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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10일 청와대 문 열리면…신분증·예약·검문 없이 구경 [INTO]

    5월 10일 청와대 문 열리면…신분증·예약·검문 없이 구경 [INTO]

    앞으로 한 달 뒤면 청와대 안에 아무렇게나 들어갈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다음달 10일 청와대 문이 국민에게 열리는 것이다. 미리 예약하거나 검문검색을 거칠 필요 없이 동네 공원처럼 청와대 경내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918년 전 청와대 터가 역사에 등장한 이래 그곳은 왕조, 일제, 미군정, 국가수반이 자리한 관(官)의 땅이었다. 앞으로는 국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민(民)의 땅이 된다. 정부는 6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예비비 360억원 지출안을 의결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5월 10일부터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약속하고 인수위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계획을 적시했다. 그 계획에 따라 상상으로 청와대를 미리 방문해 본다. 5월 10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에서 버스를 타고 두 개 정류소를 지나 효자동에 내렸다. 청와대 밖 분수를 지나쳐 춘추관의 춘추문을 통해 경내로 들어섰다. 남녀노소, 외국인 모두 신분증을 보여 줄 필요가 없다. 청와대로 들어갈 수 있는 문 가운데 정문과 연풍문, 시화문을 지나 춘추문에 도착했다. 춘추문을 통해 왼쪽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것이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여민관이다. 여민1~3관까지 세 개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여민 1관은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 집무실·비서실장실·정무수석실, 2관은 경제수석실·민정수석실, 3관은 홍보수석실 등이 있었다. 다만 청와대의 모든 건물 내부는 당분간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전날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비서진이 사용했기에 자료와 설비가 아직 치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민관 뒤쪽으로 녹지원과 상춘재가 보인다. 넓은 잔디밭에서 아름드리나무와 각종 꽃나무가 손짓한다. 170년 된 한국산 반송(盤松)도 눈에 들어온다. 2013년 청와대는 ‘청와대 3대 나무’를 선정했는데, 그중 하나가 반송이다. 소반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이 특이하다. 대통령이 주요국 정상 등 특별한 손님을 대접할 때 이용하는 상춘재를 직접 보니 실감이 안 난다. 상춘재는 1983년 완공된 한옥 건물로, 200년 이상 된 춘양목을 사용했다.상춘재와 녹지원을 지나 10분 남짓 걸었을까. 역대 대통령들이 숙소로 썼던 관저에 도착했다. 한옥 건물 안에 있는 대통령의 침실, 주방, 식당 등을 무척 보고 싶었지만 당장은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관저 뒤뜰에 보물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이 보인다. 경주에 있던 보물이 일제강점기 총독관저였던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1993~1994년 서해 페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등 참사가 줄을 이었는데 기독교 신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불상을 치워 버렸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자 공개된 바 있다. 이어 본관에 도착했다. 노태우 대통령 당시인 1991년 완공된 건물로 왕궁건축기법을 사용했다. 15만장의 푸른 기와가 얹힌 팔작지붕 덕분에 웅장해 보인다. 100㎡(약 32.5평)에 달하는 대통령 집무실, 국무회의가 열리던 세종실, 연회장 용도의 인왕실 등은 추후 건물 내부가 공개되면 관람할 수 있다. 본관을 나와 서쪽으로 걸어가면 영빈관이 보인다. 1978년 지어진 현대식 건물로 18개의 돌기둥이 있는데, 그중 전면 네 개의 돌기둥은 바위를 통째로 깎아 이음새가 없다. 마지막으로 사랑채에서 기념품을 구경하면서 청와대 관람을 끝냈다. 이대로 청와대를 떠나기 아쉬운 시민들이 청와대 북쪽으로 이어진 북악산 남측면을 등산하는 모습이 보였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백악정을 거쳐 숙정문, 서울성곽길을 통해 창의문 안내소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고려시대인 1104년 남경(서울)의 이궁(수도 밖 별궁)으로 역사에 처음 등장한 청와대 터는 조선 태조 4년(1395년) 경복궁이 창건되면서 궁궐의 후원으로 조성됐다. 임진왜란 후 폐허가 됐다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며 이 자리에 경무대를 뒀는데, 인재를 등용하는 과거 시험장 기능을 했다. 조선총독부는 이곳에 건물을 지어 총독관사로 이용했고, 그 건물은 1945년 해 방 후엔 미군정 사령관 관사로 쓰였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며 경무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사용하게 된 것이 대통령 집무실로서 청와대 역사의 시작이다. 이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까지 12명의 대통령이 사용했다. 전직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불행한 말로를 겪었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권력자들에게 선망하면서도 기피하는 곳이 됐다. 그래서 몇몇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 이전을 시도했지만, 경호와 대안 부재 등 한계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 그래서인지 윤 당선인은 아예 처음부터 청와대에는 단 하루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고, 결국 그 약속을 관철하게 됐다. 이전 비용과 안보 공백, 시민 불편 등의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여론은 현재로서는 썩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윤 당선인 쪽에서는 청계천 복원과 경부고속도로도 처음엔 반대가 많았지만 결국은 호평받았다며 막상 청와대가 개방되면 여론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청와대는 단순히 권력자의 거처라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의 상징물과 같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상실감을 느낀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어느 쪽 견해가 맞는지는 결국 시간이 알려주겠지만, 어쨌든 이것도 대한민국의 운명이다. 918년의 역사도 하루아침에 바꿔 버리는 대한민국, 말 그대로 ‘다이내믹 코리아’다.
  • 5월 10일 청와대 문 열리면 신분증·예약·검문 없이 구경 [INTO]

    5월 10일 청와대 문 열리면 신분증·예약·검문 없이 구경 [INTO]

    앞으로 한 달 뒤면 청와대 안에 아무렇게나 들어갈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다음달 10일 청와대 문이 국민에게 열리는 것이다. 미리 예약하거나 검문검색을 거칠 필요 없이 동네 공원처럼 청와대 경내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918년 전 청와대 터가 역사에 등장한 이래 그곳은 왕조, 일제, 미군정, 국가수반이 자리한 관(官)의 땅이었다. 앞으로는 국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민(民)의 땅이 된다. 정부는 6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예비비 360억원 지출안을 의결했다.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5월 10일부터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약속하고 인수위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계획을 적시했다. 그 계획에 따라 상상으로 청와대를 미리 방문해 본다.5월 10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앞에서 버스를 타고 두 개 정류소를 지나 효자동에 내렸다. 청와대 밖 분수를 지나쳐 춘추관의 춘추문을 통해 경내로 들어섰다. 남녀노소, 외국인 모두 신분증을 보여 줄 필요가 없다. 청와대로 들어갈 수 있는 문 가운데 정문과 연풍문, 시화문을 지나 춘추문에 도착했다. 춘추문을 통해 왼쪽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것이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여민관이다. 여민1~3관까지 세 개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여민 1관은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 집무실·비서실장실·정무수석실, 2관은 경제수석실·민정수석실, 3관은 홍보수석실 등이 있었다. 다만 청와대의 모든 건물 내부는 당분간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전날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비서진이 사용했기에 자료와 설비가 아직 치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민관 뒤쪽으로 녹지원과 상춘재가 보인다. 넓은 잔디밭에서 아름드리나무와 각종 꽃나무가 손짓한다. 170년 된 한국산 반송(盤松)도 눈에 들어온다. 2013년 청와대는 ‘청와대 3대 나무’를 선정했는데, 그중 하나가 반송이다. 소반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이 특이하다. 대통령이 주요국 정상 등 특별한 손님을 대접할 때 이용하는 상춘재를 직접 보니 실감이 안 난다. 상춘재는 1983년 완공된 한옥 건물로, 200년 이상 된 춘양목을 사용했다.상춘재와 녹지원을 지나 10분 남짓 걸었을까. 역대 대통령들이 숙소로 썼던 관저에 도착했다. 한옥 건물 안에 있는 대통령의 침실, 주방, 식당 등을 무척 보고 싶었지만 당장은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관저 뒤뜰에 보물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이 보인다. 경주에 있던 보물이 일제강점기 총독관저였던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1993~1994년 서해 페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등 참사가 줄을 이었는데 기독교 신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불상을 치워 버렸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자 공개된 바 있다. 이어 본관에 도착했다. 노태우 대통령 당시인 1991년 완공된 건물로 왕궁건축기법을 사용했다. 15만장의 푸른 기와가 얹힌 팔작지붕 덕분에 웅장해 보인다. 100㎡(약 32.5평)에 달하는 대통령 집무실, 국무회의가 열리던 세종실, 연회장 용도의 인왕실 등은 추후 건물 내부가 공개되면 관람할 수 있다. 본관을 나와 서쪽으로 걸어가면 영빈관이 보인다. 1978년 지어진 현대식 건물로 18개의 돌기둥이 있는데, 그중 전면 네 개의 돌기둥은 바위를 통째로 깎아 이음새가 없다. 마지막으로 사랑채에서 기념품을 구경하면서 청와대 관람을 끝냈다. 이대로 청와대를 떠나기 아쉬운 시민들이 청와대 북쪽으로 이어진 북악산 남측면을 등산하는 모습이 보였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백악정을 거쳐 숙정문, 서울성곽길을 통해 창의문 안내소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고려시대인 1104년 남경(서울)의 이궁(수도 밖 별궁)으로 역사에 처음 등장한 청와대 터는 조선 태조 4년(1395년) 경복궁이 창건되면서 궁궐의 후원으로 조성됐다. 임진왜란 후 폐허가 됐다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며 이 자리에 경무대를 뒀는데, 인재를 등용하는 과거 시험장 기능을 했다. 조선총독부는 이곳에 건물을 지어 총독관사로 이용했고, 그 건물은 1945년 해 방 후엔 미군정 사령관 관사로 쓰였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며 경무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사용하게 된 것이 대통령 집무실로서 청와대 역사의 시작이다. 이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까지 12명의 대통령이 사용했다. 전직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불행한 말로를 겪었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권력자들에게 선망하면서도 기피하는 곳이 됐다. 그래서 몇몇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 이전을 시도했지만, 경호와 대안 부재 등 한계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 그래서인지 윤 당선인은 아예 처음부터 청와대에는 단 하루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고, 결국 그 약속을 관철하게 됐다. 이전 비용과 안보 공백, 시민 불편 등의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여론은 현재로서는 썩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윤 당선인 쪽에서는 청계천 복원과 경부고속도로도 처음엔 반대가 많았지만 결국은 호평받았다며 막상 청와대가 개방되면 여론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청와대는 단순히 권력자의 거처라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의 상징물과 같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상실감을 느낀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어느 쪽 견해가 맞는지는 결국 시간이 알려주겠지만, 어쨌든 이것도 대한민국의 운명이다. 918년의 역사도 하루아침에 바꿔 버리는 대한민국, 말 그대로 ‘다이내믹 코리아’다.
  • 정권 말 휘청거리는 공정위… 뭘 해도 안 되니 ‘실세 위원장’ 원하나

