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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과 신장 잇는 ‘와칸 회랑’ 뭐길래…미·중 충돌할 ‘화약고’

    아프간과 신장 잇는 ‘와칸 회랑’ 뭐길래…미·중 충돌할 ‘화약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국을 장악한 뒤 이 나라와 중국을 연결하는 ‘와칸 회랑(Wakhan corridor)’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주변 나라의 지도를 보면 굉장히 특이한 국경선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아프간 동쪽에서 위로는 타지키스탄, 아래로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북 16~22㎞, 동서 350㎞의 길쭉한 골목이 형성돼 있다. 이 회랑의 동쪽 끝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연결돼 있다. 대영제국이 러시아제국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완충 지대를 만든 외교적 책략의 산물이었다. 시곗바늘을 더 멀리 돌리면 고구려 유민 출신으로 당나라 장군이었던 고선지 가 파미르 고원 원정을 갈 때 이용하던 곳이기도 하다. 벌써 알카에다, 이슬람 국가(IS) 요원들이 영내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다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요원들도 발호할 가능성이 높다. ETIM은 위구르족 청년들이 신장에 ‘동투르키스탄’ 독립국을 세우려고 1990년 설립했다. 중국의 탄압으로 그 세력 일부가 아프간으로 넘어와 암약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힘의 공백을 틈타 회랑을 통해 신장 지구를 공격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이미 이곳 회랑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19세기 대영제국은 러시아제국과 중앙아시아 패권전쟁, 이른바 ‘그레이트 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러시아는 남하하려 했고, 영국은 저지하려 안간힘을 썼다. 영국은 러시아의 인도 진출을 우려해 길목인 아프가니스탄을 세 차례 침공한 끝에 조약을 통해 아프간과 인도(현재 파키스탄) 간의 국경을 완성했다. 대영제국은 러시아 세력과 직접 대치하지 않도록 와칸 회랑을 완충지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살 길로 제시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정부가 이 회랑의 중요성을 간과할 리 없다. 중국으로선 테러 세력의 차단과 일대일로 개척을 위한 통로이자 향후 역내 군사·경제적 패권을 위한 교두보가 되기 때문이다. 탈레반 역시 자신들에 반대하는 세력이 위구르 분리세력과 손잡는 일을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위구르의 민족주의 독립 성향이 역내에 유입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도 중국과 탈레반의 교류가 가시화하면서 두 나라의 이동 경로인 와칸 회랑의 경제적·군사적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처음에는 해발 4900m 전후의 고지대라 손대길 꺼려했다가 2008년 아프간에 주둔하던 미국과 영국이 전쟁물자 보급을 위해 이 지역을 개방해 달라고 요구하자 보는 눈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는 이 요구를 거부하고 이듬해부터 국경 10㎞ 근처까지 도로를 새로 건설하고 이동통신 중계시설도 설치했다.그러다 2013년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 회랑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경제 회랑(CPEC) 사업을 진행하면서 와칸 회랑을 통과하는 중국∼아프간 연결 도로망 건설도 결정했다. 이 도로는 북쪽 중앙아시아와의 교역을 확대하고 남쪽으로는 파키스탄 서부 과다르 항구까지 이어나갈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으로서도 중국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타르 도하의 탈레반 정치국을 이끄는 2인자이자 실질적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지난달 28일 톈진을 찾아 회담을 할 정도다. 1조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희토류 등에 대해 중국이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하일 샨힌 탈레반 대변인은 19일 CGTN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경제규모와 능력이 막대한 대국이다. 내 생각에 아프간을 재건하고 회복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현재 회랑 지역은 탈레반 근본주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이스마일파의 영향권에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은 지난달 초 사절단을 파견해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는 등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세력의 유입에 위기감을 느낀 주민들이 타지키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대거 망명을 신청하면서 조용하던 지역에 혼란이 생겨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사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물론, 조 바이든 정부도 중국의 인도 남하를 저지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당장은 탈레반과 중국의 우호적인 태도를 볼 때 긴박한 위기가 조성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역내 워낙 다양한 극단주의자들이 충돌하며 대립하면 미국과 중국이 대리전을획책할 위험성이 상존한다. 시크릿 콤파스 구경 가기
  • 바이든 “누군가가 한국 등 침략하면 우리는 대응할 것”

    바이든 “누군가가 한국 등 침략하면 우리는 대응할 것”

    “한국, 아프간과 근본 차이”“침략 당하면 미국 대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해 대만, 유럽(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나토) 등과의 동맹은 아프가니스탄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미군이 철수하면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미 A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 유럽의 동맹을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내전 상태인 것은 물론 국방력도 약한 아프간이 한국 등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또한 이들 국가가 침략이나 적대적 행위에 노출될 경우 미국이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터뷰는 지난 15일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누군가가 한국 등 침략하면 우리는 대응할 것”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나토를 사례로 들어 “누군가 나토 동맹을 침략하거나 불리한 조치를 가할 경우 우리는 대응할 것이다. 이는 일본, 한국, 대만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군 주둔 등을 통한 미국의 안보 역할에 대한 신뢰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을 불식시키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비슷한 맥락의 언급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한미군 감축 의향이 없다고 밝히면서 나왔다. 그는 “(바이든)대통령이 거듭 말했지만, 한국과 유럽 등에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은 전혀 없다”며 “한국, 유럽 등에는 내전 중이 아니더라도 외부 적으로부터 동맹 보호를 위해 오랜 시간 (미군이)주둔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아프간에서 우리가 제시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언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유력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20년여 전 아프간 전쟁을 수행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국무장관을 지냈던 콘돌리자 라이스는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한국전쟁(6.25전쟁) 종료 후 미군이 수십년 동안 주둔해온 한국의 사례를 들며 “미군이 아프간에서 너무 빨리 철군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탈레반,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이 변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말하겠다. 나는 그들이 국제 사회에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는 것을 원하는 지에 대해 일종의 실존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떠나려는 미국인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해 줄 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의 아프간 철군 시한으로 정한 이달 31일까지 모든 미국인을 철수시키도록 노력하겠지만 만일 이후에도 남은 미국인이 있다면 미군이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했다.
  • 미군 수송기 매달렸다가 떨어져 숨진 19세 아프간 축구선수

