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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민 퇴진] 朴대통령 직접 당·청관계 회복 나설 수도

    당·청 충돌 수습 이후의 정국 운영 구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 국가혁신 과제로’를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8일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들과의 오찬에서 “우리에게는 경제의 재도약과 국가 혁신이라는 막중한 과제가 주어져 있다. 정부는 앞으로 4대 개혁을 비롯한 국가혁신 과제들을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지향점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노동, 금융, 공공, 교육 등 4대 개혁은 미래 세대를 위해 한시도 미룰 수가 없는 시급한 과제들”이라며 “저는 부조리와 불안한 일자리, 계층 격차와 사회 갈등 같은 문제들을 우리 후손들에게 결코 물려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당·청 관계가 잘되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내놓았다. 청와대가 집권 후반기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당·청 관계의 복원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시급한 일들도 산적해 있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정부 3년차의 국정과제 추진도 급하다. 당·청 관계 회복에는 박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직접 나설 가능성도 있다. 상임위별로, 또는 선수별로 새누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식사를 하는 방안도 예상할 수 있다. 갈등으로 인한 상처를 다스리는 데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정국 수습 측면이라면, 박 대통령이 지난 7일 이미 키를 직접 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개인적 행로가 있을 수 없다”는 말로 공무원 사회와 정치권, 나아가 사회 전반에 중의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유 원내대표의 사퇴도 염두에 둔 것이라면, 국정 정상화를 위한 ‘속도전’을 시작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라는 중요한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여권은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활성화시키면서 국정 정상화의 여건을 만들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유승민 퇴진] 김무성 당권 사수·대권 행보 ‘가시밭길’

    [유승민 퇴진] 김무성 당권 사수·대권 행보 ‘가시밭길’

    새누리당 김무성(얼굴) 대표는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계기로 당권을 지키고 대권을 좇기 위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탄탄대로라기보다는 가시밭길에 가깝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방안”, “갈등과 혼란이 계속되면 총선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당 대표로서 파국은 반드시 막아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등 자신의 고민 지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발언문은 김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떠안은 가장 큰 과제는 당·청 관계 복원이다. 지난 3일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가 나란히 자리하고도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당·청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단면이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이 일단락된 만큼 당·청이 기존의 극한 대결을 이어가기보다는 관계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당분간 박 대통령과의 ‘코드 맞추기’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지, 김 대표의 입지 약화로 이어질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당장 차기 원내대표 선출 문제가 고민점이 될 수 있다.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영향력 자체만 놓고 보면 절대적일 수 있다. 당·청 관계를 고려해 친박(친박근혜)계 원내지도부 구성에 묵인 또는 동조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김 대표 체제는 취약한 구조가 될 수 있다. 최고위원회를 구성하는 비박계와 친박계의 ‘수적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박계 원내지도부 구성에 힘을 실어 줄 경우 당·청 관계가 또다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 될 수 있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 과정에서 첨예화된 계파 갈등도 수습해야 한다. 현재로선 김 대표가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 인선을 통해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계파별로 두루 안배하는 ‘탕평 인사’가 점쳐지는 이유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 간 주도권 다툼까지 잠재우기는 쉽지 않다. 김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바라보는 계파 간 시각차도 뚜렷한 만큼 결국 키는 김 대표가 쥐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가 이달 말 미국 방문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지, 일정 기간 미룰지도 관심사다. 김 대표 주변에서는 당 차원의 행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대선주자로서의 통과 의례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거부권 정국 장기화,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니다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되돌아온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무산됐다. 과반 의석을 점하는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개정안은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되면서 ‘거부권 정국’이 변곡점을 맞았다. 그러나 당·청 갈등의 뇌관이었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는 정리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내연해 온 친박과 비박 간 분란이 다시 표면화할 참이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볼썽사나운 여권 내 내홍이 국민의 수인(受忍) 한도를 넘어서고 있음을 당·정·청(靑)의 핵심 당사자들은 뼈저리게 인식하기 바란다. 거부권 정국의 불씨가 된 국회법 개정안이 사실상 무효화된 것은 사필귀정이라고 본다. 정부의 행정입법권이나 시행령 등 행정입법의 모법(母法) 위반 여부에 대한 사법부의 심사권을 침해해 삼권분립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입법부에 행정입법 수정 요구권을 부여한 법리의 위헌성 이상으로 국회법 개정의 불순한 동기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라는 국민의 여망은 따르지 않고 정략적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끼워 넣은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여기에 장단을 맞춘 새누리당 원내 사령탑이 거부권 정국의 1차 원인 제공자란 뜻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국 정상화의 궁극적 책임은 여권에 있음은 불문가지다. 그렇다면 유 원내대표도 정치적 이해를 떠나 대국을 봐야 한다. 개인적인 잘잘못을 떠나 그는 현재 여권 내에서 매우 옹색한 처지다. 사실관계를 속단할 순 없지만 그가 국정에 비협조적 자세를 보였다고 여긴 박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질타를 받은 데다 위헌 소지가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에 합의해 준 전비(前非) 탓이다. 이제 위헌 논란은 일단락된 만큼 더이상의 국정 표류를 막기 위해 명예로운 퇴진 시점을 고민할 때다. 친박 좌장 격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어제 “국회법이 정리된 뒤에는 우리 당도 정상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정치권이나 우리 사회가 근 한 달 이상 국회법 때문에 혼돈에 빠져 있는 상황은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까닭에 공무원연금법 개혁과 아무 관계 없는 국회법 개정안으로 위헌 시비를 부른 여야의 원죄가 가볍지 않다. 그러나 여당 원내 사령탑의 이런 실책을 두고 “배신의 정치”라는 등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여권 내 소용돌이를 몰고 온 박 대통령에게도 정국 수습의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국리민복이 정치의 본령이어야 함은 진부할지 모르나 당연한 얘기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서민 경제를 살리는 일은 발등의 불이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이른바 4대 구조개혁을 마무리해 미래에도 대비해야 한다. 공공부문 개혁의 첫 단추인 공무원연금 협상 과정에서 이미 겪었듯이 하나같이 당·정·청이 엇박자를 내면 이루기 힘든 과제들이다. 더욱이 메르스 사태와 가뭄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22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는 중차대한 시기가 아닌가. 야권의 국정 발목 잡기가 아니라 여권 내 분란으로 국정 엔진을 꺼뜨린다면 그야말로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청와대도 이제 포용의 정치를 펴야 할 이유다.
  • “사퇴하라” “퇴진 불가”… 유승민 묘수 내나

