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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계가 만들어 가는 사회코드

    ‘인간 심리’와 ‘옛것’, 그리고 ‘숫자’. 요즘 출판계가 선호하는 키워드 세 가지다. 극심한 출판 불황 속에서도 제법 팔리는 책들을 보면 이 세 가지 키워드중 하나를 주제로 삼고 있다. ‘심리’가 유행하는 것은 결국 현대인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란 속담이 요즘처럼 가깝게 다가오는 때가 있을까? 일자리를 얻기 위해, 승진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반항하는 자녀의 속내를 알기 위해 변덕스러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심리’를 파헤치는 것은 중요해졌다. ‘평생성적, 초등학교 4학년에 결정된다’처럼 책 제목에 숫자를 끼워넣는 것도 이같은 불안 심리의 연장이다. 도덕 선생님 같은 두루뭉수리한 훈계는 싫다. 족집게 강사처럼 하나라도 실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원한다. 신년 하례때 일부 정치인들이나 휘갈려 쓰며 한껏 폼을 잡던 ‘고전’의 문구가 일반에 되살아난 것도 주목할 만한 일.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가 조성모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각광 받았듯, 수천 년, 수백 년 전 선조들이 현대의 각색자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옛것도 리메이크하면 새것. 현대인들은 옛것을 통해 오늘을 해석하고, 내일을 내다본다. 베스트셀러는 이같은 사회코드를 들여다보는 프리즘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1) 심리를 공략하라 심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애인이, 상사가, 동료·후배가, 자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다 보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타인의 심리 읽기에 열중한다. 이같은 ‘심리 읽기 욕망’을 겨냥한 책들이 바로 요즘 쏟아져 나오는 ‘…심리학’류 책들이다. 남녀가 서로를 유혹하는 데 키포인트는 뭘까?능력도, 자상함도, 잘생김도 아니다. 인간의 유혹은 단지 감각의 산물이다. 약물을 써 동공을 확대시킨 여자들에게 남자들은 한결같이 열광한다. 나이트클럽의 고막이 터질 듯한 음악은 뇌의 호르몬 작용에 관여해 ‘작업’의 성사를 쉽게 한다. 이 모두 추측이 아니라 실험이 증명한 사실임을 파트릭 르무안의 ‘유혹의 심리학’(북폴리오)은 말해 준다. 1964년 미국 뉴욕의 한 동네. 새벽에 20대 여성이 집 앞에서 피살됐다. 그녀는 ‘도와 달라.’고 고함쳤고,38명의 이웃이 창문으로 현장을 보았지만 누구도 도와주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로렌 슬레이터가 쓴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코의 서재)에선 이 사례에서 책임의식에 대한 현대인의 심리를 본다. 개인의 책임의식은 그들이 소속한 집단의 크기에 반비례한다는 것. 실험에 따르면 오히려 목격자가 한 명밖에 없었다면 피해자가 도움받을 확률이 85%였다. 기업 경영자나 간부들이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가야 할지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소비를 지배하는 것도 심리다. 불황인데도 명품이 잘 팔리는 현상엔 ‘실패확률이 낮다.’란 소비자의 안전심리가 깔려 있다. 쇼핑몰에 ‘마지막 한정품’이란 푯말이 자주 붙는 것도 ‘지금 아니면 살 수 없다.’란 불안감을 부추기기 위한 것. 시식코너에 6가지의 햄을 늘어 놓은 날이 24종류의 햄을 늘어 놓은 날보다 매출이 높았다는 실험은 선택의 홍수시대에 지나친 선택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 심리를 잘 보여준다. 니혼게이자이신문 기자들이 펴낸 ‘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밀리언하우스)은 이처럼 수많은 경제이론 속에 숨겨져 있는 경제의 참모습을 ‘심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살펴본다. (2) 숫자는 확실하다 지난 연말 출판되어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책이 있다. 번역서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탄줘잉 편저, 위즈덤하우스). 무한경쟁의 시대에 작은 실천으로 큰 행복감을 얻는 행위들을 소개한 책이다. 내용과 함께 궁금한 것 한 가지. 왜 49가지일까?. 이에 대해 출판사측은 ‘나이 쉰이 되기 전’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아 그래, 힘 떨어지기 전에, 쉰이 넘기 전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심리를 겨냥한 것. 불교에서 ‘사십구재’ 등 죽음의 의미가 있는 것도 작용했다. 원서엔 99가지로 되어 있던 것을 출판사에서 49가지만 추려냈다. 한데 이 책만이 아니다.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평생 성적, 초등학교 4학년에 결정된다’(예담)‘상위 1%로 가는 10분 공부법’(파라북스)‘2010 대한민국 트렌드’(한국경제신문)‘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영진.COM) 등등. 왜 사람들은 이렇게 ‘숫자’를 좋아하는 걸까? ‘평생성적∼’를 펴낸 예담의 김태영 사장은 “궁금증과 위기의식을 유발하고, 구체적 정보를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그럼 5학년 때부터는 이미 늦어 공부 다했다는 얘기냐?’는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처음엔 그냥 ‘평생성적, 초등학교때 결정된다’로 했다가 너무 두루뭉수리하고, 힘이 없어 보여 ‘4학년’이란 숫자를 도입했단다. 어쨌든 ‘봐라 4학년이 중요하지 않느냐.’라고 위기감을 준 것이 마케팅에서 주효해 35만부나 팔려 나갔다.‘일곱살부터 하버드를 준비하라’(북센스),‘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랜덤하우스 중앙) 등도 이같은 의도가 깔려 있다. 이같은 숫자 마케팅은 특히 미래담론에서 그 힘을 발휘한다.‘2010 대한민국 트렌드’‘10년후 한국’‘10년후 세계’‘2020 미래한국’ 등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높아만 간다. 이런 책들은 구체적 시간, 구체적 내용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마음을 잡은 책들이다. (3) 옛것은 ‘오래된 미래’ 홀대받아온 고전, 고리타분하다고 배척받아온 옛 사람들이 부흥기를 맞았다. 서점에 가면 동양고전이 세련된 장정으로 옷을 갈아 입고 유혹의 눈짓을 보낸다. 잊고 지냈던 옛 선조들이 수백년을 뛰어넘어 나와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호통을 친다. 요즘 독자들의 시선을 받는 고전은 ‘옛날이란 시대’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생생히 살아있다. 아니 현실을 넘어 미래를 이야기한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동양 고전을 재해석해 풀어낸 책 ‘강의’(돌베개)는 5만부나 팔렸다. 고전책으론 엄청난 기록. 한국의 대표적 진보 학자인 저자는 신자유주의적 패권 질서로 위기에 처한 세계문명의 대안을 동양고전에서 찾는다. 내 나라, 내 가족, 나 자신의 이익만이 판치는 현대에서 이웃과 공생하는 관계론의 시각으로 공자와 맹자, 노자, 장자를 해석한다. ‘옛 공부의 즐거움’(웅진지식하우스)을 쓴 이상국은 고전과 옛 사람들을 ‘놀이의 장’에 끌어 들인다. 노자의 ‘도덕경’을 놓고 김춘수와 유치환, 박경리를 불러내 작품 이야기를 펼친다. 글과 실용의 일치를 주장하고 실천했던 연암 박지원과 다산 박지원을 불러내 공리공론만 일삼고 있는 선학들을 꾸짖기도 한다. 정민의 ‘미쳐야 미친다’(푸른역사), 이덕무의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에 나오는 18세기 조선의 학자들은 현대 한국의 지식인 사회가 거울로 삼아야 할 선학들이다. 이덕무씨는 “다산과 연암 등 열린 지식인층이 주류로 편입되지 못하면서 조선 지식인 사회는 성리학 중심이라는 폐쇄회로에 갇혔다.”고 분석한다. 또 오늘날 한국의 지식인 사회도 상아탑의 폐쇄적 권위와 전문분야 지식에 대한 독점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서훈받은 사회주의자 김산의 아들 고영광씨 내한

