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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대통령 만든 ‘권력의 중심’ 6인회의 몰락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전격 사퇴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로 이뤄진 ‘6인회’도 와해 국면을 맞았다. 6인회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이 대통령과 박희태 국회의장,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최시중 위원장, 이재오 의원,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 등이 멤버다. 이들은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분류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왔다. 하지만 임기 5년차를 맞은 2012년 1월 현재 각종 비리사건으로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든 모습이다. 이 대통령과 동향(경북 포항)인 최 위원장은 이상득 의원과 동기동창으로, ‘MB의 멘토’로 불리며 4년 가까이 언론계와 통신분야에서 군림해 왔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양아들’로 불리던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의 금품 수수 비리가 불거지면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상득·박희태 이어 최시중까지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김학인 이사장이 구속기소되면서 정용욱씨가 연루된 부분이 없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지금이 물러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 25일 청와대를 찾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6인회 멤버 중 박희태 국회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를 돌린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의장직 사퇴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보좌관 박배수씨가 10억원이 넘는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이 의원은 보좌진의 계좌에서 뭉칫돈이 발견되면서 본인이 결국 검찰수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5일 MB에 사의표명… 여야 “엄정한 수사를” ‘정권의 2인자’였던 이재오 의원도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 출범과 함께 입지가 한껏 좁아진 상태다. 그나마 대통령 특보에서 최근 물러난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만 별다른 구설수를 타지 않고 있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국민적 의혹 해소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황영철 대변인은 “최 위원장의 사임은 매우 적절하고 책임 있는 행동”이라며 “검찰은 불거진 의혹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은 “최 위원장은 이미 사퇴 시기를 놓쳤다.”면서 “부하직원 비리에 대한 도의적 책임뿐 아니라 방송통신에서 저지른 정책적 잘못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황비웅기자 sskim@seoul.co.kr
  • 與 인적쇄신 통한 재창당… 野 ‘쇄신·연대’ 두토끼 잡기

    與 인적쇄신 통한 재창당… 野 ‘쇄신·연대’ 두토끼 잡기

    새해 개막과 함께 4·11 19대 국회의원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행보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여야 지도부는 1일 단배식을 갖고 강력한 쇄신의지와 함께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예산 국회를 끝낸 의원들은 곧바로 지역구로 내려가 공천 경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난제 또한 적지 않다. 한나라당은 ‘인적 쇄신’을 통한 사실상의 재창당 작업에서 불거질 혼란을 수습해야 하고, 오는 15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민주통합당은 쇄신과 야권 연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與 헌정회 원로 연금폐지 추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 소속 현역의원들에 대해 전직 원로의원에게 지급되는 연금 특혜를 자진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회기 중 불체포특권 포기’ ‘정치개혁특위 이해당사자 교체’에 이은 쇄신 3탄이다. 한나라당 주광덕 비상대책위원은 1일 “국회의원의 기득권 포기와 자기반성 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회원 가운데 65세 이상 원로회원들은 월 120만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다. 한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등 ‘외부 강경파’가 주축이 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새해 벽두에도 이상득·이재오 의원 등 현 정권 핵심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주장했다. 친이(친이명박)계의 사퇴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의중이 중요한데, 총선이 다가올수록 박 위원장이 비대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단배식에서 “새로운 한나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면서 “우리의 결정과 행동 하나하나가 국민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소명의식을 마음에 새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친이계 의원들의 비대위 비판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책 쇄신보다 인적 쇄신을 먼저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통합 자신감 속 곳곳 진통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당권 주자 9명은 4·19국립묘지와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것으로 새해 첫날을 시작했다. 당권 주자들은 특히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공동제안문’을 발표하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 열광했던 전통적 지지층을 끌어안고 여당이 독차지했던 남북관계 이슈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등 차별화된 노선과 정책으로 선명성을 내보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원혜영 공동대표는 단배식에서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이 모든 민주 양심 진보세력과 함께 승리해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99% 서민·중산층이 주인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선까지의 여정은 만만치 않다. 각 진영의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보니 당이 통합된 지 보름 만에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이 상태에서 공천작업이 시작되면 기득권을 놓고 진통이 불거질 게 뻔하다. 저마다 쇄신을 외치고 있지만 호남 등 기득권 세력의 물갈이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젊은 층 참여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젊은피’가 수혈될지 미지수이고, 당의 체질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예산안을 통과시킨 여야 의원들은 모두 지역구로 내려갔다. 현역의원 50% 이상이 교체되는 혁명적 수준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팽배해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등록된 전국의 예비후보자 수는 245개 선거구에 1033명으로 평균 4.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등록 예비후보들이 많아 경쟁률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시·도별 경쟁률은 ▲서울 4.2대1 ▲부산 4.2대1 ▲대구 4.3대1 ▲인천 4.8대1 ▲광주 3.3대1 ▲대전 5.7대1 ▲울산 3.2대1 ▲경기 4.7대1 ▲강원 3.4대1 ▲충북 2.9대1 ▲충남 4.7대1 ▲전북 4.0대1 ▲전남 3.2대1 ▲경북 3.7대1 ▲경남 4.9대1 ▲제주 3.7대1 등이다. 정당별 예비후보자는 ▲한나라당 325명 ▲민주통합당 414명 ▲통합진보당 141명 ▲자유선진당 24명 ▲진보신당 16명 ▲무소속 92명이다. 이창구·이현정기자 window2@seoul.co.kr
  • “최병렬처럼 되기 싫다” 했지만 결국…

    “최병렬처럼 되기 싫다” 했지만 결국…

    “최병렬 전 대표처럼 되기는 싫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사퇴 직전 남긴 말이다. 이로써 홍준표 체제는 출범 5개월여 만에 막을 내렸다. 개혁의 주체를 자처하다 객체로 전락했다. 한나라당 역대 대표 중 최단명이라는 오명도 쓰게 됐다. 이날 오전 사퇴 결심을 굳힌 홍 대표는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회견문은 700자 분량으로 간략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이 “지도부 공백 상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라고 묻자 “당헌당규를 따르면 된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직접 통화했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언성을 높이면서 “나는 한나라당 대표입니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퇴진을 결심한 것은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대다수가 오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할 뜻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사실상 최고위원회가 와해되는 상황을 맞아 더 이상 버틸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이종혁 의원과 김장수, 홍문표 최고위원이 잇따라 홍 대표를 찾아 ‘용단’을 권한 것도 홍 대표의 결심을 부추겼다. 홍 대표는 지난 4·27 재·보궐 선거 패배로 ‘안상수 체제’가 붕괴된 이후 2개월여 만에 열린 7·4 전당대회에서 21만여명의 투표로 당선됐다. 취임 직후 시쳇말로 ‘정책 종결자’로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대기업 때리기를 주도했고, 인천공항공사 ‘국민 공모주’ 매각과 같은 친서민 정책도 쏟아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10·26 재·보선 패배에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으로 결정타를 맞고 말았다. 홍 대표는 지난 7일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의 동반 사퇴에 대해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 카드’를 내밀며 맞섰다. 전날에는 ‘선(先) 공천 개혁, 후(後) 재창당’ 등을 담은 당 쇄신안도 꺼냈다. 그러나 믿었던 친박계마저 등을 돌리면서 물러나게 됐다. 홍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2003년 6·26 전당대회에서 23만여명의 투표로 선출된 최 전 대표와 닮아 있다. 최 전 대표가 당시 주류 경쟁자였던 서청원 후보를 눌렀던 것도 차기 대선후보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최 전 대표 체제 역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같은 해 10월 불법 대선자금 문제인 ‘차떼기 사건’이 터지면서 치명상을 입었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추진으로 무력화됐다. 이로 인해 당시 소장파인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부터 사퇴 압력까지 받았지만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은 채 2004년 총선을 위해 자신과 가까웠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공천심사위원장에 기용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공천 탈락이라는 인적 쇄신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홍 대표는 최 전 대표와 달리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비로소 최 전 대표와 다른 길을 걷게 된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전면등판 앞둔 박근혜, 난파선 한나라 구할 ‘카드’ 뭘까

