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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백제서 계승된 ‘부사칠석놀이’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백제서 계승된 ‘부사칠석놀이’

    부사칠석놀이는 사득·부용 설화에서 유래된 전통놀이다. 이생에서 이루지 못한 부용과 사득이의 사랑을 사후 주민들이 풀어주면서 마을의 부흥과 화합을 이뤄냈고, 세시풍속과 연계돼 전통문화로 전승됐다. 백제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부사칠석놀이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중단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다 1990년 지역 주민과 향토사학자, 지역 대학교수 등이 의기투합해 당시 생존해 있던 80~90세 마을 어른들의 고증을 거쳐 부활시켰다. 1993년 보존회가 결성되고, 94년 제35회 대한민국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비롯해 각종 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놀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난 4월에는 대전 중구 향토문화유산보호위원회가 부사칠석놀이를 제1호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부사칠석놀이는 지명설화에서 유래됐듯 선바위 치성과 합궁놀이, 부사샘치기놀이를 중심으로 총 일곱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남녀노소 마을 주민 150여명이 참여해 총 35분간 진행된다. 특히 우리나라 민속놀이 가운데 ‘여름’ 놀이가 적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고,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한 농경관습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두 마을 사람들이 만나는 ‘오작교’는 화해와 상부상조의 뜻을 담고 있다. 부용과 사득의 합궁놀이는 다른 지방에서 찾아볼 수 없으며, 샘치기 노래와 부용·사득이의 노래는 대전지방 웃다리 농악의 독특한 가락을 보여준다. 놀이는 예전에 음력 7월 7일에 마을 행사로 하루동안 진행됐는데 각종 수상 소식과 입소문으로 최근에는 지역의 각종 축제와 민속행사에 초청받아 공연된다. 그러나 참가자들이 고령의 주민들이다 보니 정작 칠석날에는 선바위 치성과 복지회관에 조성한 샘에서 고사를 지낸 뒤 주민과 시민의 안전을 기원하는 농악을 공연하고, 마을 어른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캐나다 탐사팀 “버뮤다 삼각지대서 아틀란티스 발견”

    버뮤다 삼각지대 구역에서 전설의 제국 아틀란티스를 발견했다는 발표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 탐사팀이 버뮤다 삼각지대 내에서 가라앉은 수중도시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RT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탐사팀은 잠수로봇을 이용, 버뮤다 삼각지대 내 쿠바와 가까운 지점에서 수중도시를 발견했다고 한다. 해저 700m 지점에서 발견됐다는 도시에는 최소한 4개의 자이언트 피라미드와 웅장한 스핑크스, 기타 건축물이 보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라미드 중 1개는 크리스탈로 제작된 듯하다고 보도돼 해저도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외신은 “글이 새겨진 바위가 다수 존재한다고 한다.”며 상당한 문명을 가진 국가나 도시가 대서양에 가라앉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탐사팀 관계자는 “중미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도시가 분명하다.”며 “테오티우아칸처럼 상당히 발전한 문명을 가진 도시나 국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없는 단계지만 자연이 그토록 정교한 건축물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본다.”며 아틀란티스의 발견을 확신했다. 아틀란티스 제국는 약 1만 년 전에 홍수나 지진, 화산폭발 등 큰 자연재해로 대서양 밑으로 가라앉았다는 전설의 섬 국가다. 손영식 해외통신원voniss@naver.com
  • [어린이 책꽂이]

    ●바이블 그림 탐정(피터 마틴 글, 피터 켄트 그림, 권기대 옮김, 베가북스 펴냄) 성경판 ‘윌리를 찾아서’다. 책장을 펼치는 순간 수많은 지혜와 재미가 쏠쏠하게 찾아온다. 성경 속 보물을 찾는 슈퍼 탐정으로 변신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옛 성경시대의 아늑한 휴식처인 감람나무도 찾아야 하고, 바위 뒤 숨어있는 미디안의 스파이도 잡아야 한다. 돌팔매로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소년 다윗도 엿본다. 1만 1500원.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카트린 르블랑 글, 롤랑 가리그 그림, 이주영 옮김, 책과콩나무 펴냄) 동물들만 놀 수 있는 놀이공원, 일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은 크리스마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요? 그림 속 ‘나’는 가장 친한 친구를 국무총리로 임명해 하루 종일 함께 케이크를 먹는다. 또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나눠주고, 군인아저씨에게 총대신 베개를 쥐어준다. 1만 2000원. ●똥 똥 개똥밥(김하루 글, 박철민 그림, 미래아이 펴냄) 똥강아지 보배는 솔이가 학교 가는 시간에 아침밥을 먹는다. 그리고 꼭 똥을 눈다. 마당에서 톡톡 공도 굴려보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심심했는지 어슬렁어슬렁 나무 그늘로 가서 길게 누워 잠을 잔다. 하찮은 개똥이 자연에서 소중한 음식이 되는 행복한 나눔의 과정을 다뤘다. 동시가 살아있는 그림책. 경쾌하고 발랄하다. 1만원.
  • [책꽂이]

    ●에세이로 읽는 한국 100대 명산(한상갑 지음, 깊은솔 펴냄) 2009년 3월 경남 사천 와룡산부터 2012년 5월 경기도 포천 명성산까지 3년 3개월간 한국의 명산 100곳을 오르내린 저자의 기록물이다. 말이 100곳이지 후반부는 고생의 연속이었다. 100곳이나 꼽다 보니 마지막으로 갈수록 아직은 사람의 발길이 뜸한, 산 속의 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100대 명산에 꽂힌 것은 건강 때문이다. 2003년 간암 진단과 함께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으나 기사회생했다. 거기에는 현대의학도 있었지만 산도 있었다. 책은 그 산들에 대한 감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봉우리나 계곡, 바위에 얽힌 깨알 같은 갖가지 사연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1만 7500원.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정철윤 지음, 에이트포인트 펴냄)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자신에게 던졌을 질문이 책 제목이다. 직장인과 대학생을 상대로 마케팅 강의를 해온 저자는 가치를 높이는 방법인 ‘다름’에 주목하고 그 질문의 답으로 향하는 길을 정리했다. 각계 인사 100명을 인터뷰하고, 다름을 찾아내기 위한 조건과 강점·약점·취미·가치관·도전 등 ‘나만의 무엇’을 찾기 위한 열 가지 혁명 등을 강의하듯 친절하게 소개한다. 1만 4000원. ●강원도의 힘(전예현·신수정·이소영 지음, 문학세계사 펴냄) 강원 출신 현직 기자들이 문화예술의 요람 강원도를 조명했다. 김진선 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김진형 남영비비안 사장 등 강원도 출신 인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낭만도시 춘천, 예향도시 강릉, 문학도시 원주·봉평 등 주제별 매력도 덧붙였다. 최광숙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서문을 썼다. 1만 5000원.
  • 詩語로 풀어낸 江과 인간의 비극

