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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 때리니 빨치산 비아냥… 시대정신 못 읽는 그들만의 후진정치

    친일 때리니 빨치산 비아냥… 시대정신 못 읽는 그들만의 후진정치

    이재명 ‘친일·美 점령군’ 발언 파장 계속김재원 “차라리 北 망명해라” 망언 화답대선 때면 진영논리 강화 수단으로 등장0선 30대 야당 대표 뽑은 민심과는 괴리1위 대선 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일 세력과 미 점령군 합작’ 발언에서 시작된 정치권의 역사관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야권에서는 5일 “이 지사는 빨치산(북한 유격대)을 하든지 북한으로 가라”는 막말까지 나왔다. 대선 초입에 불거진 이번 논쟁은 역사 문제까지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해 온 우리 정치권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역사학자들은 이번 논쟁을 역사적 사실과 그 해석을 둘러싼 ‘역사 논쟁’이라기보다는 ‘정치 논쟁’으로 보고 있다.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5일 통화에서 “(해방기에) 미군도 점령이라는 표현을 썼고 소련도 마찬가지”라면서 “학계에선 논쟁할 게 없는데 왜 논쟁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역사 문제는 학자들에게 물어야 할 문제이고 정치권은 양쪽이 서로 건들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금은 친일파를 꺼내고, 좌익으로 몰아가는 등 결국 자기 진영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쓰는 것뿐”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정치권은 특히 선거 때마다 ‘반공·반일’ 정서를 자극하는 역사 논쟁을 반복해 왔다. 2007년 대선에선 일본 오사카 출신인 이명박 후보에게 ‘친일파’, 통일부 장관 출신인 정동영 후보에게는 ‘친북(종북)좌파’ 프레임이 씌워졌다. 2012년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 대결에서도 똑같은 프레임 대결이 펼쳐졌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산업화에 뿌리를 둔 보수 정당, 민주화를 기반으로 하는 진보 정당의 대결 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같은 논쟁은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에 이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위시한 야권의 대립도 과거 역사 논쟁의 복사판이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역사관을 공격하자 곧장 “친일매국 요소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고, 윤 전 총장이 입당하려는 국민의힘 역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친일 프레임으로 맞섰다. 여기에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는) 지리산에 들어가 빨치산을 하든지, 백두혈통이 지배하는 북한으로 망명을 하시든지 그래야지”라면서 “대학 시절에 읽은 ‘해방전후사의 인식’ 외에 읽은 책이 없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86세대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을 거론하며 정부·여당 핵심 인물들의 역사관을 친북 성향이라고 몰아세운 것이다. 주요 대권 주자들이 줄줄이 가세한 만큼 이 논쟁은 대선 본선까지 생명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 지사의 발언으로 야권 입장에선 보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이 논쟁은 대선 본선 때도 이어질 수밖에 없고 여야 모두 문제를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친북 vs 친일’ 또는 ‘반일 vs 반공’의 구도가 지지층 결집을 넘어 중도·청년 유권자들에게 소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0선 30대’ 제1야당 대표가 배출되는 등 최근 민심의 요구는 정치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주요 주자들도 정책 공약을 통해서는 제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비전을 강조하고 있어 역사관 논쟁은 이질적인 측면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침묵하며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 지사 발언에 대해 “국민 분열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보고자 하는 얄팍한 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송영길 대표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현충원에서 예를 갖췄고, 저 또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도 앞으로 존중할 것이라 천명했다”며 양 진영의 역사적 화합을 강조했다.
  • “J형, 나라를 구해줘”… 최재형의 시간이 오나

    “J형, 나라를 구해줘”… 최재형의 시간이 오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등판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5일 지지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최 전 원장의 지지자 모임까지 꾸려지면서 야권의 기대감은 커져 가고 있다. 이날 최 전 원장의 지지모임인 ‘별을 품은 사람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이 몰렸다. 최 전 원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대환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현장에는 전통 지게가 등장했다. 최 전 원장이 국민의 짐을 함께 들어 줄 인간적 면모가 있는 만큼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취지다. 행사명도 ‘J형(최 전 원장을 지칭), 세상이 이상해 나라를 좀 구해줘’였다. 박 전 구청장은 통화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고 시대가 당신을 부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지지자 모임은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출마를 촉구하는 릴레이 회견을 벌일 계획이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지방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막판 고심 중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기대감은 팽배하다. 장모 구속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윤 전 총장보다 안정적이란 평이 대다수다. 상대적으로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수사했던 이력 때문에 대구·경북(TK) 등 보수 표심을 결집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 전 원장의 잠행이 길어지는 가운데 정치인으로서 첫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도 조만간 최 원장과 만남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첫 공개 행보가 권 위원장과의 만남이라면 입당 논의로 자연스레 흘러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 “J형, 나라를 구해줘” 최재형 지지모임 출범했다···등판은 언제

    “J형, 나라를 구해줘” 최재형 지지모임 출범했다···등판은 언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지지모임 출범해긴 잠행 속 첫 공개 행보에 쏠리는 관심국민의힘 안팎에선 기대감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등판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5일 지지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최 전 원장의 지지자 모임까지 꾸려지면서 야권의 기대감은 커져 가고 있다. 이날 최 전 원장의 지지모임인 ‘별을 품은 사람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이 몰렸다. 최 전 원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대환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현장에는 전통 지게가 등장했다. 최 전 원장이 국민의 짐을 함께 들어 줄 인간적 면모가 있는 만큼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취지다. 행사명도 ‘J형(최 전 원장을 지칭), 세상이 이상해 나라를 좀 구해줘’였다. 박 전 구청장은 통화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고 시대가 당신을 부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지지자 모임은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출마를 촉구하는 릴레이 회견을 벌일 계획이다. 해당 모임은 최 전 원장과는 별다른 교류를 하고 있지는 않다. 행사 소식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지방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막판 고심 중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기대감은 팽배하다. 장모 구속 등 리스크를 안고 있는 윤 전 총장보다 안정적이란 평이 대다수다. 상대적으로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수사했던 이력 때문에 대구·경북(TK) 등 보수 표심을 결집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최 전 원장의 잠행이 길어지는 가운데 정치인으로서 첫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도 조만간 최 원장과 만남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첫 공개 행보가 권 위원장과의 만남이라면 입당 논의로 자연스레 흘러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최 전 원장은 두루 평가가 좋아 기대가 큰 만큼 무조건 영입하는 것이 경선 흥행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북한’·‘친일’…또 반복되는 정치권의 역사관 논쟁

