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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상 수상 3개 우수사례

    대통령상 수상 3개 우수사례

    ■서울 은평구 주민참여예산제 작년 예산 132억 감액 조정… 주민제안사업 반영 서울 은평구는 주민들이 구정 살림살이를 직접 결정하는 주민참여예산제를 전국에서 가장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 은평구는 지난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주민 참여를 통해 불요불급한 예산 약 132억원을 감액 조정했으며 주민들이 선정한 주민제안사업 약 20억원을 반영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김우영 구청장이 2010년 7월 취임식에서 “보다 많은 주민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관심을 가지고 마을 발전을 위해 의견을 제출하고 관심을 가질 때 진정한 지방자치가 이뤄질 수 있다.”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은평구는 이를 위해 곧바로 주민참여 전담기구인 주민참여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주민 스스로가 주민참여 기본 조례안을 작성하도록 해 같은 해 12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주민참여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먼저 주민참여위원회에 운영위원회와 참여예산시민위원회, 분야별 분과위원회를 만들어 공무원과 주민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많은 대화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하면서 발전해 나갔다. 참여예산시민위원회에는 자치경제, 장애인, 노인, 여성·아동, 건설·환경, 복지·보건, 교육·청소년 등 7개 분과를 뒀다. 또 16개 동별로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동별 지역회의도 꾸렸다. 올해에만 약 80여 차례 회의에 3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참여예산 주민총회를 통해 주민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4개 주민제안 사업 중 주민투표를 통해 20개 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아울러 지역 내 중고등학교 학생 42명으로 청소년 참여위원회를 구성해 학생들이 교육청소년분과 예산 심의와 청소년 정책을 발굴, 건의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더욱 많은 주민의 구정 참여를 위해 지난 9월에는 전국 최초로 주민제안사업에 대한 모바일 투표를 실시했다. 모바일 투표에는 주민 1만 1080명이 참석해 주민들이 제안한 사업 중 32개 사업을 최종 선택했다. 구는 앞으로 참여예산 운영 문제점과 개선 방안,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운영 평가 보고회’와 ‘공청회’를 개최해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성화시키고 주민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부산시의 하수고도처리 공법 3년간 시범실시… 수질 개선·시설비 대폭 절감 부산시는 ‘하수고도처리 특허공법’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예산과 사업비를 절약했다. 그동안 하수 처리는 주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OD)과 물속의 부유물질(SS) 제거를 위한 2차 처리에 치중돼 왔다. 하지만 2차 처리를 통한 유기물질과 부유물질 제거만으로는 방류 수역에서의 부영양화 촉진 및 용존산소(DO) 고갈로 하천의 자정 능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따라서 방류 수역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기물뿐만 아니라 부영양화의 원인이 되는 질소와 인을 제거하는 시설 도입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공공 수역의 수질 개선과 보전을 목적으로 지역·수계별 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 기준 강화, 수질오염총량관리 대상 물질에 BOD 외 인 총량(T-P)을 추가하는 제2단계 수질오염총량제를 추진하고 2009년 11월까지 모든 공공하수처리시설에 원격감시제어시스템(TMS) 수질자동측정기기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하수도 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하수처리시설의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거시설 설치에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기존 표준활성슬러지법의 운전 방식을 일부 수정하는 운전 개선 방식과 기존 처리 공법 자체를 변경하는 새로운 고도 처리 기술을 도입하는 시설 개량 방식 등 2가지 시스템을 병행해 처리 수질을 개선하는 실험을 했다. 해운대하수종말처리장에서 3년간(2008~2011년) 시범적으로 실시한 결과 질소와 인이 크게 줄어드는 등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시설비를 대폭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시는 표준활성슬러지법을 일부 변경하는 시설 개량으로 해운대 공공하수처리시설 하수 고도 개량에 소요되는 시설비 투자 예산 164억여원을 절감했다. 혐기조 운영으로 T-P 제거 효율을 향상시켜 연간 3억 8000만원의 약품 비용도 절약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존의 활성슬러지 처리시설을 개선한 하수 고도 처리 장치와 이 장치를 이용한 고도 처리 방법’으로 예산을 절감한 것은 물론 특허기술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부산 해운대구 스마트비치 시스템 해수욕장 쓰레기투기·바가지요금·무질서 없애 부산 해운대구는 전국 최대인 해운대해수욕장에 세계 최초로 최첨단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운영해 피서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예산도 절감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올리고 있다. 해수욕장은 여름철 짧은 기간에 관광객이 몰리는 특성 때문에 무질서, 바가지요금, 쓰레기 투기 등의 고질적인 문제가 많았다. 해운대해수욕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도입한 후 이런 문제점이 해소됐다.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도입하기까지는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도입 전까지 바가지요금 근절 등을 위해 해수욕장 파라솔을 구청이 직영해 보기도 하고 공익봉사단체에 맡겨도 봤지만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또 피서객들이 해수욕장에서 현금을 소지하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없애고 각종 소지품 도난 사고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했다. 이와 함께 파라솔 운영단체들의 과열 경쟁 때문에 발생하는 호객 행위, 운영 요원들의 현금 탈루, 현금 거래 수익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없는 문제 해결도 시급한 과제였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초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도입하고 피서철에 시범 운영했다. 민간 자본 37억원이 투입됐다. 구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부채납 받을 예정이다. 시범 도입 첫해에는 파라솔 운영단체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시행 2년차인 올해는 반발이 상당히 줄었다. 이에 따라 스마트 비치 매출액도 지난해 2억 7300만원에서 올해에는 5억 1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운영단체 매출액 소득 신고 증가에 따라 부가가치세(국세)도 크게 늘었으며 대학생 아르바이트 공개 채용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줬다. 올해에는 ‘미아 발생 방지를 위한 스마트비치 큐알(QR) 손목밴드 무료 발급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김태원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장은 “스마트 비치 시스템 운영으로 파라솔, 튜브 등 각종 피서용품 대여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고 부당 요금 제로화로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시비도 근절됐다.”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제 갓 두살이 된 스마트 비치가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유치원 입학, 이번엔 ‘추첨 전쟁’

