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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암물질 ‘라돈’ 기준치 초과

    서울 지하철 역사 4곳에서 방사성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2006년 라돈 중점 관리역사 장기 검사’ 결과에서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5.77pCi/ℓ),7호선 노원(4.39), 중계(4.29), 하계역(5.03) 승강장 4곳과 중계역 매표소(4.07) 1곳의 라돈 농도가 기준치(4pCi/ℓ)를 초과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들 역사 4곳에 대해 12월까지 배수로 덮개의 밀폐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하루 환기가동 시간도 기존 6시간40분에서 15시간으로 늘린다. 시 관계자는 “라돈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기량을 늘리고, 지하수 전면 사용금지와 터널 벽면 틈새 밀봉을 통해 라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라돈은 흙과 지하수, 바위 등에서 라듐이 핵분열할 때 발생하는 무색·무취한 물질로, 높은 농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암이나 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역사는 지하수에 녹아 있는 라돈이 발산되거나 터널 내에 토양 등에서 라돈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라돈 유출에 따른 폐암 유발 확률을 보면 라돈 농도 20pCi/ℓ에 평생 노출되면 흡연자는 1000명 가운데 135명이, 비흡연자는 8명 정도가 폐암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맑은 물 밝은세상] (4) 지하수 오염을 막자

    [맑은 물 밝은세상] (4) 지하수 오염을 막자

    지하수 오염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2500여개 지하수에 대해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6.3%에 해당하는 지하수가 수질 기준치를 초과했다. 수질 오염기준 초과율이 2005년 5.6%에 비해 오히려 높아졌다. 특히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에 오염된 지하수도 발견돼 충격을 준다. 상수원뿐만 아니라 땅속의 물도 썩으면서 인체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수질 오염 치유 사각지대, 방사성 물질까지 오염 지난해 6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학교 급식 집단 식중독 사고. 학생들은 무더기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급식을 담당했던 대기업 계열사는 급기야 학교 급식 사업을 접었다. 식중독 원인은 식재료 납품 회사가 전염성이 강한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로 씻은 채소를 공급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식품 납품 업체가 정수를 거친 상수도를 이용했거나, 지하수를 사용하더라도 오염 여부만 확인했다면 이런 대형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하수 수질 검사나 오염실태 조사를 가볍게 보아 넘기는 업체가 많아 대형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월에는 경기 이천시 장평1리 주민 180여명이 마시던 간이 상수도가 우라늄에 오염됐다는 뉴스로 충격을 받았다. 이천 사건을 보면 지하수 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 있다. 먼저 주민들은 14년 동안 안심하고 지하에서 퍼낸 간이 상수도 물을 마셨다.100m 깊이 암반수라 자신들이 마시던 물이 오염됐을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땅 표면과 가까운 층의 물만 더럽혀진 것이 아니라 오염 물질이 바위 속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암반수라고 무조건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지하수 오염이 주변 지역에 넓게 번져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것도 문제다.2003년 이 마을에서 4∼5㎞ 떨어진 이천시 부발읍 신하동과 이천 사음동 지하수에서 우라늄이 다량 검출됐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지하수만 조치했을 뿐 주변 지하수에 대한 오염 여부 등을 조사하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바람에 화를 키웠다. 지하수 오염 치유 문제가 얼마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93개(마을 상수도 79개 포함) 지하수의 방사성물질 함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 25개 지하수에서 폐암이나 위암을 일으키는 방사성 물질이 미국 먹는물 기준치를 초과했다. 국내에는 자연 방사성 물질 관리 기준조차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장평리 지하수에서 검출된 우라늄은 미국 음용수 기준치(30ppb)의 54배에 이르고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보다는 109배 높다. ●형식적인 수질검사, 지하수 오염 개선 뒷걸음 2005년 측정망별 수질 검사 결과 수질기준 초과율은 국가관측망이 8.9%, 오염우려지역 5.6%, 일반지역은 2.9%, 평균 5.6%로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국가관측망 7.4%, 오염우려지역 9.4%, 일반지역 4.0%, 평균 6.3%로 수질기준 초과율이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하수 오염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오염 상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이용하는 주민이 적다는 이유를 들어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상수도에 비하면 지하수 수질 감시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전국 관정(管井)은 127만개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2500여개만 수질 검사가 이뤄질 뿐이다. 측정 항목도 20개에 불과하고 중금속 등에 오염된 경우도 많다. 2005년 측정 결과 오염물질별 초과 빈도는 일반오염물질이 86%, 특정유해물질이 14%를 차지했다. 일반오염물질은 일반세균, 염소이온, 대장균군 등이지만 특정유해물질은 트리콜로에틸렌(TCE),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6가크롬, 톨루엔, 카드뮴, 비소, 수은, 페놀, 납 등 인체 건강에 치명적인 물질이다. 지하수를 이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농어촌 지역 소외계층이다. 이천에서 발생한 지하수오염 사고 역시 농어촌 지역의 열악한 상수도 보급이 불러 왔다. 상수도 정책을 수질 개선과 함께 소외 계층에 대한 깨끗한 물 공급 확대에 맞춰야 하는 이유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정부, 지하수오염 대책 지하수 수질 조사는 지역으로 나눠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일반지역(도시·농림·자연환경지역)은 시·도가, 오염우려지역(공단지역, 저장탱크 주변, 매립지 주변, 폐금속광산, 오염우심하천)은 지방환경청이 직접 조사한다. 국가관측망(수량 관측지역)은 건설교통부 소관이다. 그러나 전국에 흩어진 지하수 오염 정밀조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올해 정밀조사에 들어가는 예산은 9억 5000만원에 불과하다. 질산성질소 등 일반오염물질과 유기용제 및 중금속 등 특정 유해물질이 기준을 초과한 지점 가운데 초과횟수, 기준대비 오염초과율, 주변 지하수 이용량, 음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0개 지점과 주변지역을 조사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마을상수도 등 공공급수시설의 자연 방사능물질 오염 여부도 집중 조사한다. 전국적인 분포 조사와 함께 함량이 높은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자자체도 공공급수시설을 자체 모니터링한다. 방사성 물질이 많이 포함된 곳은 급수시설을 개선하고 대체 수자원을 개발해 공급하기로 했다. 장기 대책도 내놓았다. 정부는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95억원을 투자한다. 올해에는 150지점, 내년에는 500지점을 조사할 계획이다. 방사성 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화강암지역 가운데 급수 인구가 많고 오래된 관정부터 실시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지하수 어떻게 쓰이나 전국적으로 연간 개발 가능한 지하수량은 116억t에 이른다. 경북과 강원지역이 각각 20억t으로 가장 많고, 이 가운데 37억t을 뽑아 쓰고 있다. 대부분 생활용수(48%)와 농업용수(45%)로 사용한다. 지하수 개발을 위한 관정은 해마다 늘어나 2005년 말 현재 127만개에 이른다. 선진국은 지하수를 공공재산으로 여겨 지하수 관련 법을 제정, 국가가 엄격하게 관리하고 지하 수자원에 대한 항구적인 보호·보전관리에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는 비교적 자유롭다. 또 대규모 지하수층 발달이 빈약해 지하수 개발에 불리한 여건을 안고 있음에도 지하수를 마구잡이로 퍼냈다. 결국 지하수의 무분별한 개발은 지반침하와 지하수 오염을 가중시켰고, 오염된 지하수를 다시 정화하는 데 막대한 예산과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악순환을 불러 왔다. 깊은 암반층에서 뽑은 지하수는 안전할 것이라는 속설도 깨졌다.2005년 수질 검사 결과 지층별 기준치 초과율은 충적층(굳지 않은 퇴적층)이 7.1%인 반면, 암반층은 9.9%로 오히려 높았다. 특정유해물질(10개)에 오염된 지하수가 많다는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카드뮴·6가크롬·납·수은·비소 등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과 TCE·PCE 등의 유기용제 등이 포함됐다. TCE·PCE는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오염이 심각하다. 오염우려지역과 국가관측망에서 특정 유해물질 초과율이 높은 만큼 오염 원인과 확산 여부에 대한 정밀조사가 시급하다. 수질 검사에서 나타난 기준치 초과율은 검사 관정만 놓고 따진 것에 불과하다. 지하수는 특성상 대수층(물이 가득 찬 지하층)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므로 주변 지역이 넓게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6) 군위 인각사 일연의 부도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6) 군위 인각사 일연의 부도

