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바이올린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산업단지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유아기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05
  • 생각만으로 컴퓨터에 글자 입력… 페북 “비삽입형 웨어러블 기기 진전”

    페이스북은 30일(현지시간) 인간의 생각만으로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할 수 있는 비(非)삽입형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개발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비삽입형은 외과적 수술을 통해 기기를 체내에 심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이 이날 밝힌 것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저널에도 실렸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간질 환자 3명의 뇌에 전극을 붙인 뒤 이들이 두뇌 활동만으로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연구자들은 환자가 생각한 내용이 단어나 문구로 컴퓨터 화면에 곧장 문자로 전환돼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실시간으로 뇌파에서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해독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그 내용은 몇 가지 질문과 응답으로 제한됐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악기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환자는 피아노, 전자기타, 바이올린, 드럼, 전자악기, 아무것도 없다 등 6개 보기에서 고르는 것이다. 실험 기기는 보기 가운데 환자가 머릿속에 떠올린 한 악기를 파악해 냈다. 해독 정확도는 환자가 하는 말은 61%, 환자가 듣는 말은 76%였다. 이는 우연히 맞힐 확률인 7%와 20%보다 높았다. 페이스북은 이번 연구 결과가 심각한 뇌 손상 후 말을 할 수 없게 된 환자들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술이 곧 상용화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이 기기는 현재 너무 크고 느리고 믿을 만하지 않다”면서도 “그 잠재력은 엄청나서 우리는 이 첨단 기술을 발전시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국제대회 우승해도 정부는 냉담합니다… 청중 호응은 뜨겁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국제대회 우승해도 정부는 냉담합니다… 청중 호응은 뜨겁죠”

