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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유럽단거리핵 전면철거 제의/서독배치 미사일 겨냥

    ◎9∼10월 회담통해 비핵화 촉구/나토선 “재래식 감축뒤 가능”이유 즉각 거부 【브뤼셀 로이터 AFP 연합】 소련은 유럽을 사실상 비핵화하기 위한 움직임의 하나로 서방측과의 조기회담을 통해 유럽의 모든 단거리 핵미사일을 철거할 것을 제의했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소식통들이 15일 말했다.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이러한 소련측 제의를 거부했다. 나토의 한 대변인은 나토가 단거리 핵미사일 감축을 위한 협상을 가질 준비가 돼 있으나 이같은 협상은 올해 하반기에 유럽배치 재래식 전력감축에 관한 동ㆍ서 양진영의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이 서방측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나토측은 금년말쯤 유럽배치 재래식 전력(CFE)감축 협정이 조인된 이후에 단거리 핵미사일문제에 관한 회담을 시작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소련은 CFE 감축협정과는 별도로 오는 9월 또는 10월에 회담을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 나토 소식통들은 소련이 단거리 핵미사일 분야에 있어 14배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측은 단거리핵전력을어느 정도 감축할 것인가에 관해서도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한 상태인데 나토의 한 외교관은 소련이 SNF의 대부분이 배치된 서독을 겨냥,이같은 제의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교관은 『오는 12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서독에는 현재 반핵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돼 있다』고 지적하고 『소련은 서독에 배치된 핵무기를 제거하기를 원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사정거리가 5백㎞ 미만인 단거리 핵미사일은 동구의 민주화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붕괴에 사실상 쓸모가 없게 됐으며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 가장 골치아픈 정치적 논란거리로 대두됐었다.
  • 나토ㆍ바기구,재래무기 감축합의/탱크2만ㆍ장갑차3만대로 보유 제한

    ◎전투기 배치엔 이견 【빈 AFP 연합 특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군축협상대표들은 14일 재래식전력 감축회담에서 양진영의 탱크와 장갑차 보유대수를 각각 2만대와 3만대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수아 플레상 프랑스대표는 『이번 합의는 현재 통일독일의 군사적 지위문제와 관련,소련측의 입장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유럽재래식전력(CFE)회담의 장애물을 제거해주고 다른 부분협상에도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련과 서방국가들은 CFE협상에서 중요한 의제인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의 보유대수 제한에 대해 아직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소련측은 육지에 배치돼 있으면서도 해군에 배속된 항공기를 협상에서 제외시키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나토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소련은 이같은 항공기를 1천8백내지 2천8백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소,통일독일 나토잔류 수용/나토 정치협의체로 개편 전제

    ◎“잠정기간 나토ㆍ바기구 동시가입” 고르바초프 【모스크바 AFP 로이터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12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정치동맹으로 전환할 경우 통일독일이 나토에 가입할 수도 있다는 조건부 수락의사를 밝혔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연방최고회의에서의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아울러 범유럽 새 안보체가 탄생돼 양대기구가 해체되기까지의 과도기간 동안 통일독일은 두기구에 동시가입이 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대륙에서 양대블록의 존재를 영원히 종식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통일독일이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와 관련,『독일통일은 양대블록간 격차해소와 병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미국이 준수할 경우 미국의 요구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르샤바조약기구를 군사동맹체에서 정치동맹체로 전환키로 한 지난주 결정과 관련,나토도 같은 과정에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새 안보체제가 구축되는 과도기간중 소련군은 동독영토에 주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베를린 통일수도 추진/동ㆍ서베를린 의회 첫 회담

    【동베를린 로이터 연합】 동ㆍ서 베를린 시정부는 12일 40년만에 처음 연석회의를 갖고 베를린을 통일독일의 수도로 만들기로 맹세했다. 동베를린의 웅장한 「붉은 시청」건물에서 회합을 가진 동ㆍ서베를린 시의원들은 베를린이 유럽의 「동반자관계로 향하는 다리」가 될 것을 희망했으며 공동성명을 통해 베를린에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상설기구들이 주재해야 한다는 소련측 제안을 환영했다. 양베를린은 냉전이후 안정된 세력균형으로 이행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서 CSCE를 점차 선호하고 있다. 동ㆍ서 베를린 정부는 또 베를린이 유럽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파리와 바르샤바 및 모스크바의 유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8년간 동ㆍ서 베를린을 갈라 놓았던 베를린 장벽의 완전 해체작업은 13일부터 시작되며 오는 7월1일부터는 지난 61년 이후 봉쇄됐던 「유령의 정거장」들이 다시 개방되고 고가철도도 지금까지 정차하지 않았던 서베를린의 정거장들에 다시 서게된다.
  • 부시ㆍ콜,즉각 거부

