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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조사가 왜 이럴까…“바보야 문제는 결집이야”

    여론조사가 왜 이럴까…“바보야 문제는 결집이야”

    야당 정치권이 최근 여론조사 동향을 두고 소란스런 분위기다. 비상계엄 이후 벌어졌던 여야의 지지율이 최근 다시 비등한 수준으로 붙은 탓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당내에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까지 꾸렸다. 일부 의원들은 여론조사 기관 등록 기준을 강화하고,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점검 및 제재 규정을 명문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 시작은 직무정지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기록했다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의 여론조사가 나오면서다. 민주당은 ‘문항이 편향적으로 설계됐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출하고 해당 기관에 대한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으로 평가받는 한국갤럽, 전국지표조사(NBS) 등에서도 양당의 지지율이 엇비슷한 결과가 나오면서 당내 공기도 달라졌다. 여론조사 방법의 오류를 따져묻던 날선 목소리는 사그라들고, 원인 분석을 원하는 수요가 커지는 모습이다. 대체 어떻게 그 많은 국민들이 내란사태의 주범과 잔당 세력에게 변치 않는 지지를 보낼 수 있냐는 의구심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는 너무나 다르단 거다. 복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례적 ‘결집 현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이후 한시름 놓은 진보 지지층은 ‘관망세’로 돌아섰고, 보수 지지층은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결집 중이라는 것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28일 통화에서 “전국적으로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면 여론이 번지점프처럼 내려갔다 올라왔다 한다”면서 “이럴 때 과표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직후엔 진보층이 결집하고 ‘샤이 보수’가 많아졌지만 탄핵 심판과 수사가 진행되면서 양 지지층의 결집도가 역전됐다는 설명이다. 보수 응답자 100명 많아 與 지지율 상승野 ‘더블 스코어’ 땐 진보 응답자 압도적이러한 정황은 한국갤럽의 조사 표본으로도 확인된다.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1월 4주 한국갤럽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양당의 지지율(민주당 40%, 국민의힘 38%)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해당 조사에서 보수 성향 응답자는 362명으로, 진보 성향 응답자(266명)에 비해 100명 가까이 많았다. 현재 보수 지지층의 여론조사 응답 적극성이 진보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걸 나타낸다. 반면 양당의 지지율(민주당 48%, 국민의힘 24%)이 ‘더블 스코어’까지 벌어졌던 지난해 12월 3주 조사에선 진보 성향 응답자가 357명으로 보수 성향 응답자(267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당시 조사는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12월 17~19일) 이뤄진 조사로, 진보 지지층의 결집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다. 지금과 같이 혼란한 정국에선 성향별 여론조사 응답률이 시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정당 지지율이 출렁이는 게 ‘이상 현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선거 국면의 여론조사도 이와 유사한 경향성을 보인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경선이 한창일 땐 여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전화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보수층 응답률이 높아지고, 민주당에서 경선이 진행될 땐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지난 20대 대선 때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본경선(10월 10일) 직전 이뤄진 10월 1주 한국갤럽 조사에선 양 성향 응답자수(보수층 277명, 진보층 224명)가 비슷했고, 민주당 지지율(35%)이 국민의힘(34%)을 근소한 격차로 앞섰다. 반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본경선(11월 5일) 직전인 11월 1주 조사에선 보수층 응답자(287명)가 진보층(185명)에 비해 100명 이상 많았고, 지지율도 국민의힘(38%)이 민주당(30%)을 크게 이겼다. 결집 이유로 尹 태도 지목…몸 낮춘 朴과 달라‘대안세력’도 부재…국민의당·바른정당 없어 다만 8년 전과 달리 보수층이 왜 이렇게까지 결집하는지는 살펴볼 일이다. 가장 큰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태도 차이를 꼽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대국민 사과를 통해 거듭 몸을 낮췄다. 반면 윤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으로부터 나라를 되찾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려 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수사와 재판을 통해 잘잘못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결집을 유도했고, 보수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안세력’의 부재도 8년 전과 다른 요인 중 하나다. 박 대표는 “2017년 탄핵 때는 국민들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대안정당으로 인정했지만, 지금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계엄 사태가 터지는 데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그동안 보여온 강경 일변도 노선과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여당 탄핵 찬성파 의원들이 당을 나와 만든 바른정당도 있었다. 지금은 양당의 극단적 정치 속에 제3세력이 설 공간이 보이지 않고 중도보수층의 선택지도 줄어든 상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양 지지층의 결집이 가속화되고 정치권의 적대적 대결 양상이 반복되면 중도층은 탈락하고 극단적 선거판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준호♥김지민, ‘2세 사진’ 공개…“아빠 닮은 딸”

    김준호♥김지민, ‘2세 사진’ 공개…“아빠 닮은 딸”

    개그맨 김준호가 ‘딸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김준호는 지난 26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예비 신랑 김종민과 함께 ‘총각 파티’를 즐겼다. 이날 김준호는 흰색 정장을 입고 등장해 예비 신랑 자태를 뽐냈다. 하지만 김준호는 ‘미우새’ 아들들이 준비한 지압 자갈길에서 줄넘기하라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고통을 호소하며 엉성한 자세로 줄넘기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줄넘기 도중 “결혼 못 하겠다”는 김희철의 말에 김준호는 “결혼할 거야”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제일 고통스러운 구간에 다다른 그는 “지민아 사랑한다”를 외치며 자갈길을 완주해 연인 김지민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준호는 2세 관련 질문에 “종국이가 침대를 어떤 걸 사주느냐 따라 다르다”고 재치 있게 받아쳤다. 그는 자신과 김지민의 얼굴을 빼닮은 애플리케이션으로 합성한 가상의 2세 딸 사진을 보고 과몰입하기도 했다. 허경환은 김준호와 눈매가 비슷한 가상의 딸 사진에 “원래 딸은 아빠 닮는다”라고 말했다. 김준호는 2세 사진을 두고 김종국이 “누구의 딸이 제일 예쁠 것 같냐”고 묻자 “가족은 건들지 맙시다”라며 벌써 딸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 “창피한 일이지만…” 백종원, ‘빽햄’ 가격 논란에 직접 나와 밝힌 입장

    “창피한 일이지만…” 백종원, ‘빽햄’ 가격 논란에 직접 나와 밝힌 입장

    설 맞아 ‘빽햄’ 45% 할인판매 했다가일부 네티즌 ‘꼼수 마케팅’ 비판 제기백종원 “마진 1500원…사실상 제로”“대량생산 들어가면 판매가 내릴 것”해명에도 “최악 마케팅” 비판 이어져 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58) 더본코리아 대표가 설 명절을 맞아 자신의 이름을 딴 통조림 햄 ‘빽햄’ 선물세트를 45% 할인 판매한다고 알렸다가 가격 논란이 인 것에 대해 26일 직접 해명했다. 백 대표는 이날 자신의 유튜버 채널 ‘백종원’에 올린 ‘[더본뉴스] 빽햄에 대해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45% 할인 판매 시 세트당 1500원의 마진이 발생하지만, 회사 운영비를 포함하면 사실상 마진이 제로”라고 밝혔다. 앞서 논란은 백 대표가 지난 17일 유튜브 영상에서 빽햄 선물세트(200g·9개입)를 정가 5만 1900원에서 45% 할인한 2만 8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백 대표는 “빽햄은 활용할 수 있는 게 정말 많다. 구워도 볶아도 끓여도 맛이 좋다”면서 “가격이 정말 좋다. 저 같으면 한 10세트 사 놓는다”라고도 했다. 백 대표의 이같은 홍보에 당시 더본코리아 온라인몰 ‘더본몰’에서는 해당 선물세트가 대부분 품절됐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빽햄의 정가가 유사 제품보다 높게 책정됐으며, 일부러 정가를 높게 책정한 뒤 대폭 할인하는 것처럼 일종의 ‘꼼수 마케팅’을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실제로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동일 제품을 사면 1300원 정도 비싸긴 하지만, 각종 멤버십 적립 혜택까지 받으면 45% 할인가와 거의 비슷한 금액에 구매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백 대표는 빽햄 가격 논란에 대해 이날 영상에서 “창피한 일이지만 후발 주자이다 보니 당연히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 대량 생산하는 회사와 비교해 소량 생산이라 원가 차이가 많이 난다. 생산 원가와 유통 마진을 포함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한 것”이라면서 일부러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는 의혹을 반박했다. 다만 “많이 팔면 팔수록 점점 대량 생산을 들어가면 가격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대량 생산 목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빽햄은) 한돈 비선호 부위를 많이 활용해서 한돈 농가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만들었기에 마진과 상관없이 선물 세트로 많이 알려보자는 취지로 (45% 할인 행사를) 한 것”이라며 “떳떳하게 말씀드리지만 이번 행사는 마진이 거의 없이 했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빽햄의 고기 함량(85%)이 경쟁사 제품(‘스팸’은 수입산 돼지고기 92%)보다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200g 기준 고기 함량 차이(7%)는 14g 정도로, 14g의 고기 원가는 100원이 안 된다. 100원 아끼자고 고기 함량을 줄이겠느냐”며 “부대찌개용으로 개발하면서 양념류들이 들어간다. 끓였을 때 국물에 감칠맛을 내기 위해 우리만의 양념이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대량 생산을 통한 판매가 절감 목표를 재차 언급했다. 그는 “빽햄이 잘 팔려서 대량생산 들어가면 단가가 뚝 떨어질 수도 있다. 그때 가서 가격(정가) 내리겠다”며 “(가격 인하 갖고서) 욕하지 말라. ‘이제 양심이 돌아왔네’가 아니라 그만큼 생산단가가 떨어지면 가격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백 대표의 해명에도 일각의 비판 여론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영상이 올라온 뒤 불과 5시간여 만에 3500개 넘는 댓글이 달린 가운데 “소비자를 가르치려는 최악의 마케팅이다”, “‘소비자들은 바보 아니다’라고 했던 분 맞나”, “결국 요약하면 지금 빽햄은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걸 인정한 거네” 등 비판 의견이 시청자들의 많은 추천을 받았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다음달 중순이나 오는 3월 초 빽햄이 추가 생산되면 정상가보다 약간 할인된 가격으로 더본몰에서 판매를 재개 예정이다.
  • “‘고추 떼라’는 말에 ‘×× 찢어’ 하니 선생님이 아들만 혼냈다네요” [넷만세]

    “‘고추 떼라’는 말에 ‘×× 찢어’ 하니 선생님이 아들만 혼냈다네요” [넷만세]

