 대단히 가슴이 아프다”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선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리지침 변경 등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선 “전혀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전면 부인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박근혜 1심 30년 구형] 기업·대학 자금·이권 탈취 사범 줄줄이 실형…승마 지원·블랙리스트 1·2심 판단 엇갈려

    이재용 2심 집유 4년으로 감형 조윤선 1심 무죄 2심 유죄 판단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지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대부분에 대한 사법부 1차 판단이 마무리된다. 박 전 대통령을 빼면 지난해 초 무더기로 기소됐던 피고인 중 1심 재판이 끝나지 않은 이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CJ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 압박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뿐이다. 2016년 말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뒤부터 지금까지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은 53명에 이르는 것으로 27일 집계됐다. 이 가운데 비교적 최근에 검찰이 기소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가정보원 동원 불법사찰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1심 재판은 아직 시작 단계다.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기소된 피고인을 제외하고 43명의 주요 국정농단 사범들은 하급심 법원에서 대체로 혐의를 인정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승마지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 임직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실행 지시 혐의로 기소된 청와대 인사에 대한 형사재판에선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렸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지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다. 반면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에 대해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 판단을 내놓았다. 나머지 재판에선 1·2심이 같은 결론을 유지한 사례가 많았다. 최씨의 위세를 등에 업고 기업과 대학 등에서 돈과 이권을 뜯어내려고 시도했던 피고인들은 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강탈을 시도했던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각각 징역 3년과 4년을 선고받았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형을 받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 의결권에 외압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징역 2년 6개월형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 비선진료를 저지른 피고인들의 형은 확정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측에 명품가방을 선물하는 등 추가 범행이 적발된 박채윤씨 등을 제외한 피고인들에게 법원은 주로 집행유예형이나 벌금형을 선고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박근혜 1심 30년 구형] “朴, 정경유착·민간기업 사유화”… 최순실보다 중형 엄벌

