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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에서 520일’ 스타트

    ‘화성에서 520일’ 스타트

    “만약 당신이 18개월 동안 세상과 격리돼 창문 하나 없는 컨테이너 박스에 갇혀 바깥 세상과는 이메일로만 연락할 수 있다면?” TV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소재가 아니다. ‘화성 여행’이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6명의 우주인이 실제로 겪게 될 일들이다. 러시아 의학생물학문제연구소(IMBP)는 화성 유인탐사를 위해 모형 우주선안에서 우주인들이 520일 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생활하는 ‘마르스-500’ 실험을 모스크바 IMBP 연구동에서 시작했다고 BBC, AP통신 등 외신들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자원한 우주비행사, 의사, 공학자 출신의 우주인들은 이날 준비작업에 들어가 오는 24일부터 550㎥ 크기의 모형 우주선에서 520일 동안을 지내야 한다. 520일은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250일과 화성 표면에서의 탐사 30일, 지구로 귀환하는 데 걸리는 240일을 합친 일수다. 모형 우주선은 주거실험동, 화성 표면 및 우주복 착용 실험동, 의학실험동, 다목적실험동 등 4개 실험동과 착륙실험동으로 구성돼 있다. 화성 표면 및 우주복 착용 실험동에는 화성과 비슷한 암석과 흙을 깔았고, 착륙실험동에는 구명장치도 달았다. 실험은 우주선이 화성을 향해 발사된 뒤 우주인들이 날짜에 따라 겪게 될 임무를 수행하고 생활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6명 가운데 3명은 250일 뒤 화성표면 모듈로 옮겨타 표면연구작업도 수행한다. 우주인들은 오직 이메일로만 바깥 세상과 연락할 수 있고, 변화무쌍한 우주환경을 가정해 이 이메일 연락마저 원활하지 않도록 상황을 설정했다. 식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인들처럼 특수제작된 튜브식만 가능하다. IMBP 측은 “실험은 장기간의 격리기간 동안 우주인이 겪게 될 심리적, 신체적 변화를 관찰해 진짜 여행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했다.”면서 “바깥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는 밀폐공간의 우주인들은 일반인들과 다른 독특한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IMBP는 전에도 비슷한 실험을 짧은 기간에 걸쳐 시행했다. 지난 1999년 실험은 캐나다 여성 우주인이 러시아 우주인에게 추행을 당하는 등 갖가지 사고가 발생, 중지되기도 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탈리아인 디에고 우르비나는 “언젠가 인류가 화성에 첫발을 디뎠을 때 ‘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장기간의 우주여행에 따른 우주인의 심리 및 건강변화는 우주방사선을 막는 소재개발과 함께 화성여행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혀 왔다. 앞서 미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030년대 중반까지 우주인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키고 화성 착륙을 시도하는 ‘화성 탐사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EU, 신용평가사 직접 규제한다

    유럽연합(EU)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경제위기의 배후로 지목해온 신용평가회사에 대해 본격적인 규제에 나선다.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감독권을 회원국에서 넘겨받아 등록부터 규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포괄적으로 감독한다는 방침이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과 미셸 바르니에 역내시장·서비스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2일(현지시간) EU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출범하는 유럽금융감독시스템(ESFS) 산하 유럽증권시장청(ESMA)이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감독 및 검사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SMA의 감독 권한은 신용평가회사의 등록에서부터 일상적 영업활동, 검사, 등록 취소와 정지, 벌금 부과 등으로 사실상 전 부문에 걸쳐 있다. 그러나 AFP통신은 해당 신용평가회사가 문제를 일으킨 회원국에 한정해 제재를 내리고, 다른 회원국에서는 영업 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바르니에 집행위원은 “이번 법규 정비는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말해 신용평가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등 추가로 더 많은 규제를 도입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이날 집행위가 내놓은 방안이 향후 처리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법안이 단순히 ‘방안’에 불과하고, 향후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심의 과정에서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회원국 내부에서 EU집행위의 권한 침해에 대한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아이패드 2.5초에 1대 ‘불티’

