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박근혜
    2025-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당정
    2025-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속옷
    2025-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홍준표
    2025-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뮤직비디오
    2025-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763
  • 대선주자 출신 야당 대표 부른 檢,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입증 자신감

    대선주자 출신 야당 대표 부른 檢,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입증 자신감

    검찰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격 소환조사를 통보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지난 대선에서 불거진 공직선거법상 위반과 관련해 당사자 입장을 묻겠다는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외에 각종 ‘사법 리스크’를 지고 있는 만큼 이번 소환 통보가 향후 이어질 야당과 검찰 간 대립의 전초전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가 6일 이 대표를 대상으로 조사하려는 의혹은 두 가지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장동 사업의 핵심 관계자였던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시장 재직 시절에는 몰랐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경기 성남시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국토교통부에서 용도 변경을 압박했다”고 발언했다. 검찰은 해당 발언을 모두 허위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이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검찰이 야당 거물인 이 대표를 전격 소환하기로 한 것은 결국 객관적 자료 등을 통해 혐의 입증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아울러 9일이면 대선 관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검찰로서는 이 대표를 소환해 야당의 대응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적절한 기회이기도 한 셈이다. 이 대표와 관련해 당장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원지검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경기남부청도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이 후보 장남 불법도박 및 성매매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어 추후 이 대표를 소환할 여지가 있다. 검찰은 6일 한 차례 소환에서 여러 혐의를 함께 조사하는 방식으로 야당 대표를 나름 대우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야당 대표를 여기저기서 오라 하는 것은 도의가 아니라서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하고 성남지청 검사가 같이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여기 응할지는 미지수다. 정기국회 기간인 데다 정국 상황을 고려하면 이 대표가 출두하지 않는다고 해서 검찰이 체포에 나서기는 어렵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대표가 이유를 어떻게 밝히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법원에서도 영장을 쉽게 발부하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이 대표가 소환에 불응하면 검찰은 9일 전 재소환 통보를 할 수 있다. 아니면 서면조사로 갈음하거나 별도 조사 없이 기소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소명 기회를 드리는 측면에서 출석 요구를 보낸 것”이라며 “불응하면 수사팀에서 다음 방법을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사실상 선전포고를 하면서 당장 5일로 예정된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더욱 분위기가 험악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청문회 때문에 일선 지검의 수사가 지장받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야당 대표’ 이재명 부른 檢,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입증 자신감

    ‘야당 대표’ 이재명 부른 檢,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입증 자신감

    검찰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격 소환조사를 통보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지난 대선에서 불거진 공직선거법상 위반과 관련해 당사자 입장을 묻겠다는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외에 각종 ‘사법 리스크’를 지고 있는만큼 이번 소환 통보가 향후 이어질 야당과 검찰 간 대립의 전초전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가 6일 이 대표를 대상으로 조사하려는 의혹은 두 가지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장동 사업의 핵심 관계자였던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시장 재직 시절에는 몰랐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경기 성남시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국토교통부에서 용도 변경을 압박했다”고 발언했다. 검찰은 해당 발언을 모두 허위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이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검찰이 야당 거물인 이 대표를 전격 소환키로 한 것은 결국 객관적 자료 등을 통해 혐의 입증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아울러 9일이면 대선 관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검찰로서는 이 대표를 소환해 야당의 대응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적절한 기회이기도 한 셈이다.이 대표와 관련해 당장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원지검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경기남부청도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이 후보 장남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어 추후 이 대표를 소환할 여지가 있다. 검찰은 6일 한 차례 소환에서 여러 혐의를 함께 조사하는 방식으로 야당 대표를 나름 대우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야당 대표를 여기저기서 오라 하는 것은 도의가 아니라서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하고 성남지청 검사가 같이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여기 응할지는 미지수다. 정기국회 기간인 데다 정국 상황을 고려하면 이 대표가 출두하지 않는다고 해서 검찰이 체포에 나서기는 어렵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대표가 이유를 어떻게 밝히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법원에서도 영장을 쉽게 발부하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이 대표가 소환에 불응하면 검찰은 9일 전 재소환 통보를 할 수 있다. 아니면 서면조사로 갈음하거나 별도 조사없이 기소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소명 기회를 드리는 측면에서 출석 요구를 보낸 것”이라며 “불응하면 수사팀에서 다음 방법을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사실상 선전포고를 하면서 당장 5일 예정된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더욱 분위기가 험악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청문회 때문에 일선 지검의 수사가 지장 받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교육과정 개정 국민의견 수렴하겠다”더니...

    “교육과정 개정 국민의견 수렴하겠다”더니...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하며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던 교육부가 보수진영의 문제 제기에 즉각 보완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의견수렴을 다 받기도 전에 이를 수정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면서, 그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두고 연구진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도 이어진다. ●“13일까지 의견수렴”이라더니... 교육부는 초등 5·6학년이 2026년부터 배울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대한민국 수립’ 내용이 빠졌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1일 설명자료를 냈다. 현행 초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에 배정된 시수에 비해 학습량이 과하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했고, 기존 인물·문화사 중심 구성방식을 생활사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성취기준에서 이를 누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행 교육과정에 포함된 ‘대한민국 정부 수립’, ‘6·25 원인’ 등을 학생들이 앞으로도 빠짐없이 학습할 수 있도록 개정 교육과정을 보완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전날 2022 개정 교육과정 고교 한국사 과목 시안에 ‘6·25전쟁‘에서 ‘남침’이 빠지고 ‘민주주의’ 서술에서 ‘자유’가 빠졌다고 일부 언론이 지적하자 설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교육부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6·25 남침’은 헌법 정신과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는 기본 상식으로 2018년에 개정된 현행 역사과 교육과정에도 포함된 사항”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개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우려가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 정신에 입각한 역사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당 “연구진 다시 구성” 주장도 교육부는 지난 30일 국민참여소통채널 홈페이지(educhannel.edunet.net)에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하면서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름 동안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수립’ 등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념논쟁을 일으켰던 대표적인 표현들이다. 박근혜 정부가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면서 이른바 ‘뉴라이트’를 비롯한 보수 쪽이 꾸준히 이를 거론했다. 예컨대 ‘대한민국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의 ‘1948년 건국론’이 대표적이다. 이승만 정권이 대한민국의 뿌리임을 강조하는 이 표현은 친일·독재 미화 비판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오는 13일까지 국민 의견수렴을 받고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공청회를 열 계획이었다. 이를 종합해 연구진이 교육과정을 일부 수정하면 교육과정 개정 관련 위원회 심의를 진행한다. 조만간 구성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이를 받아 12월까지 심의·의결하고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한다. 그러나 이런 설명과 달리 의견수렴을 진행하자마자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나서면서 교육부가 일종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국정 교과서 사태처럼 ‘역사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커졌다.여당인 국민의힘의 이태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편향되고 비뚤어진 교육과정을 즉시 폐기하고 균형 잡힌 연구진을 구성해 다시 시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덕수 총리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이 알아야 하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 자유민주주의, 남침 등이 논의되고 포함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퇴색한 의견수렴…역사논란 재점화 교육계의 한 인사는 이런 논란을 촉발한 교육부의 행태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옳고 그름이나 사실 여부를 따지고 문제를 논의하기도 전에 교육부가 보수 진영에 동조한 셈인데, 이러면 사실상 의견수렴 과정이 무의미해진다”면서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교육과정 개정을 교육부가 직접 고치면 문제가 생길까 봐 의견수렴이라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의도로도 보인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2022 교육과정 개정은 지난해 11월 총론 발표 뒤 12월부터 8개월 동안 연구를 진행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자 교육부가 정치적인 입장을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과정을 최종적으로 의결하는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두고 이배용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이 유력하다는 소문도 이런 의구심을 키운다. 이 전 원장은 앞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자문기구인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민주주의’ 표현을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을 주도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장홍재 교육부 학교혁신정책관은 이와 관련 “아직 확정하지 않은 안이기 때문에 의견수렴과 교육과정심의회 검토, 국가교육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보완할 계획”이라며 “연구진에 압박을 가하거나 할 의도는 없고, 현재 공개된 안 역시 초안일 뿐”이라고 밝혔다.
  • 연금공단 이사장에 김태현 전 예보 사장…내일 취임식

