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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새 지도부 선출 속도전…친문 당심·민심 괴리 극복은

    與 새 지도부 선출 속도전…친문 당심·민심 괴리 극복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새 지도부 선출로 쇄신을 꾀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이 시작부터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의 출마 자격 논란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불과 1년 전 총선에서 당심과 민심의 일치로 대승을 거둔 민주당은 이번에는 민심과의 극심한 괴리를 확인하고서도 책임 공방에만 발목이 붙잡혀 있는 형국이다. 지도부 총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을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한다는 결정에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전당대회 선출로 방향을 틀었다.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비공개회의를 열어 다음달 2일 임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함께 선출하기로 했다. 허영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당원들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전원 찬성했다”며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한 대의원과 일반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 조정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재보선 참패 후 민주당은 질서 있는 수습과 속도전에 방점을 찍었다. 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 체제를 최소화하고자 원내대표와 당대표 투톱 선거 일정을 앞당겼다. 원내대표 경선을 오는 16일 실시해 신임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겸하고, 다음달 2일 새 대표를 선출해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속도전과 공백 최소화에 방점을 찍다 보니 새 인물 발굴이나 건전한 노선투쟁을 위한 시간이 확보되지 않아 재보선 참패 전과 다를 게 없는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선출하는 새 대표에는 지난해 8월 ‘이낙연 대세론’에 출마를 접었던 송영길(5선·인천 계양을) 의원, 우원식(4선·서울 노원을) 의원,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의원 등 중진 3인방이 출마한다. 내년 대선 1년을 앞두고 서울·부산시장 보선에서 참패를 했지만 지난해 총선 대승 이후 당권을 노렸던 후보들이 그대로 출마하는 것이다. 상황이 180도 바뀌었으나 새 인물이 도전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당내에선 친문을 친박(친박근혜)계에 빗대는 고강도 비판도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앞서 “우리 당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가급적 당내 선거에 나서지 말라”고 직격한 데 이어 이날은 2016년 총선 참패 후에도 친박이 전면에 나선 뒤 몰락했던 새누리당을 언급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참패를 당했으면 핵심세력인 친박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어야 했는데 책임을 지기는커녕 ‘박근혜의 복심’이라고 하는 이정현을 내세워 전당대회에서 당을 장악했다”고 지적했다. 16일 원내대표 경선에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윤호중(4선·경기 구리) 의원, 정세균(SK)계의 안규백(4선·서울 동대문갑), 충청권의 박완주(3선·충남 천안을) 의원이 12일 후보 등록과 함께 출마선언에 나선다. 애초 출마를 저울질했던 김경협(3선·경기 부천갑) 의원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조응천 “與, 아직 기득권·무오류 태도 못 버려 아쉬워”

    조응천 “與, 아직 기득권·무오류 태도 못 버려 아쉬워”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과 관련해 반성문을 초선의원에 당내 비판여론이 집중되고 있는 데 대해 “아직도 기득권과 무오류의 태도를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보궐선거 첫 번째 패인은 많은 시민들께서 투표 말고는 우리 당의 오만한 태도를 바꿀 방법이 없다고 느끼신데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개혁, 탈원전, 부동산 등의 정책과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례를 거론하면서 “우리 당의 핵심세력은 정책에 대한 여론이 어떠하던 180석을 주신 민의를 받들어 돌파해야 하고, 인물에 대한 시중의 평가가 어떠하던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에 충만했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보선 참패 이후에서 ‘검찰·언론개혁만이 살 길’이라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지도부 선출방식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모습들을 보면 아직 많이 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을 사례로 들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우고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다”며 “심지어 당색을 금기시하던 빨간색으로 바꾸고 김종인, 이준석 등 기존 당 주류와 구별되는 인사들을 과감히 등용해 경제민주화 등 중도·개혁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새누리당은 2012년과 그 해 말 대선에서도 승리했다고 조 의원은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에서는 ‘친박 공천파동’ 등이 겹치며 제1당 자리를 민주당에게 내줬다. 조 의원은 “총선에서 참패를 당했으면 핵심세력인 친박이 책임지고 물러났어야 하는데 오히려 ‘박근혜의 복심’인 이정현을 당 대표로 내세웠다”며 “그때 이 대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표가 됐다면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또 새누리당이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연패를 하고도 친박인 황교안 전 총리를 대표에 앉혔던 던 것과 관련해 “마땅히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보수정당의 흑역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2006년과 2016년에도 당시 여당 핵심부와 강성 지지층은 ‘언론이 문제다’, ‘분열하면 죽는다’ 등 얘기를 늘어놨다”며 “혁신하고 변화하면 살았지만 기득권을 붙잡고 변화를 거부하면 앉아서 죽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울산시장 선거개입 무혐의 임종석 “윤석열 책임” 조국 “이제서야”

    울산시장 선거개입 무혐의 임종석 “윤석열 책임” 조국 “이제서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검찰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기소한 것에 대해 10일 “부당하고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검찰 주장대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건이라면 당시 비서관이었던 이진석이 무슨 권한으로 그 일의 책임자일 수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검찰 스스로도 ‘그 그림은 아니다’ 싶어 무리하게 임종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던 것인데, 그럼 임종석을 기소하든지 혐의를 찾지 못했다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 마땅한 순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균형발전위원회까지 압수수색하고 숱한 공무원을 소환 조사해서도 증거를 찾지 못하고, 이진석이 사회정책을 담당한 이유만으로 그를 희생양 삼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실장은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던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김기현 당시 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의 핵심 공약인 산업재해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늦추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선거개입·하명수사’ 연루 의혹을 받았던 임 전 실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다. 임 전 실장은 “문제의 울산 산재모병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음에도 임기 내내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검찰도 이런 과정을 모두 들여다봤을 것인데도 예타 무산 책임을 문재인 정부로 돌리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 이용했다는 사건 구성을 해내는 덴 차마 말문이 막힌다”고 성토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형 공공병원을 공약했고, 그래서 우리는 예타 면제를 통해 울산 공공병원을 해결하려 노력했다”며 “여기에 무슨 정치적인 음모가 있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임 전 실장은 “이른바 ‘울산 사건’은 명백히 의도적으로 기획된 사건이며, 그 책임 당사자는 윤석열 전 총장”이라면서 “재판을 통해 이진석의 결백함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임 전 실장과 함께 이른바 청와대 울산 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날 “이제서야”라고 한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쏠린 눈…‘별의 순간’ 잡을까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쏠린 눈…‘별의 순간’ 잡을까

