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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6)금산 보석사 은행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6)금산 보석사 은행

    소리만으로 나무와 바람을 만난 적이 있다/두 귀와 온몸의 촉각을 곤두세워/헤아릴 수 없을 만큼/바람이 지나는 길을 따라갔다 돌아오면/어둠이 지친 몸을 오래도록 쓰다듬어주었다-조용미, ‘꽃들이 소리없이’에서. 그는 바람이 지나온 길을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금산 진악산 보석사 은행나무 앞에서 시인 조용미는 바람의 길을 짚어보려는 듯 눈을 감고 시를 쓰듯 그렇게 이야기했다. 큰 나무를 만나게 되면 ‘가슴이 뛰고 설렌다.’는 그는 간절한 마음으로 바람의 속내를 짚어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솔숲을 스쳐 왔는지, 굴참나무 가지를 휘돌아 나왔는지. 바람결에 담긴 향과 자취는 간절한 마음 앞에서 정체를 드러낸다는 이야기였다. 바람에 나무의 향이 배어든다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특히 보석사 은행나무처럼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나무라면 스쳐 지나는 모든 것들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있으리라. ●조구대사 심은 6그루, 하나의 나무로 보석사 은행나무는 충남 금산의 대표적 자연유산이자, 우리나라의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오래 살아온 나무다. 무려 1100살이나 된 이 나무는 보석사를 처음 지었을 때 이곳에 자리 잡고 절집의 역사와 이 나라의 역사를 지켜온 유서 깊은 나무다. 보석사는 통일신라 때 활동하던 조구대사가 885년(헌강왕 11)에 처음 지은 천년고찰이다. 금산 지역에 큰 가뭄이 든 해였다. 백성들의 고통이 심해지자, 조구대사는 가뭄을 해갈할 샘을 찾아 진악산에 올랐다. 대사는 산 기슭에서 커다란 바위를 찾아내고는 주장자(柱杖子)로 바위를 내리쳤다. 그러자 바위 아래에서 맑은 샘이 콸콸 솟아나왔고 이내 샘물은 금산 지방의 논과 밭으로 흘러들어 가뭄을 이겨낼 수 있게 했다. 대사는 그 영험한 바위를 지키고자 바위 옆에 암자를 짓고, 영원한 샘이 있는 암자라는 뜻으로 ‘영천암(永泉庵)’이라 했다. 제자들과 함께 수행하던 조구대사는 얼마 뒤, 암자 앞을 흐르는 개울을 건너편 산기슭에서 금을 캐내어 불상을 만들고, 절을 세웠다. 보석으로 지은 절이라는 뜻의 절집 이름 보석사(寶石寺)는 그렇게 지어졌다. 큰일을 이룬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보석사를 지은 조구대사도 나무를 심었다. 그는 다섯 제자와 함께 각각 한 그루씩, 모두 여섯 그루의 은행나무를 절집 앞의 언덕에 심었다. 여섯 그루는 불가에서 수행해야 하는 여섯 가지 덕목인 육바라밀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었다. 무럭무럭 자라난 여섯 그루의 은행나무는 세월이 지나자, 한데 모여 한 그루의 나무로 합쳐졌다고 한다. 이는 굵게 자란 나무의 줄기를 놓고 사람들이 나중에 지어낸 이야기지 싶다. 실제로 두 그루의 나무가 한 그루의 나무로 붙어서 자라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다. 연리목, 연리지가 그런 경우다. 하지만 여섯 그루가 한 그루로 합쳐졌다는 건 믿기 어렵다. 다만 천년의 세월 동안 나무가 겪었을 생로병사의 속내를 일일이 짚어낼 수 없는 사람으로서는 그 전설을 믿는 수밖에. ●키 34m·둘레 10.7m·가지 길이 24m 세월의 깊이는 크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무의 키가 34m나 되는데, 이는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 다음으로 가장 큰 키의 은행나무라는 증거다. 말이 34m이지, 하나의 생명체가 이리 크게 자라났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층건물 11층과 맞먹는 크기다. 여섯 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졌다는 줄기 또한 엄청난 규모다. 사람 가슴 높이에서 잰 줄기의 둘레는 무려 10.7m. 어른 여섯 명이 팔을 펼쳐야 겨우 맞잡을 수 있을 만큼 큰 것이다. 게다가 사방으로 펼친 가지는 동서 방향으로 24m, 남북으로는 21m나 된다. 천년을 넘는 세월 동안 나무는 모진 바람과 눈보라를 다 이겨냈다. 더 믿어지지 않는 건 왕성한 생식력이다. 암나무인 보석사 은행나무는 여전히 엄청난 양의 열매를 맺는다. 천년에 걸쳐 그는 이 세상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의 씨앗을 남겼고, 지금도 여전히 엄청난 양의 씨앗을 맺으며 생명체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이 천년 은행나무의 열매인 은행을 몸에 지니면, 무병장수의 덕을 얻게 된다고도 한다. 금산군에서는 해마다 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대신제를 지낸다. ‘천년의 바람, 천년의 울림’이란 주제로 열리는 은행나무 대신제는 산신제, 목신제, 당산굿으로 펼쳐진다. 산신제와 목신제는 물론이고, 원형을 재현하여 보여주는 당산굿은 볼거리일 뿐 아니라, 오래도록 지켰으면 하는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이다. 처음에는 음력 2월 15일인 경칩에 대신제를 열었는데, 요즘은 오월 단오 즈음에 날을 잡아 금산군의 축제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대신제에 참가해 소원을 빌면 반드시 효험이 있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은 제가끔 정성껏 적어넣은 소원지가 되어 나무 줄기에 맨 금줄에 매달린다. 이 형형색색의 소원지는 이듬해 다시 대신제를 올릴 때까지 금줄에 매달려 휘날리며 나무의 영험함을 나타내는 표지가 된다. ●열흘쯤 뒤엔 노란 단풍 화려할 듯 가을엔 보석사 은행나무를 찾아볼 일이다. 큰 나무여서 단풍은 아직 이르다. 제 몸에 지녔던 물을 덜어내야 감추어두었던 고운 노란 빛을 드러낼 수 있기에 여느 작은 은행나무에 비해 조금 늦을 수밖에 없다. 아마도 열흘쯤 지나야 보석사 은행나무는 가을 단장을 마칠 것이다. 눈 감고 천년 은행나무의 화려한 단풍을 그려보는데, 산사 앞 개울가에 조그마한 승용차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와 선다. 나무 맞은 편에 세운 차에서 등산복을 차려입은 노부부가 내린다. 노부부는 먼저 나무 앞에 다가섰다. 남자는 물끄러미 나무 꼭대기를 바라보고 서있는데, 여자는 나무 앞에 서서 합장한 손을 가슴에 모으고 고개를 숙인 뒤, 기도를 올린다.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살풋 감은 눈가에는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바람결에 실린 나무의 향을 감지하려면, 간절해야 한다던 시인 조용미처럼. 글 사진 금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길 충남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 709 . 통영·대전 간 중부고속국도의 금산나들목으로 나가 금산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금산군청 쪽으로 간다. 금산 우체국 앞 사거리에서 금산종합운동장 쪽으로 난 국도 13호선을 타고 남쪽으로 6㎞를 더 가면 보석사길로 이어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석동2리 마을회관을 지나 1.5㎞ 더 들어가면 금산사 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주차장에서부터 전나무 숲길로 걸어 들어가면 절집보다 먼저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 한라산 단풍 21일부터 본격화

    한라산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해 탐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보호관리부는 최근 들어 한라산 정상에 가까운 해발 1600∼1700m의 왕관릉과 삼각봉, 장구목 일대에 있는 서어나무, 참나무, 단풍류 등이 서서히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또한, 해발 1300∼1400m인 영실 병풍바위 일대와 어리목 등산로 일대도 다양한 나무들이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한라산 단풍은 지난해보다 일주일 정도 늦은 오는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다음 달 8일쯤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한라산국립공원은 한라산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지로 왕관릉, 만세동산 일대, 영실휴게소∼병풍바위 구간, 1100도로와 516도로 주변을 꼽았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생존의 조건

    칠레 산호세 광산의 지하 600m 갱도에 갇혔다가 69일만에 구조된 33명의 광부들을 보면서 그 치열한 삶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위가 막막하기 짝이 없는 죽음의 바위벽에 에워싸인 그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일이 어쩌면 기적처럼 여겨질는지도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은 살아남을만한 조건 속에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우선, 꾸준히 산소와 음식을 제공받았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강인한 의지와 삶에의 확신을 가졌더라도 먹지 않고, 숨쉬지 않으면 죽습니다. 이때의 죽음이란 인간이 주어진 환경조건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강인한 의지와 신념으로 단련된 인간이라도 폭이 협소한 생체조건의 제약을 받는 나약한 생명체일 뿐입니다. 예컨대 인간은 36.5도 안팎의 체온을 가진 항온동물이어서 평균 체온이 2∼3도만 낮아져도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2∼3도만 체온이 높아도 견뎌내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보면 생체조건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조건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생체조건이 항상 인간의 삶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생체조건보다 더 상위의 조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삶에 대한 실질적 희망이 그것입니다. 아무리 안락한 조건에서 사는 사람일지라도 희망을 잃으면 이내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질병도 마찬가집니다.희망을 잃으면 곧 죽음이지만 희망을 가지면 반드시 길은 열립니다. 지상의 사람들의 서로 살겠다고 아우성일 때 매몰된 그들은 서로 나중에 나가겠다고 버텼습니다. 그것은 희망을 나눈 인간애이며, 그들이 생환한 가장 결정적인 조건이었을 것입니다. jeshim@seoul.co.kr
  • “먹고 살 돈도 없는데”…풍수지리에 돈 펑펑 쓴 빈민촌