    연금공단 이사장에 김태현 전 예보 사장…내일 취임식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전 사장이 1일 임명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국민연금공단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보건복지부 장관(조규홍 제1차관 직무대행)의 제청을 거친 뒤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김 신임 이사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공석이던 연금공단 이사장이 임명된 건 지난 4월 18일 김용진 전 이사장이 사임한지 약 넉달만이다. 1966년 경남 출생인 김 신임 이사장은 경남 대아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외교통상부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서기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자본시장국장·사무처장 등을 거쳤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내던 중 현직으로 연금공단 이사장직에 지원한 뒤 사임했다. 임기는 2025년 8월 31일까지 3년이다. 경영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취임식은 오는 2일 열린다. 복지부는 “신임 이사장의 연금제도, 개인·퇴직연금 관련 실무경험, 금융 및 자본시장 분야의 전문성, 예금보험공사 운영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연금개혁과 공공기관 혁신 등에 필요한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사설] 긴급조치 불행한 역사, 국가폭력 책임지는 계기 되길

    [사설] 긴급조치 불행한 역사, 국가폭력 책임지는 계기 되길

    1975년 5월 박정희 정부가 발령한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고 불법인 만큼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그제 나왔다. 이는 박근혜 정부 때인 7년 전 대법원이 긴급조치 9호가 불법이지만 ‘정치 행위’인 만큼 국가가 배상할 필요는 없다고 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국가가 국민에게 저지른 폭력에 대해서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사법적으로 뒤늦게 확인한 셈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판결이 바로잡힌 점은 환영할 일이다. 무엇보다 정치권력과 함께 사법 농단을 벌이며 정의 회복을 7년 넘도록 지연시킨 사법부의 반성이 절실하다. 유신정권 시절의 불행한 역사와 단절하고자 한다면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가가 국민에게 저지른 물리적 폭력, 사법적 폭력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 4·3항쟁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밝히고 진실 규명 및 피해자 위로에 대한 의지를 다졌듯 유신정권 시절의 각종 어두운 과거사 또한 반드시 극복해야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48년 만에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만큼 성실하고 합당한 배상 조치가 필요하다. 긴급조치 9호와 더불어 이미 불법 판결을 받은 긴급조치 1, 4호까지 합치면 피해자는 1000명이 훌쩍 넘어간다. 이 가운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패소해 재소송을 진행하기 어려운 이들은 200명에 가깝다. 대법원 판결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패소자들까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국회가 나서서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하는 등 적극적 역할을 하기 바란다.
  • 전격사퇴 서병수, 등 돌린 안철수… 스텝 꼬이는 여당 새 비대위

    전격사퇴 서병수, 등 돌린 안철수… 스텝 꼬이는 여당 새 비대위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으로서 ‘새로운 비상대책위’ 출범의 키를 쥔 서병수 의원이 31일 새로운 비대위 출범에 반대하며 의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권 수뇌부의 새로운 비대위 강행에 대한 반발이 이처럼 확산되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이날 전격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하며 수습에 나섰다. 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일관되게 비대위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며 “제 소신을 지키면서도 당에 불편을 주거나 당 지도부가 가는 방향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고심한 끝에 직을 내려놓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의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부의장 중 연장자인 윤두현 의원이 사회권을 물려받아 새로운 비대위 건을 처리할 수 있지만, ‘질서 있는 해결’을 모색하던 수뇌부로서는 일이 꼬이게 됐다. 국민의힘은 일단 ‘2일 상임전국위 소집, 5일 전국위 의결, 8일 비대위 출범’ 계획을 밝혔다. 중진들의 반발은 더욱 거칠어졌다. 특히 안철수 의원은 CBS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에 대해 “저는 반대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를 내년 1월에 개최해 12월까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가 출마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여전히 대표직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친윤(친윤석열)과 밀착했던 안 의원이 오히려 이 전 대표 편에 선 듯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중도층 민심을 자산으로 한 안 의원이 등을 돌리면 윤핵관에게는 작지 않은 타격이 된다. 조경태 의원도 MBC에서 “즐겨 보는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더하다”며 “의원들의 의사결정이 최고의결기구는 아니다. 당원투표하자”고 했고, 하태경 의원도 BBS에서 “두 번 죽는 길인데 뭐에 씌었는지 모르겠다. 계속 비대위만 찾고 있는 게 굉장히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와 함께 윤핵관의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이 이날 2선 후퇴를 선언한 게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이 장 의원의 2선 후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공세를 이어 갔다. 이 전 대표는 장 의원의 2선 후퇴 선언에 페이스북에 “국민들이 소위 윤핵관을 싫어한다는 여론조사가 많이 나오니 기술적으로 그들과 멀리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전 대표는 “정말 이들이 거세됐다면 이들이 지난 한두 달간 당을 혼란 속에 몰아넣은 일이 원상복귀 또는 최소한 중지되고 있나. 아니다”라며 “‘위장거세쇼’라는 이야기”라고 했다. 앞서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는 “결국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 돼 간다. 저들이 넘지 못하는 분노한 당심의 성을 쌓으려고 한다. 당원 가입으로 힘을 보태 달라”고 했다. 서 의장이 사퇴한 것을 두고도 “저들의 욕심이 당을 계속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 왜 책임져야 할 자들은 갈수록 광분해서 소리 높이며 소신 있는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야 하나”라고 했다. 이어 “그대들이 끼려고 하는 절대 반지. ‘친박’(친박근혜)도 껴 보고 그대들의 전신인 ‘친이’(친이명박)도 다 껴 봤다. 그들의 몰락을 보고도 그렇게 그 반지가 탐이 나는가”라고 했다.
  • 서병수 전국위의장 사퇴 … ‘윤핵관’ 장제원 2선 후퇴로 수습