    ‘북한’·‘친일’…또 반복되는 정치권의 역사관 논쟁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일 세력과 미 점령군 합작’ 발언에 야권 주자들이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이라며 일제히 때리기에 나섰다. ‘역사관 검증’을 앞세워 1위 주자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지만 정치적 목적에 따라 서로 발언 의도를 왜곡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대선이 민생이 아닌 낡은 역사 투쟁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도 제기된다. 시작은 지난 1일 고향 경북 안동을 찾은 이 지사의 발언이었다. 이육사문학관에서 그는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냐”라면서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를 보수 언론이 대대적으로 비판했고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출발을 부정하는 이 지사의 역사 인식이 참으로 충격적”이라며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된다면 ‘점령군 주한미군’을 몰아낼 것인지 답을 듣고 싶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해방기에) 우리가 미국이 아닌 소련 편에 섰어야 한다는 뜻이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도 4일 “셀프 역사 왜곡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이념에 취해 국민 의식을 갈라치고 고통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이 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썼다. 그러자 이 지사 캠프 대변인단은 “의도적으로 왜곡된 해석을 한다”고 반박한 뒤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과거 친일재산 환수법에 대해 전원 반대했던 사실이 있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속담이 떠오른다”고 비꼬았다.해방기 남한에 진주한 미군정이 포고령을 통해 일제의 친일 관료·경찰 등을 그대로 승계했고 이들이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활동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미군정은 당시 스스로를 ‘점령부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지사의 발언은 이를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 미국은 6·25전쟁을 거쳐 대한민국의 강력한 동맹국이 됐다. 야권 주자들이 반발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여권 1위 주자의 역사 관련 발언에 야권 주자들이 총공세를 가하고, 여기에 이 지사 측이 또 ‘한나라당=친일’이란 프레임으로 반박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낡은 역사 논쟁이 재현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앞서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죽창가를 부르다 한일관계가 망가졌다”고 언급하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반발하기도 했다. 죽창가는 항일 의병 등을 소재한 노래다. 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을 추진한 자신을 안중근 의사에, 비판 세력을 일본 형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때마다 현대사를 둘러싼 이념 논쟁을 반복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8월 15일을 ‘건국절’로 바꾸자는 건국절 논란이, 박근혜 정부에선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이 일었다. 다만 대선이 보수·진보 세력 간 반복되는 역사 투쟁의 장으로 변질될 경우 민생은 뒤로 밀릴 우려가 크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우리 정치 진영의 뿌리가 민주화, 산업화 세력에 각각 있기 때문에 때가 되면 역사 논쟁이 반복되는 것”이라면서 “이 경우 합리적 정책 싸움보다는 상대를 프레임화하고 딱지를 붙이는 대결 정치가 전면에 나올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 이준석, ‘장모 구속’에 “윤석열 개입했다면 지지율로 평가”

    이준석, ‘장모 구속’에 “윤석열 개입했다면 지지율로 평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요양급여 편취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데 대해, 윤 전 총장이 만약 장모 수사에 개입했다면 지지율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일 천안 신부문화공원에서 열린 ‘청년이 묻고 준스톤이 답하다’ 행사에서 “지금 단계에서는 윤 전 총장이 영향을 끼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는) 다르다고 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발언대에 선 한 청년이 ‘대한민국은 연좌를 하지 않는 나라’라는 이 대표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나왔다.이 청년은 “작년만 해도 연좌제 느낌으로 엄청 몰아가던 사건(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이 있었는데,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과거 국민의힘 모습과 상반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임명직 공직자는 선출직보다 도덕성 문제가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윤 전 총장의 경우 제기된 의혹이 있어도 지금 단계에서는 여론조사 지지율, 나중에는 득표율로 국민이 수치적 평가를 내리게 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장모가 법적인 처분을 받는 데 영향을 끼쳤다면 그건 본인의 문제가 된다”며 “그게 드러나면 연좌제 이전에 본인에게 치명타”라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그러나 지금 단계에선 윤 전 총장이 영향을 끼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만약 윤 전 총장이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부분을 했다고 하면 아마 국민들이 지금까지 보낸 지지보다는 훨씬 덜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윤 전 총장을 일단 엄호하는 한편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을 향해 포문을 돌렸다. 이 대표는 “검사 사칭 등 이해할 수 없는 전과 기록을 갖고 계신다”며 “그 부분이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선출직인 시장과 도지사로 당선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명직보다 도덕성 검증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이 대표는 앞서 충남 아산에서 취재진과 만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윤 전 총장과 처가는 경제공동체’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서는 “합리성을 갖고 이야기를 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엮으려고 한 것인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본명 최서원)씨의 경제 공동체론은 퇴임 후에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을 위해 그 돈을 쓰기로 했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임창용 칼럼] 세대교체 아닌 세대융합을 기대한다/심의실장

