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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엉이 바위’서 50대 투신… 노 前대통령 후 네번째 자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뛰어내려 숨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30일 봉하마을 뒤 봉화산 부엉이 바위(높이 45m) 아래에 지난 29일 오후 9시 45분쯤 배모(56·화물차 운전기사)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근처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초소 근무자가 이날 오후 9시 25분쯤 부엉이 바위쪽에서 ‘쿵’하는 소리를 듣고 경찰과 함께 바위 주변을 20여분간 수색한 끝에 배씨를 발견했다. 배씨는 김해시 진영읍 회사 사무실 책상 서랍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이해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부엉이 바위에서는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숨진 뒤 2010년 11월에는 50대 남성, 2012년 4월에는 70대 여성이 떨어져 숨졌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盧 전대통령 투신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서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뛰어내려 숨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30일 봉하마을 뒤 봉화산 부엉이 바위(높이 45m) 아래에 지난 29일 오후 9시 45분쯤 배모(56·화물차 운전기사)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근처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초소 근무자가 이날 오후 9시 25분쯤 부엉이 바위쪽에서 ‘쿵’하는 소리를 듣고 경찰과 함께 바위 주변을 20여분간 수색한 끝에 배씨를 발견했다. 배씨는 김해시 진영읍 회사 사무실 책상 서랍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이해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 조사 결과 배씨는 지난 24일 오후 1시 30분쯤 김해시 한림면 병동리 신풍사 앞 길에서 자신이 운전하고 가던 4.5t 화물차 적재함에서 떨어진 가스통에 길가던 여성(21)이 맞아 숨진 사고로 죄책감에 괴로워 하다 집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출 신고를 받고 유서를 발견한 뒤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배씨가 봉하마을 인근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29일 부엉이 바위 등 봉화산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했으나 배씨를 찾지 못했다.  부엉이 바위에서는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해 숨진 뒤 2010년 11월에는 50대 남성, 2012년 4월에는 70대 여성이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지난해 부엉이 바위로 접근을 막기 위해 높이 1.8m의 나무울타리를 설치했으나 투신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北 전쟁대비? 휴전선에 한국탱크 저지 장애물

    북한이 휴전선 부근에 한국의 탱크 진입을 저지하기 위한 장애물을 설치,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중국 북경TV는 23일 북한이 휴전선 주변에 통나무와 바위 콩크리트 등으로 탱크 저지용 장애물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 했다. 이 방송은 이날 북한군이 도로변에 커다란 기둥을 설치하는 장면을 내보내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이 시설물이 만일의 사태 남쪽을 향해 쏟아 지도록 장치돼 있서 한국의 탱크와 군대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 된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탱크 장애물을 설치하는 것은 결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북한 군인들이 전쟁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iseoul@seoul.co.kr
  • 무너진 집서 식량 찾아 끼니…18만 이재민 마실 물도 없어 나흘간 3333회 여진 시달려

    “춥고 배고파요.” 지진 발생 나흘째인 23일 쓰촨(四川)성 강진의 최대 피해 지역 가운데 한 곳인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 룽먼(龍門)향에서 만난 이재민들은 한결같이 배고픔과 추위를 호소했다. 평균 해발 3000m가 넘는 고산지대여서 밤이 되면 잔뜩 옷을 껴입고 담요 속에서 몸을 움츠려도 한기가 뼛속을 파고든다. 바오싱(寶興)현의 이재민 7000여명을 비롯한 대부분의 이재민들은 비닐을 덮어 만든 간이 천막에서 사실상 노숙 생활을 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식수와 식량도 태부족이다. 이재민 장다밍(姜大明)은 “무너진 집에서 일부 식량을 찾아내 겨우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어쩌다 구호품으로 죽이 제공되지만 이재민 모두에게 돌아갈 분량이 못 된다. 지진으로 터전이 무너져 내려 큰 고통을 당한 이재민 18만 6000여명은 이제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내며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여 나가고 있다. 이재민들은 장대비까지 퍼붓는 하늘을 원망했다. 여전히 두절된 길이 많아 삶터 재건 작업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군 헬리콥터들이 루산현과 바오싱현의 고립된 마을에 식품 다발을 집중 투하하는 모습이 이날도 목격됐다. 생존 마지노선인 72시간을 이미 넘겼지만 생존자 구조작업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루산현에서는 생존자 1명이 구출됐다는 ‘낭보’도 들려왔다.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취궈성(曲國勝) 중국지진응급수색센터 총공정사는 “오늘도 육상은 물론 공중을 통해 피해 지역에 진입해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최후의 1인까지 생존자 수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빗속에 오토바이를 타고 루산현을 둘러본 결과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와 바위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숙소 침대가 흔들릴 정도의 여진도 밤새 이어졌다. 전날 오후 루산현의 여성 자원봉사자 한 명이 산에서 떨어진 바위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중국 지진국은 지진 발생 이후 이날 오전 8시까지 모두 3333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당국이 비상 체계를 가동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민심을 안정시키는 모습은 눈길을 끈다. 어딜 가나 이재민보다 구조대와 경찰, 자원봉사자가 많고 밤새 순찰을 계속하는 등 질서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방역작업도 원활하다. 2008년 쓰촨대지진의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평이 나온다. 한편 쓰촨성 정부는 이날 현재 지진 사망자는 193명, 실종자는 2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중상자 1000여명을 포함해 1만 2211명이다.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성금이 답지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서는 당국이 1억 홍콩달러(약 144억원)를 기부하기로 하자 일부 야당 인사들은 “성금은 부패 관리들을 살찌울 뿐”이라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루산(쓰촨성)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십이령을 넘나드는 원상들 중에는 정한조가 행수 노릇하고 있는 소금장수 행수 상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곽전(藿田)에서 매수한 미역이나 건어물을 지고 십이령을 넘는 건어물 상단이 있었는데, 15~16명을 헤아리는 그 상단의 행수는 울진 토박이로 조기출(趙基出)이란 사람이었다. 그 역시 사십대 중반의 나이로 정한조와 같은 접소의 공원이었다. 울진 봉화 보부상 관할 지역은 대개 삼척부 울진현의 흥부장과 매야장, 안동부 내성현(奈城縣)의 내성장과 현동장, 장동장을 손꼽았다. 조기출을 행수로 하는 건어물 상대는 이들 장시에서 고포 미역과 김 그리고 건어물로 거래를 트고 있었다. 조기출은 원래 명색이 책상물림으로 궁반 출신이었다. 그는 임오년에 있었던 군란 이후에 반명을 하는 선비들도 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부터 과감히 투필하고 늦깎이로 원상의 신표를 받았다. 수하에 거느린 행중들 역시 가근방 출신들이 많았다. 선비 출신답게 길미를 노리는 수완이 출중하고 시세를 읽는 안목도 탁월하다는 소문이 있었다. 허우대는 책상물림답게 금방 씻은 배추같이 멀쑥하게 생겼으나, 괴이하게도 목소리는 왕방울로 퉁노구를 가시는 듯 요란스럽고 시끄러워 듣기에 거북했다. 원래는 언사가 순박하고 조근조근했으나 장시에서는 목소리 큰 놈이 대접받는다는 어떤 쓸개 빠진 구실아치의 조언을 듣고 그를 좇은 까닭이었다. 글줄깨나 읽은 이력이 있어 원상들이 관아에서 쟁송이라도 생기면 앞장서길 인색하지 않았으나, 장시의 우락부락한 무뢰배들과 대치라도 할라치면 일찌감치 가위가 질려 대차게 헤집고 나가는 담대함이 모자랐다. 아직 큰 풍상을 겪지 못해 마음이 모질지 못하고 술도 배움술이라 많이 먹어야 두 잔이었다. 그도 임방에선 공원의 직책을 얻어 행세하지만 곧잘 도감인 정한조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성품도 무던해서 행중 식구들로부터 걸핏하면 양반 행티 너무 마시라는 핀잔을 들었지만, 마음에 새겨두지 않았다. 좀먹은 탕건에 책상다리하고 뼈빠지게 글을 읽어도 오직 허황될 뿐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던 궁반 시절과 견주어 보면, 만리 행역 눈보라에 부대껴 육신은 더없이 고단하지만, 마음은 편해서 일찌감치 신표를 얻게 된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임오년 난리 이듬해인 계미년(1883년)부터 조정에서는 경상, 전라, 강원, 함경도 연안의 조업권을 일본에 허가해 버렸다. 그런 연유로 연안 어업이 위축되고부터 덩달아 건어물의 수확도 줄어들었다. 생업을 걸었던 상대들도 하나둘 내륙의 상대로 이탈하고 말았다. 야거리배만으로는 종선까지 몰고 다니는 일본 선단의 위세당당한 조업을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해촌의 어부들은 끽해야 팔을 뻗으면 손이 육지에 닿을 것 같은 연안을 맴돌면서 생선 몇 뭇* 낚아 말리거나, 곽전에서 수심곽*과 오들곽*을 걷어 내는 일에 생계를 의존했다. 고포리 해안선을 따라 10여 리에 형성된 바위 밭의 돌곽 미역은 얕은 수심에서 햇볕을 보고 자라 검푸른 색을 띠고 잡벌레가 없을뿐더러 국을 끓이면 그 향기가 온 방안에 퍼졌다. 동짓달에 시작해서 이듬해 4월 사이에 채취한 미역은 크기도 일반 미역이 따르지 못해 고려시대부터 진상품으로 명성이 자자하였다. 1월부터 4월까지는 정어리나 청어, 오징어, 임연수어 같은 어종들이 잡혀 그나마 내륙으로 가져가면 길미가 쏠쏠하였다. 꼭두새벽에 말래 도방에서 발행한 소금 행상들이 샛재에 당도한 것은 산기슭에 서 있는 마른 자작나무 가지들이 우수수 설레는 그날 해거름 무렵이었다. 말래부터 바릿재를 넘어 샛재까지 노정에는 벼룻길과 잔도와 치받이길이 계속되었다. 때문에 발새 익은 길이라지만 욕심껏 걸어도 노정 줄이기가 수월치 않았다. 당도하고 보니 미역 짐과 건어물 짐을 진 조기출 행중들이 먼저 당도해서 맞은편 숫막의 봉노를 지키고 있었다. 숫막이 세 군데나 있어 20여 명의 행중이 한꺼번에 들이닥쳐도 봉노가 비좁은 경우는 없었다. 비좁다 하더라도 서로 빗장거리하듯 어슥버슥 누우면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서로 막역한 사이인 두 떨거지들이 왁자하게 떠들어 대는 와중에, 정주간에서 뒤트레방석을 깔고 앉아 군불을 지피던 월천댁이 정한조가 이끄는 소금 상단 행중이 당도한 것을 얼른 알아채고 봉당 쪽마루에 널린 도깨그릇들을 서둘러 치우고 나서 앉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뭇: 열 마리가 한 뭇. *수심곽: 잠녀들이 깊은 물에 들어가서 채취한 미역. *오들곽: 얕은 물에서 낫대로 건진 미역.
  • [이슈&이슈]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9월 6일 ~ 10월 20일 개최

