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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비상계엄에 ‘내란죄’ 프레임, 조기대선 위한 野 책략”

    홍준표 “비상계엄에 ‘내란죄’ 프레임, 조기대선 위한 野 책략”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해 ‘내란죄’ 혐의는 더불어민주당의 조기 대선 추진을 위한 음모적인 책략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비상계엄 선포를 보고 나는 뜬금없는 한밤의 해프닝이었다고 말을 한 일이 있다. 그리고 수습 잘 하라고 했는데 민주당은 이를 내란죄로 포장해 국민과 언론을 선동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적인 문제를 법리적으로 따지는 게 맞냐는 생각이 들어 그 사이 말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몇 가지 의문점을 짚어보겠다”면서 “내란죄는 원래 정권 찬탈이 목적인데 이미 대통령 자리에 있는 사람이 찬탈할 정권이 있는지”라고 물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권은 국정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이고 고도의 통치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안 되는데 그걸 두고 내란으로 볼 수 있는지, ▲비상계엄 사유 판단이 부적절하다고 해서 그게 바로 내란죄로 연결될 수 있는지, ▲야당의 20여회에 걸친 탄핵소추로 국정이 마비되고 심지어 자기를 수사한 검사도 탄핵하는 건 입법 폭력으로 국헌문란이 아닌지, ▲검경, 공수처가 경쟁적으로 수사에 나서는 건 저무는 권력에 대한 하이에나 같은 비열한 짓은 아닌지, ▲국민여론을 탄핵으로 몰아가기 위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적폐청산 프레임처럼 야당이 내란죄 프레임을 씌우는 건 아닌지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홍 시장은 “하는 짓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흡사하게 흘러가는데 그건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업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최종 판단권은 수사기관에 있는 게 아니고 헌법상 헌재와 대법원에 달려있다”면서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직권남용죄는 될지 모르겠으나, 내란죄 프레임은 탄핵을 성사시켜 사법리스크로 시간 없는 이재명 대표가 조기 대선을 추진하기 위한 음모적인 책략이 아닌가 보여진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선동에 넘어가지 말고 냉정하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선동에 넘어가 감정에 치우쳐 박근혜 탄핵이라는 집단 광기를 한번 겪은 일이 있다”고 경고했다.
  • [단독]尹, ‘朴 탄핵심판 대리’ 대통령실 행정관에도 변호인단 선임 의사

    [단독]尹, ‘朴 탄핵심판 대리’ 대통령실 행정관에도 변호인단 선임 의사

    유일하게 朴 탄핵심판·형사재판 모두 맡아尹, 탄핵 경험·대통령실 근무 고려한 듯 12·3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일 국회 탄핵안 재표결을 앞두고 변호인단 꾸리기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현직 대통령실 행정관도 변호인단 합류 제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실 민정수석 산하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인 채명성 변호사(사법연수원 36기)에게 선임 의사를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채 변호사는 올해 7월 초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채용된 인물이다. 당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 발의요청’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140만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이에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두 차례 탄핵 청원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는데 채 변호사는 이 청문회를 며칠 앞둔 시점에 채용된 것이다. 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유일하게 탄핵심판 대리인단과 형사재판 변호인단을 모두 맡았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즉시 헌법재판소 판단의 시간이 시작되는 만큼 윤 대통령은 탄핵국면을 경험했고 대통령실에서도 함께 일한 채 변호사를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 변호사는 제안을 받은 후 아직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양정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채 변호사는 부산고검 공익 법무관으로 시작해, 법무법인 화우에서 변호사 활동을 했고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 윤석열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전문위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혁신위원 등을 지냈다. 채 변호사는 박 대통령의 탄핵에 관한 경험담을 담은 책 ‘지나간 탄핵 다가올 탄핵’, ‘탄핵 인사이드 아웃’을 펴냈다. 이밖에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검사장 출신 석동현 변호사도 변호인단 합류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석 변호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수사기관 변호를 자청하거나 맡기로 수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 변호를 맡았던 최지우 변호사도 변호인단 합류를 제안받았지만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불참 의사를 밝혔다.
  • 비상금 532억원 쓴 ‘1호 영업사원’ 순방외교, 계엄 한 방에 물거품

