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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뮤지컬·연극

    ●뮤지컬 ‘쓰릴 미’ 11월 29일부터 2012년 2월 26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 ‘쓰릴 미’가 초연 무대에서 관객과 다시 만난다.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유괴 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다. 4만~5만원. (02)2230-6600. ●연극 ‘바보 빅터’ 2012년 1월 15일까지 서울 명륜1가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 ‘마시멜로 이야기’의 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의 신작으로 17년간 바보로 산 멘사 회장의 이야기를 다뤘다. 말더듬 때문에 놀림을 당하는 빅터에게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로라와의 인연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다. 3만원. (02)549-1105.
  • [‘시민 박원순’ 택했다] 잔정 많지만 일할 땐 엄격… ‘꼼꼼 원순씨’

    [‘시민 박원순’ 택했다] 잔정 많지만 일할 땐 엄격… ‘꼼꼼 원순씨’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의 선거 명함에는 노인과 격없이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겨 있다. 푸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이미지이지만 한번 같이 일해 본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두 얼굴의 사나이”란다. 일상생활에서는 한달에 한번 직원들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직접 장을 봐 요리를 해주는 인자하고 잔정 많은 모습이지만 일할 땐 매우 엄격하고 꼼꼼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것이다. 거대 여당을 무너뜨리고 무소속 범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 자리를 꿰찬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는 누구인가. 선거 기간 내내 그의 곁을 지키며 ‘입’ 역할을 한 11년지기 송호창(변호사) 대변인은 그를 “천재지만 너무 착한 바보”라고 규정한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과감히 선택하고 그것을 성공으로 이끌 줄 아는 ‘아이디어맨’이지만 토론에서 상대 후보를 찌를 ‘공격 아이템’을 쥐여 줘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건 순전히 그의 성품 탓이라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는 별명도 많다. 10년 전에는 ‘불도저’, 지금은 ‘넓적부리도요새’ ‘원순씨’다. ‘불도저’란 별명은 아름다운 재단 출범 초기의 추진력 때문에 붙었고, ‘넓적부리도요새’는 멸종 위기 동물들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명함에 적어 다녀 붙은 별명이다. 새말이 ‘작고 멀리 나는 새’로 박 당선자를 지칭한다. 인생의 이 골목, 저 골목을 종횡무진하다 붙은 ‘이사’ ‘변호사’ ‘대표’ 등 각종 호칭을 대신해 수평적 네트워크를 강조한 ‘원순씨’로 최종 통일했다. 밤샘을 즐긴다는 ‘꼼꼼 원순’ 박 당선자는 화를 내지 않는 대신 준비나 방향 제시가 미흡하면 “준비가 제대로 된 거예요.”라며 한마디만 던진단다. 그 나직한 ‘카리스마’를 본 직원들은 얼어붙는다는 후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10대 핵심 공약을 직접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기획부터 발표까지 총지휘한 것은 대표적인 단면이다. 이념·정체성 공격도 많이 받았다. 그는 ‘중도 진보주의자’다. 스스로는 “현장주의자”라고 한다. 보수, 진보의 한계를 넘어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당선자는 유언장에 “내가 살면서 이룬 작은 성취와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바른 생각들이 아이들의 유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박 당선자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1956년 경남 창녕에서 2남 5녀 가운데 차남(여섯 번째)으로 태어났다. 경기고 3학년 때 결핵성늑막염으로 1년 늦게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지만 그래도 그때까지는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 1975년 대학 1학년 시절 긴급조치 9호로 서울대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박 당선자는 입학 석 달 만인 1975년 6월 유신체제에 반대 시위를 벌이다 숨진 김상진 열사의 추모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4개월간 투옥됐다가 결국 학교에서 제명됐다.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다. 박 당선자는 이후 1979년 단국대 사학과로 적을 옮겨 사법고시에 매진해 1980년 합격했다. 긴급조치 9호는 뒤늦게 위헌 판결이 났지만 서울대로의 복학은 늦은 상황이었다. 사법연수원 시절 박 당선자는 경기고 선배인 조영래 변호사를 동기로 만난다. 서울대 수석 졸업에 운동권 내 명성이 자자했던 조 변호사는 박 당선자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박 당선자는 연수원 수료 직후 대구지검 검사로 발령 나지만 6개월 만에 사표를 제출했다. 박 당선자는 “사형 집행 참관이 싫었다. 1년을 채우라는 부장 검사의 권유에 따라 1년 뒤에 사직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1984년 인권 변호사로서 조 변호사와 함께 본격적인 공익 소송에 나선다. 5년 만에 승소로 이끈 망원동 수재(水災) 사건을 비롯해 부천경찰서 권인숙 성고문 사건, ‘말지’ 보도 지침 사건, 부산 미 문화원 점거 사건 등 사회를 들썩인 사건들의 변론을 맡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주도했다. 박 당선자는 “조 변호사는 법률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가고 혼자 힘이 아닌 다양한 세력과 연대해 풀어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야권 단일후보로 선거에 나온 박 당선자가 조 변호사의 말을 실천에 옮긴 셈이다. 조 변호사가 숨진 이듬해인 1991년 박 당선자는 영국과 미국으로 건너가 머물며 시민단체를 경험하고 1994년 시민단체 ‘참여연대’를 만들었다. 1995~2002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맡은 뒤로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 국회의원 낙선운동 등을 벌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국세청 앞에서 처음으로 ‘1인 시위’를 벌여 시위 문화로 발전시켰다. 변호사 생활은 1996년 끝이 났다. 2002년 아름다운 가게, 2006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하면서 ‘모금 운동가’를 자처, 이명박 대통령, 대기업들과 함께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공을 인정받아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여성인권상과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인간 심연 들여다본 심리 서적 3권] 의심이 열어준 새세상