    미군 수송기 매달렸다가 떨어져 숨진 19세 아프간 축구선수

    아프가니스탄 당국이 카불 공항을 떠나는 미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지상으로 추락해 숨진 사람 가운데 젊은 축구선수가 포함돼 있었다고 공식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자키 안와리(19)인데 카불 시내 에스텔글라 고교 축구선수로 재능을 인정받아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뛴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국은 그가 언제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지난 15일 카불이 이슬람무장조직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지기 직전부터 수천명이 카불 공항에 몰려들어 서구 국가로 피신하겠다며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다음날 미군 수송기가 활주로를 계류할 때 수백명이 기체에 오르려고 뛰어 뒤를 따르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는데 당시 적어도 두 명이 지상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는 모습이 세계인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미 공군도 문제의 수송기가 카타르에 도착한 뒤 랜딩기어에서 숨진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며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프간의 신체교육과 스포츠 지도부는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안와리의 죽음을 알렸다. “천국에서라도 푹 쉬고 가족들과 친구들, 스포츠 동료들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라.” 소셜미디어에도 그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기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인스타그램에 “그가 떠난 것은 커다란 슬픔”이라면서 “너에 대한 기억은 항상 내게 간직 돼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현재 카불 공항에는 미군 4500명 가량이 임시로 통제하고 있는데 탈레반이 공항 바깥에서 여행 서류를 제시한 사람들만 들여보내는데 서류를 제시한 사람들조차 공항 안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해서 사람들은 담장 위로 어린이들을 들어올려 넘겨 아이들만이라도 이 나라를 뜨게 하겠다며 생이별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 정책을 옹호하려고만 하고 있다. 그는 전날 A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혼돈 없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계속 들긴 한다. 난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자국민과 서구행을 바라는 아프간인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필요하면 탈레반과 합의한 철수 시한인 오는 31일을 넘겨서라도 미군 병력이 아프간에 머물러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인종·민족·젠더 따라 갈라진 집단… 나와 다르면 ‘적’일 뿐!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인종·민족·젠더 따라 갈라진 집단… 나와 다르면 ‘적’일 뿐!

    정치적 부족주의/에이미 추아 지음/김승진 옮김/부키/352쪽/2만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했다. 2001년 9·11 테러를 기화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지 20년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전쟁을 “반복해서는 안 되는 실수”라 규정하면서도, 철수의 주요 이유로 아프간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들었다.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혼란상을 극복하고자 이슬람법에 따른 엄격한 사회 통제와 여성 억압도 바꾸겠다고 밝혔다. 실천은 미지수지만, 어쨌든 아프간의 운명은 이제 그들의 손으로 돌아갔다. 국제분쟁 전문가 에이미 추아는 어쩌면 낡은 키워드가 되어 버린 부족주의를 세계 변화의 전면에 내세운다. 물론 앞에 붙은 ‘정치적’이라는 단어가 이 책을 이해하는 핵심 요소이긴 하다. 미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로 세계를 바라봤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대립과 혐오는 좌우 이념 대립이 아니다. 이념은 사회주의 국가 몰락 이후 거의 사라졌다. 집단 혹은 소속 본능이 이를 대체했다. 적절한 사례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미국은 두 종류의 정치적 부족이 존재한다. 하나는 ‘스스로를 세계 시민으로 인식하는 도시, 연안 지역 엘리트 계층’이고, 하나는 ‘교육 수준이 낮고 애국적인 농촌, 중서부, 노동자 계급의 백인’이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러스트 벨트 지역 사람들이 후자의 부류다. 두 정치적 부족을 확실하게 나눈 것은 경제적 불평등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을 견인하는 것을 ‘번영 복음’(prosperity gospel)이라 한다. 부자가 되는 것은 신의 뜻이라는, 한참 오래된 이념 아닌 이념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번영 복음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가진 것 없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신의 축복이 함께하는, 희망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어젠다와 교묘하게 연결된 이 번영 복음은 보수주의자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호재다. 정치적 부족주의는 미국 내에서만 끝나지 않고 세계를 향해 돌진한다. 인종, 민족, 젠더, 성적 지향 등에 따라 집단 정체성은 더욱 세분화하고, 세계 곳곳에서 이들은 대결 구도를 만든다. 언론은 그 대결구도를 밑천 삼아 기사 팔기에 여념이 없다. 저자는 책을 통해 미국적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지만, 세계 어디에 적용해도, 심지어 우리나라에 적용해도 어색하지 않은 상황들을 보여 준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지나치게 부족을 강조하다 보니 사회가, 나아가 세계가 온통 극과 극의 대결 장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아직 미국인 1만여명 남았다… 바이든 “미군 주둔 연장”

    아직 미국인 1만여명 남았다… 바이든 “미군 주둔 연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미국이 자국민과 현지인 조력자 등 수만명에 대한 긴급 대피작전에 들어갔지만, 이 과정에서 아비규환의 혼돈과 공포가 나타나고 있다. 19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을 빠져나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는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이다. 미군은 수천명의 병력을 이곳에 배치해 자국과 동맹국 외교관 및 일반국민, 자국에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 등을 C17 군용 수송기 등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영국, 독일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도 자국 비행기를 투입해 협력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 내 미국인은 약 1만 1000명, 아프간인 조력자는 8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공항 안팎의 사정으로 대피 작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오전 3시부터 24시간 동안 아프간을 떠난 사람은 약 2000명에 그쳤다. 이는 당초 목표로 삼았던 하루 5000~90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미국 여야 의원 40여명은 오는 31일로 설정돼 있는 미군 철수 시한에 구애받지 말고 미국과 동맹국 시민은 물론 아프간 현지인이 모두 대피할 때까지 현지 주둔을 계속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ABC 방송 인터뷰에서 “아프간에 미국인이 남아 있다면 우리는 그들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미군이 장악한 공항 내부에 비해 외부 사정은 한층 더 불안하고 유동적인 상황이다. 탈레반은 도로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놓고 공항 진입을 방해하거나 차단하고 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자국민 등에게 카불 공항까지 안전한 통행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경보를 발령하며 스스로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탈레반이 ‘외국인은 예스(Yes), 아프간인은 노(No)’라는 기준을 정해 놓고 아프간인의 공항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CNN은 미국 입국 허가증을 보여 줬는데도 공항에 들어가지 못한 현지인의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이는 가뜩이나 무책임하게 아프간 철군을 결정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해 있는 미국에 크게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자국에 협력한 현지인들을 탈레반 치하에 방치해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도왔던 사람들을 도울 도덕적 의무가 있다”면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원하는 수준에 가까이 가지 못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개별 국가뿐 아니라 유엔 직원들도 위험을 피해 아프간을 빠져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카불에서 근무하는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약 300명 가운데 인도주의 구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제외한 약 100명이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 미 전문가 “북한 문제, 아프간 사태로 우선순위 더 밀릴 것”