    초등생들 말다툼 중 ‘성기 관련 욕설’ 사연남녀 신체에 따라 다른 사회적 인식 엿보여“‘고추’는 관용적 표현” vs “남자도 수치심”중고교생 79% “학교 생활규율 차별 느껴”남학생 83% “성차별 있어”…여학생 74% 초등 5학년 아들이 학교에서 같은 반 여학생들과 말다툼을 하던 중 성희롱성 발언을 듣고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속어) 찢어”라고 맞받아쳤다가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다는 사연이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해당 사연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를 접한 네티즌들이 단 수백개 이상의 댓글로부터 성기 관련 욕설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남녀 성별에 따라 얼마만큼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같은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어 의미가 있다. 논란의 사연은 지난달 28일 네이버의 한 부동산 관련 카페에 처음 올라온 이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했다. 글쓴이 A씨는 “초5 아들이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교실 청소, 탈의실 사용 문제 등으로 여자애들과 논쟁하다가 남자애들 대 여자애들 구도가 됐고 분위기가 격해졌다고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키 큰 여자애 하나가 우리 애한테 ‘남자가 왜 그래. 넌 남자도 아니다. 고추 떼라’고 성희롱성 발언을 했고, 그래서 우리 애가 맞받아쳤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이에 아들이) ‘넌 왜 그리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냐. 너 같은 건 여자도 아니다. 그냥 ×× 찢어라. 아니, 넌 ××도 없잖아’라고 했다고 한다”며 “그러자 여자애가 주저앉아서 울기 시작해서 다른 여자애들이 옆에서 지켜주고 있었고, 여자인 담임 선생님이 와서 상황을 판단하더니 우리 애를 어디로 데려가서 ‘네가 잘못했다’며 뭐라고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우리 애는 ‘먼저 욕을 시작한 건 여자애인데 왜 나만 혼나야 되냐’며 억울하다고 한다. 욕을 한 건 잘못이지만 우리 애 말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욕을 해준 건 잘 했다’고 가르칠 수도 없고 어떻게 가르치는 게 좋을까요”라며 카페 회원들의 조언을 구했다. 사연이 올라온 카페에서는 이를 두고 ‘A씨의 아들이 더 잘못했다’는 의견과 ‘먼저 성희롱 발언을 한 여학생이 더 잘못했다’는 의견이 맞섰다. 전자의 주장을 하는 한 카페 회원은 “어르신들이 남자애들 울면 ‘너 그러다 고추 떨어진다’는 표현을 으레적으로 많이 쓴다. 이때 아이들이 ‘당신 ××나 찢으시든가요’라고 하면 어떤 느낌인가.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는 ‘×× 찢는다’는 표현이 더 과하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후자의 주장을 하는 회원들이 “남자애도 여자애가 그런 식(‘고추 떼라’)으로 말하면 엄청난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 요즘은 시민의식이 높아져서 남자라 더 잘못했다는 논리는 안 먹힌다”, “옛날 말이라고 써도 되면 ‘북어랑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말도 써도 되나. 둘 다 혼날 일을 한 명만 혼난 게 문제다” 등 댓글을 달며 반박했다. 사연에서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상대방 성별의 성기 훼손 관련 욕설을 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도는 여성 성기 훼손 욕설이 훨씬 무겁다는 의견이 다른 커뮤니티들에서도 여럿 확인됐다. 다만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사연에 달린 댓글에서는 이는 남녀 차별적인 시각이라는 지적이 우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서는 해당 사연에 1000개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화제가 됐다. 비교적 소수의 펨코 이용자들은 여학생의 경우는 발언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을 사정이 이해가 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고추 떼라’는 생각해보면 충분히 성적 모욕적이고 성차별적인 편견을 내재한 말인데 너무 남발된다”, “여학생 발언은 사회적으로 많이 쓰던 관용어 중 하나지만, 남학생의 말은 굉장히 특이한 사람만 쓰는 패드립(패륜적 말장난) 욕이라 후자가 더 잘못했다” 등 댓글을 달았다. 여학생이 해당 발언을 심각한 욕설로 생각하지 못 했을 거란 취지다. 그러나 다수의 펨코 이용자들은 “남자 생식기는 놀려도 되고 여자 생식기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문제다”, “진짜 오랫동안 ‘남자가 져줘야지’, ‘남자가 쪼잔하게’ 등 가스라이팅 당해왔다” 등 댓글로 이제는 ‘고추 떼라’는 표현도 성희롱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펨코 이용자는 “중학생 애들 많이 보고 얘기도 자주 하는데 요즘 애들은 (자신이) 남자라고 (여학생을) 봐주고 이런 거 없다. 문제는 학교 선생님들이 여전히 남자애들을 부려먹으려 하고 여자 편들어주는 옛날 마인드가 많다”며 과거와 달라진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예전에는 남자애들이 참았어야 했지만, 지금은 참으면 바보 된다”(루리웹), “등가의 비난을 주고받으면 남자가 더 욕먹는 게 이 사회다”(엠엘비파크) 등 반응이 나왔다. 한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20년 펴낸 ‘초중등 성 평등 교육의 요구 현실과 활성화 방안’ 보고서의 설문 조사에서 학교의 복장지도, 생활규율과 관련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성차별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중학교 2학년 1476명, 고등학교 2학년 1394명이 응답한 관련 인터넷 설문에서 학생 78.7%는 ‘성차별적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남학생 중 83.3%가 복장지도·생활규율에서 성차별이 있다고 답해 여학생(73.8%)보다 높았다. 남학생 중에는 “남녀 다툼에서 남자에게 더 많은 벌점을 주거나 남자만 매를 맞는다”, “(선생님이) ‘남자니까’ 라고 말한다”, “남학생만 힘든 일을 시킨다”, “여학생은 짧은 머리가 되지만 남학생은 머리를 기르면 안 된다” 등 응답이 많았다. 여학생 중에는 “치마 길이를 줄이면 혼나는데 남자들은 바지를 줄여도 덜 혼난다”, “남자도 화장을 많이 하는데 검사는 여자들만 한다”, “남학생은 셔츠 단추를 풀 수 있지만, 여학생은 안 된다”, “규정이 여학생에게 더 엄격하다” 등 응답을 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학교 현장에서 여학생뿐 아니라 남학생도 성차별적 경험을 겪고 있다”며 “학생들의 의식 변화에 대응해 실질적인 성평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열린세상] 세 번째 을사년과 한국 외교

    [열린세상] 세 번째 을사년과 한국 외교

    1905년 이후 두 번의 을사년은 일본과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변곡점을 만들어 내면서 국가 운명을 바꿨다. 세 번째 을사년인 올해도 일본과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자 지난해부터 제도화되기 시작한 한미일 안보협력이 뿌리를 내릴지 가늠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탄핵정국으로 국제신인도가 추락하는 와중에 위기를 뚫고 재도약할지 아니면 이류국가로 전락할지를 결정짓는 해이기도 하다. 1905년 우리나라는 을사조약으로 인해 일본의 보호국으로 전락했다. 대한제국 말기 국제 정세에 무지한 데다 무능한 군주로 인해 나라를 잃는 불운을 자초했다. 나라의 진로에 대해 국론이 분열돼 서로 증오하고 공격하는 내분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단결해 외부의 적에 대항하기는커녕 집안싸움에 밤낮을 지새우다 국권을 상실하는 바보짓을 했다. 우리는 역사책에서 선조들의 못난 행위를 보고 부끄러워했는데 지금 국내 정치를 보면 선조들을 비난하기에는 염치가 없다. 지금 우리의 정치는 12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겹쳐 보인다. 당시는 그래도 한민족이 하나였으나 지금은 갈라진 남북한 간 대결도 험악한데 국론 분열이 가열되니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 을사년인 1965년 박정희 정부는 한일 기본조약을 체결하면서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이뤘다. 일제 식민 통치를 36년간 받은 우리 국민은 진정한 사과 없이 일본과의 수교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거의 전 국민이 조약 체결을 반대하는 가운데 당시 박 대통령은 역사적 결단을 내렸다. 미래에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일념으로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말을 남기며 조약 체결을 강행했다. 이 조약 체결로 우리는 경제발전에 필요한 일본 자본과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으며 이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박 대통령은 임기 말년의 독재로 인해 민주주의의 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단 경제발전 없이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 수준은 불가능하기에 그의 을사년 결단은 재평가돼야 한다. 일본과 손잡으면 우리가 다시 일본의 속국이 된다는 비관론은 60년 만에 우리가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을 추월한 사실에서 기우였음이 증명됐다. 일본과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야 할 세 번째 을사년이 돌아왔다. 이전 두 번의 을사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우리 앞에는 역사의 격랑이 휘몰아치고 있다. 역사의 격랑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수교 60주년에 대한 해석, 그리고 한일 관계의 미래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가 120년 전처럼 국제 정세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국론이 분열된 상태에서 감정이나 두려움에 사로잡혀 잘못된 결정을 한다면 또 다른 국난이 닥칠 수 있다.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 우리 관점에서 일본이 진정성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과거와 감정에 치우쳐서 미래를 보지 못하면 역사적 실수를 답습할 것이다. 우리가 일본과 과거사를 다투는 이유는 우리의 감정을 풀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일본이 다시 옛날의 침략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국제 정세를 보면 일본의 침략보다는 북중러 3국으로부터 오는 안보 위협을 더 경계해야 할 때다. 게다가 일본의 우경화 추세와 보통국가를 지향하는 흐름은 막을 수 없는 대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 과거사 정리 없이 안보협력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 사과를 받기도 힘들뿐더러 우리 안보에 대한 자충수가 된다. 지금은 북방 3각에 맞서 한미일 남방 3각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 북방 3국과의 무턱댄 대결은 피해야 하지만 남방 3각 안보 구도는 공고히 해두어야 한다. 단, 무조건적 관계 개선은 지양해야 한다. 이점을 부인하는 이들은 안보 이외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치에 외교가 무시당하면 무너지는 것은 안보이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與 김민전 “바보 윤석열, 대통령직까지 걸고 카르텔 청소”

    與 김민전 “바보 윤석열, 대통령직까지 걸고 카르텔 청소”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재차 옹호했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쓴 ‘국민께 드리는 글’에서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한 부분을 공유하며 “이 글을 읽는 순간 ‘참 바보 윤석열’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국민께 드리는 글’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 선관위의 엉터리 시스템도 다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특정인을 지목해서 부정선거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 하여,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며 부정 선거를 ‘살인범 없는 살인 사건’에 비유했다. 이에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일도 없는데, 이 엄청난 침묵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서 대통령직까지 걸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부정선거로 의심되는 몇몇 상황을 소개한 뒤 “120여 곳에서 선거무효 소송이 있었지만 선거무효와 수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재검표가 기각됐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황당한 판결은 판사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포함한 각급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선거는 곧 사법부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따라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머리는 사법부이고 몸통은 행정부인 반인반수와 같은 이런 기구는 조속히 개편돼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우리의 투개표 시스템은 현장 검증 체계는 거의 부재한 가운데 지나치게 온라인 의존적이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의 전자개표 시스템을 수동 개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 개표에 사용되는 기기는 전자개표기가 아니라 투표지분류기이다. 투표지분류기가 빠른 속도로 기표된 투표용지를 분류하면 참관인들이 이를 하나하나 검수한다. 빠른 개표를 돕는 기기일 뿐 대한민국 공직선거의 기본 개표 방식은 엄연히 수개표 방식이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부정선거의 증거 많다면 한번 내놓아 보라’는 요구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이상한 투표지, 국정원이 시스템 안정성 문제를 지적했는데 얼마나 더 새로운 증거를 내놓으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 립스틱으로 범벅된 ‘분노의 질주’ 드웨인 존슨, 무슨 일?