    2.5초당 1대, 1분에 24대….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의 판매속도다. 무한질주를 이어 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포천 등 외신들은 아이패드의 미국 내 판매량이 출시 두 달 만에 200만대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아이패드는 지난 4월3일 미국 시장에서 첫선을 보인 다음 28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고, 5월 한 달 동안 100만대를 추가로 판매했다. 액수로는 10억달러(약 1조 210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2007년 첫 아이폰 모델이 100만대를 판매하는 데 두 달이 넘게 걸린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 빠른 속도다. 현재 미국에서 아이패드를 사려면 예약하고 나서 7~10일가량 기다려야 한다. 아이패드를 둘러싼 시장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은 5000개가 넘었고 전용 가방, 액정보호필름 등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패드 출시 당시 3개월 동안 150만대를 팔면 대성공이라고 예측했다.”면서 “아이패드의 판매속도가 마치 제트 분사기를 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8일 판매가 시작된 호주와 캐나다 등 9개국에서도 아이패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포천은 “첫 주말을 지나는 동안 상당수 매장에서 아이패드가 품절됐다.”면서 “미국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패드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라면 올해 아이패드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280만~700만대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아이폰은 출시 첫해 160만대가 팔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 사용자가 아이패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아이폰에 대한 높은 수요가 아이패드의 성공을 담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세계의 화약고 가자지구 실상

    ‘하늘만 열린 교도소’ ‘지구상에서 가장 큰 감옥’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국제 구호선이 향하던 가자지구는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에서 현재 가장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 영토 안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으로 면적은 360㎢, 인구는 약 150만명. 2006년까지만 해도 평화의 기운이 감돌았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 내에 유대인 정착촌을 없애고 군병력을 철수하며 팔레스타인에 온전히 땅을 돌려줬다. 화해의 표시였다. 그러나 2007년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조직 하마스가 온건파를 몰아내고 이 지역을 차지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이슬람 저항운동’을 뜻하는 아랍어 단어의 약칭인 하마스는 태생적으로 이스라엘과는 한 땅에서 살 수 없는 집단이다. 하마스의 강령은 팔레스타인 해방의 유일한 수단으로 ‘지하드’(성전)를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 공격 등 군사도발을 일삼아 왔다. 이스라엘의 대응도 강경했다. 군사적 보복과 동시에 가자지구로 향하는 모든 통로와 물류를 봉쇄했다. 이 때문에 르몽드는 가자지구를 ‘하늘만 열린 교도소’로 표현하기도 했다. 외신들이 전하는 가자지구의 실상은 참혹하다. 도시는 온통 부서지거나 불탄 건물로 가득하고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구호시설과 학교, 병원까지 폐허로 변했다. 식량을 구할 수 없어 구호품만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이스라엘은 극히 제한적인 구호만을 허용하고 있다. 그나마 하마스의 공격이나 저항이 있을 때는 이마저도 막기 일쑤다. 이스라엘 정부는 “구호품이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군수용품이나 군사시설을 짓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단체와 세계 각국에서는 생존을 위해 민간인들이 파놓은 밀수용 땅굴마저 파괴하고 의료 서비스와 식수까지 봉쇄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집트는 1일 가자지구로 인도적 구호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라파 국경 통과소를 개방했다.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 있는 라파 국경 통과소는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세계최초 ‘인체상점’

    ‘흡연자의 폐는 3600유로(약 536만원), 손가락은 185유로(약 27만 5000원), 인체 전체를 구매하면 1만 5000유로(약 2234만원)….’ 세계 최초로 죽은 사람의 몸을 판매하는 ‘인체 상점’이 문을 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31일(현지시간) “독일의 해부학 박사 군터 폰 하겐스가 지난 27일 구벤시에 인체상점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해부학 연구가로 시체 수집에 몰두해온 하겐스는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의 관람객을 모았고, 국내에서도 열풍을 일으켰던 해부학 전시회 ‘인체의 신비전’의 기획자다. 가디언은 하겐스가 지난 2년간 기증자들을 모집, 더 많은 시체를 모아왔으며 이를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아이템을 모색해 왔다고 전했다. 구매자는 하겐스로부터 해부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온라인 판매시스템을 도입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주문과 배송이 가능하다. 한편 가디언은 하겐스의 인체 상점이 수집경로와 정당성 여부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겐스가 모든 시체를 기증받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독일 수사당국은 하겐스가 중국과 러시아 등의 사형수 시체를 불법으로 거래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ECB, 유로銀 부실채권 대란 경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은행들이 올해 900억유로(약 134조원), 내년에 1050억유로(약 156조원)의 대손 충당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제2의 부실채권 대란’을 경고했다.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충당하기 위해 자금 비축에 나서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지난 31일(현지시간) ECB가 전날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를 분석한 뒤 “ECB가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채권 액수를 추정해 발표한 것은 심각한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ECB보고서는 유로존 은행들이 건전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 침체와 부실여신, 재정위기 문제, 대출과 관련된 정부와의 마찰 등으로 인해 총체적인 난국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ECB는 특히 유로존 정부들이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국채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채권시장에서 자금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로존 은행들의 차입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유로존 은행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이미 2380억유로(약 354조원)의 부실채권을 처리하면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2012년 말까지 이들 은행은 장기채 상황을 위해 모두 8000억유로(약 1190조원)의 차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ECB는 7500억유로(약 1116조원)를 투입하는 유로존 재정위기 메커니즘이 발표된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모두 350억유로(약 52조원)의 유로존 국채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알카에다 서열3위 피살”