    [박근혜 1심 30년 구형] “朴, 정경유착·민간기업 사유화”… 최순실보다 중형 엄벌

    검찰이 27일 박근혜(66) 전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하며 헌법 가치 훼손과 정경유착, 민간기업 사유화 등을 주요 잘못으로 지적했다. 국정농단의 또 다른 주범인 최순실(62)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한 만큼 박 전 대통령에게는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징역 30년은 형법에서 규정한 유기징역 최대치다.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결심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준엄한 형사처벌이 필요한 5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 번째로 헌법 가치 훼손을 꼽으며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비선 실세의 이익을 위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유화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이유로 “피고인은 국민이 아니라 재벌과 유착됐다”는 점을, 세 번째 이유로 “민간 기업을 자신과 최씨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전유물로 전락시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이유로 문화예술계의 편가르기와 재판출석 거부 등이 무책임한 자세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건을 모두 심리했던 재판부는 지난 13일 최씨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범죄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사건의 주된 책임은 최씨와 국민에게서 부여받은 권한을 최씨에게 나눠 준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각종 전횡을 저지른 ‘수족’은 최씨이지만, 최씨가 안하무인 행세를 할 수 있게 둔 ‘몸통’은 박 전 대통령임을 재판부가 암시한 셈이다. 대기업들에 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최씨와 13개나 겹친다. 여기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시 혐의 등 참모들과 공모한 혐의들을 더하면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18개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기업 출연을 강요한 혐의 ▲삼성으로부터 승마지원 뇌물을 받은 혐의 ▲롯데그룹과 SK그룹으로부터 K스포츠로 추가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장애인 펜싱팀, 포스코 펜싱팀 창단을 강요한 혐의 등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범죄로 규정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들은 “재단 출연은 기업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청와대의 협박에 의한 게 아니었다”고 반박했고, 개별 기업들에 대한 강요나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최씨가 독단적으로 한 범행으로 박 전 대통령과 사전에 공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들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와 겹치지 않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된 다른 재판에서 법원은 대체로 유죄 판단을 내려 왔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 전 비서실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4년,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는 “박 전 대통령의 인식에 따라 좌파 국정배제 정책 기조가 형성됐고, 그 기조에 따라 김 전 실장은 (좌파 예술인을) 배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 연설문을 유출한 혐의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주범으로 지목됐다. 정 전 비서관에겐 1·2심 모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CJ 이미경 부회장에 대해 퇴진 외압을 넣은 혐의 역시 박 전 대통령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공모 관계를 이루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박근혜 1심 30년 구형] 촛불이 만든 ‘피고인 박근혜’ 317일… 재판 100회·증인만 138명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 공판이 27일 열리면서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으로 시작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1심 선고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4월 17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이날 결심 공판까지 총 100차례 재판이 열렸고 138명의 증인(중복 포함)이 법정에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은 2016년 10월 24일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운영 개입 의혹 보도로 본격화됐다. 다음날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 등을 통해 사태 진정에 나섰지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국회는 그해 12월 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질서 있는 퇴진’ 등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촛불’로 대표되는 민심이 국회를 탄핵으로 이끌었다. 탄핵안이 가결된 지 3개월 뒤인 지난해 3월 10일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관은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를 비롯해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를 빠르게 진행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인 지난해 3월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검찰청사에 들어서 다음날 새벽 귀가했다. 이후 특검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그해 3월 31일 새벽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4월 17일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은 5월 23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지루한 법정 공방을 시작했다. 재판부는 주 4회씩 재판을 열며 속도를 올리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 등으로 재판은 더디게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은 7월 세 차례 발가락 부상 등 건강 문제를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같은 달 28일에는 법정에 나왔지만, 재판이 오전에 끝나자 법원 인근에 있는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기도 했다. 8월에는 같은 병원을 찾아 허리 통증 치료를 받기도 했다. 10월 13일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을 연장하자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인단 7명 전원은 같은 달 16일 사임계를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전 대통령도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며 ‘재판 보이콧’에 나섰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사건에 국선변호인 5명을 선임하며 11월 27일 재판을 재개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불출석으로 대응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결심 공판이 진행된 27일에도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재판을 포기한 것”이라면서 “중형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박 전 대통령이 법정 투쟁이 아닌 정치 투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은 여러 가지 기록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포함, 결심 공판까지 총 100차례 열렸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정식 재판이 시작된 이후부터는 주 4회씩 재판을 열었지만 공소 사실이 워낙 방대해 재판이 마무리되기까지는 기소일로부터 317일이나 걸렸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가 18개에 이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조사는 물론 증언을 듣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면서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에 변호인단이 반발하면서 40일 넘게 재판이 중단되면서 더 길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안종범 전 수석을 마지막 증인으로 신문하며 실질적인 심리를 모두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씨를 이 재판의 마지막 증인으로 불렀다. 그러나 최씨는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를 들어 끝내 증언을 거부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전문]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결심공판 의견진술