    [이슈&이슈]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9월 6일 ~ 10월 20일 개최

    지리산 동쪽 자락 필봉산(해발 848m)과 왕산(923m)의 품 안에 자리한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 뒤로는 두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앞으로는 멀리 황매산과 구인산, 와룡산, 정수산 등이 겹겹이 펼쳐져 있다. 기(氣) 전문가들에 따르면 동의보감촌 일대는 백두산에서 발원한 한반도 정기가 백두대간을 따라 이어져 모이는 정점이다. 대한민국에서 기가 가장 세고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161만㎡에 이르는 이곳 동의보감촌에서 오는 9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45일 동안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열린다. 지리산의 청정한 자연과 정기를 호흡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세계 최초의 ‘힐링 엑스포’다. 전통의약엑스포는 우리나라 전통의학 백과전서이며 동양의학 보고인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기념해 정부가 주도하는 국제행사다. 보건복지부와 경남도, 산청군이 공동 개최한다. 동의보감은 의성 허준(1539~1615)이 1613년 초간본을 간행했으며 2009년 7월 30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복지부는 산청엑스포를 계기로 동의보감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을 한방의료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전통의약은 고령화와 난치성 질환이 늘어나면서 세계적인 블루오션 산업으로 떠올랐다. 도와 군은 2011년 11월 조직위를 구성했으며 사업비는 492억원이 투입된다. 주 행사장은 ‘자연의 길, 치유의 길’을 콘셉트로 삼아 불로마당, 동의마당, 세계장수마당, 소원성취마당, 소원길 등 5개 마당으로 이뤄진다. 박태갑 기획본부장은 “이야기가 있는 5개 길을 따라 모두 8개 전시관을 관람하다 보면 건강한 삶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제관은 144억원을 들여 2층으로 짓는다. 경회루와 유네스코를 뜻하는 파르테논 신전을 접목한 형태다. 동의보감관은 한의학 박물관을 리모델링한다. ‘한의약의 미래를 이끄는 오천년의 지혜’를 주제로, 1층은 동의보감의 우수성과 가치를 보여주고 2층은 생활 속 한방 체험 전시관으로 꾸민다. 행사기간에 동의보감 진본을 전시한다. 기를 수련하고 명상하며 심신을 치유하는 기체험장도 눈길을 끈다. 기를 받는 바위인 석경(60t)과 거북처럼 생긴 귀감석(127t)은 무병장수와 소원성취를 비는 명소다. 세계관에서는 알프스 산맥에서 발굴된 현재 가장 오래된 5300년 전 미라인 ‘아이스맨’ 특별전이 열린다. 약선문화관에서는 세계의 약선요리와 자연식을 체험하며 혜민서에서는 한의사들이 진료한다. 힐링타운에서는 전통한옥(11동)에 머물며 약선음식 등을 체험하고 한방진료를 받는다. 야외에는 약초생태관을 조성한다. 동의보감촌 입구에는 전국 65개 한의원이 운영하는 본디올 공동탕제원과 한의원, 한방음식점 등 민간시설이 운영된다. 행사 기간에 제8회 국제아시아 전통의학학술대회(9월 9일), 제1회 동의보감국제콘퍼런스(10월 4일) 등 국내외 학술대회가 열려 전통의약 미래를 제시한다.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 기대감도 높다. 경남한의사회가 지난달 6일 성인 입장권 2만매(2억원 어치) 구매 약정을 했다. 지난 2월에는 전국 산청향우회가 입장권 12만 2400매를 구매했다. 조직위는 관람객 170만명 이상을 유치하고 수익사업 등으로 62억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생산유발 2995억원, 부가가치 창출 1325억원, 고용유발 4135명 등으로 분석했다. 글 사진 산청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에버랜드 생태 사파리 ‘로스트밸리’

    에버랜드 생태 사파리 ‘로스트밸리’

    에버랜드의 새 사파리 ‘로스트 밸리’(Lost Valley)가 오는 20일 문을 연다. 지난 2년 동안 약 500억 원을 투자해 공들여 조성한 생태형 사파리다. 로스트밸리는 오래전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았던 전설 속의 동물낙원을 수륙양용차를 타고 탐험한다는 줄거리가 모티브다. 이를 토대로 바위 협곡과 불의 동굴, 그레이트 사바나, 레드 스왐프 등 모두 7개의 테마 존을 꾸몄다. 관람시간은 약 12분 30초다. 로스트 밸리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전시된 동물을 관람하는 ‘인간 중심형 동물원’이 아닌, 자연과 닮은 환경에서 여러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생태 몰입형 동물원’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20종 150여 마리의 다양한 동물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사파리를 설계했다. 무엇보다 동물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는 재미가 각별하다. 동물들을 만져볼 수도 있다. 수륙양용차를 타고 사파리를 돌다 보면 기린이 스스럼없이 차 안으로 머리를 내미는 상황과 마주한다. 물론 먹이를 달라는 뜻이다. 채소는 물론, 식빵을 줘도 거리낌 없이 먹는다.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도 재밌다. 특별한 훈련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좋아’ 등 6~7가지 단어를 구사할 수 있다. 물론 녀석의 재주를 감상한 뒤엔 ‘공연료’로 식빵 한 조각 던져주는 게 좋다. 수륙양용차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버스나 트럭 등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사파리와 달리 육지와 물을 오가며 동물을 관람할 수 있어 한결 이색적이다. 탑승 인원은 총 40명. 영국의 전문업체에서 주문 제작했다. 탐험 가이드가 차에 동승해 동물들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아울러 백사자, 바위너구리 등 세계적인 희귀동물과 산양, 바바리양, 일런드, 세이블앤틸롭 등 좀처럼 보기 힘든 초식동물들도 전시된다. 이색적인 혼합 방목도 눈길을 끈다. 초식동물인 코뿔소와 육식동물인 치타가 한 울타리에서 살고, 앙숙인 사자와 하이에나가 가까운 거리에서 동거하기도 한다. 세계 최다인 17회 출산 기록을 보유한 기린 ‘장순이’ 등 에버랜드 스타동물들도 전시된다. 사파리 디자인은 독일의 동물원 전문 설계회사가 맡았다. 인공 바위 조형물인 록워크(Rock Work) 등을 이용해 자연에 가까운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몰입 전시 기법’을 도입했다. 로스트 밸리 오픈으로 에버랜드는 현재 운영 중인 ‘사파리 월드’와 함께 2곳의 사파리를 운용하게 됐다. 전체 사파리 면적도 현재 2배 규모인 약 7만 5000㎡(약 2만 3000평)로 늘어난다. 아울러 2시간 가까이 걸렸던 기존 사파리 대기 시간이 1시간 안팎으로 대폭 줄어드는 부수 효과도 얻게 됐다. 에버랜드 방문객은 사파리 투어가 무료다. 올 7월쯤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사육사와 함께 동물 먹이 주기 등을 체험하는 ‘백사이드 체험프로그램’과 코끼리 등 대형 초식동물을 코앞에서 관찰하는 ‘생생체험교실’ 등으로 이뤄졌다. 10월쯤엔 소형차를 이용한 스페셜 투어도 도입된다. 참가 비용은 프로그램별로 다르다. 홈페이지(www.everland.com)에서 사전 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사파리 초입엔 12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유모차 보관소와 스낵바 등도 마련해 뒀다. 글 사진 용인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경북 경산 삼색 유혹