    【워싱턴 로이터 연합】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12일 통일독일이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양 기구의 「준회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지도자들과 회의를 시작하면서 기자들에게 『통일독일이 아무 조건없이 나토에 잔류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이 그에게 잘 인식돼 있다』면서 『그 문제는 이곳 워싱턴에서 토의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헬무트 콜 서독총리도 고르바초프의 제안을 거절했다.
  • 서독,소와 경협시사/겐셔외무

    【브레스트(소련)ㆍ서베를린 AFP AP 연합 특약】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과 한스 디트리히 겐셔 서독 외무장관은 11일 소령 폴란드 접경도시인 브레스트에서 회담을 갖고 통독이 유럽에 미치는 영향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양국관리들이 밝혔다. 한편 겐셔 서독 장관은 셰바르드나제와의 회담에 앞서 통독을 유럽에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의 제도화 등을 포함하는 5개항을 제시했다. 그는 이밖에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재래식무기 군축협상의 성공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간의 새로운 관계 정립 ▲서독과 폴란드간에 오데르­나이세강의 국경선을 보장하는 조약체결 ▲서독과 소련의 경제협력 강화등을 밝혔다.
  • “통독후 바기구 탈퇴”/동독 에펠만 국방

    【본 UPI 연합 특약】 동독은 통일되는 즉시 바르샤바조약기구를 탈퇴할 것이라고 라이너 에펠만 동독 국방장관이 9일 말했다. 그는 서베를린의 모르겐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이 문제가 모스크바에서 열린 바르샤바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동독이 통일후 바르샤바조약기구 탈퇴에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 「전유럽안보기구」제의/고르바초프/군사적대결 종식 돕게

    【모스크바 로이터 AP UPI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8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간의 관계변화와 새로운 전유럽안보기구의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소련을 방문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의 4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정치기구화하는 전이 과정을 통해 유럽에서의 군사적 대결을 극복하고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다음달 5,6일 양일간 런던에서 개최되는 나토 16개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나토의 정치적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합의될 경우 후속조치로 「전유럽 안보기구」의 창설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또 소련은 지난 7일 바르샤바조약국 정상회담에서 이 기구를 순수한 정치적 협의기구로 전환키로 한 결정에 상응하는 조치를 나토도 취해주기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체코 44년만에 자유총선/민주정부 탄생 확실

