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박근혜 대통령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조선시대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크리스마스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최우수선수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유시민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161
  • [곽병찬 칼럼] 보수 야당이 ‘20년 집권’하려면

    [곽병찬 칼럼] 보수 야당이 ‘20년 집권’하려면

    썩 내키는 표현은 아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 말대로 지금 자유한국당에는 “더이상 개혁보수가 설 땅이 없어 보인”다. 내키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없어 보이’는 게 아니라 없기 때문이요, 둘은 지금까지 과연 한 번이라도 ‘개혁보수’의 둥지가 됐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물론 5·18 광주항쟁 관련자들을 단죄하고, 5·18을 법적으로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신군부의 주력인 하나회를 해체하고, 금융실명제를 단행한 것은 지금의 자유한국당 당사에 사진이 걸려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은 것이니 ‘개혁’이 아니라 ‘혁신’이라는 표현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남북 대결 구조라는 민족의 정수리에 박힌 말뚝을 더 깊이 박아 버렸다. 이에 관한 한 그는 이전 군사정권 이상으로 수구적이었다. 1994년 남북은 남북 정상회담을 약속했다. 대결 구조를 변화시킬 획기적 계기였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마자 그는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는 등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심지어 북미 제네바 합의 이행에 딴지를 걸었다. 북한 정권의 붕괴를 기대한 것이지만, 이전의 군사정권보다 더 졸렬했다. 북한을 ‘핵 무장 외길’로 내몬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정수리의 말뚝을 더 깊이 박았으니, 다른 외과적 개혁은 의미를 갖기 힘들었다. 시비를 거는 게 아니다. 한국의 보수정당에 포기할 수 없는 기대가 있어 하는 말이다. 기대라니? ‘비정상체제’를 끝내기 위한 전당대회가 비정상 집단에 끌려가는 자유한국당의 막장 꼴을 보고도 기대 운운하다니, 제정신인지 의심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정수리의 말뚝을 뽑는 데 꼭 필요한 보수정당의 평화 이니셔티브에 대한 기대를 포기할 수는 없다. 독일 기독교민주당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기민당은 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주도하에 이루어지던 냉전의 첨병이자 동독 및 동구권과의 체제 대결에서 선봉이었다. 1969년 동독에 대한 포용 및 동구권과의 관계개선(동방정책)을 내세운 사회민주당에 정권을 내줬음에도 1980년대 초까지 이런 대결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다. 1982년에야 사민당의 동방정책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재집권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동구권이 기민당 정권을 신뢰하고, 동독 주민들이 서독과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이런 기민당의 변화 덕분이었다. 기민당은 1982년부터 지금까지 부패 스캔들로 7년간 정권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 30년째 집권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까지 치렀으니, 보수정당의 평화 주도권은 더 중요하다. 보수정당이 아니면 대결을 통한 북 체제의 파괴라는 환상과 석고처럼 굳어 버린 대북 적대감을 완화하거나 해소하기 힘들다. 보수정당의 지지가 없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화로운 서울 답방은 이루어지기 힘들다. 그들의 협조가 있어야 대한민국 열차는 북한을 지나 유라시아로 뻗어 갈 수 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국가 정책으로 설 수 있다. 한반도 평화 국면은 보수정당에게 기회다. 길은 사민당이 깔았지만 결실은 기민당이 거둔 것처럼 블루오션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보세력 20년 집권의 꿈’을 이야기했다면, 보수정당은 30년 집권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기회다. 피하거나 거스를 수 있는 흐름도 아니다. 이미 피할 수 없는 대세다. 북미 협상은 이제 어느 한쪽도 발을 빼기 힘들게 됐다. 이승만부터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적대적 남북 관계를 이용해 정권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려 했던 타성 때문에 눈앞에 두고도 보지 못할 뿐이다. 정두언 전 의원이 말한 ‘집포당’(집권을 포기한 정당)의 행태는 그런 타성의 결과다. 자유한국당판 경기동부연합이라는 ‘한 줌도 안 되는’ 태극기부대에 얹혀 다니고, 유력 후보자가 그 눈치를 보느라 국회와 헌법재판소, 사법부 등 헌법기관의 의결과 결정을 부정하고,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등 ‘5·18 망언’을 입에 달고 다니는 자들이 당을 쥐락펴락하고…. 물론 숨어 있는 다수는 “우리가 대한애국당인가. 김진태 데리고 우리 당에서 좀 나가 달라”는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묻고 싶다. 보수정당은 집권할 의지가 있는가? 그러면 타성을 버리고 독일 기민당의 길을 가라. 20년 집권을 원하는가? 그러면 한반도 평화의 이니셔티브를 잡아라.
  • ‘도로 박근혜당’ 한국당의 퇴행

    2·27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 논란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정 문제에 휩싸이며 과거에 발목이 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대를 계기로 지지자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할 한국당이 오히려 퇴행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황 “헌재 결정 존중… 절차는 부족” 수위 낮춰 전대 막판 최대 화두로 떠오른 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다. 황교안 당대표 후보는 20일 TV토론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은 존중하지만 절차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전날(19일) “동의하지 않는다”는 발언보단 수위를 낮췄지만 당내 친박(친박근혜) 지지층을 의식한 듯 탄핵 결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유지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황 후보가 최근 태극기부대의 영향력을 보면서 당권을 확실하게 잡으려면 친박계 쪽을 품어야겠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며 “전대 압승으로 당대표에 오른 뒤 적극적으로 비박계를 품는 식의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 “과거로 역사 돌려” 헌재가 내린 탄핵 결정을 제1야당의 유력 당권 주자가 문제 삼자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5·18 망언으로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에 정면으로 도전하더니 어제는 당권 주자들이 앞다퉈 탄핵이 잘못됐다고 했다”며 “황 후보가 이제 와 탄핵이 잘못됐다고 하는 건 명백한 자기부정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건전한 비판과 견제로 국정 운영의 균형을 잡아야 할 야당의 역할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당권 쟁취에만 몰두하고 역사를 과거로 돌리려는 거만함을 보인다”고 했다. 5·18 망언 논란이 당 내부에서조차 가라앉지 않는 점도 한국당의 전대를 과거지향적으로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5·18 공청회를 주최한 김진태 후보를 향해 “(공천회에 참석한) 지만원씨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하고 극우적 시각을 가진 분인데 지금이라도 관계에 선을 그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특정인의 이미지를 제게 씌워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게 아닌가 싶어 착잡하다”고 반격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靑 “블랙리스트 먹칠 삼가달라”…의혹 조목조목 반박