    정권 말 휘청거리는 공정위… 뭘 해도 안 되니 ‘실세 위원장’ 원하나

    문재인 정권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책뿐 아니라 정무적으로도 미흡한 모습을 보이며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공정위의 권한 축소를 벼르고 있고,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부적절한 해외 출장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그래서인지 공정위 내부에서는 외풍을 막아 줄 ‘실세’가 새 공정위원장으로 지명되길 바라는 기류가 번지기 시작했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로 출장을 떠난 조 위원장은 4~5일(현지시간)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리처드 파워스 미국 법무부(DOJ) 부차관보, 올리비에 게르상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장과 직접 만나 세 차례 양자협의회를 열었다. 공정위는 “조 위원장이 미국까지 가서 비대면 회의를 했다”는 비판을 만회하고자 ‘대면 협의회’ 소식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공정위 보도 계획에 즉각 동의하지 않아 자료 배포는 결국 무산됐다. 미국이 동의하기도 전에 공정위가 섣불리 보도 계획을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최근 공정위는 각종 구설에 오르며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공정위는 인수위에 과장급 직원 한 명을 실무위원으로 파견하는 데 그치며 새 정부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다. 윤석열 정부 공정거래 정책을 설계하는 인수위 전문위원에 공정위 제재 대상을 변호하는 법무법인 김앤장의 박익수 변호사가 임명된 것도 공정위엔 굴욕이었다. 이런 뒤숭숭한 상황에 조 위원장마저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공정위는 더욱 사지로 내몰렸다. 공정위의 정무 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새 공정위원장에 대한 직원들의 선호도까지 바꿔 놨다. 검사 출신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구상엽 울산지검 인권보호관에 대해 공정위 직원들은 처음엔 거부반응을 보였다. 2018년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을 불법 취업 알선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공정위에 상처를 남긴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이란 이유로 선호도가 높아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강석훈 인수위 정책특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통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김용태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론되는 것도 ‘실세 공정위원장’이 왔으면 하는 공정위의 바람이 반영된 하마평으로 보인다.
  • 저쪽은 한산한데 이쪽은 왜-경북지사 후보 품귀, 대구시장은 난립

    저쪽은 한산한데 이쪽은 왜-경북지사 후보 품귀, 대구시장은 난립

    6.1 지방선거에서 TK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는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데 비해 경북지사는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6대구시장선거의 경우 국민의힘에서만 7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8일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31일에는 홍준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국민의힘 대구시당 당사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을 것이라고 밝혀 박심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 외에도 이진숙 전 대전MBC사장,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 정상환 변호사, 권용범 전 대구경북벤처협회장 등이 출마를 공식화 했다. 김점수 전 재영한국경제인협회회장도 국민의힘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의락 전 대구시경제부시장이 출마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가운데 서재헌 전 경기신용보증재단경영기획본부장이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등록을 했다. 김동식 대구시의원도 대구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당에서도 정용 전 대구시의원이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도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표밭을 갈고 있다. 이에 비해 경북지사선거는 아직 단 한명도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철우 지사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대구의 경우 당초 권영진 시장의 3선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가 잇따랐지만 경북은 이철우 지사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 다른 후보들이 쉽게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퍼스트 레이디의 패션을 책임진 브랜드들 [명품톡+]

    퍼스트 레이디의 패션을 책임진 브랜드들 [명품톡+]

