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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계 ‘이념적 쏠림’ 큰변화 예고 “새 장관 누가 되나” 최대 관심사

    문화계 ‘이념적 쏠림’ 큰변화 예고 “새 장관 누가 되나” 최대 관심사

    새 정부 출범으로 문화예술계의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문화계 인사는 “현 정권의 출범 초기부터 코드인사가 유난히 두드러진 분야가 문화예술계였다.”며 “진보세력이 문화계 권력을 대변해온 이념적 쏠림현상이 새 정부 들어서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문화정책의 사령탑이 될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어떤 인사가 등용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정권 초기 업무장악을 위해 일정 부분 코드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상정할 경우 당선자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서울문화재단의 초대 대표를 맡는 등 오랜 인연을 쌓아온 유인촌씨, 선거캠프 핵심참모였던 한나라당 박찬숙·정병국 의원 등이 거론된다. 문화관광부 내부에서는 지난해 8월 ‘정치적 이유’로 경질된 유진룡(을지대 여가디자인학과 교수) 전 차관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문화권력 재편에 가장 민감한 반응이 감지되는 쪽은 문학계다. 우선 2005년 8월 문화예술 지원을 관 주도에서 민간자율로 전환한다는 취지에서 현 정권이 출범시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위상이 어떤 형태로든 재정립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학계 내부에서도 “이렇다 할 정책을 내놓지 못한 채 장르별 지원금 나눠 먹기 수준의 역할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의정부·참여정부를 거치며 한국작가회의가 주목받은 반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한국문인협회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새 정권에서는 현 정권에서와 같은 이념적 편향성은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문화예술을 정치적 기반 확대의 수단으로 전락시켰고, 코드인사로 문화예술계에 특정 가치만을 강조하는 이념적 편협성을 낳았다.”고 현 정권의 문화행정을 꼬집은 바 있다. 새 정권의 문화정책 기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방송위원회의 위상 변화도 이슈로 떠올랐다. 방송위는 내년 중 정보통신부와의 통합이 예상되는 만큼 위원들의 거취문제에도 관심이 쏠려 있다. 조창현 방송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9명의 임기는 2009년 7월까지이지만, 정권이 바뀌면 새 대통령이 방송위원을 새로 임명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 주는 것이 관례였다. 황수정 이문영기자 sjh@seoul.co.kr
  • 대선 바로미터 지역은 ‘안양’

    경기 안양시가 17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한국의 뉴햄프셔’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인구가 100만명에 불과한 미국 북동부의 작은 주 뉴햄프셔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경향이 있어 뉴햄프셔는 미국 대선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안양의 경우 14∼16대 대선은 물론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별 득표율이 전국 득표율과 가장 근소한 차이를 나타냈다. 20일 주요 후보의 안양지역 최종 득표율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48.1%,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25.3%, 무소속 이회창 후보 14.9%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명박 후보 48.7%, 정동영 후보 26.1%, 이회창 후보 15.1%인 전국 득표율과 매우 유사한 분포를 나타낸 것으로,‘한국의 뉴햄프셔’임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안양시선관위 관계자는 “안양지역의 인구·사회학적 구성 비율이 전국 평균과 비슷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양시는 지난 14∼16대 대선에서 안양지역 1위 득표 후보가 모두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주목을 받아 왔다. 16대 대선에서는 안양에서 노무현 후보가 50.4%를 얻어 44.7%의 이회창 후보를 제쳤으며, 전국 득표율에서도 노 후보가 48.9%로 이 후보의 46.6%를 누르고 당선됐다. 앞서 14대 대선에서 당선된 김영삼 후보가 35.3%, 김대중 후보가 34.7%를 득표했으며 당시 전국 득표율은 김영삼 후보가 42%, 김대중 후보는 33.8%를 기록했다. 또 15대 대선에서도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안양지역에서 41.0%, 이회창 후보는 38.1%를 얻었으며 전국 득표율은 김대중 후보 40.3%, 이회창 후보 38.7%였다.안양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선택 2007 D-9]“李 13·昌 3·鄭 4곳 우세” 주장