    ◎“지지율 45%”… 하벨주도 「시민포럼」 압승 예상/독립움직임 슬로바키아공 개표결과에 관심 체코슬로바키아의 다당제 총선이 44년만에 처음으로 8,9양일간 실시된다. 체코슬로바키아는 이번 자유총선을 통해 지난 40여년간의 공산독재체제를 무너뜨린 민중혁명과 바클라프 하벨 대통령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다당제 민주정치체제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인민의회(1백50석)와 민족의회(1백50석)로 구성되는 연방의회 의석 3백석과 체코 및 슬로바키아공화국 지방의회를 선출하게 될 이번 선거에는 모두 22개 정당과 단체들이 후보를 내 일대 혼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유효투표의 5%이상을 획득해야만 의석이 주어지는 선거제도 때문에 실질적으로 의회에 진출하는 정당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에서 선출되는 의원들은 임기가 2년이며 새 헌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는데 하벨 현대통령이 새 정부의 초대대통령에 무난히 선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체코슬로바키아의 시민혁명을 주도한 「시민포럼」과 이 단체와 자매관계에 있으며 두브체크가 이끄는 슬로바키아공화국의 「폭력에 반대하는 대중」이란 기구의 압승이 점쳐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하벨대통령이 이끄는 「시민포럼」은 체코공화국에서 45% 이상의 지지를 획득할 것으로 보이며 슬로바키아공화국에서도 비록 중도우파의 기민연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폭력에 반대하는 대중」이 40%이상의 표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3개 정당 연합체인 기민연합은 슬로바키아공화국에서는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나 전국적으로는 15% 안팎의 지지에 머물러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동독이나 헝가리와는 달리 중도우파가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산당은 잘하면 10%정도의 표를 얻을 것으로 최근의 한 여론조사결과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2ㆍ3일 앞두고 밀로스야케스 전공산당서기장 등 전직 공산당 고위간부 5명이 68년 바르샤바조약군의 프라하침공과 관련 체포돼 심문을 받은데다 기민연합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인 요세프 바르토니크가 전비밀경찰의 정보제공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시민포럼」과 「폭력에 반대하는 대중」이 더욱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이같이 「시민포럼」과 「폭력에 반대하는 대중」의 낙승이 예상되자 많은 사람들은 선거후 슬로바키아공화국의 분리독립움직임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공화국은 1968년 하나의 연방국가가 되었으나 최근 동구개혁에 따른 자유화의 물결을 타고 1천5백만 전체 인구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슬로바키아공화국의 독립요구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슬로바키아공화국의 이같은 독립움직임을 의식,「시민포럼」의 지도자 얀 우르반은 「시민포럼」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국민적 화합을 위해 공산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제휴,연정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새 정부는 연정체제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슬로바키아인들의 점진적인 독립요구는 새 정부의 커다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새 정부는 「시민포럼」과 「폭력에 반대하는 대중」 출신인사들에 의해 견인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제정책도 역시 이들이 주장하는 점진적인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체들은 기민연합의 폭넓은 사유화 등 급진적인 경제개혁과는 달리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물가앙등과 실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인 경제개혁을 천명하고 있다. 「시민포럼」이나 「폭력에 반대하는 대중」은 그러나 아직도 정당으로서의 체제를 갖추지 못한 상태이고 하벨대통령도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긴 하나 정치경험이 미약해 연정지도자로서의 정치력은 미지수다. 따라서 체코슬로바키아 새 정부는 그만큼 정치경험이나 기반이 취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벨벳혁명」이라고 불릴만큼 무리없는 시민혁명을 성공시켰고 비교적 높은 기술수준과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앞날은 다른 어느 동구국가보다도 밝다는게 관측통들의 일치된 견해다.
  • 통독뒤 7년간 소군 동독 주둔/동독외무 “소서 희망”

    【살츠요바덴(스웨덴)AP 연합】 소련은 독일통일이 실현된 이후에라도 유럽에 새로운 안보협정이 마련될 때까지는 동독지역에 7년동안 소련군이 주둔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마르쿠스 메켈 동독외무장관이 8일 밝혔다. 메켈장관은 통일독일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동시 가입해야 한다는 제의는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그러나 유럽에 항구적인 새 안보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잠정적인 조치로 「중복되는 안보지대들」을 설치하는 방안은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바기구 민주화 환영/재래무기 감축추진/나토 외상회담 폐막

    【턴베리(영 스코틀랜드)로이터 AP 연합】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회원국 외무장관들은 8일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면서 바르샤바조약기구의 급진적인 민주화계획을 환영하고 나토는 유럽배치 재래식무기(CFE)의 추가감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외무장관들은 이날 폐막 공동성명을 통해 통일독일은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독일의 군사적 지위와 관련한 소련의 안보 우려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장관들은 자신들은 CFE협정의 연내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하고 소련에 대해 올 여름중 주요의제에 관한 합의를 이룩하자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CFE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35개국이 참가하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나토는 교착상태에 빠진 빈 CFE회담에 새로운 박차를 가해 금년내로 협정이 체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데 합의했다.
  • 외언내언