    패션 정치 나섰던 퍼스트 레이디그 시작엔 미국 재클린 케네디 여사왕실 여인 다이애나 스펜서·그레이스 켈리구찌 ‘재키’·디올 ‘레이디’·에르메스 ‘켈리’가격·문구·색상·정장·곡선…각기 다른 스타일오늘날 퍼스트 레이디는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서 얻어지는 자리입니다. 선출직이 아니며 규약도 없죠. 명확히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으나 국가 행사마다 남편을 따라 순방을 돌고 행사를 여는 등 공식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퍼스트 레이디들은 이런 순방서 패션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퍼스트 레이디로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대중에 각인시켜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이 되는 일도 있었죠. 스타일의 교과서가 돼 오늘날까지 영향을 주는 등 패션사에 족적을 남긴 일도 있습니다.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퍼스트 레이디의 패션 역사를 알아봅니다.● 패션, 민감하게 읽힐 수 있어미셸 오바마·펑리위안…시의적절 의상으로 호평멜라니아 트럼프, 의상으로 구설수 오르기도 미국의 미셸 오바마는 순방시 각국의 디자이너 의상을 입는 것으로 유명했죠.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미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행보였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두 번째 취임식 당시에는요, 중저가 브랜드 제이크루의 장갑을 끼고 아이들도 이 브랜드 옷을 입혔죠.  2009년 첫 번째 취임식 때는 쿠바 이사벨 톨레도 디자이너의 옷을 택했습니다. 인종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메시지를 포함한 거죠. 그런가 하면 미국의 멜라니아 트럼프는 2018년 미국 텍사스 주 멕시코 접경지역에 있는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하며 스파 브랜드 자라 재킷을 입었는데요. 재킷의 문구가 문제됐습니다.  “나는 정말 상관안해,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문구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었죠. 중국으로 가볼까요. 가수 출신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여사는 순방 패션마다 화제가 되곤 했습니다. 주로 푸른색을 입어 기존 빨간색의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새로운 중국으로 나아간다는 인상을 줬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엔 흰 옷을 입었고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갔을 땐 베이지 의상을 입었습니다. 이 때 김 여사는 빨간색 의상을 착용했죠. 이처럼 퍼스트레이디들은 상황에 적절한 옷을 입어 정치적 상황을 드러내는 등 대통령제를 이미지로서 일부 보완하고 있습니다. ● 샤넬 정장 즐겨 입은 재클린 케네디구찌 가방 즐겨맨 재클린현재도 팔리는 재키백 패션을 통해 퍼스트레이디가 자신의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한 건요. 1961년 등장한 재클린 케네디부터라는 게 패션계의 주 평가입니다. 길었던 전쟁을 끝내고 등장한 31살의 젊은 재클린은 미국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1963년 남편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서거시 그가 입고 있던 의상은 분홍색 부클러 조직의 샤넬 정장이었죠. 그는 피묻은 샤넬 정장을 벗지 않고 계속 착용, 남편의 사망에 그가 분노하고 있음을 패션으로 알렸습니다. 장례식에는 관례를 깨고 운구차를 따라 걸으며 지방시의 옷을 입었죠.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서거 전 까지 3년. 그 짧은 기간에 재클린이 선보인 퍼스트레이디로서의 패션은 깔끔한 정장으로 요약됩니다. 그의 패션에 영향을 준 사람으로 알려진 건 당대 헐리우드 배우 오드리 햅번입니다. 햅번 역시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지방시의 검은 드레스를 입었죠.● 장점 살린 주요 소품, 영리하게 활용샤넬 투피스 정장·구찌 호보백 즐겨 재클린이 자신의 상징처럼 사용하던 소품도 있습니다. 필박스·스카프·선글라스인데요. 필박스는 둥근 모양의 모자로 큰 머리를 잘 가려주는 소품입니다. 당시 재클린은 부풀린 머리 스타일을 자주 했기 때문에 큰 사이즈의 이 모자를 즐겨 썼습니다. 머리에 두른 스카프도 마찬가지죠. 재클린은 샤넬의 테일러드·라운드 형태의 의상을 즐겨 입었는데요. 각진 얼굴을 보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또한 투피스로 된 정장을 즐겨 입었습니다. 특히 샤넬을 자주 택했는데요. 곡선을 살리기보다는 편의성에 더 중점을 둔 단순한 디자인이었죠. 이러한 의상은 전후 미국 젊은 여성의 패션에 큰 영향을 줍니다. 프랑스에 의존하던 패션에서 벗어나 미국에 새 모델이 생긴 거죠. 재클린은 호보백 형태의 구찌 가방을 즐겨 들었습니다. 1960년대 그가 공식 석상과 사적인 모임에 이 가방을 자주 드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는데요. 이에 가방은 재키백이라는 이름을 얻었고요. 구찌는 2006년 재클린의 결혼 전 성인 부비어 이름을 붙여 부비어백으로도 새로운 디자인의 호보백을 출시했죠. 지난해엔 ’재키1961‘ 이름으로 새로운 색상과 패턴을 넣어 호보백을 재탄생시켰습니다. 가방은 현재 200만원대에서 4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왕실의 여인 다이애나 스펜서부동의 스테디 셀러 레이디 디올백 크리스탄 디올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아마 각진 모양의 디올백을 생각한 분이 있을 겁니다. 이 디올백의 이름은 레이디 디올이죠. 이 ’레이디‘는 다이애나 스펜서의 허락을 얻어 붙은 겁니다. 다이애나는 1995년 프랑스에 방문해 자크 시라크의 부인 베르나데트 여사를 만났습니다. 다이애나는 여사에게 디올백을 선물받았고 몹시 마음에 들어 전색상을 주문했는데요. 이에 디올은 이 가방을 레이디 디올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레이디 디올백 역시 재키백처럼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600만원대부터 80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혼수용품의 대명사 중 하나가 됐습니다. 높은 인기에 가격이 계속 올라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를 듣기도 하죠. 특히 올해 들어서는 최대 20%가량 가격이 올랐습니다.● 헐리우드 배우에서 모나코 왕비까지그레이스 켈리의 켈리백 오늘날 럭셔리 브랜드의 최상위는 어디일까요. 에르메스입니다. 대량 생산을 하지 않는 에르메스는 아무나 구매할 수 없는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죠. 그 중에서도 켈리백의 인기는 높습니다. 켈리백은 그레이스 켈리의 이름에서 따온 건데요. 현모양처형 이미지로 헐리우드서 인기를 끌었던 그레이스는 허리는 조이고 치마는 풍성하게 하는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디올에 이런 제품이 많죠. 고가의 주얼리 반클리프 아펠의 액세서리를 즐겼고요. 디올 말고도 샤넬 등 전후 미국서 인기가 높던 의상을 즐겨 입었습니다. 안정성을 추구하던 당시 분위기에 그레이스의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인기는 높았죠. 특히 에르메스의 가방 이름이 켈리백이 된 이유는요. 임신으로 나온 배를 가린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인기를 끈 덕분입니다. 이젠 꽤 유명한 이야기가 됐죠. 켈리백은 15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데요. 돈이 있어도 구매하기 어렵습니다. 에르메스는 이전에 구매한 제품이 있어야 가방을 볼 수 있어요. 이른바 ‘실적용 구매’가 필요한 건데요. 구매자의 실적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에르메스의 장인 정신 덕분입니다.  패션사에 족적을 남긴 퍼스트 레이디들, 그들은 패션으로 여전히 대중 곁에 남아 있네요. 그들의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한 럭셔리 브랜드들은 그들의 이름을 계속 써가면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네요.
  • [씨줄날줄] 새 정부 최저임금/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새 정부 최저임금/문소영 논설위원

    최저임금은 국가가 노사의 임금 결정 과정에 개입해 일정 수준의 임금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1953년 제정된 ‘근로기준법’ 제34, 35조에 최저임금제 실시의 근거가 있으나 실제 적용은 1988년 1월 1일부터 됐다. 1986년 12월 31일 최저임금법이 제정·공포된 덕분이다. 경영이 어렵다는 사용자 측 9인과 생계를 꾸릴 수 없다는 노동자 측 9인, 공익위원 9인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 8월 고시가 원칙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최저임금 논의가 어제 시작됐다. 3월 물가가 10년 만에 4%대로 치솟아 최저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를 근거로 노동자 측은 높은 인상을, 사용자 측은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 등을 이유로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새 정부는 최소한의 개입을 예고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정부의 개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면서 “두 단위(두 자릿수)로 너무 높이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몇 년 전 경험한 것처럼 기업이 고용을 줄여 (서로 손해 보는) ‘루즈(Lose)-루즈(Lose) 게임’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는 임기 첫해인 2017년(2018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을 과감하게 높여 16.4%가 됐다. 임기 2년째인 2018년에도 10.9% 인상했다. 연속 2년 두 자릿수 인상률이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포함해 최저임금 급등으로 ‘고용쇼크’가 발생했다는 주장들이 거셌다. 2019년 2.9%로 뚝 떨어졌다가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에는 1.5%로 역대 최저치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5.1%로 다시 올랐지만, 최저임금 인상률은 박근혜 정부 시절의 연간 7.4%보다 0.2% 포인트 낮은 7.2%에 그쳤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무산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만 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최저임금의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을 거론했다. 경영계의 요구이지만, 34년 전 시행 첫해에만 적용된 방식이다. 업종·지역별 최저임금 산정은 기준이 모호한 점이 문제로 최저 생계비 보장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도입 전에 업종·지역별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 김은혜 경기지사 도전장… 지방선거 ‘尹心’ 변수로

    김은혜 경기지사 도전장… 지방선거 ‘尹心’ 변수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5일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직에서 사퇴하면서 ‘윤심’(윤 당선인의 의중)이 당내 경선 변수로 떠올랐다. 법적으로 대통령은 지방선거에 관여할 수 없으나 2014년 6·4 지방선거는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2018년 6·13 지방선거는 ‘문심’(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경선 승패를 갈랐다.김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오늘 브리핑이 당선인 대변인으로서는 마지막 브리핑”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차기 정부 국정과제를 수립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신상에 대한 언급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으나 전날 출마 결심을 굳히고 윤 당선인에게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후임으로 MBC 앵커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당선인 대변인을 맡게 됐다. 앞서 경기지사 도전을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은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의 출마에 대해 “대환영”이라며 “국민의힘이 어려운 곳에서 경선 과정이 뜨겁고 치열하고 제대로 붙는 이미지를 드리는 게 나쁠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게 윤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선인의 생각은 제가 알 수 없으나 여러 후보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거나 하시진 않을 거로 본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권 교체기에 당선인 대변인이 중도 사퇴한 데에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실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맞붙는 대구시장 경선도 ‘윤심’ 향방을 둘러싼 경쟁이 뜨겁다. 윤 당선인은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빅4 중 2·3위 후보가 경기와 대구에서 각각 자신의 측근들과 경선을 치르는 모양새가 됐다. 김 전 최고위원은 윤 당선인이 집무실에서 자신의 손을 번쩍 들고 찍은 사진을 전면에 내세웠고, 지난 4일 인수위 상임자문위원으로 임명된 사실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심’ 역풍 우려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당선인의 뜻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경선이나 본선에서 패배하면 윤석열 리더십에 직격타가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 尹대통령 취임식에 BTS 공연 논의… 반려견 ‘토리 우표’도 검토