    주민 대부분이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할 정도로 빈곤한 중국 간쑤성의 구량현의 행정당국이 마을 풍수지리를 보완한다면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홍콩매체 아이펑(ifeng.com)에 따르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구량현에서는 풍수지리 전문가들이 큰 돌을 이동하며 바닥에서 절을 하는 등 이색적인 장관이 펼쳐졌다. 이날 옮겨진 ‘간저우석’은 몇 천 년부터 마을을 수호하는 영험한 기운이 있다고 믿어져온 바위로, 마을의 풍수를 원활히 한다는 목적으로 원래 있던 자리에서 9km가량 이동했다. 문제는 막대한 비용이었다. 높이 100m에 369톤으로 거대한 이 돌을 옮기는 데 500만 위안(8억 4000만원)가량이 들었는데, 지난해 재정 수입이 7000만 위안(120억원)에 불과했던 이 현에서는 무리한 예산 집행이었다. 논란이 일자 구량현 행정당국은 “마을 사람들의 보물과도 같은 간저우 돌을 보호하고, 풍수지리를 보완해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고 부유하도록 한 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원했다.”고 변명했다. 이에 대해 많은 주민들은 먹고 사는 것이 문제인 마당에 풍수지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건 말도 안된다며 황당해 했다. 한 주민은 “이건 명백한 예산 낭비다. 차라리 농기계를 들이거나 기반 구조물을 짓는 게 훨씬 낫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스위스 알프스산맥 관통 57㎞ 세계최장 터널 공개

    스위스 알프스산맥 관통 57㎞ 세계최장 터널 공개

    알프스 산맥을 관통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이 스위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부 알프스에서 시작, 해발 2983m의 피즈 바트지라 부근을 통과해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이 터널은 총 길이 56.97㎞의 고타르 베이스 터널. 터널에 철도를 놓는 작업이 마무리되는 2017년이면 길이 54㎞의 일본 세이칸(靑函) 터널을 제치고 세상에서 가장 긴 터널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 터널은 ‘친환경’ 터널이다. 스위스 산길을 질주하는 연간 120만대의 화물수송 트럭의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지어졌다. 차량 매연을 없애기 위해 터널에 레일을 깔아 철도 전용 터널로 이용할 계획이다. 스위스는 20여년 전 여러 번의 국민투표를 거쳐 100억 달러(약 12조 5000억원)가 넘게 들어가는 터널 공사를 결정했다. 스위스 유권자 1인당 약 1300달러를 지불하는 셈이다. 고타르 베이스 터널이 완성되면 고속 화물열차는 시속 250㎞의 속도로 독일과 이탈리아 사이를 왕복하게 된다. 스위스 정부는 고타르 베이스 터널 완공 뒤 2년 내로 현재 알프스산맥을 통과하는 화물트럭의 운행량을 현재의 절반 규모인 6만 5000대로 제한할 계획이다. 미국 MSNBC닷컴은 14일(현지시간) 고타르 베이스 터널 공사 과정 곳곳에는 ‘녹색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고 환경운동단체 ‘알프스이니셔티브’를 인용해 설명했다. 공사과정에서 산을 깎아낼 때 발생한 바위 4억 5900만 평방피트의 일부는 알프스 호수 복원작업에 사용되고 있다. 섭씨 50도의 뜨거운 암반수는 캐비어 생산 양어장 등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절망의 막장서 ‘희망캠프’로…지구촌 인간승리에 감동

    절망의 막장서 ‘희망캠프’로…지구촌 인간승리에 감동

    “비바, 칠레.” 지하 700m 갱도에서 광부 플로렌시오 아발로스를 실은 캡슐 ‘피닉스’(불사조)가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광부 가족들을 비롯해 칠레 국민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다. 영상 3~4도의 차가운 사막의 밤은 69일 만에 맞은 뜨거운 만남에 후끈 달아올랐다. 69일간의 가혹한 지하생활을 버텨낸 광부들, 애를 태우며 무사생환을 기원한 가족들, 첨단 기법에 장비까지 동원하면서 최선을 다한 구조팀 등 모두는 서로 감사했다. 축하의 노래를 부르며 기쁨의 춤을 추는 등 광부 가족들이 머문 ‘희망캠프’는 축제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칠레 전역 교회에서는 광부가 구조된 순간 일제히 종소리가 울려퍼진 데다 거리의 차들도 경적을 울리며 환영했다. 나아가 지구촌은 리얼리티 쇼와 같은 ‘인간 승리’, ‘기적의 생환’에 감동했다. ●희망이 실현됐다 아발로스는 33명의 광부 가운데 첫 번째로 구조 캡슐에 올랐다. 지하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희망을 잃지 않는 동료들의 생존투쟁을 담아 지상으로 전달했던 그다. 이른바 ‘갱도 속 카메라맨’이다. 그동안 아발로스가 보여준 침착성과 리더십이 첫 구조자로 선정된 이유다. 아발로스는 캡슐을 타고 구출되는 과정의 정보를 나머지 32명의 동료들에게 알리는 임무를 수행했다. 아발로스는 캡슐에 탄 지 17분 만에 부축 없이 캡슐에서 걸어 나왔다. 신선한 공기를 들이켰다. 그리고 달려든 아내와 아이, 친척들에게 “치, 치, 치, 레, 레, 레(칠레)”라고 소리 지르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구조대원,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과도 차례로 껴안았다. 피녜라 대통령은 아발로스가 등장하자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칠레는 위대한 일을 해냈다.”고 했다. 두 번째 구출자 마리오 세풀베다가 나오자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은 “마리오, 마리오”를 외쳤다. 세풀베다는 지하 갱도에서 들고 나온 바위 조각을 피녜라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넸다. 세 번째로 생환한 후안 일라네스는 캡슐을 탄 17분간을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네 번째로 나온 유일한 외국인으로 볼리비아 출신인 카를로스 마마니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모두에게 감사한다.”면서 “다시는 광산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빛을 다시 본 광부들은 모두 면도를 말끔하게 하고, 구조팀이 지급한 안전복으로 갈아 입고 나온 까닭에 말쑥하고 건강해 보였다. 구조팀은 몸 상태가 좋은 아발로스 등 4명을 먼저 끌어올린 뒤 고혈압·당뇨·피부질환 등을 앓는 광부들을 구출했다. 맨 마지막엔 작업반장이자 리더인 루이스 우르수아를 구조할 계획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희망캠프라는 이름은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이름이었다.”면서 “이곳에 담긴 정신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기념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칠레를 넘어 전 세계에 희망과 기적의 메시지를 전하는 곳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희망캠프에서는 지난 8월 5일 갱도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래 광부 가족들이 눈물을 웃음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면서 매몰된 광부들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광부 아리엘 티코나가 매몰된 사이에 태어난 ‘희망’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도 엄마의 품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다. 티코나 가족은 무사생환을 기원하며 딸의 이름을 스페인어로 ‘희망’을 뜻하는 ‘에스페란사’로 지었다. ●구조는 과학이었다 아발로스를 태운 캡슐이 지상 가까이 도달했다는 사이렌이 울리자 모두 숨을 죽였다. 아발로스가 나오자 비로소 어둠 속의 사막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구출된 광부들은 헬멧에 눈을 보호하기 위해 검은 선글라스, 긴팔 옷, 혈전 방지를 위한 특수 양말, 지상과 교신하기 위한 통신장비인 헤드폰과 마이크, 심장박동과 호흡·체온 등을 잴 수 있는 생체 모니터 고정 벨트 등을 착용했다. 또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비해 아스피린을 복용했다. 광부들은 700m 지점에 있는 대피장소에서 캡슐에 탑승하는 지하 622m에 있는 구조작업장까지 이동, 한 명씩 차례를 기다렸다. 구조된 광부들은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이틀간의 정밀 진단을 위해 코피아포 시내의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광산구조 전문가 마누엘 곤살레스는 전날 캡슐을 타고 갱도에 내려가 광부들을 직접 면담하기도 했다. 구조팀은 유례없는 장기간의 구조작업을 위해 생필품 보급로 확보와 각종 지질조사, 장비점검 등을 마친 뒤 사고 25일 만인 지난 8월 30일부터 굴착작업에 나섰다. 지난달 17일 광부들이 갇힌 지점까지 작은 구멍을 파는 데 성공한 구조팀은 3주 동안 광부들을 끌어올릴 캡슐이 오르내릴 수 있을 만큼 넓은 통로를 뚫었다. 구조작업에는 광산기술자, 구조 전문가, 의료 요원 등 250여명이 동원됐고,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구조현장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취재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칠레 국내외 취재진이 무려 2000명을 넘었다. 취재진이 너무 많이 와 기자들에게 나눠줄 배지가 동나는 바람에 즉석에서 아이디를 발급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CCTV, 아랍권 보도 위성채널인 알자지라 방송도 현장에 기자를 파견, 속보를 전했다. 각국 포털과 매체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구조 관련 속보를 쉼 없이 내보냈다. 구조의 모든 상황은 돌발 사태를 우려, 30초 이상의 시차를 두고 칠레 국영TV를 비롯해 미국 CNN, 영국 BBC 등이 생중계했다. 사진기자와 카메라는 90m쯤 떨어진 지정 장소에서 현장을 촬영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전 세계가 영원히 잊지 못할 멋진 밤”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바다로 간 용암, 꽃으로 피다