    [전문]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결심공판 의견진술

    검찰은 27일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이자 ‘몸통’ 격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천18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형량을 밝히기에 앞서 의견 진술에 해당하는 ‘논고(論告)’를 통해 이번 사건의 의미와 엄벌 필요성 등을 상세히 밝혔다.검찰은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최고 책임자로서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국가 혼란과 분열을 초래했음에도 진지한 반성이나 사과할 의지가 없다”며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302조(증거조사 후의 검사의 의견진술)에 따라 증거조사 등 심리가 끝나면 검사는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해 의견을 진술해야 한다. 통상 사건에서는 형량에 관한 의견만 간단히 밝히는 것이 관례이지만, 사회적 영향이 큰 사건이나 중형을 구형하는 사건 등에서는 사건 전반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며 이 내용을 공판 조서에 첨부한다. 다음은 검찰의 논고 전문. 1. 서론 본격적인 논고에 앞서, 먼저 2017. 5. 2. 제1회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지난 10개월 동안 118회의 기일을 진행하면서 실체진실의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6. 7. 청와대가 대기업들로부터 500억 원을 모금하여 재단을 설립하였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되었고, 2016. 10. 24. 피고인에게 보고된 중요 청와대와 정부부처 문건들이 비선실세로 주목받던 최서원에게 유출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공개되면서 온 국민이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태라는 전례없이 충격적인 사건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2016. 10. 27.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가 조속히 규명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담아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었고,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사초(史草)’로 회자되는 안종범 업무수첩, 피고인과 최서원의 육성이 저장된 정호성 비서관의 휴대전화기, 정치·경제·언론·학계의 유착 실상을 드러내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의 문자메시지 등 다수의 객관적 증거들을 확보하였으며, 2016. 11. 20. 현직 대통령이던 피고인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강요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인지하고 최서원, 안종범, 정호성을 구속기소하였고, 증거와 수사기록을 모두 특별검사에게 인계하였습니다. 2017. 3. 6. 90일 간의 특별검사 수사를 이어받은 이후에는 2017. 3. 10.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된 피고인의 혐의에 수사력을 집중하여 피고인이 최서원과 함께 국정을 농단한 사실을 규명하고, 2017. 4. 17. 삼성·롯데·SK그룹의 총수가 연루된 독직(瀆職) 범행과 774억 원에 달하는 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위헌·위법적인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피고인을 구속기소하여 이 사건 재판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14만 페이지에 달하는 증거기록과 130여 명에 이르는 증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피고인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였습니다. 2. 주요 혐의에 대한 증거관계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거에 대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안가(安家)라는 밀실에서 이루어진 비공개 단독면담을 통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총 592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한 범행은, 안종범, 김종, 장시호, 최태원, 정유라 등의 진술 및 안종범 업무수첩,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과 각 그룹에서 작성한 단독면담 관련 말씀자료, 최서원의 독일 법인, 영재센터,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송금한 계좌거래내역, 2016. 2.부터 2016. 10.까지 9개월 동안에만 총 845회, 일일 평균 3회 이상 이루어진 피고인과 최서원 간의 차명폰 통화내역, 그리고 정부부처에서 작성된 그룹 현안 관련 청와대 보고 문건, 피고인이 삼성물산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난 문형표 前 보건복지부 장관 판결문 등으로 넉넉히 인정됩니다. 둘째, 18개 대기업을 포함한 53개 전경련 회원사들로부터 774억 원을 강제 모금하여 재단을 설립한 범행은, 최서원의 일부 진술 및 안종범, 최상목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관계자, 이승철 前 부회장 등 전경련 관계자, 총수를 위시한 개별 기업 관계자, 정현식 前 사무총장을 비롯한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관계자들의 진술과, 안종범 업무수첩, 청와대 보고 문건, 전경련과 개별 기업, 재단 관계자들간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의 객관적인 물증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셋째,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하여 민간 기업을 상대로 최서원 관련 법인과의 용역계약 체결, 후원금 지급 등을 강요하고, 최서원을 위해 민간 기업의 인사에까지 개입한 범행은, 안종범, 조원동, 차은택, 이상화, 김종 및 개별 기업 관계자들의 진술과 그에 부합하는 안종범 업무수첩, 관계자들간 휴대전화 통화내역, 피고인에 대한 보고 문건 등의 객관적 물증으로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넷째, 피고인이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최서원에게 공무상 기밀이 담긴 청와대 문건 등을 유출한 범행은, 정호성, 최서원 진술 및 디지털 포렌식(Forensic) 절차를 통하여 과학적으로 최서원이 사용한 것으로 검증된 최서원의 태블릿PC 내에 저장된 청와대 문건 등에 의하여 충분하게 입증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과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종사자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고 피고인의 지시에 불복하는 공무원들의 사직을 강요한 범행은, 피고인의 지시 및 피고인에게 이행 상황을 보고한 내용이 낱낱이 기재된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문건, 정무수석실, 문체부 작성 문건, 故 김영한 민정수석 업무 수첩 및 청와대 교문수석비서관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 진술과 소위 블랙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본 문화·예술계 관계자들 진술에 의하여 다툼 없이 인정됩니다. 3. 피고인의 양형 관련 이어서 피고인에게 준엄한 형사처벌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가. 헌법 가치 훼손 첫째, 피고인은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지만 비선실세의 이익을 위하여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유화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하였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통령이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1987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최초로 과반수 득표에 성공한 피고인은 헌법을 수호하여야 할 책무를 방기하였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자신과 최서원의 사익추구 수단으로 남용하였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국가기관과 공조직을 동원하여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질서, 직업공무원제 등 헌법에 의해 보장된 핵심 가치를 유린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고인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으로 파면되면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습니다. 나. 정경유착(政經癒着) 둘째, 피고인은 국민이 아니라 재벌과 유착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통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광범위하고 막강한 행정, 입법, 사법 권한을 보유한 명실상부(名實相符)한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016년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6.7%에 달하는 102조 원의 자금으로 삼성전자 지분 9.71%를 비롯하여, 3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 8.85%를 보유한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동원하여 재벌기업 총수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피고인과 단독면담한 이재용, 최태원, 신동빈은 2016년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국내 GDP의 37%를 차지하는 삼성, SK,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보유한 국내 최고 경제권력자들입니다.