    서병수 전국위의장 사퇴 … ‘윤핵관’ 장제원 2선 후퇴로 수습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으로서 ‘새로운 비상대책위’ 출범의 키를 쥔 서병수 의원이 31일 새로운 비대위 출범에 반대하며 의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권 수뇌부의 새로운 비대위 강행에 대한 반발이 이처럼 확산되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이날 전격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하며 수습에 나섰다.  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일관되게 비대위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의원총회에서 비대위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제 소신을 지키면서도 당에 불편을 주거나 당 지도부가 가는 방향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고심한 끝에 직을 내려놓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서 의원이 의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부의장 가운데 연장자인 윤두현 의원이 사회권을 물려받아 새로운 비대위 건을 처리할 수 있지만, ‘질서 있는 해결’을 모색하던 수뇌부로서는 일이 꼬이게 됐다.  중진들의 반발은 더욱 거칠어졌다. 특히 안철수 의원은 CBS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에 대해 “저는 반대했다”고 했다. 전당대회를 내년 1월에 개최해 12월까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가 출마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여전히 대표직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친윤(친윤석열)과 밀착했던 안 의원이 오히려 이 전 대표 편에 선 듯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중도층 민심을 자산으로 한 안 의원이 등을 돌리면 윤핵관한테는 작지 않은 타격이 된다.  조경태 의원도 MBC에서 “즐겨 보는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더하다”며 “의원들의 의사결정이 최고의결기구는 아니다. 당원투표하자”고 했고, 하태경 의원도 BBS에서 “두 번 죽는 길인데 뭐에 씌었는지 모르겠다. 계속 비대위만 찾고 있는 게 굉장히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와 함께 윤핵관의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이 이날 2선 후퇴를 선언한 게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이 장 의원의 2선 후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공세를 이어 갔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가 가처분 인용 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8월 초 상황의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는지 모르겠다”며 “물론 가처분 이후 저자들이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방향성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지금 방향성을 보면 정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8월 초의 낭만 섞인 결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또 “결국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 되어 간다. 저들이 넘지 못하는 분노한 당심의 성을 쌓으려고 한다. 당원가입으로 힘을 보태 달라”며 당원 가입 링크를 올렸다. 서 의장이 사퇴한 것을 두고도 “저들의 욕심이 당을 계속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며 “왜 책임져야 할 자들은 갈수록 광분해서 소리높이며 소신 있는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야 하나”라고 했다. 이어 “그대들이 끼려고 하는 절대 반지. ‘친박’(친박근혜)도 껴 보고 그대들의 전신인 ‘친이’(친이명박)도 다 껴 봤다”며 “그들의 몰락을 보고도 그렇게 그 반지가 탐이 나는가”라고 했다. 이민영·고혜지 기자
  • [진경호 칼럼] 이준석의 헤어질 결심/수석논설위원

    [진경호 칼럼] 이준석의 헤어질 결심/수석논설위원

    37세 청년 중진 이준석에게선 종종 세상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묻어난다. 그의 말이 그렇다. “저거 곧 정리됩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자신과의 통화에서 나온 이준석의 말이라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폭로한 내용이다. 윤석열 후보를 ‘저것’이라 한 것인지는 차치하고, 지금과 앞날을 단정하는 말투에 한 치의 여백이 없다. 지난해 12월 당무를 거부하며 제주도로 가서는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의원님들이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어떤 직위로든 복귀하겠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론 절대 대선에 필요한 젊은층 지지를 같이 가져가진 못한다. 그리고 그게 마지막일 것이다.”(1월, 국민의힘 의원총회) 유아독존(唯我獨尊)이란 말밖엔 떠오르지 않는다. 그 말에 ‘싸가지’가 있든 없든 거짓만 아니라면 어떠랴. 한데, 그렇지가 않다. 2019년 3월 바른미래당 청년정치학교 회식 자리. 최고위원 이준석은 “캠프에 기자가 없다고 자랑을 해. 안철수 그 병신이…. 내 최고의 적은 안철수”라고 했다. 첫 폭로가 있었고, 이준석은 잡아뗐다. 녹취록이 공개됐다. 빼도 박도 못 하게 된 이준석은 말을 바꿨다. “사석에서 한 말이라 문제 될 발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최고위원직을 잃었다. 성상납 의혹 앞에서의 행보도 다르지 않다. 새벽 댓바람에 측근을 보내 7억원 각서를 써 주고도 성상납 여부에 대해선 지금껏 가타부타 말이 없다. 외려 당내 윤 대통령 세력의 찍어 내기로, 자신을 정치 탄압의 희생양으로 자리매김해 간다. 윤 대통령과의 갈등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원인과 책임이 어디에 있든 지금의 사태가 여권 내 주도권 싸움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따지기 앞서 그는 성상납 여부에 대해 국민 앞에 있는 사실 그대로를 먼저 고했어야 한다. 그게 보수 꼰대 정당을 젊은피로 일신해 보라며 한국 정당사에 유례가 없는 30대 당대표를 만들어 준 당원과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고 예의다. 그게 조국 사태를 비판하는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보여 줘야 할 그들과 다른 모습이다. 너무 높은 길을 걸어왔다. 서울과학고와 미 하버드대를 나와서는 잠깐 벤처기업을 창업했다가 2011년 26세 나이에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손에 이끌려 정치판에 들어온 지 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바른정당 청년최고위원,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그리고 국민의힘 대표…. 국회의원에 세 번 떨어졌지만 주변부로 밀려난 적이 없다. 아래로 떨어진 적도 없다. 낡아 빠진 정치 좀 바꾸자는 장삼이사의 염원과 이제 꼰대 이미지 좀 벗어 보자는 보수 당원들의 갈망을 구름 삼아 너무 높은 곳으로만 날았다. “실은 대선 때 개고기를 팔았다”는 그의 불량한 ‘앙심(怏心) 고백’은 그런 고공행진의 궤도 위에서나 나올 국민 모독이다. 몰라도 아는 척만 하는 방송 패널을 오래한 탓인지, 그의 아무말 대잔치엔 이제 담장조차 없다. “난 윤 대통령에게 체리따봉을 받아 본 적 없다”며 분을 참지 못해 울먹이는 그를 마냥 측은지심으로 지켜봐 줄 만큼 국민은 한가하지 않다. 그가 대구 떡볶이 축제를 기웃대고 칠곡의 조부 묘소에 머릴 조아리며 ‘윤핵관’과의 권력 싸움에 삼국지연의를 덧씌우는 어름에도 수원에선 세 모녀가 생활고 끝에 죽었고, 보육원을 나선 대학생이 사회에 발을 내딛지도 못하고 생을 마쳤다. 그리고 이준석발 태풍의 한복판에서도 이런 사회 약자들을 살릴 대책과 당 내분의 출구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동료 의원들도 즐비하다. 이준석 사태가 그의 책임만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변화에 대한 거친 생각’이 뭔지, 불안한 눈빛으로 그의 정치공학을 계속 바라봐야 할 이유가 더는 국민에게 없다. 국민의힘이 아니라 정치와도 헤어질 결심이 필요하다.
  • [유정훈의 간 맞추기] 모두가 발전할 기회/변호사