    유치원 앞 밤샘 줄서기와 같은 폐단을 없애기 위해 교육 당국이 내년도 유치원 신입생 선발 방식을 선착순에서 추첨제로 바꿨지만 이번에는 유치원 간 추첨일 담합으로 학부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근 지역의 유치원들이 신입생 추첨일을 모두 한날한시로 정하면서 최대한 많은 유치원의 추첨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하는 학부모도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추첨일 담합 의혹을 받는 유치원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일 서울·경기 지역 유치원들에 따르면 경기도 사립유치원들은 지난 1일 일제히 입학 추첨을 했다. 서울에서는 701개 사립유치원이 5일, 157개 공립유치원이 11일 추첨을 한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중복 지원을 허용하기 위해 추첨일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지만, 유치원들은 일부 인기 유치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같은 날로 추첨일을 정했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일부 지방 유치원들은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어 특정 유치원으로 몰리지 않게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한 유치원 앞에서 밤새 줄을 섰던 학부모들은 올해 여러 곳의 유치원으로 뛰어다니는 신세가 됐다.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한꺼번에 여러 유치원에 지원을 해 두고, 온 가족이 총동원되는 경우도 흔하다. 경기도 의왕시에 사는 워킹맘 오진희(35)씨도 지난 1일 둘째 아이의 유치원 추첨식에 참가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휴가를 냈다. 친정엄마와 아이들을 돌보는 베이비시터, 아이 친구 엄마까지 모두 5명이 동원됐다. 오씨가 맡은 B유치원에는 신입생 11명 모집에 181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유치원 원장이 번호가 적힌 종이쪽지를 하나씩 뽑을 때마다 환호하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고 나머지 180명의 학부모는 탄식을 내뱉었다. 다행히 오씨는 이날 친정엄마가 찾아간 유치원에서 당첨의 행운을 얻었다. 오씨는 “2년 전 첫째 아이 입학 때는 새벽 3시부터 줄을 섰는데 올해 또 맘을 졸이게 될 줄 몰랐다.”면서 “당첨이 안 된 다른 엄마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선발 방식이 달라져도 여전히 치열한 유치원 입학 경쟁은 수요보다 한참 부족한 정원 때문이다. 내년 유치원에 입학할 만 3~5세 인구는 140만여명이지만 유치원 수용 인원은 최대 61만여명, 어린이집 정원도 최대 62만여명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유치원을 당장 증설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추첨일 담합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지 공정위에 검토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1% 메달리스트·99% 들러리… 은퇴후엔 모두 부적응자”

    “1% 메달리스트·99% 들러리… 은퇴후엔 모두 부적응자”

    “한국 스포츠가 잘나간다고요? 우리는 울분을 토합니다.”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스포츠복지포럼이 주최한 국내 최초의 스포츠 정책 토크쇼가 열렸다. 스피드스케이팅 제갈성렬, 핸드볼 임오경, 테니스 박성희, 인라인스케이트 궉채이 등 세계를 주름잡았던 은퇴 엘리트 선수들이 ‘스포츠를 흥(興)하라’는 주제로 쓴소리를 토했다. 1%의 메달리스트 육성에 주력해 온 기형적인 구조, 엘리트 선수의 은퇴 쇼크, 권력에 휘둘리는 체육계 풍토 등 한국 스포츠의 곪은 속살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제갈성렬 전 춘천시청 감독은 “지자체 내부 문제로 지난해 11월 팀 해체를 통보받고 3월에 갑자기 백수가 됐다.”면서 “선수 생활 16년, 대표 감독 4년을 하고 세계 1등도 했는데 막상 사회에서 할 일은 하나도 없더라.”고 회상했다. 제갈 전 감독은 “친구가 하는 세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 벌이를 했다.”면서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땄는데 선수들 처우나 엘리트·학교스포츠 환경은 나날이 열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도 “지자체·기업의 예산삭감 1순위는 운동부”라면서 “20년간 국가대표를 하고 다섯 번 올림픽에 나갔지만 메달을 못 따면 천대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운동과 육아를 병행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여성 선수들의 임신·육아 정책도 건드렸다. 임 감독은 “2000년에 태릉선수촌 입촌을 한 달 앞두고 임신한 걸 알았다. 올림픽을 포기하고 한 달 내내 울며 방황했다.”면서 “여자 선수들은 임신은 꿈도 못 꾸고 혹시 하면 바로 은퇴”라고 꼬집었다. 출산 후 2주일 만에 코트에 복귀했고, 운동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자살 시도를 두 번이나 했던 기억도 털어놨다. 한국테니스 최초로 투어 대회에 도전했던 박성희씨는 “한국은 어렸을 때 운동만 하니까 선수로서의 정체성만 너무 강하다.”면서 “대부분 20~30대에 은퇴해 새 길을 찾는데 운동기계로 살던 선수들이 그때 사춘기처럼 자아 고민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스코틀랜드에서 ‘은퇴 선수의 방황’에 관한 박사 논문을 쓰고 지난 7월 귀국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만 좇지 말고 선수들 삶의 질을 높이고 전인적으로 발달한 선수를 배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복지포럼은 이날 나온 내용을 정리해 ▲국가스포츠 전담부서 설치 ▲한국형 스포츠 골든플랜 수립 ▲유아·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스포츠복지 ▲초·중·고 매일 체육 실시 ▲체육인 복지증진 및 처우개선 등 ‘차기정부 체육정책 10대과제’를 발표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朴, 마지막이라는데 짠하데이” … “文, 정권교체 발언에 공감”