    [선택 2007 D-9]“李 13·昌 3·鄭 4곳 우세” 주장

    대통령선거를 열흘 앞둔 9일 한나라당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3곳에서 이명박 후보가 우세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3곳,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4곳에서 우위를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3명의 후보측에게 16개 시도별 판세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들은 모두 승리를 자신하며 이처럼 주장했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우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회창 후보측이 ‘열세’라고 자체 분석한 것이나, 정동영 후보측이 긍정 평가하면 ‘경합’이고 짜게 매기면 ‘열세’라고 한 것도 이 지역의 표심을 내보여준다. 영·호남의 표심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서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표를 나눠갖는 현상을 보였다. 다만 이 지역에서 이명박 후보측은 자신있게 ‘우세’라고 한 반면, 이회창 후보측은 ‘경합’이라고 한 단계 낮춰 말했다. 광주와 전남·북의 ‘서부 벨트’는 정동영 후보측이 ‘절대 우위’를 보였다. 이명박·이회창 후보측 모두 열세임을 인정했다. 결국 영남권은 이명박 후보가 우세한 가운데 이회창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 호남에선 정동영 후보가 앞서는 추세인 것으로 판단된다. 뚜렷하게 승자를 나누기 힘든 지역으로는 대전과 충남·북, 강원·제주가 꼽힌다. 특히 ‘중부권’ 표심에 기대고 있는 이회창 후보측은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와의 연대와 신당 창당 선언 이후 충청 표심이 결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명박 후보측 정종복 종합상황실장은 “대전과 충남·북에서도 이미 우리가 10∼13%포인트가량 앞선다.”고 반박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캐스팅보트였던 충청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표심의 바로미터로 거론되는 제주 지역에선 이명박·정동영 후보측 모두 ‘우세’를 점쳤다. 지난 5월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 뭍과는 달리 무소속에게 승리를 안겨준 독특한 제주표심이 관심거리인 이유다. 한나라당 정종복 종합상황실장은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TK에서 이회창 후보 지지율이 11%포인트 빠져 모두 우리에게 왔다.”면서 “최종적으론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가 50:30:10의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박 후보의 ‘첫 50%대 득표 대통령 탄생’을 목표로 삼는다는 얘기다. 반면,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충청권에서 시작된 ‘표 반란´이 TK를 거쳐 전국으로 확산돼 역전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혜연 대변인은 “현재 15∼20% 사이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어 곧 25% 가까이 1차 도약할 것”이라면서 “이명박 후보의 또 다른 ‘부패’가 밝혀지면 ‘속고 있는’ 중도와 대안을 찾지 못한 진보세력이 규합, 내주 이내로 30∼40%대 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은 막판에라도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논리로 맞섰다. 민병두 전략기획위원장은 “내부조사에서 정동영 후보 지지율이 21∼22%까지 나오는데 문국현 후보와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단순히 둘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5%포인트는 더 올라가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30%대 지지율로 진입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지연 나길회 구동회기자 anne02@seoul.co.kr
  • [대선 국민여론조사] ‘고공행진’ 이명박 후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고공행진은 이번 조사에서도 여전했다. 다만 이회창 전 총재가 가세할 경우 9%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분석돼 고공(高空)의 높이는 적잖이 내려갈 것으로 분석됐다. 여권이 국정감사를 통해 BBK 주가조작 의혹 등을 연일 제기하며 전방위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이 후보의 독주체제를 막지는 못했다. 이 후보의 독보적인 지지율의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역대 대선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던 40대·중도·화이트칼라 계층에서의 높은 지지율을 들 수 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40대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58.1%다. 역대 대선에서 40대 지지율 1위 후보가 당선됐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왔다. 중도(59.1%)와 화이트칼라(64.0%)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자신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도 이 후보는 47.7%를 얻어 여타의 후보를 압도했다. 두 번째, 영남 출신의 이 후보와 호남 출신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간에 영·호남 지역구도가 구축된 상황에서 이 후보가 대구·경북(65.7%)과 부산·경남(68.9%)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또 다른 주요 요인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이인제 후보와 노무현 후보에게 영남 표밭의 일정 부분을 잠식당하면서 패배했다. 셋째, 생활경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구전 홍보력’이 강한 자영업층(66.7%)과 결집력이 강한 보수층(60.8%)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말로만 통합형 선대위” 孫·李측 지분배제 불만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패배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 진영 간에 선대위와 대선기획단 지분을 놓고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22일 오후 ‘4인 공동선대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는 회동에서 “정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는 합의문이 채택된 것만 보면 정 후보가 강조한 ‘통합과 화해’ 기류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선대위의 ‘바로미터’가 될 대선기획단 구성에 정 후보 측근들만 대거 영입되는 상황에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측 인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 후보측이 겉으로는 화합을 강조하지만 뒤로는 자파 인사들을 위한 지분 배려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낸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지역 단위의 계파간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점점 힘을 얻는 형국이다. 실제로 정 후보측은 22일 9개의 실무형 기획실 체제의 대선기획단을 확정하면서 대부분 측근 인사들을 기용했다. 현역 의원이 맡는 분야별 실장에 ▲정책기획 이목희·오영식 ▲전략기획 민병두 ▲조직기획 김낙순·박상돈 ▲홍보기획 김교흥 ▲TV토론 양형일 ▲국민참여 정청래 ▲미디어 최규식·신중식 ▲유세지원 서갑원 의원 등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비서실 진용은 ▲비서실장 조성준 전 의원 ▲수석비서실장 이재명 변호사(‘정통들’ 대표) ▲부실장 이재경 전 캠프 전략기획실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 중 이 전 총리 캠프에서 원내 협력 본부장을 지낸 서갑원 의원과 손 전 지사를 지지했던 신중식 의원만이 실장직을 맡았다. 손 전 지사측 관계자는 “정 후보측이 말로는 통합형 선대위를 외치고 있지만 대선기획단 인선을 보면 자파 의원 위주로 진용을 짰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전 총리를 지지했던 한 의원도 “정 후보가 당 수습과정에서 지역 선대위원장을 조기에 임명하고 내년 1월까지 총선용 정당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면 우리는 마음까지 내줄 수 없다.”며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향후 선대위 인선을 놓고 이같은 신경전이 내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대선기획단 민병두 전략기획실장은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를 위해 일했던 의원 8명 정도가 대선기획단에 포함될 것이고 지역선대위원장 선임은 중단시킨 상태”라고 해명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금산분리 존폐’논쟁