    4·7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예상외의 큰 표차로 압승을 거두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어떤 형태로든 대선가도에 전면 등장해 ‘별의 순간’을 잡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4일 검찰을 박차고 나온 뒤 꾸준히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한 비판, 재보선 투표 독려 등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 전부다. 사전투표 일정을 공개한 뒤 투표소에 부친과 함께 잠시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대권 관련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아직은 정치 전면에 등판할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를 통해 등판할지, 국민의힘에 입당할지 여부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LH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만큼 윤 전 총장이 등장한다면 제3지대를 통해 중도층을 모아 야권의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시나리오도 야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에 대해 “대선주자는 커다란 정당을 배경으로 삼지 않으면 혼자서 상당 기간을 갈 수 없다”고 전했다.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해 수권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엿본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에게 입당을 권하는 ‘러브콜’을 꾸준히 보내고 있다. 주 권한대행은 “정치자금 문제도 입당하면 해결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모두 개인 돈으로 해결해야 된다”며 “그런 것들을 윤 전 총장이 잘 안다면 끝까지 제3지대로 남아서 가는 상황은 거의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선을 치를 때 선거비용은 수백억 원에 달한다. 윤 전 총장의 개인적 자금이나 후원금으로 선거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 충청권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5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충청대망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윤석열은 고향 친구”라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후보를 뽑는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윤 전 총장이 입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곧바로 야권행을 선언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는 시각이 많다. 검찰을 나온지 불과 몇달 안돼 정치권으로 간다면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향후 행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전 총장이 당 외곽에서 만나 제1야당으로 목표점을 잡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개별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자기 정치활동의 영역을 확보하긴 힘들 것”이라면서 “주변을 제대로 구성해서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선거 압승의 일등공신인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접촉해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중도층과 보수층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야권과의 접촉면을 늘려갈 수도 있다.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세를 구축한 뒤 야권의 정계개편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야권 내에서는 여전하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요청이 오면 만나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함께 얘기해보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고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도울지 안 도울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시나리오에서 걸림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특검 수사팀장을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던 분”이라면서 “구속 기소와 구형, 법원의 형량이 너무 과했다”고 말했다. 대권 출마를 준비 중인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견제구를 날리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차기 대권주자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향후 행보에 따라 지지도가 출렁거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 전 의원은 “현재 지지도가 그대로 가지는 않을 것이고, 몇 번 출렁거릴 계기가 있을 것”이라며 “지지도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의미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민주당 오만·내로남불에 분노 폭발… 불공정하면 누구든지 심판받는다”

    “민주당 오만·내로남불에 분노 폭발… 불공정하면 누구든지 심판받는다”

    4·7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단 한 번도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려 보지 못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동시에 탈환한 것이다. 20대와 중도층까지 등돌리게 한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정권심판론으로 발현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통적 여야 지지세가 사라진 새 정치 흐름이 고개를 들며 향후 각 정당의 정책 방향 설정의 키워드도 ‘공정’과 ‘절차’가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를 ‘정권심판론’이라고 규정하며 국민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심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정권심판론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 1년 동안 이어졌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통해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이 드러났고, 이후 부동산 정책이 뒤죽박죽되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에 대한 분노가 분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 이후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건 국민이 느낀 배신감이 심각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최근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뿐 아니라 그동안 정부·여당이 보여 온 오만과 독주들이 정권심판 민심으로 드러났다”며 “부동산 문제는 마지막에 기름을 부은 정도일 뿐 이미 그 이전에 불공정과 관련한 분노는 잔뜩 쌓여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선 결과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가 보수 정당에 표를 몰아준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치 성향이 극과 극을 달렸던 20대와 60대 이상 고령층이 동시에 정부·여당에 회초리를 든 건 기존의 이념적 사고를 떠나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공정했느냐’의 문제가 정치적 판단을 가르는 새 기준이 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도 공정의 가치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대한민국이 분열을 뒤로하고 화합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7년 탄핵 사태를 거치며 국민들의 이념 성향이나 지지 정당이 상당히 많이 변했는데, 이번에는 총선 후 1년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이처럼 무서울 정도로 역동적인 변화가 가능했던 건 정의의 측면에서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아무리 좋은 대의명분을 갖고 있더라도 정치권이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과정과 절차를 밟는 모습을 먼저 보여 줘야 한다”며 “여야 모두 1년도 남지 않은 대선을 위해 각종 쇄신책을 강구하고 있을 텐데, ‘설득’이라는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면 누구든 심판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이번 선거 참패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향후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유 평론가는 “정부·여당은 전반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반성하지 않고 낡은 사고방식에 갇혀 있는 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자신들이 잘해서 승리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 것”이라며 “이번 보선을 기회로 삼아 낡은 보수 이념에서 탈피해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게 시대정신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도 “짧게는 총선 이후 민주당이 추진해 온 정책에 대해서도 리뷰를 하고 쇄신책들을 찾아야 하고, 길게는 지난 4년간 정책들에 대해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尹 지지율 확 밀려 2위로… “거품 빠져” “野표심 분산”

    尹 지지율 확 밀려 2위로… “거품 빠져” “野표심 분산”

    이재명 경기지사와 차기 대권 양강 구도를 형성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4·7 보궐선거를 거치며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이 지사는 보선 지역인 서울과 부산·경남·울산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윤 전 총장에게서는 국민의힘 지지층 이탈 조짐이 감지됐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18세 이상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이 지사가 24%로 1위, 윤 전 총장이 18%로 2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10%),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이상 4%), 오세훈 서울시장(3%), 정세균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상 2%)이 뒤를 이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보선 전후 비슷한 지지율을 유지했는데, 유독 윤 전 총장의 지지율만 직전 조사보다 7%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 대구·경북 등에서 지지율이 내려가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위를 차지한 이 지사는 20~40대와 서울 등에서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과는 대조되는 결과로 친문(친문재인)과 거리를 둔 이 지사로의 쏠림 현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선거로 야권 주자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됐던 야권 표심이 분산될지도 주목된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을 겨냥해 “특검 수사팀장을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던 분”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임을 부각하는 견제구를 던졌다. 오 시장과의 단일화로 존재감을 드러낸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과 서울시 공동경영 등으로 자신의 정치력을 다시 증명해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면서 “뜻을 같이하는 범야권이 모두 합쳐야 정권 교체를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보수野 한계 깨고 떠난 김종인