    靑 “블랙리스트 먹칠 삼가달라”…의혹 조목조목 반박

    비위 행위가 적발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다. 환경부가 산하기관 임원들의 임기 등 인사 동향을 파악해 작성한 문건이었다. 자유한국당은 환경부가 지난 정부 인사를 찍어냈다면서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문건에 등장하는 임원들 중 임기 전 퇴직자, 임기 만료자, 임기 초과 근무자의 숫자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수사에 나선 검찰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해당 문건이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보고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청와대가 “블랙리스트라는 먹칠을 삼가달라”면서 적극 반박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이 문제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비화하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할 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인사정책에 그 딱지를 갖다 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변인은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이번 논란의 차이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보면 (과거 정부 때 지원대상에서 배제된) 대상은 민간인들이다. 영화·문학·공연·시각예술·전통예술·음악·방송 등에 종사하는 분들이 목표였다”면서 “그러나 이번 환경부 사안은 공공기관의 기관장, 이사, 감사들로 국민 전체에 봉사하고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을 본질로 하는 분들이다. 짊어져야 할 책임의 넓이와 깊이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숫자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여 동안 관리한 블랙리스트 관리 규모는 2만 1362명에 달한다”면서 “반면 이번 사안에서는 일부 야당이 ‘블랙리스트 작성, 청와대 개입 근거’라고 주장하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봐도, 거론된 24개의 직위 중 임기 만료 전 퇴직이 5곳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산하기관 인사들 대부분 임기를 보장받았고, 연장 근무까지 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통계를 만들어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박근혜 정부 때는 2014년 여름부터 2015년 1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되었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경유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내려보내 지원사업 선정에 반영했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런 일을 한 적도 없을 뿐더러, 그런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인사수석실 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하는 일은 환경부를 비롯한 부처가 하는 공공기관의 인사방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협의하는 것”이라면서 “공공기관장 등에 대한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기에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장관의 임명권 행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일상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너무도 정상적인 업무 절차다. 이를 문제 삼으면 인사수석실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 해명했다. 이날 김 대변인은 자유한국당과 마찬가지로 이번 환경부 사안을 ‘블랙리스트’라고 규정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서도 “언론도 블랙리스트라는 용어 사용에 신중해 주기 바란다”라면서 “더욱 씁쓸한 것은 과거와 너무 다른 보도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부 보수 언론이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2~3월 게재한 사설과 칼럼 제목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이 예시로 거론한 사설과 칼럼은 2008년 3월 6일자 조선일보 사설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지 않는 사람들’, 2008년 3월 13일 문화일보 사설 ‘盧정권 ’낙하산 코드 인사‘ 스스로 물러나야’, 2008년 3월 13일 중앙일보 사설 ‘코드인사와 임기보장···하자있는 인물,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바른 처신’, 2008년 2월 26일 동아일보 칼럼 ‘새 문화부 장관의 악역(후략)’, 2013년 3월 19일 중앙일보 사설 ‘색깔들은 버티고 엉뚱한 사람만 나가니’ 등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태극기부대’와 결별 없이 자유한국당 미래 없다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에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태극기부대’다.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2000여명은 어제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연설회 시작 1시간 전부터 “김진태”를 외치며 분위기를 돋웠지만,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등장하자 “김병준 나가라, 빨갱이”와 같은 원색적 표현도 불사했다. 최근 ‘5·18 폄훼’ 논란에 휩싸인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징계를 김 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끌어낸 데 대한 불만 표출이다. 당비를 매달 1000원 3개월 이상 낸 책임당원으로 구성된 전체 선거인단 37만 8000명 중 태극기부대는 2%인 80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태극기부대가 전대의 표심을 좌우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들의 강력한 행동력과 조직력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전국 권역별 합동연설회마다 대거 참석해 욕설과 고성 등으로 전대 분위기를 흐리고 ‘세과시형’의 낡은 정치 행태로 정당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정하는 이들 세력에 표를 얻기 위해 구애하는 후보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청년을 대표하겠다며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준교 후보는 “저 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는 등 보수의 품격을 찾아볼 수도 없는 발언은 물론 “이대로 가면 자유 대한민국은 북한 김정은이 독재하는 남조선 인민공화국이 된다”며 ‘문재인 탄핵’을 주장하는 등 극우적 발언을 쏟아냈다. 여권의 잇단 악재로 상승하던 한국당 지지율도 급락 반전했다. 리얼미터가 그제 발표한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지난주 28.9%에서 3.7% 포인트 하락한 25.2%로 나타났다. 세 의원의 5·18 망언을 계기로 한국당 내 극우세력이 극대화하면서 중도 성향의 지지자들이 떠나는 것이다. 이제라도 건전한 보수세력의 통합을 위해서는 시대착오적인 극우 태극기부대와 결별해야 한다. 한국당이 중도층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하지 않고 ‘박심’(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을 놓고 대한애국당과 다툰다면 집권과는 더 멀어진다.
  • [서울광장] 극우 모으면 정당은 만들어도 집권은 못 한다/김성곤 논설위원

    [서울광장] 극우 모으면 정당은 만들어도 집권은 못 한다/김성곤 논설위원

    요즘 자유한국당의 모양새를 보면 집권은 힘들 듯하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괴멸 수준의 참패를 당했을 때 김성태 원내대표는 “보수 이념의 해체, 한국당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40여일 만에 꾸려진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김병준 위원장은 취임 인터뷰를 통해 한국당의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역사를 따라가지 못해 국민의 기대나 희망 등과 괴리가 생겼고, 변화된 사회상이나 문화 등과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을 꼽았다. 그러면서 ‘혁신’과 ‘정책정당화’를 표방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당이 변하려는가 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당에선 혁신도, 정책도 찾아볼 수 없다. ‘도로 새누리당’이 아니라 더 퇴행했다. 박근혜 정권이 ‘촛불’로 무너지고, 이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뼈를 깎는 각오로 변해야 한다”고 외쳐 대더니 여당의 뒷걸음질로 상황이 조금 달라진 듯 보이자 언제 혁신을 외쳤느냐는 듯 과거로 돌아갔다. 김병준 위원장은 당을 바꾸겠다더니 당은 바꾸지 못하고 자신이 변해 버렸다. 보수를 넘어 극우가 판친다. 대표적인 것이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망언’이다. 지난 8일 김진태 의원과 이종명 의원이 공동 주최한 5·18 관련 공청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지만원씨는 “북한군 개입은 증명된 사실”이라고 했고, 이종명 의원은 “5·18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었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순례 의원은 한술 더 떠서 “종북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 내면서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영상을 보내 “5·18 문제에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나면 안 된다”고 했다. 망언 릴레이다. 광주항쟁을 왜곡하는 대표적인 인사가 지만원씨와 김대령씨다. 이들은 광주항쟁 때 시민군 중 일부가 북한군이라고 주장한다. 최첨단 기법으로 얼굴 윤곽을 확인한 결과 북한의 저명 인사로 판명됐다고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2013년에는 책도 내고, 자칭 5·18 전문가로 행사한다. 5·18역사연구회라는 사이비 단체의 외곽 지원도 받는다. 5·18 정사 연구자들은 이들의 주장이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돌아다니던 글을 모아 놓은 것이라고 반박한다. 또 북한군이라고 지명된 당시 시민군이 한달음에 올라와 “내가 당신들이 북한군이라고 지목한 시민군”이라고 얘기해도 이들은 막무가내다. 역사적으로 검증이 끝난 사안임에도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들이 왜곡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역사 왜곡이다. 유사역사학자가 아니라 의원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5·18 표장사’라고밖에 해석이 안 된다. 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진태 의원은 친박의 표가 필요했을 것이다. 김순례 의원도 5·18 망언 직후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소속 정당의 집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친박의 결집과 득표에 혈안이 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한국당 대표 경선에 나선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 때) 박 전 대통령이 요구한 의자도 안 들여보냈다”며 ‘배박’(배신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으로 낙인찍을 때 ‘왜 그럴까’ 하고 의아해했다. 그런데 친박들의 극우 발언을 보면서 ‘아하! 친박 부활’을 인식한다. 뜸을 들이던 한국당은 이들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하지만 이종명 의원만 제명하고, 김진태·박순례 의원은 징계 유예 판정을 내렸다. 마지못해 한 느낌이다. 이 의원도 본회의에서 3분의2의 동의를 얻어야 제명이 가능한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과 야 3당이 이들을 국회윤리위원회에 올렸지만, 이미 윤리위에 올라가 있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 등의 문제와 엮여서 답보 상태다. 한국당의 물타기 시도도 엿보인다. 요즘 한국당 대표 유세장은 친박이 몰려다니며 ‘김진태’만 연호해 진행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한국당이 공당으로서 집권을 도모한다면 증오에 기반한 극우와 결별하는 게 맞다. 망언 ‘3인방’에 대한 제명도 주저해선 안 된다. 극우를 모아서 정당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집권을 할 수는 없다.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정권을 내주고 지방선거에서 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처절하게 참패했던 가까운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본인들은 변하지 않으면서 여당인 민주당의 실수에 기대어 지지율을 올리는 정당이라면 미래의 희망은 없다. sunggone@seoul.co.kr
  • 황교안 “朴 탄핵 동의 못해”… 한국당 계파갈등 재점화되나