    경북 경산 삼색 유혹

    경북 경산은 대구의 위성도시, 혹은 산업도시 정도로 인식되는 곳입니다. 그 탓에 수도권 사람들이 여행 삼아 발걸음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한데 복사꽃 필 때는 다릅니다. 도시 안팎이 죄다 분홍빛으로 현란해집니다. 반곡지 물 위로 아름드리 왕버들과 복사꽃이 담기고, 인근의 계정숲은 신록의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지요. 도시의 겉옷을 걷어내면 원효, 설총, 일연 등 삼성현(三聖賢)의 역사가 튀어나옵니다. 여기에 경산의 ‘아이콘’ 팔공산 갓바위 부처까지 돌아본다면 봄날의 여정으로 모자람이 없겠습니다. 반짝이는 회백색 가지 위에 연분홍 꽃술이 얹혔다. 빛깔은 화사하고 향기는 은은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도 향도 짙어진다. 귀밑머리 간질인 봄의 훈풍이 진분홍 복사꽃잎을 날릴 때면 처녀 가슴이 까닭 없이 달뜬다. 이러니 선인들이 여염집 마당에 복숭아나무를 심지 말라 했을 게다. 경북 영천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경산 방면 국도로 갈아탄다. 사방이 복사꽃 천지다. 아랫녘에서 시작된 ‘꽃전선’이 내륙까지 확대된 모양새다. 하얀 배꽃도 한창 벌과 희롱하는 중이다. 경산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경산은 복숭아 재배 면적이 1470㏊로 전국 3위다. 동북쪽으로 이웃한 영천시가 1위(이상 2012년 기준), 남쪽과 경계를 이룬 청도는 한때 2위에 올랐던 지역이다. 그 덕에 해마다 이맘때면 영천과 경산, 그리고 청도를 잇는 진분홍 ‘복사꽃 벨트’가 펼쳐진다. 하지만 경북 영덕의 지품면처럼 복사꽃을 관광상품화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엿보이지 않는다. 복숭아 농사가 말 그대로 농업의 영역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일 터다. 그나마 경산에서 복사꽃 명소로 알려진 곳이 남산면 반곡리다. 보다 정확히는 마을 안쪽에 있는 반곡지의 유명세 덕에 지역 전체가 복사꽃 마을로 알려지게 됐다. 해마다 이맘때면 온 마을이 전국에서 몰려온 사진작가들로 몸살을 앓는다. 이때를 놓치면 일년을 더 기다려야 복사꽃 핀 반곡지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 그리고 저녁 무렵이면 마을 주변이 차량들로 가득 찬다. 이쯤 되면 마을 주민들이 싫은 내색을 할 법도 한데, 아직 그런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주민과 방문객 간에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 전에 자치단체에서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등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곡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다. 근동의 사진작가들 사이에선 진작부터 봄 풍경 빼어난 곳으로 입소문 났다. 복사꽃 필 무렵 찾으면 단박에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바람이 잦아들 때면 파란 하늘이, 그리고 진분홍 복사꽃과 신록의 새 옷으로 갈아입은 왕버들이 저수지에 풍덩 빠져 있다.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다. 반곡지의 둑길로 들면 분위기는 또 달라진다. 100m 남짓한 둑길에 십여 그루의 아름드리 왕버들이 뿌리를 내리고 섰다. 수백 년을 살아왔을 왕버들은 둥치가 어른 두어 명이 양 팔을 벌려야 맞닿을 정도로 굵다. 회오리처럼 휘휘 돌아간 나뭇결도 이채롭다.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 끝엔 올봄 새로 나온 연둣빛 잎들이 매달려 있다. 말 그대로 신록(新綠)이다. 이런 곳에서라면 누가, 어떤 카메라로 찍은들 작품이 되지 않으랴. 뷰파인더가 싱그러운 신록으로 가득하다. 반곡지가 있는 남산면 일대는 경산 최대의 복숭아 산지다. 그 덕에 저수지의 주변이 온통 복사꽃 꽃구름에 잠겨 있는 듯하다. 출렁대던 꽃구름은 마을 초입의 별밤곡 고개에서 마침내 파란 하늘과 맞닿았다. 마을 뒤편 삼성산도 볼만하다. 산벚꽃이 솜뭉치처럼 몽실몽실 피어나 산허리를 에워싸고 있다. 반곡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계정숲이 있다. 구릉지에 조성된 숲으로, 이팝나무와 말채나무,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이 빼곡하다. 짙은 숲그늘에서 산책하기 맞춤하다. 계정숲 안에는 한 장군 묘와 사당, 자인현청 등이 보존돼 있다. 해마다 단오 때만 되면 계정숲에서는 자인단오제가 열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단오 축제다. 한 장군은 이 자인단오제에 여원무(女圓舞)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 장군이 왜구의 침략에 맞서 누이동생과 함께 여장(女裝)을 하고 적을 유인해 물리쳤다는 게 춤의 내용이다. 경산은 삼성현(三聖賢)의 고장으로 불린다. 신라 승려 원효와 그의 아들이자 학자였던 설총, 삼국유사를 쓴 고려시대 승려 일연 등 3성인이 경산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관련해 가볼 만한 곳은 많지 않다. 올 6월께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이 완공되고 나면 다소 체면이 설 것으로 보인다. 경산 남쪽이 복사꽃 무릉도원이라면, 북쪽은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이 굽어보는 불국의 영토다. 경산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은 흔히 ‘갓바위 부처’로 알려져 있다. 해발 850m에 달하는 팔공산 관봉(冠峰)의 암봉들 사이에 조성됐다. 축조 시기는 신라 선덕여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현 대사가 어머니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갓바위 부처를 조성하는 동안 밤마다 큰 학이 날아와 지켜 줬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갓바위 부처로 오르는 길은 연중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 준다는 영험 많은 부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방문객 숫자만 한 해 5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입시철에는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팔공산은 경산 와촌면에 속해 있다. 흔히 대구 쪽을 들머리 삼지만, 경산 쪽에서 오르는 게 더 가깝고 수월하다. 일반 산행에 견줘 오르기가 고된 편은 아니다. 다만 몇 군데 깔딱고개가 있어서 ‘거의 다 왔다’는 말을 몇 번쯤 들을 각오는 하는 게 좋다. 갓바위 주차장에서 걸어가면 왕복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시내버스를 타고 좀 더 위쪽의 선본사 주차장까지 오르면 왕복 두 시간 이내에 다녀올 수 있다. 애견가라면 ‘경산의 삽살개’를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살)을 쫓는(삽)다는 뜻의 한국 토종견이다. 갓바위 가는 길의 대조농원, 삽사리테마파크 등에서 보호·육성되고 있다. 갓바위는 포항~대구고속도로 청통·와촌나들목, 반곡지는 대구~부산고속도로 수성나들목으로 빠지면 수월하다. 경부고속도로 경산나들목도 있다. 경산 시내에선 919번 도로를 타고 용성·자인·남산 방면으로 가다 석원석재 앞에서 925번 도로로 갈아탄 뒤 상대온천 앞 500m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별밤곡 고개다. 경산역에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가 선다. 동대구역까지 고속철(KTX)로 간 뒤, 20분 간격으로 경산역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도 된다. 경산시장 입구에 돼지국밥 등을 맛볼 수 있는 ‘돼지골목’이 형성돼 있다. 인근에 개성 넘치는 벽화마을도 조성돼 있다. 숙소는 갓바위 들머리인 와촌면 일대에 몰려 있다. 여행의 피로를 풀려면 상대온천이 좋겠다. 반곡지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다. 경산시 새마을문화과 (053)810-5362~5365. 글 사진 경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포주인의 비위짱이 뒤틀리지 않게 적당히 구슬러 놓았더니 수전노 행세대로 값을 눅게 잡아 주지는 않았으나, 소금 두 섬을 덧거리로 건네기로 약조해 주었다. 하긴 그들이 아니라면 울진 포구 염막에서 생산된 토염은 팔아치울 곳도 마땅치 않았다. 간혹 떠돌이 장돌림들이 울진 포구 토산염 좋다는 소문만 듣고 섣불리 염호들을 찾아와 흥정해 간 사례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십이령을 채 반도 넘기 전에 천도나 잔도(棧道)를 건너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평생 동안 돌이킬 수 없는 포병객이 되거나 열명길에 들어서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정한조가 이끄는 소금장수 상단 아니면 고헐간에 소금섬을 넘겨줄 부상들도 흔치 않았다. 내성에서 가져온 무명짐을 넘겨주기로 약조하고 흥정을 여축없이 성사시킨 행수는 해거름에 염막을 나섰다. 염창의 지붕에서 벗겨진 이엉들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쉴 새 없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모래펄에 씻기는 파도 소리는 오늘따라 스산했다. 염전이 있는 수산천을 발행하여 도방이 있는 말래의 숫막까지는 등짐 없이 열불나게 걸어도 한식경이나 걸렸다. 포구에서 발행하여 구만리와 외고개를 지나거나 흥부에서 발행하면 쇠치재나 세 고개재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소금섬을 지고 걷는다면 아침 선반에 발행해서 말래 도방 거리에서 하룻밤을 유숙해야 할 상거였다. 그리고 십이령으로 접어들어 사흘이나 나흘이 되어야 허위단심 현동 저자나 내성 장시 어름에 당도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등에 짐바리가 없는 단출한 몸으로 걷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시절로 보아 칼바람이라고 부르는 동남풍이 불어야 할 때였다. 오금 밑을 지악스럽게 파고드는 한기는 뼈에 사무치도록 차가웠다. 그러나 등짐을 지지 않고 반나절을 걷게 되었다는 것이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었다. 기분은 날아갈 것 같은데, 바람 때문에 길이 줄어들지 않았다. 소년 시절부터 사십 평생까지 등에 진 쪽지게를 벗을 날이 거의 없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고장을 모른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자신을 낳아준 아비와 어미의 얼굴조차 기억에 없다. 소년 시절은 구걸로 한둔하면서 숱한 고초를 겪은 것만 기억에 선명할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울진 포구의 염전에서 내성 장시를 오가는 소금행상에서 작은 쪽지게를 지고 담꾼 노릇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나이 사십 초반에 이르렀다는 것도 내성 태생이라는 것도 작반하던 늙은 부상들이 귀뜸해 주었을 뿐이었다. 그때까지 그의 생애는 오직 길바닥에 머물러 있었다. 걷고 또 걸어도 문득 고개를 들면 그는 길바닥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하였다. 등 뒤 쪽지게에 얹은 소금짐은 바위를 지고 있는 것처럼 어깨와 허리를 짓눌렀다. 짓누르는 무게로 말미암아 허리는 자꾸만 아래로 구부러지고 찬 서리 머금은 된비알 치받이 벼룻길을 스친 흙냄새가 콧등에서 폐부에까지 진동한다. 모가지를 잔뜩 빼올리니 5리 길도 걷지 않아 뒷덜미가 둔기로 얻어맞은 듯 뻐근하게 울려온다. 걸음을 한 발짝씩 옮겨놓을 때마다 오금은 자꾸만 오그라들고, 천도에서 튀어 올라온 돌니를 밟을 때마다 등짐을 진 채로 기우뚱거려 수십 길 벼랑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만 같아 가슴 졸인다. 오줌은 마려워 하복부가 팽팽하게 당겨오는데, 일행은 전혀 쉴 참을 주지 않는다. 쪽지게를 벼랑길에 세워두고 속시원하게 배설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으나 그렇게 되면 일행은 벌써 저만치 앞장서버려 도무지 뒤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물미장을 겨드랑이에 끼고 오지랖을 움켜쥐고 걷노라면 등골에는 어느새 진땀이 흐르고, 발뒤축에서 흘러나온 피가 짚신을 적신다. 치받이길은 그런대로 버틸 수 있다지만, 내리받이길은 더욱 고통스럽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걷지 않으면 높이 쌓아올린 등짐이 머리 위에서 곧장 쏟아질 듯 위협하여 물미장으로 발부리 앞을 버텨주지 않으면 그대로 벼랑길로 곤두박질쳐 순식간에 어육이 되고 말았다. 5리만 내려가도 두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고 허리는 쥐어짜듯 저려온다. 십이령길 주변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그 모두가 내리받이 벼랑길을 내려가던 행상들이 실족하여 열명길에 오른 연고 없는 무덤들이었다. 소금장수들의 허우대가 한결같이 껑충한 것은 모두 그러한 고통과 질곡을 참아내기 위함 때문일 것이었다.
  • [씨줄날줄] 어처구니 이야기/함혜리 논설위원