    詩語로 풀어낸 江과 인간의 비극

    시인 김선우(42)의 세 번째 장편소설 ‘물의 연인들’(민음사 펴냄)을 다 읽고 내려놓을 때의 느낌은 ‘시인이 쓴 소설답다.’는 것이다. 애써 골라 쓴 단어들이며 과거나 현상을 보여주기 위해 굵은 글씨체로 강조한 문장들은 딱 시인의 감수성 그 자체다. 지루한 대목이 없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건 아니다. 아무튼 시인의 냄새가 물씬 난다. 처음에는 이 소설이 유경과 7년 전에 사라져 버린 그녀의 연인, 그리고 그녀의 엄마 한지수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물의 연인’은 15살 수린과 17살 해울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김선우가 “2010년에 쓴 초고를 2011년에 절반쯤 덜어 내며 다시 쓰고 2012년에 또다시 절반쯤 덜어 내며 다시 썼다.”고 했는데 아마도 이런 과정에서 물의 연인이 유경과 그녀의 연인에서, 수린·해울로 옮겨 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무자비한 남자의 폭력을 고발하는 페미니즘 소설에서 문명의 폭력을 고발하는 생명소설로 넘어갔다고나 할까. 이야기의 공간은 와이강이다. 와이강은 유경이 태어나 자란 곳이고 그녀의 엄마 한지숙과 10대의 한지숙을 취한 뒤 그녀를 평생 괴롭히는 남자의 고향이다. 그 고향에는 세습 무당인 당골네와 그녀의 손녀딸 수린, 와이강에 버려져 죽을 뻔했다가 구조된 뒤 수린과 오누이로 자란 해울이 살고 있다. 또 와이강은 그 근처에서 발견된 뒤 스웨덴에 입양돼 자란 ‘유경의 연인’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유경의 연인 이름은 스스로 책을 읽어 가며 찾아보는 것이 이 소설을 읽는 재미다. 사람들의 먹는 물로, 물가에서 멱을 감을 수 있는 놀이터로, 그 주변에 야생 수국이 피어 관광지로도 아름다운 와이강은 생명의 원천이다. 와이강에 기대어 사는 생명은 인간만이 아니다. 버들치·놋쇠·물고기·모래무지·꺽지·퉁가리·쉬리·다슬기 같은 물 것들, 쑥부쟁이·달맞이꽃·달뿌리풀·패랭이꽃 등 땅의 것들, 꼬마물떼새·노랑할미새·원앙새·물총새·비오리 같은 날것들에게도 삶의 원천이 된다. 모두 와이강에서 퍼져나가 연어처럼 와이강으로 모여든다. 수천 년을 무심하고 조화롭게 잘 살아왔던 와이강에 ‘강 생명 살리기’ ‘홍수 예방’이라며 흙탕물을 일으키는 인간들이 나타나면서 변고가 생긴다. 강바닥의 바위가 다이너마이트에 의해 폭파당하고 물고기들이 허연 배를 드러내며 죽어 떠올랐다. 와이강과 와이산을 모시는 당골네는 강바닥을 뒤집으면 후환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그 첫 희생자가 손녀 수린이다. 수린은 공사가 시작되자 시름시름 앓기 시작해 점점 상태가 나빠진다. 토하고 쓰러지고 발작을 하다가 언제부턴가 피부에서 진물이 나고 딱딱해지는 등 독일의 추상화가 클레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클레는 ‘유경의 연인’이 좋아하는 화가다. 현대의학에서 수린의 병명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라고 진단된다. 17살의 해울은 원인불명으로 하루하루 죽어 가는 여동생을 살리려면 공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울의 생각은 비상식적인 미신으로 치부된다. 해울의 담임교사인 유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골리앗을 향해 든 다윗의 돌팔매지요. (중략) 신은 다윗의 편을 들었지만 지금의 신은 권력의 편인걸요. 정부에서 하는 일을 어쩌겠어요? 안 그래요?”(177쪽) 유 선생의 이런 발언은 ‘4대강 사업’을 대하던 한국 사람들의 복잡하고 뒤틀린 심사를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꾸준히 반대해 온 김선우가 이 소설을 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강원도 출신으로 시내와 냇가, 강을 보고 자랐을 김선우는 2009년 12월 4대강 사업 예산안이 통과됐을 때부터 많이 아팠고 눈물이 나서 우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녀는 아마도 ‘강변에서 채소를 기르고 심어 자란 콩으로 두부를 만들고 동화를 쓰고 사랑을 하면서 그 옆에서 강이 흐르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런 삶을 꿈꿨을지도 모르겠다. 유경은 자신의 연인을 유혹해 잠자리를 가진 유 선생에게 일종의 화해 편지를 쓴다. 그 편지 말미의 인사말이 독자들에게도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보이는 인연보다 안 보이는 인연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수께끼 같은 인생이고 인연입니다.” 언젠가는 분명 인간을 죽일지도 모를 문명의 무지함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목성, 최근 몇년 새 급격한 변화…무슨일이?

    목성, 최근 몇년 새 급격한 변화…무슨일이?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목성의 토양부터 대기층까지 곳곳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에 따르면 우주를 떠도는 작은 바위들이 끊임없이 목성과 충돌하면서 폭발이 지속되고, 대기층의 색상도 변하고 있다. 구름층 역시 두터워졌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제트추진연구소의 글렌 오톤 박사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목성의 적외선 파장 지도 및 영상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아마추어 천문학회가 촬영한 가시광선 영상과 비교했다. 목성의 적도 아래쪽을 ‘적도 남쪽 벨트’, 위쪽은 ‘적도 북쪽 벨트’라 부르는데, 아마추어 천문학회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목성의 남쪽벨트에서 거대한 갈색의 벨트가 사라졌다 나타나는 현상을 목격했다. 오톤 박사와 동료 연구자들은 2011년 북쪽 벨트 부분의 흰 영역이 점차 커지다 올 초들어 다시 어두워지는 것을 발견했다. 또 적도 북쪽 벨트의 경우 구름마루(산봉우리 같이 우뚝 솟아올라 머리 부분이 뚜렷한 구름)아랫부분은 어둡고 두터워졌지만 윗부분은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남쪽 벨트의 경우 구름마루의 윗부분과 아랫부분 모두 두터워졌다 다시 엷어져 맑아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밖에도 북쪽 벨트에서는 지속적인 폭발의 흔적이 발견됐으며, 우주 암석과의 충돌로 급변하는 대기도 관찰됐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적외선과 가시광선을 이용해 촬영한 목성의 모습에서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오톤 박사는 “일부 변화는 이전에도 관찰된 적이 있지만, 일부는 단 한 번도 관찰된 적이 없는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는 목성의 전 지역에서 동시에 목격되고 있다.”면서 “이런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19일(현지시간) 미국천문학회의 행성학 분과 회의에서 공개됐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30여년 만에 빗장 푼 제주 차귀도

    30여년 만에 빗장 푼 제주 차귀도

    차귀도를 아십니까. 제주시 한경면 자구내 포구에서 2㎞쯤 떨어진 섬입니다. ‘일출은 성산, 일몰은 차귀’란 말이 전할 만큼 제주의 해넘이 명소로 통하지요. 제주 해안에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지만 섬엔 30여년간 사람의 온기가 없었습니다. 1970년대 주민 소개령이 내려진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최근 공휴일 100명에 한해 입도가 허용되면서 차귀도에 점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고 있습니다. 차귀도는 제주 본섬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난 풍경을 감춰두고 있습니다. 제주올레 12코스에 속한 이 구간에서 ‘제주 올레 걷기 축제’도 열린다고 하니, 일정을 그에 맞춘다면 보고 즐길 것 많은 제주 나들이가 될 듯합니다. “서제주의 보석들을 주우며 가는 길”이라고 했다. 제주올레길 12코스에 대한 고광훈 고산 1리 이장의 단상이다. 그는 무릉리 무릉생태학교에서 절부암 전설이 깃든 용수포구까지 가는 동안 수월봉 등 보석 같은 풍경들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보석이 차귀도다. ●“서(西)제주의 보석들을 주으며 가는 길” 차귀도는 면적 0.16㎢로 제주에 딸린 무인도 가운데 가장 크다. 큰섬, 혹은 죽도라고 불리는 차귀도와 매바위(지실이섬), 쌍둥이 바위(썩은 섬) 등 부속섬들이 모여 차귀도를 이룬다. 제주의 서쪽, 고산리 자구내 포구에서 약 2㎞쯤 떨어졌다. 섬은 척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다. 섬의 테두리는 죄다 바다를 향해 솟았고, 중심부는 평지와 얕은 언덕들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섬 주변의 해안절벽들이 인상적이다. 수차례 일어난 화산 폭발의 흔적들이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였다. 인터넷 검색창에 차귀도를 치면 수많은 자료들이 검색된다. 거개가 일몰, 혹은 낚시 명소로서의 차귀도에 관한 내용들 일색이다. 하지만 이 모두가 밖에서 본 차귀도 이야기들일 뿐, 섬의 내면에 대한 언급은 없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1970년대 주민 소개령이 내려진 이후 30여년 동안 섬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제한된 일부의 사람들이 섬을 방문한 이후, 비로소 세상에 제 몸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엄밀히 보자면 차귀도는 제주올레길 구간이 아니다. 대신 ‘차귀도 트레일’이 조성돼 있다. 섬이 작은 만큼 트레일 길이도 1.5㎞로 짧다.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섬이 작다고 담긴 풍경마저 작으랴. 북유럽의 척박한 섬을 연상케하는 이국적인 풍모와 다양한 식생들, 그리고 화산이 남긴 풍경만큼은 여간 옹골차지 않다. 특히 미기록종 동식물이 꾸준히 발견되는 등 학술적 가치도 높다. 2000년에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422호)로 지정된 것도 그런 까닭이겠다. ●볼레기 언덕에 서면 바람이 보인다 자구내 포구에서 ‘도댓불’(어류의 기름을 태워 불을 밝힌 제주 전통 등대)의 배웅을 받으며 5분여 달리면 차귀도다. 섬에 들면 오른쪽에 커다란 해식동굴이 보인다. 고춘자(60) 문화해설사는 “물질을 마친 해녀들이 신나게 놀았던 곳”이라고 전했다. 20여m 쯤 오르막을 오르면 차귀도는 그제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 볼레기 언덕과 등대가 아련하고, 가까이는 사초 등 키 낮은 잡초들이 바람에 일렁이며 아우성을 처댄다. 언덕 오른쪽엔 누군가 살았음직한 건물이 벽만 남긴 채 스러져 가고 있다. 트레킹은 왼쪽 언덕을 오르며 시작된다. 자구내 포구와 멀리 보이는 한라산이 이곳이 제주에 속한 섬이란 걸 새삼 일깨우고 있다. 언덕 꼭대기에 서면 바다 위로 크고 작은 무인도들이 가득하다. 장군바위와 매바위(독수리 바위), 쌍둥이 바위 등 차귀도를 이루는 작은 섬들은 죄다 이곳에 모여 있다. 조막만한 차귀도지만 전해 오는 얘기들은 예닐곱을 넘는다. 우선 길 들머리의 장군바위다. 주민들은 흔히 ‘500장군 바위’라고 부른다.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 할망이 500명의 자식을 두었는데 그 중 ‘막내’가 차귀도 장군바위란다. 나머지 499명은 한라산에 있다는 것. 안내판은 “장군바위는 ‘송이’(Scoria)를 분출한 화산 활동 때 화도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되지 않고 굳어져 암석이 된 것”이라고 적고 있다. 언덕 아래는 붉은 황토 빛깔의 송이 지대다. 일종의 돌숯으로, 화산 폭발 때 고열에 탄 화산석을 가리킨다. 주민들이 ‘부끌레기’라고 부르는 제주의 독특한 광물질이다. 제주 외부로의 방출은 금지돼 있지만, 화장품 등의 원료로 알려져 있어 언제까지 온전한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화산이 만든 해안 풍경을 지나면 볼레기 등대다. 섬 주민들이 ‘볼렉볼렉’(헐떡헐떡) 가쁜 숨을 내쉬며 돌과 흙을 날라 만들었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 등대가 서 있는 볼레기 언덕 또한 뜻은 같다. 볼레기 언덕 아래는 대마 난류와 구로시오 난류의 분기점이다. 늘 물살이 거세지만, 그 덕에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볼레기 언덕에 서면 바람이 보인다. 거센 바람이 불 때마다 사초와 억새들이 일렁인다. 차귀도는 바람 많은 제주에서도 드센 바람으로 유명한 곳이다. 고춘자 해설사에 따르면 평균 초속이 제주 여느 지역에 견줘 두 배가 넘는 9.6㎧에 이른다고 한다. 사초와 억새가 점령한 섬 한 편에서 제주조릿대 군락지가 눈에 띈다. 조릿대를 캐러 차귀도에 오다가 조난 당한 용수포구의 어부와 그를 기다리다 숨진 아내가 등장하는 절부암 전설의 연원이 된 곳이다. ●제주가 가장 아름다울 때 열리는 올레걷기축제 ‘2012 한국 방문의 해 기념 특별이벤트’에 선정된 ‘2012 제주올레걷기축제’가 오는 31일~11월 3일 제주올레 10~13코스 구간에서 열린다. 코스 길이는 평균 16㎞다. 참가자들은 매일 1개 코스씩 5~6시간 정도 걸으며 15개 마을에서 준비한 문화공연을 즐기고 각종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소리울 오카리나 연주, 곶자왈 챔버오케스트라 등 음악공연도 준비됐다. 억새풀 넘실대는 바닷가 언덕에서 듣는 첼로와 바이올린의 앙상블은 정말 감동적이다. 창작 뮤지컬 ‘힐링 제주’, 올레꾼 전통혼례, 도자기 아울렛 등 50여개의 다채로운 체험과 볼거리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안전대책도 마련됐다. ‘나홀로’ 여성 탐방객은 공항 등에서 ‘SOS 단말기’ 대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위급상황 발생시 버튼만 누르면 치안센터 등으로 곧바로 연결된다. 경찰 등 약 600명으로 구성된 올레길 순찰대와 약 150명의 민간인이 참여하는 올레길 지킴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개막행사는 31일 오전 9시 10코스 출발점인 화순 금모래 해변에서, 폐막식은 11월 3일 오후 6시 저지리 녹색체험마을에서 각각 열린다. 폐막식엔 1980년대 최고의 록 밴드로 꼽히는 ‘들국화’가 출연한다. 홈페이지(www.ollewalking.co.kr) 참조.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차귀도는 주말과 공휴일 등에 한해 100명씩만 들어갈 수 있다. 배낭과 스틱 등은 지참할 수 없다. 11월말까지만 운영되다 새해 3월부터 다시 입도가 허용될 예정이다. 배삯은 왕복 1만원이다. 차귀도 뉴파워보트 738-5355. 고광훈 이장 773-1943. -하얏트 리젠시 제주(www.jeju.regency.hyatt.kr)는 제주 올레 걷기 축제 기간 동안 호텔 투숙객 중 올레 패스포트 소지자에게 ‘올레 안전 키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간단한 구급약과 휘슬, 양말, 생수, 올레 코스 지도 등이 들어 있다. 또 모든 올레패스포트 소지자에게는 호텔 정문 앞에 마련된 올레 카페에서 무료로 아메리카노 1잔을 제공하며, 호텔 레스토랑의 메뉴 이용시 10% 할인된다. -제주관광공사가 중문단지 컨벤션센터에서 운영하는 내국인 면세점도 올레 축제 기간 중 축제장에 비치된 할인 쿠폰을 가져온 고객에 한해 10% 추가 할인혜택을 준다.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2) 삼척시 수로부인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2) 삼척시 수로부인길

