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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양회 영월공장/우리 기업에선:12(녹색환경 가꾸자:28)

    ◎먼지·소음방지시설 5백4억 투자 연간 2천1백33억원어치의 각종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는 쌍용양회 영월공장(공장장 김관형)은 공해업체가 어떻게 해야 이웃에 피해를 주지않나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석회석 바위덩어리를 미세한 가루로 만드는 시멘트공장은 대표적인 공해산업.그래서 대부분의 시멘트공장은 10리안쪽의 공장주변이 사시사철 뿌연 석회석돌가루로 뒤덮여 「회색지대」를 이루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 공장에 들어서면서 그와같은 염려가 한낱 기우였음이 증명된다.공장앞뜰의 침엽수들은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고 1㎞쯤 떨어진 사원주택단지는 물론 공장주위를 삥둘러있는 2백여세대의 가정집마다 널려있는 하얀 빨래는 여느 동네와 다를바 없다. 공장 어디에도 돌가루먼지가 없을뿐만아니라 석회석덩어리를 밀가루처럼 곱게 분쇄하는데도 소음은 시골동네 벽돌공장 정도에 불과하다. 이 공장이 하루 3교대 24시간 풀가동되고 있는데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산업공해에 대한 남다른 자각에서 비롯됐다. 일반 시멘트에서 천연색콘크리트까지 21종의 각종 시멘트를 연간 3백54만t이나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도 62년 설립 때만해도 대표적인 후진국형 공해업체로 오명을 떨쳐낼 길이 없었다.공해방지시설이라고는 전기로 흩날리는 돌가루먼지를 모으는 집진기 1대와 스프링클러등 극히 기본적인 시설 34종이 고작이었고 85년까지도 냉각식 전기 집진기등 16종이 추가되는데 그쳤다. 그러나 85년 이후 산업공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시멘트 산업체와 인근 지역주민간의 공해물질을 둘러싼 마찰이 고조되면서 영월공장은 공해방지시설이 곧 공장존속기반이라는 자각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됐다. 먼저 생산공정에서 배출되는 돌가루먼지를 모으는 전기집진기와 먼지로 오염된 대기를 걸러주는 여과집진기를 대폭 보강했다.또 이와는 별도로 시멘트생산과정에서 날리는 먼지를 걸러 모아주는 여과집진기와 진공식 노면청소차,살수차, 스프링클러등을 보강했다. 돌덩어리를 분쇄하면서 나는 굉음을 자체 흡수토록 작업장마다 방음벽,방음실,굉음을 줄이는 제진시설,소음기등 착착 갖춰나갔다.이밖에 시멘트생산과정의 간접적인 공해물질인 오·폐수의 물리화확적 처리시설등 수질방지시설이나 폐기물처리시설도 완벽하게 시설해놓고 있음은 물론이다. 시멘트공장이 공해산업체이기는 하지만 이 공장이 지금까지 시설한 첨단 공해방지시설은 자그마치 2백75종에 이르며 시설재원만도 총자산액의 10%가 넘는 5백4억여원어치에 이르고 있다.쌍용양회 영월공장을 이같은 공해방지시설과 함께 시설을 운용할 전문인력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여 부공장장 밑에 환경안전관리실이라는 기구를 상설화하고있다. 박상호대외협력과장(38)은 『시멘트생산업체로는 최초로 올해 환경모범업체로 선정됐다』며 『이제 기업도 구태여 그린라운드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아니더라도 생산력향상에 앞서 환경보전을 먼저 생각하는 의식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수안보온천 오폐수/현장고발:1(녹색환경가꾸자:27)

    ◎하루 3천t 석문천 유입/1백55개장 거의 정화시설 안갖춰/앙금 낀 썩은물,충주호 거쳐 팔당댐으로/생활하수 겹쳐 “5급수”… 단속도 소홀 다가서면 코를 찌르는 역겨운 냄새가 구토를 일으킬 만큼 지독하다.각종 세제와 땟물이 섞여 흐르는 하천바닥은 회백색 침전물들이 돌과 바위틈사이에 찢어진 걸레처럼 엉켜붙어 있다.충북 중원군 상모면 온천리 석문천. 바로 수안보온천지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폐수를 모두 싸안고 흐르는 석문천은 이미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울 만큼 「죽은 물」로 변해버렸다.하천바닥을 막대기로 휘저어보면 두께 10㎝가 넘는 검은 회색빛의 앙금이 피어 오른다. 수안보온천 원수저장탱크앞에서 시작되는 석문천의 이 침전물은 1㎞쯤 하류쪽에 있는 로열터미널호텔앞에 가장 많이 쌓여 있고 이 곳에서 다시 2㎞를 흘러내려 하류지역까지 이어진다.특히 석문천의 썩은 물은 17㎞하류에 위치한 충주시 상수원 달천강취수장으로 곧바로 이어지고 또한 수도권상수원인 팔당댐상류의 충주호로 유입되고 있어 오염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수안보온천지대에는 70년대 중반이후부터 온천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80년대이후 1백55여개의 온천탕과 숙박·요식업소들이 마구 들어서면서 석문천은 급격히 더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은 하루 평균 4천5백명,연간 1백60만명에 이르며 이들이 하루에 쏟아내는 온천오수와 생활폐수는 무려 3천3백여t.이처럼 많은 양의 오·폐수가 배출되는데도 정작 정화시설을 갖춘 곳은 호텔·대형여관등 사실상 10곳이 고작이고 대부분의 업소에서는 여과장치없이 방류하고 있다. 마구잡이로 배출되는 오·폐수의 평균수질은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기준치인 60ppm을 3배이상 초과한 1백30ppm 수준이라는게 군관계자의 말이다.이때문에 석문천은 그야말로 「썩은 물중의 썩은 물」이 돼 기존 5종류로 분류된 수질등급가운데 최하위이다.이같은 실정인데도 관할 중원군은 지난해 8월 단 한차례 수질검사를 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했을뿐 오수배출업소에 대한 단속이나 고발을 게을리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대해 중원군 민승지청소환경계장은 『온천오수의 배출허용기준을 크게 강화,유입되는 오수를 첫 단계에서부터 정화시키기 전에는 석문천의 오염을 해결할 수 없다』며 『상모면 수회리에 추진중인 수안보하수종말처리장이 2∼3년안에 완공되면 수질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말해 당장은 속수무책임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 동굴탐험/수억년 세월이 만든 기암괴석 장관

    ◎다양한 모습 종유석·희귀동물에 놀라/울진 성류굴등 전국 14곳 관광객 놀라/울진 성류굴 등 전국 14곳 관광객 밀물/습도 높고 미끄러워 방수복·등산화 등 갖춰야 꽃샘추위가 옷깃을 여미게하는 요즘 동굴관광이 색다른 체험으로 즐거움을 주고있다. 최근 스키·스케이트등 겨울 레포츠시즌이 사실상 끝나면서 전국의 천연동굴마다 하루평균 7백∼3천여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천연동굴은 사시사철 바깥기온과는 무관하게 섭씨 10∼15도를 유지,「만년 봄」의 기온으로 태고의 신비와 천년의 비경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수천길 땅속에서 배어나오는 싱그러운 공기,기암괴석 사이로 구슬같이 괴어 흐르는 물방울,화려한 빛깔로 단장한 석순 석화 석주 등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또 동굴안은 빛이 없는 세계여서 눈이 퇴화된 박쥐와 노래기등의 투명생물도 서식하고 있어 동굴여행은 단순한 볼거리관광이 아닌 천연박물관을 관찰하는 「시간탐구여행」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제주도가 용암동굴일뿐 나머지 대부분 지역이 석회동굴이다.석회동굴은1년에 0.2㎜정도 밖에 자라지않는 종유석과 석순이 특징인데 이들이 수억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임을 짐작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천여개의 천연동굴이 있으나 일반에 공개된 곳은 14개소에 불과하다. 동굴에서는 두꺼운 옷은 필요없지만 습도가 높고 미끄러워 방수복과 면장갑·등산화나 운동화등을 준비해야하며 안전사고에 대비,랜턴이나 형광램프·호루라기등 간단한 통신장비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일반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동굴을 소개한다. ■성류굴=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에 위치한 이 동굴은 굴앞에 있었던 성류사라는 사찰에서 이름이 유래됐다.길이 4백70㎞,역사가 2억5천만년에 달하는 이 동굴은 「삼국유사」에도 기록될 만큼 일찍이 세상에 알려진 곳.천연기념물 1백56호로 5개의 크고 작은 연못과 천장높이가 35m나 되는 웅장한 광장등 12개의 넓은 공간도 있어 「지하금강」이라고도 불린다(입장료 어른 1천1백원). ■고수동굴=충북 단양읍에서 동쪽 2㎞지점인 고수리에 위치.천연기념물 2백56호로 길이 1.3㎞의 오밀조밀한종유석동굴이다. 주굴은 6백m이며 3층구조로 이뤄져 나선형 통로를 따라가다보면 숱한 지하절경을 보게된다.희귀종유석 「아라고 나이트」를 비롯,사자바위·천불동·촛대바위등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70년대 후반 일반에 개방된 이래 연간 80만명이상의 내방객이 몰리는 인기동굴로 자리잡았다(입장료 어른 1천4백30원). ■고씨동굴=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진별리에 위치.임진왜란때 인근마을의 고씨들이 피란했던 곳이라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천연기념물 2백19호로 총길이 3㎞,주굴 길이 1.6㎞에 달하는 대형 동굴이다. 고씨동굴에는 적철광의 영향을 받은 암갈색의 종유석을 비롯,연보라색·황색등의 형형색색을 이룬 퇴적 석회암이 풍부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입장료 어른 1천원). ■만장굴=제주도 북제주군 동금령리 남쪽에 있어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한번쯤 들르는 대표적인 관광명소.천연기념물 98호이고 동굴의 총길이는 6천8백여m로 세계적인 규모이다.특히 입구에서 1천m지점의 용암석주는 높이 7.6m,지름 8m로 세계최대 를 자랑한다.동굴안에는 2만여마리의 박쥐와 가재벌레등이,굴 주변에는 30여종의 희귀식물등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입장료 어른 1천원).
  • 녹색전사단 인왕산서 농성/4대강 오염사태 해결 촉구(조약돌)