    ‘어처구니’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어처구니는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어처구니는 ‘엄청나게 큰 기계나 물건 혹은 그와 같은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뜻과는 아무래도 좀 맥이 닿지 않는다. 그보다는 맷돌을 돌릴 때 쓰는 나무 손잡이, 혹은 바위를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머리 부분을 가리킨다는 설이 관용적인 의미에 더 가깝다. 궁궐 전각의 추녀마루에 올려 놓은 다양한 형상의 흙으로 된 조각물도 어처구니라고 한다.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줄지어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고 고개를 들거나 숙이고 있는 물상들을 조선시대 국가 문서에서는 잡상(雜像)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잡상은 저마다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외형상 구체적인 특징을 지닌다. 조선 중기 야담류의 효시인 유몽인의 ‘어우야담’(於于野譚)에 따르면 어처구니는 대당사부, 손행자, 저팔계, 사화상, 이귀박, 이구룡, 마화상, 삼살보살, 천산갑, 나토두 등이다. 대부분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주인공과 땅의 신과 관련된 이름이다. 우리나라 건축물에서 언제부터 잡상이 활용됐는지 확실한 기록은 없지만 고려 불화 속의 궁전 건물에도 잡상과 유사한 물상이 등장하는 것으로 미뤄 고려시대부터로 추측한다. 조선시대에는 기와 제조관서인 와서(瓦署)에 기와를 만드는 와장(瓦匠) 외에 별도로 잡상장을 두어 잡상 제작에 힘을 쏟았다. 장식적인 기능은 물론 궁궐 지붕 경사진 추녀마루의 기와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고, 궁전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며 건축물을 수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장치로 여겼기 때문이다. 중국 고대 건축물에서 지붕에 잡상을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다. 벽사의 기능은 당 태종이 밤마다 꿈에 나타나 기와를 던지며 괴롭히는 귀신을 쫓기 위해 문·무관 형상을 만들어 지붕 위에 올린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장인들이 궁궐 공사의 마무리로 어처구니를 올리는데, 이걸 실수로 잊어 버리면 그게 바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식물장관이 될 우려가 있다”고 하자 윤 후보자는 “어처구니가 없다”며 반박했다. 여당 관계자는 “어처구니가 없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혀를 찼다. 자질 논란에 이어 할 말, 못할 말도 가리지 못하는 사람이 장관이 되어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머쓱해서 말구멍이 막힐 줄 알았는데, 정한조는 웃지도 않고 되받았다. “어림없는 얘깁니다. 시생과 같이 한둔으로만 지새우며 연명하는 장물림에게 육허기에 시달리는 동자치인들 좋다 하겠습니까.” “갈매기 떼 있는 곳에 고기 떼 있더라고, 사람 많이 모이는 저잣거리에 출입이 잦다 보면 언젠가 육덕 푸짐한 아낙네가 눈에 띄지 않겠나. 마음먹기 달린 게지. 김 날 때 후루룩 들여 마시는 게 임자라지 않던가.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가합한 혼처를 찾아 가솔을 거느리게.” “잘못 덧들였다가 제가 도리어 뒤집어쓰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포주인께서나 저나 동병상련입니다….” “누가 아니라나… 하긴 그뿐만 아닐세. 어제도 질청의 호장이 찾아와서 나를 윽박지르고 돌아갔다네. 그래서 내가 시방 좌불안석이야.” “또 무슨 일입니까?” “어느 놈의 사주를 받았는지… 조만간 염전을 내놓으라고 으름장 놓고 갔네.” “척매(斥賣)를 하라는 것입니까?” “그것들의 속내야 뻔하지 않은가. 방매(放賣)하고 나면, 구전이나 톡톡히 뜯겠다는 수작이겠지. 그들이 노리는 것은 염전뿐만 아닐세. 듣자 하니 고포에서 곽전을 가진 물주들도 질청 것들의 농간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네.” 그로써 어장은 궁가(宮家)나 토호들의 소유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곽전도 진상(進上)과 공상(供上)의 주요 물품인 미역과 김으로 사유화가 진작부터 진행되었다. 미역이 생산되는 터전인 지름 10여 무 정도의 바윗덩이가 200냥이나 400냥의 가격으로 거래되었는데, 거기에 질청의 구실살이들이 끼어들어 농간을 하였다. 특히 곽전인 바위는 매우 정확하게 위치 표기가 가능할 뿐더러 어떤 경우도 변형이 되거나 유실되는 염려가 없는 만큼 가장 확실한 매매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하늘만 쳐다보는 천둥지기 다랑논이나 비탈진 산기슭에 매달리듯 붙어 있는 따비밭 따위 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토지 이상의 가치를 가진 재산으로 인정되었다. 어촌 사회는 중앙의 관부로부터 멀리 떨어진 소외 지역이었다. 그러므로 나라에서 내리는 혜택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가지기 어려웠다. 때문에 무능력한 백성들이 모여 살기에 가장 알맞은 지역이었다. 도망한 노비들이 해안가 염전이나 곽전으로 숨어들어 보잘것없는 삯전으로 가까스로 연명하였다. 그들 역시 거둬들이는 착취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전, 군교는 물론 심지어 관노(官奴), 관예(官隸)까지도 그들 위에 군림하여 가리틀거나 착복을 자행하였다. 수령의 가친(家親) 생신이나 혹은 그들의 빈객을 빙자하여 물품을 강징하고는 그것을 수령에게 상납하는 것이 아니라, 하속 예리들이 빼돌려 착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에 어민들은 저항할 결집력이 없었다. 신분 자체가 떳떳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부패 관리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탐학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한조의 입에서도 긴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언젠가는 그들의 탐학과 농간을 저지시킬 날이 오겠지요.” “힘에 부치지만, 견딜 수 있는 데까지 견뎌야지. 반수와 도감의 훈수만 믿고 있다네.” “농이겠지요.” 겨끔내기로 농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속내로는 벌써 흥정이 무르익고 있었다. 포주인이 농을 부드럽게 주고받으면 흥정은 거의 담판이 난 셈이었다. 속셈으로 점치고 있었듯이 새재 눈밭 사이에 노란 복수초가 얼굴을 내밀더란 봄소식에 포주인 송석호도 한결 마음에 위로를 받아 가벼워졌으니 이번 행보에도 값은 눅게 해서 소금 바리를 넘겨주기로 하였다. 포주인도 등 두드리고 배 문질러 주는 수완이 출중한 행수에게 어느새 희미한 정리를 느꼈다. 정한조가 농담 끝에 불쑥 한마디 던졌다. “가난뱅이 구들장에 물난리가 겹친다더니, 이번 길에는 짐승 한 마리가 절음 나서 내왕길에 경난깨나 겪었습니다. 발새 익은 길이라지만, 십이령 고갯길 10리는 평지 길 20리 맞잡이가 아닙니까… 사정이 그러했으니 이번 파수에는 박하게 그러지 말고 좀 눅게 잡아 주시지요. 원님과 급창의 흥정에도 에누리가 있다 하지 않았습니까.” “피아말 엉덩이 둘러대듯 잘도 둘러대는구만. 하긴 절음 난 짐승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한고를 겪었다니 숙객*인 임자에게 박절하게 굴 수야 없지.” *숙객: 단골
  •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 굴비의 영광