    전대 TV토론서 “朴, 돈 수수 입증 안돼” 오세훈 “판결 통해 밝혀져…사리 안 맞아” 일각선 “막말·내부총질…역컨벤션 효과”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가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는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 문제를 언급하며 향후 당의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지도 주목된다. 황 후보는 19일 당대표 TV토론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어쩔 수 없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X표’ 팻말을 들며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인 책임을 묻는다고 해서 쉽사리 탄핵 결정을 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것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이 부분에 관해서 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황 후보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즉답을 피해오다 이날 처음으로 개인 입장을 나타냈다. 당권 경쟁자인 오세훈 후보는 황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오 후보는 “대한민국 보수층 전체가 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인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라며 “이미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통해 탄핵에 대한 이유가 밝혀진 바 있는데 굳이 그것을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했다. 황 후보의 이날 발언으로 당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도로 친박(친박근혜)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황 후보가 판도라의 상자라고 할 수 있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언급한 만큼 그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탄핵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당의 2·27 전대가 막말과 내부 총질로 얼룩지며 ‘역컨벤션 효과’가 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선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국당의 ‘급진 우경화’가 가장 큰 이유다.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김진태 후보는 지난 8일 5·18 관련 공청회를 주최했다 ‘망언 논란’을 일으켰다. 청년최고위원 후보인 김준교 후보는 지난 18일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인가”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고, 이근열 후보는 5·18 망언과 관련해 “초·재선 의원이 간단한 말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황교안 “박근혜 탄핵, 동의 못 해” 오세훈 “탄핵 총리” 비판

    황교안 “박근혜 탄핵, 동의 못 해” 오세훈 “탄핵 총리” 비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황 후보와 오세훈, 김진태 후보는 19일 2차 TV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5·18 폄훼’ 논란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TV조선 주최로 70분간 진행된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질문에 오(O)와 엑스(X)로 답변하는 과정에서 황·김 후보는 ‘아니다’(X), 오 후보는 ‘그렇다’(O)라고 답해 입장차가 컸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게 있는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탄핵이 타당했던 것인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객관적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탄핵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자 오 후보는 “그렇다면 우리 당은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당이 된다”며 “결국 내년 총선은 한국당이 탄핵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평가하고 심판하자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국민 밉상’ 최순실이라는 공직에 가까이 가선 안 될 사람이 정기적으로 청와대를 드나들며 (국정에) 이런저런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당이 탄핵에 대한 국민의 입장을 견지해야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맞섰다. 오 후보는 황 후보를 겨냥해 ‘탄핵 총리’라고 규정하고 “원하든 원치 않든 박근혜정권과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많은 국민의 생각”이라며 “황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우리 당이 과거 행적으로 퇴행적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황 후보는 “탄핵에 대한 저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면서도 “과연 이 당에 탄핵을 놓고 ‘나는 아무 문제가 없고, 나와 관계없는 일이다’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되나”라고 되물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5·18 폄훼’ 공청회를 연 장본인이라는 지적을 받은 김 후보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극우논객 지만원씨와 거리를 두려고 애썼다. 그는 “5·18 공청회에 제가 참석한 것도 아니고, 지만원씨는 해당 사안에 대해 오래 연구하신 분”이라며 “지만원씨의 주장은 여러 의견 중 하나로, 저는 지만원 박사님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법농단 의혹’ 양승태 법원에 보석 청구…“증거인멸 우려 없어”

    ‘사법농단 의혹’ 양승태 법원에 보석 청구…“증거인멸 우려 없어”

    ‘사법농단’과 관련한 각종 혐의들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면서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1심 구속기한은 오는 7월 11일 만료된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에 피고인의 보석을 청구했다고 19일 밝혔다. 변호인은 “헌법상 보장된 피고인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검찰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는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피고인의 구속 상태가 지속된다면 구치소에서 약 20만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이 불완전한 검토 자료를 바탕으로 방어권 행사를 할 경우 사안에 대한 심리가 모두 이뤄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불구속 재판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증거 인멸 우려도, 또 양 전 대법원장이 법관들을 회유할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많은 법관이 이 사건으로 인해 피고인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서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형사재판 절차를 피할 생각이 결코 없고,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고손실, 공무상 비밀누설 등 40개가 넘는 혐의로 지난 11일 구속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숙원사업인 상고법원의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부담스러워하는 일제 강제징용 소송 선고를 미루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비판적인 성향의 일부 법관들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만들 것을 지시해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각급 일선 법원에 지급된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를 거둬들여 비자금을 조성하고, 헌법재판소에 파견된 판사를 통해 헌재 내부정보를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정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 출국 금지에 청와대 “수사 지켜보겠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 출국 금지에 청와대 “수사 지켜보겠다”