    ‘자줏빛 바위 가에 암소 잡은 손을 놓게 하시고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신라 33대 성덕왕 때 순정공이 강원도 강릉의 태수로 가는 길에 동행한 수로부인이 바닷가 절벽의 철쭉꽃을 갖고 싶어 하자 소를 몰고 가던 한 노인이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에 반해 노래를 부르며 꽃을 꺾어 바쳤다. 이 노인은 이틀 뒤 용이 수로부인을 바닷속으로 데리고 가자 백성들에게 ‘해가사’를 부르게 해 수로부인을 되찾아 오기도 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신라 향가 ‘헌화가’에 얽힌 이야기다. 구설로, 책으로 전해 내려오던 우리 설화는 이제 사람들의 길 이름, 주소로도 새롭게 의미를 갖게 됐다. 강원 삼척시 ‘수로부인길’이 그곳이다. 수로부인길은 삼척시에서 동해시로 넘어가는 마지막 도로다. 멀리 촛대바위가 보이는 증산해수욕장 해변을 지나고, 60여 가구가 사는 증산마을을 통과하는 수로부인길은 3㎞가 조금 넘는 짧은 거리다. 증산마을은 삼척의 가장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이다. 마을 주위의 산세가 시루처럼 생겼다고 해서 ‘실뫼’나 ‘시루뫼’로 불렸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하며 ‘증산’(甑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수로부인길은 마을을 두루 훑듯이 지나 삼척과 동해의 경계까지 이어진다. 수로부인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촌의 소박한 운치와 동해의 힘찬 기운이 함께 느껴진다. 또 들은 적도 없는 헌화가가 이름 모를 선율과 함께 멀리서 들리는 것만 같다. 해안도시 삼척의 매력을 모두 갖고 있는 도로가 바로 수로부인길이다. ●2009년 증산마을 주민들 공모 통해 재탄생 도로 이름이 원래부터 수로부인길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번으로 삼척시 우지동 산11-2에서 증산동과 갈천동을 지나 교동 413-15를 잇는 도로는 2002년 새주소사업과 함께 당초 ‘증산길’로 결정됐었다. 증산동을 관통하는 길이고, 증산해수욕장 등 주변 관광지를 널리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기존 동 이름을 도로명에 활용하는 다소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증산길’은 증산동 주민만이 아닌 다른 동 주민까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이름이 아니었다. 앞으로 평생을 사용할 도로 이름인데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무엇보다 헌화가와 해가사의 고장으로 알려진 이 지역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도로명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삼척시도 이러한 주민들의 여론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 시로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아이디어이기도 했다. 주민 공모를 통해 ‘수로부인길’과 ‘해가사길’, ‘증산길’ 등 3개 이름이 최종 후보로 올랐고 의견 수렴 결과 ‘수로부인길’이 최종 낙점됐다. 시는 2009년 9월 도로명을 ‘수로부인길’로 새롭게 고시했다. 삼척시 도시디자인과 안덕봉 지리정보담당계장은 “다시 이름이 정해지는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지역의 특성과 의미를 담은 좋은 도로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설화 의미, 독도 수호 의지 담은 관광지 조성 수로부인길을 지나가면 수로부인공원과 이사부사자공원 등 삼척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두루 볼 수 있다. 수로부인공원에 서면 증산마을의 전경과 임해정 옆으로 펼쳐지는 해변이 두루 보인다. 임해정은 수로부인 설화에서 백성들이 불렀던 해가사 설화를 토대로 복원됐다. 이 때문에 수로부인공원은 해가사터로도 불린다. 삼국유사의 문헌으로는 위치를 특정할 수 없지만, 삼척해수욕장의 와우산 끝자락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명 ‘드래건볼’로 불리는 ‘사랑의 여의주’ 조형물은 사랑을 기원하는 기념비로 알려지며 삼척을 찾는 연인들에게 더욱 인기가 높다. 증산마을 옆에 위치한 이사부사자공원은 신라장군 이사부를 주제로 만든 가족형 테마공원이다. 2011년 8월 개장한 이후 누적 방문객이 33만명을 넘을 정도로 수로부인길 인근의 대표 방문지로 인기가 높다. 울릉도와 독도의 옛 이름인 우산국을 신라땅으로 만든 이사부 장군을 기념한 공원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의 사자상들을 볼 수 있다. 신라 지증왕 13년 우산국을 정복하기 위해 싸우던 이사부 장군이 반항하는 섬 주민들을 겁주기 위해 사자 모양의 나무조각을 만들었다는 설화를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들이다. 이사부 장군은 나무 사자상을 배에 싣고 “항복하지 않으면 사자를 섬에 풀어놓겠다.”고 섬 주민들을 협박해 항복을 받아낸 뒤 우산국을 신라 영토로 편입했다는 것. 공원의 사자상들은 매해 8월 이사부광장에서 진행되는 이사부역사문화축전의 나무사자 깎기 대회와 사자탈 만들기 대회를 통해 입상한 작품들이다. 조각가들의 재치를 느낄 수 있는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보는 이들이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올해는 이사부 장군이 독도를 우리 영토로 복속한 지 1500주년이 열린 해였기 때문에 행사의 규모가 어느 때보다 컸다. 삼척항에서 삼척해수욕장까지 동해안을 만끽할 수 있는 새천년도로는 ‘소망의 탑’ ‘조각공원’ 등이 자리해 삼척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힌다. 4.6㎞의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도로로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꼽히기도 했다. 삼척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동해대로는 이름 그대로 동해안을 따라 북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도로다. 7번 국도가 ‘동해’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 글 사진 삼척 안석기자 ccto@seoul.co.kr ●23회는 대전 부용로·사득로를 소개합니다.
  • [김문이 만난사람] 독도연구 위해 귀화한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 호사카 유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독도연구 위해 귀화한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 호사카 유지 교수