    서훈받은 사회주의자 김산의 아들 고영광씨 내한

    “항일전선에 바친 아버지의 짧은 삶이 이념 때문에 훼손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4일 서울 인사동의 한 한정식집. 두번째 고국을 찾은 고영광(68)씨를 위해 조촐한 환영회가 열렸다. 고씨는 님 웨일즈의 ‘아리랑’으로 널리 알려진 독립운동가 김산(본명 장지락·1905∼1938)의 아들. 김산은 남에서는 사회주의자였다는 이유로, 북에서는 연안파였다는 이유로 양쪽에서 모두 배척당한채 비운의 생을 살았다. 우리 정부는 올해에야 김산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가정체성을 흔든다며 반대도 만만치 않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사회주의자였다는 이유 때문에 일괄적으로 한 단계 낮춰 훈장을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늦게나마 부친생애 되새길 수 있게 돼” 이런 논란에 대해 아들 고씨의 입장을 물었다.“아버지는 민족의 독립에 전 생애를 걸었습니다. 이 명백한 사실은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나, 남북이 분단됐다는 이유로도 가릴 수가 없습니다.” 그는 경위야 어떻든 2년여 간에 걸친 노력 끝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서훈을 받았다는 사실에 만족해했다.“늦게나마 드러내 놓고 부친의 생애를 되새길 수 있는 것은 여러분들의 희생과 도움 덕분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실 고씨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그가 1살 때 돌아가셨기 때문이다.1957년 대학 입학 무렵에야 어머니에게서 아버지 얘기를 전해들었다.“일제 침략에 비분강개할 때마다 ‘아리랑’을 불렀다고 하시더군요.” 뒤늦게 여기저기 흩어진 아버지의 흔적들을 모았지만 곧 몰아친 문화대혁명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게 했다. 아버지를 처형한 캉성(康生)은 마오쩌둥의 최측근이자 바로 문혁의 주도자 가운데 한명이었다. 그 후 어머니가 재혼한 뒤 성을 고씨로 바꿨고, 그가 ‘장영광’이 아닌 ‘고영광’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문혁의 광풍이 잦아들면서 70년대 말부터 중국정부에 이의를 제기해 80년대 초 마침내 아버지를 복권시키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한족에서 조선족으로 호적도 바꿨다. 이제 서른이 넘은 그의 아들들도 모두 할아버지 김산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남북 분단 때문에 한국에서는 이번에야 뒤늦게 공적을 인정받게 됐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다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고씨가 김산의 ‘진짜’ 아들인지 증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번 한국행도 우리 정부의 공식 초청이 아니라 김산을 기념하는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초청으로 이뤄졌다. ●정지영 감독 “김산 영화 내년 촬영” 그러나 김산의 마력은 이미 우리 문화 전반에 깊게 뿌리를 박고 있다. 소설가 박경리씨가 ‘토지’를 애초 1권 분량의 소설로 기획했다가 김산의 일대기를 접하고는 만주·연해주·일본·조선을 넘나드는 대하소설로 바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산의 생애는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남부군’을 연출했던 정지영 감독이 나섰다. 정 감독은 “이장호 감독 등 많은 감독들이 욕심을 냈는데 군부독재 때문에 아무도 엄두를 못냈다.”면서 “나에게 좋은 기회가 돌아온 만큼 누구보다 충실한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이미 4년여 동안 김산의 흔적을 찾아 중국 땅을 누비고 다녔다. 연말쯤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고씨의 자문을 받은 뒤 내년부터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산은 누구? 평북 용천 출생인 김산은 아나키스트로 독립운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때 약산 김원봉과 의열단을 접하게 된다. 그는 이후 ‘체계적 항일’을 위해 사회주의로 전향, 광둥 코뮌·해륙풍소비에트·대장정 등 중국혁명에 투신했다. 중국혁명이 조선의 광복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믿었던 것. 동시에 ‘물속의 소금’이라는 그의 화두에서 알 수 있듯 조선민족의 문제가 중국 해방에 녹아서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어느 쪽도 중국 공산당에는 편치 않았다. 스탈린이 끝내 트로츠키를 제거했듯, 중국 공산당은 그를 트로츠키주의자·일본스파이로 몰아 38년에 처형하고 말았다.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는 “스탈린이 독일과의 전쟁에 돌입하면서 내부의 적들을 숙청하는데, 이 방법을 배워온 인물이 캉성”이라며 김산 처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치열한 삶에 견줘 죽음은 너무나 허망했지만 권력에 물들지 않았던 순혈의 혁명가 김산에게는 그런 죽음이 더 어울리는 것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전자책 해적판 활개 저작권 갈등 ‘솔솔’

    전자책 해적판 활개 저작권 갈등 ‘솔솔’

    영화·음악·게임 등 예능오락 콘텐츠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인터넷 저작권 파문이 출판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해적판’ 전자책에 대해 저작권 관련단체들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동안 거의 공짜로 인터넷에서 책을 구해 온 일부 네티즌들은 영리목적 없는 파일공유의 제한은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출판저작권 보호기관 “강력대응” 선언 저작권보호센터는 지난달 27일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전자책 공유카페 4곳에 불법복제한 전자책을 완전히 삭제하라는 내용의 경고 e메일을 보냈다. 개인들의 PC를 연결해 자료를 공유하는 P2P사이트의 전자책 제공자들에게도 일제히 경고메일을 발송했다. 곧 포털 ‘다음’의 전자책 카페에도 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낼 계획이다. 센터 온라인출판팀 심재호씨는 “P2P와 웹하드 등에서 이뤄져왔던 불법복제 전자책이 인터넷 포털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로도 바로잡히지 않을 경우,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물어 법적인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복사전송관리센터도 최근 불법 전자책 유통에 대해 법적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 센터는 어문저작물의 복사권과 전송권을 출판협회 등에서 위탁받아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는 기관이다. 전자책 판매업체인 북토피아 남지원 이사는 “전자책 시장이 제대로 꽃을 피우기도 전에 마구잡이 해적판이 나돌아 업계가 고사상태에 놓였다.”면서 “공짜에 맛들인 네티즌들의 인식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네티즌 “위축은 불가피…없어지진 않을 것” 이에 대해 전자책 공유카페 등의 운영자들은 일단 위축되는 분위기다. 한 전자책 공유카페의 운영자는 “앞으로는 드러내놓고 사이트를 운영하기는 어렵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MP3(음악파일) 공유사이트인 ‘소리바다’가 여전히 건재한 것처럼 결코 전자책 공유카페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최모(19)군은 “신세대들은 종이로 만든 책보다 화면으로 책을 보는 것에 더욱 익숙해져 있다.”면서 “어렵게 타이핑을 해서 컴퓨터나 개인휴대단말기(PDA)로 보는 것이 무조건 나쁜 일이냐.”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주로 책을 구한다는 윤모(35)씨는 “인터넷에서 책을 팔아 전문적으로 돈벌이를 하는 게 아니라면 허용돼야 한다.”면서 “좋은 책이라면 전자책으로 보았더라도 종이책을 살 것”이라고 했다. 현행 저작권법은 출판물을 무단복제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무단복제한 소설 ‘토지’ 단돈 2원 전자책은 통상 전문업체가 인터넷 콘텐츠로 가공해 온라인에서 내려받는 형태로 판매된다. 일반적으로 종이책 가격의 절반 안팎이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네티즌들이 종이책을 보고 직접 워드프로세서 등에 입력해 인터넷에 뿌리는 것으로 사실상 공짜로 구할 수 있다. 한 P2P 사이트에서는 박경리의 소설 ‘토지’를 단돈 2원(다운로드 비용)에 내려받을 수 있고, 조정래 ‘태백산맥’, 이문열 ‘삼국지’, 최인호 ‘상도’ 등 대하소설을 포함해 한국소설 5000편을 하나로 묶은 102메가바이트 크기의 압축파일은 25원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네티즌이 뽑은 대표작가 ‘태백산맥’ 조정래씨 1위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가 네티즌 독자들이 뽑은 한국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인터넷서점 YES24(www.yes24.com)와 포털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가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네티즌 6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한 온라인 투표 행사에서 조정래는 2만 7800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이어 박완서(1만 6973표), 황석영(1만 4972표)이 뒤를 이었다. 차세대 작가로는 공지영(2만 340표)을 비롯해 신경숙(1만 7761표), 은희경(1만 1678표) 등이 뽑혔다.‘한국인에게 큰 감동을 준 작품’으로는 조정래의 ‘태백산맥’(2만 1539표), 박경리의 ‘토지’(1만 9226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만 5211표)등이 차지했다. YES24는 투표에 참여한 네티즌 독자 100명과 조정래, 공지영이 함께 하는 문학캠프를 7월1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마련할 계획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동리 10주기 작품세계 재조명