    비상금 532억원 쓴 ‘1호 영업사원’ 순방외교, 계엄 한 방에 물거품

    그간 윤석열 정부는 ‘영향을 받던 나라에서 영향을 주는 나라,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표방하며 책임 외교를 강조해왔다. 외교 지평 확대 및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안보 및 경제 이익 극대화도 노렸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지난해 총 13차례의 해외 순방으로 15개국(중복 포함)을 방문했다. 국빈 방문만 7차례였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세일즈 외교에 적극 나섰다. 2023년 1월 101개 기업이 동행한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6월 205명의 경제사절단과 베트남, 10월 각각 130명, 59명의 경제사절단과 사우디아라비아 및 카타르, 11월 영국, 12월 37개 기업과 함께 네덜란드를 방문하며 공급망 구축, 해외수주, 국내투자 유치 및 첨단산업 협력에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도 시야를 확장해 역내외 국가들과 양자·지역·글로벌 현안에 대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인태 전략도 추구했다. 미국, 일본과 밀착하며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중심으로 한 ‘가치외교’에도 힘을 쏟았다. 3월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12년 만에 한일 양국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기로 합의했고, 4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핵협의그룹(NCG)를 창설하는 ‘워싱턴선언’을 채택했다. 당시 미국 국빈 방문 때 윤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고, 백악관 국빈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해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8월에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최초의 한미일 3국 단독 정상회의를 했다. 46박 72일간 이어진 외교 대장정이었다. 올해도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3년 연속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필리핀과 싱가포르, 체코를 방문해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지난달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페루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갖고 협력 체제 유지 및 확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북한군 러시아 파병 등 북러 간 밀착으로 글로벌 안보지형의 대격변이 예상되는 시점에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지난해 해외 순방과 정상외교에 편성된 예산 249억원에 추가로 국가 비상금인 예비비에서 끌어다 쓴 532억원, 올해 관련 예산으로 책정된 271억원까지 ‘물거품’이 된 순간이었다. 국격 끌어올린 수백억짜리 해외순방 물거품외교 컨트롤타워 마비…‘코리아 패싱’ 우려트럼프 취임 임박…동맹 지속가능성 의문‘9조원대’ K2전차 연내 수출계약 불투명국격 바닥에…“한국 국제적 영향력 큰 타격” 계엄에 따른 윤 대통령 출국금지로 정상외교는 중단됐고,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처럼 중요 외교협의에서 한국이 제외되는 ‘코리아 패싱’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한달여 앞두고 한국의 외교 컨트롤타워가 마비되면서 미국에서는 한미동맹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반대로 미북 간 직접 접촉 가능성은 커졌다. 국격도 땅에 떨어졌다. 외신은 윤 대통령을 “정치적 좀비”, “식물 대통령”이라고 표현했고,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까지 한국에 대한 여행자제 권고를 내리는 상황이다. 9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K2 흑표 전차의 폴란드 추가 수출 계약의 연내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당장 이번 계엄 사태의 여파로 최근 방한한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한국형 기동헬기 생산 현장을 둘러보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한 일도 있었다. 또 한국 방산에 관심을 보였던 스웨덴 총리의 5∼7일 방문 일정도 취소됐다. 방산업계는 정치 체제의 특성상 특히 국가 정상 간 소통이 계약 체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동 지역에서 한국 방산 수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와 관련해 호주국립대학교(ANU) 소속 아리우스 데르 연구원 역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한국의 국제적 영향력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데르 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동아시아포럼(EAF)에 기고한 글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자유주의적 제도와 규칙 기반 질서를 옹호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었고 그의 행정부는 한국에서 선출된 역대 가장 친서방적 행정부 중 하나였다”고 했다. 데르는 그러나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이 모든 것을 무너트렸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행동은 한국 정부를 혼란에 빠뜨렸고 정부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짚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집권하는 한 한국은 중국이나 심지어 북한과의 경쟁에서마저도 도덕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데르는 특히 최근 체결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 트럼프의 동맹국 및 전략적 경쟁국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 북한의 진화하는 핵 위협 등의 맥락에서 “지금 시기는 특히 해롭다”고 덧붙였다.
  • 홍준표 “한동훈과 레밍들 사라져라…90석으로도 정권 재창출 가능”

    홍준표 “한동훈과 레밍들 사라져라…90석으로도 정권 재창출 가능”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와 탈당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탄핵 찬성파’를 출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대표는) 이제 그만 되지도 않을 ‘나 홀로 대통령 놀이’ 그만두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을 말아 먹을 때 알아봤어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정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했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당할 때 이정현 대표는 그 책임을 지고 당 대표 사퇴하고 탈당했다”며 “당시 당 대표 책임이라고 할 수 없었는데도 그는 사퇴와 탈당을 택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의 원인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있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홍 시장은 “하물며 지금 한동훈은 대통령과 반목만 일삼다가 당과 나라를 혼란에 빠트린 것 아니냐”며 “국정과 사감을 구분하지 못한 두 사람의 반목이 당과 나라의 혼란을 가져온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친한(친한동훈)계에 “살모사 정치의 말로는 박근혜 탄핵 주도 세력의 말로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며 “한동훈과 레밍들은 사라져라. 역겹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탄핵 때와 달리 이번 탄핵에 가담하는 레밍들은 본인이 나가지 않으면 당이 출당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탄핵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야당과 야합해 탄핵에 동참하는 건 박근혜 때 한 번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다면 당 정비가 최우선이라는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이 당은 레밍들이 좀 있어서 탄핵은 불가피하게 당할지 모르나, 탄핵 이후 제일 먼저 할 일은 당 정비를 하는 것”이라며 “90석만 가져도 대선을 치를 수 있고 정권 재창출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껍데기는 털어내고 알곡끼리만 뭉치자”며 “이재명에 가담하는 레밍들은 반드시 제명, 출당해야 한다. 이런 자들과 나는 같이 정치할 수 없다”고 했다.
  • ‘박근혜 변호인’ 유영하 “그날도 추웠다, 잔인한 역사 어김없이 반복”

    ‘박근혜 변호인’ 유영하 “그날도 추웠다, 잔인한 역사 어김없이 반복”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 정국과 관련해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특히 잔인한 역사는 어김없이 반복된다”고 했다. 유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이겨내는 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라며 “앞으로 올 겨울이 깊고 모질 테지만 우린 봄을 기다리면서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재판 때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수감 시절 유일하게 면회를 허용했던 최측근이다. 유 의원은 “개인에 대한 의리와 나라에 대한 충성이 부딪칠 때 나라에 대한 충성이 먼저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명분은 늘 아름답다. 그래서 가끔 착시를 일으킨다”고 했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떠올리는 듯 “그날도 추웠고 혼자였다”며 “곧 혹한의 겨울이 다가올 것이며 어쩌면 살아서 봄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2016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 처리됐다. 유 의원은 이어 “무엇을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아 밤거리를 헤매다가 추워서 사무실로 돌아왔다”며 “세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에 무섭고 두려워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온몸이 칼로 난도질을 당하고 모든 힘이 빠져나간 느낌이었다”며 “피하지 말고 버티자고, 운명이라고 받아들이자고, 머릿속은 정리했음에도 그 겨울의 잔인했던 첫날 밤의 외로움과 두려움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다음 날인 지난 8일에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비상식적이었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 어떤 이유로도 설명하기가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내란이 성립하는지에는 많은 의문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렇기에 헌정 중단을 의미하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먼저 그 성립의 존재인 위법, 위헌적인 것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이 인정될 때 비로소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 홍준표 “한동훈, 탄핵 찬성하고 나가라…당 지켜 온 사람끼리 뭉쳐야”

    홍준표 “한동훈, 탄핵 찬성하고 나가라…당 지켜 온 사람끼리 뭉쳐야”