    냉전(Cold War)이란 용어가 처음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47년의 일이었다. 미국의 저명 칼럼리스트 월터 리프먼이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글의 제목에서 비롯된 말이다. 열전(Hot War)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노워,노피스」의 전쟁도 평화도 아닌 2차대전직후 조성된 미소 대립관계의 특징을 단적으로 설명한 정곡을 찌른 표현으로 널리 유행되었다. ◆전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난 45년간의 국제정치질서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대립한 양대 초강의 미소관계에 의해 지배되었으며 그 미소관계는 결국 이 냉전관계로 일관되다시피 했던 것.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자유세계와 소련을 종주국으로 하는 동유럽등 공산세계가 한국동란 월남전 등 국지전과 군비증감의 치열한 대립경쟁을 벌이면서도 세계대전으로는 가지 않는 전쟁일보전의 위험스런 「공포의 균형」을 유지해온 것이 바로 그 냉전질서였다. ◆『과거의 역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우리는 자신이 바뀜으로써 다가오는 미래의 역사를 변모시킬 수는 있다』는 말로 상징되는 고르바초프의 신사고로 요즈음 세계는 냉전질서가 녹아내리는 해빙의 소리로 요란하다. 7일 열린 정상회담이 장례식 준비행사로 전락해버린 바르샤바조약기구도 말하자면 서방의 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동서냉전의 대표적인 군사대결기구였다. ◆소ㆍ동유럽 8개국이 55년 5월에 결성한 바르샤바조약기구 68년 그때 이미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표방한 회원국 체코침공에 동원된 것이 유일한 실제의 군사행동이었다. 결성의 당초 목적과는 달리 서방세계가 아닌 같은 회원국 내정간섭의 수단으로 이용된 것이나 이를 계기로 탈퇴한 알바니아의 개혁이 가장 늦고 있는 것도 역사의 아이러니. ◆통일독일의 등장과 유럽통합의 달성이 전망되는 가운데 재편성되고 있는 유럽의 새 질서 앞에 바르샤바조약기구 같은 것은 이미 냉전의 유물에 지나지 않는 무의미한 존재인지 모른다. 같은 냉전기구인 나토의 경우도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 한반도의 냉전유물도 하루속히 녹아 내려야 할텐데.
  • 바기구개편 원칙 합의/대결지양위해 기능 재평가

    ◎7개국 정상회담 폐막… 11월 재회동 【모스크바 AFP 연합 특약】 바르샤바조약기구(WTO) 7개 회원국 정상들은 7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WTO가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개편돼야 한다는 합의성명을 발표하고 하룻만의 회담을 마쳤다. 다음번 WTO 정상회담은 개편문제와 관련 오는 11월 열린다고 이 성명은 밝혔다. 이 성명은 『나토와 WTO 헌장에 반영돼 있는 대결요소는 더 이상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회원국들이 「그 기능을 재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선언했다. ◎「소 카드」에 막혀 완전해체 도달 못해(해설) 바르샤바조약기구(WTO)가 대폭 개편되게 됐다. WTO회원 7개국 정상들은 7일 하룻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WTO의 개편에 합의했다. 이들은 대결의 시대에 만들어진 WTO가 『더이상 동서화해의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면서 그 역할을 재평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다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7월 부쿠레슈티 정상회담 이후 11개월만에 열린 것이다. 그동안 동구의탈공산화로 비공산당 출신 정부수반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은 WTO의 장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번 회담에서 토의된 주요 의제는 WTO의 장래문제. 이밖에 군축,독일통일,새로운 안보협력체제 구축 방안도 거론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은 WTO의 장래문제. WTO 회원국인 폴란드 헝가리 체코 독일 루마니아 등에서 지난 11개월 사이에 공산체제가 무너졌으며 이 가운데 헝가리와 체코는 탈퇴의사를 피력해 왔었다. 반면 지난 55년 나토에 대항해 WTO를 결성하고 이 기구를 통해 동구지역에서 정치ㆍ군사적으로 헤게모니를 장악해온 소련측은 나토와 WTO의 동시해체와 함께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유럽안보협력체제 구축을 주장해 왔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7개국 정상들이 WTO와 나토의 헌장이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민주주의 원칙에 바탕을 둔」국가연합기구로 재편할 것을 선언한 것은 소련측과 회원국들간의 의견절충끝에 나온 것으로 앞으로 WTO의 개편은 불가피하게 됐다. 이로써 소련은 WTO의 급격한 해체를 저지하고 시간을 벌게 됐으며 회원국들은 개편이라는 과실을 따게 됐다. 앞으로 논의될 WTO의 개편방향은 미지수이기는 하지만 WTO의 군사적 기능은 현저히 감소되거나 사라질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폴란드가 정치기구로서의 존속을 주장해 온 것처럼 WTO가 국가연합적인 정치기구로 남는 중간선에서 해결책이 모색될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또한 군축ㆍ유럽안보협력체제ㆍ독일통일문제 등에 대해서도 WTO 회원국들은 아직 정치적 논의를 계속해야 할 필요성이 남아 있다. 이밖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군축ㆍ독일통일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회담폐막성명의 구체적 내용의 공개가 늦어지고 있어 어떤 방향에서 논의가 전개됐는지는 불확실하다. 독일 통일문제는 동구국가들 특히 폴란드는 통일독일로부터 안보위협을 받은 역사적 경험이 있어 전유럽안보협력체제와 함께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WTO 7개국 정상들이 「개편」에 합의하고 WTO가 당분간 존속되기는 하겠지만 동구의 개혁이 진행되면 될수록,그리고 동서군축이 진행되면 될수록 WTO는 나토와 함께 더욱더 「시대정신은 반영하지 못하는」,따라서 더욱더 해체압력을 받는 「과거의 기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강석진기자〉
  • 바기구 정상회담,오늘 모스크바서/「군사동맹」사실상 해체할 듯