    “사퇴하라” “퇴진 불가”… 유승민 묘수 내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에 부쳐지는 6일 국회 본회의를 정점으로 기로에 놓였다. 친박(친박근혜)계는 6일을 사퇴 시한으로 못박고 의원들을 설득하는 한편 비박(비박근혜)계 역시 물러설 수 없다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에 따라 여권의 내홍도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원내대표는 5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거기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는 “사퇴할 이유가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계파별로 의원들 동향 파악에 분주했다. 친박계는 6일 사퇴 시한을 앞둔 주말을 거치면서 의원총회 표 대결에 대비해 직간접적으로 의원들 설득 작업에 주력했다. 친박계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유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옳다”며 “(친박계의) 집단행동 여부는 일단 유 원내대표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이정현 최고위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는 배신보다는 의리의 사나이이고 싶다”며 유 원내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정우택 의원 등 친박계 의원이 중심인 충청권 의원들도 6일까지 유 원내대표가 사퇴를 표명하지 않으면 강력한 입장 표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당 비례대표 의원들도 지난 2일 오찬 회동을 갖고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역시 주말 동안 사태 흐름을 예의주시했다. 이들은 여전히 유 원내대표의 ‘사퇴 불가론’을 외치고 있지만, 비박계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주장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비박계의 한 재선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이 비박 의원들을 접촉해 설득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들은 6일 다시 모여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6일 국회 본회의를 전후로 유 원내대표가 취할 수 있는 입장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거취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는 시나리오다. 이 방안은 현실성은 높지만 이후 열릴 당 최고위원회의에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최고위원들이 불참하거나 당무 거부 또는 사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향후 열릴 의원총회에서도 거취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가 유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친박계는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돌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의원총회 소집을 통해 표 대결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온 청와대 역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 원내대표가 향후 스케줄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사의를 예고한다면 당내 갈등은 점차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유 원내대표가 추가경정예산 처리 의사를 밝힌 만큼 사의 시기는 7월 임시국회(8~24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거취 논란은 일단락되지만 내년 4월 총선 공천권 지분 다툼으로 인한 계파별 물밑 세(勢) 결집 움직임이 분주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현실성은 낮지만 유 원내대표가 고민 끝에 6일 사의를 표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사의를 표명하면 원내대표 공백기가 생겨 7월 임시국회에 바로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이 문제다. 또한 후임 원내대표를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 간 제2의 세 대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유승민 사퇴 기로] 劉 ‘마이웨이’… 원내회의 주재·의원 만찬 참석

