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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해금강·외도 농익은 봄 나들이

    거제의 봄은 이미 농익었다.겨우내 꽃을 피웠던 동백은 부드러운 봄바람에도 후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져 바닥을 붉게 물들이고,섬 구석구석 하얗게 색칠했던 벚꽃도 절반쯤 졌다. 뭍과 바다엔 온통 푸르름이 넘쳐나고 날씨는 초여름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거제는 본 섬을 비롯한 부속섬들이 대부분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바위섬이다.이중 가장 돋보이는 것이 동부면 갈곶리 산1번지에 있는 부속섬인 해금강이다.중국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러 서불 일행을 보냈다는 전설이 전해질 정도로 바위들이 아름답다. 해금강은 무인도다.보통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돌며 비경을 감상할 뿐,상륙은 할 수 없다.몇 군데서 배를 띄우는데,남부면 다대리 도장포 선착장(055-632-8787)이나 일운면 해금강 선착장(〃-633-1352)이 가까운 편이다.이 두 곳에서 띄우는 배는 해금강 및 외도해상농원을 묶은 코스를 운항한다. 도장포를 출발한 지 10여분 정도 되었을까.해금강에 왔다는 선장의 방송을 듣고 뱃전으로 나오니 우뚝 솟은 바위들이 눈 앞을 가로막는다. 섬은 불과폭 10m 정도의 십자 수로에 의해 분리돼 있다.배가 마치 절벽에 부딪힐 듯 아슬아슬하게 수로를 통과하는 동안 까마득하게 올려다보이는 해금강 바위들의 모습은 경탄을 자아낸다. 특히 바위들을 비집고 자라나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해송들은 벼랑을 화폭으로 삼아 벽화를 그린 듯하다.한 마리의 사자가 마치 짐승을 삼킬 듯이 머리를 물 위로 드러낸 모습의 사자바위,쌍촛대 바위 등이 눈길을 끈다. 해금강에서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 10분쯤 달리면 외도해상농원이 있는 외도다.바위들이 병풍을 친 듯 섬 외곽은 벼랑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중해의 한 섬을 옮겨놓은 듯한 이곳은 얼마 전 작고한 이창호씨의 필생의 역작.1969년 첫 발을 디딘 뒤 동백나무와 바위로 뒤덮인 섬을 개간해 세계적인 식물원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선 동백나무 외에 아열대 선인장,다양한 야자수들,유카리,종려나무,남아프리카산 압데니아 등 1000여종의 열대,아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다. 외도 선착장에서 내리면 우선 야자수들이 늘어선 경사진 길을 걸어 올라가게 된다.길 왼쪽으로예쁜 흰색 건물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화장실이다.내부 벽에 둥그렇게 창을 여러개 뚫어 놓았는데,볼일을 보며 내려다 보는 바다 풍광이 절경이다. 좀 더 올라가면 50여종의 대형 선인장이 눈길을 끌고,이어 비너스 조각이 전시된 고풍스러운 서구식 정원이 나온다.일명 ‘비너스 가든’이다.이 농원의 안주인 최호숙씨가 헌 책방에서 우연히 산 책의 겉표지 그림에 반해 그대로 꾸민 정원이라고.후일 해외여행을 하다가 그것이 베르사유 궁전 가든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가든 옆은 세계 각지의 꽃이 만발한 꽃밭.이곳을 지나 대숲이 무성한 오솔길을 지나면 해금강과 대마도,서이말 등대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다.맑은 날엔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인다는데,해무 때문인지 가물가물하다. 외도는 아름답지만 관람은 불편하다.정기 여객선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유람선을 타고 들어와야 하고,1시간30분(평일엔 2시간) 후 타고온 배로 되돌아 나가야 하기 때문.정해진 코스를 돌며 후다닥 구경하고,사진 몇 장 찍으면 서둘러 배를 타야 한다. 요금도 유람선 승선료(1만 2000원),농원 관람료(5000원),해상국립공원 입장료(1300원) 등 외도 한번 보려면 3번이나 내야해,관광객들의 원성이 잦다. 거제에선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빠뜨릴 수 없다.700리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비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돌다보면 하루가 짧게 느껴진다. 특히 거제대교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을 따라 둔덕∼거제∼동부∼홍포∼여차∼다대∼해금강∼학동∼구조라∼장승포∼옥포로 이어지는 서남부 해안도로엔 빼어난 절경이 즐비하다. 거제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승용차의 경우 수도권에선 경부고속도로∼대전·진주고속도로(진주 분기점)∼남해고속도로(사천IC)∼통영∼거제 코스를 따르면 된다.서울서 거제까지 5시간 정도 소요.대중교통은 서울 양재동 남부터미널(02-521-8550) 에서 거제 고현 및 장승포까지 고속버스가 하루 8회,직행버스는 5회 운행된다.고현,장승포에서 거제도내 각 지역으로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숙박 장승포동 한려비치(055-5161) 및 신현읍 장평리 오아시스(〃-636-8900) 등 호텔과 남부면학동리 몽돌해변의 학동몽돌펜션(〃-688-2623) 등이 깔끔하다. ●인근 둘러볼 만한 곳 학동 몽돌해변에 가보자.갖가지 색깔의 동그란 돌이 쌓여 이루어진 해변을 맨발로 걷는 느낌이 상쾌하다.새롭게 단장한 신현읍 고현리의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도 가볼 만하다.기존의 포로 막사 몇 동에 더해 전쟁 당시의 포로수용소를 축소 재현한 대형 디오라마관,6·25역사관,포로생활관 등 30여가지의 시설을 새로 갖추었다.수석과 난이 어우러진 동부면 구천리 거제예술랜드(〃-633-0002)도 둘러볼 만하다. 식후경 거제시 신현읍 장평리 ‘가람’(055-637-8482)의 굴요리 맛이 좋다.이중 철판구이는 이집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 메뉴.싱싱한 생굴을 각종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린 다음 달군 철판에 즉석에서 구워먹는다.아마 전국에서 유일한 굴 양념 철판구이일 것이라는 것이 윤미희 사장의 자랑.1만 5000원짜리 한 접시면 서너명이 소주 한 잔 곁들여 먹을 만 하다. 전골은 각종 야채와 굴을 넣고 끓여내는데,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2만원 짜리 한냄비면 서너명이 먹을 수 있다.다양하게 먹고 싶으면 코스요리를 시키면 된다.생굴은 물론 튀김,보쌈,철판구이,꽂이,탕수육,전골 등 15가지의 굴요리를 맛볼 수 있다.1인당 1만 5000원. 해금강 인근의 ‘천연송 횟집’(055-632-3118)의 어죽 맛도 유명하다.주로 도미를 재료로 쓴다.요즘 같은 봄·여름엔 참돔,가을·겨울엔 감성돔을 쓴다.광어 등을 쓰는 집도 있는데 ‘어죽 맛은 도미 맛’이란 것이 주인 김옥덕씨의 신조다. 1인분 1만 5000원이지만 2인분 이상 시켜야 먹을 수 있다.서너명이 참돔회(7만∼8만원)를 시켜먹으면 뼈와 머리를 넣어 죽을 쑤어준다.
  • ‘생태 공습’