    [유정훈의 간 맞추기] 모두가 발전할 기회/변호사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은 극단적인 대결 정치로 악명 높다. 공화당이 다수당일 때 상대방과의 대화와 타협은 없었고, 반대로 민주당 집권 때는 필리버스터, 연방정부 셧다운 등 모든 전략을 동원해 집권당 의제를 막아섰다. 똑같이 대통령 임기 말의 대법관 인사였지만, 2020년 트럼프가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은 일사천리로 인준한 반면 2016년 오바마가 지명한 메릭 갈런드에 대해서는 청문회조차 열지 않았던 게 대표 사례다. 매코널의 정치관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일화. 공화당이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잃은 후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상원 다수당마저 민주당에 넘겨주자 위기감을 느낀 여러 인사들이 개혁 방안을 들고 그에게 갔다. 이에 대해 매코널은 일관되게 “집권당은 가만 두면 알아서 욕먹고 망하게 돼 있으니 그럴 필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행태는 정쟁에서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공화당이 민심을 얻는 데도, 의회가 더 나은 미국을 만드는 데도 기여하지 못했다는 점은 명백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새 대표를 선출했다. 3월 대선에서 대결한 두 사람이 이번에는 정부와 집권당을 이끄는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로 맞선다. 윤석열 대 이재명 2라운드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도 있겠지만, 이런 일은 한국 정치에 늘 있었다. 김영삼은 김대중을, 김대중은 이회창을, 박근혜는 문재인을 야당 대표로 상대했다. 정권 교체는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권을 잃은 정치세력에게는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시정하는 계기가 된다. 선거에서 이긴 측은 이전 정부의 실패를 넘어 자신의 의제를 실현하고, 나아가 자신들이 그 전에 정권을 잃었을 때 잘못했던 부분을 만회할 수 있다. 여기서 민주정의 힘이 나온다. 이런 선순환이 작동하려면 정치세력들이 서로에게 부담스런 경쟁자가 돼야 한다. 정치인들은 힘들지 몰라도 국민에게는 좋은 일이다. 상대방의 수준이 낮으면 이쪽도 잘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고, 모두가 나아질 기회를 잡기보다 매코널처럼 상대가 망하기만 기다리는 정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전 정부의 실책에 따른 정권 교체 여론을 업고 대선에서는 이겼지만 자신의 의제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두 번 지고 비대위를 두 번 거치며 혼란을 겪었음에도 오히려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두 리더가 서로에게 여당복, 야당복이라는 이상한 복을 던져 주지 않기를 기대한다. 반대로 상대를 긴장시키고 더욱 노력하게 만드는 두려운 상대방이 되길 바란다. 정치지도자에게는 모두가 발전할 기회를 현실로 구현할 책임이 있다.
  • “수소가 文역작? ‘탈원전 정권’ 잡은 尹정부가 적임자”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수소가 文역작? ‘탈원전 정권’ 잡은 尹정부가 적임자”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우리는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시대에 에너지 약자였다. 석유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탈탄소 시대에도 에너지 약자로 남을 것인가. 화석연료 때는 천연자원이 없으니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었지만 탈탄소는 그렇지 않다. 수소는 만들 수 있는 에너지다. 우리도 얼마든지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소경제 전도사’로 불리는 문재도(63) 세계수소산업연합회장은 절박했다. 눈앞에 ‘기회’와 ‘위기’의 문이 또렷하게 보이는데 당장 먹고사는 위기가 아니다 보니 ‘가시밭길’ 기회 속으로도 성큼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수소 같은 남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문 회장은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한국수소융합얼라이언스(H2코리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尹 대통령, 수소 같은 남자 돼야 -수소 같은 남자는 무슨 얘기인가. “에너지는 새 정부의 핵심 어젠다다. 정권 교체를 끌어낸 주요 동인 중 하나가 원전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탈원전에 대한 반감과 우려를 딛고 윤석열 정부가 탄생했다. 당장은 신한울 3·4호기 가동 등이 눈에 더 들어오겠지만 결국엔 수소에 눈돌릴 수밖에 없다.” -왜 그런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70%가 원전이 필요하다고 답한다. 그런데 또 50%는 원전이 위험하다고 답한다. 원전은 필요하지만 그 원전이 우리집 뒷마당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거다. 새 원전 짓기가 녹록하지 않으니 원전만으로는 탈탄소 시대를 대비할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수소다. 유명 여성 연예인이 산소 같은 여자를 표방했는데 앞으로 윤 대통령 앞에 수소 같은 남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한다. 수소경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관심을 기울이고 힘을 실어 주지 않으면 진척을 보기 어렵다.” -탈탄소가 중요하긴 하지만 솔직히 당장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 보이지만 실상은 죽고 사는 문제다. 바로 얼마 전 115년 만의 폭우로 생때같은 목숨들을 잃지 않았나. 이웃 중국은 젖줄인 양쯔강이 말라 가면서 공장 가동까지 멈추고 있다. 지구촌 한쪽은 폭염, 다른 한쪽은 혹한으로 아우성이다. 기후변화의 대재앙에서 벗어나려면 탄소를 줄이는 길밖에 없다.” -그 길이 왜 수소인가. “앞서도 말했지만 수소는 만들 수 있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75%가 수소다. 의지와 기술만 있으면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부산물로 물밖에 안 나온다. 지구를 위협하지 않는 에너지원…. 수소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데. “세계 각국이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모여 2030년까지 탄소 40% 절감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재생에너지로 다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런데 자연 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지속성’의 문제가 생겼다. 보관이 어려워 ‘저장’도 난관이었다. 이 두 가지 난관에서 모두 자유로운 게 바로 수소다.” -수소에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더티(dirty) 수소’가 있지 않나. “수소는 원소 형태가 아닌 물이나 중수소 등의 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수소를 얻으려면 이 화합물을 깨야 하는데 풍력이나 수력 등 재생에너지로 깨면 그린 수소, 원자력으로 깨면 핑크 수소다. (탄소가 나오지 않아) 녹색과 핑크가 이상적이긴 한데 너무 비싸다. 가장 싸고 손쉬운 방법은 기존의 석유 부산물 등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그레이(회색) 수소를 얻는 것이다. 그런데 회색 수소는 탄소를 배출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그래서 요즘 뜨는 게 블루 수소다. 이산화탄소를 따로 포집해 수소만 분리해 얻는 방법이다. 호주 등 자원 강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 산유국들도 최근 블루 수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수소와 결합하면서 폭발력이 더 강해졌다. 엄청난 폭발 에너지 때문에 수소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한데. “수소는 엄청 가볍다. 액화석유가스(LPG)는 무거워서 쌓여 있다가 폭발하지만 수소는 누출되면 폭발하기 전에 다 날아가 버린다. 전국 어느 수소충전소를 가든 지붕이 없는 이유가 이거다. 프랑스는 에펠탑, 일본은 도쿄타워 앞에 수소충전소를 지었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우리도 여의도 국회 앞에 놔뒀다.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 자체가 방사성물질이 새지 않게 철저하게 차단 설계돼 있다 보니 수소도 빠져나가지 못해 생긴, 매우 특수한 경우다.” -문재인 정부가 수소경제에 공들여서 그런지 새 정부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듯싶다. “(웃으며) 그렇지는 않다. 새 정부도 국정과제에 수소경제 추진을 넣어 놓았다. 다만 지금은 정치 현안이 너무 많다 보니…. 조만간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최근 만든 인플레이션 감축법만 해도 실제로는 기후위기 대응 법안이니까.” -전기차 보조금을 말하는 것인가.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차 보급 확산에 130억 달러, 청정수소 생산허브 구축에 95억 달러 등 수소경제 지원에 225억 달러를 배정했다. 미국은 셰일가스가 있어 탄소제로로 가는 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인데도 수소경제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수소 전용 운송선박을 진수하기까지 했다. 전기는 운송하려면 전선을 깔아야 하지만 수소는 액체나 기체로 보관과 운송이 가능하다. 수소전지를 통해 저장도 얼마든지 된다. 탄소 시대에는 석유와 석탄을 가진 나라가 힘을 가졌지만 탈탄소 시대에는 수소를 만들고 수출하는 나라가 강국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약자를 벗어날 기회가 있는 것이다. 반도체의 뒤를 이을 미래 수출 상품으로도 수소만 한 게 없다.” -일반인에게는 그래도 아직 멀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소차나 수소버스 등의 보급이 좀더 이뤄져야 체감이 될 것이다. 그러자면 정부가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피해자 -무슨 얘기인가. “전기차만 해도 국산차든 수입차든 보조금 지원에 구분이 없다. 우리나라 전기버스의 거의 절반은 중국산이다. 보조금의 상당액을 중국이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외국처럼 자국차에 혜택이 더 가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계수소산업연합회를 우리나라가 주도한 것은 인상적이다. “수소나 신재생은 지구와 인류에게 너무 좋은데 돈이 많이 든다는 게 흠이다. 비용을 절감하려면 국가 간 기술 협력과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해 지난 5월 연합회를 발족시켰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18개국이 참여했다. 오는 10월 벨기에에서 총회를 갖는다. 일본은 수소경제 선도국이라는 자존심과 후발주자 한국에 대한 견제 심리 등으로 처음엔 참가를 망설이더니 최근 가입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그는 의혹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검찰에도 두 번 다녀오고 할 말도 많지만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때(문재인 정부) 있던 산업부 관료도 후배들이고, 지금 있는 관료도 후배들이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나.” -그래서 수소경제 전도사로 변신한 것인가. “(웃음) 수소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는 게 국제사회 합의다. 석탄 발전에 수소를 넣으면 열효율은 떨어지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든다. 석탄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수소가 필요하다. 원전도 마찬가지다. 원전 수출 상담을 위해 해외 출장을 가 보면 반드시 수소 활용 기술과 계획을 묻는다. 얼마 전 접촉한 체코에서도 그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표현대로 수소경제는 ‘좁지만 가능한’(Narrow but Achievable) 길이다.” ■문재도 회장은 광주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동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은 에너지통이다.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과 산업부 2차관을 지냈다. 이후 무역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2018년 임기 2년을 남기고 옷을 벗었다. 요즘 시끄러운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지금은 현대차·SK 등 기업들과 정부·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코리아) 회장을 맡고 있다. 문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도 수소는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50년 수소 시장은 1경 3400조원 규모에 3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 대법 “박정희 긴급조치 9호 발령·재판 정당성 없어”… 판례 모순 해소