    전면등판 앞둔 박근혜, 난파선 한나라 구할 ‘카드’ 뭘까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사퇴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 재창당 작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끝까지 버티던 홍 대표의 퇴진 결심을 이끌어 낸 것도 박 전 대표이고, 탈당설이 나돌던 몇몇 쇄신파 의원들을 설득한 것도 박 전 대표인 만큼 이제 전면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박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은 2007년 7월 대선 후보 경선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박 전 대표가 어떤 위치에서 당을 이끌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당장 새 대표를 뽑을 환경이 되지 않는 만큼 과도체제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물론 쇄신파도 “박 전 대표가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는 ‘재창당 준비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비대위나 ‘재창당 준비위원회’나 내용상 큰 차이가 없다. 한나라당 당헌에 따르면 궐위된 대표의 잔여 임기(2012년 7월)가 1년 미만일 경우에는 최고위원 선거 득표 순으로 대표직을 승계해야 한다. 현재 선출직 최고위원 중 나경원 최고위원(3위)만 사퇴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어 대표직을 승계할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비록 임시기구이지만 권한이 막강한 비대위를 꾸리고,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뜻을 황 원내대표가 집행하는 형식이다.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 박 전 대표와 대립해온 인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외부 인사가 비대위원장에 오를 수도 있다. 또 비대위가 총선준비위원회로 전환돼 공천까지 주도할지, 아니면 비대위 기간을 최소화한 뒤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고쳐 대선 주자들이 총출동하는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새 대표를 뽑을지 미지수다. 가장 큰 관심은 박 전 대표가 어떤 쇄신책을 들고 나오느냐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기득권 포기 및 재창당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천 불개입 원칙을 천명하고, 계파를 실질적으로 해체할 것으로 보인다. 계파 해체 과정에서 친박계 일부를 ‘읍참마속’할 가능성도 있다. 당의 주요 포스트에는 친박계가 아닌 쇄신파를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매진하기 위해 지역구 불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정두언·김성식·정태근 의원 등 쇄신파들이 주장해온 개혁 정책을 과감하게 수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반발하는 이들이 나올 게 뻔하다.”면서 “최대한 포용하겠지만, 끝까지 반대하면 갈라설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친이계 일부가 탈당하려고 하면 굳이 잡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위기의 한나라] 靑 “먼지 가라앉을 때까지 지켜볼 뿐”

    청와대는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이 붕괴로 치닫고 있는 사태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홍 대표가 퇴진을 거부하고 사태를 추스르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기류가 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지금 청와대가 당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먼지가 가라앉을 때까지 일단 조용히 지켜볼 뿐”이라고만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정무라인을 통해 상황을 보고 받았지만,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기자들과 만나 “당의 고민과 충정을 이해한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홍 대표가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하고 남은 최고위원들과 함께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홍 대표가 사퇴할 경우 ‘구원 투수’로 박근혜 전 대표가 등판할지, 홍 대표가 언급한 ‘재창당 수준의 헤쳐모여’가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 등 여러 경우의 수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여당 의원 비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네트워크 공격과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내홍으로 한나라당의 힘이 급격히 빠지면서 향후 새해 예산 심의와 당·정·청 협의 등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의 내분으로 새해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예산안 처리 뒤로 예정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풀 수 있는 일도 아니어서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위기의 한나라] 동반사퇴 유·원·남 ‘마지막 호소’

    [위기의 한나라] 동반사퇴 유·원·남 ‘마지막 호소’

    한나라당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은 7일 ‘도원결의’를 하듯 동시에 사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의원총회에서 홍 대표 체제 유지로 결론이 나면서 지도체제 완전 개편이라는 목적은 뒤로 미뤄야 했다. 오전 8시 40분에 가장 먼저 기자회견을 자청한 친박(친박근혜)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존망의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절망과 분노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저희 잘못을 사죄한다.”고 밝혔다. 유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후부터 (사퇴를) 고민해 왔다.”면서 “(선관위 해킹 공격에서) 당의 연루가 밝혀진 바는 없으나 당이 무기력하게 대처한 데 책임을 느껴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와 사전 논의는 못 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 퇴진에 대해서는 “당을 이끌어 가면서 고비마다 보인 모습에 실망했다.”면서 “알아서 하실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원희룡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해체와 신당 창당을 주장했다. 유 최고위원 사퇴 회견 직후 동반사퇴를 선언하면서 “최고위원들이 부질없는 행동 없이 미련을 버리고 한나라당을 해체해 새로운 정치운동의 길을 여는 데 역할을 다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홍준표 대표 체제와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으로는 안 된다. 당사자들의 처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건강하고 개혁적인 보수 정당을 만들기 위해 한나라당을 철저하게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91년 민자당을 만들고 대통합을 이루던 그 이상의 정신으로 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 전 대표도 쇄신 대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원희룡 저 자신도 쇄신 대상”이라며 “지금처럼 폐쇄적, 수동적인 모습으로는 박 전 대표가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나와도 안 된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홍 대표에게 동반사퇴를 설득하다 기자회견에 나선 남경필 최고위원은 “‘혁신하지 않으면 혁명당한다’는 국민의 경고에 대처하지 못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회초리를 맞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도부가 물러나야 새로운 질서가 생길 수 있는 공간이 열린다.”면서 “내부에서 (혁신을) 해 보려고 했는데 계파 장벽, 당 대표가 가진 인식의 차이 때문에 그 공간을 도저히 열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사퇴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당 쇄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게 돼 송구하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 민생예산·인적쇄신 ‘드라이브’… 다음 수는 MB와 대립각?

    민생예산·인적쇄신 ‘드라이브’… 다음 수는 MB와 대립각?

    퇴진 압박에 시달리던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29일 쇄신 연찬회를 기점으로 가까스로 재신임을 받았다. 특히 당내 최대 세력인 친박(친박근혜)계 다수가 홍 대표의 원군을 자처했다. 홍 대표로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쇄신의 칼날’ 앞에 놓였던 홍 대표가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홍 대표는 자기 뜻대로 쇄신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30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위기를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당을 쇄신·혁신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홍 대표는 정책 쇄신을 위해 민생예산 대폭 증액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찬회서 50%물갈이론 등 나와 인적 쇄신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쇄신 연찬회에서는 영남·강남권 50% 물갈이론, 전체 의원의 당협위원장직 사퇴론 등이 쏟아져 나왔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책 쇄신만으로는 국민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인적 쇄신도 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예산 처리 직후에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 대표는 비공개 연석회의에서 “인적 쇄신 얘기를 하는 사람부터 쇄신을 당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면서 “임기 4년의 국회의원을 했다면 초선이든 4선이든 누구나 재심사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현역 의원도 공천 재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거나 강하게 압박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친박계의 기류가 “홍 대표가 대신해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박 전 대표는 본인만의 대권 행보를 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대표 마음대로 당이 움직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날도 하루 종일 후폭풍이 크게 일었다. 소장파들은 홍 대표가 연찬회에서 던진 ‘조건부 사퇴’ 카드를 ‘꼼수’라고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박 전 대표도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몰아세웠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재신임론은 현재 진행형이며 지도부가 먼저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부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최고위원회 개최를 요구했고, 당은 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퇴진과 쇄신 방향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원희룡 최고위원도 홍 대표에 대해 “꼼수로 비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원 최고위원은 특히 “우리가 ‘박근혜 대세의 깔때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며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친박계가 지난 공천 때 피해를 입었고 정부의 정책기조에서 (박 전 대표가) 거리를 뒀기 때문에 국민들이 차이가 있다고 이해해줄 것으로 우리 당이 착각하고 있다.”면서 “박 전 대표는 시간을 더 놓치기 전에 큰 정치로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두언 의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지면 함께할 것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을 수 있다.”면서 “많은 의원들이 (총선에서) 낙선 위험에 처한 만큼 이들을 살려내는 게 지도자(박 전 대표)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한나라 29일 쇄신 연찬회… 黨 재개발 방법론 옥신각신

