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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으로 집에 떨어진 바위 팔아요” 경매 화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를 강타한 지진으로 거실에 떨어진 바위가 경매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뉴질랜드 헤럴드의 보도에 의하면 22일 크라이스처치에 지진이 강타하면서 언덕위에 있던 바위가 그만 필 존슨의 지붕을 뚫고 거실로 떨어졌다. 다행이 거실에 아무도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존슨은 이 바위를 뉴질랜드 경매사이트인 트레이드미에 경매로 올렸다. 그가 올린 경매 설명이 재미있다. 존슨은 이 바위에 ‘록키’라는 이름을 붙이고는 “조경에 딱 어울리는 20-30톤 바위 세일, (약간의 콘크리트 먼지가 덮여 있지만) 자연 그대로의 바위임. 정원 조경에 적합하지만 거실의 장식으로 사용할 수 있음. 특히 우리집처럼 지붕을 뚫고 바위를 거실에 놓는다면 ‘집안에 자연을 담고’ 싶은 사람에게 최적임.” 여기에 배달과정의 설명이 더해진다. ”미안하지만 우리는 배달을 할 만한 여력이 못되니 본인이 가지고 갔으면 함. 혹시 굴려서 가지고 간다면 이웃에 해가 되지 않게 조심할 것” 최종 경매 낙찰자는 기념촬영도 한다. 존슨은 경매의 수익금 모두를 지진피해 기금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경매가 화제가 되면서 이번에 다른 스폰서가 나타났다. 텔마라는 사람은 경매우승자에게 노퍽 섬의 록키 포인트 로지에 4명이 7일동안 머물를 수 있는 4000달러 상당의 여행권을 주겠다고 나섰다. 경매는 오는 7일 오전 11시38분에 마감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주말 하이라이트

    ●욕망의 불꽃(MBC 토요일 밤 9시 50분) 태진은 강금화에게 인기와 민재(유승호)를 결혼시키겠다고 말하고, 우연히 둘의 대화를 엿듣게 된 희정은 영대와 차순자에게 얘기한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전해들은 나영이 인기를 찾아가 어떻게 된 일인지 캐묻자 인기는 태진과 만났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민재의 결혼 소식을 듣고 한 자리에 모인 식구들 앞에서 태진은 경영권을 영대에게 맡기겠다고 하는데…. ●퀴즈 대한민국(KBS1 일요일 오전 10시) 지난주 후반전, 만점에 가까운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이경례씨. 세번의 도전은 없다. 이번에는 반드시 퀴즈 영웅에 오르겠다고 다짐하는 그녀다. 그리고 엄마의 응원을 위해 벌써 두 번이나 회사에 휴가를 냈다는 딸을 위해서라도 오늘은 반드시 해낸다. 퀴즈 영웅을 향한 그녀의 거침없는 질주를 함께한다. ●주말연속극 사랑을 믿어요(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승우에게서 머플러를 돌려받은 혜진은 왠지 모를 불편한 마음에 그를 피하게 된다. 한편 영희는 남편 몰래 완성한 드라마 대본이 발각이 나 어쩔 줄 몰라 하고, 기창은 기어코 그 원고가 들어 있는 USB를 박살내 버린다. 그 충격으로 영희는 모든 것을 잃은 듯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눕는다.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SBS 토요일 오후 5시 10분)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에서 염경환이 김구라에게 섭섭했던 일화를 공개한다. 동현군이 염경환 아저씨네 가족이 집에 놀러 왔을 때 일과 김구라 집안은 손님이 오는 걸 싫어한다는 내력을 고백하자 이경규는 ‘우리 집도 손님이 오는 걸 싫어했다며 웃음을 선사한다. ●영상앨범 산(KBS2 일요일 오전 7시 40분) 해발 1950m로 남한 땅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한라산. 손을 들어 은하수를 잡아 끌어당길 수 있을 만큼 높아 그 이름이 붙여졌다. 다양한 지형과 기기괴괴한 바위, 골짜기 등으로 아름다운 산세를 이루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영상앨범 산’이 사진작가 김중만과 함께 한라산의 비경을 찾아 떠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1990년 미국, 흔적도 없이 13점의 명화들이 사라졌다. 과연 누가 왜 열세 점의 명화를 훔쳐간 것일까. 또 오랜 세월 지속된 인디언과 백인들의 싸움. 그 속에서 인디언들의 영웅으로 활약하다 후손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한 남자가 있다. 100년의 세월이 더 지나간 지금 다시 영웅으로 추앙받게 된 이야기도 들어본다. ●The 빅뱅쇼(SBS 일요일 밤 12시) 2년 3개월 만에 ‘빅뱅’이 가요계로 돌아온다. 이들은 4집 미니앨범의 수록곡을 들고 SBS ‘the 빅뱅쇼’를 통해 화려한 컴백무대를 가진다. 미국에서 펼쳐진 뮤직비디오 촬영 에피소드, 대성이 진한 애정연기를 펼치고 바로 잠든 이유 등 솔직하고 꾸밈 없는 모습들을 공개한다.
  • 日과 총격전 끝에 사수… ‘韓國領’ 새겨

    日과 총격전 끝에 사수… ‘韓國領’ 새겨

    독도는 크게 두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동쪽 섬(東島)에 가면 ‘한국령’(韓國領)이라는 글씨가 뚜렷하게 새겨진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이 석자를 새겨 넣은 사람이 바로 홍성근 박사의 큰아버지인 홍순칠(1929~1986) 독도 의용수비대장이다. 한국전쟁 때 부상으로 전역한 홍순칠은 고향 울릉도로 돌아왔다가 ‘島根縣 隱岐郡 竹島’라는 표지목을 발견했다. ‘시마네현 오키군 다케시마’라는 뜻. 1905년 일본이 독도를 일본령에 편입시킨 뒤 박아 둔 것이었다. 분기탱천한 홍순칠은 이때부터 독도를 지키기로 결심하고 1953년 의용수비대를 출범시켰다. 상징적인 군대가 아니었다. 실전(實戰)도 주고받았다. 1953~1954년 독도에 접근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총격전을 벌였던 것. 그 뒤 한국 정부가 체계를 잡아감에 따라 1956년 독도 수비 임무를 경찰에 넘기고 독도에서 철수했다. 1966년 5등 근무공로훈장을 받았고, 사후(死後) 보국훈장 삼일장이 추서됐다. 수기 ‘이 땅이 뉘 땅인데’(1997)를 남겼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그림에만 집중하는 젊은 두 작가 전시회

    그림에만 집중하는 젊은 두 작가 전시회

    젊은 작가 하면 아무래도 듣도 보도 못한 기법이나 아이디어를 선보일 것만 같다. 아니 그래야만 할 것 같다. 그런데 말 그대로 우직한 방식으로 그림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젊은 작가 두명의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어 찾아가 봤다. 공교롭게도 두 작가 모두 ‘초상’을 내세웠다. 영상, 설치 등 새로운 작업들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오히려 정통 회화가 다시 각광받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도 여전히 대세는 영상과 설치 쪽이다. 왜 두 젊은 작가는 그림을 붙잡고 있는 것일까. ■문성식 ‘풍경의 초상’전 종이위 켜켜이 묻어나는 풍경의 주름 ‘질감’ 2005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최연소 작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문성식(31). 그의 작업 도구는 세밀붓이다. 붓두께가 새끼손가락 손톱의 절반만 한 붓이다. 이 붓으로 대작(114×298㎝) ‘밤의 질감’을 그렸다. 물감을 펴발랐느냐. 그것도 아니다. 점을 찍듯 일일이 찍어서 그렸다. 도를 닦듯 수개월간 몰두한 작품이다. 왜 이런 방식을 썼을까. “밤에 산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나무나 바위나 잎사귀 같은 곳은 물론 공기의 틈새에까지 스며든 어둠을 다 표현해 보고 싶어서”라는 게 대답이다. ‘질감’ 그 자체를 나타내고 싶었다는 얘기다. 이런 노력은 다른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가령 세로 길이 4m가 넘는 ‘숲의 내부’(75×428㎝)는 전경과 후경의 낙엽이나 나무가 똑같은 수준으로 그려져 있다. 숲을 가득 채운 비밀스러운 공기의 흐름이 주는 질감을 고스란히 되살리기 위해서다. 이는 캔버스 대신 종이를 택한 데서도 드러난다. “질감 그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한층씩 쌓아올리는 게 아니라, 종이에 번지는 물감이 서로 겹쳐지도록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고 문 작가는 설명한다. 흙 그 자체, 골목길의 깨진 시멘트 조각, 그리고 낡아버린 가옥의 지붕 자체에서 풍겨져 나오는 회화성을 살리고 싶다고도 했다. 풍경이 품은 주름살을 포착해 냈으니 ‘풍경의 초상’이다. 드로잉 작품들에서 선보이는 세밀하고 정교한 선들도 이런 주름살에 대한 표현으로 보인다. 때문에 전시장을 나설 때면 되레 ‘우는 아이’라는 소품이 기억에 남는다. 평면적으로만 바라보던 세상에서 깊은 주름을 읽어냈을 때, 그때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앙~’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것. 그 울음이 작품마다 배어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우는 아이’가 혹시 자화상 아니냐는 질문에 작가는 “그렇다.”고 답했다. 4월 7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본관. (02)735-8440. ■김성윤 ‘오센틱’전 ‘웃긴’ 초기올림픽… 과거이면서 현재 ‘상상’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은 엄숙하다. 올림픽 우승 기념 같은 분위기라서 그렇다. 그런데 하고 있는 꼴들이 우습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는 양복 상의에 넥타이를 맸는데 바지가 쫄쫄이다. 역도 선수는 큰 역도 대신 대형 아령 같은 것을 한 손으로 들었다 놓는다. 복장은 아예 타잔이다. 사격선수인데 쏘는 대상은 살아있는 비둘기나 나무로 만든 사슴이다. 복잡미묘한 인물들의 표정도 재미를 더한다. 가장 튀는 작품은 ‘장애물 수영 경기, 수스무 노부히데’에 등장하는 일본 선수다. 성적이 원하는 목표에 못 미쳐서 그런 것인지, 어색함과 긴장감 때문에 굳어버린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모델 노릇하는 게 힘들어서 짜증난 것인지, 그도 아니면 그 모든 게 다 섞여 있는 것인지, 표정이 참으로 헷갈린다. 새달 대학원(국민대)에 진학하는 김성윤(26) 작가가 그려놓은 것들은 이제는 사라져 버린, 초기 올림픽 시절 황당했던 종목들이다. 하지만 작업 과정은 엄격하다. 최고의 초상화가로 꼽히는 존 싱어 사전트(1856~1925)가 초기 올림픽 선수들을 그렸다면 어땠을까라는 게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올림픽 자료사진을 보고 서울 이태원 등에서 비슷한 인물을 섭외한 뒤 사진을 찍어두고 그림을 그린다. 약간의 장난기도 느껴진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에게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아이템인 토끼 모자를 씌운 것이 그 예다. 그래놓고는 전시 제목을 ‘오센틱’(Authentic·진본)이라고 붙여뒀다. “과거를 재구성하면서 약간의 상상력을 덧붙인 셈인데 이는 사실적이면서도 허구적이고, 과거이면서도 현재이고자 하는 느낌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김 작가는 말한다. 이는 진본과 모사와 재현의 문제에 대한 궁극적 질문이기도 하다. 다음 달 27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16번지. (02)722-3503.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면목동 사가정공원