    [유승민 사퇴 기로] 劉 ‘마이웨이’… 원내회의 주재·의원 만찬 참석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30일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직책을 수행했다. 회의석상에서 간간이 의원들과 귓속말을 하며 의견을 나누는 등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1일 예정된 기획재정부와의 추가경정예산 당정협의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지만, 오후 원내대표실에서 방문규 기재부 제2차관으로부터 사전보고를 받는 등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 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엔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원내부대표단 11명(이에리사, 심학봉, 김도읍 의원 불참) 등과 함께 경기도 김포의 한 식당에서 2시간여 동안 이례적으로 수습을 위한 만찬을 가졌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일이 잘 풀리려면 대통령 마음이 좀 바뀌어야 하는데…”라며 유 원내대표에게 물러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날 유 원내대표의 행보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을 낳았다. 지난 29일 최고위원 대부분이 사퇴를 종용했던 긴급최고위원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가 ‘명예로운 퇴진’을 위한 모양새 갖추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던 때와는 다소 달라진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명분에서 밀릴 것이 없다는 계산이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열린 지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로부터 재신임 절차를 거쳤다. 친박계 의원들의 사퇴 종용에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뭉쳐 사퇴 불가를 외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유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지지도가 상승했고 위상도 한층 격상됐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7~28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8.5%로 나왔다. 또 29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여권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는 지난달에 비해 2.0% 포인트 상승한 5.4%로 4위를 차지했다. 친박계의 다음 수순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친박계는 의총 소집을 미룬 채 유 원내대표의 행보를 관망하고 있다. 다만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의총 개최에 대해 “엄청난 다른 파문을 가져오는 것을 의원들이 원치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유 원내대표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사퇴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고민할 시간을 벌게 된 정도다. 유 원내대표 거취의 1차 분수령은 차기 의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의원들에게 유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다시 묻고 표결에 들어가기 직전 또는 직후에 사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원내 관계자는 “의총에서 표 대결로 갈 경우 분당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의총이 열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다음 분수령은 6월 임시국회 종료 시점(7월 6일 또는 7일)이 유력하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오는 6일 국회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하면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해 자동 폐기한 뒤 사퇴하는 수순이다. 이는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 재의 문제를 스스로 마무리 지은 뒤 사퇴함으로써 정치적 타격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이 있다. 마지막 분수령은 7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추가경정예산 정국이다. 추경 편성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결국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가 추경에 대한 해결 의지를 보인 만큼 추경을 위한 임시국회에서 역할을 한 뒤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점에서의 사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국회법·메르스 출구전략’ 靑·與·野 새 뇌관

    ‘국회법·메르스 출구전략’ 靑·與·野 새 뇌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여·야·청 모두 한숨을 돌렸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총리 공백’ 사태가 52일 만에 해소됐고, 여당은 당·청 갈등의 뇌관을 제거했으며, 야당은 국정 운영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향후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수용 여부는 당·청 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수습을 위한 출구 전략은 여야 간 새로운 충돌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늦어도 오는 30일까지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 현재로선 위헌 소지를 이유로 거부권 행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메르스 사태 속에서 ‘거부권 정국’이 형성될 경우 비판 여론을 키울 수 있고, 당·청 관계 악화로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거부권 행사가 현실화될 경우 새누리당이 당·청 관계 파국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재의결 절차를 밟기도 쉽지 않은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노골화될 수 있다. 자칫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넘어 퇴진론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는) 강제성이 있다고 보는 게 대세”라면서 “위헌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의결 외에 다른 정치적 해법을 찾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선택도 변수다. 정 의장은 “본회의에 재상정해 표결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새누리당의 표결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 과반 의석을 보유한 새누리당이 표결 자체를 보이콧할 경우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2 찬성)를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메르스 사태는 여야 간 갈등의 골을 키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우선 추경 편성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맞춤형 추경이 필요하다”면서도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스가 진정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사태 확산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비화될 여지도 다분하다. 자칫 ‘국정조사 정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여야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개혁,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등에 합의한 상태지만 시각차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23·30일 중 거부권 유력… 재의결 상황따라 與·野·靑 희비 교차