    미 전문가 “북한 문제, 아프간 사태로 우선순위 더 밀릴 것”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미 협력방안 모색’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인해 미국 내에서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더욱 밀리게 됐다는 미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19일 통일연구원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한미 싱크탱크 공동세미나에서 “아프간 철군으로 피랍사태나 난민사태 등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향후 몇 개월간 북한의 우선순위는 그만큼 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악화 등으로 대북 협상의 중요도가 더 밀리는 상황이라며 북미관계는 “단기, 중기적으로는 굉장히 비관적”이라고 전망했다.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미측 수석 협상 대표와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교수도 현실적으로 현 상황에서 북미 대화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갈루치 교수는 “조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시작하게 되면 미국 내부적으로 공화당의 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든 간에 양보로 비춰지기 때문에 비판을 피할 방법이 없다. 이게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비핵화 목표에 대해서도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사실 좀 잊어야 할 것 같다”면서 어떤 형식으로든 대화 재개를 위한 실용적 입장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 관련 기술을 지하드나 테러리스트 단체 등 어떤 세력에게도 판매하지 않도록 하는 목표를 달성한다면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미국 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제재 해제나 완화, 관계 정상화, 평화, 경제지원 등 북한이 원하는 부분을 다루지 않고서는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동시 행동을 불러오기 위한 선제적 마중물로 인도적 지원을 통 크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3주년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삼아 북미 간 비밀접촉 및 협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공유할 수는 없지만, 한미 간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협력 등 다양한 대북 관여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북한을 대화로 나오도록 이끄는 방법이 무엇이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 등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수준의 인센티브를 줄지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필사의 아프간 탈출 속 美 수송기 바닥에 곤히 잠든 소년

    필사의 아프간 탈출 속 美 수송기 바닥에 곤히 잠든 소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가기 위한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곤히 잠든 한 아프간 소년의 사진 한 장이 잔잔한 울림을 주고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미 군용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3에 누워 잠을 자고있는 소년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18일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탈출한 이 소년은 수백 여명이 가득찬 수송기의 차가운 바닥에 누워 곤히 잠자고 있다. 특히 미 군복을 덮고 잠든 모습이 인상적으로 이 사진은 미 공군이 촬영해 언론에 제공했다. 어른들의 싸움에 고통을 겪는 어린이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주는 셈. 다만 이 사진이 의미하는 것처럼 '미군의 군복'은 항상 따뜻하지는 않았다. 미군 철수 과정에서 대혼란이 벌어지면서 이곳을 탈출하려는 여러 아프간인들이 희생됐기 때문이다. 특히 수송기 C-17에 매달린 수많은 아프간 사람들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 정부는 초당적인 비판의 대상이 됐다.이에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8일 ABC와 단독 인터뷰에서 철군에 따른 혼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항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든 혼란 없이 아프간에서 (미국이) 빠져나올 방법은 없었다”면서 "우리는 카불 공항을 장악해야 했고,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몰랐던 것 중 하나는 탈레반이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무언가를 할 것이라는 점이었다”며 “그러나 그들(탈레반)은 협조하고 있다. 미국 시민과 대사관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지만 우리를 도왔던 아프간 사람들을 탈출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미국 “9월부터 모든 국민에 부스터샷”

    미국 “9월부터 모든 국민에 부스터샷”

    미국이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을 시작한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대상으로 2회차 접종이 끝난 후 8개월이 지난 모든 미국인이 대상이다. 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재닛 우드콕 식품의약국(FDA) 국장 대행,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 등은 18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9월 20일 시작하는 주부터 모든 미국인에게 부스터샷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라고 밝혔다. 성명은 “알려진 데이터를 보면 코로나19 감염 보호 효과가 첫 백신 접종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점이 매우 분명하다”며 “델타 변이 지배와 맞물리면서 경증과 중간 정도 질환 보호 효과는 줄어든다는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 중증, 입원, 사망을 막는 것이 앞으로 몇 달 내에 감소할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백신이 유도하는 보호를 극대화하고 내구력을 연장시키려면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3월부터는 얀센 백신 보급도 시작했다. 이날 현재 1억 6889만명(전 국민의 50.9%)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하루 11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4차 대유행기에 접어들었다. 미국에선 최근 신규 확진자의 98.8%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번 부스터샷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대상이다. 2회차 접종을 끝낸 지 8개월이 지난 모든 사람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은 부스터샷 역시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모든 미국인이 접종하기에 충분한 양의 백신이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아직 한 번도 맞지 못한 다른 나라 국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미국이 접종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부스터샷을 위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다른 나라에 공급되는 백신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WHO 소속 마이클 라이언 박사는 선진국의 부스터샷을 “다른 사람은 구명조끼 하나 없이 익사하도록 내버려 두면서 구명조끼를 이미 가진 사람에게 구명조끼를 추가로 지급”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미 정부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 가장 많은 백신을 기증했고, 앞으로 백신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첫 번째 접종을 할 때까지 미국이 (부스터샷인) 세 번째 접종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 일부 세계 지도자들이 있다는 걸 안다”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6월 전 세계에 백신 1억 도스를 기증했다”며 “세계 모든 나라가 기증한 백신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 “수송기에 미국인만 태웠어야”…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 발언 논란