    보수野 한계 깨고 떠난 김종인

    “국민의힘 근본적 체질 변화 못 이뤄” 평가도국민의힘을 4·7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김 위원장은 ‘탄핵의 강’ 앞에서 머뭇거리다 지난 총선 빈사 상태까지 갔던 당을 살려 내는 ‘기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인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당내 해묵은 문제들은 눌러 왔던 터라 기대했던 보수 정당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이뤄 냈는지는 평가가 갈린다. ●비대위원장 퇴임… “승리 착각 안 돼” 뼈 있는 당부 김 위원장은 퇴임 회견에서 “이번 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의 최소한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의 곁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또 “지난 2년간 혁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투성이”라면서 “이번 결과를 국민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거라 착각하며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할 것”이라는 뼈 있는 당부도 남겼다. 김 위원장은 취임부터 “보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고강도 개혁 작업에 나섰다. 앞장서 광주를 찾아 5·18 묘역에 무릎을 꿇었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 처리에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위원장의 쇄신으로 국민의힘은 중도에 한층 더 가까워졌고, 사회적 약자·청년·여성과의 동행을 강조해 당의 외연도 확장했다. 이날 회견에서도 김 위원장은 낡은 이념 정치와 대구·경북(TK) 패권주의를 버려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말을 남겼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우리 당 스스로 갇혀 있던 보수라는 한계를 깨 줬고 우리가 묶여 있던 과거로부터의 매듭도 풀어 줬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만나자면 만날 것” 대선 후보 면접 예고 다만 당 밖에서 기용된 원외 구원투수라는 신분 탓에 단단한 당내 기반과 구조적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이에 임기 동안은 당 안팎의 도전을 김 위원장이 능수능란하게 제압해 왔지만 퇴임 후에는 국민의힘 내에서 다시 극우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한 번 만나 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그때 가서 도와줄 건지 안 도와줄 건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한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 보려고 한다”며 일종의 ‘대선 후보 면접´을 예고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킹메이커’ 김종인 “윤석열, 만나보고 대통령감이면 도울 수도” (종합)

    ‘킹메이커’ 김종인 “윤석열, 만나보고 대통령감이면 도울 수도” (종합)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 그렇게 된 듯”“‘공정’ 단어, ‘윤석열 브랜드’ 돼 버렸다”“윤석열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보려 해”“개별 입당해선 정치 영역 확보 힘들 것”국힘 후보에 “경쟁력 있는 후보 정의 어렵다”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대승으로 이끌며 ‘킹메이커’로서 명성을 재확인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유력한 차기 야권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한 번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그때 가서 도와줄 건지 안 도와줄 건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尹, 본인이 자기 주변 제대로 구성해정치 시작할 수 있는 터전 마련 중요”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보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진행자의 말에 “현재 그렇게 된 것 같다”면서 “공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마치 윤 전 총장의 브랜드처럼 돼 버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자기 주변을 제대로 구성해서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개별적으로 입당해서는 자기 정치활동 영역확보가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의힘 안에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가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정의 내리기가 어렵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도 초기에는 경쟁력이 제일 낮은 것처럼 보였다”며 즉답을 피했다.“안철수, 2011년이 최대의 순간”“그 시기 놓쳐 새 계기 없으면 힘들 것”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최대의 순간이 2011년도 지지도가 40% 가까이 갔을 때”라면서 “그 시기를 놓쳐서 새로운 계기가 특별히 마련되지 않는 이상 힘들지 않겠나”라고 부정적인 평을 내놓았다. 김 전 위원장 자신이 대권 도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 사람은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서 “나이 80이 넘어 인생을 덤으로 사는 사람이 책임 있는 자리를 추구한다는 것이 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런 얘기에 유념치 않는다”고 일축했다.金, 박근혜·19대 총선 민주 승리 일군‘선거의 달인’…오세훈 압승 이끈 주역 김 위원장은 선거의 달인으로 불린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 2016년 19대 총선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후 ‘킹메이커’라는 별칭이 붙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180석을 내주며 참패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맡은 그는 당명은 물론 정강·정책까지 바꿔가며 당에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덕분에 최순실 국정농락 사태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보궐선거 승리도 김 위원장의 노련하고 강단 있는 지휘력과 전술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올해 초반만 하더라도 서울시장 후보로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지율에서 우세하게 나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주지 못하거나 단일화로 지원사격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뚝심 있게 안 대표와의 단일화 협상을 벌여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하는데 성공했고 이후 압도적 당선으로 서울시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안겨 주고 박수 속에 퇴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승리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거라 착각하고 개혁의 고삐를 늦추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낡은 이념과 특정 지역에 묶여있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조언을 남겼다.윤석열 “언론, 자유롭게 둬야”14일 ‘윤석열의 진심’ 대화록 출간 한편 윤 전 총장이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른바 검찰개혁과 윤 전 총장 장모의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싸고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겪을 당시 고교 동창을 만나 털어놓은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한 생각이 오는 14일 공개된다. 윤 전 총장은 충암고 동기인 이경욱 전 연합뉴스 기자가 쓴 ‘윤석열의 진심’에서 언론 문제와 관련, “자유롭게 둬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기자는 “윤 전 총장이 큰 틀에서 의회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란 무엇이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그것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밝혔다”면서 “윤 총장은 분야별로 정리가 상당히 돼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9월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충암고 동창인 윤 전 총장을 3시간가량 만나 나눈 대화를 책에 담았다고 한다고 언론에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유승민 “윤석열의 박근혜 30년 구형 과해, 그의 지지도는 인기투표”