    ‘금산분리 존폐’논쟁

    기업집단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게 한 금산분리 원칙 존폐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19일 격화됐다. 대선 후보들의 경제관을 투영하는 바로미터로 금산분리가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자는 입장이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이를 완화해 대기업 그룹도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한 참여정부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금산분리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후보가 어제 해외자본인 론스타가 건설업과 은행업을 동시에 영위한 적이 있다고 예를 들면서 금산분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신당이 견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은 엄밀히 말해 은행과 산업을 분리하는 ‘은산분리’로써 차별화된 성장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중 자금이 경색되면 은산분리 해제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게 서민과 중소기업”이라면서 “10년 전 일부 재벌사들의 금융사와 종금사가 사금고화돼 금융위기를 부른 게 생생하다.”고 우려했다. ●“금산분리완화 정부·삼성 유착 의혹”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이 후보가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금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는데, 세계금융을 선도하는 미국이 은행에 관하여 금산분리를 지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전날 이 후보의 주장이 100%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편들기라면, 오히려 금산분리를 고집하는 것은 외국자본 편들기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국내 산업이 은행을 인수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국내에서는 외국 금융기관 외에 살 데가 없다.”고 현실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정책위의장은 또 “외환위기의 발단은 재벌의 종금사 소유가 아니라 정부의 외환관리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우리는 제2금융권부터 완화하고 그 다음에 일반은행을 완화하는 등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 선대위 경제2분과위원장인 윤건영 의원도 “은행을 설립 또는 인수할 때 건전 운용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감독기관이 적정성 테스트를 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금산분리는 결국 사후감독을 철저히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측 심상정 선대위원장은 금산분리 문제와 관련,“정 후보가 모처럼 옳은 얘기를 했지만, 정 후보는 우선 참여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배경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심 의원은 또 “금산분리 정책이 무너져 내린 데는 삼성과 참여정부 유착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총재 “산업자본 은행경영 신중을” 한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금산 분리 정책과 관련,“산업자본이 은행 경영에 참여한다는 의미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면서 “한은은 이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외국의 경우 법률로 산업자본의 은행 참여를 제한한 국가도 있고 법률로 제한하지 않는 국가도 있지만 법률로 규정해놓지 않은 국가에서도 산업자본이 은행업에 참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은행의 경영이 금융논리가 아닌 다른 힘에 의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먼저 조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두걸 홍희경 구동회기자 douzirl@seoul.co.kr
  • 美 작년 수출 사상 최고