    [Seoul 요모조모-만원의 행복] 면목동 사가정공원

    ‘금빛은 수양버들에 들고, 옥빛은 매화에서 떨어지는데/ 조그마한 못의 새로운 물은 이끼보다 푸르네/ 봄의 근심과 봄의 흥위(興慰), 어느 것이 더 깊고 얕을까/ 제비도 오지 않고 꽃 또한 피지도 않았네.’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공원엔 조선조 문인 서거정(1420~88)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시비들이 띄엄띄엄 세워져 자칫 무료해지기 쉬운 산책길의 운치를 더해준다. ‘春日’(봄날)이란 시비는 2월 끝자락을 음미하기에 제격이다. 삶이 가려워 옷 벗은 나무들, 나무계단 옆 바위에 내려앉은 하얀 양탄자 같은 잔설들, 주인 잃고 헤매는 강아지 한 마리가 서성이는 곳…. 그곳엔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떠나고 있다. 지하철7호선 사가정역 1번 출구에서 불과 5분 거리인 사가정공원을 걷다보면 이별이 아쉬운 겨울과 봄을 재촉하는 햇살을 동시에 만난다. 공원은 매월당 김시습(1435~93)과 함께 당대 최고의 문인으로 꼽혔던 서거정 선생이 당시 용마산(아차산) 부근에 거주했던 점에서 호 사가정(四佳亭)을 따 만들었다. 사가정은 당시 파주 도라산에 있던 정자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해 재치있게 빌린 것이란다. 선생은 세종에서 성종에 이르는 동안 69세로 생애를 마칠 때까지 6조 판서와 한성부 판윤, 대사헌, 대제학 등을 역임했고 ‘경국대전’, ‘동문선’, ‘동인시화’, ‘필원잡기’ 등을 저술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5년 문을 연 사가정공원은 주민 건강을 책임지는 허파이기도 하다. 11만㎡ 규모의 공원에는 말 동상과 어우러지는 어린이놀이시설, 건강지압로, 약수터, 자연학습원을 갖췄다. 함께 들어선 중랑문화체육관에선 수영, 헬스로 몸을 다질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과 들러도 좋다. 용마산 자락엔 사가정공원과 더불어 동양 최대 51.4m 높이의 인공폭포를 자랑하는 용마폭포공원도 볼거리다. 용마폭포 왼쪽 21m 높이의 청룡폭포와 오른쪽 21.4m의 백마폭포는 삼중주의 앙상블을 이룬다. 공원을 관리하는 이중규(57)씨는 “평소 좋아하는 클래식, 영화음악을 틀어줘 폭포수를 보러 왔다가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을 위로해준다.”면서 “허기는 사가정역 앞 사가정시장에 들러 따끈한 찐빵, 순대로 달래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봄물 오른 전남 고흥반도

    봄물 오른 전남 고흥반도

    봄물이 올랐습니다. 바람결엔 촉촉한 습기가 묻어납니다. 계절의 순환은 무엇도 거스를 수 없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합니다. 남도 끝자락, 나로도를 휘휘 돌아온 봄바람이 내륙으로 내달립니다. 봄바람이 스친 자리마다 꽃망울이 맺혀지고, 곰실거리는 봄내음에 섬 처녀의 가슴은 요동칩니다. 전남 고흥반도의 초봄 풍경입니다. 봄의 전령 매화는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고흥반도 앞바다엔 봄빛이 완연했습니다. ● ‘섬섬옥섬’… 다도해 풍경의 진수 고흥반도는 멀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보자면 그렇다. ‘가도가도 천리’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게다. 이제 많이 달라졌다.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가 열렸기 때문. 구불구불 국도를 따라 남원, 구례 등을 줄줄이 거쳐야 했던 예전과 달리 빠르고 곧게 고흥반도까지 내달릴 수 있다. 고흥반도는 득량만과 여자만을 양 옆에 두고 조롱박처럼 매달려 있다. 남북 간 길이는 약 95㎞. 거금도(居島), 내·외 나로도(老島) 등 주변 160개의 섬들이 어우러지며 고흥군을 이룬다. 고흥반도의 아름다움을 몇 마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올곧은 기상의 나무와 숲이 있고, 먼 우주를 응시하는 최첨단의 우주센터도 있다. 섬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갯마을 풍경과 마주하고 싶다면 반도의 왼쪽을 따라 돌아보시라. 단언컨대 다도해 풍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들물때 보다는 날물때 찾아야 한다. 볼품없이 바다위에 떠 있던 섬들이 뭍과 연결되며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고흥반도 초입에서 월정리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월정해안방풍림으로 유명한 곳. 들물에서 날물로 바뀌는 시간이면 방품림 아래 보관해 둔 뻘배 주변으로 아낙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물이 빠지고 기름진 갯벌이 드러나면 아낙들은 뻘배를 몰고 바다로 향한다. 꼬막을 잡으러 가는 길이다. 그네들이 이동하는 경로마다 주름살처럼 골이 깊게 패여 있다. 고단한 삶의 흔적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더없이 빼어난 풍경이 만들어 지고 있으니, 얼마나 역설적인가. 신망방조제와 오도일·이방조제를 줄줄이 지나면 백일리다. 20m 남짓한 백일연륙교를 통해 고흥반도와 연결돼 있다. 그런데 이 섬, 작지만 의외로 너른 풍경을 갖고 있다.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갯벌 위에서 어민들이 갯것들을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다. 주변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은 풍경의 덤. 우미산 중턱의 도로 위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가 눈부시다. 티 없이 맑은 햇살이 수면에 부딪혀 물비늘을 만들고 있다. 절반은 하늘, 또 절반은 은빛 갯벌이다. 우미산 아래는 용암마을이다. 고흥 8경 중 6경인 영남 용바위를 품었다. 하지만 정작 명소의 지위를 안겨주고 싶은 건 마을 앞 풍경이다. ‘안넢’이라 불리는 작은 섬이 어여쁜 자태를 뽐내고, 그 뒤로 매물섬이 작은 주상절리대를 펼쳐 보이고 있다. 멀리는 여수시 낭도 등 다도해의 섬들이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절경이다.  오가는 길에 만나는 팔영산의 웅장한 자태와 해창만수로의 아련한 정취도 빼놓을 수 없다. 갈대 사이 몸을 숨겼던 물새들이 비상하는 순간,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이 된다. 특히 해가 천등산 너머로 자취를 감출 때면 사위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장관을 펼쳐낸다. ●하늘 향해 솟아오른 나로도  고흥반도 끝자락의 나로도는 외나로도와 내나로도로 이루어져 있다. 두 개의 연륙교로 이어져 이제는 섬 아닌 섬이 됐다. 섬 이름이 독특하다. 신라 장보고가 해상의 패권을 쥐고 있던 시절, 외나로도 앞 바다에는 제주로 향하는 중국 상인들의 왕래가 빈번했다. 당시 중국 상인들이 외나로도 ‘서답바위’(일명 부채바위)를 보고 마치 오래된 비단이 바람에 날리는 듯 아름답다며 비단 ‘라’(羅)와 늙을 ‘로’(老)를 써 나로도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나로도는 우주를 향한 전진기지답게 우주 관련 교육·체험시설이 많다. 내나로도 덕흥리엔 국립고흥청소년 우주체험센터, 외나로도 끝자락 나로우주센터에는 우주과학관이 조성돼 있다. 도양읍 용정리엔 우주천문과학관이 들어선다. 800㎜ 대형 천체망원경과 천체 투영실, 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조성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개장일만 기다리고 있다.  고흥반도를 말할 때 나무를 빼놓을 수는 없다.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초입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봉래산 삼나무숲이다. 일제강점기 때 시험림으로 조성됐다. 울울창창한 삼나무들이 도도한 수직세상을 펼쳐내고 있다. 피톤치드 뿜어나오는 숲길에 들면 어느 곳보다 깊은 숨을 쉴 수 있다.  동토(凍土)를 뚫고 핀 노란 복수초와 만나는 것도 봉래산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 삼나무숲에서 헬기장에 이르는 구간 곳곳에 무리지어 피어 있다. 삼나무 숲에 별똥별이 쏟아진 듯하다. 내나로도의 나로도학생수련원을 둘러싸고 있는 상록수림도 볼 만하다. 바로 옆 나로우주해수욕장에는 곰솔들이 제법 장한 풍경을 펼쳐내고 있다. ●사슴을 닮은 섬 소록도  소록(小鹿)이라 했다. 섬 생김새가 작은 사슴을 닮았다는 뜻이다. 고흥 8경 중 2경으로 꼽히는 곳. 하지만 편히 섬 풍경을 즐길 여유를 갖기란 쉽지 않다. 어디건 한센병 환자들의 한숨이 배어있지 않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소록도는 중앙공원 등 극히 일부 지역만 외부인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소록대교가 고흥반도 녹동항과 소록도를 이어주면서 배를 타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건 해안가와 나란한 소나무 길이다. ‘수탄장’(愁嘆場)이라 불리는 곳. 예전 한센병 환자와 가족들이 한 달에 한 번, 그나마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그저 눈길로만 상봉하던 장소다.  소록도의 핵심은 국립소록도병원 뒤편의 중앙공원이다. 2만㎡(6000평) 규모. 반송, 백목련, 호랑가시나무, 금목서, 아기 동백꽃, 당종려나무 등이 곳곳에 심어졌다. 기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1930년대 중반 대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일본과 대만에서 나무를, 완도 등지에서 기암괴석을 들여왔다. 당시 돌과 나무를 이고지며 나른 이들은 한센병 환자들이었다. 그들의 노역으로 정원이 만들어진 셈이다. 빼어난 조형미의 공원을 보면서도 아름답다고 해야 할지 슬프다고 해야할지 모순으로 머리가 뒤엉킨다.  중앙공원 초입의 소록도갱생원 검시실(등록문화재 제66호)과 감금실(등록문화재 제67호)은 일제 강점기에 인권 유린이 자행되었던 곳. 환자들은 거주 이전의 자유와 이동권을 박탈당했고, 걸핏하면 감금과 감식, 체벌을 당했다. 검시실에는 지금도 수술대와 세척 시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글·사진 고흥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국도 익산분기점에서 익산~포항 간 고속도로를 탄 뒤 전주나들목을 지나 새로 난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순천나들목으로 나와 순천시내를 지난 뒤 2번국도로 바꿔 타고 벌교까지 간다. 벌교에서 15번 국도를 타고 끝까지 가면 고흥반도다. ▲주변 관광지: 팔영산이 제1경이다. 여덟 봉우리가 우뚝 솟은 모습이 장하다. 등산이 어렵다면 능가사 쪽에서 보는 것도 좋다. 능가사 옆엔 국내 최대의 편백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소록도 아래 거금도도 예쁘다. 녹동항에서 오전 6시20분부터 오후 8시10분까지 10분~30분 간격으로 철부선이 오간다. 어른 1200원. 승용차 9000원(운전자 포함 2명 무료). 녹동매표소 843-9184. ▲맛집: 도화면 중앙식당은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굴을 껍질째 삶은 피굴 등 토속음식이 곁들여 진다. 832-7757. 진미횟집은 장어통탕이 맛있는 집. 녹동항 인근에 있다. 842-3111. ▲잘 곳:나로2대교 초입의 하얀노을모텔펜션이 조용하고 깨끗하다. 주변 풍경도 넉넉한 편. 모텔 내 레스토랑에서 돈가스와 백반 등 간단한 음식도 판다. 4만원. 833-8311~3.  
  • 불덩이 떨어지는 ‘신비의 천연폭포’ 화제

    불덩이가 수백m를 떨어지는 것 같은 천연폭포의 신비한 경관이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호스테일 폭포는 자연이 빚어낸 가장 희귀한 현상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이른바 ‘불덩이 폭포’(FireFalls)로 드물게 변신한다. 1년 중 5월을 중심으로 몇 주일만 쏟아지는 계절성 폭포인 호스테일 폭포가 2월 중 단 며칠 동안만 500m폭포에 시뻘건 불덩이가 떨어지는 장관이 펼쳐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암폭포를 연상케 하지만 흘러내리는 건 100% 물이다. 해질녘인 오후 5시 30분쯤 석양에 폭포가 정확히 반사되면서 노란빛을 내던 폭포수가 용암처럼 주황빛을 강하게 발산한다. 매년 350만명이 장관을 보려고 찾을만큼 인기가 뜨겁지만, 불덩이 폭포를 보는 건 쉽지 않다. 하늘이 청명해야 하고 폭포수가 충분해야 하며, 햇빛과 각도가 정확히 일치해야만 폭포가 주황빛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폭포의 신비한 절경을 사진으로 담은 한 사진가 조쉬 아논은 “태양, 물, 바위 등이 어우러져 탄생하는 신비의 풍광은 자연이 주는 거대한 선물”이라고 감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日 온천명소 나가사키현 ‘운젠 지옥’