    하천 생태계의 포식자,붉은귀거북(일명 청거북)이 몰려온다. 9일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내 생태공원 가장자리에는 붉은귀거북 수십마리가 떼를 지어 바위 위를 어슬렁거리며 일광욕을 즐기는 듯했다.얼핏 보면 남생이처럼 생겼지만 20㎝ 크기에 입에서 귀까지 대각선 붉은색 줄이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눈망울을 초롱이며 이들을 지켜보던 유치원생들은 “귀여워요.”“집으로 데려가고 싶어요.”라며 탄성을 질렀다.실제 가정에서 애완용으로 많이 키우고 있는 데다 앙증맞게 생긴 외모 때문에 호수안 토종물고기들의 씨를 말리는 무법자임을 어린이들이 알 리 없다. 일산호수공원관리사업소측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모두 2200마리를 포획,독수리 먹이로 제공했다.요즘들어 부쩍 번식속도가 빨라진 것 같아 시기를 정해 포획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관리사업소 남승운 계장은 “붉은귀거북은 날씨가 더워지면 한낮에 일광욕을 하기 위해 수면위로 떠오른다.”면서 “오늘은 구름이 끼고 쌀쌀한 탓인지 별로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즘 일산 호수공원을 비롯해 과천 서울대공원,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등 수도권 호수공원 관리자들은 황소개구리에 이어 ‘새로운 하천 생태계의 무법자’로 등장한 붉은귀거북의 퇴치방안을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강관리사업소 환경녹지과 이수한씨는 “지난해 정치망 그물을 이용해 650마리를 포획했다.”며 “올해도 7∼8월 번식기에 맞춰 공익요원들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퇴치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상·방생용 수입… 양재천·한강등 점령 미국 미시시피강이 원산지인 붉은귀거북은 식욕이 왕성해 토종인 붕어·미꾸라지·피라미·개구리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서울 양재천,용산가족공원,한강 하류 행주대교,일산 호수공원 등지에서 떼지어 살고 있다.한강 상류 경안천에서부터 하류인 행주대교까지 어디서나 쉽게 발견된다. 70년대 후반 관상용으로 들여오기 시작,90년대 이후에는 애완용과 방생용으로 수입이 급증했다.수입이 금지된 2001년까지 국내에 반입된 붉은귀거북의 수는 600여만 마리.1마리당 5000∼8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석가탄신일 방생 특수를 맞으면 값이 두세 배로 껑충 뛴다.또 애완용 거북이 키우기 붐이 일면서 보따리 상인들이 중국 등지에서 밀반입하고 있어 정확한 숫자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황소개구리는 다 어디갔나 현재 국내에는 붉은귀거북에 대적할 만한 천적이 없는 상태다. 환경부가 최근 펴낸 ‘생태계의 무법자,외래동식물’에서 2∼3년 전만 해도 전국의 습지와 하천에서 생태계의 최상위로 군림했던 황소개구리의 개체수가 7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황소개구리가 갑자기 사라진 것은 붉은귀거북의 먹이가 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양서파충류연구소장 신재한 박사는 “황소개구리의 감소는 환경오염에 따른 서식지 파괴와 과잉 번식에 의한 근친교배로 환경 적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방생을 위해 들여온 붉은귀거북이 급증한 현상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명 20년… 장기간 생태계 교란 환경부는 붉은귀거북을 국내 하천 등의 생태계를 파괴하는최상위 포식자이자,유해한 동물로 지정해 퇴치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붉은귀거북은 수명이 7∼8년에 불과한 황소개구리와 달리 20여년을 생존,장기간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점에서 골칫거리이다. 5급수에서도 살 정도로 생활력이 강하고 죽은 것,썩은 것 가리지 않고 먹을 만큼 식성이 좋아 ‘물속의 하이에나’로 알려졌다.따라서 이대로 놔두면 고유어종이 멸종돼,먹이사슬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5∼6월쯤 전국적인 서식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면서 “한약재와 맹금류의 먹이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
  • 고려佛畵 ‘수월관음도’ 국내 경매 최고가 바꿀까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얼마에 낙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오후 5시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 열리는 ㈜서울옥션의 ‘제70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는 ‘수월관음도’를 비롯해 조선시대 ‘백자대호’,‘계회도(契會圖)’,박수근의 유화 ‘귀로’‘목련꽃’ 등 모두 110여점이 나온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끄는 ‘수월관음도’(가로 42cm,세로 77.5cm)는 일본인이 소장해온 비단 채색 작품으로,오른발을 바위 위에 얹고 왼발은 연꽃 위에 올려 놓은 색다른 모습의 보살상이다. 서울옥션의 김순응 대표는 “현존하는 고려불화는 80∼100점가량이며 이중 대부분이 일본에 있고 한국에는 8점 정도 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경매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고려불화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경매사측은 “‘수월관음도’의 희소성 등을 감안할 때 7억원 이상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최고가로 팔린 것은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로 2001년 제36회 서울옥션 경매에서 7억원에 낙찰됐다.출품작은 9일 오후 7시까지 서울옥션하우스에서 관람할 수 있다.(02)395-0330. 김종면기자 jmkim@
  • 스크린 명대사

    #“그녀에게 말해봐요.…뇌는 정말 신비로운 걸요.관심을 기울이고 말도 걸어봐요.생각도 해주고 애무도 해주고,얼마나 소중한 사람인가 기억하고…” -‘그녀에게’에서.베니그노가 사고로 의식이 없는 연인 때문에 괴로워하는 마르코에게. #“어머니를 찾을 때까지 세상 끝까지 다 돌아다닐 거예요.” “그래.넌 찾을 게 있어서 참 좋겠다.” -‘동승’에서.꼬마스님 도념이 떠나려고 하자 그를 보살펴주던 초부가. #“저기 소나무 밑에 커다란 바위가 보이느냐? 저 바위가 지금 네 마음 속에 있느냐,마음 밖에 있느냐?”“…”-‘동승’에서.큰 스님이 총각스님 정심에게 화두를 던지며.
  • 조계종 8대 종정 서암스님 입적“그 노장 그렇게 갔다 해라”

    조계종 제8대 종정을 지낸 봉암사 조실 서암(西庵·속명 송홍근) 스님이 지난 29일 오전 7시50분 경북 문경 봉암사 염화실에서 입적했다.세수 86세,법랍 68년. 1917년 경북 안동에서 5남1녀 중 셋째로 태어난 스님은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뒤 출가해 평생을 참선 수행으로 일관한,한국의 대표적인 선승이다.열반 직전 열반송을 간청하는 상좌들에게 “나는 그런 거 없다.할 말 없다.달리 할 말이 없다.정 누가 물으면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하는 말만 남겨 마지막까지 한국 ‘대표 수좌’의 면모를 잃지 않았다. 독립운동을 하는 부친을 따라 유년을 유랑생활로 보낸 스님은 16세에 경북 예천 서악사로 출가,김룡사에서 금오 스님을 은사로 비구계와 함께 ‘서암’ 법호를 받았다.22세에 독학으로 일본대 종교학과에 입학,짐꾼 등 막 일을 하며 고학했으나 2년이 채 안돼 ‘폐결핵 말기’ 진단을 받고 귀국해야 했다.이후 문경 대승사 바위굴에서 성철·청담 등 선승들과 함께 수행한 것을 비롯해 지리산 칠불암에서 스승인 금오 스님에게‘공부하다 죽어도 좋다.’는 서약서를 쓰고 정진하는 등 전국 선원을 돌며 ‘생사의 근본도리!’를 화두로 수행에 정진했다. 59세(1975년)에 제10대 총무원장에 취임,어려운 종단 사태를 수습한 뒤 2개월 만에 사퇴한 스님은 62세에 봉암사 조실로 옮겨 ‘봉암 결사’ 이후 쇠락한 봉암사 가람을 중창,조계종 종립선원으로 제정해 승풍을 세웠다.75세(1991년)에 원로회의 의장을 맡아 성철 스님을 종정으로 재추대한 뒤 토굴에서 목숨을 건 용맹정진을 멈추지 않은 스님은,전국 수행승들의 존경을 받아 이렇다 할 문중의 배경을 갖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년 뒤 종정으로 추대됐다. 그러나 1994년 ‘종단 분규’의 중심에 있던 서의현 전 총무원장을 지지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종정직을 사임,종단에서 탄핵된 것은 큰 오점으로 남는다. 스님은 평생 제자들에게 오로지 “공부하라.”는 말만 계속 했으며 출가승과 일반 신도들이 모두 이해하기 쉬운 ‘생활 법문’을 많이 남겼다.영결식은 새달 2일 오전 11시 봉암사에서 봉행된다. 김성호기자 kimus@
  • 북한산 실족 ‘조심’

    북한산에서 실족사고가 가장 잦아 등산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27일 지난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산악사고는 모두 508건으로 북한산이 122건으로 최다였다고 밝혔다.다음으로는 ▲관악산(97건) ▲수락산(93건) ▲도봉산(51건) ▲불암산(27건) ▲아차산(24건) ▲청계산(12건) 등의 순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실족이 351건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음주(87건),질병(53건),추락(22건),조난(10건)등의 순이다.특히 실족은 북한산 출동건수의 77%를 차지했다.등산시보다는 하산중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실족사고가 많았다.바위가 많은 관악산에서는 눈,비나 습한 기후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송한수기자
  • 살살 녹는 달콤한 섬,제주 3박4일 허니문 따라잡기