    단상의 대선 후보들은 전국 곳곳을 돌며 때로는 격렬하게 상대를 비판하고 때로는 그럴싸하게 지역 개발을 공약한다. 지지자들의 박수가 나오기도 하고 환호도 들리지만 정작 유세를 지켜보는 일반 유권자들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서울신문 취재진은 30일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유세장 현지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이들이 후보들의 연설 내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속마음을 들어봤다. ■朴 ‘마지막 정치여정’ 강조에…50대 이상 중장년층 ‘감성’ 움직여 “저의 마지막 정치 여정을 모두 바쳐서 부산 발전으로 보답하겠다.”(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데 짠하데이. 함 찍어줘야 안 되겠나.”(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 50대 여성 상인) 박 후보는 30일 부산 유세에서 9곳을 돌며 ‘마지막 정치 여정’이라는 어구를 한번도 빼놓지 않았다. 부산·경남(PK) 지역 50대 이상 유권자들의 감성을 겨냥한 것이었다. 부산 유권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기 후반 이후 줄곧 홀대받았다는 지역적 박탈감에 싸여 있었다. 그런 탓인지 박 후보의 지역 쟁점 공약을 유독 반겼다. 반면 박 후보가 전례없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날 세워 비판하는 대목에선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오전 금정구 서동시장 유세장. 부인과 함께 옷 가게를 운영하는 이정우(52)씨는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부산 경제가 바닥에 바닥을 쳤다. 이렇게 먹고살기 어렵기는 생전 처음”이라고 했다. 박 후보가 “중산층을 70%까지 재건하고 민생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옳소!”라며 박수를 보냈다. 박 후보를 믿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래도 다른 정치인보다 내뱉었던 말을 정직하게 실천해 온 인물이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앞서 사상구 괘법동 서부버스터미널 유세에서 만난 사업가 박성진(49)씨는 가덕도 신공항, 해양수산부 부활 공약에 대해 “지역 발전 공약을 확보된 예산 범위 내에서 약속하지 않나. 믿음이 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박 후보가 문 후보와 민주당을 비판하는 대목에선 반감을 표출하는 이도 만만찮았다. 박 후보는 “문 후보가 선거운동 첫날부터 부산에 와서 저의 과거사 공격만 늘어놨다.”며 ‘실패한 과거 정권 핵심 실세’ ‘온 나라를 분열·혼란으로 몰고 간 장본인’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부전시장에서 이 연설을 잠자코 듣던 한 40대 자영업자는 “저렇게까지 안 해도 찍어줄 낀데 머하러 저런 말까지 하노.”라며 혀를 끌끌 찼다. 일부 공약에는 회의적인 반응도 보였다. 정치 검찰 청산 공약에 대해 직장인 하영진(35)씨는 “개인 의지만으론 한계가 있다.”면서 “늘 그래 왔듯 박 후보가 원칙론만 나열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부산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울산대생들에게 목도리 선물받고… 20대 젊은층 지지 한몸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파탄 공동 책임자 아닙니까.”(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먹고살기 바빠서 잘 모르겠습니다.”(울산 중구 태화시장 생선 상인) 문 후보의 30일 울산 중구 태화시장 유세 현장. 문 후보의 연설을 듣는 유권자들은 귀를 쫑긋 세우면서도 일부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유세 장소가 장터인 탓인지 “장사 잘되게 해 주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더.”라는 반응이 많았다. 유세장 옆에서 탕제원을 운영하는 김상배(47·자영업)씨는 고개를 내저었다. 김씨는 “아무리 비판해도 과거 한나라당 텃밭이어서 야당 후보는 고전할 거다.”라면서 “울산에서 야당 지지율은 20~30%뿐”이라고 귀띔했다.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묻자 “문재인이 왔는데 아무 말 안 하면 알지.”라고만 했다. 채소를 파는 김점자(66·여)씨는 연설을 들으면서 “서로 헐뜯어서 (당선)돼서 뭐하겠노.”라고 혀를 차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 유세장에서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대해 거북해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박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대구의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유세에서 문 후보는 예상치 못한 성원을 받았다. 문 후보 측은 “현재까지 가장 뜨거운 반응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유세장에서 50여m만 떨어지자 “문재인은 대구에서 안 돼. 박근혜. 박근혜.”를 외치는 시민이 일부 있었다. 안희연(51·여)씨는 “문재인은 사람은 마음에 들지만 소속된 당이 별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대학가 민심에서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됐다. 울산대 앞에 문 후보가 도착하자 한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손님의 주문을 받다 말고 스마트폰을 든 채 뛰어나가기도 했다. 울산대의 수화동아리 학생들은 흰색 털목도리와 장갑, 귀마개를 문 후보에게 선물했고 한 지지자는 울산대 앞 건널목 앞에서 스무 송이의 노란색 장미를 건네기도 했다. 지역세와 무관하게 문 후보가 20대들에게 강세를 보이는 듯했다. 울산·포항·대구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플러스] 겨울방학 알바대학생 50명 모집

    노원구(구청장 김성환) 겨울 방학 동안 구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대학생 50명을 모집한다. 모집 기간은 다음 달 4일부터 11일 오후 6시까지다. 선발된 학생은 내년 1월 4일부터 2월 7일까지 주 5일 5시간씩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일하며, 중식비 포함해 일당 2만 9300원을 받는다. 자치행정과 2116-3137.
  • [리뷰]’철가방 우수씨’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리뷰]’철가방 우수씨’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이런 삶도 있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 힘든 아이들의 후원자를 자청하며 기부천사로 살다 세상을 떠난 故김우수씨의 일생을 다룬 영화 ‘철가방 우수씨’(감독 윤학렬)는 감동보다는 교훈이 앞서는 영화다. 감동적이고 극적인 장면으로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고 소소하게 그의 일상을 그렸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고아로 지내야 했던 어린 시절과 서울역 앵벌이, 나이트클럽 광대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한 그의 삶은 고달파 보이지만, 기부천사로서의 삶을 시작한 뒤부터의 일상은 평범한 우리네와 전혀 다르지 않다. 영화 안에서 중국집 배달부로 일하는 김우수(최수종 분)는 자신의 몸 하나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좁은 고시원에 살지만 매달 자신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아이들을 후원한다. 평생 가족없이 외롭게 살아온 그에게 아이들은 후원의 대상이 아닌 친구이자 피붙이나 다름없다. 그가 아이들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곳은 다름 아닌 교도소. 우연히 작은 책자에서 후원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3남매의 사연을 접한 뒤 기부를 결심했고, 얼마 후 “감사합니다.”라는 글귀가 담긴 편지를 받은 뒤 새 삶을 살기 시작했다. 절망 외에는 가진게 없었던 그에게 희망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영화가 단순히 그의 삶에만 조명을 비추는 것은 아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고시원 사람들과의 소통, 고통스러운 삶의 순간에서도 그들에게 비치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미소는 우리 사회가 아직은 살 만하고 또 앞으로 더욱 살 만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또 다른 희망을 품게 한다. 이렇듯 ‘친절한 우수씨’는 어찌 보면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할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일상이 작은 생각 하나로 변할 수 있으며,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떠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이 영화의 독특한 특성 중 하나는 타임머신을 타듯 과거와 현재를 마구 교차하는 흐름이다. 관객들은 故김우수 씨의 삶을 설명 한 줄 없이 뒤죽박죽 쫓아가야 하는 탓에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숨을 거두기 전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자신의 인생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철가방 우수씨’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삶, 그러나 분명히 존재했던 그리고 존재할 수 있는 삶의 또 다른 모습을 제시해 우리의 현재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르바이트 부당처우, 스마트폰으로 신고

    앞으로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에서 아르바이트(알바)하는 청소년들이 부당한 처우를 당하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신고할 수 있게 된다. 알바신고센터도 내년까지 20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신문 10월 8일 자 1, 2면> 고용노동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청소년 근로환경 개선 종합대책’을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해 발표했다. 우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법 안 지키는 일터 신고해’가 다음 달 초에 보급된다. 신고 앱에는 최저임금제도와 성희롱 예방, 근로계약 등 청소년의 근로권익 보호를 위한 설명이 담겼다. 온라인을 통한 신고·상담도 강화된다. ‘1318 알자알자’ 공식 블로그(blog.naver.com/1318rjarja)와 트위터(twitter.com/1318rjarja) 등을 통해 부당 행위 신고와 상담을 진행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1388)를 통해서도 24시간 상담을 계속한다. 현재 128개 고교에 운영 중인 ‘알바신고센터’를 내년까지 200개로 확대하고, 대학생 권리 구제를 위해 대학에도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근로감독 대상 사업장도 현행 1900개에서 380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관계부처 합동 근로감독은 연 2회에서 4회 이상으로 늘린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식같은 부하의 어려움, 지나칠 수 없어”

    “자식같은 부하의 어려움, 지나칠 수 없어”