    바다로 간 용암, 꽃으로 피다

    “‘재돌’이 관광지가 된다 카지?” “그런다 카데. 유명한 지질학자도 오고 (경주)시에서도 조사해 갔다 아이가. 그기 그래 희한한 돌멩이가?” 얼핏 들은 경북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주민들의 대화 내용입니다. 주민들이 화제로 올린 ‘재돌’은 읍천항 주변 주상절리군(柱狀節理群) 중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를 일컫습니다. 차곡차곡 포개진 것이 기왓장을 닮았다 해서 주민들은 ‘기와돌’이라고도 부릅니다.지난 8월 초 읍천항 일대에서 주상절리군이 ‘발견’됐다고 해서 잔잔하나마 화제가 됐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니 ‘발견’이라 하기는 다소 쑥스럽지요. 원래 있던 ‘돌멩이’의 가치를 새삼 확인한 것이니 ‘재발견’이라 표현하는 게 온당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작 재돌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주상절리라는 것 외에 언제, 어떻게 형성됐는지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게다가 주민들은 재돌 앞쪽 절벽에 거대한 동굴이 있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학술조사 등을 통해 동굴의 존재가, 또 그 동굴이 용암이 흐른 흔적이란 게 확인된다면, 어쩌면 재돌은 거대한 발견의 단초일 수도 있겠습니다. 읍천항은 깔끔하고 아늑한 갯마을입니다. 경남 통영의 동피랑마을처럼 집집마다 외벽을 예쁜 벽화로 치장하고 있지요. 주변 지역 사람들에겐 진작부터 ‘풍경의 성지’로까지 여겨지던 곳입니다. 거기에 주상절리군까지 ‘발견’됐으니, 이만하면 초가을 바닷가 여행지로 손색이 없겠습니다. ●코발트빛 바다와 몸 섞은 부채꼴 주상절리 경북 포항시와 경주시, 그리고 울산에 이르는 해안가에서는 주상절리군이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그만큼 예전 이 지역에서 왕성한 화산활동이 있었을 것이란 뜻이다. 최근 주상절리군이 새롭게 확인된 곳은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해안이다.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1.5㎞구간에 사각형과 육각형의 검은 돌기둥으로 만들어진 주상절리가 ‘주르륵’ 펼쳐져 있다. 사실 내 나라 안 해안가 절경 중에는 군 초소가 터를 잡고 있어 출입이 통제된 경우가 적지 않다. ‘통일이 되면 전국이 관광지가 될 것’이란 우스갯소리도 그런 까닭에 나왔을 터다. 읍천항 주상절리군도 해병대 초소가 들어선 암벽 바위 아래 있다. 그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탓에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었으나 몇년 전 군 초소가 철수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해졌고, 이후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근동에서는 제법 명소 반열에까지 올랐다. 읍천항에서 울산 방향으로 200m쯤 가면 쿠페 모텔이 나온다. 이 모텔 뒤편으로 난 소로가 주상절리로 향하는 길이다. 아직 표지판과 진입로 등이 정비되지 않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군 초소 옆 숲길을 따라 몇 발짝 걸으면 곧바로 해안 절벽. 발 아래 코발트빛 바다와 몸을 섞은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군이 자태를 드러낸다. 빛이라면 모조리 빨아들일 것 같은 검은 바위와 짙은 코발트 빛의 바다가 절묘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주상절리는 대개 수직, 혹은 수평 기둥으로 형성된다. 용암이 흐르다 상부와 하부의 온도 차 등으로 인해 수직 형태로 굳든지, 지각의 틈새로 관입해 수평 형태로 굳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경사진 형태의 주상절리도 목격되곤 한다. 제주도와 무등산 등의 주상절리들을 떠올리면 알기 쉽다. 힘센 거인이 쑥 뽑아 올린 것처럼 곧추서 있지 않던가. 이에 견줘 읍천리 주상절리는 수직과 수평의 절리를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백미로 꼽히는 ‘재돌’은 완벽한 부채꼴 형태를 하고 있어 주상절리로는 극히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 받는다. 최근에 발견된 데다, 아직 구체적인 학술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재돌’의 정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 모두가 ‘추정’일 뿐이다. 경북대 지질학과 장윤득 교수는 “읍천항 주상절리군의 생성 시기는 신생대 3기(6500만~530만년 전)쯤으로, 암질은 현무암으로 추정된다.”며 “아이슬란드 등 여러 나라들을 돌아봤지만 부채꼴 형태의 주상절리는 처음 본다. 어떤 경위로 방사형의 주상절리가 형성됐는지 현재로선 전혀 가늠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군 초소에서 바라보면 부채꼴 모양이 가장 도드라져 보인다. 현무암 절리들이 중심부를 향해 동심원을 그리고 있다. 마치 육각형 연필을 차곡차곡 쌓아 둥근 제단을 만든 듯하다. 어떤 설치미술 작가가 이처럼 빼어난 조형물을 세상에 전시할 수 있을까. ■ 육각형 연필로 쌓아올린 듯한 둥근 제단 어떤 작가가 이 같은 작품 만들 수 있나 ●거대한 발견의 단초가 될 수도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군 초소 바로 아래, 그러니까 주상절리 지역을 일컫는 ‘재방출’의 절벽 사이 움푹 파인 곳에 예전엔 큰 동굴이 있었다고 한다. “동네 어르신들이 거기서 비도 피하고, 불도 피우며 놀았다 카데. 그기서 불을 피우마 4㎞ 정도 떨어진 수렴2리 관성마을 동굴에서 연기가 나왔다 카더라꼬.” 조창래 읍천1리 이장의 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는 동굴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주민들은 오래전 태풍 등에 밀려온 돌덩이들이 동굴 입구를 막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장 교수는 “동굴이 있다면 용암이 흘러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후대에 인위적으로 막혔을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남겨진 과제는 보전과 개발이다. 문화재위원이기도 한 장 교수는 재돌 등에 대한 천연기념물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청에서 현지 조사를 하는 등 절차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 장 교수는 “읍천항 주상절리는 학술적 가치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며 “경주시에서 서둘러 이들에 대한 보전과 개발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평범한 어촌… 벽화 담장으로 동화 갯마을로 변신 읍천항에 들어서면 벽화로 치장된 담장들이 단박에 눈을 사로잡는다. 월성원자력본부 주최로 8월 열린 ‘그림 있는 어촌마을 벽화 공모전’ 참가자들이 그린 벽화들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52개팀 150여명의 화가들은 1㎞에 달하는 읍천항 주택 담장을 화려한 색채로 물들였다. 그 덕에 평범한 갯마을이 하루아침에 동화 속 마을로 변모했다. 벽화에 전문작가의 솜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고사리손으로 그린 작품도 있고, 외국인이 그들의 시각으로 본 항구 풍경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그들의 붓놀림에 따라 3~14m의 담벼락은 꿈꾸는 아이들과 읍천항의 저녁노을 등 다양한 주제의 그림들로 수놓아졌다. 특이하게 한복을 입은 비너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조창래 이장은 “공모전 이후 개인적으로 마을을 찾는 화가들이 늘면서 현재 70여 가구 담장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며 “앞으로도 벽화의 수는 계속 늘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으로 나와 서라벌대로를 따라 울산 방면으로 직진하다 외동읍 방면으로 우회전, 읍내에서 다시 양남면 방면으로 좌회전해 곧장 간다. 대중교통은 고속버스로 경주까지 가거나, 열차로 동대구역에서 내려 고속버스로 경주까지 간 뒤 경주직행버스터미널에서 150번 좌석버스로 갈아탄다. 양남면사무소 774-2285. ▲맛집 읍천리는 전복으로 유명한 곳. 재돌 인근에서 특히 잘 나온다. 읍천횟집(744-0767)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전복죽과 전복물회 각 2만원. 도톰하게 살이 오른 참가자미회는 7만~8만원. ▲잘 곳 읍천항 뒤 7번 국도 변의 쿠페모텔(774-3511~2), 스위스모텔(774-4730) 등이 비교적 깔끔하다. ▲주변 관광지 나아리 해변은 작은 몽돌로 이뤄진 것이 특징. 수렴리 관성해수욕장은 송림과 해안이 어우러져 있다. 해수욕장 앞 군함바위는 일출 명소로 알려져 있다. 글 경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진짜 어른을 이제껏 한번도 못봐” 이 시대 아비·스승의 의미 되짚다