    日 온천명소 나가사키현 ‘운젠 지옥’

    산간 마을 여기저기에서 수증기가 구름처럼 솟아오릅니다. 멀리서 보자니 꼭 선계(仙界)입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서면 척박한 땅의 바위 사이로 온천수가 부글부글 끓어 오릅니다. 대기에 스민 유황 냄새는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지옥과 닮았다는 일본 시마바라 반도의 ‘운젠지옥’(雲仙地獄) 풍경입니다. 관광객들의 평온한 표정과 주변 건물들의 넉넉한 자태가 없었다면 영락없이 지옥이라 여겼겠지요. 사람과 화산이 공생하는 독특한 여행지, 일본 규슈 서쪽의 시마바라반도를 다녀왔습니다. ●화산과 사람의 공생 나가사키현 운젠시는 1934년 일본의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작은 온천마을이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차로 세 시간쯤 걸린다. 운젠지옥은 땅 속 마그마가 지상으로 고온의 가스를 뿜어내면서 늪처럼 형성된 곳으로, 운젠시에서 으뜸가는 볼거리로 꼽힌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산책을 하거나 계란 등을 삶아 먹으며 ‘지옥’을 즐긴다. 화산과 사람이 공생하고 있는 셈이다. 운젠온천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화산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게다가 최근 규슈 남단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사이의 신모에다케가 ‘폭발적 분화’를 거듭하고 있어 궁금증이 더할 터다. 1990년 11월 운젠국립공원의 주봉인 후겐다케(普賢岳·1359m)가 용암과 가스를 내뿜으며 분화를 시작했다. 이듬해엔 화구 분화로 형성된 용암돔이 붕괴, 시속 100㎞가 넘는 화쇄류로 돌변하면서 시마바라(島原)시 남쪽 마을을 덮쳤고, 취재진과 화산학자 등 4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때 분화로 후겐다케 위에 높이가 124m나 되는 헤이세이신잔(平成新山·1483m)이 새로 만들어졌다. 화쇄류는 1996년 5월 1일까지 총 9432회 발생했다. 앞서 1792년엔 대규모 분화와 대지진, 그리고 산의 붕괴와 쓰나미로 무려 1만 5000명이 희생됐다. 시마바라시 문화관광해설사 하세가와는 “당시 후겐다케 옆의 마유산(眉山) 3분의1이 무너졌고, 화쇄류로 324채의 집이 매몰됐다.”며 “바다가 메워져 산에서 800m 떨어져 있던 아리아케만(灣)이 지금은 1.5㎞ 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약 700m의 바다가 뭍으로 변한 셈이다. 덩달아 시마바라 시내도 평균 6m가 높아졌다고. 마유야마의 붕괴로 아리아케만에선 높이 23m의 쓰나미가 일었다. 20㎞ 떨어진 맞은편 구마모토현을 오가며 피해를 키웠다. 시마바라시의 시라치(白土) 호수도 이때 만들어졌다. 하지만 운젠시가 속해 있는 시마바라반도가 남규슈의 신모에다케와 100㎞ 이상 떨어진 데다, 바람도 태평양쪽으로 불고 있어 여행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350년 역사 자랑하는 온천지대 화산이 재앙이라면, 온천은 축복이다. 시마바라반도의 온천을 대표하는 운젠온천은 화산의 역사가 켜켜이 쌓인 후겐다케 남서쪽 산자락의 해발 700m 고지에 터를 잡았다.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지대다. 이중 6㏊의 펄펄 끓는 늪지대가 운젠지옥이다. 운젠지옥 주변에 2㎞의 ‘지옥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천천히 돌아보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크고 작은 지옥마다 이름이 붙여져 있다. 갖가지 나쁜 생각들을 경계하라는 ‘팔만지옥’, 수다스러움을 멀리하라는 ‘참새지옥’도 있다. ‘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은 운젠지옥 중에서도 가장 압력이 높고 수증기 끓는 소리가 큰 곳. 분출할 때 소리가 땅 아래 망자들이 울부짖는 절규처럼 들린다고 해 이름 지어졌다. 350년 전에는 개종을 거부한 천주교 신자들을 고문하고 사형시킨 ‘진짜 지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운젠온천은 유황이 함유된 강산성 온천이다. 온천수 온도는 70~100도. 하루 400t가량 솟는다. 히로시 히데야마 운젠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온천수를 파이프로 연결해 운젠온천마을의 20개 료칸과 호텔 등에 공급한다.”며 “살균효과가 뛰어나 습진 등 피부병과 신경통, 미용 등에 효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입욕 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발끝이나 손끝부터 천천히 물을 묻혀 피부 혈관을 확장시킨 뒤 어깨까지, 고혈압 환자인 경우 하반신만 물에 담가야 한다.”며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하면 물에서 나와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권했다. 온천은 숙박시설에 딸린 곳도 있고, 공동 온천도 있다. 온천욕만 할 경우 500~1000엔 정도 받는다. 100엔짜리 대중탕도 두 곳이 있다. 유노사토와 신유 공동온천으로, 역사가 100년을 헤아린다. 운젠시 서남쪽 해안마을인 오바마(小浜)는 해수온천으로 이름난 곳. 지하에 고였던 바닷물이 데워진 뒤 마을 해안길이나 바닷가 테트라포드(삼발이)를 가리지 않고 솟구친다. 용출량이 많은 곳엔 발을 담글 수 있는 무료 족탕과 고구마, 달걀 등을 온천수에 쪄 먹을 수 있는 시설을 해 놓았다. 족탕 길이는 온천수 온도와 같은 105m. 일본에서 가장 길다. 105도의 온천수를 80도로 식히고, 다시 바닷물과 섞어 40도로 낮춘 뒤 흘려 보낸다. 족탕 끝엔 애완견 전용탕도 마련해 뒀다. 바다 경치를 보며 온천을 즐기는 노천탕도 있다. 1시간 300엔. 만조 때는 타는 듯 붉은 바다가 눈앞에 넘실댄다. 여기에 따뜻한 사케(정종) 한 잔 기울인다면 세상에 더없는 호사겠다. ●사무라이 숨결 오롯한 시마바라 운젠 인근 시마바라시도 잊지 말고 찾자. 시마바라성(城)을 중심으로 발달한 고도(古都)다. 운젠시에 견줘 제법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남아 있다. 헤이세이대분화 때 마유산이 방벽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해자로 둘러싸인 시마바라성을 중심으로 무사도의 숨결이 오롯한 사무라이저택, 시라치 호수 등 관광지가 몰려 있다. 후쿠오카에서 원자폭탄 피폭지인 나가사키를 통해 운젠을 오갈 경우 한번쯤 고속도로를 버리고 옛 도로를 이용하길 권한다. 현도(縣道) 128호선이다. 산자락과 바닷가를 고루 아우르며 달리는데, 편백나무와 삼나무 우거진 길이라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자로 잰 듯한 일본의 현대식 풍경과는 전혀 다른, 조금은 남루한 일본의 시골 풍경과도 마주할 수 있다. 여기에 나가사키 시내 폭심지에 들러 일본인의 아픔까지 공유한다면 나가사키 여행으로 모자람이 없겠다. 글 사진 운젠·시마바라(일본 나가사키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인천~후쿠오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각각 하루 3회, 부산~후쿠오카는 대한항공 하루 2회, 아시아나항공 하루 1회 운항한다. 후쿠오카공항에서 지하철로 JR하카다역으로 이동한 뒤 특급 갈매기를 타면 이사하야역까지 1시간 30분(일반표 3790엔, 약 5만 1000원), 이사하야역에서 운젠온천까지 버스로 1시간 20분(1300엔) 걸린다. 운젠온천마을(www.unzen.org)에 숙소를 예약한 경우 후쿠오카 하카다역에서 운젠온천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운젠온천마을에 일본 10대 료칸 가운데 하나인 한즈이료(半水盧·81-957-73-2111)가 있다. 경북 청도 출신의 재일동포 가네우미 류카이(海龍海·61·유코그룹 회장)가 운영하는 최상급 료칸이다. ‘평생에 한번, 최상의 음식과 서비스’가 모토다. 바깥세상과 차단된 가운데 쾌적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14동의 복층형 독채 객실이 들어서 있다. 객실마다 별도의 정원이 딸려 있고, 요리사 8명 등 35명의 종업원이 ‘1손님 1종업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실엔 전용 노천탕도 있다. 숙박료는 1인 5만엔부터. 민박은 보통 7000~1만엔, 호텔과 료칸은 1만 5000엔선이다. 부산 나가사키시 관광사무소 (051)463-3111, ▲시마바라의 향토 음식 구조니(具雜煮)를 꼭 맛볼 것. 찹쌀떡에 버섯과 야채, 장어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고 끓였다. 농민 봉기 ‘시마바라의 난’을 이끌었던 소년 지도자 아마쿠사 시로(天草四郞)가 농민군과 나눠 먹었던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시마바라성 정문 앞 히메마쓰야(姬松屋) 등이 유명하다. 유부초밥을 곁들인 구조니 정식이 1200엔부터. 나가사키 짬뽕도 빼놓을 수 없다. 오바마온천지역 내 자노메(蛇の目) 등이 유명하다. 850~1050엔.
  • 28일 아카데미 시상식 4대 관전 키워드