    초겨울 날씨가 시작된 가운데 예비군 지휘관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부하와 그 가정을 위해 보금자리를 마련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육군 52사단 서울 송파구 마천2동 예비군 동대장 심우정(53)씨. 심씨는 지난 7월 마천2동대로 전입한 상근예비역 장성훈(21)이병의 가정 환경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친구의 도움을 받아 단독주택에 무상으로 입주하도록 돕고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게 해줬다. 장 이병은 송파구 거여1동의 좁은 반지하 단칸방에서 아버지 장종만(51)씨와 여동생과 함께 가장노릇을 하면서 생활해왔다. 그는 3년 전 목재공장에서 일해왔던 아버지 장씨가 허리디스크로 일손을 놓게되면서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음식점 서빙, 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심씨는 “비좁고 쾨쾨한 냄새가 가득한 지하 단칸방부터 어떻게든 해결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회상했다. 심씨가 부하의 가정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는 이야기가 초등학교 동창생들 사이에 전해지자 지난 9월 그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됐다. 오토바이 수입상을 하는 한 동창생이 마천동 뉴타운 개발 예정지에 소유하고 있던 방 2개 딸린 단독주택을 이들 가족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때까지 무상으로 임대해주겠다고 한것. 지난달 20일 이들 가족이 새 보금자리로 이사하는 날, 심씨는 자비를 들여 에어컨과 싱크대도 설치해 주고 장 이병이 검정고시를 준비하도록 각종 참고서를 구해주기도 했다. 심씨는 “군에서 부하는 자식과 같고 어려운 환경에서 복무하는 병사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서 조금만 돕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장 이병은 “동대장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게돼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며 “병역을 마친 후에는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IT플러스]

    삼성 20만원대 스마트폰 출시 삼성전자는 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제) 스마트폰 ‘갤럭시 에이스 플러스’를 출시했다. 소비자들은 공기계 상태인 제품을 산 뒤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를 통해 개통할 수 있다. 가격도 20만원대로 저렴하다.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1기가헤르츠(㎓) 싱글코어 부품을 사용하고 512메가바이트(MB) 램(임시기억장치)을 탑재하는 등 하드웨어 사양은 갤럭시S와 비슷하다. LG 모기 퇴치용 에어컨 공개 LG전자는 ‘말라리아모기 퇴치용 에어컨’을 공개했다. 모기가 싫어하는 30~100킬로헤르츠(㎑) 주파수대의 초음파를 적용해 말라리아의 매개체인 암컷 학질모기를 쫓아내거나 활동성을 떨어뜨린다.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아프리카 지역 등에 특화된 제품으로, 나이지리아 이바단 의과대학에서 성능도 인증받았다. 에이수스 원도8용 제품군 내놔 에이수스가 윈도8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다. 이번에 소개된 제품은 프리미엄 컨버터블PC ‘타이치’와 트랜스포머북, 비보북, 비보탭 카테고리다. 이 가운데 컨버터블PC 타이치는 스크린 양면이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으로 구성된 듀얼 스크린 제품이다. 일렉트로룩스 코리아 청소기 일렉트로룩스 코리아가 ‘울트라원 미니’와 ‘울트라파워’ 등 청소기 2종을 시판했다. 이 가운데 울트라원 미니는 청소 성능은 그대로 갖추면서도 기존 울트라원 시리즈보다 38% 작아진 사이즈와 무게를 갖췄다. 1800W의 모터와 헤파필터로 미세먼지 0.00%를 달성했다. 모든 종류의 바닥 재질과 틈새, 침구까지 쓸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 청소기이다.
  •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빛 잃은’ 세계최대 전자상가 日 아키하바라 직접 가보니…

    [커버스토리-日 전자산업의 몰락] ‘빛 잃은’ 세계최대 전자상가 日 아키하바라 직접 가보니…

    지난 22일 오후 일본 도쿄 지요다구 아키하바라 전자상가. 23일이 근로감사의 날인 휴일이어서 3일 연속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었지만 세계 최대의 전자상가로 유명했던 아키하바라는 썰렁하기만 했다.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 겉모습과 달리 아키하바라 상가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금리 1% 12개월 할부’ ‘최저가 할인’ 등 소비자들을 잡아끌려는 광고문구가 여기저기 붙어 있지만 정작 물건을 구경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실제로 한 전자상가의 가전제품 계산대 부근에서 30여분간 서성였지만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은 3명에 불과했다. 아키하바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쏟아지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근근이 버틸 수 있었다. 아키하바라 전자제품 거리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관광버스를 점포 옆에 세워 두고 고가의 카메라 등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단골 손님’이었다. 그러나하루 몇 십대씩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버스 행렬은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본격화한 지난 9월 이후 거의 제로 상태로 끊겼다. 한때 아키하바라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던 톤 높은 중국어도 들리지 않았다. 20대 중국 여성 두 명이 대화하며 모습을 나타냈지만 이들의 행선지는 아키하바라 전자상가가 아니라 근처의 편의점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것이다. 상가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한 직원은 “이런 일은 개점 30년 만에 처음이다. 사흘간 계속되는 연휴 전날이어서 많은 고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평일과 다름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중국 단체관갱객들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외교문제라서 상인들인 우리로선 달리 대책을 세울 방법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가전제품 대형 할인매장에서도 중국인 고객은 3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이 매장 책임자는 “일본산 전자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은 아키하바라를 지탱하는 소중한 고객인데….”라며 고개를 떨궜다. 아키하바라 여러 곳에는 폐점을 알리는 문구를 써붙은 가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폐점 할인행사를 하고 있던 야마다 이치로(43)는 “20년 넘게 아키하바라에서 버텼지만 이젠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 일본 전자산업이 적자에 허덕이고 중국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아키하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인도에는 젊은 여성들이 분홍 드레스에 파란 조끼와 흰 치마를 입은 메이드 복장을 하고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손에 쥐어주며 말을 건넨다. “‘메이드 카페’에서 차 한잔 하고 가세요.” ‘메이드 카페’는 영어로 ‘하녀’ 또는 ‘가정부’라는 뜻의 ‘메이드’(maid)에 찻집이라는 의미로 ‘카페’를 갖다 붙인 신조어다. 건널목을 건너자 ‘메이드 카페’로 꽉 찬 골목이 나타났다. 전자상가로 명성을 날리던 아키하바라가 ‘메이드’의 천국이 된 셈이다. 아키하바라의 왕복 8차로 메인도로인 ‘주오도리’를 지나 뒷골목에 들어가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자제품 벼룩시장격인 곳이다. 10여 개의 노란색 상자에 담긴 중고 전자제품을 연신 주워 담고 있었다. 보이스 리코더, MP3플레이어 등 비닐에 싸인 전자제품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오랜 불황을 겪다 보니 새로운 제품보다는 값싼 중고제품을 선호하는 풍조가 이곳에도 역력했다. 일본철도(JR) 아키하바라 역사 건너편의 전자제품 할인점 ‘요도바시 카메라’로 발길을 옮겼다. 빅카메라(BIC CAMERA)와 전자 할인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요도바시 카메라에는 고객들이 제법 찾아들었다. 1층은 휴대전화 판매 코너. 몇년 전만해도 TV 코너가 1층에 자리 잡았지만, 스마트폰 열풍으로 ‘황금매장’인 1층은 휴대전화 차지가 됐다. 20여종의 스마트폰이 진열돼 있지만 고객들은 아이폰5와 갤럭시S3, 후지쯔폰을 주로 찾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지난 6월 출시된 뒤 월간 판매 순위 1위를 이어갔지만 이달 초 ‘아이폰4S’가 판매되면서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갤럭시S3를 독자적으로 취급하는 NTT도코모보다는 아이폰을 판매하는 소프트뱅크와 au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좀 더 많았다. 일본 제품은 후지쯔의 ‘애로우스’(ARROWS)와 소니 엑스페리아GX가 선전하고 있지만 갤럭시S3와 아이폰 기세에 맥을 못추는 양상이다. 일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BCN과 일본 스마트폰 인기 순위 집계 사이트인 카카쿠닷컴(kakaku.com)에서도 아이폰과 갤럭시S3가 판매 순위 1,2를 차지하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의 주류가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경영 판단을 늦게 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했다. 영상·음향·가전 매장이 몰려있는 4층에 올라가니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LG전자 제품들이 죽 진열돼 있었다. “LG 3D 영상을 체감하세요.” “가장 인기가 높은 LG 스마트폰”이라는 문구가 선명히 새겨진 플래카드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TV 매장은 LG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소니, 파나소닉, 샤프 제품들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자연스럽게 가격을 비교하며 구입할 수 있게 돼 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LG 제품의 판매가격이 일본 제품들에 비해 전혀 싸지 않았다. LG 55인치 TV는 최고 할인가로 살 수 있는 가격이 23만 9300엔(약 314만원)이었다. 파나소닉과 소니의 동일 인치 제품 가격 17만 9700엔, 13만 5500엔보다 무려 5만 9600~10만 3800엔 비쌌다. 샤프의 52인치는 12만 2200엔에 거래됐다. 판매 점원은 “LG의 3D TV는 일본 제품보다 화질이 뛰어나고, 충전하지 않는 안경 등으로 인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 제품은 싸구려라는 인식은 최소한 전자제품 매장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0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LG는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초반 크게 고전했지만 “세계에서 인정받는 제품”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끝에 콧대 높은 일본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시작했다. 민영방송인 후지TV는 23일 오후 ‘슈퍼뉴스’에서 일본시장에서도 뿌리 내리기 시작한 LG의 성공비결에 대해 ‘빠른 의사결정, 과감한 투자, 해외 사정에 맞는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파국 치닫던 文·安 단일화… 막판 절충점 도출 가능성