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인 피고인이 매년 안가라는 밀실에서 은밀하게 최고 경제권력자들을 일대일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자신과 최서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면서 경영권과 직결되는 현안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장면은 피고인 스스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자리였다’라고 표현한 바와 같이 전형적인 정경유착(政經癒着)의 모습입니다. 피고인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 자행된 정경유착의 폐해를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헌법이 추구하는 ‘경제 민주화’를 통해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자신의 공적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고,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재벌 개혁과, 반칙과 특권을 철폐하여 고질적인 부패 행태의 청산을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서민들의 쌈짓돈으로 조성된 국민연금기금을 재벌기업 총수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함으로써 천문학적인 손실을 나누어지게 된 국민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충격과 공분(公憤)을 안겨 주었습니다. 다. 민간 기업의 사유화 셋째, 피고인은 대기업들로 하여금 자신과 최서원이 운영할 재단 설립자금으로 774억 원을 출연하게 하고, 최서원이 지명한 업체들에 일감과 후원금을 몰아주며, 최서원이 지명한 인물들을 별다른 검증절차 없이 채용하고 승진하게 함으로써, 민간 기업을 자신과 최서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전유물로 전락시켜 헌법상 보장된 기업경영의 자유, 기업의 재산권을 중대하게 침해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기업과 사회의 진정한 상생을 위한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왜곡하는 것으로서, 정작 계약을 체결할 충분한 자질을 갖춘 중소기업과 반드시 기업의 후원을 받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을 희생시켰고,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인 현실에서 경제 한파와 고령화로 인한 청년 실업 문제와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과 그들의 부모들로 하여금 뼛속 깊이 좌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였으며, 우리 사회가 불법과 반칙이 통하는 사회, 돈과 권력을 가진 특권층만이 성공하고 군림할 수 있는 사회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 주고, 정부 정책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여, 국가 발전을 위한 토대이자 소중한 사회적 자본인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라는 가치를 무너뜨렸습니다. 라. 문화·예술계 양극화 넷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문화융성’을 3대 국정 기조 중의 하나로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과 정부에 동조하는지를 기준으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블랙(Black)과 화이트(White)로 편을 가름으로써 문화·예술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크게 위축시켰으며 자신의 불법적인 지시를 이행하는데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고위공무원을 사직시키는 등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마. 피고인의 무책임한 자세 마지막으로, 피고인은 최서원의 국정 개입에 대한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이를 부인하였고, 오히려 그러한 의혹 제기를 실체가 없는 국기문란 행위, 정치공세라고 비난하면서 온 국민을 기만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최서원의 국정 개입이 문제로 대두하자,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음에도, 검찰과 특별검사의 대면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회피하였고, 청와대 압수수색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으며,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주요 국정농단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되었으나 일체 출석을 거부하였고, 지난해 10월 16일 재판부에서 새롭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더 이상 법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주장을 끝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재판출석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2016. 7. 국정농단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래로 약 20개월이 경과한 현재까지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단 한 차례도 보인 적이 없었으며,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을 설정해 국정농단의 진상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하면서, 검찰과 특별검사는 물론 사법부까지 비난하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국민은 피고인이 이제라도 잘못을 통감하고 자신의 책임을 겸허히 인정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국민의 이와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오히려 사법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여전히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으며, 일련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과 특별검사의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및 법원의 판결을 통해 자신의 범죄사실이 객관적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철저히 경시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4. 결론 결론으로 피고인에 대한 구형의견을 밝히겠습니다. 피고인은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최종 책임자입니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던 피고인은 국정에 한 번도 관여해 본 적이 없는 비선실세에게 국정 운영의 키를 맡겨 국가 위기 사태를 자초한 장본인입니다. 국민은 반칙과 특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한 규칙을 끝까지 준수하면서 실력으로 성공한 사람이 존경받고, 대통령이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국민의 사상과 문화적 성향에까지 관여하는 나라가 아니라,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가운데 어떠한 직업을 갖더라도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 자유롭고 평등하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꿈꿔왔습니다. 피고인은 국민의 이와 같은 간절한 꿈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기록되겠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빨리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심각하게 훼손된 헌법 가치를 재확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헌정 질서를 유린하여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시키고 국가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였음에도 진지한 반성이나 사과할 의지가 없다는 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이 최서원과 함께 취득한 이익이 수백 억대에 이르는 점, 범행을 부인하면서 허위 주장을 늘어놓고 실체진실의 발견을 방해한 것은 물론이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책임을 전적으로 최서원과 측근들에게 전가한 점, 준엄한 사법부의 심판을 통해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대한민국 위정자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구형합니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농단한 최종 책임자인 피고인에게 징역 30년 및 뇌물에 해당하는 592억 2,800만 원의 2배에서 5배 범위 내인 벌금 1,185억 원을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연합뉴스
  • [속보]검찰, 박근혜에 30년 징역·벌금 1185억 구형