    [인간 심연 들여다본 심리 서적 3권] 의심이 열어준 새세상

    신이 없는 세계, 종교적 확실성을 잃은 이 혼란하고 불안한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마음 둘 곳 없는 현대인 덕에 신경정신과 병원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이다. 남과 여가 짝을 맺듯 도시인들은 전담 슈링크(shrink·정신분석의)를 둔다. 심리학을 다룬 책들이 봇물 터지듯 하고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장악한다. 의심, 고독, 거짓말, 속임수 등 갈래는 다르지만 인간 심리의 바닥을 들여다본 책들을 모았다. ‘의심의 역사’(제니퍼 마이클 헥트 지음, 김태철·이강훈 옮김, 이마고 펴냄)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2600년 동안 동서양의 종교적 의심을 연대기적으로 살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과학사를 전공한 저자는 그리스신화에서부터 유대교,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세계 각 지역종교의 발생과 변천과정을 추적하며 믿음의 역사 이면에 가려진 의심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모교에서 예술창작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역사상 최초의 의심은 2600년 전의 일로서 모든 신앙보다 오래되었다. 신앙은 멋진 것일 수는 있겠지만 유일한 멋진 것은 아니다. 의심은 신앙 못지않은 생동감으로 좋은 삶을, 열정으로 진리를 처방해 왔다. 많은 기준으로 판단하건대, 의심은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이 책은 그 성공의 이야기다.”라고 말한다. 방황하는 인간은 주로 신을 찾는다. 절망에 처했거나 환희에 빠진 자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도 ‘오, 신이시여’다. 프로타고라스의 책 ‘신에 관하여’는 오직 첫 문장만 남아있지만 그 위력은 대단하다. “나는 신이 존재한다, 안 한다 말할 수 없다. 어떤 모습인지도 말할 수 없다. 그 앎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너무 많은데, 그중 논의 대상이 불분명하고 인간 삶이 너무 짧다는 사실도 포함된다.” 이 책 때문에 프로타고라스는 신성 모독으로 기소되었고 재판 전에 바다 건너 시칠리아로 도망가다가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심의 역사는 종교 역사의 네거티브 상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실체 없는 역사의 그림자는 아니다. 종교적 거장들이 위대한 말로 세계를 영원히 바꿔 놓았다면, 의심도 성실하게 진리를 추구해 왔다. 믿음에 거룩한 성인과 순교자들이 있다면 의심에도 소크라테스에서 스티븐 호킹까지 당대의 권력과 사회통념에 도전함으로써 역사를 진전시켰던 위대한 ‘의심의 영웅’들이 있다. 우리의 삶은 불공정하다. 우리는 정의를 갈망하지만, 세상에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고통스러운 일들이 별 이유도 없이 벌어진다. 세상에 존재하는 불의의 문제는 많은 신앙인을 회의에 빠지게 한 민감한 주제였다. 근대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신이 악을 막아내고자 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다면 신은 무능하다. 능력은 있는데 그럴 의향이 없다면 신은 악하다. 능력도 있고 의향도 있다면? 그렇다면 악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라고 의심했다. 저자는 여기서 성서 가운데 ‘욥기’를 의심의 텍스트로 다시 읽는다. 욥은 선량한 사람으로 신에게 축복받았다. 그러나 어느 날 신은 그의 신실함을 놓고 사탄과 내기를 벌인다. 욥에게 갖은 박해를 가하던 신이 욥을 꾸짖고 다시 선물을 주어 화해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인간에게는 정의가 있지만 신에게는 없다. ‘욥기’는 이런 정의 없는 세계에 대한 체념의 우화란 게 저자의 설명이다. 현대 작가 엘리 위젤은 홀로코스트 당시 죽음의 수용소에서 가장 사랑받던 어린아이를 게슈타포가 데리고 가 목매달아 죽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을 보고 누군가가 “도대체 지금 신은 어디 있는가?”라고 말하자 위젤은 중얼거린다. “그는 지금 이곳에 목매달려 있다.” 저자는 우리가 정말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의심뿐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지혜, 지식, 친구, 가족에 헌신하고 지역사회, 돈, 정치, 쾌락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지속적인 행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마음을 열고 정신을 맑게 유지해야 한다. 그러려면 의심하고 변화를 기대하고 죽음을 수용해야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항상 바보처럼 살라.”(Stay foolish)고 말했다. 그도 아인슈타인처럼 가장 위대한 의심가였다. 2만 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50년전 굶겨죽인 학생2명 암매장”

    “50년전 굶겨죽인 학생2명 암매장”

    광주인화학교대책위는 “1960년대 인화학교가 지체장애인 등을 굶겨 숨지게 한 뒤 암매장했다.”고 17일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근무했던 교사와 학생 등의 증언을 공개하고, 인화학교 법인의 공식 사과와 해체를 촉구했다. 당시 교사로 재직했던 김모(72)씨는 “1964년 당시 인화학교에는 바보 같은 학생 2명이 있었고 학교 측은 이 학생들에게 밥을 조금만 주고 창고 같은 곳에 가둬 뒀다.”며 “이 학생들은 배가 고파 벽지를 뜯어 먹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학교 측이 1964년 10월 7살짜리 남자 아이를 굶겨 숨지게 했고, 이듬해인 1965년 4월에도 이 학교 여자 보육사가 굶주려 탈진한 상태의 6살 여자 아이를 안고 있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숨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생들이 숨지자 가마니 등으로 싸서 나와 교감, 또 다른 교사 1인이 인근 무등산 자락으로 옮겨 암매장했다.”며 “50여년 전 이들 사건에 대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시신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학교에 근무했던 선생님들도 함께 목격했고 이분들은 현재 나주의 한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화학교 측은 “당시 근무한 교사들도 모두 학교를 떠나서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씨 외에도 많은 졸업생이 나와 수십 년 동안 있었던 인권 유린을 폭로했다. 인화학교 졸업생인 광주농아인협회 강복원 회장은 “1975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인화학교 이사장의 셋째 아들이 재학 중인 청각장애 여학생 2명의 옷을 벗기고 누드화를 그렸다.”며 “그 셋째 아들은 현재 광주의 한 일반학교에서 미술교사로 버젓이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청 인화학교 성폭력 특별수사팀은 이번에 증언한 김씨와 당시 교사 등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또 당시 광주경찰서(현재 광주 동부경찰서)에 이 사건이 접수됐는지를 가리기 위해 관련 수사기록을 찾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시효(당시 15년)가 지난 만큼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광역시 인화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던 경기 하남시 성광학교 이모(여) 교장이 이사회의 사퇴 권고를 받아들여 17일 자진사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21일까지 휴가를 떠난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성광학교 학교법인 교산학원은 이 교장의 인화학교 교장 재직 당시의 처신이 논란이 되자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권고사직 결정을 내렸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쉴틈없는 지원] 손학규, 향우회 체육대회서 “호남 결집” 호소

    [쉴틈없는 지원] 손학규, 향우회 체육대회서 “호남 결집” 호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이후 첫 주말인 16일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원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나라당의 네거티브를 낡은 정치로 규정하고, 지지층 결집과 젊은 층 표심 잡기에 사력을 다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선대위원장단 회의를 겸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게 드러났다. 시민들이 끄떡 않고 있다.”면서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치기 전에 대통령이 민생 살필 생각은 안 하고 퇴임 후 사저 마련이나 하고 있는, 그것도 국고로 하고 있는 행태부터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날도 박 후보 지원을 위한 강행군을 이어 갔다. 오전 8시부터 민주당 김희철 의원과 함께 관악산을 찾은 주말 등산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이어 박 후보와 함께 마포고등학교에서 열린 호남향우회 체육대회에 참석, 호남 출신 시민들을 상대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손 대표의 호남향우회 참석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력을 모아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레이스를 펼쳐 보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손 대표는 이어 오후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동대문구 외대역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명동 일대를 돌며 지원 유세전을 펼쳤다. 대학로에서는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한 손 대표는 “박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리고 있지만, 바보스러우리만큼 덤덤하다.”면서 “네거티브 선거는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어리석을 정도로 꿈 갈망하는 의원 되고파”