    23·30일 중 거부권 유력… 재의결 상황따라 與·野·靑 희비 교차

    국회법 개정안이 ‘문구수정’이라는 고육지책을 거쳐 정부로 이송됐지만 청와대가 거부권 행사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어 전운이 감돌고 있다. 거부권 행사로 내상을 우려한 여당은 극도로 말을 아끼며 추이를 살피고 있다. 반면 거부권 행사 뒤 재의결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되는 야당은 청와대의 중재안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파국을 막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청와대의 중재안 수용 뒤 법안 의결·공포이지만, 가능성은 낮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추이를 살핀 뒤 23일 국무회의 또는 30일 시한에 임박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 “한 글자 고쳤던데 달라질 게 없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다. 거부권 행사 시기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제헌 국회 이후 73번째다. 총 6건의 거부권이 행사된 노무현 정부를 포함, 역대 정권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경우는 대부분 ‘여소야대’ 정국이었다. 2013년 1월 이명박 정부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일명 택시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었지만, 정부가 별도의 택시지원법 추진 의사를 밝혀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거부권 행사에 따라 여·야·청 또는 당내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예고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국회법 개정안 문제와 관련, “일절 대응을 안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 지도부는 어떤 시나리오든 곤혹스러운 처지가 된다. 거부권 행사만으로도 유 원내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여당 지도부는 재의 요구된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부쳐 가결되면 당·청 관계는 파탄을 면치 못하게 된다. 여당 내 계파갈등도 첨예해질 가능성이 크다.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는 반면 청와대는 국정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당·청 갈등을 이유로 여당 지도부의 퇴진 또는 대통령 탈당도 거론될 수 있다. 반대로 표결에 부쳐 부결되면 야당의 극심한 반발이 불가피하다. 여당 지도부는 심각한 타격을 입는 반면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 지도부가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보류하면 야당의 반발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세월호 시행령 개정이라는 명분과 정국 주도권 확보라는 실리를 모두 잃게 되기 때문이다. 협상을 주도한 이종걸 원내대표의 입지도 좁아진다.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박 대통령이 중재안을 수용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법안을 재가·공표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당·청 관계는 회복되고 여야 관계도 순항이 예상된다.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력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당·청 간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평가와 위헌 논란에 따른 원칙을 깼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이날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결하게 되면 의결정족수를 맞춰 주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두 원내대표가 거부권 행사에 대비해 ‘이면합의’를 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야당은 “명시적으로 약속한 것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유 원내대표도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친박계는 “매당행위”라고 발끈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거부권 시사한 朴·강제성 외치는 野… 딜레마 빠진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의 뜻을 표명함에 따라 공은 새누리당으로 넘어가게 됐다. 현실적으로 당·청 관계와 여야 관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개정안 처리를 주도한 유승민 원내대표와 개정안 시행에 반대하는 박 대통령 둘 중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의 선택에 따라 당·청 관계가 얼어붙을 수도, 반대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정국은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은 오는 5일쯤 정부로 이송된다. 박 대통령은 15일 이내인 오는 20일까지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현재로선 개정안 공포 가능성은 희박하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만큼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방미(14~18일) 전보다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거부권 행사 이후다.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여야 대치보다는 여당 내 계파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법안 처리가 ‘기명투표’인 것과 달리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무기명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표 단속’도 쉽지 않다.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대북 송금 특검법’(2003년 3월)과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법’(2003년 11월)은 재표결 결과 각각 재의결과 폐기라는 정반대 결과로 이어졌다. 여야가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결(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2 찬성)할 경우 박 대통령 또는 새누리당 지도부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자칫 여당 지도부가 ‘퇴진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여권 전체적으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악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대통령과 우리 당의 뜻이 다를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국회법 개정안의 내용이 위헌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당내 갈등을 차단할 해법을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이 표결이 갖는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표결 자체를 늦추거나 아예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재상정하려면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3년 1월 거부권을 행사했던 ‘택시법’의 경우 비판 여론을 의식한 여야가 표결을 포기한 바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청와대와의 갈등 봉합에 초점을 맞출 경우 반대급부로 여야 관계는 경색될 수밖에 없다. 이미 야당이 시행령 전반에 대한 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총리공백 한달] 총리 없어도 굴러간다?… 국정 시스템 무너져 개혁 실종

    [총리공백 한달] 총리 없어도 굴러간다?… 국정 시스템 무너져 개혁 실종

    새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이 늦어질수록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에서도 총리 직무대행 상황에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적합한 새 총리를 찾는 데 고심한 전례가 있었다. 특히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정운찬 총리의 사퇴 이후가 눈에 띈다. 19일 총리 비서실 등에 따르면 서울대 총장을 지냈던 충남 공주 출신의 정 전 총리는 앞서 부여 출신의 김종필 전 총리, 청양의 이해찬 전 총리 등에 이은 충청권 총리이자 취임과 동시에 차기 대선 주자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장 전입, 자식의 국적·병역 문제 등이 불거졌지만 가까스로 야당의 동의를 얻어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전임 노무현 정부의 세종시 개발에 맞선 정부 수정안을 대변하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이는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는 빌미가 됐다. 정 전 총리는 취임 10개월 만에 “모든 책임과 허물을 짊어진다”며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는 궁지에 몰린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전면적 개각설을 공식화했으나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직무대행 체제는 무려 51일 동안이나 이어졌다. 역대 총리 공백 기간 가운데 최장 기록이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을 총리로 지명했고 김 전 총리는 이후 2년 2개월 동안 비교적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총리로 남게 된다. 전남 장성 출신의 김 전 총리는 최초의 전남 출신 총리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총리를 박근혜 정부의 세 번째 총리 후보로도 거론하고 있다. 총리 부재로 단 하루라도 국정 공백이 발생한 과거 사례는 모두 6차례다. 김대중 정부는 박태준 전 총리와 장상 전 총리서리의 퇴진으로 총리 부재 사태를 두 차례 겪었다. 이때 각각 이헌재,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의 직무대행 체제가 그나마 국정 공백을 최소화했고 후임 이한동 전 총리와 김석수 전 총리도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 당시는 총리 수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5월부터 2007년 4월까지 3년 가까이 고건,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가 3대에 걸쳐 연이어 직무대행 체제를 겪었다. 고 전 총리는 행정을 잘 알고 별다른 잡음도 없었으나 앞서 국회로부터 탄핵당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신한 권한대행 임무가 종료돼 2004년 박수를 받으며 스스로 물러난 케이스다. 36일간의 국정 혼란을 메우기 위한 당시 노 대통령의 선택은 5선 국회의원 출신의 실세인 이 전 총리였다. 이 전 총리는 재임 1년 8개월 동안 ‘책임 총리’로서의 권한을 십분 활용했다. 다만 야당 의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던 처지에서 2006년 ‘3·1절 골프 파문’이 빌미가 돼 물러났다. 뒤이은 선택은 최초의 여성 총리였다. 그러나 한 전 총리는 2007년 정치자금 수뢰 등 여러 구설에 휘말려 퇴진했다. 이 전 총리나 한 전 총리는 모두 국정 공백기에 나온 뜻밖의 ‘한 수’였다. 그러나 그들마저 논란 속에 퇴진하자 혼란을 가라앉힐 인물로 두 시기에 모두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가 지목됐다. 경제, 산업, 외교통상 등의 공직과 여러 기관장을 두루 섭렵했고 무난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는 당시 국론 안정화에 기여했고 그 덕분에 현 정국에서도 다시 총리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달에 걸친 총리 부재로 이미 일부에서는 국정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연계 문제로 난관에 봉착한 현 상황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부 측을 대변하며 갈등 해결을 모색해야 할 총리가 갑자기 빠지면서 수습이 원활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전단 살포, 풍자 예술인가 SNS 이슈용 ‘이벤트’인가