    ◆첫째 날 - 남원큰엉 낭만 산책 → 나도 드라마 주연 섭지코지 요즘 제주도 내 호텔이나 펜션엔 예비 신혼부부들의 예약문의가 빗발친다.괴질 확산,이라크전 발발 등에 겁먹은 커플들이 앞다투어 제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호텔,펜션 등 고급 숙박업소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평일에도 방 잡기가 쉽지 않다.제주 허니문여행의 강점은 드라이브를 통한 자유여행.차량을 빌려 이동하며 멋진 곳에서 ‘둘만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제주엔 세화∼성산 등 정취가 넘치는 드라이브 코스가 적지 않다.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준비 끝.3박4일간의 신혼여행을 가상해 코스를 돌아본다.결혼식 후 숙소 도착까지의 일정은 뺐다. 느지막하게 잠을 깬 곳은 남제주군 남원읍 남원리 바닷가의 한 펜션 2층 침실.커튼을 올리고 창문을 여니 쪽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방파제를 때리는 파도 소리 요란하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산책을 나선다.숙소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남원큰엉 산책로’ 출발점.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왼쪽에 끼고 호젓한 오솔길을 천천히 걷는다.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 이따금씩 산책에 나선 가족을 만날 뿐,둘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산책로가 1㎞는 족히 넘을 듯.왕복 40분 정도 소요. 돌아오다가 파도마을 입구의 통나무집 식당인 ‘별주부전’에 들러 된장 뚝배기를 먹는다.뚝배기 맛이 창 밖에 펼쳐진 새파란 바다만큼이나 시원하다.식사가 끝나면 맘씨 좋은 종업원이 향기 진한 원두커피까지 서비스한다. 간단하게 짐을 챙겨 차에 오른다.목적지는 드라마 ‘올인’의 배경인 섭지코지.남원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30분쯤 가면 신산리∼성산 해안도로와 만난다.여기서 5분쯤 더 가면 모래 색깔이 유난히 고운 신양 해수욕장이다.햇살에 반사돼 반짝이는 물결이 마치 비단결 같다. 해수욕장에서 섭지코지까지는 차로 5분 정도.길이 좁아 차량이 마주올 때 매우 조심스럽다.주차장부터 올인 세트장까지는 오른쪽에 벼랑과 바다를 끼고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평일인데도 인파가 만만치 않다.주말이나 휴일엔 아예 오지 않는 편이 나을 듯. 성당으로 지은 야외세트는 서구풍 별장 같다.예쁘기는 하나 별다른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그래도 마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선남선녀들은 짝지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야외세트와는 달리 그 오른편으로 펼쳐진 벼랑과 바다는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섭지코지에서 나오면 성산일출봉이 눈 앞에 있다.성산부터 세화까지는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오른편엔 벌써 파란 빛이 도는 우도가 보인다.하얀 포말을 만들며 부서지는 파도가 해안 가득 널린 한치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둘째 날 한라산에 한번 도전해보자.한라산에 올라야 제주도를 제대로 볼 수 있다.‘힘들지 않을까’하고 겁부터 먹기 쉽지만,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택하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남원에서 12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중문에 이르고,여기서 99번 도로로 바꿔타고 북진하면 영실코스 가는 길이다.매표소에서 표를 끊은 뒤 차를 몰고 영실휴게소까지 올라간다.산행코스는 영실휴게소∼영실기암∼윗세오름대피소의 3.7㎞. 30분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펼쳐진다.절벽 꼭대기엔 뾰족한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이름하여 ‘오백나한’바위다. 30분쯤 더 오르니 키큰 나무들은 사라지고 허리에도 못미치는 관목이 산을 뒤덮고 있다.오른편 능선 아래의 벼랑은 마치 병풍을 두른 듯 하다.등산로엔 벗어나지 말도록 말뚝과 줄이 쳐져 있는데,살짝 줄을 넘어 능선에 오르니 옹기종기 자리잡은 10여개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윗세오름 대피소는 해발 1700m.멀리 남쪽으로 서귀포와 중문 앞바다,서쪽으로 대정·고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백록담은 자연 휴식년제가 실시 중이라서 더이상 올라갈 수 없다. 산을 내려와 99번 도로를 타고 되짚어 내려오다 보면 길 오른쪽에 에덴승마장(064-738-9247)이 나온다.말에 올라 마부의 안내로 들판과 언덕을 30분 정도 도는데,1인당 1만1000원.렌터카업소를 통해 미리 예약하면 8000원에 할인해준다. ◆셋째날 - 산방굴사 불상앞서 둘만의 백년가약 짐을 모두 챙겨 차에 싣고 숙소를 나선다.서귀포,중문을 모두 지나쳐 들어선 곳은 산방산∼송악산 드라이브 코스.산방산(395m)은 중턱의 ‘산방굴사’까지만 올라갈 수 있다.널찍하게 뚫린 굴엔 불상이 모셔져 있고,그 밑에선 약수가 나온다.약수 한 잔 마시고,부처님 앞에서 다시 한번 백년가약의 다짐을 해보면 어떨지. 산방산 앞엔 비경의 용머리해안이 있다.산 위에서 보기에 용머리처럼 생겼기 때문인데,실은 바닷가로 내려가야 용머리 바위의 장관을 느껴볼 수 있다.수만년 동안 파도를 맞아 기묘하게 파인 바위들이 너무 신기해 오는 사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산방산에서 제주도 남단 송악산까지는 10분밖에 안 걸린다.송악산 자체는 볼품이 없지만 내려다보는 전망은 일품.동쪽으로 산방산과 형제섬이 한 눈에 들어오고,남쪽으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꽁치 낚시에 한번 도전해보자.송악산을 지나 대정∼수월봉 드라이브 길에 들어서면 왼편에 갯바위들이 펼쳐지는데,요즘 꽁치낚시가 한창이다.다가가 보니 아이스박스마다 꽁치가 가득이다.5분도 안돼 한 마리씩 낚아올리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신이 난다.인근 낚시점에서 릴낙시 세트를 빌리고 미끼(새우)는 사면 된다. 글·사진 제주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항공편 및 렌터카 대한항공(1588-2001) 및 아시아나항공(1588-8000)이 서울 김포공항을 비롯한 대도시 공항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를 띄운다.요금은 김포∼제주 기준 월∼목요일 7만 5900원,금∼일요일 8만 900원. 대장정렌트카투어(064-711-8288) 등 10여개 렌터카 업체들이 있다.보통 예약한 다음 공항에서 차를 인도받으며,허니문 커플의 경우 숙소까지 데려다준 뒤 차를 인도하기도 한다.어느 경우든 인도받을 때 흠집 등 차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이상이 있으면 계약서에 이를 기재해놓아야 나중에 말썽이 없다. ●숙박 최근 호텔뿐만 아니라 해안가나 초원 등에 자리잡은 펜션도 많이 찾는다.숙박료는 객실 위치,요일 등에 따라 7만∼15만원 정도.펜션이라도 무늬만 펜션인 곳도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예약해야 한다.남원읍 해안가에 위치한 파도마을(064-764-9114),귤농장에 자리잡은 서귀포시 귤림성(064-739-3331),초원과 오름이 앞에 펼쳐진 북제주군 애월읍 그린리조트(064-792-6100) 등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운치가 있다. 대장정투어(02-3481-4242)는 해오름,중문펜션 등 이색숙소 3박 및 렌터카(뉴EF소나타 3일),조식 3회를 묶은 자유여행 허니문 상품을 커플 기준으로 44만∼62만원,파도마을 2박과 롯데(또는 신라)호텔 1박을 묶은 상품은 82만원에 판매한다. ●먹거리 옥돔구이,성게국,해물뚝배기,흑돼지 고기,오분자기 구이,꿩요리,갈치회 및 국 등이 제주도의 맛을 대변하는 음식이다.옥돔·갈치요리는 제주공항 인근의 청해원(064-744-6677),흑돼지 고기는 협재해수욕장 앞의 상록가든(064-796-8700),해물뚝배기는 성산 일출봉 입구의 등경돌식당(064-782-0707),남원읍 파도마을 입구의 별주부전(064-764-8899)이 맛있다.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나무가 된 토리 - 작은 도토리 ‘어른참나무 되기’