    “어리석을 정도로 꿈 갈망하는 의원 되고파”

    “최근 작고한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한 말이 기억납니다. 늘 배고프고, 늘 어리석어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했지요. 의원으로서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수자 서울 중랑구의회 의장이 13일 조금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모자란 듯하지만 항상 꿈을 갈망하는 의원이 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 자치구의 유일한 여성 의장으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을 했는지 스스로 자문한다.”며 “젠더(성별)를 논하며 일하는 시대가 아닌 데다 의원들이 한마음으로 한 곳을 향해 보폭을 맞춰 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난관을 헤쳐나온 것 같다.”고 자부했다. 구의회는 조례제정에 얽매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구민을 위해 조례를 몇건이나 제정했다는 식으로 숫자를 의식하며 일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의원들 개개인의 의견이 다르겠지만, 목표를 향해 논쟁할 때는 열정적으로, 양보할 때는 과감히 합의점을 찾아냈다. 예를 들면 무상급식 투표 때는 열정적이었고, 의정비 동결 때는 과감하게 합의를 도출했다. 집행부와도 상생을 꾀했다. 구의회는 집행부 일을 트집잡는 게 아니라 옳은 길은 함께 열고, 잘못된 길은 바로 잡아주며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그는 ‘교육발전 없이 중랑발전 없다.’는 문병권 구청장의 철학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했다. 최근 문 구청장이 애쓰고 있는 교육특구 추진에 대해 의원들도 모두 공감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가로수 특성화 거리를 만들면 좋겠어요. 한쪽엔 메타세쿼이아, 다른 쪽은 벚꽃을 심는 식으로 좋은 수종을 심어 걷고 싶은 명소로 가꾸면 좋겠어요.”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빈집 털다가 굶어죽을 뻔한 ‘바보같은 도둑’

    한 남성이 빈집을 털다가 굶어죽기 직전에 구조되는 황당한 사건이 중국에서 벌어졌다. 중국 영자 일간지 상하이 데일리에 따르면 장쑤성 타이창 시 아파트에 사는 한 일가족이 최근 나흘 동안 휴가를 즐긴 뒤 돌아왔다가 깜짝 놀랐다. 방문을 열었을 때 피골이 상접한 의문의 한 젊은 남성이 기력이 없어 쓰러져 있었던 것. 이 남성은 가족이 휴가를 떠나기 직전 이 집에 침입했던 도둑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현관문이 열렸 때 몰래 들어온 뒤 방안에 숨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도둑의 바람대로 집주인 일가족이 다음날 집을 떠났지만 주인이 도둑이 숨어있는 방문을 밖에서 걸어 잠궈 도둑은 꼼짝없이 갇힌 신세가 됐다. 도둑은 가족이 돌아올 때까지 꼬박 나흘을 물도 마시지 못한 채 갇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가 구조를 청할 수 없는 구조인데다 휴대전화기 배터리도 나가면서 고립무원의 상태가 된 것. 결국 도둑은 탈진한 채 버티다가 집주인에게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 남성은 병원에 후송돼 응급치료를 받은 뒤 곧장 경찰에 체포돼 유치장 신세를 지고 있다. 빈집을 털다가 굶어죽을 뻔한 이 도둑은 “세계에서 가장 멍청한 도둑”이라고 해외 언론매체들에 회자됐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대전에선 賞 못 받으면 바보?

    대전시가 주는 상(賞)이 너무 많다. 이 때문에 상의 성격이 중복되고 수상자를 찾는 데도 어려움이 적잖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민대상’ 등 시에서 시민이나 단체, 공무원에게 수여하는 상은 모두 18개에 이른다. 해마다 수여하는 ‘자랑스런 대전인상’은 사회 각 분야에서 대전의 명예를 선양하고 시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사람을 뽑는 것으로 지난 10일부터 공모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민대상도 국내외 사회 각 분야에서 대전의 명예를 선양하고 지역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발한다. 상의 성격이 엇비슷하다. ‘경제과학대상’과 ‘이달의 과학기술인상’도 마찬가지다. 모두 지역경제와 과학기술발전에 공헌한 사람이 대상이다. 2003년 4월 제정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그간 수상자가 61명에 달해 상을 못 받은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심지어 수상자가 겹치기도 한다. 올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3차례나 수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이달 말 공모가 끝나는 경제과학대상도 과학기술부문 신청자가 저조하다. 시는 또 1989년에 만든 ‘대전 문화상’에 학술, 예술, 문학과 함께 체육부문이 있는데도 1998년 ‘대전 체육대상’을 별도로 만들어 시상 중이다. 이 밖에 ‘대전여성상’ ‘장애극복상’ ‘매출의 탑’ ‘감사장’ ‘모범공무원상’ ‘청렴공무원상’ 등 갖가지 상이 남발되면서 “태생적으로 자치단체장의 ‘선심성 행정’에서 출발한 것들 아니냐.”며 시선이 곱지 않다. 2006년부터는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포상금 지급조차 금지돼 상 본래의 권위와 차별성까지 사라졌다. 대전시가 내년 초부터 각종 상의 수상자를 알리기 위해 구축 중인 ‘사이버 명예의 전당’에도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상이 남발되면서 시민들이 수상자를 잘 모르는 부작용을 줄이려는 자구책이 아니냐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부문별로 상이 만들어져 많아 보일 뿐, 그 권위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이버 명예의 전당은 수상자 예우 차원도 있지만 교육 및 애향심 제고 의도가 크다.”고 해명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바보 김수환’을 기억하며 걷기대회·전국순회 아카데미