    경북 군위에 있는 인각사(麟角寺)는 일연(一然·1206∼1289)이 ‘삼국유사’를 완성한 절입니다. 보각국사 일연은 78세에 이곳에 와서 주지로 있다가 84세에 입적했습니다. 인각사에는 일연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보각국사정조지탑(普覺國師靜照之塔)과 생애를 기록한 보각국사비가 남아 있습니다. 비문에는 저서가 100권에 이른다고 적어 놓았지만,‘삼국유사’는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존(國尊)으로 추앙받았지만,‘삼국유사’를 지었기 때문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일연의 부도와 비가 겪은 수난의 역사를 보면 ‘너무’ 좋은 것이 어째서 좋지 않은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부도는 일연이 세상을 떠난 석달 뒤 인각사에서 동남쪽으로 2㎞쯤 떨어진 능선자락에 세워졌습니다. 일연이 봐두었던 대단한 명당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조선 후기 불교에 대한 유림의 탄압이 극심하던 시절 한 양반집안이 명당을 찾은 끝에 일연의 부도를 무너뜨리고 무덤을 들였습니다. 도진(道晉·1850∼1902)스님 등이 나서 제자리에 세워놓았더니, 이번에는 또 다른 양반이 명당값을 쳐서 산을 비싸게 사들인 뒤 일연의 부도를 60m 떨어진 곳에 옮겨놓고는 역시 조상의 산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부도는 한일합병 이후 몇년이 지나지 않아 사리장치를 탐낸 못된 사람들이 다시 무너뜨렸고, 이후 반세기 가까운 동안 방치되고 말았지요. 1958년 3월 현장을 찾은 미술사학자 이홍직은 “나는 이 부도를 냉정한 미술품만으로는 볼 수 없는 심정으로 다시 한번 보살피며 사리가 놓였던 구멍을 응시하였다.…되돌아오는 차중에서 나는 침통한 감상에 묵묵하였다.”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부도는 1962년 인각사 정문 앞으로 옮겨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사리공이 비어있는 것도 모르는 무지한 도굴꾼이 한차례 더 손을 댔다고 합니다. 1978년에는 명부전 앞으로 이전됐는데, 최근 인각사가 유명세를 떨치면서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가 벌어지는 바람에 임시장소로 옮겨졌습니다. 안식을 얻으려면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지요. 보각국사비는 1295년 8월에 완성됐습니다. 유명한 문인 민지(閔漬)가 왕명으로 지은 비문은 지금 흔적만 드문드문 남았을 뿐 차라리 바위조각이라고 해야 좋은 몰골입니다. 중국의 서성(書聖) 왕희지(307∼365) 글씨를 집자한 까닭에 무절제한 탁본이 계속되면서 크게 닳았습니다. 비석을 갈아마시면 일연의 신통력으로 과거에 급제한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벼룻돌로 쓴 작자도 있어 벌써 1760년 이전에 열몇쪽으로 깨졌다고 합니다. 좋은 글씨와 비석으로 추모하려 했던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고대문화가 풍요롭다면 일연의 덕분입니다.‘삼국유사’에 담긴 옛사람의 신비로운 행적에도 고대사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숨겨져 있지요. 그런 일연의 부도와 비가 이 땅에서 갖가지 이유로 횡행한 반달리즘(문화파괴)의 양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상징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의 부도가 땅위에 나뒹굴면서 참된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고, 높은 자리에서도 낮게 처신한 선사의 높은 뜻마저 나뒹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dcsuh@seoul.co.kr
  • 장자제…눈물나게 아름답다