    “알카에다 서열3위 피살”

    알카에다의 아프가니스탄 사령관으로 조직 서열 3위인 무스타파 아부 알 야지드가 최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터넷 모니터링 단체인 ‘사이트(SITE)’를 인용해 “알카에다가 지하드 포럼에 최근 보낸 메시지에서 야지드와 아내, 세 딸, 손녀 등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야지드가 미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무인폭격기 작전에 의해 지난달 21일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집트 출신의 야지드는 알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이끄는 이슬람 근본주의 학생운동에 참여한 이후 30여년간 관련 운동을 벌여 왔다. 특히 오사마 빈 라덴의 재무담당 책임자로 일할 만큼 신뢰가 두터웠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야지드가 9·11 사태의 비행기 납치범 3명에게 자금을 전달한 당사자로 지목하고 그의 재산을 동결한 바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지구는 내가 접수”… 55세 동갑 세 천재의 IT대전

    “지구는 내가 접수”… 55세 동갑 세 천재의 IT대전

    20세기 말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산업은 정보기술(IT)이다.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10년 5월26일은 당분간 잊히지 않는 날이 될 것 같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영원한 2인자 애플이 절대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를 누르고 IT분야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애플과 MS의 성공스토리에는 1955년생, 55살의 동갑내기 천재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들이 25년간 이어온 전쟁에 이제 두 사람의 친구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가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세 사람이 전세계를 무대로 벌이는 IT삼국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본다. 게이츠, 잡스, 슈미트는 IT산업이 낳은 최고의 스타들이다. 이들의 한마디에 소비자들은 열광하고, 이들이 움직이면 IT를 넘어 사람들의 생활이 바뀐다. 적어도 지난 20년간 그랬다. 전세계 언론은 행사장마다 이들이 어떤 제품을 들고 나타나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2006년 서울디지털포럼에 나타난 MS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는 의자를 밀치고 일어선 후 헤드셋을 끼고 회견을 시작했다. 단상을 오가며 열정적으로 손짓하며 청중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발머의 모습도 이들이 만들어낸 문화의 일부다. 동갑내기 세 사람의 인생역정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출발했다는 점 이외에는 판이하게 다르다. 게이츠는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학교에 설치한 공유 터미널 시설을 통해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것도 이때 얻은 자신감 덕분이었다. 개인용컴퓨터(PC) 시장의 선두주자 IBM과 손잡은 MS는 92년 윈도3.1을 출시하면서 ‘PC=윈도’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윈도NT, 윈도95, 윈도98, 윈도ME, 윈도XP는 MS가 세운 제국 확장의 역사였다. ●미국인의 사랑받는 애플 애플이 사랑 받는 것은 이들이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웅담’과 ‘성공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입양아 출신인 잡스는 집안 사정으로 교양학부 대학 리드칼리지를 한 학기 만에 그만뒀다. 대신 18개월 동안 학교에 머물면서 디자인에 빠져들었다. 애플이 사용자환경(UI)을 중시하게 된 것도 그의 이런 성장배경과 직결된다. 1976년 창고에서 창업한 잡스는 세계 최초의 PC ‘애플1’을 만들어 백만장자 대열에 들어섰다. 그러나 IBM이 PC산업에 뛰어들자 곧바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급기야 1985년 회사에서 쫓겨나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로부터 12년. 그는 1997년 애플에 복귀하자마자 10억달러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을 1년만에 4억달러의 흑자기업으로 만들었다. 