    ○…물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 대책을 요구하며 지난 1월 15일부터 4대강 순회시위를 벌인 배달환경연합 녹색전사단은 1일 낮 12시부터 서울 인왕산 정상암벽(속칭 치마바위)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환경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5일간의 시한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녹색전사단은 『환경문제를 여전히 경제의 뒷전에 놓는등 물사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여전히 많은 한계가 있다』면서 『단식농성을 마지막으로 시위를 끝내지만 이를 계기로 환경의 가치가 보다 넓게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아동문학계의 대가들/손춘익 아동문학가(굄돌)

    아동문학가 마해송 선생.그가 쓴 「바위나라와 아기별」(1923년)은 이 땅 최초의 창작동화로 일제하는 물론 현금에 이르도록 어린이들의 심금을 울려 주는 동화가운데 하나이다.아마 지금 사회 각계각층의 원로·중진들만 하더라도 망각해버렸는지는 모르지만 어린 시절은 분명 그 동화의 한 애독자가 아니었을까.헐벗고 굶주린,좌절과 절망의 늪,피란지 대구에서도 마해송 선생은 어린이날을 기념하고 어린새싹들의 미래를 축복해마지 않았으며 또한 황량한 6·25의 폐허를 딛고 「어린이헌장」을 제정하고 끊임없이 어린이운동을 실천하였다.겸허와 성실로 일관된 그의 일생은 애오라지 이땅의 어린이와 아동문학을 위해 바친 것이었다.식민지 청년인 그가 24세때 일본 굴지의 종합월간지 문예춘추의 편집장을 지낸 것이나 혹은 한때 일본문화계에서 누린 명성도 어쩌면 그가 전생애에 걸쳐 꼬장꼬장하게 걸어온 그길의 추임새에 지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고인이 되고 말았지만 이주홍 선생과 이원수 선생은 명실상부한 아동문학계의 쌍벽이었다.1920년대부터 두 분이 한결같이 동시,동화,소년소설,동극 등 아동문학 전반에 걸쳐 활발한 창작활동을 지속해 온 것만 해도 그렇거니와 그보다도 그들의 문학에 일관된 저항정신과 서민의식이야말로 함부로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물론 작품성향이나 작가적 개성은 확연한 차이가 드러나는 것이 사실이지만.그러나 그들의 문학정신은 항상 야성을 잃지 않았으며,그러므로 이 땅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많은 아동문학 작품들을 남기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한국아동문학계는 혹독했던 지난 시절보다도 오히려 더 큰 시련과 좌절에 부딪쳐 있는지도 모른다.불신주의,혹은 상업주의의 팽창,그에 편승한 문화계의 독주와 편향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가 있을까? 어두운 밤에 촛불을 켜듯,일찍이 아동문학에 초석을 놓은 대가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것은 어떨까? 당대의 위기와 절망에 맞서 그들은 과연 어떻게 올곧은 길을 걸어 올 수가 있었을까? 문득 이원수 선생의 좌우명이 떠오른다.「풍우에 시달림을 슬퍼할 초목이 있으랴.나도 그런 초목이고 싶다」
  • 1300년전 정신세계(백제를 다시본다:5)