    홍준표 대구시장이 “차라리 한동훈은 탄핵에 찬성하고 유승민, 김무성처럼 당을 나가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가노(三姓家奴·세 개의 성씨를 가진 노비)들의 행태가 역겹기 그지없다. 한동훈과 레밍들은 동반 탈당해서 나가거라”며 이같이 밝혔다. ‘레밍’은 비단털쥐에 속하는 설치류다. 그는 “어차피 탄핵당하면 한동훈도 퇴출당하고 레밍들은 갈 곳이 없을 것”이라며 “용병 둘이 반목하다가 이 사태가 왔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를 ‘용병’으로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정계에 입문하자마자 각각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된 점을 빗댄 것이다. 이어 “국민은 한국 보수세력을 탄핵한 게 아니라 이 당에 잠입한 용병 둘을 탄핵하는 것”이라며 “차제에 용병은 퇴출하고 이 당을 지켜온 사람들끼리라도 뭉쳐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 박근혜 탄핵 때도 그렇게 해서 다시 일어서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앞서 전날에도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반목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한 대표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그는 “대통령 퇴진을 논하면서 왜 당 대표 퇴진에는 침묵하는 비겁함을 보이는가”라며 “한동훈은 브루투스 같은 자다. 로마 원로원 개혁을 반대하고 자기를 키워준 양아버지 같은 시저를 암살한 브루투스 같은 패륜이 한동훈 아니던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윤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돌아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두고 “난파선의 생쥐들은 언제나 제일 먼저 빠져나간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 생쥐 중 생존하는 쥐는 거의 없을 것이고, 살아남아도 생불여사(生不如死·살아있으나 죽은 이만 못하다)가 될 것”이라며 “혼자 살려고 탈출하지만 대부분 제일 먼저 익사한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또한 홍 시장은 여당 의원들의 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의 동지애도 없는 삼성가노(三姓家奴)들은 빨리 나가라. 갈대는 가고 억세들끼리 뭉치자”면서 “우리에게는 긴긴 겨울이 오겠지만, 반드시 봄은 또 온다”고 적었다. 한편 야권은 오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두 번째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안철수·김예지 의원에 이어 김상욱 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도 조경태·배현진 의원도 찬반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탄핵 표결에는 참석하겠다고 했다.
  • 한때는 비싸게 팔렸는데…‘윤석열 시계’ 계엄령 사태 이후 가격 ‘뚝’

    한때는 비싸게 팔렸는데…‘윤석열 시계’ 계엄령 사태 이후 가격 ‘뚝’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시계 등 윤석열 대통령 관련 기념품들의 거래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는 지난 7일 윤 대통령 기념 시계 ‘클래식’ 모델 1점이 8만원에 거래됐다. 이틀 전인 5일에는 푸른색 ‘스포츠’ 모델 1점이 6만원에 거래됐다. 윤 대통령의 취임 초기 20만원대로 형성됐던 기념 시계 가격이 올해 들어 10만원대로 떨어졌다가 계엄 사태 이후 더욱 하락한 모습이다. 계엄 사태 이후 기념 시계의 ‘투매’(패닉셀링) 경향도 보인다. 지난 1년간 이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은 총 243개다. 이 중 지난 3일 이후 일주일 새 12개가 올라왔다. 그전까지 하루 혹은 이틀에 1개씩 올라오던 매물이 이달 3일 이후에는 하루에 2~3개씩 올라오고 있다. 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에만 매물 6개가 등록됐다. 윤 대통령 기념 시계의 중고 시세는 정상 작동하는 단품을 기준으로 가장 최근에 올라온 문재인 시계(18만원), 박근혜 시계(9만원), 노태우 시계(12만원), 전두환 시계(8만 4000원)보다도 낮게 형성돼 있다. 중고 거래 시장에선 시계 못지않게 대통령의 명절 선물 세트도 인기 있지만 내년 설에는 발매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이 올해 설 각계에 보낸 선물 세트는 전통주, 유자청, 육포 등으로 구성됐으며, 중고나라에서 한 세트당 10만~20만원에 거래됐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와 기자회견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10대 청소년들도 규탄 성명과 시국선언에 나섰다. 청소년인권운동단체인 ‘아수나로’와 ‘지음’이 주도한 시국선언은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청소년 4만 9052명이 이름을 올렸다. 전국 대학생들도 이날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를 발족하고 집회 참여는 물론 대자보 작성, 학내 간담회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30여개 대학 학생 대표들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전국 대학에서 터져 나오는 퇴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때”라고 외쳤다. 또한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 준비 모임’은 이날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임에 참여해 원고로 소송에 참여할 수 있고, 변호사 선임료는 무료이며 승소금은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비상계엄을 규탄하고,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확산하고 있다. 재외동포 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들기 시작한 시국선언문에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104개 국가에서 총 1만 9519명이 참여했다.
  • [사설] 野 “여야정 회의”… 그래 놓고 단독 예산 처리, 총리 탄핵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정부와 여야 협상이 결렬되면서 민주당이 단독 삭감한 4조 1000억원 감액 예산이 어제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일방적으로 감액한 예산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은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불안해진 경제상황을 논의할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구성을 요청했다. 경제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 위해 정부·여당과 대화체를 만들자고 하면서 민생 예산까지 잘라낸 단독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율배반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비상계엄 후폭풍에 한국 경제는 지금 바람 앞의 등불이다. 심각한 메시지들이 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의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당장 내년에는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더 거센 외풍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란 진단들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계엄령의 대가는 5100만 국민이 분담해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여러 말 필요 없이 계엄 사태 이후 지금까지 시총 144조원이 증발했다. 현재의 경제 불안은 고금리, 고물가, 부동산시장 침체 등 구조적 문제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겹친 결과다. 이 시점에 야당이 정부 예산안을 무력화하고 민생을 명분으로 해 증액의 해법으로 추경을 언급하고 있다.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이런 패착이 또 없다. 탄핵 문제와는 별개로 제1야당이 시장 불안을 되레 부추기는 힘자랑을 이렇게 마구 해도 되는지 바라보는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여야정 회의 제안에 참여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정작 민주당은 머리를 맞댈 마음이 없어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까지 추진하겠다니 협치는 고사하고 무정부 상태를 부추기자는 것인지 속을 알 수 없어진다. 국익을 위해 무엇이 우선인지 민주당은 분별해 주길 바란다.
  • [최여정의 아침 산책] 여의도에도 광장이 있었다