    “진짜 어른을 이제껏 한번도 못봐” 이 시대 아비·스승의 의미 되짚다

    학교 선생님을 제외한 스승과의 첫 만남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말이 제자이지 아버지가 꾼 돈의 ‘담보’가 되어 도장 파는 사람의 심부름꾼이 됐다. 인연은 두 사람의 주먹다툼으로 싱겁게 끝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합기도 사범이 두 번째 스승. 그의 식도락을 맞추느라 용돈이 남아나질 않았다. 전각을 가르치는 스님은 뒤늦게 여자에 빠져 두 번씩이나 파계를 했다. 민주투사 출신의 정치인도 모셨다. 수뢰 의혹으로 다시 재야에 묻힌 그는 ‘특별대우’로 훌쩍 뛴 재개발 보상금에 굳센 의지를 낼름 꺾었다. 한 유명 화가의 곁에서 본 건 그가 그림 만큼 향응과 촌지로도 유명하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전시회 소식이 유독 신문에 잘 나오는 이유가 다 있었다. 소설가 이제하(73)의 ‘마초를 죽이려고’(문학에디션뿔 펴냄)의 주인공 지헌은 살면서 단 한번도 진짜 어른을 만나지 못했다. 여기에는 아버지도 포함된다. 순탄치 않은 가정사와 가치가 전도된 사회로 인해 그는 형체 모를 불안을 안고 산다. 답답함을 풀고자 그는 진정한 스승을 끝없이 갈망해 왔다. 작가는 “사물들의 이름이 언제부터 그 본래의 의미와 기능을 잃기 시작한 것인지 아득하다. 이런 이름들 중엔 부모, 자식, 연인 같은 말들도 있다.”며 스승을 찾아 헤매는 지헌의 여정을 통해 껍질만 남은 채 버둥거리고 있는 마초들, 즉 우리 시대의 아비, 스승, 어른의 의미를 되짚는다. 지헌은 마지막으로 화가 최홍명 선생을 무작정 찾아간다. “내가 선생님을 찾은 것은 좀 막연하기는 하지만 뭐랄까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의 그런 이미지 때문이었지 당신이 무슨 대단한 화가라거나 하는 그런 것으로서가 아니었다.…(중략) 요컨대 그것으로 뭔가를 배우고 가치 척도를 삼아야 할 아버지 같은 기둥이나 뿌리가 내게는 필요했던 것이다.” 제자가 되고 싶다는 당돌한 요청에 되돌아 온 건 처음엔 회의적 반문이었다. “아직도 그런 게 있는가?” 이 대목에서 국새 찍고 남은 금으로 도장을 만들어 로비를 벌였던 사기극의 주인공이 겹쳐진다. 그도 어느 유명 장인의 제자라고 뻔뻔하게 떠벌리고 다니지 않았던가. 지헌은 비서로 최 선생의 집에 기거하게 되고 스승을 둘러싼 여러 가지 사건들에 관여하면서 본질을 잃은 가족, 일, 사랑, 명예, 권력 관계를 목도하게 된다. 작가는 작정한 듯 쓴소리를 뱉는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그동안 지켜온 신념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한통속”들의 온상인 정치판, 사실 확인도 없이 선정적인 보도를 확대, 재생산하는 옐로저널리즘의 만연, 사진 속에서만 단란해 보이는 현대의 가족관계 등을 두루 꼬집는다. 네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한 화가로서, 속사정을 훤히 알고 있는 문화예술계에 대한 묘사와 비판은 특히 생생하고 신랄하다. 예술한답시고 고매한 척하지만 실은 돈과 감투 앞에 약한 속물들에 지나지 않는 인사들의 작태를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일흔을 넘긴 노(老)작가는 시류에 맞춰 인터넷 소통도 시도했다. 소설은 앞서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문학웹진 뿔’에 연재됐다. 그 경험이 흡족하지만은 않았나 보다. 설 익은 주장과 낭설이 떠돌고 무책임한 악플이 넘쳐나며 정보라고 해봤자 “인스턴트 수준” 정도라며 깎아내린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이 나라 구석구석이 구심점 없이 흔들리는 것은 해방 이후나 다름없다는 한탄이 가득하다. 이 모든 것이 “흙냄새가 제대로 나는 땅에 제대로 발을 딛고 올바른 교훈 하나라도 가르치는 스승”이 없는 탓이라고 일갈한다. 가짜 같은 세상에서 진짜를 구별하고, 진짜가 되는 길은 “바위 같은 신념”을 갖는 것뿐이라고 소설은 말한다. 참된 스승과 제자로 거듭나기 위해 최 선생과 지헌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이를 보여준다. 재능 없고 서툰 솜씨지만 마음을 다해 누군가와 합일(合一)하려는 지헌의 모습과 최 선생의 조응(照應)은 진정한 스승, 진실된 관계 맺기와 순수한 예술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믿는 것은 그 재능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뒤 “목줄기로 눈물이 기어올라오는 것을 느꼈다.”는 지헌의 소회는 깊은 울림을 전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경북 울진 십이령길의 삼색 매력

    경북 울진 십이령길의 삼색 매력

    주막에서 국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일단의 보부상들이 ‘끙~’ 소리를 내며 ‘바지게’(다리가 없는 지게)를 지고 일어섭니다. 바지게 위에는 경북 울진 바닷가 마을에서 사들인 건어물이며 소금, 생선, 젓갈 등 내륙에 내다 팔 물산들로 가득합니다. 그들이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향하는 곳은 봉화(춘양), 영주, 안동 장 등입니다. 요즘에야 7번, 36번 국도가 사통팔달로 이어주지만 어디 예전에도 그랬으려고요. 갯마을에서 내륙으로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 내륙에서 피륙, 비단, 곡물 등을 사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그 시절 보부상들이 발품 팔았던 그 길, 그들의 밭은 숨결 켜켜이 쌓인 그 길이 ‘십이령길’입니다. 현지인들은 ‘십이령 바지게길’이라고도 부르지요. 산림청과 울진군이 그 길을 복원해 ‘금강소나무 숲길’이란 이름으로 지난 7월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예전엔 화적 떼가 들끓던 그 길에 이젠 ‘살아 있는 화석’ 산양과 사슴, 고라니 등이 살고 있지요. 쭉쭉 뻗은 금강송들은 이들에게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선인들의 숨결 오롯한 옛길을 거닐며 차분하게 가을을 맞는 건 어떨까요. 글 사진 울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옛길이 주는 감동의 시간들 옛길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바위와 나무를 돌아 어제와 오늘을 이어 주는 옛길은 오래된 시간의 크기만큼 호젓한 시간을 내어 준다. 예전엔 십이령길과 함께 고초령길(매화장)과 구주령길(평해장) 등이 울진에서 내륙의 대처로 나가는 통로 역할을 했다. 그중 대표적인 길이 십이령길이다. 바릿재, 샛재, 너삼밭재(저진치) 등 정겨운 이름의 고개를 넘는데, 울진 관내에 7령, 봉화 관내에 5령이 속해 있다. 이상을(57) 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 경영토목계장에 따르면 총길이는 약 150리(약 60㎞)쯤 된다. 하지만 이는 구전에 따른 기록일 뿐 정확한 측량에 근거한 거리는 아니다. 이번에 공개된 십이령길은 그중 울진군 관내 약 21㎞ 구간을 복원한 것. 그런데 공식 이름을 보부상 옛길이나 십이령길이 아닌 금강소나무숲길로 정한 까닭은 뭘까. 이 계장은 “총 4개 구간 70㎞에 금강소나무숲길이 조성되는데, 보부상길은 그중 1구간 전체 13.5㎞를 말하는 것”이라며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2구간 16.7㎞ 일부에도 보부상 옛길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보부상들은 흥부장(현 부구리)이나 죽변장, 울진장에서 미역 등 갯것들을 사 봉화 춘양장 등에 내다 판 뒤 다시 내륙에서 비단, 곡물 등을 가져와 해안 장터에 팔았다. 그들은 대개 북면 두천리 주막거리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 아침 일찍 바릿재를 올랐다. 바릿재란 소에다 물건을 바리바리 싣고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천리 주차장에서 맑은 내를 훌쩍 뛰어넘으면 내성행상불망비(乃城行商不忘碑)와 만난다. 보부상들이 접장(接長) 정한조 등의 은공을 기리기 위해 세운 철비(鐵碑)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입구이자 십이령길의 출발지다. 다소 된비알의 바릿재를 숨가쁘게 넘어가면 옛 장평마을이다. 여기서부터는 임도를 따른다. 임도 초입에는 제법 큰 키의 엄나무가 탐방객들을 굽어보고 있다. 나이는 350살가량. 이윤권(54) 숲해설가는 “엄나무는 약재 등 쓰임새가 많아 대부분 다 자라기 전에 잘려지곤 하는데, 이 녀석은 못생긴 탓인지 여태 살아남았다.”며 웃었다. ●못난 소나무가 선산 지킨다더라 임도를 따라 발길을 재촉하면 곧 서들골. 시싯골과 창골 등에서 내려온 계곡물이 합류하는 곳이다. 겨울철이면 곧잘 산양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들골에 들면 옛길은 접고 잠시 쉬어갈 일이다. 빼어난 계곡이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기 때문. 계곡을 따라 10분쯤 내려가면 ‘선녀탕’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선녀 엉덩이탕’이라 즐겨 부른다. 계곡물이 암벽을 파 두 개의 둥그런 소를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여인네의 엉덩이와 닮았다 해서 이처럼 해학적인 이름이 붙었다. 필경 이곳에서 다리쉼을 했을 보부상들도 이 모습을 보며 저마다 입에 궐련을 문 채 희희덕거렸을 게다. ‘선녀 엉덩이탕’ 있는 곳에 남근석이 빠지랴. 여기서 다시 10분쯤 내려가면 길게 뻗은 바위와 소가 어우러져 있다. 당연히 이름도 ‘남근탕’이다. 서들골에서 한 시간 반쯤 걸으면 찬물내기다. 계곡물이 매우 차갑다는 뜻으로, 1구간의 중간 쉼터다. 찬물내기에서 남매처럼 다정하게 선 금강송 두 그루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샛재(鳥嶺·595m). 경북 문경의 ‘새재’와 똑같은 이름이다. 결국 영남 사람들이 한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나도 버거운 ‘새재’를 두 개나 넘어야 했던 셈이다. 서어나무가 무거운 그늘을 만들고 있는 샛재에 서면 ‘조령성황사’란 편액이 내걸린 낡은 건물과 마주한다. 보부상들이 상단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지은 성황당으로,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장중한 분위기로 주변을 압도한다. 샛재 주변엔 그야말로 ‘기골이 장대한’ 금강송들이 가득하다. 저마다 둥치에 노란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데, 문화재 중수 시 베기 위한 표식이다. 이윤권 숲해설가에 따르면 4137번까지 표시돼 있다. 조령성황사 바로 옆, 어른팔로 두 아름쯤 되는 금강송이 1번. 원래 남대문 복원공사 때 베어질 뻔했으나, 둥치 위가 약간 굽어 규격에 미달된 덕에 살아남았다. ‘못난 소나무 선산 지킨다’더니 딱 그 모양새다. 샛재에서 대광천까지는 평탄한 내리막 코스. 철 따라 들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진다. 샛재에서 10여분쯤 내려오면, 희미하게 발자국 흔적이 남아 있는 돌계단과 만난다. 이 숲해설가는 “보부상들이 오랜 기간 짚신발로 밟아서 생겨난 흔적”이라고 전했다. 너삼밭재 입구 어름에서는 보부상들이 밥을 지어 먹은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제철 송이 맛보고 오세요 ‘제8회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가 새달 1~3일 울진친환경엑스포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울진군은 축제를 통해 전국 최대 송이 생산지의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다. 축제의 백미는 송이 채취 체험이다.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하루 두 차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북면 구수곡자연휴양림 일대를 걸으며 송이를 딴다. 체험비 1만원을 내면 송이 1개씩 채취할 수 있다. 산림욕을 즐기며 송이를 따는 맛이 각별하다. 두 시간쯤 걸린다. 송이채취 체험 및 투어 참가자는 참가비의 절반을 울진사랑상품권(5000원)으로 되돌려 받고, 축제기간 동안 주요 관광지와 온천 입장료를 30~50% 할인받을 수 있다. 울진군산림조합 (054)782-2249.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풍기, 또는 영주 나들목으로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간다.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 국도→울진 순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두천1리에 차를 뒀을 경우 십이령길이 끝나는 소광2리 금강송 펜션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되돌아오면 된다. 오후 4시20분 소광리를 출발해 5시30분 두천리에 도착한다. 두천리까지는 7000원, 울진터미널 앞(5시)까지는 5000원을 받는다. 시내버스는 울진버스터미널 앞에서 오전 6시25분, 오후 1시20분·4시15분·6시에 각각 출발한다. 2000원. ▲예약 십이령길은 1일 1회 예약제로 운영된다. 탐방 인원도 하루 80명을 넘지 않는다.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인 데다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 서식지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출발은 오전 9시. 산행 내내 숲해설가와 가이드가 동행한다. 숲길에 들어서면 무전기나 휴대전화가 되지 않는다. 참가비는 없다. 울진숲길(www.uljintrail.or.kr, 781-7118), 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780-3940~3). ▲잘 곳 두천리와 소광리 주민들이 민박을 운영한다. 두천리 1인 1만원. 식사 5000원. 이튿날 도시락(5000원)도 싸준다. 소광리 6만~12만원. 울진숲길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인근 구수곡 자연휴양림(783-2241)이나 통고산 자연휴양림(782-9007), 덕구온천관광호텔(782-0677) 등에서 자고 이튿날 두천리에서 합류해도 된다. ▲맛집 남양숯불갈비는 송이전골을 잘한다. 읍내에 있다. 782-3637. 근남면 노음리 성류식당(783-5358)은 대게칼국수, 후포항 왕돌수산(788-4959)은 홍게탕이 맛있다.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3) 개천대제 앞둔 마니산 참성단 소사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3) 개천대제 앞둔 마니산 참성단 소사나무