    한나라 29일 쇄신 연찬회… 黨 재개발 방법론 옥신각신

    쇄신 연찬회를 하루 앞둔 28일 한나라당은 곳곳에서 들썩였다. 백가쟁명식 쇄신안들과 이면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들이 얽히고설킨 채 두서 없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무엇 하나 뚜렷한 방향이 드러나질 않는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다느냐.’에서 막힌다. 쇄신 논의가 답보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각종 쇄신 요구 중 가장 넓은 저변을 확보한 것은 ‘정책 쇄신론’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와의 ‘정책적 결별’을 의미한다. 당내 소장파 진영의 혁신파가 지난 9월 정부의 추가 감세 철회를 이끌어 낸 이후 최근에는 민생예산 확대, 부자 증세 등에서 혁신파와 친박(친박근혜)계는 물론 홍준표 대표까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이 대통령과 정치적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정책적 색깔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연찬회를 계기로 정책 쇄신을 요구하는 당내 수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책 쇄신만으로 충분하겠느냐는 문제 제기도 뒤따른다. 역대 정권 말기 때마다 터져나온 ‘대통령 탈당’ 카드와 형식만 다를 뿐 내용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게 ‘리모델링론’, ‘재건축론’과 같은 극약 처방이다. 리모델링론은 ‘지도부 퇴진론’과 맞물려 있다. 한나라당이라는 껍데기는 남겨 두되 나머지는 모조리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 50%, 외부 세력 50%가 참여하는 비상국민회의를 신설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도부 퇴진론의 대안으로 ‘지도부·공천권 분리론’도 나온다. 지도부 사퇴에 따른 대안 부재가 이유로 꼽힌다. 홍 대표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다수 친박계 의원들도 동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자칫 나눠 먹기 공천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게 고민하는 대목이다. 아예 당을 뿌리째 개혁하자는 게 재건축론, 즉 신당론이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을 해체해 재창당 수준으로 가야 한다.”, 혁신파 권영진 의원이 “국민 통합 중도개혁신당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각각 밝힌 것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다만 ‘도로 한나라당’이라는 비판을 차단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리모델링론이든 재건축론이든 기저에 깔려 있는 의도는 ‘박근혜 역할론’이다. 박 전 대표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응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혁신파 정두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역할론과 관련, “대안이 없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책임은 안 지겠다는 비겁한 입장”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홍준표대표 물러나야…아예 신당 창당을”

    “한나라당이 살려면 홍준표 대표부터 물러나야 한다.” “유권자 요구에 부응하려면 아예 신당으로 바꿔야 한다.” 한나라당 개혁 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이 27일 국회에서 주최한 쇄신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렇듯 수위 높은 쇄신 요구가 빗발쳤다. 29일 예정된 당 쇄신 연찬회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지금은 한나라당이 생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 ▲홍준표 체제 교체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50% 이상 물갈이 등으로 이어지는 3단계 쇄신안을 제시했다. 고 박사는 “지도부 사퇴도(10·26 재·보궐 선거 직후인) 한달 전에 했어야 했다.”면서 “‘MB노믹스’도 통째로 폐기해야지, 복지예산 몇 조원 증액한다고 부자당이 서민당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내년 총선·대선 승리의 전제 조건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변화도 꼽았다. 고 박사는 “확고한 대선주자로서 ‘어떻게 책임을 감당하고 있느냐’는 국민 물음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아예 신당 창당이 한나라당의 살 길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놨다. 김 대표는 “한나라당은 1% 특권층 부자정당, 반북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정당일 뿐”이라면서 “단순히 대표를 바꾸는 리모델링으로는 어렵고 유권자 변화를 반영한 새 정당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명박 정권과 결별할 수 있는 당의 이념 정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비례대표제 확대 등을 제시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승리는 내년 총선·대선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티저 광고”라면서 “2등 브랜드인 한나라당이 1등 브랜드가 되려면 천막당사 시절처럼 과도한 헌신,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 야권보다 더 대담한 자유주의적 아이디어 제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참석 의원들은 이렇듯 전문가들의 거침없는 공개 발언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맞는 말”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한 의원은 “당이 근본 체질부터 바뀌어야겠지만 지도부 퇴진론은 피해갈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휴일임에도 15명의 의원이 첨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미FTA 처리 뒤 쇄신”… 한나라 ‘창조적 자멸’ 배수진

    “한·미FTA 처리 뒤 쇄신”… 한나라 ‘창조적 자멸’ 배수진

    백가쟁명식으로 분출되던 여권 쇄신론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쇄신론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가 뒤엉키자 일단 FTA 문제부터 마무리짓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구상하던 쇄신 방안도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이후에 재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0일 한나라당이 FTA 비준안 처리를 강행하느냐에 따라 쇄신론의 방향도 다른 궤적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만일 비준안을 강행처리한 뒤 여론의 흐름이 긍정적이면 안형환 의원의 주장대로 ‘창조적 자멸’의 기반이 마련돼 여권 전체가 결집,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강행 처리 후 야권의 반발과 여론의 역풍이 예상보다 크면 각자도생의 길로 뿔뿔이 흩어질 수 있다. 10일에 한·미 FTA의 운명과 집권여당의 운명이 함께 걸린 모습이다. ●“강행처리” vs “물리력 쓰면 자멸” 김정권 사무총장은 7일 당 쇄신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은 전략적으로 FTA에 집중해야 할 때이고, 쇄신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면서 “본회의 전날인 9일 의원총회를 열어 1차적으로 쇄신 방향을 토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당내 혁신파가 정책노선의 변경을 요구한 데 대해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에 대한 과잉의욕이 빚어낸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FTA를 강행처리했다가는 쇄신을 시작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국회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면 여야가 공멸하는데, 야당은 지도부를 바꾸고 신당을 만들면 되겠지만, 우리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직에서 사퇴한 권영진 의원도 “당 쇄신과 FTA 국면이 우리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 “10일이나 24일을 D데이로 정해놓고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의 바람이 결코 아니다. 끝까지 몸싸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뭇매 맞은 ‘홍준표 쇄신안’ 홍준표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쇄신안 발표를 FTA 비준안 처리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당초 홍 대표는 중앙당사 폐지와 당 조직 혁신, 비례대표 의원 50% 국민참여경선 선발, 공개오디션을 통한 정치신인 영입 등을 내용으로 한 쇄신안을 제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고위원회가 시작되자마자 비판이 쏟아졌다. 친박(친박근혜)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언론에 보도된 쇄신안은 어림도 없다.”면서 “공천·정책·당청관계·인재영입 등 다양한 문제에 있어 본질을 말할 수 있는 쇄신방안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대표부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홍 대표는 비공개 간담회에서 “당사 폐지와 관련한 언론 보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얘기고, 나머지 쇄신안도 의원들이 백가쟁명식으로 말한 게 보도된 것으로 나 자신도 모르는 내용이 많이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홍 대표가 쇄신안 발표를 미룬 것은 쇄신안이 또 다른 갈등으로 부각돼 FTA 비준안 처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FTA 처리를 놓고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가 혼재한 상황에서 쇄신안을 놓고 내홍에 휩싸일 경우 비준안 처리 동력이 약화되고, 대표 자신의 리더십도 더 흔들릴 우려가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홍 대표가 FTA를 빌미로 시간 벌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기류도 있다. 한 당직자는 “의원 대다수가 FTA 처리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면서 “쇄신과 FTA는 별개”라고 말했다. ●靑 별다른 반응 안보여 전날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및 국정운영 혁신을 요구한 혁신파들도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보인 청와대는 이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청와대에 보내는 서한에 서명한 25명에게 전화를 걸어 향후 쇄신이 미진할 경우 대통령의 탈당이나 대표 퇴진을 요구할 것이냐고 물었다. 18명이 응답했는데, 모두가 탈당이나 대표 퇴진 요구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만 나올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다만 2명이 “시간이 흐르면 그런 요구가 터져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했지만, 본인이 직접 나설 뜻은 없었다. 김성식 의원은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쌓인 마음의 빗장을 푸는 것을 쇄신의 첫걸음으로 판단해 대통령의 진솔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면서 “대통령과 갈라서겠다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은 “대통령이 아무 말씀을 안 하시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의원은 “당 지도부가 대통령을 만나 민심을 전달하고,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파도 9일쯤 다시 모여 향후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창구·이재연·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與혁신파 25명 쇄신연판장 靑 전달