    [최여정의 아침 산책] 여의도에도 광장이 있었다

    탄핵 투표 불성립으로 끝난 그 밤, 차가운 거리의 밤들이 길어지겠구나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지난 토요일, 여의도로 향했다. 국회 정문 쪽으로는 접근이 어려워 이리저리 인파에 휩쓸려 다니다 보니 그래도 2016년 광화문 시위가 훨씬 수월했구나 싶었다. 경복궁 정문부터 시청광장까지 이어지는 T자 대로가 자연스레 집결 대오를 만들고 광화문광장과 시청 서울광장이 허파처럼 커다랗게 시위 인파를 품어 안아서 이동의 흐름이 원활했다. 무엇보다 한 손을 들어 인파를 굽어살피는 세종대왕과 큰 칼 옆에 찬 이순신 장군의 수호를 받으니 든든했다. 도시의 역사는 광장의 역사다. 하지만 동서양에서 광장의 역할은 달랐다. 서양 역사에서 광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대화와 토론으로 화합하는 곳이었다. 그리스 아고라(Agora)에서 시작돼 로마의 포럼(Forum), 중세도시의 플레이스(Place)로 계승된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됐다. 하지만 동양 역사에서 광장은 권력자의 권위를 상징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폐쇄적인 장소였다. 지금의 광화문광장이 들어선 태평로 일대는 조선시대 궁문 앞 거리로 왕에게 고할 거리가 있는 백성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라 했다지만 제한된 신분만 출입 가능했다. 무려 100만명 집결이 가능한 중국 톈안먼 광장 역시 청대까지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었다. 공개된 이후에도 국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제등식과 열병식의 장소였다. 하지만 톈안먼 광장은 대중정치의 발화점으로 바뀌었다. 광장에 모인 국민은 집회와 시위를 통해 정부의 정책 결정에 참여했다. ‘광장의 정치’가 탄생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광장의 정치’를 경험한 것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위부터였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국민들은 한목소리를 내었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그런데 이번엔 여의도다. 대한민국 제1호 계획도시 여의도에도 사실 광장이 있었다. 1971년 조성된 ‘5.16광장’이다.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거대한 공간에 200만명 수용이 가능했으니 톈안먼 광장보다 더 큰 규모였다. 권력자의 욕망을 전시하던 거대한 아스팔트는 1990년대 말 여의도공원으로 바뀌어 녹색 숲을 이루었다. 국민들은 지난 계엄령 때 무장군인에게 침투당한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국회 정문부터 여의도역까지 향하는 길이 광화문 대로보다 좁으니 거리가 인파를 감당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혼란한 와중에도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은 없었다. 일방통행처럼 앞사람의 뒤통수만 보고 떠밀려 가다가 누군가의 “되돌아가세요! 길이 없어요! 위험해요!”라는 외침에 모두가 다시 방향을 바꾸려니 인파가 말 그대로 파도처럼 위태롭게 출렁였다. 같은 시간 광화문에서는 보수단체 시위가 있었다. 사대문 안팎은 갈등으로 치닫는 국민들로 나뉘었다. 2016년 광화문과 2024년 여의도, 국민들은 다시 광장에서 섬으로 떠돈다. 그해 겨울 광화문광장보다 올해가 더 춥다. 여의도에 몰아치는 매서운 한강 바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최여정 작가
  • 난데없는 계엄에 다 꼬였다… 4대 개혁·인사 최장 8개월 올스톱

    난데없는 계엄에 다 꼬였다… 4대 개혁·인사 최장 8개월 올스톱

    의료계 ‘처단’ 포고령에 소통 차단힘받던 정년연장 논의도 좌초 위기1기 신도시 재건축 일정 미뤄질 듯 개각은커녕 1급 정기인사 ‘시계제로’아예 몸 사리는 복지부동형 관료도“권력 공백기일수록 본분은 다해야”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이뤄졌다. 관련 공소장에 이미 내란 혐의가 적시된 위헌적인 ‘150분 계엄’으로 공직사회도 멈춰 섰다. 현안이 쌓여 있지만 정책 대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각과 후속 고위공무원 인사도 기약할 수 없다. 문제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기까지 최장 180일, 이후 대선까지 60일이 더 걸린다는 점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매듭지어질 때까지 152일이 걸렸다. 권력 공백기라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공직사회가 여의도만 바라보며 손을 놓고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관가에 따르면 현 정부에서 야심 차게 추진한 노동·교육·의료·연금 등 4대 분야 구조개혁은 좌초 위기에 놓였다. 한때 윤석열 정부 정책 중 유일하게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던 의료개혁 엔진은 이미 꺼졌다.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계엄법에 따라 처단한다’는 내용의 포고령이 공개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소통은 차단됐다. 정년 연장 논의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12일 열 예정이던 ‘계속고용 방안 마련 토론회’는 내년으로 연기됐다. 정부가 예고했던 내년 1월 ‘계속고용 노사 합의안’ 발표도 물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양대 노총이 조속한 탄핵을 주장하며 정부에 등을 돌렸다. 주택 공급 일정도 불투명하다.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재건축 관련 이주 계획과 광역교통 대책 발표 일정은 이달 중순에서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선도지구 정비사업 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하는 내용의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 특례법’은 여야 의견 일치를 이룬 상태에서 논의가 멈췄다. 개각과 인구전략기획부 등 정부조직 개편도 올스톱됐다. 개각과 무관한 정기적인 1급 인사도 시계제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김동일 예산실장·정정훈 세제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 처리가 끝나면 통상 영전이 보장되는데 ‘계엄 후폭풍’으로 기약이 없다. 대통령이 임용권자인 고위공무원단 인사도 혈이 막혔다. 장관이 하는 3~5급 공무원 인사만 하나둘 발표되고 있다. 경제부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상황이 빨리 해결돼야 고위공무원단 인사도 날 텐데 현재로선 리더십이 속히 교체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뭐라도 했다가 (정권 바뀌면) 다 뒤집어쓸 수 있으니 시체놀이 해야지”라며 ‘복지부동’을 다짐하는 공무원도 있었다. 여야 의사일정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완섭 환경부 장관 등은 지난 9일 줄줄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불출석했다. 이를 두고 국무위원들이 여전히 여당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관료들이 국정과제에만 포커스를 두고 대통령실 입맛에 맞는 정책만 해 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정책이 마비되고, 장관들 또한 권력 공백이 생기자 군기가 빠진 것”이라며 “서민을 위한 정책은 지금도 할 수 있다. 권력을 좇지 않고 공직자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2선으로 후퇴해도 군 통수권 그대로… 구속 땐 총리가 대행, 尹 옥중 집무 못 막아