    립스틱으로 범벅된 ‘분노의 질주’ 드웨인 존슨, 무슨 일?

    할리우드 인기 배우 ‘더 락’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이 딸바보 면모를 드러냈다. 드웨인 존슨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 딸 자스민(9)·티아나(6)에게 메이크업을 받은 근황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플라스틱 하트 보석 귀걸이를 착용한 존슨이 등장한다. 존슨의 두 딸은 그의 머리에 스티커를 붙이고, 얼굴에 분홍색 립스틱을 칠하며 즐거워한다. 눈은 날개 모양의 기다란 아이라이너로 강조했고, 코는 검은색으로 칠했다. 존슨은 “아빠, 아이섀도만 발라도 돼요?”라고 딸들의 물음에 “헬스장에 가야 하니까 빨리 끝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6시간 만에 조회수 3560만, ‘좋아요’ 250만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아빠로서 대단한 행동”, “정말 좋은 아빠” 등 세 자녀의 아버지인 존슨에게 지지를 보내는 댓글을 달았다. 드웨인 존슨은 전직 프로 레슬링 선수이자, 할리우드에서 ‘상남자’로 통하는 영화배우다. 그런 그가 딸들에게는 한없이 ‘스윗한’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끈다. 드웨인 존슨은 전 아내 대니 가르시아와의 사이에서 시몬 존슨(23)을, 현재 아내 로렌 하시안과 재스민 존슨과 티아나 존슨을 낳아 키우고 있다. 드웨인 존슨은 2001년 영화 ‘미이라 2’에서 악역 스콜피온 킹으로 카메오 출연을 한 뒤, 2002년 스핀오프 영화인 ‘스콜피온 킹’에서 주연을 맡아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대표하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 한은 총재 “계엄 등 정치 불안에 환율 30원↑…물가 걱정 크다”

    한은 총재 “계엄 등 정치 불안에 환율 30원↑…물가 걱정 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며 “비상계엄 등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이자율은 경기뿐 아니라 워낙 여러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영향을 같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0% 수준으로 묶었다. 이 총재는 먼저 “지난해 11월 금리 인하 이후 가장 큰 여건 변화는 비상계엄 사태에서 촉발된 정치적 리스크 확대였다”며 “소비, 건설경기 등 내수 지표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0.2%나 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2024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인 2.2%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첫 번째 이유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을 들었다. 이 총재는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라든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이 계엄 전 1400원에서 1470원으로 오른 것 중에 50원은 세계 공통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기계적으로 보면 정치적 이유로 인한 상승은 20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 시장 안정화 조치 효과 등을 고려하면 (정치 영향은) 20원보다 큰 30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환율이 만일 1,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저희가 예측했던 1.9%보다 0.15%포인트(p) 올라 2.05%가 될 것”이라며 “물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결론적으로 “(지난해 10월과 11월의)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도 지켜볼 겸 숨 고르기를 하면서 정세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하는 게 더 신중하고 바람직한 거 아닌가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어제 있었던 이벤트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많이 감소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어제 일을 계기로 과거와 같이 질서 있게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고, 경제 정책은 정상적으로 집행될 것이라는 얘기를 해외에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정치와 경제 프로세스를 분리해야 한다고 하면 바보 같은 소리라고 하는데, 당연히 분리가 어렵다”며 “어렵지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총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엄호 발언을 두고는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최 권한대행에 대해 여러 가지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 비판을 하는 분들은 최 권한대행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답도 같이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당시 상황을 두고 “총리가 탄핵당하고 최 권한대행이 대행의 대행이 돼서 또 탄핵당하면 대외 신뢰도가 어떻게 될지 우려했다”며 “제 메시지를 정치적 메시지라 하는데 굉장히 경제적 메시지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이준석 “尹, 본인 동기 강압수사하다 목숨 끊었는데 ‘불이익’ 운운하나”

    이준석 “尹, 본인 동기 강압수사하다 목숨 끊었는데 ‘불이익’ 운운하나”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향해 “불법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 대통령이 지휘했던 수사 과정에서 변창훈 검사가 목숨을 끊은 사실을 언급하며 “강압수사하시던 분이 뭐라고 하는 것이냐”라고 따져물었다. 이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전날 담화문을 통해 “불법에 “불법에 불법에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 “나는 이렇게 당하지만 여러분은 형사 사건에서 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나에게 해야 할 말”이라며 이같이 일갈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쫒아내면서 성상납이니 뭐니 했는데 무혐의였다”면서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라도 했으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조금이라도 생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까지 수사검사로서 얼마나 안하무인의 삶을 살아왔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본인 동기는 수사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그 정도로 강압수사하셨던 분이 뭐라고 하는 것이냐”라고 따져물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휘한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변창훈 전 검사를 언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국가정보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검사와 국정원 직원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였던 변창훈 검사가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변 검사의 주거지까지 압수수색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등 전형적인 망신주기식 수사를 벌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고 변 전 검사에 대해 “아끼고 사랑하는 대학 후배였다. 이 일이 있고 한 달 동안 앓아 누울정도로 괴로웠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불리하니 묵비권 행사…이럴 때만 전문성 발휘”이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의 묵비권 행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본인이 수사검사였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답을 하면 무조건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 조사에 투입되는 검사들은 다 수사경력이 있는 분들이고, 아주 적확한 질문을 했을 것”이라면서 “여기에 답하는 것이 불리하다는, 이럴 때 튀어나오는 전문성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 의원은 “예전에 ‘윤석열·한동훈 조’가 가장 잘 하던 게 피의사실에 대해 (언론에 흘려서) 사람 하나 바보 만드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면서 “거물 수사를 많이 해본 사람으로서, 자신이 했던 대로 자신의 말이 언론에 노출될 것이라는 걸 잘 아니까 진술을 못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트럼프 옛 책사 배넌 ‘이민과의 전쟁’ 선포 “머스크 쫓아내겠다”

    트럼프 옛 책사 배넌 ‘이민과의 전쟁’ 선포 “머스크 쫓아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민 정책을 두고 지지층 내 내홍이 커지고 있다. 전문직 외국인에 발급하는 이민 비자 확대를 두고 구주류인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와 신주류인 ‘빅테크’ 인사들 간 충돌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과거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리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언론 인터뷰에서 격한 표현을 서슴지 않으며 현 ‘트럼프 최고 실세’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배넌 전략가는 “(외국인 전문가 영주권 비자인) H1B는 기술 권력자들이 이민 시스템을 조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머스크는 진짜로 사악한 사람”이라면서 “그간 머스크가 (트럼프 캠프에) 돈을 많이 냈으니 참으려고 했는데 이제 더 참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인) 20일까지 머스크를 쫓아내겠다”면서 “백악관에 아무 때나 접근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배넌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맡았다가 1년도 안 돼 트럼프 눈 밖에 났다. 지난해 대선을 계기로 트럼프와의 관계를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넌은 “머스크의 유일한 목표는 ‘조만장자’가 되는 것“이라면서 “머스크의 성숙도는 어린애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머스크는 (출신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왜 전 세계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남아공 백인이 왜 미국의 일에 이러쿵저러쿵 참견하게 놔두고 있나”라고도 했다. 구주류의 불만은 지난달 22일 백악관 인공지능(AI) 수석정책고문에 인도계 정보기술(IT) 전문가 스리람 크리슈난이 임명되면서 시작됐다. 그가 “ 매년 8만 5000개로 발급 건수가 제한된 H1B 비자 상한선을 없애자”고 주장하자 이를 반대하는 마가 세력과 이를 찬성하는 빅테크 인사들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7일 이민 정책 강경파들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고, 하루 뒤엔 “한심한 바보들은 공화당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저격했다. 그러자 배넌은 곧바로 “H1B 비자 프로그램은 미국민을 희생시키면서 외국인 노동력을 선호하는 완전한 사기”라고 맞받는 등 날을 세워왔다. 트럼프의 ‘옛 오른팔’과 ‘현 오른팔’의 힘싸움을 두고 백인 노동자 기반의 전통적 지지층과 대선 과정에서 새로 유입된 빅테크 지지자간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단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늘 H1B 비자를 좋아했다”며 머스크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에 2억 7700만 달러(약 4000억원)를 쏟아부으며 트럼프의 실세로 떠올랐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에 낙점됐으며 분야를 가리지 않고 트럼프에 조언할 수 있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밀착해 외교·안보·통상 등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자 트럼피즘 기획자를 비롯한 전통적 트럼프 지지층에는 불안과 소외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남 좀 생각해 주며 살자