    비에 젖은 모습은 참으로 심금을 울린다. 하여 대중가요 노랫말에도 자주 등장한다. 가수 주현미의 노래 중 ‘비에 젖은 터미널’이 있다. ‘밤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젖은 터미널/인적도 없고 밤바람도 차가운데 어이해서 내 마음을 울려주는가/ 아 당신은 무정한 사람 내마음을 울리는 사람~’ 이 대목을 독도로 옮겨 보자. ‘비에 젖은 독도’라고 말이다. 한 일본인, 그러니까 한국으로 귀화한 독도 사랑인이 어느 비오는 날 독도를 갔을 때 ‘비에 젖은 독도’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큰 바위에서, 그 아래 굽이치는 물결과 빗방울의 만남을 보면서 독도의 숨결과 역사를 느꼈다. 온몸에 전율로 다가온 독도는 ‘무정한 당신’이 아니라 오래도록 ‘기다렸던 유정한 당신’이었다. 호사카 유지(56) 교수, 세종대에서 독도종합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토종 한국인보다 더 독도를 사랑하고 연구하고 세상에 ‘독도는 한국땅임’을 알리고 있다. 그는 한국으로 귀화한 뒤 독도를 방문하던 날 그야말로 비에 젖은 독도를 봤다. 너무도 아름다워 홀딱 반했다. 물론 그 이전부터 독도를 그리워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 5일 오전 서울신문 인터뷰룸에서 그를 만났다. 독도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즐거웠고 어투는 일본말이 섞였지만 논리정연했다. 그러면서 결론부터 나온다. “일본의 주장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논리개발이 숙제이며 (그들의)논리가 대부분 드러나고 있다. 감정이 아닌 논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 인천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안식년으로 연구할 시간도 부족할 텐데 요즘 하루 3차례씩 강연을 나간다고 했다. 주제는 당연히 ‘독도’다. 먼저 세종대의 독도종합연구소에 관한 얘기부터 나왔다. “독도 주변의 영유권에 관계되는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독도 연구는 1998년부터 했으니까 14년째가 된다. 정식으로 독도종합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2008년 5월이다. 연구소에는 연구원 3명, 협력교수 5명, 그리고 필요하면 아웃소싱 등을 하면서 연구를 해나가고 있다.” 그는 2003년 귀화했다. 계기가 흥미롭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4강에 진출하는 것을 보고 한국의 잠재력,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한국에 감동하고 귀화를 결심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스포츠 스타가 대부분 재일교포였다. “축구의 가마모토, 야구의 장훈, 역도산, 최배달 등 초인적인 인물들은 전부 재일교포다. 이들을 정말 많이 응원했다. 요즘도 그렇다. 이승엽 선수는 한국에 다시 왔지만 이대호 같은 선수가 한국인이다. 야구경기를 볼 때마다 이승엽과 이대호 선수를 많이 응원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화제가 스포츠로 넘어갔다. 그는 “일본 선수보다 한국 선수들이 착하다. 단결심도 있고 선배를 따르고 그런 점이 매력 있다.”며 웃는다. 일본과 한국 축구경기 때 어디를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한국이죠.”라고 대답한다. 규모면에서 한국 선수들은 일본 선수들보다 한발 더 내디디는 능력이 있다고 표현한다. 얘기가 나온 김에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정말 훌륭하다. 싸이는 개인적으로 안다. 가수 김장훈이 독도행사에 자주 참여했는데, 그때 싸이와 여러 번 만났다. 싸이가 대단한 이유가 있다. 영어를 잘한다. 타고난 유전자가 다르다. 앞으로 한국에는 제2, 제3의 싸이가 나온다. K팝 스타들이 많으니까. 그들은 일본 가수, 중국 가수, 아시아 어느 가수들보다 영어를 잘한다. 노래실력은 물론 퍼포먼스하는 능력이 미국 가수 못지않다.” 그는 스포츠와 연예 분야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신이 났다. “중학교와 대학 때 잠시 야구선수를 했다. 포수와 3루수를 맡았는데 부상을 입어 중도에 그만두었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싸이는 이제 선두로 나섰고 그를 따라가는 가수들이 한국에 많이 나올 것”이라고 거듭 장담한다. 얘기를 다시 독도로 돌렸다. 그는 지금까지 독도를 6번 다녀왔다. 독도의 사계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갈 때마다 독도는 우리들을 늘 기다리고 있었다.”고 피력했다. 맑은 날씨, 흐린 날씨, 비오는 날씨 등에 관계없이 독도는 여전히 그를 반기고 있었다고 부연한다. “비에 젖은 독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맑은 날씨에는 독도의 바위모습이 웅장하게 보였고 비에 젖은 (독도의)바위는 베일에 가려진 신비였다.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사람이 비에 젖은 옷을 입은 것처럼 말이다. 맑은 날씨에는 독도가 생각보다 크게 보였다. 독도는 계절별로 아름다우며 그런 모습을 사랑한다.” 이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들려준다. “일본 측 주장은 이제 성립되지 않으며 극복할 논리개발이 이미 돼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한국은 독도문제와 관련해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일본이 독도 논리를 주장할 때 즉각적으로 받아칠 대응 논리로 맞서야 국제적으로 유리한 여론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 사람들 가운데 일반인들은 독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일본 인구 중 10%가 지식인이라고 하면 그 가운데 5% 정도가 독도 얘기를 한다. 직접 일본에 가서 인터뷰도 했지만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독도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교사의 입장에서 혹시 틀린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일부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했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고 있다. 일본에는 양심적인 교사가 많고 잘못 가르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지식인 중 극히 일부가 독도에 대해 큰목소리를 낸다고 말한다. “독도가 한국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이 같은 주장 뒤에 뭔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왜곡되고 은폐된 내용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측은 역사자료와 논리개발만 제대로 하면 (국제적으로)상당히 유리하다. 일본 측은 지금까지 교묘하게 은폐하고 있다.” 일본은 오는 연말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그런 상황에서 선진국의 이해가 일본 쪽으로 기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세계인들이 독도의 진실을 알 수 있도록 한국 측이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독도문제는 아직 미국의 영향력이 있으며 일본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다시 강조한다. “독도문제에 대해 한국은 논리가 아니라 감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면 손해다. 스스로 목을 조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에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서양에는 이런 속담이 없다. 말을 앞세워서 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본의 주장에 즉각 대응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일본의 주장을 완벽하게 극복할 그런 논리를 내세우는 시스템 말이다. 현재까지 연구해 본 결과 일본의 주장은 왜곡되고 은폐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올해 말 그동안 연구한 새로운 결과물을 국내에서 책으로 내고 내년 초에는 일본어판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독도가 한국땅일 수밖에 없는 자료들을 되도록 많이 축적해 놔야 모든 상황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에서다. 책 속에는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조문에 독도를 언급한 대목이 없다는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그 내용과 관련해서 물었더니 모방송국과 같이 한 것이라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한다. 한국으로 귀화했으면서 왜 일본 이름을 사용하고 있을까. 웃으면서 대답한다. 귀화할 때 법원에 ‘호’씨 성을 갖고 갔더니 담당 직원이 “호씨는 중국 성인데 일본 출신이 쓰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그냥 ‘호사카 유지’로 쓰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한국인 부인과 결혼해 슬하에 2남1녀를 두었다. 자녀들의 성은 어떻게 쓰느냐고 물었더니 “그건 비밀”이라며 웃는다. 부인은 일본 문학동호회 모임에서 만났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말 배우는 데 어려움은 없었으냐고 묻자 “배우면 배울수록 심오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日 도쿄 출생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국 체류 15년만에 한국으로 귀화…2005년 일본계 인사로 보신각 타종 첫 참가 일본 도쿄 출생이다. 1979년 도쿄대학을 졸업했고 1988년 한·일관계 연구를 위해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세종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3년 6월 한국 체류 15년 만에 한국으로 귀화했다. 2005년 8월 일본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8·15 보신각 타종 행사에 참가했다. 2012년 현재 세종대 인문과학대학 교양학부 부교수 및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국립국회도서관 독도자료실 자문위원, 국립국회도서관 홍보대사, 동북아역사재단자문위원, 경북 상주시 홍보대사,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상임이사, 한국일본학회 이사, 단국대 일본연구소 편집위원, 동아시아 일보학회이사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일본제국주의의 민족동화정책분석’(2002), ‘일본고지도에는 독도가 없다’(2005), ‘일본역사를 움직인 여인들’(2006),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2007), ‘우리 역사 독도’(2009), ‘대한민국 독도-일본 논리의 종언’(2010), ‘대한민국 독도교과서’(2012) 등이다. 번역서로는 ‘독도·다케시마 한국의 논리’(2004), ‘한국전쟁’(2006) 등이 있다. 이 밖에 한·일관계사, 독도영유권 문제, 역사교과서문제, 야스쿠니신사문제, 한류와 일본의 우익사상 등에 관한 논문이 다수 있다.
  • 경북 문경 ‘토끼비리’