    [임창용 칼럼] 세대교체 아닌 세대융합을 기대한다/심의실장

    36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대표직 수행이 꽤 자연스럽다.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잡음을 일으킨 적도 없고, 여당 정치인들의 시기 어린 저격도 능숙하게 받아친다. 민감한 이슈에서 소신을 지키면서도 국민의 호감을 유도하는 감각이 돋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를 정치적 수단으로 쓰지 않는 문화를 만들겠다”거나 “정치에 입문케 해 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 “다시는 우리 당에서 광주시민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등등. 외려 정치밥을 수십 년 먹은 선배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만큼 정치언어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정치적 긴장감이 높은 대구와 광주에서의 이런 거침없는 발언은 피해자들의 거부감을 희석시키는 효과까지 내는 것 같다. 부모뻘의 정치인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치기 어린 발언이나 행동으로 당을 어렵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였다. 이 대표의 정치 행보에서 영화 ‘인턴’이 생각났다. 나이 설정은 정반대다. 은퇴한 70세 노인 벤(로버트 드니로)은 30세 여성 CEO 줄스(앤 해서웨이)가 이끄는 온라인 패션쇼핑몰 회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한다. 주변의 우려와 달리 70세 인턴사원은 수십년 직장생활과 인생 경험을 무기로 30세 사장과 동료들에게 자연스레 녹아들고, 회사가 필요로 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영화에서 30세와 70세란 두 사람의 나이 차는 갈등이 아닌 열정과 경험으로 버무려져 하나의 완전체를 이룬다. 36세 정치인 돌풍에서 이 영화를 소환한 것은 이준석 현상에 ‘세대융합’에 대한 기대를 걸고 싶어서다. 그동안 수많은 분석이 쏟아졌다. 세대교체를 향한 국민의 갈망, 기성정치에 대한 환멸,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의 전략적 선택, 586세대의 분배적 공정에 대한 2030의 반란 등등. 분석 주체의 위치나 이념적 성향에 따라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낡은 정치를 깨고 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다. 아쉬움은 대부분의 진단이 세대적 구분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586세대는 단순히 교체 대상일 뿐일까? 그 세대가 가꾸어 온 경험과 가치는 2030세대와 어우러질 수 없는 것일까? 기성 정치는 모두 청산의 대상일 뿐일까? 분배적 공정과 절차적 공정을 무 자르듯 떼어낼 수 있는 것인가? 세대는 교체가 아닌 공존의 대상이어야 한다. 절연이 아닌 융합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다. 교체됨은 사라짐을 낳고, 무리한 구분은 갈등의 씨앗이 된다. 2030이 떠오른다고 5060이 꼭 물러나야 하나. 절차적 공정이 중요하다고 분배적 공정은 무시해도 되나. 교체나 구분은 자칫 사라지거나 무시당하는 세대를 향해 폭력적이기 쉽다. 물론 소수 기득권 세력이 정치권력을 나눠 갖는 카르텔 정치나 운동권 정치세력의 내로남불과 안하무인 행태 등 낡은 정치는 도려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도려냄을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교체의 명분으로 삼을 수는 없다. 이준석의 행보뿐만 아니라 대변인단을 뽑기 위해 진행 중인 토론배틀에서도 세대융합의 희망이 보인다. 18세 고등학생부터 79세 CEO 출신 노인까지 각기 가진 경험과 가치, 언술을 동원해 경합하는 모습에서 세대 간 구분은 찾기 어려웠다. 이들은 무겁고 딱딱하기 쉬운 정치 이벤트의 한계를 넘어 공존과 융합을 실험하는 듯했다. 토론배틀을 내보내는 유튜브 조회수와 방송 시청률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공존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듯해 기대가 크다. 세대융합은 정당뿐만 아니라 모든 집단이나 조직에서 필요한 가치다. 젊은 직원들은 단톡방에서 ‘꼰대 조롱’에 열중하고, 4050 간부들은 이런 부하 직원들의 흠을 잡아 술자리에서 안줏거리로 삼는다면 ‘안습’이기 때문이다. ‘인턴’에서 70세 인턴사원 벤과 30세 보스 줄스는 세대 공존형 대화를 나누며 서로 배려하고 부족한 곳을 메워 준다. 경험은 나이 들지 않는다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은 결코 잘못이 아니라면서 말이다. 서로 열정과 경험을 존중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나이 든 간부들 중 누군가는 영화 속 인턴사원 벤일 수 있고, 밀레니얼 세대 중 누군가는 30세 CEO 줄스일 수 있다. 밀레니얼 사원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 노련한 간부의 기획력과 조율이 조화를 이룰 때 회사는 더 발전한다. 30대 야당 대표의 종횡무진 행보나 흥행 중인 토론배틀 같은 세대융합 실험이 여러 분야로 들불처럼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 [열린세상] 데칼코마니, 윤석열과 조국/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데칼코마니, 윤석열과 조국/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영화 ‘기생충’의 가제는 ‘데칼코마니,’ 즉 대칭 또는 거울상이었다. 영화에서 박 사장 일가/기택 일가는 고용인/피고용인, 가진 자/못 가진 자, 위층/아래층으로 대칭을 이룬다. 갑/을의 이 데칼코마니는 박 사장 집의 1층을 차지하기 위한 기택 일가/문광 일가의 대결이라는 을/을의 데칼코마니와 중첩된다. 이 데칼코마니 한 쌍은 갈등, 반목, 시기, 질투를 겪으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결국 박 사장 일가, 기택 일가, 문광 일가 모두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윤석열/조국은 한국 정치 ‘무대’에 올라선 데칼코마니다. 윤석열/조국은 검찰 총장/법무부 장관, 목을 친 자/목이 잘린 자, 야당/여당, 보수/진보의 대칭을 이루며 대권이라는 거대한 욕망을 향해 마지막 결투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어떤 고상한 이상과 비전도 없으며 사회적 독소들로 가득 찬 X파일, 음모, 소문, 절반의 거짓/진실이 판치는 ‘유튜브 누아르’가 펼쳐지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억울했나 보다. 그는 ‘조국의 시간’이란 책을 출간해 자신의 일가에게 씌워진 혐의를 부인했다. 조국은 서울대 법대 교수,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이라는 꽃길 중의 꽃길을 걸으며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였으나 모든 것을 잃었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 비극의 원형인 이유는 주인공이 왕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추락해야 비극이 극대화된다. 자식의 입시비리만 아니었다면 조국은 대통령도 될 수 있었다. 이제 그가 꿈꾸었던 자리를 그의 목을 친 윤석열이 꿈꾸고 있다니 소포클레스도 그 결말이 무척 궁금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과거 조국이 ‘정의의 화신’이었다면 현재 윤석열은 ‘공정의 화신’이다. 이명박, 박근혜에게 겨눈 칼을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똑같이 겨눴기 때문에 그는 공정의 화신이 됐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직업정신에 투철한 검사에게 국민은 열광했다. 하지만 그가 아직 처절하게 깨닫지 못한 것은 ‘직업으로서의 검사’와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이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윤석열은 숙련된 검사 중의 검사일지 몰라도 정치에서는 초보 중의 초보다. 그는 국가는 무엇인지,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경제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등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국가와 정치에 대한 비전도 철학도 없는 단순한 칼잡이다. 따라서 그가 기댈 곳은 여당의 반대편에 있는 보수 정치세력이며, 자신을 밀어 줄 보수 언론이며, 자신에게 ‘떴다방 정책’을 만들어 줄 보수 엘리트 지식인들이다. ‘공정의 화신’이 ‘공정과는 가장 거리가 먼 엘리트 세력들’과 연합하는 것이다. 국민은 윤석열의 이 구조적 모순을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집안은 어렵고 천하는 쉽다.” 근사록에 나오는 이 말은 윤석열과 조국이 왜 또 다른 의미에서 데칼코마니인지 알뜰하게 설명한다. 지난 몇 년간 ‘조국 일가’의 일이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렸다면 이제 ‘윤석열 일가’의 일이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윤석열은 대단히 명석하게 아버지를 모시고 투표장에 나타났고,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존경받는 보수 지식인을 만났다. ‘처가의 정치’가 아니라 ‘본가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의의 여신은 공평한지라 그의 ‘선택적 가족 정치’를 봐줄 리 없다.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남에게 금전적으로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은 없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통해 윤 전 총장이 내뱉은 말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진석은 윤석열의 안티 중의 안티다. 검찰은 윤 전 총장의 장모가 22억 9400만원의 요양급여를 불법으로 편취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윤 전 총장의 장모는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347억원의 통장잔고증명서를 위조(사문서 위조)한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겨누었던 칼을 장모에게는 겨눌 수 없었던 모양이다. 대통령은 쉽고 장모는 어렵다. ‘정의의 화신’이 가족의 입시 문제로 무너졌고, 이제 ‘공정의 화신’이 가족의 부동산 문제와 보수 불공정 세력과의 연합으로 막 시험대에 올랐다. 이 시험대 위에 정의의 여신이 칼을 들고 윤석열을 기다리고 있다. 아멘.
  • “내 두뇌 믿는다” 주경야독 소년공… “정신 차려라” 일기 쓰며 사시 패스