    장자제…눈물나게 아름답다

    사람이 태어나 장자제(張家界)에 가보지 않았다면 백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 중국인들 사이에 이렇게 표현할 만큼 누구나 장자제를 동경한다. 중국 후난성(湖南省) 서북부에 위치한 장자제의 공식 명칭은 ‘무릉원’이다.무릉원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등장한다.대략 이렇다.동진(東晋)의 태원(太元·376~396)때 무릉(武陵)에 사는 한 어부가 배를 타고 가다가 도화림(桃花林) 속에서 길을 잃었다.어부는 배에서 내려 산 속의 동굴을 따라 들어갔는데.마침내 어떤 평화경(平和境)에 이르렀다.그곳은 논밭과 연못이 모두 아름답고.닭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한가로우며?남녀가 모두 외계인과 같은 옷을 입고 즐겁게 살고 있었다.그들은 진(秦)나라의 전란을 피하여 그곳까지 온 사람들이었다.수백 년 동안 바깥 세상과의 접촉을 끊고 산다고 했다.어부는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오면서 그곳의 이야기를 절대 입 밖에 내지 말라는 당부를 받았다.하지만 어부는 이 당부를 어기고 돌아오는 도중에 표시를 해 두었으나 다시는 찾을 수가 없었다. 전설이 이러하니 장자제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수려한 산세와 청량한 계곡.그리고 기이한 동굴이 빚어내는 원시의 자연이 영락없이 무릉도원이다.구름에 반쯤 잠긴 기묘한 형상의 수많은 봉우리들.억만년의 침수와 자연붕괴를 견뎌낸 기암괴석과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이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걸려 있는 수려한 산세를 보고 있노라면 세월마저 멈춘 듯하다. 태고의 전설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장자제야 말로 꿈 속에서 그리던 말 그대로의 ‘무릉도원’이 아닐까 싶다.아울러 인간의 넋을 송두리째 빼앗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미혼대(迷魂臺)에서 내려다보는 위안자제(袁家界)의 풍경은 그 어떤 첨단 장비와 기술로도 감지할 수 없는 선경(仙境)이다. 400~500m 높이의 송곳처럼 솟아 있는 석봉들을 보며 걷다가 잠시 발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낭떠러지.정신을 잃을 듯한 아찔함에 스릴마저 느껴진다.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을 터?지난주 무릉도원을 다녀왔다. 글 사진 장자제 김경희특파원 saranghe@seoul.co.kr ■ 장자제 가볼만한 곳 ●넋을 빼앗는 미혼대 협곡에서 솟은 바위 봉우리가 인간의 넋을 빼앗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미혼대에서 내려다보는 위안자제의 절경은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높이 500m에 달하는 뾰족바위 수백 개가 버티고 있는 형상이 마치 하늘에서 맨해튼의 고층빌딩을 보는 것 과 같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걸려 있고, 봉우리 아래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협곡이 병풍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무릉원의 하이라이트는 해발 2084m의 천자산(天子山). 무려 3500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1997년 길이 2㎞의 케이블카가 설치 되면서 누구나 손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붓을 거꾸로 꽂은 어필봉 천자산 정상에서 버스로 5분쯤 이동하면 하룡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만나는 어필봉은 바위 봉우리에서 자란 소나무와 어우러져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놓은 형상이다. 전쟁에서 진 황제가 천자산을 향해 쓰던 붓을 내던졌다고 해서 ‘어필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또 ‘천대서해’는 황제를 호위하는 천군마마의 기세로 솟은 봉우리가 운무에 휩싸여 마치 바다를 이룬다. ●토가족 소녀와 보봉호수 11㎞ 길이의 황룡동굴과 ‘보봉호수’도 여행의 필수 코스. 동굴 안에서 보트를 타고 유람할 정도로 웅장한 황룡동굴엔 미사일 모양의 석순에 울긋불긋한 조명까지 더해져 환상의 극치를 이룬다. 산정호수인 보봉호는 기이한 봉우리 들에 둘러싸인 반 인공 호수로, 배를 타고 호수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배에서 토가족 소녀가 나와 손을 흔들며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준다. ●천문산 천문산은 장자제 내의 최고봉(1528m)이다. 아흔아홉 굽이를 돌아 통천대로를 지나면 봉우리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 모양새가 독특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 터널의 이름은 천문동(天門洞)으로 지난 1999년 세계 곡예비행 대회가 이곳에서 열리면서 유명해졌다. ●황석채 장자제에서 제일 큰 관람대. 해발 1300m로 주위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황석채에 오르지 않으면 장자제에 오지 않은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한나라 대신 장량이 이 곳에서 도를 닦는 중 조난당했을 때 그의 스승인 황석공이 구해줬다고 해서 ‘황석채’로 불린다. ●백장협, 용왕동 높이가 백장이라고 해서 이름 지어진 백장협은 삭계욕 동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동가욕, 왕가욕 등과 함께 3개의 협곡으로 구성됐다. 전설에 의하면 토가족 농민봉기 수령향대군이 백장협에서 관군들과 백번이나 싸웠다고 한다. 용왕동은 장자제시 무릉원관광구 동쪽 17㎞ 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석회암 카르스트동굴로서 중국에서 가장 크고 원시적인 동굴 중 하나. 관광에만 약 2시간정도 걸린다. # 장자제는 어떤 곳 ‘장씨의 마을’이라는 뜻의 장자제(張家界)가 역사에 처음 등장한 때는 BC200년 경이었다. 당시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장량’이 토사구팽을 눈치채고 도망쳐서 정착한 곳, 바로 소수 민족인 토가족(土家族)이 살던 장자제다. 장량은 유방의 군사를 피해 황석채의 바위봉우리에서 무려 49일을 버텼다고 전한다. 외부와 격리된 채 살고 있던 토가족의 터전인 장자제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때는 2200년이 흐른, 지금부터 20여년 전이다. 이 지역 출신의 화가가 장자제의 산수를 담은 그림을 발표하면서 장자제는 중국 정부에 의해 본격적인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1982년에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장자제는 1992년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록되면서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로 부상했다. # 여행정보 장자제는 4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계곡이 널리 분포돼 있다. 고산분지 기후로서 연평균기온이 섭씨 12.8도 이며, 겨울에 혹한이 없고 여름에 무더위가 없어 4계절 관광하기에 좋다. 장자제를 꼼꼼하게 둘러보려면 최소한 4∼5일은 걸리지만 명승지를 중심으로 돌아본다면 이틀이면 충분하다. 인천공항-샤먼(廈門)-(국내선 비행기)-장자제, 인천공항-창사-(버스)-장자제로 가는 방법 등이 있다. 최근 격린여행사(www.greentravel.com)에서 샤먼을 거쳐 장자제를 찾는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02)778-9338 # 여행팁, 가는 길에 골프를 치려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샤먼에 내리면 4개의 골프장을 접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동방골프장이 가장 유명하다. 세계 100대 명문골프클럽에 선정됐다.1994년 4월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한 곳이다. 바다를 끼고 있으며 샤먼시내가 멀리 보인다. 샤먼공항에서 20여분 정도 거리. 보통 300년 이상된 고목들이 즐비한 환경 친화적인 골프장이다. 난이도는 중급정도.18홀 가운데 11개 홀이 해안가에 위치해 바다와 푸른 잔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보세요? 누굴 찾으세요?황병기 선생님 계십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여보, 전화 받으세요. 당신 전화예요. 소설가 한말숙 선생님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을 때 네, 전화 바꿨습니다. 차분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떻게 오지요? 차로 오나요? 전철을 타고 가려고 합니다. 5호선을 타고 충정로역에서 내려 8번 출구로 나오세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오거리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경기대학을 지나서 오거리에서 내리세요…. 딴 생각은 말고 내가 알려준 대로만 따라오면 됩니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처음 전화를 걸 때 느끼는 약간의 불안함과 긴장감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때문일까요? 오는 길을 아주 상세하게 일러주시는 자상함 때문일까요?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 서대문구 북아현동 황병기 선생님 댁으로 가는 길이 환하게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야금과의 첫 인연은 ‘부산 피난 때 우연히’ 고은별 | 선생님과 가야금과의 첫 인연이 어떻게 맺어졌는지 궁금합니다. 황병기 | 제가 제동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과 후에 모든 학생이 무엇인가 특기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때 내가 합창반에서 노래를 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악기 하나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6·25 전쟁이 일어나서 부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천막에서 공부를 했어요. 피난 학교 근처에 고전 무용 학원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그곳에 세 들어 사는 김철옥(金喆玉) 할아버님께서 연주하시는 가야금 소리를 들었는데, 생전 처음 듣는 그 가야금 소리에 그만 매혹되었지요. 그래서 아무 목적 없이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법대를 졸업했지만 가야금이 좋아서 매일 연습했습니다. 74년 내가 서른여덟이었을 때, 이화여대에서 제게 국악과 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 며칠 생각을 했고 내 스스로가 음악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그때부터 음악만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오직 음악만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고은별 | 그렇게 음악만 하고 살아오셨는데, 지금 행복하신가요? 황병기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사는 것이지요. 뭣 하러 생각을 해요. 그렇게 되었다는 얘기지요. 행복할 것도 없고 행복하지 않을 것도 없고….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죽을 때까지 살고 싶어요. 고은별 | 음악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황병기 |나는 그냥 좋아서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가로 이름이 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가 좋아서 한 것입니다. 음악의 기능이 다양하지만 나는 오락으로서의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고요.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사람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나의 첫 번째 음반이 1965년 미국, 하와이에서 나왔는데 음악 비평 잡지인 《하이파이 스테레오 리뷰(Hifi Stereo Review》에서하이 스피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정신을 해독시켜 주는 음악이다,라고 평했습니다. 내 인생을 걸고 싶은 음악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고은별 | 국악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지 않습니까? 황병기 | 그렇습니다. 주로 오락용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그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오락용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내가 전통음악 작곡과 연주를 병행하는 데 연주자로서 전통음악을 참 좋아합니다.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는 한 곡이 70분입니다. 나는 그것을 작곡했다고 하지 않아요. 전통적으로 우리들은 음악이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에 있어서는 누구누구 작(作)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그냥 만들 뿐이지 내 작품이라고 해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되는 것이지요. 인도에서도 고대(古代) 시인들이 아무리 아름다운 시를 썼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됐지 누가 만들었나 하는 것을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술품이 누구의 작품이라는 개념은 서양의 사고 방식입니다. 새로 나올 앨범 5집에 들어갈 작품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란 것이 있어요. 고려시대 이자헌이라는 사람이 음악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가 벼슬을 버리고 강원도 청평산에 들어가서 일생 동안 거문고만 하다 죽었는데, 그 사람이 쓴 시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자기에게 거문고가 좋은 것이 있어 한 곡조 타도 무방하겠지만, 알아들을 사람이 너무 없구나 하는 내용의 시입니다. 그러니까 거문고를 타지 않겠다는 뜻이지요. 그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입니다. 나는 제일 즐거운 것이 내 방 안에서 스스로 가야금을 타는 것입니다. 아무도 내 음악을 들어주지 않아도 좋아요. 내 스스로 음악회를 열어 관객들이 와 주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요즈음 맛있는 청량음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즐겨서 사먹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인공적으로 어떤 맛도 내지 않은 깊은 산 속의 샘물을 마시고 싶은, 청량음료가 아닌 순수한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나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순수한 물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있지요. 나는 그런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은별 | 은은하게 달빛이 비치는 한옥(韓屋)의 아늑한 방 안에, 촛불이 켜져 있고 동양란(東洋蘭) 꽃잎의 향이 깊고 그윽할 때, 선생님의 가야금 소리를 들으면 모든 것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황병기 |내 음악에 대해서 수필가가 글을 써서 수상(受賞)까지 한 것도 있고 시를 쓴 분도 있고 화가들도 내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2004년 미국 서부지역 산타 크루즈라는 곳에서 공연을 했을 때, 태디 빌이라는 원로 무용가가 작곡가인 남편과 함께 연주를 들으러 왔습니다. 산타 크루즈라는 곳이 봄 여름 약 6개월 간 비가 오지 않아요. 그러다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비가 내리는데, 그 부부가 첫 비가 오는 날에, 3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내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65년 하와이에서 나온 LP 음반에 수록된 <가을>이라는 곡을 들었다고 해요. 그 말을 듣고 무척 감동했습니다. 고은별 | 최근에 유럽과 일본에서도 연주하셨지요? 황병기 |2006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런던, 파리, 니스에서 독주회를 했고 6월에는 베르사이유 왕궁과 알제리 국립극장에서, 1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국립 국악 관현악단과 함께 연주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한·영 상호 방문의 해 개막식 때 연주를 했고, 프랑스 공연은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일본에서 공연한 한·일 문화 교류의 밤에서는 일본 천황의 차남 아키시노 왕자의 부인 기코 왕자비<공식 명칭-아키시노 노 미야의 비(妃) 기코(紀子)>가 9월 6일 일본 황실에서 고대하던 아들을 출산한 후 처음으로 이번 공연에 참석해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기코 왕자비는 주요 단원들을 만나 연주자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하고 느낀 점을 말해 주며 우리 음악과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본 공연 가기 전에 이미 공연장 좌석이 전석 매진되었고, 웨이팅 리스트(waiting list 대기자 목록)가 100명이 넘었습니다. 홋카이도(北海島)에서도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대성황이었습니다. 우리 전통음악에 뜨겁게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됩니다 고은별 | 선생님은 국악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입니다. 홈페이지(www.bkhwang.com)에 들어가 방문자들이 남겨 놓은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가야금을 열심히 해서 선생님같이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황병기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서 하면 인생도 즐겁고 진짜 내면의 힘이 나오는 것이니까요.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즐기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지요.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버리고 그냥 즐기면 되지요. 그러면 그 안에서 힘이 나옵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4시에 찾아갔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6시가 되어갑니다. 아래 층에서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와서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현관에 화분이 놓여 있고 직경이 30㎝ 정도 되어 보이는 바위 하나가 있는데 가운데서 물이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옆 투명한 화병 속에서 한 아름의 화사한 진분홍 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안녕! 하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을>이라는 가야금 곡을 나도 한 번 꼭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고은별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열린우리 비례대표 출당 검토설

    열린우리당이 범여권의 통합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 요구를 수용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최근 당 소속 남녀 비례대표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부진한 범여권 통합논의에 활로를 찾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하지만 현실화될 경우, 공당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과 함께 정당 중심의 정계개편이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결과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커 보인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당 지도부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출당을 적극 요구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은 모든 권한을 의장 등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개별적 생각에 따라 다른 곳에 가서 (통합을 위해) 움직인다면 용인한다는 차원”이라면서 “당장 출당하는 것은 명분이 없으니 4·25 재보선 이후 의원들의 움직임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출당 허용 검토가 정 의장이 밝힌 ‘후보 중심의 제3지대론’과 연계,‘기획 탈당’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당 지도부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비례대표 의원들을 통합의 촉매제로 삼겠다는 생각도 없고 그런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진 적도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와 관련,“비례대표는 불쏘시개로 쓰고 정당은 땔감으로 쓰려는 것”이라면서 “정치사의 전무후무한 야바위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범여권 통합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정치적으로 당 해체를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당의 공중분해를 도모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길섶에서] 아버지와 아들/우득정 논설위원

    아버지는 거대한 바위였다. 피해 갈 수는 있어도 도저히 뛰어넘을 수는 없는 존재처럼 비쳤다. 아버지와 나 사이에는 영원히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고 있었다. 항상 아버지의 일방적인 감정 전달만 있었을 뿐 소통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를 대하는 내 가슴에는 항상 칼날이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다. 대학 시절 여름방학도 다 끝나갈 무렵, 고향집에 내키지 않는 발걸음했다가 끝내 밥상머리에서 아버지와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는 낚싯대를 챙겨 들고 대문을 나섰다. 바로 그 순간 거대한 벽으로만 느껴졌던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초라한 그림자를 보았다. 굽어진 어깨가 그렇게 무기력해 보일 수가 없었다. 가슴속에 곤두섰던 칼날이 절로 사그라졌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과 이틀 연속 술잔을 기울였다. 무엇이 신나는지 연신 재잘거린다. 이따금 아비의 눈치를 힐끔 보며 동의를 구한다. 갑자기 어미의 곧추선 눈심지가 어른거린 모양이다. 일어서잔다. 훗날 어떻게 기억할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월악산 산양 種복원 첫걸음 뗐다