    산하기관 표적 감사 등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출국금지와 관련,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은경 전 장관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된 것과 관련해 청와대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라고 짧게 언급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문재인 정부 첫 환경부 장관인 김은경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등을 내보내기 위한 환경부의 표적 감사에 관여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문건과 환경부 전·현직 관계자 등의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달 말 김은경 전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이달 초 김은경 전 장관을 소환해 블랙리스트 의혹과 ‘표적 감사’ 의혹 등을 조사했다. 김은경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김태우 전 수사관이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한편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해 말 일부 진행하고 남은 부처에 대한 올해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작년 말에 진행한 올해 업무보고 부처 7곳을 제외한 나머지 부처 보고를 서면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11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를 시작으로 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여성가족부·국방부 등에 대해 대면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통일부·외교부·보건복지부·법무부 등 11개 부처를 비롯한 각 기관에 대한 보고를 조만간 서면으로 받는다. 김의겸 대변인은 “아직 업무보고를 받지 못한 부처를 모두 대면 보고받기에는 물리적·시간상으로 촉박하고 다른 국정 현안도 많아서 서면보고로 대체하는 것”이라면서 “서면보고 준비는 이미 각 부처에서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해 사이트에 대한 강력한 차단 정책인 이른바 ‘https 차단’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데 대해서는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청와대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며 그 전까지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문의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종교지도자와 오찬 간담회에서 “남북 경협이 시작된다면 가장 먼저 시작할 수 있는 게 금강산 관광”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금강산 관광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금강산 관광이) 북미정상회담과 직접 연관됐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북미 협상이 진행돼 가면서 자연스럽게 금강산 관광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탄핵 만든 잡X” “빨갱이”… 욕설에 묻힌 한국당 대구 연설회

    “탄핵 만든 잡X” “빨갱이”… 욕설에 묻힌 한국당 대구 연설회

    김병준, 쏟아진 야유에 1분간 연설 중단 김진태·황교안 후보 등단 때만 야유 없어 “대구 현역의원들 黃 지지… 金은 안될 것”“카메라 치워, 뽀사버리기 전에 이 씨XXX.” 18일 자유한국당의 아성인 대구의 엑스코에서 열린 2·27 전당대회 대구·경북·울산 합동연설회는 시작 전부터 험악한 분위기였다. 전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일명 ‘태극기 부대’ 극성 회원이 행사장 밖에서 스피커를 들고 취재진을 향해 욕설과 삿대질을 해댔다. 태극기를 펼쳐든 ‘대구우파시민연합’ 소속의 한 지지자는 기자들에게 “쓰레기 기자XX. 카메라 치워”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카메라 기자들이 자리를 떠나자, 또 다른 지지자는 “봤지, 대구 오면 반 죽여야 돼. 개XXX”라며 폭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비박계 좌장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만든 김무성은 잡X이다”에서부터 “박지원이랑 해서 탄핵을 만든 김무성 졸개들은 여기(대구) 오지도 마라”까지 욕설이 난무했다. 이들 근처에서는 ‘5·18 망언’ 3인방의 사퇴를 주장하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등 66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측 간 큰 마찰은 없었지만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험악한 분위기는 실내로 이어졌다. 연설회장 3000석은 시작 1시간 전부터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연설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김진태’, ‘황교안’을 외치는 함성이 행사장을 뒤덮었다. 이날 연설회장에는 김 후보의 지지자들도 많았지만 황 후보 지지자가 더 많아 보였다. 당원 박모(54)씨는 “대구는 황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며 “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첫 연설회 때처럼 김 후보만을 위한 일방 응원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강모(67)씨도 “현재 후보자 지지 피켓만으로 봐도 김 후보 지지자는 4분의1 정도로 보인다”며 “반면 황 후보 지지자는 그 2배가량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대구는 현역 의원들의 입김이 센 동네”라며 “의원들이 황 후보를 밀고 있는데 김진태판으로 가겠나”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르자 김 후보 지지자들은 “씨XXX”, “워워”, “당장 내려와라”, “5·18 유공자 명단 공개하라”며 고성을 지르며 야유했다. 김 위원장은 “조용히 해주세요. 여러분들이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알고 있다”며 입을 뗐지만 고성은 잦아들지 않았고 1분여간 연설을 시작하지 못했다. 이들은 오세훈 후보가 등장하자 “빨갱이”, “닥쳐라”, “잰 아무래도 안 돼” 등 막말을 내뱉었다. 오 후보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험악한 욕설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반면 황 후보와 김 후보가 등단했을 때는 야유가 없었다. 연단에 오른 황 후보는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누구는 저래서 안 된다며 서로 손가락질만 하다가 망하지 않았는가”라며 “저는 그렇게 하지 않고 모두를 끌어안고 가겠다. 맏형처럼 든든하게 당원들을 지키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9년 동안 죽어 있었다. 여러분이 오세훈을 버리신다면 이제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버리지 말고 힘을 모아달라”며 “수도권 선거는 박빙의 승부인데 박 전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하면 국민이 표를 주시느냐”라고 했다. 김 후보는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끝까지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인가. 왔다 갔다 한 사람, 기회를 엿본 사람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대구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씨줄날줄] 포토라인 논란/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포토라인 논란/박록삼 논설위원

    # 장면1. 2017년 7월 30일. 전 대통령 박근혜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을 찾았다. 그러나 노란 삼각형 포토라인을 그냥 지나쳤다. 카메라 플래시 소리만 요란했다. 넉 달 전인 3월 21일 검찰 포토라인 앞에서 “송구스럽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반성하던 분위기와 비교됐다. 박씨는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들어가려 했지만, 법원이 요구를 거부했다는 후일담이다. # 장면2. 1993년 1월 15일. 당시 통일국민당 대표이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대선 패배 뒤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피의자가 됐다. 검찰에 출두한 정 회장은 이날 주변에 몰려든 기자들에게 시달리다 카메라에 부딪쳐 오른쪽 이마가 2~3㎝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는 ‘포토라인’이 만들어진 직접적 계기가 됐다. 포토라인은 제한된 공간, 취재진의 동선을 제한해 혼란을 막기 위한 기자들의 자율적 제한선이다. 1994년 1월 만들어져 벌써 26년째다. ‘국민의 알권리’ 및 검찰의 수사 감시, 피의자 신체 보호 등이 주목적이다. 포토라인에 서고 나면 신문, 방송 등에 일제히 보도되니 대부분 피의자들에게 포토라인의 좁은 공간은 곤혹스러움 그 자체다. 인권 문제 등이 제기되곤 했지만 더 큰 범죄 혐의를 받는 이들이 주장하기에는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한데 최근 커지는 포토라인 찬반 논란은 좀더 구체적이다. ‘검찰 포토라인’을 무시하고 친정인 대법원 앞에서 발언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촉발했다. 현재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 수사공보준칙’은 검찰청 내 포토라인의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단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자산총액 1조원 이상 기업 대표 등만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즉 ‘공인’에게 허용한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여론은 물론 법관에게도 유죄 심증을 줄 수 있다”면서 포토라인 자체를 반대하지만, 검찰수사의 밀행성과 폐쇄성을 오래 학습한 시민들은 ‘국민의 알권리’에 기반한 포토라인의 정당성을 지지한다. 대법원 확정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겠으나 포토라인의 폐지는 범죄 혐의를 받는 권력자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대검찰청은 최근 언론인과 언론학자, 법학자,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포토라인 연구 모임’을 구성했다. 경찰청 또한 지난 15일 경찰수사정책위원회 회의에서 포토라인 현황을 공유하고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검찰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인권보호를 제도화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언론도 포토라인의 공익성을 강조하려면 공인의 기준을 엄격하게 하는 등 포토라인 운영을 더 섬세하고 정교하게 개선해야 한다. youngtan@seoul.co.kr
  • 대통령 입맛 잡은 홍어 요리 ‘시그니처 메뉴’ 됐죠

