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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길’에도 가시는 있다

    조별리그 중동 팀 피했지만 ‘방심 금물’ 중국과 최근 2승 2무 2패 ‘공한증 옛말’ 벤투호의 아시안컵 행보가 꽃길이 될지, 가시밭길이 될지는 조별리그 성적에 달렸다. 한국은 대회 조별리그 C조에 편성돼 중국, 키르기스스탄, 필리핀과 맞붙으며 16강 티켓은 조 2위, 최대 3위까지 주어진다. 한국은 무조건 1위로 16강에 나가야 한다. 상대할 팀이 A, B, F조 3위 가운데 한 팀으로 비교적 쉬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에 덜미를 잡혀 2위로 나서면 A조 2위로 태국이나 바레인과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조 1위를 벤투호와 다툴 것으로 보이는 중국도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인 중국은 1984년과 2004년 두 차례 결승에 올라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탈리아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2016년부터 조련한 중국대표팀 23명은 모두 자국 슈퍼리그 소속이다. 공격수 가오린(광저우 헝다)이 요주의 인물이다. 그는 2005년 대표팀에 데뷔해 88차례 A매치에서 18골을 넣었다. 2010년엔 중국 슈퍼리그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돼 한국과의 개막전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31분 동점 골을 넣어 무승부를 이끈 위다바오(광저우 궈안)도 경계 대상이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18승13무2패로 압도적 우위에 있지만 최근 3경기에선 1승1무1패, 2010년 이후 6경기에선 2승2무2패를 기록, 중국축구의 ‘공한증’은 옛날 얘기가 됐다. 2차전 상대인 키르기스스탄(91위)은 대회에 처음 나선다. 한국과의 A매치 전적도 없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23세 이하 대표팀이 만난 것이 유일하다. 한국은 손흥민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1-0 진땀승을 거뒀다. 수비형 미드필더 바흐티야르 두이쇼베코프(23)가 키플레이어다.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필리핀은 혼혈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 독일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슈테판 슈뢰크(32)가 핵심이다. 분데스리가 호펜하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뛴 유럽파다. 한국은 필리핀과 7차례 A매치를 모두 이겼지만 마지막 경기가 1980년에 열려 큰 의미는 없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서울시향 상주음악가 테츨라프, 그가 머리를 기른 이유는

    [주말의 커튼콜]서울시향 상주음악가 테츨라프, 그가 머리를 기른 이유는

    1988년 쇤베르크 협주곡으로 데뷔 이후 호평 이어져2019년 내한 무대에서 바흐, 베토벤 등 ‘음악의 성찬’ 선보일 예정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을 앞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네만야 라두로비치,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멋들어진 헤어스타일의 남성 바이올린 연주자들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아시아권 연주자들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긴 머리, 턱수염을 기른 이들 남성 연주자의 모습은 왠지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록스타’ 같은 느낌마저 준다. 그래도 젊은 시절에 수염 정도 기르고 있었던 카바코스에 비해 짧은 머리의 모범생 회사원 같은 외모였던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테츨라프가 머리와 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변화는 음악팬들에게는 다소 당혹스럽기도 했다. 2019년 서울시향 상주음악가로서 한국을 찾게 된 테츨라프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머리를 기른 이유를 묻자 단지 “8년전 지금의 아내가 된 여성을 만났고, 아내가 긴 머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답변 뒤에는 멋쩍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외모와 음악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설명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여섯 자녀와의 안정적인 생활이 음악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음악가로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연주 때문에 독일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져 있을 때”라고 답할 정도로 가정적인 남자다. 이른바 ‘음악 신동’에게 악기를 연습을 시키는 모습조차 그에게는 비판의 대상이다. 부모의 사랑 속에 한창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악기 연습을 ‘강요’ 당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많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미친듯이 연습에 몰두하는데, 그것은 좋지 않다”면서 “그 방법은 성장하면서 팔에 무리를 준다”고 지적했다. ●‘신동 스토리’ 없이도 빛나는 데뷔 독일 함부르크의 목사 가정에서 자란 테츨라프가 바이올린을 연주한 것은 6살이었다. 그가 실제 “바이올린이 내 삶의 일부가 됐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이는 15살 때라고 한다. 3~4살 때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해 10대 때 이미 거장들과 협연하며 세상을 놀라게 하는 ‘신동 서사’와는 거리가 멀지만, 이같은 ‘스토리’ 없이도 그는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연주자로 주목받게 됐다. 22살 때인 1988년 미국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의 데뷔 무대에서 ‘난곡’ 쇤베르크 바이올린 협주곡을 거침없이 연주한 그에게 평단의 호평이 쏟아진 후 이어진 수많은 수상 기록은 음악가로서 그의 위상을 보여준다. 가장 최근에는 한누 린투와의 바르톡 음반으로 2018년 그라모폰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바로크부터 21세기 음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지만, 당연히 바흐와 브람스 등 독일 레퍼토리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의 고향 함부르크가 낳은 최고의 작곡가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그가 어린 시절 처음 접한 음악이었고,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가 가장 자신 있게 연주하는 레퍼토리이기도 하다.더불어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세번이나 녹음한 그는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 바흐 해석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그 자신은 외모 변화와 음악과의 상관관계에 선을 긋지만, 적어도 앨범 재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달라진 외모만큼 그의 음악 역시 진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준형 음악칼럼리스트는 서울시향에 기고한 글에서 “1993년 첫 바흐 녹음은 가벼운 선율과 민첩한 리듬을 엮어나가는 자연스러운 감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후 2005년 두번째 녹음을 통해 10여년 동안 한층 깊어진 해석을 선보였다”며 “활 놀림과 다이내믹스는 더욱 섬세하고 예리하면서도 자유로워졌다”고 평가했다. 테츨라프 역시 세번의 레코딩에 대해 “기교적으로 더 진보했기 때문이고, 나의 연주력으로 더 훌륭하게 완성시키고 싶은 욕심으로 완성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테츨라프가 선보일 음악의 성찬 2010년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연주로 처음 한국을 찾은 테츨라프는 서울시향과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 여동생 타냐 테츨라프 등이 함께하는 테츨라프 콰르텟 공연 등 그동안 5차례 내한한 바 있다. 내년 상주음악가로서 서울시향과의 무대는 모두 6번으로, 과거 내한에서 선보인 그의 음악세계를 한해 동안 압축해 선보인다. 상주음악가로서 첫 무대는 내년 1월 5~6일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번 협연이다. 다음날인 7일에는 서울 광화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바흐 무반주 파르티타 2번과 소나타 3번, 드보르자크 현악 5중주가 포함된 실내악 공연이 예정돼 있다. 9월에는 피츠버그 심포니 음악감독 만프레드 호네트와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 베토벤과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등 실내악 무대가 준비중이다. 그는 내년 새로운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 발매를 계획하고 있어 오는 9월 연주회는 음반 출시 시점과 맞물릴 것으로도 예상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공연리뷰] 단정한 바이올린 서사시… 에베레스트를 동산 넘듯