    “수송기에 미국인만 태웠어야”…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 발언 논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인 640여 명을 태운 미국 수송기의 사진을 올리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8일 SNS에 아프가니스탄인 수백 명을 태운 미 공군 C-17 수송기 내부 사진과 함께 “이 비행기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아닌) 미국인들로 가득 차 있어야 했다. 아메리카 퍼스트!” 라는 글을 올렸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에도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 군 병력을 철수시키기 전 미국인을 대피시키고, 장비들을 먼저 빼내왔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철군 과정을 비난했다. 아프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기 시작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건이 넘는 성명을 발표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24일 성명에서는 “미국이 민간인이나 우리나라를 조력한 이들을 구출하기 전에 군인을 먼저 빼낸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느냐”며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을 저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인 텍사스뉴스투데이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 캠페인 수석 고문인 스티브 코르테즈는 17일 SNS에 트럼프가 올린 것과 같은 사진을 올리며 “이 비행기가 당신의 마을에 착륙하길 원한다면 손을 들어라”라고 적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예산관리를 맡았던 한 인사도 “미국이 너무 많은 아프간 난민을 데려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장(DNI), 채드 울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 키스 켈로그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바이든 정부가 실패의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현지 언론은 ‘미국이 돌아온다’를 외쳤던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했던 아프간 철군을 이어받고, 이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면서 ‘미국이 돌아온다’(America is back)는 그의 슬로건은 말에 그쳤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바이든은 동맹국에게 미국이 돌아온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철군은 여전히 동맹국이 ‘아메리카 퍼스트’에 머물러 있다고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아프간에 남아 있는 자국민을 모두 대피시키기 위해 당초 밝힌 철군 완료 시점인 이달 말 이후까지도 아프간 주둔 미군을 잔류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 “탈출 성공” 아프간 여행간 英대학생 무개념 셀카

    “탈출 성공” 아프간 여행간 英대학생 무개념 셀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로 배낭여행을 감행한 영국 대학생이 탈출에 성공하면서 개념없는 행동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영국군 수송기를 탄 그는 목숨을 걸고 탈출한 시민들의 모습을 동의없이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1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러프버러 대학에 재학 중인 마일스 로틀리지(22)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나는 두바이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영국군에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몰래 찍은 셀카 영상을 올렸다. 영국 정부는 아프간에 대해 ‘필수 목적을 제외한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리고 있지만 마일스는 졸업 전 ‘가장 위험한 도시’를 검색한 후 카불을 여행지로 정했다. 마일스는 “미군이 아직 아프간에 있으니 안심했다. 최소 한 달은 아프간 정권이 무너지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마일스는 카불 함락 초반부터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라이브 스트리밍 내내 “여행을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웃었으나 최근에는 “죽음을 각오했다. 물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20분 마다 기도를 한다”며 달라진 심경을 드러냈다.그의 친구들은 페이스북에 ‘조용히 살아라’라고 적었고 또 다른 사람은 “안전히 지내라”는 댓글을 남겼다. 시민들은 “이 상황에서 셀카 찍어 올리다니 개념이 없다. 당신이 탄 그 수송기 좌석은 다른 여성이나 아이가 탈 수도 있는 자리였다. 당신이 한 생명의 목숨을 빼앗았을 수도 있다”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20년 된 최장기 해외전쟁을 끝내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언과 이후 미군 철수 작업에 맞춰 대대적 진격에 나섰고, 대통령궁을 점령했다. 현재 아프간 수도 카불 곳곳에 탈레반의 흰색 깃발이 걸려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필사적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도주하는 패권국과 동요하는 주변국들/군사전문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도주하는 패권국과 동요하는 주변국들/군사전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미 공군기가 철수하던 지난 16일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아프간군은 싸우려 하지 않는데 내가 왜 미국의 아들과 딸들을 아프간 내전에 보내야 하는가”라고 운을 뗀 뒤 “미국의 국익이 아닌 충돌에 무기한 머물러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강국이 불과 8만명 남짓으로 추정되는 탈레반 무장 세력에 아프간을 통째로 내어주고 내놓은 말들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동아시아의 어느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수호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아프간 철군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부터 추진됐던 일이고 바이든이 그걸 완결했다. 미국의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아프간 철군 결정에는 어떤 차이도 발견하기 어렵다. 남의 나라 전쟁에 더이상 희생할 수 없다는 초당적 냉정함이다. 7년 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2차 대전 이후 국경이 변경되는 데 미국이 개입조차 하지 못했던 단 하나의 사건이었다. 패권국가 미국의 위신이 추락하는 아주 나쁜 신호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올해 2월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에 대해서도 그간 미얀마 민주정부를 지지했던 미국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급기야 8월에는 아프간마저 잃고 말았다. 이렇게 보면 유일 패권으로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전 세계로 전파한다는 미국이 맞는가 싶을 정도다. 작년에 출판된 ‘각자도생의 세계’(Disunited Nations)에서 저자인 피터 자이한은 “미국은 냉전 이래 책임져 온 세계질서를 더이상 책임지지 않게 된다”고 단언한다. 더 나아가 동맹체제도 의미가 없고 세계는 만인과 만인이 투쟁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재편된다고 예견한다. 이보다 2년 전에 출판된 ‘거대한 환상’(The great Delusion)에서 시카코대학의 미어샤이머 교수는 “자신의 이미지대로 세계를 변화시키려고 했던 미국의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은 실패했다”고 말한다. 미국의 지성들은 만일 적대국이 미국에 도전하지만 않으면 굳이 타도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로 기울어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벌써 탈레반이 미국에 도전하지만 않으면 정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정책까지 내놓고 있다. 아무 미련 없는 손절이다. 미국이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과 자유항해의 질서도 위협받을 것인가? 피터 자이한에 따르면 위협받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끝장”이라고 단언한다. 동맹의 가치를 무참하게 평가절하하는 그는 올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일본에 코로나19 백신을 그냥 주지 말고 외교적 무기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미국이 전 세계를 백신으로 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이야기다. 다소 거칠어 보이는 그의 주장이지만 바이든이 패권국가의 위신이고 체면이고 다 버리고 도망치듯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걸 보면 한낱 학자의 주장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범세계적 가치보다 국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속마음을 한 학자가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 점이 미국이 멀지 않은 시기에 한국을 포기할 수 있다는 신호로 성급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미국이 앞으로 탈레반을 대하는 것처럼 북한도 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게다가 북한은 탈레반처럼 혁명을 수출하는 나라, 지역 정세에 시한폭탄으로 등장한 아프간이 아니다. 당장 지정학적 변수가 될 위협이 탈레반보다 훨씬 못한 북한에 미국이 값비싼 비용을 들일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단지 북한의 미사일 위협만 관리하면 될 일이다. 앞으로 동아시아에서 패권은 이런저런 문제에 개입하는 패권이 아니라 국익을 최우선으로 놓고 타협하거나 거래하는 패권이다. 비록 트럼프는 사라졌지만 트럼피즘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확장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미국의 선의에만 기대지 말고 자강으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강인한 생존 의지, 성숙한 국가 역량으로 평화를 창출하는 중견국가가 되지 못하면 우리는 주변 정세 변화에 크게 휘둘릴 위험성이 높다. 그런 끔찍한 시나리오가 제일 두려운 거다.
  • 美 “한국·유럽서 미군 감축 없다”