    김지연 지휘자, 아코디언 오케스트라 현실 말하다“국제대회 우승 이후 많이 바빠졌느냐고요? 아코디언에 대한 중앙 정부나 지자체의 인식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요. 오히려 우리 공연을 한번이라도 봤던 시민들의 인식이 확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런 분들의 성원 때문에 누적된 적자로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 아코디언 콩쿠르’에서 오케스트라 부문에서 1위로 입상한 김지연 상임 지휘자의 말이 다소 뜻밖입니다. 그가 이끌던 ‘김지연 아코디언 팝스 오케스트라’는 국제대회 우승 이후 연주 일정이 빡빡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아코디언 오케스트라 연습실로 찾아 갔습니다. 연습실에 들어서자 김지연 지휘자가 커피를 내리려 물을 끓였습니다. 그 동안 기자는 실내를 한 번 둘러 보았습니다. 보면대와 의자가 한쪽 구석에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아코디언이 들어 있는 작은 가방들도 나란히 있었습니다. 한쪽 벽에는 그동안 했던 공연포스터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단원 30명이 한꺼번에 앉아 연습하기에는 턱없이 좁아 보였습니다. 연습실에서 아코디언 오케스트라의 현실을 살짝 엿본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점?... 단원 수급이죠국내 대학에는 아코디언 전공 없어아코디언 만의 오케스트라 구성돼”김 지휘자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일까요? 이를 첫 질문으로 물어봤더니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단원 수급이 가장 힘듭니다. 단원이 개인 사정으로 쉰다든지 외국에 나가면 갑자기 공백이 생깁니다. 그러면 30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인데 빈자리를 채울 단원을 어디에서 데려올 수가 없습니다. 여기 단원 대다수는 제가 아코디언을 가르쳐 키운 사람들이거든요. 국내 대학에서 아코디언 전공이라도 있으면 조금 활성화됐을 텐데요.” 김 지휘자의 목소리는 담담합니다. 오케스트라를 생각하면 피아노·바이올린·오보에 등 여러 관악기와 현악기가 어우러진 합주가 연상됩니다. 그런데 아코디언 하나의 악기만으로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런 궁금증에 대해 김 지휘자는 “아코디언은 바이올린·바순·클라리넷·색소폰 등 여러 종류의 악기 소리를 낼 수 있기에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합니다”고 설명합니다. “아코디언 한 악기에서 여러 악기 소리뿐만 아니라 저음·중음·고음·중저음 소리까지 낼 수 있어요. 그것도 전기를 사용한 합성 소리가 아니라 풍부하고 애절한 자연의 소리를 냅니다.” 이 오케스트라 실력이야 음악 선진국 유럽에서 최우수상을 줬으니 입증이 된 셈입니다. 김 지휘자는 아코디언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저는 해마다 어머님 기일에는 산소에 가서 추모 예배를 드립니다. 그때마다 제가 아코디언을 매고 가서 연주해 드립니다. 10년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피아노 전공자라면 어떻게 들고 갈 수 있었겠어요? 아코디언이니까 아무 곳이나 들고 가 연주할 수 있고, 바이올린이나 색소폰과는 달리 반주도 되거든요.” “아코디언 매력은 아무 곳이나 연주 가능‘허그’ 연주...연주자 가슴의 울림이 소리로양손 따로따로 사용... 치매 예방에 도움”그렇지만 아코디언의 진짜 매력은 다른 데 있다고 합니다. “아코디언은 인간의 몸에 가장 가까이에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가슴으로 안고 하는 악기잖아요. 보통 ‘허그’라고 하는데, 사랑이나 관심이 없으면 허그할 수 없잖아요. 연주자의 가슴에서 나는 울림이 아코디언 소리로 표현됩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있었으나 젊은 시절 사정상 하지 못했던 이들이 퇴직 이후 많이 배우러 온다고 살짝 귀띔합니다. 노후를 대비해서 좋은 악기라고 자랑합니다. 아코디언은 왼손과 오른손을 전혀 다르게 사용하는 악기이다 보니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추켜세웁니다. “한번은 한 노신사가 아코디언을 배우겠다고 찾아왔습니다. 연세를 여쭈니 94세라고 하더라고요. 깜짝 놀라 ‘왜, 배우시려 하느냐’고 하니 이분이 ‘미국 의학지를 보는데 아코디언이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해서 왔다’고 하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조세분야에서는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도 모르는, 악보를 전혀 읽을 줄 모르는 분들도 와서 배운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 지휘자는 “아코디언은 절대로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는 아닙니다”고 단언합니다. 아코디언은 옛날 할아버지들이 시골 장터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엔 “손풍금”이라고 하였지요. 고단한 삶은 지친 동네 어르신들이 딴청을 피우시는 듯 하면서도 애절한 아코디언 멜로디에 귀 기울이셨죠. 그리곤 유흥가 뒷골목에서 연주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런 할아버지 다수는 타고난 귀와 손 감각으로 아코디언을 익혔지만, 음표도 제대로 읽을 줄 몰랐지요. 가만 보니 젊은 아코디언 연주자는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김 지휘자는 어떻게 아코디언을 배웠을까요? “20년 전쯤입니다. 그때 제가 30대 후반이었는데 교회의 한 지인이 ‘아코디언 선생님이 너무 부족하니 한번 배워서 아코디언 선생님을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제가 아코디언과 비슷한 오르간을 배운 상태였습니다. 제가 아코디언을 연주하면서도 처음 한 5년 정도는 친구들에게 이야기도 하지 못했습니다. ‘할아버지들이나 하는 악기를 왜 배우느냐’는 말을 들을까 봐 쑥스러웠던 겁니다. 이게 당시 아코디언에 대한 제 인식이었고,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었습니다.” 그는 일본 시부야음악원에 유학, 아코디언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왔답니다. “할아버지들 길거리서 연주하는 악기 치부30대 시절, 아코디언 연주한다 말도 못해고급 무대 서면 당당할 것에 클래식도 연주아코디언 인식 개선 위해 오케스트라 창단”그의 설명이 계속됩니다. “어느 날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악기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아코디언은 하면 할수록 어려우면서 매력이 있는 거예요. 이 멀쩡하고 매력적인 악기를 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할까 생각하다 고급화시켜서 당당하게 이야기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쑥스럽다는 것 자체가 제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길거리가 아닌 고급진 무대에 올라가면 빛날 것이라는 생각에 클래식을 연주하고, 결국 오케스트라 창단까지 이어졌습니다.” “2015년 11월에 창단했습니다. 창단하면서 무료 공연을 절대로 하지 말고 퀄리티를 유지하려고 유료공연을 하자고 다짐하고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습니다. 창단 기념 공연으로 디너쇼 공연을 했는데 표가 매진되었습니다. 가족들과 지인들을 모두 격려차 와 주신 덕분이었지요. 그때 저녁 식사 값이 5만 5000원이었는데 티켓을 7만원에 팔았습니다. 홍보와 조명 등등의 비용을 제하니 적자가 났습니다. 첫 공연부터 마이너스 행진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코디언 오케스트라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보니 관객 동원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중앙 정부와 공연장을 보유한 지방자치단체에도 지원이나 초청공연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지휘봉을 내던지고싶을 만큼 냉담했습니다. 나중에 선정된 단체들을 보니 다 국가와 이런저런 연관이 있더라고요. 각설이나 품바타령, 탈북 연주자도 지원하던데…. 지금은 사기업에 후원을 노크하고 있습니다. 이름있는 부자 단체뿐만 아니라 가난한 우리도 도와달라고 읍소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유료 공연이기는 하지만 해당 자치단체의 장애인이나 차상위계층 불우이웃에 대해서는 우리가 표를 사는 형식으로 초청하고 있습니다.” “아코디언 인지도 올릴 공연 지원받고자중앙정부, 지자체 모두 외면하고 냉대해‘가난한 우리 도와주세요’ 기업에 노크 中청충 호응 뜨거워...공연 계속하는 원동력”계속되는 적자를 버텨낼 장사(壯士)가 있을까요. “적자 공연인데 관객마저 외면하면 힘이 빠져서 못할 텐데, 관객들이 자꾸 성원합니다. 공연장 열기는 놀라울만큼 뜨겁습니다. 작년 11월 서울에서 공연할 때 멀리 제주도와 목포에서도 왔습니다. 그리곤 다음 공연은 언제 어디에서 하느냐고 묻습니다. 2016년 4월 공연을 마치고 로비에서 청중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노신사가 제게 다가와 고개 숙여 인사하면서 ‘이렇게 좋은 공연을 우리 순천시민이 외면해서 오지 않고 덩그렇게 비워서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에 오시면 제가 직접 홍보해서 객석을 다 채우도록 하겠습니다’고 말씀했어요. 이런 분들의 성원 때문에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콘서트이니깐요.” 적자는 김 지휘자가 호주머니를 털어서 메우고 있다 합니다. 김 지휘자는 앞으로 얼마나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랍니다. 남성라면 70세까지 지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여성이어서 앞으로 한 5년 정도 더 무대에서 지휘봉을 잡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체력이 달린다는 겁니다. “친구들이 제 공연을 보고선 ‘넌 지휘를 하는 게 아니라 춤을 춘다’고 합니다. 신이 나서 몰입하다 보면 제가 그렇게 되나 봐요. 하이힐을 신고 2시간30분 동안 지휘하면 녹초가 됩니다. 우리 대중가요 ‘황성옛터’를 지휘하다 그 가사와 저 자신, 공연이 끝나는 느낌이 오버랩되면서 그냥 넘기지 못하고 그만 울컥한답니다. “너무 울어서 관객들에게 실례가 될까 봐 이젠 황성옛터를 레퍼토리에서 빼버렸습니다.” 가장 큰 꿈은 아코디언의 인지도가 높아져 후임 지휘자에게 잘 넘겨주는 것입니다. “제 소원은 모든 단원에게 출연료를 지급하고, 저도 받고 싶습니다. 물론 개런티를 받는 단원도 몇 명 있습니다만 이분들은 어쩔 수 없이 음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입니다. 제 주머니를 털어서 드리다 보니 아주 넉넉하게 드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단원 대다수가 스스로 좋아서 개런티 없이 연주하거든요. 이 악기 무게가 12~13kg입니다. 150분 동안 꼼짝 않고 공연하기가 버거워서 그만하시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계속 나오시게 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죠.” 9월로 예정된 대전공연도 티켓판매가 걱정이라고 합니다. “사실은 클래식 음악계가 요즘 좋지 못합니다. 경기도 좋지 않은데 인지도가 낮아서… 그러나 청중들은 충분히 만족하실 겁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하이힐 신고 150분 지휘하면 체력 고갈친구들, 무대에서 지휘 대신 춤춘다 놀려단원에 개런티 지급이 소원...나도 받고파수익 없으면 오케스트라 유지될지 고민”이렇게 말하는 순간 한 여성이 김 지휘자에게 눈인사하며 들어와 작은 옆방으로 갔습니다. “모 대학교 교수인데, 정년이 2~3년 남았다고 합니다. 정년 후를 대비해서 아코디언을 배우러 오고 있습니다.” 잠시 뒤 아코디언 소리가 문밖으로 살금살금 흘러나왔습니다. 국내에서 하나뿐인 아코디언 오케스트라의 명운이 우리의 음악 현실을 말하는듯합니다. “요즘엔 아코디언 인지도가 좋아져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고 온 젊은 사람도 제법 있습니다. 개런티를 받게 되면 젊은 연주자가 받아서 이 오케스트라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수익이 나지 않으면 저처럼 사명감만 가지고 아코디언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가라고 할 수가 있나요.” 김 지휘자가 자신에게 푸념같이 말한 되물음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동안에도 귓가에 맴돕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클래식 연주자도 모르는 곡은 지루하고 졸려…‘안다 박수’도 민폐”