    대법 “박정희 긴급조치 9호 발령·재판 정당성 없어”… 판례 모순 해소

    “당시 위법한 ‘일련의 국가작용’”김명수의 진보 법관 구성도 영향 긴급조치 1·4·9호 피해자 1050명소송 60%는 양승태 때 패소 확정재심특례법 통해 피해 구제해야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가 30일 유신정권 시절 ‘긴급조치 9호’로 피해를 본 국민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도록 판례를 변경한 것은 이 조치가 위헌·무효라면서도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던 기존 판례의 모순을 해소한 판결로 평가된다. 사법부가 긴급조치 9호가 발령된 지 48년 만에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피해자의 소송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은 2015년 3월 판결에서 유신헌법에 근거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를 ‘통치 행위’로 판단했다. 긴급조치 9호가 헌법에 위반되더라도 이를 발령한 행위 자체는 위법이 아니기에 민사상 국가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 양승태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에 따른 수사·재판 과정에서 별개의 불법 행위가 있을 때만 배상책임이 있다고 좁게 판단했다. 이미 2013년에 헌법재판소는 긴급조치 1·2·9호를 위헌으로 결정했다. 또 대법원도 같은 해 긴급조치 4·9호가 무효라고 봤는데도 2년 뒤 대법원이 국가배상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놓자 모순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 사이 ‘사법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 대법원은 이날 긴급조치 9호 발령과 이에 따른 수사와 재판을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보고 이 과정 전체가 객관적 정당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피해를 본 국민이 당시 수사관이나 법관의 고의·과실·위법성을 일일이 입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판결에 따라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은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하기가 수월해졌다. 다음달 4일 퇴임하는 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이 판결로 우리 사회가 긴급조치 9호로 발생한 불행한 역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별개의견을 냈다. 여기에는 대법원 구성원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를 지나며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해 진보 성향 대법관이 늘었다. 1975년 발령된 긴급조치 9호로 구속된 인원은 800여명으로 알려졌다. 긴급조치 피해자 단체인 사단법인 ‘긴급조치사람들’이 파악하고 있는 긴급조치 9호 피해자는 417명이며 이 중 패소 판결이 확정된 사람은 193명에 이른다. 여기에 1974년 발령된 긴급조치 1·4호 피해자까지 고려하면 소송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따르면 긴급조치 1·4·9호 위반자는 1204명으로 이들 중 무죄·면소 판결을 받은 154명을 제외하면 피해자는 1050명에 이른다. 이들 중 재심이 이뤄진 사람은 864명이다. 다만 대법원 판결은 소급효과는 없어 이미 판결이 확정된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는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대법원 24건, 하급심 9건이다. 긴급조치사람들은 “국가배상 청구소송 제기자의 약 60%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에 의해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며 재심특례법 입법 등 해결 방안을 촉구했다.
  • 내년 예산 639조, 지출 최대로 줄인다

    내년 예산 639조, 지출 최대로 줄인다

    역대 최대 24조원 지출 구조조정지출 증가율 5.2% 6년 만에 최저文정부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추경호 “허리띠 졸라매야 할 때”윤석열 정부가 출범 뒤 첫 번째 예산인 2023년 예산안을 지난해 본예산 607조 7000억원보다 5.2% 늘어난 639조원으로 편성하며, 국가 재정운영 기조를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기간의 확장재정 기조를 탈피하기 위한 것이지만, 복지·고용 예산으로 전년 대비 4.1% 증액한 226조 6000억원을 편성하는 등 취약계층 안전망 강화에는 재정을 적극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전년도 본예산 대비 총지출 증가율인 5.2%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7년 3.7%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은 2019년도 9.5%, 2020년도 9.1%, 2021년도 8.9%, 2022년도 8.9%였다.올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더한 2차 추경 기준 총지출 679조 5000억원과 비교하면 내년 예산안은 6.0% 줄어든 수준이다. 내년 본예산이 전년도 총지출보다 감소하는 건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년 사이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늘어 (국가부채가) 1100조원에 육박하는 장부를 물려받았다”면서 “힘들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경제 불확실성 앞에 방패막이 없이 맞서야 한다”고 긴축예산 편성 배경을 설명했다. 건전재정 기조에 맞춰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 상당의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이 예정됐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시적인 지원 조치는 종료한다. ‘이재명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은 전액 삭감한다. 공무원 보수는 서기관(4급) 이상은 동결하고 장차관급은 10%를 반납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올해 2차 추경 5.1%의 절반 수준인 2.6%로 줄일 계획이다. 0%에 근접할수록 초과한 총지출이 총수입과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올해 첫 1000조원을 돌파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0%에서 49.8%로 5년 만에 낮아진다.
  • 7년 만에 뒤집힌 ‘양승태 판례’… 대법 “긴급조치 9호 국가배상”