    유승민 “윤석열의 박근혜 30년 구형 과해, 그의 지지도는 인기투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내렸던 구형이 “과했다”고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포럼 ‘더 좋은 세상으로’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일찌감치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유 전 의원이 4·7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포럼을 찾은 것은 본격적으로 대선주자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아이러니한 것이 요즘 윤 전 총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윤 전 총장은 특검 수사팀장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며 “구속기소와 구형, 법원 형량은 과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가급적 빨리, 극렬지지자 눈치보지 말고 해결하는 게 국민 통합이나 국격을 생각해서도 맞는 것 같다”며 “사면을 하면 보수가 오히려 좀 편해지면서 결국 야권 전체가 가장 경쟁력있는 단일 후보를 낼 수만 있다면 (보수 분열과 같은) 우려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사실상 정치를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지지도는 일종의 인기 투표같은 것이다.이게 여름, 가을이 되면 몇번 출렁일 계기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계기가 있으면 저한테 거부감 가진 영남보수층한테도 새롭게 보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우리가 지금부터 국민들에게 훨씬 변화와 혁신의 모습으로 다가가고 지지도 올라갈 수 있다면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에게도 훨씬 매력적인 대상이 되지 않겠나”라며 “야권 단일후보를 국민의힘이라는 플랫폼이 열려있는 상태에서 (당 밖 인사들이) 우리와 같이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 지지도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라고는 생각 안한다. 그냥 국민이 얼마나 선호하고 인기있느냐 이것이다”고 했다. 강연 중 유 전 의원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김무성 전 의원은 “유승민은 박근혜가 키워줬는데 배신했다고 태극기 세력이 비판한다. 그런데 제가 증인이다. 그런 것 없다”며 “우리 둘이 참 친했던 사이인데 중간에 (탄핵의) 강이 놓여가지고 소주 한 잔 하지 못하는 사이가 됐나 모르겠다”고 유 전 의원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 탈당으로 유 전 의원과 멀어졌을 당시를 언급하며 “진수희 전 의원이 (유 전 의원과) 뽀뽀하래서 했는데 욕을 많이 먹었다. 난 후회 안하는데 유승민이 후회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고, 유 전 의원은 크게 웃었다. 당시 두 사람의 뽀뽀는 동독이 망하기 직전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79년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과 나눈 키스에 비유되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권심판론이 덮은 보선…‘공정’·‘절차’ 가치 되찾아야”

    “정권심판론이 덮은 보선…‘공정’·‘절차’ 가치 되찾아야”

    4·7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단 한 번도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려보지 못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동시에 탈환한 것이다. 20대와 중도층까지 등돌리게 한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정권심판론으로 발현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통적 여야 지지세가 사라진 새 정치 흐름이 고개를 들며 향후 각 정당의 정책 방향 설정의 키워드도 ‘공정’과 ‘절차’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를 ‘정권심판론’이라고 규정하며 국민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심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정권심판론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 1년 동안 이어졌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통해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이 드러났고, 이후 부동산 정책이 뒤죽박죽 되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에 대한 분노가 분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 이후 불과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이런 결과가 나온건 국민이 느낀 배신감이 심각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최근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뿐 아니라 그동안 정부·여당이 보여온 오만과 독주들이 정권심판 민심으로 드러났다”며 “부동산 문제는 마지막에 기름을 부은 정도일 뿐 이미 그 이전에 불공정과 관련한 분노는 잔뜩 쌓여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선 결과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가 보수 정당에 표를 몰아준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치 성향이 극과 극을 달렸던 20대와 60대 이상 고령층이 동시에 정부·여당에 회초리를 든 건 기존의 이념적 사고를 떠나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공정했느냐’의 문제가 정치적 판단을 가르는 새 기준이 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도 공정의 가치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대한민국이 분열을 뒤로하고 화합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7년 탄핵 사태를 거치며 국민들의 이념 성향이나 지지 정당이 상당히 많이 변했는데, 이번에는 총선 후 1년 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이처럼 무서울 정도로 역동적인 변화가 가능했던 건 정의의 측면에서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는 아무리 좋은 대의명분을 갖고 있더라도 정치권이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과정과 절차를 밟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며 “여야 모두 1년도 남지 않은 대선을 위해 각종 쇄신책들을 강구하고 있을텐데, ‘설득’이라는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면 누구든 심판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이번 선거 참패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향후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유 평론가는 “정부·여당은 전반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반성하지 않고 낡은 사고 방식에 갇혀있는 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자신들이 잘해서 승리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 것”이라며 “이번 보선을 기회로 삼아 낡은 보수이념에서 탈피해 합리적이고 균령감 있게 시대정신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도 “짧게는 총선 이후 민주당이 추진해온 정책에 대해서도 리뷰를 하고 쇄신책들을 찾아야 하고, 길게는 지난 4년 간 정책들에 대해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쇄신과 반성, 그 다음에 각성이 없다면 1년 후에 있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화려한 퇴장’ 김종인이 남긴 것…“정권교체 최소 기반 만들었다”

    ‘화려한 퇴장’ 김종인이 남긴 것…“정권교체 최소 기반 만들었다”

    보궐선거 승리로 이끌고 박수 받은 김종인낡은 보수 이미지 쇄신하고 당 외연 확장 평가“자신들이 승리한 것으로 착각말라” 당부국민의힘을 4·7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이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김 위원장은 ‘탄핵의 강’ 앞에서 머뭇거리다 지난 총선에서 빈사 상태까지 갔던 당을 살려내는 ‘기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인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당내 해묵은 문제들은 눌러왔던 터라 기대했던 보수 정당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이뤄 냈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의 최소한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의 곁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년간 혁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 투성이”라면서 “이번 결과를 국민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거라 착각하며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할 것”이라는 뼈 있는 당부도 남겼다.김 위원장은 취임부터 “보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강도 높은 개혁 작업에 나섰다. 앞장서 광주를 찾아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었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에는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위원장의 쇄신으로 국민의힘은 중도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날 회견에서도 김 위원장은 낡은 이념정치와 대구·경북(TK) 패권주의를 버려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말을 남겼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우리 당 스스로 갇혀 있던 보수라는 한계를 깨 줬다”면서 “끊임없는 호남 구애 행보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우리가 묶여 있던 과거로부터의 매듭도 풀어 줬다”고 평가했다. 사회적 약자·청년·여성과의 동행을 강조해 당의 외연을 확장시켰다는 평도 있다. 다만 당 밖에서 기용된 원외 구원투수라는 신분 탓에 단단한 당내 기반과 구조적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이에 임기 동안은 당 안팎의 도전을 김 위원장이 능수능란하게 제압해 왔지만 퇴임 후에는 국민의힘 내에서 다시 극우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자연인으로는 마음대로 내가 활동할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박범계 “피의사실 공표 거론이 내로남불? 비교대상 아냐”