    ‘바보 김수환’을 기억하며 걷기대회·전국순회 아카데미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고준석 신부)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기 위한 걷기 대회를 열고 아카데미를 개설하는 등 시민행사를 잇따라 마련한다. 우선 오는 29일 서울 남산 일대에서 ‘길을 묻습니다-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며’라는 주제로 여는 걷기 대회는 추기경 선종 3주기에 앞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하는 첫 시민행사.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시민 700여명이 명동 대성당에서 남산 북측 순환로를 거쳐 안중근의사 기념관까지 약 2시간 30분을 걷는 행사로 진행된다.강연회와 작은 음악회, 묵상 나누기, 미사도 있을 예정이다. 25일까지 참가자 신청을 받는다. 연구소는 이와 맞물려 제1회 시민아카데미를 다음 달 25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8회에 걸쳐 서울대교구 구로1동성당에서 진행한다. 아카데미에선 ‘인간답게 정의롭게’라는 타이틀 아래 그리스도인의 사명, 인권, 노동, 환경 등의 주제를 다룰 예정. 고준석·조정환·유청 신부 등이 강사로 나선다. 수강자들에게는 김수환 추기경의 육필 일기가 인쇄된 노트가 제공된다. 연구소 측은 다음 달 4일 춘천교구 퇴계성당에서 같은 아카데미를 여는 것을 비롯해 전국을 순회한다는 계획이다. 고준석 신부는 시민아카데미 개설과 관련해 “김수환 추기경은 현대 한국교회의 상징적인 성직자로서 사람들이 세상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지를 보여주신 분”이라며 “사회적 덕목의 실천 의지를 널리 전파시켜 민주 시민공동체 구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시민아카데미의 강의 주제로 ‘간추린 사회교리’의 핵심내용을 택했지만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신청해서 들을 수 있도록 주제를 ‘인간답게 정의롭게’로 정했다.”고 밝혔다. 일반인 신청자가 늘어나면 성당이나 교회 시설이 아닌 장소에서도 시민아카데미를 열기로 했다. 김수환추기경연구소는 김 추기경의 생애와 사상, 영성을 연구하고 고인이 생전 변함없이 소중하게 여겼던 감사와 사랑, 나눔의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설립됐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혁신적 사업가의 길/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열린세상] 혁신적 사업가의 길/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스티브 잡스! 21세기 최고의 정보기술(IT) 혁신가이며 사업가인 애플 컴퓨터의 창업자가 5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오래전부터 병에 시달리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유명을 달리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전세계인들이 슬퍼하며 애도하고 있다. 과학자뿐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동경하는 가장 큰 영예가 노벨상 수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잡스와 같은 혁신적인 사업가를 꿈꾸기도 한다. 잡스는 많은 과학자들이 본받고 싶은 인물이다. 양부모의 집 주차장에서 친구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1976년 애플사를 설립한 뒤 애플 컴퓨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양한 혁신적인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노키아, 삼성 등을 제치고 최고의 IT 회사 애플을 만들어 냈다. 우리나라 정서상 양부모 슬하에서 자랐고 대학을 중퇴해 정식 이공계 교육과 경영수업을 받아 본 경험이 없는 그가 외부의 도움 없이 세계최고의 CEO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어느 누구도 독선적인 성격과 괴짜 성향의 스티브 잡스가 첨단 기술 산업 최고의 혁신적인 사업가이며 전략가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우리는 잡스의 일생을 돌이켜 보면서 과연 최고의 혁신 사업가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우선 기본적으로 인류발전을 선도하는 최고의 기술자적 자질을 보유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한 기술자만이 자기가 만들어 내는 상품이 세상에 어떤 충격과 변화를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자기 제품에 혁신적 영감을 불어넣는다. 대학을 중퇴한 잡스도 최고가 되었으니 대학교육이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애플을 있게 한 데는 최고의 컴퓨터 기술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둘째, 과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예술적 감각이 있어야 한다. 현 시대는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이 매우 중요한 시대이다. 고객 자신도 상상할 수 없는 기능과 마음을 빼앗는 디자인이 융합되어야만 고객의 궁극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이라도 중간에 타협하지 않는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추구하는 성향을 가져야 한다. 버튼이 하나만 있는 아이폰 개발에 대해 모든 기술자들이 어렵다고 했지만, 결국 잡스가 주도한 애플은 버튼이 하나만 있는 디자인의 휴대전화를 출시했다. 하나의 버튼만 있는 것이 아이폰의 성공 요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매우 큰 차별화 포인트였으며 고객에게 애플사의 비전과 정신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였다. 마지막으로 죽음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현재의 삶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잡스는 췌장암에 걸리고 치료하면서도 애플의 성장과 혁신에 온 힘을 쏟았다. 자신의 죽음을 제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인생관을 가지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죽음 직전까지 매진했다.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과 도전, 그로부터 오는 자신의 존재감과 기쁨이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잡스로부터 배운다. 오늘의 삶을 사는 과학자들과 우리의 젊은이들이 인류 발전을 위해 해결할 숙제는 너무나 많이 남아 있다. 그렇게 유명한 잡스도 암이라는 질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참 활동 할 수 있는 나이에 사망했다.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아직까지 완벽한 암의 진단과 치료는 과학자 그리고 젊은이들이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과제이다. 인류 발전을 위해 우리 앞에 놓인 그 많은 숙제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잡스의 예에서 보듯이 최고의 기술을 갈망하는 혁신적 개척 정신, 예술적 감각, 타협하지 않는 의지와 끈기, 성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늦은 밤까지 자신의 현재 삶에 최선을 다하는 과학자와 젊은이들이 많아질 때 비로소 우리나라 과학의 발전이 있을 것이고 우리 국가의 미래도 있을 것이다. 바보처럼 우직하게 갈망하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이 생각난다.
  • 노총각 노처녀 기준요? 딱 봤을 때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 아저씨 필이면 ‘노총각’

    노총각 노처녀 기준요? 딱 봤을 때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 아저씨 필이면 ‘노총각’