    이창형 글 / 김인경 그림 바우솔 펴냄 “떠나지 않으면 나무가 될 수 없단다.나무가 되고 싶지 않니?” “아뇨.꼭 나무가 되고 싶어요.엄마,안녕히 계세요.” 창작동화 ‘나무가 된 토리’(이창형 글,김인경 그림,바우솔 펴냄)의 주인공 토리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다.토리는 엄마 참나무를 떠나는 게 두렵지만 꼭 근사한 참나무가 되고 싶다.어느 바람부는 날 용기백배해서 바람줄기를 타고 엄마 품을 떠난 토리가 떨어진 곳은 이걸 어쩌나! 하필이면 바위 위다. 작은 도토리 하나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인데,참 신통하다.섬세한 붓끝을 따라가다 보면 뜻밖의 메시지들이 갈피갈피에 숨겨져 있다.늦가을 등산객 부부의 눈에 띄어 꼼짝없이 도토리묵 신세가 될 뻔한 수많은 도토리들,겨우내 떨어진 도토리를 양식으로 삼는 다람쥐,우여곡절 끝에 보드라운 흙에서 싹을 틔우고 새 봄에 멋진 참나무로 다시 태어나는 토리….숲속의 평화로운 먹이사슬,거기에 불청객으로 끼어드는 얄궂은 인간의 이기심,그럼에도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등이 핵심어로 도드라진다.감정의 빛깔도 스무고개를 넘는다.등산객들의 장대에 두들겨 맞아 벌겋게 멍이 든 참나무의 모습은 가슴 아프다.엄마를 떠나 세상으로 나가는 토리를 보면 콧등 시큰해지고,봄 햇살을 받으며 토리가 연둣빛 새순을 틔워올릴 땐 따라 기지개가 켜질 만큼 행복해진다.4세 이상.7800원. 황수정기자 sjh@
  • ‘의사’스럽다?의료사고 무조건 오리발… 피해자 피눈물

    병을 고치러 병원에 갔다가 오히려 더 큰 병을 얻거나 목숨을 잃는 의료사고 피해자들.당사자와 가족은 평생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지만 전문지식을 지닌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보상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다. 신속한 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분쟁조정법의 제정도 당사자간 이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피해자는 이중삼중으로 속을 앓고 있다. ●황당한 의료사고 피해자 지난달 27일 포항에 사는 신현철(41)씨는 속이 더부룩해 A병원을 찾았다.위 내시경 검사 도중 고통을 호소했으나 의사는 “이상이 없다.”며 진료를 마쳤다.그러나 신씨는 진료 직후 목과 얼굴이 부어오르면서 쓰러졌다.내시경 검사 도중 식도가 파열된 것.큰 병원으로 옮겨 6시간 동안 봉합수술을 받았으나,목소리가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거칠게 변했고 완쾌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신씨측은 “A병원이 보상은 물론 치료비 문제도 시치미를 떼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명호(26)씨는 2001년 9월 코 주위가 뻐근하고 재채기가 잦아 서울 B병원을 찾았다.담당의사는 콧속에 작은 혹이 발견됐다며 “수술만 하면 나을 수 있다.”고 안심시켰다. 다음 달 조직검사 직후 김씨는 코에서 피를 흘리며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하다 끝내 시력을 잃었다.어머니 김정자(51)씨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몰래 흐느끼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 대못으로 가슴을 내리치는 심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류머티즘의 일종인 희귀병 ‘루푸스’를 앓고 있는 백지혜(22·여)씨의 어머니 임미숙(46)씨는 뜬소문만 믿고 C한의원을 찾았다.한의사 D씨는 “다른 약을 모두 끊고 내 말만 따르면 낫게 해주겠다.”고 장담했다.하지만 3개월 뒤 백씨는 고열과 전신마비,언어장애 현상을 보였다.한의사는 “최선을 다했으니 다른 곳으로 옮겨라.”고 말했다.병원 치료를 받고 목숨은 구했지만 백씨는 시력을 잃었고 오른손을 뺀 사지가 마비됐다. ●가해자 없는 의료분쟁 이들은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담당의사와 한의사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가족들은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느냐.”며 호소하고 있다. 의료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2001년 결성한 의료사고시민연합에 접수된 의료사고 상담건수는 2001년 1382건,지난해 3000여건으로 늘고 있다.소비자보호원에는 한해 2만여건의 상담이 접수되고 있다.하지만 정확한 통계는 정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의료사고 분쟁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작업은 1989년 첫 논의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진전되지 않고 있다.‘무과실 의료사고’를 국가가 배상해야 하는지 등 쟁점을 놓고 의료계와 피해자,정부 부처의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까지 법안을 제정하겠다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의료분쟁조정법 조속히 제정해야 의료사고시민연합은 피해자측이 자구 노력에 적극 나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국민의료이용행태를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최근에는 법원도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의료사고 피해자의 승소율이 62%로 일반사건 승소율 65%와 거의 비슷해졌다.신현호(45) 변호사는 “‘계란에 바위치기’라는 막연한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사고시민연합 강태연(39) 사무국장은 “법적·구조적 장치없는 사태 해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의료분쟁조정법을 하루빨리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의료사고 대처 10계명 1.치료,수술 전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알기 쉬운 용어로 충분한 설명을 듣는다. 2.병원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 진료기록을 확보한다. 3.치료담당자,사고 발생 시점,치료 내용과 방법 등을 정확히 파악,현장 (증인·물증)을 최대한 보존한다. 4.폭력 행사는 금물이며 섣부른 합의는 삼간다. 5.사망사고가 아닌 경우 환자의 가족이 잘 아는 병원이나 원하는 병원을 선택하여 환자를 옮긴다. 6.사망 사고의 경우 부검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7.합의에 서두르지 말고 내용을 문서로 작성한다. 8.시효 만료에 주의해야 한다.의료 사고는 불법 여부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이내,사고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9.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신력있는 전문기관과 상담,도움을 얻어야 한다. 10.의료사고 소송시 변호사에게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직접 진행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
  • [박진환의 덩크슛]코트밖의 열혈 단장들

    프로농구 코트안의 경기도 재미있지만 ‘장외싸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롭다.올시즌 동양과 LG가 나란히 정규리그 1·2위를 차지한 것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혼연일체가 된 탓이지만 두팀 단장들의 열성도 대단했다. 단장 경력 3년째인 동양 정태호 단장은 시즌이 끝나면 인터넷을 뒤져 각국에서 활약중인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을 점검하고 용병 트라이아웃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는가하면,직접 미국으로 가 캠프를 참관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한다.샐러리캡 소진율 100%를 내세워 연봉 계약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간판스타를 트레이드하는 용단을 내리기도 했다. 매일 인터넷에서 팀 관련 글을 검색하고,당사자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의견을 듣는 열의도 보인다.기자들과도 스스럼없이 대하다보니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때로는 체육관에 들러 슈팅연습하는 선수들의 공을 잡아주기도 하고,중요경기를 앞두고는 불공을 드리기도 한다.정 단장의 이러한 열성이 쌓여 꼴찌이던 동양이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아닐까? 사무국장으로 출발해 부단장을 거쳐 3년전 현직에 오른 LG 김인양 단장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답게 관중동원 1위의 기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LG는 프로리그에 합류한 이후 6시즌동안 단 한번도 관중동원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홈경기장인 창원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시간대별 다양한 이벤트는 모두 그의 ‘작품’이다.경기 시작전 플래카드 만들기부터 OX퀴즈,가위바위보 게임,에어로빅 공연,미국프로농구(NBA)식 선수소개 등은 다른 구단들이 앞다퉈 벤치마킹을 한 ‘명품’들.올들어 선보인 승리 자축 세리머니도 그 중의 하나다. 미국을 선호하는 다른 구단과는 달리 호주나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간다든지,‘깜짝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하기도 했다.3년전 김태환 감독을 전격 영입한 것이나,양희승(SBS) 조성원(SK) 등을 내주고 강동희 김영만 등을 영입한 것,지난 시즌 코리아텐더와 용병 2명을 포함 4-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등은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또 선수들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발까지 닦아준 일화도 갖고 있다. 15일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이 시작된다.동양과 LG는 4강에 직행해 느긋한 입장이지만 두 단장은 틀림없이 4강전서 만날 상대팀 전력을 탐색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을 것이다. 월간 ‘점프볼’ 편집인 pjwk@jumpball.co.kr
  • 경산 명마산에 암각글…‘훈민정음의 뿌리’ 학설 가림토 추정 문자 발견