당시 생긴 추종자들은 그를 ‘신’이라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2000년대 이후에는 아이팟, 아이튠즈,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전타석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슈미트는 세 사람 중 유일하게 창업자가 아닌, 밑바닥부터 최고경영인(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개발자로서의 그는 전설적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는 운영체제 구분 없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자바(JAVA) 개발을 주도했다. 2001년 슈미트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혁신적인 사고와 통찰력에 감탄해 구글에 합류했다. IT업계에서 쌓은 그의 풍부한 경험은 구글에 그대로 반영됐고, 덕분에 구글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 검색엔진을 거쳐 애플과 MS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IT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 천재의 판이한 경영 철학 최고의 기업을 일궜지만, 이들의 경영스타일은 극명하게 갈린다. 게이츠는 ‘직원 배려 리더십과 비즈니스 감각’, 잡스는 ‘통찰력과 카리스마’, 슈미트는 ‘신중함과 조정능력’으로 대표된다. 게이츠는 사업가적 기질이 탁월하다. 본인이 만든 프로그램의 복사본이 나돌자 프로그래머들에게 ‘도둑질’이라는 말을 날려 초기 소프트웨어 시장을 상품의 영역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바로 그다. 직원 관계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상대를 배려한다. 신입사원들도 자유롭게 그에게 메일을 보낼 수 있었고, 회사 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조차도 비교적 자유롭게 받아들였다. 그가 2008년 6월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MS는 정점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게이츠는 퇴직 연설에서 “다른 사람들이 부각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그의 바람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 그가 MS의 퇴보를 예측했기에 미련 없이 물러났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실제로 윈도비스타와 윈도7의 부진한 실적은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예언한 TV의 미래 ‘스마트TV’는 MS가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도 전에 구글과 애플의 전장이 됐다. 잡스는 PC의 창조자이면서도 IBM이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자 과감히 이를 포기했다. PC 운영체제에 있어서도 윈도가 대세인 세상에서 매킨토시를 고집했다. 한마디로 표준과는 늘 동떨어진 길을 걸었다. 직원들에게도 이를 요구한다. 대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집중했다. 소비자들에게 강요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쓰지 않고는 못 배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통적인 조직관계도 무너뜨렸다. CEO이면서 실무자와 직접 소통하고,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직관을 더 중시한다. 자신감도 넘친다. 아이패드 출시 당시 잡스는 “앞으로 몇 년 후면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슈미트는 절대 튀지 않는다. 대신 조용하고 침착하게 관리하고, 기발한 천재 창업자들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2001년 슈미트가 구글에 합류한 첫 달 구글은 처음으로 분기흑자를 기록했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분기 실적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술분야에서만 줄곧 일해온 그는 속마음을 숨기는 데 익숙하다. 화법 역시 직설적이지 않고, 중의적인 표현으로 다른 사람이 해석하도록 맡긴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IT시장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투자를 원한다면 슈미트가 있는 혁신적인 구글에 투자하라.”고 조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페이스북·로지텍 등 7인연합 애플에 도전