    요즘 결혼 축의금에는 ‘공정가’가 있다. 성수기(4·5·9·10월)에는 3만원, 비성수기에는 5만원이다. 또 친구 부모가 내 이름을 알면 10만원, 모르면 5만원이다. 내 이름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매하다면, 일단 봉투에 5만원을 넣고 부모에게 인사한 뒤 내 이름을 부르면 5만원을 더 넣으면 된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나와 있지 않은 이런 규칙, 누가 정해줬냐고? 바로 ‘애정남’ 최효종(25)이다. ‘애정남’은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줄임말이다. KBS 2TV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개콘)의 ‘애정남’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애매한 인간사를 매주 시원하게 해결해주느라 바쁜 그를 지난 5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만났다. ‘애정남’으로 그가 뜨긴 확실히 뜬 것 같다.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광고 섭외 전화가 계속 이어졌다. 인터뷰 다음 날도 그는 지면 광고 촬영 일정이 있었다. 장안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겸손해했다. 가끔 인터넷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다가 우르르 딸려 나오는 기사에 그저 놀랍기만 하단다. 자신의 인기보다도 코너의 영향력을 실생활에서 자주 느낀다고. “개콘의 또 다른 코너인 ‘생활의 발견’ 팀의 송준근씨가 최근에 결혼했는데 ‘애정남’의 기본 요금을 따라야 한다며 축의금을 3만원 낸 동료 개그맨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네티즌들은 그를 ‘공감 개그의 1인자’라고 부른다. 최근 ‘애정남’ 외에도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법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답은 간단하다.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진 뒤 여당 텃밭에서 여당 공천을 받으면 된다. 당선되려면 평소 가지 않았던 시장에 가서 먹지 않았던 국밥을 먹으면 된다. 선거 공약도 어렵지 않다. 다리를 놔 준다든가 지하철역 개통을 약속하면 된다. 상대후보 진영의 약점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아내 이름으로 땅 투기를 하지 않았는지 사돈에 팔촌까지 뒤지면 하나는 나온다.’ 시청자들은 그의 국회의원 되는 법을 듣고 시쳇말로 빵 터졌다. 정치인 몇 명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시사 풍자인 최효종’이란 말도 나왔다. “저는 정치에 관심 없어요. 진보나 보수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누구를 타깃으로 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정치인에 대해 많이 듣고 봤던 내용을 이야기하면 공감할 수 있겠다 싶어 한 거예요. 책을 쓰는 건 작가의 몫이지만 해석은 독자인 몫인 것처럼 저도 웃음을 드리는 역할을 하고, 의미 부여는 시청자 여러분이 해주시는 거죠.” 인기 비결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 있게 말했다. “개그는 일방적인 게 아니라 쌍방향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코너를 만들 때도 소통을 가장 중시해요.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속에 웃음이 있는 걸 끄집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애정남’도 사람들이 차마 말은 하지 못하지만 명쾌하게 답을 내고 싶었던 것에 대해 제가 시원시원하게 말하니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평범함’도 인기에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제가 명문대를 나왔고, 엄친아(모든 면에서 완벽한 엄마 친구 아들)였다면 잘난 척한다고 느꼈을 거예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보기에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나와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자’고 제안하니까 설득력이 가미돼 재밌게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바보 같아 보이는 게 좋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했지만 ‘애정남’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애정남이 제시하는 기준을 듣고 있노라면 비범함마저 느껴진다. 최효종은 “그건 팀원들의 경험과 시청자들의 제보 힘”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상당 부분 최효종의 아이디어에 많이 의존한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예컨대 ‘이성 친구의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편도 최효종이 자신의 경험에서 착안해 만든 것이라고. “2년 넘게 열애 중인 여자 친구가 있어요. 그런데 여자 친구의 이성 친구, 솔직히 남자 입장에서 별로거든요. 거기서부터 출발해 결론 내린 것이 교회 오빠, 엄마 친구 아들, 오랜만에 만난 동창 등은 만나선 안 될 남자라고 선을 그었지요. 제 여자 친구를 떠올리며 절절히 진심을 담았달까요. 하하.” 남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 돌려줘야 하는 금반지 기준 편도 화제가 됐다. 그가 국제 시세까지 언급하며 ‘디테일 개그’를 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최효종의 아버지는 금은방 주인이다. 최효종 이력에도 ‘○○주얼리 부사장’이라고 적혀 있다. “저는 실생활에서 관찰하는 걸 참 좋아해요. 사람들 대부분은 물의 표면만 보잖아요. 어떤 분은 저 보고 물속에 사는 사람 같다고 해요.” 시청자들의 제보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개인적인 내용이어서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A대학과 B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오늘 저녁밥으로 무엇을 먹을까요’ 등등. 이런 건 애정남도 정해주기 어렵다며 최효종은 웃었다. 그렇다면 이건? 애정남을 인터뷰한다고 하자 주위에서 물어봐 달라는 질문이 쇄도했다. 그중 하나가 ‘노총각 노처녀의 기준’이다. “하하. 그건 쉬워요. 딱 봤을 때 아저씨 필(느낌)이면 노총각,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입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굿바이, 잡스] ‘사생아’ 스티브 잡스, 여친이 자기 딸 낳자…

    [굿바이, 잡스] ‘사생아’ 스티브 잡스, 여친이 자기 딸 낳자…

    한없이 독선적이고 한없이 종잡을 수 없지만 한없이 천재적이어서 미워할 수 없는 남자. 스티브 잡스는 그런 사람이었다. 잡스를 잃고 전 세계가 큰 슬픔에 빠진 것은 그의 천재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처럼 독특한 인간형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애플 직원들은 어디서든 잡스와 마주칠까 늘 조마조마했다. 곤혹스러운 질문에 답해야 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느닷없이 “우리 회사에 왜 당신이 필요한가.”란 질문을 받았다고 상상해 보라. 우물쭈물한다면 바로 해고 통보가 기다리고 있다. 잡스와 단독 면담을 가진 직원들은 잡스에게 혼이 다 빠지도록 혼나는 것을 각오해야 했다. 잡스는 직원들을 ‘천재’ 아니면 ‘바보’로만 분류했다. 여기에 변덕스러움까지 겹쳐 직원들은 늘 살얼음판을 걸어야 했다. 천재 직원이 하루아침에 바보가 되면서 해고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있었다. 그는 직원들의 관성적인 업무 스타일을 용인하지 않았다. 미국 표준 회계기준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한 잡스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러 “단순한 회계방식을 만들어 오라.”고 지시했지만 CFO가 그 일을 해내지 못하자 가차 없이 경질했다. 잡스는 사람과 만나 자기 얘기만 하고 사라지는 인간형이었다. 1983년 애플의 주식공개 후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받은 잡스는 펩시콜라를 키운 존 스컬리 당시 펩시 부사장을 만나러 갔다. 당시만 해도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 중 하나에 불과했던 애플이었지만, 잡스는 ‘당돌하게도’ 스컬리에게 단 한마디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평생 설탕물만 팔면서 살겠는가,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겠는가?” 며칠 후 스컬리는 애플로의 이직을 결정했다.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1997년 임시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잡스는 오자마자 신제품 관련 부서를 순시한 뒤 진행 중이던 제품 개발 계획을 대부분 폐기했다. 항의가 빗발치자 잡스는 “다르게 생각하라.”라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것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이어진 혁신의 출발점이었다. 사생아로 태어났던 잡스는 고교시절부터 동거하던 여자친구 크리스 앤과의 사이에서 1978년 딸 리사를 낳았다. 하지만 23세의 잡스는 리사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며 양육비조차 주지 않은 ‘나쁜 남자’였다. 그는 10년 뒤 어른이 된 리사가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자신의 딸로 리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리사의 하버드대 학비를 대는 등 못다한 사랑을 쏟아부었다. 리사의 이름을 딴 ‘애플 리사’라는 컴퓨터를 출시하기도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전등사 적시는 역사축제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 사찰인 강화도 전등사에서 역사와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삼랑성 역사문화축제’가 다음 달 8~16일 열린다. 올해로 꼭 10돌을 맞은 축제는 ‘역사의 울림, 어울림’이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첫날 오후 7시에는 가수 김종서, 박미경, 박태촌, 김수희, 남성중창단 ‘비바보체’, 퓨전 국악 그룹 ‘헤이야’ 등이 나와 가을음악회를 꾸민다. 9일에는 전등사를 창건한 아도화상 등 전등사 역대 스님을 기리는 ‘다례재’ 등이 열린다. 축제기간 중 인천의 시조(市鳥)인 두루미 사진을 모은 ‘두루미 사진전’, 강화 특산품인 화문석 공예 체험행사, 먹거리 장터 등도 열려 가족과 함께 찾기에 좋다. 축제 조직위원장이자 전등사 주지인 승석 스님은 27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등사는 서기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 세워진 천년고찰이다. 몽고군의 침략 등 국난 때마다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던 곳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삶 속에서 배우는 불교 교리