    [공연리뷰] 단정한 바이올린 서사시… 에베레스트를 동산 넘듯

    ‘바흐’라는 이름의 작은 동산에 오른 듯했다.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리사이틀.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에베레스트산에 등정하는 것에 비유되는 장대한 작품이지만, 한은 이날 연주에서 관객과 함께 ‘음악 산책’에 나선 듯 단정하고 산뜻한 ‘바흐’를 선보였다.이날 프로그램은 전체 6곡(소나타 1~3번·파르티타 1~3번) 가운데 절반인 소나타 2번과 파르티타 3번, 소나타 3번이었다. 바이올린 하나만 들고 홀로 무대에 선 그의 얼굴에서 부담감이나 무게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객석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무대를 바라볼 수 있었다. 교회소나타 양식인 소나타 2·3번에서는 정석적인 템포를 지키면서도 인간미가 전해졌고, 바로크 춤곡을 모은 세속소나타 양식의 파르티타 3번에서는 절제된 리듬감이 돋보였다. 개별 작품의 연주 시간은 여타 연주와 비교해 조금씩 길었지만 늘어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번 내한 프로그램에 ‘에베레스트산’의 정점이자,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의 대표곡인 파르티타 2번이나 2번 마지막 악장인 ‘샤콘’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샤콘’이 있어야 할 자리를 소나타 3번의 ‘푸가’가 대신했다. 푸가에 앞서 연주한 ‘아다지오’ 악장으로 관객의 마음을 누그러뜨린 그는 푸가의 변주를 반복하며 조금씩 감정의 동요를 일으켰다. 절제되면서도 인간적인 ‘두 얼굴’의 푸가가 10분 남짓 연주되고 객석에서는 작은 박수 소리가 들렸다. 소나타 3번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관객들은 이날 그의 연주에서 이미 한 편의 ‘서사’를 느꼈던 것이 아니었을까. 과거 내한 때 호불호가 갈렸던 음악평론가들도 이번 무대에 대해서는 그의 더욱 깊어진 연륜과 실력을 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마치 관악기를 듣는 것과 같이 바이올린을 제어하는 연주가 돋보였고, 연주를 들으며 삶의 이모저모를 상상할 수 있었다”며 “예배당 속 바흐가 아닌, 자연 속에서 숨 쉬고, 생활 속에서 함께 느낄 수 있는 바흐를 보여 준 연주”라고 말했다. 현역 최고의 여성 바이올리니스트가 누구냐는 질문에 리사 바티아슈빌리나 이자벨 파우스트, 혹은 강한 개성의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 등의 이름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바흐 레퍼토리에서만큼은 한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한국 관객들은 이번 무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그리운 금강산’과 ‘제주도의 푸른밤’ 어떤 사이냐고? 냠냠 음악이야기

    ‘그리운 금강산’과 ‘제주도의 푸른밤’ 어떤 사이냐고? 냠냠 음악이야기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최영섭 선생은 구순의 나이에도 최근까지 여러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건강하다. ‘제주도의 푸른밤’을 작곡한 그룹 ‘들국화’ 멤버 최성원씨의 아버지다. 놀랍지 않은가? 이미 불후의 가곡인 작품과 앞으로도 숱하게 노래방 등에서, 제주를 찾는 이들이 흥얼거릴 대중가요가 부자의 것이란 점이, 최영섭은 아들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난 성원이의 음악적 천재성을 여러 번 관찰했다. 어느날 집에 들어가는데 기타 소리로 바흐의 G장조 미뉴에트가 들려왔다.(중략) 지금 나온 바흐의 음악이 어느 FM 방송에서 나온 거냐고 물어봤더니 성원이가 ‘제가 쳤어요’ 그래서 깜짝 놀랐다.” 요즘은 방송인 겸 배우로 더 낯익은 가수 김창완씨의 노래 가운데 ‘어머니와 고등어’가 있다. 어머니가 말한다. “창완이는 고등어처럼 비린 음식은 잘 못 먹어요.” 아들은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라고 들떠 되풀이해 노래하는데 사실과는 거리가 있었던 셈이다. 음악에 간직돼 있는 맛있는 얘기를 요물조물 무쳐낸 책 ‘이홍주의 정말 맛있는 음악 이야기’(아이에스 출간)에 나오는 대목들이다. 때로는 어이없고 때로는 황당한 얘기들이 적지 않다. 지난 30여년 MBC와 KMTV, CJ m-net 미디어에서 수많은 음악프로그램과 공연을 기획, 제작, 연출했던 대중문화평론가 이홍주(56)씨가 오페라, 클래식, 뮤지컬, 대중가요 등 음악 장르를 망라해 재밌고 황당하고 감동스런 얘기 63편을 모아 펴냈다.제목만 살펴도 군침이 돈다. 영화 ‘삼포가는 길’과 노래 ‘삼포로 가는 길’에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싱크로율 95%, 오페라 ‘나비부인’과 뮤지컬 ‘미스 사이공’,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이었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 ‘클레멘타인’이 광부의 노래에서 어부의 노래로 살짝 바뀐 사연, 노래에 살다간 슬픈 디바들-마리아 칼라스 에디트 피아프 이난영 등이다. 아울러 이것도 노래라고 발표를 하나 가곡 ‘명태’의 황당한 비화. 샤워하다가 미끄러져서 저세상으로 떠난 음악가, 구노의 ‘아베마리아’와 흥선 대원군은 어떤 인연, 동양의 신비를 유럽에 알린 판타스틱 오페라 ‘투란도트’,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초연에서 쫄딱 망한 상상불가의 이유, ‘독도는 우리땅’이 금지곡이 된 끔찍한 사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검은 석탄과 ‘백조의 호수’ 극명한 대비와 조화, 이념의 벽을 허문 핑크 플로이드의 베를린 공연 ‘The Wall’, 뮤지컬 영화의 최고 스타 오드리 헵번과 줄리 앤드루스의 뒤바뀐 운명 등도 흥미를 끈다. 이씨는 남북 최초의 대중예술 합동공연 때 남측 공연단장, 1988년 서울패럴림픽 선수촌공연 프로듀서, 뮤지컬 ‘어른이 학교’의 극본 작가, 그리고 약 600편의 뮤직비디오를 기획 제작했으며 MBC 가을맞이 가곡의 밤, 청소년을 위한 팝스콘서트, 어린이 뮤지컬 ‘하늘을 나는 양탄자’ 등의 프로듀서로도 유명하다. 50대와 60대가 공감할 수 있게 꾸몄지만 방송과 공연 현장에서 체험한 뒷얘기들은 젊은 세대에게도 진솔하고도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21년만의 완성한 힐러리 한의 ‘바흐 사이클’

    [주말의 커튼콜]21년만의 완성한 힐러리 한의 ‘바흐 사이클’