    ◎상징동물은 바로 백제인의 소우주/향로엔 짐승 39마리·수중생물 26마리/사슴은 영생·재생·원숭이는 장수의미/처음 나타난 기마무인상… 천리를 달리는 진취적기상 돋보여 백제의 동물에 대해서는 별로 전해진 것이 없다.선사시대 암각화나 고구려 고분벽화,신라 토우에는 많이 나타났지만 백제쪽으로 오면 동물이 상대적으로 희귀하였다.그런데 웬 일인가….부여 능산리 출토 금동향로에서 백제의 동물들이 한꺼번에 달려나왔다.1300여년전 백제인들의 정신세계를 엿보게 하는 이들 동물은 고고민속학적 해석을 바닥낼 정도가 되었다. 향로에는 봉황을 비롯하여 상상의 날짐승과 길짐승,현실세계에 실재하는 호랑이·사슴·코끼리·원숭이 등 39마리의 동물상이 표현되고 있다.또 연꽃사이에는 두 신선과 수중생물인 듯한 26마리의 동물이 보인다.특히 이 향로의 기마인물상들은 백제미술품에서는 처음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곰은 모신적존재 전체적인 구성원리는 음양의 체계를 이루어 아래로 수중동물의 대표격인 용을 등장시키고,그 위로 연꽃과 수중의 생물,지상계에는 산악과 짐승 및 신선,천상계의 정상부는 원앙과 봉황을 배치하였는데,봉황은 양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동물이다. 백제금동향로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 가운데 특히 백제와 관련이 많은 곰,남방계 동물인 원숭이와 코끼리,백제미술품에서 처음 나타나는 기마상,신령스런 영매로서 영생과 재생의 상징인 사슴등이 민속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곰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한민주의 모신적 존재로서 한국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곰은 단군신화와 민간설화에서 여성으로 등장한다.환웅과 혼인한 융녀의 몸에서 단군이 태어난 건국신화,삼국유사에 신라 김대성이 토함산에 올라가 곰을 잡고 곰의 징벌이 두려워 그 자리에 곰을 위해 장수사를 지었고,고구려의 해모수는 유화를 웅신산 기슭 압록으로 유인했다는 역사문헌기록,여인으로 변한 곰이 나무꾼을 유혹해 동거한 금강(곰강)의 전설 등 곰은 우리 민족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곰 웅자」 붙은 지명이 웅천,웅촌,웅진,웅강,웅산 등으로 많다.특히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와 금강이 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명으로 흥미를 끈다.이 곰이 백제향로 정면에서 왼쪽에 꼬리를 치켜세우고 걸어가다 도인을 향에 되돌아 보고 있다. 선계의 산에 나타난 원숭이·코끼리·연꽃 등은 불교 문화를 수용한 세계관의 한 표현이다.입에 앞발을 대고 있는 원숭이가 뭐라고 귓속말을 전하는 듯하다.예로부터 「동국무원」이라 하여 우리나라에는 원숭이가 살지 않았던 것으로 원숭이와 얽힌 내용은 그리 흔치 않다.원숭이가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 왔는지에 관한 확실한 기록은 없다.신라 토우의 원숭이는 부적으로 휴대하거나,부장품 혹은 각종 용기의 장식으로 사용되었고,십이지신상의 원숭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면서 당당한 시간신이며 방위신으로 나타난다.청자,백자로 만든 원숭이는 도장,작은 항아리,연적,걸상에서 자연에서의 모습과 모자뉴대의 형상을 띠고 있다.옛 그림 속에서는 원숭이가 십장생과 함께 장수의 상징으로,자손 번창의 상징으로 스님을 보좌하는 역할로 묘사되고 있다. 기마인물상은 갑옷과 투구로 중무장한 백제무인이 두발을 곧추세운 사나운 기세의 말을 타고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수평적으로 내닫고 있는 정적인 신라의 마각문토기·마형토기·기마인물토기·천마도등과 고구려 고분벽화의 말을 타고가는 기사도,말을 타고 활을 쏘는 수엽도,죽은 사람의 영혼이 타고 가는 개마도등과는 다르다.45도 각도로 위로 치고 나가는 금동향로의 백제 기마무인상에서는 천리를 달리는 진취적 기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말에 대한 표현방식은 시대에 따라서 문헌·유물·설화·신앙·놀이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말에 대해서 느끼는 관념은 변함없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것 같다.말에 대한 한국인의 관념은 「신성한 동물」「상서로운 동물」의 상징으로 수렴되었다.그래서 하늘의 사자,중요한 인물의 탄생을 알리고 얘기할 줄 아는 동물,예언자적 구실,영혼과 마을 수호신이 타는 승용동물,장수·신랑·선구자 등이 타는 동물로 인식되어 왔다. 사슴과 새 그리고 맹호가 평화롭게 뚜껑의 맨 아랫부분에 부조되어 있다.사슴이 유유자적하며 선계의 산으로 오른다.사슴아래 나뭇가지에는 새가 앉아 노래하고 나무아래로 맹호가 포효하고 있다.백제인의 여유와 취미와 예술,그리고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오늘날의 민속이나 무속에서는 사슴이 중요한 신앙소로 등장하지는 않는다.그러나 상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정이 다르다.우리 민족은 사슴을 상상의 동물인 기린에 준하는 거룩한 동물로 숭상하였다. ○영원의 세계표현 사슴뿔은 남권의 상징이자 가부장및 공동체 수장의 상징일 수 있다.사슴뿔은 나뭇가지 모양을 하고 있고 봄에 돋아나 자라면서 딱딱한 각질로 되었다가 이듬해 봄에 떨어진다.그리고 다시 뿔이 난다.이러한 순환기능과 나무를 머리에 돋게 하고 키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동물은 사슴뿐이다.따라서 사슴은 대지의 원이를 갖춘 동물로 여겼다고 할 수 있다. 사슴의 출현은 좋은 일이 생길 징조로 보았다.청학이 신선의 벗이자 짝이듯이 사슴도 신선의 벗이자 시종이었다.사슴은 호랑이와 더불어 신선의 탈것으로 생각되었다.사슴은 상상의 동물인 기린과 닮아 작은 기린으로 여겼으며 신선으로 도인의 품성을 갖춘 것으로 인식했다. 금동향로의 1백개 부조상은 영원불멸의 하늘 세계의 상징으로서 봉황과 북방 설원에서 설매 끄는 사슴,상상의 동물인 공작,하늘을 나는 천마의 신성함,사람과 가장 가까운 영물로서 원숭이 등등 고대 백제인의 이상과 꿈,영원의 세계를 표현한 소우주라 할수있다. ◎백제인의 신앙생활/한국인 심성속에 자리잡은 동물/거북·학·기린 등 신령으로 모셔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삶을 지키기 위한 원초적 본능으로 신앙미술을 창조했다.선사암 각화등이 그 초보적인 신앙미술이다.신앙미술은 곧 여러가지 의미가 부여된 동물상징으로 발전함으로써 생활문화와 사상,관념,종교등을 표현하기에 이른다.그리고 동물은 원시시대이래 인간에게 때로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가하면 먹거리이기도 했다.그 힘은 노동력으로도 이용되어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었다. 한반도에서도 바위그림이나 동물벽화를 비롯해 토우,토기,고분벽화 등에 수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등장한다.이 동물들에도 제각기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와 제각기나타내고자 하는 의미와 상징이 숨겨져있는 것은 물론이다.청동기시대의 반구대암각화에는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들의 모습과 사냥장면,개,사슴,호랑이,곰,물고기,거북,고래등이 묘사되어 있다.이 바위그림은 당시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생산활동인 고기잡이와 사냥,그리고 그 대상이된 동물들을 표현했다. 동물그림이 선사시대 바위그림에 못지않게 자주 나타난다.대상이 된 새는 학 꿩 공작 갈매기 부엉이 봉황 주작 닭등으로 현실의 새도 있고 상상속의 새도 등장한다.동물로는 범과 사슴 멧돼지 토끼 여우 곰등 산짐승과 소 말 개등 집짐승들이 그려져 있다. 신라의 동물상징은 주로 토우라 불리는 흙인형에서 나타난다.얼핏 살펴보아도 개 말 소 물소 돼지 양 사슴 원숭이 토끼 호랑이 거북 용 닭 물고기 게 뱀 개구리등이 눈에 뛴다.그런가하면 십장생 가운데 거북 학 사슴과 상상의 동물인 용봉황 기린등은 현재도 신령스런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고대인이 지녔던 정신세계의 일단이기도 한 동물의 세계가 이번에는 금동향로에 한꺼번에 나타나 백제인의 내면적 사상과 의식을 새롭게 조명할수 있게 되었다.
  • 문학의 향토성/손춘익 아동문학가(굄돌)

    김유정의 단편들 「봄봄」이나 「동백꽃」,「가을」,「소나기」들을 읽게 되면 궁벽진 강원도의 어느 산골마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순박하고 가난한 또 해학적이고 인정미가 넘치는 농투성이들의 사뭇 어이 없는 삶이 구수한 토속어로 적나라하게 펼쳐지니 말이다.그곳의 자연,또 거기에 딱 어울리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마치 여유작작한 구경꾼처럼 김유정은 그들의 입담 그대로 에누리없이 옮겨놓은 것이다.상가에 끼어든 우스개꾼일까.그는 도무지 심각한 티도 없이 그러나 사실은 자칫하면 묻혀 버리고 말았을 의미심장한 세계를 파헤쳐 놓는다.그의 그런 역량은 어디서 말미암은 것일까.만일 강원도가 고향이 아니라면 그는 결코 그런 작품을 남길 수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김동리도 마찬가지다.「무녀도」나 「바위」「찔레꽃」「황토기」같은 빼어난 단편들은 모두 고도 경주를 배경으로 한 것들이다.경주의 풍광,그곳의 인심,또 문화적 전통에 젖지 않고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작품들인 것이다.문체마저도 경주지방의 억양을 닮고 있으니 말이다.그의 초기 대표작들에는 그의 핏줄 속에 흐르는 경주의 향토성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듯하다. 시에서도 그런 예는 흔하다.함경도가 고향인 백석의 시나 전라도가 낳은 김영랑의 시만 해도 향토성이 그 생명이다.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라는 백석의 시는 지금도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하고 아련한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혹은 명절날 나는 엄메아베 따라,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은 또 어떤가.오메­ 단풍 들겠네나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의 김영랑의 시가 한결 감칠맛이 나는 것도 전라도 지방 토음이 주는 생동감 때문이다. 백문불여일독. 훌륭한 문학작품을 읽고 나면 새삼 문학의 본질이 향토성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문학의 세계화나 국제화는 다름아닌 향토성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닐까? 고향이야말로 영원한 문학적 영토인 것이다.
  • 끝없이 그리운평화/요절아내 유고시집 공무원 남편이 펴내

    ◎정문경시인의 유작시 67편 묶어/“시집출간 갈망” 생전의 소원 풀어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시인아내의 유작시들을 모은 시집을 발간해 화제다. 지난 92년1월 아들을 출산한직후 35세으 젊은 나이로 요절한 정문경시인(본명 정금자)의 유고시집 「끝없이 그리운 평화」가 그의 사망 만2년만에 남편 임익문씨(37)에 의해 세상에 나온 것. 고정문경시인은 87년 등단,요절할 때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였던 문인으로 다정다감한 서정과 날카로운 풍자,치열한 의식의 표출등으로 시단에서 주목받으며 활동중 첫 시집도 내지 못하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번 시집은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아마추어 시인이기도한 남편 임씨가 부인의 생전 염원을 뒤늦게나마 풀어주기 위해 고인의 유작시 67편을 묶은 것. 『살아 생전에 시집 한권을 내기위해 그토옥 갈망했었는데 뜻도 이루지 못한채 먼저간 아내에게 항상 마음의 빛으로 남아있었습니다.이렇게나마 시집을 내고 보니 조금은 홀가분해진 것 같습니다』 시집가운데 표제시 「끝없이 그리운 평화」와 「미사리 강변」은 대표작으로 순수성에의 의지와 슬픔을 짙게 내재한 흐름들이다. 『강 건너 풀숲에는 지울 수 없는 울림이 라르고로 흐르고/마주하면 염려되는 눈물/강 건너 마을엔 열릴 듯한 문고리가 흔들리고/그리운 평화/서툰 그리움일지라도/애잔한 꽃다발처럼/끝없이/그리운 평화』중에서) 『미사리 강변에/바람꽃 불어/강물속에 모두다 미류나무만/긴 강둑 향해 목이 메인다/숨죽이는 축축한 바위/모여 앉은 모래알/낮게 엎드려도 더 낮게 울음하는 바람꽃만 차오르고/노을빛 부끄러움으로/싯달타도 없이 연꽃을 그린다』(「미사리 강변」중에서)
  • 설연휴/특집드라마 5편 선뵌다