    與혁신파 25명 쇄신연판장 靑 전달

    한나라당의 수도권 출신 소장파와 친박(친박근혜)계 초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혁신파가 6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고조된 여권의 위기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대(對)국민 사과와 국정 기조 변화를 촉구하는 ‘쇄신 연판장’을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그러나 친이(친이명박)계 구주류를 중심으로 혁신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출됐고, 대통령 사과보다 당 지도부 퇴진이 먼저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표 등 당권파는 여의도 중앙당사 폐지, 조직 혁신을 골자로 하는 자체 쇄신안을 7일 발표할 예정으로, 이를 둘러싼 찬반도 격해지고 있다. 구상찬·김성식·정태근 의원 등 ‘쇄신 서한’ 작성에 참여한 의원 3명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747(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강국) 공약 폐기 ▲청와대 참모진 교체 등 인적 쇄신 ▲비민주적 통치 행위 개혁 ▲측근 비리에 대한 신속한 재수사 등 ‘5대 쇄신’ 요구를 담은 연판장 성격의 서한을 발표했다. 서한에는 25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지만 사퇴를 주장하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서한을 받아 보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지도부, 변화중심에 서 달라” vs “남탓만 하는 혁신파 무책임”

    “지도부, 변화중심에 서 달라” vs “남탓만 하는 혁신파 무책임”

    10·26 재·보선 패배 이후 꿈틀대던 한나라당 쇄신 논란이 마침내 지각을 뚫고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여권은 급속히 내홍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혁신파 25명이 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정 전반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펼쳐질 범여권 지각변동의 신호탄 성격이 강하다. 국정에 대해 청와대와 책임을 공유해야 할 여당 의원들이 제 앞가림을 위해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 당 지도부는 물론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친박(친박근혜)계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어 청와대가 마냥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연판장 형식의 서한에는 모두 25명이 서명했다. 최고위원인 남경필·원희룡 의원을 비롯해 임해규·정두언(재선), 구상찬·김성식·김세연·정태근(초선) 의원 등이다. 중립 성향의 수도권 지역 의원(9명)과 친박계 초선 의원(11명)이 중심이 됐다. 험악한 민심에 직면한 수도권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차별화를 해야 심판론에서 비켜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친박계도 전면적인 쇄신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가도가 순탄치 않음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구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은 서명에 불참했다. 당의 변화 없이 청와대만 압박하면 자신들의 위치가 더 축소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혁신파의 ‘청와대 쇄신론’을 비롯해 ‘지도부 퇴진론’ ‘당·청 동반 쇄신론’ ‘박근혜 조기 등판론’ ‘제2창당론’ 등이 어지럽게 분출되고 있다. 이런 쇄신론들이 대선 물밑 경쟁을 촉발시키는 측면도 있다. 특히 그간 침묵해 온 김문수 경지지사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미래한국국민연합 행사에 참석해 ‘재창당 수준의 강력한 쇄신’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종아리를 먼저 맞겠다는 자기반성이 토대다.”라면서도 “국민들 가슴에 와 닿는 대통령님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할 이유로 ▲측근 비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말한 것 ▲공정사회 구현을 외치면서 첫 번째 조각부터 3년 반이나 지난 지금까지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는 것 ▲내곡동 사저 문제 ▲서민들의 민생고를 헤아리지 못한 것 등을 적시했다. 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홍준표 대표 발언 등으로) 국민에게 상처를 입힌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퇴진을 요구하진 않았다. 당내 최다선(6선)인 친박계 홍사덕 의원도 “중진이라서 서명은 못 하지만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이 국면을 타개하려는 모든 의원들의 몸부림에 공감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혁신파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쇄신 요구의 절박성에 비춰 25명이라는 서명인 숫자가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친이 직계 조해진 의원은 “자기들(혁신파)이 주동이 돼서 현 지도부 체제를 만들고 그 결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는데 책임질 생각도 없이 대통령에게만 초점을 맞췄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권택기 의원도 “더 이상 남 탓 하는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구상찬 의원은 “서명은 못 하지만 지지한다고 밝혀 온 의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한나라당 쇄신기류는 ‘세나라’… 권력게임으로 치닫나