    데뷔 앨범 이어 최근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앨범 발표...21~22일 내한 공연18~19 파보 예르비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도 협연 예정“바흐는 나의 연주를 정직하게 만든 장본인”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을 앞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일반적으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작품번호 ‘1001’인 소나타 1번부터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소나타 1번으로 시작해 작품번호 ‘1004’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에서 절정에 이른 뒤 ‘하산하듯’ 파르티타 3번으로 마무리된다. 미국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의 바흐 레코딩은 ‘역순’의 느낌이 강하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을 녹음한 1997년 데뷔 앨범에서 파르티타 2번과 3번, 소나타 3번을 녹음했던 그는 최근 발표한 앨범에서 소나타 1번과 2번, 파르티타 1번을 담아 21년만에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연주를 끝냈다.  그는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공연기획사 빈체로와 마스트미디어를 통한 서면인터뷰에서 “17살 때 시작한 바흐 사이클을 마무리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바흐를 연주하고 녹음하며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탐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힐러리 한은 21일과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송도 아트센터 인천에서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2·3번과 파르티타 3번을 연주하고, 그에 앞서 18~19일 대구 콘서트하우스와 롯데콘서트홀에서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캄머 필하모닉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선보인다.  4살 때 아버지와 함께 길을 가다 우연히 본 피바디음악원의 레슨 광고를 본 뒤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힐러리 한은 음악가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가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곡을 연주한 것은 9살때부터다. 그즈음 그는 스승인 클라라 베르코비치에게 “혼자 무대에 설 정도로 충분한 연습이 됐다”는 평을 들었다. 음악적 자신감을 얻은 힐러리 한은 그때부터 꾸준히 바흐를 연주하기 시작했고, 데뷔 앨범으로도 바흐를 선택했다.  “리사이틀, 앙코르뿐만 아니라 조부모의 장례식에서도, 친구의 결혼식에서도 바흐의 독주곡을 연주했습니다. 바흐의 작품은 내게 추억을 담은 음악이며, 바흐는 제 연주가 정직해질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힐러리 한은 이번 바흐 연주를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바흐의 무반주 작품을 연주하는 것은 어느 연주자에게도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그에게도 큰 도전일 수밖에 없다. 그는 숨을 곳도, 기댈 곳도, 잠시 쉴 틈도 없이 홀로 바이올린 하나를 들고 관객 앞에 서게 된다. 힐러리 한은 “내 인생 최초로 바흐 무반주 작품을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두달 간 매달려왔다”며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매우 흥미로운 여정이었다. 무언가에 도전할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힐러리 한은 연주자이기보다는 음악의 안내자임을 강조한다. 연주자 자신에게는 힘든 여정이지만, “음악에 다가갈 필요도 없이 음악이 먼저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관객까지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객석으로 전달된 음악은 관객을 또다시 다른 공간으로 데리고 가는 ‘황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흐를 연주할 때마다 바흐가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힐러리 한은 앞서 일본에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과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1·2번을 3일 동안 연주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1004’번이 내한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지만, 다소 긴 호흡의 바흐로 데뷔한 그의 음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그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은 관객 입장에서는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그의 음악세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힐러리 한은 함께 무대에 서는 예르비에 대해 “놀라운 협력자이자 완벽한 음악가”라며 “무대 위에서 어떻게 음악이 전개할지를 반응하고 예측하는 것에 있어서 환상적인 지휘자”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삼성전자, 8년 더 IOC 후원…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힘 싣기

    삼성전자, 8년 더 IOC 후원…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힘 싣기

    “한반도 평화 실현에 기여” 기대 부응 정치권 “공동개최 첫 관문 넘어” 무게삼성전자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20년까지였던 올림픽 공식 후원 계약 기간을 오는 2028년까지 연장한다. 이에 따라 한반도 해빙 무드를 탄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 추진에 삼성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대표이사 사장과 다케다 쓰네카즈 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이 호텔신라에서 2028년 하계올림픽까지 후원 기간을 연장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번 후원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에 이어 아직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은 2026년 동계올림픽, 2028 LA올림픽까지 무선·컴퓨팅 분야 공식 후원사로 참가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무선·컴퓨터 제품 뿐 아니라 제품에서 구동되는 5세대(5G) 이동통신,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기술 권리까지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30년간 글로벌 올림픽 파트너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이후 1997년 IOC와 글로벌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했고,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왔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총 12차례의 행사를 후원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20년을 넘어 또 다른 10년을 삼성과 함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IOC와 삼성이 앞으로도 전 세계 올림픽 팬들을 연결하며 올림픽 정신을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이사는 “인류 혁신을 이끌어 온 무선·컴퓨팅 분야 및 4차 산업 기술을 통해 전 세계인의 축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올림픽 후원을 연장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 브랜드가 글로벌 인지도를 얻으며 마케팅 효과가 줄어들었고, 2016년 국정 농단 사태를 겪으며 스포츠 후원에 대한 부담감도 커졌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로비 의혹까지 제기되자 ‘굳이 후원할 필요가 없다’는 내부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공동선언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에 협력키로 하면서 후원 중단에서 힘을 보태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의 첫 관문이 삼성의 후원 계약 연장 여부”라며 무게를 실은 측면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 실현에 삼성이 기여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후원을 중단하기는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B급의 유쾌함, 참을 수 없는 클래식의 무거움 내려놓다

    B급의 유쾌함, 참을 수 없는 클래식의 무거움 내려놓다

    SNS에 ‘싼티’ 자랑하는 콘텐츠 가득 저화질 고깃집 영상에 궁서체 자막 등장 기획사들, 젊고 힙한 인턴·알바 채용도세계 정상급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은 이달 초 핼러윈데이에 맞춰 인스타그램에 가발을 쓰고 ‘해피 핼러윈’ 메시지를 전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흐 유령’이라고 소개한 그의 인스타그램 댓글에는 “최고의 분장”과 같은 댓글이 올라왔다. 힐러리 한의 다음달 내한공연을 주최한 공연기획사는 페이스북에 “(힐러리 한은) 자나깨나 바흐 생각”이라는 개구진 표현으로 이를 소개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아티스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는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대중문화계뿐 아니라 클래식계도 마찬가지다. SNS에 단순히 자신의 공연 일정이나 사진을 올리는 수준을 넘어 ‘B급 정서’를 담은 콘텐츠로 무게감을 내려놓은 사례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고깃집 찾아 “한 표 부탁합니다” 무대 위에서 냉철한 연주를 선보이는 힐러리 한이지만, SNS상에서는 한없이 친근하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인 ‘바이올린케이스’는 그의 연주여행에 늘 함께하는 바이올린 케이스가 ‘화자’(話者)가 되는 엉뚱한 설정으로 팬들을 즐겁게 한다. 원전연주 단체인 독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는 서울 송파구의 한 유명 고깃집이 등장한다. 식당 아주머니가 메뉴판을 보는 오케스트라 단원을 보더니 “그라모폰 어워드 후보지요? 내가 투표해 줄게요”라고 어색하게 말한다. 이 영상은 올해 그라모폰 뮤직 어워드 후보로 오른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한국인들에게 온라인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다. 출시한 지 한참 지난 스마트폰으로 찍은 듯한 화질의 영상 말미에 나오는 ‘저희에게 한 표 부탁드립니다’라는 궁서체의 한국어 자막은 권위를 자랑하는 음악상에 도전하는 이 단체의 유명세와는 거리가 먼 ‘싼티’를 자랑(?)한다. 이들과 같은 ‘코믹 코드’의 SNS 게시물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웬만한 티켓파워를 가진 연주자가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든 대중과 소통하고, 관심을 끌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단순히 공연정보를 올리는 정도로는 대중의 눈길 한번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해외 기획사들도 연주자를 선택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SNS의 인기도다. 무대에 오르기로 한 연주자가 갑자기 공연을 취소할 때 기획사들은 과거 만났던 연주자의 SNS나 ‘좋아요’ 등 팬들의 반응을 참조해 대체자를 물색하기도 한다. ●대중에 낯선 작품, 별나게 홍보 공연장과 기획사들도 SNS시대에 맞춰 더 ‘튀는’ 홍보방식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동유럽의 한 교향악단을 초청한 모 기획사는 내한 지휘자의 인사말을 담은 영상을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통역을 생략했다. 대신 “해석을 해 보려고 했으나 유러피안의 영어발음은 참 어렵군요, 여러분 도와주세요. 해석해 주시는 분들에 한해 추첨해서 초대권 2장을 드립니다”라며 응모 이벤트 소식을 알렸다. 글 아래에는 “신개념 페북지기인가, 웰케(왜 이렇게) 웃기지”라는 댓글이 달렸다. 예전에는 당연히 들어갔을 지휘자나 연주자의 얼굴을 생략하고 홍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시향의 번스타인 오페레타 ‘캔디드’ 포스터에는 지휘자나 작곡가의 얼굴 대신 ‘어서 와, 캔디드는 처음이지’라는 홍보문구가 삽입됐다.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라 흥행을 걱정하던 차에 아예 대중에게 낯선 작품임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공연을 알린 것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을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면서 요즘 트렌드가 된 SNS용 짧은 영상클립 촬영 등도 일반화되고 있다”면서 “요즘 일부 기관이나 기획사들은 아예 SNS를 잘하는 학생들을 인턴이나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덩치가 커졌다’고 오만불손하게 구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덩치가 커졌다’고 오만불손하게 구는 중국