    월악산 산양 種복원 첫걸음 뗐다

    ‘살아 있는 화석(化石)’으로 불리는 산양의 종(種)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17일 월악산에서 산양 6마리(3쌍)를 풀어주는 행사가 열렸다. 이들을 풀어놓기 전 월악산에는 10여 마리가 살고 있었지만 근친교배에 따른 유전적 다양성 문제가 일어나고, 번식이 느려 최소 개체군(50여마리)도 유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태어난 산양을 옮겨와 풀어주는 특별한 행사를 가진 것이다. 공단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4마리를 추가로 방사(放飼)한다. 지리산 반달곰 방사에 이은 두 번째 종복원사업이다. ●포획-검진-이동-순치(順治)-자연의 품으로 이날 자연으로 돌아간 산양들이 태어난 곳은 강원도 양구·화천이다. 종복원사업을 위해 6마리는 붙잡았고,4마리는 눈사태 등으로 조난당한 산양을 구조해 강원대와 한국산양·사향노루보존회에서 치료한 놈들이다. 방사 3일 전 현지 환경 적응을 위해 조용히 월악산 중턱으로 옮겨와 정상인 영봉(1098m)으로 향하는 능선 계류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30여명의 취재진도 모두 몸을 최대한 낮추고 조용히 접근했다. 놈들은 그러나 인간의 발자국 소리에 사방을 경계하는 등 잔뜩 긴장했다. 비록 계류장 우리 안에 갇혀 있었지만 날카로운 뿔과 응시하는 눈빛 등 고고한 산양의 자태는 그대로였다. 드디어 이들을 풀어줄 시간이 됐다. 산으로 향한 계류장 문이 열리자 갑자기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낯선 방문객과 카메라 셔터에 놀란 이들은 산으로 내닫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놈들은 제2의 보금자리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3마리가 먼저 월악산 비탈길을 순식간에 뛰어올랐다. 산양은 바위나 비탈에서도 1.5m 이상 점프력을 자랑한다.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사진 기자들도 이들의 움직임을 하나의 앵글에 담기 어려웠다. 계류장을 나와 산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불과 3∼4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3마리는 카메라 셔터에 놀랐는지 아니면 새로운 환경이 불안해서인지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이들도 곧 동료들을 따라 월악산 중턱으로 껑충껑충 뛰어올랐다. 이렇게 해서 3∼4개월 동안 사람의 보호를 받았던 산양은 자연으로 돌아갔다. 비록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이미 10여 마리의 산양 친구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서 곧 새로운 생활에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임무는 우선 기존 산양들과 짝을 지어 새끼를 많이 낳는 것이다. 한반도 산양 생태축을 이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띤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이다. 설악산에서 산양 보호활동을 펼치는 박그림씨는 “산양들이 인간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월악산 산양 방사를 계기로 멸종위기 동식물 복원사업이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악산, 한반도 산양 생태축 복원 메카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내 산양 개체수는 700∼800마리로 추정했다. 민통선 부근과 양구·화천·설악산, 울진·봉화지역은 근친교배를 막고 정상적인 종 번식이 가능할 정도의 개체군을 형성하고 있다.15곳 정도는 서식은 확인됐지만 개체수가 적어 복원사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악산에도 1982년까지 산양이 살았지만 개발과 불법 포획으로 종이 단절됐다.1994년부터 9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6마리를 풀어놔 10여 마리로 늘어났다. 생태서식 조사결과 주봉인 영봉-중봉-하봉을 잇는 8부 능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연구원 손장익 복원팀장은 “강원도에서 태어난 산양을 이곳에 풀어 놓은 것은 근친교배에 따른 유전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번식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원우 공단 자연보전이사는 “4마리를 추가로 풀어놓으면 번식이 증가하고 한반도에 안정적인 산양생태축이 형성될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실시해 추가 방사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월악산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동식물 종 복원 계획이란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증식·복원은 한반도 생물종(種)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증식·복원 대상은 멸종위기 동식물 221종 가운데 54종이 지정됐다. 포유류 7종(반달가슴곰, 산양, 여우, 사향노루, 시라소니, 대륙사슴, 바다사자)은 최소 존속개체군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 목표다. 파충류 1종(남생이)과 어류 6종(꼬치동자개, 감돌고기, 임실납자루, 미호종개, 퉁사리, 얼룩새코미꾸리)은 서식지 외의 보전기관에서 새끼를 길러 원종을 확보한 뒤 하천으로 풀어주는 사업이다. 곤충류 3종(장수하늘소, 상제나비, 소똥구리)도 정밀조사를 거쳐 남아있는 개체를 확인한 뒤 보전기관을 정해 증식·복원할 계획이다. 조류는 황새 1종이 지정됐다. 식물은 광릉요강꽃, 노랑만병초, 한란 등 36종이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풀어놓기가 첫 사업이다.2004년 연해주산 반달가슴곰 6마리,2005년 북한산 8마리와 연해주산 6마리 등 20마리를 놓아줬다.20마리 중 13마리는 자연에 적응했지만 7마리는 실패했다.2012년까지 50여마리를 단계적으로 복원하고 생존율을 99.6%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야생동물은 100년간 생존확률이 95%를 넘어야 자체 생존이 가능하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산양 복원사업. 설악산, 비무장지대, 양구·화천, 울진·삼척·봉화지역에서는 개체군이 100마리 이상으로 파악돼 인간의 방해만 없다면 자연번식이 가능하다. 나머지 지역은 10여마리 이하로 격리 서식하고 있어 월악산처럼 인공 방사가 필요하다. 월악산 2차 복원사업은 울진·삼척·봉화, 인제·고성지역 산양을 들여올 방침이다. 멸종위기 식물 증식·복원 사업도 시작됐다. 국립공원 및 인근 지역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 우선 대상이다. 앞으로 해마다 2개 공원에 멸종위기식물원을 만들 방침이다. 증식기술 개발이 필요한 광릉요강꽃, 노랑만병초, 털복주머니란, 암매, 으름난초, 홍월귤의 기술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로빈슨 가족/애니메이션(전체) 감독 스티븐 J 앤더슨 주연 안젤라 바셋(목소리)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천재소년 루이스와 미래 소년 로빈슨이 함께 미래로 날아가 벌이는 흥미진진한 모험담.3D 입체영상으로도 개봉된다 ●천년학/드라마(12세)감독 임권택 주연 조재현·오정해 유유히 흐르는 강, 완만한 산등성, 구불구불 굽이 진 오솔길, 아담한 돌담길.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거장의 100번째 노력에 찬사를! ●눈부신 날에/드라마(15세)감독 박광수 주연 박신양·서신애 야바위판을 전전하는 양아치 종대가 어느 날 갑자기 귀엽고 착한 딸 준을 만나 개과천선하는 이야기. 감독의 이름만 믿고 갔다간 진부하고 억지스러운 설정에 울고 나올 듯. ●굿 셰퍼드/미스터리(18세)감독 로버트 드 니로 주연 맷 데이먼·안젤리나 졸리 국익을 위해 인생을 바친 그에게 과연 남은 것은 무엇일까. 좋아하던 문학을 버리고 첩보원이 돼 나라를 위해 살아온 윌슨에게서 껍데기 뿐인 삶과 오만한 CIA의 실체를 본다. ●하나/코미디(12세)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오카다 준이치·미야자와 리에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찾아 도쿄로 온 사무라이 집안의 장남 소자. 일상이 주는 즐거움에서 깨달음을 얻은 그는 진짜보다 더 통쾌하고 유쾌한 복수극을 펼친다.“벚꽃이 지는 이유는 내년에 필 줄 알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열심히 사는 것, 그것이 복수다!
  • [김석의 갯바위 통신] 방조제 학꽁치 낚시