    ‘무녀도’‘등신불’의 소설가 김동리(1913∼1995)의 10주기를 기리는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린다. 김동리기념사업회(회장 김주영)는 오는 17일 오후 5시 동아일보사 21층 강당에서 ‘김동리 10주기 추모문집 출판기념회 및 추모의 글 헌정식’을 개최한다. ‘영원으로 가는 나귀’(계간문예 펴냄)라는 제목의 추모문집에는 박경리 김원일 서영은 송기원 유현종 이문구 최일남 등 문인 72명의 글이 실렸다. 박경리 이동하 김채원 등 11명은 이날 행사장에서 직접 추모의 글을 낭송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김동리 선생 추모음악의 밤’에서는 김동리의 시 ‘무지개’‘동화’‘이렇게 나는 오늘도’ 등 3편의 시에 작곡가 김희갑이 곡을 붙인 노래가 선보인다. 추모음악의 밤은 10월7일 오후 6시 경주 동리목월기념관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 기념사업회는 이와 함께 오는 20일부터 9월10일까지 전국 중·고교생, 대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제1회 김동리문학 독후감 공모대회’도 마련한다. 또 8월25일 오후 3시 영상자료원에서는 ‘무녀도’‘역마’‘을화’‘황토기’ 등 ‘김동리 원작 영화 상영회’를 갖고,9월27일 오후 3시에는 세종문화회관 3층에서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 등이 참여하는 ‘김동리 문학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소설가 김원일은 “오늘날 한국문학의 뿌리는 동리 선생이 만들었지만 사회적으로나 문단에서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점이 있다.”면서 “10주기를 계기로 선생의 문학적 업적이 새롭게 조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리의 부인인 소설가 서영은은 “이번 행사가 단지 추모행사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02)3675-563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문화마당] 잃어버린 삶… 되찾는 삶/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대학가가 벌써 기말고사를 치르기 시작하면서 여름방학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즈음이면 학생들에게 방학 때 뭘 할 거냐고 묻는다.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학생, 배낭여행을 하겠다는 학생, 학비를 벌겠다는 학생 등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을 모아 “머리를 잘라 돈을 모아서라도 책을 읽겠다.”고 웃으면서 큰 소리로 대답한다. 학생들 가르치는 몇 년 동안, 방학을 맞이할 때마다, 돈이 없으면 머리를 잘라 팔아서라도 문학작품을 사서 읽으라고 다그친 것이 익히 소문이 난 모양이다. 그렇더라도 책을 읽겠다는 우리 학생들이 너무 대견스럽다. 리처드 버크의 ‘갈매기의 꿈’을 보면, 거의 모든 갈매기들이 그저 먹고 사는 데 여념이 없다. 그런데 유독 ‘조너선’만이 새로운 가치 있는 삶을 찾아 끝없이 비상하면서 결국 자신의 목표를 이룬다.‘조너선’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시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조너선’은 그런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결국에는 자신이 획득한 새로운 가치를 동료 갈매기들에게 전수함으로써 그들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킨다. 학생들에게 방학 때 빈둥거리면서 놀지 말고, 도서관에 틀어 박혀 비지땀을 흘리면서 책을 읽고 짬을 내 학비도 벌라는 이유는 그들을 조너선같은 인물로 키우고 싶은 욕심에서이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 마르셀은 일평생 철저히 속물화된 삶을 살아간다. 속물적 인간인 마르셀은, 물욕에만 사로잡힌 당대의 타락한 귀족들을 찬미하면서 그들의 삶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다가 그는 그토록 찬양하던 이들의 늙고 추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삶이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깨닫고, 진정 가치있는 삶, 즉 인간다운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주체적인 삶을 갈망한다. 프루스트는 이 작품을 통해 속물적인 삶을 ‘잃어버린 삶’으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되찾는 삶’으로 명명하고 있다. 우리들 주변에는 속물적인 이도 있고,‘조너선’같은 이도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조너선’같은 이가 드문 것은 사회 자체가 부귀영화와 출세만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도 벌고 출세도 하려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속물화되어 갈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남이 고급 승용차를 타면 자신도 그것을 갖고 싶어 하고, 남이 좋은 옷을 입으면 자신도 그런 옷을 입고 싶어 하고, 남이 화려한 식당에서 값비싼 음식을 우아하게 먹으면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것 등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거의 대부분의 욕망일 것이다. 어쩌면 우리네 일생은 그런 욕망에 휘둘리면서 끝이 날 수도 있다. 아니, 먼 훗날 그런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이 걸어온 길이 속물화된 삶이라는 것을 통절히 뉘우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오지 않은 길, 곧 ‘가지 않은 길’에 진정 가치 있는 삶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 길로 돌아가고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그 길로부터 너무 멀리 와 있는 자신의 자리에 절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늘 ‘되찾는 삶’에 대한 강렬한 갈망과 지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럴 때 우리의 삶도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변화의 핵심요소 중 하나에 좋은 책, 특히 훌륭한 문학작품이 자리잡고 있다. 박경리의 ‘토지’나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어보면 대번에 그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별로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 들어 가끔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해마다 여름은 늘 우리 곁을 찾아오지만,2005년의 여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평생 한 번밖에 오지 않는 올해 여름, 우리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더라도 ‘마르셀’처럼 살지 말고, 스스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조너선’처럼 살아가라는 것이다. 그러면,‘마르셀’이 가고 싶어 했지만 그러나 ‘가지 못한 그 길’이 학생들에게는 ‘언제든 갈 수 있는 길’이자, 나아가 ‘지금 현재 가고 있는 길’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 박경리 “내 문학의 어버이는 김동리”

    “선생님은 나를, 내 문학을 세상에 내보내주신 어버이시다. 선생님이 아니 계셨더라면 박경리라는 작가도, 작품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79)씨가 최근 출간된 ‘김동리 서거 10주기 추모문집-영원으로 가는 나귀’(계간문예 펴냄)에서 자신의 문학적 뿌리인 소설가 김동리(1913-1995)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풀어놓았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셋방살이를 하며 상업은행 본점에 다녔던 박씨는 친구의 도움으로 김동리 선생의 돈암동 본가에 찾아가 두세 편의 시를 보여줬다. 그러자 김동리 선생은 “상은 좋은데 형체가 갖춰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후 박씨는 “시보다 소설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그의 권유에 ‘불안시대’라는 단편을 써서 갖다줬고, 이 작품은 그해 창간된 ‘현대문학’ 8월호에 ‘계산’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이어 ‘흑흑백백’으로 추천 완료돼 문단에 정식 등단했다. 박씨는 추모글에서 “선생님은 오늘 활동하고 있는 과반의 작가를 길러내셨고 현대문학의 지평을 그으신 분이다. 참으로 위대한 작가, 위대한 스승이셨던 선생님, 배은망덕한 이 제자, 저승에 가게 되면 그때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려주십시오.”라며 스승에 대한 문학적 평가와 함께 발걸음을 끊고 지냈던 지난 시절의 회한을 드러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국제도서전’ 아이 손잡고 책속으로 나들이갈까

    다음주엔 아이들 손을 잡고 서울 삼성동 코엑스로 가보자. 새달 3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 태평양홀과 인도양홀에선 ‘문화페스티벌’을 표방한 ‘2005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다. 국내외 500여개 출판사가 선보이는 책도 구경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는 기회. 입장료도 받지 않으니 온 가족이 나들이하기에 부담도 없다. 이번 행사엔 국내관 348개 부스에 192개 업체, 국제관 88개 부스에 20개국 164개사가 참여한다. 또 책의 아름다움을 내세운 ‘북아트전’이 14개국 56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60개 부스에서 별도로 열린다. 지난해 보다 90여개사 정도 참여업체가 늘었다. 국제도서전으로 승격된 후 올해로 11번째로 열리지만 아직 전체 규모도 외국의 유명 도서전에 비해 작고, 외국 업체 참여 비중도 낮아 국제도서전으로는 미흡한 게 사실. 그래도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단행본 출판사의 참여가 크게 늘어 좀더 다양한 책을 구경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엔 참여업체가 아동·교육 및 단체 부문에서 60%에 달하고 단행본·종합 부문의 업체는 40%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단행본·종합 비중이 65%로 크게 늘었다. 이는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 집행부가 올해 단행본 출판사 중심으로 바뀐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 도서전은 ‘문화 페스티벌’을 표방한 만큼 문학행사를 포함한 다양한 이벤트를 풍성하게 준비했다. 우선 전시행사로 우리 작가 친필(육필)원고전을 마련했다. 윤동주 김소월 유진오 황순원 기형도 박목월 김동리 이효석 채만식 등 작고문인과 박완서 박경리 이문열 김훈 조세희 한승원 조정래 최인훈 등 생존문인들의 육필원고를 직접 볼 수 있다.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출간된 안데르센 작품 및 일러스트 원화를 선보이는 특별전도 열린다.‘인어공주’‘성냥팔이 소녀’‘미운오리새끼’‘빨간 구두’ 등 주옥같은 작품과 그림들을 보며 동심의 세계로 빠져보는 기회를 맛볼 수 된다. 유명 저자들과의 만남 시간도 갖는다. 책에 사인을 받고 사진도 함께 찍는 프로그램. 신현림 함정임 이원복 등 11명의 문인이 참여한다. 작가 당 100권의 책을 선착순으로 공짜로 나누어주고 사인도 해준다. 함께 찍은 사진은 바로 출력해 액자에 넣어준다. 이와 별도로 태평양홀에 위치한 이벤트홀에선 참가사별로 마련한 저자 간담회나 소규모 강연회 등이 매일 3∼4회 열린다. 이밖에 청주 고인쇄박물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直指’(직지) 전시 및 금속활자 체험프로그램, 독서단체들이 참여해 독서문화사업 등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또 관람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각종 문화상품과 상품권, 생활용품 등 다양한 경품도 나누어준다.(02)735-5651.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옛공부의 즐거움/이상국 지음