    젓가락질이 쟀다. 석쇠 위 굴비가 노릇노릇 구워지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성질 급한 누구는 아예 젓가락을 내던지고 양손으로 머리와 꼬리를 붙들고 수박 먹듯 훑었다. 그 맛있는 게걸스러움에 혹했는지 너도나도 개구쟁이마냥 낄낄대며 따라했다. 굴비 한 두름이래야 순식간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영광에서, 그것도 영광굴비였으니 당연했다. 영광스러운 첫인상이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점은 더 영광스러웠다. 굴비만으로 완전한 영광 영광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은 “신령 령, 빛 광, 천년의 빛 영광은 지명 그대로 신령스럽고 정신이 살아 있는 고장”이라고 운을 뗐다. 장단이라도 맞추려는 듯 겨울 끝자락에 보슬비가 눈처럼 흩날렸고 희끄무레한 안개는 풍경을 수묵담채화로 그려냈다. 신령스러운 빛으로 지명과 딱 들어맞는 정감을 연출한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한들 굴비의 영광, 영광의 굴비만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찌뿌드드한 하늘과 으슬으슬한 날씨 탓도 컸다. 그랬으니,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 들러 직접 굴비를 엮고 한 두름씩 들고 나가 석쇠에 구워 먹을 때의 행복감이 컸을 수밖에…. 새참에 이어 저녁에는 보리굴비, 고추장굴비까지 모조리 맛보고, 다음날 아침에는 조기매운탕도 곁들여 굴비구이를 탐했다. 부드럽고 짭조름한 맛이 먹고 또 먹어도 물리지 않았다. 어찌됐든 영광은 굴비다. 구태여 ‘어찌됐든’이라고 토를 단 이유는 영광은 굴비로서 완전한 동시에 굴비만으로는 온전히 표현되지 않아서다. 굴비로서 완전한 영광은 굳이 부연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이다. 그 명칭의 유래는 고려 16대 국왕 예종(재위 1105~1122년)때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딸을 왕비로 들여 권세를 누렸던 이자겸이라는 외척세력가가 있었는데 반란을 모의했다가 적발돼 영광 법성포로 귀양을 오게 된다. 이곳에서 굴비를 맛본 것인데 그 맛이 너무나 기가 막혔다. 왕에게도 진상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자칫 용서를 빌거나 아부하는 뜻으로 비쳐질까 싶었다. 그래서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 굴비屈非라고 써서 올렸다는 이야기인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조기를 말리면 구부러지는데 이 모습을 보고 ‘구비仇非 조기’라고 부르던 게 굴비로 변했다는 설도 있으니 이래저래 사연 많은 굴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굴비가 먹여 살린다는 법성포항 풍경 2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에서는 굴비에 대한 기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엮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5,000~7,000원 3 노릇노릇 막 구워낸 영광굴비 맛은 가히 일품이다. 식당에서는 굴비정식 메뉴를 4인이 먹을 수 있는 ‘한 상’ 기준으로 팔기도 한다.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굴비백반은 1인당 1만5,000원선, 굴비정식은 2만5,000원에 판매한다 “법성포에는 파리 한 마리 없어요” 단지 그런 연유 때문에 영광굴비가 유명한 것은 아닌가 보다. 예전에야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산란을 위해 북상하던 조기가 엄청 잡혔다지만 지금은 조기들의 이동경로가 바뀌어 그렇지만도 않다. 그래도 영광굴비의 명성에 변함이 없는 이유는, 그만의 맛이 있고 그 맛을 빚어낸 환경이 특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굴비구이를 사이에 두고 겸상한 정기호 영광군수는 영광굴비 자랑과 영광굴비를 만들어낸 법성포 사랑이 대단했다. “옛날부터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 조기가 많이 잡혀서 굴비 만드는 전통과 역사가 깊어요. 그냥 간을 하고 말리는 것도 아닙니다. 영광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으로 ‘섶간’을 하고 법성포의 천혜의 해풍과 햇빛으로 말려 영광굴비가 탄생하는 것이죠.” 섶간은 영광굴비의 전통적인 염장 방식이다. 다른 곳에서는 염수에 조기를 담가 간을 하지만 영광굴비는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한 마리 한 마리 간을 하고 재웠다가 염도가 낮은 염수에 세척한 뒤 엮어 말린다고 한다. 그냥 염수에 간을 한 굴비를 이곳 사람들은 ‘물굴비’라고 하대하는 이유다. 자랑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성포는 굴비 생산에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췄어요. 신기하게도 법성포에는 파리가 한 마리도 없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물망을 치지 않아도 사시사철 위생적으로 말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법성포 굴비거리를 걸어 보니 파리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고, 수백 수천개의 굴비두름은 그대로 바람과 햇살을 맞고 있었다. 겨울이니 그렇겠거니 싶었다. 쉬이 믿겨지지 않는 ‘파리 전무’의 진실은 언젠가 한여름에 찾아가 확인해 볼 요량이다. 1, 2, 3 영광은 신안과 함께 천일염 생산지로 유명하다. 영광굴비는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으로 섶간을 한다 바람과 햇살과 천일염이 만들다 대신 영광의 천일염 생산현장은 직접 확인했다. 영광은 신안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천일염 생산지다. 16km에 이르는 갯벌과 오뉴월의 따뜻한 햇볕, 4월부터 불어오는 북서풍인 하늬바람이 빚어낸 소금이다. 염산 지역의 영백염전을 비롯해 백서영농조합법인, 황통영농조합법인 등의 대규모 염전이 영광 갯벌 천일염의 명성을 쌓고 있다. 염전 수만 해도 120여 개에 이른다. 도자기판 염전으로 유명한 영백염전에서는 현대화된 시설을 통해 최상의 품질로 태어나는 천일염의 생산과정과 현장을 체험했다. 이 천일염 역시 영광 법성포 굴비의 맛을 빚는 요소 중 하나이니 황금만큼 귀한 소금이다. 비굴해지더라도 먹고 싶고 다시 먹고 싶어서인지 영광굴비는 비싸다. 법성포에서도 한 두름(20마리)에 싸게는 2만원, 비싸게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시세차익을 노린 가짜 영광굴비가 판을 치는 것도 다 높은 몸값 때문이다. 영광굴비는 조기 중에서도 참조기만을 사용하는데 비슷하게 생긴 부세, 보구치, 수조기, 꼬마민어 등으로 만든 가짜 영광굴비에서부터 중국산 조기로 만든 가짜까지 파다하다. 일반적으로 굴비 머리에 다이아몬드 모양이 있으면 진짜라고 알고 있는데, 유사조기들도 마찬가지여서 위험이 따르는 상식이라고 한다. 어디서 잡혔는지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으면 사실상 확인할 길이 없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가짜에 대처하는 자세 진짜 영광굴비는 어떻게 구별할까? 하도 가짜가 판을 치니 첨단기술까지 동원됐다. 고유인증번호는 물론 생산지와 생산자 정보 등을 담은 QR코드를 부여한 것이다. 대략 10만원 이상의 중고가 제품의 경우 뚜껑을 열면 진품 영광굴비임을 알리는 음성 녹음이 자동으로 흘러나온다.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이 알려주는 진품 구별법은 이 진품인증태그를 확인하는 것이다. 특품사업단 건물은 굴비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직접 구매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굴비 엮는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영광굴비투어’의 출발지로 삼아도 좋겠다. 여기서 구입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겠다 싶어 4만원짜리 영광굴비 한 두름을 들고 왔더니 한동안 밥상머리 즐거움이 컸다. 법성포 굴비거리를 걷노라니, 영광 법성포의 바람과 햇볕을 머금고 이곳의 방식대로 탄생한 굴비라면 어디에서 잡혔든, 어떤 조기로 만들어졌든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은가 싶었다. 방점은 어디까지나 영광 법성포에 찍혀야 마땅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단, 속이지도 속지도 말아야 하겠지만…. ●영광 볼거리 영광에는 굴비 말고도 다양한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문화관광해설사 정애임 선생이 뗀 운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정신이 살아 있는 신령스러운 빛의 고장 영광’이라는 표현 속에는 영광이 품은 종교적 색채가 묻어 있다. 3대 종교가 깃들여져 있는 곳 다시 법성포다. 영광 법성포는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384년에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면서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는 법성포를 통해 백제불교를 전한 마라난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거대한 야외 박물관이다. 석가모니의 출생과 고행까지의 과정을 23개의 원석에 간다라 조각기법으로 음각한 부용루를 비롯해 간다라 유물전시관, 탑원, 4면 대불상이 들어서 있다. 부용루를 거쳐 4면 대불상이 있는 정상까지 오르면 호젓한 경치가 펼쳐진다. 마라난타가 제일 처음 지은 사찰이 바로 ‘불갑사’다. 불佛은 불교를, 갑甲은 처음, 으뜸을 뜻하니 절 이름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불갑사도 불갑사이지만 이곳에서 9월경에 열리는 상사화(꽃무릇)축제도 유명하다. 상사화의 꽃말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다. 잎이 진 뒤에야 꽃이 피니 서로 영원히 만나지 못한 채 사무치게 그리워만 해서다. ‘화엽 불상견 불상초花葉 不相見 相思草’의 한이 서린 꽃이다. 상사화 3대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인데 이곳의 규모가 가장 크다. 그래서 9월 상사화 꽃이 피면 불갑사 인근은 그야말로 빨간 융단이 깔린다고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뒤편으로는 숲쟁이꽃동산이 조성돼 있는데 이곳도 봄이면 꽃이 만발하고 활엽수림이 싱그러워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1 칠산바다를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노을전시관이 있다. 바다를 감상하며 노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2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인 불갑사. 불갑사 주변은 국내 최대 상사화 군락지여서 9월에는 빨간 융단이 깔린다 3 원전에서 나온 온배수를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에너지아쿠아리움. 기대보다 규모가 크고 수중생물도 다양하다 원자력에서 노을까지 영광은 원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원불교 창시자 박중빈 교조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영산성지를 비롯해 박중빈의 생가 터, 기도를 올렸던 바위 등이 영광에 남아 있다. 기독교 정신도 깃들여져 있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 탄압에 맞서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신자들이 염산교회에 77명, 야월교회에 65명이나 된다. ‘기독교인순교지’는 이들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이 밖에도 원자력 발전의 원리와 안전성 등을 홍보하는 ‘원전홍보전시관’과 원전 온배수로 꾸민 ‘에너지아쿠아리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로 선정된 바 있는 ‘백수해안도로’, 해변을 따라 조성된 ‘노을산책길’과 ‘노을전시관’, ‘불갑저수지 수변공원’, ‘가마미해수욕장’ 등이 굴비 너머의 다채로운 영광을 채색하고 있다. 모든 관광지가 무료입장이니 이 또한 영광의 매력이다. 여행의 피로는 노을전시관 인근에 있는 ‘영광해수온천랜드’에서 칠산 바다를 조망하며 온천욕으로 풀 일이다. 글·사진 김선주 기자 취재협조 영광군 www.yeonggwang.go.kr travie info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법성포 내 400여 개 굴비생산업체들로 구성됐다. 영광법성포굴비의 가공, 보관, 유통,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에 한해 전남품질인증마크가 부착된다. 굴비의 생산과정과 요리법을 홍보하고 있으며 엮기 체험과 구매도 가능하다. 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1-2 문의 061-356-1657 백제불교최초도래지┃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진내리 812 문의 061-350-5999 영광해수온천랜드┃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3-9988 불갑사┃주소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8 문의 061-353-8258 에너지 아쿠아리움┃주소 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 514 문의 061-357-2405 영광 노을전시관┃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764 문의 061-350-56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단 하루, 부산 상륙작전