    대통령 입맛 잡은 홍어 요리 ‘시그니처 메뉴’ 됐죠

    2016년 10월 이후 한상훈(47) 셰프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5월 청와대 양식담당 조리장으로 발탁돼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이었던 2016년 6월까지 관저에서 대통령의 식사를 책임졌다. 인기 프로그램인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와 8년간의 청와대 생활을 그만뒀지만 곧 세상이 뒤집힐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해 가을 끊이지 않았던 촛불 행렬을 보며 그도 입을 열었다. “최순실이 관저에서 김밥을 싸갖고 갔다.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이 매주 주말 관저에서 회의를 했다”는 그의 증언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고, 한동안 그의 고향집 앞까지 내외신 기자들이 찾아오는 등 피곤한 삶을 견뎌야 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터진 지 2년, 그가 다시 ‘셰프’로 돌아갔는지 궁금했다. 서울 중구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그를 만났다.●아직도 靑 로고 새겨진 조리복 입고 일해 그는 여전히 왼쪽 팔에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흰색 조리복을 입고 있었다.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가 운영하는 이 레스토랑은 3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다 사용할 정도로 규모가 꽤 컸다. 메뉴 가격대에 비해 분위기도 고급스러웠다. “청와대 조리장 출신 후광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요즘엔 그런 것 안 통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주 예전에만 해도 청와대 조리장이 세상 밖으로 나가면 행정관들이 먹고살 길을 마련해 주곤 했지만, 요즘은 계약이 끝나면 냉정하게 ‘안녕’을 한단다. 그나마 그는 “TV 출연을 해서 인지도를 얻어 이 정도로 먹고살 수 있는 것”이라고 웃었다. 그는 레스토랑 운영과 서울의 한 비즈니스 호텔 총주방장을 겸하고 있다. 청와대와의 인연은 어떻게 닿은 걸까. 그는 “MB 정부와 끈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엄격한 면접과 실기 테스트를 거쳐 입성했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일하던 중 청와대 관계자에게 전화 한 통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엔 바로 출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제의를 수락했는데 막상 청와대에 가 보니 4명이 더 면접을 보러 와 있었다. 하루에 한 명씩 코스 요리 시연을 하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도 있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후의 1인이 됐지만 신원 확인이 남아 있었다. 그는 “음주운전 등 작은 전과라도 있으면 청와대 조리장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맞춰 주기로 했던’ 월급은 막상 받아 보니 특급 호텔에 비해 훨씬 적었다. 또 정규직이 아니라 1년씩 계약을 갱신해야 했다. 주변에선 “정권이 바뀌면 잘릴 자리에 뭐하러 가느냐”고 말리기도 했지만 요리로 박사 학위를 따고 호텔 일까지 셰프로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본 그에게 ‘청와대 조리장’은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일은 매우 고됐다. 그는 청와대 조리장을 “회장님 집 식모라고 보면 된다”며 웃었다. 관저 주방에는 한식 2명에 일식, 중식, 양식 1명씩 모두 5명의 조리장이 있다. 이들과 같이 상을 차린다 해도 하루 3끼씩, 1주일에 21끼를 매일 다른 메뉴를 짜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오전 5시 30분에 출근해 대통령 출근 전에 맞춰 오전 7시쯤 첫 아침상을 낸다. 바로 생활패턴이 다른 영부인의 아침 식사가 이어진다. 아침을 정리하자마자 점심 준비, 저녁 준비까지 쉴 틈 없이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도 직접 한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할때는 1명씩 따라가 현지 식사를 도맡는다. 하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 정자에서 딸, 사위 등 가족들과 함께 고기를 먹은 뒤 후식으로 냉면을 주문해 음식을 짊어지고 올라가는데 너무 힘들어서 “조리장은 연륜도 중요하지만 체력이 좋은 젊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가족이 없는 박 전 대통령 때는 조금 숨통이 트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아침은 스스로 챙겨먹겠다며 천천히 출근하라고 배려해 줬다”고 했다. ●靑 조리장은 끊임없이 새 메뉴 개발해야 힘들었지만 셰프로선 청와대 경험 덕분에 한국의 다양한 제철 식재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평생 이탈리안을 비롯한 서양 음식을 다뤘지만, 4계절이 뚜렷한 한국에 제철 식재료가 이렇게 많은지 새삼 깨달았다”며 “청와대 조리장은 매일 바뀐 메뉴를 내놓아야 하기에 제철 식재료도 잘 활용해야 하고, 새로운 메뉴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가 청와대에서 새로 만들어 대통령들이 좋아했던 홍어 요리는 지금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았을 정도로 폭 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만 그는 “청와대 조리장들은 밖에선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들인데 청와대 내부 조직에선 단순히 ‘밥 차리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경호실 직원들 월급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처우 등이 향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 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배박 논란에도 ‘황교안 대세론’ 우세… 오세훈 막판 역전, 비박 표심에 달려

    1강 黃에 집중공세… 평정심 유지가 관건 吳, 메시지 약해… “확실한 지지 못 얻어” ‘태극기 부대’ 업은 김진태 득표율도 관심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9일 앞으로 다가오며 3명 당권주자 간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합동연설회와 TV·인터넷 토론회 등 진검승부를 벌이는 과정에서 황교안 후보가 현재의 우세를 유지할지, 오세훈 후보가 역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후보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현재 판세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배박(배신한 친박) 논란이 불거지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친박계나 영남권 지지자들의 반발이 크지 않아 ‘황교안 대세론’은 흔들림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다른 때 같았으면 황 후보를 향한 친박계의 쓴소리가 이어졌을 텐데 이번에는 모두 입을 닫고 있다”며 “결국 다음 총선 공천권을 갖는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 아닌 당대표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황 후보 쪽에 줄을 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가 1강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경선 기간 쏟아질 집중 공세는 불안 요소로 남는다. 오 후보와 김진태 후보는 이날 2차 토론회에서도 황 후보를 향해 각각 “황 후보의 답변을 들으면 답답하고 질문의 요지를 이해 못 한 듯하다”, “다소 어정쩡한 모습이 비쳐진다” 등 감정을 건드리는 공격을 했다. 침착한 이미지의 황 후보가 자칫 평정심을 잃고 실언할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며 비박계 대표 주자를 자청하고 있다. 마침 홍준표 전 대표가 전대 불출마를 선언해 비박계 표가 오 후보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졌고, 최근 5·18 막말 논란으로 한국당이 수구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며 표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단 과거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장직을 중도 사퇴한 점,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점 등은 오 전 시장이 풀어야 할 ‘원죄’로 남는다. 실제 경쟁자들도 오 후보에게 꾸준히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눈에 띄는 메시지가 없어 아직까지 비박계의 표심을 사로잡지 못한 점도 문제다. 비박계인 김학용 의원은 지난 15일 “비박 국회의원들의 믿음이 확실하지 않다”며 “오 후보가 지금 상태로 싸워서는 승률이 대단히 낮다”고 했다. ‘태극기 부대’ 등 열성 지지층을 품은 김 후보가 어느 정도의 득표율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박지원 “김무성, 탄핵 40표 됐다고…” 김무성 “그 입 다물라”