    옛 글이 딱딱하고 고리타분하다는 건 옛날 얘기다. 요즘 나오는 고전 책들을 보면, 아니 그중에서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들을 보면 고전이 ‘옛날이란 시대’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신영복의 ‘강의’(돌베개)가 그렇고 정민의 ‘미쳐야 미친다’(푸른역사)가 그렇다. 그런데 조만간 여기에 목록 하나를 추가해야할 것 같다.‘옛공부의 즐거움’(이상국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부제를 ‘고전에서 누리는 행복한 소요유’로 붙였듯, 옛 사람과 글, 그림을 불러다 놓고 대화를 시도한다. 옛 글이 주는 묵직함과 모호한 느낌을 취향에 맞게 다듬고 색깔도 입혀 즐기면서 놀아보자는 게 이 책의 의도. ●노자와 장자 불러다 놓고 ‘도덕경’ 논해 대화와 놀이의 대상은 누구인가.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이 나오는가 하면, 추사 김정희와 소치 허유가 나오고, 노자와 장자를 불러다놓고 박경리·김춘수가 ‘도덕경’과 ‘소요유’를 논한다. 지은이가 이들과 어떻게 교유하는가 잠깐 엿보자. 역사의 한 페이지를 골라 살고 싶은 시대를 택하라면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가 한 하늘 하래 동거하는 18세기 조선에서 살고 싶다는 지은이. 그는 글과 실용의 일치를 주장하고 실천했던 연암의 글을 요즘 말로 각색해 공리공론을 일삼던 선학들을 꾸짖는다. ‘…선배들, 고상한 학문적 변론을 하겠다고 덤벼들었다가 마침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는 감정시비가 되어 서로 미워하고 욕질하는 폐단의 주인공들이 아닌가…. 이론에 이론을 덧대 자꾸만 아리송하고 복잡다단한 말장난의 영역으로 치닫는 걸 못 느끼겠는가. 이제 그런 짓거리를 그만둬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화담 서경덕은 지은이의 표현에 따르면 ‘나와 동일시하는 만용을 부리는’ 인물로 표현된다. 지은이가 중학교 때 수학시간에 얽힌 추억 때문.‘피타고라스 정리’의 원리를 증명해오라는 숙제를 자습서없이 밤새워 ‘독학’으로 풀었던 기억이다. 다음날 칠판 가득 써내려간 증명과정을 보고, 선생이 ‘내 수학선생 한 지 10년도 넘었지만 너처럼 길게 희한한 방식으로 증명하는 사람은 처음이다. 가르쳐줘서 고맙다.’라고 했단다. 화담은 황진이와의 ‘스캔들’로 더 유명해졌지만, 당대에 가장 큰 성취를 이룬 독학파 학자였음을 지은이는 상기시킨다. 화담이 당시 조류와는 다른, 과학적이면서도 독창적인 학문을 갖게 된 것은, 철저한 ‘자학’(自學) 때문이라고 믿는다. ●고전과 옛 그림은 ‘사교의 장’ 지은이에게 고전과 옛 그림은 ‘사교의 장’인 듯하다. 노자의 ‘도덕경’ 하나를 놓고 ‘꽃’의 시인 김춘수,‘바위’의 유치환,‘토지’의 박경리가 만나 작품 이야기를 펼친다. 도덕경이 때로 불꽃 튀는 논쟁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이 땅의 작가, 시인들에겐 더 없는 보물창고인 것이다. 따라서 그는 ‘노자가 읊어놓은 5000자에 관해 논쟁을 벌이는 비밀클럽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도 한다. 문인화의 맥을 이은 소치 허유가 나오는 대목에선 추사 김정희와 예술적 안목이 뛰어났던 임금 헌종에 얽힌 아름다운 삼각관계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민 출신인 허유가 출세해 임금과 나눈 시시콜콜한 대화를 소상하게 적어 남긴 ‘몽연록’ 이야기가 흥미롭다. ‘애효 딜레마와 맹자의 카운슬링’‘논어의 교언영색 콤플렉스’‘인사동에서 만난 최치원’‘꿈이로다 몽유도원’…. 책을 구성하는 각각의 이야기에 붙은 타이틀처럼 고전의 딱딱함과 엄숙함은 어디에도 없다. 지은이는 말한다. “인물의 위대성과 학문적 깊이는 당연히 존숭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에 너무 무게를 두다 보면,‘인간’을 따뜻하게 바로보기 어렵다. 시간을 넘어서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여러겹’의 삶을 동시에 살기를 꿈꾼다.”고. ●산의 정상이건 중턱이건 즐기면 그만 산이 꼭 정상에 올라야 맛인가. 정상이든 중턱이든 원하는데서 즐기면 되지 않겠는가. 범접하기 어려운 깊이만 따지지 말고, 아는 그 자리, 그 상태에서 아는 만큼 최대한 즐기면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은 ‘즐기는 고전, 함께 노는 고전’의 전형이 될 듯싶다.1만 1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우리네 恨에는 복수 아닌 소망 담겨”

    “우리와 일본의 ‘한’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일본은 ‘우라미’ 즉 ‘복수의 한’이지요. 군국주의로 갑니다. 칼바람과 그로테스크, 에로티시즘과 난센스로 가고 있지요. 반면 우리는 ‘소망의 한’입니다. 가난과 무지를 극복하려는, 미래 지향적이고 탐구의 한의 담겨 있습니다.” 원로 소설가 박경리(79)씨. 따뜻한 봄날을 맞아 모처럼 일반인들을 상대로 문학강연을 했다. 주제는 ‘문학의 향기-박경리의 공간’이었다. 강연 도중 일본과 중국 등 이웃나라의 최근 행태에 대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져 관심을 모았다. 지난 23일 강원도 원주의 토지문화관 1층 강의실. 대학교수와 문학지망생 등 전국에서 150여명의 문학팬들이 모였다. 토지문화관 바로 옆 자택을 나오면서 박씨는 “3년 만에 이런 자리에 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단에 오른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이다. 주제는 문학강연이지만 생명과 건강 얘기를 좀 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물질과 영혼, 시·공간 속에서의 생명의 본질을 어떻게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자주 던졌다. 또한 세상은 물과 불, 창과 방패같은 영원한 상극이 있듯이 인간은 어차피 ‘모순’ 속에서 행복과 불행, 죽음과 탄생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양은 이러한 모순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하나의 결과를 얻기 위해 끝없이 전쟁과 살육을 벌여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류는 이제 민족주의를 버려야 할 시점이며 통합을 안하면 멸망만 초래할 뿐.”이라면서 “하지만 일본 같은 나라가 있어서 세계 통합은 어렵다.”고 겨냥했다. 또 “이순신 장군처럼 민족을 지키는 것은 위대한 도덕이지만 (일본처럼)남을 약탈하고 남의 나라에 쳐들어가는 것은 인류의 죄악”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얼마 전 일본 기자들이 집으로 찾아왔더군요. 그들에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난 반일(反日)작가이지만, 반일본인(反日本人)은 아니다. 일본인도 인류의 차원에서 보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렀느냐.‘사람’이란 이름으로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입니다.” 앞에 언급한 것처럼 한국과 일본의 ‘한’을 비교한 그는 “일제 때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우리 지식인 스스로가 우리의 한을 부정적으로 여겼다. 예를 들어 미신을 나쁜 것으로, 모순이자 자가당착이라고 비난하는 우를 범했다.”고 꼬집어 참석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박씨는 또한 “중국과 일본은 패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생각보다 엄청난 문화유산과 철학을 가졌다. 시(詩)만 하더라도 보들레르보다 이백의 시가 훨씬 낫지 않느냐.”고 반문했다.“하지만 현재의 중국은 단절됐다. 위대한 유산·사상들이 유럽의 공산주의가 들어서면서 전부 미쳐버렸다. 그런데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중국의 젊은이들은 무식하다.”고 안타까워했다. 1시간30분 동안 강연을 마친 후 약 20분 동안 별도의 만남을 가졌다. 우선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자 “아냐, 안 좋아. 그 전에는 뒷산에 올라가 가지치기도 했거든. 지금은 못해, 농사도 500평 있잖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추농사는 20년 동안 지었어. 뒷산에는 5000그루 나무도 심었고.”라며 웃었다. 이어 담배 한대를 피워물었다. 하루 몇갑 피우냐고 하자 “담배는 내 친구야.”라고만 대답했다.TV드라마 ‘토지’를 보는지 궁금했다.“처음 ‘토지’를 쓸 때에는 열 가닥으로 베틀을 짰지만 지금은 천 가닥으로 베틀을 짜야 할 만큼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제대로 (방송을)하려면 10년이 걸릴 텐데 생략이 있게 마련 아니냐.”고 했다. 또 “돈이 필요해서 (방송국에)팔았으면 잊어버려야 한다. 그 돈으로 (토지문화관 옆에)창작시설을 지었다.”며 또 한번 웃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어느정도 알고 있다면서 “행정수도를 옮기면 바다에서 얼마나 많은 모래를 퍼내야 하는지 걱정”이라면서 결국 바다와 땅이 죽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계절 중 봄이 제일 좋아.”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토지문화관 뒤뜰로 총총히 걸어나갔다. 팔순을 코앞에 둔 박씨의 뒷모습에는 우리 문학의 큰별다운 총기가 봄볕에 유난히 빛나보였다. 토지문화관 사무실에 걸려 있는 박씨의 최근 시(우리들의 시간)가 눈에 들어왔다. ‘목에 힘주다 보면/문틀에 머리 부딪쳐 혹이 생긴다/우리는 아픈 생각만 하지/혹 생긴 연유를 모르고 인생을 깨닫지 못한다/낮추어도 낮추어도 우리는 죄가 많다/뽐내어 본들 徒勞無益時間(도로무익시간)이 너무 아깝구나’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 [책꽂이]