    28일 아카데미 시상식 4대 관전 키워드

    ‘아카데미’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2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27일 오후 5시) 미국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리는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해 쟁쟁한 후보작들이 국내 관객들에게도 선보인다. 올해 아카데미는 실화를 소재로 한 감동 코드를 내세운 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들이 많아 오랜만에 ‘아카데미 특수’를 기대해 볼 만하다. 4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독주 - ‘소셜 네트워크’ ‘킹스 스피치’ 다관왕 레이스 올해 아카데미 최대 화제작은 단연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3월 3일 개봉)다. 영국 왕 조지 6세의 연설 공포증 극복과정을 그린 ‘킹스 스피치’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2개 부문 최다 후보에 올라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 조지 6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해 더욱 화제가 됐다. 신경성 말더듬증에 시달리는 조지 6세(콜린 퍼스)가 괴짜 언어 치료사(제프리 러시)를 만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왕이 되는 과정을 코믹하고 감동적으로 그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킹스 스피치’가 골든글러브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상을 휩쓸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소셜 네트워크’는 ‘인셉션’과 함께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는 상태다. 아카데미 전초전 격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킹스 스피치’는 최다인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남우주연상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소셜 네트워크’는 4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킹스 스피치’는 지난달 말 미국 제작자조합(PGA), 감독조합(DGA), 배우조합(SGA) 등이 주최한 시상식에서 연이어 ‘소셜 네트워크’를 제치고 수상함으로써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실화 - ‘127시간 ’‘파이터’ 등 감동선사 수상 점쳐 ‘킹스 스피치’를 비롯해 ‘127시간’, ‘파이터’ 등 실화에 바탕을 둔 후보작들이 많아 이들 작품의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74회 수상작 ‘뷰티풀 마인드’를 끝으로 실화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웃지 못했다. 하지만 묵직한 감동을 중시하는 아카데미 관례로 볼때 실화 영화의 수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할리우드의 관측이다. 오는 17일 국내 개봉하는 ‘127시간’은 2003년 미국 유타주 블루존 캐니언을 홀로 등반하다 바위에 손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자신의 팔을 자르고 탈출한 애런 랠스턴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대니 보일 감독은 이 작품에서 인간의 강렬한 생존 의지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그려냈다. 제임스 프랑코가 주연을 맡았으며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3월 개봉 예정인 ‘파이터’는 전설적인 권투 선수 미키 워드(마크 월버그)가 형 디키 에클런드(크리스천 베일)와 함께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 작품을 위해 무려 14㎏을 감량해 화제가 된 베일은 골든글러브와 미국배우조합상(SGA) 남우조연상에 이어 아카데미에서도 수상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데이비드 O 러셀이 연출한 이 영화는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로 올랐다. ●女神 - ‘블랙 스완’ 포트먼 트리플 크라운 쥘까 ‘시상식의 꽃’인 여우주연상은 ‘블랙 스완’(2월 24일 개봉)에서 호연을 펼친 나탈리 포트먼이 강력하게 거론된다. ‘더 레슬러’를 통해 왕년의 스타 미키 루크를 부활시킨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미국 평단에서 ‘포트먼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이끌어 냈다. 발레와 스릴러를 접목한 작품이다. 백조 연기는 완벽하게 소화해 내지만, 도발적이고 사악한 흑조를 연기하는 데는 불안함을 느낀 나나(포트먼)의 심리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포트먼은 정상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점차 내면에 숨겨진 파괴적인 본성과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발레리나의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미비평가협회와 골든글러브에 이어 연속 수상을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는 강력한 경쟁자는 니콜 키드먼으로 영화 ‘래빗홀’에서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엄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윈터스 본’의 제니퍼 로렌스, ‘에브리바디 올라잇’의 아네트 베닝, ‘블루 밸런타인’의 미셜 윌리엄스 등도 경합을 펼친다. ●흥행 - 비수기 2~3월 수상작 극장가 특수 기대 실화는 아니지만,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더 브레이브’(원제 True Grit)도 오는 24일 국내 관객에게 선보인다. 찰스 포티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1969년 존 웨인 주연의 영화로 먼저 만들어져 국내에 ‘진정한 용기’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연방보안관을 고용해 아버지를 살해한 무법자의 뒤를 쫓는 한 소녀의 복수극을 그렸다. 제프 브리지스와 맷 데이먼, 조시 브롤린 등이 총출동해 북미에서 1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려 코엔 형제 영화로는 흥행에서 가장 성공했다.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0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상규 CGV 홍보팀장은 “2~3월은 극장가 비수기이고 아카데미 영화들의 흥행도 예전에 비해 약해졌지만, 올해는 감동 코드를 다양한 장르에 버무린 대중성 높은 영화들이 많고, 국내에도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들의 연기 변신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 오랫만의 특수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정부, 마애불 훼손 계속 방치땐 법적대응”

    “정부, 마애불 훼손 계속 방치땐 법적대응”

    4대강 사업 구간인 경북 의성군 낙동강 낙단보 공사 현장에서 훼손된 채 발견된 고려 시대 마애미륵보살좌상과 관련, 대한불교조계종은 당국이 고의로 훼손하고 은폐했다고 결론짓고 법적 대응 등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조계종은 10일 오후 서울 견지동 총무원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종단이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의성군청이 지난해 8월 마애불의 존재를 인지하고 조사했음에도 문화재청 등이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9월에 훼손되고 말았다.”면서 “그럼에도 정부 당국은 이를 10월에 발견했다고 발표하며 국민과 종단을 우롱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자승 총무원장이 낙단보 마애불 발견 현장을 찾아 진상 규명과 종합적인 보존 대책을 촉구했음에도 별다른 후속조치 없이 보물급 마애불상을 지방문화재로 격하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조계종 대변인인 원담 스님은 “오는 16일까지 납득할 만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문화재청은 물론 4대강 추진 부처와 시공업체 등을 상대로 법률적 대응은 물론 현장 직접 조사와 불교적 대응까지 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조계종은 ‘제2의 마애불’ 존재 가능성도 언급했다. 문화부장 효탄 스님은 “마애불 50m 이내에 축대로 가려진 또 다른 마애불이 있다고 지역 주민들이 제보했다.”면서 “그럼에도 관계기관은 문화재 조사를 생략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계종은 오는 18일 낙단보, 금강 곰나루, 남한강 바위늪구비, 영산강 담양 습지 등 전국 4대강 마애불 훼손 현장에서 방생(放生) 법회를 열 예정이다. 해인사 방장이자 조계종정인 법전 스님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19) 부산 기장 죽성리 곰솔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19) 부산 기장 죽성리 곰솔

    나무가 사람을 품었다. 한 그루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과 뜻이 지나치게 컸던 때문일까. 다섯 그루가 한데 모여서, 사람의 희망과 소원을 켜켜이 담은 서낭당을 품었다. 처음엔 여섯 그루를 심고 그 나무들 가운데에 돌무지 탑을 세웠다고 한다. 그로부터 3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은 돌무지 탑 대신 서낭당이 들어섰고, 여섯 그루의 나무 가운데 한 그루는 가뭇없이 사라졌다. 눈 씻고 당집을 여러 차례 돌아가며 짚어봐야 다섯 그루뿐이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사람들이 들고 났던 것처럼 나무도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것이다. ●윤선도가 7년 유배 생활했던 마을 미역으로 유명한 부산 기장군의 어촌 마을, 기장읍 죽성리는 대나무가 많고 성곽이 있다 해서 죽성(竹城)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세월 지나며 그 많던 대나무도 사라졌고, 임진왜란 때 일본인들이 지었다는 성곽도 푸른 이끼에 휩싸였다. 그러나 여전히 120가구의 삶이 오롯이 살아 있는 비교적 큰 마을이다. 꿈을 안고 대처로 떠난 사람도 있겠지만, 좌절된 꿈을 부여안고 들어온 사람도 있었다. 조선 중기의 시인 윤선도가 그렇다. 1618년에 윤선도는 이 마을에 들어와 7년 동안 유배 생활을 했다. 그는 소나무 몇 그루가 듬성듬성 서 있는 바닷가의 작은 둔덕에 황학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황금빛 학이 날아오르는 바위라는 뜻으로, 이백과 도연명의 자취가 남아 있는 양쯔강의 황학루를 떠올린 것이다. 황학대 뒤편으로 이어지는 낮은 동산 마루에 커다란 나무가 있다. 국수당이라고 부르는 마을 서낭당을 품고 서 있는 다섯 그루의 곰솔이다. 멀리서 바라봐도 이 정도면 마을의 자랑이라 할 만큼 훌륭한 나무다. “저 나무가 얼마나 귀한 나무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 절반은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거든. 하지만 여기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한테 저 나무는 버팀목이지. 언제 심은 나무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나 어릴 때에도 저만큼 컸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이면 나무에 당산제를 지내고 있어.” 이곳에서 태어나 80년 동안 한집에서 살아온 장묘윤(80) 노인의 이야기다. 사람 좋은 표정으로 나그네를 방 안에 들인 노인은 엎드려 누운 채 나무 이야기를 풀어낸다. 불편해 보이는 몸이지만 싱그러운 기색이다. 나무 이야기에 신명이 담겼다. “내가 몸이 안 좋아서 일어나질 못해. 네 살 때 곱사등이가 돼서, 지금까지 이렇게 살지. 요즘이야 잘 고치는 병이라고 하지만, 그때는 어쩔 수 없었어. 그 바람에 멀리 나가지 못하고, 팔십 평생 그저 저 나무만 바라보며 살았지.” ●사람이 심은 나무가 되레 사람을 지켜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본다. 죽성리 사람들이 바라보는 그 하늘 가장자리에는 큰 나무가 걸려 있다. 부산시 기념물 제50호인 기장 죽성리 곰솔은 그렇게 마을 사람들의 모든 기쁨과 슬픔을 보듬어 안고 살았다. 처음에야 사람이 나무를 보살폈겠지만, 사람의 도움으로 잘 자라난 나무는 이제 거꾸로 사람을 지켜주는 듬직한 나무가 됐다. 자동차는 언감생심 드나들 수 없는 좁은 골목길. 나무는 그 길 너머 마을 뒷동산 마루에 우뚝 서서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사람들의 버팀목 노릇을 했다. 돌무지 탑 대신 당집을 처음 놓은 게 언제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섯 그루 가운데에 떡하니 자리 잡은 당집은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견고하다. 마을 사람들은 곰솔 가운데의 서낭당을 국수당이라고 부른다. 국수당은 서낭당의 다른 이름으로, 옛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지은 당집이다. 당산나무 근처에 당집이 있는 게 남다르다 할 건 없지만, 여러 그루의 큰 나무가 서낭당을 둘러싸고 있는 경우는 아마도 유일한 풍경이지 싶다. “누가 심었는지는 알 수 없어.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옛날에 여섯 어른이 한 그루씩 심은 나무라고만 알고 있어. 국수당은 몇 차례 다시 지은 거야. 나무야 세월 지나도 끄떡 없지만 사람이 지은 당집은 허물어지게 마련이잖아.” 다섯 그루의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12m 넘게 자랐고 제가끔 펼친 품을 합하면 무려 20m를 넘는다. 그중 한 그루는 아예 긴 세월 동안 지탱해온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제 가지를 땅 바닥에 내려놓을 참이다. 머지않아, 언덕 위에 무거운 제 몸을 가만가만 내려놓고 사람들에게 천천히 다가설 듯하다. ●다섯 그루가 모여 빚어 더 아름다운 풍경 더 놀라운 건 다섯 그루의 나무가 마치 잘생긴 한 그루의 나무처럼 서로를 배려하며 지어낸 풍경이다. 가지를 한껏 뻗어 냈지만, 다른 나무의 자람을 방해하지 않는 쪽으로만 멀리 뻗어 냈다.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나무는 온 힘을 다해 바다 쪽으로 가지를 뻗었고, 마을에 가까이 서 있는 나무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몸을 풀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햇살만으로 이토록 옹골차게 제 살림살이를 꾸려냈다. 결국 한 그루로서는 도저히 지어낼 수 없는 장관을 이루었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아름다운 한 그루의 나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도 이 다섯 그루의 나무를 복수형으로 부르지 않고 단수형으로 그저 ‘국수당 곰솔’ 혹은 ‘우리 나무’라고 부른다. “워낙 생김새가 좋은 나무여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아. 그래서 오년 전에는 마을 당산제와 별도로 별신굿을 크게 올렸지. 일주일 동안 굿을 지냈으니 얼마나 컸는지 알 만하지.” 창밖으로 어둠이 짙게 내렸지만 장 노인의 나무 이야기는 끝 모르고 이어진다. 그의 삶을 짓누른 등짝만큼 고통스러웠던 삶의 무게를 나누어 품었던 나무에 대한 경배이지 싶다. 세상의 모든 나무가 사람살이를 더 아름답고 평화롭게 한다지만, 기장 죽성리 곰솔만큼 사람살이를 온몸으로 품는 나무는 흔치 않음이 틀림없다. 글 사진 부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249. 기장군을 가려면 부산 울산 간 고속국도의 기장 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좋다. 나들목에서 4㎞쯤 남쪽으로 가면 기장군청이 나온다. 군청 정문에서 남쪽으로 500m 가면 나오는 오거리에서 7시 방향으로 돌아 신천리로 들어선다. 2.7㎞ 가면 죽성초등학교가 나오는데, 학교를 지나면서 곧바로 오른쪽으로 난 좁다란 길로 들어서면 언덕 위로 나무가 보인다. 마을 안 골목이 비좁아 자동차는 마을 입구의 공터에 세워야 한다.
  • ‘무방비’ 지구촌 유적지