    ◎TV3사 인간애다룬 작품 주종… 컴퓨터 그래픽기법등 도입/K 「이선풍…」/무술가미 오락사극/「너의 빰…」 교포행로 그려/M 「어머니」/상반된 모성애 조명/「마흔살…」/인간소외 묘사/S 「모레내…」/노인·어린이들의 일상생활 그린 휴먼드라마 황금연휴를 맞게 될 설날에 맞춰 방송3사가 특집드라마 5편을 마련했다.이들 드라마는 오락성보다는 온가족이 둘러앉아 시청할 수 있는 따뜻한 인간애를 다룬 훈훈한 작품들이 주종을 이룬다. KBS­TV에서는 오락사극에 최첨단 컴퓨터그래픽을 도입하는가 하면 영화감독 이장호에게 TV드라마 연출을 맡기는등 뭔가 색다르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두편의 설날특집극 2부작 「이선풍 저승유람기」와 「너의 뺨에 입맞추리」를 선보인다.「이선풍 저승유람기」(이환경극본 안영동연출)는 명랑한 소재에 무술을 가미한 오락사극으로 용인민속촌이 설악산 안에 들어가 있고 대감집이 흔들바위 밑에 있는등 화면을 컴퓨터그래픽으로 합성,볼거리를 제공한다.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내수사 별제 선풍(김갑수반)은 횡령독직 혐의로 잡혀간다.형식적으로 솥에서 삶아죽이는 사형을 집행하고 장사까지 지낸뒤 살려줘 「살아있지만 죽은」삶을 살아야 하는 사형보다 더한 형벌인 팽형을 선고받은 이선풍이 기생 월향(김혜리반)과 친구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기위해 애쓰는 과정이 줄거리. 「너의 뺨에 입맞추리」는 재미작가 민예영 원작 「적선」「B교수와 결혼상담소」「프린스 구」등 3편을 영화감독 이장호가 극화한 작품.박철수감독에 이어 영화감독 이장호씨가 처음으로 TV드라마 연출을 시도한 것으로 TV에 영화적 기법을 도입해 관심을 모은다.미국에서 귀국한 김혜영(이휘향반),박칠구(윤문식반),화자(변은영반)등 세 재미교포의 한국에서의 행로를 그리고 있다. MBC-TV는 설날특집으로 「어머니」와 「마흔 살에 얻은 행복」등 드라마 2편과 지난해 창사특집으로 방송됐던 화제작 「명태」를 재방송한다.오는 9일 하오10시부터 1백분동안 방송되는 「어머니」(김운경극본 황은진연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어머니라는 상반된 입장에 선 두 어머니의 사랑을 대비시킨 작품으로 정혜선 사미자 이정길 이민우등이 주요 배역진으로 등장한다.한편 「마흔살에 얻은 행복」(유재용원작 주찬옥극본 정세호연출)은 잡화점 주인인 한 남자를 통해 인간소외와 고독을 묘사한 작품으로 정한헌 이주경 박규채 김영옥등이 나선다.11일 하오7시30분부터 90분동안 방송된다.이들 두 작품은 (주)인풍비젼과 MBC프로덕션등 독립 프로덕션사에서 제작했다. SBS-TV의 설날 특집드라마 2부작 「모래내에서 생긴 일」(이철수극본 김한영연출)은 노인과 어린이들의 생활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아기자기한 로맨스에 무술과 기상천외한 액션을 가미한 휴먼드라마로 9∼10일 하오7시부터 1시간씩 방송된다.
  • 탁월한 백제공장들(백제를 다시 본다:4)

    ◎“6∼7세기 문화선진”… 신라·일에 기술 전원/황룡사 9층탑·안압지 백제장인 손길/와·노반박사 일서 가람 짓고 향로 제조/금속공예·건축기술 당시론 최고수준… 장인들은 관인으로 대우 신라통일기 장인들의 탁월한 기량을 얘기할 때 흔히 거론되는 것이 이른바 만불산이란 공예품이다.신라 경덕왕은 당나라의 대종황제가 불교를 숭상한다는 소문을 듣고 공장에게 명하여 만불산을 만들게 했는데,「삼국유사」에는 그 모양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만불산은 한 발쯤 되는 가산에 험한 바위와 괴이한 돌,동굴을 장치하여 여러 구역을 만들었다.각 구역마다 춤추며 노래하는 사람의 모습과 각국의 산천형상을 새겨넣어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벌과 나비가 날고 제비와 참새가 춤을 추어 언뜻 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고 한다. ○궁남지 본떠 건립 그 뿐이 아니다.그 한가운데는 크고 작은 만불을 안치하고 주위에는 각종 장식품,천여구의 승려 조각과 누각 그리고 자줏빛 종을 벌여놓았다.바람이 불어 종이 울면 승려들이 모두엎드려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고 은은히 염불하는 소리가 나도록 기막히게 장치되었다고 한다.그리하여 이 만불산을 선물로 받은 대종은 『신라의 기교는 하늘의 조화이지 사람의 기교가 아니다』라고 깊이 탄복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같은 신라의 기술은 본래 백제로부터 전수받은 것이었다.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신라의 호국사찰 황용사 9층탑을 제작한 것은 백제의 기술자 아비지였다.신라는 삼국통일 직후 왕궁 옆에 못을 파서 안압지를 만들었는데,그 의장이나 기법은 모두 백제의 궁남지를 본뜬 것이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무왕 35년(634)3월에 궁성 남쪽에 못을 파고 물을 20여리나 끌어들여 궁남지를 만들었는데 못언덕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못속에 인공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에 비겼다고 한다.뒤에 못가에 망해루를 지어 국왕이 신하들과 더불어 이곳에서 연회를 즐겼다.이기백선생이 추리하듯 백제를 멸망시킨 직후 사비도성에 입성한 신라의 최고지배층은 이 궁남지와 망해루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듯하다. 그리하여 당나라를 상대로 한창 피나는 전쟁을 치르는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서둘러 안압지와 임해전을 축조했다.앞서 얘기한 경덕왕때 황룡사 연기법사의 발원으로 화엄경을 베끼는 사경작업이 진행되었는데,16년전 세상에 공개되어 현재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화엄경사경의 발문을 보면 광주,남원,장성,고부등 옛 백제지역 기술자들이 종이를 만든다거나 경문을 쓰는 일을 맡았던 것이다.백제는 그 지리적 조건에 힘입어 일찍부터 여러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흡수했다.건국 초기에는 북쪽에 인접한 낙낭군을 통하여 중국 한대문화를 받아들였다.낙랑군이 멸망된 뒤로는 고구려와 접촉했다.그런데 고구려는 중국 뿐아니라 만리장성 이북의 유목민족과도 접촉이 많았기 때문에 백제는 고구려를 통하여 야성적인 호주문화까지 받아들인 셈이다. 한편 백제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서해안을 끼고 있어 일찍부터 해상교통이 발달하여 바다 건너 양자강유역의 세련되고 우아한 중국 남조문화와 접촉했다.백제문화의 특징은 이처럼 각지에서 흘러들어온 외래문화에 끊임없이 자신의 독자적인 미의식을 가미하여종합하려고 한 점에 있다.삼국 중 가장 기름진 농경지를 확보하고 있어 비교적 여유있는 생활을 즐겼던 백제였던 만큼 느긋한 마음으로 풍요로운 예술을 꽃피울 수 있었다. ○기술자 박사 칭호 흔히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들은 고대의 기술자들을 한결같이 노예계급으로 보면서,삼국시대의 명품들은 어디까지나 지배층에 강제된 노예노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견해이다.삼국시대 및 통일기 신라의 기술자들은 국가로부터 전문 박사칭호를 부여받았을 뿐아니라 관등까지 받은 어엿한 관인신분이었다. 일본측 역사서인 「일본서기」에는 실로 많은 백제 기술자들이 등장한다.6세기 초 이래 백제로부터 일본조정에 유교경전이나 의학,역학,역학을 지도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파견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일본에 불교를 전해준 뒤로는 사찰건물이나 불상,기와,향로를 제작하기 위해 노반박사,와박사 등이 파견되었다.현재 알려져 있는 수많은 금동제 불상이나 무령왕릉에서 나온 각종 금속제품을 통해서 알수 있듯이 당시 백제의 금속공예기술은 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서기 588년 일본왕실의 외척으로 권세가였던 소가(소아)씨가 법흥사(일명 비조사)건립에 착수했을 때는 실로 많은 백제의 일급 기술자들이 초빙되어 갔다.당시 일본에 건너간 노반박사 백매순은 덕장이란 관등을 갖고 있었는데,그는 문헌기록을 통해서 확인되는 유일한 백제의 금속공예기술자이다.한편 「원흥사가람연기변류기자재장」에는 그를 「누반사」백매순이라 표기하였는데 이는 그가 다름아닌 누금세공기술자였음을 말해주고 있다.누금세공이란 금판와 금입에 금판을 붙이는 방법이다. 사비시대의 백제는 대외관계에 있어서나 국내정치면에서 실로 다사다난한 때였다.하지만 문화적으로는 백제가 그동안 축적한 기량이 최대로 발휘된 일대 황금시대였다.바야흐로 국교의 지위를 차지한 불교가 이 시기 백제문화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한편으로는 도교사상이 스며들어 전란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유토피아사상이 싹트게 했다. ○문화 견인차 구실 야심만만한 정복군주였던 무왕은 불교와 도교 모두에 심취해 있었다.그가 궁남지에 인공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에 비긴 것은 도교사상에서 영향받은 것이다.한편 그가 전북 익산 금마에 미륵사를 창건한 것은 유명한 사실인데 이밖에도 그는 부소산성과 마주보고 있는 금강 대안의 울성산성 근처에 또 하나의 호국사찰을 완공했다.바로 왕흥사였다. 왕흥사는 오랜 공사끝에 무왕 35년(634)2월에 낙성되었는데,왕은 때때로 이 절을 찾았다.무왕은 먼저 금강 언덕에 있는 바위에서 멀리 부처를 바라보며 예불을 한다음 배를 타고 절에 가서는 법회에 모인 승려들에게 향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향을 피워 부처와 보살을 공양하기 위해서였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그토록 융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향을 피우는데 필수적인 이 시대의 향로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었다.마침 작년 말에 부여 능산리에서 금동향로가 나온 것은 기적같은 느낌이 든다.의장의 풍부함이라든가 현란한 장식성으로 볼 때 문득 신라의 만불산을 연상케 하는 이 진품의 작가 이름을 알 수 없는 것이 끝내 유감일 따름이다. ◎백제 기술집단/노반박사는 금속공예의 명인/와박사도 뛰어난 녹유계통의 토기 만들어 우리는 오랫동안 일본의 기록을 통해 백제의 기술과 공장들의 모습을 가늠해 왔다.그러나 최근 이루어진 고고학 발굴에서 그 생생한 백제 기술의 실상을 비로소 가늠하게 되었다.그 대표적 케이스의 하나가 지난해 연말 부여 능산리 출토 금동용봉봉래산향로라 할 수 있다. 세기적 보물이기도 한 능산리 금동향로의 출현은 백제의 기술과 우선 노반박사의 존재를 떠올리게 했다.「일본서기」등과 같은 일본쪽 기록에 보이는 백제최고 기술집단의 하나인 노반박사는 금속공예의 명장이고,바로 능산리 금동향로를 제작한 기술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들의 활동은 불교미술에도 큰 영향을 끼쳐 불상이나 탑의 상륜부 등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일본 나라(나양)의 이소노카미(석상)신궁에 비장된 백제전래품 칠지도는 백제의 금속공예술이 이미 상당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새김글씨를 금으로 상감한 4세기경의 칠지도는 금속의 정련과 주조기술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따라서 6∼7세기경 사비시대 백제의 기술은 능산리 금동향로를 만들어낼 만큼 더욱 발전되었다.심미안적 세공에 의해 제작된 틀,소재의 정선,주조술,가공,도금술이 어울려 이룩한 걸작의 종합금속예술품이 능산리 금동향로인 것이다. 그리고 와박사 역시 넓은 영역에 걸쳐 활동한 공장이다.단순히 건축물의 지붕을 덮는 기와 뿐 아니라 테라코타불상,토기 제작에 관여했을 것이다.특히 삼국 가운데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녹유계통의 토기를 만들어 낸 이들도 바로 와박사로 보여진다.녹유토기는 후대 고려청자의 모태를 어느 정도 이루었고,사비시대 백제의 대가람이었던 익산 미륵사 터에서 발견되고 있다.
  • 장터:상/조선왕조 천도후 종로에 시전 설치(서울 6백년 만상:7)