    美 “한국·유럽서 미군 감축 없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국익 없으면 동맹도 버리냐’는 비판이 거세지자 미국이 진화에 나섰다. 특히 한국, 유럽 등 미국의 안보 동맹국에서 불안이 커지자 미국은 아프간을 제외한 “미군 감축은 없다”고 확고하게 못을 박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이 반복해 말해 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은 없다”며 “우리는 동맹국 및 파트너에 대한 미국의 헌신이 신성불가침이라고 믿는다. 대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헌신도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 테러전쟁 이후 내전 때문에 미군이 주둔했다면 한국과 유럽은 외부의 적에 대항에 동맹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도 했다. 반면 설리번은 탈레반의 빠른 진군에 대한 오판과 함께 아프간 정부에 제공했던 미군 군사 물품 중 “상당수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고 인정했다. 미국이 지난 20년간 공급한 무기는 830억 달러(약 97조원) 상당이다. 예정대로 오는 31일까지 완전 철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탈레반이 공항까지 민간인들의 안전한 통행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 처음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 통화를 하고 다음주에 화상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아프간 인도적 지원 확대 및 난민 수용 등이 논의될 전망이나 대서양 동맹 강화의 포석으로 읽힌다. 유엔 인권이사회도 오는 24일 아프간 인권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특별회의를 연다. 국익 우선주의에 따른 성급한 철군 결정에 대해 미국 내외의 비판은 커지고 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26명은 이날 바이든에게 보낸 서한에서 “어떤 계획이라도 있었다면 아프간의 안보 및 인도주의적 위기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끄는 상원 정보·외교·군사위 등 3곳도 조사에 나선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의 국정 지지도는 전날 취임 후 처음으로 50%선을 내려섰고, 이날 49.4%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나흘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이날 저녁 백악관에 돌아온 바이든은 아프간 철수 후폭풍은 물론 중앙아시아 세력 재편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난민 탈출을 우려하는 독일의 캐서린 클리버 애슈브루크 외교위원회 국장은 “미국은 대서양 동맹국과의 관계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립서비스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 콘돌리자 라이스 “20년만에 아프간 떠난 美, 한국은 70년 주둔”

    콘돌리자 라이스 “20년만에 아프간 떠난 美, 한국은 70년 주둔”

    라이스 전 美 국무장관 “아프간은 탈레반 선택 안했다”바이든 “아프간 무능” 책임 넘기자, “함께 싸웠다” 반박 “가장 긴 전쟁은 한국전, 70년 주둔으로 동맹국 얻어”“20년 아프간에서 탈레반 위축되는 겨울도 못기다려”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주한미군에 빗대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성급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주한미군이 70년간 한국에 주둔한 결과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적 균형과 함께 소중한 동맹국이자 인도태평양의 강력한 존재인 한국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전날 연설에서 미군 철군을 아프간의 책임으로 돌린데 대해 라이스는 “아프간은 탈레반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수차례 지적했다. 그는 “(많은 아프간 사람들이) 미국과 함께 테러집단과 싸우다 쓰러져갔다”고 했다. 바이든은 전날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은 국외로 도망쳤고 싸우지도 않고 무너진 아프간군도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는데, 마치 아프간 사람들 대부분이 탈레반을 택한 것처럼 오인된다는 것이다. 라이스는 20년간 아프간 정부는 “종종 실패했고 부패와 마약 거래를 결국 통제하지 못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아프간 사람들은 탈레반이 아니라 여학생이 학교에 가고 여성이 직업을 가지며 인권을 존중하는 현대 사회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또 라이스는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은 아프간이 아닌 한국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 전쟁 후 수십년간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미국이 2만 8000명의 미군을 여전히 주둔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미국은 한국이라는 중요한 동맹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아프간은 한국이 아니다”면서도, 국익 없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바이든의 기조를 염두한 듯 미국이 아프간 주둔으로 “정보, 공중지원, 훈련 등을 위한 핵심 주둔지를 보유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파키스탄과 이란을 견제할 수 있는 ‘바그람 공군 기지’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라이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군의 철수 시기를 여름으로 잡은 것도 전략적으로 아쉬워했다. 매년 겨울이면 탈레반은 파키스탄에 있는 기지로 후퇴하고 봄이 되면 아프간으로 복귀했는데, 아프간에 조금의 시간도 더 줄수 없었냐는 것이다. 라이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간 철군에도 ‘동맹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다’고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 미국의 퇴각을 이미 봤으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라이스는 아프간전을 시작한 조지 부시 전 행정부에서 2005년부터 흑인여성 첫 국무장관을 지냈다.
  • 정권은 내줘도 돈은 못줘…美, 수십억달러 아프간 정부자금 동결

    정권은 내줘도 돈은 못줘…美, 수십억달러 아프간 정부자금 동결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사실상 장악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의 수십억 달러 자금에 동결 조치를 취했다. 탈레반이 새 정부를 구성하더라도 이전 정부의 자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5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미국 은행에 있는 아프간 정부의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동결했다. 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아프간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의 접근을 막기 위해 이러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이 조치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및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주도로 시행됐으며, 백악관과 국무부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프간 중앙은행은 4월 기준으로 94억 달러(약 11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수십억 달러가 미국 내에 있는데 정확한 규모는 불분명한 상태다. 탈레반이 이미 9·11 테러에 따라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동결조치를 위한 별도의 법적 근거는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이 아프간군 지원을 위해 보내는 연간 30억 달러(약 3조 5000억원) 규모의 자금도 끊길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데 아프간군이 인권과 여성의 권리 보호에 헌신하는 민간 정부에 통솔되고 있다는 것을 미 국방장관이 의회에 입증할 때만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돼 있다. 미국의 이번 자금 제한 조치를 두고 올바른 결정이라는 평가와 향후 아프간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재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마크 소벨은 자금 제한이 탈레반에 대한 지렛대로 이용될 수 있다며 타당한 조치라고 평했다. 반면 미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의 마크 웨이스브로트 국장은 “미국 정부가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금을 틀어쥐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탈레반에게 미국 정부가 탈레반과 아프간 경제를 파괴하고 싶어한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했다. 아프간은 경제적으로 빈국에 속한다. 미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의 존 솝코 감사관에 따르면 아프간 예산 중 미국 등의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달한다.
  • [씨줄날줄] 1975 사이공 vs 2021 카불/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1975 사이공 vs 2021 카불/임병선 논설위원