    하늘이 처음 열리고 단군이 나라를 처음 세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선 건 하늘이었다. 단군이 참성단이라는 이름의 제단을 쌓고 하늘에 제를 올린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 하늘은 비를 머금은 검은 구름을 흘려 보냈다. 평소 보전을 위해 철책으로 막아둔 이곳 참성단에 쌓인 티끌 먼지를 말끔히 씻어내기 위해 하늘은 오전 내내 비를 뿌렸다. 제단 청소를 위해 소방호스를 댈 수도, 물 항아리를 이고 오를 수도 없는 곳, 굵은 빗줄기는 제단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하늘은 그렇게 ‘단군기원 4343년 천제(天祭)’를 준비했다. 한나절 동안 직수굿하게 내린 비로 마니산 정상의 참성단이 깨끗이 세수를 마치자 구름도 서서히 걷혔다. 환하게 미소 띤 햇살 한 줌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 즈음 나무꾼들이 올라왔다. 여름내 따가운 햇살을 받고 웃자란 풀 베기로 개천대제(開天大祭)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철 울타리로 어수선해 보였던 참성단 주위가 어느새 환해졌다. 이어서 하늘에서는 곱게 단장한 일곱 선녀가 내려왔다. 마치 나라가 열리던 그날 그랬던 것처럼 마니산 참성단에는 선녀와 나무꾼이 하늘에 올릴 제사를 준비하기 위해 제가끔 부산했다. ●돌 틈에서 150년 모진 풍파 이긴 나무 인천시 강화군에서는 이번 주말 단군기원 4343년을 맞이하여 개천대축제를 연다. 이틀 동안 열릴 축제의 핵심은 참성단에서 단군의 천제를 재현하는 제례 의식이다. 개천절을 기념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행사인 이 제례를 위해 강화군에서는 참성단 주위를 정비하고, 일곱 선녀의 강림을 재현하는 공연 준비로 부산했다. 그렇게 하늘과 사람이 어우러져 지어내는 법석을 느긋이 즐기는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우리의 토종 나무인 소사나무다. 소사나무는 강화도 지역에서 자생하는 나무여서 마니산 주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가운데 하나이지만, 마니산 정상인 참성단 돌 축대 위에 서 있는 한 그루의 소사나무는 더없이 장관이다. 참성단 소사나무는 흙 한 줌이 고작인 참성단 돌 틈에서 15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온 장한 나무다. 누가 이 자리에 이 나무를 심었는지, 혹은 지나는 새들이 씨앗을 물어와 이곳에 던져 놓았는지는 기록이 없어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절묘하다. 제단 오르는 가장자리. 차곡차곡 정성껏 쌓은 돌 틈, 그것도 마치 천제(天祭)의 풍경을 더 아름답게 하기 위한 자리에 뿌리를 내렸다. 뿌리 부근의 둘레가 3m쯤 되는 참성단 소사나무는 키가 4.8m쯤 되는 아담한 크기의 나무다. 소사나무가 크게 자라는 나무는 아니라는 걸 감안하면, 무척 큰 편이라 할 만하다. 바람막이 하나 없는 산 꼭대기는 그가 살아오는 동안 하릴없이 겪어야 했을 숱한 비바람, 눈보라를 이겨내기에는 힘겨운 자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참성단을 지켜내려는 안간힘으로 세월의 풍파를 버텨온 참성단 소사나무는 여전히 건강하다. 대개의 소사나무가 그렇듯이 사방으로 고르게 펼친 가지퍼짐은 모난 데 없이 곱기만 하다. 동서 방향으로 7m, 남북 방향으로 6m를 펼친 그의 품은 별스럽지도 않다. 소사나무로서 평범하다고 해도 될 법한 생김새다. 나무는 참성단의 돌 축대와 어울린 탓인지, 제관의 위엄까지 갖추었다. 크지 않아도 가히 융융한 나무다. 그러나 천제를 올리기 위해 제단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압도할 만큼 지나치지는 않고 산 정상에서 올리는 천제의 풍경에 알맞춤한 크기다. 소사나무는 우리나라의 중부 이남 지방에서 자라는 우리 나무다. 서어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인데, 서어나무만큼 크게 자라지는 않는 낮은 키의 나무다. 한자로 서목(西木)이라고 부르는 서어나무와 같은 종류이지만 규모가 작아서 소서목(小西木)이라고 부른다. 참성단 소사나무처럼 줄기 아랫부분이 여럿으로 나누어지면서 적당히 비틀리며 솟아오르는 줄기와 가지의 모습이 지어내는 아름다움은 모든 소사나무의 특징이다. 때문에 정원의 운치를 돋우기 위한 조경수로 심어 키우기에 좋은 나무다. 정원이 아니라 해도 옛 선비들은 소사나무의 멋을 즐기기 위해 분재로 많이 키우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오랜 세월을 살아온 듯한 고목(古木)의 분위기를 갖추는 나무인 까닭에 요즘까지도 분재로 사랑받고 있다. ●참성단을 더 풍요롭게 지켜온 나무 마니산 참성단은 이 소사나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사진이나 그림도 소사나무 없이는 참성단을 표현하지 못한다. 바위 산 정상에 마련된 제단에 홀로 서 있는 한 그루의 소사나무는 그렇게 오래도록 참성단의 상징처럼, 혹은 참성단 지킴이처럼 살아왔다. 어쩌면 참성단이 하늘에 제사를 올린 신성한 곳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소사나무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소사나무가 없는 마니산 정상 참성단의 풍경은 아마 바라보기 아쉬울 만큼 황량하거나 보잘것없어 보일 것이다. 꼭 알맞춤한 자리에서 긴 세월을 자라온 한 그루의 나무로 주변의 분위기가 이처럼 풍성해진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참성단 소사나무는 지난해 9월 천연기념물 제502호로 지정됐다. 참성단이라는 의미 있는 곳에 서 있는 절묘함을 높이 산 것일 뿐 아니라, 나무의 규모와 생김새도 나라 안에서 자라는 여느 소사나무 못지않다는 게 천연기념물 지정 사유였다. 우리나라에서 잘 자라고 많은 사람들이 아껴 심어온 나무이기는 하지만, 참성단 소사나무 이전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소사나무가 없었다. 인천 옹진군의 육지와 연결된 섬 가운데 하나인 작은 섬 영흥도 안의 소사나무 숲이 산림 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된 것이 전부였다. 오래도록 자연 상태로든 분재 상태로든 아껴온 나무임을 생각하면 뒤늦은 지정이라 하겠다.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의 정중앙인 민족의 영산, 마니산. 돌아보면 해발 469m밖에 안 되는 낮은 산이지만, 그 정상을 오르는 게 그리 쉽지 않다. 1004개로 이루어진 돌계단을 통해 오르는 길은 물론이거니와 바위 능선을 통해 오르는 길도 만만하지 않다. 대개의 산들이 중턱에서부터 등산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바다를 접하고 있는 산이어서 해발 0m 부근에서부터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 까닭이다. 힘들게 올라야만 하는 마니산 정상에서 만나는 한 그루의 소사나무, 아무래도 이번 개천절에는 꼭 다시 경배해야 할 참 아름답고 멋진 우리의 나무다. 글 사진 강화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찾아가는 길 경기 김포시에서 지방도로 356호선을 타고 양촌면과 대곶면을 지나서 초지대교를 이용하는 게 마니산으로 가는 편리한 길이다.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 초지진을 지나서 1.6㎞ 가면 초지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전등사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3㎞ 가면 전등사 입구교차로가 나온다. 여기서 직진, 온수리 사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6㎞ 남짓 가면 마니산 주차장이 나온다. 길은 복잡하지만, 교차로마다 마니산 방면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어서 찾기는 어렵지 않다.
  • “생태계 바꾸는 댐 위험… 강변 식생 잘 유지해야”

    “생태계 바꾸는 댐 위험… 강변 식생 잘 유지해야”