    박지원 “김무성, 탄핵 40표 됐다고…” 김무성 “그 입 다물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당시 국회 상황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김 의원은 특히 “가벼운 입을 다물라” 박 의원에게 날선 비판을 했다. 박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당 의원에 대한 제명과 관련해 여야 공조를 이야기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상황을 꺼냈다. 박 의원은 “박근혜 탄핵 때 우리가 얼마나 어려웠나. 우상호·노회찬·박지원 세 사람이 뭉쳐서 새누리당 격파 작전을 만들자고 했다”며 “특히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 ‘20표가 필요하다. 그래서 안전하게 40표를 달라’고 했더니 (김 전 대표가) ‘형님, 40표가 됐다’고 해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나중에 보니 분위기가 좋아져서 60표 이상 확보가 됐다”며 “그렇게 해서 표결을 했는데 62표 차로 탄핵이 가결되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양심적인 한국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포섭해 국회 대청소를 해 버리면 된다”며 “4당 지도부가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김무성 의원은 즉각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탄핵은 헌법 가치를 지키고 헌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었다”며 “국정 마비를 해결하려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철학과 양심이 반영된 결과였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나라를 걱정하고 헌법을 지키려는 의원들의 숭고한 고민의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박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더 이상 동료 국회의원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그 가벼운 입을 그만 다물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당, 전두환·노태우의 정당 선언…스스로 문제 해결 못해”

    “한국당, 전두환·노태우의 정당 선언…스스로 문제 해결 못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 143명이 5·18 민주화 운동 망언을 규탄하고, 극우 정치를 함께 극복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주관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소속 국회의원 143명이 공동개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143명은 현역 국회의원 298명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은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지난 8일 5·18 모독 발언과 14일 한국당 윤리위원회의 ‘꼼수 징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윤리위는 이 의원은 제명,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징계 유보 결정을 내렸다. 이에 여야 4당은 앞서 결의한 대로 한국당 세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 제명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들은 세 의원 발언과 이어진 한국당의 부적절한 대응이 한국당 극우화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민평련 대표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짧은 시간에 143명이 참여한 것만으로도 우리 국회가 얼마나 이 사안을 중대히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5·18을 모독하는 망언의 목적은 갈수록 극우화되는 한국당 행보와 무관치 않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의 지지를 얻고자 애쓰는 한국당 전당대회 모습만 봐도 의도가 무엇인지 드러난다”고 했다. 우 의원은 또 전날 한국당의 ‘꼼수 징계’에 “어제 결정은 한마디로 민심이 무엇이든 우리는 본격적인 극우 정당으로 간다는 대국민 선언”이라며 “한국당은 민주주의 수호하는 공당의 길이 아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부정하는 반(反)헌법의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토론회에 참석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렇게 여야 의원들이 신속하게 함께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짓밟는 범죄적 망언에 대한 분노”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어제 한국당의 결정을 보면서 한국당 스스로 전두환·노태우의 정당이라 선언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은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며 “이 자리에 모인 우리 4당이 함께 범죄적 망언을 한 세 의원을 국회에서 반드시 추방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것을 해내지 못한다면 진실과 정의와 역사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국회를 괴물로 볼까 두렵다”며 “우리만의 힘으로 안 될 수도 있다.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어제 한국 당에서 당대표, 최고위원 출마를 변명해서 징계를 유예했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한국당다운 것”이라며 “한국당에서 그러겠다는데 어쩌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 국회가 민주주의의 전당인 만큼 민주주의를 이렇게 정면으로 부정하는 국회의원으로 놔둘 수 없는 것”이라며 “이제 정말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5·18을 북한 개입 폭도, 유가족을 괴물 운운하는 것 역시나 극우 정치세력의 발버둥”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아무것도 모르고 거꾸로 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드러누우면 다 된다’는 식의 천박한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을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며 5·18 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여야 4당은 5·18을 비방·날조·왜곡할 경우 강력하게 형사처벌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공동으로 준비 중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김현철 “한국당, 아버지 사진 내려주길”…‘5·18 망언’ 비판

    김현철 “한국당, 아버지 사진 내려주길”…‘5·18 망언’ 비판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민주화운동은 ‘폭동’이었다고, 5·18 유공자들은 ‘괴물 집단’이라고 망언하자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가 “그런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아버지 사진이 걸려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당사에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 액자가 걸려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작금의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면 박근혜 정권의 탄핵을 통해 처절한 반성과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도 시원찮을 판에 다시 과거 군사독재의 향수를 잊지 못해 회귀하려는 불순한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개혁보수의 상징인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그곳에 걸려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빙탄지간”이라고 비판했다. ‘빙탄지간’은 얼음과 숯의 사이라는 뜻으로, 서로 맞지 않아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김씨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수구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확인되면 반드시 아버님의 사진은 그곳에서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8일 자유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5·18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 공청회에 참석한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은 “저희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자 자유한국당은 전날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다. 반면 오는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때 실시되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과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했다. 지난 13일에도 김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문민정부 당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부가 문민정부라고 규정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을 위시한 신군부세력을 단죄했다”면서 “1983년 아버지가 상도동에 전두환의 신군부에 의해 3년째 연금당할 때 5월 18일을 기해 23일 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통해 5.18을 기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영삼 정부로부터 보수의 정통성을 찾겠다는 자유한국당이 5·18을 부정하고 매도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인 셈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이미 매듭지어진 ‘동남권 신공항’ 재론 우려한다

    봉합된 줄 알았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가 태풍의 눈이 될 조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총리실 차원에서 검증하겠다”고 언급하면서부터다. 문 대통령 발언 뒤 변성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대통령께서 큰 선물을 주셨다”고 반색하는 등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선 기존의 김해공항 확장안 재검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신공항 건설 문제는 역대 정부에서 추진과 백지화를 거듭한 끝에 2016년 가까스로 매듭지은 사안이다. 그 과정에서 극심한 지역 갈등이 빚어졌다. 어렵게 봉합한 골칫거리가 다시 풀어헤쳐져 국가적 소모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지역 경제인들과 가진 오찬에서 “부산·김해 시민이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면서 “(부울경의) 검증 결과를 놓고 5개 광역자치단체의 뜻이 다르다면 부득이 총리실 산하에서 검증 논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부울경 광역 단체장들은 지방선거 이후 김해공항 확장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자체 검증 작업을 벌여 왔다. 나머지 대구·경북 2개 지자체의 의견이 부울경의 입장과 다를 게 뻔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곧 총리실 차원에서 기존 신공항 건설안을 재검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동남권 신공항은 숱한 논란 끝에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 난 사안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대 대선에서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밀양과 가덕도 두 후보지까지 결정했지만, 경제성 부족으로 백지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다시 추진했지만, 갈등만 빚다가 프랑스 업체에 타당성 용역을 맡긴 끝에 제3의 방안인 김해공항 확장으로 확정했다. 당시 5개 광역단체장도 승복을 문서로 약속했다. 이런 사정에도 김경수 경남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 등은 신공항 건설을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후 검증단을 구성하는 등 반전을 꾀해 왔다. 신공항 건설 문제 재론은 나라를 다시 한번 지역갈등과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뜨릴 게 분명하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미 지난해 ‘김해공항 확장안에 문제가 없다’면서 ‘재선정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올 상반기 중 기본계획을 완성해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신공항을 준공한다는 게 국토부 구상이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겼다고 이미 합의했던 국책사업을 뒤집어선 안 된다. 만일 백지화한다면 엄청난 비판과 분란에 직면한다는 것을 정부와 여당, 광역단체장들은 명심하라.
  • 박현갑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러 극동 개발 지휘 트루트네프 부총리·초대 북방위원장 역임 송영길 의원