    “클래식 연주자도 모르는 곡은 지루하고 졸려…‘안다 박수’도 민폐”

    클래식은 유난히 편견이 많은 문화 영역이다. ‘지루하고 어렵다’ 혹은 ‘일부 계층의 고급 문화’, 심지어 ‘허세와 허영의 문화’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몇년 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조성진, 비올리니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 스타 연주자의 등장으로 클래식 공연 관객은 지속적으로 늘었지만, 클래식은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고 어려운 소수층 문화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런 편견을 깨고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유튜브·페이스북·팟캐스트로 뛰어든 ‘클래식 크리에이터 3인방’을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26일 만났다.-짤막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나웅준 “트럼펫을 연주하고 클래식 콘서트 가이드 그리고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2019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퇴근길 클래식 수업’을 쓴 나웅준입니다. 하하하~ 팟캐스트 ‘지루한 클래식’과 ‘클래식 사용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수민 “그림 그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유튜브 채널 ‘클언니’를 운영하고 있는 이수민입니다. 클래식을 잘 모르지만 즐기고픈 사람들의 모임의 리더도 맡고 있습니다.” 안두현 “본업은 교향악단 지휘자이고요, 페이스북 ‘클래식에 미치다’ 페이지를 운영하고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2년 정도 진행한 안두현입니다. -언제, 어떻게 클래식을 접하게 됐나요. 나웅준 “중학교 때 학교 서클 중에 관악부가 있었어요. 그냥 그때 음악이 좋더라고요. 트럼펫은 음악 교과서에 있는 악기 사진 중에 그냥 트럼펫 사진이 제 눈에 확 띄었어요. 그렇게 트럼펫 연주에 빠지면서 클래식 음악을 시작했죠. 집에선 음악을 반대하셨었고, 특히 당시 트럼펫은 ‘밤무대’ 이미지가 강해 싫어하셨죠.” 이수민 “저는 반대로 집안 영향이 컸어요. 어머니가 피아노를 전공하셨었는데 ‘딸이면 바이올린이다’ 이렇게 마치 모태신앙처럼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안두현 “저는 음악하는 일반적인 친구들과 다르게 인문계 고교를 다니다가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본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대한 책에 빠지면서 지휘자의 꿈을 키웠어요. 한국에서는 오케스트라 지휘에 대해 배우기 어려워 모스크바로 유학 가서 배우고 왔습니다.” -어떻게, 왜 온오프 방송을 시작했는지. 나웅준 “기존 방송이나 매체에서는 할 수 없는 얘기들을 하고 싶었어요. 클래식계의 문제점도 얘기하고 싶었고…. 연주자도 잘 모르는 곡은 지루하고 어려운 게 사실인데, 그걸 어떻게든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포장하려는 분위기더라고요. 그래서 반대로 ‘지루한 클래식’을 새롭게 풀어보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이수민 “처음에는 저를 홍보할 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아직 얼마 안 됐지만 2030 여성층에서 주로 보시더라고요. 3분 내외 짧은 영상에 제 일상을 담아서,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을 쉽게 전달하고 있죠.” 안두현 “페이스북은 같이 오케스트라 했던 친구들과 음악 정보 공유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구독자가 확 늘더라고요. 그래서 클래식 음악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하면 더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 될까를 생각하면서 키워왔습니다.” -사실 클래식이 어려운 건, 다소 경직된 공연 에티켓 때문 아닌가요. 이수민 “그렇죠. 청중의 태도가 연주회에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사실 필요한 부분이에요. 연주하면서 객석 다 보이거든요. 핸드폰을 본다거나 산만한 행동을 한다거나 하면 연주에 집중하기 어려워요. 복장은, 너무 캐주얼하지 않은 정도만 갖춰도 돼요.” 나웅준 “연주회장 가면 ‘안다 박수’와 ‘눈치 박수’가 있어요. 보통 긴 교향곡이 끝나는 지점을 아는 사람들이 자신있게 박수를 치면, 다른 관객들이 따라서 박수를 치거든요. 그런데 너무 확신에 차서 연주가 끝나자마자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를 치는 것도 좋지는 않아요. 연주가 끝나도 몇 초간의 침묵도 연주의 연장선이거든요. 지휘자와 연주자가 인사할 때 박수 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클래식을 어떻게 즐기면 좋을까요. 나웅준 “클래식은 단순히 쉽다, 어렵다 단정 지을 게 아닌 그냥 음악인 거죠. 대중가요에 익순한 사람들도 인디밴드 음악 처음 들으면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몇백년 전 유럽에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음악인데, 시대가 변해도 사람의 감정이라는 건 안 변하잖아요. 그냥 다양한 음악 중 하나로 느끼시면 좋겠어요.” 안두현 “일부러 들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어요. 클래식은 영화나 광고를 통해 알게 모르게 많이 퍼져있거든요. 쉽고 귀에 익숙한 음악부터 듣다보면 더 이해하게 되고 더 깊게 들게 될 겁니다.” -셋이 함께 준비 중인 공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수민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8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하는데 재치있고 개성 넘치는 악장에 이야기가 곁들여진 공연이에요. 굉장히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너의 노래를 들려줘’ 김세정 “팀파니 연주 위해 주 2회 레슨”

    ‘너의 노래를 들려줘’ 김세정 “팀파니 연주 위해 주 2회 레슨”