    영국 본머스에서 태어난 소녀는 집 창 밖의 나무를 기어오르며 자연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꼈고, 늘 타잔처럼 되고 싶었다. 26살에 배를 타고 아프리카로 간 소녀는 침팬지가 인류와 상상 이상으로 비슷하다는 연구를 26년간 한다. 야생 침팬지에 둘러싸여 밝은 미소를 짓는 사진과 TV 다큐멘터리로 가장 유명한 동물학자가 된 제인 구달(76) 박사가 28일 신간 ‘희망의 자연’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아프리카 열대우림 들어간지 50주년 구달 박사는 1986년 ‘침팬지 이해하기’란 세미나에 참가해 침팬지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받고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을 되살리는 환경운동가로 활약 중이다.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만난 구달 박사는 1년에 300일을 길에서 보낸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강의를 하면서 지구 생태계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백발이 성성한 학자는 젊은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줬던 온화한 미소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으며, 자세는 꼿꼿하고 걸음걸이는 힘찼다. 구달 박사의 한국 방문이 처음은 아니지만 올해는 그가 혈혈단신 아프리카 탄자니아 열대 우림으로 걸어 들어간 지 50주년이 되는 해라 더욱 뜻깊다. 그에게 집중적으로 쏟아진 질문은 현재 우리 환경의 가장 민감한 사안인 4대 강 개발에 관한 것이었다. 구달 박사는 “어젯밤에 도착해서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지만 4대 강에 대해서 들은 적은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달 박사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더욱 강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강둑이 범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많은 강이 강변 둑의 식생이 살아나도록 복원하는 추세다. 해안가에 맹그로브 숲이 많을수록 쓰나미의 피해도 적다.”며 “강의 흐름을 바꿈으로써 생태계를 바꾸는 댐이 가장 위험하다. 중요한 것은 강변, 강둑, 계곡 하류의 식생을 잘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의 자연’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지키고자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또 다른 제인 구달들을 구달 박사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만난 기록이다. 두루미가 알을 낳게 하려고 구애의 춤을 흉내 낸 남자와 섬 새의 알을 구하려고 목숨 걸고 바위투성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조류학자의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최고의 환경 교육은 자연 직접체험” 구달 박사는 “인간은 지구 상에서 걸어다니는 모든 생명체 가운데 가장 똑똑한데 어떻게 이 세상을 망가뜨릴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최고의 환경 교육은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서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구달 박사의 발걸음은 쉴 새가 없다. 홍콩, 타이완, 일본,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온 그는 29일 광릉 수목원을 둘러보고 30일에는 이화여대, 경희대 등에서 강연하고서 영국으로 돌아간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지섭, 기억에 남은 여행친구 ‘두식앤띨띨’…“묘해”

    소지섭, 기억에 남은 여행친구 ‘두식앤띨띨’…“묘해”

    ‘소지섭의 길’로 작가변신을 한 배우 소지섭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친구로 ‘두식 앤 띨띨’를 소개했다.작가 이외수, 가수 타이거JK 등 각계 유명인과 함께 여행하며 나눈 이야기를 책에 담았던 소지섭은 이 중 아티스트 ‘두식 앤 띨띨’을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친구로 꼽았다.‘두식 앤 띨띨’은 2003년부터 일러스트레이션을 바탕으로 그래픽 디자인 편집디자인 사진 영상 애니메이션 인테리어 등 미술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아티스트 이고은과 이정헌의 예멍이다.소지섭은 포토에세이 기획에 앞서 두식 앤 띨띨의 일러스트를 본 후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이 작품의 주인공들을 만나고 싶다”고 제안해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지섭과 두식 앤 띨띨, 세 사람은 DMZ와 두타연을 여행하며 트라이앵글 모형으로 서서 각자의 사진기로 서로를 찍어주기도 하고 바위 위에 앉아 그림을 그리며 자신들의 꿈과 소신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등 이색적인 작업을 펼쳤다.특히 세 사람이 옅은 회색빛 벽에 나란히 기대어 정면을 바라보고각기 다른 표정으로 찍은 세 컷의 사진은 소지섭이 직접 제안하고 연출한 사진이다. 사진 속에서 세 사람은 매우 다른 것 같지만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맑고 투명한 느낌을 전했다.소지섭은 “두식앤띨띨은 묘한친구들”이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 평생 할 수 있다니 부럽다. 깊은 인상을 준 인물들”이라고 소감을 밝혔다.사진 = 소지섭의 길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산다라박, 추석에 한복대신 ‘웨딩드레스’ 맵시 뽐내▶ ’장키’ 김현중, ‘어린왕자’ 러블리펌으로 풋풋 대딩▶ 아이유-이루, ‘잔소리’ 개사 ‘알소리’ 불러 화제▶ 이해인, ‘아이니드어걸’ 패러디..김영철과 키스▶ 닉쿤, 태국CF사진 공개…"너무 높이 뛰었나?"
  • [CEO 칼럼] 노사문화 선진화의 길/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CEO 칼럼] 노사문화 선진화의 길/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최근 고용노동부에서 선정한 노사문화대상 결과가 나왔다. 심사평이 여느 때와 좀 달랐다. 그동안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막무가내식이고 전투적이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제는 선진국형 노사관계가 정착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우선 경영자의 한 사람으로서 반가움이 앞섰다. 정말 요즘은 연례행사 같던 노사분규도 서로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려는 것이 대세인 것 같아 다행스럽다. 공기업들도 2008년 정부로부터 공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사문화 선진화’라는 과제를 받았다. 사실 공기업 노사가 본질적으로 민간 부문과 다르고 역사도 그리 길지 않아 딱히 벤치마킹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했다. 나눠먹기식 공기업 노사관계의 패러다임과 투쟁 일변도의 관행을 상생과 협력 관계로 바꾸기 위해 필자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노사 선진화가 필요한 지’를 직원들에게 설득시키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답은 법과 원칙에 입각한 ‘지속가능 경영’에서 출발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회사가 경쟁 속에서 생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편의 노력만이 아니라 결국 한 배를 탄 노사가 문제를 같이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제 기업의 목표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정도와 윤리, 자율경영을 토대로 한 합리적인 공동의 비전과 목표가 있어야 사상누각이 아닌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였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한 끝에 나온 첫 시도가 민간기업식 성과보상제의 도입이었다. 주인의식으로 무장해 업무성과를 내는 직원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그에 합당하게 보상해서 글로벌 수준에 맞는 회사로 성장시키자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출발은 순조롭지 못했다. 삐걱거리는 소리는 컸고 각각의 목소리마다 주장만 있을 뿐 다른 생각에 귀기울이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역시 노사선진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직원들의 고정관념, 그리고 인식의 차이였다. 리더와 직원 간 소통의 미흡으로 신뢰도가 부족했고, 공기업의 특성상 경영환경 변화에 느리며, 적당한 타협 문화가 뿌리깊게 막혀 있었다. 하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생각으로 소통을 위해 계속 문을 두드렸고, 결국 1년여 만에 그 문이 열렸다. 갈등 속에서도 상호 신뢰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 시간들이었다. 요즘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까지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을 보면 시작은 힘들었지만 노사문화 선진화의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하게 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기업 경영뿐 아니라 노사문화에도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었다. 노사문화 선진화를 만들어내는 시작이자 끝은 다름 아닌 지속성장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노사 간의 신뢰라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 단 한 번의 노사 분규도 없었던 기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9·11 테러 당시 글로벌 항공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으로 다른 회사들이 모두 망해 갈 때 직원들이 스스로 비행시간을 늘리고 서비스 질을 높여 위기에서 벗어났다. 오히려 위기의 순간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위기와 불황도 노사가 같은 목표를 갖고 나아가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을 늘 대비하고 혁신하려는 노사 간의 소통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노사문화 선진화 과정은 쉬운 길이 아니다. 하지만 지속성장과 신뢰, 상생과 믿음, 이 중요한 키워드들을 기억하고 노사가 함께 멀리 보며 변화에 조금만 더 빠르게 대응한다면 노사 모두 그 튼실한 결과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노사문화대상을 받은 기업들의 노사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이런 상생과 협력의 노사문화가 기업 전반에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 노원, 불암산 둘레길 완성

    제주도 올레길이 있다면, 노원구에는 ‘불암산 둘레길’이 있다! 불암산 둘레길은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경계에 있는 총 18㎞의 중장거리 트레킹 코스로 최근 완성됐다. 구는 총 3억 5000만원을 들여 지난 3월부터 6개월간의 공사 끝에 노원구와 남양주시에 산재한 기존 등산로와 산책로를 하나의 횡단형 트레킹 코스로 조성했다. 계곡과 계곡 사이 단절 구간 16곳에 나무다리를 신설했고, 가파른 언덕에는 나무계단 272단을 설치했다. 트레킹 코스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평상과 의자 등 간단한 휴게시설을 갖췄다. 조망 명소도 확보해 놓았다. 또 등산객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남양주시와 협의해 안내체계도를 통일적으로 정비해 종합안내판 5개와 방향표지판 76개를 설치했다. 불암산 둘레길은 불암산 기슭과 중턱부를 오르내리며 불암산의 수려한 자연경관 및 생태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10㎞의 ‘하루길’ 코스와 노원구 공릉동 일대 산길을 돌며 태릉과 강릉, 육사 등의 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소 짧은 8㎞의 ‘나절길’ 코스로 나누어진다. 하루길 코스는 덕능고개~넓은마당~넓적바위~104마을갈림길~삼육대갈림길~불암사~불암산 정상~덕능고개 구간이다. 나절길 코스는 104마을갈림길~공릉산백세문~삼육대정문~삼육대갈림길 구간이다. 구 관계자는 15일 “앞으로 불암산 둘레길과 수락산, 중랑천을 연결하는 노원 둘레길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갈 수 있는 수락산과 불암산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낙지머리 카드뮴’ 진실은…