    고려대장경의 속칭인 팔만대장경. 이 팔만대장경의 이름은 경판이 팔만장이 넘는다 해서 붙여졌지만 불교에서 아주 많은 수를 지칭할 때 쓰는 ‘팔만 사천’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아무튼 이 팔만대장경은 8만 1240개의 경판에, 수록된 경전만도 1514종 6569권에 이르니 하루 한 권씩을 읽는다 해도 무려 18년이 걸리는 방대한 규모의 일체경이다. 흔히 팔만대장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까다로운 경전의 총체로 인식된다. 그것은 부처님 열반 후 부처님 말씀을 기록해 전한 주체들이 바로 비구·비구니로 불리는 출가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식과는 달리 팔만대장경은 세상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연관된 온갖 평범한 이야기들을 다채롭게 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화로 읽는 팔만대장경’(진현종 엮음, 컬처북스 펴냄)은 팔만대장경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우화 형식으로 된 부처님 설법 가운데 재미와 의미를 다 잡은 내용을 추려 실어 대장경에 대한 세간의 잘못된 인식을 교정해주기에 충분하다. 책에 담긴 교훈의 범주는 크게 네 가지. 열반의 안락을 구하기 위한 노력과 성급한 깨달음, 구도에 대한 경계, 세상을 덕화하기 위한 정진, 진정한 삶을 누리기 위한 수행의 다짐이다. 여러 경전에서 불교 학습에 중요한 것들을 뽑아 묶은 ‘경률이상’, 현장 스님이 인도의 불교 유적·전설을 기록한 ‘대당서역기’, 인도의 논사 마명이 지은 것을 5세기 초 학승 구마라집이 한역한 ‘대장엄론경’ 등이 그 출처다. 여기에 재미있고도 쉬운 비유로 부처님 말씀을 설명하는 ‘백유경’, 복덕을 지을 것과 계율을 지킬 것을 권장하는 ‘잡보장경’ 등의 우화도 보인다. 얻어먹기만 하다가 목숨을 잃은 여우며 욕심 부리다가 불에 타 죽은 이, 거북이만도 못 한 사람, 이간질하다 죽게 된 이리 이야기는 마치 이솝 우화를 연상시킨다. 그런가 하면 바람난 아내를 끝까지 믿은 ‘바보’며 포악한 왕을 일깨운 슬기로운 아이의 이야기는 자칫 놓치기 쉬운 삶의 평범한 이치를 쉬운 설명으로 풀어내 미소를 짓게 한다. 마음은 도의 근원, 중생들이 믿고 의지하는 다섯 가지 등 단순한 웃음을 넘는 수행 방편을 잔잔히 전하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지금은 전통이 거의 사라진 고려 사경의 정신과 기법을 되살리는 작업을 힘겹게 벌이고 있는 한국사경연구회 김경호 회장의 작품을 보는 것은 덤이다. 독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으며 각자의 기원을 담아 기도할 수 있도록 하는 ‘관세음보살 42수 진언’이 우화 사이사이에 삽입돼 색다른 책 읽기를 유도한다. 대한불교청년회가 엮은 ‘우리말 팔만대장경’(모시는사람들 펴냄)도 48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우화’ 1만 5000원, ‘우리말’ 5만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뉴요커’와 한국문학