    립스틱 짙게 바른 ‘학꽁치’를 아시나요? 일식집이나 초밥집에서 비싼 값을 지불해야만 맛볼 수 있는 학꽁치. 일본이름으로 ‘사요리’라고도 하며 주둥이가 학의 부리처럼 길고 끝이 붉다. 꽁치와는 모양새와 맛이 확연히 다른 어종이다. 담백하고 쫄깃한 회맛이 일품인지라, 이 시기부터는 여타 어종들보다 학꽁치만 낚으면서 즐기는 생활 낚시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낚싯대를 들 힘만 있으면 간단한 채비로 어른, 아이 누구나 쉽게 낚을 수 있는 것이 학꽁치 낚시의 매력이다. 또 학꽁치들은 무리지어 다니기 때문에 낱마리 조과란 있을 수 없다. 가족과 함께 함성을 지르며 오랜시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학꽁치 낚시는 일년 내내 이루어진다. 하지만 봄철에는 씨알이 굵어지기 때문에 ‘학꽁치 한 마리가 형광등 크기만 하다.’는 농담이 오가기도 한다. 학꽁치는 상층부로 떠다니는 고기라 찌낚시로 낚아낸다.6.3∼7.2m 정도의 민장대에 작은 고추찌를 달아서 낚기도 하고, 민물 릴대나 4.5∼5.3m 정도의 바다 1호대에 구멍찌와 막대찌를 이단찌로 연결하기도 한다. 민장대나 릴대의 사용에도 요령이 있다. 민장대는 거리에 한계가 있어 학꽁치가 발밑까지 다가왔을 때만 낚을 수 있다. 민장대 길이가 닿는 거리에는 씨알도 작고 입질도 미약한 작은 학꽁치만 바글거려 오히려 낚아내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때는 릴대를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씨알굵은 학꽁치를 낚을 수 있다. 큰 학꽁치는 15∼20m 이상 먼 거리에서 회유하기 때문에 릴대를 사용, 찌밑수심 3∼4m를 주고 멀리 던져 살살 끌어주면 굵은 학꽁치만 골라 낚을 수 있는 것이다. 밑밥을 사용하면 달려드는 학꽁치떼가 발밑에서 빠져 나가지 않기 때문에 가지고 간 밑밥이 떨어질 때까지 낚을 수 있다. 주로 사용하는 미끼는 곤쟁이와 크릴. 연한 선홍빛보다는 붉은 색이 도는 크릴을 사용해야 보다 나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학꽁치는 유독 빨간색에 더 잘 달려드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릴낚시 이단찌 채비는 입질 파악을 위한 어신찌로 소형의 둥근 스티로폼찌나 목줄찌를 달고, 이어 가벼운 어신찌를 원투하기 위해 던질찌를 함께 달아주는 형식이다. 던질찌는 아무 구멍찌나 써도 무방하다. 학꽁치가 입질하면 어신찌가 물속으로 빨려 든다. 이때 낚싯대를 가볍게 당기기만 해도 충분한 챔질이 된다. 입질이 약할 때는 어신찌가 잠기지 않고 옆으로만 가는 경우도 있다. 어신찌가 던질찌에서 멀어지는 때를 챔질 타이밍으로 보면 된다. 학꽁치는 성질이 급해 낚여 올라오면 금방 죽는다. 따라서 얼음을 담은 소형 아이스박스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또 가늘고 약한 학꽁치 비늘을 손이나 옷에 묻히기 싫다면 면장갑도 챙겨야 한다.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신월동 방조제 앞에는 지금 학꽁치 낚시가 한창이다. 약 500m 길이의 이 방조제는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학꽁치 낚시터가 된다. 떠나자!가족과 함께 오동도의 활짝 핀 동백꽃도 보고 학꽁치회 맛도 볼 수 있는 여수로! 출조문의는 여수 포인트 낚시(24시간,011-9624-0049).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포천 광덕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 포천 광덕산

    그동안 포천 광덕산은 근처 백운계곡으로 유명한 백운산에 가려 있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들어가 있어 그다지 알려진 산이 아니었다. 그러나 백두대간에 이어 한북정맥을 종주하는 산꾼들이 늘어나면서 알려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중·장년층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그 이유는 수도권에서 당일 산행이 가능하고, 광덕동 등산 시작 지점이 630m로 높기 때문에 산행 시간이 길지 않고, 기상관측소까지 임도가 닦여 길이 순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행 후에 포천 이동면에서 이동갈비와 일동면에서 온천으로 피로를 푸는 코스가 산꾼을 유혹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광덕산은 겨울 설경이 아름다운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몇 년 전부터 복수초, 앉은부채, 너도바람꽃 등 야생화들이 알려지면서 봄철 꽃산행 대상지로 각광받고 있다. 꽃이 많은 곳은 광덕동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회목현 입구까지의 계곡에 몰려 있다. 등산로 들머리는 철원 서면 자등리 원아사 입구와 포천에서 화천으로 넘어가는 316번 지방도 광덕고개 아래 광덕동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등산객은 교통이 편리하고 원점회귀가 가능한 광덕동을 찾는다. 광덕동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회목현∼상해봉∼기상관측소∼광덕산∼남동릉∼광덕동 원점회귀 코스가 좋다. 광덕동은 광덕고개 정상에서 화천 방향으로 100m 내려가면 나온다. 눈에 잘 띄는 ‘광덕산가든’을 이정표 삼으면 된다. 가든 왼쪽 길로 접어들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마을길을 지나 300m 오르면 번암교가 오른쪽으로 보이는데, 여기서 왼쪽을 자세히 보면 등산로가 보인다. 이곳이 하산 지점이다. 다시 200m 오르면 ‘해발 700m’라고 쓰여진 목판이 서 있는 산속가든이 나오고 이어 감투바위 펜션을 알리는 바위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식수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물 구하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만약 식수를 준비하지 못했으면 산속가든에서 구할 수 있다. 길은 임도다. 급경사에는 부분적으로 시멘트 포장이 되어있다. 이전에도 군사 작전도로 관계로 깔린 임도에 2003년 12월 ‘광덕산 레이더 기상 관측소’가 생기면서 확장된 것이다.200m 임도 비탈을 올라 회목현 직전까지 길섶 참나무숲 아래에는 봄의 전령인 복수초가 아주 많다. 복수초는 3월 중순, 혹은 하순에 절정을 이루고 4월 초순까지 볼 수 있다. 상해봉(上海峰)은 육산인 광덕산에서 돋보이는 암봉으로 먼 옛날에는 이곳이 바다였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헬기장에서 보면 마치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섬처럼 보여 그 이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상해봉 정상은 가팔라 고정로프를 잡고 제법 힘을 써야 한다. 상해봉은 광덕산 최고의 전망대로 한북정맥 능선과 경기도의 주요 봉우리들의 첩첩 산그리메가 장관이다. 북동쪽으로 커다란 축구공을 머리에 올려놓은 것 같은 기상관측소가 보이고, 남서쪽으로 회목봉과 그 너머 복주산이 웅장하다. 남쪽으로 경기 최고봉 화악산, 백운산, 국망봉이 잡힌다. 광덕산은 전망이 없기 때문에 상해봉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이영준 월간 MOUNTAIN 기자 ●여행정보 자가용은 북부간선도로 신내나들목, 태릉, 구리, 퇴계원 등에서 47번 국도를 탄다. 이 국도를 타면 진접, 베어스타운 입구, 온천이 많은 일동, 이동갈비가 즐비한 이동면 시내를 지나고 316번 지방도가 갈라진다. 지방도로 갈아타면 백운계곡이 나오고 광덕고개로 오르는 지그재그 길이 시작된다. 광덕고개 정상에서 100m 화천 방향으로 가면 왼쪽으로 광덕동이 보인다. 포천 이동면의 이동갈비는 맛과 풍부한 양으로 유명하다. 백운계곡 입구에는 송씨네(031-535-4872)가 유명하다. 일동면에 새로 생긴 명지원(031-536-9919)은 넓은 한옥집으로 아늑하고 넉넉하다.1인분 8대 2만 4000원. 일동면에서 온천이 많아 산행 피로를 풀 수 있다. 일동사이판(031-536-2000), 일동하와이(031-536-5000), 용암천(031-536-4600).
  • 이 세상 모든 아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 영화’ 봇물