    [나태주의 풀꽃 편지] 남 좀 생각해 주며 살자

    언제부턴가 나는 손이 아픈 사람이 됐다. 글씨를 너무 많이 써서 그런지 나이가 많아 퇴화해서 그런지 오른손 손가락 여기저기가 아프다. 다행히 한 군데만 집중적으로 아픈 게 아니라 돌아다니며 아파서 그런대로 견딜 만하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과 만나 악수할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팔을 움찔하기도 한다. 문제는 너무 세게 나의 손을 잡고 악수하는 사람이고 더욱 곤란한 것은 그렇게 세게 손을 붙잡고 오랫동안 놓아주지 않는 사람이다. 아마도 그는 그것이 나에 대한 친절이나 예의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악수란 본래 나의 손에 무기가 들려 있지 않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증명하는 것이고 상대방에 대한 우의를 보여 주는 것일 뿐이다. 그냥 짧게 슬쩍 잡았다가 놓으면 되는 게 악수란 걸 그 사람은 모르고 있는 거다. 더구나 지나치게 나의 개인 사정을 꼬치꼬치 묻는 경우다. 요즘 무엇을 하고 지내느냐, 아픈 데는 없느냐고까지 묻는 데는 질색이다. 나이 80인데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더구나 우리 집사람 안부까지 묻고 아프지 않냐고 확인하러 드는 데는 아연, 질색이다. 그냥 스치듯 보고 그냥 범상하게 살아가면 안 될까. 그런 사람을 만나면 멀리서부터 피하고 싶어진다. 더욱 심한 경우는 누군가 중병에 걸렸을 때 그걸 많은 사람 앞에서 큰 소리로 걱정해 주는 척 말하는 사람이다. 도대체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 다른 사람의 불행이 자기 행복이라도 된단 말인가. 인간의 삶은 어차피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본질이다. 하지만 오로지 자기 혼자만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잘 사는 세상은 없다.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만 잘 사는 나의 삶이 된다. 이런 것쯤이야 누가 모르랴. 알기는 알면서도 실생활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오늘날 보면 점점 사람들이 이기주의 개인주의 쪽으로 팽배해지는 것 같고 이 이기주의는 개인의 범위를 넘어서 집단 이기주의로까지 확대재생산되는 것 같다. 특히 정치판을 건너다보면 걱정스럽고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나같이 비정치적이고 사회성이 둔감한 사람이 보아도 오늘날 한국의 정치는 정상이 아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란 말인가. 언필칭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라 하겠지만 속으로는 저들만의 이득과 영달과 권리만을 챙기고 자기네 파당의 주장만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그러기에 대다수 국민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정치와 동의어로는 통치란 말이 있고 법치가 있고 협치가 있다고 하자. 나름대로 시대적 배경과 의미와 적용이 다르겠지만 그게 그 말이라고 생각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은 그냥 정치란 말이다. 정치란, 더구나 자본주의 민주주의 시대의 정치란 일종의 거래와 같은 것이다. 주고받는 거래 말이다. 어떠한 인간도 완벽하고 완전히 정의롭고 완전히 선량하지 않기에 상대방의 허물을 어느 정도는 눈감아 줄 줄 아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정치판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요구도 모르는 척 눈감고 들어주면서 주장하든지 요구하든지 해야만 한다. 내 비록 오래 산 사람은 아니지만 과거 어느 시절의 정치, 어느 시절의 정치인들은 그렇게 했던 것으로 안다. 일종의 삶의 정치요 상생의 정치다. 그런데 오늘날 정치는 어떤가. 어떻게 하든지 상대방을 완력으로 무력화, 백지화시키고 자기만을 백 프로 이기는 정치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살생의 정치요 완승의 정치다. 어찌 그것이 정치란 말인가. 완승만을 꿈꾸다가는 완패를 당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적당한 선에서 멈출 줄 아는 게 하나의 지혜다. 정말로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자기네가 필요한 때만 국민을 위하는 척하고 속으로는 국민을 깔보는 정치인들은 언젠가는 그 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의 시대는 지났다. 국민을 속이는 정치도 안 된다. 국민의 입을 막거나 귀를 가리는 정치도 안 된다. 오늘날 한국의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만만하지 않다. 바보가 아니다. 그렇다면 자기네들만 바보인 것이다. 제발 남 좀 생각해 주며 살자. 나태주 시인
  • 머스크 “한심한 바보” 배넌 “설교 말라”… ‘전문직 이민’ 충돌

    머스크 “한심한 바보” 배넌 “설교 말라”… ‘전문직 이민’ 충돌

    H1B 비자 발급 건수 제한 폐지 주장기존 강경파 인사들과 갈등 격해져 일각선 친중 성향도 안보 위협 우려 언론 “당선인 분노… 허니문 끝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민 정책 충돌, 유럽 선거 개입 등 전방위로 개입하는 좌충우돌 행보로 기존 지지 세력 내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선 ‘안보 위협론’까지 제기됐다. 당선인이 화를 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두 사람의 ‘허니문’이 식어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이민 비자 확대를 놓고 친트럼프 구주류인 강경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와 신주류인 ‘빅테크’ 인사들 간 충돌은 한층 격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책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31일(현지시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전문직 이민 비자 확대를 요구하는 머스크와 IT 업계 출신 트럼프 지지자들을 ‘최근 개종한 사람들’로 비하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개종자를 환영하나 그들은 신앙을 이해하기 위해 수년간 뒷자리에 앉아 공부나 해야 한다”며 “개종한 첫 주에 교단에 올라가 설교하지 말라”고 퍼부었다. 앞서 백악관 인공지능(AI) 수석 정책 고문에 임명된 인도계 IT 전문가 스리람 크리슈난이 “기술직 이민자에 대한 영주권 상한선을 없애자”고 주장한 뒤 이를 반대하는 마가 세력과 찬성하는 IT 업계 인사들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매년 8만 5000개로 발급 건수가 제한된 전문직종 H1B 비자 확대를 놓고 충돌한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이민 정책 강경파들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고, 하루 뒤엔 “한심한 바보들은 공화당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에 배넌은 곧바로 “H1B 비자 프로그램은 미국민을 희생시키면서 외국인 노동력을 선호하는 완전한 사기”라고 맞받았다. 머스크는 유럽 선거 개입 논란에도 휘말렸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해 온 그는 최근 현지 언론 기고까지 해 독일 연방정부의 반발을 불렀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외부 영향력은 민주주의에 위협”이라며 머스크를 겨냥했다. 이에 머스크도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슈타인마이어는 반민주적 폭군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했다. 사실상 친중파인 머스크의 존재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러셀 오너리 예비역 육군 중장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머스크는 백악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테슬라가 전체 생산량 과반을 중국 공장에 의존하는 점, 국방부와 계약한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국가 기밀 중국 유출 가능성 등을 경계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날 ‘허니문은 끝났나’ 기사에서 “당선인이 ‘모든 것에 관여하는’ 머스크의 행동과 언론 보도 폭풍에 100% 화가 났다”고 한 대선 캠프 소식통의 발언을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처음에는 (머스크가) 매력이 있었을지 몰라도 추악해질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 정전의 밤/민지인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동화]

    정전의 밤/민지인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동화]