    ◎2천간 규모… 관주도 독점상권 형성/어물 등 6개조합… 육의전으로 불려/남대문밖 칠패·동대문 배오개장터 유명 예나 지금이나 장터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의 숨결이 가장 진하게 스며있는 곳이다. 「남이 장에 가니까 씨 오쟁이 떼어지고 따라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터에는 모두를 설레게 하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애환도 많고 또 풍성함의 이면에는 가난한 자의 한숨도 흐른다.한편에서는 흥정이 깨져 고성이 오가고 바로 곁에서는 또 만병통치약장수의 사탕발림 달변에 폭소가 터지기도 한다.소박한 시골아낙들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를 후리려는 야바위꾼과 소매치기들도 설쳐대는 천태만상의 곳이 바로 장터다. 오만가지 인간군상들이 서로 얽혀 어깨를 비벼가며 사는 장터는 한마디로 인생의 축소판이라 할수 있으며 그래서 장터의 역사는 곧 사람들의 삶의 역사를 대변한다.서울 장터의 역사는 한양천도 가까이로 거슬러 올라간다.천도를 단행한 조선왕조는 궁궐과 관아를 지어 정도의 기틀이 어느정도 잡히자 곧 상가건설에 착수,정종 원년(1399)부터 태종 14년(1414)까지 4차례에 걸쳐 2천간 안팎의 시전을 세웠다.현재 보신각이 있는 종로네거리를 중심으로 동서로 연건동과 광화문우체국,남북으로 을지로2가와 안국동에 걸쳐 자리잡은 이들 시전의 관허상인들은 관에 임대료인 행랑세를 내는 대가로 독점판매권(금란전권)을 거머쥐었다.이때부터 종로거리는 전국 최대의 상거래지역으로 자리잡게 되고 인조 15년(1638)에 이르러서는 이들 시전상인들이 취급품목별로 입·면포·내외어물·지·저포·청포전등 6개의 조합을 만들어 육의전으로 불리면서 18세기 초까지 조선의 상권을 지배한다. 이들은 성안 사람들의 생필품을 조달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주로 관의 보호를 받아가며 관수품과 중국에 보내는 진공품의 공급기능을 맡았다. 이들 종로의 시전상인들이 관주도의 상거래를 장악해가는 동안 지방에서는 닷새장제도가 생겨나고 서울에서도 성문근처를 비롯한 도성내 곳곳에 자연발생적으로 장터가 생겨났다.그 대표적인 것으로 동대문근처 배오개장(이현·현 광장시장자리),남대문밖 칠배장(현 봉래동일대)이 있다.이 두 장터의 형성시기는 분명치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종로에 시전이 자리잡힌 무렵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들은 오늘날의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의 모태를 이루면서 동시에 서민장터의 쌍벽이 되어 한국 상거래사의 한장을 이룬다. 서울의 물산시장을 가리켜 「동부채칠배어」라는 말이 있다.이는 동대문근처 배오개장에는 과일·채소가 많고 남대문밖 칠패에는 생선이 많아서 생긴 말이다.또 「왕십리 미나리장수는 목덜미가 검고 마포 생선장수는 얼굴이 새까맣다」는 말도 유행했다.왕십리 미나리장수는 아침햇살을 등지고 동대문으로 향해 목덜미만 검게 타고 마포 생선장수는 반대로 햇볕을 안고 남대문으로 향해 얼굴이 타서 나온 말이다. 처음 배오개와 칠패장의 상거래는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시전의 금난전권 행사로 상설점포를 갖지 못한데다 그 위세에 눌려 상품마저 마음대로 팔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난장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당시의 장터에서는 오늘날 서울시내 거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목격되는 단속반과 노점상들의숨바꼭질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했다. 조선시대에는 전반적으로 사회현상의 변화가 더뎠듯이 상업활동의 변화도 느린 속도로 진행됐다.그러나 18세기에 들면서는 저자거리에도 한바탕 돌풍이 일었다.인구의 증가로 시장규모가 커진데다 금속화폐의 유통으로 상거래형태가 보다 복잡해지자 관주도 상업활동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게 됐다. 시전상인들의 위세에 눌리면서도 꾸준히 부를 축적해온 사상들은 이 때를 맞아 시전상인들의 금난전권에 정면으로 도전,마침내 정조 15년(1571) 신해통공조치로 시전상인들의 모든 특권을 철폐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에따라 18세기 중반부터 서울 상권의 무게중심은 종로로부터 성밖 나루터와 남대문·동대문의 양대장터로 옮겨가게 된다.바야흐로 장터의 남대문·동대문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 시화방조제 유실 사고/대우·현대건설 “수중전”