    [속보]검찰, 박근혜에 30년 징역·벌금 1185억 구형

    최순실보다 더 무거운 책임 물어야박근혜는 끝내 재판 보이콧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이자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1185억원의 벌금도 함께 구형됐다.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결심 공판에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사유화해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가치를 훼손했다”며 이렇게 구형했다. 국정농단의 공범인 최순실씨에게 징역 25년이 구형된 만큼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칠의 구형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지 317일 만에 나왔다. 지난해 10월 법원의 구속 기간 연장에 반발해 재판을 ‘보이콧’한 박 전 대통령은 결심 공판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강제 출연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4월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와 공모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을 작성·관리하게 하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시켜 청와대와 정부 부처의 기밀문서를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 등도 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박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은 모두 18개로, 이 중 15개 공소사실은 최씨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공범들의 재판에서 이미 공모 관계와 유죄가 인정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핵심 공범인 최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만큼 박 전 대통령에겐 그보다 중형이 선고될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은 3월 말이나 4월 초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靑보고 조작’ 김장수, 朴 지시 부인

    세월호 보고시간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장수(70)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안보라인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검찰은 27일 후임 안보실장인 김관진(69) 전 국방부 장관도 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이날 김 전 실장을 불러 보고시간 조작 경위 및 관여 정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했던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대통령에 대한 서면보고 시간을 ‘오전 9시 30분’에서 ‘오전 10시’로 사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역할을 ‘국가위기 상황을 종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로 규정한 내용을 임의로 삭제한 데에 관여했다는 혐의도 있다. 이날 김 전 실장은 검찰에 출석하기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이) 그런 지시를 어떻게 하냐”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은 “희생되신 분들과 실종되신 분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가족 친지들께 위로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김 전 실장을 뒤이어 국가안보실장을 맡은 김 전 장관도 비슷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및 수사 축소 의혹을 살펴보는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는 김 전 장관에 대해 27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국정농단’ 박근혜 재판 9개월 만에 마무리

    ‘국정농단’ 박근혜 재판 9개월 만에 마무리

    ‘비선 실세’ 최순실(62)씨와 함께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뒤흔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사진ㆍ66)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27일 마무리된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검찰 측 서류증거 조사를 모두 마무리한 뒤 오후 결심 공판을 열어 박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심리를 종결한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7일 기소되고 5월 23일 첫 재판이 열린 뒤 9개월 만이다. 이날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종 의견과 함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을 재판부에 요청한다. 박 전 대통령 측 최후 변론도 이어진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재판을 보이콧하고 있어 최후 진술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량은 최씨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과 특검팀은 최씨에게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이라며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그나마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으로 먼저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것을 감안한 구형량이다. 최씨는 혐의 18개 가운데 12개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며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겹치는 혐의 외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청와대 비밀문건 유출, CJ그룹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 등이 추가됐다. 더욱이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였기 때문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이르면 3월 말, 또는 4월 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농단 사건은 일단락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또 다른 재판이 시작된다. 결심 공판 바로 다음날인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 수수 사건 및 옛 새누리당 공천 과정 불법 관여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이 잇달아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삼성 백혈병 근로자’ 변호사, 고용부 산재담당 국장 된다

    ‘삼성 백혈병 근로자’ 변호사, 고용부 산재담당 국장 된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산업재해 소송을 이끌었던 의사 출신 변호사가 고용노동부의 산재업무 담당 국장으로 임명된다. 23일 고용부에 따르면 박영만(48) 변호사가 현재 공석인 고용부 산업재해예방보상정책국장(나급)에 내정됐다. 박 변호사는 역량 평가 및 인사 검증 단계를 모두 통과했다. 다음 주쯤 청와대 재가만 받으면 된다.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박 변호사는 2001년 가톨릭대 산업보건대학원에서 산업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녹색병원 산업의학과장으로 지내던 2004년 사법시험(46회)에 합격했다. 이후 ‘메디컬법률사무소 의연’을 꾸려 산재, 의료사고 소송 등을 다뤘다. 박 변호사는 2011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산재 판정과 관련해 유가족단체와 회사 측이 소송을 할 때 노동자 측 승소를 끌어냈다. 2016년 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팀에도 참여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법 시술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하기도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김영철과 대화 기쁘다더니… 말 바꾼 한국당