    한나라당 쇄신기류는 ‘세나라’… 권력게임으로 치닫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쇄신을 놓고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20~40대의 성난 민심이 고스란히 드러난 이상 다양한 쇄신론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쇄신 대상과 방법에 대한 이견, 정파 간 이해관계 때문에 쇄신론이 ‘권력 게임’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적 쇄신론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패배는 곧 지도부 교체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은 다르다. 현 지도부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 때문에 인적 쇄신론이 크게 분출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이는 원희룡 최고위원이다. 그는 이미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원을 받았지만 대표가 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에 판이 크게 흔들려야 자신의 공간이 넓어진다. 원 최고위원은 인적 쇄신을 주장하며 청와대와 당을 동시에 겨눈다. 그는 31일 최고위원회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보여 줄 것은 정치 변화이며, 중심은 청와대”라면서 “앞으로 청와대는 개편과 개혁에 대해 누적된 강도 높은 요구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더 이상 예의를 지키고 배려할 여유가 없다.”고도 했다. 이어 “국민의 목소리를 네거티브로 치부하고, 국민의 복지 요구를 색깔론으로 몰아간 당의 낡은 정치와도 단절해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도 거듭 요구했다. 원 최고위원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이는 그동안 ‘정권 2인자’로 통했던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다. 이 전 장관은 최근 내곡동 대통령 사저 논란 때 “잘못 보필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한다.”며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직접 겨냥했다. 이어 보궐선거 패배 이후에는 “땅을 갈아엎어야 한다.”며 ‘객토(客土)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 최고위원의 뒤에는 이 전 장관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의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공천 개혁론 인적 쇄신을 먼저 외칠 것 같았던 소장파는 의외로 “지도부 교체는 실익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대신 공천 개혁을 주장한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고, 지도부 사퇴가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신진 인사를 영입하는 등 새 피를 수혈해 당의 이미지와 내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장파가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홍준표 대표-황우여 원내대표 체제’가 자신들의 주도나 암묵적 협조 속에서 세워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장파 다수가 이미 지도부의 일원이 됐다. 대신 이들이 공천 개혁을 들고나온 것은 당장 내년 4월 총선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장파 대다수는 수도권 출신이어서 영남 중진의원 등을 대폭 물갈이해야 자신들의 입지와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 소장파가 “청와대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현 정권에 등을 돌린 수도권 민심에 부응하려면 청와대와 선명하게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정 의원 등이 연일 “박근혜 전 대표가 ‘부자 몸조심’ 자세에서 벗어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는데, 이 역시 총선에서 박 전 대표가 ‘바람막이’가 돼 주어야 당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높아진다는 기대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정책 쇄신론 홍준표 대표는 정책과 당풍(黨風) 쇄신을 처방전으로 내놓고 있다. 그는 31일 쇄신·개혁 요구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천막당사 시절과 같은 파격적인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홍대 입구에서 대학생들과 ‘청년공감 타운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한나라당 의원의 23.1%가 판·검사 출신이라 내년에 (19대 총선 공천에서) 판·검사 출신을 대폭 줄이고 청년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중심이 돼 혁신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홍 대표는 원 최고위원의 ‘인적 쇄신론’을 제외한 모든 요구를 두루 수용하며 모든 정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공격하거나 두둔하는 일도 홍 대표가 직접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 국면에서는 홍 대표와 박 전 대표의 입장이 잘 맞아떨어진다. 여전히 보수파를 껴안고 가야 하는 박 전 대표는 당장 대통령과 대립하며 권력투쟁의 한복판에 서기가 힘든 상황이다. 또 험악한 수도권 민심을 절감한 터라 중도층에 호소할 ‘카드’도 내놓아야 한다. 친박계는 정책 차별화를 최선의 카드로 꼽고 있다.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전면등장론’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당의 소중한 자산인데 전면에 나선 상태에서 당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삿대질을 한다면 총선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다. 총선을 자기 주도로 치르려는 홍 대표와 총선보다 대선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박 전 대표가 당분한 한 배를 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간 총리 퇴진 후 日 우경화 우려… 면밀히 살펴야”

    “간 총리 퇴진 후 日 우경화 우려… 면밀히 살펴야”

    강상중(61)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1998년 대한민국 국적의 재일동포로서 처음 일본 도쿄대 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뿌렸다. 강 교수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이 열린 서울 동작구 현충원의 현충관 한편에 부인과 함께 있었다. 30여분간 선 채 각별한 마음으로 고인을 추도했다. 추도식 뒤 30여분간 함께 걸으며 그를 인터뷰했다. ●대학시절 모국 방문 ‘뿌리’ 깨달아 그의 이름은 나가노 데쓰오였다. 초등학교 4, 5학년 때 주변으로부터 한국 사람이 아닌가 하는 시선을 받고 뿌리에 대한 마음의 압박과 사회와의 부조화를 겪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말수가 적어졌다. 재일동포의 배경이 드러나는 역사 시간은 고통이었다. “왜 내 부모의 조국은 갈라져 싸우는가. 나는 어느 곳에도 귀속될 수 없는 역사의 쓰레기인가.”라며 고민했다. 와세다대 정경학부에 재학 중이던 1970년대 초. 어머니의 고향 경남 진해를 방문했을 때 ‘반(半)쪽바리’인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고향 사람들을 대한 후 “내 뿌리가 여기 있구나.” 하고 깨닫고는 이름을 강상중으로 바꿨다. 같은 대학 재일동포 학생이 자신의 하숙집 앞 신사에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다 분신자살한 것을 본 뒤 “나의 조국, 나의 뿌리를 똑똑히 보자.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다짐하게 됐다. 재일동포 차별은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됐다. 독일 유학 후 대학 강사 자리를 얻기도 어려웠다. 글을 모르는 부모님이 “같은 일본인이라고 전쟁으로 내몰 때는 언제고 하루아침에 외국인이라고 지문날인을 하란 말인가.”라고 한 말이 가슴을 울렸다. 타국에서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부모님의 비통한 역사를 알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것이 재일동포 2세로 사는 그의 숙제가 되었다. 세상 일에 대해 본격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했다. 갈라진 조국을 원망했다. 부끄러웠다. 그런데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은 “나에게, 재일동포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기대감을 주었다.”고 회상했다. 새로운 조국이 다가온 듯했다는 것. 남북정상회담을 이뤄낸 김 전 대통령에게 각별한 감정을 갖게 됐다. 그래서 김 전 대통령 퇴임 뒤 여러 차례 그를 면담했다. 내년 추도식에도 오겠다고 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로서 조국에 대한 희망도 절절했다. 우선 남북 긴장 완화를 기원했다. 그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포함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남북 긴장이 완화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통일이 이뤄진다면 세계에 한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 경제 외수 의존도 줄여야” 조국의 경제 체질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이번 위기 때 한국 증시의 하락 폭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컸다. 걱정된다. 내수를 키워야 한다. 외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경제가 환율 변동에 지나치게 출렁거리는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고용 안정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일본의 우경화도 우려했다. “간 나오토 총리가 물러난 뒤 대연립정권이 탄생할 경우 평화헌법이 개정되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이 우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국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했다. 동아시아의 안전을 담보할 장치가 마련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서울신문 애독자라는 그는 16일 서울에 와 이날 오후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꿈틀대는 여권 대선 조직] 이재오의 주변 조직

    [꿈틀대는 여권 대선 조직] 이재오의 주변 조직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지지하던 안경률 후보가 패배한 뒤부터 정치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그가 곧 무대 전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나라당 친이명박계 핵심 의원은 “정치인 이재오의 최대 목표는 ‘킹’(대통령)이고, 최소 목표는 ‘킹메이커’였는데, 요즘은 킹 쪽으로 기울고 있다.”면서 “당권보다는 총선 이후 펼쳐질 대권 구도를 염두에 두고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이 장관의 잠재력을 크게 보는 것은 그가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만한 조직력을 보유한 유일한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만한 친이계 후보가 부각되지 않아 지리멸렬했던 범친이계 사조직이 그동안 이 장관을 중심으로 모였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자신을 겨냥한 당내 ‘쇄신풍’이 거센 와중에도 지난 12일에는 전북평상포럼 창립총회에, 지난 16일에는 강원평상포럼 창립총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평상’은 “평상에서 문턱 없이 대화하자.”는 이 장관의 평소 발언에서 유래됐다. 지난 2월부터 전국적으로 조직화되기 시작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이 장관의 한 측근은 “평상포럼이 친이 성향의 조직인 것은 확실하지만 오직 이재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장관과 뜻이 비슷한 이들이 모인 조직인 만큼 향후에는 이 장관을 포함한 친이계 대선 후보들이 이 조직 위에 올라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5월 초까지 전국의 민주평통 지부를 모두 돌며 특강을 했다. 민주평통은 국내외 자문위원만 1만 8000여명에 이른다. 야당 소속 기초·광역의원도 당연직으로 참여하지만 현 정부 들어 보수 성향 인사로 대폭 교체됐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핵심조직이었던 선진국민연대 소속 인사들도 민주평통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사무처장으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친구이자 함께 선진국민연대를 이끌었던 이상직 호서대 교수가 임명된 것을 놓고 이 장관 측이 “이상득-박영준 라인이 개입했다.”며 반발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상득 의원은 “내가 그렇게 더러운 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 장관과 개인적 인연이 깊은 조직으로는 푸른한국을 꼽을 수 있다. 회원수가 3500여명인 이 조직은 이 장관과 함께 개헌론 확산에 주력했다. 최토출 이사장은 2007년 이명박 캠프의 정책자문그룹인 청한포럼(청계천에서 한강까지)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청한포럼은 앞서 2005년 이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를 잠시 준비하던 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싱크탱크로 출발했다. 이 장관의 최측근인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이 공동대표로 있는 부국환경포럼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명박 캠프에서 대운하 공약을 담당했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부국환경포럼은 4대강 사업을 적극 지지하는 우파 환경단체다. 온라인 팬클럽인 재오사랑, 조이클럽, 조이포럼도 이 장관의 뒤를 받치고 있다. 홍성규·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친이계 분화·비주류 연대… 전대 앞두고 ‘권력지형’ 재편