    남의 나라 장관실에 무단 난입하고, 회의 도중 박차고 나가질 않나, 국제행사 진행을 가로막거나, 만찬장에서 술주정을 하질 않나, 그리고 토론회에서는 깽판을 치고…. 중국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잇따라 안하무인 행태를 보이는 바람에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AF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지난 17일 오후 폐막을 앞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 외교관 4명이 공동성명 초안에 불만을 품고 개최국 파푸아뉴기니의 림빈크 파토 외교장관실에 난입하는 APEC 사상 초유의 소동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관들은 이날 파토 장관에게 2분만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며 막무가내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면서 장관실에서 나오는 추태를 보였다. 파토 장관은 여러 차례 중국 대표단과의 만남을 거부했다며 “(의장국) 외교장관으로서 중국과 단독으로 협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중국 측 관리들도 이것을 안다”고 말했다. 파푸아뉴기니 외교관들은 “협박을 하고 있다”며 중국 외교관들의 행태에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중국 외교관들은 공동성명 초안의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 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했다’는 문장 중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라는 대목을 문제로 삼았다. 이 대목은 미국이 자신들에게 사용한 용어라고 주장하며 공동성명 채택을 거부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을 뺀 20개국 정상들은 모두 찬성했다. 미·중 간 갈등 때문에 1993년 APEC 정상회의 창립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9월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에서 중국 외교관들이 연설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그리스 주재 중국대사를 지낸 두치원(杜起文)은 회의 도중 기후변화와 관련해 연설하려고 나섰지만, 회의를 주재한 바론 와카 나우루 대통령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중국 대표단은 회의장을 떠나기 전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시끄럽게 회의장 주변을 성큼성큼 걷기도 했다. 분이 꼭두까지 난 와카 대통령은 중국 대표단이 “무례했다”며 힘으로 작은 섬나라를 위협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큰 나라 출신이라는 이유로 우리를 협박하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구 1만 3000여명, 면적이 서울시 성동구(16.8㎢)보다 조금 큰(21㎢) 소국 나우루는 중국 측의 갖은 회유에도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회의를 앞두고 비자 문제로 나우루와 중국 간에 이미 한 차례 신경전이 벌인 바 있다. 나우루 정부는 PIF 회의에 참석하는 중국 대표단에 외교관 자격으로 비자를 주는 대신 개인 자격 비자를 발급받으라고 해 중국 측을 분노케 했다. 중국 대표단은 지난해 5월 호주 퍼스에서 열린 국제회의인 ‘킴벌리 프로세스’(Kimberley Process) 개막식에서도 대만 대표단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한 데 불만을 품고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중국 대표단은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이 소개되고 원주민식 환영행사가 진행되려는 순간 자신들의 앞자리에 놓인 마이크를 이용해 회의 진행을 가로막았다. 중국대표단은 대만 대표단을 겨냥해 회의장에 공식 초대받지 않은 인사가 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문제를 제기한 뒤 한동안 항의해 회의장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아프리카국가 대표들이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대만 대표단의 참석을 계속 문제삼자 회의는 차질을 빚었다. 현장에 있던 호주 참석자들은 중국 대표단이 행위에 대해 “정말 역겨웠고 놀라웠으며, 아주 부적절했으며 무례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호주 외교부 대변인은 호주가 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선례에 따라 대만 기업을 초청했다며 “중국과 다른 나라 대표단의 반대로 대만 측 초청을 철회해야만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막 행사에서 계속된 혼란은 유감스러운 일로 호주 정부의 우려를 호주 주재 중국대사에게 전했다”라고 강조했다. 킴벌리 프로세스는 내전 중인 아프리카 국가에서 채굴돼 불법거래되는 다이아몬드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업계 관계자가 참석하는 회의로 2003년 처음 열렸다. 중국 외교관 출신인 사쭈캉(沙祖康)은 2010년 9월 유엔 사무차장(경제·사회 담당) 재임시절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술주정을 부리는 바람에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휴양지 알프바흐에서 진행된 만찬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는 순간 술에 만취해 반 총장과 행사 관계자들에게 술에 만취해 막말을 내뱉어 물의를 빚었다. 이를 목격한 유엔 관계자들은 당시 사 사무차장은 “반 총장이 나를 제거하려 했으며, 또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을 향해 “당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나도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뉴욕에 오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가, 다시 유엔을 사랑하게 됐으며 반 총장에 대해 몇 가지는 존경하게 됐다고 말하는 등 15분 가량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당시 10여분이 마치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때 반 총장은 어색하게 웃으며 그의 술주정을 받아주며 만찬을 계속 이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사 사무차장이 이와 관련해 반 총장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다며 그가 반 총장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것을 불공정하다고 여겨 바로잡으려고 하다가 실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 전 사무차장은 2006년 B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입 닥치고 조용히 있는 게 훨씬 낫다”는 과격한 발언을 하는 등 외교관답지 않은 거친 화법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 기자도 나서서 막무가내식 행태를 보였다. 지난 9월말 영국 런던 버밍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와 영국 NGO 홍콩워치가 공동 주최한 ‘홍콩의 자유, 법치, 자치의 약화’라는 주제의 토론회는 기자가 깽판을 치는 바람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홍콩워치 공동 설립자인 베네딕트 로저스가 “중국은 홍콩반환 때 (중국과 홍콩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라고 했던 것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소란이 벌어진 것이다. 이 행사를 취재하러 온 중국 중앙방송(CCTV) 쿵린린(孔琳琳) 런던특파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신은 거짓말쟁이, 반중(反中)분자다. 당신은 중국의 분열을 바란다”고 고함쳤다. 이어 행사에 참석한 리주밍(李柱銘) 홍콩 민주당 창당 주석, 우산혁명 주역 베니 타이(戴耀延) 홍콩대 교수 등 홍콩 인사들을 향해 “나머지도 모두 반역자이자 꼭두각시”, “가짜 중국인들”이라는 폭언을 퍼부었다. 사회를 맡았던 피오나 브루스 보수당 의원이 쿵 특파원의 모욕적인 발언에 퇴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당신들은 (나를 퇴장시킬) 권리가 없고 영국엔 민주주의가 없다”, “나는 기자이고 항의할 권리가 있다”고 외치며 한사코 퇴장을 거부했다. 뭄싸움이 벌인 에녹 류는 트위터에 “그를 데리고 나가려 했더니 ‘자신을 침묵시키려 한다’고 소리를 지르며 내 뺨을 두 차례 때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쿵 특파원은 출동한 현지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돼 일반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과 CCTV는 성명을 통해 “언론 자유를 자랑하는 나라에서 단지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는 이유로 중국 기자가 이런 봉변과 모욕을 당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보수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올해로 10년째...‘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 24~26일 공연