    ‘낙지머리 카드뮴’ 진실은…

    서울시가 발표한 이른바 ‘중금속 낙지머리’를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혀 다른 견해를 제시해 주목된다. 서울시가 낙지와 문어의 머릿속에 든 내장과 먹물 등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밝힌 것과 관련, 식약청은 “낙지와 문어는 안전하다.”고 정면으로 치받는 등 조사 방법과 해석을 놓고 전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시민들은 “도대체 낙지를 먹으라는 말이냐, 먹지 말라는 말이냐.”며 객관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식약청은 14일 “내장이나 먹물 등 낙지의 특정 부위만을 조사한 서울시의 조사방법이 일반적인 중금속 조사방식과는 다르다.”면서 “서울시의 검사치는 잘못된 검사방법으로 산출한 과장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앞서 13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9건의 낙지와 4건의 문어 머리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치(1㎏당 2.0㎎)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검사 결과 중국산 낙지의 머릿속 내장에서 ㎏당 최고 29.3㎎의 카드뮴이 검출됐고, 문어 머리에서는 기준치를 15배 이상 초과한 31.2㎎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약청은 “낙지에서 내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시험 결과는 안전관리 기준치 이하”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당 31.2㎎의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밝힌 문어의 경우 낙지 전체를 기준으로 한 식약청의 추정치로는 ㎏당 1.7㎎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3건 중 1건을 제외하고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검사 기준에는 없지만 내장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을 고려, 사각지대를 조사했다.”면서 “결국 내장은 카드뮴 덩어리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식약청 관계자는 “특정 부위만을 따로 조사하는 법도 없고, 부위별로 중금속 기준치를 따로 정하지도 않는다.”면서 “(문제의 낙지와 문어는) 안전하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식약청은 검사한 샘플의 대표성도 지적했다. 13건에 불과한 ‘샘플’에서 얻은 결과를 국내에서 소비되는 모든 낙지와 문어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 기관이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자 외식업계와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서울 무교동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대로라면 낙지를 먹지 말라는 것 아니냐.”면서 “식약청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밝혀 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두 기관의 다른 주장에 소비자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특히 국민의 관심이 큰 음식물 등에 관한 조사결과 발표는 정확성과 종합적인 지표를 통한 것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번 조사결과 발표에도 오염 원인과 경로,유통 단계 등이 제대로 적시되지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는 지적이다. 두 기관의 주장엔 ‘어디서 어떻게’가 빠져 있다.  특히 낙지는 ‘펄속의 산삼’으로 불릴 정도로 영양가가 높아 관심도를 더했다. 인·철분·비타민·코발트·망간 등이 빈혈 예방과 정력 증진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방지하는 DHA가 함유돼 있다. 또 먹물은 항암·항균작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낙지 등 수산물에서 나오는 먹물을 분리하면 항암 활성이 강한 뮤코다당류가 포함돼 항암효과 외에도 방부작용 및 위액분비 촉진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은 머리에 영양성분이 많아 유익한 줄 알고 익혀 먹었다.”면서 “전체 중 일부에서 카드뮴이 축적돼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로서는 좋을 것은 없는만큼 가능하면 머리 부위는 안 먹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힘없는 소한테 낙지 서너마리를 먹였더니 벌떡 일어났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대체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아리송해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얘기하는 이도 많았다.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바다와 갯벌에 중금속이 누적됐고 그 결과 작은 생물들이 중금속에 노출됐으며, 결국 문어나 낙지 등도 중금속에 오염된 먹이를 먹고 카드뮴 등이 쌓였다는 논리다. 카드뮴은 바위의 풍화작용 등으로 토양에 녹아 있거나 산업 및 농업 폐수로 유입되는 중금속으로, 체내에 들어오면 배출되지 않고 쌓인다.   최영훈·안석기자 ccto@seoul.co.kr
  • [CEO 칼럼] 백두대간 종주로 찾은 ‘야성 경영’/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CEO 칼럼] 백두대간 종주로 찾은 ‘야성 경영’/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지난주에 직원들과 설악산에 다녀왔다. 3일 동안 비를 맞으며 100리 산길을 행군한 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백두대간 종주 계획을 세워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을 종주한 후 드디어 지난해에 설악산을 지나 휴전선 아래 진부령까지, 전 임직원이 6년간 백두대간 300㎞ 종주의 대장정을 끝마쳤다. 그런데 그 종착점인 진부령에서 올해 다시 지리산을 향해 출발한 것이다. 우리 회사의 야성과 도전의 기업문화가 발원한 곳이 바로 백두대간이고, 그 도전의 정신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온 길을 다시 그대로 왕복해 내려가기로 한 것이다. 첫날부터 비가 주룩주룩 오기 시작했다. 취재차 동행한 기자들이 물었다. “출발부터 이래서 산행이 가능합니까?” 그러나 직원들은 태연하다. 우리는 시작하기도 전에 갖는 두려움과 부정적인 마음이 혁신을 방해하고 현실에 안주토록 한다는 것을 지난 6년간의 종주를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출발 후 5분이면 온몸은 젖을 것이고, 한번 젖은 몸은 다시는 젖지 않는다.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내 스스로의 긍정적인 마음이다. 진부령을 출발하여 대관령에 이르는 곳곳에 폭우로 길이 유실되고 아찔한 낭떠러지 길도 있었지만 조심조심 지나며 산길 16㎞를 걸었다. 둘째 날 새벽, 텐트 밖으로 굵은 빗소리가 계속되자 외부 인사들은 또다시 불안한 기색으로 물었다. “오늘도 갑니까?” 이튿날 코스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험준한 구간이다.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세 시간가량 수직으로 치고 올라가 다섯 시간에 걸쳐 공룡능선을 넘어야 한다. 공룡능선은 설악산을 남북으로 가르는 척추 격으로, 마치 공룡 등의 돌기처럼 능선에 다시금 높은 봉우리들이 줄지어 있어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악명 높은 코스로 통한다. 일행은 날카로운 바윗길과 미끄러운 흙길을 지나고, 밧줄을 잡고 까마득한 암벽을 내려가기도 하며 악전고투 속에 빗속의 공룡능선을 넘어 희운각에 도착했다. 그렇게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중청까지 2㎞의 급경사 계단 길을 두 시간 반 동안 기어오르다시피 했다. 물론 나도 막막할 정도로 힘이 들고 다리는 마비된 것처럼 천근만근 무거웠다. 그러나 묵묵히 따라오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힘들어도 주저앉을 수 없었다. 결국 사투 끝에 직원 모두 개선장군이 되어 월출(月出)을 보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특히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첫 종주에 성공한 신입사원들이 가엾기도 하고 대견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그들은 인생 전체를 지탱할 야성을 찾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믿음과 사랑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불과 7년 전, 종주계획을 발표했을 때 외부에서는 ‘홍보성 이벤트’로 여겼고, 내부 반응은 ‘그것이 가능한가’라는 의심과 ‘여기가 군대냐’는 불만이 반반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 텐트나 대피소에서 비좁은 칼잠을 자고, 직접 밥을 해먹으며 100리 길을 함께 걷고 나면 ‘동료’를 넘어 ‘전우’가 된다. 또한 부정적인 생각도 벗어던지게 된다. 온몸의 에너지가 소진된 채 가도 가도 끝없는 길을 걸으며 ‘나는 왜 여기 있는가’를 생각하면 자기 존재의 밑바닥부터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런 고통 속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시작하기도 전에 지레 겁 먹고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게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된다. 나는 백두대간에서 ‘야성 경영’을 찾았다. 사람이 야성을 잃으면 위기에 처하듯이 기업도 야성을 잃으면 무너진다. 종주를 통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와 승부근성으로 한계에 도전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되었고, 이를 통해 회사의 경영실적도 크게 향상되었다. 직원들도 야성을 되찾았다. 빗속에서 빗물 섞인 도시락을 먹으면서도 즐겁게 웃고, 안경이 날아갈 정도인 초속 30m의 강풍 속에서도 바위를 붙잡고 정상에 기어오르며, 뙤약볕 속에서 마지막 남은 물 한 모금까지 동료에게 양보한다. 이런 큰 변화의 선물을 안겨준 백두대간에 감사할 따름이다.
  • [NTN포토] 엄태웅 ‘가위바위보 해요’

    [NTN포토] 엄태웅 ‘가위바위보 해요’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경상북도, 경주시가 공동 주최한 2010한류드림페스티벌이 10일 오후 경주 실내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류스타 김범, 엄태웅, 윤상현은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를 비롯한 미국 스웨덴 등 세계 각지에서 한류를 찾아온 팬들에게 다양한 공연과 함께 선물을 증정했다.12일까지 열리는 2010한류드림페스티벌은 한류스타와의 만남에 이어 한류스타와 함께하는 이영희 한복 패션쇼, 한류드림콘서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진다.문창호 기자 경주(경북) press@seoulntn.com
  • 경북 청송 제1경 신성계곡 ‘백석탄’

    경북 청송 제1경 신성계곡 ‘백석탄’