    경북 문경 ‘토끼비리’

    길이 산을 만나면 재가 되고 강을 만나면 나루터가 됩니다. 그런데 발로 넘을 수도, 배로 건널 수도 없는 강변 절벽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처럼 힘 좋은 건설 장비가 없던 시절엔 오로지 사람의 힘만으로 절벽을 깎아 길을 내야 했을 겁니다. 산자락 낮은 곳을 골라 안부를 만들고, 그곳을 기반 삼아 돌을 나르고 석축을 쌓아 잔도를 만들었겠지요. 바로 그런 길, 그러니까 돌 틈 사이사이로 선인들의 땀방울이 맺혀 있고, 닳고 닳아 반들반들해진 바위마다 오가던 보부상들의 체취가 고여 있을 것 같은 길이 경북 문경의 토끼비리입니다. 풍경으로만 보자면 길은 그리 빼어날 게 없습니다. 한데 길에 축적된 시간의 크기가 주는 감동은 여느 옛길에 견줘 한결 묵직합니다. 선인들의 흔적이 절벽길 곳곳에 화석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지요. 길이 국가지정 문화재가 된 것도 그런 이유일 겁니다. 오가는 길에 문경 온천에 들러도 좋겠습니다. 짧은 가을 하루가 준 감동을 반추하기에 이보다 좋은 공간은 없겠지요. ●옛기억과 만나는 옛길… 국내 첫 명승 지정 우선 이름의 연원부터 짚자. 그래야 길의 모양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이희경 문화해설사가 ‘신증동국여지승람’을 근거 삼아 전하는 얘기의 얼개는 이렇다. 927년 9월쯤이었다. 후백제 견훤의 침입을 받아 나라의 운명이 경각에 놓인 신라 경애왕이 고려 왕건에게 ‘SOS’를 쳤다. 남정(南征)에 나선 왕건이 문경의 북쪽, 계립령을 넘어 고모산성에 이르렀을 때, 하필 가을 장마로 물이 불어난 영강이 길을 막았다. 산성의 양 옆은 천길단애.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왕건의 군대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어디선가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났다. 한국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토끼는 고모산성 아래의 성벽을 지나 절벽 쪽으로 겅중겅중 뛰어 갔다. 도무지 길이라곤 없을 것 같은 곳으로 토끼가 뛰어 가자, 왕건은 절벽 어딘가 오갈 수 있는 길이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가 토끼를 쫓아 군사를 몰아간 길이 바로 토끼비리다. ‘토끼가 뛰어간 비리(벼랑의 사투리)’의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토끼비리의 다른 이름인 관갑천(串岬遷)처럼, 사람들은 산허리(岬)를 꿰(串)서 낭떠러지(遷) 위에 길을 냈다. 길은 곧 부산과 한양을 잇던 영남대로와 연결됐고,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미투리와 짚신이 길 위를 오가며 파놓은 흔적들은 고스란히 화석처럼 남았다. 이처럼 옛 모습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길이란 평가 덕에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명승(제31호)으로 지정됐다. ‘길이 문화재로 지정될 수도 있나.’라는 상식의 틀을 깬 문화유산인 셈이다. 길은 길지 않다. 옛 기록엔 6~7리쯤 된다고 했다. 석현성 끝에서 개여울(犬灘·견탄)까지 2㎞가 조금 넘는 거리다. 오늘날 남아 있는 토끼비리는 600m쯤 된다. 나머지는 사람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자연스레 숲으로 환원됐다. 토끼비리는 풍경보다 기억과 만나는 공간이라 보는 게 옳겠다. 얼마나 많은 선인들이 오갔던지, 길 위로 솟은 바위는 죄다 반들반들하게 닳았다. 문경은 둘러친 산들의 기세가 장쾌한 곳이다. 주흘산, 운달산 등 1000m를 넘는 산만 9개에 이른다. 험산 중턱으로 토끼비리 같은 길을 낸 것도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일 터다. 이처럼 험한 문경의 지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문경 활공장이다. 활공장 정상에 서면 문경을 에워싼 산들이 얼마나 험한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산태극 수태극이 어우러진 진남교반 문경을 관통하며 흐르는 영강의 물길은 산세를 닮았다. 태극 모양의 지형을 따라 강도 자연스레 태극을 그린다. 오랜 시간 산과 강이 서로를 보듬으며 흘러가는 동안, 산이 끝나고 물이 시작되는 곳에 기암절벽들이 만들어졌다. 그게 바로 경북 8경 중 제1경인 진남교반(鎭南橋畔)이다. 깎아지른 층암절벽과 노송, 모래사장 등이 철교·구교·신교 등 3개의 교량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토끼비리 또한 진남교반을 이루는 풍경 가운데 하나다. 진남교반을 제대로 맛보려면 고모산성(姑母山城)에 올라야 한다. 신라가 북진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축조된 계곡과 마을을 끼고 선 포곡식 산성이다. 고모산성의 정문 노릇을 하는 건 진남문이다. 진남문의 양 옆으로 날개를 펼친 성곽은 익성(翼城) 역할을 하는 석현성(石峴城)이다. 한쪽은 고모산성, 다른 한쪽은 토끼비리와 잇닿아 있다. 옛 문헌엔 임진왜란 중인 1596년(선조 29년)에 처음 축조했다고 기록돼 있다. 길이는 401m. 석현성의 관문인 진남문과 함께 없어진 것을 문경시가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성 안쪽에는 주막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주막거리 옆에는 오래된 서낭당이 남아 있다. 고모산성에 오르면 사방으로 탁 트인 풍경에 가슴이 시원해진다. 진남교반과 문경 일대의 거친 산자락들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아래를 굽어 보면 영남대로 옛길과 국도, 철로, 고속도로가 모두 이곳을 지난다. 다만, 새 국도를 내기 위해 강변의 병풍바위를 세로로 뚝 자른 것은 옥에 티다. 토끼비리와 더불어 문경이 전국 최초로 만든 것 가운데 하나가 철로 자전거다. 문경은 일제 강점기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탄광이 들어선 곳이다. 탄광이 사라지며 기능을 잃은 폐철로를 따라 영강 일대에 ‘철로 자전거’가 들어섰는데, 이게 ‘레일 바이크’의 효시가 됐다. 진남역을 출발해 2㎞를 돌아오며 진남교반을 감상할 수 있다. ●따뜻한 온천수로 피로 풀고 문경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각기 다른 성분을 가진 두 종류의 온천수가 공급되는 것이 강점이다. 문경새재 아래 온천단지가 조성돼 있다. 가장 먼저 생긴 문경온천은 사라졌고,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문경기능성온천과 개인이 운영하는 문경종합온천 등 두 곳이 영업 중이다. 두 업소 모두 공급되는 온천수는 같다. 문경시에 따르면 관내 온천공은 두 곳이다. 하나는 황토빛 감도는 칼슘 중탄산수로, 문경읍 요성리에서 난다. 지하의 온천수는 맑은 빛깔이지만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산소와 결합해 황토빛으로 변한다고. 다른 하나는 맑은 알칼리 성분의 온천수로, 문경읍 진안리가 원천이다. 문경시에서 두 곳의 온천수를 배관으로 연결해 각 업체에 공급한다. 요금은 6000원 선이다. 글 사진 문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 나들목으로 나와 3번 국도 상주·문경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진남휴게소까지 곧장 가면 된다. 고모산성과 토끼비리, 진남교반 등 명소가 죄다 휴게소 주변에 있다. ▲맛집:문경에선 약돌을 먹여 키운 돼지고기가 유명하다. 화강석 비슷한 약돌을 갈아 사료와 함께 돼지에게 먹이는데,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영양성분도 강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새재할매집(571-5600)은 약돌돼지고기에 고추장 양념을 해 석쇠에 구워낸다. 석쇠구이정식 1만 2000원(2인 이상), 더덕정식 1만원. 묵조밥을 내는 소문난식당(572-2255)도 맛집으로 꼽힌다. ▲잘 곳:문경온천 주변에 깔끔한 모텔들이 많다. 킹모텔(571-5558)은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한 우수 숙박시설인 굿스테이 업소다.
  • [9일 566돌 한글날…생활속 우리글 사랑 주역들] “옛 서민 편지체 예술로…민(民) 글자체 개발” 가훈 써주기 22년 이정호씨