    ◎“공사못해 1백억 피해” 손배소 제기/대우/“준설작업이 주인” 상응조치 으름장/현대 시화방조제의 최종 물막이 공사가 끝난 가운데 인근 해상에서 LNG 인수기지 공사를 하는 (주)대우가 방조제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1백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시화방조제 공사는 국내 최대의 간척사업이며 농어촌 진흥공사를 감독청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저녁 양 쪽에서 쌓아온 둑을 바다 가운데에서 마지막으로 연결하기 위해 쌓았던 부분이 바닷물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휩쓸려 나가면서 축조지점의 단면 및 지반을 유실시켜 직경 4∼5㎞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공사에 쓰인 돌망태와 토사 등이 급류와 함께 대우의 인천LNG 인수기지의 부대시설 공사현장을 덮쳐 방조제로부터 3∼15㎞ 지점에 박아놓은 강관 파일(대형 말뚝)80여개와 준설선을 파손시켜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물막이 공사 현장은 유속이 초당 1.5m인 다른 곳과 달리 4∼5t 짜리 바위도 순식간에 휩쓸어 갈 만큼 빨라(초당 6∼7m)현대가 공사에 애를 먹었던 구간이다. 대우는 대한토목학회에 피해원인 및 대책에 관한 조사를 맡기고 인천지법에 증거보존 신청을 하는 한편 지난 17일에는 이번 사고로 약 1백억원 이상의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서울민사지법에 냈다. 대우는 사고의 직접 피해 이외에도 8천1백43억원 규모의 LNG 인수기지 공사가 당초 예정(96년12월 완공목표)보다 6개월 정도 늦어짐에 따라 지체비를 가스공사에 물어야 한다. 반면 현대측은 기지 준설공사는 방조제 건설공사보다 3년 뒤인 90년 10월에 시작됐으므로 대우가 이번과 같은 재해에 대비,물막이 등 안전시설을 했어야 했으며 대우가 준설작업을 하는 바람에 수량과 그 흐름이 바뀌어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하고 있다.현대의 관계자는 『이번 방조제 유실사고도 대우의 준설작업에 기인한 것이라는 근거를 찾기 위해 관련 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며 『상응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공사 보험제도 등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비한 자산보호 장치가 전혀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함으로써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앞으로 사회간접자본의 민자유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이런 유형의 사고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에 대해 중앙대 토목학과 이배호교수는 『자연을 다루는 현장 조건상 사고는 자연재해로 분류될 수 있다』며 『공사보험 제도를 도입,제 3자에 대한 재해를 보상해 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겨울바다/“호젓한 낭만”… 무박 2일 코스 인기

    ◎연인들 낙산·태종대 찾아 주말데이트/“혼잡 안녕” 한적한 백사장 산책 매력/소래포구 어시장 유명… 협궤열차도 타볼만 한겨울의 정취를 만끽 할 수 있는 「겨울바다」여행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싱그러운 바닷내음을 전해주는 바람,인적이 뜸한 백사장,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흩어지는 물보라등 겨울바다는 독특한 낭만과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싱싱한 바다회등 해산물까지 맛볼 수 있다면 겨울바다여행은 금상첨화가 아닐 수없다. 최근 바쁜 직장인들과 연인들사이에서는 주말을 이용,무박2일로 떠나는 여행풍습도 늘고 있어 바다여행을 시도해 볼만하다.짧은 일정으로 가볼 만한 바다여행 코스를 알아본다. ◇낙산=바닷가 절벽위 숲속에 그림처럼 자리한 낙산사,깎아지른 절벽위의 의상대등 유적지와 송림을 끼고 3㎞에 펼쳐진 백사장을 둘러본다. 특히 의상대는 일출광경을 볼 수있는 최고의 명소로 꼽히는 곳.요즘 일출시간은 상오7시45분쯤이다.돌아오는 길에는 설악산에 들러 「눈꽃」의 절경을 감상하는 기회를 가져 봄직하다.춥지만 야간열차여행의 운치를 만끽하려는 사람은 청량리역에서 밤11시에 출발하는 통일호를 타면 다음날 새벽 7시35분 강릉에 도착한다.강릉에서 낙산사까지는 버스로 1시간20분쯤 걸린다. ◇태종대=1백m가 넘는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암벽에 부딪혀오는 파도가 장관을 이루고 일출광경을 볼 수있다. 순환 관광버스가 등대입구·전망대등 볼거리가 많은 곳을 수시로 순환 운행된다. 태종대를 관광하고 돌아오는 길에 부산의 명물 자갈치시장에 들러 싱싱한 회를 맛본뒤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을숙도를 구경한다. 서울역에서 30분간격으로 출발하는 무궁화호의 막차는 밤11시55분에 떠나 다음날 새벽 5시40분 부산에 도착한다. 부산역에서 태종대까지는 버스로 30분거리. ◇소래포구=넓은 백사장이나 검푸른 높은 파도보다는 어시장으로 유명한 곳.특히 인천 중심가에서 불과 10여㎞거리에 위치,서울등 수도권 시민들이 즐겨 찾고 있다. 새우젓과 꽃게로 유명한 이 곳은 광어·바닷가재·낙지등을 직접 구입,서울 가까운 곳에서 바다를 느끼며 회를 먹을수있는 곳. 역사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는 수원∼소래간 남아있는 38㎞의 협궤열차인 수인선을 한번 타 보는 것도 추억을 살찌울 기회로 좋겠다. 수원에서는 상오5시50분,하오1시30분,6시30분에,소래에서는 상오6시17분,11시17분,하오6시57분에 각각 출발한다.
  • 김종필민자대표(신춘정가/주역들의 행보는…:3)

    ◎“상선여수”… 모나지않는 균형잡기/계파사이 “퇴진” 유일한 선택 ” 양론속에/대안부재론 업고 전당대회유임 겨냥 민자당의 김종필대표는 지난 3일 당직자간담회가 끝난 뒤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로 건너가 「상선여수」라는 신년휘호를 썼다.물 흐르듯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뜻이다. 아호가 운정이지만 JP라는 영문 약칭으로 더 친숙한 김대표 사무실의 도자기 필통에는 「약수」라는 글이 씌어 있다.「물과 같이」라는 뜻이다. 김대표의 처세관은 「물처럼」인 듯 보인다. 그런 그가 올해 걷게 될 정치행보에 정치권의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특히 오는 5월에 열릴 민자당의 전당대회에서 그가 다시 대표로 유임될 것인지 여부는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다.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임명해 전당대회의 인준을 받게 돼 있는 대표직에 그가 유임되느냐는 민자당의 역학관계는 물론 새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나타내주는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있다. 그는 새 정부들어 한동안 거센 비판에 몰리기도 했지만 계파갈등의 틈을 비집고 세력균형의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서서히 당의 중심으로 자리를 되잡아갔다. 민정계는 그를 바람막이로 의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 다시 역풍이 불고 있다.야당이야 그렇다치고 민주계에서 보내는 따가운 시선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김대표는 개혁과는 좀 거리가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민주계의 시각이다. 민주계는 김대표가 유임된다면 2년 뒤에 열릴 전당대회까지 당체제가 그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그가 다음 대통령후보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에 앞서 내년 상반기에 있을 지방자치단체 선거지원에서도 득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그렇다고 그를 지원행렬에서 뺄 수도 없고…. 그래서 민주계 일각에서는 중간평가나 다름없는 지자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개혁을 내세울 수밖에 없으며 김대표를 미리 국회의장쯤으로 비켜서게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퇴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는 상황과 퇴진을 강행시킬 때 비민주계의 동행이탈 가능성이 민주계로 하여금 유임론에도 귀를 기울이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말 당내 계파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 『김대표를 퇴진시키다가는 부작용이 일지 않을까』 반문하면서 『요즘 김대표가 김대통령의 신한국 건설과 개혁의 뒷바라지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대안부재론은 민정계와 공화계도 내세운다. JP의 한 측근은 『이른바 중진이라는 몇몇 정치인에게 당을 맡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김대중 전민주당대통령후보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복귀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한다면 그를 상대할 여권인사는 JP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타래처럼 이리저리 엉켜있는 당 안팎의 상황이 김대표의 유임론에 힘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김대표는 대표 유임과 연관된 사안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 지난 3일 고위당직자 간담회에서 김대표는 상반기중에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김대표는 자신의 방중의사가 대표 유임을 확신하는 것처럼 비칠 것을 우려해 「공사간에」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또 연두기자회견도 할지 말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대표로서 스스로를 과시하는 듯 비쳐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 올해는 JP라는 물이 바위와 벼랑을 만나 꺾여 돌고 물방울을 튀기며 떨어져 내릴지,장강대하처럼 소리없이 유유히 흘러갈지가 주목되는 한해라 할 수 있다.
  • 문화가 달리는 도로/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굄돌)