    파국 치닫던 文·安 단일화… 막판 절충점 도출 가능성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방식 협상이 급진전을 이루고 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22일 심야 회견을 갖고 가상 양자대결(실제조사)과 지지도 조사(비박 지지도 조사)를 반반씩 섞은 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파국으로 치닫던 두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은 절충점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본부장이 제안한 안 후보 측 최종 협상안은 소설가 황석영씨 등이 제안한 중재안과 비슷하다. 두 후보의 적합도와 가상대결을 50%씩 반영한 안이었다. 다만 문 후보 측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후보 측은 이 안을 수용했지만 안 후보 측은 “전혀 범위가 다른 것”이라며 거부했었다. 이 중재안에서 적합도를 지지도로 바꾸고 가상대결방식과 절반씩 반영하자는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적합도를 지지도로 바꾼 이유에 대해 문 후보 측이 단일화 방식 협상이 결렬되기 전, 스스로 적합도를 지지도로 바꾼 만큼 최종안에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적합도는 야권 후보로 누가 돼야 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면 지지도는 야권 후보로 누구를 더 선호하느냐라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적합도는 제3자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면 지지도는 특정 후보에 대한 주관적인 의지를 반영한 조사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지만 지지도에서는 안 후보와 문 후보가 비교적 팽팽한 상황이다. 서울신문 3차 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를 제외한 야권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는 49.4%로, 42.6%를 기록한 안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2차조사 때는 안 후보(49.6%)가 문 후보(41.7%)에게 우세를 보였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적합도에서 지지도로 양보했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마지막 순간에 중재안을 자신들에게 좀 더 유리한 방안으로 바꾼 것이다. 조사기관은 한 곳으로, 조사 대상은 박 후보 지지층을 뺀 야권 지지층으로 한정했다. 하지만 지지도와 가상대결은 범주가 달라 비교하기 힘들다는 점은 여전히 있다. 안 후보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후보 간 담판도 여전히 필요하다. 조사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들어왔을 경우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차범위는 통계적인 의미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는 오차범위 안에 있더라도 조사결과를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합의했었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이 감정싸움에 가까운 대결을 펼친 만큼 조사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나올 경우 양측 지지자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단일화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후보들이 직접 이 문제에 대해 합의하고 이를 지지자들에게 밝혀 단일화 결과에 따른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양 캠프의 세 불리기와 신경전도 계속됐다. 여성유권자, 청년 아르바이트생, 전직 경찰관, 불교인, 노동계 대표자 등은 이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안 후보 측에서도 장애인단체와 개인택시 기사모임, 교수단체 등의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안 후보 측은 올 1~11월 사이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보도 참고 자료를 내면서 본선 경쟁력에서의 우세를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 경쟁력은 야권 내의 경쟁력일 뿐, 본선 경쟁력은 아니다.”면서 “본선에서 박 후보 지지층을 흡수해 최후의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후보는 안 후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산 알바생 성폭행 사장은 징역 9년형

    충남 서산 자신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협박해 자살에 이르게 한 피자 가게 사장 안모(37)씨에게 1심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용철)는 22일 안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강간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9년에 신상정보 공개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지난 8월 8일 오후 5시 피해자에게 ‘죽이겠다’며 문자로 협박하고 같은 날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한 뒤 강제로 신체 사진을 찍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法 “자살 내몰아 죄질 나빠” 재판부는 “유부남인 피고인이 미혼인 피해자를 만나 관계를 맺은 뒤 피해자가 자신의 사촌동생을 만난다는 이유로 ‘죽이겠다’며 극도의 공포심을 야기해 피해자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한 점에서 죄질이 극도로 나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고, 당시 정황상 피해자가 사망할 것을 예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해 강간치사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지난 8월 8일 자신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여대생 이모(23)씨를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나체 사진을 찍은 뒤 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씨는 성폭행을 당한 이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 “엄벌 않다니…” 법정서 눈물 이양의 어머니 김모(50)씨는 선고 직후 법정에서 눈물을 쏟으며 “사람을 죽였는데 9년이 뭐냐. 엄벌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긴다.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고 외치며 30분간 항의했다. ‘서산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피해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법 감정보다 형벌이 적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신환 공동 대표는 “항소하면 대전지법에 서산 지역의 분위기를 알리고, 대전 시민단체와 연대해 안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등도 벌이겠다.”고 밝혔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즐거움·200개 일자리 줄 관악 스케이트장