    ‘너의 노래를 들려줘’ 연우진, 김세정, 송재림, 박지연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완벽한 화합을 선보인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극본 김민주/ 연출 이정미/ 제작 JP E&M)에서 잠 못 드는 열대야를 책임질 네 명의 주연 배우가 악기 연주로 예비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를 배가시킬 예정이다. 연우진(장윤 역), 김세정(홍이영 역), 송재림(남주완 역), 박지연(하은주 역)은 각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분해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흥미롭고 리얼하게 보여준다고. 너무나도 다른 인생을 살아온 캐릭터들이 서로 사랑하고, 질투하고, 의심하는 모습으로 이야기에 풍성함을 더한다. 먼저 연우진이 맡은 장윤은 홍이영(김세정 분)에게 이브닝 콜로 잠을 재워주는 아르바이트생임과 동시에 아름다운 연주로 마음을 사로잡는 피아니스트다. 그는 “피아노 연주가 너무 어렵다”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연습 또 연습한다. 연습만이 살길이다”라며 피아노 연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과연 연우진은 어떤 로맨틱한 선율로 여심을 저격할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홍이영은 내세울 스펙 없는 팀파니스트지만 마음만은 건강해 오디션에 백 번 떨어져도 백 한 번 면접을 보러 가는 인물. 이에 김세정은 완벽한 팀파니 연주를 위해 “드라마 촬영 전에는 주 2회 정도 레슨을 받았다. 선생님께서 평소 연습할 때 팁을 많이 주셔서 연기할 때 신경을 쓰면서 하고 있다”고 말해 열정 넘치는 홍이영의 모습이 기다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려한 퍼포먼스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지휘자 남주완 역에 송재림은 “개인 레슨도 받고 드라마에 사용되는 음악을 집중적으로 연습한다”며 “개별적으로 악기가 주는 느낌을 몸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매번 고민한다”고 전해 앞으로 그가 보여줄 지휘의 색깔은 어떨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한 전율을 일으키는 바이올린 연주로 뭇 남성들을 울릴 하은주 역에 박지연은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라 활을 잡는 것도 어려웠다”며 “의욕만 앞서서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음이 안 나와 당황했지만 꾸준한 연습 결과 바이올린다운 소리를 낼 수 있어서 뿌듯하다”며 악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네 배우는 각자 다른 악기를 연주해 스토리에 더욱 풍성한 색깔을 입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이 들려줄 다채로운 음악과 개성 만점 매력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살인사건이 있었던 ‘그날’의 기억을 전부 잃은 팀파니스트가 수상한 음치남을 만나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로코 드라마로 오는 8월 5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화정책 시민 참여·실천 중요… 부천시 법정문화도시 선정되도록 최선”

    “문화정책 시민 참여·실천 중요… 부천시 법정문화도시 선정되도록 최선”

    “문화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올해말 부천시가 법정문화도시에 선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생활문화도시 부천·말할 수 있는 도시, 귀담아 듣는 도시’ 사업명으로 법정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된 경기 부천시의 손경년 문화재단대표는 2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손 대표는 고려대학을 마치고 런던 시티대학을 졸업한 후 처음 잡은 일터가 2001년 만들어진 부천 기초문화재단이었다. 창립멤버다. 당시 민간재단에서는 없던 ‘문화정책’이라는 분야를 시작했다. 부천문화재단을 만들고 3년 근무한 뒤 문체부 민간계약직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주친기획단 문화도시실장을 맡았다. 이후 강원 원주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에서 콘텐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던 중 부천문화재단과 다시 인연이 돼 문화예술본부장을 거쳐 상임이사로 근무했다. 재단 대표이사를 맡은 지 2년이 됐다. 현재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제5대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주민들의 문화 창조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10개 문화예비도시를 지정했다.문화도시 지정준비에 한창인 손 대표는“시민들이 문화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부천시의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라고 말했다. “하나는 ‘말할 수 있는 도시’로 자신의 권리를 누린다는 의미이며, 다른 하나는 ‘귀담아 듣는 도시’로 피드백을 제대로 하면서 실천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께 귀담아 듣고 함께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데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중요한 건 스스로 문화생활 조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부천시는 2014년부터 생활문화 정책에 주력해 성과도 많았다. 시민회관 지하에 방치된 공간을 리모델링해 예술전문가들의 연습공간으로 활용하고, 도서관과 강의실·연습공간이 들어 있는 부천형 문화복합공간 ‘어울마당’도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진행 중인 꿈의 오케스트라사업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베네주엘라의 엘시스떼마를 도입한 것으로, 부천시가 사업의 첫 대상지가 됐다. 150명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놀라운 오케스트라’라 불린다. 음악적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 바이올린을 비롯해 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플루트·클라리넷 등 다양한 악기를 지원해주고 있다. 또 폐소각장을 재활용한 ‘부천아트벙커B39’ 사업으로 부천시는 공공건축대상을, 부천문화재단은 공공건축특별상을 받았다. 부천시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으로 사용하던 곳이 전시·공연·문화가 공존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문화도시 선정은 오는 9~10월 심사위원들의 컨설팅을 거쳐 12월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매칭자금과 전문가 자문, 도시 간 교류, 주요사업 등을 지원받는다. 손 대표는 “문화도시 지정사업은 1대1 매칭사업으로 지원금이 200억원”이라며, “무엇보다 사업 지속가능성을 중요시하고 심사시 지자체 의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니 매칭예산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사라 장 7년 만의 전국투어… 귀가 즐겁다

    사라 장 7년 만의 전국투어… 귀가 즐겁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9·한국명 장영주)이 7년 만에 전국 순회 독주회를 연다. 22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에 따르면 사라 장은 오는 12월 17일 대구를 시작으로 20일 울산, 21일 안양, 24일 천안, 25일 동해, 27일 고양에서 독주회를 열고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지막 관객을 맞는다. 사라 장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음악회’ 무대에서 한국 관객을 만나기는 했는데, 협주가 아닌 개인 독주회를 여는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공연 1부에서는 바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 무곡’과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2부에서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 바치니의 ‘고블린의 춤’, 드보르자크의 ‘로망스’, 라벨 ‘치간’을 들려준다. 미국 출신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가 협연자로 나서 선율을 더한다. 크레디아 측은 “화려하고 정교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사라 장의 연주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공연 전반에 소나타를, 후반에 소품들을 배치하는 것은 크라이슬러나 밀스타인 같은 거장들이 즐겨 사용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호흡하고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4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은 8세 때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주빈 메타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뉴욕 필하모닉을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유명 악단과 무대에 서며 음악적 성장을 보여 왔다. 지금도 연간 100회가 넘는 공연 일정을 소화하며 화려하고 낭만적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영국 거장 네빌 마리너는 그에 대해 “내가 150년간 공부해야 할 만큼의 분량을 그녀에게서 확인한다”면서 “그는 내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천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7년 만에 전국 독주회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7년 만에 전국 독주회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9·한국명 장영주)이 7년 만에 전국 순회 독주회를 연다. 22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에 따르면 사라 장은 오는 12월 17일 대구를 시작으로 20일 울산, 21일 안양, 24일 천안, 25일 동해, 27일 고양에서 독주회를 열고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지막 관객을 맞는다. 사라 장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음악회’ 무대에 서긴 했지만, 협주가 아닌 독주회를 여는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이번 공연 1부는 바르톡 ‘루마니아 민속 무곡’과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를, 2부에서는 엘가 ‘사랑의 인사’, 바치니 ‘고블린의 춤’, 드보르자크 ‘로망스’, 라벨 ‘치간느’를 들려준다. 협연자로는 미국 출신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가 선율을 더한다. 크레디아 측은 “화려하고 정교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사라 장의 연주실력이 십분 발휘될 프로그램”이라며 “공연 전반에는 소나타를, 후반에는 소품들을 배치하는 것은 크라이슬러나 밀스타인 같은 거장들이 즐겨 사용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호흡하고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은 9세 때 링컨센터에서 주빈 메타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신동’으로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뉴욕 필하모닉을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유명 악단과 협연하며 음악적 성장을 보여왔고, 지금도 연간 100회가 넘는 공연 일정을 소화하며 화려하고 낭만적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클래식으로 떠나는 여름밤 러시아 여행 ‘최수열·조진주의 러시안 나잇’