    “내 두뇌 믿는다” 주경야독 소년공… “정신 차려라” 일기 쓰며 사시 패스

    2017년 대선 당시 “변방의 벼룩이 소를 잡겠다”며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도전, ‘의미 있는 3등’으로 훗날을 기약했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여권 유력주자’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변호사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치는 등 여야 대권주자를 통틀어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가진 입지전적 인물이다. 가볍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특유의 사이다 화법은 비주류이자 흙수저인 그를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 됐다. 경북 안동의 화전민 가정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성남으로 이주해 ‘소년공’으로 일했다. 스프레이 작업을 하다가 후각이 상했고, 프레스 기계에 팔이 눌려 왼팔 장애를 갖게 됐다. ‘주경야독’으로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일기에는 “내 두뇌를 조금은 믿는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가치관이 가슴 안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허황된 꿈인지도 모른다. 어떻게든지 현실화시켜야 할 텐데 내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라고 적혀 있다. 중앙대 법대에 입학한 후 1986년 사법고시(연수원 18기)에 합격했다. 1987년 4월 일기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보다는 인간적인 사람이 돼야겠다. 사람이 되어야지, 명사나 권력자가 되어선 안 된다”고 썼다.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 지사는 2004년 열린민주당에 입당한 뒤 2006년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10년 두 번째 도전에서 당선된 후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등 파격적 시정으로 화제를 낳았다.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열성 지지층이 만들어지고 ‘전국구’로 부상했다. 2016년 11월 촛불정국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사이다 발언으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16년 만의 진보진영 경기지사로 ‘체급’을 올렸다.
  • ‘대선 출마’ 황교안 “文정권 저지른 비정상, 되돌려놓기만 해도”

    ‘대선 출마’ 황교안 “文정권 저지른 비정상, 되돌려놓기만 해도”

    “윤석열, 최재형, 안철수…뭉쳐서 정권교체” “초일류 정상국가 대장정 시작”“내가 강경보수면 文정부는 극좌파”“이전 황교안은 죽었다, 두번 실수 안해” 저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1일 “초일류 정상 국가를 이루기 위한 대장정을 지금부터 시작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황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려놓기만 해도 우리 사회 역동성이 되살아나고 국민 삶에 생기가 돌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거듭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황 전 대표는 이를 위해 정권교체, 민생회복, 경제회복, 외교·안보·국방 정상화, 복지 민주화를 5대 핵심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거론하며 “시대정신은 정권교체다. 함께 뭉쳐서 정권교체를 이루는 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고 하나됨을 촉구했다.“박근혜 사면 필요성 적극 검토해야”“옥중에 4년 3개월 넘겨 정리할 때” 황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대여 강경 투쟁을 반성하는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무엇을 강경 투쟁이라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이 괴로움을 당하고 정부에 항의하는데 제1야당이 책상에 앉아서 무도하게 법을 통과시키는 사람들만 바라보고 있어야 했나”라면서 “국민을 지키는 게 강경보수라면 나는 그 길을 가겠다”고 했다. 그는 “집회와 시위라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한 것을 강경보수라고 한다면, 이 정부가 하는 일은 극좌파의 행태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 수감기간이) 4년 3개월을 넘긴 것 같은데, 이제 정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사면 필요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면서 “과거에 없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장기구속이 이뤄졌고,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이제 대통령이 결단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전날 연세대에서 자신의 저서 ‘초일류 정상국가’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이전의 황교안은 죽었다. 두 번의 실수는 안 할 것”이라며 대권 도전을 예고했었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한중일을 같이 읽자/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한중일을 같이 읽자/번역가