    훈민정음 창제(1443년) 이전의 고(古) 한글로 전해지고 있는 ‘가림토(加臨土)’ 문자로 추정되는 암각(岩刻)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국내에서 가림토로 추정되는 문자가 발견되기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학계에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경북 경산시 와촌면 강학리 명마산(鳴馬山) 중턱에 자리한 가로 1m80,세로 3m40㎝의 바위에는 가림토에서만 보이는 고유한 글꼴이 ‘ㅅ’ ‘ㅈ’ ‘ㄴ’ 등 한글자모와 함께 뚜렷이 각인돼 있다. 가림토 문자란 고려 공민왕 때인 1363년 이암 이 저술한 ‘단군세기(檀君世紀)’에 제3세 단군 가륵(嘉勒)이 을보륵(乙普勒)에게 명하여 정음 38자(字)를 짓게 했다는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러나 강단사학에서는 단군세기를 위작으로 보고 있어 논란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향토사학자인 예대원(芮大元·62·경산시 사동)씨는 “훈민정음 창제의 모태이자 기반이 된 가림토 문자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예씨는 세종 때 정인지가 훈민정음 해례본에 발문을 쓸 때 “훈민정음 글자꼴은 옛 글자를 모방했다.”고 뚜렷한 명문을 남겼다는 점을 문제의 암각을 가림토로 보는 전거로 들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성수(朴成壽·72·역사학) 명예교수는 “바위에 암각된 문자가 가림토와 흡사한 형태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연구·검토를 거쳐 가림토 여부를 판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국사편찬위원회 김광(金洸·54) 박사는 “바위에 새겨진 것이 옛 문자로 여겨지지만 가림토 문자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 “상당한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돼 언어·역사·민속학·인문지리 등의 학자들이 공동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그는 “이런 연구를 위해 현재 자연상태로 방치돼 훼손 정도가 심한 ‘글 바위’에 대한 보존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글바위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보존이 어려웠다.”며 “이른 시일 내에 보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산 김상화기자shkim@
  • 美주가 전쟁발생 6개월 뒤 회복

    ‘전쟁과 주가와의 상관 관계는?’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투자자라면 한번쯤 가져볼만한 의문이다. 10일 증권거래소가 분석한 ‘미국의 전쟁과 주가추이’에 따르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미국이 수행한 전쟁직후 미국의 주가는 대체로 하락했지만 6개월이 지나면서 상승 국면으로 전환됐다. 한국전쟁 발발직후인 50년 6월 26일 미국 다우존스는 4.7%나 하락했다.이어 미국 주가는 62년 쿠바위기,64년 베트남전쟁,83년 그라나다 침공 때 0.6%∼1.8% 떨어졌다.그러나 최근 상황과 비슷한 걸프만 전쟁 때는 4.6%가 상승,눈길을 끌었다.전쟁 발발 6개월 후의 미국의 평균 주가는 2.74%에서 11.74%까지 올랐다. 미국의 전쟁은 개전초에는 한국의 주식시장에도 비슷한 영향을 미쳤다.그러나 6개월 후에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걸프만전쟁 때 국내 종합주가지수도 5.6% 올랐으나 6개월 후에는 오히려 4.19% 빠졌다.아프간공격시에는 미국시장과 달리 2.31%오른 뒤 6개월 후에는 25.28% 급등,대조를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 주가는 미국이 수행하는 전쟁보다는 미국이 공격을 받거나 미국에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더 민감한 영향을 받았다. 2001년 9·11 테러 때는 미국의 다우존스는 7.1% 하락했지만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12.02%나 떨어졌다.6개월 후 미국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우리나라는 14.46% 상승했다.93년 세계무역센터 폭발사건 때도 미국은 0.5% 하락했으나 한국은 1.66%가 하락했다.6개월 후에 미국은 6.55%상승한 반면,한국은 16.30%나 뛰었다. 강동형기자 yunbin@
  • ‘시베리아의 선사 고고학’ - 시베리아 선사시대 ‘탐험기’

    최몽룡 외 지음 주류성 펴냄 우리는 시베리아를 흔히 친척의 인연이 닿는 대륙쯤으로 여긴다.어릴 때 학교에서 처음 들었을 ‘알타이어족’의 기억 때문일 것이다.알타이는 몽골과 중국 신장성 북쪽이 맞닿은 남시베리아에 있다.초원의 스텝과 평지의 수풀 타이가로 이루어진 대평원지대 서시베리아와는 달리 알타이공화국이 있는 남시베리아에서는 만년설을 머리에 인 알타이산맥의 영봉들이 보인다.서시베리아에서 동시베리아의 바이칼호를 지나 극동에 닿으면,바로 태평양이다.우랄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광활한 대륙 시베리아는 ‘러시아의 아시아’이다. ‘시베리아의 선사고고학’(주류성 펴냄)은 학술서적이지만,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은 분위기마저 자아낸다.지은이는 일찍부터 시베리아 고고학계와 교류한 서울대 최몽룡 교수와,시베리아 고고민족학연구소에서 각각 국가박사학위를 받은 목포대 이헌종 교수, 부산대 강인욱 박사다. 러시아의 본격적인 시베리아 진출은 16세기 짐승가죽을 얻기 위한 탐험에서 비롯됐다.그리고 17세기 금은그릇 따위의 도굴된 고고유물이 러시아에 소개되기 시작했다.시베리아 고고학은 메세르슈미드트 탐험대의 활동(1720∼1727)이 기폭제로 작용했다.표트르대제의 명령을 받은 탐험대는 예니세이강을 거슬러 올라간 뒤 레나강 지류를 거쳐 이르쿠츠크에 이르기까지 바위그림들을 찾아냈고,고분을 발굴했다.오늘의 시베리아 고고학으로 발전한 시기는 1960년대라고 한다. ‘시베리아…’는 제목에서 나타나는 것 처럼 구석기시대부터 초기철기시대에 이르는 시베리아의 선사시대를 다룬 고고학 개설서이다.한국학자들답게 시베리아와 한반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무르강 지류인 부레야강 기슭에서 나온 후기구석기시대의 세형몸돌은 러시아 극동,몽골,중국,일본,북미대륙,한반도를 하나의 선사공동체로 묶는 자료로 평가했다.강원도 양양 오산리와 제주 고산리 유적은 바이칼호 이웃의 우스티 카렌가 유적과 연관을 맺었을 것으로 추정했다.우리 학계가 한반도 청동기 문화의 원류를 카라숙문화나 타가르문화로 보는데 대해서는 시베리아의 청동거울은 한반도 것과 꼭지와 무늬가 다르고,청동검도 비파형이 출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쉽게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2만 3000원. 서동철기자
  • [지하철 긴급점검] ④끝.수도권 전철망