    클래식으로 떠나는 여름밤 러시아 여행 ‘최수열·조진주의 러시안 나잇’

    차이콥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등 열정 넘치는 러시아 클래식 음악이 무더운 여름밤 관객들을 찾아온다. 뛰어난 실력의 지역 교향악단이 탁월한 음악가들과 서울 최고의 클래식 공연장에서 만나 그 의미를 더한다.롯데문화재단과 부산문화회관은 오는 8월 13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최수열 지휘,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와 부산시립교향약단 협연으로 꾸미는 ‘러시안 나잇’을 개최한다. 연주회 프로그램은 클래식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2009년 김연아 선수가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선택해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로 구성됐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은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불리는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며, 연주자와 클래식 애호가 모두에게 널리 사랑받는 작품이다. 바이올린 독주의 현란한 근대적 연주기교가 마음껏 발휘되고, 오케스트라의 풍부하고 채색적인 면이 잘 살아있는 곡이다. 차이콥스키 특유의 애수에 찬 선율에 러시아 민요를 가미해 러시아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는 호화로운 멜로디와 광대하고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색채감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페르시아 왕과 관련한 4가지 모험 이야기로 곡을 구성했다. 지휘자 최수열과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부산시향은 이미 지난 4월 교향악 축제를 통해 호흡을 맞추며 탁월한 균형감으로 수준 높은 연주를 펼친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여름 밤의 클래식 선물…두 별이 뜬다

    한여름 밤의 클래식 선물…두 별이 뜬다

    ●국제 콩쿠르서 우승한 첫 한국인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국제 콩쿠르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한국별’들이 여름밤 클래식 음악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한국 클래식 음악 위상을 높인 예술가와 함께하는 ‘클래식 히어로’ 시리즈를 기획,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0),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4)과 무대를 꾸민다. 선우예권과 임지영은 세계적 권위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첫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선우예권, 프로코피예프 연주 첫 공연은 오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우예권이 장식한다. 세계 3대 콩쿠르(쇼팽·차이콥스키·퀸 엘리자베스)에 버금가는 반 클라이번 2017년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 1위, 방돔 프라이즈 1위 등 한국인 피아니스트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 기록도 가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눈부신 기교와 특유의 서정성을 보여 줄 예정이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정치용의 지휘로 스크랴빈 교향곡 3번 ‘신성한 시’를 연주한다. 스크랴빈이 정신적·재정적 후원자를 잃고 부인에게서도 멀어져 신비주의에만 심취했던 시기 작곡한 작품이다. “낭만주의에서 신비주의의 어법으로 변화하는 그의 과도기적 작품 세계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오케스트라 측의 설명이다. ●시벨리우스와 함께하는 임지영 다음달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임지영의 바이올린이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 14세에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임지영은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클래식 팬들과 교감해 왔으며,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음악가로 성장했다. 오케스트라와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음을 맞춘다. 스산하면서도 서정성이 공존하는 북유럽 음악을 임지영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풀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차이콥스키 교향곡으로 대미 장식 오케스트라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으로 이번 ‘클래식 히어로’ 시리즈 마지막을 장식한다. 차이콥스키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혼란의 시기에 모든 감정과 경험이 녹아들어 간 자전적 교향곡이다. 오케스트라 측은 “대중성과 희소성의 가치를 균형 있게 전하기 위해 스크랴빈 교향곡 3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선택했다”면서 “두 작곡가의 복잡한 심경과 철학이 반영된 음악을 우리의 연주를 통해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창작음악 발전에 힘쓰고 있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번 시리즈에서도 한국 작곡계 두 거목 이건용의 발레 음악 ‘바리’와 이영조의 ‘아리랑 축제’로 각 공연의 서막을 연다. 두 곡 모두 한국적 정서를 잘 담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탱고의 강렬함과 재즈의 끈적함이 빚는 치유의 시간 ‘김주원의 탱고 발레’

    탱고의 강렬함과 재즈의 끈적함이 빚는 치유의 시간 ‘김주원의 탱고 발레’

    지하 2층,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30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 짙은 와인빛 조명 아래 붉은 드레스를 입은 긴 머리 여인이 나른한 표정으로 손님 없는 바를 지키고 섰다. 그녀 앞으로 검은 옷을 맞춰 입은 남녀 무용수가 서로의 심장을 맞대고 무대에 강렬한 선을 그려 나간다. 그들의 뒤에선 구슬픈 아코디언과 바이올린 선율이 깔리고 이내 끈적한 목소리의 노래가 시작된다. 좌와 우로 나뉜 이념의 전쟁터가 된 광화문은 90분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항구의 작은 탱고 클럽이 된다.한국 발레와 재즈를 각각 대표하는 발레리나 김주원(42)과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46)이 만났다. 여기에 탱고 밴드 ‘라 벤타나’가 탱고의 맛과 깊이를 더했다. 김주원이 6년 만에 예술감독을 맡고 주인공으로 출연한 뮤지컬 ‘김주원의 탱고발레-3 Minutes: Su tiempo’가 10일 공개됐다. 김주원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S시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언론 시연회)에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영철과 함께 강렬한 듀엣 탱고발레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김주원은 이번 공연에서 가상의 탱고 클럽 ‘밀롱가’를 찾아온 손님이자 무용수 역을, 웅산은 밀롱가의 주인이자 가수 역을 맡았다. 웅산과 재즈가수 유사랑이 대사와 노래로 전체 이야기를 끌어가고 김주원과 이영철, 발레리노 강준하와 윤전일 등이 춤으로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밀롱가를 찾은 여자들의 사랑과 이별의 시간들을 탱고 음악과 춤, 노래로 풀어낸다. 시연 무대를 마친 김주원은 “무대와 객석의 시선이 맞닿은 이 극장을 보자마자 탱고 밀롱가로 꾸미면 그 느낌이 그대로 나오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탱고를 떠올린 순간 웅산 언니와 꼭 같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탱고와 발레, 그리고 재즈라는 서로 다른 장르의 융합에 대해서는 “20년 이상 클래식 발레를 추면서 제 안에 녹아든 발레의 기본 덕분에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라며 “더 다양하고 많은 표현을 위해 평소에도 좋아했던 탱고 장르를 택했다”고 말했다.재즈 가수 웅산은 “이 작품 첫 리허설 때 바로 제 눈앞에서 발레로 감정을 표현하는 주원씨를 보고 압도됐고, 그냥 울고 말았다”라면서 “탱고에는 슬픔과 아픔도 있지만 슬픔의 토로 뒤에는 위로받고 새로운 희망을 얻어가는 메시지가 있다. 많은 분들에게 이런 위로의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김주원의 탱고발레-3 Minutes: Su tiempo’는 11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4일까지 이어진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설의 악기, 품다