    2선으로 후퇴해도 군 통수권 그대로… 구속 땐 총리가 대행, 尹 옥중 집무 못 막아

    궐위 아닌 2선 후퇴, 권한 대신 못 해한시적 책임총리 尹 하야 전제돼야구속 ‘사고’로 본다면 총리가 대신단체장 직무정지 땐 ‘위헌’ 판단도불구속 기소 시 무죄 추정 따라 직무 내란 구속 수사 원칙, 가능성 낮아탄핵소추안 가결 땐 즉시 직무정지탄핵 뒤에 기자간담회도 헌법 위반 검찰과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수사망을 좁혀 오고 여당에서도 탄핵 찬성 움직임이 일부 감지되면서 향후 전개될 상황에 따른 대통령의 권한 행사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신문이 10일 헌법학자 6명에게 물은 결과 모두가 윤 대통령은 현재 2선으로 후퇴한 상황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윤 대통령이 긴급 체포되거나 구속될 경우엔 ‘직무 가능’과 ‘불가능’ 의견이 엇갈렸다. 불구속 기소 시엔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에 따라 즉시 모든 권한이 정지된다는 게 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최윤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2선 후퇴’는 헌법과 법률상 근거가 없다”며 “대통령이 사망·사임·탄핵 등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총리에게 모든 사안이 아닌 개별 사안에 대해 위임할 수는 있다”면서 다만 “위임할 때도 법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승이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무총리가 인사권, 외교권, 군 통수권 등 대통령 권한 사안에 대해 건의하면 대통령이 승인하는 방식은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이 총리의 국정 운영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고, 그 경우 대통령 2선 후퇴라는 시스템은 붕괴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통령 2선 후퇴 상황이 유지되려면 ‘한시적 책임총리제’로 국정이 운영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즉 하야를 전제해야 한다”며 “이 경우 대통령 권한은 대통령의 이름으로 행사하되 실질적으론 총리가 자기 책임하에 결정하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긴급 체포 또는 구속될 경우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할 수 없는 ‘사고’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사고로 볼 경우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다. 승 교수는 “대통령이 구속 상태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구속은 ‘사고’라고 보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옥중 직무 수행을 한 경우도 있지만, 헌법상 대통령 직위가 갖는 중대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직무 수행을 할 수 없는 상태, ‘사고’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반면 이 교수는 “과거 광역자치단체장이 수감 중일 때 직무를 정지하는 법률이 제정됐다. 단체장은 정당한 권한 행사를 막았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고, 헌재는 해당 법률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봤다. 헌법과 법률상 무엇이 ‘사고’에 해당하는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기에 구속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하더라도 제지할 방법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속이 ‘사고’에 해당하는지 유권 판정할 기관이 한국에는 없다”며 “대통령이 옥중 결재하겠다고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구속을 대통령 유고 상황으로 선언하고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다면 법적으로는 직무 수행과 권한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차 교수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작동하기 때문에 불구속 상태라면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임 교수는 “기소 여부가 직무 불능 상태, 즉 유고 상황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불구속 기소라면 직무 불능 상태는 아니다”라면서도 “내란 혐의는 구속 수사가 원칙이기에 불구속 기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내란죄는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에서도 제외되는 중대 범죄인 만큼 불구속 상태라도 기소 시 ‘사고’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면 권한을 계속 행사하려 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중대 범죄인 내란죄로 기소돼 재판받는 것 자체를 ‘사고’로 간주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면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되며 한덕수 총리를 시작으로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으로 권한을 대행한다. 임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돼 직무정지됐을 때 청와대에 기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한 적이 있다”며 “대통령 자격으로 기자간담회를 한 것이기에 직무정지를 명령한 헌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무정지되면 지위만 유지할 뿐 대통령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 다만 권한대행이 될 한 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탄핵소추되거나 내란 혐의로 수사받을 시엔 권한대행 체제의 정당성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 교수는 “여야가 합의해 중립적인 인물을 총리로 새로 임명하고 대통령 탄핵소추 시 신임 총리가 권한대행을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 생명·신체 위협”… ‘1인당 10만원’ 계엄 위자료 청구 소송