    [9일 566돌 한글날…생활속 우리글 사랑 주역들] “옛 서민 편지체 예술로…민(民) 글자체 개발” 가훈 써주기 22년 이정호씨

    이정호 도봉서예협회 회장은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서울 도봉구와 함께 구민들에게 한글 가훈 써주기를 해준다. 1990년 쌍문동으로 터전을 옮기고 나서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22년째. 이 행사를 거르지 않는 것은 서예를 통해 한글의 멋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30년 가까이 서예가로 살아온 그는 국전 대상을 받기도 한 유명 서예가인 구당 여원구 선생에게 서예를 배웠다. “경기 양평문화원에서 일하면서 근무를 마치면 서울 종로구 인사동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저녁에 서예를 배우는 생활을 1년 반 정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아예 인사동에 작업실을 열고 본격적으로 사사했지요.” 돌에 글씨를 새기는 전각에도 조예가 깊은 이 회장은 그동안 도봉구청장과 도봉구의회 의장 관인, 서울시의회 의장이 사용하는 관인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가 관인에 사용한 글씨체가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을 복원한 ‘훈민정음체’다. 그는 “훈민정음 해례본 서체는 가로쓰기나 세로쓰기 모두 시작과 끝을 반원 모양으로 시작한다.”면서 “흔히 한글 서예에서 많이 쓰는 궁서체가 여성적인 서체라면 훈민정음체는 남성미가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엔 다른 작가들과 함께 ‘민’(民) 글씨체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서민들이 쓰던 한글 편지 형식을 예술로 승화하자는 취지이다. 자유분방하고 크기 변화가 뚜렷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쌍문동으로 이사 온 뒤 지금껏 서예학원과 구 문화학교 등에서 서예와 전각을 가르치고 있다. 그가 가르친 전각반 수강생 20명은 1년에 걸친 준비 끝에 특별한 행사를 오는 15일 도봉구민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바로 도봉산 계곡 바위에 옛 선비들이 새긴 암각을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음미할 수 있는 ‘문화재와 전각의 만남’ 전시회다. 이 회장은 “글씨를 종이와 돌에 새겨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재식씨네가 어렵게 이어오던 농사는 부도로 끝이 났다. 필리핀에서 온 아내 유리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4남매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지만 빠듯한 형편에 면책금과 집세를 해결할 길이 없는 재식씨. 한편 7개월 된 유진이를 필리핀으로 보내고, 일을 시작하겠다고 하는 아내의 이야기에 재식씨는 할 말을 잃고 만다. ●TV 유치원(KBS2 오후 4시 30분)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날 밤, 커다란 바위가 마을 정자 앞에 떨어졌다. 한 도사님이 말하길 이 바위는 소원을 들어주는 바위라고 얘기한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바위에 자신의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바위에 소원을 비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 한다. 과연 그 방법은 무엇일까. ●스탠바이(MBC 밤 7시 45분) 살림 코너 고정 MC 테스트 제안을 받은 진행은 그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린다. 미자로부터 진행이 신경성 위염으로 중요한 시험을 망쳤던 일들을 듣게 된 시완은 테스트 전까진 진행에게 자신의 유학 이야기를 비밀에 부치려 한다. 한편 ‘퍼펙트맨’이란 아이디로 ‘러브 홍’에게 연애상담을 해왔던 석진은 ‘러브 홍’이 연우임을 알고 놀란다. ●너라서 좋아(SBS 오전 8시 30분) 진주(윤해영)는 자신에게 사은품을 선물한 명한(박혁권)이 의심스러워 물어보고, 명한은 수빈(윤지민)에게 목걸이를 주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한편 진주와 공자(라미란)는 수빈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모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대화는 수빈에게 목걸이를 선물한 남자가 누구인가로 흘러간다.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럼티티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지 2년이 되어 간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럼티티는 나이는 어리지만 잔소리에도 할 말은 하고, 원하는 건 바로바로 이야기하는 당찬 새댁이다. 살림솜씨는 서투르고 실수투성이이지만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모든 것은 그녀에게 즐거운 한국 생활 공부가 된다는데…. ●올리브(OBS 밤 11시 5분) 영화 ‘용서는 없다’에서 류승범 대역으로 휘파람 연기를 선보인 적이 있는 강성진. 웬만한 악기 연주에 버금가는 능숙한 휘파람 실력을 갖고 있다. 이를 눈여겨 본 장재인 측에서 앨범 준비 중에 세션으로 참여 제의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다는 소화기 내과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악마? 괴물?…호수 표면에 나타난 형상 화제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호수 표면에 악마 혹은 괴물의 형상이 숨어 있다고 사진을 본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이런 무시무시한 사진이 예술계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도 말한다. 미국 코네티컷주(州) 옥스포드에 사는 안드레이 안토브(36)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이처럼 오싹하면서도 괴기스러운 풍경 사진을 찍고 있다.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안토브는 지난 10년간 물에 비친 바위의 특별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자신 만의 독특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불가리아 릴라와 피린 산맥 일대에서 촬영한 첫 번째 사진에는 사람들에게 ‘악마’로 불리는 형상이 숨겨져 있다. 또 다른 사진의 모습은 남미에서 털을 얻고 짐을 운반하기 위해 기르는 가축인 라마의 형상과 신기할 정도로 닮아 있다. 따라서 일부 사람들은 그가 사진을 포토샵이나 다른 도구를 사용해 수정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안토브는 “컴퓨터 이미지 수정을 하지 않고 단순히 카메라와 삼각대 만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안토브는 자신이 이 같은 컬렉션을 구축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 모든 것은 ‘악마’ 이미지가 찍히면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안토브에 따르면 그 사진을 찍은 며칠 뒤 우연히 사진을 돌려 보다가 독특한 형상을 발견하게 됐다. 이후 그는 “여행을 하면서 더 많은 얼굴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그런 이미지는 쉽게 포착되지 않기 때문에 컬렉션을 구축할 때까지 10년 이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토브는 “사진들은 큰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그렇게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워 했다.”고 말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북한산 정기를 받고…

    북한산 정기를 받고…

    징검다리 추석 연휴의 마지막날인 3일 낮 서울 북한산 정상 백운대 바위에 걸터앉은 등산객들이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하늘 아래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이날 서울 하늘은 가시거리 20㎞를 기록하며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여줬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ouul.co.kr
  • 항구 부산의 ‘가을이야기’

    항구 부산의 ‘가을이야기’