    이 세상 모든 아비지들께 바칩니다… ‘아버지 영화’ 봇물

    갑자기 나타난 딸로 개과천선하는 양아치 종대(눈부신 날에), 아들과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무기수 강식(아들), 지능이 떨어지는 아들의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치킨집 사장 진규(날아라 허동구). 언뜻 봐도 평범하지 않은 이 아버지들이 삶에 찌든 조폭 가장 강인구(우아한 세계)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극장가에서 ‘아버지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영화도 유행을 타는지 짠한 부성애를 내세운 영화들이 앞다퉈 개봉되고 있다. 잘만 버무리면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기는 어렵지 않을 듯한데…. 과연 관객들이 이들과 함께 울어 줄 수 있을까. #1 ▶“죽음 앞둔 딸을 보며 새 삶 찾아” 슬퍼 보이긴 하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 애틋한 부녀지간을 만들기 위해 너무 억지를 부리면 이런 부작용이 생긴다. 박광수 감독이 아주 오랜만에 들고 나온 영화 ‘눈부신 날에’가 그렇다. 물론 ‘신동’ 소리를 들으며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역배우 서신애의 나이답지 않은 열연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뿐이다. 진한 감동을 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을까. 현실과 동떨어진 일부 무리한 설정은 상당히 거슬린다. 특히 영화에서 아이는 감동을 위한 희생양일 뿐 엄연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그걸 보고 울어야 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야기는 이렇다. 전과 3범으로 야바위판을 전전하는 삼류건달 종대(박신양) 앞에 어느날 친딸이라며 귀엽고 깜찍한 준(서신애)이 나타난다. 아이를 잃은 상처를 지닌 사회복지사 선영(예지원)이 친딸처럼 여기는 준을 위해 아빠를 찾아준 것이다. 선영은 눈물 섞인 호소와 약간의 돈으로 펄펄 뛰는 종대에게 준을 맡긴다. 아이의 마지막 소원이라며. 사실 준은 불치병 환아. 이를 몰랐던 종대는 준을 방치하게 되고 병은 악화된다. 그토록 소원하던 월드컵 거리응원을 나간 날, 준은 종대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막 살아온 대가로 실명 위기에 처한 그에게 마지막 선물까지 주고 말이다. 최루성의 강도를 높이려다 보니 영화는 이해하지 못할 일 투성이다. 부양자로서의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종대에게 맡기는 선영의 행동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현실에서 입양이 얼마나 엄격한 심사와 기준에 의해 이뤄지는지 모른단 말인 것인지…. 게다가 병든 아이를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종대의 집)에 살도록 하는 것은 방치나 다름 없고, 또 아이에게 병을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장면은 오로지 비극적 결말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겠다는 뻔한 계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10살짜리 아이가 컨테이너 박스 위에 올라가 비바람 속에 TV안테나를 부여잡고 있다가 쓰러지는 장면에 이르면 슬픔 때문이 아니라 답답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여기에 더해 준이 종대의 친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암시하는 원장 수녀의 태도는 나름 유쾌한 반전이라고 집어넣은 것이겠으나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어렵게 상봉한 부녀의 이별이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말도 안되는 상황에 내몰린 준을 보고 있으면 억울해서 눈물이 나긴 난다.19일 개봉,15세 관람가. #2 ▶“15년 떨어져도 아들을 느낀다” ‘아들’은 살인강도로 무기수가 된 아버지 강식(차승원)이 15년 만에 24시간의 특별휴가를 받아 아들 준석(류덕환)을 만나며 일어나는 사건과 감정의 변화를 다뤘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뜨리기로 작정하고 만든 것처럼 느껴질 만큼 슬픔과 안타까움이 영화 전반을 흐른다. 평생을 교도소에서 가족을 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강식의 미안함, 그리고 너무 오래 떨어져 산 탓인지 아버지를 보고도 선뜻 살갑게 대할 수 없는 아들의 안타까움이 잘 그려졌다. 하루의 만남으로 서로 화해를 이루는 장면은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인상이 든다. 강식과 준석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보면 아버지와 딸 같다는 느낌도 든다. 교도소에 수감되며 3살배기 아들과 헤어졌던 강식은 15년이 지난 지금 준석에 대해 추억할 만한 기억이 거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만난 준석은 자신과 달리 키도 작고 그리 닮지도 않았다. 어려서부터 아들이 왼손잡이여서 혼내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어느새 아들은 오른손잡이로 변해 있다. 그래서일까. 더욱 아들에게 다가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둘은 함께 목욕을 하며 화해를 시도하고 강변에서 달을 바라보며 준석이 아버지에게 ‘죽을 때까지 날 사랑해 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아들 앞에서 한번도 울지 않던 강식은 다음날 아침 교도소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다 준석이 손을 잡자 통곡하고 만다. “호랑이 문신이 나이가 들다보니 얼룩말처럼 변했다.”는 등 영화 곳곳 등장하는 ‘장진식 코미디’가 활력을 준다. 하지만 영화 내내 너무 울음이 많다는 것은 아쉽다.5월3일 개봉. 전체 관람가. #3 ▶“아들아 초등학교만 졸업해다오” ‘날아라 허동구’는 타이완의 베스트셀러 소설 ‘나는 백치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원래 소설에서는 저능아 아들을 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엄마가 주인공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진영이 영화 제작초기 ‘엄마’를 ‘아빠’로 바꿔보자는 제안을 해 받아들여졌다고. 장애아의 힘겨운 ‘장애 극복과정’을 그린 기존 장애우 영화와 달리 단지 사회에 무사히 발을 딛기만 해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대다수 장애아 부모들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장애아’를 키우는 한 아빠의 사실적이면서도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주인공 동구를 연기한 아역배우 최우혁은 연기를 위해 체중도 8㎏이상 늘리고 정진장애학교에도 주 1∼2회씩 방문하는 등 어른 못지 않은 열정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교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IQ 60의 11살 동구. 아들이 세상에서 전부인 치킨집 사장 진규(정진영). 학교에 가도 친구들에게 물 따라주는 일밖에 못하는 동구지만 엄마 없이도 밝게 자라는 동구를 보는 진규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동구가 그렇게 좋아하는 학교에서는 특수학교로 전학가라고 종용하고, 난데없이 집주인은 이사를 가라며 진규의 등을 떠민다. 때마침 선수 부족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한 야구부에 들어가면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진규는 오직 동구의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야구의 규칙을 알 리 없는 동구는 선생님의 차가운 눈빛과 집주인의 잔소리에 맞서며 초등학교 졸업을 위해 고군분투한다.26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상숙 류지영기자 alex@seoul.co.kr ■ 왜? ▶영화계 불황과 소재 개척을 반영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인 ‘파란 자전거’(권용국 감독)를 필두로 ‘성난 펭귄’(박상준 감독),‘마이 파더’(황동혁 감독),‘귀휴’(김영준 감독·),‘이대근, 이댁은’(심광진 감독),‘가시고기’(유학주 감독), 일본영화 ‘내일의 기억’(쓰쓰미 유키히코 감독) 등도 아버지를 소재로 5월 이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영화에 ‘아버지 영화’가 대거 등장한 데에는 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된 영화계의 불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어려워지자 적은 비용으로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는 감성형 가족영화 제작이 늘고 있다는 것.30억원 정도의 순수제작비로 5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말아톤’(2005년 개봉·정윤철 감독)의 성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모성애 위주로 흐르던 가족영화에 부성애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최근 아버지 영화 상당수는 감정에 호소하기 위한 흥행공식에 충실한 영화를 만든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날아라 허동구’를 배급하는 ‘쇼박스’의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노고를 잊고 살아온 아버지를 돌이켜볼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 아버지에 관한 영화들이 기획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르나 소재가 다양한 한국영화의 특성상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이라는 의미도 갖는다.”고 말했다.
  • 꽃같은 시어로 인간의 내면 보듬어

    “더 멀리/떠나왔나 보다/밀교(密敎)의 단호한 문을 여러 겹 건너/비바람과 눈보라 사이를 숨차게 헤쳐/바위처럼 금 간 상처 내려다보며/그래도 두렵지 않다, 두렵지 않다, 서로/위로하면서/몇백 날을 그렇게 달려왔지/은닉한 쾌감에 메마른 주둥이를 대고 싶어/피 흐르는 육체의 윤곽을 덮어 지우면서/저 감옥 속으로,/감옥 속으로.”(‘꽃나무 아래의 키스’ 전문) ‘우울한 샹송’ 등 우수 어린 아름다움을 노래해온 중견시인 이수익(65)씨가 새 시집 ‘꽃나무 아래의 키스’(천년의시작 펴냄)를 발표했다. 이번 시집에는 표제작을 포함한 61편의 근작시를 담았다. 그의 시는 생의 본질을 밝히고자 태어난다. 삶에 대한 깊은 응시를 통해 사물과 현상의 내면에 숨어있는 움직임과 고요함을 빨아들여 그것으로 한송이 꽃과 같은 시를 피워낸다. “안락한 일상의 유혹을 침 뱉고 저주하라, 그대/불행의 작두 위를 걸어야 할 시인이여.”(‘또 다른 생각’ 부분) 시인에게 있어 ‘시인’이란 ‘불행의 작두’를 타야할 숙명을 지닌 사람들이다.칼날 같은 현실을 비켜가지 않고 당당하게 그 위를 걸을 수 있고, 자신의 상처로 세상이 치유되지 않으면 기꺼이 죽음에도 키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시집은 이런 그의 ‘시인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아주 거대한 것까지 두루 소재로 쓰고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인간의 아픈 흉터를 어루만지고 있다.시인은 “시는 현실적 삶의 풍경과 체온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우울한 샹송’ ‘눈부신 마음으로 사랑했던’ 등의 시집을 냈고,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토플 ‘야바위 접수’

    국내 토플시험 응시생들이 두 번 울었다. 인터넷 토플(IBT·Internet-based TOEFL) 출제기관인 미국 교육평가원(ETS)의 ‘거짓말’ 때문이다. ETS는 지난 12일 홈페이지(www.ets.org)에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 7월 접수 창구를 개방한다.”고 공지했다. 당초 7월 시험 접수 시작일로 알려진 지난 10일 이후 3일째 접수가 되지 않아 수험생들의 불만이 일자 표시한 공식 입장이었다. 그러나 ETS는 공지와는 달리 13일 오전 제한적으로 시험을 접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ETS의 공지만 철석같이 믿고 접수를 시도하지 않았던 수험생들은 “또 속았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ETS는 이날 오전 11시10분쯤부터 1시간 정도 접수 창구를 ‘깜짝 개방’했다. 전화로 등록을 받는 톰슨 프로메트릭 콜센터 한 관계자는 “오전 11시 조금 넘어서부터 서울 한양대와 충남 천안 나사렛대 등 2곳에서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등록을 받았고,1시간 만에 마감됐다.”고 밝혔다. 시험장 한 곳이 수용할 수 있는 응시자 인원이 평균 100명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오는 7월7·14·28일 세 차례 시험에 접수한 수험생은 고작 몇 백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험생들은 이날 깜짝 접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어이가 없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노했다. 서울대 대학원생인 김모(28)씨는 “며칠 밤을 꼬박 새워 접수를 시도했지만 로그인 자체가 안 됐는데, 공지도 안 하고 접수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토플 관련 사이트도 ETS에 대한 불만으로 하루 종일 뜨겁게 달아올랐다. 토플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 유명 사이트에는 ETS를 질타하는 1000여건의 글이 올랐다. 한 네티즌은 “미국에서는 한국에 물어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주관하니까 모른다고 하더라.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이냐.”며 화를 참지 못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재수 없이 자리를 비웠다가 등록을 못했다. 지쳐서 포기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한미교육위원단 측은 “시험 장소를 4곳에서 25개대로 늘렸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면서 “공급보다 수요가 너무 많아서 이렇게 됐다. 지금은 등록할 자리가 없으니까 신청이 적게 되는 거지 아예 접수가 안 되는 상황이 아니다.”는 어설픈 해명만 되풀이했다. 이렇듯 토플 대란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되풀이되자 일부에서는 “더 이상 토플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국내 영어학원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토플이나 토익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텝스나 토셀 등 국내에서 개발한 새로운 공신력 있는 토종 시험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토플의 당초 취지와는 달리 국내 중·특수목적고와 대학 진학을 위해 중·고등학생들이 대거 응시하는 국내 제도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보라색 베일’ 동강 할미꽃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보라색 베일’ 동강 할미꽃