    “국민 생명·신체 위협”… ‘1인당 10만원’ 계엄 위자료 청구 소송

    “청소년도 시민… 목소리 내고 싶어”퇴진운동 동참한 10대 5만명 육박전국 단위 ‘대학생 시국회의’ 발족美 등 재외동포·유학생 집회도 확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와 기자회견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10대 청소년들도 규탄 성명과 시국선언에 나섰다. 대통령 퇴진 촉구 목소리가 전 세대로 퍼지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유학생들과 한인들의 집회가 연달아 열리고 있다. 시민들은 비상계엄으로 불안과 공포를 느꼈다면서 윤 대통령을 상대로 한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다. 청소년인권운동단체인 ‘아수나로’와 ‘지음’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막는 청소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두 단체가 주도한 시국선언은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청소년 4만 9052명이 이름을 올렸다. 아수나로의 수영(18) 활동가는 “청소년들도 이번 사태로 똑같이 밤을 설치며 불안을 느낀 만큼 직접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며 “학업 부담이 있었을 텐데도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시국선언에 동참해줬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고등학생 김도헌(16)군은 “오전에 기말고사 시험을 치고 왔다”며 “위헌적인 비상계엄의 부당함에 대해 친구들과 함께 우리의 의견을 말하고 싶어서 참여했다”고 전했다. 전국 대학생들도 이날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를 발족하고 집회 참여는 물론 대자보 작성, 학내 간담회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30여개 대학 학생 대표들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전국 대학에서 터져 나오는 퇴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때”라고 외쳤다. 또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 준비 모임’은 이날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측 대리인을 역임한 이금규 변호사는 “비상계엄으로 국민들은 생명·신체에 대한 위협을 받았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임에 참여해 원고로 소송에 참여할 수 있고, 변호사 선임료는 무료이며 승소금은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비상계엄을 규탄하고,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확산하고 있다. 재외동포 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들기 시작한 시국선언문에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104개 국가에서 총 1만 9519명이 참여했다. 엑스(X·구 트위터)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 한인타운 지역에서도 한인과 유학생들이 모여 오는 13~14일 ‘함께 외쳐요, 불법 계엄 규탄’ 집회를 연다.
  • 홍준표, 與 탄핵 찬성파 향해 “난파선 생쥐들 혼자 살려고 탈출”

    홍준표, 與 탄핵 찬성파 향해 “난파선 생쥐들 혼자 살려고 탈출”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돌아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두고 “난파선의 생쥐들은 언제나 제일 먼저 빠져나간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전 대통령) 탄핵 때도 그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그 생쥐 중 생존하는 쥐는 거의 없을 것이고, 살아남아도 생불여사(生不如死·살아있으나 죽은 이만 못하다)가 될 것”이라며 “혼자 살려고 탈출하지만 대부분 제일 먼저 익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여당 의원들의 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의 동지애도 없는 삼성가노(三姓家奴)들은 빨리 나가라”며 “갈대는 가고 억세들끼리 뭉치자”고 했다. 이와 함께 “우리에게는 긴긴 겨울이 오겠지만, 반드시 봄은 또 온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실패 원인으로 ‘용인술’을 꼽으며, 고대 로마의 정치가 카이사르를 암살한 마르쿠스 브루투스를 언급했다. 카이사르는 기원전 44년 원로원 회의에 갔다가 암살당했다. 당시 암살자 중 자신이 총애하던 브루투스가 있는 것을 본 카이사르는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말을 남겼다는 일화가 있다. 그는 “잘할 수 있었는데 기회가 참 많았었는데, 브루투스에 당하는 카이사르처럼 그렇게 가는 것이냐”며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용인술이고, 한동훈, 김용현 같은 사람을 곁에 둔 잘못”이라고 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차지철을 곁에 둔 잘못으로 시해당했듯이 큰 권력은 순식간에 허물어지는 모래성”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또 윤 대통령에게 “그러나 끝까지 당당하게 처신하시라”며 “브로맨스로서 마지막 당부다”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야권은 오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두 번째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안철수·김예지 의원에 이어 김상욱 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도 조경태·배현진 의원도 찬반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탄핵 표결에는 참석하겠다고 했다.
  • “1인당 10만원, 19세 이상 국민 누구나 가능”…尹에 정신적 손배소 추진

    “1인당 10만원, 19세 이상 국민 누구나 가능”…尹에 정신적 손배소 추진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태가 일어난 이후 불안과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이 윤 대통령을 대상으로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에 나선다. 10일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 준비모임’은 윤석열 개인을 상대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명목으로 1인당 10만원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소송은 박근혜 탄핵소추 심판 당시 국회 측 대리인이었던 이금규 변호사와 전두환 회고록 민·형사 소송 피해자 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가 공동 제안했다. 이들은 비상계엄과 내란 시도로 불안과 공포에 떤 국민이 정신적 손해 배상을 받아야 한다며 원고로 참여할 시민을 모집한다. 변호사 선임료는 무료이며 승소금은 전액 기부한다. 모집 대상은 민법상 성년에 해당하는 19세 이상 국민으로 ‘갑진 105적’에 대항할 지역별 ‘값진 105명’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았다. 소송 준비모임은 제안문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군을 통해 국회와 국회의원의 의결을 방해한 행위는 반헌법적일 뿐만 아니라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다수 법학자들의 의견이며 국민 대부분의 심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주권과 대의민주주의 원리에 따른 헌법기관 구성권을 침해당하고 신체에 대한 위협을 받았다”며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성숙한 민주국가와 사회를 이룩한 주인 된 시민으로서 누리던 자존감은 일시에 무너지고 국제사회로부터의 수모를 견뎌야만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의 모든 법원에서 윤석열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이 들불처럼 일어나 헌법상, 형법상 책임은 물론 민사상 책임까지 지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을 상대로 총부리를 겨눈 사람은 누구라도 반드시 패가망신하게 해 우리 헌정사에서 그 누구도 다시는 이와 같은 반헌법적인 행위를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자 시민들은 2차 계엄에 대한 불안함을 호소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2차 계엄은 없을 것이라 말했지만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다수다.
  • 홍준표 “투표의 자유에 ‘포기’ 있다… 친노도 탄핵 거부”

    홍준표 “투표의 자유에 ‘포기’ 있다… 친노도 탄핵 거부”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집단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를 옹호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투표를 안 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투표를 강제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호주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투표의 자유에는 투표 포기의 자유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당연히 탄핵 투표도 거부할 수 있다”며 “박근혜 탄핵 투표 때 질서정연하게 투표장으로 들어가는 친박(친박근혜)들을 보고 참 어리석은 짓을 한다고 봤고, 노무현 탄핵 투표 때 친노(친노무현)들은 국회 본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면서 투표를 거부했다”고 했다. 홍 시장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왜 국회가 탄핵하냐고 난리 치던 친노들 아니었나. 그런 전력이 있는 민주당이 탄핵 투표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며 “탄핵은 불가하고 질서 있는 하야를 할 수 있도록 추진하라. 그건 여야가 합의하면 된다”고 했다.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가결을 벼르고 있는 야권은 앞선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 [씨줄날줄] 도량발호(跳梁跋扈)