    5년 전이었습니다. 당시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이젠 부산의 아이콘이 된 광안대교의 경관 조명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야경 크루즈 등 부산의 밤 풍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던 때였지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부산의 외모는 줄곧 변화하고 있습니다. 해운대에 국내 가장 높은 건물이 들어섰고, 남항대교가 새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걸음마 단계였던 부산 세계불꽃축제는 ‘폭풍성장’을 거듭해 이제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했지요. 부산의 밤 풍경이 빼어난 건 여백과 반영 때문일 겁니다. 바다와 육지가 서로의 크기만큼 어우러져 있고, 바다는 뭍의 마천루들이 뿜어내는 빛을 고스란히 비춰 냅니다. 부산에서 건물들로만 빽빽한 여느 대도시와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해운대 바닷가. 한여름의 열기도, 한가위의 번잡함도 가뭇없이 사라졌다. 이럴 땐 가수 송창식의 ‘철 지난 바닷가’가 제격이다. 파도는 소리 죽여 울고 달빛은 모래 위에 가득하다. 어깨 위로 쌓이는 당신의 손길이 없다 한들 어떠랴.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럽기만 하다. 부산 밤 풍경의 주역은 광안대교다. 부산의 야경을 감상한다는 건 사실상 이 다리를 어디서 볼 거냐는 말과 맥이 통한다. 부산 야경 감상의 ‘고전’은 황령산과 금련산이다. 특히 황령산은 부산의 야경을 즐기며 걷는 야간산행 코스로 유명하다. 이웃한 금련산 또한 야경의 보고여서 부산의 ‘필수 관광코스’로 꼽힌다. 차로 오를 수 있어 야간 데이트를 즐기려는 커플들이 많이 찾는다. 해운대 뒤편의 장산은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광안대교와 마천루가 늘어선 해운대 일대 등 부산 시내가 ‘기막히게’ 펼쳐진다. 다만 높이가 해발 634m나 돼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달맞이 언덕과 동백삼거리 일대는 야경의 주인공이자 유명한 야경 감상 포인트다. 달맞이 언덕은 정상부의 해월정이나 미포 선착장 뒤, 공용주차장 부근이 감상 포인트다. 1.5㎞ 길이의 ‘문탠로드’ 중간쯤에 있는 바다전망대도 좋다. 들머리에서 도보로 20분이면 닿는다. 밤 11시까지 조명을 밝힌다. 동백섬 누리마루 주차장은 ‘센텀시티’ ‘마린시티’ 등의 마천루들이 펼쳐 내는 화려한 야경이 압권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80층짜리 아파트도 이곳에 있다. 특히 바람 잔 날 물에 투영되는 마천루들의 모습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바다에서 보는 야경도 색다르다. 해운대 동백섬 들머리에서 ‘티파니21호’가 매일 저녁 운항한다. 식사와 라이브 공연이 제공되는 3층짜리 크루즈선이다. 해운대와 광안대교, 광안리해변 등을 돌아본다. 야경 감상에 나서기 전 불꽃축제 일정을 확인해 두는 것도 좋겠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가 주최하고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후원하는 행사로, 오는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열린다. 26일 K팝 콘서트에 이어 27일 오후 8시부터 50분 동안 광안대교 1.2㎞ 구간에서 모두 8만발의 불꽃이 쏘아 올려진다. 500m까지 치솟은 후 직경 400m나 퍼지는 ‘대통령 불꽃’과 광안대교를 따라 바다로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불꽃’이 장관이다. 홈페이지(www.bff.or.kr)에 자세한 일정과 이벤트들이 나와 있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오래된 풍경들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아진다. 감천동 태극도 마을, 보수동 책방 골목 등 빈티지풍의 부산 여행지들이 각광받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송도 해수욕장도 그런 경우다. 송도 해수욕장은 근 100년 전인 1913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이다. 한때 최고의 피서지로 꼽힐 만큼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 그러다 1990년대 대도시 부산의 오폐수들이 밀려들면서 해수욕장으로서의 의미를 잃기 시작했다. 2008년 남항대교가 들어서고,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고래 조형물을 세우는 등 힘겨운 노력이 이어진 끝에 점차 낡은 여행지란 관념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최근 이곳에 ‘송도해안볼레길’이 조성됐다. 송도 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 입구까지의 해안 절벽을 철제 난간으로 이었다. 길이는 불과 1.2㎞. 걷기를 즐기는 사람에겐 성에 차지 않을 거리다. 하지만 축약된 풍광만큼은 일품이다. 송도 해수욕장 중간, 그러니까 볼레길 들머리 어름에 덕성관이 있다. 1940년대에 세워진 숙박 업소다. 이희경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찾으며 군사정권을 꿈꿨던 곳”이다. 덕성관을 지나면 볼레길이 시작된다. 해안선을 따라 들려오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정겹다. 인구 360만명의 대도시에서 해녀를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볼레길 풍경은 평화롭다. 갯바위에선 낚시꾼들이 세월을 낚고, 맞은편에는 고층빌딩이 즐비하다. 갯바위 돌 틈 위에 세운 구조물이 아니었다면 엿보지 못했을 풍경들이다. 멀리 부산항 묘박지(배 정박지)에 뜬 거대한 배들과 동행하며 두 개의 흔들다리를 건너고 나면 암남공원이다. 해운대 해변 끝자락의 미포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영화 ‘해운대’(2009)를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는 부산 사람들에게조차 적잖이 생경한 마을이었다. 미포의 매력은 철도 건널목에 있다. 미포 오거리에서 철길 너머의 바다를 향해 내달리는 짧은 내리막길은 퍽 인상적이다. 동해남부선 철도가 길을 가로지르고, 멀리로는 오륙도가 아스라하다. 영화 ‘해운대’의 포스터를 떠올리면 알기 쉽다. 거대한 쓰나미가 건물과 철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덮치는 장면 말이다. 하지만 영화 포스터와 달리 철길 너머 바다는 마치 장판을 깐 듯 잔잔하다. 기차가 지난 뒤 바리케이드가 올라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는다. 해가 뜨고 질 무렵 찾으면 한층 서정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이런 넉넉한 풍경도 올겨울이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미포 건널목의 한 철도원은 “동해남부선 복선화 공사가 끝나면 기차는 더 이상 미포 건널목을 오가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말 완공되는 해운대 위쪽의 장산터널을 통해 기차가 오가기 때문이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중동역 7번 출구에서 미포오거리 방향으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다. 글 사진 부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1) 맛집: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BIFF 광장 맞은편의 자갈치어시장에 생선구이집 10군데가 나란히 줄지어 있다. 볼락 등 6종 모둠구이는 1만 7000~3만 5000원. 제일횟집(246-6442)이 이름났다. BIFF 광장에선 해바라기씨 등이 들어간 ‘씨앗호떡’을 맛봐야 한다. KBS ‘1박2일’의 이승기 덕에 유명해졌지만, 현지인들은 그 탓에 가격이 700원에서 900원으로 ‘폭등’했다며 볼멘소리다. BIFF 광장 인근에 부평동 족발골목이 있다. 여러 업소 중에서도 이혼한 아내와 남편이 10m 거리에서 각각 운영하는 업소가 가장 유명하다니 손맛과 애정은 별개인 듯하다. 족발골목에서 한 블록 떨어진 부평시장은 ‘맛의 보고’다. 거인통닭, 미도어묵 등 부산에서 ‘원조’ 소리 듣는 집은 죄다 몰려 있다. 그중 세정한치모밀(241-5216)은 현지인이 ‘강추’하는 맛집이다. 한치를 살짝 얼려 메밀국수와 함께 낸다. 일종의 술안주여서 오후 5시 이후에나 맛볼 수 있다. 주변 관광지:해운대 센텀시티의 마담투소는 밀랍인형 전시관이다. 영화배우 조니 뎁, 니콜 키드먼, 한류스타 송승헌 등 ‘유명 인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인형 하나가 무려 2억원가량 된다고. 가발, 수염 등 소품을 이용해 함께 사진을 찍고 다양한 상황도 연출할 수 있다. 입장료 9000원. 745-1519. ‘뚜껑 없는 버스’로 불리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알짜배기 시내 일주를 즐겨도 좋겠다. 해운대와 태종대를 기점으로 도는 순환형과 역사문화 탐방, 야경 등을 둘러보는 테마형 등 두 종류다. 테마형은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어른 1만원, 청소년 5000원. www.citytourbusan.com, 464-9898.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4) 정부 대책팀 24시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4) 정부 대책팀 24시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사무실. 책상마다 놓인 컴퓨터 모니터 2대에 낯뜨거운 장면들이 가득하다. 한 모니터에서는 벌거벗은 남녀의 성행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버젓이 재생되고 있다. 다른 모니터에는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그린 만화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모니터를 살펴보는 사람들이 동영상과 만화에서 가장 노출이 심하고 노골적인 장면만을 캡처해 또 다른 모니터 화면에 붙여 넣기를 반복한다. 이 와중에 웹하드 사이트에 올라온 자료를 내려받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졌다. 벌건 대낮에 사무실에서 음란물을 찾아 샅샅이 살펴보는 이들은 다름 아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음란물 전담반 팀원들이다. 음란물뿐만 아니라 폭력·잔혹물, 청소년 유해물, 성매매 광고글 등 각종 유해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기존의 유해정보심의팀과 별도로 음란물만을 중점적으로 걸러내기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가동된 별동팀이다. 이들이 모니터링하는 음란물 유형은 동영상부터 사진, 만화, 애니메이션, 사이트,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음란물의 상당수가 집중돼 있는 웹하드를 중심으로 자료를 내려받아 성기 노출 등 음란물 규정에 저촉되는 장면 등을 캡처해 채증 자료로 만들어 보고서에 첨부한다. 직원 1인당 심의를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 건수는 하루에 약 10~20건 정도다. 그러나 보고서 1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20개 이상의 채증 자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음란 동영상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헤비 업로더 계정 1개에 대한 심의를 하기 위해 20개 이상의 동영상을 살펴보고 문제가 되는 장면을 캡처해야 한다. 직원 1명이 하루에 들여다봐야 하는 음란물이 최소 200개 이상인 셈이다. ‘남들은 돈 내고 하는 일을 돈 받아 가며 한다.’는 농담 섞인 이야기도 듣지만 직원들이 겪는 고충은 상당하다. 하루 종일 ‘은둔형 외톨이’처럼 각종 음란물을 지켜보느라 눈이 뻘겋게 충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업무상 필요한 일이라 이런 고충을 감내하며 업무에 진력하지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장면이나 수간 등 극단적 묘사로 가득 찬 음란물을 반복적으로 살펴봐야 할 때는 더 힘들다. 직원 김모(42)씨는 “아동 음란물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무덤덤하게 대할 수가 없다.”며 “익숙해진다고 해도 또 그것대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성을 극단적으로 도구화하는 장면을 접하는 만큼 좋은 음악, 좋은 책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모니터링 대상이 되는 정보들은 신고(1377), 자체 모니터링, 경찰청 등 관계 기관 이첩 등을 통해 접수받는다. 인력의 한계 등으로 자체 모니터링이나 관계 기관 이첩보다 신고를 통한 접수에 좀 더 의존하고 있다. 올 9월 말까지 심의에 올라간 음란·선정성 정보 8431건 중 신고를 통한 접수가 5413건으로 약 64%를 차지했다. 신고 건수는 음란물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평소 월 1000건 안팎이던 음란·선정성 정보 신고 건수가 최근 발생한 각종 성범죄 사건으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7월 3089건, 8월 5735건으로 폭증했다. 신고 건수가 늘면서 야근도 일상이 됐다. 음란물 전담반 팀원은 현재 5명. 기존 유해정보심의팀의 직원과 모니터링 요원을 더해도 20명이 고작이다. 폭증하는 신고 민원을 처리하느라 밤 9시까지 야근하기가 일쑤다. 끊임없는 시정 요구로 사이버 환경 정화에 나서지만 무기력증을 느끼기도 한다. 인터넷 속도와 공유 기술의 발달로 일반인들의 음란물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 데다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음란물의 양이 사실상 무한에 가깝게 늘어나고만 있어서다. 음란물 전담반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음란물(성매매 정보 포함) 시정 요구 건수는 2009년 5057건, 2010년 8712건, 2011년 9343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도 8월 말까지 5740건을 기록했다. 유해정보심의팀과 음란물 전담반을 이끌고 있는 정희영 팀장은 이러한 현실을 ‘폭설에 눈 치우기’ 또는 ‘해일 덮친 곳에서 물 퍼내기’로 비유했다. 그러나 막상 강력 성범죄가 터지고 음란물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 ‘음란물 유통을 왜 제대로 막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이들에게 쏟아지곤 한다. 어쩌면 달걀로 바위 치기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직원들은 그럴수록 음란물 단속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음란물 전담반 직원 박모(37)씨는 “우리마저 손을 놓으면 음란물이 더욱 무분별하게 유통될 것”이라며 “수많은 시정 요구를 통해 일부 웹하드 사이트가 자체적인 정화 노력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음란물 전담반원들은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실마리는 음란물의 불법성과 폐해를 성인들이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아이들만 못 보게 하면 되지 왜 성인인 내가 보는 것까지 삭제하느냐.”는 항의 전화를 직원 1인당 하루에 5건 이상씩 받는다.”면서 “그러나 음란물 유통은 미성년자 여부를 떠나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상 최고 징역 1년에 처해질 수 있는 엄연한 불법 행위”라고 강조한다. 정 팀장은 “끝없이 복제되고 순식간에 퍼지는 음란물 유통 현실에 비춰 볼 때 단속은 어떤 측면에서 음란물의 불법성을 나타내는 상징에 불과할 수도 있다.”며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이용자에게 음란물의 불법성과 악영향을 인식시켜 음란물 수요 자체를 줄여 나가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종교벽 넘어 600리 求道순례 오세요”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이 종교의 벽을 넘어 600리 구도(求道)의 길을 함께 걷는 순례대회가 열린다. 종교의 벽을 뛰어 넘는 이번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다. 한국순례문화연구원은 오는 11월 1∼11일 4대 종단 지도자와 신도 등 1만여명이 참가하는 세계순례대회를 전북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1일부터 9박10일 간 걷고 10일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리는 종교화합 한마당이, 11일에는 세계순례포럼이 개최된다. 포럼에서는 티베트 종교문화부 삐마친조르 장관(불교), 세계평화회의 공동 대표인 이오은 교무(원불교), 로마 교황청 순례특사인 조셉 칼라피 파람빌 대주교(천주교) 등이 순례와 종교 화합의 상관관계를 조명한다. 순례대회가 열리는 순례길은 각 종단과 연구원이 2009년 전주∼완주∼김제∼익산을 잇는 240㎞를 연결하면서 ‘아름다운 순례길’이란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순례길은 1845년 한국인 첫 사제가 된 김대건 신부가 머문 나바위 성지(익산시 망성면)와 1866년 병인박해 때 10여명의 순교자가 묻힌 천호성지(완주군 비봉면), 불교문화의 정수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 호남 최초로 1893년 설립된 서문교회(전주시 다가동), 신라 말기에 창건된 송광사(완주군 소양면) 등으로 연결된다. 순례길 선포 이후 전국에서 해마다 1만여명이 이 길을 걷고 있다. 신도는 물론 일반인의 발길이 이어지자 문화재청은 이곳을 ‘2010년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길’로 지정하기도 했다. 매달 한 구간씩 나누어 순례하는 ‘도보 카페’가 마련되는 등 전국적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순례길은 성지와 함께 지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길이다. 이들 성지에서는 신부와 목사, 스님, 교무 등 각 종단이 깨달음을 전하는 ‘종교 교류의 장’도 마련되고 일부 교회와 절 등에서는 숙박도 할 수 있다. 김수곤 조직위원장은 “순례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로 다른 종교의 상생과 화합을 위해 탄생했다.”면서 “4대 종교가 순례길을 통해 통합하듯 길을 걸으며 분열과 반목의 사회가 진정으로 하나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인류 최초의 생명체는 우주에서 왔을 것” 논문 발표