    [최동호 새벽을 열며] ‘뉴요커’와 한국문학

    지난 12일 발간된 미국의 시사교양지 ‘뉴요커’에 이문열의 단편 ‘익명의 섬’이 게재되었다. ‘뉴요커’는 140만부를 발행하는 세계 최대의 시사교양지로서 전 세계인이 이문열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이다. ‘뉴요커’는 외국 작가는 1년에 한 편 정도의 작품을 게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와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등이 이 지면에 작품을 발표했다고 한다. 한국문인으로서는 2006년 고은 시인이 4편의 시를 여기에 게재하였으며 소설가로서는 이문열이 처음이다. 지난 4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출판되어 세계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어 이문열 작품의 게재는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부를 향해 한 걸음 더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말해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신경숙의 소설은 북미지역에서만 초판 10만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유럽 8개국에서 출판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지의 ‘북 투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1982년 봄 계간지 ‘세계의 문학’에 처음 게재된 ‘익명의 섬’은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금기시되는 성의 문제를 파헤친 산골 마을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폐쇄된 산골마을 사람들에게 평소 바보 취급당하는 ‘깨철’이라는 주인공이 사실은 동네 아낙네들의 억압된 성적 욕망의 해결사라는 사실이 한 시골학교 여교사의 눈을 통해 밝혀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것은 산골마을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현대의 이야기이며 과거의 이야기이자 현재의 이야기이다. 동시에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인간 본능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라는 점에서 보편성을 지닌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작품으로서 이를 실증한 경우는 많지 않다. 이 부분에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특수성과 보편성의 문제이다. 모든 문학의 문제는 특수한 체험에서 비롯되지만 그 작품이 예술적 작품으로 공인되기 위해서는 보편성의 차원까지 심화·확장되지 않으면 일종의 지역문학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어느 나라의 문학이 제한된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동시에 그 나라의 경제적·정치적 역량이 한정된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문화적 역량은 정치경제적 상황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적 운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경제적 도약은 다면적인 의미에서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전제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은 분명하다. 한류의 열풍이 한국의 문화 그리고 한국의 문학을 종전과는 다른 의미에서 뜨거운 관심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문학은 일반 대중예술 장르와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류의 열풍을 깊게 각인시키고 한 단계 격상시키는 힘을 문학이 지니고 있다면, 그것은 문학이 지니는 개성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문학은 활자문화의 마력을 지닌 대중 친화적 예술로서 그 이미지의 지속성은 물론 문화적·경제적 방면에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꾸지 않겠다.’고 한 것은 영국인의 허풍만은 아니다. 한국문학을 외국인이 사랑한다는 것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한다는 것이며, 그것은 일시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감정이 아니라 결정적이고 지속적인 것이다. 문학을 통한 체험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유발하며 그 나라를 동경하고 그 나라의 품격을 존중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이제 변방의 나라가 아니라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나라라는 것은 지금 동시대의 세계인들이 알고 있다. 노벨문학상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바람이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젊은 문학 지망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듯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그날이 ‘뉴요커’와 더불어 성큼 눈앞에 다가와 있다. 노벨문학상은 멀리 있는 꿈이 아니다. 누가 그 영광을 성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만이 남아 있다.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시인
  • [열린세상] 제주해군기지는 21세기의 전라좌수영/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열린세상] 제주해군기지는 21세기의 전라좌수영/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재개되었다. 공사장 입구를 막고 내부를 점거해 오던 외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수개월 동안 법이 통하지 않는 해방구를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경찰·검찰·법원 등이 정상적인 작동을 하면서 사태는 급반전되었고, 지난 2일 경찰이 공사장을 불법점거하고 있던 외부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 해산시키면서 공사는 다시 시작됐다. 우리 군은 한국전쟁 이후 61년 동안 거의 모든 국방비를 대북 전력 확충에 쏟아왔다. 전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제주해군기지는 다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진취적인 기상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군사력이다. 과거 만주벌판을 호령했던 우리 조상들의 얼을 이어받듯이 우리 후손들에게 바다로 뻗어나가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기틀을 물려주기 위한 발판이다. 우리도 세계로 눈을 돌려 더 큰 가슴으로 세상을 굽어볼 마음도 한번 가져보자는 뜻도 담겨 있다. 그런데 이런 웅대한 기상을 가진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논리와 대안들은 하나같이 현실적이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중 간의 패권 다툼이 있을 때 제주해군기지를 미군이 사용하고 중국이 미군을 타격하기 위해 제주해군기지를 공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럴 리도 없지만 설사 중국이 미국과의 전쟁을 불사한다 하더라도 제주해군기지는 공격 받지 않는다. 첫째, 미해군 군함이 주둔할 만큼 제주해군기지는 넓지 않다. 제주해군기지의 조감도를 보면 우리 해군 기동전단이 주둔할 시설물들로 빽빽하다. 그 어디에도 미군을 위한 시설물은 없으며, 들어설 공간도 없다. 둘째, 해군은 무장을 탑재한 군함이 위협세력이지 기지가 위협세력인 것은 아니다. 전쟁이 발발한다면 군함들은 임무수역으로 출동해 기지는 텅 비게 되기 때문에 아까운 공격 옵션을 텅 빈 기지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중국이 제주해군기지를 공격하려면 탄도미사일을 사용해야 하는데 탄도미사일이라는 무기 자체가 500m~5㎞ 정도의 명중오차가 있다. 만약 제주해군기지를 공격하려던 미사일이 서귀포 시내로 떨어진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은 물론 막강한 전력의 한국군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바보가 아니라면 그런 공격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대안으로 내놓은 화순항의 해경부두에 군함들이 기항하면 된다는 논리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우선 해경부두의 길이가 너무 짧다. 부두 길이가 불과 380m에 불과하기 때문에 150m 이상의 군함이 9척 이상이나 있는 해군 기동전단이 기항할 수가 없다. 둘째, 수심이 5~7m에 불과해 너무 얕다.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이 입출항하기 위해서는 최소 10m 이상의 수심이 확보돼야 한다. 그런데 해경항은 이지스함은 물론 기동전단의 모든 군함들이 들어 올 수 없는 수심이다. 셋째, 선회 반경이 너무 작다. 해군 기동전단의 독도함이나 이지스함들이 정박하기 위해서는 520m의 선회 반경이 확보돼야 하는데, 해경항은 420m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형사고가 우려된다. 반대단체들은 제주해군기지가 생기면 제주도가 위험하다고 한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라좌수영 때문에 불쾌해서 조선을 공격했나. 조선이 아무런 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에 공격한 것이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을 정비하고 판옥선과 거북선을 건조해 혹시 모를 미래의 위기에 대비했기에 7년의 전쟁 끝에 왜군을 모두 몰아낼 수 있었다. 제주해군기지도 마찬가지다. 한·중·일 사이에 획정되지 않은 해상경계선 등으로 미래에 예측되는 위기 대비와 국가 번영을 위한 사전 포석이 바로 제주해군기지인 것이다. 400년 전 우리조상 조선은 단 한명의 해군장성이 미래를 준비했지만 21세기의 대한민국은 우리 후손을 위해 군 전체가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바로 21세기의 전라좌수영인 것이다. 우리 후손에게 부강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이제 지난날의 갈등과 아픔은 접어두고 화합과 상생의 마음으로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 늦었지만… 기록은 계속된다

    늦었지만… 기록은 계속된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7일째인 2일 첫 대회 신기록이 나왔다. 러시아의 ‘철녀’ 마리야 아바쿠모바(25)가 여자 창던지기 결승에서 5차 시기에 71m 99를 던져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쿠바의 오슬레이디스 메넨데스가 수립한 대회 기록(71m 70)을 6년 만에 갈아치웠다. 아바쿠모바는 71m 58을 던진 2009년 대회 우승자 바보라 스포타코바(체코)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금껏 여자 포환던지기에서는 대회 타이기록만 작성됐을 뿐 대회 신기록은 처음이다. 대회 첫 2관왕도 나왔다. 케냐의 ‘장거리 여왕’ 비비안 체루이요트(28)가 여자 5000m 결승에서 14분 55초 36의 기록으로 우승을 거둬 지난달 27일 여자 1만m에 이어 2연패를 했다. ‘여성’ 캐스터 세메냐(20·남아공)는 여자 800m 준결승에서 1분 58초 07을 기록, 전체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 기록은 세메냐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결승은 대회 마지막날인 4일 치러진다. 남자 포환던지기에서는 독일의 다비드 슈트롤(21)이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슈트롤은 마지막 6차 시기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21m 78을 던져 캐나다의 대일런 암스트롱(21m 64)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이 부상으로 불참한 남자 멀리뛰기에서는 미국의 드와이트 필립스(34)가 올 시즌 최고기록인 8m 45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선승 18인의 인간적 면모와 번뇌