    늦은 밤, 나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 화면 속 로아를 보며 말했다. “솔, 빛, 언, 니. 따라 해 봐. 솔빛 언니!” 로아는 태어난 지 12개월 된 아현이의 여동생이다. 옆으로 늘인 내 입 모양이 웃겼는지 로아가 양 볼이 빨갛게 웃었다. 내가 아현이한테 영상통화를 거는 이유는 단 하나, 머리털이 새싹처럼 자란 로아가 보고 싶어서다. 아현이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로아 있잖아. 엄마 나가니까 좀 전까지 엄청 울었어. 나도 언니인데 완전 서운해.” 아현이는 5학년이 되어 친해진 친구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어린 동생이 있다는 걸 알고 좋아졌다. 외동인 나는 아현이가 부러웠다. 심심할 틈이 없겠지? “어디가 불편한 거 아니야? 배고프거나, 응가를 했던가?” “그런가?” 아현이가 휴대폰을 내려놓았는지 깜깜한 화면에 말소리만 들렸다. “진짜네? 으. 냄새. 엄마한테 기저귀 가는 법 좀 물어보고 올게!” 전화를 끊자 밖에서 설거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방문을 열어 아빠의 뒷모습을 보았다. 아빠가 고무장갑을 털어 개수대 위에 올려놓고 인기척을 느꼈는지 뒤를 돌았다. “누구랑 무슨 통화를 그렇게 재밌게 해?” “아현이.” “아현이가 누구더라?” 아현이는 동그란 안경이 잘 어울리는 애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아빠는 깜빡깜빡한다. 작년에 부모님이 이혼한 뒤 나는 아빠와 둘이 산다. 그 이후 아빠는 한숨이 늘었고 나는 말수가 줄었다. 거실로 나가는 그때였다. 순식간에 모든 전등불이 꺼졌다. 에어컨 소리도 멈췄다. 베란다로 갔다. 아파트 전체가 잠든 듯 어둡고 고요했다. 베란다 문을 열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주민들도 나처럼 베란다로 나와 양옆을 기웃거렸다. 아빠가 투덜댔다. “이 더운 날 정전이야? 시대가 어느 때인데….” 조금 있다가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아파트 주민 여러분. 현재 정전의 원인을 파악 중이니 동요하지 마시고 차분히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빠는 안방에서 손전등을 꺼내 빛이 천장을 향하도록 거실 탁자 위에 세워 두었다. “기다려 보자. 금방 복구될 거야.” 나는 아현이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괜찮아? 로아는?” “울고불고 난리 났어. 너희 집도 정전이지?” “응. 엄마한테 전화했어?” “했지. 오는 데 30분은 걸린대. 아빠는 출장 가서 내일 오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기저귀 갈았는데 왜 울지. 잠깐만 지금….” 아현이가 뭘 잘못 눌렀는지 전화가 뚝 끊겼다. 안내 방송이 나왔다. “현재 정전의 원인이 변압기의 용량 부족으로 보입니다. 한 시간 이내로 복구할 예정이오니 주민 여러분들께서는 침착하게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한 시간이라니. 길다. 아빠는 소파에 앉아 애꿎은 노트북 키보드만 두드렸다. 오늘도 남은 회사 일이 많나 보다. 고민 끝에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나 친구네 집 좀 갔다 와도 돼?” “지금은 위험하지.” “친구가 동생이랑 둘만 집에 있는데 걱정돼서. 동생이 애기인데 계속 우나 봐. 응가를 해서 기저귀를 갈아 줬는데도 운대.” 아빠는 노트북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엉거주춤 일어섰다. “아빠도 같이 가. 꼭 가야 한다면.” 그건 예상에 없었는데… 어쩔 수 없다. 아현이에게 아빠와 집에 가도 되냐고 묻자 집 주소가 적힌 메시지가 왔다. 아현이는 넉살이 좋아서 “아저씨! 다음에 로아랑 집 놀러 가도 되죠?”라며 호들갑을 떨게 분명하다. 그나저나 아현이의 집은 다른 동 18층인데…. 방금 나눈 말들을 주워 담고 싶었다. 우리는 휴대폰만 챙겨 집을 나섰다. 문을 열자 뜨거운 열기가 훅 끼쳤다. 우리 집은 12층. 엘리베이터가 멈췄으니 1층까지 걸어 내려가야 한다. 아빠가 검은 반바지를 추켜올리며 휴대폰의 손전등 기능을 켰다. “조심해서 걸어. 뛰지 말고.” “아빠도 조심해.” 며칠 전 아빠는 콧등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타났다. 일하다가 다쳤다고 했지만 아빠는 IT 개발자이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런 거짓말을 하다니. 술 먹고 고꾸라진 게 틀림없다. 10층으로 내려가는데 밑에서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망할 놈의 아파트… 이십 년 넘으니 멀쩡한 것이 하나도 없어. 염병.” 나도 모르게 아빠의 팔목을 움켜잡았다. 팔이 축축했다. 아빠는 안심하라는 듯 내 어깨를 두들겼다. 빛을 비춰 보니 강아지 버들이를 끌어안은 1005호 할머니다. 할머니가 버들이를 내려놓자 버들이가 꼬리를 흔들며 컹컹 짖었다. 할머니가 아빠에게 물었다. “이 난리에 어디 가셔?” “급하게 갈 곳이 있어서요.” “아아. 근데 둘이 부녀지간이야? 같이 있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몰랐네. 호호.” 나는 버들이를 쓰다듬었다. 버들이는 할머니가 노인정에 갔을 때 내가 종종 산책을 시키는 갈색 푸들이다. 내가 놀이터에서 혼자 그네를 타면 할머니는 나에게 버들이를 맡겼다. 우리는 버석거리는 나뭇잎을 밟고 화단의 꽃을 구경하며 친구가 되었다. 아빠가 버들이를 만지려 하자 버들이가 이를 드러냈다. 할머니가 말했다. “얘는 남자 어른을 안 좋아해요. 영감이 살아생전 엉덩이를 자꾸 걷어차서 말이야.” “예? 예….” 나는 웃음을 참으며 버들이의 턱을 긁어 주었다. “버들아. 이 사람은 우리 아빠야. 아빠.” 그래도 버들이는 컹컹 짖으며 경계 태세를 갖췄다. 버들이에게 아빠가 야근이 많다고 투덜댔는데 알아들은 걸까? 내려가려는데 할머니가 다시 불렀다. “그런데 12층 아저씨. 한겨울에 애 슬리퍼만 신기지 마요. 예?” 아빠는 머리를 긁적이며 조아렸다. 맞다. 지난겨울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다가 할머니한테 혼났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는데 아빠가 휙 뒤돌았다. 깜짝 놀라 계단 한 칸을 훅 올랐다. “솔빛. 왜 겨울에 슬리퍼 신고 다녔어. 어?” “슬리퍼가 편해.” “구멍 뚫린 데로 눈이 막 들어왔을 거 아니야.” “그게 좋은데. 구멍으로 눈이 숭숭 들어와서 발이 젖는 거.” “좋다고? 그리고 저 강아지 이름은 어떻게 알아. 사나워 보이던데.” “하나도 안 사나워. 아빠가 낯설어서 그래. 나랑 산책도 하는 사이인걸.” 나는 아빠를 앞질러 내려갔다. 아빠는 위험하다며 나를 등 뒤로 세웠다. 3층에 도착해 모퉁이를 도는 그때였다. “아악!” 아빠가 뭔가와 부딪혀 무릎을 부여잡고 깽깽이걸음을 했다. 빛을 비춰 보니 킥보드 하나가 엎어져 있었다. 잠시 후 킥보드 앞 현관문이 열렸다. 얼굴을 빼꼼 내민 남자아이는 나보다 키가 한 뼘 작았다. 아빠가 짜증스럽게 입을 열었다. “얘. 여기다가 킥보드를 놓으면….” “어? 우리 학원에서 피아노 제일 잘 치는 누나다!” 빛을 비춰 보니 같은 피아노학원에 다니는 파마머리 남자아이다. 3학년이던가. 내가 피아노 칠 때 창문으로 엿보던 아이. 갑자기 사탕을 한 주먹 주던 아이. 뭔가를 오물거리던 남자아이는 상황을 보더니 집으로 들어가 양손에 자기 주먹만 한 토마토를 들고나왔다. “누나 이거 먹어! 아저씨도 드세요!” 우리는 얼결에 토마토를 받았다. 맞다. 이 아이는 피아노 연습을 안 했을 때 선생님께 사탕이나 초콜릿을 한 움큼 내민다. 잘못을 모면하려는 거다. 내가 잘못한 게 있을 때 아빠에게 학교에서 만든 엉터리 작품을 내미는 것과 똑같다. 남자아이가 집으로 들어간 뒤 아빠의 무릎을 내려다보았다. “괜찮아?” “코에 비하면 멀쩡해. 저번에 회식 끝나고 계단에서 엎어진 거 생각하면….” 아빠가 아차 싶었는지 입술에 힘을 꽉 주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줄 알았어.” “뭐, 뭐를?” “술 냄새 없애려고 집 앞에서 탈취제 뿌리는 것도 다 알아. 내가 바보야?” 아빠가 콧잔등을 실룩이니 반창고가 구겨졌다. 아빠는 말을 돌렸다. “근데 쟤 너 좋아하나 보다. 널 보고 얼굴이 환해졌어.” 생각해 보니 아빠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나한테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사탕을 줬으니까. 안 되는데…. 정말 날 좋아하나? 공동 현관문을 나가니 밤바람이 불었다. 땀으로 끈적해진 몸이 시원했다. 화단을 지나 단지 중앙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각자 미니 선풍기와 부채를 들고 더위를 식혔다. 우리도 그쪽으로 갔다. 아빠가 땀을 닦고는 토마토를 내밀었다. “이것만 먹고 갈까?” 고개를 끄덕였다. 밖에서 보니 토마토가 더 빨갛게 보였다. 토마토를 한 입 깨물었다. 새콤달콤했다. 내 옆에 있는 조그만 여자아이가 자기 엄마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하늘을 가리켰다. “엄마! 별! 별!” 우리는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유난히 별이 더 잘 보였다. 가만히 서서 눈을 감으니 바람 소리, 매미 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가 한 발 가까이 오더니 나지막하게 물었다. “근데 아까 걔가 고백하면 사귈 거야?” “뭐?” “걔는 공중도덕이 없어. 사과도 안 하고 말이야. 아빠는 반대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토마토 내밀었잖아. 그게 사과야.” “토마토가?” “나도 그래. 저번 주 월요일 날 아빠한테 학교에서 만든 아크릴 무드등 줬잖아. 그날은 아빠가 생일 선물로 사준 무선이어폰이 고장 난 날이었고.” “그랬지.” “이어폰, 친구가 고장 냈다고 했잖아. 사실 내가 고장 낸 거거든. 친구랑 장난치다가 떨어졌는데 내가 밟았어… 미안.” “으이구. 근데 그 무드등 왜 불이 안 들어와? 물어볼까 말까 하다가 말았는데. 혹시 아빠가 고장 냈나?” “그거 처음부터 안 됐어. 내 거만 불량이었나 봐.” “그럼 고쳐 달라고 하지 그랬어. 이따 고쳐 봐야겠네.” 나는 다시 하늘을 봤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아빠한테 하나 더 말하고 싶었다. 아빠가 3층 아이와 나를 오해하니까. “그리고 나 남자 친구 있어.” “뭐? 누구?” “김민찬이라고 있어. 우리 반. 근데 헤어질 거야. 걔 5반 유채린 좋아하는 거 같아.” 그때 아현이에게 ‘언제 오냐’는 톡이 왔다. 그게 구조 신호처럼 느껴져서 입을 쓱 닦고 아빠의 팔을 잡아끌었다. 아빠는 김민찬이 어떤 자식이냐며 중얼댔다. “빨리 가자. 응?” 아현이네 동 앞에 도착했다. 공동 현관문은 정전 때문인지 열려 있었다. 우리는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목표는 18층. 시작이다! 1층, 2층… 5층에 올라서자 힘에 부쳤다. 아빠는 계단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아빠 옆에 나란히 앉았다. “맨날 앉아만 있어서 그런지 힘들다. 솔빛이는 잘 걷네. 옛날이랑 다르게.” “당연하지. 나 체육 엄청 잘해. 줄넘기도 연속으로 100개 할 수 있어. 몰랐지?” “몰랐네. 이제 너가 앞장서서 가.” 아빠가 올라가는 계단에 불빛을 비췄다. 내가 한 발 내딛는데 아빠가 뒤에서 말했다. “그, 있잖아. 아빠가 솔빛이에 대해 너무 몰라서 미안해.”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나도 이것저것 말 안 한 거 미안해….” 어두우니까 용기가 생겼다. 아빠도 그런 거겠지? 어두운 게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아빠와 내가 비추는 빛이 맞닿자 빛이 길게 이어졌다. 마침내 18층에 도착했다. 문밖까지 로아 우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거실에 모여 앉았다. 아현이는 손전등으로 빛을 비추고 나는 코끼리 인형을 흔들며 로아를 달랬다. 아빠는 거실 매트 위에 로아를 눕혔다. 그리고 기저귀를 다시 확인했다. “응가가 잘 안 닦여서 불편했나 봐. 그리고 기저귀는 이렇게 바짝 붙이면 안 돼.” 아빠는 로아의 엉덩이를 물티슈로 닦고 기저귀를 다시 갈았다. 아빠가 로아의 등을 토닥이며 아기 침대 위에 눕히자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 아빠가 속닥였다. “솔빛이도 어렸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원하는 걸 얻을 때까지 울었다고. 엄마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몰라. 그래서 기저귀 갈기는 항상 아빠 담당이었어.” “솔빛이 애기 때 그렇게 까탈스러웠어요? 너 지금이랑….” 아현이가 시간을 끌더니 힘주어 말했다. “똑같다.” 나는 아현이의 등을 때렸다. 로아는 울다 지쳤는지 새근새근 잠들었다. 아현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전등불이 반짝 들어왔다. 우리는 소리 없이 환호했다. 그러다 아빠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 아빠의 앞머리가 미역 줄기처럼 이마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아빠는 ‘쉿’ 하고 입술 위에 검지를 올렸다. 나는 깨금발을 하고 거실 불을 껐다. 우리가 애써 재운 로아가 다시 깨면 안 되니까. 오늘은 나도 로아처럼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 머스크 독일 극우 지지에 이어 총리에 “바보” 대통령 “폭군”