    ◎통독문제ㆍ대 나토전략 등 논의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바르샤바조약기구 지도자들은 7일 지난 50년대 냉전체제하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결하기 위해 구성된 군사동맹으로서의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종언을 고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회동한다. 이 기구의 한 외교관은 『이번 회동은 과거의 이념적ㆍ군사적 형태에 있어 이 기구의 장례식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여기에 장송곡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에 로타르 데 마이치레총리를 수행하는 라이네르 에펠만 동독국방장관은 『이념은 이미 물건너 갔으며 이제는 군사조직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일시적이긴 하지만 편의상 정치적 조직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독일의 재통일작업이 가속화되면서 장래가 불투명한 이 정치ㆍ군사기구의 6개 다른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부시 미대통령과의 최근 워싱턴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통독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잔류를 원하는 동독의 기민당 소속 총리 로타 드 마이치레와 독일통일 및대나토 문제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관측통들은 비공산정권을 이끌고 있는 동독 드 마이치레 총리의 바르샤바조약기구 정상회담 참석자체가 동구권의 엄청난 변혁을 곧바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지난해 12월 이 기구의 정상회담 때 동독 최고지도자로 참석한 인물은 공산당 소속의 한스 모드로브 총리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는 독일문제와 함께 회원국들에 유럽배치 재래식 군사력의 감축에 관해 회원국들이 공동입장을 취하도록 설득하는 어려운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데 소련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는 6일 이번 정상회담이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장래에 결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미,유럽안보회의 강화 6개항 제안/회의 정례화ㆍ군사력 개방등 촉구

    ◎베이커 제시/“동구 민주화 부축,유럽 새질서 정립” 【코펜하겐 로이터 AFP UPI 연합】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6일 동유럽 국가들의 민주주의 실현을 강화하고 보장하기 위해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의 과정을 제도화하는 6개항의 계획을 제안했다. 베이커 장관은 이날 유럽안보협력회의 인권회의에서 동서간의 협력과 안보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인 CSCE회의 개최 ▲2년마다 한번씩 검토회의 개최 ▲다원주의와 자유선거 및 법률통치원칙 채택 ▲군사적 개방과 함께 분쟁해결기구를 설치하자고 촉구했다. 베이커 장관은 또 전후 냉전시대에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해온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면서 『나토는 앞으로도 없어서는 안될 평화의 보증자로서 역할을 해내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와 번영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전날인 5일 나토나 바르샤바조약기구 등이 미국과 소련이 포함된 새로운 안보체제로 대체되기를 희망하는 소련측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었다. 그러나 6일 하오 스코틀랜드에서 개최되는 나토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베이커 장관은 『나토는 새로운 유럽에 있어 군사안보와 정치적 정통성의 주춧돌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콜틀랜드에서 개최되는 나토회의에서는 나토의 정치적 역할을 고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될 예정인데 나토회원국들은 CSCE의 강화와 함께 나토의 정치적 역할 증대가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에 대한 소련의 우려를 무마시킬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 소의 통독우려 덜게 나토­바기구 협정을/소,정상회담서 제의

    【워싱턴 로이터 연합】 소련은 워싱턴 미소정상회담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독일의 통일에 대한 소련의 우려를 덜여주는데 도움이 될 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의했다고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이 3일 밝혔다. 베이커장관은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이 그들의 정상회담을 결산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가진지 한시간후 미국 TV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 제안은 명확한 것이 아니며 따라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련의 이 제안은 미국이 통일된 독일이 나토에 가입하는데 대한 소련의 반대를 철회케 하기 위해 제의한 9개항의 계획에 대한 대응으로 제시된 것이라면서 미국으로서는 모스크바 당국과 이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기 전에 나토 맹방들과 먼저 협의하고 그 전문가들로 하여금 이를 검토케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나토ㆍ바르샤바기구 95년까지 50% 감군/미 국방전문가