    남베트남의 수도 사이공(호찌민) 공식 함락 하루 전인 1975년 4월 29일 미국대사관 옥상 위의 사람들이 헬리콥터에 몸을 싣고 있었다. 미국은 ‘잦은 바람 작전’ 아래 이틀 동안 자국민 1300여명, 베트남인과 제3국적 등 5500여명을 남중국해의 미군 함정으로 이동시켰다. 46년이 흐른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미국대사관 상공에 헬리콥터가 선회했다. 탈레반에 카불이 떨어지는 것이 시간문제가 되자 36시간 안에 대사관 직원 등을 피신시키려고 빈번하게 날아들어야만 했던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미군 철수 3개월 만에 속절없이 무너지자 1975년 사이공 함락과 닮았다며 미국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베트남 인민군이 20년 가까이 프랑스와 미국 등의 지원을 받은 남베트남 정부와 전쟁을 벌여 사이공을 함락시켰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민족해방운동을 펼친 호찌민이 1945년 베트남을 건국하고 프랑스 식민세력 등과 투쟁해 북부쪽에서 승리하자 1954년 미국 등 서방의 지지를 등에 업고 남베트남이 탄생했다. 남베트남 공산화를 우려한 미국은 1961년 참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1973년부터 철군을 시작했고 사이공 함락까지 2년이 걸렸다. 아프간에서도 미군은 20년 싸웠으나 미군 철수 3개월 만에 탈레반에 카불을 넘겼다. 소련을 몰아내고 1996년 집권했으나, 9·11 테러의 배후 오사마 빈라덴을 내놓지 않아 2001년 미국에 의해 쫓겨났던 탈레반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은 993조원을 탕진하고 5만 8000명의 미국인이, 아프간 전쟁에서는 2500조원을 쏟아붓고 2400명의 미국인이 희생됐다. 미국 공화당 등 우파는 사이공 함락과 카불 함락의 닮은 점을 부각시킨다. 하지만 미군의 아프간 철수는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정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실행했다. 바이든은 전임자 오판까지 책임지는 것인가. 영국 노팅엄대학 크리스토퍼 펠프스 부교수는 “리더십의 손실로, 어쩌면 수치로 보일 것이다. 공정하든 그렇지 않든 그의 소명”이라고 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블랙호크 다운’에는 미군 헬기를 격추한 반군들이 환호하는 장면이 나온다. 카불의 미군기지에 발 묶인 블랙호크에 탈레반 전사가 깃발을 꽂고 의기양양해하는 모습을 보자니, 필사의 탈주를 시도하는 아프간 여성과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미국의 국익과 관계없는 다른 나라 분쟁에 주둔하며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미국 대외 정책의 전환을 기대해 본다.
  • 美 ‘아프간 손절’에 불안한 동맹… 中 “다음은 대만” 흔들기

    美 ‘아프간 손절’에 불안한 동맹… 中 “다음은 대만” 흔들기

    대만 “교훈 삼아야” vs “우리는 달라” 시끌中언론 “美, 언제라도 대만 버릴 것” 공세우크라 활동가 “홀로 싸운다는 깨달음 줘” “한국, 미국 도움 없이 스스로 北 방어 못해”美언론인, 주한미군 관련 트윗 논란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에 ‘국익 없는 곳에 무기한 주둔은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국에 안보를 기대는 민주주의 진영에서 불안감이 감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방위비 분담금을 빌미로 철군을 단행하지는 않겠지만, 고립주의 외교 기조에 힘을 싣는 바이든의 태도로 인해 ‘어떤 상황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는 명제에는 균열이 생겼다. 대만에선 친중 진영을 중심으로 ‘다음은 우리 차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대만과 아프간은 다르다’는 반박과 충돌했다. 17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친중 성향인 자오사오캉 BCC방송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아프간에서 미국이 보여 준 태도를 교훈 삼아 대만은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며 차이잉원 총통(대통령)에게 “(중국과의) 전쟁을 결정했다면 징병제를 복원하고 이스라엘을 참고해 엄격한 훈련방식과 첨단의 무기 체계를 도입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아프간이 이렇게 된 것은 내부 정세가 어지러웠기 때문”이라며 “대만을 침략하려는 어떠한 무력에도 스스로 대항할 저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 매체들도 “대만은 아프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공세를 폈다. 환구시보는 “아프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시킨 것은 1975년 베트남에서 미국이 동맹이던 남베트남을 떠나 사이공이 무너진 일을 연상시킨다”며 “미군은 2019년 시리아에서도 (미국을 도와 ‘테러와의 전쟁’을 대신 수행한) 쿠르드족을 버리고 철군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어제는 사이공, 오늘은 아프간, 내일은 대만?’이라는 문구가 화제가 됐다”고 비꼬았다. 유럽에서도 아프간 철군이 미국에 대한 서방 동맹국들의 신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 활동가인 막심 에리스타비는 “(이번 사태는) 우리가 자유를 위한 전선에 정말 홀로 서 있다”는 끔찍한 깨달음을 준다고 했다. 미국의 동북아 안보 핵심축(린치핀)으로 2만 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은 아프간과 상황이 다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미군 운용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CNN의 국가안보 전문 분석가인 피터 베르겐은 지난달 칼럼에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맞서는 데는 주한미군의 단 10%인 2500명이면 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폭스뉴스 해설가인 마크 티센은 “북한군은 탈레반보다 더 발달해 있다. 한국은 미국의 도움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다”는 트윗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 바이든 “국익 없는 전쟁 안 해”…셈법 더 복잡해진 美 동맹국