    올해로 10년째...‘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 24~26일 공연

    연말의 대표적인 인기 공연인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이 12월 24~26일 한국 팬들을 다시 찾는다. 24~25일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26일은 예술의전당에서 각각 무대를 꾸민다. 일본의 크로스오버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는 1999년 첫 내한 공연에서 매진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았다. 그의 연주는 공연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 CF 등에도 쓰이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소프라노 조수미, 가수 신승훈 등 한국 음악가들과 협업하며 일본인이지만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바이올리스트 대니 구와 피아니스트 지용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 1부에서는 대니 구는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지용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을 선보이고, 2부는 유키 구라모토의 곡과 크리스마스 메들리 등으로 구성된다. 연말 인기 갈라쇼인 유키 구라모토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그의 한국 데뷔 10주년이었던 2009년 첫 공연 이후 계속돼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함께 하는 등 한국의 젊은 인기 아티스트들이 함께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수백년 전 악기로 들려주는 ‘바흐’… “생소하다고요? 그래서 연주하죠”

    수백년 전 악기로 들려주는 ‘바흐’… “생소하다고요? 그래서 연주하죠”

    “하프시코드가 생소하게 들린다고요? 그것이 제가 연주하는 이유죠.”하프시코드(피아노 이전의 건반악기) 연주자 마한 에스파하니(34)는 자신의 악기로 현대곡을 연주하기 주저하지 않는다. 수백년 전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로 연주한다는 원전연주의 시각에선 다소 낯선 도전이지만, 그는 바로크 음악은 물론 스티브 라이히나 헨릭 고레츠키 같은 현대작곡가의 곡을 하프시코드로 연주하며 주목을 받았다.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자 젊은 작곡가들도 그에게 하프시코드을 위한 곡을 만들어 초연을 맡긴다. 그는 22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첫 내한공연에 앞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단지 최고의 음악을 연주할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 음악까지 도전… “난 단지 최고의 음악 연주할 뿐” 이란 테헤란 출신의 에스파하니는 어린 시절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성장했다.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고, 9세 때 도서관에서 들은 체코 음악가이자 이후 그의 스승이 된 주자나 루지치코바의 하프시코드 연주를 듣고 프로음악가의 길을 꿈꾸게 됐다. 스탠퍼드대에서 음악학과 역사를 전공한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연주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하프시코드 연주자 가운데 처음으로 2008년 영국 BBC 뉴제너레이션 아티스트로 선정됐고, 그라모폰지 올해의 음악가 후보로 세 차례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하프시코디스트로 세계적 명성… “선교자 될 것” 에스파하니는 하프시코드가 다른 현대악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때까지 연주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다. 그는 “사람들이 하프시코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사람들이 하프시코드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면, 그것 자체가 우리 연주자들의 ‘실패’를 의미한다”면서 “우리 하프시코드 연주자들은 이 악기의 ‘선교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첫 내한 공연의 레퍼토리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바흐가 한 백작의 불면증 치료를 위해 작곡했다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현대에 이르러 피아노 음악의 ‘구약성서’로 불릴 만큼 가장 사랑받는 곡이 됐다. 그는 이 곡의 의미에 대해 “나는 밤을 좋아하는데, 인간을 생각에 잠기게 하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며 “밤은 숭고한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고,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는 것 역시 숭고한 일”이라고 말했다. 바흐는 에스파하니가 어린 시절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들으며 가장 먼저 접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는 “바흐를 이해하고 연주하기 위해 평생을 다 써도 아깝지 않다”면서 “나는 바흐와 함께 여행하며 매일매일 새롭게 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위그모어홀에서 바흐 건반악기 시리즈를 5년간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생소하게 들린다고요, 그게 제가 연주하는 이유죠”...하프시코디스트 마한 에스프하니 첫 내한

    “생소하게 들린다고요, 그게 제가 연주하는 이유죠”...하프시코디스트 마한 에스프하니 첫 내한

    “하프시코드가 생소하게 들린다고요? 그것이 제가 연주하는 이유죠.” 하프시코드(피아노 이전의 건반악기) 연주자 마한 에스파하니(사진·34)는 자신의 악기로 현대곡을 연주하기 주저하지 않는다. 수백년전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로 연주한다는 원전연주의 시각에선 다소 낯선 도전이지만, 그는 바로크 음악은 물론 스티브 라이히나 헨릭 고레츠키 같은 현대작곡가의 곡을 하프시코드로 연주하며 주목을 받았다.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자 젊은 작곡가들도 그에게 하프시코드을 위한 곡을 만들어 초연을 맡긴다. 그는 22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첫 내한공연에 앞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단지 최고의 음악을 연주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란 테헤란 출신의 에스파하니는 어린시절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성장했다.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고, 9세 때 도서관에서 들은 체코 음악가이자 이후 그의 스승이 된 주자나 루지치코바의 하프시코드 연주를 듣고 프로음악가의 길을 꿈꾸게 됐다. 스탠퍼드대에서 음악학과 역사를 전공한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연주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하프시코드 연주자 가운데 처음으로 2008년 영국 BBC 뉴제너레이션 아티스트로 선정됐고, 그라모폰지 올해의 음악가 후보로 세 차례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에스파하니는 하프시코드가 다른 현대악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때까지 연주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다. 그는 “사람들이 하프시코드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사람들이 하프시코드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면, 그것 자체가 우리 연주자들의 ‘실패’를 의미한다”면서 “우리 하프시코드 연주자들은 이 악기의 ‘선교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첫 내한 공연의 레퍼토리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바흐가 한 백작의 불면증 치료를 위해 작곡했다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현대에 이르러 피아노 음악의 ‘구약성서’로 불릴 만큼 가장 사랑받는 곡이 됐다. 그는 이 곡의 의미에 대해 “나는 밤을 좋아하는데, 인간을 생각에 잠기게 하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며 “밤은 숭고한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고,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는 것 역시 숭고한 일”이라고 말했다. 바흐는 에스파하니가 어린 시절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들으며 가장 먼저 접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는 “바흐를 이해하고 연주하기 위해 평생을 다 써도 아깝지 않다”면서 “나는 바흐와 함께 여행하며 매일매일 새롭게 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위그모어홀에서 바흐 건반악기 시리즈를 5년간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이안 보스트리지, 전쟁의 슬픔을 노래하다