    지난주 목요일 대학원 기말 리포트를 채점하다가 중국인 여학생이 자신과 한국 문화의 인연에 관해 술회한 부분을 읽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일 때 한국 드라마가 대량으로 중국에 수입되었다. ‘대장금’, ‘내 이름은 김삼순’, ‘거침없이 하이킥’에 ‘천국의 계단’까지. 당시 중국 티브이는 마치 한국 드라마 채널 같았다. … 한국 드라마는 주부부터 우리 엄마 같은 직장 여성에 이르기까지 각 계층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 관한 기본 교육을 엄마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보며 받은 셈이다. 매일 소파에서 엄마와 울며불며 서로 휴지를 건네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말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그녀가 한국 유학을 온 후의 변화에 관한 서술이었다. “2015년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맹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온통 화목하기만 했다. 겨우 몇 년도 안 돼서 양국 관계가 지금 이 지경까지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그랬다. 바로 그 이듬해인 2016년 가을 나는 베이징의 어느 호텔 로비에서 사장 스타일의 낯선 남자에게 “길거리에 나가 봐라. 우리가 현대 자동차를 저렇게 많이 사서 몰고 다니는데 너희 한국이 사드를 배치해?”라고 욕을 먹었다. 그 후로 내가 관여하던 한중 출판 교류는 2년 넘게 단절됐다. 작년부터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의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기는 다소 힘들 것 같다. 같은 날 오후에는 새로 독서 모임을 만들기 위한 예비 모임에 갔다가 젊은 친구들을 만났다. 그중 웹소설 업체에 다니는 K는 본래 일본 소설 편집자였다. 2년 전 여름 갑자기 나를 찾아와 “일본 수출규제 강화 전후로 일본 라이트노벨 매출이 절반 밑으로 떨어졌어요. 아무래도 회사에서 해고당할 것 같습니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는데, 다행히 요즘 인기 상승 중인 중국 웹소설 쪽으로 업무를 확장해 간신히 수명 연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학 전문 출판사에서 중국어 교재를 편집하는 S는 위기의 한가운데 있었다. “일본어 교재도 판매가 반 토막이 났는데 중국어 교재는 아예 4분의1 토막이 났어요. 이러다가는 정말 회사에서 쫓겨나겠어요.” 어쩔 수 없이 어학서 이외의 일반서로 눈을 돌려 한창 기획 중이라고 했다. 사실 내 본업인 중국 문학 번역도 판매가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책이 안 팔리는 것보다 나를 더 속상하게 하는 것은 우리 독자들이 내용과는 무관하게 ‘중국 것’이라는 선입견만으로 중국 문학을 외면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것이다. 이날 나와 그 젊은 친구들을 비롯한 5명은 앞으로 한중일의 현대사와 문화 현상에 관해 책, 드라마,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모임을 운영하기로 했다. 그들은 대부분 중국어와 일본어를 다 구사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문화 콘텐츠를 오래 즐겨 와서 내가 배울 게 많을 듯했다. “선생님은 왜 이런 모임을 꾸리려고 하세요?”라고 누가 물었다. “저는 오랫동안 한중일 삼국의 역사·문화를 비교하고 아우르는 시각을 갖고 싶었어요. 지금 세 나라에서는 반중, 반한, 반일의 조류가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리지만 사실 깊이 들어가 보면 한국의 드라마, 영화, 음악과 중국의 웹소설, 웹툰 그리고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서로 깊숙이 침투해 있잖아요. 게다가 고대의 상호 문화 교류와 근대의 동시적인 서양 수용을 돌이켜보면 이웃 국가로서 수많은 접점이 있죠. 한중일의 정치·외교 관계와 민족 감정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삼국을 하나의 역사·문화 단위로 삼아 이해하려는 노력은 계속 있어야 해요”라고 나는 답했다. 우선 취합한 도서 목록을 보니 조너선 스펜서, 프랑크 디쾨터의 중국사 시리즈와 강상중, 가토 요코 등의 일본사 논저처럼 무거운 인문서들이 많았다. 역시 나도 구세대여서 책을 매개로 지식을 흡수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 “요즘 중국 드라마와 일본 애니메이션은 어떤가요? 볼만한가요?”라고 묻자 곧장 두 젊은 친구에게서 “요즘 중국 드라마 장난 아니에요. 예전과는 달라요”와 “일본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문제작들을 배출하고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앞으로 그들에게 얹혀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윤석열 “반드시 정권 교체 이뤄내야”...‘X파일’엔 “출처불명”(종합)

    윤석열 “반드시 정권 교체 이뤄내야”...‘X파일’엔 “출처불명”(종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며 내년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무능한 세력 막고 반드시 정권교체 이뤄내야” 29일 윤 전 총장은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 후 많은 분을 만났다. 한결같이 나라의 앞날을 먼저 걱정하셨다. 도대체 나라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 하셨다”며 “윤석열은 그분들과 함께하겠다.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 그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총장은 현 정부의 문제점에 대해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법을 무시하고 세계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언급한 뒤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라며 “이 정권은 도대체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인가.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현재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고통에 신음하게 만드는 정치 세력은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를 준비하고 대처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며 “이들의 집권이 연장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며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음을 감히 말씀드린다”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청년들이 마음껏 뛰는 역동적인 나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 약자가 기죽지 않는 따뜻한 나라,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국민의힘 입당 관련 질문엔 “‘자유민주주의’ 가치 동의” 이날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관련 질문에 “자유라는 가치에 있어 국민의힘과 (제 가치관과)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굉장히 자유를 중시한다”면서 “우리 인류 역사를 보더라도 자유가 보장된 도시는 번영을 이뤘고 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자유라는 것은 내 자유뿐 아니라 그 공동체 시민들의 자유도 함께 중요하고, 연대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것이 인간 존엄의 가치이고 헌법 정신”이라며 “공공정책에선 복지로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자유라는 가치에 있어 자신과 같은 생각임을 언급한 뒤 “국민의힘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지성과 상식을 가지고 국가 운영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유 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시리라 생각하고, 여기 안에 진보와 보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출처 불명 ‘X파일’,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 윤 전 총장의 각종 의혹이 정리된 문건으로 알려진 이른바 ‘X파일’ 논란에 대해서는 “출처 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포한다든가 하면 국민께서 다 판단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검증은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서 이뤄지는 것이 맞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X파일’ 내용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국민 앞에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도 ‘X파일’이 근거 없는 문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저의 국정 수행 능력이나 도덕성과 관련해서 합당한 근거를 갖고 (의혹을) 제시하면, 국민이 궁금하지 않도록 상세하게 설명드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장모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 말한 적 없어” 장모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10원 한 장 남에게 피해를 준 적 없다’고 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다”며 “법 집행에 절대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일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6일 윤 전 총장이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장모가 남에게 10원 한 장 피해 준 것이 없다”고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0일 정 의원은 “사석에서 언급한 것이 전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와전됐다”며 “사건의 유무죄 여부와 관계없이 장모 사건이 사건 당사자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준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 관련 질의에는 “어느 정도 공감”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현직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하면서도 사면 요구에 대한 정서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사면 문제는 법을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의 민심을 살펴서 정치적으로 결단해야 할 문제로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 전직 대통령이 연세도 있고, 또 여자분인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국민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저 역시도 그런 국민들 생각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이재용 씨는 사면 문제가 아니라 형기 상당 부분을 지금 그 경과를 했기 때문에 가석방 문제가 논의되는 거 같고 그건 제가 볼때 절차 따라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 [단독]책으로 정치 공부한 윤석열…김종인 추천사 쓴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

    [단독]책으로 정치 공부한 윤석열…김종인 추천사 쓴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