    머스크 독일 극우 지지에 이어 총리에 “바보” 대통령 “폭군”

    소셜 미디어 엑스를 우파 정치 플랫폼으로 조성하며 브라질, 독일 등 해외에서 연달아 반발을 사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대통령을 “폭군”이라고 비난했다. 독일 일간 벨트에 따르면 머스크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슈타인마이어는 반민주 폭군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비난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기총선을 발표하면서 “얼마 전 루마니아 선거처럼 은밀하든, 최근 플랫폼 엑스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듯 노골적이든, 외부 영향력은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각료 임면 등 권한을 형식적으로 행사하지만 실권은 없는 상징적 국가 원수다. 머스크는 같은 날 극우 독일대안당(AfD) 지지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트윗에 “AfD가 대승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AfD를 거듭 지원했다. 그는 그동안 엑스에서 독일 정치를 촌평하다가 지난 28일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에 AfD를 편드는 글을 실어 정치 개입 논란을 낳았다. 머스크는 이 칼럼에서 “테슬라가 독일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독일 정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내정되며 차기 미국 행정부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가 극우 정당을 지지하자 독일 정치권은 본격적 선거 개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31일 신년사에서 “독일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시민이 결정한다. 소셜미디어 소유주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머스크를 우회 비판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독일 신호등 연립정부가 붕괴하자 엑스에 “올라프는 바보”라고 적어 숄츠 총리를 조롱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 선거개입 의혹을 낳았던 루마니아 대통령 재선거는 내년 3월 23일로 치러진다. 친러시아 성향의 무소속 후보인 컬린 제오르제스쿠는 지난 11월 24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틱톡 유세’로 인지도를 쌓아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무명에 가까웠던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투표율 1위를 차지하면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이를 뒷받침하는 루마니아 정보국의 기밀 보고서까지 공개되자 헌법재판소는 재선거를 명령했다.
  • 머스크 “무능한 바보, 즉시 물러나라” 독일 총리 공격…현지 ‘발칵’

    머스크 “무능한 바보, 즉시 물러나라” 독일 총리 공격…현지 ‘발칵’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무능한 바보”라고 부르고 극우 정당 AfD를 지지한다고 밝혀 독일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독일의 차기 총리 후보 프리드리히 메르츠를 비판한 우파 인플루언서 나오미 자이브트의 영상을 공유하며 “오직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고 썼다. 이어서 머스크는 독일 크리스마스마켓 차량 돌진 사건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진을 게시물에 공유하면서 이 공격이 “무분별한 대량 이민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별도 게시물을 통해 “숄츠는 즉시 사임해야 한다. 무능한 바보”라고 비판했다. 독일 조기 총선 2개월 전에 나온 머스크의 발언은 독일 내에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숄츠 총리는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누리며, 이는 억만장자에게도 적용된다”면서 머스크의 행동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독일 보건부 장관인 칼 라우터바흐도 X에서 “머스크가 우리 정치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그는 증오와 선동으로 이익을 얻고 사람들을 과격화시킨다”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6월에도 X에 올린 글을 통해 “왜 사람들이 AfD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걸까?”라며 옹호한 바 있다. 그는 또 “AfD의 정책들은 극단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는 걸까?”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행동은 독일 정치에 개입하려는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독일에 유럽 유일의 테슬라 전기차 공장을 둔 머스크는 미국 대선 직후 독일 진보 진영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비엔날레 특별전 관람객 1만명 돌파 눈앞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비엔날레 특별전 관람객 1만명 돌파 눈앞

    제4회 제주비엔날레 협력전시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가 개막 한달도 안돼 관람객 1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과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 어소시에이츠는 지난 11월 26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서양미술 400년, 명화로 읽다’가 25일만에 9500여명이 관람했다고 20일 밝혔다. 갤러리에서 만나는 첫 작품은 안토니오 만치니의 ‘플로렌스 필립스 부인’으로 이번 특별전에 온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립미술관인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를 설립한 주인공이다. 이번 서양미술의 거장 89명의 작품 143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자신의 조국에 세계적인 미술관을 짓고자 했던 한 여인으로 전시 여정을 시작하는 이번 특별전은 서양미술사 400년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접하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전시는 크게 8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시작은 ‘꿈에서 탄생한 미술관’, ‘20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예술 현장’으로, 이 두 섹션을 통해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컬렉션의 시작과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그려본다. 미술관에 들어온 흑인예술가의 첫 작품은 1940년 구입한 제라드 세코토의 그림이다. 1947년 파리 망명을 선택하고 죽을 때까지 파리에 머물렀던 세코토는 남아프리카 흑인 미술의 위대한 선구자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의 작품 오렌지와 소녀, 조지 펨바, 모드 섬너, 알렉시스 프렐러 등의 강렬한 색채에 빠져볼 수 있다. 이어 다니엘 세이거스 ‘꽃병에 꽂힌 꽃’, 게릿 아렌츠 반 뒤어스의 ‘노인이 노래하면 젊은이는 파리를 불어라’, 핸드릭 코넬리즈 반 블리엣의 ‘성 바보 교회의 실내’ 등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기를 만난다. 또 영국의 풍경화가 윌리엄 터너의 성아래 목초지, 단테 가르리엘 로세티의 ‘레지나 코르디움’, 존 에버렛 밀레이의 ‘한땀! 한땀!’, 로렌스 알마타데마의 ‘장남의 죽음’ 등 작품을 만나는 ‘19세기 빅토리아시대의 영국미술’섹션은 고전적 아름다움과 신화 등 서사를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미술시간에 만나던 유명화가들의 작품은 다음 섹션에서부터 펼쳐지면서 관람객을 반갑게 한다. 특히 프랑스에서 인상주의가 태동하기 전인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 혁명까지 섹션에서는 장 프랑수아 밀레의 ‘농군’, 요제프 이스라엘의 ‘목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에트르타 백악 절벽’ 등은 감동적이다. 또한 빚쟁이들의 순에 넘어갈 처지가 된 작품들을 200점을 불태워버릴 정도로 고통스런 삶을 살았던 클로드 모네의 ‘봄’을 비롯, 알프레드 시슬리 ‘브뇌강가’, 에드가 드가의 ‘두명의 무희들’, 외젠 부댕의 ‘트루빌 항구’ 등으로 구성된 ‘인상주의를 중심으로’ 섹션은 빛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고 변화하는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폴 시냑의 ‘라로셀’, 폴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 오귀스트 로댕의 ‘이브’, 폴 고갱의 ‘악마들의 이야기’ 등 인상주의의 색채와 표현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앙리 마티스의 ‘거울속의 댄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반 뮈덴 부인의 초상’ 등 작품을 만나는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리히텐슈타인과 앤디워홀의 팝아트가 눈에 띄는 20세기 컨템포러리 아트의 총 6개 섹션을 통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서양미술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한편 14개국 87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 본전시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은 내년 2월 16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총 5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 성동공유센터, 자원 순환 위한‘수리 페스티벌’개최

    성동공유센터, 자원 순환 위한‘수리 페스티벌’개최

    서울 성동구가 이달 21일 오후 1시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서 성동공유센터 ‘수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수리페스티벌’은 물건을 직접 고쳐 사용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순환 문화를 더욱 확산하기 위한 행사로 주민 누구나 함께 참여해 공유문화를 즐길 수 있다. ‘성동공유센터’의 운영 법인인 ‘성동청년플랫폼’이 순수 민간 모금 및 배분 전문 단체 ‘(재)바보의나눔’의 공모 배분 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한다. 전자제품, 목재, 의류, 자전거 등 ‘수리 부스’, 공구 사용법과 생활 집수리 등 ‘체험 부스’, 친환경(EM) 비누 만들기 등 ‘환경 부스’를 비롯해 총 7개의 부스를 운영한다. 일상의 다양한 물건을 직접 고쳐보는 ‘수리 체험’, 드릴, 타일 커터 등을 다뤄보는 ‘공구 체험’ 등 실생활에 유용한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성동공유센터는 공구, 생활용품, 캠핑용품 등 총 1000여 개의 물품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시 자치구 유일의 단독 공유센터로 전국 최대 규모다. 물품 대여 이외에도 고장 난 물건을 고치는 리페어카페, 공유시민 캠페인 등 다양한 공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도심 속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유마루 BBQ파티’를 비롯해 공유주방, 공유서가 등 공유가치 경험을 넓히기 위한 공간공유 사업도 함께 진행해 친환경·선순환 도시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성동공유센터는 누리집(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성동공유센터’ 접속 또는 전화로 상세한 이용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수리페스티벌’을 통해 물건을 직접 고쳐 재사용하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 자원 재사용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도 일깨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성동공유센터를 기반으로 공유문화를 더욱 확산해 가는 한편, 환경과 자원을 지키는 주민들의 일상 속 작은 실천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책처럼 펼쳐진 공간, 미술의 숲… 글 옆에 흐르는 선율, 음악의 성[박상준의 서행]

    책처럼 펼쳐진 공간, 미술의 숲… 글 옆에 흐르는 선율, 음악의 성[박상준의 서행]