    [주말의 커튼콜]이안 보스트리지, 전쟁의 슬픔을 노래하다

    17~18일 서울시향 상주음악가로 마지막 공연1차대전 종전 100주년 추모 의미…말러 ‘풀피리 가곡’ 협연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을 앞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먼 나라 얘기 같지만, 올해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이 되는 해다. 최근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에서 있었던 1차 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는 유럽과 미국의 주요국 정상들이 함께한 가운데 첼리스트 요요 마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을 연주하는 등 추모 무대가 펼쳐지기도 했다.  17~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상주음악가로서 마지막 무대를 갖은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의 공연은 다분히 전쟁에 대한 추모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핀란드 명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와 함께 하는 이번 무대에서 유럽의 ‘30년 전쟁’과 ‘7년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한 말러의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가곡 가운데 4곡을 발췌해 부른다. ●역사학자 출신 슈베르티안  보스트리지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는 ‘역사학자 출신 성악가’다. 옥스퍼드와 캐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공부한 그는 1990년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옥스퍼드대 강단에 서던 중 성악가로 전향했다. 1993년 29세의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그는 단번에 독일 가곡(리트)의 최고해석자로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악가가 됐다.  데뷔 이래 여러 레퍼토리를 불렀지만, 보스트리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작곡가는 단연 슈베르트다. 그는 슈베르트 연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 1996년 그라모폰 솔로 보컬상을 수상했고,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와 녹음한 ‘겨울여행’은 90년대 이후 발매된 슈베르트 가곡집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그의 ‘겨울여행’은 사랑에 대한 절망과 외로움, 방랑의 정서가 미성과 맞물려 더욱 가득하다. 독일 가수들과 비교해 들어도 그가 부른 가곡은 시에 내제된 의미가 더욱 명확히 전달된다는 게 청자들의 평가다. 보통의 오페라 가수와는 다른 마른 체형은 그의 지성미를 오히려 더욱 부각시킨다.●노래로 전쟁의 슬픔 보듬다  낭만주의의 방랑을 노래하던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가 이번 한국 무대에서 선택한 곡은 말러의 ‘뿔피리가곡‘이다. ‘물고기들에게 설교하는 파도바의 성 안토니우스’와 ‘소년 고수’, ‘기상 신호’, ‘아름다운 나팔소리 울리는 곳’ 등 4곡으로, 전쟁 포로로 교수대에 오르는 북치기 소년의 이야기, 고향과 연인을 그리는 병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앞서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뿔피리 가곡’에서 들리는 말러 교향곡 3번과 5번 등의 익숙한 선율은 말러의 관현악과 가곡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됐음을 느끼게 한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원광(元光)’은 말러 교향곡 2번 4악장으로 더욱 많이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특히 가곡 속 행진곡풍의 리듬, 타악기 사용 등에서 말러 교향곡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점도 감상의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뿔피리 가곡’은 흔치않은 관현악 반주의 가곡이다. 서울시향과 마지막 공연의 프로그램으로 말러를 선택한 이유도 오케스트라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보스트리지는 안토니오 파파노가 피아노를 맡아 최근 함께 녹음한 ‘진혼곡:전쟁의 슬픔’(Requiem:The Pity of War) 앨범에도 말러의 ‘뿔피리 가곡’을 수록했다. 두 사람은 1차세계대전 때 세상을 떠난 작곡가들의 곡과 말러의 가곡을 함께 묶어 추모의 의미를 담았다. 그는 최근 이번 음반 발매와 맞물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지에 쓴 기고에서 ‘내 시의 주제는 전쟁과 전쟁의 슬픔’이라는 영국 시인 윌프레드 오웬의 말을 인용하며 “이 노래들은 전쟁의 영웅이나 위로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뿔피리 가곡’은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와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가 부른 음반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피셔-디스카우는 보스트리지를 옥스포드 강단에서 위그모어홀 무대로 올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기회가 된다면 피셔-디스카우와 보스트리지의 말러 가곡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베이징 음악원 교수 첼리스트 임희영 첫 앨범 발매

    베이징 음악원 교수 첼리스트 임희영 첫 앨범 발매

    중국 베이징 중앙음악원 교수인 첼리스트 임희영이 프랑스 레퍼토리를 담은 첫 앨범을 14일 발매했다.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발매된 임희영의 ‘프렌치 첼로 콘체르토’는 생상스 ‘첼로 협주곡 1번’과 랄로 ‘첼로 협주곡’, 미요 ‘첼로 협죽곡 1번’ 등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담았다. 이밖에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 오펜바흐 ‘자클린의 눈물’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첼로 독주곡도 함께 음반에 수록했다. 그는 “이번 녹음을 통해 세 협주곡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면서 “미요의 첼로 협주곡은 저로 인해 더욱 대중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드보르작, 엘가 등 가장 유명한 협주곡들을 연주하는 것에 대한 유혹이 있었지만, 무언가 제게 아주 가깝게 느끼고 제게 의미가 많은 레퍼토리를 연주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임희영은 루토슬라브스키 국제 콩쿠르, 파블로 카잘스 국제 콩쿠르 등에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 등에서 공부했다. 파리에서는 프랑스 거장 필립 뮬러 등을 사사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음반에 대한 스승의 조언을 묻는 질문에 “아무리 준비해도 녹음하는 그 순간에는 안될 수도 있다. 음반녹음을 그날의 기록물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쇼스타코비치와 라흐마니노프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곡을 담은 앨범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임희영은 2016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의 첼로 수석 연주자가 돼 이름을 알렸고, 올해 한국인 최초로 베이징 중앙음악원 정교수로 임용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여성 해방 다룬 인형의 집, 지금 한국에 딱 맞는 작품”

    “여성 해방 다룬 인형의 집, 지금 한국에 딱 맞는 작품”