    즐거움·200개 일자리 줄 관악 스케이트장

    서울 관악구가 유휴 부지에 스케이트장을 조성해 주민 여가활동 증진과 지역 일자리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관악구는 20일 새달 초 완공을 목표로 낙성대동 서울시과학전시관 탐구동 건립 예정부지에 야외스케이트장(조감도) 조성 사업에 착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사회적기업인 SPC가 모든 경비를 부담하고 설치·운영을 주도한다. 이에 관악구는 예산 부담 없이 5510㎡ 규모의 야외 스케이트장을 갖게 됐다. 스케이트장은 새달 8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구는 지역 내에 거주하는 대학생과 노인을 야외스케이트장 운영 인력으로 우선 채용하도록 해 약 2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얻게 됐다. 안전 및 관리요원 등 노인 일자리 60개, 매표·안전·매점관리 등 청소년 아르바이트 140개 등이다. 일부 분야 외에는 스케이트를 못 타는 사람도 지원할 수 있으며 하루 6시간 2교대로 근무하게 된다. 일자리 참여를 원하는 노인이나 대학생들은 28일까지 관악구사회적기업지원센터에 방문해 신청서를 내면 된다. 서류심사 후 면접을 거쳐 새달 3일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남보라 “성폭행 피해 소녀의 처참함 촬영 끝나도 눈물이 안 멈춰”

    남보라 “성폭행 피해 소녀의 처참함 촬영 끝나도 눈물이 안 멈춰”

    쏟아지는 성폭력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폭력 범죄는 날로 흉포화하고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폭력 가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대부분 무죄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법적 현실을 고발한 영화가 나왔다. 22일 개봉을 앞둔 ‘돈 크라이 마미’다. 지난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장애 아동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도가니’와 비견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은아 역을 맡은 남보라(23)를 지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첼리스트를 꿈꾸는 밝고 명랑한 여고생 은아는 이혼한 엄마 유림(유선)을 먼저 걱정하는 속 깊고 든든한 딸이다. 하지만 새 출발을 하려는 모녀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전학 온 학교에 적응하던 은아는 1년 유급한 같은 반 오빠 조한(동호)에게 고백하러 갔다가 조한과 어울려 다니던 동급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이후 해맑던 은아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엄마 유림은 딸이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도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이 미약한 것을 보고 직접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남보라는 왜 이처럼 쉽지 않은 역할에 도전했을까. “제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저를 선택해 주기를 바랐어요. 지금은 저에게 투자하는 단계이니까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은아의 행복했던 시절부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결국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분노하는 장면까지 여러 모습이 담겨 있었고, 은아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남보라는 개봉 전부터 성폭행 장면에만 관심을 갖는 일각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워낙 민감한 소재이다 보니까 그런 면도 있지만, 이 영화는 청소년 성폭력이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고 그 가족을 처참하게 붕괴시키는 과정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폭행 장면도 노골적으로 보여 주기보다 상상에 맡기는 부분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선정성·폭력성 등의 이유로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지만, 수위를 재조정한 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확정해 청소년들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대신 남보라는 은아의 감정선을 연기하기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읽을 때 은아가 불쌍했고 모녀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어요. 가해자 학생들에 대한 분노도 치밀었구요. 한 사람의 소중한 인생이 무너지고 평생 안고 가야 할 상처가 너무 깊고 무거워 정말 속상했어요. 촬영 때도 계속 눈물이 나고 끝나고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지만 제가 힘들수록 은아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죠.” 은아가 무너져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는 남보라는 일상이 워낙 힘들어 오히려 현장에서 연기할 때 후련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부산영화제 때 관객과의 대화에서 눈물을 쏟은 것도 촬영할 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은아를 연기하는 것은 제 감정을 소모하는 외로운 싸움이었어요. 그동안 홀로 받아들이고 꾹꾹 참아 온 감정이 울컥했던 것 같아요. 은아의 처참한 모습을 연기하면서 제 자신이 어디까지 힘들고 무너질 수 있는지 실험했던 것 같아요.” 남보라는 성폭력 가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처벌이 미약한 데 대해서도 “미성년자라고 처벌이 가벼워지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그 학생들이 미성숙한 단계에서 사건을 저지른 것은 어느 정도 고려해야겠지만, 저지른 범죄에 합당한 처벌이 가해져야 하고, 그 원인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본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밀양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 학생이 서울로 전학을 갔지만, 여러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아 결국 행방불명됐다는 기사를 읽고 안타까웠습니다.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시각도 아쉽구요. 성폭력은 특성상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피해자의 육체뿐 아니라 마음에도 큰 상처를 주는 만큼 절대로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쉽지 않은 연기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감정이 연기 인생에 큰 자산이 된 것 같다고 했다. 13남매의 둘째로 장녀인 남보라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어릴 때부터 동생들을 키우다 보니 육아에서는 달인 수준”이라면서 웃었다. 남보라는 2005년 당시 11남매의 일상을 다룬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시 촬영 날 집에 잘 안 들어갈 정도로 연예인이 될 생각이 없었어요. 원래 성격이 조용한 편이거든요.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데뷔했지만 대학 수시 모집에서 7개 대학의 연극영화과에 지망했다가 다 떨어져 대학 진학을 포기할 뻔한 적도 있었죠.” 결국 수능을 다시 치른 뒤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에 입학한 남보라는 소속사를 나오면서 연기보다 대학 생활에 매진했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던 남보라는 결국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연기라는 것을 확인하고 연극 극단에서 표 파는 아르바이트부터 다시 시작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뒤 독하게 준비했지만, 오디션에 줄줄이 낙방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MBC ‘로드 넘버 원’에 캐스팅됐다. 소지섭·김하늘 등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지만 주목받지 못하다가 올해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민화공주 역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해품달’ 이후 한동안 음식점에서 ‘공주님’ 대접을 받아 좋았다는 남보라의 고민은 동글동글한 얼굴과 다소 어려 보이는 외모. 그 덕에 아직도 누군가의 여동생, 학생, 딸 역할의 캐스팅이 많단다.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을 맡았던 그는 이제 여주인공에 대한 욕심을 조심스레 품어 본다. “그동안 힘든 역할을 많이 했으니까 정통 멜로물의 여주인공을 해 보고 싶어요. 비련의 여주인공보다는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있는 작품요. 앞으로는 외모보다 연기 잘하고 단단한 여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계약직·업무 제한… ‘아웃사이더’ 다문화 공무원