    “머리 4개 달린 괴물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대구지하철 대참사가 수도권 전철망의 기형적인 운영체계에 이런 경고를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노선별로 독자적인 운영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전철망의 운영체계 개선 없이는 서비스 향상과 안전을 도모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위험요인 집합소 전국민의 절반이 이용하는 수도권 전철망은 ‘한지붕 두가족’인 서울의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인천지하철공사,철도청 등 4개 기관이 연계 운영하고 있다. 운영 주체만 다른 게 아니라 전동차와 노선의 레일 배치,전기,신호기 위치 등도 제각각이다.시기별로 개량된 모델을 들여오는 데만 급급한 데 따른 부작용이 이제서야 불거지고 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전동차가 서울역 앞에서 남영역으로 지나갈 때에는 객차내 전등이 짧게는 4∼5초,길게는 30초 동안 꺼진다.서울역 앞의 철도청 노선에는 2만 5000V의 교류가,시청역을 관할하는 서울지하철공사 전철망에는 1500V 직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기관차가 관성으로 움직이는 사이에 기관사가 숙달된 손동작으로 구간변경과 함께 전기방식을 바꾸지만 엄밀히 말하면 무동력 상태가 발생하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상·하행선 별로 운행방향이 달라 레일이 X자로 꼬이는 구간까지 생겨났다는 점이다.서울역에서 4호선을 타고 과천방향으로 갈 경우,서울지하철공사 관할인 남태령역까지는 전동차가 오른쪽 레일로 달린다.하지만 철도청 관할인 선바위역부터는 선로가 꼬이면서 왼쪽 레일로 바꿔 운행된다.승객들도 어리둥절해지며 방향감각을 잃기 십상이다.전동차 신호체계도 제각각이다.4호선 당고개∼금정역 구간은 기관사가 전동차 안에서 자동적으로 신호를 볼 수 있는 ATC방식이다.반면 금정역을 지나 안산까지는 기관사가 선로변 신호 등을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는 ATS방식.기관사들이 주의를 조금만 게을리해도 돌발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본말이 바뀌었다 노선별로 운영주체가 제각각인 구조는 안전에 대한 장기적 시각이나 분석 없이 자리 차지를 위한 ‘정치적 배려’와 정책결정 기관간의 힘겨루기 때문에 생겨났다는 지적이다.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으로 지하철시대를 연 서울지하철공사에 이어 1995년 5호선 왕십리∼상일동역 구간 개통을 앞두고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운영)가 출범했다.나쁜 선례가 시작된 것.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당시 통합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정부에서 외부용역 결과를 앞세워 밀어붙였다.”면서 “그 이후 노동조합의 구조조정 반대 등으로 논의가 유야무야됐다.”고 귀띔했다. 잘못된 출발은 악순환만 되풀이하도록 만들고 있다.지하철 운영기관들이 수조원대의 빚더미에 올라앉다 보니 승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은 꿈도 못꿀 지경이 됐다. 기형적인 운영체계는 전동차 운행 및 통제와 관련된 시설에 중복투자를 불러왔고,관할기관이 바뀌는 노선 연결지점에는 인력도 중복배치되고 있다.결국 운영 기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라도 대책을 박용훈(朴用薰)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유럽연합 13개국이 지하철을 포함한 철도 공동운영체(EURAIL)에 합의를 이끌어 낸 마당에 4개의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나누지 못하는 현실은 국제적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그는 “백번 양보해 운영주체 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치더라도 신규노선 건설방식 등 시스템 통합에 대한 논의는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참사 당일인 지난 18일 열린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서도 분과 위원들과 교통 전문가들은 운영체계의 일대 혁신을 촉구했다. 지하철운영 30년의 연륜을 지닌 수도권 전철망 운영 기관들은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경구를 새삼 되새겨야 할 때다. 송한수기자 onekor@
  • 어린이 책꽂이/백두산 정계비의 비밀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김병렬 글,고광삼 그림) 1909년 일본이 간도협약을 체결한 뒤 청나라에 넘겨버린 ‘우리땅’ 간도의 역사.간도를 우리땅이라고 말해주는 백두산 정계비 이야기 등이 가슴 저리다.초등3년 이상.사계절 6500원. ●너무 친한 사이니까(크리스 도네르 글,미셸 게 그림,최윤정 옮김) 너무 친해서 집과 가족까지 확 바꿔버린 두 남자아이의 우정.친한 사이지만 생활환경이 너무 다른 두 여자아이가 ‘차이’에 눈떠가는 이야기.‘너무 친한 사이인데’가 짝을 이뤄 나왔다.초등3년 이상.문학과지성사 각권 6500원. ●목요일은 어디로 가는 걸까(재닌 브라이언 글,스티븐 마이클 킹 그림,이상희 옮김) “매일매일 생일이었으면 좋겠는데,시간은 어디로 가버리는 거지?” 아기자기한 스케치를 배경으로 시간의 개념을 귀띔.3세 이상.국민서관 8000원. ●만화 중국 과학이야기(타오룽 글,가오단 등 그림,도희진 옮김) 과학자와 명의,종이·인쇄술·나침반·화약 등의 4대 발명,만리장성 같은 건축물 등 세계사에 빛나는 중국의 과학이야기를 만화로 재구성.초등 저학년 이상.사이언스북스 1만원. ●우리반 여름이(김용택 시,백창우 곡,이태수 그림) ‘섬진강 시인’의 시에 곡을 붙여 CD와 테이프로 만든 시노래 그림책.굴렁쇠 아이들,이지상,이수준 등 노래.시와 그림,악보가 함께 들어 있다.보리 CD는 1만 8500원,테이프는 1만 3500원. ●난쟁이 바위(수잔네 라쉬차 글·그림,김영진 옮김) 땅 속 나라의 난쟁이들이 구멍 밖으로 나와 아이들과 평화롭게 어울릴 수는 없을까.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는 ‘예쁜’그림책.4세 이상.행복한아이들 8000원. ●요정의 선물(샤를 페로 글,필립 뒤마 그림,조현실 옮김) 프랑스판 ‘콩쥐팥쥐’.심술궂은 언니만 편애하는 엄마 밑에서 고생하던 착한 주인공에게 어느날 요정이 찾아와 선물을 주는데….6세 이상.물구나무 8500원. ●강의 하루(진저 워즈워스 글,폴 크래터 그림,윤정 옮김) 새벽부터 한낮을 지나 밤이 오고 다시 날이 밝아올 때까지 강가에는 어떤 동물들이 왔다갔다 할까? 강에서 사는 13마리의 동물을 이야기체로 소개하는 그림책.5세 이상.여우오줌 7800원. ●신기한 스쿨 버스 베이비(조애너 콜 글,브루스 디건 그림,노은정 옮김) 어린 주인공들이 애완 도마뱀과 어울리며 과학적 사고를 키워가는 이야기.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책 모서리를 둥글게 굴렸다.‘리즈의 집찾기’‘리즈의 색깔 만들기’ 등 전 6권.4세 이상.비룡소 각권 6500원.
  • 일본 온천욕 묘미 맛보기/아오모리,노천탕의 천국