    “입센은 ‘인형의 집’을 통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도 시의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작품이죠.”서울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 연출을 맡은 러시아 연극연출가 유리 부투소프(57)는 “저에게도 이제 이 작품을 다룰 적절한 시기가 됐고, 마침 ‘인형의 집’ 안에 담긴 문제들이 한국에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 두 가지가 맞아떨어졌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5일 서울신문과 만나 “‘인형의 집’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모두 다 담고 있다”고 말했다. 부투소프는 러시아 최고 권위의 ‘황금마스크상’을 수상하는 등 러시아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꼽힌다. 2008년 한국 무대에 올린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는 원작을 뒤집는 파격적인 연출로 화제가 됐다. 그는 현재 러시아 최고 극장으로 발돋움한 모스크바 바흐탄고프 극장의 수석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형의 집’은 순종적인 여성 ‘노라’가 자신의 굴레를 깨닫고 남편과 아이들을 떠나는 여성 해방 이슈를 담고 있다. 1879년 발표 당시 유럽 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부투소프는 ‘미투 사건’ 등 국내 연극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지인들을 통해 이미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일본 위안부 문제 등을 예로 들며 “(한국 사회가) 여성의 자유와 지위를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하고, 다양한 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전 한국에 왔을 때보다 여성의 자유가 조금 더 커졌음을 느낀다”며 “느리게라도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부투소프는 ‘인형의 집’ 출연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배우들과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나 배우 오디션을 직접 본다”면서 “두 달 이상 배우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이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예술을 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서로 잘 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러시아에서는 연극이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부투소프가 몸담은 바흐탄고프 극장 역시 지난 시즌 관객 수가 30만명에 달했다. 그는 “모스크바에 연극전문학교가 설립된 게 100년이 넘고, 이 같은 역사가 바로 러시아 연극의 힘”이라며 “러시아로 유학을 온 한국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정말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다. 이들이 연극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한국에서도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번 공연은 6~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우디, 터키 경찰 수색 전 카슈끄지 피살 ‘은폐조’ 투입”

    “사우디, 터키 경찰 수색 전 카슈끄지 피살 ‘은폐조’ 투입”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현장을 터키 정부가 수색하기 전 사우디가 ‘은폐조’를 투입했다고 터키 매체가 보도했다. 터키의 친정부 일간지 ‘사바흐’는 카슈끄지가 살해된 지 9일이 지난 지난달 11일 사우디 정부가 독성학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은폐조’를 이스탄불에 파견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11일은 카슈끄지 피살 의혹이 한창 확산된 시점으로, 당시 사우디 당국은 카슈끄지가 멀쩡히 주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떠났다고 주장하며 그의 사망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동시에 사우디 당국은 터키 경찰의 수색을 승인하지 않았다. 사바흐는 사우디가 ‘수사팀’이라며 파견한 대표단에 화학자 아흐마드 압둘아지즈 알자노비, 독성학자 칼레드 야흐야 알자라니 등 전문가가 포함됐다고 익명의 터키 치안 당국자를 인용해 전하며 이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바흐는 이들이 터키 경찰의 수색 전에 증거를 인멸하는 등 사건 은폐 임무를 띠고 터키로 입국, 카슈끄지 살해 현장에 남은 흔적을 제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11명 일행은 10월 11일부터 이스탄불에 체류한 7일간 매일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고, 같은 달 20일 출국했다. 10월 17일에서야 사우디 정부는 터키 경찰의 사우디 총영사관 수색을 승인했다. 사우디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카슈끄지는 지난달 2일 이혼 관련 서류를 떼기 위해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실종됐다. 지난달 31일 이스탄불주 검사장실은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들어간 직후 목 졸려 살해당했으며, 시신이 토막 내어진 뒤 폐기됐다고 발표했다. 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고문인 야신 악타이는 이달 2일자 언론 기고문에서 사우디 암살조가 카슈끄지의 시신을 토막낸 뒤 산성 용액에 녹여 처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카슈끄지 아들들 간곡한 바람... “제발 아버지 시신이라도”

    카슈끄지 아들들 간곡한 바람... “제발 아버지 시신이라도”

    살해당한 사우디아라비아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두 아들이 아버지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카슈끄지의 두 아들 살라 카슈끄지(35)와 압둘라 카슈끄지(33)는 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신 없이는 가족이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면서 “우리는 아버지 시신을 가족들이 묻혀있는 메디나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살라는 “아버지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우리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 아버지는 반체제 인사가 아니었다. 그는 조국의 가능성을 믿고 조국을 사랑했던 사람”이라며 무슬림 형제단과의 연계설을 전면 부인했다. 또 “사우디 국왕이 사건에 연루된 모든 이들을 정의로 다스리겠다고 강조했다. 난 이 말을 믿는다”라고 했다. 카슈끄지가 숨진 지 한달이 지났으나 시신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이와 관련 이날 터키 친정부 매체 사바흐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카슈끄지가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된 뒤 시신이 토막 난 채 5개의 여행용 가방에 담겨 사우디 영사관에서 총영사관저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부패에 연루된 혐의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에 의해 체포돼 감금되는 등 고초를 겪고 풀려난 아랍 최고의 부호로 알왈리드 빈탈랄 사우디 왕자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 사우디 왕실이 이번 사건을 투명하게 조사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빈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라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는 “왕세자의 결백이 밝혀질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키신, 시프... 피아노 거장들 연이어 가을 리사이틀

    키신, 시프... 피아노 거장들 연이어 가을 리사이틀

    해외 유명 피아니스트들이 독주회를 열고 연이어 한국 팬들을 찾는다. 리사이틀에서는 연주자들이 직접 선곡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자신의 음악적 색깔과 철학을 관객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러시아 출신의 ‘영원한 피아노 신동’ 예프게니 키신은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국에서의 네번째 리사이틀을 연다. 그의 리사이틀은 과거 티켓 창구가 열리자마자 매진이 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앞서 세차례 리사이틀은 그해 예술의전당 최다 관객 동원을 기록하는 등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특히 2009년 연주회 때는 수십회의 커튼콜이 쏟아져 앙코르만으로 10곡을 연주해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당초 베토벤 ‘하머클라비어’ 소나타를 연주하기로 했으나 쇼팽의 녹턴과 슈만의 피아노 소나타 3번 등으로 프로그램을 바꿨다. 이밖에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등도 함께 선보인다. 일주일 뒤인 11월 4일에는 헝가리 출신의 ‘바흐 스페셜리스트’ 안드라스 시프가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찾는다. 2008년 첫 내한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고 있는 시프는 바흐와 더불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해석의 최고권위자로 꼽힌다. 90여장이 넘는 다채로운 디스코그래피를 보유한 시프는 그래미상 최우수 클래식 독주 부문상과 앨범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같은 헝가리 출신의 거장 첼리스트이자 최근 한국에서 인상 깊은 무대를 남긴 미클로시 페레니와의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베토벤 첼로 소나타 녹음 등도 큰 사랑을 받았다.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4번을 비롯해 브람스 8개의 피아노 소품과 7개의 환상곡, 바흐의 영국 모음곡 등 독일 작곡가들의 작품을 두루 선보일 예정이다. 시프는 또 3일 같은 장소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기타가 주는 희망과 용기, 내 삶을 바꿨죠” 클래식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블리치 내한

    “기타가 주는 희망과 용기, 내 삶을 바꿨죠” 클래식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블리치 내한