    【워싱턴 로이터 연합】 유럽주둔 재래식전력감축에 대한 미소양국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국방전문가들은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국가들이 배치하고 있는 5백만명의 병력이 오는 95년까지 절반으로까지 감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스 홉킨스대외정책연구소의 사이먼 서파티씨는 CFC협정의 체결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55만명의 동유럽주둔 소련군은 오는 95년까지 완전 철수할 수 있을 것이며 25만5천명의 미군전원도 독일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이에 따라 서유럽주둔미군병력은 미국방성이 계획하고 있는 최저선인 19만5천명을 훨씬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설 전략 국제문제연구소의 배리 블레츠만씨는 향후 수년안에 프랑스가 나토군조직에 재가입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 신 데탕트시대의 이정표 마련/부시­고르바초프회담 결산

    ◎전략무기감축ㆍ무역협정은 큰 성과/통독문제등 평행선… 신뢰회복 미흡 미소정상은 2일 캠프 데이비드회담을 끝으로 4일간의 공식회담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정상회담은 8년여 끌어오던 전략핵무기감축협상(START)의 예비협정,화학무기 80%감축,무역협정 등 몇가지 주요성과를 남겼다. 그외에 양국간 장기곡물협정,대학생교류확대 등 부수적인 합의들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당초 회담 시작전의 기대에는 크게 못미쳤다는 느낌이다. 우선 관심을 모았던 통일독일의 나토가입문제에 대해 전혀 의견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련은 통일독일의 군사위상이 궁극적으로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떠나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체제로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미국은 나토잔류를 주장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담 시작전부터 양국간 신경전이 계속되온 리투아니아사태에 대해서도 쌍방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2일 조인된 무역협정은 소련입장에서 보면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이 협정이 조인됐다고 해서 소련경제의주름이 당장 펴지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투자보장,최혜국대우 부여 등 기술적인 면에서의 후속조치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생필품부족등 경제난에 시달리는 소련국민들로서는 큰 선물이 된 셈이다. 소련은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음으로써 앞으로 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등으로 부터의 원조요청에 한결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다만 미의회측이 무역협정의 이행과정에서 발트 3국 독립문제,이민법제정등 소련국내문제들과 연계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이 후속조치가 순조롭게 이루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다. 지역문제에서도 유일하게 에티오피아 원조문제만 합의를 보았을뿐 아프간ㆍ캄보디아ㆍ중동문제등에 대해서는 구체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관심을 모았던 한반도문제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군축문제에서의 합의로 START와 교착중인 빈 재래무기감축협상등이 연내 타결돼 조인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동서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는 역시 구체사안에서의 합의보다는 양국이 앞으로 상호협력해나갈 이해의 바탕을 튼튼히 했다는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고르바초프는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2차대전 당시 『미소를 포함한 연합국측이 나치에 대항해 연합전선을 만들때의 정신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전후 얄타체제를 이끌어온 양국이 이념차를 극복하고 군축ㆍ무역ㆍ문화교류ㆍ지역문제에 대해 공동이해를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몰타에서 양국정상은 「전후 새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그 새 시대의 본격가동을 알리는 하나의 이정표의 의미를 지닌다.
  • 나토ㆍ바기구 대체 새 안보체제 제의/고르바초프

    【워싱턴 AF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를 35개국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토대로 한 새로운 안보체제로 대체시킬 것을 제의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1일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미국관리의 말을 인용,고르바초프가 31일 부시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통일독일의 장래위상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제의를 했다고 밝혔다. 소련측은 미국과 소련을 포함한 CSCE 35개 회원국원수들로 「확대 유럽협의회」를 구성,이 기구의 주도하에 유럽의 평화수호역할을 수행해나가는 방향으로 CSCE의 체제를 재편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포스트지는 전했다. 이 신문은 프란시스코 페르난데스 오르도네스 스페인외무장관이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으로부터 이같은 소련측 계획을 설명한 편지를 받았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 노­고르비 정상회담의 파장 진단/전문가 대담