    |아오모리(일본) 박준석특파원|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깊은 겨울 산속.마치 선녀들이 내려올 것 같은 비경 속에서 즐기는 노천 온천욕의 묘미는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우리나라엔 아직 드문 편이지만 일본에선 이같은 ‘노텐부로’(露天風呂·노천온천)가 즐비하다.특히 1년 가운데 6개월이 겨울인 아오모리현(靑森縣)은 그야말로 온천의 천국이다. 일본 사람들은 하얀 눈을 맞으며 즐기는 노천 온천욕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친다.온천은 대부분 24시간 개방돼 있는데,한밤중에 혼자 잠에서 깨어나 쏟아질 듯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은 신비감마저 준다. ●고가네자키(黃金崎) 불로불사(不老不死) 온천 동해 연안에 위치한 온천.해안 바다쪽에 바짝 붙어 있어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면서 쏟아져내리는 해수가 벗은 몸을 기분좋게 때려준다.본관과 신관 2개 동으로 나뉘어 있는데 온천수의 수질이 각각 다르다. 아래쪽의 본관은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일본의 전통 온천.언덕에 자리잡은 신관엔 해안의 노천탕과 웅대한 동해를 바라보면서 즐길 수 있는 남녀 별도의 노천탕이 있다. 본관 온천탕은 류머티즘,신경통,피부병에 효능이 있고 신관은 관절염 요통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JR전철 고노(五能)선 헤나시역에서 도보로 15분 걸린다. ●오와니 온천 8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으로,불도를 닦던 한 스님이 발견했다고 한다. 엔치라고 불리는 이 스님은 불도를 닦던 중 이곳에서 병으로 쓰러졌는데,꿈속에서 한 동자로부터 온천에 들어가면 병이 낫는다는 계시를 받고 그대로 했더니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후 오와니 온천은 요양 또는 농한기의 휴양지로 널리 이용되기 시작했다.오와니 온천축제는 이러한 전설에 연유해 거행되는,일본내에서도 희귀한 축제다.관절염,요통,찰상,치질,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JR전철 오우(奧羽)본선 오와니온천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아오니(靑荷) 온천 깊은 골짜기에 자리잡았다.1928년 시인 니와 요우카쿠가 개척한 곳으로 구로이시(黑石)시의 산속에 위치한 니지노코 호수에서 산쪽으로 더 들어간 곳에 있다.류머티즘성 질환이나신경마비,피로회복 등에 특히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온천 인근의 목조건물로 된 여관도 이곳의 명물.산속의 외딴 곳에 파묻힌 듯 세워져 있는 이 여관은 굵은 들보와 구석구석까지 검은 광택을 발하고 있는 판자벽이 소박한 정감을 느끼게 한다.‘등잔불 여관’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데,저녁노을이 질 무렵이면 방마다 등잔불을 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눈이 많이 오는 겨울철에는 자동차 통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손님을 위해 스노 모빌을 준비하고 있다.일일이 스노 모빌의 운전요령을 지도해준다.스노 모빌을 이용하지 않고 스키를 탄채 직접 온천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난(弘南)철도 구로이시역에서 고난 버스를 이용해 아오니온센(靑荷溫泉)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pjs@kdaily.com ★여행가이드 ●아오모리현은? 일본 혼슈(本州)의 최북단에 있다.현(縣) 인구는 147만여명.모두 67개의 시정촌(市町村·8개의 시,34개의 정,25개의 촌)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오모리현은 현내 중앙에 있는 오우산맥에 의해 기후가 크게 달라진다.겨울에는 습한 공기가 산맥에 부딪쳐 산맥 왼쪽의 쓰가루지방에 눈을 내린다.계절 변화가 뚜렷하며 평균기온은 섭씨 10.1도.연평균 765㎝에 이를 정도로 눈이 풍부하다. ●항공편 및 가는 길 아오모리행 직항기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일주일에 3회(수·금·일요일) 뜬다.소요시간은 2시간50분 정도.도쿄를 거쳐가기도 하는데,도쿄에선 비행기로 70분쯤 걸린다.도쿄에서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풍경을 감상하며 아오모리까지 가는 방법도 시도해볼 만하다.기차는 4시간,버스는 9시간 정도 소요된다. ●먹거리 아오모리는 사과와 해산물 등 먹거리가 풍부한 편이다.붉은 빛이 도는 이곳 사과는 맛이 시원해 일본에서도 최고의 인기 품목.특히 아오모리 사과로 만든 사과주스는 꼭 한번 마셔볼 만하다. 금방 잡은 가리비를 자갈 위에서 굽는 가리비구이,꿩고기와 버섯 그리고 산채 등을 넣고 작은 솥에 넣어 만든 밥인 마타기메시,주산호에서 잡은 가막조개를 넣어 끓인 가막조개 라면도 빼놓을 수 없다. 겨울의 미각을 대표하는 것으로는 인근 바다에서 잡은 대구를 가득 넣어 찌개로 끓인 ‘잣파지루’가 있다.또 명마의 산지로 유명한 고노헤를 중심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말고기 회는 신선한 말고기를 생으로 요리한 저칼로리,고단백질의 음식으로 그 맛이 일품이다. 아오모리 시내엔 ‘한일관’‘대동강’ 등 한국음식 전문점도 몇 군데 있다.4명 기준으로 소주를 곁들여 갈비를 시켜 먹으면 2만엔(약 20만원) 정도 나온다.도쿄 등 대도시보다는 싸지만 한국보다는 비싼 편이다. 공항과 관광안내소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웰컴카드를 발행해 주는데,이 카드를 이용하면 식당과 숙박시설을 이용할 때 일정액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유효기간은 발행일로부터 1년.자세한 정보는 일본 북동북3현 서울사무소(02-771-6191∼2)나 홈페이지(www.kitatohoku3ken-hokkaido.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씨줄날줄] 799-805

    동해의 돌섬 독도가 우편번호를 갖게 됐다.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독도에 ‘799-805’라는 우편번호를 부여하고 2003년판 전국우편번호부에 이를 등재했다고 밝혔다.사람이 살지도 않는 섬에 왜 우편번호가 생겼을까. 독도의 우편번호 문제를 처음 제기한 사람은 ‘독도유인화 국민운동본부’의 황백현(黃白炫·55)의장이다.그는 지난해 독도 경비대원들에게 겨울용 내의를 우편으로 보내면서 독도에 우편번호가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그 즉시 정보통신부와 경북체신청 등에 우편번호를 부여해 달라고 청원을 냈는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독도는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90㎞ 떨어져 있으며,동도와 서도 및 그 주변의 36개의 바위섬으로 이뤄진 화산섬이다.행정구역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37번지이며,주민은 없다.그 대신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 독도 경비대원 30명이 24시간 눈을 부릅뜨고 섬을 지킨다.우편물은 경비대원들에게 보내는 위문품과 편지들로 모두 합쳐봐야 연간 수십통에 불과하다. 신라 지증왕이래 1400년 동안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점에 이의를 다는 나라는 아무도 없었다.그러나 1905년 이웃 일본이 느닷없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주인 없는 땅이니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며 주인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 아예 독도를 일본 시마네현(島根縣)에 편입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그 이후 현재까지 영유권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주민 없는 독도가 우편번호를 갖게 된 데는 일본과의 영유권 다툼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깔려 있다.황의장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는 국제법상의 준거가 하나 더 늘었다.”고 말한다.독도리 신설,공시지가 고시,광업권 등록 및 광업지적 고시 등도 그가 청원을 내 이뤄진 것들이다.요즘에는 ‘독도로 호적 옮기기’ 운동에 열을 쏟고 있다. 우편물 분류업무의 자동화를 위해 도입한 우편번호가 경비대원들이 상주하는 독도에 부여된 것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일본의 독도 욕심은 아무리 경계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염주영 논설위원
  • ‘동양화 대가’ 김원 유작 대구대 기증/미망인 한달성씨 50점 전달