    전단 살포, 풍자 예술인가 SNS 이슈용 ‘이벤트’인가

    지난해 10월 20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옥상에서 전단 4500장이 뿌려졌다.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등장인물처럼 머리에 꽃을 꽂은 박근혜 대통령의 풍자 그림이 담겨 있는 전단이었다. 이 전단을 살포한 팝아트 작가 이하(47·본명 이병하)씨는 “부정선거 의혹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세상을 풍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기점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전단 살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16~17일에도 박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전단 수천장이 서울 홍익대 등 전국 7곳에서 뿌려졌다. 군사정부 시절인 1970~80년대 등사기 롤러로 종이에 찍어 배포했던 조악한 품질의 전단이 ‘복고 열풍’을 타고 디지털 시대의 저항 수단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중화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창’(窓)은 다양해졌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아날로그 방식의 전단이 등장한 데 대해 사회학자 등 전문가들은 현 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전임 이명박(MB) 정부 때도 정부 비판의 목소리는 높았고 SNS를 통해 확산됐지만 전단은 등장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전단의 비판 대상이 박근혜 정부라는 점에 주목한다. 군사독재 시절 주요 비판 수단이었던 전단을 사용함으로써 과거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는 연상 작용을 유도한다는 얘기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군부독재 시절의 주요 선동 방법인 전단을 이용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를 떠올리게 하는 수단이 된다”며 “이씨가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모습을 합성한 것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날로그적 행위 자체의 희귀성도 거론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날로그는 이제 일상적이지 않은 것이 된 만큼 전단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사건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 “전단이라는 방식이 과거를 회상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전단 살포가 일종의 ‘이벤트’라는 시각도 있다. 전단을 뿌리는 행위 자체는 SNS를 이용하는 것보다 확산 효과나 메시지 도달률이 낮지만, 이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더욱 널리 퍼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벤트를 통해 SNS에 이야깃거리를 던져 줌으로써 SNS 안에서 재생산될 수 있다”며 “홍익대 앞 등 주로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전단을 뿌리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단의 등장 시점도 묘하다. 지난해 10월 정부 비판 전단이 뿌려지기 직전엔 ‘대북 전단’이 논란이 됐다. ‘대북 삐라’는 허용하면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억압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던 시기다. 노 교수는 “단순히 SNS 검열을 피하고자 전단을 이용했다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전단 배포에 나선 이하씨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예술은 갤러리에 전시하는 게 아니라 거리로 나가 대중과 만나는 것이며, 가장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전단과 포스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단은 하늘에서 떨어져 극적인 효과가 있고 오프라인 행위이지만 온라인과 결합한 예술 행위”라며 대정부 비판 전단을 고도의 정치 풍자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朴 대통령·北김정은 합성 전단 홍대역 등 전국서 1만여장 뿌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단 수천장이 서울, 광주, 부산 등지에 조직적으로 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단은 17일 오후 5·18 전야제가 열린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 수십장이 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오전 1시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7층 건물 옥상에서 1000여장이 살포되는 등 서울 4곳, 부산 1곳, 광주 2곳 등 7곳에서 뿌려졌다. 팝아트 작가 이하(47·본명 이병하)씨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전단 1만 6000장을 전국 10여곳에 살포하는 ‘블루레인 프로젝트, 제2의 5·16쿠데타’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전단은 10x15㎝ 크기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머리 모양에 박 대통령의 얼굴을 넣은 인물이 그려져 있고 ‘퇴진’이라는 문구가 양옆에 한 글자씩 적혀 있다. 이씨는 전단의 제목을 ‘우아한 퇴진’이라고 정했다. 이씨는 “5·16을 기념해 대한민국 대통령의 우아한 퇴진을 기원하는 정치 풍자 퍼포먼스”라면서 “민주주의의 최고 가치는 표현의 자유이며, 시대와 어울리지 못하는 정부가 있다면 나가 달라고 정중히 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에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전단을 뿌린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 등)로 지난달 28일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마포경찰서는 전단 살포 지역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전단 살포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전단을 직접 뿌린 이들에 대해 현주건조물침입 혐의와 경범죄처벌법을, 이 작가에게는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유시민 딸 유수진 체포…박근혜 퇴진 시위하다 현행범으로 연행돼