    의정부미술도서관BTS의 RM 기증 도서·글 3층 전시열린 평면 구조… 편안·친근한 예술 의정부음악도서관독서 테이블에 음악 감상용 헤드폰이달 ‘한강 작가’ 플레이리스트 구성 2024년은 여러분에게 어떤 시간이었는지? 그리고 2024년의 12월을 어떻게 지나고 계시는지. 경기 의정부미술도서관에 앉아 안녕을 바라며 안부를 묻는다. 12월은 한 권의 책으로 치면 마지막 단락이다. 얼마 안 남은 페이지가 넘기기 아깝거나 반대로 지루한 졸음과의 사투 끝에 다다른 종착일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건 마지막 장을 덮기 전까지 끝을 장담할 수 없다. 어떤 책들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제일 뒷장에 숨겨두기도 하는 법이니까. 우리의 12월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희망의 페이지가 남아 있을 것이다. ●미술이 편하고 친근하게 의정부미술도서관은 2019년 우리나라 최초 미술 전문 공공도서관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11월 29일은 꽉 채운 5년이었다. ‘오픈빨’이 끝이 나고 온전히 제 모습이 드러나는 시기. 의정부미술도서관의 올해는 그리고 지난 5년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은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그런 궁금증이 뒷북 치듯 의정부미술도서관을 찾게 했다. 이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질문이기도 하다. 실마리는 3층 ‘기증 존’에서 얻는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지역민 못지않게 여행자가 많이 찾는다. 개관 초기 방문객 가운데는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있었다. 기증 존은 기관과 개인이 기증한 미술 전문 도서로 채워진 서가 방이다. 그곳에 RM이 기증한 몇 권의 책과 그가 남긴 글이 있다. 장식 같은 인사말이 아니라 짧은 편지글이어서 좋다. 이렇게 시작한다. “정말이지 책만큼 무언가를 쉽고, 깊게 알아갈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5년이 지나도 그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가 BTS의 RM이라서가 아니라 책은 정말 그러하다. 그걸 눈치챈 그가 반가울 따름이고. 그리고 이렇게 끝난다. “그림은 어렵지 않아요. 바로 저희 곁에 있습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에 대한 ‘기증’의 응원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올해 6월에는 김홍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미술 분야 희귀도서 등 9000권을 기증했다. 그가 전한 말도 비슷하다. “미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말은 의정부미술도서관이 하고 싶은 말, 지난 5년 동안 일관되게 하고 있는 일이다. 미술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우리가 미술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되겠다는 선언. 그래서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여느 공공도서관과 달리 회원가입 대상을 지역으로 한정 짓지 않는다. ‘대한민국 국민과 외국인 등록자’ 모두가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 ●5년 만에 다시 백영수 그럼 개관 5주년을 맞아 어떤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을까? 가을밤 영화음악회 ‘무비 뮤직 라디오’(Movie Music Radio)가 있었다. 금관 오케스트라 ‘코리안 아츠’가 연주하는 영화음악이 도서관 안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은은하게’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그 장소 때문이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조도연 건축가(디엔비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맡았다.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건축이다. ‘펼쳐진 책처럼 열린 평면’을 구상했다고. 여기서 ‘열린’은 평면에 그치지 않는다. 도서관 1층부터 3층까지는 중앙의 원형 계단으로 연결된다. 탁 트인 하나의 공간이다. 입구 반대편은 3층 높이의 전면 유리창이다. 자연광이 넉넉하게 내린다. 개방감이야말로 ‘열린’ 도서관의 상징이다. 그러니 오페라하우스의 아트리움 같은 구조를 활용해도 좋았을 터. 하지만 공연은 도란도란 둘러앉을 수 있는 1층 ‘스테이지A’에서 소박하게 열렸다. 그럼에도 음표들이 그려내는 선율은 공간을 가득 채워 물들였다. 도서관 곳곳에서 책을 읽던 사람들이 독서를 멈추고 잠시 귀를 열어 음악에 귀 기울이는 장면은, 장엄하거나 거창하지 않아서 좋다. 아마도 음악은 책과 커피의 온기처럼 번져나갔을 것이다. ‘예술은 어렵지 않다’는 말은 그렇게 ‘편안하고 친근’하게 퍼졌겠다. 그 작지만 큰 공연에 함께하지 못했다 아쉬워할 건 없다. 도서관의 1층 전시실에서는 5주년 기념 전시 ‘백영수 화백 특별전: 함께 그리다’가 한창이다. 백영수 화백은 의정부미술도서관의 뿌리다. 김환기, 유영국, 이중섭 등과 더불어 신사실파를 대표하는 작가로,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영구 귀국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의정부에서 그림을 그렸다. 덕분에 의정부의 미술도서관이 뜬금없지 않을 수 있었다. 2019년 의정부미술도서관 개관기념전의 주인공 역시 그였다. 2025년 3월 31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은 백 화백의 예술 세계 전반을 조망한다. 그의 그림을 상징하는 ‘모자상(母子象)’ 시리즈는 12월 그리고 겨울이라 더 따스하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림을 처음 접한 이들조차 편하게 다가서고 소통한다. 그 밖에도 백 화백이 파리 아틀리에에서 사용했던 이젤과 화구, 관객이 직접 ‘나만의 모자상’을 그려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겨울 찐빵처럼 따스한 온기가, 함께 그리는 그리움이 전시장 구석구석에 번진다. ●언젠가가 아닌 여기 함께 특별한 공연과 전시뿐일까. 5년을 지속한 의정부미술도서관의 힘은 사서다. 층마다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사서들의 컬렉션(큐레이션) 역시 흥미롭다. 특히 ‘사사책’(‘사서가 사서 읽은 책’의 앞 글자를 딴 줄임말)은 마치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 물건) 후기처럼 독특한 제목이 눈길을 끈다. 사서가 사서 읽은 책을 짧은 평과 함께 소개하는데 12월의 첫 칸에는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한여진, 문학동네)가 놓였다. 도서관 입구에는 ‘아트북크’(Art+Book+Walk) 책 꾸러미가 기다린다. 건축, 인상주의 등 10개의 예술 키워드로 나눠진 꾸러미 안에는 사서들이 추천하는 주제 책과 자료, 그리고 증정품이 들어 있다. 꾸러미 채로 대여해 선물을 열어보는 듯한 기쁨을 누리는 책 서비스다. 의정부 시민들 역시 사서와 컬렉션 대결을 펼친다. 한 달 전 시민들이 추천한 책은 이달의 ‘시민 컬렉션’으로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필사의 숲’에도 시민들의 추천 책이 있다. ‘필사의 숲’은 책을 옮겨 적는 작은 방이다. 도서관 5주년을 맞아서는 시민들이 추천한 필사 도서 외에 추천의 편지가 더해졌다. 필사 도서 추천 코너 앞에서 독서가들의 편지를 읽으며 나의 취향을 저격할 책을 고른다. 겨울의 한가운데서 읽고 쓸 오늘의 책은 ‘소설보다 여름 2021’(서이제·이서수·한정현, 문학과지성사)이다. 출판사에서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해 엮은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먼저 읽은 독자 ‘hye’는 “그것은 작고 투명한 유리잔 같은 여름이었다. 하지만 그런 여름을 사람들은 사랑이라 부르는 듯했다”를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꼽았다. 그의 인사말처럼 ‘안온한 저녁’이 가까워져 오는 시간, 내가 고른 소설은 그 가운데 서이제 작가의 ‘#바보상자스타’에 실린 닐 암스트롱에 관한 내용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언젠가 인간이 달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오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류가 여기 지구에서 함께 잘 살 수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젠가가 아닌 여기, 내일이 아닌 오늘, 그리고 함께. 처음의 들뜬 마음을 잃고 비틀거리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하게 해나가는 것, 가까운 이들과 그렇게 나란히 걸어가는 것. 2024년의 남은 시간 우리에게 남겨진 희망이자 과제는 아닐까. 도서관을 나오는 길, 아이에게 가만히 고개를 기울인 백 화백의 엄마 조각이 배웅한다. ●이곳은 도서관인가? 레코드숍인가? 의정부미술도서관을 다녀간 이들은 백영수 화백이 궁금할 테다. 그는 1973년 도봉산 안말 언덕에 반해서 손수 집을 짓고 작업실을 꾸렸다. 그리고 의정부 호원동 골목의 집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인 2018년 4월 백영수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미술관 외관에는 모자상이 보인다. 하얀 벽은 순백의 눈밭 같지만 그 위에 수놓은 엄마와 아이의 모습은 세상 무엇보다 따뜻하다. 자그마한 정원을 지나 들어선 미술관 역시 마찬가지다. 백 화백이 옛집 어딘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 듯하다. 의정부에는 의정부미술관 외에 여행지 삼을 도서관이 또 있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의정부 시내 장암 근린공원 내에 있는 3층 건물이다. 책은 물론 CD, LP 등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도서관이다. 문을 열자 음악이 흐른다. 1층 북스테이지는 일반 도서와 음악 도서를 갖췄다. 아직은 도서관 느낌이다. 2층부터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악보 서가를 지나고, 독서 테이블에는 음악 감상용 헤드폰과 태블릿이 놓여 있다. 12월의 사서컬렉션은 ‘한강 작가의 곁에 있어 준 노래들’이다. 음악도서관다운 발상이다. 2021년 문학동네에서 진행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인터뷰에 기초한 플레이리스트로, 조동익의 ‘럴러바이’, 필립 글래스의 ‘에튀드 No. 5’와 악동 뮤지션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등은 작가가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곁의 소설가라는 걸 느끼게 한다. 3층은 도서관보다 레코드숍이라거나 작은 공연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턴테이블 옆에 가방을 내려놓은 채 LP 음반을 고르는 직장인의 모습이 보이고, 스튜디오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이용객도 보인다. 오디오룸에서는 매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상영한다. 12월 21일에는 스팅의 ‘어 윈터스 나잇 : 라이브 프롬 더럼 캐더럴’, 22일에는 J.S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돋운다. 뮤직홀의 자동 피아노 연주나 ‘사서와 함께하는 도서관 투어’ 역시 도서관을 특별하게 즐길 방법이다. ●희망은 힘이 세다 서울을 출발점 삼아 의정부미술도서관에 갈 때는 도봉산역에서 버스를 환승한다. 도봉산역에는 1980년대 민주화의 산증인인 고 김근태 전 의원을 기려 지은 김근태기념도서관이 있다. 도봉산역에서 500m 거리다. 김근태기념도서관은 도서관과 전시관을 갖춘 라키비움((Library+Archive+Museum) 형태다. 크게 생각곳(열람실)과 기억곳(전시실)으로 나뉘는데 생각곳은 서가 분류를 눈여겨볼 일이다. 한국십진분류 옆에 김근태 전 의원의 말과 글을 별칭처럼 붙였다. 100철학은 ‘도덕적 가치’, 700언어는 ‘평화가 밥이다’, 800문학은 ‘희망은 힘이 세다’ 등이다. ‘근태생각곳’과 산바람길도 추천한다. 근태생각곳은 그의 사상과 철학을 읽을 수 있는 책들의 방이다. 그리고 도서관 3층과 4층에 위치한 산바람길은 옥외 공간으로 서쪽 도봉산과 동쪽 수락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겨울 추위가 무색할 만큼 수려한 전망이다. 한해를 마감하거나 새해를 ‘함께’ 맞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도서관을 나오기 전에는 그의 발자취가 깃든 기억곳에 들린다. 그리고 입구에 적힌 글 앞에서 멈춘다. “최선을 다해 참여하자. 오로지 참여하는 사람들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그의 삶을 고백하는 말이겠다. 그리고 그가 생전에 쓴 마지막 글이다. ■여행 수첩 ● 의정부미술도서관 -오전 10시~오후 9시(화~금요일 자료열람공간), 오전 10시~오후 6시(토~일요일 자료열람공간), 오전 10시~ 오후 6시(전시관, 화~일요일), 월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 www.uilib.go.kr/art
  • 명태균 측 “나불대지마” 경고에 “파렴치범” 받아친 홍준표…공방 격화