    ●어느날 꿈에(최민 지음, 창비 펴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등을 역임한 최민(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미학과) 교수가 첫 시집 ‘상실’을 낸 지 30여년만에 새 작품집을 냈다.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 시집에는 절망에 대한 몸부림으로 가득차 있다.“내가 태어난 깡패의 나라에서는 깡패를 존경해야”(‘어느날 꿈에’) 하며, 사람들은 “과거라는 몸쓸 병”과 “미래라는 환각제”(‘이민’)에 의해 지배당하며 산다고 현실을 고발하기도 한다. 황지우 시인은 “팽팽한 청년성이 우리의 조로증을 일갈하는 듯하다.”고 평했다.6000원. ●살아있는 갈대(전2권)(펄벅 지음, 장왕록·장영희 옮김, 동문사 펴냄) 장영희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가 힘겹게 암투병을 하면서 번역을 마무리한 펄벅의 1963년작. 부친인 장왕록(94년 타계)씨와 함께 공역해 1999년 출간했으나, 번역을 우리말 체제로 바꿔 개정판으로 내자는 장 교수의 주장에 따라 초판 발행 두 달만에 절판됐었다. 구한말에서 일제에서 풀려난 1945년까지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4대 이야기를 통해 일제의 잔악상을 고발했다. 각권 1만 2000원. ●촛불 밝힌 식탁(박경리 외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박완서 권혜수 유춘강 김경해 신현수 우애령 윤명혜 등 여성동아 장편소설 당선자 17인의 단편소설 모음. 아들 부부와 거리감을 좁히지 못해 망연자실하는 노인의 얘기를 그린 표제작을 비롯해 수록작들은 모두 일관되게 ‘가족’을 소재로 삼았다.9000원. ●시 읽기의 방법(유종호 지음, 삶과꿈 펴냄) 문학평론가인 유종호 연세대 특임교수가 50편의 시를 소개하고 시 감상법을 일러준다. 김소월 박목월 김춘수 서정주 등 우리나라 대표시인들의 시 48수에 타고르, 두보의 시가 소개됐다. 시를 ‘느낄’ 줄 아는 감식안을 키워주는 길라잡이가 될 듯.9000원.
  • 대박? 쪽박?넉넉지 않은 지자체들 드라마세트장에 수십억씩

    대박? 쪽박?넉넉지 않은 지자체들 드라마세트장에 수십억씩

    ‘대박을 위한 투자인가, 민선단체장의 업적과시용인가.’ 인기드라마 ‘겨울연가’로 드라마 세트장 유치경쟁이 일면서 자치단체가 혈세를 드라마 세트장에 쏟아붓는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표면적으로는 지역이미지 제고 및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선 돈이 조금 들더라도 드라마 세트장 건립은 불가피하다며 투자로 봐줄 것을 주문한다.TV가 가진 막대한 전파력과 홍보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유치전은 점점 치열해지고 비용도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넉넉지 않은 지자체 살림에 수십억에 이르는 거액을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드라마에 투자하는 것은 무모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고를 유치하거나 시청료를 받아 살림이 넉넉한 방송국이 드라마 제작비를 지자체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에 찬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투자용, 홍보용 알쏭달쏭 자치단체들은 세트장 유치가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도박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드라마 세트장 유치에 혈안이 돼 있을까. 자치단체들은 우선 드라마 인기를 등에 업고 지역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의 말대로 일부 이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것은 드라마가 방영될 때와 그 후 ‘반짝’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역경제도 세트장 주변 상인들에게 한정될 뿐 주민이 고루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다. 충남 금산군 ‘대장금’ 세트장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신건택(52)씨는 “드라마를 촬영할 때 스태프들이 예약만 하고 늦게 오는 일이 잦아 다른 손님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장사가 영 신통치 않았다.”면서 “지금은 관광객 발길도 뚝 끊겼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자치단체들은 또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세트장을 유치하려 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대형 세트장이 필요한 사극이 주로 지방에 집중되고 있지만 학술·문화재적 가치가 없는 ‘짝퉁’이 얼마나 상품가치를 보장해줄지는 의문이다. KBS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이 있는 전북 부안군은 이순신 장군과 무관한 곳이다. 드라마 세트장 유치는 전 주민에게 골고루 주민편의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 목적인 ‘행정행위’의 본래 기능과 어긋나는 측면이 많다. 상당수 사람들은 이것보다는 자치단체의 다른 속내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SBS드라마 ‘서동요’ 세트장을 유치한 충남 부여군 관계자는 남얘기하듯이 말했지만 “표를 먹고사는 민선 아니냐.”며 솔직한 속내를 내비췄다. 그는 “관선은 월급만 타면 그만이지만 민선은 다르다.”며 “문화시설, 이벤트 등이 모두 서울에 집중돼 있는데 지방에서 뭐 할 게(뭘로 띄우느냐)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벤트성 세트장 유치를 통해 단체장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음을 족히 짐작케 한다. 김무환 부여군수는 “선거와 전혀 무관하다.”면서 “무왕은 백제 사비시대를 꽃피운 왕이다. 다른 자치단체에서 유치했다면 주민들이 얼마나 실망했겠느냐. 세트장 건립비 부담은 관례가 그래서 했다.”고 밝혔다. ‘서동요’의 경우 오는 9월 중순부터 반년간 방영, 종영된 이후 2∼3개월까지 그 효과가 지속된다면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때까지 현직 군수는 그 덕을 볼 수 있다. 이같은 이유로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세트장을 유치하려 하고, 드라마제작사들은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성공률 10% 밑돌아 SBS가 박경리의 소설대로 최 참판댁을 건립해 놓은 경남 하동을 드라마 ‘토지’ 촬영지로 활용할 것이냐를 놓고 미적거린 것도 지자체에 세트장 조성을 떠넘기기 위해 그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하동군은 세트장 유치를 위해 군비 19억 1500만원을 들여 최 참판댁이 있는 마을에 초가 18동·물레방아·초가장터 등을 추가로 조성해줬다. 운군일 SBS 드라마국장은 “한류문화가 왕성한 시기에 드라마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지역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콘텐츠 업그레이드와 지역이익이 만나 만들어지는 지자체의 세트장 건립비 부담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 홍보실 관계자는 ‘시청료 받는 공영방송에서 세트장 건립비를 자치단체에 부담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외주제작사에 문제가 있다. 바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부여군과 ‘서동요’ 세트장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전북 익산시 관계자는 “드라마 세트장 유치는 성공률이 고작 5∼10%인 도박으로 지나가면 그만”이라면서 “대부분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들이 거액의 주민혈세로 세트장을 유치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양은경 교수도 “형편이 어려운 자치단체가 큰 재원이 있는 방송사에 지자체의 일부 이익이나 개인 홍보를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들인 만큼 돈을 빼낼 수 있는지, 또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인간시대]‘…역사와 정치를 본다’ 펴낸 조광권 서울시 교통연수원장