    박범계 “피의사실 공표 거론이 내로남불? 비교대상 아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8일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에 관한 문제제기가 ‘내로남불’이란 비판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 자신이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을 옹호한 이유를 설명하며 반박했다. 그는 “당시 이 특별감찰관에 대한 사찰 문제가 불거져서 ‘감찰 방해’ 대 ‘감찰 누설’이란 구도가 있었다”며 “저보고 ‘내로남불’이라는데, 평면적으로 두 경우를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익성이 크거나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 수사 방해나 감찰 방해가 있는 경우 등 피의사실 공표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며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원칙 있는 금지를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전날 박 장관은 최근 특정 언론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기획사정 의혹 수사 내용이 보도되자 수사팀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가 의심된다며 “장관의 지휘감독권에 기초해 진상을 확인하고 후속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수사팀 관계자들의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수사 내용 유출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에 대한 수사 내용이 특정 언론에 유출된 부분은 지적하지 않아 ‘선택적 문제제기’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정권에 불리한 수사에만 피의사실 공표 금지 원칙을 강조하는 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한 박준영 변호사는 전날 박 장관을 향해 “피의사실 공표 금지 원칙 강조의 모순과 개혁의 현실적 실천을 고민해 달라”면서 “수사와 재판 결과가 진영 논리에 따라 해석되는 여론 형성 구조를 이대로 둔 채 수사 정보만 통제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일부 보도의 출처가 자신이라고 밝히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국민의힘, 겸손하게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야

    서울ㆍ부산시장 등의 재보선에서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그제 “15% 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승리하지 않는다면 야당으로서 존재 의미가 없다”며 승리를 확신했는데, 서울과 부산 선거에서 각각 큰 격차로 승리했다. 2016년 총선 이래 전국 단위 선거에서 4번을 잇따라 패배한 뒤 거둔 첫 승리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크게 고무될 만하다. 차기 대선이 1년밖에 안 남은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은 4ㆍ7 재보선 민심이 내년까지 이어지길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은 승리에 도취할 때가 아니다. 4ㆍ7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 준 것은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의혹 사태 등 실정 탓이다. 유권자들은 아직 국민의힘이 미덥지 않지만,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탓에 야당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이제 야당이 할 일은 어두운 과거와 절연하고 혁신을 통해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국민의힘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의 대법원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신군부 세력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탄압에 대해서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무릎 꿇고 사과했지만 당의 주류는 진정성 있게 참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안보를 빙자한 색깔론과 해묵은 지역감정에 기대는 낡은 정치로 언제든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유권자들에게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재보선 승리에 국민의힘이 취한다면 당 내부의 친이명박계, 친박근혜계 등 계파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이런 우려가 기우가 되도록 겸손한 자세로 과거와 절연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 수권 정당으로 면모를 일신하기 바란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계속 뻗어 갈 수 있도록 정책에 매진하기 바란다.
  • 분노한 민심, 與를 버렸다

    분노한 민심, 與를 버렸다

    전국 투표율 55.5%… 서울 58.2% 기록‘대선 전초전’서 정부·與 불신임 메시지‘참패’ 민주당 지도부 오늘 총사퇴할 듯국민의힘, 제3지대 포함 野 재편 주도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승리가 확실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차·총선 1년 만에 치러진 ‘대선 전초전’에서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강력한 ‘불신임’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로써 정부·여당은 국정 방향에 대한 대대적인 노선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로 지난 총선까지 전국 선거 4연패로 빈사 상태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기사회생해 중도 제3지대를 포함한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쥐고 대선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8일 오전 12시 30분 현재 개표율 58.9%인 상황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6.8%를 득표해 40.0%를 얻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앞섰다. 오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금 산적한 과제를 능수능란하게, 빠른 시일에 하나씩 해결해서 고통 속에 계시는 많은 서울 시민 여러분을 보듬으라는 그런 취지의 지상명령으로 받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는 개표 시작 한 시간여 만에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개표율 89.3%인 가운데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63.1% 득표율로 민주당 김영춘(34.1%) 후보를 제쳤다. 박 후보는 부산 전 지역에서 우세였다. 서울·부산 모두 군소 후보들은 의미 있는 득표율을 보이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선거 직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등으로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오히려 여권 인물들의 ‘내로남불’ 행태가 부각되면서 정권 심판 표심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태탕’ 공방 등 네거티브 전략도 지지층 결집보다 역효과를 더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일방독주에 대한 불신임장을 받은 민주당은 지도 체제 개편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새기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밤늦게 당사에서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어 지도부 총사퇴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방침은 8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확정된다. 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의 동력을 이어 가며 중도를 포함한 세력 확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합류 여부도 주목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였다.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의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오후 8시 마감까지 전국 55.5%(서울 58.2%, 부산 52.7%)를 기록했다. 당선인들은 8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분노한 민심, 與를 버렸다

    분노한 민심, 與를 버렸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압승 전국 투표율 55.5%… 서울 58.2% 기록‘대선 전초전’서 정부·與 불신임 메시지‘참패’ 민주당 지도부 오늘 총사퇴할 듯국민의힘, 제3지대 포함 野 재편 주도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승리가 확실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5년차·총선 1년 만에 치러진 ‘대선 전초전’에서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강력한 ‘불신임’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로써 정부·여당은 국정 방향에 대한 대대적인 노선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로 지난 총선까지 전국 선거 4연패로 빈사 상태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기사회생해 중도 제3지대를 포함한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쥐고 대선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8일 오전 12시 30분 현재 개표율 58.9%인 상황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6.8%를 득표해 40.0%를 얻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앞섰다. 오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금 산적한 과제를 능수능란하게, 빠른 시일에 하나씩 해결해서 고통 속에 계시는 많은 서울 시민 여러분을 보듬으라는 그런 취지의 지상명령으로 받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는 개표 시작 한 시간여 만에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개표율 89.3%인 가운데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63.1% 득표율로 민주당 김영춘(34.1%) 후보를 제쳤다. 박 후보는 부산 전 지역에서 우세였다. 서울·부산 모두 군소 후보들은 의미 있는 득표율을 보이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선거 직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등으로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오히려 여권 인물들의 ‘내로남불’ 행태가 부각되면서 정권 심판 표심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총선에선 코로나19 대응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그마저도 어려웠다. ‘생태탕’ 공방 등 네거티브 전략도 지지층 결집보다 역효과를 더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일방독주에 대한 불신임장을 받은 민주당은 당장 지도 체제 개편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새기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밤늦게 당사에서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어 지도부 총사퇴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방침은 8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확정된다. 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의 동력을 이어 가며 중도를 포함한 세력 확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합류 여부도 주목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였다.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의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오후 8시 마감까지 전국 55.5%(서울 58.2%, 부산 52.7%)를 기록했다. 당선인들은 8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류근 시인 “시장 하나가 지옥 끝장으로 못망가뜨려”