    계약직·업무 제한… ‘아웃사이더’ 다문화 공무원

    일본 출신 결혼이주여성으로 2005년 한국에 온 이사하라 유키코(36)씨는 고국에서는 공립중학교 영어교사로 일했다. 릿교대 불문학과를 나오고 영국 유학까지 다녀와 일본어, 영어, 불어, 한국어까지 능통한 인재로, 2008년부터 용산구 이촌글로벌빌리지센터장으로 일하며 외국인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내년이면 계약이 끝나 다시 취업 고민을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국내 다문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공직사회에서도 결혼이주여성 출신 등의 ‘다문화 공무원’ 채용이 늘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월 개정 지방공무원법을 공포한 이후 귀화인·북한이탈주민의 공무원 특별채용이 가능해지면서 향후 다문화 공무원 수는 본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한된 업무 영역과 열악한 처우 등으로 실험적 구색 맞추기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16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전국 지자체의 다문화 공무원은 총 43명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서울 17명, 경기 7명, 부산 5명, 경북 4명, 전남 3명, 울산 2명, 충남 2명, 대구 1명, 전북 1명, 제주 1명이다. 이들은 출신지 언어와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내·외국인의 다리 역할을 해 주민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필리핀 출신으로 현재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된 이자스민씨를 비롯 4명의 다문화 공무원을 채용해 다문화정책 개발 지원, 외국인 커뮤니티 관리, 다문화가족 고충 상담 등 업무를 맡겼다. 또 시내 7곳에 위치한 외국인 주민센터인 글로벌빌리지센터에도 다문화 공무원을 채용·배치했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다문화 정책 지원을 위해 자체적으로 다문화 공무원을 채용했다. 송파구 여성보육과에서 근무 중인 중국 출신 리홍리 주무관은 “다른 결혼이민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일을 시작했다.”며 “나 역시 같은 처지에 있으니 이들이 원하는 게 뭔지 더 잘 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다문화 공무원들이 느끼는 보람과는 별개로 이들의 처우는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전국 다문화 공무원의 고용 형태를 보면, 외국 지자체와의 인사교류 2명을 제외한 41명 전원이 계약직이다. 일정 기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전임계약직이 25명,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시간제계약직이 15명, 그 외 별정직이 1명으로, 정규직은 한 명도 없다. 이들은 또 고국에서 상당 수준의 학력·경력을 쌓고 온 경우가 많지만, 현장에서는 전공·경력과 무관하게 대부분 다문화가정 관련으로 업무가 제한돼 있다. 베트남 출신으로 국립하노이대 한국어학과 수석 졸업, 서울대 석사과정 수료 이후 지난해부터 서울시 외국인생활담당관실에서 일하고 있는 팜튀퀸화 주무관은 “처음에는 외국 출신이라고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한국사회 비정규직 문제는 내국인도 마찬가지라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시하라 센터장은 “지금의 지원 프로그램은 이민자의 폭넓은 사회 활동을 돕기에는 특정 분야에만 제한이 돼 있다.”며 “일차적으로 언어 문제가 해결된 뒤에는 능력 있는 이민자들이 전문성을 살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휴대전화 ‘한국天下’

    휴대전화 ‘한국天下’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하며 ‘세계 최고 휴대전화 업체’ 자리를 굳게 지켰고, LG전자도 구글과의 레퍼런스(기준) 스마트폰을 히트시키며 4분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세계 시장에서 1억 3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팔았다. 시장점유율은 27.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5% 이상 늘었고, 2분기(9300만대)와 비교해도 1000만대를 더 팔았다. 삼성전자가 분기 휴대전화 판매량 1억대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노키아는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1억 1350만대를 판매하며 세계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는 판매량이 8290만대에 그쳤고 시장점유율도 21.9%에 머물렀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영향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애플(미국)이 2690만대를 판매해 3위 자리에 올랐고, ZTE(중국·1600만대)와 화웨이(중국·1210만대) 등이 뒤를 따랐다. 3분기에 144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한 LG전자 역시 구글과의 합작제품인 ‘넥서스4’가 글로벌 히트 조짐을 보이자 한껏 고무돼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호주 등 7개국 ‘구글플레이’(구글의 온라인 상점)를 통해 판매한 넥서스4가 첫 회 물량이 매진됐다. 조기품절 사태로 넥서스4는 미국의 경매 사이트에서 기존 가격의 3배에 달하는 105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 넥서스4를 사려면 예약 뒤 3주가량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서스4는 안드로이드 4.2 젤리빈 운영체제(OS)를 탑재해 만든 LG전자와 구글의 첫 레퍼런스폰이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기가바이트(GB) 램(임시저장장치),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그럼에도 가격은 8GB 모델의 경우 299달러로 비슷한 사양의 다른 제품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SA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에서 3분기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12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대비 2배가량 성장한 것이다. LG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분기에 100만대 이상 LTE폰을 판매한 것은 처음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약 파는 편의점 찾기 어려워 불편”

    15일 오전 6시 30분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편의점을 찾았다. 카운터의 오른쪽에 위치한 진열대에 베아제, 타이레놀, 판피린 등 안전상비약이 4~5상자씩 진열돼 있었다. 편의점 점주는 진열된 약을 하나씩 가리키며 말했다. “어제 들여놨어요. 이건 소화제, 이건 해열제 … 진통제는 금방 나가더라고요.” 타이레놀500㎎(8정) 하나를 가지고 카운터로 갔다. 바코드를 입력하고 결제를 하자 자동 안내 음성이 들렸다. “의약품 사용설명서와 외부포장을 확인하세요.” 약과 함께 건네받은 영수증에도 사용설명서를 확인하라는 안내와 함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전화번호가 인쇄돼 있었다. 포장 상자에는 뒷면 전체에 효능과 효과, 용법과 용량, 주의사항, 부작용 등이 적혀 있었다. 15일부터 감기약, 진통제 등 안전상비의약품 13개 품목이 편의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편의점에서는 위해의약품판매차단시스템과 함께 결제 모니터나 음성 안내, 포장지 등을 통해 용법과 용량, 주의사항 등을 안내하고 있어 의약품의 오·남용에 대한 우려는 줄었다. 그러나 판매하는 편의점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아 편의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전 7시에는 종로2가에 위치한 편의점을 찾았다. 카운터 오른쪽 선반에 유리문으로 된 보관함을 마련해 안전상비약을 비치해 두고 있었다. 판피린티정(3정) 두개를 가지고 카운터로 가자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직원이 바코드를 입력했다. 금액을 확인하는 모니터 화면에 “1회 1정, 1일 3회 식후 30분 복용”이라는 글귀가 나타났다. “손님, 죄송하지만 하나만 사실 수 있어요.” 직원은 약을 하나만 건넸다. 소비자들에게 난관은 의약품을 파는 곳을 찾는 것이었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와 보건복지콜센터(국번 없이 129)에서는 읍·면·동 단위로 안전상비약을 판매하는 편의점을 안내받을 수 있다. 그러나 편의점의 이름과 전화번호만 안내될 뿐 정확한 위치는 안내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편의점의 위치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또 의약품 판매 여부를 밖에서 확인하기도 아직은 어려웠다. 편의점에서는 외부에서 볼 수 있게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지만, 실제로 스티커를 붙인 곳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한 편의점 체인 관계자는 “14일에 스티커 배포를 완료했지만 점주가 아직 출근을 하지 않은 등의 사정으로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곳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지속적으로 공지를 하고 본사 직원들이 현장에서 교육과 안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파격’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파격’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뽑아 일자리를 주는 것이 바로 양극화 해소의 길이 아닐까요.”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최근 사석에서 한 말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에서 은행권 최초로 기초생활수급자를 별도로 분류해 공채를 실시했다. 일각에서 우려를 표명했지만 조 행장은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 결과 생활 형편이 어려운 12명이 15일 최종합격 통지서를 받아들었다. 기업은행은 이날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 최종 합격자 235명을 발표했다. 당초 채용 계획은 210명이었지만 청년 일자리를 더 늘리자는 취지에서 25명을 더 뽑았다. 올 하반기 공채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전형 기준에 넣은 점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자녀와 그동안 정규직 채용에서 소외됐던 전문대 졸업자 등을 따로 나눠 채용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전형에는 모두 414명이 지원했다. 필기시험에 이어 합숙 면접, 임원 면접 등을 거쳐 34대1의 경쟁을 뚫고 12명이 최종 합격했다. 대부분이 어릴 때 부모를 잃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조손 가정 출신이거나 한부모 가정 출신이다. 시각장애인인 부모를 대신해 농사를 지으며 혼자 힘으로 대학을 졸업한 김모(25)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합격 소식에 어쩔 줄 몰라했다. 공사장 막노동 등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다 해 보았다는 김씨는 “기업은행 덕분에 부모님을 편히 모실 수 있게 됐다.”며 울먹거렸다. 조 행장은 “기초생활수급자 전형을 따로 하자고 하니까 다른 일반 전형 지원자들에 비해 학력 등 이른바 스펙이 떨어질 수 있다며 만류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면서 “솔직히 나도 내심 걱정했는데 막상 뽑아 보니 전혀 실력이 뒤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당당하게 합격한 손자손녀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내복을 사드리면 얼마나 뿌듯하겠느냐.”면서 “어서 빨리 첫 월급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대생 전형에는 482명이 지원해 10명이 합격했다. 최종 합격자들은 오는 26일부터 약 10주간의 연수를 받은 뒤 내년 2월 일선 지점에 배치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의 ‘행원 출신 첫 행장’인 조 행장은 2000명에 가까운 임직원 인사를 단 하루에 끝내는 ‘원샷 인사’로도 유명하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입에 달고 다니는 현장 중심주의자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대출사기 피해자 두번 운다