    [인간시대]‘…역사와 정치를 본다’ 펴낸 조광권 서울시 교통연수원장

    ‘몽유청계천도(夢遊淸溪川圖).’ 낭만적인 청계천변을 5년째 꿈꾸는 조광권(59) 서울시교통연수원장은 이른바 ‘청계천 멀티플레이어’다. 서울시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위원, 청계천포럼(www.reseoul.c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청계천 강의를 한다. 최근 ‘청계천에서 역사와 정치를 본다.’는 책을 펴내면서 역할이 또 하나 늘었다. ●‘복원시민위’ 위원·인터넷 포럼 운영·대학 강의… 조 원장이 청계천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 소설가 박경리씨 등이 ‘청계천 살리기 연구회’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다. 특히 박씨는 문학평론가인 아버지 조연현(81년 작고)씨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알아왔다. “박경리 선생님이 청계천 복원운동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서울의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에서처럼 청계천이 한때 아낙네들의 빨래터였고 아이들의 놀이터였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떠오른 거죠.” 조 원장은 이듬해 토지문학관에서 청계천 복원과 관련된 심포지엄을 연다는 얘기를 듣고 방청객 자격으로 참석했다. 당시 이명박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정책팀장을 맡고 있던 조 원장은 “멋진 아이디어가 실현되려면 행정력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 고건 시장은 청계고가 보수에 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시에서도 청계고가를 없애면 교통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논란은 뒤로하고 일단 청계천 복원의 필요성 알리기에 나섰다. ●관련 기록·자료 남겨야 2002년 이 시장이 당선된 뒤 조 원장은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에서 부위원장으로서 서울시 실무진과 시민들 사이에 다리 역할을 했다. 동시에 일지를 쓰고 관련 자료를 모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다. 청계천 복원 사업의 입안단계부터 일련의 과정을 담은 책을 내기로 마음 먹었다. “굵직굵직한 사업에 대한 기록·자료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은 공문서가 전부죠. 하지만 공문서는 공(功)에 치우치기 쉽고 사업에 대한 배경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개발시대에는 자료를 정리할 여유도 없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습니까.” 조 원장은 청계천 복원 과정 이외에도 조선시대 청계천을 준설했던 영조의 정치철학을 책에 담기로 했다.96년 서울시에서의 공직생활을 접고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조선시대 정치인들의 정치철학에 대한 공부를 했던 것과 청계천에 대한 관심을 접목시킨 것이다. 영조가 청계천을 준천하는 과정을 담은 ‘준천사실(浚川事實)’, 준천의 절차 규정인 ‘준천사절목(浚川司節目)’, 영조가 세손인 정조를 대동하고 광통교 석축을 살펴보며 지은 ‘어제준천명병소서(御製浚川銘幷小序)’ 등을 탐독했다. “영조는 개천(開川·청계천의 옛 이름) 준설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백성들을 부려야 한다는 점을 고민했습니다. 절대왕권을 세습한 군주였는데도 백성을 생각하며 공사를 벌였던 거죠. 오늘날 민주주의에서도 백성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되새겨봐야 합니다.” ●주변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야 오는 10월 청계천 복원공사의 준공을 앞두고 소회를 물었더니 “청계천 복원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단순한 물흘리기가 아니라 주변 개발을 친환경적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개발 문제를 놓고 이해 관계자들끼리 첨예하게 대립을 할 겁니다. 그 결과 만들어지는 청계천의 모습이 시민들의 의식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글 사진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5)통영의 해양문화와 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5)통영의 해양문화와 굴

    국방, 예술, 수산, 관광, 생태. 이 복잡하고 동거가 불가능해 보이는 항목들이 한 동네에 밀집된 곳을 한 곳만 들라면 나는 주저없이 남해안 통영을 꼽겠다. 무언가 하나쯤이 돋보이는 바닷가는 많지만, 통영같이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곳이 또 있을까. 이름하여 ‘조선의 나폴리’. 섬과 섬이 꼬리를 문 한려수도의 미려한 절경이 펼쳐진 가운데 하얀 집들이 초록빛 바다색과 어우러지고, 비구름이 섬 봉우리를 감싸도는 풍광은 가히 ‘조선의 나폴리’란 별칭이 어울릴 만하다. 솔직히 말한다면 ‘이탈리아의 통영’이란 표현이 오히려 걸맞을 것 같기도 한 곳. ●군사와 예술이 묘하게 어우러진 곳 그래선지 예술가들이 유난히 많이 배출된 곳이기도 하다. 윤이상 김상옥 박경리 유치환. 그들의 고향도 통영이다. 임진왜란의 엄혹했던 시절,‘지고도 이긴 그 전쟁’을 상징하는 세병관이 있는 곳인가 하면, 코 앞에 한산도가 있어 당대의 피어린 해전을 돌이켜보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다 보니 승전무 같은 ‘국방예술’을 비롯, 나전칠기, 통영갓, 소목, 두석 같은 수공업이 발달했다.1604년 통제영이 이곳으로 옮겨 오면서 육방이 설치돼 군수품·관수품·민수품 등 다양한 수공예품이 생산되었다. 통영오광대, 남해안별신굿 같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가 가장 많이 밀집된 곳 또한 통영이다. 군사와 예술이라는, 언뜻 서로 조화될 것 같지 않은 양자가 절묘하게 결합해 예부터 예향의 본거지로 꼽혔다.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도 기실 어부 김천손의 첩보에 힘입은 것이었다. 숱하게 왜구에 시달려 온 이곳 어부들은 평소에는 고기를 잡지만 유사시에는 전선에 배치돼 그들을 물리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순신의 전략가적 자질을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그 바탕에 어부들의 숨은 공로가 있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통영 사람들은 배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방이 바다인 곳에서 살아 바다생활에 체화되었기 때문이다. 태평양 팔라우제도의 원주민들을 보면 그들이 천부적인 뱃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작은 배로 망망대해를 용하게도 떠다닌다. 자잘한 다도해의 섬 사이를 누비면서 거칠 것 없이 달리고, 맘 먹은 곳에 닻을 내리고, 정확하게 낚시를 던진다. 해저 지형은 물론이고 조류, 어종, 바람, 암초 등 선대에게 배우고 스스로 체득한 온갖 바다정보를 유전인자처럼 내장하고 바다삶을 살아가고 있다. 통영사람들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 바다를 마당 삼아 살아온 덕분에 왜병을 물리치는 든든한 파수 역할을 해낼 수 있었으리라. 이순신이 새삼 강조되는 시대에, 그 이순신을 가능하게 한 인적 토대로서 바다사람들의 삶을 한번쯤 진지하게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왜란 때 통신수단으로 사용… ‘충무 방패연’ 통영의 삼덕포구, 한산도, 사량도, 견내량, 적덕, 착량, 걸망포 등은 당시 승첩의 현장이거나 함대의 병참·기항지로 제 역할을 다한 곳들이다. 전쟁이 끝나면서 지금의 통영땅 전신인 두룡포에 경상·전라·충청도 3도의 수군을 관장하는 삼도수군통제영이 옮겨오게 된다. 두룡포기사비문에 ‘서쪽으로는 판데목에 의지하고 동으로는 견내량을 끌고 있으며, 남으로는 큰바다와 통하고 북으로는 육지와 이어져 있어 깊어도 구석지지 않고 얕아도 드러나지 않아 진실로 수륙의 형세가 국방의 요충’이라 하였다. 말하자면 임진왜란이란 미증유의 전란을 겪으면서 국가적으로 건설된 계획적인 군사도시가 곧 통영이니, 그로부터 일제에 의해 통제영이 철폐될 때까지 300여년간 지속되면서 독특한 해양문화를 형성해 온 셈이다. 돌이켜 보면 ‘상처입은 용’ 윤이상 선생이 애타게 보고싶어 하던 고향도 바로 통영의 푸른 바다였다. 그는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에서도 ‘보고 싶은 고향땅 쪽빛 바다’를 애달프게 증언하지 않았던가. 그는 아마 꿈 속에서 훨훨 날아오르는 유명한 ‘충무 방패연’을 상상했을 것이다. 내륙지방에서 만든 한지 반장짜리 연과 달리 바람이 센 바닷가 통영의 연은 대문짝만 하게 만들었다. 임진왜란 때 통신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유서깊은 그 연 아닌가. 그 연에 날지 못한 윤이상 선생의 비원이 서려 있는 듯하다. ‘통영문화의 지킴이’ 김세윤 문화원장은 “윤이상 선생이 통영에서 살 적만 해도 국악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며 통영의 문화적 환경을 설명한다. 그의 음악에서 한국적 정서를 읽을 수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고향 바닷가에서 싹 틔우고, 배불린 것이리라. 그는 “통영이 예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통제영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활발한 수산업에 기반한 물적 토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향’ 만들어낸 또 다른 공신, 굴 옳은 말이다. 수많은 통영의 예술인이 외국 유학을 떠날 수 있는 배경에는 수산업으로 형성된 진취적 기질과 풍요가 바탕이 된 셈이다. 이렇듯 통영의 역사와 문화라는 것도 모두 어업에 종사하며 삶을 일궈 온 통영 사람들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배태한 것 아니겠는가. 그들이 전통시대의 뛰어난 해군이자 노련한 어민들이었다는 사실이 곧 이곳의 역사이자 문화인 셈이다. 오늘날의 통영 어업을 이해하려면 통영항에 위치한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이란 다소 긴 이름의 조합을 찾아가야 한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굴의 80%가 이 조합에서 생산되고 있으니 굴이 없다면 통영경제도 사실상 ‘끝’이며, 도시의 소비자들도 굴 대신 금을 먹는 게 더 쉬울지도 모른다. 굴껍데기를 까는 여성 노동력, 굴 양식에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고 판매하는 이들, 굴을 조리해 파는 음식점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무려 4만여명이 굴에 생계를 의지하고 있다. 그만큼 굴은 통영 경제에 절대적이다. 20대에 굴조합에 뛰어들어 30년이 넘는 세월을 오로지 굴 하나에 바친 이 조합 이종훈 전무를 만났다. 그에 따르면 굴은 바위에 붙어사는 바위굴, 그리고 줄에 매달아서 물 속에 드리워 키우는 수하식 굴로 나누는데, 바위굴은 전체 생산량의 10%도 안 된다.90%의 굴이 수하식이다. 그런데 그 수하식을 사람들은 ‘양식’이라고 ‘오해’한다. 굴은 엄밀하게 말해 양식이 없다. 긴 줄에 수직으로 매달아 키워낼 뿐 인공 먹이를 주거나 하는 따위의 양식과는 전혀 다르다. 굴은 양식어류와 달리 제공하는 사료가 아닌 자연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한다는 아주 간단한 상식을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 한국인의 수산물 선호도는 높아가지만, 정작 수산물 이해도는 아직 낮다. 굴에 대해서도 엄청난 오해를 갖고 있지 않은가. 이곳에서도 처음에는 일본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맹종죽을 이용한 뗏목식 시설을 도입했다. 그러나 비싼 대나무값 때문에 물 속에 줄을 드리워 굴을 매다는 연승로프식인 수하식을 개발했다. 한국 굴의 대부분이 자라는 통영, 거제, 고성, 여수 바닷가에 둥둥 떠있는 긴 줄과 부표들이 바로 수하식 굴밭의 표지판이다.“수하식은 바다면적을 늘리는 일대 전환으로,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싸게 좋은 굴을 섭취할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수하식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FDA도 인정한 통영의 굴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바위에 붙은 작은 굴, 즉 석화를 선호한다. 반면에 알이 큰 수하식 굴은 상대적으로 낮게 친다. 바위굴은 썰물 때 성장을 멈추는 반면 수하식굴은 항상 물 속에 잠겨 있어 물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한다. 이런 이치를 아는 외국에서는 그래서 우리와 달리 수하식 굴을 더 위로 친다. 실제로 미국 FDA는 매년 조사관을 파견해 통영, 고성, 여수, 고흥, 거제 일대의 굴밭을 샅샅이 조사한다. 미국은 물론 EU 및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수입식품으로 인한 자국민의 공중보건상의 위해를 차단하기 위해 자국으로 수입되는 수산물에 대하여 수출국이 그 위생상태를 보장하여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이렇게 현지조사를 벌이고 있으니, 그들의 검증이 곧 상품의 보증이기도 하다. FDA는 고흥, 여수, 남해, 통영, 거제, 고성 등의 남해안 일대를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으로 설정, 엄정한 검사기준을 적용해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 말하자면, 까다로운 선진 외국에서 그 청정성을 인정해 사들이는 굴이 이곳 남해안의 수하식 굴이며, 국내 소비량도 90% 이상을 이곳에서 공급한다. 한려수도가 한국 최고의 청정해역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씨알 작은 자연산 굴이 아무래도 좋다.”는 오해로는 더 이상 우리의 식탁 안전과 소비량, 낮은 가격 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곳에서는 오후 6시면 전국 유일의 굴공판장이 열린다. 저마다 자신들이 생산한 굴을 박스에 담아 낸다. 굴조합 엄철규 과장은 “생산자들의 이름이 모두 등록되며, 같은 굴이라도 실명제로 체크되어 가격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설명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굴이 클수록 비싸다. 이곳에서는 ‘벗굴’이라고 부르는, 크기가 주먹만 한 굴을 접시에 올려놓고 칼로 썰어먹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선호하는 ‘쪼잔한 굴’은 상품으로 치지도 않는다. 알이 꽉 차서 영양가가 오를대로 오른 큰 굴이 그들의 기호에 어울린다고 믿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예전에 먹던 식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국 생산량의 10%에도 못미치는 바위굴을 선호한다. 사실 바위굴 중에는 깨끗한 곳에서 나는 것도 있지만 갯가의 오염된 환경에서 채취되기도 해 식탁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일도 없지 않다. 한국인의 보수성과 과거 집착은 굴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거기에서 비롯된 온갖 편견과 오해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회는 물론 전, 찜, 튀김, 구이, 국이나 죽, 밥, 젓 등 세기조차 어려운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굴은 그저 날로 먹는 것으로만 아는 실정이다. 중국에서 선호하는 굴은 말린 건굴이며, 미국인들은 통조림문화에 길들여져 면실유로 만든 통조림을 수입해 간다. 반면 우리는 이만큼 다양한 굴음식을 향유하고 있으니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럼에도 우리의 인식은 이렇듯 보수적이다. 술꾼들 해장용으로 선짓국, 콩나물국 등은 알려졌지만 굴국은 아는 사람조차 드물다. ●철마가 새끼치고, 돌계집은 노래하고 통영을 떠나오면서 습관처럼 미륵섬 미륵사를 찾았다. 조계종 초대 종정이었던 효봉선사가 창건한 절이다. 그가 미륵섬에 온 것은 한국전쟁 때. 도솔암에서 도솔선원을 차려 문제(門弟)들을 거느리고 선정(禪定)에 들었다. 아름다운 다도해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아 미래사라는 현판을 걸었으니, 그도 미륵의 당래하생을 염원했던 것일까. 미래사 입구에 세운 효봉 스님 비문에 담긴 화두를 떠올린다.‘천지가 뒤바뀌고, 철마가 새끼치며, 돌계집은 노래하고, 나무장승 춤을 추다.’ 이 뒤집힘의 엄청난 미학까지 통영 바닷가에서 배우고 온다.
  • [문화단신] 사진작가 오정석 ‘문인 초상展’