    ‘무방비’ 지구촌 유적지

    ■ 5000년 된 벽화 ‘도굴’ 소말릴란드 독립 인정 안 돼 보호 난항 ‘해적 근거지’로 악명 높은 소말릴란드의 수천년된 암각화 유적지가 잇단 도굴과 무관심 속에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름조차 낯설어 찾는 사람이 드문 까닭에 이 지역 곳곳에는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유적이 널려 있지만 약탈을 막을 장치는 전혀 없다. 7일 CNN에 따르면 아덴만을 끼고 있는 작은 나라 소말릴란드 드함바린 지역의 5000년 된 선사시대 동굴 벽화 등 유적이 있는 100여곳이 도굴꾼에게 방치된 채 심각한 위협을 당하고 있다. 2007년 지역 고고학자의 주도로 발굴된 이 바위 그림은 사람은 물론 개와 양, 기린 등 함께 어울려 살던 가축의 모습을 담아 당시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 꼭 필요한 자료다. 유적지가 보호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말릴란드가 ‘지도에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소말릴란드는 1991년 끝없는 내전을 겪는 소말리아로부터 분리 독립했으나 국제사회로부터 독립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곳 유적지는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인정받기 어렵다. 결국 유적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바라기 힘들다. 궁핍한 국가 사정 탓에 박물관을 짓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유적을 발굴해도 보관할 장소가 없다 보니 찾아낸 유적지를 방치하거나 발굴을 포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배고픔에 지친 지역민들에게 무방비상태의 유적지를 도굴, 골동품 상인에게 팔아넘기는 것은 주요 수익원이 됐다. 소말릴란드 정부의 문화유적 담당자인 사다 마이오 박사는 “소말릴란드인은 대부분 유적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면서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포격’ 태국군과 충돌… 캄보디아 사원 파손 세계문화유산인 힌두교 사원 ‘프레아 비 헤아르’의 영유권을 놓고 사흘째 계속된 태국군과 캄보디아군 간 무력 충돌 과정에서 사원 일부가 포격으로 무너졌다. 캄보디아 정부가 “6일 태국군의 포격으로 프레아 비 헤아르 사원의 한쪽 측면이 파손됐다.”고 밝혔음을 7일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양국 군은 지난 4일 사원에서 3㎞쯤 떨어진 지역에서 교전을 시작해 다음 날까지 포격을 주고받았다. 양국 군은 휴전과 교전을 거듭하다 6일 다시 3시간 동안 박격포 등 중화기를 동원해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사원 일부가 공격받아 허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캄보디아 각료 평의회실 파이 시판 대변인은 “태국군이 캄보디아 영내로 무단 진입해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했고, 태국 육군은 “캄보디아가 공격해 반격했을 뿐”이라고 맞받았다. 11세기쯤 세워진 프레아 비 헤아르 사원은 크메르 왕조의 대표적 유적지로, 태국과 캄보디아는 양쪽 국경 인근에 있는 사원의 영유권을 서로 주장해 왔다.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가 “사원이 캄보디아 영토에 속한다.”고 결정했으나 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후에도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사원이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관광객이 몰리면서 캄보디아 정부가 많은 수익을 거두자 양국 간 갈등이 더욱 격화돼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히말라야 절벽 비행하는 ‘닌자 염소’ 화제

    히말라야 절벽 비행하는 ‘닌자 염소’ 화제

    날개 없는 염소가 절벽을 거의 날아서 내려오는 것이 가능할까.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야생 염소들이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순식간에 절벽을 내려오는 영상이 공개돼 눈을 의심케 하고 있다. 터키 언론매체 휴리에트(Hürriyet)가 촬영해 일본 방송사에서 더빙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는 액션영화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처럼 염소 떼가 경사 90도의 아찔한 절벽 사이를 날아서 순식간에 땅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담겼다. 30~40마리의 염소들이 절벽을 내려오는 데는 요령이 있었다. 염소들은 한 마리씩 절벽 꼭대기에 오른 뒤 2m정도의 바위에서 차례차례 뛰어내렸고 반동으로 건너편에 있는 절벽에 발을 딛었다. 다시 그 반동으로 원래의 절벽으로 돌아와 땅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원리였다. 능숙하게 한 마리씩 착지한 염소들은 다시 빠른 속력으로 숲으로 달려 사라졌다. 일본인 성우는 이 모습을 일본 전통무술 수련자인 ‘닌자’ 같다고 설명했으며, 일부 네티즌들은 맨손으로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연상케 한다고 놀라워 했다. 이달 초 공개된 이 영상은 며칠 만에 유투브 등에서 조회수 수십만 건을 기록하는 등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이탈리아의 가파른 신지노의 댐 벽을 미끄러지지 않고 오르는 아이벡스 염소 이후 최고의 명장면이라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히말리아의 험준한 벼랑에 무리지어 서식하는 히말리아염소는 흔히 히말라야타르·히말라야 영양이라고 불린다. 몸길이가 130~170cm에 달하는 염소들은 발정기가 지나면 수컷과 암컷들이 따로따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5)전기기계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5)전기기계 분야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들은 전기기계분야 달인들이다.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으로 통하는 경기 오산시 이재영씨는 행정수요자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혜안을 갖고 있다. 대구 달성군의 채해수씨는 신지식공무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관련분야 전문서적을 6권이나 저술할 정도로 전문가다. 인천 계양구청의 최익선씨는 보안등의 달인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자기가 맡은 업무 연구에 정성을 쏟고 있다. 14일자 달인코너에서는 세정분야 달인 2명을 소개한다. 행정안전부·서울신문 공동주관 ■‘전국 첫 CCTV 일체형 보안등 개발’ 인천 계양구청 공업6급 최익선씨 범죄율 30% 줄고 연간 시설비 130억 절감 효과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또렷이 포착한 동영상이 있다. 연평면사무소 뒤로 포탄이 떨어지자 주민들이 혼비백산해 대피하던 순간을 촬영한 화면이다. 이 영상은 바로 보안등의 달인 최익선(38·인천 계양구청 공업6급)씨가 개발한 CCTV 일체형 보안등이 잡아낸 순간이었다. 그의 보안등 덕분에 역사의 소중한 한 장면이 기록될 수 있었다. ●일체형 보안등으로 연평도 포격 동영상 포착 최씨가 보안등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시 공업직 9급으로 공무원의 길에 들어선 뒤 맡은 보안등 민원업무는 주민 민원의 90%를 웃돌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는 “도로 옆의 가로등은 30m마다 들어서고 관리도 잘되는 반면 동네 좁은 골목길, 담벼락에 설치하는 보안등은 서민을 위한 안전 필수장치인데도 거미줄처럼 세워지는 탓에 관리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웹에디터로 구청 지도를 만들어 보안등 3400여개 위치를 일일이 표시하고 일련번호를 매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등 하나하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또 인터넷 링크로 해당 보안등을 클릭하면 주민들이 쉽게 정전 등 민원신고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지만 품은 만만치 않게 들었다. 그는 “갓 결혼했을 무렵인데 매일 저녁 아내와 함께 이 작업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이 보안등관리시스템 덕분에 최씨는 2005년 특별 호봉승급을 했다. 그의 보안등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가 왜 야간에는 촬영이 어려울까.”라는 호기심이 가로등과 만난 것이다. CCTV 1개를 설치하는데 1500만원이나 들지만 밤에는 촬영, 저장영상 판독이 어려워 얼굴은 물론 옷 색깔 식별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곧이어 가로등과 CCTV를 한데 합치는 일체형 보안등 개발에 들어갔다. “기존의 적색파장 램프를 식별이 잘되는 녹색파장으로 바꾸고 대신 램프 점등장치와 무선점멸기를 하나로 통합한 게 원리”라고 그는 설명했다. 2008년 전국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일체형보안등은 1곳당 설치비용이 기존의 3분의1 수준인 500만원이면 족했다. 인천시에서만 한해 약 130억원의 시설비를 절감했다. 2009년 이 지역 범죄율도 30%나 떨어졌다. 그는 “한밤중 골목길에서 승용차를 훔치려는 절도범 얼굴을 생생히 포착해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적도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지방공무원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 6급 특별승진도 할 수 있었다. 관련 기술은 계양구 이름으로 출원특허 2건, 실용신안 7건, 디자인 9건이 등록돼 있다. 그래도 2년 남짓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집에서 김치통에 쌀바가지로 보안등 모형을 만들어서 실험한 것만 수백번이었다.”고 돌아봤다. 일체형 보안등은 경기도 김포시, 충북 증평군 등 다른 지자체로 점차 번지고 있다. ●“음지에서 일하는 공무원 대우 받았으면…” 동료인 이소영(시설6급)씨는 “일체형 보안등을 개발할 때 주말마다 용산 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부품을 사와 사무실에서 조립하는 등 불철주야로 연구했다.”면서 그의 집념을 높이 샀다. 최씨는 달인으로 선정된 이후 쫓기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다. “동기부여와 동시에 주변에 뭔가 더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마음을 짓누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몇년 동안 보안등에만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정규직이어서 가능했다.”면서 “다른 지자체는 보안등 담당이 일용직, 기능직 등 정규직이 아닌 경우가 태반이어서 일에 매진하기 힘들 것”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는 “독보적인 공적을 세우는 공무원은 극소수이지만 대다수 공무원이 음지에서 소리없이 맡은 일을 해낸다.”면서 “이런 음지의 공무원과 보이지 않게 인고의 노력을 한 뒤 두각을 나타낸 공무원이 모두 대우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정보통신설비 설계·개발 1인자’ 대구 달성군 방송통신6급 채해수씨 항상 연구하는 아이디어 맨… 수상기록 10차례 전기기계 분야 달인으로 선정된 채해수(53·방송통신6급) 대구 달성군 통신담당은 정보통신설비 설계·개발 분야에서 전국 최고다. 채씨는 재난예방관리시스템 등 11건의 정보통신설비를 설계하고 개발했다. 재난예방관리시스템은 재난발생 예상지역 또는 재난관리중점시설에 근무하는 안전담당자가 점검을 마친 직후 지자체에 설치된 시스템에 전화를 걸어서 결과를 입력하는 것이다. 또 점검누락이나 재난발생 우려가 있는 현장에는 자동으로 음성통보하고 공무원을 비상소집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재난예방관리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면서 전국 모든 지자체가 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재난예방관리시스템 등 11건 개발 특히 그가 개발한 인터넷 농업방송 시스템은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농산물 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 선별 등 생산 과정을 인터넷 농업방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줬다. 여기에다 생산농민이 직접 출연해 홍보했다. 자연적으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이것이 구매로 이어졌다. 방송에 참가한 달성군 7개 작목반의 한 해 평균 수익이 102억원에서 21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수익이 높아지자 참여 농가도 방송 초기 150여개 농가에서 현재 1500여개 농가로 10배 늘어났다. 최근에는 오이와 장미 등을 일본어로 방송해 대일 수출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달성군에서 지원하는 참달성(www.chamdalseong.com) 쇼핑몰사이트도 인터넷 농업방송의 동영상 통신기술을 지원해 농산물판매에 도움을 주었다. 그는 또 공장의 제품 생산과정을 촬영해 올리는 인터넷 산업 방송 시스템도 개발했다. 관내 96개 중소기업체를 방문, 촬영 편집한 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달성넷(www.dalseong.net)에 게재해 외국바이어들이 제품의 우수성을 알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달성군 지역 내 20곳의 농협과 새마을금고를 찾은 노약자들이 전화번호 필요없이 전화기만 들면 군청 교환원을 통해 전국 행정기관에 바로 연결되는 무료 민원 핫라인 전화를 개발해 인기를 모았다. 각종 도로에 불법주차금지 LED문자안내기를 설치하고 안내기의 글씨가 깨지는 장애발생 시 출장을 가지 않고도 군청에서 깨진 글씨를 동영상으로 원격관리할 수 있도록 해 교통상황실 담당자의 불필요한 출장업무를 크게 줄였다. ●통신설비설계기술분야 서적 6권 저술 군내 9개 읍·면에 설치된 강우량계의 측정 결과가 통신선을 통해 군청 재난관리부서로 전송되는 시스템과 강우량 수치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는 웹사이트를 개발해 모든 직원들이 개인컴퓨터로 강우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내 14곳에 설치된 산불예방 감시카메라의 동영상을 군청에서 모니터할 수 있도록 광통신 고화질 영상전송방식을 도입하고 이동통신용 철탑의 산불예방 카메라 설치 무상사용 방식으로 5억원의 철탑공사 비용을 절감했다. 채씨는 통신설비설계기술 분야 전문서적을 6권 저술했다. 이 분야 공직자의 출판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또 그가 제안한 것 중 6건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아 채택돼 시행되고 있다. 수상기록도 10차례나 된다. 1998년 재난관리업무평가 우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대한민국IT 이노베이션대상까지 매년 한 차례꼴로 수상했다. 그에 대한 동료 직원들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디어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의 연구 개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채씨는 “올해에도 도로변에 있는 유선방송선로 등을 지하에 매설하는 방법과 유선방송단자함 등을 하나의 단자함에 넣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 경기 오산시 기능6급 이재영씨 특허·실용신안등록 7건… 오산시청의 ‘맥가이버’ “제 이름 이재영의 재자는 한자로 실을 재(載)자입니다. 제설용품과 중장비 등을 싣고 다니며 시의 구석구석을 정비하는 일이 제 천직이라 생각하고 공직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 등 개발 전기기계분야에서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으로 선정된 경기 오산시 이재영(57·기능6급)씨는 ‘맥가이버’로 통한다. 업무를 보며 느끼는 불편함과 눈에 보이는 시설과 장비 등은 모두 개발의 아이디어가 되고, 직접 설계하고 제작까지 한다. 1989년 지방기능 10급으로 공직에 들어와 지금까지 1건의 특허와 6건의 실용신안등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씨의 개발은 전혀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던 장비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조금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다. 2001년 개발한 ‘도로설치용 모래주머니 적치대’가 대표적이다. 겨울에 내리는 눈을 제거하기 위해 주요 도로 곳곳에 설치된 모래주머니는 단단한 플라스틱 통에 담긴 채 도로 옆에 세워져 있어 차량 통행에 장애 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씨는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버려지는 타이어로 주머니를 만들어 도로 옆 축대벽에 매달거나 안전한 공간에 설치했다. 모래함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모래가 겨울철 장시간 보관되면서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비율의 소금을 섞은 ‘충격흡수 모래함’을 개발해 2007년에 특허를 받았다. 이씨는 “안전을 위해 쌓아 둔 모래가 때로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모래가 굳지 않으면 운전 중 부주의로 모래함과 충돌하더라도 굳지 않은 모래가 충격을 흡수해 운전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해 보이는 충격흡수 모래함의 아이디어는 다리, 축대벽 붕괴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각종 부실공사에서 얻었다. 이씨는 “건물 붕괴 및 균열과 같은 부실공사의 원인 대부분은 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를 씻지 않고 썼기 때문”이라면서 “염분을 머금은 모래는 잘 굳지 않는 점에 착안해 모래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개발한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작업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스콘 소파보수란 일부 구간이 꺼졌거나 파손된 아스팔트 도로를 다시 포장하는 작업으로 기존의 덤프차량은 아스콘을 바닥에 뿌릴 때 양을 조절할 수 없어 필요 이상의 아스콘을 뿌려야 했다. 또 100도 이상의 뜨거운 아스콘을 사람이 직접 퍼 나르다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씨는 덤프트럭 적재함 하단부에 투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차량은 평상시에는 아스팔트 보수장치로 활용하고, 겨울철에는 장비에 회전판을 부착해 제설용 모래살포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바닥에 그대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회전판을 달아 모래 또는 염화칼슘이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2006년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경영행정 혁신발표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도로에 설치된 빗물 배수용 배관도 기존 배수구보다 높은 위치에 또 다른 배수구를 하나 더 뚫는 방식으로 변경해 실용신안으로 등록했다. 장마철 배수구가 막혀 도로 일부에 물이 고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퇴직하면 저개발국에 기술 기부 봉사” 이씨는 “공무원이라면 민원인이 제기하는 불편사항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주인의식을 가지면서부터 조금 더 편하고 안전한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지만 내가 가진 것은 오직 기술뿐”이라면서 “공직을 떠나는 날까지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퇴임한 뒤에는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 국가에 기술 기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5)전기기계 분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행정의 달인 29인을 말하다] (5)전기기계 분야