    류근 시인 “시장 하나가 지옥 끝장으로 못망가뜨려”

    ‘친문 시인’으로 알려진 류근 시인이 7일 이날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개인적으론 몹시 실망스럽지만 이 또한 우리가 키워온 민주주의의 한 결과이고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괴롭고 민망하다”면서 “전두환 시대도 살았고, 이명박 시대도 살았고, 박근혜 시대도 살았는데 시장 하나가 설마 13개월 동안 서울과 부산을 아주 돌이킬 수 없는 지옥의 끝장으로까지야 망가뜨릴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번 선거는 특히 언론의 승리라며 그동안 자신은 언론이 아니라 편가르기와 왜곡과 거짓 선동에 앞장선 기레기들을 비판했다고 강조했다. 류 시인은 “민주당은 여의도 벌레들처럼 꼬물거리지만 말고 부디 이빨과 갈퀴와 발톱을 세운 맹수가 되어주길 희망한다”며 “이번 패배는 당신들의 기회주의가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앞서 류 시인은 20대 청년 사이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이 높다는 보도에 대해 “20대 청년이 그 시간에 전화기 붙들고 앉아서 오세훈 지지한다고 뭔가를 누르고 있다면 그 청년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가”라며 이상하다고 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한편 정부와 여권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의 선거 승리에 대해 “국민의 힘이 자기들이 잘해서 이겼다고 착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참패했고, 단순히 시장 둘을 빼앗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무능은 물론 비열한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민주당에 “이럴 바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말고 사과를 구하는 게 더 나았고, 어쩔 수 없이 후보를 냈다 할지라도 오세훈 후보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네거티브에 몰두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서 교수는 “비하하라, 20대와 영원히 절연할 것처럼/ 받아들여라, 예상보다 큰 격차의 패배를/ 그리고 짜져라, 다시는 집권하지 못할 것처럼”이란 시로 민주당의 보궐선거에 대해 정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안철수의 패배와 윤석열의 딜레마/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의 패배와 윤석열의 딜레마/김상연 논설위원

    정치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라는 데에 이론이 없을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더불어 추락하고 국민의힘엔 힘이 붙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며칠 전까지 나왔다. 흥미로운 건 LH 사태가 야야(野野) 간 헤게모니 싸움, 즉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논의에도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LH 사태 전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고자세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월 7일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한다면 불출마하겠다”는 ‘굴욕적인’ 제안까지 했지만 안 대표는 시큰둥했다. 그런데 LH 사태 이후 오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자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며 몸을 낮췄고, 오 후보는 “오늘이라도 입당하면 여론조사 문항을 양보하겠다”며 입장을 고자세로 바꿨다. 결국 오 후보의 승리로 끝난 이번 야권 단일화는 특정 변수가 단기간 내 정치적 판도를 가장 극적으로 바꾼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LH 사태에 분노한 민심이 어정쩡한 제3당보다는 확실한 야당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LH 사태의 정치적 수혜를 입은 모습이다. 딱히 유력한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야권에서 여권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되면서 지지율이 올랐다. 그러나 속사정은 간단치 않을 것 같다. LH 사태로 힘이 세진 국민의힘 쪽으로 야권통합의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법 처리하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등 ‘기성정치 척결’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간판 밑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딘가 어색하다는 게 문제다. 친박근혜계, 친이명박계가 여전히 주축인 국민의힘에 윤 전 총장이 들어가 문재인 정권을 공격하고 정치 혁신을 외치는 그림을 떠올려 보라. 윤 전 총장으로서는 ‘제3지대’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을 흡수통합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런데 LH 사태로 변화된 정치 지형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제3지대라고 칭하든, 중도라고 부르든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정권을 잡는 건 본질적으로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 한국 정치에서 제3지대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엄밀히 말하면 정통 공화당 노선이 아닌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였지만 결국 공화당 우산 밑으로 들어가 대통령이 됐다. 중도 후보가 한계에 봉착하는 것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합리적이고 온건하되 응집력과 충성도가 낮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이 분단돼 있고 영호남 지역 구도가 완고한 한국에서는 중도가 취약하다. 해방 공간에서 중도 노선 정치인들이 남북한 정권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던 역사가 유권자가 민주적으로 대통령을 뽑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작가 김훈은 중도층이 다수로서 중심을 잡는 나라를 바람직한 모델로 규정했지만, 여론이 봄바람처럼 조변석개하는 현실에서는 녹록지 않다는 것을 LH 사태는 웅변한다. 제3후보가 예측불허의 변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항상성을 가지는 수밖에 없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여서 스스로 커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다분히 일부러 깎아내리려는 의도에서 한 말이겠지만 여기에는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 현재 윤 전 총장 지지율의 본색(本色)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발 심리가 뭉쳐진 것이기 때문이다. 발광체는 단지 거창한 공약을 발표하고 정치적 목소리를 높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단기적 득실에 연연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길을 일관되게 걸을 때 빛은 비로소 항상성을 얻는다. 노풍(盧風)을 일으키며 대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하게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불리 계산이 안 설 때는 옳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결정을 하라고 했다. 민심은 계산하고 분석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여론이 잠시 변했다고 입당을 안 한다고 했다가 입당을 한다고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행위 같은 것은 발광체와는 거리가 먼 정치다. 소신대로 하다가 그것이 시대정신과 만나면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carlos@seoul.co.kr
  • 박영선 “촛불정부 지켜달라” 오세훈 “공정한 서울 만들겠다”

    박영선 “촛불정부 지켜달라” 오세훈 “공정한 서울 만들겠다”