    한국 현대문학을 주도해온 문학인 16인의 초상을 다양한 각도로 포착한 사진작가 오정석씨의 개인전이 열린다. 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장충동 한국현대문학관(관장 김원일)에서 열리는 ‘문학과 삶의 공간-문학가 16인’전. 시인 구상·김규동·김남조·김상옥·김춘수·조병화·홍윤숙, 소설가 박경리·박완서·박상륭·서기원·이청준·최일남, 수필가 피천득·전숙희, 극작가 차범석 등 이미 작고했거나 현재 활동하는 원로ㆍ중진 문인들의 사진을 담았다. 사진과 함께 해당 문인의 초판본 도서와 작가노트, 평소 애용했던 문방사우 등도 전시된다.(02)2267-4857.
  •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행사 개막

    세계 최대의 도서전이자 ‘문화올림픽’으로 불리는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본 도서전은 오는 10월28일 개막되지만, 도서전의 주인공인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은 이미 지난 14일부터 한국 문화 알리기를 통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한국 주빈국 행사는 29개의 주요 프로젝트와 19개 이벤트를 중심으로 3월부터 10월까지 총 176회에 걸쳐 펼쳐지게 된다. ‘스밈과 대화’를 표방한 주빈국 행사의 백미는 한국문학 순회 프로그램이다. 한국측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유럽에 ‘문화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유럽인과 세계인 심성에 한국을 스며들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한국문화계의 숙원인 노벨문학상 수상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야무진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3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내로라하는 대표 문인들이 대거 독일을 방문, 순회행사를 갖는다. 이미 지난 14∼15일 독일 동부에 위치한 드레스덴, 예나, 라이프치히에서 이호철, 윤흥길, 임철우, 고은, 정현종, 은희경 등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주제로 낭독회와 강연을 진행하며 대장정의 불을 지폈다. 순회작가단에는 이들 외에도 김원일, 김주영, 김훈, 박경리, 박원서, 복거일, 서영은, 서정인, 윤후명, 신경숙 등 소설가 48명, 신경림, 김광규, 김지하, 이성복, 황동규 등 시인 14명 등 총 62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3월 동부지역을 시작으로 4월 쾰른 도르트문트 등 서부지역,5월 함부르크 개항축제가 열리는 서북부지역,6월 뮌헨 슈투트가르트 등 남부지역,9월 뢰벡 슈베린 등 중북부지역,10월 도서전이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한국 문학의 열기를 이어가게 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주말화제] 불멸의 이순신 ‘세계화’작업 추진

    [주말화제] 불멸의 이순신 ‘세계화’작업 추진

    ‘성웅 이순신’이 세계로 나아간다.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을 세계화하기 위한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남 통영시는 재단법인 한산대첩기념사업회 설립을 준비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재단설립계획안이 최근 경남도 투융자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5월중 재단을 발족시킬 계획이다. ●기금 30억 조성 재단 5월 발족 기금조성 목표액은 30억원이며 미국 LA지역 동포들은 이미 2억 5000만원을 출연했다. 시는 올 하반기 중 ‘한산대첩 기념사업 지원조례’를 제정, 기금 출연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통영을 비롯, 서울과 미국 등에 재단사무실을 개설해 국내외 인적 인프라를 활용한다. 재단 이사진에는 정·관계와 문화·예술계 인사 및 해외동포 등이 망라된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조순 전 서울시장, 이일규 전 대법원장, 김명주·조성래 국회의원, 작가 박경리씨, 홍영기 LA한·미경제연구소장 등 17명이 승낙서를 보내왔다. 이 전 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조 전 시장과 이 전 대법원장은 고문직을 내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성前총리등 각계·해외동포 참가 재단 발족과 함께 한산대첩제가 세계적인 행사로 거듭나고, 관광 상품화될 수 있도록 전문기관에 의뢰,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8월에 열리는 축제기간에 4개국 해군사관생도가 참가하는 국제 ‘아쿠아 슬론’을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을 비롯, 프랑스와 영국·러시아 등지에서 60여명이 참가한다. 아쿠아슬론은 ‘트라이 애슬론(철인 3종경기)’과 달리 수영(4.5㎞)과 마라톤(20㎞) 2종 경기를 펼치는 것. 그리고 영국·프랑스·스페인·그리스 등의 해군 군악대를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8월 4개국 ‘아쿠아 슬론’등 관광상품화 아울러 한산대첩지가 한눈에 보이는 정량동 망일봉에 ‘한산대첩 승전기념공원’을 조성한다. 공원에는 충무공 동상을 세우고, 한산대첩 시뮬레이션관과 전통 병영체험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실물 크기의 거북선과 판옥선을 타고 한산대첩 해역을 돌아보면서 당시 처절했던 전투상황을 경험토록 한다. 미국내 재단사무실 개소에 맞춰 LA 현지에서 거북선 모형 기증식을 갖고, 충무공 기념사업을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거북선 모형은 지난달 LA교민회로 보냈으며, 동포들의 호응에 따라 일본과 독일 등지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또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과 맞서 싸웠던 왜장들의 후손을 찾아 함께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통영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이문구 문학관 세운다