    김영철과 대화 기쁘다더니… 말 바꾼 한국당

    金 방한 결정 철회 결의문 청와대 전달 우원식 원내대표 “내로남불 공세” 반박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23일 청와대로 항의 방문을 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소속 당 의원 70여명과 함께 항의 집회를 가진 뒤 “저잣거리에 목을 내걸어도 모자랄 판에 머리를 조아리고 석고대죄하기는커녕 눈 하나 깜짝 않는 김영철은 두 팔을 벌려 맞아들일 대상이 결코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영철 방한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정무수석실 소속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에게 전달했다. 국회 운영위에서는 김 부위원장 방한의 배경 설명을 들어야 한다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김 원내대표와 여당 의원 간 설전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부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인 2014년 10월 남북 군사회담 대표로 이미 방남하지 않았냐며 ‘내로남불’식 공세라고 반박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2014년 판문점 회담에 김 부위원장이 참석한 사진을 보이며 “그때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비록 현재 남북 관계가 대화와 도발 국면을 오고 가지만 대화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지는 일련의 상황이 매우 기쁘고 매우 바람직하다’고 논평했다”고 소개했다. 박주선·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취임 인사차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찾은 자리에서도 양측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유 공동대표는 “제재 대상인 김영철이 대표단의 단장으로 오는 것은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표정이 굳은 추 대표는 “자칫 남남 갈등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민감한 시기여서 더는 논쟁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영장전담 판사 3명 교체하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3명 교체하는 서울중앙지법

    서울중앙지법이 영장전담 판사 3명을 모두 교체한다.서울중앙지법은 26일부터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측이 청구하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심시하는 영장전담 판사는 현재 권순호 부장판사, 오민석 부장판사, 강부영 판사다. 권순호 부장판사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번째에는 기각하고, 세번째에 발부했던 판사다. 그 밖에도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등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했다. 오민석 부장판사는 우병우 전 수석,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조윤선 전 장관 등의 구속영장을 기각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강부영 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김재천 전 MBC 사장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3명의 판사 후임으로 박범석·이언학·허경호 부장판사가 영장전담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권순호 부장판사와 오민석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내 민사단독으로 자리를 옮긴다. 강부영 판사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부장판사로 승진해 청주지법으로 전보 인사가 났다. 그 밖에 서울중앙지법은 민사단독 10개, 형사단독 3개 등 총 13개 단독재판부를 줄이는 대신 경제사건을 전담으로 하는 형사합의부 1곳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농단 사범 1심 선고 박근혜ㆍ조원동만 남았다

    朴, 3월 말~4월 초 선고 예정 22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1심 선고로 이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51명 가운데 두 사람만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시작된 국정농단 사건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인사들은 모두 51명으로 이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제외한 모두가 1심 선고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 등의 청탁을 하기 위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재 원장의 아내 박채윤씨는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됐다. 관련 피고인이 9명으로 가장 많았던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은 최순실씨에게 징역 3년,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는 등 항소심을 마치고 대법원에 상고됐다. 기업인으로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직 임원 4명, 역시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13일 법정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있다. 청와대 참모진 출신으로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주범으로 꼽힌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등 6명의 피고인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안 전 수석 등이 있고,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씨에게 청와대 비밀문건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형을 받았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삼성과 그랜드레저코리아(GKL) 등 기업을 압박해 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로 각각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국정농단의 핵심 몸통으로, 나머지 피고인들의 혐의 종합판과도 같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판결을 받느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오는 27일 검찰 측 서류증거 조사를 모두 마친 뒤 변론을 종결하는 결심 공판을 갖는다. 이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는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선고와 함께 같은 재판부에서 조원동 전 수석의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퇴직을 강요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에 대한 선고도 이뤄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禹 반성 전혀없이 변명 일관”… 고삐 풀린 권력에 엄벌