    친이계 분화·비주류 연대… 전대 앞두고 ‘권력지형’ 재편

    100대 60에서 64대90으로. 4·27 재·보궐 선거와 지난 6일의 원내대표 경선을 분기점으로 한나라당 내 권력지형의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와 비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그리고 중립 진영의 소장파로 나눠졌던 3각 구도가 친이재오계 대 친이상득계, 친박계, 수도권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등의 연대 구도로 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직계는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와 전당대회를 둘러싼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수록 세력 재편 움직임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90표를 모은 신흥 비주류 연대에 의해 ‘2선 퇴진’ 대상으로 지목된 이재오 특임장관의 입지 약화가 권력지형 재편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친이계 주류를 대표해 결선투표에 나선 ‘안경률-진영’ 후보는 64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함께 내일로’, ‘국민통합포럼’ 등 당내 최대 계파 모임을 자랑했던 친이 주류 입장에선 예상치 못했던 초라한 성적이다. 내년 총선에서 위기감을 느낀 친이계 수도권 초·재선과 이상득계의 이탈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세력에서 뒤졌던 황우여 원내대표가 1, 2차 투표 내내 수위를 지킨 점,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이상득계 이병석 후보가 얻은 33표가 황 의원 쪽에 집중된 점 등이 이를 방증한다.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며 당내 대안 그룹인 친박계와의 제휴를 모색하려는 당내 소규모 세력들이 내건 ‘쇄신’이라는 명분이 연대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연대 움직임은 내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 공고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의원은 “개별 의원들 입장에선 계파에 앞서 공천과 당선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기존 계파의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궁극적으로 한나라당 내 계파는 주류인 친박과 비주류인 반박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내대표 경선에서 ‘64표’의 결집력을 재확인한 친이재오계의 반격을 배제할 순 없다. 공천권을 둘러싼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대 비박(非朴)’ 구도를 굳히며 재결속을 시도할 수도 있다. 친이계 한 의원은 “친이계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인 거지 ‘이재오’ 개인의 계보가 아니다.”면서 “(새 원내지도부와 비주류가) 방향을 어떻게 잡아 가는지 지켜보고, 우리가 더할 게 있으면 더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홍성규·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박근혜, 원내대표 경선 전날 어떤 얘기…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현안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마침 당내 역학구도의 향배를 가를 원내대표 경선 전날이어서 결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 전 대표가 특정한 주제 없이 여러 현안을 놓고 기자간담회를 갖는 것은 2009년 7월 몽골 방문 이후 대략 2년 만이다. 특사 대표단으로 동행한 이정현 의원은 4일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동행 취재 중인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면서 “다만 정치적 현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 온 지금까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5일이라는 시점이 공식적인 특사활동이 마무리되는 때여서 그렇게 정한 것일 뿐, 다른 고려는 없었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간담회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진행 중인 특사 활동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루겠지만, 4·27 재·보선 이후 여권을 강타한 국정 쇄신책 등 현안에 대한 언급도 어떤 수준으로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한나라당 연찬회에서는 4·27 재·보선 패배와 관련한 여권 주류의 ‘2선 퇴진론’, ‘박근혜 역할론’, 정부·청와대 쇄신 등을 두고 격론이 펼쳐졌었다. 나아가 박 전 대표는 대권 행보를 내다보게 할 큰 틀의 구상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아테네에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 등을 차례로 예방하고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 간 우의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아테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주류 vs 비주류’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출사표