    지난 2003년 타계한 소설가 이문구씨의 2주기를 즈음해 ‘명천(鳴川) 이문구 기념사업회’가 출범, 그의 문학세계를 추모하는 문학관 건립 및 문학제 개최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친다. 소설가 김주영씨가 위원장을 맡은 이문구 기념사업회는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1960년대 후반부터 문단활동을 한 고인은 문단의 진보와 보수단체에 두루 참여하며 한국문학 발전에 힘썼다.”면서 “명천은 생전에 자신과 관련한 어떤 기념행사도 갖지 말라고 유언했으나,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것은 후배 문인들의 몫”이라며 출범취지를 밝혔다. 기념사업회에는 고은 박경리 박상륭 박완서 백낙청 성기조 송기숙 신경림 신세훈 염무웅 이창동 이청준 최일남 현기영 황석영씨 등 문학인들과 이미경 국회문화관광위원장, 심대평 충남지사, 이시우 보령시장 등 정관계 인사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문학의 머문 풍경] 박경리 ‘토지’의 무대 하동

    [문학의 머문 풍경] 박경리 ‘토지’의 무대 하동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우리나라 문학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로 나오는 지역이다. 하동읍에서 구례 쪽으로 섬진강을 거슬러 국도 19호선을 따라 15㎞쯤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넓은 들판이 눈에 들어온다.60여만평에 이르는 ‘무딤이들’이다. 옛날 걸인들이 이 고을에 들어오면 1년은 걱정 없이 얻어먹고 지낼 수 있었던 ‘걸인 천국’으로도 전해진다. 소설 토지 속에서 만석지기 최 참판댁은 이 일대 들판을 소유해 대지주로 군림한다. 무딤이들 뒤쪽은 별당아씨와 구천이가 눈이 맞아 달아났던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앞쪽은 맑은 섬진강. 평사리 앞에서 유달리 넓고 고운 백사장 정취가 평화롭다. 한겨울 햇빛이 하얗게 반사돼 눈이 부신 강물 양편 가장자리에는 희끗희끗 얼음이 얼어 있다. “한창 추웠을 때 강물 가장자리에 두께가 제법 되는 얼음이 얼었는데, 날씨가 풀리면서 깨진 얼음덩이는 햇빛에 희번덕이며 둥둥 떠내려 가더니, 그것마저 다 녹아버리고 강물은 물거품을 몰고와서 강변 모래밭에 찰싹대고 있었다.” 30여년 전 쓴 토지(1부 1편 9장) 속에 1890년대 겨울 섬진강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그대로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처럼 와닿는 토지 내용은 작가가 6·25 전 외할머니로부터 들었던 거제도의 누런 벼와 호열자(콜레라) 이야기에서 탄생시킨 허구다. 박경리는 평사리와 아무 연고가 없다. 심지어 토지 집필을 끝내고 난 뒤에도 한동안 방문한 적조차 없었던 낯선 마을이었다. 토지를 쓰기 전 꼭 한번 평사리 앞을 스쳐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얼핏 평사리의 넓은 들판이 눈에 띄었다. 큰 강과 넓은 들, 작가가 구상하고 있던 토지의 배경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평사리는 토지 무대가 됐다. 비록 토지 내용이 평사리와 관계 없고 최 참판댁도 실존 인물이 아니지만 평사리에 가면 소설 토지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하동군은 무딤이들 넓은 평야와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좋은 명당 3000여평에 소설에 나오는 그대로 한옥 10동을 갖춘 최 참판댁을 복원해 놓았다. 윤씨부인과 서희가 기거했던 안채, 별당아씨가 구천이와 도망치기 전에 사용했던 별당채, 최치수가 기거하다 교살당한 초당을 비롯해 사당·뒤채·행랑채·중문채·사랑채·문간채 등이 만석지기 최 참판댁의 위세를 짐작케 한다. 귀녀와 칠성이가 밀회 장소로 이용했던 삼신당·물방앗간·바위를 비롯해 우물·텃밭·대숲·꽃나무 등도 소설 속 그대로 조성했다. 토지를 비롯해 하동과 관련된 문학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평사리 문학관도 최 참판댁 뒤쪽에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하동군과 하동 문학회·작가회에서는 토지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는 전국 규모의 토지문학제를 지난 2001년부터 해마다 10월이면 최 참판댁에서 갖고 있다. 첫 행사 때 박경리가 참석, 최 참판댁 안주인 윤씨부인과 서희의 거처장소였던 안채에서 하루를 묵었다. SBS가 토지를 드라마로 만들어 지난 11월부터 방영하는 등 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평사리에는 전국 곳곳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주말과 휴일에는 수천명, 평일에도 수백명이 찾는다. 군은 드라마 세트 및 관광자원을 겸해 최 참판댁 주변에 20여동의 초가집과 초가로 된 장터를 지어 평사리를 토지마을로 꾸며놓았다. “토지 제1부를 현대문학에 연재 중이던 1971년 8월,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일이 있다. 정작 죽음의 공포, 암이라는 병에 대한 불안은 가을, 회복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모든 생명, 나뭇잎을 흔들어주는 바람까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목숨이 있는 이상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보름만에 퇴원한 그날부터 가슴에 붕대를 감은 채 토지의 원고를 썼던 것이다. 백장을 쓰고 나서 악착스러운 내 자신에 나는 무서움을 느꼈다.” 박경리가 토지 1부를 끝내고 1973년 6월3일 밤에 쓴 서문에서 밝힌 심경이다. 한국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거장으로 서게 한 토지 집필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치열했는지 짐작케 한다. 박경리는 1969년 8월부터 94년 8월까지 25년에 걸쳐 토지를 썼다. 원고지 4만장 분량에 5부로 구성된 대하소설이다. 1897년부터 해방까지 격변했던 혼란기에 대지주 최 참판댁이 4대에 걸쳐 재산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 과정을 실제 역사적 사건과 연결해 가며 평사리·간도·서울·진주 등을 무대로 그렸다. 수백명의 등장인물 등을 통해 당시 민중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생활모습·문화 등을 간결한 대화, 판소리가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생하게 재현한 민족의 서사시로 평가된다. 긴 집필기간만큼 연재도 여러 지면을 전전했다.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해 문학사상·독서생활·한국문학·정경문화·월간경향을 거쳐 문화일보에서 완결했다. 최근 단행본으로 2002년 나남출판사가 21권으로 묶어 발간했다. 박경리는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진주여고를 졸업했다.55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우리나라 성인 1년에 책 11권 읽어

    우리나라 성인들은 연간 평균 11권의 책을 읽으며, 경기 불황의 여파로 구입보다는 대여를 선호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소장 임홍조)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한 달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과 초·중·고 학생 2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4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들의 독서율과 독서량은 늘고, 공공도서관의 이용률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한 권 이상의 일반도서를 읽었다.’고 응답한 성인은 전체의 76.3%로 2002년보다 4.3%포인트 증가했다. 이같은 수치는 유럽 15개국의 평균치 58%나 미국 50.2%보다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1권으로 2002년 조사보다 1권 정도 늘었고, 지난 10년간 조사에서 최고 기록을 보였다. 그러나 월평균 3권 이상 읽는 다독자 인구 비율은 한국이 14.5%, 일본이 17.7%여서 우리 국민의 독서량은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도서로는 성인의 경우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 이문열의 ‘소설 삼국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등을 꼽았으며, 작가 선호도 조사에선 국내 작가의 경우 이문열 박경리 박완서 이외수 조정래 최인호 공지영 김홍신 등을 꼽았다. 책을 구하는 방법으로는 성인들은 ‘직접 구입해서 본다.’는 응답자가 37.1%였고, 주위사람이나 도서대여점,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 등에서 빌려본다는 응답자가 33.7%를 차지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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