    ◎“한ㆍ소 새관계 「통일」의 지렛대로 활용을”/동ㆍ서독과 달라 평양변화 서서히 유도해야/「경협ㆍ수교카드」맞물려 새 동반자관계 이룩/동북아의 균형유지… 대중관계 개선에도 도움될 듯/김유남 단국대교수/김부기 외교안보연교수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한소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의 의미 및 배경과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등에 대해 전문가의 견해를 대담으로 들어본다. ▲김부기=이번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한소정상회담은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한 획을 긋는 「빅 이벤트」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한소정상회담을 소련측이 수용하게된 이면에는 지금까지 한소관계증진에 장애물이 돼왔던 북한의 존재를 소련측이 더이상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국제환경의 변화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소련이 과거 군사적인 팽창주의 노선을 추구할 땐 아시아쪽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캄란을 연결하는 중간지점으로서 북한의 군사전략적인 가치가 중요했지만 이제 고르바초프체제하에서 군사적 팽창주의를 포기한 시점에서는 북한의 가치는 감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즉 동서냉전 대결시대에서는 소련이 북한과의 냉전연합이 필요했지만 탈냉전시대로 접어들어 있는 현시점에서는 스탈린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북한의 존재가 소련의 대외정책에 도리어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과거 중소대립시대에는 중국포위노선의 일환으로 북한의 협조가 필요했지만 지난해 5월 중소정상회담후 양국간의 관계가 정상화관계로 접어들면서 북한의 협조가 그다지 절실해지지 않은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 존재가치 감소 ▲김유남=그렇습니다. 소련의 외교정책기조가 탈냉전이데올로기로 전환됐기 때문에 한반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게 됐고 그 증거가 미수교국과의 정상회담이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봅니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의 추진 배경과 관련,유의해야할 대목은 국익추구라는 외교의 기본원칙인데 정상회담이 지닌 한소양국의 국익부터 따져 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소련의 현 경제상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지난 87년이래 매년 물가상승률이 20%를 상회하고 물자마저 생산과 수요에 크게 모자라는 실정입니다. 과거 통제경제시대에는 배급제라는 형태로 어느 정도 수요공급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고르바초프가 단시일내 경제성장을 겨냥한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추진하면서 만성적인 물가불안과 물자부족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글라스노스트정책에 편승,소수민족국의 독립움직임이 공산당의 지도적 역할 상실에 따른 권력공백과 맞물리면서 국가의 기반마저 뒤흔드는 지경에까지 치닫게 됐습니다. 한마디로 소련은 현재 총체적 국가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소련의 이같은 경제적 위기에서 비롯된 국가위기를 탈출하고 돌파구로서 우리의 북방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았나 봅니다. ○캄차카연설에 관심 ▲김부기=대외경제협력이 절실한 처지에 놓여 있는 소련이 급속하게 신장된 한국경제에 눈을 돌린 것은 소련의 입장에서 볼때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민족갈등ㆍ경제악화에 몰리고있는 고르바초프로서는 자신의 약화된 권력기반을 보완하는 측면에서도 경제실리가 수반된 외교적인 성과가 절실한 처지입니다. 그런데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미소정상회담을 앞둔 고르바초프로서는 이번 외유에서 유일한 성과로 전망되는 캄차카에서의 대아시아정책 관련 중요연설을 앞두고 캄차카연설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소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았나 분석됩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3월의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간의 회담으로 가시화된 한소의 정치관계 정상화가 그 매듭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유남=지금까지 이번 정상회담이 갖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많이 논의됐지만 우리의 현 경제상황이 과연 소련이 원하는 만큼의 부담을 질 수 있는 상황인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소련은 그동안 우리의 경제능력에 대해 장기적으로 분석하고 그 토대위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추진했다고 보는데 우리는 소련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그동안 북방정책추진의 장애물이었던 소련을 우리의 페이스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쾌거로 평가할 수 있으나 소련의 경제협력 요구에 미국과 일본이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했던 이유도 이 기회에 자세히 분석해야 할 것입니다. ▲김부기=그러면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한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점검해 볼까요. 최근 북한이 미군유해를 반환하는등 대미유화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한소간의 이같은 관계 급전진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키려는 몸부림이 아닐까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보면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관계에도 장기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유남=이번 정상회담이 갖는 남북관계의 파급효과는 70년대 미국과 중국의 국교정상화당시 북한­대만,한국­중국,소련­미국으로 서로 입장만 바꿔놓으면 향후 변화방향 및 우리의 대응방안이 찾아질 것 입니다. 즉 미국이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하면서도 대만의 지정학적인 가치마저도 포기하지 않았듯이 소련도 우리와 관계정상화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시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소련과의 관계정상화를 지렛대로 잘만 활용하면 가까운 장래에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소간에 해빙무드가 조성됐다고 해서 북한을 너무 몰아붙여선 안됩니다. 