    박현갑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러 극동 개발 지휘 트루트네프 부총리·초대 북방위원장 역임 송영길 의원

    극동 러시아는 ‘얼음 속 보석’으로 불리운다. 수산, 광물, 산림자원이 널렸지만 눈보라 등 혹한의 날씨로 동토의 땅이다. 석유, 천연가스 자원이 널린 북극해의 야말반도에서부터 우리의 슬픈 역사와 망향의 한이 서린 사할린주, 러시아 유일의 부동항이자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핵심 요충지인 블라디보스토크가 있는 연해지방 등 9개 극동관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극동관구의 총면적은 640만㎢로 러시아 국토의 36%, 남한의 30배 크기이지만 인구는 630만명으로 러시아 전체 인구의 4.3%에 불과하다. 도로, 철도 등 교통수단이자 물류 인프라도 미흡하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2010년대부터 ‘신동방 정책’을 통해 극동 러시아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유리 트루트네프(62) 부총리가 극동연방관구 전권대표로 개발을 진두지휘한다. 2012년에는 극동 경제문제를 전담할 중앙부처로 극동개발부도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는 러시아, 몽골, 중국의 동북 3성 등 유라시아 국가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 ‘신북방정책’을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4개월 만인 2017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9개 사업(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산업단지, 농업, 수산)에서의 한러 간 협력을 제안했다. 이를 추진할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도 출범시켰다. 한러 간 극동 러시아에서의 경제협력 전망에 대해 러시아 부총리와 초대 북방위원장을 지낸 송영길 민주당 의원에게 각각 들어 봤다.■“韓기업 러 물류·조선·보건 등 관심…양국 상호 장점 공유하면 좋을 것”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지난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은 극동 러시아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과 러시아 기업인들로 북적댔다. 2017년 9월 동방경제포럼 당시 코트라와 러시아 극동투자수출지원청이 한러 기업의 극동지역 비즈니스 협력 확대를 위해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해마다 갖는 한국 투자자의 날 행사 참석자들이었다. 올해로 세 번째 행사인데 서울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 가운데 가장 돋보인 인물은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였다. 매년 행사 때마다 국내 기업인들을 1대1로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하는 민원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트루트네프 부총리는 페름(Perm)시 시장, 주지사를 거쳐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가라테 6단 소유자로 러시아 무술연맹 회장이기도 하다. 인터뷰는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귀국하는 13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의 핵심인 ‘9브리지(bridge)행동계획’에 서명했다. 러시아 입장에서 9가지 협력사업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투자해 주기를 기대하는 분야가 있나. “우리가 어디에 투자할지를 정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정해서 하는 것 아니겠느냐. 한국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분야는 물류, 조선, 수산가공, 건설, 보건 등으로 알고 있다.” -부총리가 매년 외국기업의 투자 프로젝트를 점검하는 게 인상적이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업무란 게 사무실에 그냥 앉아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한러 협력에 대해 말하자면 경제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있지 않느냐. 두 나라 간 신뢰, 거래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직접 기업인들을 만나 장벽이 있다면 그 장벽을 무너뜨리는 일을 한다. 우리는 투자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조각처럼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 가고 있다. -올해가 3회째 행사인데 성과가 있나.” “예전보다 (투자자들의) 질문이 구체화됐다. 옛날에는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에 투자 시 러시아에서 뭘 해 줄 수 있는지, 부지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면 지금은 그러한 검토를 다하고 실질적인 투자에 대해 얘기한다. 예를 들어서 산업단지를 조정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혜택받고 싶다는 등 실질적인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내 국제의료특구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의료기관이 진출하면 기대효과는. “한국병원을 국제의료특구에 설립하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한국·중국·일본 등 주변국에서도 많이 올 수 있을 것이다. 거리상으로 보자면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로스크가 2~3시간밖에 안 걸린다. 많은 사람이 의료관광을 할 수 있다. 극동지역 러시아인들은 현지에서 바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 의료기관 진출을 계기로 양국 간 의료기술 공유를 통한 의료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의료분야는 의료법 등 규제가 복잡하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를 통해 환자들이 받는 의료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만든 극동개발부의 성과가 궁금하다. “숫자로 말하겠다. 극동 러시아에 대한 직접 투자는 16배 늘어났다. 러시아 전체 지역에서 차지하는 극동 투자비중이 종전에는 2%였는데 지금은 32%다. 그리고 새로 운영되는 기업이 180개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1500개다. 일자리 2만 7000개도 창출했다.” -3년 전 한국 경제부총리와의 면담 때, 사할린의 스키 리조트 건설에 한국 기업 참여를 제안했더라. 리프트, 도로 등 인프라는 러시아가 책임지고 한국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나. “극동지역의 해외관광객 증가율이 연 30% 정도다. 한러 비자면제협정, 2012년 이후 연해주 일대 항공자유화 등의 덕분이다. 사할린으로 말하자면 아직은 개발 중이다. 스키 트랙은 2개에서 14개로 늘었다. 호텔도 계속 늘고 있다. 현재 사할린 주 정부가 주최하는 제1회 아시아청소년 동계 스포츠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한국팀이 1등을 하고 있다.” -극동 러시아에서의 한러 경제협력을 전망한다면. “한러가 우정과 신뢰가 강화되고 상호 장점을 공유하면 좋겠다. 두 나라는 경쟁국가가 아닌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느냐. 임업, 수산, 북극항로 개설, 물류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서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agleduo@seoul.co.kr■“초당적 북방정책 野 비판 없지만 美·유럽 경제제재로 상당히 위축” 송영길 민주당 동북아특위 위원장 민주당의 동북아 평화협력 특별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을 구체화할 대통령 직속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당 버전이다. 동북아특위 위원장이자 북방위 초대 위원장을 지낸 송영길 의원을 만나 한러 경제협력 방안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의원회관에서 했다. -역대 정부의 북방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을 평가한다면. “노태우 정권 시절 박철언씨가 주도했던 북방정책은 냉전시대 붕괴로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부산물로 우리가 소련과 (1990년에) 국교를 수립하면서 됐던 반면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은 냉전이 다시 부활하는 그런 시기에 하려니 대단히 어렵고 힘들다. 그러나 더 보람 있고, 역설적으로 더 필요하다는 것이 큰 차이다. 북방정책은 여야 불문하고 초당적으로 추진돼 야당이 비판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도 러시아와의 가스관 도입 문제를 메르베데프 대통령과 합의한 바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협의해 왔다. 그런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이유로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하는 바람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일본은 러시아 제재에 어떤 입장인가. “일본은 겉으로는 미국과 공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경제적 실리를 다 취한다. 예를 들자면 범중화 경제권 구축 프로젝트인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B) 사업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오히려 미국, 호주와 함께 자유로운 인도·태평양 항해원칙에 따라 중국 포위전략에 참여하지 않느냐.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공식적으로 참여한다고 발표한 상태인데 실질적 투자는 일본이 더 많이 한다. 러시아(제재)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미국과 공조하면서, 러시아를 제재한다지만 훨씬 더 적극적으로 러시아와 비즈니스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러시아 제재에 빠져 있다. 우리는 겉으로는 러시아에 친한 척하면서 실질적 진전이 별로 없는 외화내빈이다.” -이런 점에 대해 러시아가 불만을 표시한 적 있나. “트루트네프 부총리가 불만을 토로한 적 있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실질적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노바텍이 개발한 시베리아 북극해 연안 야말반도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프로젝트가 있지 않느냐. 거기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엄청나다. 카타르에서는 천연가스를 영상 40도에서 영하 160도로 압축·액화하는 것에 비해, 야말은 기온이 영하 40도라 액화비용이 훨씬 적다. 거리가 먼 단점은 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 야말 개발 프로젝트에 우리 정부가 참여해 주기를 여러 차례 권했으나 박근혜 정부 때 왜 안 했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전이다. 지금은 중국 기업이 다 들어가 있다. 대우건설이 참여하고 싶어 했는데, 파이낸싱 문제로 못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눈치 보느라고 말이다.” -외교정책 때문에 경제적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뜻인가. “그렇다. 소극적으로 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서 미국도 러시아를 제재하지만 미국의 엑슨모빌은 사할린 가스전 개발에 25%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트럼프 회사 등 미국 기업도 600개 이상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도 예외적으로 한다면 우리는 왜 못하느냐. 외교력 때문이다. 정부가 외교적으로 풀어 줘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 기업들은 자신 없어 투자를 못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리 보고 ‘나토’(NATO)라고 한다. 행동은 없고 말만 한다는 것이다. 나진·핫산 프로젝트도 박근혜 정부 때 하자고 해 놓고 명태 쿼터나 받은 정도다. MB 정부 때 천연가스 도입 문제도 하나도 안 됐다. 이제야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랑 같이 검토, 용역하고 있다.” -러시아는 왜 한국 기업 투자에 목매나. “중일 견제를 위해서다. 연해주가 원래 중국 땅을 뺏은 것 아니냐, 1860년 북경조약 때 뺏은 땅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동방을 정복했다’는 뜻이다.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그런 이름을 지었겠느냐. 극동관구의 제일 큰 도시라는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로프스크, 모두 인구가 60만명이다. 그런데 1억명이 넘는 중국의 동북 3성이 옆에 있다. 중국이 밀고 들어오면 어찌 되느냐. 한국이 같이 있어야지.”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양승태 506회·박병대 332회… 언급된 만큼 사법남용 연루됐다