    대한민국 제1·2도시인 서울·부산의 시장 후보들은 투표일을 하루 앞둔 6일 인물론과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마지막 유세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새벽 4시 서민을 상징하는 6411번 버스에 올랐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에 실망한 2030을 겨냥해 신촌에서 마지막 유세를 진행했다. 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1박 2일 동안 부산 전 지역을 도는 투혼을 발휘했다. ■ 진보·서민의 상징 6411번 버스 탄 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6일 오전 4시 진보정치와 서민을 상징하는 ‘6411번 버스’ 유세로 마지막 날을 시작해 여의도·광화문에서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을 공략한 뒤 홍대 앞을 찾아 2030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끝난 자정까지 이날 하루만 18시간의 강행군을 펼친 박 후보는 ‘박근혜 탄핵’을 외치며 촛불을 함께 들었던 이들에게 “다시 물대포가 뿌려지는 서울시를 원하느냐”며 막판 결집을 시도했다. 박 후보는 이날 낮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광화문 집중 유세에서 “오세훈 시장, 이명박 대통령 시절 광화문·시청 앞 광장(하면) 무엇이 생각나느냐, 물대포다. 그 물대포를 맞으면서 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았나”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겨냥해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을 용인할 수 없지 않나”라며 “그동안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었다. 철저하게 반성하고 뼈저리게 느껴서 투표일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했다. 납작 엎드리면서도 민주당과 자신이 국민의힘과 오 후보보다 낫다는 ‘차악론’으로 여전히 고민하는 진보·중도성향 시민들을 설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지막 유세 장소는 촛불집회의 상징성을 지닌 광화문을 선택했다. 박 후보는 “우리가 나아가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 촛불정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반성하고 있으니 ‘촛불’로 만들어 낸 정부를 지키기 위해 다시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앞서 박 후보는 자신의 옛 지역구인 구로에서 6411번 버스를 타고 강남 빌딩을 청소하러 가는 노동자들을 만났다. 진보정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지지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6411번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투명인간들’을 위한 정치를 강조하며 언급했던 노선이다. 박 후보는 홍대 상상마당 앞 집중 유세에서 “유세현장에 갈 때마다 바람의 속도가 바뀌고 있다”며 “내일 투표하면 승리한다”고 자신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도 정의와 공정을 약속하며 20대에 박 후보의 지지를 요청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젊음의 상징 신촌에서 피날레 吳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마지막 하루는 지난해 4·15 총선에서 출마했다가 처절하게 패배한 ‘서울 광진구’에서 시작됐다. 절치부심 끝에 1년 만에 반전을 이뤄낸 그는 6일 자신이 낙선한 지역구에서 출발해 보수당의 약점으로 꼽히는 ‘강북 지역’ 전역에 발도장을 찍으며 압승을 노리는 전략을 폈다. 특히 오 후보는 4·7 보궐선거의 피날레 유세 장소로 젊음의 상징인 신촌을 택하면서 ‘2030세대’ 공략에 방점을 찍었다. 오 후보는 오전 8시 광진구 자양사거리 출근 인사로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이맘때 여러분을 뵙고 광진구의 발전을 기약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중랑·노원·강북·성북·종로·은평·서대문구를 차례로 돌며 북부지역 전역을 훑었다. 오 후보는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내내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열세를 보였던 ‘비강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특히 비강남권에서 부동산 개발 등의 공약을 강조하면서 ‘균형발전’ 카드로 민심을 공략했다. 오 후보는 이날도 청년층에 가장 공을 들였다. 최근 이어 온 선거유세 패턴인 청년 선(先) 연설 후(後) 본인이 화답하는 방식의 유세로 청년 발언권을 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역 마지막 총유세로 선거운동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례적으로 보수정당에 쏟아진 2030세대의 공개 지지를 전면에 내세워 당의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오 후보는 신촌 유세에서 “(청년들이 말하길) 국민의힘이나 오세훈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에 지쳤다. 그래서 기회를 한 번 줘 보려고 할 뿐이라고 한다”며 “젊은층의 이런 경고가 두렵다. 당선돼 서울시에 들어가면 불공정하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공정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저녁 마지막 유세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주호영·유승민 중앙선대위 상임부위원장, 나경원 공동부위원장 등이 총출동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오세훈, ‘페라가모 구두사진’에 “그 구두 국산이야, 어처구니 없네” [이슈픽]

    오세훈, ‘페라가모 구두사진’에 “그 구두 국산이야, 어처구니 없네” [이슈픽]