    페이스북·로지텍 등 7인연합 애플에 도전

    1984년 1월22일. 워싱턴 레드스킨스와 LA 레이더스가 벌인 전미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 하프타임. TV화면에는 거대한 흑백화면 앞에 모여앉아 화면 속에서 연설하는 거대한 얼굴에 주목하고 있는 군중의 모습이 비춰졌다. 이어 커다란 망치를 든 한 여성이뛰어들어와 화면을 향해 망치를 집어던졌다.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이 광고 속의 여성이자 광고주가 바로 ‘애플’이었다. 화면 속의 ‘빅 브러더’는 당시 PC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던 IBM이었다. 애플이 ‘매킨토시’를 알리기 위해 만든 이 광고는 공식적으로는 딱 한 번만 방영됐다. 그러나 이 광고로 애플이 얻은 ‘혁신성’, ‘도전정신’, ‘소비자중심’의 이미지는 26년이 지난 지금도 애플을 상징한다. 애플은 정보기술(IT)업계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이같은 이미지를 내세워 감성으로 승부할 수 있었다. MP3플레이어 아이팟은 출시 당시 경쟁 MP3플레이어보다 기능이 부족했지만 사람들은 ‘애플이니까’라는 이유로 아이팟을 선택했다. 아이폰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거나, 애프터서비스(AS)에서 본인의 제품을 무조건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에도 애플을 용서하는 데 익숙해졌다. 이제 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은 애플의 향후 전략에 모인다. 애플은 이미 1984년 그들이 앞장서 비판했던 IBM의 위치에 올라 있다. 미국의 TV만화 ‘심슨가족’은 지난 2008년 11월, 애플의 독단성과 높은 가격정책을 비꼬는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여기서 주인공은 애플 매장에서 화면 속의 스티브 잡스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망치를 던진다. 24년 전 애플의 광고를 패러디해 애플을 비판한 셈이다. 현재 애플이 비판받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폐쇄성, AS정책 등은 1980년대 IBM과의 경쟁에서 밀렸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애플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구글, 페이스북 등이 애플과 정반대의 전략을 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애플의 가장 큰 무기인 혁신성과 도전정신을 갖추고 있지만, 시장에 훨씬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이미 애플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과 각종 콘텐츠사업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지난 1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개발자회의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인텔, 소니 CEO와 함께 손잡고 ‘구글 TV’의 탄생을 선언했다. 미국 최대 전자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PC 주변기기 생산업체 로지텍, 위성TV 업체 디시넷,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도 함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1명의 천재 잡스에 도전하는 7인 연합”으로 평가했다. 애플은 정상에서 만족하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IBM과 MS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독불장군 스티브 잡스의 선택이 주목된다. 박건형 박성국기자 kitsch@seoul.co.kr
  • 노벨상 수상자 등이 후원하는 다국적 구호단체

    팔레스타인 자치구에 구호품을 보내려다 31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프리 가자 운동(Free Gaza Movement·FGM)’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목표로 한 국제구호단체다. 2008년 8월 첫 구호선 파견을 앞두고 ‘가자지구 봉쇄 종식을 위한 유럽 캠페인(ECESG)’, 터키 인권단체인 ‘인류구호협회(IHH)’ 등을 중심으로 국제구호단체들이 연합, 발족했다.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8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세계적 석학인 미국의 노암 촘스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코리건 맥과이어 등 다수의 저명인사들이 후원자들이다. FGM은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으로 ‘지구상 가장 거대한 감옥’으로 불리는 가자지구의 주민들을 돕기 위해 구호품 선적 선박들을 해마다 한두 차례 가자지구에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에 따라 구호선의 가자행이 가자지구 앞 해상서 가로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08년 12월에는 이스라엘 해군함정이 구호선을 들이받는 방식으로 입항을 저지했고, 지난해 6월에도 이스라엘 해군의 발포 위협으로 항해를 포기해야 했다. 박건형기자kitsch@seoul.co.kr
  • 美 1955년생 vs 韓 1960년대생

    美 1955년생 vs 韓 1960년대생

    ‘1955년생에게는 천재 유전자가 있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에릭 슈미트. 세상을 바꿨고 지금도 바꾸고 있는 이 세 사람은 모두 1955년생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업자 앤디 백톨샤임, 월드와이드웹(WWW)을 만들어 인터넷의 기초를 제공한 영국의 팀 버러스 리도 같은 해에 태어났다.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보통을 넘어선 천재)’를 쓴 말콤 글래드웰은 이들의 성공에 ‘시대의 은총’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마이크로프로세서 혁명이 시작된 1975년에 스무살을 맞았고,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창업에 도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컴퓨터의 중추인 마이크로프로세서가 8비트, 16비트를 구성하며 소형화·고성능화하기 시작한 것이 1975년의 일이다. 또 창업이 자유로운 땅에서 태어났고, 고급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과정에서 당시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었던 컴퓨터와 자유롭게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바꿔 말하면 이들이 1940년이나 1960년에 태어났거나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오늘날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아웃라이어는 우리나라에서도 재현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은 1967년생, 김정주 넥슨 대표는 1968년생이다. 이들이 회사를 창업한 1997~1999년은 한국에서 벤처붐이 일기 시작했고, 인터넷 사업의 본격적인 개념이 도입된 때였다. 1971년생으로 나이는 조금 어리지만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가 창업한 것도 1997년이었다. 시대의 혜택을 얻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이들 모두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처럼 주식평가액이 수천억~1조원에 이르는 한국의 젊은 거부들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美다우 ‘최악의 5월’