    이번에 소개하는 달인들은 전기기계분야 달인들이다.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으로 통하는 경기 오산시 이재영씨는 행정수요자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혜안을 갖고 있다. 대구 달성군의 채해수씨는 신지식공무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관련분야 전문서적을 6권이나 저술할 정도로 전문가다. 인천 계양구청의 최익선씨는 보안등의 달인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자기가 맡은 업무 연구에 정성을 쏟고 있다. 14일자 달인코너에서는 세정분야 달인 2명을 소개한다. ■ ‘전국 첫 CCTV 일체형 보안등 개발’ 인천 계양구청 공업6급 최익선 씨 북한 연평도 포격 아수라장 현장 영상포착은 CCTV 일체형 보안등 덕분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또렷이 포착한 동영상이 있다. 연평면사무소 뒤로 포탄이 떨어지자 주민들이 혼비백산해 대피하던 순간을 촬영한 화면이다. 이 영상은 바로 보안등의 달인 최익선(38·인천 계양구청 공업6급)씨가 개발한 CCTV 일체형 보안등이 잡아낸 순간이었다. 그의 보안등 덕분에 역사의 소중한 한 장면이 기록될 수 있었다. ●일체형 보안등으로 연평도 포격 동영상 포착 최씨가 보안등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시 공업직 9급으로 공무원의 길에 들어선 뒤 맡은 보안등 민원업무는 주민 민원의 90%를 웃돌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는 “도로 옆의 가로등은 30m마다 들어서고 관리도 잘되는 반면 동네 좁은 골목길, 담벼락에 설치하는 보안등은 서민을 위한 안전 필수장치인데도 거미줄처럼 세워지는 탓에 관리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웹에디터로 구청 지도를 만들어 보안등 3400여개 위치를 일일이 표시하고 일련번호를 매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등 하나하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또 인터넷 링크로 해당 보안등을 클릭하면 주민들이 쉽게 정전 등 민원신고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지만 품은 만만치 않게 들었다. 그는 “갓 결혼했을 무렵인데 매일 저녁 아내와 함께 이 작업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이 보안등관리시스템 덕분에 최씨는 2005년 특별 호봉승급을 했다. 그의 보안등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가 왜 야간에는 촬영이 어려울까.”라는 호기심이 가로등과 만난 것이다. CCTV 1개를 설치하는데 1500만원이나 들지만 밤에는 촬영, 저장영상 판독이 어려워 얼굴은 물론 옷 색깔 식별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곧이어 가로등과 CCTV를 한데 합치는 일체형 보안등 개발에 들어갔다. “기존의 적색파장 램프를 식별이 잘되는 녹색파장으로 바꾸고 대신 램프 점등장치와 무선점멸기를 하나로 통합한 게 원리”라고 그는 설명했다. 2008년 전국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일체형보안등은 1곳당 설치비용이 기존의 3분의1 수준인 500만원이면 족했다. 인천시에서만 한해 약 130억원의 시설비를 절감했다. 2009년 이 지역 범죄율도 30%나 떨어졌다. 그는 “한밤중 골목길에서 승용차를 훔치려는 절도범 얼굴을 생생히 포착해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적도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지방공무원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 6급 특별승진도 할 수 있었다. 관련 기술은 계양구 이름으로 출원특허 2건, 실용신안 7건, 디자인 9건이 등록돼 있다. 그래도 2년 남짓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집에서 김치통에 쌀바가지로 보안등 모형을 만들어서 실험한 것만 수백번이었다.”고 돌아봤다. 일체형 보안등은 경기도 김포시, 충북 증평군 등 다른 지자체로 점차 번지고 있다. ●“음지에서 일하는 공무원 대우 받았으면…” 동료인 이소영(시설6급)씨는 “일체형 보안등을 개발할 때 주말마다 용산 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부품을 사와 사무실에서 조립하는 등 불철주야로 연구했다.”면서 그의 집념을 높이 샀다. 최씨는 달인으로 선정된 이후 쫓기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다. “동기부여와 동시에 주변에 뭔가 더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마음을 짓누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몇년 동안 보안등에만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정규직이어서 가능했다.”면서 “다른 지자체는 보안등 담당이 일용직, 기능직 등 정규직이 아닌 경우가 태반이어서 일에 매진하기 힘들 것”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는 “독보적인 공적을 세우는 공무원은 극소수이지만 대다수 공무원이 음지에서 소리없이 맡은 일을 해낸다.”면서 “이런 음지의 공무원과 보이지 않게 인고의 노력을 한 뒤 두각을 나타낸 공무원이 모두 대우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정보통신설비 설계·개발 1인자’ 대구 달성군 방송통신6급 채해수 씨 항상 연구하는 아이디어 맨… 수상기록 10차례 전기기계분야 달인으로 선정된 채해수(53·방송통신6급) 대구 달성군 통신담당은 정보통신설비 설계·개발 분야에서 전국 최고다. 채씨는 재난예방관리시스템 등 11건의 정보통신설비를 설계하고 개발했다. 재난예방관리시스템은 재난발생 예상지역 또는 재난관리중점시설에 근무하는 안전담당자가 점검을 마친 직후 지자체에 설치된 시스템에 전화를 걸어서 결과를 입력하는 것이다. 또 점검누락이나 재난발생 우려가 있는 현장에는 자동으로 음성통보하고 공무원을 비상소집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재난예방관리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면서 전국 모든 지자체가 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재난예방관리시스템 등 11건 개발 특히 그가 개발한 인터넷 농업방송 시스템은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농산물 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 선별 등 생산 과정을 인터넷 농업방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줬다. 여기에다 생산농민이 직접 출연해 홍보했다. 자연적으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이것이 구매로 이어졌다. 방송에 참가한 달성군 7개 작목반의 한 해 평균 수익이 102억원에서 21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수익이 높아지자 참여 농가도 방송 초기 150여개 농가에서 현재 1500여개 농가로 10배 늘어났다. 최근에는 오이와 장미 등을 일본어로 방송해 대일 수출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달성군에서 지원하는 참달성(www.chamdalseong.com) 쇼핑몰사이트도 인터넷 농업방송의 동영상 통신기술을 지원해 농산물판매에 도움을 주었다. 그는 또 공장의 제품 생산과정을 촬영해 올리는 인터넷 산업 방송 시스템도 개발했다. 관내 96개 중소기업체를 방문, 촬영 편집한 뒤 한국어는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달성넷(www.dalseong.net)에 게재해 외국바이어들이 제품의 우수성을 알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달성군 지역 내 20곳의 농협과 새마을금고를 찾은 노약자들이 전화번호 필요없이 전화기만 들면 군청 교환원을 통해 전국 행정기관에 바로 연결되는 무료 민원 핫라인 전화를 개발해 인기를 모았다. 각종 도로에 불법주차금지 LED문자안내기를 설치하고 안내기의 글씨가 깨지는 장애발생 시 출장을 가지 않고도 군청에서 깨진 글씨를 동영상으로 원격관리할 수 있도록 해 교통상황실 담당자의 불필요한 출장업무를 크게 줄였다. ●통신설비설계기술분야 서적 6권 저술 군내 9개 읍·면에 설치된 강우량계의 측정 결과가 통신선을 통해 군청 재난관리부서로 전송되는 시스템과 강우량 수치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는 웹사이트를 개발해 모든 직원들이 개인컴퓨터로 강우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내 14곳에 설치된 산불예방 감시카메라의 동영상을 군청에서 모니터할 수 있도록 광통신 고화질 영상전송방식을 도입하고 이동통신용 철탑의 산불예방 카메라 설치 무상사용 방식으로 5억원의 철탑공사 비용을 절감했다. 채씨는 통신설비설계기술 분야 전문서적을 6권 저술했다. 이 분야 공직자의 출판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또 그가 제안한 것 중 6건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아 채택돼 시행되고 있다. 수상기록도 10차례나 된다. 1998년 재난관리업무평가 우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대한민국IT 이노베이션대상까지 매년 한 차례꼴로 수상했다. 그에 대한 동료 직원들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디어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의 연구 개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채씨는 “올해에도 도로변에 있는 유선방송선로 등을 지하에 매설하는 방법과 유선방송단자함 등을 하나의 단자함에 넣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 경기 오산시 기능6급 이재영 씨 특허·실용신안등록 7건… 오산시청의 ‘맥가이버’ “제 이름 이재영의 재자는 한자로 실을 재(載)자입니다. 제설용품과 중장비 등을 싣고 다니며 시의 구석구석을 정비하는 일이 제 천직이라 생각하고 공직에 임하고 있습니다.”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 등 개발 전기기계분야에서 ‘중장비·기계 기술개발의 달인’으로 선정된 경기 오산시 이재영(57·기능6급)씨는 ‘맥가이버’로 통한다. 업무를 보며 느끼는 불편함과 눈에 보이는 시설과 장비 등은 모두 개발의 아이디어가 되고, 직접 설계하고 제작까지 한다. 1989년 지방기능 10급으로 공직에 들어와 지금까지 1건의 특허와 6건의 실용신안등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씨의 개발은 전혀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던 장비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조금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다. 2001년 개발한 ‘도로설치용 모래주머니 적치대’가 대표적이다. 겨울에 내리는 눈을 제거하기 위해 주요 도로 곳곳에 설치된 모래주머니는 단단한 플라스틱 통에 담긴 채 도로 옆에 세워져 있어 차량 통행에 장애 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씨는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버려지는 타이어로 주머니를 만들어 도로 옆 축대벽에 매달거나 안전한 공간에 설치했다. 모래함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모래가 겨울철 장시간 보관되면서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비율의 소금을 섞은 ‘충격흡수 모래함’을 개발해 2007년에 특허를 받았다. 이씨는 “안전을 위해 쌓아 둔 모래가 때로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모래가 굳지 않으면 운전 중 부주의로 모래함과 충돌하더라도 굳지 않은 모래가 충격을 흡수해 운전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해 보이는 충격흡수 모래함의 아이디어는 다리, 축대벽 붕괴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각종 부실공사에서 얻었다. 이씨는 “건물 붕괴 및 균열과 같은 부실공사의 원인 대부분은 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를 씻지 않고 썼기 때문”이라면서 “염분을 머금은 모래는 잘 굳지 않는 점에 착안해 모래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개발한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작업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스콘 소파보수란 일부 구간이 꺼졌거나 파손된 아스팔트 도로를 다시 포장하는 작업으로 기존의 덤프차량은 아스콘을 바닥에 뿌릴 때 양을 조절할 수 없어 필요 이상의 아스콘을 뿌려야 했다. 또 100도 이상의 뜨거운 아스콘을 사람이 직접 퍼 나르다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씨는 덤프트럭 적재함 하단부에 투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차량은 평상시에는 아스팔트 보수장치로 활용하고, 겨울철에는 장비에 회전판을 부착해 제설용 모래살포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바닥에 그대로 뿌리는 것이 아니라 회전판을 달아 모래 또는 염화칼슘이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스콘 소파보수용 덤프차량은 2006년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경영행정 혁신발표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도로에 설치된 빗물 배수용 배관도 기존 배수구보다 높은 위치에 또 다른 배수구를 하나 더 뚫는 방식으로 변경해 실용신안으로 등록했다. 장마철 배수구가 막혀 도로 일부에 물이 고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퇴직하면 저개발국에 기술 기부 봉사” 이씨는 “공무원이라면 민원인이 제기하는 불편사항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주인의식을 가지면서부터 조금 더 편하고 안전한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지만 내가 가진 것은 오직 기술뿐”이라면서 “공직을 떠나는 날까지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퇴임한 뒤에는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 국가에 기술 기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설 연휴 가족과 역사향기 즐겨요