    단 하루, 부산 상륙작전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다. 무작정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다. 동백섬이 선연하게 보이는 해운대는 싫었다. 대신 자갈치 아지매가 손짓하는 ‘남포동’과 부산 속 작은 섬인 ‘영도’를 단 하루 만에 돌았다. 화통한 남포동 꼬불꼬불 미로엔 ‘없는 게 없다’ 부산에 몇 년을 살았다는 이유로 “눈을 감고도 ‘부산 가이드북’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종종 허풍을 떤다. 그건 부산을 아끼고 좋아하는 내 마음의 표현법이었다. 누군가 부산 여행을 도와 달라 손을 내밀기라도 하면, 나는 넓은 오지랖을 쫙 펴곤 여행 멘토를 자처했다. 부산 초보자의 단골 질문 중 하나는 “부산역에서 해운대까지 멀어?”다. 멀다. 부산역에서 해운대까지 지하철을 타면 최소 45분이 걸린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해운대에선 맨얼굴의 부산을 느낄 수 없다. ‘짠’하고 ‘찐’한 부산을 만나고 싶다면, 부산역에서 신평행 1호선 지하철을 타면 된다. 부산역에서 지하철로 5분이면 남포역과 자갈치역에 도착한다. 큰 도로를 중앙에 끼고 왼쪽이 자갈치시장, 오른쪽이 남포동이니 두 역 중 어디에 내려도 무관하다. 그곳엔 “어서 오이소” 하고 두 팔을 내젓는 부산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정신없이 돌아가는 남포동엔 없는 게 없다. 먹을 것도 ‘천지 삐까리매우 많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입을 것도 ‘천지 삐까리’, 볼 것도 ‘천지 삐까리’. 남포동의 초입은 대영시네마와 메가박스 부산극장이 마주 보고 서 있는 ‘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 광장에는 현재 영화인 48명의 손이 박제돼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베니스영화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 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과 배우 이자벨 위페르, 홍콩의 욘판 감독도 핸드 프린팅 대열에 합류했다. 남포동 인근의 낡은 극장에서 시작된 ‘작은 영화제’ 앞에는 이제 ‘국제’라는 호칭이 붙는다. 보물찾기 게임을 하는 심정으로 좋아하는 영화인의 손도장을 찾다 정신을 차리니 구불구불한 골목 안이었다. 얼키설키 뒤엉킨 골목은 거대한 미로 같았다. 지하철역을 등지고 남포동 BIFF광장에 서면, 앞으로 창선동 먹자골목이 펼쳐지고 왼쪽으로 부평동 족발골목, 오른쪽으로 광복동 패션거리가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노릇노릇한 씨앗호떡과 굵직한 부산 떡볶이가 차려진 노점상을 비집고 쭉 직진하면 ‘아리랑거리’다. 목욕탕에서나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의자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분주하게 비빔당면, 국수 등을 흡입하고 있다. ‘도떼기시장, 깡통시장’ 등 다양한 별명을 자랑하는 국제시장도 아리랑거리와 멀지 않다. 1945년 해방 이후 각종 군수 물자가 시장을 통해 풀렸는데, 지금도 국제시장에선 일제, 미제 등 각종 수입품이 팔리고 있다. 왁자지껄 수다스러운 남포동을 떠나 자갈치 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되니, 찾아가기 참 쉽다. 오랜만에 찾은 자갈치 시장엔 여전히 사람 사는 냄새가 진동했다. 얼마 전 고인이 된 최민식 사진작가가 그리워졌다. ‘날 것의 사진’을 고집한 그가 왜 그토록 자갈치 시장을 사랑했는지, 시장 주변을 한 바퀴만 돌면 알 수 있다. 자갈치 시장은 펄떡이는 물고기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언제나 역동적이다. “회 한 접시 먹으소.” 권하는 호객행위도 여기선 거추장스럽지 않고 정겹다. 자갈치 시장 뒤편에선 영도다리가 훤히 보였다. 1 자갈치시장에선 영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장 주변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손길이 분주하다 2 신신한 해산물이 가득한 시장 남포동 길거리 음식 트로이카 씨앗호떡 BIFF광장엔 긴 줄이 여기저기 늘어서 있다.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는 단 하나. 씨앗호떡을 먹기 위해서다. 기름이 흥건하게 둘린 판 위에 찹쌀 반죽을 떨어뜨리면 금세 오동통하게 부풀어 오른다. 호떡의 가운데를 가위로 쭉! 그 속으로 땅콩, 해바라기 씨 등의 견과류가 두둑하게 들어간다. 뜨끈뜨끈한 호떡을 한 입 베어 물면, 쫀득한 찹쌀이 입 안에 엉겨 붙고 견과류가 오도독 씹힌다. 위치 부산시 중구 남포동 5가 BIFF광장 일대 가격 900~1,000원 비빔당면 국수만 비벼 먹는 건 아니다. 새하얀 당면도 부산에서는 새빨간 양념 옷을 입는다. 들어가는 내용물은 거창하지 않다. 면과 양념장을 분주하게 섞은 뒤 토핑으로 올라온 김치, 시금치를 곁들여 젓가락질 하면 된다. 위치 부산시 중구 창선동 2가 아리랑거리 일대 가격 2,000원 충무김밥 속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김밥’과 함께 부추 김치, 무 김치, 오징어 무침이 반찬으로 나란히 따라 나온다. 하얀 종이가 깔린 쟁반 위로 검정, 빨강의 조화는 참 곱다. 정신없이 김밥 하나, 반찬 하나를 떠 먹는 동안, 할머니의 칼칼한 목소리가 들린다. “오징어는 남기지 말고 다 챙겨 무래이, 안 그럼 혼낸다.” 위치 부산시 중구 창선동 2가 아리랑거리 일대 가격 3,000원 영도등대는 태종대 여행의 메인요리다 ©나명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수줍은 영도 한 맺힌 다리 너머, 외로운 섬 가수 현인의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의 화자는 영도다리를 서성이는 어느 사내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흥남부두에서 누이 금순이의 손을 놓친 오라비는 영도다리 난간 위에 걸린 외로운 초승달을 보며 흐느꼈을 것이다. 어디 금순이와 금순이의 오라비만 헤어졌을까.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그때, 피란민들은 하나같이 “영도다리에서 만나자”고 간절한 주문을 외웠다. 언제 만날지 모르는 잔인한 약속은 마음의 덫이었다. 희망고문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너덜너덜해진 가슴을 부여잡고 영도다리를 서성거렸다. 오늘은 오려나, 내일은 오려나…. 자갈치 시장에서 버스를 타고 피란민의 애끓는 애환이 덕지덕지 붙은 영도다리를 건넜다. 그림자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말절영도·絶影島이 살았다는 섬이 바로 영도다. 실제 신라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 영도에선 말이 자랐다고 한다. 신석기 사람들에게도 영도는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 신석기 유적인 ‘동삼동 패총’은 영도의 역사를 말해 준다. 국립 해양대학교 입구에 들어선 동삼동 패총 박물관에 바로 그 ‘패총’이 잠들어 있다. 먼 길을 온 여행자가 영도까지 찾아드는 이유는 뻔하다. 신라시대 태종 무열왕이 활을 쏘곤 했다는 ‘태종대’가 영도에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던 버스가 태종대에서 멈췄다. 나는 태종대와 무려 세 번이나 만났다. 자갈마당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직접 싼 도시락을 먹었던 기억, 태종대 축제에서 반딧불이를 봤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변한 건 하나도 없었다. ‘太宗臺태종대’라 쓰여 있는 묵직한 대형 돌덩이도 그대로였고, ‘다누비’ 열차도 여전히 손님을 태우고 씽씽 달리고 있었다. 나지막한 경사를 따라 쭉쭉 뻗은 나무가 조성돼 있고 그 사이사이로 살짝살짝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보여줄 듯 말 듯 애간장을 녹이던 바다는 남항 조망지에서 인심을 썼다. 부산의 대표 항구인 남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남항 조망지’는 야경 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남항 조망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쓸 필요는 없다.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태종대 최고의 명당인 전망대와 영도등대가 나오니까. 전망대엔 두 아이를 끌어안은 모자상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로 나가면 모자상의 비밀이 풀린다. 고개를 빼꼼 내밀자 신선이 노닌다는 신선바위와 자살바위가 양쪽으로 보였다. 모자상을 세운 건 다 자살바위 때문이다. 한때 한 해 평균 30명이 자살바위 인근에서 목숨을 끊었는데, 신기하게도 모자상을 세운 뒤로는 자살 횟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주전자를 닮았다 하여 이름 지어진 ‘주전자섬’은 스토커처럼 끈질기게 내 눈을 따라다녔다. 어느 지점에서 보든 바다 위에는 주전자섬이 떠 있었다. 전망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바다의 정중앙엔 주전자섬, 그 뒤로 대마도, 거제도가 나란히 서 있다. 물론 대마도와 거제도는 날씨가 쾌청한 날에만 볼 수 있는 귀한 손님이다. 당일치기 여행이라 마음이 급하겠지만 영도등대는 놓쳐선 안 된다. 영도등대를 봐야 태종대를 다녀갔다고 ‘인증’할 수 있다. 1906년 설립된 영도등대는 벌써 100살이 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당당했다. 태종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육지와 바다의 경계가 불투명해졌다. 어느덧 기차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영도등대 위에 자리한 태종사는 끝내 오르지 못하고, 다시 뭍으로 나가는 버스에 올라야 했다. 버스를 타고 영도다리를 지나던 순간, 신기하게도 배 멀미를 느꼈다. 1 영도등대 일대는 예술이 꽃피는 문화공간이다 2 바다가 펼쳐지는 태종대 산책로에선 봄을 만끽할 수 있다 3 여행객을 태우고 씽씽 달리는 다누비 열차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한국관광협회중앙회 www.koreatravel.or.kr 태종대 짬뽕 태종대에 도착하면 범상치 않은 중화 요릿집이 하나 버티고 있다. 이름부터 정직한 ‘태종대 짬뽕’. 문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손님이 많은 걸 보니, ‘맛집’이 분명하다. 짬뽕을 주문하면 종업원의 질문이 되돌아온다. “태종대 짬뽕 맞지예?” ‘태종대’ 세 글자에 유독 힘을 싣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살이 오른 꽃게, 입을 살짝 벌린 홍합, 도톰한 오징어 등…. 국물을 한 입 떠 먹으면 “살아있네.”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주말에는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3시에도 손님이 줄어들지 않는다. 빨리 후루룩 먹고 일어나는 건 암묵적인 예의다. 찾기도 쉽다. 버스 정류장에서 태종대 입구 쪽으로 걸어가면 왼편으로 식당이 보인다. 주소 부산시 영도구 동삼 2동 986-9 문의 051-405-2992 대표메뉴 일반 짬뽕 4,500원, 태종대 짬뽕 6,000원, 태종대 짜장 5,500원, 하얀 짬뽕 6,000원 ▶travie info 추천 여행사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면 약 3시간. 비싼 기차 비용을 들여서 내려갔건만, 초행길이라 헤매면 곤란하다. 더구나 주말이면 부산행 티켓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도권 거주자라면 열차 티켓부터 현지 이동까지 도와주는 여행사의 힘을 빌려도 좋다. 기차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홍익여행사는 다양한 부산 여행 상품을 갖추고 있다. 상품가격도 KTX 왕복 비용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 저렴한 편이다. 문의 홍익여행사 www.ktxtour.co.kr 02-717-1002 태종대 탐방 코스 태종대를 돌아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걷기, 다누비 탑승, 유람선 탑승. 이중에서 4.3km의 순환도로를 운행하는 열차 ‘다누비’를 타면 태종대 관광은 훨씬 편하다. 단, 주말이면 탑승객이 워낙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다. 주요 코스 광장 승차장→태원자갈마당→구명사→전망대→영도등대→태종사→정문 입구 하차장 탑승료 1,500원 부산역에서 태종대 가기┃1호선 9번 출구, 시내버스 88번, 101번 남포역에서 태종대 가기┃1호선 6번 출구, 시내버스 8번, 30번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에버랜드,생태형 사파리 로스트 밸리 20일 개장