    명태균 측 “나불대지마” 경고에 “파렴치범” 받아친 홍준표…공방 격화

    홍준표 대구시장과 명태균씨 측 간 ‘진실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홍 시장이 명씨를 통해 국민의힘 복당을 시도했다는 게 핵심으로 양측은 연일 날선 메시지를 내고 있다. 최근 명씨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이 명씨가 사용하던 이른바 ‘황금폰’을 확보하면서 홍 시장과 명씨 측 갈등이 수면으로 올랐다. 명씨 측 법률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 16일 서울신문 통화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홍 시장을 향한 명씨 발언을 전했다. 그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명태균씨를 사기꾼’이라고 한다는 말에 “(명씨가)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나 자꾸 나불거리면 끝장을 내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뭘 갖고 끝장을 낸다라는, 내가 뭘 쥐고 있다고 혹시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도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으나 그렇게 이야기했다. 정치 브로커다, 사기꾼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그렇지는 않다”며 “그분들(홍준표·오세훈 등) 다 명태균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분들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남 변호사는 18일에도 홍 시장과 관련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홍 시장이 명씨를 통해 김 전 비대위원장에게 복당을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남 변호사는 ‘명태균 씨한테 복당을 할 수 있게 길을 닦아 달라든지 연결해 달라 이런 부탁을 홍준표 시장이 했다라는 말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고는 “그때 당시 비대위원장은 김종인”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홍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홍 시장은 “명태균의 변호사와 명태균은 허위사실 공표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엄중 처벌 받도록 할 것”이라며 “털끝만큼도 나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특히 자신 복당에 명씨가 관련돼 있다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홍 시장은 “명태균의 변호사라는 자가 MBC라디오에 나와 내가 명태균을 통해 김종인에게 복당을 부탁했다고 거짓말했는데, 김종인은 1993년 4월 동화은행 뇌물사건 때 함승희 검사 (내가) 대신 조사실로 들어가 뇌물자백을 받은 뇌물 사범”이라며 “내가 어떻게 그런 사람에게 복당 부탁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시 나는 권성동, 윤상현, 김태호 의원이 복당 신청을 할 때도 김종인에게는 복당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며 “2012년 4월 총선 때도 박근혜 비대위에 김종인이 있어서 ‘뇌물사범에게 공천 심사를 안 받는다’고 공천 신청조차 하지 않았는데, 당에서 동대문을 선거구에 출마할 사람이 없다고 신청조차 하지 않은 나를 전략 공천한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자신의 복당이 이준석 현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를 맡을 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남 변호사를 향해서는 “그 변호사라는 자도 경남도지사때 정무실장으로 6개월 데리고 있다가 함량 미달이라서 바로 내보낸 자인데 탈당하고 김경수 지지 선언 한 자”라며 “명태균, 강혜경을 여론조작범으로 고발한 뒤 두 번째 고발이다.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런 가증스러운 파렴치범은 그냥 둘 수 없다. 그자가 날 팔고 다녔지만, 홍준표는 그런 사기꾼 못 알아볼 바보가 아니다”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남 변호사는 19일 재반격에 나섰다. 남 변호사는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홍 시장은 명씨에게 복당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한다’는 질문에 “명씨를 통해서 복당을 시도한 정확한 증거들을 다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 변호사는 “2021년 4월 홍 시장이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복당을 부탁하는 내용으로 통화했었다”며 “이에 명씨는 ‘마무리 지어주겠다’며 그해 4월 25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원자인 A씨 소유 제주도 별장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홍 시장 복당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또 “홍 시장 최측근인 B씨가 홍 시장 복당에 찬성하는지에 관한 여론조사 관련 링크를 명씨에게 보냈었다”며 “저와 명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면 곧바로 무고로 대응할 것이니 홍 시장은 언행을 신중히 하라”고 강조했다. 검찰 ‘황금폰’ 포렌식 작업 마치고 선별 작업 시작2022년 5월 9일 김 여사와 명씨 통화 녹취 확보이들 간 날선 공방은 ‘황금폰’ 조사가 일정 부분 진행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명씨 측은 지난 12일 오후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에 명씨가 과거에 사용하던 휴대전화 3대와 USB 메모리 1개를 제출했다. 명씨는 이 휴대전화를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썼다. 이 기간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당선된 창원 의창구 보궐선거가 치러진 시기와 맞물린다. 검찰은 제출된 휴대전화 포렌식을 마치고 증거 선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2021년 5월 10일까지 선별 작업을 마쳤고 이후 날짜들 선별 작업도 명씨 측 입회하에 이어갈 계획이다. 검찰은 포렌식을 마친 휴대전화 안에서 명씨와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5월 9일에 나눈 통화 녹음 파일도 발견했다. 이날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창원의창)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이자 윤 대통령 취임 전날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 파일을 보면 이날 윤 대통령은 명씨와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 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명씨는 같은 날 김 여사와도 통화했다고 지인에게 말한 바 있다. 당시 명씨는 지인에게 윤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며 “바로 끊자마자 마누라(김 여사)한테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꼭 오십시오.’ 이래 가지고 전화 끊은 거야”라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2022년 지방·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한기호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공천 개입’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소통맨·유학파·워커홀릭… 여성·청소년·가족 권익 향상에 앞장 [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소통맨·유학파·워커홀릭… 여성·청소년·가족 권익 향상에 앞장 [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1987년 헌법 제34조 3항에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생기면서 여성정책 총괄 국가기구가 필요하게 됐다. 1988년 정무장관(제2)실에서 시작해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를 거쳐 2001년 여성부로 승격했다. 2010년 여성가족부로 확대되면서 청소년, 가족 업무가 더해졌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폐지 논란에 휩싸였지만 여성 및 가족 정책 컨트롤타워라는 자부심에 변함이 없다. 2실·1대변인·2국·3관·29과·1팀에 소속된 291명이 여성·가족·청소년 정책 기획, 성폭력·가정폭력·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한부모·다문화가족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남상희 운영지원과장 외유내강형이다. 사무실에선 잔소리 없이 조용하지만 정부서울청사 밖에선 다르다. 법 개정이나 부처 협의 등 꼭 필요한 일이면 가감 없이 의견을 전달하고 성공할 때까지 매달린다. 2021년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을 지원센터로 자동 연계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와 씨름하며 법을 개정했다. 2022년 고위기청소년 지원 예산을 늘리기 위해 대책 발표 후 국회에서 살다시피 했다. 장유남 홍보담당관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상 대문자 ‘E’(외향형)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 직원뿐 아니라 기자들과 거리를 두지 않고 대화한다. 후배들에게 밥과 술을 잘 사 주는 ‘통 큰 선배’다. 기피 부서로 꼽히는 대변인실 근무만 벌써 세 번째다. 그만큼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해 장차관이 믿고 맡긴다. 2021년 청소년보호환경과에 있을 때 ‘신데렐라법’으로 불린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데 일조했다. 신경식 기획재정담당관 여가부 예산과 정책 전반을 책임진다. 조용하고 낯가리는 성격이지만 맡은 업무는 완벽하게 끝낸다.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2020년 범부처 합동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정책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2022년 8월부터 2년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응용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파다. 평일에는 치열하게 일하지만 주말에는 자녀 3명(초등~중학생 딸)과 시간을 보내는 ‘딸 바보’다. 김성철 여성정책과장 여가부 대표 ‘워커홀릭’이다. 일에만 매몰되면 예민해지기 마련인데 그는 다르다. 청사 17층에 가면 웃음이 가득한 그를 볼 수 있다. 2019년 여가부 ‘베스트 간부’에 선정됐고, 2020년에는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우수 공무원으로 뽑혀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해 청소년정책과장을 맡아 고립·은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조사를 처음 추진했다. 김성벽 청소년활동안전과장 청소년 업무만 20년을 맡았다. 2005년 국가청소년위원회 매체환경팀장을 시작으로 2008년 보건복지부 아동청소년보호과장을 거쳐 2010년 여가부에 자리를 잡았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 등 각종 청소년 보호 정책에 그의 흔적이 배어 있다. 최근에는 일산에 텃밭을 임대해 채소를 기른다. 청사에서 동료들에게 호박, 오이를 나눠 주는 그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황우정 가족문화과장 여가부에서 가장 활력이 넘친다.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작은 결정에도 후배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2012년 국토교통부로 입직했지만 출산과 함께 여가부로 옮겼다. 출산·양육 정책을 개선해 양육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다. 청소년에도 관심이 많다. 2019년 위기청소년 발굴부터 자립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통합지원정보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예산 200억원을 따냈다. 박정식 다문화가족과장 철도대학을 졸업한 ‘철도 전문가’였다. 철도청에 들어간 뒤 기상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청소년·가족 업무를 맡고 싶어 기회를 엿보다 2006년 여가부에 정착했다. 2021년부터 3년간 위기청소년 통합지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 박 과장의 노력 덕에 올해 구축 작업이 마무리됐다. 주말마다 프로야구를 챙겨 본다. 20년 넘게 행복하게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고 있다. 이정연 권익정책과장 일 처리가 꼼꼼해 동료들이 믿고 잘 따른다. 대통령비서실 행정관(2019년·문재인 정부)을 지내 정무 감각도 있다. 2020년 본부로 복귀한 뒤 텔레그램 N번방 사태 때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디지털성범죄를 막고자 아동·청소년 그루밍 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와 경찰의 위장수사를 가능케 하는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평일에 야근으로 불태웠다고 해서 주말에 집에서 누워만 있지 않는다. 자녀와 함께 여행을 다니거나 꾸준히 몸을 쓴다. 이름난 탁구 고수다. 노현서 디지털성범죄방지과장 카리스마와 섬세함을 겸비했다. 강약 조절을 잘한다. 일할 때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초콜릿을 사면 꼭 부원들을 챙긴다. 8월부턴 야근을 밥 먹듯이 해 걱정을 사기도 했다.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성범죄 전담 대응 팀을 구성하는 등 법 개정을 주도했다. 다른 부처를 설득할 때도 적극적이다. 평일 저녁 동료들과 경복궁역 근처에서 맥주 한잔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가 팀워크를 쌓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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