    尹대통령 취임식에 BTS 공연 논의… 반려견 ‘토리 우표’도 검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다음달 10일 취임식에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5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취임식에 BTS가 공연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그것도 지금 논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너무 화려하면서 내용은 빈약한 것보다는, 내실에 중점을 둬라, 이런 (윤 당선인의) 말씀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는 지난 2일 BTS 소속사 ‘하이브’를 찾아 대중문화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가수 김장훈, 소리꾼 장사익씨 등이 공연했고,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는 가수 싸이가 노래를 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은 축하 공연 없이 진행됐다. 이번 취임식은 ‘취약 계층과 동행’, ‘국민 통합’이란 기조 아래 진행된다. 대통령취임준비위는 이날 박 위원장이 이도훈 취임식 총감독과 함께 윤 당선인에게 취임식 준비 상황을 보고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한편 윤 당선인은 반려견 토리의 모습을 담은 취임 기념우표 발행을 검토 중이다.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초선 9명과 오찬을 하면서 통상 대통령 인물 사진 위주로 구성됐던 기념우표에 토리와 함께한 모습도 담는 방안을 소개했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완성된 디자인 속에 당선인과 함께 토리의 모습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현재 반려견 네 마리와 반려묘 세 마리를 기르고 있다. 진돗개 혼종인 토리는 윤 당선인이 2012년에 유기견 보호단체로부터 소개를 받아 입양한 반려견이다.
  • 공직자와 ‘김앤장’ 회전문 인사 굴레 [INTO]

    공직자와 ‘김앤장’ 회전문 인사 굴레 [INTO]

    “김앤장도 못 가게 하면 공직자는 어쩌란 말입니까?” 2009년 2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자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고액 고문료를 받은 것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김앤장이 최고의 로비스트 법률사무소라는 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질타하자 답답하다는 듯 내놓은 답변이다. 윤 후보자는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공직자들이 퇴직하면 일부 로펌을 빼곤 몸을 의탁할 곳이 없다”며 “우리는 (공직을) 그만두면 모랫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윤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장 퇴직 후 1년간 김앤장에서 6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금감원장 재직 시절 김앤장에 5건의 용역을 의뢰하고, 고문으로 활동한 기간에 금감원이 김앤장에 3건의 용역을 의뢰한 점을 두고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의 고문료는 연봉으로 치면 4억여원, 월급으로 치면 약 350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많은 액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 수임료도 아니고 고문료로 월 수천만원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넉 달간 수억원을 벌어서 문제가 됐지만, 거의 다 수임료였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고위 공직자로 돌아오는 ‘김앤장 회전문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박진 전 의원, 인수위 수석대변인 최지현 변호사,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 박익수 변호사 등 김앤장 출신이 이미 인수위에 포진돼 있다.  ‘김앤장 회전문 인사’와 고액 자문료 논란은 정권을 막론하고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의 한승수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김앤장 출신이었다. 한승수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김앤장 고문으로 다시 영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김앤장 출신이 중용됐다.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2010년 서울동부지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에 근무하며 4개월간 2억 4500만원의 수임료와 고문료를 받은 게 알려지며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2013년 4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 의원마저 “4개월의 김앤장 근무는 옥에 티”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김앤장 경력이 솔직히 조금 후회스럽다”고 사과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2009년부터 약 4년간 고문료 5억원을 받은 게 논란이 됐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김앤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춤했던 ‘김앤장 회전문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결국은 고개를 들었다. 정권 후반부가 되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김앤장 출신이 임명된 것이다.  김앤장 고문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관계 출신을 망라한다. 행정부의 경우 금감원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 출신도 포함된다. 변호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김앤장의 고문, 자문, 전문위원으로 발탁된다.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도 잘 모른다. 고액 연봉을 받고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2008년 발간된 책 ‘법률사무소 김앤장‘에는 “경제 관료를 포함해서 고위 관료들은 퇴직 뒤 김앤장에 포진한다”며 “먼저 들어간 자와 남은 자가 국내외 거대 자본의 이익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철의 삼각동맹’(투기 자본·법률 엘리트·정부 관료) 구조가 형성된다”고 써 있다. 미국의 경우도 공직자들이 퇴임 후 민간 기업에 들어가 고액 연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총리에 해당하는 부통령들은 퇴임 후 민간 기업으로 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 퇴임 후 펜실베이니아대학 명예교수 직함을 갖고 공익적 활동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현재 보수 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몸담고 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대선 낙선 후 환경운동가로 나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딕 체니는 국방장관 퇴임 후 석유시추 민간 회사에 최고경영자로 채용돼 고액 연봉을 받은 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부통령 퇴임 후에는 민간 회사에 취업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기 전에 이미 총리를 지냈다.
  • “韓, 수임료도 아닌 고문료 月수천만원 극히 드문 경우”

    “김앤장도 못 가게 하면 공직자는 어쩌란 말입니까?” 2009년 2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자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고액 고문료를 받은 것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김앤장이 최고의 로비스트 법률사무소라는 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질타하자 답답하다는 듯 내놓은 답변이다. 윤 후보자는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공직자들이 퇴직하면 일부 로펌을 빼곤 몸을 의탁할 곳이 없다”며 “우리는 (공직을) 그만두면 모랫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윤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장 퇴직 후 1년간 김앤장에서 6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금감원장 재직 시절 김앤장에 5건의 용역을 의뢰하고, 고문으로 활동한 기간에 금감원이 김앤장에 3건의 용역을 의뢰한 점을 두고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의 고문료는 연봉으로 치면 4억여원, 월급으로 치면 약 350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많은 액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 수임료도 아니고 고문료로 월 수천만원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넉 달간 수억원을 벌어서 문제가 됐지만, 거의 다 수임료였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고위 공직자로 돌아오는 ‘김앤장 회전문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박진 전 의원, 인수위 수석대변인 최지현 변호사,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 박익수 변호사 등 김앤장 출신이 이미 인수위에 포진돼 있다. ‘김앤장 회전문 인사’와 고액 자문료 논란은 정권을 막론하고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의 한승수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김앤장 출신이었다. 한승수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김앤장 고문으로 다시 영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김앤장 출신이 중용됐다.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2010년 서울동부지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에 근무하며 4개월간 2억 4500만원의 수임료와 고문료를 받은 게 알려지며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2013년 4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 의원마저 “4개월의 김앤장 근무는 옥에 티”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김앤장 경력이 솔직히 조금 후회스럽다”고 사과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2009년부터 약 4년간 고문료 5억원을 받은 게 논란이 됐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김앤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춤했던 ‘김앤장 회전문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결국은 고개를 들었다. 정권 후반부가 되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김앤장 출신이 임명된 것이다. 김앤장 고문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관계 출신을 망라한다. 행정부의 경우 금감원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 출신도 포함된다. 변호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김앤장의 고문, 자문, 전문위원으로 발탁된다.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도 잘 모른다. 고액 연봉을 받고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2008년 발간된 책 ‘법률사무소 김앤장‘에는 “경제 관료를 포함해서 고위 관료들은 퇴직 뒤 김앤장에 포진한다”며 “먼저 들어간 자와 남은 자가 국내외 거대 자본의 이익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철의 삼각동맹’(투기 자본·법률 엘리트·정부 관료) 구조가 형성된다”고 써 있다. 미국의 경우도 공직자들이 퇴임 후 민간 기업에 들어가 고액 연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총리에 해당하는 부통령들은 퇴임 후 민간 기업으로 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 퇴임 후 펜실베이니아대학 명예교수 직함을 갖고 공익적 활동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현재 보수 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몸담고 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대선 낙선 후 환경운동가로 나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딕 체니는 국방장관 퇴임 후 석유시추 민간 회사에 최고경영자로 채용돼 고액 연봉을 받은 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부통령 퇴임 후에는 민간 회사에 취업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기 전에 이미 총리를 지냈다.
  • “韓, 수임료도 아닌 고문료 月수천만원 극히 드문 경우”