    그리스발 유럽재정위기가 신용평가회사 피치의 스페인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 증권시장 추이를 좌우하는 뉴욕 증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5월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의 하락률은 뉴욕증시 사상 두 번째로 컸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위기가 끝나야만 주가가 급락세를 멈출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다음 주 발표되는 미국 금융지표가 부진할 경우 당분간 증시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지수는 1.19% 하락한 1만 136.63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24%, 나스닥 종합지수는 0.91% 내렸다. 다우지수는 5월 한 달 7.92% 떨어졌다. 이는 5월만 놓고 보면 1940년 이후 70년만의 최대 하락률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제조업 지수, 서비스업 지수, 노동생산성, 5월 실업률 등 주요 지표들이 주가추이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발 위기로 시장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지표가 악화된다면 추가적인 폭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상당수 지표들이 개선된 4월에도 큰 낙폭을 기록한 만큼, 5월 지표가 나쁘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泰총리 “연내 조기총선 어렵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연말 조기총선 실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아피싯 총리는 29일 기자회견에서 “조기총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11월 실시 방침은 시위대의 협조를 전제로 한 것인 만큼 지금 상태로는 연내 총선 실시가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피싯 총리는 11월14일 조기총선을 실시하겠다는 타협안을 이달 초 발표했으나 시위대 측이 타협안 발표 후에도 자진해산을 거부하자 타협안을 철회한 바 있다. 앞서 태국 정부는 이날 수도 방콕과 주변 23개 주에 대해 지난 열흘간 실시했던 야근통행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한편 방콕시는 30일 반정부 시위대(일명 레드셔츠)를 대상으로 67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 더 네이션이 30일 보도했다. 수쿰판드 파리파트라 방콕시장은 “시위로 인해 건물과 교각, 버스 정거장, 도로 등이 파손돼 1억8500만바트(약 67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반정부 시위에 따른 손실에 대해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직무 태만으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며 “시위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백악관 ‘경선포기 종용’ 파문… 빌 클린턴 개입

    백악관이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선거 당내 경선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경선 포기 종용’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불똥은 경선 포기 종용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로까지 튀고 있다. 공화당은 백악관이 위법행위를 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이 공화당에서 당적을 옮긴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의 당선을 위해 당내 도전자인 조 세스텍 하원의원에게 경선을 포기하도록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얻고 있는 스펙터 상원의원이 당내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통과의 최대 걸림돌로 세스택 의원을 지목, 중도 사퇴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재직했던 이매뉴얼 실장은 당시 세스텍 의원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재직했던 인연을 떠올리고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이를 받아들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해 7월 세스텍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NYT는 전했다. 세스텍 의원은 이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과 30~60초 정도 통화를 했고, 즉석에서 그의 제안을 거부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민주당 지도부가 스펙터 상원의원을 위해 내가 경선을 포기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세스텍 의원은 결국 지난 18일 실시된 펜실베이니아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5선의 스펙터 상원의원을 꺾었다. 공화당은 백악관이 세스텍 의원에게 경선포기를 조건으로 고액 급료를 받는 고위 상근직을 제안한 것은 위법행위라며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 백악관은 그러나 “이번 사태와 관련한 논의는 관련법과 윤리규칙에 저촉되지 않는 일반적인 정치행위”라며 “고위 상근직이 아니라 급료를 받지 않는 대통령 지명직을 제안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NYT는 세스텍 의원 자신이 “이번 사태가 부적절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對北제재조치 이후] 양국 언론 정상회의 엇갈린 시선