    吳 “분명히 생긴 것 다르고 국산 브랜드”“언뜻 봐도 페라가모 아닌데 朴 그런 말을”박영선, 생태탕집 아들이 ‘吳 신은 것 봤다’는이탈리아산 ‘페라가모’ 구두 사진 언급 비난한겨레 “신발 설명 기자가 잘못 들어” 사과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하루 앞둔 6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측량 참여 논란’과 관련해 자신이 ‘페라가모’ 브랜드 구두를 신은 증거 사진이 나왔다는 여권 주장에 대해 “분명히 생긴 것도 다르고 국산 브랜드”라고 직접 반박했다. 박영선, 吳 2006년 신은 신발 언급하며 “吳 신은 페라가모 신발 찾으려 총출동”吳측 “오세훈 신발, 국산 브랜드 탠디” 오 후보는 이날 은평구 불광천 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제가 직접 입장을 밝힐 만한 사안인지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그 사진은 언뜻 보아도 주장하는 그 브랜드가 아닌 걸 알 수 있다”면서 “어떻게 (박영선) 후보가 직접 그런 말씀을 할 수 있나”고 해당 사진을 방송에서 언급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했다. ‘그 브랜드’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살바토레 페라가모’ 신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 후보측 관계자는 언론에 “사진 속 오 후보가 신은 신발은 페라가모가 아니다. 그 당시 국산 브랜드를 신었다”라면서 “국내브랜드 탠디로 안다”고 전했다. 탠디는 국내 대표 수제화 브랜드로 1983년 구두 브랜드를 런칭해온 피혁회사다. 박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2006년 9월 21일 동대문서울패션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그 페라가모 신발을 신고 있는 오 후보의 사진을 어떤 분이 찾아서 올렸다”면서 “오세훈 후보가 신었다는 페라가모 로퍼 신발의 사진을 찾기 위해 총출동을 했다.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하겠나”라고 말했다.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을 둘러싼 바닥 민심 악화를 강조하며 거듭 직접 공격에 나선 것이다. 박 후보는 전날 토론에 대해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현장에 1시간 반 동안 있으면서, 서울시장을 놓고 거짓말을 밝히는 토론을 해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착잡했다”면서 “현장에서는 정권심판론이 오세훈 후보 심판론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TBS 라디오에서 선거 판세에 대해 “(판세는) 지금 사실 예측불허”라면서 “제 마음속의 판세는 반드시 저희가 승리한다. 그리고 승리해야 한다”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전여옥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 후보의 사진과 구찌 브랜드의 구두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이 구두는 페라가모가 아니고 구찌라는데 박영선은 결국 ‘페라가모 호소인’이었다”고 박 후보를 조소했다.조수진, 박영선 페라가모 구두 사진 올려한겨레, ‘하얀 페라가모 신발’ 설명 사과 이날 박 후보가 착용했던 구두도 ‘페라가모’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찢어진 페라가모 구두 사진을 올리며 “페라가모 구두…”라고 적었다. 박 후보는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시절 의원총회에 찢어진 구두를 착용하고 나타나 화제가 됐었다. 조 의원이 올린 사진은 당시 박 후보의 구두를 촬영한 것이다. 해당 구두는 페라가모 제품으로 알려졌다. 한겨레신문은 이날 ‘하얀 페라가모’가 언급됐던 해당 기사와 관련, “(생태탕집 아들) ㄱ(A)씨에게 다시 문의한 결과 ‘하얀 면바지에 로퍼 신발’이라 설명한 것을 기자가 잘못 들은 것으로 확인돼 기사 내용을 정정했다”면서 “독자 여러분과 ㄱ씨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생태탕집 아들은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2005년) 하얀 로퍼 신발을 신고 내려오는 장면이 생각나서 ‘오세훈인가 보다’ 했다”고 밝혔지만, A씨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흰색 로퍼라고 한 적이 없다. 어제 어떤 기자에게 전화가 와서 색을 묻길래 검정도, 갈색도 아닌, 검갈색이라고 말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이낙연 “언론 선거보도 검증 대상될 것”오세훈 “적반하장격, 언론에 또 겁박” 이낙연, 吳 내곡동 의혹 보도 미흡 불만민주, 吳 측량 참여 관련 생태탕집 증언 옹호 오 후보는 민주당이 언론을 ‘검증 대상’으로 지목한 데 대해 “집권여당이 적반하장격 주장을 선거 기간에 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또 다른 겁박”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4·7 재보선과 관련한 언론 보도 양상에 대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도 한번은 검증 대상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생태탕 이슈가 모든 정책 이슈를 덮어버렸다’는 지적에 대해 “언론들이 정책 이야기를 많이 보도해달라”면서 “내곡동 이야기가 중요한데 이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셀프보상 의혹에 대해 언론이 제대로 짚어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 참여와 관련해 증언한 생태탕집 사장과 아들도 옹호하고 있다.吳 “2030 달라진 건 文정권 행태에 분노”朴 “거짓 난무 세상 안돼, 새로 태어날 것” 오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 중랑·노원·강북·성북·종로·은평·서대문·중구를 훑는 강행군을 진행했다. 그는 “되도록 많은 시민이 투표에 참여하면 좋겠다”면서 “많은 분을 만나 뵙고 투표에 참여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유세에서 “2030 세대가 1년 전과 달라진 것은 지난 10년 서울시장, 지난 4년 문재인 정권 행태에 분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면서 “우격다짐으로 이 사람이 좋다는 게 아니라 이번 선거를 왜 치르는지, 앞으로 여당이 이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대화를 많이 나눠서 꼭 투표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박 후보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구에서 출발해 광화문, 서대문구를 돌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박 후보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집중유세에서 오 후보의 각종 의혹을 거론하며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을 용인할 수 없지 않나”라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었다. 철저하게 반성하고 뼈저리게 느껴서 투표일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잘못된 역사를 다시 되풀이하면 안 된다. 이명박의 5년, 박근혜의 4년은 대한민국이 도약할 기회를 놓친 매우 아까운 시간이다. 서울 1년 2개월을 이렇게 만들 순 없지 않나”라며 투표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낀세대’ 40대만 與지지… 그들의 ‘일편단심’ 왜?

    ‘낀세대’ 40대만 與지지… 그들의 ‘일편단심’ 왜?

    ‘여당에 실망했지만 그럼에도 야당을 찍을 수 없는 세대.’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독 40대만 다른 세대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등에 최악으로 치달은 민심이 여당 지지율 추락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여전히 40대만은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세가 우세하다. 이들이 공유하는 사회적 경험 때문에 다른 세대에 비해 보수 야당에 대한 거부감이 견고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분석이지만, 세대론으로 묶을 수 없는 이탈 조짐도 감지된다.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인 지난달 30~3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40대는 다른 세대와 다른 응답 성향을 보였다. 전체 응답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32.4%,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5.5%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40대에서는 박 후보가 53.8%로 오 후보(39.1%)보다 높았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대권 후보 지지율은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36.6%)이 전체 1위였지만 40대만은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40.4%)가 선두였다. 1970년대 태어난 지금의 40대는 특징을 하나로 정의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X세대’로 불렸다. 정치적으로는 전두환 정권과 싸웠던 86세대의 다음 세대로 90년대에 대학을 다녀 ‘97세대’로도 불린다. 외환위기로 취업이 어려웠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집단 정치 경험이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30대가 돼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고,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거치면서 민주주의의 후퇴를 맛본 세대다. 민주당 지지자인 송모(43)씨는 “성인이 돼서 투표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보수야당을 찍어 본 적이 없다”며 “부동산 문제에 화는 나지만 이·박 대통령을 배출한 야당은 차마 못 찍겠다”고 말했다. 40대는 운동권 세대였던 50대나 보수 정권 시기에 성장한 20~30대와는 정치적 학습 경로가 다르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김어준의 정치 팟캐스트로 정치를 학습한 40대는 다른 세대와 정치지식과 정보 취득 경로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 소장은 “30대가 성장하던 시대는 보수 정권이었기 때문에 보수 세력에 순응하는 현상도 일부 나타난다”며 “40대는 민주당 지지를 철회할 수는 있어도 보수성향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40대가 여당 지지에서 이탈하는 조짐도 보인다. 이미 기성세대가 된 50대나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30대와 다름없이 40대 역시 부동산 문제 등 실생활 이슈에 반응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민심 이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순간이 오면 40대도 더이상 잠잠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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