    법원 “禹 반성 전혀없이 변명 일관”… 고삐 풀린 권력에 엄벌

    최순실ㆍ안종범 비위 알고도 묵인 “직무유기로 국정농단 악화” 판단 이석수 감찰 노골적 방해도 유죄 “민정실 지위와 위세 이용” 질타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 방조한 혐의 등으로 유죄를 인정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재판부가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자 표정이 굳어졌다. 일부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이 이어질 때는 다소 여유로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최순실씨의 비위 의혹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재판부의 지적에 점점 얼굴이 상기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22일 우 전 수석의 9가지 혐의 가운데 4가지 범죄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로 우 전 수석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및 운영 과정에 대한 비위 의혹을 인지했는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두 재단 문제가 큰 이슈로 등장한 2016년 7월 청와대 ‘실수비’(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논의가 있었고 재단 임직원 및 후보자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세평 수집이 이뤄졌다”며 우 전 수석이 최씨와 안 전 수석의 비위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봤다.우 전 수석은 본격적으로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2016년 10월 안 전 수석 등과 대책회의를 갖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면담하며 청와대의 대응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재단 설립을 최씨의 개인 문제로 치부하고 그마저도 ‘확인된 게 없다’는 내용의 법적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면서 “이 문건이 박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와 안 전 수석의 허위진술 요구 등 적극적인 은폐 활동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고 국가 혼란을 더욱 악화시킨 결과를 초래했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자신의 개인 비위를 감찰하려던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하며 “민정수석실의 지위와 위세를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우 전 수석은 2016년 7월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및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이 전 감찰관에게 “감찰권 남용에 해당하는 불법 감찰”이라며 감찰 중단을 압박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우 전 수석의 주거지 인근에 현장조사를 나간 특별감찰관실 파견 경찰들을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에서 감찰하도록 하는 등 노골적으로 직무를 방해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과장 6명과 감사담당관 1명 등 7명에 대한 좌천성 인사 조치를 압박했다는 혐의와 최씨가 운영한 K스포츠재단의 이익을 위해 전국 28개 K스포츠클럽에 대한 현장점검을 준비하게 한 혐의는 모두 무죄로 결론 냈다. 또 2016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해선 유죄로 본 반면 그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청문회에서 세월호 수사팀에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에 대해선 “허위 증언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공소 기각을, 지난해 1월 특위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결했다. 우 전 수석은 서울대 법대 84학번으로 재학 중이던 1987년 만 20세 나이로 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줄곧 ‘엘리트 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1990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법무부 과장, 서울중앙지검 부장, 대검찰청 중수1과장, 범죄정보기획관까지 요직을 거쳤고, 2009년 5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엔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두 차례 탈락했고 2013년 검찰을 떠났다. 2013년 5월 박근혜 정부에서 최연소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고, 민정수석으로 이어져 정권 실세로 자리했지만 2016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비롯해 국정농단 사건까지 드러나면서 1년여 동안 5번의 검찰 소환조사와 3번의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졌다.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면서 ‘법꾸라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던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공무원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을 벌인 혐의로 결국 구속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다음은 ‘불법사찰’… 禹 형량 더 늘 수도

    구속된 결정타… 유죄 가능성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축소, 은폐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 등으로 22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같은 법원에서 불법사찰과 관련해 또 다른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에서도 우 전 수석에게 추가로 유죄 선고가 내려진다면 우 전 수석의 수감 생활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지난달부터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우 전 수석은 추명호(55)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공동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우 전 수석은 2016년 자신에 대한 비위 의혹을 조사 중인 이석수 당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진보 성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개혁 성향의 과학기술계 인사 등에 대한 뒷조사를 추 전 국장에게 지시한 뒤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이 과정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혐의를 부인 중이다. 이 재판은 현재 법관 인사 일정 때문에 다소 지연되고 있다. 형사합의31부 재판장이던 나상용(49·연수원 25기) 부장판사가 최근 사직한 데 이어 이날 후임 재판장으로 김연학(45·27기) 부장판사가 정해졌다. 이날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재판은 초반까지 우 전 수석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우 전 수석에 대해 두 차례 청구된 구속영장을 연거푸 기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 전 국장과 공범으로 묶여 기소된 사건에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결과적으로 구속재판인 형사합의31부 재판과 일정이 겹치며 형사합의33부 재판 막바지부터 우 전 수석은 구속 상태에서 심리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15일 구속수감된 우 전 수석은 열흘 뒤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같은 달 27일 법원은 구속적부심을 기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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