동서독의 경우처럼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서히 관계개선을 모색해야 합니다. ▲김부기=김교수님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지금 북한은 공산권의 격변속에 완전히 고립돼 엄청난 외부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폭발적인 상황은 한반도의 안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돌발사건마저 북한사회안에서 야기시킬 지 모릅니다. 동서독의 경우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조약기구와 같은 집단안보체제속에서 지금까지 대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군사대치상황에 있는 우리와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즉 동서독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집단안보체제가 완충역할을 할 수 있지만 남북한 간에는 그같은 제어장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서 동독과 같은 격변이 일어나면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동독과는 달리 후진 사회주의국가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격변을 소화해낼 능력이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역설적으로 우리의 최대당면과제는 북한의 이같은 격변을 방지하는 것이며 이번 한소정상회담은 북한의 폭발적인 변화를 제어하는데 소련이라는 수단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김유남=그러면 한소정상회담이후 한소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 얘기해 보기로 합시다. 한소 국교정상화 이후에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을 위한 한소 양국간 외교적 협력문제가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를 것입니다. 동구의 변화 과정에서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를 비군사조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유럽에서 거세게 일어났듯이 한소정상화이후에는 주한미군과의 한미공동방위체제에 심각한 문제 제기가 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안보체제 전환 필요 ▲김부기=소련이 시장경제체제로 본격 전환,대외적으로 경제개방정책을 가속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양국정상회담이후 한소경제협력은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리라 봅니다. 우리나라측에서도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소련과의 교역증대는 상당한 의미가 있으며 특히 한미간 무역마찰을 완화시키는 돌파구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유남=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은 「자본주의로의 전환」이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자본주의체제로 전환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통제된 분위기 속에서 시장경제를 성공시킨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소련에게는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자본주의 국가보다는 우리나라의 이러한 특유한 자본주의 체제의 경제 모델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동북아 탈냉전 계기 ▲김부기=지난 88년 고르바초프의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이 한소 경제관계정상화의 신호탄이었다면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의 회담은 한소정치관계정상화의 신호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한소정상회담은 양국간 정치관계 정상화의 본격 가동이며 앞으로 양국간에는 아무런 장애도 있을 수 없습니다. ▲김유남=중국도 소련에 뒤지지 않으려면 우리나라와의 관계증진에 나설 것입니다. 중국과 소련은 지난 4∼5년동안 우리나라의 북방정책에 대해 항상 경쟁적으로 상대방을 의식해 균형을 맞추며 같은 보조를 취해 왔습니다. 따라서 한소국교정상화가 되면 중국도 소련과 균형있는 대한정책을 펼 수밖에 없습니다. ▲김부기=소련이 중국보다 먼저 우리나라와 정상회담을 하게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이데올로기 연대측면에서 중국과 북한은 동구변화로부터 방어적인 이데올로기의 연대를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소련간에는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있어 왔습니다. 둘째로 중국의 경우 경제협력국으로 미국과 일본이 있어 우리나라와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소련에 비해 그다지 절실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셋째로 소련은 동북아지역의 탈냉전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데 비해 중국은 동북아의 탈냉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실상의 교차승인 ▲김유남=소련과 중국이 대한관계를 변화시키더라도 북한만은 김일성의 과거 행태로 봐서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경제개방정책은 소련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소련은 우리나라와 경제교역을 확대하게 되면 북한에게 우호관계를 내세워 통신ㆍ교통망개방을 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북한에게도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김부기=소련과 중국의 대한관계 정상화는 그럼에도 북한에게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소중이 남북한을 교차승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리라 봅니다. ▲김유남=결론적으로 한소,한중의 관계정상화는 남북관계정상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남북한정상회담도 실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왜냐하면 남북한 정상회담이야 말로 북한이 외부의 압력과 내부의 변화폭을 최소화하면서 사회통제의 고삐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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