    “인류 최초의 생명체는 우주에서 왔을 것” 논문 발표

    과연 인류 기원의 해답은 신의 영역일까? 과학의 영역일까?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우주 미생물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SF영화의 소재로나 쓰인 태초의 원시 생명체가 외계로부터 유입됐다는 ‘리토판스퍼미아’(lithopanspermia) 가설이 본격적인 연구로 나온 것. 최근 미국 프린스턴 대학과 스페인 생물학센터(the Centro de Astrobiologia) 연구팀은 ‘리토판스퍼미아’ 가설을 뒷받침하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학술지 ‘우주 생물학’(journal Astrobi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주 어딘가의 행성에서 화산 폭발이나 운석 충돌로 바위 등 ‘물질’이 떨어져 나와 오랜 우주 여행을 통해 지구로 유입됐으며 이 바위 안에 숨어있던 미생물이 지구에서 번창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프린스턴 대학 에드워드 벨브로 박사는 “과거 태양계 밖 항성(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고온의 천체)의 주위를 도는 행성에서 ‘물질’이 떨어져 나왔고 이 물질이 태양계의 다른 행성으로 유입됐을 것”이라며 “물질이 행성간의 교환을 통해 생명이 살기 적합한 지구에 정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태양계와 다른 항성사이는 지금보다 훨씬 가까웠다.” 면서 “아마도 1000만년에서 9000만년 동안 100조에서 1000조 번 물질을 서로 주고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이같은 주장은 결과적으로 인류의 외계 기원설 가능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그러나 “‘리토판스퍼미아’가 사실이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다.” 면서 “다만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진=영화 ‘프로메테우스’ 스틸컷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유해광고’ 인터넷신문에 칼 빼 들었다

    낯뜨거운 사진과 선정적인 문구로 가득한 인터넷 신문의 유해 광고 차단을 위해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이런 유해 광고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해당 인터넷 신문사를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25일 종합 일간지인 A신문 등 13개 매체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행위를 적발해 시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국내 인터넷 신문들의 청소년 유해 매체물 광고 게재를 집중 점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점검은 지난 6월, 3216개 인터넷 신문(문화체육관광부 등록 업체 기준)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에서 유해성 광고를 게재해 시정 요청을 받은 174개사 가운데 지난 7월까지 유해 광고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96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적발된 13개 매체에는 종이 신문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함께 운영 중인 종합일간지와 스포츠지, 온라인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신문 등이 비슷한 비율로 포함됐다. 적발된 유해 불법 광고로는 ▲‘야동’(음란 동영상)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바위 사진을 클릭하면 남성의 성기나 여성 상반신 모양의 성인기구를 파는 성인용품 사이트로 연결되는 광고 ▲짧은 치마의 교복차림 여성들의 이미지를 클릭하면 성인용 동영상 사이트로 연결되는 광고 등이 있었다. 모두 정부가 고시한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이를 광고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당신은 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당신은 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인생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돈. 끊임없이 돈을 좇으며 살고 있는 우리는 정작 돈에 대해선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자본주의의 진실에 대해 EBS가 입을 열었다. EBS는 24일부터 다큐프라임 5부작 ‘자본주의’를 방영한다. 인류의 경제활동에 대한 특별한 인문학적 보고서를 지향했다. 끊임없이 번영과 위기의 파도를 넘어온 자본주의가 인간의 역사에서 무엇을 사라지게 했으며,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는지 돌아본다. 미국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 위기를 거치며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 자본주의는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모두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실업률이 높아진 유럽의 청년들 사이에선 다시 공산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부(24일 밤 9시 50분) ‘돈은 빚이다’는 금융 자본주의를 파헤친다. 왜 물가는 오르기만 하는지, 내 빚을 갚아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뉴스에서 늘 말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 나는 과연 자본주의에 조정당하며 살고 있는 사람인지 알아본다. “은행에 예금된 돈의 90%는 은행에 있지 않다.”는 제프리 잉엄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말을 인용, 은행에 보관된 돈은 우리가 맡긴 돈의 10%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털어놓는다. 은행의 탄생 배경부터 은행이 숨기려 했던 진실을 알아보고 금융 권력과 정치 권력의 결합을 미국이라는 돋보기에 비추어 추적해 본다. 엘렌 브라운 공공은행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은행이 하는 짓은 큰 야바위”라고 설명한다. 2부(25일 밤 9시 50분) ‘소비는 감정이다’에선 쇼핑의 불편한 진실을 뜯어본다. 한 살이 넘으면 무려 100개의 브랜드를 기억한다는 인간의 뇌를 과학적으로 분석, 쉴 새 없이 퍼붓는 마케팅의 공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본다. 부산 해운대의 한 대형 쇼핑몰 설계자인 파코 언더힐(소비 컨설팅사 인바이로셀의 CEO)은 “우리는 이렇게 고객을 유혹했다.”고 고백한다. 3부(26일 밤 9시 50분) ‘금융지능은 있는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도움을 얻어 금융 지능지수(IQ)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한 은행원의 고백을 통해 좋은 펀드와 금융상품은 직원이 인센티브를 챙기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힌다. 아담 스미스와 칼 마르크스,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다룬 4부와 5부는 다음달 1~2일 방영된다. 프로그램은 자본주의라는 거대 담론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지향했지만 자칫 이념적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도 안고 있다. 또 진부한 얘기가 돼 버린 자본주의 ‘까발리기’를 어떻게 풀어 갈지도 의문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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