    ‘주류 vs 비주류’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 출사표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도전하는 안경률-진영, 이병석-박진, 황우여-이주영(가나다순) 의원이 3일 일제히 출마 선언을 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불거진 여권 쇄신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주목된다. 특히 당 주류와 비주류 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대표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경률·이병석 의원은 모두 친이(친이명박)계이지만, 안 의원은 친이재오계로 분류되고, 이 의원은 친이상득계에 속한다. 주류가 분열돼 나온 셈이다. 안 의원은 탄탄한 ‘조직 표’가 강점이고, 이 의원은 대구·경북 의원 및 영남권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비주류 중립 후보인 황 의원은 소장·중립파 및 일부 친박계가 우호적이다. ■ 안경률·진영 安 “그릇 많이 깨봤다… 정책 주도 자신있다” “고위 당·정·청 9인 회동은 물론 실무 당정회의의 논의 구조를 뜯어고치겠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안경률 의원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폭탄 선언식 정책 발표로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정부보다는 집권 여당이 중심에 서야 할 정책도 적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안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대표도 맡고 있다. 원내 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주류 핵심 인물이다. 안 의원은 “대통령과 가깝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대통령에게) 세게 해도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는다.”면서 “설거지도 그릇을 많이 깨 본 사람이 잘하듯 주류로서 정치 1선에 선 경험을 살려 정책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8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다. 공부하고 눈치보는 데 시간을 다 보낼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다른 비주류 후보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방안은 조만간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비대위에서 당헌·당규 개정, 공천 개혁 등 당 쇄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비대위에 세대·계파별 대표의 참여를 보장하고, 지역을 순회하며 여론을 수렴하는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주류 퇴진론’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끌고가야 하는데, 그럼 누가 일하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는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도와야 한다. 다만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는 당사자와 논의해야 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각각 나타냈다. 안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는 진영 의원이다. 안 의원은 “친이·친박(친박근혜) 간 계파 대립을 더 이상 도외시할 수 없다.”면서 “저는 친이계 핵심인데 친박계 핵심이었던 진 의원을 파트너로 삼아 통합의 가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진 의원은 복수의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진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서)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것은 정치 본질에 대한 훼손이자 모독”이라면서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병석·박진 李 “재보선은 정책 실패 … 靑과 대립 부적절” “여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몸을 곧추세우고 대립각을 세우는 게 진정한 지도자처럼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3선의 이병석 의원이 3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며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4·27 재·보선 패배 뒤 거세게 몰아치는 당내 쇄신 바람몰이에 대해선 확고한 소신과 방향점을 제시했다. 그가 내놓은 진단은 ‘정책 실패’, 처방은 ‘정책 개발’이다. 이 의원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서민들의 꿈, 중산층의 꿈을 현실화하는 적절한 정책을 내놓지 못한 것이 참패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이번 경선에서 ‘당 정책위의 위상 재정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서민과 중산층의 꿈을 이뤄주는 정책,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관철시키는 당·정·청 구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내 일각에선 이 의원을 두고 ‘영포 라인’ ‘이상득 의원의 아바타’라며 힐난하기도 한다. 화를 낼 만도 한데 이내 차분히 해명하는 그의 태도는 얼핏 ‘달관’한 듯했다. “동향이고 중·고교 선후배 사이이니 이상득 의원과 친한 것은 천륜”이라면서도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원내대표 후보의 충정을 계파·계보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그는 “우리가 함부로 개입해서 얘기할 여지가 없다. 박 전 대표가 판단할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며 “인위적인 틀에 끼워 맞추는 것에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재오 책임론’을 두고는 준엄한 태도를 보였다. “(이 장관이 선거 기간에 의원들과 회동하며 선거에 개입하는 듯한 모습을 비친 것은) 국무위원으로서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친이재오계 대표 주자 격으로 출마한 안경률 후보와 중립 진영의 지지를 받는 황우여 후보에 대해선 “물이 깊지 않은데 배를 띄울 수 있겠느냐.”면서 “당내 여러 인프라 자원과 네트워킹이 되어야 대야 협상, 청와대와의 공조 등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박진 정책위의장 후보는 “서로 소통·화합할 수 있는 당을 만들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콘텐츠 개발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황우여·이주영 黃 “3년간 실패한 지도부… 읍참마속 쇄신을” “계파 대리인들이, 3년 동안 실패한 세력이 다시 지도부에 선출된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4선의 황우여(인천 연수구) 의원은 늘 온건파로 분류됐다. 그러나 원내대표에 도전하면서 ‘날 선’ 언어를 쏟아냈다. 그는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읍참마속’의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비정상적인 줄 세우기와 소통 단절의 장막을 쳐 왔던 주류 세력의 2선 후퇴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단언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강조한 ‘주류 역할론’에 대해서는 “낯 두꺼운 변명”이라면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 앞에 우리 당은 또다시 맷집 자랑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는 이 장관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경률 의원을 겨냥한 공격이다. 황 의원은 또 다른 경쟁자인 포항 출신의 이병석 의원을 향해서도 “영포 라인이 더 이상 정권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의 최대 원군은 수도권 중심의 소장파이다. 친박(친박근혜)계도 우호적이다.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민본 21’은 이미 “안경률, 이병석은 안 된다.”고 성명을 낸 바 있다. 따라서 황 의원은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는 “소장파들이 64세인 나를 지지하는 이유는 공천권을 볼모로 한 계파 싸움을 끝내 달라는 것”이라면서 “‘청와대 거수기’라는 오명을 씻어 달라는 소장파의 요구는 합당하고, 그 속에 당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박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친박계가 나를 친박으로 안 본다.”며 선을 그었다. 소장파들이 그에게 정말로 표를 몰아 줄까? 황 의원은 “알 수 없다.”면서 “친이(친이명박)계 중에서도 나를 찍는 분이 있을 것이고, 소장파 중에서도 안 찍는 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립지대의 중앙광장을 형성하지 않으면 우린 망한다.”고 덧붙였다.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하고 황 의원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에 도전하는 이주영(3선·경남 마산갑) 의원은 확실한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부자 정당, 웰빙 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과감한 민생 정책을 펼치겠다.”면서 “부자 감세 철회를 통해 보육정책과 생애·맞춤형 서민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정부 정책은 당이 앞장서서 막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친이계 “朴·李 공동대표 체제로” vs 친박·소장파 “계파 해체·주류 퇴진을”

    친이계 “朴·李 공동대표 체제로” vs 친박·소장파 “계파 해체·주류 퇴진을”