    몇 해 전 동강댐 건설을 놓고 찬반양론이 뜨겁게 달아오른 적이 있다. 마침내 댐을 짓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후 동강은 국가관리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댐을 짓지 않기로 한 이유는 댐이 붕괴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 아니었고, 동강의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답기 때문도 아니었으며, 경제적 가치가 낮기 때문은 더욱 아니었다. 댐을 건설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그곳에 살고 있는 여러 종류의 귀중한 생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희귀 동식물이 서식한다는 이유로 정부의 대형 개발사업이 중지된 첫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동강댐 건설을 막은 주인공들 가운데 동물은 검독수리, 담비, 사향노루, 하늘다람쥐, 수달, 어름치, 다묵장어, 금강모치, 연준모치 등을 꼽을 수 있다. 식물로는 층층둥굴레, 연잎꿩의다리, 향나무, 비술나무, 개병풍, 동강할미꽃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동강할미꽃은 동강댐 건설 불가판정을 내린 국무총리실 산하 민관합동조사단의 환경 분야 보고서 표지에 단독 입후보할 만큼 중요한 생물이다. 할미꽃을 닮은 이 식물은 ‘동강할미꽃’ 또는 ‘바위할미꽃’이란 이름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지만, 학술적으로는 어떤 식물인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하다가 몇 해 전 원로식물학자 이영노 박사에 의해 우리나라 특산의 신종 식물로 발표되었다. 석회암 벼랑으로 둘러싸인 채 오랜 세월 외부 세계와 단절되어온 동강에서 그곳 환경에 적응하여 새로운 종으로 진화한 것이 아닐까 추측만 할 뿐, 아직까지도 이 식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시원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동강을 수수께끼의 땅이라고 부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동강할미꽃의 기원에도 숨겨져 있는 셈이다. 동강할미꽃은 사는 곳, 꽃 색깔, 피는 모습 모두가 할미꽃과는 사뭇 다르다. 벼랑에 의지한 채 하늘을 향해 꽃을 피워 올리는 자태는 신비감 그 자체다. 꽃 색깔은 보라색, 흰색, 자주색 등 여러 빛깔이며, 모양도 조금씩 다르다. 또한 가장 늦게 봄이 드는 강원도 땅에 살지만 4월 초순이면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산과 들에 지천으로 깔려 있던 할미꽃조차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이고 보면 새로운 할미꽃 종류가 발견된 것은 눈물 날 정도로 고마운 일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강원도 다른 곳들에서도 발견되고 있어 연구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동강할미꽃과 관련, 현지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다. 증식한 동강할미꽃을 동강의 절벽에 심으며, 이것이 마치 동강할미꽃을 보존하는 일처럼 포장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동강할미꽃의 원자생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니 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생존개체가 남아 있는 원자생지에 새로운 개체를 도입하여 심으면 자생지와 그곳에 살고 있는 개체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므로 원자생지에는 직접 복원을 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멸종위기종 보전에는 감성도 필요하지만 이성도 중요하다. 동북아식물 연구소장
  •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 강릉 괘방산

    [산이 좋아 산으로] 강원 강릉 괘방산

    괘방산(掛膀山)은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와 임곡리·모전리·안인진리 사이에 있는 높이 339m의 산으로 화비령 북쪽 줄기에 있다. 옛날 과거에 급제하면 이 사실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이곳에 커다란 두루마기에 급제한 아들과 아버지의 이름을 나란히 써놓은 방을 붙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임금에게 합격증서인 홍패(紅牌)와 백패(白牌)를 받으면 그 집안의 하인이나 방꾼들이 집으로 희소식을 알리고 괘방산에 방을 걸었다고 한다. 괘방산에는 ‘안보체험 등산로’라는 산길이 나 있다. 안보체험 등산로는 안인진과 정동진을 잇는 능선에 있다. 1996년 9월 잠수함으로 침투했던 북한 무장간첩이 도주했던 길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강릉시청 산악회 등에서 등산로로 개발해 당시 무장간첩의 도주로를 따라 청학산과 칠성산(953m)까지 개설됐다. 청학산에서 능선을 따라 계속 가면 망기봉(784m), 만덕봉(1035m), 석병산(1055m)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등줄기와 만나게 된다. 괘방산 등산로는 해안선에서 시작해 표고차 400m를 오르내리는 능선종주다. 푸른 동해바다와 백두대간의 준령이 한눈에 들어오며 거리에 비해 힘들지 않고 산행시간도 짧다. 산행 들머리는 무장간첩 침투로인 함정전시관과 안인진2리 삼거리로 정할 수 있다. 코스는 삼우봉∼괘방산∼괘일재∼당집∼화비령∼청학산∼밤나무정으로 이어지는 약 8㎞의 거리로 2시간40분이 걸린다. 역방향인 정동진을 들머리로 할 수도 있으나 주차에 부담이 없고 일출을 마주보고 산행할 수 있는 안인항 앞 들머리가 낫다. 안인항 오른쪽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주차장 뒤편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동해바다와 아담하고 정겨운 안인항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짙은 솔내음과 바다냄새를 맡으며 10여분 오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길은 능선으로 바로 올라서는 길이고 곧바로 가면 사선으로 능선에 붙는다. 첫 능선을 지나는 오솔길 좌우로는 진달래가 에스코트를 하듯 도열해 있다. 바다와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보면서 걷다 보면 작은 나무그늘과 넓은 공터가 있는 패러글라이더 활공장이 나온다. 발 아래로는 안보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용기와 바다, 안인항이 내려다 보이며 눈앞에는 삼우봉과 괘방산 정상이 건너다 보인다. 다시 내리막길을 따르면 길 끝에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임해 자연휴양림과 안보전시관으로 가는 길이다. 임도를 버리고 앞쪽에 보이는 오솔길로 접어들어 오르면 돌조각이 깔린 길이 나오며 꽤나 큰 돌무더기를 만나게 된다. 괘방산 성터다. 괘방산 성터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멋진 바위가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데, 이곳이 삼우봉 정상이다. 삼우봉은 키 큰 잡목으로 시야가 좋지 않으며 여기에서도 안보전시관과 함정전시관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높낮이가 거의 없는 평탄한 오솔길을 700m 정도 가면 TV중계탑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괘방산 정상이 있다. 중계탑을 왼쪽으로 돌아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시멘트 포장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고려산성과 ‘등명락가사’가 나온다. 오대산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절이다. 건너편 오솔길을 따라 200m 정도 내려오면 괘일재다. 이곳에는 6·25 전쟁 사적비로 갈림길이 나 있다. 괘일재를 지나 능선으로 400m 정도 오르면 시원한 나무그늘에 나무의자가 있고 산 아래로 바다와 ‘하슬라 아트월드’가 보인다. 예약이 되어 있다면 이 길로 하산해 멋진 예술공원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다시 500m를 가면 당집사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 우측 능선은 화비령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에는 우측 사선으로 오솔길이 나 있는데 100m 정도 내려가면 안보체험 등산로의 유일한 샘터가 있다. 갈림길에서 진행 방향대로 정동진을 향하면 삼거리 임도가 나온다. 여기에서도 곧장 가면 된다. 오리나무 숲을 지나고 키 작은 소나무 숲을 지나 183고지에 도착하면 조각공원과 참소리박물관이 있는 큰 배가 산 위에 보인다. 어느 순간 잊었던 자동차 소리가 들리면 정동진에 도착한다. 이때에서야 진달래 길도 끝이 난다. 이영준 월간 MOUNTAIN 기자 # 여행정보 정동진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동진이나 안인리 일대에는 깨끗하고 좋은 숙박업소가 많다. 먹거리는 산행 들머리에 있는 (구)일미횟집(033-644-6139)의 시원한 물회(1만원)와 회덮밥(8000원)이 유명하다. 옛 영동고속도로에서 정동진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옛날가마솥보리밥집(033-644-5868)도 맛있고, 정동진역 앞에 있는 관제탑해물(033-644-5668)은 해물탕이, 금진리 헌화로 입구에 있는 쉼터(033-644-5138)는 감자옹심이와 감자떡으로 유명하다.
  • 창덕궁 ‘속살’

    창덕궁 ‘속살’