    화두를 들고 참구해 깨달음을 얻는 선 수행인 간화선. 이 간화선 전통이 오롯이 살아 있는 한국불교의 중심엔 귀감 격의 선승으로 추앙받는 선지식(善知識)들이 있다. 세상의 불교에 대한 인식과 불교 자체의 위상이 변하면서 “지금 한국불교엔 선지식이 없다.”는 푸념도 적지 않은 터. 하지만 여전히 간화선 중심의 한국불교를 지탱하고 이끄는 핵은 그 선지식들이다. 불퇴전의 꺾이지 않는 수행정신과 ‘나’를 잃지 않는 올곧은 생활방식을 고수하기로 이름난 한국의 선지식. 선방에서 참선에 매진하는 수좌들이나 일상의 삶에서 깨달음의 방편을 얻으려는 일반인 모두에게 그 선지식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표 선지식으로 알려진 18인을 직접 만나 나눈 대담집 ‘산승불회’(山僧不會·불광출판사 펴냄)는 눈길을 끌 만한 책이다. 백양사 방장 수산, 송광사 방장 보성, 수덕사 방장 설정, 통도사 방장 원명, 봉암사 수좌 적명, 보살사 조실 고산, 봉선사 회주 밀운, 황대선원 조실 성수, 기림사 서장암 동춘, 전 법주사 회주 혜정, 석남사 회주 정무, 죽림정사 조실 도문, 동화사 조실 진제,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인환, 금봉암 고우 스님이 주인공. 월간 ‘불광’ 취재팀장인 저자 유철주씨가 조계종 총무원 홍보팀에서 ‘5대 총림 방장 및 원로의원 스님 홍보콘텐츠 제작사업’으로 이룬 결과물에 덧붙여 지난 1년 6개월간 전국의 암자를 누벼 마주한 선승들의 전언이 생생하다. 출가 후 50여년 동안 토굴과 암자에서 수행에만 매진한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의 인터뷰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선하다. “벽립천검(壁立千劍)이라고 했습니다. 벽에 천 개의 칼을 세워 두고 정진한다는 말입니다. 둔공(鈍功)이라고 했습니다. 바보같이 공을 들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바가지로 바닷물을 퍼내는 심정으로 공부하기 바랍니다.”(적명 스님) 선지식의 사자후 같은 일갈과 교훈은 역시 책의 근간이다. “집 지을 때 하는 기초공사가 수행자에게는 바로 계입니다. 옛 어른들은 그릇을 바로 놓아야 물이 많이 담긴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그릇 안에 담긴 물은 흔들리지도 않아야 합니다.”(고산 스님) “세상사 바쁘다 해도 ‘참 나’를 깨닫는 이 일을 밝히는 것보다 바쁘고 급한 일이 없습니다.”(진제 스님) 그런가 하면 젊은 시절 국숫집을 찾다가 불고기 냄새를 맡고는 번민에 휩싸였다는 종산 스님의 고백은 기개가 시퍼런 선승들의 인간적 면모와 고민을 들춰내 흥미롭다. “한 분 한 분 스님을 만나는 것이 역사 그 자체와 마주하는 경험이었다.”는 저자는 18명의 스님이 보여주는 18가지 색깔의 가르침이 ‘명불허전’(名不虛傳)을 실감케 한다고 말한다. 1만 6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라디오작가 자리는 한 명이 죽어야 생겨…”

    ‘88만원 세대’로 한국 사회에 새로운 담론을 형성한 ‘문제적 저자’ 우석훈씨가 이번에는 ‘문화로 먹고살기’(반비 펴냄)란 솔깃한 이야기를 들고나왔다. 경제학자가 문화산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그가 처음은 아니다. 우씨는 존 스튜어트 밀을 예로 들었다. 경제학자였던 아버지를 둔 존 스튜어트 밀은 ‘정치경제학 원론’에서 미래를 상상하며 “언젠가 더는 경제성장을 할 수 없는 시절이 올 텐데,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바보같이 억지로 경제를 키우려 하기보다는 문화를 가꾸고 역사를 공부하면서 발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우씨는 밀의 발랄한 상상을 발전시켜 ‘유람선론’을 내놓았다. 화물선이나 군함이 아니라 놀기 위한 배인 유람선은 그 유용성을 측정하기 어렵다. 신간 ‘문화로 먹고살기’는 이 유람선을 크고 안전하게 만들어 많은 사람, 특히 젊은 20대가 타고 즐기는 방법을 모색한다. 방송, 출판, 영화,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자는 예민한 촉수와 경제학자로서의 감각을 발휘한 데다 현업 종사자와 인터뷰까지 했다. 문화경제학은 자칫 재미없거나 허랑방탕한 논리쯤으로 흐르기 쉬운데 저자는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센 입심을 자랑한다. 방송 분야에서는 2008년 8월 서울 목동 SBS 본사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 작가의 안타까운 현실을 먼저 언급한다. 젊은이들의 열정을 착취하고 쪽대본과 밤샘이 일상이 된 방송 현장은 급기야 ‘한예슬 사태’까지 낳았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다. 비록 방송 종사자들이 일반 직장인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지만, 제도적 보완이나 안전장치가 없다면 비정규직이 많은 방송계에서 착취는 일반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팬클럽이 활성화된 한국 사회에서 우씨의 여러 제안 가운데 가장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은 배우들을 위한 생산자 협동조합(생협)이다. 팬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배우와 함께 문화생산자로 관계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저자의 고민은 문화생산자로 살고 싶어하는 20대는 점점 더 늘어나는데 모든 문화산업계는 “그만 좀 들어와라.”고 외치는 데서 시작했다. KBS에서 경영개선을 위해 작가를 자르자, 한 막내 작가는 라디오는 어떠냐는 질문에 “라디오 작가는, 죽어야 나와, 자리가, 알겠니?”라고 한탄한다. 결국 이 막내 작가는 KBS에서 잘리고 외주제작사로 이직했다. 우씨는 문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동료를 한 명씩만 더 만들면 이 시장이 두 배로 커질 것이라고 제안한다. 때로는 나누고 양보도 해야겠지만 고용 규모가 두 배가 되면 산업의 안정성은 그 이상으로 높아진다. 문화생태계를 건강하게 넓히자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금융특집] 하나銀 ‘바보의 나눔 통장’

    [금융특집] 하나銀 ‘바보의 나눔 통장’

    통장, 적금, 체크카드 등 3종으로 구성된 ‘바보의 나눔’은 가입 좌수당 100원의 기부금을 하나은행이 자체 출연해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하는 착한 금융상품이다. 기부금은 다문화 가정 지원에 쓰인다. 바보의 나눔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에게 인터넷·폰·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의 타행이체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영업시간 외 이용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해 준다. 개인 고객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적금이다. 가입금액은 월 1만~50만원이다. 3년 만기로 가입하면 기본 금리는 연 4.7%인데 출시기념 우대 금리로 연 0.2% 포인트를 준다. 또 적금 만기에 해지금액을 바보의 나눔 재단에 전액 이체할 경우 연 0.5% 포인트의 금리를 더 얹어 주는 등 최대 연 5.9%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바보의 나눔 체크카드는 사용금액 2만원당 200원을 현금으로 돌려주고 주유·영화·제과 업종에 대해서는 추가 캐시백이 제공된다. 또 매달 10회의 전자금융 등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바보의 나눔 재단과 협력해 다양한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보의 나눔 재단은 사랑과 나눔의 삶을 실천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지난해 2월 설립된 사회복지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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