    “김앤장도 못 가게 하면 공직자는 어쩌란 말입니까?” 2009년 2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자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고액 고문료를 받은 것을 놓고 야당 의원들이 “김앤장이 최고의 로비스트 법률사무소라는 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며 질타하자 답답하다는 듯 내놓은 답변이다. 윤 후보자는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공직자들이 퇴직하면 일부 로펌을 빼곤 몸을 의탁할 곳이 없다”며 “우리는 (공직을) 그만두면 모랫바닥에 코 박고 죽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윤 후보자는 금융감독위원장 퇴직 후 1년간 김앤장에서 6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금감원장 재직 시절 김앤장에 5건의 용역을 의뢰하고, 고문으로 활동한 기간에 금감원이 김앤장에 3건의 용역을 의뢰한 점을 두고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한 후보자의 고문료는 연봉으로 치면 4억여원, 월급으로 치면 약 350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많은 액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변호사 수임료도 아니고 고문료로 월 수천만원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넉 달간 수억원을 벌어서 문제가 됐지만, 거의 다 수임료였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렇게 많이 받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김앤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고위 공직자로 돌아오는 ‘김앤장 회전문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른 박진 전 의원, 인수위 수석대변인 최지현 변호사,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 박익수 변호사 등 김앤장 출신이 이미 인수위에 포진돼 있다. ‘김앤장 회전문 인사’와 고액 자문료 논란은 정권을 막론하고 불거졌다. 이명박 정부의 한승수 국무총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김앤장 출신이었다. 한승수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김앤장 고문으로 다시 영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김앤장 출신이 중용됐다.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2010년 서울동부지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에 근무하며 4개월간 2억 4500만원의 수임료와 고문료를 받은 게 알려지며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2013년 4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 의원마저 “4개월의 김앤장 근무는 옥에 티”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김앤장 경력이 솔직히 조금 후회스럽다”고 사과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2009년부터 약 4년간 고문료 5억원을 받은 게 논란이 됐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김앤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춤했던 ‘김앤장 회전문 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결국은 고개를 들었다. 정권 후반부가 되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욱 공수처장 등 김앤장 출신이 임명된 것이다. 김앤장 고문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관계 출신을 망라한다. 행정부의 경우 금감원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 출신도 포함된다. 변호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김앤장의 고문, 자문, 전문위원으로 발탁된다.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도 잘 모른다. 고액 연봉을 받고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2008년 발간된 책 ‘법률사무소 김앤장‘에는 “경제 관료를 포함해서 고위 관료들은 퇴직 뒤 김앤장에 포진한다”며 “먼저 들어간 자와 남은 자가 국내외 거대 자본의 이익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철의 삼각동맹’(투기 자본·법률 엘리트·정부 관료) 구조가 형성된다”고 써 있다. 미국의 경우도 공직자들이 퇴임 후 민간 기업에 들어가 고액 연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총리에 해당하는 부통령들은 퇴임 후 민간 기업으로 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 퇴임 후 펜실베이니아대학 명예교수 직함을 갖고 공익적 활동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현재 보수 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몸담고 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대선 낙선 후 환경운동가로 나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딕 체니는 국방장관 퇴임 후 석유시추 민간 회사에 최고경영자로 채용돼 고액 연봉을 받은 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부통령 퇴임 후에는 민간 회사에 취업하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기 전에 이미 총리를 지냈다.
  • 세계화 후퇴로 정치가 경제 지배… 경제정책이 곧 안보정책이다

    세계화 후퇴로 정치가 경제 지배… 경제정책이 곧 안보정책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내각 인선이 초미의 관심사다. 공무원들은 정부 조직 개편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향후 5년 동안, 아니 공직생활 내내 중대한 영향을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한 사안의 하나는 통상 기능의 주무 부처다. 김영삼 정부는 세계화를 주창하면서 1994년 그 기능을 산업부(통상산업부)에 두었지만,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외교부(외교통상부)로 넘겼고, 2013년 박근혜 정부는 다시 산업부(산업통상자원부)로 옮겼다. 주소지가 이전될 때마다 해당 부처 이름도 달라졌다. 그런 점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은 성(姓) 전환 수술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성(性) 전환 수술이기도 하다. 통상 기능의 정체성이 경제에 있느냐, 외교에 있느냐를 둘러싼 행정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경제냐 외교냐… 통상 기능 논란 그 논쟁의 뿌리는 18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1776년)을 통해 자유무역을 옹호했다. 그런데 그의 논리가 좀 궁색했다. “개는 뼈다귀를 교환하지 않지만, 인간은 무엇이건 교환하는 습성이 있다”는 비유를 통해 분업과 자유무역의 장점을 설명했다. 다윈의 진화론에 비하자면 설명이 좀 어설프다. 그래서 오해를 불렀다. 미국의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은 ‘국부론’을 읽고서도 정반대 결론을 내렸다. 신생국 미국이 영국 같은 부국이 되려면 유치원 수준에 불과한 미국의 제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입 공산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유치산업 보호론’이다. 그러자 외교정책을 담당하는 토머스 제퍼슨 국무장관이 제동을 걸었다. 관세를 높이면 품질 좋은 유럽 공산품의 값이 올라 조악한 미국산 물건만 쓰게 되므로 국민들 불만이 커진다는 이유였다. 제퍼슨의 걱정은 옳았다. 미국 북부 지역의 조잡한 공장들을 보호하느라고 겪는 남부 주민들의 관세 부담은 지나쳤다. 현직 부통령 존 캘훈마저 ‘증오의 관세’를 집어치워야 한다면서 연방정부를 뛰쳐나와 고향 남부의 분리독립운동에 가담했다. 13개 주로 출발했던 미국은 40년 만에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이쯤 되면 관세와 무역은 경제도 외교도 아닌 국내 정치 문제다. 그런 점에서 노예해방 문제와 성격이 똑같다. 오늘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제3의 독립기구로 설치된 까닭은 바로 그런 연유다. 따지고 보면 관세와 무역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선 기간 중 논란이 됐던 기축통화도 성격이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이나 은을 돈으로 썼던 상품화폐 시대에는 기축통화라는 말조차 없었다. 각국 화폐에 함유된 금과 은의 비중에 따라 환율만 있었을 뿐이다. 기축통화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출현했다. 금본위제도가 사라진 뒤 전 세계를 상대로 금과의 무제한 교환을 유일하게 약속(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했던 미 달러화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런데 30년도 지나지 않은 1971년 8월 15일 미국이 그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뜨렸다. 흔히 ‘닉슨 쇼크’라고 하는 사건이다.●USTR이 독립기구로 설치된 까닭 그러면서 등장한 것이 특별인출권(SDR)이라는 것이다. 미 달러화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가 합의해 만든 세계 최초 가상화폐다(암호화폐는 아니다). 처음에는 그 가치를 금에 맞춰서 ‘디지털 금’(1SDR=금 0.88671g)이라고 할 만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주요국 화폐 가치를 평균해 가치를 매겼다. 거기에는 미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독일 마르크화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얄화까지 포함됐다. 계산 편의를 위해 오늘날에는 SDR 가치 산정에 5개 통화만 포함된다. 그런데 2016년부터 포함된 위안화를 기축통화라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지급 수단으로서 기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스위스 프랑화는 SDR 가치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전쟁이 터지건,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건 안전 자산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SDR 편입 여부는 기축통화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 기축통화는 경제를 넘어선 문제다. 그러니 지난 대선 기간 중 한국 경제 규모를 이유로 원화의 SDR 편입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한 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기축통화는 경제가 아닌, 국제정치의 문제다. 1960년대 초 브레턴우즈 체제가 아직 유지되고 있었지만, 미 달러화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전 대통령마저 달러화에 회의감을 표시하면서 금으로 바꿔 달라고 공공연히 요구할 정도였다. 달러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자 미국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 표시 미국 국채(루사 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 정부와 다를 것이 없었다. ●기축통화 편입은 국제정치 문제 당시 유일무이한 기축통화국이었던 미국의 그런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출범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미국은 1962년 궁여지책으로 유럽의 10개국과 ‘상호통화계약’을 맺었다.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의 옛 이름이다. 처음에는 3개월짜리 계약이었다가 계속 연장되고, 1971년부터는 거래 대상에 일본, 덴마크, 멕시코가 추가됐다. 그때 기축통화 개념이 등장했다. 달러 패권을 지탱하는 화폐, 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통화 스와프를 맺은 나라의 화폐를 말한다. 그러니까 기축통화의 실질적인 기준은 미 연준과의 ‘궁합’이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도 통화 스와프를 통해 미 연준과 궁합을 맞췄다. 원화의 기축통화 가능성은 2008년부터 열려 있는 것이다. 계약의 항구화가 관건이다. 처음에 한국은행은 통화 스와프가 한국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가진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이한다면 그것은 한국의 잘못이 아니라 국제통화 시스템의 중대한 결함 때문이요, 이는 설계자인 미국의 잘못이다. 한국이 가진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면 미국 금리가 오른다. 미국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나아가 한국은행은 1950년 미 연준 도움으로 세워진 ‘형제 중앙은행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필자가 네이든 시트 연준 국제국장에게 누누이 강조했다). 논리와 감정이 섞인 그런 설득 속에 2008년 한미 통화 스와프가 체결됐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재계약됐다. 지금 세계화가 후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계기로 해외에 진출했던 미국 공장들이 되돌아가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코로나19 위기 이후 공급망 차질 속에서 에너지와 주요 원자재 공급 채널을 확장하려고 몸부림친다. 세계화를 넘어 경제안보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통화 스와프는 외교수단’ 단언도 세계화의 후퇴 속에서 한국은행 출신 이코노미스트(강태수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가 경제가 아니라 외교 수단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의 경제안보 차원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세우기를 바란다면 한국도 거기에 상응하는 흥정거리를 통화 스와프에서 찾으라고 주문한다. 15세기 유럽에서는 백반이 오늘날 반도체에 해당했다. 무슨 옷을 만들건 옷감에 물을 들여야 했고, 그래서 착색제인 백반이 필요했다. 백반의 독점적 공급자였던 메디치 가문은 그것을 이용해 약소국 피렌체의 안보를 교황청과 흥정했다. 교황청과 메디치 가문의 백반계약은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에 지배됐다. 그것이 세상이다. 새로운 정부의 제일 중요한 과제도 경제안보다. 강조점은 ‘안보’에 있다. 그러면 새 정부는 통상 기능을 어디에 둬야 할까. 한국은행 자문역
  • 세금 정상화, 자율 규제… 5년 만에 또 ‘코드 맞추기’