    대출사기 피해자 두번 운다

    #사례 1 최근 S저축은행에 대출 신청을 한 20대 여성 A씨는 담당 직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대출 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신용 상태를 확인해야 하니 확인비용 19만 9600원과 통장 사본, 체크카드를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S저축은행 콜센터에 전화해 보니 해당 직원이 근무 중이라는 말에 자료를 보냈다. 이틀 뒤 A씨의 계좌에는 ‘조영민’이라는 이름으로 600만원이 입금됐다가 빠져나갔다. A씨의 예금 60만원도 사라진 뒤였다. A씨는 S저축은행에 “고객 정보를 제대로 관리 안 한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소용없었다. 경찰에 신고하니 통장 대여에 따른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A씨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말이 돌아왔다. #사례 2 한 법인단체에서 사무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던 취업준비생 B씨(25·여)는 “회사 대신 (B씨 명의로) 통장과 카드 등을 만들어 주면 하루에 2만원씩 주겠다.”는 대표의 말에 정식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재직증명서 등을 만들어 통장을 개설했다. 찜찜한 기분에 일을 그만두고 해당 은행을 찾았지만 “회사 대리인으로 통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해지하려면 당시 갖췄던 서류를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답변만 들었다. 회사가 관련서류 지급을 거부했음은 물론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돈도 빼앗기고 형사처벌도 받게 돼 두 번 우는 대출 사기 피해자들이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기를 당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을’의 지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통장 및 휴대전화 명의를 빌려줬다가 전과자로 전락하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신상이 범죄에 이용됐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도 되레 처벌 대상이 될까봐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익환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관은 “명의도 재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명의 대여자도 본인 귀책 정도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면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계좌 명의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일부 배상판결을 끌어낸 사례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통장 대여 피해사례는 2010년 11건에서 지난해 63건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부터 ‘대포통장’ 명의자는 1년 안에 신규 통장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였지만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대포통장’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A씨나 B씨처럼 잘 모르고 통장을 만들어준 사례도 있지만 “급전이 필요하다.”며 통장 대여를 먼저 제안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자신 명의의 통장을 빌려주거나 넘겨주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면서 “각종 금융거래나 취업 때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융 당국의 지속적인 홍보와 금융권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2030 대한민국의 가족모습은?

    # 스물셋 어린 나이에 덜컥 임신한 김수현(45·회사원)씨는 싱글맘의 길을 택했다. 쫓겨나듯 집을 나왔지만 다행히 미혼모를 위한 국가 지원이 훌륭해 딸을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 딸은 한부모가정 전액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입학했고 각종 지원금 혜택도 풍부하게 받고 있다. 회사와 국가 노인의료지원금도 잘 나와 간암 말기인 부친을 보살피지만 큰 부담이 없다. 최근 부쩍 외로움을 느끼는 수현씨는 또 다른 로맨스를 꿈꾼다.(20년 뒤 미래 가족 모델 중 ‘느슨하지만 친밀한 가족’) # 박상미(30·여)씨는 남편의 사업이 실패해 대형마트 포장 담당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야근도 잦고 식사 시간도 불규칙하지만 번듯한 정규직을 구하긴 어렵다. 6살 아들은 어린이집을 마치면 봐줄 사람이 없어 오후 내내 마트 한쪽에서 시간을 보낸다. 친정어머니는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국가 지원이 없어 가족이 치료비와 수발 비용을 전부 부담한다. 상미씨가 직장 일, 자녀·부모 돌봄, 집안일을 책임지지만 나머지 가족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가족 부담 극대화 시나리오’) 2030년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리 가 보는 2030년 여성·가족의 미래’라는 주제로 공동 학술세미나를 열고 미래의 다양한 가족 모델을 예측했다. 전문가 60명이 가족 변동 요인 중 네 차례 델파이조사를 통해 실현 가능성이 높은 다섯 가지를 뽑은 다음 20대 이상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수용도 조사를 마쳐 최고, 최악의 시나리오도 찾았다. ●여성정책硏 시나리오 5개 작성 조사 결과 ‘느슨하지만 친밀한 가족 시나리오’가 선호하는 모델로 꼽혔고 ‘가족 생활 부담 극대화 시나리오’가 최악의 모습으로 뽑혔다. 느슨하지만 친밀한 가족 시나리오는 이상적인 가족 모델이다. 고용이 안정되고 일자리 간 임금 격차가 줄어들며 다양한 사회보장제도에 의해 사회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회다. 유아, 노인은 국가 차원에서 무상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돌본다. 가족보다 개인을 존중하는 의식도 강해져 가족구성원끼리도 여가, 취향을 존중한다.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돌봄 부담 줄여야 이상적 반면 많은 사람이 기피하는 ‘가족 생활 부담 시나리오’는 지금보다 퇴보하는 가족 모델로 꼽혔다. 직업·근무 형태별 소득 수준의 차이가 크고 정규직, 비정규직의 생활 격차도 크다. 국가가 제공하는 보육시설이 불충분해 가족이 직접 아동, 노인을 돌봐야 한다. 개인이나 사회보다 가족을 우선 가치로 삼아 가족을 위해선 희생하고 양보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하다. 장혜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사회통합정책연구실장은 “한국 최초로 가족 시나리오를 개발했는데 이 모델이 국가의 중장기 전략 및 정책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느슨하지만 친밀한 가족’을 위해 정부기관이 준비할 때”라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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