    유시민 딸 유수진 체포…박근혜 퇴진 시위하다 현행범으로 연행돼

    ‘유시민 딸 유수진’ ‘유시민 딸 체포’ 유시민 딸 유수진 체포…박근혜 퇴진 시위하다 현행범으로 연행돼 유시민 딸 유수진(25)씨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8일 총리공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된 청년들 중 유시민 전 장관의 딸 유수진씨가 포함된 사실이 30일 알려졌다. 유수진씨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파산정권 퇴거하라’는 문구가 담긴 전단 500장 이상을 뿌린 혐의로 청년단체 ‘청년좌파’ 동료 10명과 함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유수진씨는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주의와 노동권, 사회 공공성을 연이어 파괴하고 있는 정부 정책을 그대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수진씨는 당일 마포경찰서에 입감됐다가 29일 밤 석방됐는데, 유시민 전 장관은 유수진씨가 입감된 날 오후 9시 40분쯤 마포경찰서에 찾아왔지만 면회시간이 지나 옷과 수건 등 생필품만 전달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시민 딸 유수진, 박근혜 퇴진 시위하다 현행범 체포

    유시민 딸 유수진, 박근혜 퇴진 시위하다 현행범 체포

    ‘유시민 딸 유수진’ 유시민 딸 유수진(25)씨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8일 총리공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하다 경찰에 연행된 청년들 중 유시민 전 장관의 딸 유수진씨가 포함된 사실이 30일 알려졌다. 유수진씨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파산정권 퇴거하라’는 문구가 담긴 전단 500장 이상을 뿌린 혐의로 청년단체 ‘청년좌파’ 동료 10명과 함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유수진씨는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주의와 노동권, 사회 공공성을 연이어 파괴하고 있는 정부 정책을 그대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수진씨는 당일 마포경찰서에 입감됐다가 29일 밤 석방됐는데, 유시민 전 장관은 유수진씨가 입감된 날 오후 9시 40분쯤 마포경찰서에 찾아왔지만 면회시간이 지나 옷과 수건 등 생필품만 전달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민들은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를 듣고 싶어 한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어제 새벽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 앞에는 국정 과제들이 쌓여 있다. 박 대통령은 식물총리였던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했지만, 제대로 된 새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운 10여일 동안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노동구조 개혁 문제는 여전히 해답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 놓여 있다.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열린 반둥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을 갖는 등 동북아 정세 역시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순방 중 과로로 건강이 상한 박 대통령은 어느 하나도 마음 편하게 다룰 사안이 없다. 박 대통령이 화급을 다툴 문제는 무엇보다 성완종 파문을 하루빨리 잠재우고 국정의 정상화를 이루는 일이다. 이번 사태는 현직 국무총리와 현 정권의 전·현직 비서실장은 물론 이른바 친박 실세 등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힘겨운 청문회를 거쳐 어렵사리 임명한 총리가 사실상 역대 최단명 재임이라는 오명 속에 퇴진하게 됐다. 아직까지 확실한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자칫 정권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자신은 아무리 떳떳하고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총리가 사퇴할 정도로 측근에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 12일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힌 대목이나 “정치개혁 차원에서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발언은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다. 세월호 사태나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 당시에 보였던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이 이번에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 상당수 국민들의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검찰의 ‘물타기 수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대거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거론된 것만으로도 먼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엄정 수사를 지시하는 것이 순리다.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야당의 속성상 당연한 일이지만 야당의 공세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박 대통령의 진솔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조차도 “국민은 대통령의 정직한 목소리를 듣기를 원한다.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한 말씀을 기대한다”며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성완종 파문에 따른 민심의 이반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은 사과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성완종 파문이 국정 현안을 모두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 스스로 겸허한 마음으로 진솔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시급한 국정 현안의 처리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 [커버 스토리] ‘허울뿐인 No.2’ 대한민국 국무총리