    양승태 506회·박병대 332회… 언급된 만큼 사법남용 연루됐다

    ‘최종 지시자’ 양승태 47가지 혐의 ‘핵심 실무 역할’ 임종헌 433회 적시지난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구속기소된 이후 검찰은 가담 정도 등에 따른 추가 기소 대상 검토에 한창이다. 14일 서울신문이 양 전 대법원장 공소장에 기재된 주요 피의자 및 참고인들의 언급 횟수를 조사해 보니 전·현직 법관들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범위가 엿보였다.300쪽 가까이 되는 공소장(별지 제외) 속에서 ‘최종 지시자’인 양 전 대법원장은 모두 506회 등장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개입, 법관 인사 불이익 조치, 헌법재판소 동향 수집 지시, 공보관비 유용 등 47가지에 달하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거래 대상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강제징용 소송을 지연시키려는 모습 등으로 17회 이름을 올렸다. 사법농단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된 박병대 전 대법관과 고영한 전 대법관은 각각 332회와 160회 이름이 적시됐다. 세 차례에 걸쳐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433회나 이름을 올렸다. 임 전 차장은 두 전직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하급자였음에도 양 전 대법원장의 최측근으로서 핵심 실무자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서 많이 등장하는 법관은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130회)이다. 이 전 상임위원은 박 전 대법관으로부터 판사 출신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을 직접 접촉하라는 지시를 받거나, 헌재 내부 동향 수집을 위해 파견법관과 연락을 주고받는 등 헌재 견제의 최전선에 섰다. 유력 기소 대상으로 꼽히는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민걸 전 기획조정실장도 각각 47회, 25회 등장한다. 전·현직 대법관들은 차한성(24회)·김용덕(18회)·권순일(14회)·노정희(9회)·이동원(8회)·이인복(6회)·민일영(3회) 순으로 등장한다. 현직 대법관 중 가장 많은 이름이 등장하는 권 대법관은 2012~14년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며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공모자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차 전 대법관도 법원행정처장으로서 강제징용 소송 지연 관련 1차 공관 회동에 참석하거나 블랙리스트 작성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다. 이 외에 행정처의 부당한 지시를 이행한 당시 법원행정처 심의관들도 공소장에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날 정의당이 탄핵 대상 법관으로 거론한 문성호(38회), 박상언(28회), 정다주(22회), 김민수(21회), 시진국(21회), 방창현(17회) 부장판사 등이다. 다만 검찰은 심의관급에 대해선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黃 “보수 통합” 吳 “친박 탈피” 金 “강한 우파”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선거운동 시작 첫날인 14일 “총선 승리를 위해 빅텐트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내년 총선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화두가 된다면 필패”라며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을 견제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압승하기 위해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가 바로 통합”이라며 “자유우파 진영 모두가 한국당의 빅텐트 안에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책 공감대를 토대로 진정한 통합을 이뤄 가는 ‘대통합 정책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에게는 챙겨야 할 사람도, 계파도 없다. 한국당이 저의 첫사랑이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중도층·부동층 표심에 적합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셔츠의 소매를 걷어붙이고 큰절을 한 뒤 연설을 시작한 그는 “생계를 챙기고 곳간을 채우는 민생지도자로서 합리적 개혁보수주자로서 수도권, 중부권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특히 황 후보에 대해 “공안검사였고, 스스로 최대 성과를 통합진보당 해산이라고 한다”며 “강성보수로는 무당층의 관심을 얻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박 전 대통령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용도 폐기하자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내년 선거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화두가 된다면 국민 눈에는 불행했던 과거가 떠오르기 때문에 우리는 필패”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교안·김진태 두 분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박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고 공격했다. 일부 청중석에서는 야유를 보냈다. 5·18 민주화운동 모독 발언으로 윤리위에서 징계 유예 결정을 받은 김 의원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연설했다. 그는 “전당대회 나오지 말고 돌아가라고 할까 봐 가슴이 다 벌렁벌렁했다”며 “저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 이력을 강조하며 “당대표가 된다면 애국 세력과 우리 당이 힘을 모아 어깨동무를 하고 싸워 나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