    “제 고국 몬테네그로는 제가 태어났을 때 전쟁중이었고 정치사회적으로 매우 힘들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 음악이 주는 희망과 용기를 기타를 통해 경험했죠.” 2011년 영국 그라모폰지 ‘올해의 젊은 아티스트’로 선정되는 등 유수의 상을 수상한 클래식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블리치가 한국 팬을 찾는다.제29회 이건음악회 무대에 오르기 위해 내한한 밀로쉬는 17일 서울 광화문 기자간담회에서 인구 60만명의 지중해 작은 나라인 몬테네그로를 소개하며 “제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의사나 변호사 등 다른 직업을 갖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그는 영화배우 같은 외모 뒤에 숨겨진 음악에 대한 사랑과 삶의 대한 진지한 태도를 나타냈다. 2년전 27회 이건음악회에 참여하기로 했던 그는 갑작스러운 팔 부상으로 내한을 취소해야 했다. 당시 ‘대타’로 나선 것은 세계적인 만돌린 연주자이자 그의 친구인 아비 아비탈이었다. “음악인으로서 부상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경험이죠. 하지만 한걸음 물러나서 몸 상태를 살피고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야할지 성찰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데뷔 이후 쉴 새 없이 달려왔던 그는 부상을 통해 오히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밀로쉬는 “부상을 극복하고 음악과 삶을 더욱 더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시절 록스타가 되기를 꿈꿨다는 그는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면서도 대중음악을 적극적으로 선곡하며 대중에게 무대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라티노’, ‘아랑훼즈’와 같은 클래식 음반에 이어 비틀스의 곡을 기타로 편곡한 ‘블랙버드: 비틀스 앨범’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저희 네번째 앨범이 ‘블랙버드’였는데, 앞서 협주곡 등을 녹음한 데 이어 제가 가진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내한 연주회에서 바흐의 ‘전주곡’과 로드리고의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등 클래식 명곡과 함께 비틀스의 ‘히어 컴스 더 선’, ‘풀 온더 힐’, ‘일리노어 릭비’ 등을 연주한다. 이번 내한공연은 19일 인천 부평 아트센터를 시작으로 고양 아람누리, 서울 예술의전당 등에서 28일까지 진행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우디 언론인 피살 진실, 그의 애플워치는 알고있다?

    사우디 언론인 피살 진실, 그의 애플워치는 알고있다?

    AP “사우디 암살팀의 고문·살해 정황 녹음 뒤 약혼녀 아이폰에 자동 동기화” 터키 당국, 사우디 총영사관 도청 의혹도 트럼프 “사우디 배후땐 가혹 처벌할 것”애플워치는 카슈끄지의 행방을 알고 있나?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 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의혹과 관련해 그가 찼던 애플워치가 진실을 밝혀줄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 건’으로 떠올랐다.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간 뒤 이 애플워치가 미궁에 빠진 내부 상황을 밖으로 ‘전송’하는 바람에 터키 당국이 파일을 확보했다고 AP통신 등이 현지 신문 사바흐를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일 카슈끄지는 애플워치를 찬 채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갔다. 총영사관에는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갈 수 없는 탓에 애플워치에 연동된 아이폰은 그의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에게 맡겼다. AP는 “카슈끄지는 그의 죽음을 애플워치로 녹음했을 수 있다”며 “그가 총영사관에 들어갈 때 애플워치의 녹음 기능을 켜 놓아 안에서 벌어진 상황이 녹음됐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의 신문, 고문, 살해 과정이 애플워치에 녹음됐고 그 파일이 아이클라우드와 밖에 있던 약혼녀가 가지고 있던 아이폰과 동기화됐다”며 “뒤늦게 이를 알아챈 사우디 암살팀이 죽은 그의 지문을 이용해 애플워치의 파일을 지웠지만 이미 동기화된 뒤였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3일 터키 당국에 카슈끄지의 피살 정황이 담긴 자료를 공유할 것을 요청했다며 “곧 그것(녹음·녹화기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기즈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사우디는 카슈끄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공식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첩보영화와 같은 보도 내용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애플워치가 어떻게 인터넷에 연결됐느냐는 점이다. 애플워치가 아이폰이나 아이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총영사관의 와이파이와 연결되거나 셀룰러 데이터통신 기능이 지원돼야 한다. 대부분 외교공관이 보안이 취약한 와이파이를 운용하지 않지만 평소 위협을 느껴온 카슈끄지가 스마트워치의 셀룰러 데이터통신 기능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있다. 이와 별개로 터키 정보당국이 총영사관을 도·감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가 배후에 있다면 “가혹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사우디 무기 판매에 대해 “우리 스스로를 벌주는 일”이라고 분리 대응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이 사우디에 군사장비 판매를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러시아나 중국에서 구입할 것”이라며 대사우디 수출 군사장비 규모가 1100억 달러(약 125조원)로 국내 45만개 일자리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애플워치는 카슈끄지의 행방을 알고 있나”

    “애플워치는 카슈끄지의 행방을 알고 있나”

    애플워치는 카슈끄지의 행방을 알고 있나?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 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의혹과 관련해 그가 찼던 애플워치가 진실을 밝혀줄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 건’으로 떠올랐다.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간 뒤 이 애플워치가 미궁에 빠진 내부 상황을 밖으로 ‘전송’하는 바람에 터키 당국이 파일을 확보했다고 AP통신 등이 현지 신문 사바흐를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일 카슈끄지는 애플워치를 찬 채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갔다. 총영사관에는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갈 수 없는 탓에 애플워치에 연동된 아이폰은 그의 터키인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에게 맡겼다. AP는 “카슈끄지는 그의 죽음을 애플워치로 녹음했을 수 있다”며 “그가 총영사관에 들어갈 때 애플워치의 녹음 기능을 켜 놓아 안에서 벌어진 상황이 녹음됐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의 신문, 고문, 살해 과정이 애플워치에 녹음됐고 그 파일이 아이클라우드와 밖에 있던 약혼녀가 가지고 있던 아이폰과 동기화됐다”며 “뒤늦게 이를 알아챈 사우디 암살팀이 죽은 그의 지문을 이용해 애플워치의 파일을 지웠지만 이미 동기화된 뒤였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터키 당국에 카슈끄지의 피살 정황이 담긴 자료를 공유할 것을 요청했다며 “곧 그것(녹음·녹화기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첩보영화와 같은 보도 내용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애플워치가 어떻게 인터넷에 연결됐느냐는 점이다. 애플워치가 아이폰이나 아이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총영사관의 와이파이와 연결되거나 셀룰러 데이터통신 기능이 지원돼야 한다. 대부분 외교공관이 보안이 취약한 와이파이를 운용하지 않지만 평소 위협을 느껴온 카슈끄지가 스마트워치의 셀룰러 데이터통신 기능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있다. 이와 별개로 터키 정보당국이 총영사관을 도·감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가 배후에 있다면 “가혹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사우디 무기 판매에 대해 “우리 스스로를 벌주는 일”이라고 분리 대응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이 사우디에 군사장비 판매를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러시아나 중국에서 구입할 것”이라며 대사우디 수출 군사장비 규모가 1100억 달러(약 125조원)로 국내 45만개 일자리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왕실과 정책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재해온 카슈끄지는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와 결혼하려고 이스탄불을 찾았다가 총영사관으로 들어간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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