    하루의 고되고 축복된 일에 쉼표를 표시할 퇴근길 저녁의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자가용 행렬은 참으로 아름답다.진종일 열심히 일하며 생각하고 귀가하는 가장과 가족원은 따뜻한 가정의 식탁에서 하루의 피로를 녹일 것이다. 가정은 누구나 돌아가고픈 육체의 안식처요 영혼의 쉼터이다.가능하면 빨리 돌아가서 손발을 씻고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 이야기도 하고 뉴스도 연속극도 볼 것을 생각하니 모두들 마음이 바쁜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바쁘다고 해서 야바위꾼들 마냥 난폭운전으로 끼어 들기를 하거나 다른차에게 심한 혐오감을 주는 운전행태 등은 아무래도 꼴 사나운 모습이다. 공적으로 바쁘지도 않은데 경광등 껌벅거리고 달리는 사이비경찰차,병원차,언론차,남의 생명을 담보하여 차선침범,음주운전을 일삼는 주당 전용차,폭주족의 최첨단을 달리는 거리의 불량배 오토바이,선팅한 차창밖으로 담배꽁초 버리는 운전자와 앞좌석에 맨발을 올려놓은 주인을 실은 얼빠진 외제차,바쁜 출퇴근 시간에 산보,물깃기,에어로빅노선을 달리는 주부들,비좁은 골목길과 한개차선을 완전차폐벽으로 만든 공사차,좁은 골목 소방도로에 점유가건물을 지은 지역 유지들 등등 참으로 대한민국의 교통문화는 아수라장이다. 도로는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만 빨리 달리게 만든 공공시설물은 아니다.도로위에는 항상 건전한 시민의식과 윤리규범,도덕이라는 최소한의 가치문화가 혈맥처럼 순환되어야 한다.야만인이 움직이는 흉기의 자동차가 아닌 교양있는 인간이 순행하는 문명의 꽃으로서 문화의 차가 달려야 세상이 살 맛이 난다. 이제 정부와 경찰과 도로탓만 하지말고 시민스스로가 거리의 명소를 만들고 교통도덕을 지키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할 때이다.이 모든 문제가 경찰과 행정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건전한 문화시민으로서 긍지,도덕,예의규범을 지키는 문화적 자존심만이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한동안 소시민의 찬사를 받다가 흐지부지된 출퇴근 버스전용차선에 얌체동물처럼 함부로 끼어드는 위반차량이 늘고있다.경찰의 명예를 걸고 서민의 공적인 부도덕 중후군을 중벌로 다스리자.그 야만적 행동이 뿌리 뽑히고수도시민으로서 문화화 될때까지.
  • 야간작업 3시간만에 완형확인/금동용봉향로 발굴기

    ◎“백제인물상·복식사 연구에 획기적 자료” 금동용봉봉래산향로가 발견된 부여 능산리고분군과 나성사이의 지역은 오랫동안 논밭으로 이용되어 왔다.1992년 초 정부는 백제권유적정비사업의 하나로 이 지역을 개발하기 위하여 땅을 매입하게 되었다.이 지역에 능산리고분군,나성과 연계되는 관광객 편의시설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는 1983년부터 연꽃무늬수막새를 비롯하여 다량의 기와물이 발견되었으므로 개발에 앞서 유적의 정확한 위치 및 범위를 알고자 먼저 시굴조사를 실시하게 되었다.그 결과 능산리 3백92의1 일대 약 3천평에 걸쳐 건물지 가마터 등 방대한 유적이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이에따라 국립부여박물관은 충청남도와 학술용역조사를 체결하여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정밀조사에서 확인된 유적은 건물지 3동이었다.이들 건물은 각각 주요한 목적을 가지고 세워졌는데 그것을 확인한 일은 백제사 연구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제1 건물지는 불씨를 저장하는 시설물이며,제2건물지는 담장 또는 진입로로,제3건물지는 사비시대 최고위층에서 관여하였던 공방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물론 이 3개의 건물지들은 어떤 중요건물의 부속건물들로 추측된다.이중 제3건물지는 동서 양편에 퇴간(차양간)을 갖춘 본체 정면 9칸,측면 2칸의 평면구조를 하고 있다.본체는 다시 3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각 방에 목적에 따라 시설물들을 배치한 공방시설이었다.지붕형태는 맞배지붕이다.공방시설로 보는 이유는 각 방에서 소토층과 배연구시설,도가니,토제범을 비롯,동이나 유리재료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제3건물지의 본체 내부는 물론이고 사방에서 금·금동·철·유기·칠기로 만든 제품과 재료가 상당량 발견되었다.김동광배편,금구슬,김동투조장식,유리구슬,채색한 칠기,특이한 토기류들은 사비시대 백제 문물을 연구하는데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본체 중앙칸 서쪽에 있는 길이 1백35㎝,폭90㎝의 수혈에서 백제 최상급의 보물인 김동용봉봉래산향로가 발견되었다.제3건물지 상부에는 건물의 지붕을 덮고 있던 기와가 그대로 무너져 내린 상황이어서 수혈 상부에도 기와가 덮여 있었는데 약간 함몰된 상태였으며 밑에서 물이 스며올라오곤 하였다.지붕에서 무너져 내린 기와를 제거하였을 때 수혈의 윤곽선이 선명하게 드러났는데 그 표면은 흑색의 점질에 모래가 약간 섞인 층으로 덮여 있었다.내부조사를 위하여 남북으로 반을 갈라 조사하게 되었는데 표토층을 제거하자 기와편과 토기편들이 꽉차 있었다.20㎝ 깊이로 들어갔을 때 금동용봉봉래산향로의 일부가 드러났으나 그 시간이 이미 하오5시에 접어들어 주변이 어둡게 변해가고 있었다.그러나 유물의 중요성을 인지한 조사단은 전 장비를 동원하여 주위를 밝게 비추고 야간작업에 들어갔다.유물의 중요성뿐만이 아니라 날씨가 추워 작업속도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어 거의 3시간이 지나서야 유물의 모습이 완전하게 나타났으며 사진촬영을 마치고 수습하여 조심스럽게 박물관으로 옮겼다. 향로는 전체높이가 64㎝로 뚜껑과 몸체 2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전체적인 구성으로 볼때 개정부장식,개신부,신부,대족부의 4부위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개정부에는 웅비하는 봉황이 있고,개신부는 4∼5단의 삼산형의 문양대로 장식되어 있는데 주락상(신상),각종의 인물상,동물상,화염문,폭포 등의 문양이 양각되어 있다.신부는 3단으로 연꽃이 배치되어 있고 꽃중앙과 꽃사이에 인물상,물고기와 각종 동물상을 베풀었다.대쪽에는 1마리의 용이 우주의 삼라만상을 받들고 승천하는 형상으로 몸통을 떠받들고 있는데 머리·뿔·비늘·다리 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용의 하반부는 구름을 생생하게 양각하였으며 구름과 다리사이에도 6엽으로 된 연꽃무늬 3개를 표현하여 놓았다.이로 볼때 용의 세다리와 구름이 원형을 구성하게 하여 안정감있는 구도를 나타내게 하고 있다.이 향로의 제작연도는 6세기후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묻힌 시기는 7세기 중엽으로 추정된다.이 향로는 학술적인 가치가 높고,향로에 표현된 산·바위,주악상에 보이는 머리카락을 오른쪽으로 묶어내린 형상 등은 백제 특유의 것으로 주목되는데 자료가 빈곤한 백제시대 복식사,인물상및 동물상을 연구하는데 획기적인 자료이다.앞으로 백제고고학사에 영원히 남을 이 유물에 대하여 고고학,미술사,사상 등 여러가지 방향에서 세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국립중앙박물관장 정양모씨(인터뷰)

    ◎부여 능산리 백제유물박물관 지휘 책임자/“능산리 향로는 분명 백제 것”/전체적 조형·용·연꽃모양 중국과 큰 차이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3일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김동용봉봉래산향로가 「중국에서 전래된 것일수도 있다」는 일부의 문제제기에 대해 『백제미술의 특성을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산하 부여박물관이 맡고 있는 능산리 백제유물 발굴작업의 지휘 책임자이자 지도위원이기도 한 정관장은 『우선 전형부터가 중국것과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향로는 전국시대말에서 한대와 육조시대를 거쳐 원대까지 이어져 왔습니다.현재 중앙박물관에는 중국 향로의 원형을 보여주는 원대 도자 박산로가 있어요.신안앞바다에서 건진 겁니다.능산리것은 준수한데 반해 중국것은 펑퍼짐하고 안정감이 있습니다.산의 배치등 비례부터가 분명히 다릅니다』 정관장은 『전체적인 조형외에도 대략적으로 살펴봐도 용이나 인물들이 중국것은 권위적인데 비해 능산리것은 사실적이고 간결하게 표현되는등 백제적인 특성이 명확히 나타난다』고 밝혔다. 『몸체부분의 연꽃판도 우리 양식입니다.중국향로의 연꽃은 끝이 뾰족하고 과장되어 있지만 우리것은 우아합니다.특히 맨아래 연꽃판에 양각의 문양대신 음각선을 두른것은 백제특유의 기법입니다.또 다리부분(대족부)의 용은 이것이 한국용이지 중국용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할 얘깁니다.또 뚜껑부분에 나타난 새나 산,바위는 부여 규암외리에서 나온 산경문전의 그것이며 산 밑의 화염문도 부여에서 나온 금동제품과 유사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관장은 「이처럼 화려한 백제유물이 출토된 예가 지금까지 없지않느냐」는 일부의 「전래가능성」주장에 대해서는 『그것이 백제문화가 지금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경우는 조금 예외지만 금동향로류의 귀중한 유물은 무덤아니면 나올 곳이 없습니다.그런데 백제무덤은 횡혈식으로 도굴꾼들이 마음대로 출입할수 있어요.일제시대 일인도굴꾼들이 다 훔쳐 갔습니다.좋은 유물이 남아있을리가 없지요.이런상황은 고구려도 마찬가지예요.벽화밖에는 남은것이 없지 않습니까.신라도 도굴이 가능한 묘제로 바뀐 통일신라시대의 유물은 남아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정관장은 『훌륭한 유물이 출토된 것도 경사스런 일이지만 이번 발굴로 백제문화에 대해 재인식할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된 것이 더욱 의미있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 여류작가 최은경·심영철씨 야심찬 개인전