    “누구도 비호 않겠다.” Vs “한반도의 평화 안정 파괴행위를 반대할 뿐” 30일 제주도에서 폐막된 한·일·중 3국 정상회의 결과를 전하는 한·중 양국 언론 보도에는 천안함 사태를 보는 양국의 엇갈린 시선이 그대로 묻어났다. 외신들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 언론들은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에 대해 조심스럽게나마 중국의 태도 변화를 말해주는 것으로 보도했다. ‘누구’를 북한으로 해석하며 시시비비가 명백해질 경우 북한을 더 이상 비호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다. 반면 중국 언론들은 정상회담 결과를 신속하게 전하면서도 원 총리의 발언 가운데 평화와 안정에 방점을 뒀다. 관영 신화통신은 한·중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원 총리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어떠한 행위도 반대하며 규탄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원 총리가 “적극적으로 6자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부각시켜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방 언론들도 원 총리가 북한을 비난하지 않은 것은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AFP통신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 압박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역시 원 총리가 유엔 안보리로 이번 사건을 끌고 가려는 한국에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3국 정상이 적절한 대처에는 합의했지만 유엔 안보리 회부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고, 중국과의 온도차가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對北제재조치 이후] “노년층, 한국판 9·11사태로 인식 젊은층, 중대한 北위협 생각안해”

    [對北제재조치 이후] “노년층, 한국판 9·11사태로 인식 젊은층, 중대한 北위협 생각안해”

    “광장에는 60~70대 사람들이 모여 북한을 규탄하고 있었고, 바로 옆 커피점엔 이에 전혀 관심 없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천안함 사태를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는 외신들이 잇따라 ‘천안함 사태를 보는 한국인의 시각’에 대한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이들은 전시에 준하는 상황에서 표면적으로는 차분한 한국민의 태도에 놀라면서, 이를 오랜 세월에 걸쳐 긴장감이 무뎌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국전쟁을 경험했는지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세대차를 집중 조명한 기사도 눈에 뜨인다. 특히 젊은이들의 북한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표면적으로 볼 때 한국민은 지난 수십년간 북한의 테러공격과 핵위기 조장 등을 경험하면서 북한의 행동에 둔감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통일을 궁극적인 목표로 배워온 한국인들은 민족주의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천안함 사태가 북한 소행이라는 점 자체에 의심을 갖는 국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LA타임스(LAT)는 세대별로 뚜렷한 시각차에 초점을 맞췄다. LAT는 “나이든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한국판 9·11 사태로 인식하고 있지만, 한국전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는 천안함 침몰사태에도 북한을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노년 세대는 특히 지난 정권의 ‘햇볕정책’ 때문에 젊은 세대가 북한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천안함 사태가 북한을 보는 한국 젊은이들의 시각을 바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WP는 “북한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 한국 젊은이들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보에 대한 위기, 그리고 직업적 미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국인들이 ‘관리 가능한 걱정거리’로 여겼던 북한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佛 정년연장 갈등… 노동계 총파업

    ‘좌파 사회당 출신인 미테랑 전 대통령이 오늘날 프랑스가 겪고 있는 위기의 책임자’ 프랑스 정부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현재 60세인 퇴직 정년을 상향 조정하는 연금개혁을 추진하면서 노동계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과거 좌파정권과 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사회당이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프랑스판 잃어버린 10년 논란’이 벌어질 기세다. 프랑스 노동계는 27일(현지시간) 정부의 정년연장 추진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프랑스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 측은 “파리에서만 9만여명이 참여하는 시위가 열렸고,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사르코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년 연장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프랑수아 세레크 민주노동동맹(CFDT) 위원장은 “정년을 연장할 경우 젊은 나이부터 일을 시작하는 저임금 육체 노동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아이패드 쇼크’ 세계시장 강타