    사퇴 이후 약 4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29일 공식 대권행보를 시작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첫 유튜브 인사 영상을 공개했다. 자택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는 윤 전 총장의 자택 거실의 일부와 함께 벽면 책장에 꽂혀 있는 장서들도 모습도 담겼다. 서울신문의 확인 결과, 이 장서들 중에는 국내 최초 대통령학을 개설해 연구한 함성득 한국대통령학연구소장의 책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도 포함돼 있었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윤 전 총장이 잠행하는 동안 책을 통해 ‘대통령 리더십’을 연구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은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앞서 전임 대통령들을 연구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2017년 출판된 책 ‘제왕적 대통령의 종언’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분석한 책으로 이들의 성공·실패 원인을 담았다. 이 책은 출판 당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대표(현 국정원장), 김무성 전 의원 등이 추천사를 썼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책 추천사에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생각과 준비 없이 당선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썼다.책에서는 실패한 대통령의 주원인으로 역사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자 ‘대형 업적’에 집착하는 태도를 꼽았다. 5년짜리 단임대통령의 임기로 달성할 수 없는 과도한 국정과제를 추진하다 리더십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이다. 또 저자는 ‘박정희의 정치적 그늘’도 실패의 한 축으로 분석했다. 박정희 모델에 충실해 ‘경제대국’을 과제로 설정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계몽군주형 리더십이 통했던 박정희 시절에 비해 정치·사회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과거의 유산만을 따라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박정희 유산’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지 못하고 권위주의로 회귀하다 탄핵을 맞았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인사 실패와 입법 한계 등을 대통령 실패 원인으로 지적했다.
  • 국민의힘, 보수 특별사면령… “범야 대통합 위해 일괄복당”

    국민의힘, 보수 특별사면령… “범야 대통합 위해 일괄복당”

    새달 1~8일 신청… 탄핵·공천 탈당 대상‘당직자 폭행’ 송언석 등 복당은 불투명 “李, 탄핵의 강 건넜다는 자신감이 바탕”국민의힘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통합을 위해 일괄복당 신청을 받는다고 28일 밝혔다. 당 바깥에서 유력 대선주자들이 떠오르고 있는 만큼 범야권의 통합을 위한 ‘빅텐트’를 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1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대선을 앞두고 범야권 대통합을 위한 일괄복당 신청 기간을 두겠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를 기점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탈당 및 분당 등으로 당에 함께하지 못하는 분들에 대해 문호를 열 것이고,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사면령’을 내세웠던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선을 앞두고 명실상부하게 야권의 큰집으로서 기능할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당을 떠났던 많은 동지가 다시 힘을 합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환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승리를 위해 원외 인사와도 함께 범야권 연대를 만들려는 시점에서 원래 우리 당이었던 분들까지도 특별대사면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탄핵 국면에 탈당한 이정현 전 대표나 총선 당시 공천에 반발해 떠난 곽대훈 전 의원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또한 지난 총선 때 탈당하고 당선된 4명 중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도 대상에 포함된다. 윤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몰아 줘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입장이며, 지역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4·7 재보궐선거 개표 당일 당 사무처 직원에게 폭언 등 물의를 일으키고 탈당한 송언석 의원 등의 복당은 불투명하다. 이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투기나 당직자 폭행 등으로 탈당한 경우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전혀 별도의 문제”라면서 “통상적 입당 심사 절차를 거쳐 개별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일괄복당의 대상으로 거론한 정치적 사유에 대해 “탄핵 이후 분당, 탈당했거나 공천에 불복해 탈당한 정도의 사유”라면서 “이번 홍준표 의원도 그것이 인정돼 복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괄복당 조치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 안팎의 갈등을 뚫고 탄핵의 강을 건넜다는 이 대표의 자신감이 바탕에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앞선 전당대회에서 진행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연설에서 “국가가 통치불능의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그 시점에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괄복당 조치 역시 제대로 된 보수 통합을 기반으로 정권교체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국민의힘, 내달 1~8일 일괄복당 신청 받는다…대선 앞둔 야권 대통합 구상

    국민의힘, 내달 1~8일 일괄복당 신청 받는다…대선 앞둔 야권 대통합 구상

    이준석 “범야권 대통합을 위한 일괄복당”대사면령 앞세운 김재원도 ‘환영’폭언 등 물의 탈당자 복당은 불투명국민의힘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통합을 위해 일괄복당 신청을 받는다고 28일 밝혔다. 당 바깥에서 유력 대선주자들이 떠오르고 있는 만큼 범야권의 통합을 위한 ‘빅텐트’를 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1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대선을 앞두고 범야권 대통합을 위한 일괄복당 신청 기간을 두겠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를 기점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탈당 및 분당 등으로 당에 함께하지 못하는 분들에 대해 문호를 열 것이고,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사면령’을 내세웠던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선을 앞두고 명실상부하게 야권의 큰집으로서 기능할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당을 떠났던 많은 동지가 다시 힘을 합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환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승리를 위해 원외 인사를 포함해 범야권 연대를 만드려는 시점에서 우리당에 있다가 공천 문제로 무소속이 되신 분들 등 불특정다수의 분들도 여전히 우리당 성향의 분들이니 특별대사면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정치권에서는 탄핵 국면에 탈당한 이정현 전 대표나 총선 당시 공천에 반발해 떠난 곽대훈 전 의원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또한 지난 총선 때 탈당하고 당선된 4명 중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도 대상에 포함된다. 윤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입장이며, 지역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4·7 재보궐선거 개표 당일 당 사무처 직원에게 폭언 등 물의를 일으키고 탈당한 송언석 의원 등의 복당은 불투명하다. 이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투기나 당직자 폭행 등으로 탈당한 경우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전혀 별도의 문제”라면서 “통상적 입당 심사 절차를 거쳐 개별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일괄복당의 대상으로 거론한 정치적 사유에 대해 “탄핵 이후 분당, 탈당했거나 공천에 불복해 탈당한 정도의 사유”라면서 “이번 홍준표 의원도 그것이 인정돼 복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괄복당 조치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 안팎의 갈등을 뚫고 탄핵의 강을 건넜다는 이 대표의 자신감이 바탕에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앞선 전당대회에서 진행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연설에서 “국가가 통치불능의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그 시점에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괄복당 조치 역시 제대로 된 보수 통합을 기반으로 정권교체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탄핵 이후 탈당과 분당, 합당 등을 거쳐 당 조직이 갈기 갈기 찢어진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준석 체제로 당이 역동적으로 바뀌니 일괄 복당도 가능해졌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 환경평가 전문가 한 명이 매년 2600일 일한다고?