    창덕궁에는 비밀정원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창덕궁의 백미, 바로 후원이다. 흔히 ‘비원’으로 알려진 후원은 25년 동안 굳게 잠겨 있다가 2004년 5월 ‘특별관람’이란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도 목요일에만 자유관람이 가능하다. 덕분에 조선왕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메트로폴리스 서울에서 찾아낸 천연 오아시스인 셈이다. ●입구엔 500년 묵은 느티나무 창덕궁 후원은 10만평 규모로 제법 크다. 그러나 그 입구는 소박하기 그지없다.500년 된 느티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흙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후원에 닿아 있다. 권혁주 해설가는 “우리나라 전통정원은 자연과 어우러져 조성했다.”면서 “자연을 그대로 살린 채 정자와 연못, 나무만 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이 자연이고, 자연이 정원이 된다. 후원에서 처음 만나는 연못은 드라마 ‘대장금’촬영지 부용지다.‘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을 담아 네모난 연못에 둥근 섬을 만들었다. 정조가 신하들과 낚시를 즐겼다는 부용정, 규장각이 있던 주합루, 왕족의 휴식공간이던 영화당이 연못을 둘러싸고 있다. 귀룽나무는 푸른 나뭇가지를 펄럭이며 역사를 속삭인다. 이곳을 사랑한 정조와 영조는 주합루와 영화당의 현판을 직접 썼다. ●연꽃을 아끼던 숙종의 손길 애련지는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애련정은 연꽃을 아끼던 숙종이 1692년에 조성했다.6월이면 하얀 연꽃이 장관을 이룬다. 장마철 굵은 비가 연꽃잎에 ‘뚝뚝’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보자.‘자연이 인간을 위로한다.’는 말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관람지로 가는 길목에서는 진달래꽃이 반기고, 겨울을 이겨낸 풀꽃들이 수줍게 고개를 든다.7∼8월에는 주황색 원추리 꽃이 이곳에 만발한다. 관람지 모양은 한반도와 비슷하다. 그래서 한때 ‘반도지’라고 불렀는데 일제 초기에 연못 모양이 변형됐다고 알려지면서 이름을 바꿨다. 관람지는 정자 관람정에서 따온 말이다. 관람은 배를 띄워 구경한다는 뜻. 부채꼴 모양의 정자를 배에 비유했다. 왕세자가 독서하던 폄우사, 정조의 통치글이 새겨진 존덕정에서 관람지를 내려다보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후원의 끝자락엔 옥류천 흘러 후원의 끝, 옥류천에 도달하기 전에 취규정을 만난다. 창덕궁에서 가장 높은 정자라 후원이 한눈에 들어온다.5월이면 야생화와 나비가 가득하고 울창한 숲 속을 작은 동물들이 뛰어다닌다. 수백년간 내려온 ‘생태학습장’이다. 창덕궁 북쪽 깊숙한 곳에서 옥류천이 흐른다. 이곳에서 임금과 신하가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다. 인조 14년(1636년) 커다란 바위인 소요암을 깎아 둥근 홈을 만들어 맑은 물이 바위를 돌아 폭포처럼 떨어지게 만들었다. 오늘날에도 이 물이 흘러넘친다. 소요암에는 숙종이 1690년 옥류천을 두고 지은 오언절구시가 새겨져 있다. 飛流三百尺(비류삼백척·폭포수 물길이 300척에 이르고)/遙落九天來(요락구천래·아득히 먼 하늘에서 떨어진다)/看是白虹起(간시백홍기·이를 보니 흰 무지개가 일고)/飜成萬壑雷(번성만학뢰·골짜기에 우레가 가득하다.) 과장법임에 틀림없지만 조선의 임금들이 창덕궁 후원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다. ● 관람 노하우 - 전화 02)762-0648 - 교통 1·3·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 - 언어 한국어 -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1시·2시 (목요일 자유관람) - 요금 5000원 - 홈페이지 www.cdg.go.kr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제니 “나랑 같이 에버랜드서 놀아요”

    경기 용인시의 에버랜드가 12일 19개월간 정성스럽게 준비한 유인원(類人猿)류 전용 테마공간 ‘프렌들리 몽키밸리(Friendly Monkey Valley)’의 문을 연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친환경적 테마 동물원이다. 실내외 3000평 공간에 오랑우탄, 침팬지, 흰손긴팔원숭이 등 유인원 3종 18마리와 일본원숭이, 망토원숭이, 여우원숭이 등 10종 127마리의 원류(猿類) 원숭이가 전시돼 있다. 대부분 이곳에서 나고 자라 에버랜드가 고향인 원숭이들이다. 테마공간을 구성하는 가장 큰 틀은 ‘인간과 원숭이의 교감’이다. 쇠창살을 없애고 그 자리를 통유리와 연못·바위 등 자연 조형물로 대체했다. 동물들의 특성에 맞는 환경을 꾸며줌으로써 활발한 행동을 유도하고 상호교감할 수 있는 행동전시 기법을 도입해 관람객과 동물들간의 벽을 허문 것이다. 몽키밸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전시기법은 오랑우탄 타워, 일명 ‘오-타워(O-Tower)’다. 오르내리기를 좋아하는 오랑우탄의 습성을 고려해 높이 14∼21m에 이르는 수직타워 3개를 ‘스카이 워크’라 불리는 굵은 로프로 연결해 놓았다. 총 길이는 38m. 사다리를 타고 타워에 오른 다음, 스카이 워크를 따라 아슬아슬하게 돌아다니는 오랑우탄들의 묘기가 볼 만하다.‘침팬지 버블’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침팬지 버블은 침팬지 서식지 바닥에서 우주선 모양으로 튀어나온 지름 1m짜리 투명 반구. 침팬지의 숨소리가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비행기 조종석에 사용되는 특수 강화유리라 깨질 염려는 없지만, 자기 구역에 침범한 이방인을 보고 흥분한 침팬지가 유리를 두드리면 은근히 겁도 난다. 노약자나 임산부 등은 주의해야 할 듯. 5∼6세 아이의 지능을 가졌다는 침팬지 루디는 이곳의 자랑거리다. 그림을 그리는 침팬지로 온라인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루디는 사람의 행동을 눈여겨 봐두었다가 비슷하게 흉내를 내 감탄사를 자아낸다. 이밖에도 40도 뜨거운 물로 채워진 ‘몽키 스파’에 몸을 담근 일본원숭이, 길이 100m 로프에서 줄타기 재주를 뽐내는 흰손긴팔원숭이 등도 볼거리이다. 어린이를 위한 ‘몽키댄스’와 침팬지 언어를 배우는 시간도 따로 마련했다. 에버랜드 입장객이면 별도 관람료 없이 둘러볼 수 있다.(www.everland.com,031-320-5000)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9) 충남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9) 충남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

    전북 무주와 충북 영동, 충남 금산 3도의 끝에 방울처럼 매달려 있는 강(江)마을 방우리. 행정구역은 충남 금산군 부리면이지만 금산에서는 이 마을로 들어갈 수 없다. 최근에 다리가 놓인 ‘육지 속의 섬’ 무주읍 내도리 앞섬마을을 지나 좁고 꼬불꼬불한 강변 길로 3㎞쯤 산속 깊이 들어가야만 만날 수 있다. 방우 마을 어귀에 이르면 10여 m 높이로 우뚝 솟은 절벽 바위가 길손을 마중한다.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을 전경은 잔잔한 강 수면에 반사되어 절묘한 대칭을 이룬다. 마을은 동네 어귀에서 둘로 갈려 본 마을인 큰방우리와 재 너머 ‘농원’으로 불리는 작은방우리로 나뉜다. 큰방우리 13가구, 작은방우리 11가구, 모두 합쳐 40여명의 주민들이 고추를 기르고 삼밭을 갈며 살아간다. 두 마을 사이에는 산 밑으로 터널을 파 끌어들인 강물을 낙하시켜 전기를 얻는 발전시설이 있다. 봄 기운이 완연한 4월. 주산물인 인삼밭에는 새 버팀대를 설치하고 그늘막을 덮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가을 파종했다는 설재진(54)씨.“인삼농사는 최소 4년이 넘게 걸리고 품도 많이 들어간다.”며 바쁘게 손을 놀린다.4년생을 출하하면 2평에 15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주민들은 고추와 포도 농사도 짓는다. 인삼 농사를 한번 지으면 한동안 땅을 쉬게 한 뒤 지력을 회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숙원은 마을 진입로가 시원하게 뚫리는 것이다. 좁고 얄팍한 시멘트 임시도로는 위험하기도 하지만 꼬불꼬불한 길에서 차라도 마주치면 꼼짝을 못한다. 험준한 악산(嶽山)에 둘러싸여 해빙기나 장마철에는 낙석도 걱정거리다. 한명 밖에 없는 초등학생도 자전거를 타고 무주까지 나가서 교육청 통학버스를 타야 한다. 꽃다운 열여덟에 무주에서 시집왔다는 이순임(75) 할머니.“행정구역만 충남이지 생활은 무주랑께. 장도 무주 5일장 가고 핵교도 다 무주서 댕김시롱…. 무주로 보내 달라 캐도 안 보내 주잖여.” 마을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황삼례(92) 할머니도 “기자 양반, 쓸디 없는 것 묻지 말고 핸드폰이나 잘 되게 안테나나 세워주쇼.”라고 말한다. 떠서 그냥 마셔도 될 것 같은 맑은 강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노을이 진다. 잡목 사이의 자줏빛 진달래와 해질 녘 햇살을 받아 노랗게 변색한 갈대가 강바람에 흔들린다. 사진 글 이호정기자hojeong@seoul.co.kr
  • [Seoul In] 생태교실·역사탐방강좌 운영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오는 11월까지 삼청공원 생태교실과 역사탐방 강좌를 운영한다. 삼청공원의 산책로와 야생화원, 생태연못 등에서 환경과 서울성곽의 역사 등을 공부하는 프로그램이다. 탐방 코스는 삼청공원 산책로∼말바위∼팥배나무 숲∼소나무 숲∼서울성곽 등이다. 계절에 따라 야생화, 공원의 새, 천연 염색 등에 대한 특별강의도 한다. 생태교실은 4·6·8·10월 넷째주 토요일 오전 10시∼낮 12시, 역사탐방은 7·9·11월 같은 시간이다. 매회 40∼6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공원녹지과 731-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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