    [커버 스토리] ‘허울뿐인 No.2’ 대한민국 국무총리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흔들리고 있다.’ 현직 총리가 취임 2개월여 만에 검찰의 칼날 앞에 섰다. 마땅히 후임 총리감이라고 여길 만한 인물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남짓 만에 총리 2명이 국론을 뒤흔든 사건으로 물러나고 총리 후보자 3명이 구설에 휘말려 낙마하는 지경에 이르자, 인사청문회를 기피하는 현상마저 생겼다. 과거에 총리직 제안을 간곡히 고사했다고 알려진 한 원로는 “(신상털기 청문회 때문에) 가족들이 만류해서…”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총리의 의전서열은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하지만 행정부 각료들의 좌장이며 대통령 궐위 시 대통령의 업무를 대행하는 사실상 국정 2인자의 막중한 자리다. 24일 국무총리 비서실에 따르면 연봉도 대통령 다음으로 많은 1억 5896만원이고 업무추진비는 8억 3600만원에 이른다. 또 서울 종로구 삼청동(대지면적 1만 5014㎡)과 세종 어진동(2만㎡)에 집무실과 숙소를 겸한 국무총리 공관이 제공된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총리는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던 옛 재상(宰相)보다 위상도 떨어지고 권한도 크게 줄었다. 현재의 사전적 의미로는 ‘독자적인 권한을 갖지 못하고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기관으로서의 지위만 갖는다’고 명시돼 있다.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다가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총리를 보면서 ‘사정(司正) 총리’가 사정(事情)을 비는 총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총리 운영제에 대한 개편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헌과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조심스럽긴 하지만 총리의 권한과 역할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특히 현재 대한민국은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바쁜 대통령을 대신해 국빈 영접과 외국 순방 등을 해낼 ‘의전 총리’의 역할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민생 현장 구석구석을 살피며 지친 민심을 달래줄 ‘서민 총리’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차기 총리는 ‘Mr.청렴’

    차기 총리는 ‘Mr.청렴’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지명했던 총리 후보자들은 그 시점에서 여권이 맞닥뜨린 난제를 풀어낼 상징성을 띤 인물이었다. 시기마다 ‘사회적 화두’를 보면 다음 총리 후보자로 누가 지목될 지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총리 지명이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호작용한다는 뜻이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휘말려 퇴진하는 만큼 차기 총리의 키워드는 ‘청렴’ 혹은 ‘도덕성’의 덕목이 주요 인선 기준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물론 지역 안배와 총리 후보자의 리더십 등도 전략적 고려 대상이다. 박 대통령은 2013년 2월 정부 출범에 맞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첫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김 전 소장이 땅투기 의혹으로 낙마하자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통과에 초점을 두고 검사 출신으로 청렴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낙점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후 ‘국가개혁’, ‘관피아 척결’이 화두로 떠오르자 ‘강골검사’ 안대희 전 대법관이 총리 후보로 지명됐다. 전관예우 의혹에 발목잡힌 안 전 대법관이 언론의 혹독한 검증 속에서 중도하차하자 박 대통령은 언론인 출신인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하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해 연말 비선실세 의혹으로 정국이 들썩이면서 박 대통령의 소통력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자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의 이 총리를 기용해 당·청 및 대야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박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로 볼 때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가진 명망가를 선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등 현 내각 경험자부터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관료, 호남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정치인도 거론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이완구 총리 사의… 엄정한 수사만 남았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 논란으로 결국 사퇴했다. 중남미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도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며 사의를 받아들였다. 오는 27일 박 대통령 귀국 즉시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취임 63일 만에 물러나게 돼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이 총리는 사태 초기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 가면서 배수진을 쳤지만, 결국 싸늘해진 민심을 이기지 못했다. 이 총리의 사퇴는 자업자득의 성격이 강하다. 현직 총리가 부패 스캔들의 한가운데 놓인 것 자체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인 데다 그의 잦은 말 바꾸기로 거짓말 논란에 휩싸여 스스로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직후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 1년간 23번이나 만나고 두 사람의 휴대전화에 217차례의 착·발신 기록이 남을 정도로 빈번한 교류가 이뤄진 것이 확인됐다. 성 전 회장이 ‘비타 500’ 박스에 3000만원의 현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이 총리의 운전기사가 “두 사람이 그날 단독 회동을 했다”는 증언을 하면서 백기 투항을 한 것이다. 이 총리의 사퇴 과정은 도덕성과 정직성이 결여된 공직자에 대해 국민이 어떤 심판을 내리는지를 똑똑하게 보여 준 사례다. “대통령 귀국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설득하던 여당도 등을 돌릴 정도로 민심 이반이 심했다. 이 총리의 사퇴로 현 정권의 인사 난맥상이 다시 한번 재연된 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수첩 인사로 표현되는 좁은 인재 풀 가동과 청와대의 부실한 사전 검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시각이다. 대통령 외유 중에 총리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국정 공백의 우려도 크다. 후임자를 물색하고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거치면 아무리 빨라야 5월 말에나 새로운 총리가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총리가 자진 사퇴 결단을 내림으로써 국정 정상화를 앞당기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두 명의 부총리를 중심으로 청와대 및 당 지도부와 협력하고 야권과도 소통에 나선다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자원외교 비리 조사나 노동시장 구조 개편, 공무원연금 개혁 등 중대한 국정 사안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 박 대통령도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내 주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국무총리 소환이라는 부담을 던 만큼 초대형 권력비리의 진실 규명은 이제부터 시작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은 엄정하고 빠른 수사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검찰이 아무런 제약 없이 수사에 임하게 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역시 청와대와의 교감에 따라 이뤄진 만큼 이 총리에 대한 수사 역시 하문(下問) 수사로 전락할 개연성은 남아 있다. 이번 기회에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고 대한민국 검찰로서 당당하게 거듭나려면 그야말로 어느 누구에게도 성역이 없는 수사가 돼야 한다.
  • 결국… 李총리, 朴대통령에 사의 표명