    환경평가 전문가 한 명이 매년 2600일 일한다고?

    환경에 대한 갑질을 멈출 시간/홍석환 지음/산지니/288쪽/2만원 환경문제를 개선하려면 우리의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을 쓰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쓰레기 분리 배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버젓이 저지르는 ‘큰’ 잘못은 잘 모르고 지나친다. ‘환경에 대한 갑질을 멈출 시간’ 저자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이들에 주목하자면서 잘못된 환경 정책들을 찾아내고 여기에 얽힌 이권을 탐하는 이들을 꼬집었다. 우선 우리나라를 환경정책 꼴찌 나라로 만드는 병폐 정책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든다. 기업이 개발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데, 환경부와 지역 환경청에 접수한 건수가 연평균 6500건이다. 자연생태 분야 평가서 작성만 해도 항목별 최소 10일 정도, 다른 분야까지 합치면 족히 한 달 이상 걸린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를 모두 합해도 전국 220여명에 불과하다. 어류나 저서성 무척추동물 등 특정 분야 인력은 10명 안팎이다. 대기오염 측정 장비는 전국에 70대밖에 안 될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전문가 한 명이 매년 2600일 일하고, 장비는 무려 3700일 돌렸다는 ‘기괴한’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2017년 한 해에만 6만 2000건이 넘는 측정기록부가 허위 작성됐다고 지적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던 거다.개발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노리는 기업과 정치적인 의도가 결합하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제가 됐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멸종 위기 종인 산양 서식에 대해 ‘한두 마리 지나가는 정도’라고 했지만, 50여 마리나 사는 핵심 서식지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전국을 파헤친 4대강 사업은 전국에 22조원을 퍼부었지만, 각종 문제는 여전히 봉합이 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발을 약속하고, 여당이 특별법까지 만들어 추진하는 부산의 가덕도신공항 역시 완공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가 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발 이익을 내는 행위는 언뜻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그 결과로 파생하는 환경비용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건을 “가난한 사람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부자에게 쥐여 주는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런 사례다. 많은 학자가 경이로운 원시림으로 꼽았던 가리왕산은 동계올림픽 경제 효과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자연을 파괴하고 돈을 번 일부는 자리를 뜬 지 오래다. 지역 주민을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장밋빛 꿈은 사라졌고, 그 자리엔 지역 분열과 막대한 빚만 남았다. 저자는 이런 사례들에 대해 우리가 누리는 환경은 우리 것이 아닌데, 마치 제것인 것처럼 ‘갑질’을 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갑질을 멈추려면 개발보다 환경을, 그리고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말미에 갈등이 여전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개발에 대한 대안으로 스위스 체르마트시의 사례를 들었다. 무조건 개발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나 경제 논리에서 벗어나 제대로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위치가 아닌 새로운 장소를 고려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수익 증대와 관광객에게 무한한 자연의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기업에는 더 이득을 줄 수 있는지 잘 따져 보자는 뜻이다.
  • 尹 ‘X파일’ 정면돌파 의지 야권 ‘대권 시계’ 빨라진다

    尹 ‘X파일’ 정면돌파 의지 야권 ‘대권 시계’ 빨라진다

    ‘전언 정치·간보기 논란’ 속 피로감 커져野 잠룡 급부상에 ‘더 늦출 수 없다’ 판단反文 아우르는 메시지 내놓을지 주목국민의힘에 입당할지는 아직 ‘미지수’등판 이후 ‘정치인 윤석열’ 진짜 시험대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퇴임 3개월여 만에 대권 도전 일정을 오는 29일로 확정했다. 잠행에 이은 일방통행식 ‘전언 정치’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여론이 팽배한 데다, 야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김동연 전 부총리 등 ‘플랜B’가 급부상하자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권 경쟁 전면에 나서 ‘X파일’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이지만 국면 전환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 메시지는 헌법 가치 수호와 공정·정의·상식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임기 중 ‘살아 있는 권력’ 수사, 검찰 인사 등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공정과 상식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지지자들이 자신에게 투영하는 핵심 가치들을 전면에 내세워 대권 도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선언 장소를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으로 택한 것도 메시지의 전달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수·중도·탈진보를 아우르는 압도적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은 만큼 선언문에 ‘반(反)문재인 민심’ 메시지를 어떻게 담길지도 주목된다. 정치 선언 이후에는 전국 민심 투어에 나서 다양한 인물들과 만날 계획이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은 ‘6말 7초’라는 대강의 등판 시기만 제시한 뒤 대권 계획을 다듬어 왔다. 그러다 X파일 논란으로 여론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자 서둘러 시간표를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가 시작되면 여론의 관심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문 빅텐트’를 구상하는 윤 전 총장이 즉각 입당을 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민심 투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간 보기’ 비판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물론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도 윤 전 총장 견제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등판 이후 X파일 논란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정치인 윤석열’에 대한 평가가 좌우될 수도 있다. 당장 29일부터 예민한 질문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반복되자 “나쁜 놈들”이라며 화를 냈다가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의 공세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민주당은 X파일과 관련한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신동근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해묵은 검증은 퇴임 후 특검에서 일단락됐다”면서 “정치인에 대한 검증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처음 X파일을 거론한 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압박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X파일 실체를 맨 처음 주장했던 송 대표가 작성경위, 관여 기관과 인물, 내용을 밝히고 공개검증을 거쳐야 한다”면서 “수사기관에 자료를 넘기고 스스로 수사받는 게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 ‘앵그리 홍’의 귀환