    7년 만에 뒤집힌 ‘양승태 판례’… 대법 “긴급조치 9호 국가배상”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5년 발령한 ‘긴급조치 9호’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긴급조치 9호가 헌법 위반이라도 ‘고도의 정치 행위’에 대한 민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던 기존 판례가 7년 만에 뒤집힌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0일 A씨 등 71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1978년 10월 긴급조치 9호 반대 시위를 공모했다는 혐의 등으로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했다. 긴급조치 9호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과 대통령에 대한 일체의 비판 및 부정적 발언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2013년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모두 위헌·무효로 판단했다. A씨 등은 2013년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은 2015년 3월에 선고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는 위헌이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이 있을 뿐 국민 개개인에 대한 민사상 책임은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법농단 사태를 수사한 검찰은 당시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협조를 얻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긴급조치 사건을 포함하고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판사를 징계하려는 정황을 파악해 논란이 일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긴급조치 9호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국민이 입은 기본권 침해에 대한 사법적 구제를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 내년 예산 639조 편성… 지출 증가율 文정부 절반

    정부, 내년 예산 639조 편성… 지출 증가율 文정부 절반

    윤석열 정부가 2023년 예산안을 지난해 본예산 607조 7000억원보다 5.2% 늘어난 639조원으로 편성하며, 국가 재정운영 기조를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기간의 확장재정 기조를 탈피하기 위한 것이지만, 복지·고용 예산으로 전년 대비 4.1% 증액한 226조 6000억원을 편성하는 등 취약계층 안전망 강화에는 재정을 적극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전년도 본예산 대비 총지출 증가율인 5.2%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7년 3.7%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은 2019년도 9.5%, 2020년도 9.1%, 2021년도 8.9%, 2022년도 8.9%였다. 올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더한 2차 추경 기준 총지출 679조 5000억원과 비교하면 내년 예산안은 6.0% 줄어든 수준이다. 내년 본예산이 전년도 총지출보다 감소하는 건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년 사이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늘어 (국가부채가) 1100조원에 육박하는 장부를 물려받았다”면서 “힘들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경제 불확실성 앞에 방패막이 없이 맞서야 한다”고 긴축예산 편성 배경을 설명했다. 건전재정 기조에 맞춰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 상당의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이 예정됐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시적인 지원 조치는 종료한다. ‘이재명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은 전액 삭감한다. 공무원 보수는 서기관(4급) 이상은 동결하고 장차관급은 10%를 반납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올해 2차 추경 5.1%의 절반 수준인 2.6%로 줄일 계획이다. 0%에 근접할수록 초과한 총지출이 총수입과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올해 첫 1000조원을 돌파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0%에서 49.8%로 5년 만에 낮아진다.
  • 대법, 긴급조치 9호 위반 ‘국가배상책임’ 인정

    대법, 긴급조치 9호 위반 ‘국가배상책임’ 인정

    긴급조치 9호, 국가배상 인정2015년 대법원 판례 뒤집혀박정희 대통령이 1975년 발령한 ‘긴급조치 9호’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긴급조치 9호가 헌법 위반이라도 ‘고도의 정치 행위’에 대한 민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던 기존 판례가 7년 만에 뒤집힌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0일 A씨 등 71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1978년 10월 긴급조치 9호 반대 시위를 공모했다는 혐의 등으로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했다. 긴급조치 9호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과 대통령에 대한 일체의 비판 및 부정적 발언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2013년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모두 위헌·무효로 판단했다. A씨 등은 2013년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은 2015년 3월에 선고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는 위헌이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이 있을 뿐 국민 개개인에 대한 민사상 책임은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법농단 사태를 수사한 검찰은 당시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협조를 얻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긴급조치 사건을 포함하고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판사를 징계하려는 정황을 파악해 논란이 일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긴급조치 9호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으로 국민이 입은 기본권 침해에 대한 사법적 구제를 인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 유일호 “尹정부, 野 설득할 경제정책 입법 비법 찾아야”

    유일호 “尹정부, 野 설득할 경제정책 입법 비법 찾아야”

    “아무리 훌륭한 정책도 국회 문턱을 못 넘으면 소용없지요. 정부는 야당을 설득할 결심을 해야 합니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이 성공하려면 여소야대 정치 지형 속 ‘입법의 비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 직무대행까지 역임한 유 전 부총리는 퇴임 후 서울대 초빙교수와 건국대 석좌교수를 지냈고, 다음달부터 연세대 특임교수로 계속 교편을 잡는다. 유 전 부총리는 “국정 운영에서 과거보다 정치적 설득의 비중이 훨씬 커진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의 정치력 발휘가 가장 중요하고, 부총리도 야당과 수시로 소통하며 정책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부총리는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저출산 대책’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또 떨어졌는데, 1명 미만인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저출산 심화에 따른 인구 감소는 장기적으로 노동력 감소, 조세 부담 증가, 경제성장률 둔화 등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정책과 사회 정책을 포괄하는 출산율 제고 정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데,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하루속히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부총리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펼치는 경제정책을 “올바른 방향”이라 평가하며 힘을 실었다. 특히 규제완화, 재정건전성 강화, 세제 정상화, 공공 일자리 사업 축소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재정건전성 강화 기조에 대해 “힘든 길이지만 그간 방만하게 운영된 국가 재정에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일자리 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일자리라는 건 기본적으로 민간이 창출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나온다”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공공 일자리 사업 축소 방침을 환영했다. 야당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부자 감세’라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 유 전 부총리는 “모든 기업을 부자라고 정의할 수 없으므로 법인세를 낮추는 건 부자 감세라 볼 수 없고, 종합부동산세는 야당도 선거 때 내리겠다고 해 놓고 지금 와서 부자 감세라고 주장하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소득세는 고소득자가 내는 세금 액수를 고려하면 당연히 부자 감세가 아니다”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또 “정부가 구체적인 노동개혁 청사진을 빨리 제시했으면 좋겠다”면서 “노동개혁은 노동자 측에 불리하고, 사측에 유리하다는 단편적 인식에서 벗어나 노사 모두에 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尹정부, 野 설득해 경제정책 입법 비법 마련해야”[경제人 라운지]