    전설의 악기, 품다

    첼리스트 요요 마가 연주한 1712년산 다비도프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원래 20세기 최고의 여성 첼리스트로 꼽히는 재클린 뒤프레의 첼로였다. 요요 마의 ‘엘가 첼로 협주곡’이 뒤프레의 명연을 뛰어넘기는 어렵겠지만, 관객들은 그의 연주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불치병으로 요절한 천재 음악가의 천진난만했던 생전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현대 기술로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수백년 된 ‘명기’들은 유명 연주자들의 손을 거치며 명맥을 이어 간다.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도 생산연도에 따라 수억~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악기를 대선배로부터 물려받거나 기업 후원, 콩쿠르 우승 특전 등으로 품에 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자신의 비올라를 ‘앨런’이라고 부른다. 스승 앨런 이글리친의 이름을 딴 애칭으로, 비올라 몸체에는 악기 후원 재단 등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챔버 오케스트라 등에서 활약한 스승이 뇌졸중으로 연주생활이 어려워지게 된 후 자신을 부르더니 “16세기 가스파로 다 살로가 제작한 이 악기를 이어받아 쓰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때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가 이 비올라를 소유하기도 했다. 지난달 ‘디토 페스티벌’을 앞두고 만난 용재 오닐은 “상당히 집중도 있는 음색을 갖고 있어 제가 속한 에네스 콰르텟 멤버 사이에서도 악기 음색에 대한 얘기가 종종 나온다”고 말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중간 음역인 탓에 레퍼토리에 한계를 가진 것이 비올라의 숙명이지만, 용재 오닐은 스승의 악기와 함께 한국에서는 웬만한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보다도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2016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권혁주가 쓰던 1774년산 과다니니 투린을 물려받았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악기은행을 통해 연주자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하며 김봄소리에게까지 이어진 악기다. 특히 다른 바이올린보다 덩치가 조금 작은 이 악기는 얼굴이 작은 김봄소리에게는 더없이 좋은 파트너가 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너무나 좋은 소리를 내던 악기였고, 연주할 때 혁주 오빠 생각도 난다”면서 “연주자로서는 더 많은 것을 찾아낼 수 있어 오히려 악기에게 배운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봄소리는 ‘금호 악기 시리즈’ 공연을 위해 과다니니 바이올린과 함께 광화문에서 신촌으로 둥지를 옮긴 금호아트홀 연세의 첫 공연에 서기도 했다. 이 밖에도 금호영재 1기 출신인 권혁주가 쓴 많은 바이올린들이 후배인 신지아, 김동현 등으로 이어지며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고 금호아트홀 측은 설명했다.스승의 영향으로 악기를 선택한 경우는 용재 오닐 외에도 많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스승 양해엽 전 서울대 교수의 적극적인 권유로 1740년산 도미니쿠스 몬타냐나를 연주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양 전 교수를 통해 이 악기를 프랑스에서 구입했다. 3년 전 김다미가 악기 대여를 위한 재단 오디션을 볼 때 양 전 교수는 “오디션에 합격하면 유명세만 보고 ‘과다니니’ 같은 악기를 선택하지 말고 꼭 몬타냐나를 고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 바이올린은 이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1794년산 과다니니 크레모나는 연주자들 사이에서 ‘행운의 바이올린’으로 통한다. 권혁주가 2004년 칼 닐센 국제콩쿠르에서 이 악기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이후 최예은이 2006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김봄소리가 2013년 뮌헨 ARD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임지영이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1위에 올랐다. 음악계 관계자는 “과다니니 크레모나처럼 객석으로 쭉쭉 뻗는 좋은 전달력을 가진 악기는 특히 콩쿠르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차이콥스키 콩쿠르 홀린 ‘클래식 한류’

    차이콥스키 콩쿠르 홀린 ‘클래식 한류’

    한국의 청년 음악가들이 세계적 권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매혹적인 노래와 연주로 대거 입상했다. 성악 부문에서 바리톤 김기훈(27)이 2위, 바이올린 부문에서 김동현(19)이 3위에 올라 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첼로 문태국(25), 호른 유해리(23)까지 4명이 모두 각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열린 제16회 차이콥스키 콩쿠르 결선에는 한국인 음악가 4명이 진출해 모두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날 김기훈은 남자 결선 진출자 4명 중 2위에 올라 은메달과 상금 2만 달러를 받았다. 김동현은 동메달과 상금 1만 달러를 수상했다. 연세대 음악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독일 하노버 음악대학에서 석사과정 중인 바리톤 김기훈은 2015 서울국제콩쿠르 우승과 2016 뤼벡마리팀 성악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4개 부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은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201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악과에 입학했다. 러시아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콩쿠르 1위, 루마니아 제오르제에네스쿠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위를 차지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세계를 홀린 한국청년들…바리톤 김기훈, 차이콥스키 콩쿠르 은메달