    바이든 “국익 없는 전쟁 안 해”…셈법 더 복잡해진 美 동맹국

    “탈레반 예상 밖 빠른 진군” 오판 인정“인권 중심 외교·인도적 지원 이어 갈 것”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로 인권 및 민주주의를 저버렸다는 국내외의 비판에 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아프간인 스스로 버린 국가를 위해 미군이 피를 흘려야 하는가’라고 항변했다. 현지 언론은 철군 재고론을 일축하고 자신의 결정을 후회 없다고 밀어붙인 바이든의 연설 어조가 ‘도전적’(defiant)이었다고 평가했다. 동맹복원을 약속했던 바이든이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국익에 보탬이 안 되는’ 세계경찰 노릇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또렷하게 내보이면서 미국의 안보우산 밑에 있는 나라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바이든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19분간의 연설에서 “솔직하게 말하겠다. 우리의 예상보다 (탈레반의 진군이) 더 빠르게 진행됐다”며 탈레반의 힘을 오판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은 국외로 도망쳤고 아프간군은 싸우지도 않고 무너졌다”고 책임을 돌리고 “(이러한데) 미국의 아들·딸들을 앞으로 몇 세대나 더 아프간 내전에 투입하려 하냐”고 따져 물었다. 지난 6~7월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에게 회담에서, 또 전화로 부패 척결, 정치적 단합, 탈레반과의 정치적 협의 등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점도 밝혔다. 바이든은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서 무기한 머물며 싸우는 실수를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동맹국들조차 아프간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바닥에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데 대해 “인권 중심의 외교정책이나 인도적 지원”은 이어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망명자를 위해 5억 달러(약 5880억원) 규모의 지원계획도 밝혔다. 또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아프간에 수십억 달러의 지원을 계속하길 바랄 것”이라며 외교적으로도 옳은 결정임을 강조했다. 바이든은 미군의 목표는 “아프간 국가 재건이 아니라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위협을 막는 것”이었고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며 자국의 가장 긴 ‘20년 전쟁’을 끝내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아프간 미군 철수 책임은 자신에게 있고 “비난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날 바이든이 탈레반과 미군 철군 협상을 한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임을 명시하자, 트럼프가 “아프간 실패를 (내게) 미뤘다. 빅라이(Big Lie)”라고 반격하는 등 비방전도 벌어졌다.
  • “제2의 9·11 테러 터질수도” 우려에…탈레반 “우리 달라졌어요”[이슈픽]

    “제2의 9·11 테러 터질수도” 우려에…탈레반 “우리 달라졌어요”[이슈픽]

    탈레반, 여성 진행 TV프로그램 출연톨로뉴스 “역사 다시 썼다” 자축회의적 시선도 만만찮아“제2의 9·11 테러 터질수도” 초긴장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방침을 밝힌 지 불과 4개월 만에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다시 넘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9·11 테러 20주기 전 완수를 목표로 자국군 철군을 추진했으며, 지난 5월부터 실제 철군을 실행했다. 하지만 철군이 완료되기도 전에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을 장악하고 정권을 잡았다. 국제 사회는 아프간이 다시 테러 세력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가운데, 탈레반은 TV 뉴스채널에서 여성 앵커와 나란히 앉아 인터뷰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17일 뉴욕타임스(NYT)와 스푸트니크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뉴스채널인 톨로뉴스에 여성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가 탈레반 미디어팀 소속 간부 몰로이 압둘하크 헤마드를 인터뷰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아르간드는 헤마드와 약간의 거리를 둔 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상황에 관해 물었고, 헤마드는 “아프간의 진정한 통치자가 탈레반이라는 점을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수도 카불 등 전국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고 아프간 정부는 항복을 선언했다. 탈레반은 이후 카불의 주요 방송사 등 언론사를 모두 손에 넣었기 때문에 이날 영상은 탈레반의 의도에 따라 방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톨로뉴스를 소유한 모비그룹의 대표인 사드 모흐세니는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전하며 “톨로뉴스와 탈레반이 역사를 다시 썼다”며 “20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 할 일”이라고 자축했다.탈레반은 과거 집권기(1996∼2001년)에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을 앞세워 여성 인권을 가혹하게 제한했다. 당시 여성은 취업, 사회 활동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고 외출도 제한됐다. 하지만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의 항복 선언 후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며 과거와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탈레반 대변인은 “히잡(이슬람 여성의 머리와 목 등을 가리는 스카프)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 및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탈레반은 전국에 사면령을 발표하면서 여성의 새 정부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변화는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장에서도 조금씩 감지됐다.“제2의 9·11 테러 터질수도”…탈레반 부활에 초긴장 다만 탈레반의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과연 지속 가능한 것인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실제로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자마자 온라인에서는 여성이 등장한 외벽 광고사진이 페인트로 지워지는 사진이 올라와 우려를 낳았다. 서구에서는 ‘제2의 9·11 테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탈레반의 부활이 급진 이슬람 세력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영국 의회 국방특별위원회장인 토비아스 엘우드 보수당 하원의원은 16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나 애석하지만 9·11 같은 서구에 대한 또 다른 대대적 공격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엘우드 의원은 “테러리스트 집단은 지난 20년이 얼머나 헛된 것이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아프간에서의 우리의 시기에 종지부를 찍길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처음 아프간에 들어갔을 때 패배시키려 한 적에게 이 나라를 선물로 준 것도 모자라 테러집단이 다시 재편성돼 그들의 안식처로 돌아오는 광경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 역시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실패한 국가들이 이런 유형(테러 집단)의 사람들을 위한 온상이 되는 상황이 굉장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알카에다가 아마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들은 당연히 이런 식의 온상을 원할 것”이라며 “세계 곳곳의 실패한 국가가 불안을 야기하고 이는 우리와 국익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은신처를 미국과 파트너들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는 데 쓸 것” 알카에다는 미국에서 2001년 9월 11일 테러를 일으킨 과격 이슬람 무장 단체다. 알카에다는 9·11 테러 당시 항공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에 충돌시켰다. 약 3000명이 사망한 미국과 서구 역사상 최악의 테러 참사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은 존 볼턴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상황에 대해 “아프간을 15세기로 되돌려 놨다”며 “탈레반이 이전처럼 알카에다, ISIS(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같은 테러집단에 은신처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은신처를 미국과 파트너들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2001년 9월 11일 이전의 환경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앞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를 돕는 탈레반 정권을 박멸하겠다며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다. 이후 탈레반 정권을 축출했지만 작전을 끝맺지 못하고 아프간에서 20년 가까이 전쟁을 이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 20주기인 올해 9월 11일까지 아프간 철군을 완료해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을 끝마치겠다고 약속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자 다시 기세를 폈다. 이들은 지난 15일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아프간 이슬람 수장국’ 설립을 선포했다.
  • “아프간 장악한 탈레반…그런데 명찰에 한글 이름이 있네요”[이슈픽]