    설 연휴 가족과 역사향기 즐겨요

    설 연휴 가족들과 두 다리로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 보자. 서울시가 1일 역사문화 탐방길 4곳을 소개했다. ●환구단과 정동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 내 환구단에서 시작한다. 대한제국의 독립을 내외에 알리고 하늘에 제사를 지낸 곳이다. 이어 정동길에 들어서면 초입에 정동제일교회를 만난다. 이 붉은색 교회당은 1897년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회 건축물이다. 정동극장 옆 골목에 있는 경운궁 중명전은 고종의 도서관으로 을사늑약이 체결된 장소. 정동길 중간에는 고종과 왕세자가 거처를 옮긴 아관파천의 현장 옛 러시아 공사관이 있다. 이 코스는 1.2㎞에 불과해 30분 만에 돌아볼 수 있다. ●서대문 독립공원과 인왕산길 서울성곽길 탐방코스다. 독립문과 독립공원에서 시작해 인왕산 국사당과 선바위, 서울성곽, 안평대군 집터, 석파정, 창의문에 이르는 3.5㎞ 코스로 3시간가량 걸린다. 1896년 독립협회가 한국의 영구 독립을 선언하기 위해 청나라 사신을 영접하던 사대외교의 표상인 영은문을 헐고 세운 독립문 옆을 아이들과 함께 거닐면 역사적 교훈을 일깨울 수 있는 교육현장으로 좋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축물로, 프랑스의 개선문을 본떠 서재필이 스케치했고 전 국민의 성금을 모아 건립했다는 점에서다. 국사당은 무속신을 모신 당집이다. 이어 서울 성곽을 따라 인왕산 정상 치마바위를 넘어 내려오면 안평대군의 집터가 있고, 흥선대원군 별장인 석파정을 지나면 북문이나 자하문으로 불리는 창의문과 맞닥뜨린다. ●세종대왕기념관과 홍릉수목원 청량리역 2번 출구 방향으로 20분쯤 걸으면 고종의 후궁 순헌귀비 엄씨의 묘소인 영휘원이 나온다. 숭인원, 세종대왕기념관, 홍릉수목원으로 이어지는 약 1.7㎞의 코스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숭인원은 영친왕 아들 이진의 묘소로 망국의 비극적인 역사가 서려 있다. 세종대왕기념관에는 재위 32년의 업적을 담은 그림과 보물급 한글 문헌 100여종이 전시돼 있다. 삼거리를 건너면 홍릉수목원이다. ●망원정과 절두산 순교박물관 지하철 2호선 합정역 8번 출구로 나와 강변북로 쪽으로 걸으면 세종대왕의 둘째 형 효령대군 별장이 있던 망원정이다. 여기에서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과 절두산 순교박물관으로 이어지는 2.5㎞ 코스다. 50분 정도 걸린다. 절두산 순교박물관은 1866년 병인박해 때 천주교인들이 순교한 곳. 맞은편에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베델 등 415명이 안장돼 있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이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127시간’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127시간’

    2003년 4월의 어느 금요일 밤, 에런(제임스 프랭코)은 여느 때처럼 단독 등반을 준비했다. 결혼식과 관련해 여동생이 전화를 걸었지만, 그 정도는 가볍게 무시한 채 밤길을 떠났다. 이윽고 계곡 입구의 캠프장에 도착해선 차를 세우고 잠을 잤으며, 날이 밝기가 무섭게 길을 재촉했다. 황야가 흥겨운 놀이터라도 되는 양 자전거를 몰고 사진을 찍으며 유쾌한 시간을 즐겼다. 그뿐인가. 도중에 만난 두 여자를 비경으로 초대해 신나는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날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미국 유타주 ‘블루 존 캐니언’의 절벽 사이를 가볍게 오르내리던 에런 위로 바위가 굴러 떨어졌고, 오른팔이 깔려 꼼짝달싹도 못하게 된다. 대니 보일 감독은 그 즈음에야 영화의 타이틀을 스크린 위에 적어둔다. 빠져나가려면 127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이야기다. ‘127시간’은 27살 청년 에런 랠스턴이 실제로 겪은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죽음의 공포로부터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실화는 수많은 독자를 감동시켰고, 몇년 전 한국에서도 ‘6일간의 깨달음’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최근 재출간되면서 영화와 같은 제목으로 바뀌었다). 유명 원작이 영화화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번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127시간’의 대부분 장면은 좁고 한정된 공간에서 단 한 사람이 투쟁하는 모습을 담아야 한다. 게다가 대다수 관객은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클라이맥스에서 벌어질 상황을 이미 알고 있다. 관객을 결말까지 이끌어 가야 하는 감독으로선 막아내기 괴로운 도전이며, 배우 또한 영화 내내 클로즈업된 얼굴 때문에 연기의 극한을 시험받을 수밖에 없다. ‘127시간’은 움직이지 못하는 인물을 빌린 한편의 액션영화다. 플래시백이라는 쉬운 장치를 사용하는 대신, 대니 보일 감독은 인물의 처지를 도리어 극대화함으로써 섬세한 액션을 창조했다. 예를 들어 공중에 매달린 상태에서 잠자리와 휴식을 구하는 장면을 보자. 에런은 온몸의 근육과 아이디어를 동원해 여러 차례 등산 장비를 바위로 던지고 몸에 휘감고 얼굴에 뒤집어쓴다. 또 계곡 아래로 하루에 단 15분 동안 허용되는 햇살을 몸으로 느끼고자 애쓸 때, 갑자기 불어 닥친 폭우 속에서 살아보려고 버둥거릴 때, 에런의 손과 발은 어떤 액션배우의 그것보다 위대해 보인다. 여기에 더해 감독 특유의 몽환적 기법을 적극 활용했다. 보일은 에런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환각과 마지막 결정의 순간을 대비시킴으로써 영화의 감동을 극대화했다. 실화 ‘127시간’이 쉬운 방식으로 소중한 주제, 예를 들어 불굴의 의지와 정신력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삶의 가치를 인식하고 지키는 사람이 바로 영웅이라는 사실, 작은 것에서 기쁨과 희망을 느낄 때 찾아오는 기적 등을 전한다면, 영화 ‘127시간’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는 또 다른 주제를 설파한다. 영화는 축제, 마라톤, 출근시간의 거리 등에서 군중이 몰려드는 장면으로 시작해 한 남자의 고독한 6일을 경유한 다음 다시 엄청난 군중의 물결을 보여주면서 끝난다. 결국 보일이 가장 소중하게 여긴 주제는 다름 아닌 ‘함께 사는 것의 기쁨’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평범한 것에서 진리를 얻는다고 한다. 보일의 영화는 어느덧 그러한 경지에 도착해 있다. 10일 개봉. 영화평론가
  • ‘제철’ 雪山 맛볼까…소원 명소 가볼까