    세계를 홀린 한국청년들…바리톤 김기훈, 차이콥스키 콩쿠르 은메달

    한국의 청년 음악가들이 세계적 권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매혹적인 노래와 연주로 대거 입상했다. 성악 부문 바리톤 김기훈(27)이 2위,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19)은 3위에 올랐다. 김기훈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열린 제16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남자 결선 진출자 4명중 2위에 올라 은메달과 상금 2만 달러를 받는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은 동메달과 상금 1만 달러를 받는다.이번 콩쿠르 결선에 진출한 한국인 음악가들은 김기훈과 김동현을 포함해 첼로 문태국(25), 호른 유해리(23) 등 4명으로 모두 각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첼리스트 문태국은 결선 진출자 6명 중 4위에 올랐고, 올해 처음 시행된 금관 부문에서 호른을 연주한 유해리는 결선 진출자 9명중 7위를 차지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4위부터 6위까지는 상장과 상금을, 금관과 목관 부문은 8위까지 상장과 상금을 준다. 연세대 음악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독일 하노버 음악대학에서 석사과정 중인 바리톤 김기훈은 2015 서울국제콩쿠르 우승과 2016 뤼벡마리팀 성악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4개 부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은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201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악과에 입학했다. 러시아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콩쿠르 1위, 루마니아 제오르제에네스쿠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위를 차지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5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처음 열려 4년마다 개최되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힌다. 한국인 연주자는 1974년 정명훈을 시작으로 최현수, 백혜선, 임동혁, 신지아, 손열음, 조성진, 이지혜, 박종민, 서선영, 클라라 주미 강, 김봄소리, 강승민 등이 이 대회에서 수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지젤’ 내려놓고…78년생 김지영 인생2막

    ‘지젤’ 내려놓고…78년생 김지영 인생2막

    무대를 비추던 조명이 꺼졌다. 객석에는 빨간빛과 분홍빛의 별들이 켜지기 시작했다. 다시 조명이 켜지고, 붉은 커튼 사이로 순백의 낭만 발레 드레스(로맨틱 튀튀)를 입은 가녀린 여성이 나왔다. 쏟아지는 박수갈채 속에 대형 스크린이 켜졌고, 잔잔한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영상을 지켜보던 여성의 어깨가 떨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굵고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객석의 관객들도 함께 눈물을 보이며 그녀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지영! 김지영! 브라보!!”이름보다는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무용수, ‘영원한 지젤’로 불렸던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41)이 22년 국립발레단 생활을 마감했다. 쾌청했던 하늘 사이로 굵은 소나기가 쏟아졌던 23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그의 퇴단 공연을 함께하기 위해 찾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오후 7시.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오케스트라 연주 속에 커튼이 열렸다. 중세 유럽의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순박한 시골 처녀가 건장한 체격의 귀족 청년의 구애를 받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가 국립발레단 소속으로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작품 ‘지젤’의 1막 도입부다. 1997년 당시 가장 어린 나이인 18세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김지영이 1999년 주역으로 무대에 올랐던 공연이 ‘지젤’이었다. 그는 평소 ‘지젤’을 “숙제 같은 작품”이라고 말해왔다. 만족을 모르는 그는 반복된 연습과 노력으로 김지영이 아닌, 춤추기를 좋아하고 사랑에 빠진 완벽한 지젤을 완성했고, 2011년 공연 ‘지젤’은 발레단 창단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김지영은 퇴단 공연에 앞서 “1997년 국립발레단의 첫 ‘해설이 있는 발레’의 ‘파키타’로 자신감에 넘쳐 무대에 섰던 소녀가 시간이 흘러 불혹의 나이로 국립발레단과의 마지막 무대에 선다”며 “이 순간을 항상 생각해왔고 어떻게 마무리를 할까 고민했었는데, 정작 다가오니 감사한 마음만 쌓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같이 무대에 서며 젊음을 느끼게 해줬던 우리 동료들, 그리고 오늘 이 무대를 준비해주신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님, 오랜 시간 동안 크나큰 사랑을 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오늘 제 춤이 여러분의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겨지길 바란다”고 했다. 강수진 단장은 “발레단의 대표 발레리나로, 단원들의 대표로 어쩌면 무거울 수 있었던 많은 타이틀을 내려놓고 이제는 오직 ‘김지영’으로 자유롭고 더욱 행복하길 응원한다”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지영씨는 발레단 최고의 발레리나”라고 격려했다. 10살 때 발레학원에서 처음 발레를 접한 김지영은 1997년 국립발레단 입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을 거쳐 2009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여성무용수 후보까지 오르며 세계무대가 주목하는 발레리나로 거듭났다. ‘국립발레단 대표’라는 무거운 옷을 벗은 김지영은 올가을부터는 경희대 무용학과 교수로 강단에 선다. 또 국립발레단은 떠나지만 은퇴는 아니다. 7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발레 오브 서머 나이트’ 갈라 무대 등 기회가 되는 대로 발레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해외서 빛난 클래식★ 고국의 여름밤 빛낸다

    해외서 빛난 클래식★ 고국의 여름밤 빛낸다

    세계인의 눈과 귀를 매료시키고 있는 젊은 한국 음악가들이 잇달아 고국의 밤을 수놓는다. 독일 명문 악단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의 종신수석 플루티스트 조성현(29)에 이어 세계적인 명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첫 여성 종신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27)이 차례로 한국 클래식 팬들을 찾는다. 두 사람은 모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음악영재 발굴·육성 프로그램 ‘금호영재콘서트’ 출신이다. 20일 서울 연세대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조성현이 ‘금호아티스트-숨´ 무대를 꾸민다. 그는 2013년 베를린 필하모닉의 카라얀 아카데미에 입단해 평소 우상이던 플루티스트 엠마누엘 파후드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다. ‘독일 vs 러시아’를 주제로 1부 ‘독일’에서는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된 클라라 슈만의 로망스와 브람스 클라리넷 소나타 2번을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편곡 버전으로 연주한다. 2부 ‘러시아’ 무대에서는 차이콥스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렌스키의 아리아와 프로코피예프의 플루트 소나타 D 장조를 선사한다. 피아니스트 문재원이 조성현의 숨결에 선율을 더한다.7월 4일에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같은 무대에 오른다. 이지윤은 2017년 보수적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악장이 된 뒤 지난해 5월에는 단원들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종신악장에 올랐다. 현지 언론은 “400년 역사 속에 한 번도 여성이 이 자리에 오른 적이 없으며, 누구도 이렇게 어린 나이에 오른 적은 없었다”면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목소리를 완벽히 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윤은 이번 한국 연주회에서는 그의 첫 솔로 앨범에 수록된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안 모음곡을 시작으로 야나체크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등을 연주한다. 독일 ARD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벤킴이 호흡을 맞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유진 박, 매니저에게 또 6억원 사기당해”

    “유진 박, 매니저에게 또 6억원 사기당해”

    소속사로부터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은 것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샀던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44)이 최근까지 함께했던 매니저에게도 거액의 사기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유진 박의 매니저 김모(59)씨를 사기·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센터 측은 김씨가 유진 박의 명의로 1억 800만원가량의 사채를 빌려 쓰고 출연료 5억 600만원을 횡령했다고 고발장에 적시했다. 또 김씨가 유진 박 소유의 부동산을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팔아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현재 김씨는 유진 박과 일하지 않는 상태다. 김씨는 1990년대 유진 박이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전성기를 구가할 때 함께 일했고 유진 박이 어려움을 겪은 이후 다시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 박은 미국 명문 줄리어드음대를 졸업한 이후 현란한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한편 유진 박은 2009년 조울증(양극성 장애) 등을 앓으며 이로 인해 소속사 관계자들로부터 오랜 기간 폭행과 감금을 당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사건은 무혐의 종결됐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장애인인권센터에서 유진박 매니저 고발한 이유는?