    대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를 지낸 뒤 타계한 남강(南江) 김원(金垣·사진)교수의 미망인 한달성(韓達成·62)씨가 남편의 유작과 미술 전문도서를 대구대에 기증한다. 동양화의 대가였던 김교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한국미술협회 고문 등을 역임했다.김씨는 70년대 들녘 시리즈,80년대 필묵을 중심으로 한 계곡 소재 산수화,90년대 암석·바위산·계곡의 골격만을 표현하는 필묵 기법 등을 선보였다. 특히 2000년 들어서 활발한 사생 활동과 더불어 필선의 농담과 유려함의 변화를 구사해 화가로서 절정기를 구가했었다. 이번에 기증되는 유작은 ‘대둔산 청명’,‘삼부연 폭포’,‘고석정’ 등 김 교수의 대표작 50점으로,크기가 10∼60호에 달해 5억여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대는 14일 본관 대회의실에서 기증식을 갖고 유가족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앞으로 유작 전시회를 매년 1∼2회 열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윤선도 ‘어부사시사’ 무대 ‘보 길 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이어지는 뱃길.선창을 넘어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보길도에선 벌써 ‘봄의 반란’이라도 시작되었나? 한겨울을 나며 맵디매운 북풍에 길들여졌던 서울 나들이객의 코에,남녘 봄바람은 갓 추수한 햇벼를 찧어 지어낸 밥 맛처럼 달콤하기만 하다. 땅끝 선착장을 출발,넙도에 잠시 들른 배가 1시간 만에 도착한 곳은 보길도 청별항.보길도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섬의 아름다움에 취하기에 앞서 고산 윤선도에 대한 부러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출사와 유배를 거듭했던 고산에게 보길도는 ‘은둔의 섬’이었다.그러나 그는 초가삼간에서 짚신을 삼기보다는 연못과 정자를 멋스럽게 꾸며놓고 사시사철 시를 읊던 풍류객이었다. 그는 스스로 ‘은인’(隱人)라고 하면서도,숨어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풍류적 삶을 즐겼다.보길도는 한국 시조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산의 ‘어부사시사’(魚夫四時詞)의 무대다. 고산의 체취는 보길도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는데,그중 대표적인 곳이 ‘세연정’(洗然亭)이다. 연못에 비친정자의 선명함만큼이나 세연정엔 벌써 봄빛이 완연하다.정자를 세우며 심었다는 동백은 앞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연못가에선 파란 생명들이 담수를 자양분 삼아 고개를 내밀어 방문객을 반긴다. 세연정은 주인의 풍류를 그대로 드러낸다.고산은 계류(溪流)에 보를 막아 계담(溪潭)인 세연지(洗然池)를 만들고,그 옆에 인공연못인 ‘회수담’을 조성해 물이 흘러 들게 한 다음 세연지와 회수담 사이에 정자를 세웠다.그 정자가 바로 세연정이다. 고산이 ‘수석경’(水石景)이라고 이름붙였던 일곱 바위들과 고즈넉이 자리잡은 정자,동백나무 숲이 어우러진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절묘하다. 고산은 이곳에서 어부사시사를 지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춤을 추게 하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지금의 정자는 나중에 새로 복원한 것이지만,계류를 막은 보와 물가에 쌓은 석축은 상당 부분 당시의 것이 그대로 남아 있다.정자 옆의 노송도 그 굵기와 크기로 미루어 고산이 아끼던 친구였음이 분명하다. 고산의 ‘끼’는 부용리 뒷산인 안산 중턱에 지은 한 칸 정자 ‘동천석실’(洞天石室)에서도 드러난다.솔향 그윽한 산길을 15분 쯤 오르면 바위와 소나무숲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게 있는데,바로 동천석실이다. 고산은 여름철이면 이곳에 올라 마을을 굽어보며 글을 읽고 시를 읊었다.재미있는 것은 그가 마을의 집 마당에서 동천석실까지 밧줄을 매 필요한 것들을 올려보내게 했다는 사실.산 위에서 색깔이 있는 수기를 들어 색깔별로 미리 정해진 물건이나 주안상 등을 줄을 통해 올리게 했다고 한다. 발길을 돌려 보길도에서 가장 높은 격자봉(格紫峯·430m)에 올랐다.고산이 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섬의 형국과 혈맥을 파악하기 위해 올랐다는 산이다. 아침해가 떠오를 때 산의 전면이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 적자봉(赤紫峯)이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산엔 동백과 소사,회양목,황칠,야생란,가시나무 등 난대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기암괴석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정상에 서면 바로 앞에 점처럼 떠 있는 복생도와 임금왕(王) 자 모양의 자지리섬이 한눈에 들어온다.복생도는 풍란향(風蘭香)으로 유명하다.자지리섬은 바로 그 옆의 복생도 때문에 구슬옥(玉)이 되어 대대로 큰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보길도에선 꼭 여름이 아니라도 예송리 해수욕장에 한번 들러볼 만하다.길이 1㎞,폭 150m의 해변은 가무잡잡하면서도 동글동글한 자갈,이곳 주민들이 ‘깻돌’로 부르는 청와석(靑瓦石)으로 뒤덮여 있다. ‘차르르 차르르’,파도에 밀려 오르내리며 내는 소리에 누구든지 홀딱 빠져들기 마련인데,이 매혹적인 소리 때문에 ‘흑명석’(黑鳴石)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해안엔 소나무,동백나무,후박나무,잣밤나무,생달나무,광나무 등 수백년 전 섬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심은 상록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 상록수림은 한여름이면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선사해 준다. 보길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여행가이드 ●가는길 해남 땅끝 선착장이나 완도 화흥포항에서 보길도행 배를 타야 한다.1시간 정도 소요.출항시간이 자주 바뀌므로 땅끝(061-533-4269)이나 완도(061-555-1010) 선착장에 미리 확인해야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또 출발할 때는 멀쩡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 배가 묶이기 십상이므로 완도 기상대(061-552-0131)에 날씨 상황을 미리 알아보아야 낭패가 없다.배삯은 6700원.1만 5000원을 내면 승용차를 싣고 갈 수 있는데,운전자는 배삯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를 빠져나와 2번 국도와 13번 국도를 차례로 갈아타면 해남에 당도한다.해남에서 13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완도,813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땅끝마을로 갈 수 있다.섬에선 총 3대가 운영중인 버스(061-553-7077)나 택시(061-553-6353)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먹거리 보길도엔 대부분의 집들이 민박을 겸한다.요즘같은 비수기엔 예약 없이도 2만원에 방을 구할 수 있다.그러나 피서철엔 예약이 필요한데,세연정 인근에서 찻집을 겸해 운영중인 ‘동천다려’(061-554-0868)가 추천할 만하다. 먹거리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게 없다.대부분의 식당이 민박과 겸하면서 음식을 내는데,5000∼7000원 정도면 생선구이와 찌개,몇 가지 반찬을 올려준다. ●가볼 만한 곳 고산의 유적과 예송리 해수욕장 이외에도 목섬과 남은사,솔섬 등이 가 볼 만하다.안산 7부 능선쯤에 자리잡은 남은사는 100여년 된 작은 암자.암자 자체보다는 그곳까지 가는 길의 갈대밭과 나무터널이 아름답다. 통리 해수욕장에 가면 하루 두차례 썰물 때마다 목섬까지 바닷길이 갈라진다.길을 따라 섬에 들어가면 부안의 채석강을 닮은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정동리 앞에 있는 솔섬은 수백년 수령의 노송 수십그루가 심어져 있는 미니섬.이곳에서 보는 일몰은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느낌을 준다.
  • 야, 발자국이다/동물 발자국 따라 주인공 찾아가기

    온통 눈밭이 돼버린 겨울 숲 속.장난 같은 발자국들이 꾹꾹 찍혀 있다.어떤 건 길쭉하고 어떤 건 동글동글.발가락이 네개인 것도,다섯개인 것도 있고,또 저쪽의 것은 할머니 고무신처럼 길죽하고 뾰족뾰족.저건 새끼곰 발바닥,또 저건 암만 봐도 고양이 발바닥. 쉬잇! 누굴까…누가 지나갔을까? 어린이책 전문기획집단 도토리의 ‘야,발자국이다’(문병두 그림,보리 펴냄)는 겨울 산행을 직접 떠나는 듯한 현장감을 안긴다.숲 속에는 무슨 동물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책은 단순히 사실나열식으로 그 궁금증을 풀어놓지 않는다.발자국의 정체를 일일이 문답식으로 우회해 귀띔하는데,그게 큼직한 매력이다. “개울가에 난 발자국 좀 봐.발자국이 네개씩이고 발가락은 다섯개야.돌 틈을 지나서 나무 밑으로 빠져 나갔어.누굴까?” 꽁꽁 얼어붙은 개울 옆으로 이야기와 꼭 닮은 그림들이 펼쳐지고,책장을 넘기면 어김없이 ‘앙증맞은’ 똥 이야기가 또 기다린다. “샛노란 오줌이랑 배배 꼬인 까만 똥이 있네.한쪽 끝은 뭉툭하고 한쪽 끝은 뾰족해.뼈다귀랑 털이 들어있어.누가 눴을까?” 이제 다음 순간,기다렸다는 듯 발자국의 주인공이 ‘쨘∼’ 정체를 밝힌다. “나야 나,족제비야.” 등장동물은 청설모 족제비 멧토끼 너구리 고라니 수달 살쾡이 멧돼지 등 8종.모두 우리나라 산에 살며,동면을 하지 않아 요즘같은 겨울엔 산속 곳곳에 발자국이나 똥을 남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발자국 정체에 물음표를 찍고,발바닥 모양과 똥의 특징으로 주인공을 찾는 이야기 전개방식은 번번이 같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유혹할 대목은 사실적이고도 치밀한 책의 관찰력.새까만 튀밥처럼 생긴 고라니 똥,땅콩처럼 잘록하게 마디진 멧돼지 똥,꽈배기처럼 배배 꼬인 족제비 똥….산을 뒤져 모아 세밀하게 묘사한 똥 그림들이 재미있다. 소나무 밑,개울가,바위 주변 등을 샅샅이 훑은 덕분에 동물들의 생태도 생생히 녹아 있다.물가의 돌이나 바위 위에 똥을 눠 자기 영역을 알리는 수달,잣·솔방울·가래·도토리 같은 열매들을 좋아하는 청설모 등에 관한 설명이 책 끄트머리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야무진 독자라면 책을 덮기 전에 궁금해질 대목이 하나 더 있다.정겨운 입말체로 이야기를 끌어간 주인공은? 책의 초입에서 배낭을 메고 출발하는 두 사람이 아버지와 아들인지,삼촌과 조카인지.자연을 생각하는 건 ‘모두’의 몫이란 걸 웅변하고 싶었을까. 숲이 깊어질수록 파랗게 고개 내미는 댓잎,알싸한 겨울 산공기가 금방이라도 코끝을 찔러올 것만 같다.1만 1000원.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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