    에버랜드,생태형 사파리 로스트 밸리 20일 개장

    에버랜드가 지난 2년 동안 약 500억 원을 투자해 조성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 밸리’(Lost Valley)’가 20일 문을 연다. 이로써 에버랜드는 현재 운영 중인 ‘사파리월드’와 함께 2곳의 사파리를 운용하게 됐다. 전체 사파리 면적도 현재 2배 규모인 약 2만 3000평(약 7만 5000㎡)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2시간 가까이 걸렸던 기존 사파리 대기 시간이 1시간 안팎으로 대폭 줄어드는 부수 효과도 얻게 됐다.  로스트 밸리는 오래전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았던 전설 속의 동물낙원을 수륙양용차를 타고 탐험하는 스토리로 구성됐다. 이를 토대로 바위 협곡과 불의 동굴, 사바나 등 7개 테마 존을 꾸몄다. 관람시간은 약 12분 30초다.  로스트 밸리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된 동물을 관람하는 ‘인간 중심형 동물원’에서 자연과 닮은 생태 환경에서 여러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생태 몰입형 동물원’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20종 150여 마리의 다양한 동물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근접 관람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린에게 먹이주기 등 실제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수륙양용차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버스나 트럭 등 육상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사파리와 달리 수륙양용차를 타고 육지와 물을 오가며 동물을 관람할 수 있어 한결 이색적이다. 탑승 인원은 총 40명. 영국의 전문업체에서 주문 제작했다. 탐험 가이드가 차에 동승해 동물들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 준다.  로스트 밸리에는 백사자, 바위너구리 등 세계적인 희귀동물과 산양, 바바리양, 일런드, 세이블엔틸롭 등 좀처럼 보기 힘든 초식동물들도 전시된다. 이색적인 혼합 방목도 눈길을 끈다. 초식동물인 코뿔소와 육식동물인 치타가 한 울타리에 살고, 앙숙인 사자와 하이에나가 지근거리에 동거하기도 한다. 말하는 코끼리로 유명한 글로벌 스타 ‘코식이’와 세계 최고인 17회 출산 기록을 보유한 기린 ‘장순이’ 등 에버랜드 스타동물들도 전시된다. 사파리 디자인은 독일의 동물원 전문 설계회사가 맡았다. 인공 바위 조형물인 록워크(Rock Work) 등을 이용해 자연에 가까운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몰입 전시 기법’을 도입했다.  에버랜드 방문객은 사파리 투어가 무료다. 키 1m 이하 어린이와 장애인은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올 7월쯤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사육사와 함께 동물 먹이 주기 등을 체험하는 ‘백사이드 체험프로그램’과 코끼리 등 대형 초식동물을 코 앞에서 관찰하는 ‘생생체험교실’ 등으로 이뤄졌다. 10월 경엔 소형차를 이용한 스페셜 투어도 도입된다. 관람객이 차에서 내려 동물들의 세계로 직접 들어갈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참가 비용은 프로그램별로 다르다. 홈페이지(www.everland.com)에서 사전 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사파리 초입엔 12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유모차 보관소와 스낵바 등도 마련해 뒀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실패한 기업인들이 찾는다는 그 섬… 4주간 무슨 일이

    [주말 인사이드] 실패한 기업인들이 찾는다는 그 섬… 4주간 무슨 일이

    해마다 100만여명이 창업을 하지만 80여만명이 폐업을 한다. 금융위원회와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창업 기업의 생존율은 3년 후 55%, 5년 후 39%, 10년 후 24%에 불과하다. 창업자 10명 중 5명이 3년 내 문을 닫는 셈이다. 창업 기업의 폐업 횟수는 1.3회, 재창업 횟수는 0.8회로 폐업 후 50%는 재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쓰러지면 재기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실패한 기업인은 죄인이 아니지만 일순간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의 재기를 ‘힐링’으로 접근한 색다른 시도가 남해의 외딴섬,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죽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조차 없이 벼랑 끝에 몰린 19명이 지난 2월 24일 무거운 마음으로 섬을 찾았다. 4주간의 시간,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지난달 21일 통영에서 배를 타고 1시간 만에 도착한 죽도는 인적이 드문 조용한 섬이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 폐교를 리모델링한 죽도연수원에서는 ‘실패 중소기업인 힐링캠프’가 진행되고 있었다. 2011년 11월 첫 캠프를 연 뒤 5회째다. 캠프는 3월과 6월, 11월 등 매년 3차례 진행된다. 연수원으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가파른 오르막길에 세워진 표지판이 눈에 띈다. “묵은 마음 비워서 맑고 둥근 마음만 가득 채워 가는 곳…허밀청원.” 섬에 내리기 전까지 ‘외인구단’이나 ‘실미도’를 연상했기에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글귀다. 가쁜 숨을 돌리려 들어간 연수원 식당에서 형광색 점퍼를 입은 이들이 반갑게 인사한다. 캠프 참가자들이다. 퇴소를 앞두고 그동안 생활했던 텐트와 침낭 등을 정리해 햇볕에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표정이 밝은 그들의 모습에서는 얼마 전까지 ‘인생 실패자’로 자책하며 방황했다는 사실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상하(43) 원장은 “이곳에서 ‘재기’는 재창업이 아니라 잃었던 용기를 되찾고 깨진 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라며 “실패한 사람에게는 실패 마인드가 숨어 있는데 치유 없이 정상적인 패자 부활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4주간 무료로 진행되는 힐링캠프는 방목 형태로 진행된다. 주입식 강의나 창업 스킬 등 성공 기법을 전수하는 과정은 없다. 100명이 넘는 재능 기부자 중 컨설턴트는 배제하고 종교인과 심리치료사 등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철저하게 ‘의도된 불편함’을 극복하며 스스로 마음을 관리하는 시간의 반복이다. 사업 실패로 같은 아픔을 경험했던 설립자와 한 원장의 신념, 그리고 재기 과정에서 간절히 필요했던 것을 녹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캠프는 술과 담배, 휴대전화, 지갑을 수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4주간을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취지다. 오전 5시 50분 기상과 함께 편치 않은 산길을 헤치고 명상 바위에 오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취침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식사는 하루 2끼만 제공하고 입소 다음 날부터 퇴소 전날까지 26일간 텐트에서 야영한다. 초기 2주간은 강의장을 제외하고는 대화도 차단된다. 캠프에서는 자급자족을 하기에 농촌 활동도 필수 일과다. 한 원장은 “실패한 기업인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환경을 탓하고 남을 원망한다”면서 “신세 한탄이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강당에는 “나는 지금 여기에 왜 와 있는가”, “고난과 좌절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나는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자기 암시 글들이 곳곳에 걸려 있다. 캠프 참가자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처음에는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고 쉽게 말문도 열지 않는다. 실패의 기간이 길수록 이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얼굴은 죽을상이고 의욕은 찾아볼 수 없다. 참가자들은 구구절절한 사연을 토로하지만 캠프에서는 철저히 무시한다. “나는 잘했는데…”라고 할 때마다 “너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했는가”라는 질문이 되돌아간다. 휴먼 영화를 시청하고 100배 절을 올리고 사이코드라마에 직접 출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마음의 변화를 겪는다. 야영은 캠프의 ‘백미’다. 산속에 설치된 텐트 간 거리는 30m가 넘는다. 아무런 간섭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회한, 후회의 뜨거운 눈물을 수없이 흘린다고 한다. 18년간 전자계통사업을 하다 2008년 폐업한 김경곤(59)씨는 “여기 온다고 뭐가 해결될까 하는 고민과 창업자금을 받는 데 유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했다”면서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를 털어내면서 몸과 마음이 맑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식품제조유통업을 했던 정영준(51)씨는 위기 탈출을 위해 입소했다. 정씨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 왔지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매우 유용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실패한 기업인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김경곤씨는 “아침이 밝아 오는 것이 싫었고 내 이름이 적힌 우편물을 받는 게 두려웠다”면서 “특히 나 때문에 가족까지 피해를 당하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당시 자살하는 사람에게 공감이 갔다”면서 “남을 원망하는 마음만 들고, 내가 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면서 술로 시간을 허비했다”고 회고했다. 사업이 망한 이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작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신용을 회복해야 하는데 상당수는 빚의 늪에서 헤어날 방법을 찾지 못한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후반 남성은 “신용 회복을 하더라도 카드 발급이나 대출이 안 되는 등 재기를 위해 기댈 언덕이 없다”면서 “사업이 잘되면 금융권이 제일 먼저 고개를 숙이며 찾아오지만 반대 상황에서 가장 먼저 발목을 잡는 것도 금융권”이라고 성토했다. 캠프를 거쳐 간 68명 중 50%가 재창업(12명)을 하거나 취업에 성공했다. 5년간의 아픔을 딛고 대구에서 재기한 향천의 김영만(47) 대표. 그는 2차례 누룽지 제조 업체를 운영하다 무일푼으로 쫓겨났다. 2008년 이후 신용불량자로 4년간 ‘바닥 인생’을 경험했다. 지난해 3월 2회 캠프에 참가한 후 중소기업청의 재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재기했다. 김 대표는 “항상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고 스스로에게 경종을 울린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4주간의 일정을 마친 5회 캠프 참가자들이 1명의 낙오자도 없이 섬을 나섰다. 그토록 힘겨워했던 현실 속으로 다시 들어선 것이다. 오늘의 실패를 자산이자 축복으로 되돌리는 항해가 시작됐다. 글 사진 죽도(통영)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아웃도어] ‘고어텍스’의 진화 …멋보다 ‘기능’에 몸을 맞춰라

    [아웃도어] ‘고어텍스’의 진화 …멋보다 ‘기능’에 몸을 맞춰라

    겨울의 문턱을 완전히 넘지 못한 듯 날씨가 여전히 차갑다. 더디게 오는 봄을 하루라도 빨리 느끼고 싶은 상춘객들은 이미 전국의 산과 들을 누비고 있다. 요즘 도심에서도 밤과 낮의 기온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것은 예사다. 올봄 기후는 유난히 변화무쌍한데 산속 날씨는 특히 예측 불가다. 정상을 향해 100m씩 올라갈 때마다 기온은 약 0.5도씩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 능선에서 찬바람이라도 만나게 되면 체감온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35도 이하로 체온이 떨어지면 오한이 급습하며 이 경우 신체 기능이 50%가량 뚝 떨어진다. 여기서 더 심해지면 심박수가 급격히 높아져 자칫 목숨을 잃는 상황까지 맞닥뜨릴 수 있다. 야외활동 시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복장을 잘 갖춰 입는 것은 필수다. 이 중 아웃도어 재킷 준비는 기본 중의 기본. 재킷을 고르는 데 있어 가장 고려해야 할 요소는 ‘기능성’. 수년 전부터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다반사로 입기 시작하면서 업체들은 앞다퉈 멋스러운 디자인과 화려한 색상으로 무장한 제품들을 쏟아내 왔다. 이번 주말 산행 등 야외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멋도 멋이지만 내 재킷이 얼마나 내 몸을 지켜줄 수 있을지를 따져봐야 한다. 고어코리아 관계자는 “고기능성의 아웃도어 재킷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안전한 산행 등을 위한 필수 장비”라고 말했다. 고어텍스 소재의 아웃도어 의류 및 용품은 방수·방풍·투습 기능이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고어텍스를 사용할 경우 다른 소재 제품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게 흠이지만 기능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일반 소비자나 전문 산악인들 사이에서 고어텍스에 대한 믿음은 한결같다. 이번 시즌 새롭게 출시된 고어텍스는 투습 기능이 크게 강화됐다. 가을보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봄철이라 땀 배출이 많기 때문이다. 몸 안의 열과 땀을 신속하게 배출시켜 체온조절이 용이하고 쾌적함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단 또한 한층 가볍고 부드러워져 동작이 큰 신체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면 기능성 셔츠를 챙겨 입고, 여분의 양말과 속옷까지 준비하면 더 바랄 게 없다. 안전한 산행을 위한 두 번째 장비는 등산화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는 계절이라 산속 곳곳에서 미끄러운 바위나 예고치 않은 물웅덩이를 만날 수 있다. 접지력이 우수하고 물에 젖지 않는 방습 기능이 탁월한 신발을 골라야 한다. 필요한 것을 담는 배낭도 보호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만약의 경우 넘어졌을 때 충격을 흡수해 머리와 척추를 보호해 준다. 배낭은 등판 전체를 가리고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는 것으로 마련하는 게 좋다. 이 밖에 등산용 스틱, 헤드램프, 물, 비상식량, 나침반, 칼과 끈 등도 함께 준비하면 금상첨화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반구대암각화 2017년 세계유산 신청” 문화재청, 훼손현장 공개로 울산시 압박