    장애인인권센터에서 유진박 매니저 고발한 이유는?

    과거 소속사로부터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았던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바뀐 매니저에게 또 착취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10일 유진박의 현 매니저 김 모씨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센터는 고발장에서 매니저 김씨가 유진박 명의로 약 1억800만 원어치 사채를 몰래 빌려 쓰고, 출연료 5억600만 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유진박의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팔아치워 시세 대비 차액만큼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유진박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MBC로부터 대부분 자료를 넘겨받아 고발장을 작성했다. MBC는 다큐멘터리 제작 도중 유진박이 이 같은 상황에 놓인 사실을 알게 돼 고발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지검은 서울 강서경찰서에 수사를 지휘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유진박은 미국 줄리아드음대 출신으로, 1990년대 현란한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는 등 심신이 쇠약해졌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그를 폭행 또는 감금하고 착취를 일삼았다는 소문이 확산해 충격을 안겼다. 이번에 고발당한 새 매니저 김 씨는 1990년대 그가 전성기를 누리도록 도왔고, 여러 어려움을 겪은 이후 다시 만나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유진박 또 사기·착취 당해” 매니저 수사…MBC가 고발 도와

    “유진박 또 사기·착취 당해” 매니저 수사…MBC가 고발 도와

    과거 조울증(양극성 장애) 등을 앓으며 소속사로부터 학대라 할 수 있는 대우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안겨줬던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44)이 새 매니저에게서도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유진박의 현 매니저 김모(59)씨를 사기와 업무상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센터는 고발장에서 매니저 김씨가 유진박 명의로 약 1억 800만원어치의 사채를 몰래 쓰고, 출연료 5억 600만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유진박의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팔면서 시세 대비 차액만큼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고 센터는 고발장에 적시했다. 센터는 유진박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MBC로부터 대부분의 자료를 넘겨받아 고발장을 작성했다. MBC는 다큐멘터리 제작 도중 유진박이 이같은 상황에 있는 것을 알게 돼 고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서울 강서경찰서에 수사를 지휘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 명문 줄리아드음대를 졸업한 유진박은 1990년대 현란하고 세련된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팝가수 고 마이클 잭슨 방한 콘서트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연주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후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는 등 심신이 쇠약해졌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이를 노리고 그를 폭행·감금하고 착취를 일삼았다는 소문이 확산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고발당한 새 매니저 김씨는 1990년대 유진박이 전성기를 누리도록 도왔고, 유진박이 여러 어려움을 겪은 이후 다시 만나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통계학으로 풀어낸 베토벤 작곡의 비밀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통계학으로 풀어낸 베토벤 작곡의 비밀

    ‘클알못’(클래식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천재’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이름과 곡 하나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서양 고전음악을 연구하는 음악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의 음악적 구조와 작곡 스타일 등을 분석한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디지털인문학연구소 디지털인지음악학실험실 연구팀은 베토벤이 작곡한 현악4중주 16곡을 디지털화한 다음 분해해 통계적 방법으로 베토벤의 작곡 스타일과 무엇이 베토벤의 음악답게 만드는지를 처음으로 분석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7일자에 실렸다. 현악4중주는 2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가 함께 연주하는 음악으로 18세기부터 서양 고전음악의 실내악에서는 매우 중요한 양식이다. 특히 전통적 현악4중주는 교향곡처럼 규모가 큰 4악장 형식을 갖추고 있어서 연구팀은 작곡가의 스타일을 분석하기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베토벤도 1799년부터 죽기 직전인 1826년까지 현악4중주 작곡에 매달려 있었다. 연구팀은 8시간에 달하는 현악4중주 연주와 음악 이론가들이 만든 수십만개의 주석(annotation)을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했다. 분석 결과 베토벤의 현악4중주에는 100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화음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1000여가지 화음 중 베토벤이 즐겨 사용한 화음은 극히 일부이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하게 변화시켜 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 화음에서 다음 화음으로 전환이 빠르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도 베토벤 작곡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곡의 시작에 사용되는 화음에 따라 곡의 진행 형식과 연주 시간이 결정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마르틴 로마이어 EPFL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통적인 음악학 연구방식에서 벗어나 통계학적 방법으로 음악을 정밀하게 분석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많은 음악가들의 음악도 디지털 분석함으로써 음악적 특성과 작곡 스타일을 통계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dmondy@seoul.co.kr
  • 가수·뮤지컬배우 기증 악기 91점, 전문가 손 거쳐 학교 밖 청소년 품에

    가수·뮤지컬배우 기증 악기 91점, 전문가 손 거쳐 학교 밖 청소년 품에

    서울교육청, 6월 1일 악기 나눔의 날 행사 개최 서울교육청이 가수와 뮤지컬배우 등이 기증한 악기를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전달했다. 서울교육청은 28일 관악구 신림동 친구랑센터에서 ‘서울시민·학생 악기나눔’ 사업의 일환으로 그랜드전자피아노와 바이올린 등을 학교 밖 청소년 47명과 기관에 기증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기증된 악기는 가수 전인권씨와 배기성씨의 믹서와 통기타, 서울시립교향악단 강은경 대표의 바이올린과 첼로 등이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4월 15일부터 각계 인사들로부터 중고 악기를 기증받는 ‘서울시민·학생 악기나눔’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는 금난새 서울예술고 교장을 비롯해 가수 전인권·하림·배기성 씨, 뮤지컬배우 최정원 씨, 김창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 강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소설가 이외수 씨 등이 참여했다. 서울교육청은 오는 6월 1일을 ‘악기 나눔의 날’로 정하고 낙원상가에서 중고 악기가 수리를 거쳐 ‘새 악기’로 거듭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사라진 악기를 찾아서’ 행사도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조희연 교육감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시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전인권씨 싸인회와 공연 등이 펼쳐진다. 서울교육청은 기증 받은 악기를 필요로 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 서울시내 대안학교, 특수학교, 초·중·고등학교 소속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서울시민이 기증한 악기를 재기증할 예정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