    어느 지방을 가도 ‘8경’은 꼭 있습니다. 워낙 흔해 이름값이 뚝 떨어지긴 했으나,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니만큼 무시하기도 어렵습니다. 경북 청송에도 8경은 있습니다. 제1경이 어딜까요. 주왕산국립공원이나 주산지 등 ‘전국구’ 관광 명소들이 퍼뜩 떠오릅니다. 그런데 참 뜻밖입니다. 8경 중 으뜸이라 할 제1경의 자리에 신성계곡이 앉아 있네요. 계곡 길이는 상류 방호정부터 백석탄까지, 약 15㎞ 정도 되지요. 청송을 에둘러 돌아가는 동안 다양한 형태의 기암절벽과 맑은 물, 너른 자갈밭과 울창한 소나무숲을 아낌없이 내줍니다. 주변에 고즈넉하게 들어앉은 산간마을들은 풍경의 덤입니다. 아직은 다소 이릅니다만, 그 계곡에도 차분하게 가을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내’라는 뜻이라지요.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신성계곡 백석탄(白石灘) 위에 가만히 앉아 있자면 마음 또한 차분해지고 정갈해지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주왕산의 기상 이은 신성계곡 청송으로 가는 길은 어디라 할 것 없이 붉은 빛 일색이다. 여름 햇살에 데인 사과도, 청송이 자랑하는 청양고추도, 알 굵은 대추도, 모두 붉게 물들었다. 과학계에서는 어지러워진 계절의 순환을 탓하지만, 가을은 이르지도, 더디지도 않게 청송을 찾은 셈이다. 청송은 어디를 통해 들어가든 높은 재를 넘어야 한다. 그만큼 궁벽한 곳이란 얘기다. 산이 높으면 골 또한 깊은 법. 바꿔 보면 그만큼 계곡이 잘 발달했다는 뜻도 된다. 주왕산은 거대하고 장엄한 암벽이 눈에 띄는 산이다. 고전 지리서 택리지(擇里志)가 ‘모두 돌로써 골짜기 동네를 이루어 마음과 눈을 놀라게 하는 산’이라 상찬한 것도 그런 연유다. 맹장(猛將) 아래 약졸(弱卒) 없다고, 이런 주왕산의 기상을 이은 신성계곡 또한 그 자태가 더없이 당당하다. 신성계곡의 미덕은 골이 깊은 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접근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성계곡과 나란히 도로가 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더 이름나 있긴 하나, 계곡으로 내려서는 포인트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라면 얘기가 다르다. 선 굵은 암벽 앞으로 그리 깊지 않은 계곡수가 흘러 가고, 차고 맑은 물 속엔 꺽지와 다슬기 등이 ‘물과 거의 비슷한 양’으로 살아간다. 절정의 휴가철이 지난 시기에도,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신성계곡을 찾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신성계곡으로 내려서는 첫 번째 장소는 안덕면 신성리의 방호정(方壺亭·경상북도 민속자료 제51호)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철제다리를 건너 서면 절벽 위에 매달려 있는 듯한 방호정이 보인다. 1619년 조선 광해군 11년에 방호 조준도가 어머니의 묘를 볼 수 있는 곳에 세운 정자다. 처음엔 사친당(思親堂)이라 했다 하니 어머니를 그리는 조준도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여실히 전해 온다. 정자 주변엔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짙은 숲을 이루고 있다. 또 뱀처럼 굽돌아 가는 물줄기가 절벽 아래를 휘감고 지나는데, 곳곳에 소(沼)를 만들어 풍취를 더하고 있다. ●마음을 씻고, 갓끈도 씻고 방호정에서 4~5㎞를 내려와 사과밭이 늘어선 언덕에 이르면 장대한 붉은 바위절벽이 두 눈에 가득 찬다. 청송 관광안내 책자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신성계곡의 ‘아이콘’이다. 규모로만 보자면 중국의 적벽에 견줄 만하다. 그런데 이름이 없다. 이 정도 ‘근육질’의 절벽이라면 여타 지역에선 벌써 그럴싸한 이름을 지어줬을 터.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저 ‘신성계곡’이라 불릴 뿐이다. 적벽은 고개를 넘어 만나는 삼거리에서 근곡리 방향으로 우회전한 뒤 다리 왼쪽으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다. 신성계곡의 절정은 백석탄이다. 말 그대로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내’다. 냇가엔 수천, 수만 년의 시간이 깎고 다듬은 흰 바위들이 널려 있다. 희다 못해 푸른 빛이 감도는 돌들이다. 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약 7000만년 전에 이뤄진 화산활동의 결과물로, 용암이 빠르게 흐르다 이처럼 이채로운 모양새로 굳었단다. 백석탄은 지질학적으로 보면 ‘포트홀’(pot hole)이다. 오랜 세월 흐르는 물로 인해 하천 암반에 생긴 깊은 구멍을 일컫는 용어다. 고와리(高臥里)라는 지명 또한 이곳 풍경을 두고 ‘와 이리 고운가.’라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백석탄으로 내려가려면 사유지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가는 길에 뚜렷한 이정표가 없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적벽에서 안동 방향으로 내려가다 ‘송탄경주김공조기백석탄 입구’란 팻말이 서있는 곳이 백석탄 입구다. ●양반집, 중인집 들여다볼까 예전 양반의 집과 중인의 집을 비교하며 둘러보는 것도 재밌다. 청송의 대표적인 고택은 송소고택. 조선 영조 때 만석꾼 심처대의 7대손 송소(松韶) 심호택이 지은 집이다. ‘덕천동 심 부자댁’이라고도 불리는 99칸짜리 대저택이다. 1880년께 지어졌으니, 12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다. 강병극(54)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축제담당은 “우물 세 곳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졌던 작은 건축물이 사라져 실제는 96칸”이라며 “전부 춘양목으로 지어진 전형적인 경북 북부 양반가옥”이라고 설명했다. 춘양목은 궁궐 건축에만 사용됐던 금강송의 다른 이름이다. 왕족도 아닌 양반집에 춘양목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그는 “조선 후기엔 유교적 질서가 많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각 건물에 독립된 마당이 있는 것이 송소고택의 특징. 저마다 공간이 구분되어 있는 조선시대 상류층 주택의 전형적인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이에 견줘 청운동 성천댁(星川宅)은 정면 5칸, 측면 4칸 등 최소 규모로 지은 아담한 ‘ㅁ’자 집이다. 건립연도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대략 18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작은 건물 안에 사랑채와 안채, 대청, ‘정지’(부엌의 방언) 등이 같이 붙어 있다. 그래도 격식은 갖추겠다고 그 작은 건물 가운데 마당을 냈다. 안마당의 크기는 가로 세로 3~4m 정도. 딱 손바닥만 하다. 이 때문에 ‘한 칸의 뜰집’이라고도 불린다. 강 축제담당은 “지붕 용마루 양쪽에 공기 흐름을 위해 구멍을 낸 ‘까치구멍집의 확장판’”이라며 “경북 북부 중인층 가옥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청송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대구 방면)→서안동 나들목→34번 국도 안동방향→진보면→31번국도→청송 순으로 간다. 백석탄 등 신성계곡을 먼저 둘러보려면 안동 시내 지나 송천교차로 우회전→35번 국도→길안면→송사삼거리 좌회전→930지방도→백석탄 순으로 간다.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873-0101. ▲맛집 청송읍에서 주왕산 쪽으로 3㎞쯤 올라가면 달기약수가 나온다. 얼핏 관광지처럼 생각되지만, 거대한 닭백숙 타운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닭백숙집들이 들어서 있다. 얼거나 마르지 않으며 사시사철 물의 양이 똑같다는 달기약수로 끓여 닭백숙의 맛이 한결 좋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말이다. 신탕초막식당(873-3356), 예천식당(873-2169)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닭백숙 3만~3만 5000원, 토종닭불백 3만 5000원, 옻닭 3만 5000~4만원. ▲잘 곳 송소고택에서 한옥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만~18만원. 873-0234~5. 고와라 펜션은 이상훈 도예작가가 운영하고 있는 가마터를 겸한 펜션. 이 작가는 청송백자 제작기법 전수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단체의 경우 도자굽기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5만~10만원. 011-879-4243. ▲둘러볼 곳 주왕산과 절골계곡, 주산지 등은 ‘전국구’ 관광명소. 용전천 인근 현비암, 달기약수 위쪽의 달기폭포, 송소고택 인근의 청송양수발전소 등도 볼 만 하다.
  • 콜롬비아 하늘 가로 지른 불덩어리 알고보니…

    콜롬비아 하늘 가로 지른 불덩어리 알고보니…

    콜롬비아정부는 하늘을 가로질렀던 거대한 불덩어리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8일 현지 매체(콜롬비아 리포츠)를 통해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 정부가 1000명에 이르는 수색대와 경찰 헬리콥터를 동원했지만 운석이 떨어진 곳을 찾지 못했다. 목격자들은 지난 5일 오후 3시15분께 산탄데르 주에서 하늘에 거대한 불덩어리가 나타나 엘모로 산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오라시오 세르파 주지사가 소집한 산탄데르 위원회는 “운석 중에 철분이나 바위 그리고 얼음으로 구성된 석질운석의 종류로 보인다. 그 운석은 종종 공중에서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기에 지상에서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또 콜롬비아국립대학의 천문학자 그레고리오 포르틸라는 “매년 지구에는 약 30개의 운석이 떨어진다. 운석은 음속의 5배에 이르는 초당 11~70km의 속도로 이동하는데 대개 공기 중이나 지구 표면에 부딪칠 때 소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콜롬비아정부는 다른 운석으로 예상되는 콜롬비아 서부 발레 델 카우카 지역에서 들린 두 번째 폭발음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콜롬비아 스페인어 신문 ‘방과르디아 리버럴’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동남권 신공항 놓고 ‘감정싸움’

    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 선정을 앞두고 영남권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전이 뜨거워지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김연수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7일 신공항을 경남 밀양에 건설할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김해 봉화산을 절반 정도 깎아야 한다는 부산발전연구원의 주장과 관련해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논리를 결여한 감정적인 주장”이라면서 발끈했다.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신공항 입지를 놓고 경합하는 가운데 부산을 제외한 대구 등 나머지 영남권 지자체들은 그동안 밀양이 신공항 입지로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점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는데 부산이 네거티브 전략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부시장은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방향의 진입표면은 장애물을 반드시 제거해야 하지만 봉화산(해발 140m)은 항공기 선회구역에 해당하는 원추표면에 있어 반드시 자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라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해 김포, 울산, 여수공항과 성남공항 등도 항공기 진·출입 절차를 보완해 장애물을 피해 운항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산발전연구원은 6일 신공항 밀양 후보지에 대한 종합적인 환경영향 평가서인 ‘동남권 신공항 밀양 입지 시 환경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밀양 신공항 입지의 문제점에 대해 제기했다. 보고서는 비행기의 선회구간 확보를 위해 봉화산 4개 산봉우리를 모두 높이 75m까지 절개해야 한다고 분석해 놓았다. 이럴 경우 봉화산의 상징이자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바위 정상부가 절개되고 인근 사자바위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광역기반연구실장은 “봉화산을 비롯한 전체적인 산지 절개에 따른 복구비용 등 비용만 수천억원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주장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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