    “尹정부, 野 설득해 경제정책 입법 비법 마련해야”[경제人 라운지]

    “아무리 훌륭한 정책도 국회 문턱 못 넘으면 소용없지요. 정부는 야당을 설득할 결심을 해야 합니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이 성공하려면 여소야대 정치 지형 속 ‘입법의 비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 직무대행까지 역임한 유 전 부총리는 퇴임 후 서울대 초빙교수와 건국대 석좌교수를 지냈고, 다음달부터 연세대 특임교수로 교편을 잡는다. 유 전 부총리는 “국정 운영에서 과거와 비교해 정치적 설득의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야당 설득이 중요하다”면서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의 정치력 발휘가 가장 중요하다. 부총리도 야당과 수시로 소통하며 정책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부총리는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저출생 대책’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또 떨어졌는데, 1명 미만인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저출생 심화에 따른 인구 감소는 장기적으로 노동력 감소, 조세 부담 증가, 경제성장률 둔화 등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정책과 사회 정책을 포괄하는 출산율 제고 정책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데,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하루속히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부총리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경제정책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며 힘을 실었다. 특히 규제완화, 재정건전성 강화, 세제 정상화, 공공 일자리 사업 축소에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재정건전성 강화 기조에 대해 그는 “힘든 길이지만 그간 방만하게 운영된 국가 재정에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일자리 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일자리라는 건 기본적으로 민간이 창출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나온다”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공공 일자리 사업 축소 방침을 환영했다. 야당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부자 감세’라고 공격하는 데 대해 “모든 기업을 부자라고 정의할 수 없으므로 법인세를 낮추는 건 부자 감세라 볼 수 없고, 종합부동산세는 야당도 선거 때 내리겠다고 해 놓고 지금 와서 부자 감세라고 주장하는 건 문제가 있다”거나 “소득세는 고소득자가 내는 세금 액수를 고려하면 당연히 부자 감세가 아니다”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 전 부총리는 또 “정부가 구체적인 노동개혁 청사진을 빨리 제시했으면 좋겠다”면서 “노동개혁은 노동자 측에 불리하고, 사측에 유리한 것이란 인식에서 벗어나 노사 모두에 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국교위 새달 초 ‘지각 출범’… 위원 선정 윤곽

    국교위 새달 초 ‘지각 출범’… 위원 선정 윤곽

    국회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 선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다음달에는 국교위가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힘은 위원 선정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도 막판 조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교섭단체 몫을 배정받은 정의당과 시대전환 측은 최근 자료를 내고 “박대권 명지대 교수, 김헌용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조 위원장,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 등을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다음달 1일 국회 본회의 표결도 가능하다. 국교위는 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대입제도 개편 논의, 국가교육과정 고시 등을 하는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위원회다. 지난달 20일 국교위법이 시행되면서 위원회가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위원 구성이 늦어지면서 난항을 겪었다. 현재까지 당연직 위원인 교육부 차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시도지사협의회 등 5명만 확정된 상태다. 전체 위원 21명 가운데 가장 많은 9명을 정하는 국회가 서두르는 데다 교육부가 지난달 교원단체에 위원 추천을 요청하면서 구성에 활력을 띠고 있다. 다만 대통령이 지명하는 위원 5명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 중 1명이 위원장을 겸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 교육부가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이 전 총장을 두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나온다. 이 전 총장은 이와 관련해 서울신문에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30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2022 개정 교육과정 국민 참여 누리집’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교육과정 시안을 만든다. 국교위는 이를 받아 심의·의결 후 올해 말까지 확정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교위가 출범하면 바로 상시 협의체를 만들어 교육과정 관련 협의를 진행해 올 연말까지 고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단독] 박근혜 정부 취임식 초청자 명단, 대통령기록물에 있었다

    [단독] 박근혜 정부 취임식 초청자 명단, 대통령기록물에 있었다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파기한다는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 공식 입장과 달리 전 정부에선 개인정보를 포함한 초청자 명단을 기록물로 보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 관련 기록물’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취임식 초청자 명단 관련 자료를 개인정보를 포함한 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행안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했다. 대통령기록관은 정보공개청구를 수용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주소를 모자이크 처리한 뒤 박 전 대통령 취임식 관련 기록물 12건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는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소속 교육과학분과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 행정실 등에서 생산했다. 대부분 교육과학분과위원회 자료이지만, 최소한 기록물 자체는 취합해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 증언이나 행안부의 공식 해명자료에서 밝힌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전체명단을 파기했다’는 것과는 사뭇 다른 업무처리인 셈이다. 전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을 만나 “행안부가 일부 의원들에게 ‘공용 기록물로 남아 있다’고 말한 것은 5부 요인이나 주요 기관장 등 반드시 취임식에 참석하는 명단”이라고 밝힌 것 역시 취임준비위원회 자체가 인수위 소속 조직이었고, 인수위에서 생산한 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로 간주한다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제11조)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박 전 대통령 취임식 명단 등 관련 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서 대통령기록관에 보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과도 배치된다. 행안부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의 ‘실무자끼리 주고받은 일부 메일 자료도 (7월 15일경) 파기했다’는 내용 역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 조영삼 전 서울기록원장은 “현행법상 이메일은 공공기록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기 위해 일부러 공문이 아니라 이메일을 사용한 건 아닌지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윤석열, 수소 같은 남자 돼야 미래 대비 가능하다”...에너지 전문가의 일침