    세금 정상화, 자율 규제… 5년 만에 또 ‘코드 맞추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공직사회의 공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5년 만의 정권 교체로 공무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인수위가 구상하는 국정 과제는 무엇인지, 윤 당선인의 공약에 담긴 의중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지상 최대 과제가 된 모습입니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새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려는 공무원들의 노력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차원일까요, 아니면 정말 영혼이 없어서일까요.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국방부였습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대선 직후인 지난 3월 11일 “북한이 최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 내내 ‘발사체’라는 표현을 써 온 국방부가 돌연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관가 안팎에서는 “국방부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먼저 눕는다”는 비아냥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선수를 빼앗긴 데 대한 부러움이 묻어났습니다. 국세청은 지난달 28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원’을 언급했습니다. ‘정상화’라는 표현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세제가 ‘비정상’이었다는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현 정부의 양도소득세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강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이날 인수위 관계자들은 국세청 업무보고에 대해 “국세청이 윤 당선인의 공약을 꿰뚫고 바뀌어야 하는 조세제도를 세밀하게 분석했다”고 흡족해하며 칭찬을 늘어놓았습니다. 지난달 24일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인수위원들은 민주노총의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했습니다. 경찰청은 집회시위 문화 정착 방안을 마련하고 불법 집회시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회시위 관리 초점을 ‘인권과 안전’에 맞추고 민주노총 집회에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던 경찰이 집회 대처에 강경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도 인수위의 지적에 따라 ‘자율규제’ 쪽으로 태세 전환에 나선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영혼 없는 공정위”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정권의 향방에 따라 행정 수반인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는 것이 공무원의 본분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경제 부처 공무원은 “공무원에게 영혼이 없다는 말은 그만큼 정치적 중립을 잘 지킨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 ‘자기관리 끝판왕’ 공직 떠났던 10년에 달렸다

    ‘자기관리 끝판왕’ 공직 떠났던 10년에 달렸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가면서 여소야대 정국에서 어떤 부분에 검증이 집중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 후보자는 공직 생활을 하며 ‘자기관리의 끝판왕’으로 불렸지만 공직 퇴임 후 10년간의 자산 형성 과정이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후보자는 4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 출근길에 론스타 사건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론스타 문제는 국가 정부의 정책 집행자로서 관여한 적이 있지만, 김앤장이라는 사적인 직장에서 관여된 바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한 후보자에 대해 “론스타 외환은행 불법 매각을 은폐한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는 2002년 7월 한중 마늘 파동 사건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약 8개월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을 지내면서 1억 50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김앤장은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외환은행 불법 매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후보자는 2012년 주미대사를 마지막으로 공직 생활을 은퇴한 뒤 김앤장 등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2017년 12월부터 총리 지명 직전인 최근까지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4년 4개월 동안 총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최근까지 에쓰오일 사외이사도 지내 이 기간 받은 고문료나 급여가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안대희 총리 후보자는 대법관 퇴임 후 5달 동안 16억원을 벌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낙마한 바 있다. 노무현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조국 사건을 겪으면서 국민들 눈높이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사태 책임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시민단체들은 한 후보자가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 기업 대출 한도를 무제한으로 풀어 주도록 저축은행법 시행령이 개정됐고,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한편 한 후보자는 총리 지명 후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잘 협치할 테니 많이 도와 달라”며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영혼 없어야 진짜 공무원”… 윤석열 ‘코드’ 맞추며 태세전환 나선 관가

    “영혼 없어야 진짜 공무원”… 윤석열 ‘코드’ 맞추며 태세전환 나선 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공직사회의 공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5년 만의 정권 교체로 공무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인수위가 구상하는 국정 과제는 무엇인지, 윤 당선인의 공약에 담긴 의중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지상 최대 과제가 된 모습입니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새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려는 공무원들의 노력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차원일까요, 아니면 정말 영혼이 없어서일까요.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국방부였습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대선 직후인 지난 3월 11일 “북한이 최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 내내 ‘발사체’라는 표현을 써 온 국방부가 돌연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관가 안팎에서는 “국방부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먼저 눕는다”는 비아냥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선수를 빼앗긴 데 대한 부러움이 묻어났습니다. 국세청은 지난달 28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원’을 언급했습니다. ‘정상화’라는 표현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세제가 ‘비정상’이었다는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현 정부의 양도소득세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강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이날 인수위 관계자들은 국세청 업무보고에 대해 “국세청이 윤 당선인의 공약을 꿰뚫고 바뀌어야 하는 조세제도를 세밀하게 분석했다”고 흡족해하며 칭찬을 늘어놓았습니다. 지난달 24일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인수위원들은 민주노총의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했습니다. 경찰청은 집회시위 문화 정착 방안을 마련하고 불법 집회시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회시위 관리 초점을 ‘인권과 안전’에 맞추고 민주노총 집회에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던 경찰이 집회 대처에 강경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도 인수위의 지적에 따라 ‘자율규제’ 쪽으로 태세 전환에 나선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영혼 없는 공정위”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정권의 향방에 따라 행정 수반인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는 것이 공무원의 본분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경제 부처 공무원은 “공무원에게 영혼이 없다는 말은 그만큼 정치적 중립을 잘 지킨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 “박근혜 꿈 이루겠다” 강용석, 경기지사 선거 출마 선언

    “박근혜 꿈 이루겠다” 강용석, 경기지사 선거 출마 선언

    국민의힘에 입당 원서 제출“이제 경기도를 정상화 할 시간”“수원비행장·과천경마장 이전”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진인 강용석 변호사가 4일 경기 수원시 세류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강 변호사는 무소속으로 이날 오전 국민의힘에 입당 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사심 없는 경기도지사가 되겠다. 경기도가 대선 패배자의 불펜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기도민과 함께 거부하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지난 4년간 경기도의 미래 성장 동력은 사라졌고, 도민들이 갚을 빚만 남았다”며 “잘 나가던 경기도가 위기의 경기도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경기도를 정상화할 시간”이라며 “지난 세월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이를 기회로 만들어 성공을 일궈 왔던 것처럼 강용석이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임기 중에 GTX A 노선을 완공하고 B, C 노선도 착공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초중고 수월성 강화 등의 공약도 내놨다. 현재 무소속인 강 변호사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의 소속 후보로 선거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입당 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강 변호사는 “법률적으로나 당원 당규로나 저의 입당이 막힐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며 “본선 승리를 위해선 경선 흥행이 필요하기에 오히려 당에서도 환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수원 비행장과 인접한 세류역에서 출마 선언을 하며 수원 비행장과 성남 비행장, 과천 경마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경기도의 3대 애물단지가 돼 버린 이 시설들 때문에 도시가 더 커나가지 못하고 기형적인 형태의 발전이 생기고 있다”며 “수원 비행장은 화성 서부, 성남 비행장과 과천 경마장은 여주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전지 주민들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도지사가 직접 나서 설득과정과 인센티브를 제시해 첫 임기 4년 이내에 충분히 이전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밝히며 뜻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강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퇴원해 대구 사저에 도착하시면서 대통령으로서 못 이른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는 말을 했다”며 “박 대통령의 이루지 못한 꿈, 경기도에서 강용석이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대구 달성군 사저 매입 비용과 관련 “일정 부분 가로세로연구소가 도움을 준 게 맞다. 그 돈은 차용한 것으로, 차차 갚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 변호사는 18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가 2010년 ‘아나운서 비하 발언’ 등으로 당에서 제명됐다. 이어 19대 총선에는 같은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유승민·함진규·심재철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고 지역을 돌며 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있다. 앞서 출마를 선언했던 김영환 전 의원은 충북지사로 선회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김은혜 의원도 당의 세대교체 인재로 꼽히며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안민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조정식 의원 등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 북 왜 이러나 “우리 군에 대한 감시·정밀타격 능력 갖지 못한 불안감“