    [씨줄날줄] 도량발호(跳梁跋扈)

    시끌벅적한 송년회, 빨간 자선냄비, 거리의 대형 성탄절 트리…. 익숙한 연말 풍경이다. 그런데 올 연말은 대통령 탄핵 문제로 무거운 분위기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이런 침울한 세태는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도량발호’(跳梁跋扈)에서도 드러난다.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1086명에게 올해의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 41.4%의 지지를 받아 1위로 꼽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인 지난 2일까지의 조사결과였는데도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어 더욱 의미심장하다. 교수들은 윤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 정부의 권한 남용, 검찰독재 등을 추천 사유로 꼽았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자는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데 현재의 권력자들은 자신이 권력의 원천인 양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비상계엄령은 국민을 겁박하는 야만적 행동으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2위로 꼽힌 사자성어는 ‘후안무치’. 지도층이 공공의 이익은 외면한 채 개인의 안위만을 우선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3위의 ‘석서위려’(碩鼠危旅)는 권력자의 무능함을 풍자했다. 놀라운 것은 8년째 변함없는 민심과 권력의 괴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16년에 꼽힌 올해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군주민수가 주권자의 힘과 민주주의의 본질을 강조했다면, 도량발호는 이에 반하는 권력의 남용을 경고하고 있다. 이런 사자성어가 언제까지 세밑을 장식해야 할까. 권력자들이 자기반성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국민’을 앞세워 권력을 사유화하는 일이 없도록 주권자인 시민들도 끊임없이 감시하고 매를 들어야 한다.
  • [세종로의 아침] 한미동맹 ‘골든타임’ 걷어찬 ‘윤석열 리스크’

    [세종로의 아침] 한미동맹 ‘골든타임’ 걷어찬 ‘윤석열 리스크’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자주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지난 2월 장관 취임 후 첫 방미 때의 일화를 말하던 감회에 젖은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조 장관은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한국계인 영 김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소위원장 등 상·하원 지한파 의원을 두루 만났다. 둘은 조 장관의 호텔 방까지 찾아와 함께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며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우리 당국자가 미 고위급 인사를 만나기 어려웠고 면담이 성사돼도 한참을 문 앞에서 기다리는 일이 허다했다고 한다. 그 뒤로도 조 장관은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고 국제사회의 기대도 그만큼 커졌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취임 후 10개월간 100회의 공식 양자회담을 포함해 120여회 각국 외교장관과 접촉했는데 대부분이 상대국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가치외교’를 내세우며 미국과 보조를 맞춰 온 윤석열 정부에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은 핵심적인 외교 성과였다.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수록 상대적으로 중국·러시아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두터워진 미국과의 관계가 지렛대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리스크’ 공포가 커져도 정부는 견고한 한미동맹과 이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있다며 흔들림 없는 양국 관계를 강조했다. 대뜸 방위비를 100억 달러(약 14조원) 내라고 한다거나 기껏 다져 놓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의 협력 틀을 뒤집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에도 조기 협상 타결과 제도화로 서둘러 대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다음날 곧바로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가 이뤄진 것도 고무적이었다. 이제 ‘톱다운’ 방식의 정상외교를 선호하고 정상 간 개인적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를 빨리 만나 관계를 트는 게 다음 과제였다. 대통령이 8년 만에 골프채를 다시 잡았다는 포장도 어물쩍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트럼프의 소셜미디어(SNS)가 아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동맹을 불확실의 늪에 빠뜨렸다. 하루아침에 관세 폭탄을 던지거나 주한미군 감축을 주장하는 등의 ‘트럼프 리스크’와는 견줄 수도 없는 충격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조차 ‘심각한 오판’, ‘중대한 우려’라며 엄중한 시각을 드러냈고 트럼프 측은 한국을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에게 국군통수권과 외교권이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공동으로 실질적인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초헌법적 발상은 혼란을 키울 수밖에 없다. 당장 북한이 도발해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조차 열기 어렵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8일 담화를 통해 “한미, 한미일 그리고 우방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도 아닌 총리를 트럼프가 만나 줄 리 만무하다. 조 장관과 외교부 당국자들은 미국은 물론 각국에 국내 상황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트럼프 1기 때도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다.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트럼프와 두 차례 통화만 했다. 반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16년 11월 가장 먼저 트럼프를 찾아갔고 이후 둘은 3년 8개월 동안 14차례 대면 정상회담과 37차례 공식 통화, 5차례 골프 라운딩을 가졌다. 트럼프 2기 출발점에 한국 대통령은 또다시 정치적 불능 상태에 놓여 있다. 이토록 불안정하고 혼란의 연속인 나라와 누가 진솔하게 미래를 약속할 수 있을까. 그래도 가끔은 어깨를 으쓱일 수 있었던 국격마저 나락으로 내몬 게 다름 아닌 대통령이라는 것이 참담하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돈의 민낯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다. 어떠한 정치적 구상이든 이 부끄러운 시간을 끝내는 데 집중돼야 한다. 허백윤 정치부 차장
  • 민심 괴리 발언 역풍 맞는 與… 김재섭 집 앞엔 흉기까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수습 과정에서 집권여당으로서 면모를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의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 이후 항의성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쏟아지는 등 후폭풍도 거세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9일 본인의 전날 발언이 ‘탄핵에 반대해도 유권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지해 준다’라는 취지로 해석되는 데 대해 “침소봉대되고 왜곡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진심 어린 정치 행보가 결국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여당의 탄핵안 표결 불참 역풍을 우려하는 김재섭 의원에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앞장서서 반대해서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하면서) 무소속 가도 다 찍어 주더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은 또 달라진다. 우리가 어떻게 하기 나름”이란 단서를 달았다. 야당은 윤 의원을 맹폭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내란의힘’ 윤 의원은 ‘유권자 망각’ 발언에 대해 유권자와 국민에 대한 모욕을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서범수 사무총장 명의 공문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언행 자제” 등 내용의 ‘시국 관련 행동 수칙’을 전파했다. 지난 7일 탄핵안 ‘표결 보이콧’ 이후 여당 의원들을 향한 항의가 폭주하고 있다. 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에는 근조 화환이 배달됐고 김재섭 의원의 자택 현관 앞에선 탄핵 찬성 문구 손팻말과 함께 흉기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의원 측에서 순찰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확인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의 표명 후 복귀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날 다시 밝히면서 국민의힘은 새 원내대표를 12일에 뽑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비상의원총회 직후 “새 원내대표를 뽑기 위한 공고 절차를 오늘(9일) 의총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후보자 중에서 표결할지, 의총 추대할지는 미정”이라고 부연했다. 추 원내대표 측근에 따르면 여당 원내 사령탑으로서 비상계엄 전후 정국 상황에 대해 대표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힌편 민주당은 추 원내대표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여당 소속 의원들의 국회 도착을 지연시켜 계엄 해제 본회의 의결을 방해한 데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시 의원총회 등을 열어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 정치 불확실성이 끌어올린 환율… “연내 1500원대 뚫을 수도”