    “반구대암각화 2017년 세계유산 신청” 문화재청, 훼손현장 공개로 울산시 압박

    ‘세계 최초의 고래 사냥 암각화’로 알려진 경북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보존 방법을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갈등이 10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소 6000년 전 선사시대(신석기 추정) 유적이 풍화작용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고 하고, 울산시는 시민의 식수원을 위협할 수 없다며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자는 문화재청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11일 반구대암각화가 훼손되고 있는 심각한 현장을 보여주겠다며 언론 현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2010년 1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반구대암각화를 2017년까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반구대암각화 보존 태스크포스팀장인 강경환 문화재보존국장은 또 “반구대암각화와 물길로 2.4㎞ 떨어져 있는 신석기에 제작된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 등 대곡천 경관을 올해 안에 명승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박맹우 울산시장은 이날 설명회 현장에 나타나 “울산시민의 식수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는 대책을 논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반구대암각화의 운명이 기구해진 이유는 1965년 사연댐 건설로 이미 수몰됐기 때문이다. 1970년 천전리 각석을 발견했던 문명대 당시 동국대 교수팀은 이듬해 반구대암각화를 발견했다. 강변의 바위 절벽 중에서 가장 넓고 반반한 너비 6.5m, 높이 3m가량의 수직 바위에 배를 탄 사람들이 고래를 사냥하는 모습 4점이 생생했고 거북이와 호랑이, 돼지, 양, 사슴, 가마우지, 샤먼(무당) 등 240여점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었다. 반구대암각화는 국보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장마가 지면 8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고스란히 물에 잠겨 있게 된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고려대 교수 시절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던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반구대암각화에 눈물이 흐른다”고 하는 이유다. 문명대 문화재위원은 “명승 지정과 세계유산 지정을 위해서는 현재 울산시가 주장하는 생태 제방을 쌓아서는 불가능하다”며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호소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안병용 “전철 6호선 의정부 연장 돕겠다”

    안병용 “전철 6호선 의정부 연장 돕겠다”

    서울 은평구민들이 전철 6호선의 의정부 연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의정부시가 호응하고 나섰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10일 “은평구민들의 6호선 연장 추진 운동을 적극 환영하며, 사업추진에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시장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 10년 가까이 경기 의정부·양주·포천을 뜨겁게 달궜던 7호선 연장 방안이 사실상 무산된 데 따른 대안으로 볼 수 있다. 7호선은 의정부 장암동이 종점이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는 서울시가 서울연구원에 의뢰한 ‘서울도시철도기본계획’ 용역 결과가 나오는 다음 달쯤부터 양주시와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은평구민들은 지난달 8일 ‘6호선 복선화 및 연장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독바위역이 종점인 6호선을 은평경찰서~은평뉴타운~북한산국립공원~송추역~의정부까지 연장하도록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은평구의 중심도로인 통일로의 교통체증, 구파발에서 종로로 이어지는 은평새길 사업의 추진 여부 불확실 등으로 교통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며 “현재 단선으로 운행 중인 6호선을 복선화하고 연평균 900만명이 찾는 북한산은 물론 송추·의정부까지 전철이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병휘 은평구의원은 “아직은 서울시에만 은평구민 입장을 전달했으나 서울도시철도기본계획 용역결과가 나오면 연말까지 경기도, 의정부시, 양주시는 물론 해당 지역 국회의원과 협의를 갖고 올해 안에 기본계획의 틀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평구민들이 요구하는 노선은 장흥관광지를 거치지 않아 양주시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신촌~능곡~대곡~장흥~송추~의정부를 잇는 교외선의 전철화를 희망하고 있는 고양시와도 노선이 일치하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양주시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북한산에서 노고산~일영~장흥관광지로 우회하는 대안노선을 선택할 경우 사업비 증가로 이어져 비용대비편익성(BC)이 하락해 사업이 무산될 수도 있다. 또 광역전철로 추진되면 관련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담이 줄어들지만 반대로 정부 입장에선 재정 부담이 커져 선뜻 찬성할지도 불투명하다. 의정부시로서는 고가나 지하로 건설돼 시가지가 끊어지지 않은 방식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6호선 연장이 추진되려면 다음 달 16일 나오는 서울도시철도기본계획에서 타당성 있는 사업으로 제시돼야 하며, 광역전철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기도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6호선 연장 문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은평구와 양주, 의정부 지역 핵심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NASA “2019년, 그물로 소행성 잡겠다” 공식 발표

    NASA “2019년, 그물로 소행성 잡겠다” 공식 발표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가 그물을 이용해 소행성을 ‘포획’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디스커버리뉴스 등 해외 언론이 7일 보도했다.  NASA가 2019년 실행에 옮길 이 프로젝트는 로봇우주선을 이용해 소행성에 접근한 뒤, 이 우주선에 달린 거대한 그물망을 이용해 소행성을 포획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포획한 소행성의 회전 및 이동속도를 늦춘 뒤 달 가까이로 이동시켜 소행성 연구 뿐 아니라 우주 연구 특히 화성 탐사의 새로운 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포획 가능한 소행성은 둘레 약 7.7m, 무게 약 500t 가량으로 비교적 작으며, 아직 정확한 타깃 소행성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NASA 산하단체인 지구근접물체연구소(Near Earth Object program)의 도널드 예먼스 소장은 “무게 500t 가량의 소행성은 지구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포획할 수 있는 소행성을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소행성 연구 뿐 아니라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이나 우주 바위 등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4년 회계예산 중 약 1억 달러를 이번 소행성 포획 프로젝트에 책정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얼마 가지 않아서 만기가 두고 온 벼랑길이 시선에 들어왔다. 그러나 잡도리해 두었다는 네 필의 당나귀는 만기가 버리고 온 장소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이 시겟짐을 등에 붙인 채로 한가롭게 서 있었다. 한 마리는 비게질을 한답시고 나뭇등걸에 엉덩이를 비비적거리고 있었다. 절음 난 나귀 역시 무사했다. 다만 어마지두 놀란 만기가 경황 중에 벗어던진 쪽지게만 벼랑길에 곤두박여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 해서 무작정 달려가서 나귀들의 고삐를 낚아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매복한 산적들이 나귀들을 미끼로 유인하여 순식간에 일행을 덮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행은 나귀들을 코앞에 두고 사위의 정황을 살피기로 하였다. 계곡 아래로 몸을 납작 엎드려 매복하면서 숨을 죽였다. 까치 서너 마리가 소나무 가지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면서 소리치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경솔하게 뛰어들었다가 놀란 나귀들이 혼비백산하여 뒤죽박죽 뛰기라도 한다면, 시겟바리가 계곡 아래로 굴러 일이 커질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나귀들조차 부상을 입을 가망도 없지 않았다. 산적이 매복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든, 나귀들이 놀라지 않게 시간을 끌며 지켜보든, 모두가 신중하지 않으면 위기와 마주칠 수 있었다. 지루할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제야 행수가 잡목숲에서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켰다. 일어서긴 했지만 한동안 미동도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산적이 지켜보고 있었다면 그 모습을 드러낼 차례였고, 나귀들이 놀라지 않았다면 저들의 주인이 나타났다는 것을 깨닫고 뛰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한 사태들을 예견할 수 있는 안목이 행수인 그에겐 있었다. 그는 드디어 천천히 다가가 나귀들의 고삐를 잡아채는 데 성공했다. 뒤따르던 수하 동무들 역시 다가와 길바닥에 곤두박인 지게를 수습하였다. 소란을 피우던 까치 소리도 가까스로 멎었다. 그렇다면 만기와 마주쳤다는 길손은 도대체 본색이 무엇인가. 달아난 노비를 추쇄하던 작자인가. 아니면 육로행상으로 자처하고 나선 적탈민인가. 아니면 관아의 재물에 포흠을 저지르고 도망하던 구실아치인가. 그렇지 않으면 만기가 낮도깨비를 보았다는 것인가. 그도 아니라면 푼전의 삯전을 받고 발품을 팔던 보행꾼인가.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젓고 있었으나 도무지 이렇다 할 짐작이 없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행수는 만기가 보았다는 사람의 형용이 이 근처에서 매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고삐를 수하 동무에게 건네고 난 뒤 벼랑길 위쪽에 있는 바위 아래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직 녹지 않은 눈 위로 낙엽과 눈이 서로 엉켜 어수선하게 흩어진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차가운 눈 위에 코를 박고 쓰러진 채로 혼절한 한 사내를 발견하였다. 위인은 날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볼기짝을 드러낸 채 코를 박고 널부러져 있었다. 굴뚝에서 빼놓은 족제비 꼴인 사내를 발견하는 순간, 동무들을 부를까 하다가 그만두고 앞으로 엎어진 사람을 바로 눕힌 다음 진맥부터 해보았다. 한동안이 지나서야 손바닥에 가느다란 맥박이 가물가물 집혀왔다. 그때까지 명줄이 붙어 있다는 것은 천행이었으나, 강시나 다름없는 사람의 행색은 차마 눈 뜨고 못 볼 지경이었다. 염하다가 내다버린 사람처럼 형용이 흉칙하였다. 입성이란 것을 걸치고 있긴 하였으나, 콧등이 베어나갈 듯한 혹한에 배자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시뻘건 동저고리 바람인데 그 또한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누더기가 겨우 거웃을 가리고 있을 뿐 사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긁히고, 찍히고, 파이고, 멍들어서 전신에 앵혈 같은 자국투성이인 것으로 보아 그가 이 산속에서 겪은 경난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었다.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괴나리봇짐조차 보이지 않았다. 호랑이나 개호주를 만나 욕을 당한 것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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