    북 왜 이러나 “우리 군에 대한 감시·정밀타격 능력 갖지 못한 불안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미사일 개발 주역인 박정천 당 비서의 대남 비난 담화로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북한 선전매체들은 4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대북정책 기조와 남측 군 당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공세를 이어갔다. 왜 이렇게 지면에 차마 옮기지도 못할 거친 비방에 목을 매다는 것일까? 딸 뻘 나이의 김 부부장이 서욱 국방부 장관을 ‘미친 X’이나 ‘쓰레기’라고 공격하는 것은 패륜에 가깝다. 박 비서가 “서울 주요 표적 괴멸”을 언급하며 ‘서울 불바다’ 발언을 연상케 한 것도 문제다. 아무리 상대가 얄밉고 미워도 2018년 평창에 내려와 손을 맞잡은 이로서 이럴 수 있나 싶기까지 하다. 북쪽 선전매체들이 일제히 쌍소리를 늘어놓는 것도 그저 북한 주민들을 다독이는 한편,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우리에게 온통 뒤집어 씌우겠다는 술책에 가까워 보인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어대는 법’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제 푼수도 모르고 ‘강력한 응징’이니 ‘즉각적인 대응’이니 하고 목을 빼 들고 고아대며 허둥지둥 발광하는 꼴은 물 본 미친X 그대로”라는 등 거친 말을 쏟아냈다. 매체는 북한이 지난달 24일 ‘화성 17형’이라 주장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당시 우리 군이 합동미사일 실사격 훈련한 것을 비롯해 지상활주 훈련인 일명 ‘엘리펀트 워크’ , 국산 최신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천궁 Ⅱ’ 추가 양산 추진 등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강력한 힘에 얼마나 질겁했으면 이렇듯 히스테리적 발작을 일으키겠는가”라며 “제 죽을 줄도 모르는 무분별한 군사적 망동으로 차례질 것은 재앙뿐임을 똑바로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K른 선전매체 메아리는 ‘자멸을 재촉하는 부질없는 망동’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 당선인 인수위의 대북정책이 “어쩌면 그렇게도 북남관계 파탄의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 씌우던 박근혜의 대북정책과 ‘북이 개방하면 경제지원 한다’는 이명박의 ‘상호주의’와 일맥상통한가”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윤 당선인의 대북정책이 “군사력이 엄청나게 강화된 북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보지도 않은 섣부른 정책”이라고 폄훼하며 “시대착오와 현실 오판은 실패와 파멸만 초래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스스로에게 질문을 돌려주면 정확히 들어맞는 소리가 아닌가 싶다. ICBM 발사 유예 선언을 파기하고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움직임이 관측되는 등 무력 도발 우려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과 묵인 아래 고위급 인사들, 다음날 선전매체들이 잇따라 대남 비방에 나서는 것은 남쪽이 극히 민감한 뭔가를 건드렸기 때문으로 보이는 것이다. 김 부부장과 박 비서의 담화문이 문제 삼은 대상은 서 장관이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개편식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엔 발사 원점과 지휘 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한 발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이례적인 발언이었고, 지속적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의 행위를 참다 참다 못해 나온 발언이기도 했다. 현 정부나 윤 당선인의 새 정부를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로 회귀하게 만든 책임으로부터 북한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도 북녘 지도자들이 긴장을 누그러뜨릴 생각은 하지 않고 모든 잘못의 책임을 남쪽에게 돌리고 특히 패륜에 가까운 막말을 일삼는 것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전날 김여정과 박정천의 담화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그들이 ‘최후의 무기’인 핵무기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한국군에 대한 감시 및 정밀타격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 불안감과 열등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를 원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다가 ‘미완의 과제’로 끝난 전략사령부 창설을 완성해 한국의 미사일 전력과 정찰자산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작권도 없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도 없는 대북 ‘선제타격’ 의지를 과시함으로써 오히려 북측 보수강경파 입지를 강화시키고 남북관계를 전쟁 직전의 심각한 상황으로 끌고 가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긴장을 높이는 발언을 자제하면서 말뿐이 아니라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충실히 대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언론인끼리 싸움은 이제 그만/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언론인끼리 싸움은 이제 그만/서강대 교수(매체경영)

    수년 전 나는 국회 정무위에 불려갔다. 당시 정치권 일각에서 한류붐을 계기로 아리랑TV를 공영방송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아리랑TV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국제방송교류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준정부기관이다. 따라서 정식 언론기관은 아닌데 정치권에서 공영방송으로 확대개편하려고 한 것이다. 나는 ‘KBS 월드’도 있고 ‘YTN 월드뉴스’도 있다며 또다시 비슷한 방송국을 만드는 것은 세금 낭비라며 조목조목 비판해 왔다. 실제로 영국 ‘BBC 월드’, 일본 ‘NHK 월드’를 보듯이 해외 방송은 대개 1국 1방송이면 충분하다. 대한민국 국회는 대단히 고압적이다. 상상을 초월한다. 그 흔한 생수 한 병 제공하지도 않고 왜 반대하느냐고 서너 시간 몰아세웠다. 결국 참다 못한 내가 죄인도 아닌 전문가 참고인으로 초대해 놓고도 물 한 잔 제공하지 않는 국회를 이쯤 해서 일어나겠다고 하자 부랴부랴 위원장 사과와 함께 생수 한 병이 건네진 정도다. 그땐 겁도 없었나 보다. 나의 주장은 간단하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한국처럼 공영방송이 많은 나라가 또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은 가당치 않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공영(관변) 언론은 직간접 소유 지분과 함께 청와대에서 사장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느냐가 기준이 된다. 사실 한국에서 공영 언론, 부정적인 표현으로 관변 언론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 두어 개쯤 되는 줄 알고 있다. 놀라지 마시라. 차고 넘친다. KBS1, KBS2, MBC, EBS, K-TV, 연합뉴스, 연합TV, YTN 등등이다. 관변 언론이 다수인 환경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국민들이다. 공정한 뉴스를 접할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대선 때마다 후보들은 관변 언론의 민영화를 공약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막상 당선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없던 일로 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이 그랬고 문재인 정권도 그랬다. 과거 보수정권이 서투르고 거칠게 언론을 장악했다면 문재인 정권은 아주 간교하게 주물렀다. 문재인 정권 들어 KBS, MBC, 연합뉴스, YTN 등 주요 관변 언론사에는 갖가지 이름의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언론인들이 스스로 완장을 차고 동료들을 상대로 조사를 한 뒤 회사에 징계를 요구하고 회사가 징계하는 참혹한 일이 벌어진다. 군부독재에 맞서 강력한 연대 의식을 가진 한국 언론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 언론사의 공통점은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문재인 지지 모임의 멤버였다는 것이다. 거명하기조차 부끄럽다. 언론을 ‘무관의 제왕’ 또는 ‘제4부’라고 일컫는 빛나는 수식은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정의를 세우는 그들의 임무에서 비롯된다. 감시견 기능. 말 그대로 지키고 권력을 감시하는 임무다. 따라서 언론은 태생적으로 정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적대적인 관계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는 역사가 증거한다. 조국 사태에서 보듯 관변 언론의 경우 감시견 기능은 물건너간다. 나팔수 역할에 충실하게 된다. 그동안 관변 매체는 보수, 진보 정권을 넘나들고 변신을 거듭하며 존재해 왔다. 사실 언론 정책에 관한 한 보수, 진보 양측의 잘잘못을 따지기 힘들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맨 먼저 언론개혁부터 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정권 초가 아니면 언론개혁은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모범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따라서 지금쯤 지나치게 많은 관변 언론은 정리되는 게 맞다. 이번 대선에서 보듯이 이들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 행태가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권에 패배를 안겼다. 관변 언론은 이제 민영화의 수순을 밟아야 한다. KBS1, EBS 정도만 공영 언론으로 존재해도 한국인은 아무런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다. 한때 캐비어처럼 귀했던 뉴스가 거리의 쓰레기처럼 넘치는 시대다.
  • [데스크 시각] 한없이 가벼운 ‘옷장 정치’/최여경 사회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한없이 가벼운 ‘옷장 정치’/최여경 사회정책부장