    정치 불확실성이 끌어올린 환율… “연내 1500원대 뚫을 수도”

    장중 한때 1438원대까지 치솟아계엄 때보다 탄핵부결이 직격타투심 약해지고 외인 매도세 뚜렷韓경제정책 신뢰 떨어진 것도 문제트럼프 2기 출범으로 강달러 압박 “탄핵정국 빨리 끝내야 돌파구 찾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계속 치솟아 2년여 만에 1440원에 육박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원화 약세 압력도 높아져 환율이 연내 1500원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426.0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한때 1438.3원까지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0월 21일(1439.8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의 최고치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환율이 고공행진을 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던 2016년 12월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158.5원(12월 8일)에서 1210.5원(12월 28일)으로 약 2주 만에 52원 상승한 바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달러 인덱스가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비해 하락했는데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온전히 국내 요인에 따른 원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자체는 일회성 사건으로 끝날 수 있었지만 탄핵안이 부결되면서 시장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해진 탓에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하고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탄핵안이 가결된 뒤 환율이 원상태로 복귀했지만 지금은 경제 펀더멘털이 약화한 상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비우호적인 대외 요인이 작용해 원달러 환율이 연내 1500원 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강달러 기조가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달 금리까지 동결한다면 압박이 더 심화할 것”이라며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면서 외인 이탈까지 겹치면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이긴 하더라도 1500원을 넘는 게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선 정치적 요인만으로 환율의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환율 혼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불안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정부에서도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계속하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원화 가치가 원래 저평가된 상황에서 계엄 사태가 일어나면서 환율 상단을 더 높였기 때문에 환율이 1400~1450원에서 등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완화되려면 탄핵 무산 이후 확대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선 해소돼야 한다고 봤다. 문 이코노미스트는 “탄핵 정국이 빨리 마무리된다면 환율도 안정세로 되돌아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버팀목 사라진 韓경제… “외부 역풍 2016년 때보다 심각”

    반도체 버팀목 사라진 韓경제… “외부 역풍 2016년 때보다 심각”

    골드만삭스 “과거 탄핵과는 달라中 경기 둔화·美무역정책 등 직면”朴탄핵 가결 후 코스피 2.55P 상승이번에도 정치적 리스크 해소 관건“尹탄핵 가결, 그나마 증시 친화적” 국민의힘의 보이콧으로 탄핵소추안 표결조차 성립되지 않은 이후 첫 거래일인 9일 개미투자자들은 ‘패닉셀’(공포 매도)로 현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오롯이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정국 불안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주가는 연중 최저점까지 밀려났다. 2016~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현재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요인 및 지표를 비교·분석함으로써 향후 시장을 전망해 봤다. 이번 탄핵이 우리 경제 성장에 미칠 악영향은 과거보다 더 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 보고서에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에 따른 순풍에 힘입어 성장했지만, 내년 한국은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란 외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경제성장률은 3.2%, 2017년은 3.4%로 당시 평균 잠재성장률 2.8%를 웃돌았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9%를 제시하며 현 잠재성장률 2.0% 수준을 밑돌 거라 예측했다. 게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일인 내년 1월 20일 전까지 탄핵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수출 중심 세계 교역 시장에서 한국 경제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한 건 2016년 10월 24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의 태블릿PC’ 보도가 나간 직후였다. 다음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57(0.52%) 하락했다. 그날 박 전 대통령의 1차 대국민 사과가 이어졌지만 다음날 코스피는 23.28(1.14%) 주저앉았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다음날(4일) 코스피가 36.10(1.44%) 급락한 것과 흡사하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11월 29일 “임기 단축 등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밝히며 2선 후퇴를 선언했다.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걷어낸 것이다. 코스피는 당일 0.26(0.01%), 다음날 5.09(0.26%) 소폭 반등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에서 임기와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국민의힘)에 일임해 불확실성을 키웠다. 2016년 12월 9일 오후 ‘박근혜 탄핵안’은 국회 재적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고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다음날 코스피는 2.55(0.13%) 상승했다.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 10일 만장일치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고, 다음날 코스피는 20.24(0.97%)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정치적 올바름(PC)’을 떠나서 불확실성 해소에 직접 반응한다는 뜻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14일 탄핵안이 가결되면 16일 증시는 일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리스크’ 제거란 점에서다.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는 “탄핵안 가결과 헌재 인용, 조기 대선 국면으로의 전환이 그나마 가장 증시 친화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에 하나 탄핵안이 반복해 부결된다면 증시 종목 상당수가 바닥을 뚫고 신저점을 향해 내려갈 수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연저점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가격 매력이 높아졌고, 중장기적으론 정치가 미치는 지속력이 길지 않다는 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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