    ‘제철’ 雪山 맛볼까…소원 명소 가볼까

    설 연휴 계획은 세우셨습니까. 혹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두뇌스포츠’ 고스톱을 염두에 두고 계신 건 아닌지요. 그렇게 구들장만 지고 있다 보면 자칫 ‘어른 따로, 아이 따로’ 설 연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래서 전국의 가볼 만한 곳을 추려봤습니다. 소원 성취 명소도 있고, 곤돌라 타고 편히 오를 수 있는 설산(雪山)도 있습니다. 제철 맞은 풍성한 풍경과 더불어 좋은 기억도 만들고, 밝은 내일도 구상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가족과 雪國으로… ●전북 무주 덕유산 덕유산은 겨울이면 유난히 빛을 발하는 설국(雪國)으로 변한다. 서해의 습한 공기가 거봉을 기어오르다 힘에 겨워 눈을 뿌려대기 때문이다. 이 덕에 거의 예외 없이 빼어난 설경과 마주할 수 있다. 설천봉(1520m)까지는 무주리조트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오른다. 기묘한 자세로 가지를 비틀고 선 고사목들을 지나면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1614m)으로 향하는 등산로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의 표고차는 채 100m도 되지 않는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어린이는 물론, 어르신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향적봉에 서면 북쪽으로 적상산과 계룡산, 서쪽은 운장산과 대둔산, 남쪽은 지리산, 동쪽으로는 가야산과 금오산 등이 일망무제로 줄달음친다. 영·호남을 가르는 덕유연봉의 장쾌한 파노라마다. 곤돌라 어른 1만 2000원(이하 왕복), 어린이 9000원. (063)322-9000. ●강원 평창 발왕산 발왕산(1458m)은 강원 평창의 진산이다. 산세가 완만해 겨울철 설원의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정규코스로 오르면 3시간은 족히 걸리지만, 곤돌라를 타면 20분 안쪽에 정상 바로 아래 드래건피크에 닿는다. 발왕산에서는 아기자기한 눈꽃보다 산들의 파노라마에 주목해야 한다. 내로라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들이 한눈에 잡힌다. 멀리 북서쪽으로 선자령과 대관령 풍력발전단지가 시원하고, 맑은 날엔 대관령 능선 오른쪽으로 펼쳐진 강릉 앞바다도 볼 수 있다. 발왕산 정상은 곤돌라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10여분쯤 더 올라가야 한다. 정상 남동쪽 산자락에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며 주르륵 늘어서 있다. 용평리조트 관광 곤돌라 어른 1만 2000원, 어린이 8000원. (033)330-7421. ●강원 정선 백운산 백운산(1376m)은 특유의 고원지형과 백두대간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장(2832m)의 곤돌라를 타고 은색의 태백준령을 발 아래 두는 맛이 각별하다. 정상에 이르는 곤돌라가 2개(마운틴 곤돌라, 하이원 곤돌라)나 되고, 환승하듯 서로 갈아탈 수도 있다. 하이원리조트 마운틴 콘도에서 정상인 ‘마운틴 탑’(1345m)까지 이르는 시간은 20여분. 곤돌라가 고도를 높일 때마다 조금씩 드러나는 고산준봉들의 장쾌한 모습에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산정의 전망카페 ‘탑 오브 더 탑’은 45분마다 한 바퀴씩 회전하는 리볼빙 레스토랑. 차 한잔 즐기면서 태백산과 함백산, 지장산 등의 설경을 앉은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마운틴 탑에서 백운산 정상까지 등산로도 개발돼 있다. 설경이 아름다운 산 중턱의 도롱이연못은 반드시 찾을 것. 곤돌라 어른 1만 2000원, 어린이 1만원. 1588-7789. ●전남 해남 두륜산 두륜산은 해발 703m로, 바다에 인접한 봉우리 치고는 제법 높은 편이다. 명찰 대흥사(大興寺)와 동다송(東茶頌)을 지은 초의선사가 수행했던 일지암 등이 이 산에 기대어 있다. 케이블카는 대흥사 옆에서 출발해 고계봉(638m)까지 이어진다. 길이는 1.6㎞에 달한다. 정상까지 8분 정도면 닿는다. 전망대에 서면 ‘섬들의 천국’이라는 서남해의 섬들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멀리 볼 수 있다. 맑은 날이면 제주의 한라산까지 관측된다고. 두륜산에서 굽어보는 풍경은 강원의 산들을 바라보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 ‘산 넘어 산’이 만드는 장쾌한 파노라마 대신 너른 들녘과 넉넉한 바다가 주는 평온함을 한껏 맛볼 수 있다. 케이블카 어른 8000원, 어린이 5000원. (061)534-8992. 가족과 새해소원을… ●경북 문경 꽃밭서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경북 문경의 새재(鳥嶺)는 예로부터 한양과 영남을 잇는 제1의 대로였다. 충북 영동의 추풍령, 경북 풍기와 충북 단양에 걸친 죽령 등의 길도 있었지만, 영남의 선비들은 유독 새재를 선호했다고 전해진다. 죽령은 너무 멀었고, 추풍령은 과거시험에서 ‘추풍낙엽’처럼 낙방한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호남의 선비들조차 이 길로 돌아갔다고 하니, 새재는 곧 ‘소망의 길’로 통했던 듯하다. 새재에서 주흘산 가는 등산로 중간에 ‘꽃밭서덜’이 있다. 꽃밭서덜은 ‘너덜’(돌이 많이 흩어져 있는 비탈)의 현지 사투리 ‘서덜’과 진달래 등 야생화가 많이 피는 곳이란 뜻을 담은 ‘꽃밭’이 합쳐진 말이다. 꽃밭서덜이 있는 조곡계곡에 들어서면 먼저 대단한 규모의 돌탑들에 놀란다. 1000개는 족히 넘어 보이는 돌탑들이 흰 눈을 이고 서 있다. 마치 등산객들이 산행길을 오가며 하나둘 쌓은 것처럼, 납작한 돌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문헌 등에 전해지는 구절은 없지만, 현지 관계자들은 근대사 이전에 형성된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자락 50여m 위쪽에서 쌓아 내려온 돌탑은 등산로를 벗어나 계곡까지 이어져 있다. 들쭉날쭉 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다. 새재 초입에서 꽃밭서덜까지는 채 두 시간이 안 걸린다. 6.5㎞의 새재 등산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넓어 겨울철 가족들과 함께 걷기에도 맞춤하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 (054)550-8356. ●강원 삼척 새천년탑 강원 삼척의 새천년도로는 빼어난 풍경이 함께하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정라항에서 삼척해수욕장까지, 동해를 끼고 약 5㎞를 달린다. 새천년도로를 따라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좋은 기(氣)가 모인다는 고갯마루에 ‘소망의 탑’이 서 있다. 소망의 탑은 3단 타원형이다. 1단은 신혼부부, 2단은 청소년, 3단은 어린이 소망석으로 되어 있다.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끝이 맞닿은 탑신의 모양은 소원을 비는 양손의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탑의 몸체는 주먹만 한 크기의 돌을 쌓아 만들었다. 이 돌들엔 여러 사람의 소원이 적혀 있다. ‘대나무의 꽃이 열 번 피고 질 때까지 서로 사랑하겠다.’는 연인, ‘10년 후 아들 딸 손을 잡고 다시 찾겠다.’는 신혼부부 등 저마다의 소원으로 빼곡하다. 소망의 탑 아래엔 기억상자(타임캡슐)도 묻혀 있다. 소망의 탑에서 소원을 빈 뒤, 조각공원이나 해가사터에서 추암 촛대바위를 조망해 볼 만하다. ●부산 해동용궁사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꼭짓점에 터를 잡은 절집이 부산 기장의 해동용궁사다. 절 입구에 들어서면 12지신상과 함께 ‘소원 한 가지는 반드시 이뤄주는 해동용궁사’란 팻말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절집들이 기복(祈福)을 근간의 하나로 삼긴 하지만 해동용궁사처럼 여러 소원을 들어 준다는 곳도 드물다. 몸 아픈 이들이 병을 놓고 가는 약사여래불은 물론, 득남불(得男佛)과 학업성취불, 교통안전기원탑까지 있으니 말이다. 바닷가에 서 있는 지장보살도 빼놓을 수 없다. 연말연시만 되면 구름처럼 몰려든 중생들이 밤을 도와 소망을 빈다. 절집에서 가장 ‘바쁜’ 불상은 해수관음대불이다. 꼭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바로 그 불상이다. 대웅전 앞을 지나 계단을 몇 걸음 올라가면 만난다. 바다를 굽어 살피듯 용궁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 절집 주변을 오가는 해안산책로도 조성돼 한결 편하게 둘러볼 수 있게 됐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예루살렘에 UFO출현…이번엔 진짜일까?

    예루살렘에 UFO출현…이번엔 진짜일까?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정체불명의 UFO가 나타나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MSNBC가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새벽 1시경 예루살렘에 위치한 이슬람 대사원인 바위사원(Dome of the Rock)상공에 흰색 불빛이 목격됐다. 이 불빛은 한동안 상공에 머무르다 천천히 사원의 지붕위로 내려왔다. MSNBC가 보도한 동영상에는 당시 이 영상을 촬영한 사람의 육성이 포함되어 있다. “경찰 헬리콥터가 아닐까?” 라는 목소리에 이어 “천천히 내려오고 있어” 라고 전한다. 내려온 불빛은 바위사원 지붕위에서 10여초 가량 멈추어 있다가 순간적으로 빛을 발산하고 빠른 속도로 공중으로 쏘아지듯이 올라간다. 이 순간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의 목소리가 당시의 놀라움을 생생히 전해주고 있다. 하늘로 쏘아지듯이 올라간 불빛은 다시 여러 개의 붉은빛을 감도는 여러 불빛으로 나누어진 후 서서히 사라졌다. 여러 매체를 종합해 보면 동영상의 조작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MSNBC가 보도한 동영상 이외에 같은 모습을 본 관광객들의 다른 동영상이 유투브를 중심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관광객이 찍은 동영상에는 불빛이 사원의 지붕 상공에 머물러 있는 장면이 그대로 보일 정도이다. 현재 여러 매체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 물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불꽃놀이의 일부이라는 주장과 UFO라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는 가운데 MSNBC는 그 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매우 이상한 행태의 불빛임이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사진=MSNBC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원고지 89장 분량 인터뷰 전문 수록>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절차와 결과에 실망스럽다.”면서 “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고, 도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판결 바로 전날인 26일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정치 현안, 2012년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도정과 관련한 인터뷰만 해 왔다.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서교동에 자리잡은 강원도 서울사무소 5층 회의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분동안 이어졌다. ●대법 상고심 결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지금까지도 백척간두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심정으로 살아왔다. 다 잘될 거라 본다. 불교 경전에 나오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하고 싶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 가면서 선한 생각만 가져도 세상을 구제하지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나를 보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이번 판결을 맡은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박시환 대법관을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강원도지사 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사장이 당선될 것으로 보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과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했다. →실패한 절반은 무엇인가.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그러다 보니 너무 큰 상처가 났다. 예를 들어 행정중심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국회로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작다. 국가의 5% 정도밖에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아… 그런 사람이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이다. 제3의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나.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러다 홍보수석, 인사수석, 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기존 것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내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고…,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다 돌아섰다. 그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했다. 변호사로 기득권층에 진입했지만 사건을 맡기 어려워 직접 찾아가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또다시… 정치가 좀 담백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했다. 그 당시 386들은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나.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들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 봐야 전체 수석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둘 정도였다. 19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그렇게 따지면 김종필 총재도 30대에 정권의 2인자가 아니었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의 전환기 당시 대통령은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다. →386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공통된 지향점이 남아 있나. -세대의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이유가 뭔가. 그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를 겪었다. 그러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데모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80년대에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척박한 현실에서 몸으로 앞서 나가고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하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희정, 유시민, 김두관, 문재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가운데 60%는 노 대통령이,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씩 갖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한 말이다. 나는 오히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참여정부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와 안 지사, 김 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중에서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누구였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켰지.(웃음) →문 실장이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30초 넘게 고심을 하다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실장이 손학규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했으면 좋겠지.(웃음)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이 없나. -그렇지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이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아니니까. →다섯분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서의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가장 낫나고 보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이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안희정 지사와는 협력 관계인가, 경쟁 관계인가.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정치현안과 2012년 대선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점을 놓쳐 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가 아닌가. 어떤 개헌이 필요한 가는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으로 보나.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정치인,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특히 동북아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해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향후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몰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개헌 문제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웃돈다. 이 지사는 몇점을 주겠나. -이미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또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이 두 가지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지사 본인에게는 몇점을 주고 싶나. -나는 지사 업무 수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50점쯤 주겠다. 강원도에서 나의 지지율도 그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포용과 통합이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또 동북아 평화와 물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순간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의 비즈니스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모르겠지만, 멋진 승부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 없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예측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박 전 대표와 1대1로 붙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나. -그걸 말할 수 있나. 나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23%포인트까지 뒤졌다가 1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결국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가진 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다. →정치권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는데,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만 봐도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정부 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어느 하나가 옳을 수 있나.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할 때 각 부처 최고의 엘리트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불교신자다. 본인의 종교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나.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참여정부 때 실세여서 강원도에 예산을 많이 주도록 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다만 나는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때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분들이 보수적인데 왜 작년에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를 선택했다고 보나. -첫째,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 둘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안다는 점. 셋째, 그래서 도지사 시켜 일하게 한 다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강원도지사 선거 때 공언한 대로 10년 후 대통령 선거에 나올 건가.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와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전문 (200자 원고지 89장)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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