    결국… 李총리, 朴대통령에 사의 표명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가 발견된 이후 11일, 총리 임기 63일 만이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총리가 고심 끝에 박 대통령에게 총리직 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관련 사실에 대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진사퇴론이 확산된 상황에서 국정 혼란을 조기 수습하고 재·보선의 악영향을 막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7일 귀국한 이후 이 총리의 사의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당초 21일 이 총리 주재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무회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2013년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박근혜 지지율 ‘폭락’…세월호 추모 집회선 퇴진 전단지도 대량 살포

    박근혜 지지율 ‘폭락’…세월호 추모 집회선 퇴진 전단지도 대량 살포

    박근혜 지지율 ‘폭락’…세월호 추모 집회선 퇴진 전단지도 대량 살포 박근혜 지지율, 세월호 추모 집회 ’박근혜 지지율’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해 폭락했다. 지난 17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14~16일 전국 성인 1008명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5% 포인트 급락한 34%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전에 40%를 정점으로 찍은 뒤 계속해 추락중이다. 반면 부정평가는 2%포인트 높아진 54%였고, 12%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5%, 모름/응답거절 7%) 새누리당 지지율도 동반하락해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38%를 기록했다. 올 들어 40% 지지율이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새정치민주연합 25%, 정의당 4%으로 야당 지지율은 전주와 변함이 없었고,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33%로 전주보다 3%포인트 늘었다. 한국갤럽은 “올해 들어 대통령 직무 긍정률이 29%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등 변화가 많았지만 새누리당 지지도는 40% 선을 지켰었다”면서 “그러나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대통령 직무 평가뿐 아니라 기존 새누리당 지지층에도 균열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5%(총 통화 6578명 중 1008명 응답 완료)였다. 한편 세월호 추모집회가 열린 18일 서울 시청광장 범국민 대회를 마치고 행진에 나선 시위대가 종로2가 근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지를 뿌리기도 했다. 전단지에는 “성완종 게이트 책임지고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李총리 운명의 일주일… 숨막히는 수싸움

    [뉴스 분석] 李총리 운명의 일주일… 숨막히는 수싸움

    이완구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총리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20일부터 이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위한 본격적인 여야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야·청은 이 총리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시점과 방식을 놓고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복잡한 ‘수싸움’이 불가피하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19일 서울 관악을 지원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 해임건의안 문제와 관련, “이번 주말이 지나도록 이 총리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주초부터는 해임건의안 제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고 새누리당과도 해임건의안 제출 의사일정을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임건의안 제출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추인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윤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해임건의안 국회 본회의 일정 조율을 위한 여야 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법상 해임건의안은 제출 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 23일과 30일 두 차례 본회의 외에 추가 본회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 이에 따라 이 총리 해임건의안 처리 시기와 방식을 놓고 여·야·청 간의 수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정치연합은 추가 본회의 일정을 잡기 위한 여야 협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30일보다는 박근혜 대통령 해외 순방 귀국 이전인 23일 전후에 표결하는 것이 정국 주도권 확보에 유리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여야 협상을 감안하면 27일 추가 본회의를 열어 해임건의안을 보고하고 72시간 이내인 30일 표결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다. 25, 26일은 주말이므로 추가 본회의를 잡기가 쉽지 않다. 새정치연합은 추가 본회의가 잡히면 비박(비박근혜)·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여권 내 이탈표 확보에 동력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이 걸려 있는 만큼 최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을 늦추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해임건의안이 표결되더라도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27일 이후가 더 유리하다.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뒤에는 청와대로 정치적 부담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경기 성남 중원 모란시장에서 “박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국정공백이 없어야 한다. 그때까지 일주일만 참아 달라”고 밝혔다. 이 총리의 사퇴가 전제됐을 경우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에 야당이 먼저 해임을 요구하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다. 이 총리의 퇴진을 계기로 국면 전환을 기대할 수도 있다. 반대로 박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야당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면 박 대통령 스스로 정국 주도권을 쥐고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야당이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든 청와대 입장에서는 ‘임기응변’이 가능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돌아오는 27일 이후인 29일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30일 본회의 표결 없이 박 대통령이 총리를 해임하거나 총리가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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