    ◎“파격의 설치 조각” 연말공간 장식/최은경/무속 소재… 「영생위한 죽음」 표출/심영철/예술적 환경 「전자정원」에 담아 대규모 설치조각으로 국내화단에서 주목받고있는 여성작가 2명이 야심의 개인전으로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하고있다. 조각가 최은경씨(39)와 심영철씨(37)가 그 주인공으로 기존의 조각개념을 과감히 탈피하여 조각이 놓여진 공간을 이야기가 있는 환상의 세계로 전환시키는 재능을 인정받는 기대주들이다. 오는 30일까지 장흥의 야외조각공원 토탈미술관에서 작업을 공개하는 최은경씨는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한후 치열한 작업욕을 과시하며 서울과 일본에서 7회의 개인전을 펼쳐온 인물. 스케일과 소재면에서 과감하리만큼 파격성을 보여온 그는 초기에 우주를 연상케하는 공간속에 수천마리의 나비형상을 던져놓아 관객에게 전율을 느끼게 했고 최근 2∼3년간에는 거대한 철구작업으로 공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무속에 깊은 관심을 갖고있는 최씨는 자신에게서 발동하는 작가적인 「끼」를 살풀이굿을 하듯 작품속에 쏟아붓고 있는데 『영원히 살기위해 죽음을 선택』한다는 역설적인 주제를 던지고 있다. 거대한 그의 철구는 매우 불안한 상태로 있건 평형을 유지하고 있건 정중동의 움직임을 내포한채 무한한 운동의 여지를 머금고 있는 은유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있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전시를 갖는 심영철씨는 종교적 메시지 가득한 신선한 조형공간을 창출한다는 평을 듣고있다. 미국 오티스 파슨스스쿨과 UCLA에서 수업한후 국내에서 독자적인 작업을 발표해온 그는 90년도 「한국예술평론가협회」선정 미술부문 최우수예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험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예술적인 환경을 제시해온 그는 인간과 신과의 교감을 전제로한 메시지의 전달에 전념하고있다. 가공되지 않은 나무기둥과 채색물감,TV니터,네온,광섬유,홀로그램과 바위,컴퓨터,관객에 의해 움직이는 터치스크린등 이색재료를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시대적 현상을 반영한 3차원적인 변형공간이 되고있다. 이번 작품전에는 인간의 정서를 환경적으로 통합하려는의지를 내포한 「전자정원(자연속의 테크놀로지)」을 소개하고있다.
  • 백만평 농사 6명이 해낸다(농산물 개방/극복의 현장)

    ◎기계·기업화 성공한 충남연기「매바위 위탁영농사」/4마을 1백50가구 영농 맡아/파종서 수확까지 모두 기계로 여섯명의 농부가 1백만평의 논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이땅에서는 짐짓 불가능할 것만 같지만 이를 실현해내고 있는 곳이 있다.충남 연기군 동면 응암리 「매바위 위탁영농 합자회사」(대표 김은기·47)가 바로 그곳. 도정공장의 힘찬 기계소리가 자그마한 마을의 정적을 깨뜨리고 있다.공장앞에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아파트단지로 팔려나갈 쌀이 시동걸린 트럭에 가득 실려있고 거래처에서 걸려오는 전화벨도 요란하다.한마디로 생동감 넘치는 현장이다. 80년대 들어서 농촌의 고령화현상이 가속화되는데다 우루과이라운드파고가 밀어닥칠 것을 일찌감치 예상한 대표 김씨는 남먼저 기계화영농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우선 1억여원을 들여 농사에 쓸 각종 농기계를 사들인 그는 지난 90년 8월 지역 농민 5명을 직원으로 채용,위탁영농회사를 세웠다. 현재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농기계만도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건조기 소독기등 20대.파종에서 수확까지 모든 작업을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정공장 3곳과 쌀수송차량도 갖춰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는 모든 시스템을 기계화했다.이듬해인 91년부터는 인력부족과 생산비등을 우려한 동면 응암·내판·갈산·명학리등 1백50농가가 농사일을 맡기기 시작했다. 여기서 한해 생산하는 쌀은 80㎏짜리 1만5천가마.무려 2만여명이 1년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이 회사는 농사일을 맡긴 주민들로부터 모판설치에서 도정까지의 비용으로 1마지기당 벼 1백㎏씩을 받는다.이렇게 받은 위탁수수료 7천만원 가운데 5천만원을 직원급료로 지불하고 있다.농기계의 감가상각비등 1천만원을 제외하고도 자신의 논에서 나오는 수입 3천만원과 합하면 한해 4천만원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본격적인 모내기철이 되면 회사의 이앙기 5대와 각 농가에서 갖고 있는 이앙기등 모두 30여대를 동원,5월 한달동안 꼬박 기계화작전을 방불케하는 모내기를 한다. 4곳에 설치된 1백50평 규모의 건조장은 하루평균 벼 6백가마를 말릴수 있는 시설로 이 회사의 자랑거리이다.또 이 회사는 미질을 더욱 높이기 위해 청결미공장 설립작업도 서두르고 있다.대도시 아파트와의 직판체제를 보다 활발히 갖추기 위해서이다.군청측과 협의를 마치면 공장설립에 착수,오는 95년부터 청결미를 대량 생산,지금보다 2배이상의 소득을 겨냥하고있다.이밖에 도정과정에서 나오는 쌀겨가 소의 사료로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1백여마리 규모의 축사건립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UR의 파고가 아무리 높아도 우리쌀을 지키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이겨낼 자신이 있습니다』 김씨는 이같은 자신감은 정부가 농촌발전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때 더욱 굳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겨울산행/한라산의 설경… 낭만이 샘솟는다

    ◎수만그루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한듯/설악·지리산 등 명산들도 “한폭의 그림”/“예년보다 많은 눈” 예보… 등반때 안전장비 갖추도록 본격적인 겨울산행이 시작됐다. 겨울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하얀 눈을 밟으며 산을 오르는 기쁨도 크겠지만 정상에서 바라다보는 설경을 만끽하려는데 더 큰뜻을 둔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여느해에 비해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장기예보도 있어 겨울산행은 연말연시 연휴기간동안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겨울산행은 어느 곳이 좋을까. 한국요산회 안경호회장(57)을 비롯한 많은 산악인들은 단연 한라산(1,950m)을 최적지로 꼽고 있다. 안회장은 『한라산은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대중적인 산이지만 한라산의 참맛은 눈 덮인 겨울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라산의 겨울풍경을 『수만그루의 크리스마스트리로 뒤덮인 산』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라산은 남한 최남단의 가장 높은 산임은 물론 섬이라는 특이한 입지적 여건때문에 이국적인 화려한 꽃으로 봄·가을의 절경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그러나 겨울산행을 통해 주변에 펼쳐진 천연기념물 구상나무숲을 뒤덮은 겨울 눈풍경을 잊지못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이 산은 현재 영실공원관리소∼병풍바위∼백록담∼어리목산장의 제1코스와 상판악∼진달래대피소∼백록담∼관음산을 잇는 제2코스가 있으나 지난 여름 수해로 등산로 일부가 훼손돼 2코스만 등산이 허용된 상태이다. 산악전문가들은 한라산과 함께 겨울산행의 대표적인 명산으로 설악산과 지리산·오대산·태백산등을 내세운다. 이들 산은 모두 해발 1천5백m안팎으로 활엽수와 침엽수림지역이어서 한폭의 그림을 보는것같다. 겨울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설과 강한 바람,눈사태등 예상치못한 기상변화로 사고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겨울산행때 텐트·침낭·헤드랜턴·방수방풍의·아이젠·양말및 장갑등 모든 장비를 철저히 관리해줄 것과 무리해서는 안되며 자기 페이스를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양말과 장갑을 여벌로 챙기고 겨울용 등산화는 반드시 길든 것을 신어야 한다. 또 길이아니라고 생각될 때는 미련없이 돌아가야 하며 아이젠은 필수장비이나 균형감각과 유연성을 약화시킬 경우에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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