    “아프간 장악한 탈레반…그런데 명찰에 한글 이름이 있네요”[이슈픽]

    韓 ‘개구리 전투복’ 입은 탈레반보따리상, 탈레반에 납품 추정국방부, 전투복 불법 유출 근절에도온라인에서는 아직도 군복 매매 성행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면서 이를 보도한 외신 사진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한국군 구형 전투복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명찰까지 그대로였다. 17일 영국 BBC, 프랑스 르피가로, 독일 슈피겔 등 외신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현황을 전했다. 이 가운데 다수의 탈레반 대원이 한국군 전투복을 입고 행군을 했다. 야전상의엔 병장 계급장이 선명하고 일부 사진에선 한국 육군 부대 마크도 포착됐다. 한국어로 된 명찰도 눈에 띈다. 프랑스 매체 ‘르 피가로’는 “무슬림 나이지리아인·파키스탄인으로 구성된 보따리상이 한국의 구제 의류 도매상에서 대량 매수한 구형 국군 전투복을 아프간 탈레반에 납품했다”고 주장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탈레반 입장에서도 대량으로 풀리는 한국군 전투복이 가장 손쉬운 선택지일 것”이라며 “탈레반이 한국군 전투복으로 복장 통일성을 유지하며 정규군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여전히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형 전투복’ 판매 앞서 국방부는 전투복 유출 논란에 지난 3월 ‘불용 군복류 불법 유출 근절을 위한 민·관·군 협의회’를 열었다. 환경부·경찰청·관세청을 비롯해 중고거래 플랫폼업체, 중고의류 수출업체 등이 참여해 전투복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단속반을 운영하고,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전투복이 팔리면 국방부에 알리기로 한 것 등이다.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 쇼핑몰 등에선 전투복 등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군 군복을 입은 북한군이 훈련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같은 과정으로 ‘개구리 전투복’이 탈레반까지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누가 보면 한국이 탈레반군 지원한 줄 알겠다”, “전 세계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너무 황당하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군복 판매·착용 금지,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한국군은 이미 지난 2011년부터 ‘디지털 전투복’을 도입했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여간 혼용 기간을 마쳤다. 2014년 8월부터는 신형 전투복만 착용토록 했다. ‘군복단속법’은 유사군복의 판매·착용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신형 전투복 도입에 따라 ‘개구리 전투복’은 현재 군복단속법에 따른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한편 2001년 시작된 아프간전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전쟁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방침을 밝힌 지 불과 4개월 만에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다시 넘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14일 20년 묵은 아프간전을 종식하겠다며 미군 철수를 공식화했고, 철군이 완료되기도 전에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을 장악하고 정권을 잡았다. 미국에선 미군이 철수해도 친미 정권인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계속 맞서거나 여의치 못하면 영토를 분점하는 시나리오는 물론 최악의 경우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1년 6개월은 버틸 것이라는 관측을 했지만 예상보다 그 시기가 빨라졌다.
  • “소총 쥔 채 놀이동산 범퍼카 타는 탈레반”…필사의 탈출과 ‘대조적’

    “소총 쥔 채 놀이동산 범퍼카 타는 탈레반”…필사의 탈출과 ‘대조적’

    아프간 장악해 기쁜 탈레반범퍼카·회전목마 타며 자축 미군·국제동맹군이 철수한 뒤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잡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의 한 놀이동산에서 범퍼카·회전목마를 타고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들은 소총을 손에 쥔 채 범퍼카를 타며 웃거나 회전목마를 타고 즐거워했다. 17일 트위터 등 SNS(소셜미디어)에는 카불의 한 놀이동산에서 탈레반 병사 한 무리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 올라왔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탈레반이 원했던건 놀이동산에서 공짜로 놀이기구 타는 거였냐”는 조롱의 댓글을 달았다. 해당 동영상은 카불 주재 로이터통신 기자 하미드 샬리지가 올렸으나, 촬영된 시점과 놀이동산의 정확한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여러 외신은 “탈레반의 폭정과 탄압을 두려워하는 수많은 아프가니스탄인이 카불을 빠져나가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가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인디아투데이 등의 매체도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다음 날 병사들이 카불의 놀이동산에서 즐기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필사의 탈출…미 수송기에 포개져 앉은 아프간인 640명 이 가운데 탈레반에 넘어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아프간인들이 대형수송기에 발 디딜 틈 없이 앉은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은 전날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아프간인들을 태우고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까지 운항한 미공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입수해 보도했다. 사진을 보면 아프간 민간인인 수백 명이 수송기 내부를 꽉 채워 앉아있다. 당시 탑승 인원은 애초 800명으로 알려졌다가 추후 640명으로 확인됐다. C-17 수송기는 최대 77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대형수송기이긴 하지만 이처럼 많은 인원이 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제조사인 보잉사가 제시한 공식 최대 탑승 인원은 134명이다.미군 관계자는 “아프간인들이 반쯤 열린 수송기 후방 적재문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면서 “강제로 내리게 하는 대신 데리고 가기로 승무원들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2001년 시작된 아프간전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전쟁이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방침을 밝힌 지 불과 4개월 만에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다시 넘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14일 20년 묵은 아프간전을 종식하겠다며 미군 철수를 공식화했고, 철군이 완료되기도 전에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을 장악하고 정권을 잡았다. 미국에선 미군이 철수해도 친미 정권인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계속 맞서거나 여의치 못하면 영토를 분점하는 시나리오는 물론 최악의 경우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1년 6개월은 버틸 것이라는 관측을 했지만 예상보다 그 시기가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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