    ‘봇물이 터졌다.’ 한나라당은 2일 국회에서 의원 연찬회를 열어 4·27 재·보궐 선거 패배에 따른 당 쇄신 방안에 대한 ‘끝장 토론’을 벌였다.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열린 이날 연찬회에서는 위기의 원인과 해법 등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확연한 입장차도 드러냈다. ●주류 “당력 결집” 비주류 “주류 퇴진” 위기 극복 해법으로 주류인 친이명박(친이)계는 ‘당력 결집’을 내세웠다. 반면 친박근혜(친박)계와 소장파 등 비주류는 ‘주류 퇴진’에 초점을 맞췄다. 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주류 독식에 의해 국정이 운영되다 보니 오만불손해졌다.”면서 “계파를 해체하고, 주류는 2선으로 퇴진해야 하며, 개혁적 인사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장파 김성식 의원도 “2선 후퇴하라는 소리는 안하지만 공간을 열어 달라.”면서 “예컨대 이재오 특임장관이 교육부장관으로 옮기면서 인사권을 놓아주는 방향이 어떻겠느냐.”며 주류 핵심인 이 장관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MB에 NO라 말하는 사람 없다” 이에 대해 친이계 이군현 의원은 “당력을 모으는 게 우선”이라면서 “공동 대표 체제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연찬회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력을 모으려면 계파가 없어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친이계 좌장인 이 장관과 친박계 대표인 박근혜 전 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주류 배제론’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친이계 안경률 의원도 “친이가 뭘 잘못했느냐. 집단지도체제인 만큼 모두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연찬회에서는 당·정·청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도 쏟아졌다. 차명진 의원은 “이번 재·보선 참패에서 드러난 민심은 정권에 대한 심판인데, 아직도 대통령이 옹고집을 부리고 있으니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진형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장관에게 전화를 걸면 콜백이 없다.”면서 당·정·청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임동규 의원은 “당이 청와대만 쳐다보고, 대통령 정책에 노(No)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도 “분위기가 이대로 진행되면 내년 총선에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심한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백가쟁명식 당 쇄신론 ‘봇물’ 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새판짜기’ 아이디어도 봇물을 이뤘다. 초점은 우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방식에 모아졌다. 대의원이 아닌 전체 당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줄서기 관행 등을 근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全) 당원 투표제,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당헌·당규를 개정, 내년 총선 전에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를 개최하자.”면서 “국회의원 공천도 현역 의원의 경우 당 지지도에 비해 후보 지지도가 낮을 경우 자동 탈락시키고,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권도 포기하는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세대별 대표를 구성원으로 하는 ‘국민쇄신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요청했다. 강석호·안효대 의원 등은 “보수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 권력’인 차기 대선주자들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신지호 의원은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회의에 실질적인 힘을 가진 분들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바타 정치를 끝내야 한다. 대선 후보로 나올 분들이 당 중심에 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김성식 의원은 “대선주자를 끌어들이자는 논리는 내년 총선 판을 모면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박 전 대표가 나서면 당·청 관계에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내년 총선에 앞서 자연스럽게 나설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체 의원 171명 중 140여명 참석 날 선 공방은 연찬회 시작 전부터 이뤄졌다. 민본21은 회동을 갖고 주류 퇴진을 촉구했다. 정태근 의원은 회동 후 “청와대가 중심이 된 정책이 민심 이반 상황을 가져온 것이니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연찬회 도중에는 홍준표 최고위원과 정몽준 전 대표가 각각 기자들과 만나 ‘대권·당권 분리’ 규정 개정 여부를 놓고 장외 공방을 벌였다. 대선후보 경선출마자는 선거일 1년 6개월 전에 당 대표 등 선출직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홍 최고위원은 “당권·대권을 분리한 이유는 공정한 경선을 위한 것”이라면서 “이를 합치자는 주장은 경선이 필요없다는 것이며, 조급함에서 비롯된 함진아비 정치”라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여당은 계속 여당 한다’는 주장과 마찬가지”라면서 “선출직 당직을 맡은 분이 대선 후보가 돼야 좋다고 국민들이 결정했을 때 당 내부 규정 때문에 못한다면 그런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당 원외위원장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쇄신 논의가 의원 중심으로 이뤄져 국민과 당원들의 요구를 제대로 수렴할지 우려된다.”면서 “논의는 의원총회가 아닌 당원협의회에서 진행돼야 한다.”면서 장외 공방전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날 연찬회는 저조한 참석률 등으로 김이 빠진 모양새도 연출했다. 연찬회 시작 당시만 해도 전체 의원 172명 중 140여명이 출석했으나, 발언이 이어질 때는 100명 안팎의 의원들만 자리를 지켰다. 게다가 주류 핵심인 이 장관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때문에 연찬회장을 빠져나오는 의원들 상당수는 “이래서야 당이 바뀌겠는가.” 또는 “실천력이 있을지 회의적이다.”라는 등 자조적인 반응이었다. 연찬회 내용 중 일부 민감한 표현은 브리핑에서 빠지는 등 ‘각색 의혹’을 낳기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연찬회에 앞서 “비공개로 하는 대신 여과 없이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자신의 발언을 기자들에게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전달한 내용과 브리핑 내용이 차이가 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홍성규·장세훈 허백윤기자 shjang@seoul.co.kr
  •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궐선거 패배로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한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 등 돌린 민심을 다시 어떻게 돌려놓을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 대표를 누구로 내세울지 등을 놓고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고 있다. 논쟁의 근저에는 앞으로 짜여질 ‘새판’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중도적 입장에서 당 쇄신을 주장해 온 소장파 등 계파별 입장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 봤다. ■ 소장파 김성태 의원 “박근혜 카드만이 살길… 전대출마 해달라” “도대체 얼마나 더 당이 위기에 빠져야 나설 것인가. 박근혜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29일 당 쇄신의 주체이자 결정체로서 ‘박근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는 진정한 위기 상황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카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 운영권을 보장해야 나설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의원은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권을 확보하고 행사하면 된다. 당권을 갖고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막으면 된다.”면서 “대통령이 권한을 넘겨줘야 할 수 있다는 식의 구시대적 논리를 이젠 우리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쇄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4·27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이명박 정부의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에 대한 뼈아픈 자성”, “이 대통령의 당에 대한 인식 전환”을 쇄신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대통령도 정권을 만들어 준 당을 위한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의원들이 굴레에서 벗어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더라도 그걸 거부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남 탓하는 정치인은 성공 못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이번 재·보선 참패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고 당·정·청의 일대 혁신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던진 메시지”라고 해석한 뒤 “(이 대통령은)이런 엄중한 시기에서도 MB정권의 성공만을 위해 거수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분당을 공천 분란의 두 축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비난의 대상에 올렸다. “이들이 내놓은 입장들이 당의 분란과 국민적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또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특정 계파끼리만 모이고 하는 걸 어느 국민이 비판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민본21’은 안상수 대표를 몰아붙여 새 원내대표 경선일을 당초 오는 2일에서 6일로 연기시키고, 의원연찬회 소집을 관철시켰다. 김 의원은 ‘바람직한 새 원내대표·비대위원장·당 대표상’에 대해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을 하고 필요하다면 결기를 모아 대응하는 소신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청와대에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구심점이 없다는 비난에서 대해서도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만 하다 보니 리더십이 사라진 것”이라면서 “이젠 초계파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본21부터 탈계파를 결의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친박계 현기환 의원 “朴대표가 앞장서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공학적인 주장이다. 주류 역할론이나 세대 교체론도 마찬가지다.”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에서 부상하는 ‘박근혜 역할론’과 관련,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호되게 회초리를 맞고도 친이·친박 따지는 사람들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박 전 대표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당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부정적이다. 지금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주자들은 오는 6월부터 당직을 맡을 수 없다. 현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통해 국민들이 상상한 그림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를 맡고,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주도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동안 주류가 당권을 독식하다가 이제 와서 상황 논리에 근거해 특정인이 당직을 맡도록 당헌·당규를 바꾸자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위인설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여권 대선주자들에게는 올 하반기 이후 총선·대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 국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된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당 쇄신안의 핵심은 인물 교체가 아닌 정책 변화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의원은 “누가 당직을 맡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중요하며, 서민경제 살리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민심의 창구인 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청한 내용은 정부를 통해 집행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인물, 청와대·야당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가 나서야 한다.”면서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세몰이 식으로 의원들을 줄세워 계파를 따지면 망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제도보다는 운영을 잘못해서 특정 계파가 독식하는 구조가 됐던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주류 배제론’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언급이 개인적 견해인지 친박계 중론인지를 묻는 질문에 현 의원은 “친박계는 이심전심으로 컨센서스(동의)가 있으며, 이로 인한 행동이나 태도에도 어느 정도 일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충격이 아니다. 이미 예견된 패배였다. 따라서 호들갑을 떨 일도 아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국가경제 위기는 극복했을지 몰라도 서민경제는 나아진 게 없다. 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서민들이 느낀 소외감과 박탈감이 이번 선거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 실망한 마음을 가감없이 표출했으니, 이제 수습의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면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친이계 권택기 의원 “뺄셈정치로 당력 소모땐 더 큰 버림 받아”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로에게 삿대질하면서 뺄셈정치를 하는 순간 국민들로부터 더 큰 버림을 받을 것이다.” 한나라당 친이계 권택기 의원은 29일 4·27 재·보선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주류 책임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의 책임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을 두고 서로 책임을 이야기해야지 마녀사냥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여당으로서의 국정 안정에 대한 책임과 170석 넘는 거대 당으로서의 성숙된 변화를 원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또 계파간의 싸움처럼 특정인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면,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이 아니라 또다시 희생양을 찾는 것으로 비쳐진다. 이분법적으로 가는 순간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장파 등에서 친이 주류를 ‘청와대 아바타’로 비유하며 “새 지도부에 나서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주류가 잘못했다는 것은 일정부분 통감한다.”면서도 “여당으로서 국정운영에 대한 무한 공동책임을 질 중심축은 있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단지 이명박 정부를 만들었다고 해서 주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 명분이 없으면 못 한다.”면서 “더 큰 명분을 갖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 그들이 주류가 돼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대신 지금의 책임을 어떻게 질지는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가 돌아보면 나를 비롯해 모두가 각각의 아바타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 의원은 또 “지금 한나라당이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는 중산층의 이반과 30~40대와의 괴리”라면서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한 정강정책들을 재검토해야 하고 그에 맞는 소통통로를 만들어야 진정한 세대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젊은 지도부·세대교체론이 마치 원로 퇴진론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당의 중진과 원로그룹들이 받쳐주는 세대 중심축을 만드는 동시에 정두언·나경원·원희룡·남경필 의원, 3선 이상 또는 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사람들 가운데 30~40대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제대로 만들어서 그 의견을 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게 변화의 가장 큰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재·보선 이후 청와대 개편 움직임에 대해서 “지금 시점에서 청와대에 ‘순장조’만 남기는 게 바람직하며, 되도록 당과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들이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민심을 직접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을 통해 한 단계 걸러 가는 민심을 아는 게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장관의 당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안 갖고 있는 걸로 안다. 당에 들어오면 또 친이·친박 양대 진영의 싸움 구도로 몰릴 텐데 본인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오겠느냐.”면서 “‘박근혜 역할론’처럼 이 장관이 옷 벗고 와서 당을 추슬러 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는 깊은 고민을 하겠지만 지금은 본인이 원한다고 해서 들어올 수 있는 공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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