    1999년 5월 25일 ‘옷 로비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외화 밀반출 혐의로 구속된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씨가 고위 공직자 부인들에게 고급 옷을 사 주고, 일부 옷값을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사흘 후 이 의혹에 이름이 거론된 연정희씨가 이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연씨는 당시 검찰총장이자 법무장관으로 임명된 김태정씨의 부인이다. 서울지검이 수사에 나섰고, 국회 청문회가 열렸지만 딱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헌정 사상 첫 특검까지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특검 수사로도 ‘이씨가 연씨에게 접근한 건 맞지만 최 회장의 구속 방침을 접하고 로비를 포기’한 것으로, 6개월을 끈 떠들썩한 사건이 시시하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당시 김대중 정부에 준 타격은 컸다. 의혹 가운데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이들이 고급 모피를 샀다는 ‘라스포사’를 ‘즐겨 찾았다’는 소문도 있었던 탓이다. 평생 민주화와 인권 운동에 헌신한 대통령이 꾸린 정부의 고위직에서 80만원짜리 투피스, 700만원짜리 코트, 2400만원어치 의상이라는 단어가 쏟아지니 국민의 실망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이희호 평전’(한겨레출판, 2016)에서 이 여사는 당시 사건을 이렇게 돌이켰다. “아무런 실체가 없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그 사건으로 ‘국민의 정부’ 도덕성에 흠집이 났다. 구제금융(IMF 외환위기) 사태로 국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소문만으로도 사람들이 실망했던 거다. 그 뒤로 행보를 더욱 조심하게 됐다.” 실제로 80% 전후를 보였던 김대중 정부의 지지율은 이 사건 이후 65.5%로 하락했다. 최근 우연한 자리에서 김정숙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봤던 분을 만났다.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의 배우자 모임에 동석했던 이다. 그는 김 여사를 ‘극도로 몸을 낮췄’던 이미지로 기억한다. 늘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말이 많이 나오더라. 항상 더 조심하겠다”고 했고,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국무위원 배우자들은 자신들을 향한 당부로도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김 여사의 의상이 어떻게 이런 논란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고 했다. 지금 이 논란이 참 뜬금없고 황망한 건 사실이다. 5년 전 촛불의 힘이 세운 권력을 향해 주단길을 깔아 주며 김 여사의 ‘패션 외교’를 앞다퉈 다루던 그때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접근 방식도 박근혜 정권 말 국정농단 사태와 참 많이 닮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옷장 정치’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눈에 띄는 패션을 보였다. 그러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존재가 등장하면서 패션 외교는 비전문가의 취향에 휘둘린 ‘국격농단’이 됐다. 그때도 현금 봉투로 결제한 옷값이 박 전 대통령의 사비다, 청와대 특수활동비(특활비)다, 말이 많았다. 옷이라는 것은 아주 대중적이라 휘발성이 크다. ‘사치’라는 개념을 담아 부정적인 감정을 이끌어 내기도 쉽다. 김 여사의 옷값 문제를 현 정부의 도덕적 결함과 특활비 폐지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는 본질을 벗어난 것이다. 오랜 기간 특활비 문제를 지적해 온 한국납세자연맹도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는 논쟁을 보면서 “특활비 폐지 운동을 ‘개싸움’으로 변질시키지 말라”는 성명을 냈다. 이진우 포항공대 석좌교수는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휴머니스트, 2019)에서 “탈진실 정치에서는 사실보다 감정이 훨씬 더 커다란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정치는 더욱더 감성화된다”면서 “진실은 힘이 없고 권력은 기만적”이라고 일갈했다. 수명을 다한 권력을 향한 시선은 다른 해석을 낳고 진실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인가. 씁쓸하다.
  • “한일 경제·역사 투트랙 대응 이젠 안 통해… 尹 포괄적 접근 현실적” [글로벌 인사이트]

    “한일 경제·역사 투트랙 대응 이젠 안 통해… 尹 포괄적 접근 현실적” [글로벌 인사이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제안은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습니다. 역사는 역사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해결책을 찾는 투트랙 방식은 2022년 현재에는 더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한일 관계 전문가로 일본 게이오대 현대한국학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니시노 준야 정치학과 교수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에서 일본 정책과 관련해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일 정상 셔틀외교 복원, 고위급 협의채널 가동으로 양국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추구하겠다는 밑그림이다. 이에 대해 니시노 교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본 정부도 국내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 방법론으로 “피고인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윤 당선인이 밝힌 뒤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30일 일본제철에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한 뒤 대전지법이 2021년 9월 27일 미쓰비시에 한국 내 자산 매각으로 배상하라고 하면서 일본 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니시노 교수는 정치·외교 분야에서 양국 관계는 최악이지만 문화 분야는 예외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정치·외교 관계보다 먼저 풀어야 하는 게 코로나19로 단절된 인적 교류”라며 “한국 유학생들의 일본 입국을 빠르게 진행해 이를 계기로 인적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평가는. “이 정도의 접전일 줄은 몰랐다. 국민의힘 소속 윤 당선인 48.5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후보 47.83%라는 득표율 결과만 놓고 보면 한국 사회의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가 이런 분열을 안고 시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만은 분명하다.” -일본은 보수파인 윤 당선인을 환영하는 분위기인가. “누가 되더라도 (원만한 관계가) 어렵다는 게 일본이 체득한 학습효과다. 보수 정부는 한일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예를 들어 한일 관계가 악화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 말기인 2012년 8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를 방문하면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때도 한일 관계가 새롭게 재정립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전망에 그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당시 ‘부(負)의 유산’을 가지고 임기를 시작했기에 관계 개선을 하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2018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 징용 배상 판결이 정점이었다. 두 차례의 보수 정부를 겪어 본 지금으로선 윤 당선인에 대해 마냥 기뻐하긴 어렵다.”-문재인 정부에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의 한일 관계는 2018년 10월 징용 배상 판결 전과 후로 나뉜다. 2018년 5월 9일 한일 정상회담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취임 1주년 기념 케이크를 선물할 정도로 양국 정상이 서로를 신경 썼다. 하지만 징용 판결 이후 대응이 아쉬웠다. 판결 이후 청와대의 입장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데 그쳤고, 8개월이 지난 이듬해 6월이 돼서야 당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방일해 대책을 만들려고 했다. 외교적 해법을 찾지 않은 채 (무려) 8개월 동안 방치했다는 게 일본 측의 생각이다. 결국 수출규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 관계 악화로 이어졌다.” -윤 당선인의 대일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공약 내용을 열심히 봤는데 현실적인 방안일 수도 있겠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일 관계는 ‘복합다중골절’ 상태가 아닌가. 역사 문제만이 아니라 안보,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연쇄적인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역사와 경제를 별개로 하는 투트랙으로 해결하겠다는 문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해법은 현실적이지 못했다. 더구나 한일이 우선순위로 두는 과제가 각각 다르다. 일본은 징용 문제, 한국은 수출 규제 해결이 최우선이다. 이런 차이도 있기 때문에 사안들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서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게 낫다.” -일본에서도 ‘포괄적 해결’ 방식을 찬성하나. “일본 정부는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국제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이런 입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발했고, 중국의 군사력 강화도 가시적이다. 건전한 한일 관계가 필수적인 상황이 닥쳤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윤 당선인과 빠르게 당선 축하 통화를 한 것도 일본 정부가 관계 개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윤 당선인 측에 일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관계가 깊은 분들이 많다. 이들이 현지 관계자들과 서로 소통을 하는 게 필요하다.” -기시다 내각에서는 한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인가. “과거 10년간 한국의 중요성이 많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2013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때 외교·안보 정책의 포괄적 기본 지침인 ‘국가안전보장전략’(NSS)이 수립됐다. 당시 한국과의 협력이 매우 높은 순위로 언급됐다. 하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2018년 방위계획대강에서 한국의 중요도는 아세안보다 낮은 위치로 밀렸다. 마침 기시다 총리가 3대 안보 전략문서(NSS,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를 올해 안에 개정하겠다고 밝혔는데, 한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일 수밖에 없다. 마침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한 만큼 기시다 내각도 한국과의 관계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한다.” -윤 당선자는 한일 정상 셔틀외교 복원과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를 공약했다. “취지는 좋다. 1998년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발표됐을 당시가 한일 관계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다. 당시 역사 문제부터 협력 아이템까지 선언 아래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이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는 좋다고 본다. 다만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3가지 측면에서 (국제환경이) 달라졌다. 첫 번째는 중국의 부상, 두 번째는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 세 번째는 한일 관계에 국내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졌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해 정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일본으로선 다행히도 윤 당선인의 대북·대중 정책은 일 정부의 노선인 ‘한미일 협력 강조’와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다만 국내 정치가 문제다. 윤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47.83%라는 숫자, 국회 172석이라는 거대 야당, 그리고 반일 여론 등에 윤 당선인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 줄지가 문제다.” -아사히신문은 ‘윤 당선인이 먼저 (한국 법원에서 배상명령을 받은)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이 이런 견해를 밝힌다면 일 정부에는 관계 개선의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 입장에서 한일 관계 최대 현안은 징용 문제이므로, 기시다 총리가 국내 정치를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여지)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자산 매각 시기를 최대한 늦추며 양국 국민을 신중하게 설득하고, 한일 정상회담이 가능한 시점이 오면 공약대로 포괄적 해결로 추진하는 게 해법일 수 있다. 이르면 일본의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 포괄적 해법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윤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자’고 한 부분이 윤 당선인이 처한 어려움을 잘 말해 주고 있는 것 같다. 관계 개선을 위해 국내 여론을 설득하고 그것을 위한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와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윤 당선인 측의 문제 의식이 느껴졌다.” -한일 관계에 대한 양국 국민의 감정을 보면 서로가 필요한 국가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외교·안보는 ‘무형의 코스트(비용)’가 발생하는 분야다. 이웃한 국가가 10년 이상 서로 적대시하며 불건전한 관계를 지속한 데 따른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했는데, 협력 관계였다면 필요 없는 부분이었다. 국민 입장에선 국익 외에 국가적 자존심도 중요하기에, 한일 관계에선 불가피한 비용이기도 했다. 양국 간에 불행한 역사가 있지만, 한일이 대등한 협력 파트너가 됐다는 점을 서로 재인식하고 하루빨리 건전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국익과 국민 정서에 모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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