    “윤석열, 수소 같은 남자 돼야 미래 대비 가능하다”...에너지 전문가의 일침

    “우리는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시대에 에너지 약자였다. 석유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탈(脫)탄소 시대에도 에너지 약자로 남을 것인가. 화석연료 때는 천연자원이 없으니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었지만 탈탄소는 그렇지 않다. 수소는 만들 수 있는 에너지다. 우리도 얼마든지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소경제 전도사’로 불리는 문재도(63) 세계수소산업연합회장은 절박했다. 눈 앞에 ‘기회’와 ‘위기’의 문이 또렷하게 보이는데 당장 먹고 사는 위기가 아니다 보니 ‘가시밭길’ 기회 속으로도 성큼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수소 같은 남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문 회장은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한국수소융합얼라이언스(H2코리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수소 같은 남자는 무슨 얘기인가. “에너지는 새 정부의 핵심 어젠다다. 정권 교체를 끌어낸 주요 동인 중 하나가 원전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탈원전에 대한 반감과 우려를 딛고 윤석열 정부가 탄생했다. 당장은 신한울 3, 4호기 가동 등이 눈에 더 들어오겠지만 결국엔 수소에 눈돌릴 수밖에 없다.” -왜인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70%가 원전이 필요하다고 답한다. 그런데 또 50%는 원전이 위험하다고 답한다. 원전은 필요하지만 그 원전이 우리집 뒷마당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거다. 새 원전 짓기가 녹록지 않으니 원전만으로는 탈탄소 시대를 대비할 수가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수소다. 유명 여성 연예인이 산소같은 여자를 표방했는데 앞으로 윤 대통령 앞에 수소 같은 남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한다. 수소경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관심을 기울이고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진척을 보기 어렵다.” -탈탄소가 중요하긴 하지만 솔직히 당장 죽고사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 보이지만 실상은 죽고사는 문제다. 바로 얼마 전 115년 만의 폭우로 생때같은 목숨들을 잃지 않았나. 이웃 중국은 젖줄인 양쯔강이 말라들어 가면서 공장 가동까지 멈추고 있다. 지구촌 한쪽은 폭염, 다른 한쪽은 혹한으로 아우성이다. 기후변화의 대재앙에서 벗어나려면 탄소를 줄이는 길밖에 없다.” -그 길이 왜 수소인가. “앞서도 말했지만 수소는 만들 수 있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75%가 수소다. 의지와 기술만 있으면 얼마든지 확보 가능하다. 그런데 부산물로 물밖에 안 나온다. 지구를 위협하지 않는 에너지원…. 수소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데. “세계 각국이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모여 2030년까지 탄소 40% 절감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재생 에너지로 다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런데 자연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지속성’의 문제가 생겼다. 보관이 어려워 ‘저장’도 난관이었다. 이 두 가지 난관에서 모두 자유로운 게 바로 수소다.” -수소에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더티(dirty) 수소’가 있지 않나. “수소는 원소 형태가 아닌 물이나 중수소 등 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수소를 얻으려면 이 화합물을 깨야 하는데 풍력이나 수력 등 재생에너지로 깨면 그린 수소, 원자력으로 깨면 핑크 수소다. (탄소가 나오지 않아) 녹색과 핑크가 이상적이긴 한데 너무 비싸다. 가장 싸고 손쉬운 방법이 기존의 석유 부산물 등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얻는 그레이(회색) 수소다. 그런데 회색 수소는 탄소를 배출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그래서 요즘 뜨는 게 블루 수소다. 이산화탄소를 따로 포집해 수소만 분리해 얻는 방법이다. 호주 등 자원 강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 산유국들도 최근 블루 수소에 눈돌리고 있다.”-하지만 수소차에서 보듯 그레이 수소를 빼고는 여전히 비싸다. “지금은 청정수소 1㎏당 5달러가 넘는데 1~2달러로 내려와야 좀더 대중적인 보급이 가능하다. 그러자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에 봉착한다. 기술 개발 등에 투자를 해야 가격이 싸지는데 워낙 돈이 많이 드는 분야이다 보니 좀더 범용성이 생기면 그때 가서 투자를 하자는 주장이 부딪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수소와 결합하면서 폭발력이 더 강해졌다. 그 엄청난 폭발 에너지 때문에 수소는 위험하다는 인식도 강한데. “수소는 엄청 가볍다. LPG(액화석유가스)는 무거워서 쌓여 있다 폭발하지만 수소는 누출되면 폭발하기 전에 다 날아가 버린다. 전국 어느 수소충전소를 가든 지붕이 없는 이유가 이거다. 프랑스는 에펠탑, 일본은 도쿄타워 앞에 수소충전소를 지었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우리도 여의도 국회 앞에 놔뒀다.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 자체가 방사능 물질이 새지 않게 철저하게 차단 설계돼 있다 보니 수소도 빠져나가지 못해 생긴, 매우 특수한 경우다.” -문재인 정부가 수소경제에 공들여서 그런지 새 정부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듯싶다. “(웃으며)꼭 그렇지는 않다. 새 정부도 국정과제에 수소경제 추진을 넣어 놓았다. 다만 지금은 정치 현안이 너무 많다 보니…. 조만간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최근 만든 인플레 감축법만 해도 실제로는 기후위기 대응법안이니까.” -전기차 보조금을 말하는 것인가.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차 보급 확산에 135억 달러, 청정수소 생산허브 구축에 95억 달러 등 수소경제 지원에 225억 달러를 배정했다. 미국은 셰일가스가 있어 탄소제로로 가는 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인 데도 수소경제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수소 전용 운송선박을 진수하기까지 했다. 전기는 운송하려면 전선을 깔아야 하지만 수소는 액체나 기체로 보관과 운송이 가능하다. 수소전지를 통해 저장도 얼마든지 된다. 탄소시대에는 석유와 석탄을 가진 나라가 힘을 가졌지만 탈탄소시대에는 수소를 만들고 수출하는 나라가 강국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약자를 벗어날 기회가 있는 것이다. 반도체 뒤를 이을 미래 수출상품으로도 수소만한 게 없다. ” -현대차가 수소차를 선도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다른 나라들이 따라오고 있지 않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아직은 전기차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은 기름 연료를 대체할 수 없는 게 비행기라고 여겼다. 그런데 수소가 나오면서 이 불가능도 깨졌다. 2035년을 목표로 수소비행기도 개발되고 있다. 기차, 선박, 비행기 등 대형 이동수단의 연료가 수소로 대체되면 비약적인 전환이 올 것이다.” -일반인들한테는 그래도 아직 멀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소차나 수소버스 등의 보급이 좀더 이뤄져야 체감이 될 것이다. 그러자면 정부가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무슨 얘기인가. “전기차만 해도 국산차든 수입차든 보조금 지원에 구분이 없다. 우리나라 전기버스의 거의 절반은 중국산이다. 보조금의 상당액을 중국이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외국처럼 자국차에 혜택이 더 가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계수소산업연합회를 우리나라가 주도한 것은 인상적이다. “수소나 신재생은 지구와 인류에게 너무 좋은데 돈이 많이 든다는 게 흠이다. 비용을 절감하려면 국가 간 기술 협력과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해 지난 5월 연합회를 발족시켰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18개국이 참여했다. 오는 10월 벨기에에서 총회를 갖는다. 일본은 수소경제 선도국이라는 자존심과 후발주자 한국에 대한 견제심리 등으로 처음엔 참가를 망설이더니 최근 가입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산자부 블랙리스트 얘기를 안 물어 볼 수가 없다.(그는 무역보험공사 사장 임기를 1년 남기고 그만둬야 했다.) “검찰에도 두 번 다녀오고 할 말도 많지만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 때(문재인 정부) 있던 산자부 관료도 후배들이고 지금 있는 관료도 후배들이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나.” -그래서 수소경제 전도사로 변신한 것인가. “(웃음)수소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는 게 국제사회 합의다. 석탄발전에 수소를 넣으면 열효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든다. 석탄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수소가 필요하다. 원전도 마찬가지다. 원전 수출 상담을 위해 해외 출장을 가 보면 반드시 수소 활용 기술과 계획을 묻는다. 얼마 전 접촉한 체코도 그랬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표현대로 수소경제는 ‘좁지만 가능한’(Narrow but Achievable) 길이다. 반드시 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문재도 회장은… 광주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5회로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동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은 에너지통이다.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과 산자부 2차관 등을 지냈다. 이후 무역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2018년 임기 2년을 남기고 옷을 벗었다. 요즘 시끄러운 ‘산자부 블랙리스트 의혹’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지금은 현대차·SK 등 기업들과 정부·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코리아) 회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도해 만든 세계수소산업연합회 초대 회장도 겸하고 있다. 문 회장은 “수소는 미래 먹거리로도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50년 수소 시장은 1경 3400조원 규모에 3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