    ‘아이패드 쇼크’ 세계시장 강타

    “이 아이패드는 영원히 쓰지 않고 보관하겠습니다. 오늘을 잊지 못할 겁니다.” 28일 오전 8시. 전날부터 도쿄 하라주쿠의 소프트뱅크 매장 앞에서 기다린 끝에 일본에서 가장 먼저 공식 발매된 아이패드를 손에 쥔 프리랜서 작가 가즈키 미우라(38)는 너무 기뻐 포장도 뜯지 못했다. 가즈키는 또 아이패드의 일본 유통을 도맡은 소프트뱅크 손정의 대표, 모델 리나 후지이 등과 함께 사진을 찍는 행운을 잡기도 했다. 손 대표는 “오른손에 아이폰, 왼손에 아이패드를 들고 있다면 두 개의 총으로 불꽃을 뿜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애플의 야심찬 세계시장 공략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태블릿PC 아이패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일본, 호주, 영국, 프랑스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처음으로 해외 판매에 나선 아이패드의 ‘화려한 데뷔’를 현지발로 비중 있게 다뤘다. WSJ는 각국 시간으로 오전 8시부터 판매에 들어갔지만 모든 매장에는 훨씬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선 상태였다고 전했다. 일본 내 183개 소프트뱅크 매장에서 일제히 판매에 나선 가운데 도쿄 긴자 소프트뱅크 매장 앞에는 26일 오후부터 간이 의자와 우산 등을 준비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 개장 직전 1200명으로 늘어났다. NYT는 “소니의 워크맨에 열광하던 일본인들이 처음으로 아이팟을 만났을 때 ‘아이팟 쇼크’가 시작됐고, 몇 년 뒤 폐쇄적인 자국 시장에 안주하던 일본 통신회사들은 ‘아이폰 쇼크’로 흔들렸다.”면서 “오늘 ‘아이패드 쇼크’가 또다시 일본을 강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일부터 소프트뱅크가 진행한 아이패드 예약판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폭주하면서 단 3일 만에 중단됐다. 일본 내 아이패드 판매가격은 무선랜(와이파이) 전용 모델이 4만 8800엔(약 63만 7000원), 3G통신 모델이 5만 8320엔 수준으로 미국보다 약간 비싸다. 호주에서도 아이패드 열풍은 뜨겁다. 시드니모닝헤럴드(SMH)는 “시드니 조지스트리트 애플 매장앞에는 전날 폭우와 강풍으로 집으로 돌아갔던 사람들이 새벽 일찍 다시 모여들어, 수백미터 떨어진 요크스트리트까지 줄을 섰다.”고 보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對北제재조치 이후] EU·아세안 “남북 모두 자제해야”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한반도 긴장 고조에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들이 잇따라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외무장관들은 26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열린 합동회의에서 한반도 안보상황을 논의한 뒤 공동성명을 내고 “EU와 아세안 장관들은 천안함 침몰 및 한국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 이후 높아지는 한반도 긴장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거듭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한 당국 등)모든 당사자들이 자제심을 발휘하고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 증진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브라질 외무부도 이날 천안함 사건으로 고조된 남북한 긴장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이번 사태가 무력충돌로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폴랴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주요 신문들은 국제면 1개면을 할애해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등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캐나다통신은 북한의 외무성 관리가 포함된 북한 대표단이 최근 오타와 칼튼대를 방문했으나 캐나다 정부가 의도적으로 대표단과의 면담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캐서린 루비에르 연방외교장관 대변인은 “캐나다 정부는 북한관리들의 이번 방문과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북한관리들의 면담요청을 거절하고 정부관리가 그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對北제재조치 이후] 남북충돌 3가지 시나리오

    [對北제재조치 이후] 남북충돌 3가지 시나리오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발적인 충돌이나 교전이 벌어질 경우에는 단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모두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26일(현지시간)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한반도에서의 전쟁 -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하기’라는 기사를 게재하고 천안함 사태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3가지 교전 시나리오를 점검했다. 타임은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한반도의 전쟁에 대해 ‘죽음의 교향곡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듯이 전면전이 발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57년 만에 다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타임은 가장 먼저 서해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에 주목했다. 서해는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세 차례 남북한 간 교전이 벌어진 곳이고,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걸려 있어 유사한 충돌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남측이 북한 선박의 서해 통행을 금지한 만큼 북한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서해를 공략할 수 있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DMZ 주변에서 남한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시작하고 북한이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국지적인 교전이 벌어지는 경우다. 관건은 확성기다. 타임은 “북한이 남한의 대북 심리방송에 대해 북남 군사합의 파기이자 군사적 도발이라고 공언한 만큼, 남한의 확성기를 파괴하고 남한이 이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세 번째 시나리오는 사실상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 DMZ 부근에서 우발적인 충돌이나 교전이 발생할 경우에 남북한이나 주변 당사국 누구도 통제할 수 없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특히 한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적극적 억제 원칙을 천명한 만큼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타임은 전망했다. 타임은 남북한 간 소통수단이 모두 단절되면서, 중국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중국이 한국 정부가 이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적절하게 북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8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주목받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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