    ‘앵그리 홍’의 귀환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민의힘으로 돌아왔다. 21대 총선 공천에서 험지 출마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25년간 몸담았던 당을 떠난 지 1년 3개월여 만에 복당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외하면 야권 주자 가운데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앞서 있는 홍 의원이 복당하면서 야권 대권구도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洪 “경륜없는 사람 후보되면 안돼” 尹 겨냥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홍 의원 복당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 후 당선된 4인(권성동·김태호·윤상현·홍준표) 가운데 윤 의원만 무소속으로 남게 됐다. 국민의힘 의석은 103석이 됐다. 홍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라며 “공정과 자유, 서민과 소통을 기치로 삼아 정권교체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 의원은 “헌정사·정당사 초유의 젊은 리더십과, 수신제가(修身齊家)의 도덕성과 준비된 경륜을 가진 대선후보 창출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젊은 당 대표가 됐는데 아무 경륜 없는 사람이 대선후보가 되면 신뢰를 받을 수 없다. 노련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과의 조합이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X파일 논란이 불거진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홍 의원은 또 “나라를 통치하는 데 검찰 수사(능력)는 1%도 안 된다”, “지금 여론조사 지지율이 내년 3월까지 간다고 보나”, “본인이 검증을 피하려고 해선 못 피할 것”이라는 등 윤 전 총장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쏟아냈다. 홍 의원의 복당은 야권 대권구도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당내에선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탈당했던 바른정당계 인사들만 대권 경쟁을 하고 있었다. 홍 의원은 탄핵 이후 무너진 당을 대표해 19대 대선에 출마했으며, 여전히 전통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8월 경선 버스 출발론’을 내세우고 있어 홍 의원의 복당이 당 밖 주자들의 입당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대권 흥행 촉매제? 저격수 리스크? 홍 의원의 저격수 본능이 당에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경 보수 이미지가 중도층을 멀어지게 할 수 있고 윤 전 총장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 자칫 야권을 공멸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체제가 들어선 이후 문제적 발언·행동이 나온다 해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홍 의원의 복당을 빠르게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치인 윤석열’ 자질 검증, 등판 이후가 진짜

    ‘정치인 윤석열’ 자질 검증, 등판 이후가 진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퇴임 3개월여 만에 대권 도전 일정을 오는 29일로 확정했다. 잠행에 이은 일방통행식 ‘전언 정치’ 피로감을 호소하는 여론이 팽배한 데다, 야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김동연 전 부총리 등 ‘플랜B’가 급부상하자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권 경쟁 전면에 나서 ‘X파일’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이지만 국면 전환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 메시지는 헌법 가치 수호와 공정·정의·상식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임기 중 ‘살아 있는 권력’ 수사, 검찰 인사 등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공정과 상식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지지자들이 자신에게 투영하는 핵심 가치들을 전면에 내세워 대권 도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선언 장소를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으로 택한 것도 메시지의 전달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수·중도·탈진보를 아울르는 압도적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은 만큼 선언문에 ‘반(反)문재인 민심’을 아우르는 메시지가 어떻게 담길지도 주목된다. 정치 선언 이후에는 전국 민심 투어에 나서 다양한 인물들과 만날 계획이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은 ‘6말 7초’라는 대강의 등판 시기만 제시한 뒤 대권 계획을 다듬어 왔다. 그러다 X파일 논란으로 여론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자 서둘러 시간표를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가 시작되면 여론의 관심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문 빅텐트’를 구상하는 윤 전 총장이 즉각 입당을 결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민심 투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간 보기’ 비판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물론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도 윤 전 총장 견제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등판 이후 X파일 논란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정치인 윤석열’에 대한 평가가 좌우될 수도 있다. 당장 29일부터 예민한 질문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반복되자 “나쁜 놈들”이라며 화를 냈다가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의 공세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민주당은 X파일과 관련한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신동근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해묵은 검증은 퇴임 후 특검에서 일단락됐다”면서 “정치인에 대한 검증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처음 X파일을 거론한 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압박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X파일 실체를 맨 처음 주장했던 송 대표가 작성경위, 관여 기관과 인물, 내용을 밝히고 공개검증을 거쳐야 한다”면서 “수사기관에 자료를 넘기고 스스로 수사받는 게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 홍준표가 돌아왔다…국민의힘 대권 역학 구도 ‘요동’

    홍준표가 돌아왔다…국민의힘 대권 역학 구도 ‘요동’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24일 국민의힘으로 돌아왔다. 21대 총선 공천에서 험지 출마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25년간 몸담았던 당을 떠난 지 1년 3개월여 만에 복당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제외하면 야권 주자 가운데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앞서 있는 홍 의원이 복당하면서 야권 대권구도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홍 의원 복당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 후 당선된 4인(권성동·김태호·윤상현·홍준표) 가운데 윤 의원만 무소속으로 남게 됐다. 국민의힘 의석은 103석이 됐다. 홍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라며 “공정과 자유, 서민과 소통을 기치로 삼아 정권교체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홍 의원은 “헌정사·정당사 초유의 젊은 리더십과, 수신제가(修身齊家)의 도덕성과 준비된 경륜을 가진 대선후보 창출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젊은 당 대표가 됐는데 아무 경륜 없는 사람이 대선후보가 되면 신뢰를 받을 수 없다. 노련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과의 조합이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X파일 논란이 불거진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홍 의원은 또 “나라를 통치하는 데 검찰 수사(능력)는 1%도 안 된다”, “지금 여론조사 지지율이 내년 3월까지 간다고 보나”, “본인이 검증을 피하려고 해선 못 피할 것”이라는 등 윤 전 총장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쏟아냈다. 홍 의원의 복당은 야권 대권구도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당내에선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탈당했던 바른정당계 인사들만 대권 경쟁을 하고 있었다. 홍 의원은 탄핵 이후 무너진 당을 대표해 19대 대선에 출마했으며, 여전히 전통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8월 경선 버스 출발론’을 내세우고 있어 홍 의원의 복당이 당 밖 주자들의 입당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홍 의원의 저격수 본능이 당에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경 보수 이미지가 중도층을 멀어지게 할 수 있고 윤 전 총장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 자칫 야권을 공멸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체제가 들어선 이후 문제적 발언·행동이 나온다 해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홍 의원의 복당을 빠르게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박근혜 마약·보톡스 했나” 발언 박래군, 명예훼손 ‘무죄’

    “박근혜 마약·보톡스 했나” 발언 박래군, 명예훼손 ‘무죄’

    세월호 사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에 관해 “마약을 하거나 보톡스를 맞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한 박래군 전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의 명예훼손 혐의가 무죄로 판단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 박재영 김상철)는 24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다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공적 인물은 비판과 의혹의 제기를 감수해야 하고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 자유로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박 전 대통령 행적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마약을 하거나 보톡스를 맞고 있어 직무수행을 하지 않았다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2015년 6월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마약을 하거나 보톡스를 맞고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4월16일 7시간 동안 뭐하고 있었나” “청와대 곳곳을 뒤져서 마약이 있는지 없는지, 보톡스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1심과 2심은 이같은 박씨의 발언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세월호 관련 미신고 집회를 열고 경찰의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는데 일부 유죄가 인정돼 1심과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3월 “박씨의 발언은 세간이 퍼진 의혹을 제시한 것”이라며 박씨의 명예훼손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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