    미국의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다. 경제 성장의 바로미터인 수출이 봇물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달러화의 지속적인 약세로 해외자본이 대거 미국에서 빠져나가고 있어 살아나고 있는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17일 “수출이 크게 늘고 있어 미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구촌 시장이 ‘메이드 인 USA’로 넘쳐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동차, 비행기, 의료장비, 핵원자로 등이 수출 증가를 주도해 지난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기업과 기업을 유치한 주(州)들이 판매가 부진한 미국 국내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적극 공략했기 때문이다. 수출 호조로 무역적자도 지난해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무디스경제닷컴 수석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수출은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라면서 “무역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변해 미국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캐나다에 목재를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시장에서 해외자본의 액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에 순 유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해외 투자가들의 미국 내 각종 유가증권 순매도액은 1630억달러(약 150조원)에 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템퍼스 컨설팅 외환전략가인 마크 메도우스는 “해외 투자가들이 달러의 지속적인 약세에 대비해 돈을 미국에서 빼가고 있다.”면서 “이들은 달러 자산을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는 돈을 빼내는 것이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간절기 긴셔츠 유행 예감

    간절기 긴셔츠 유행 예감

    추석연휴가 지나고 가을비가 대지를 푹 적셨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이젠 완연한 가을 중턱에 들어선 느낌이다. 아침 저녁, 기온 차이로 감기도 조심해야 한다. 이런 계절, 멋을 내고 싶은 가을 여인들에게 과연 어떤 옷차림이 좋을까. 올 가을엔 긴 셔츠를 잘 활용해 보자. 간절기에 가장 좋은 아이템으로 흔히 카디건이 꼽힌다. 얼핏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대처하기에 무난하나 식상하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영화 시사회 현장에 나타난 배우 이미연의 옷차림은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검정색 재킷 안에 무릎 길이까지 내려오는 흰색 셔츠를 받쳐 입었다. 하의로는 레깅스를 입어 셔츠를 원피스로 이중 활용했다. 연예인의 옷차림은 유행의 바로미터. 이번 가을, 카디건에 질렸다면 긴 셔츠에 눈독을 들일 때라고 패션 전문가들은 말한다. 허벅지를 덮는 긴 셔츠는 미니 원피스로 발랄하게 연출할 수 있고, 트렌치코트처럼 걸쳐 세련미를 발산하거나 니트와 겹쳐 입어 멋은 물론 보온성까지 챙길 수 있는 다목적 아이템이다. 어떤 체형도 배려하는 넉넉한 품까지 갖췄으니 잘 고른 셔츠 하나 열 카디건 안부럽다. ●베스트와 함께 여성미 물씬 요즘 한창 매니시룩이 뜨고 있다. 면티 또는 기본형 셔츠와 베스트의 조합은 여성미를 증발시키기도 한다. 턱시도 스타일의 베스트에 리본이나 러플 장식이 달린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긴 셔츠를 입어 보자. 멋스러움에 부드러움까지 더해진다. 키가 작은 사람은 긴 셔츠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베스트는 벨트나 끈 장식이 달려 상대적으로 허리선이 높아 보이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미니 원피스로 변신 미니 열풍은 식을 줄 모른다. 엉덩이 선에 걸쳐지는 셔츠는 그대로 미니 원피스가 된다. 역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레깅스는 미니 원피스와 찰떡궁합. 스타킹을 신을 때는 불투명 제품을 골라 다리 선을 살려준다. 일자로 뚝 떨어지는 셔츠라면 폭이 넓은 벨트를 매 허리선을 강조해 주면 더욱 늘씬하게 보인다. 벨트는 자칫 빈약해 보일 수 있는 마른 체형을 커버해 준다. 엉덩이 라인이 자신 없다면 허리 아랫부분이 주름(셔링)이 잡혀 있거나 플레어 스타일로 퍼지는 A라인 셔츠를 택하면 단점을 가뿐하게 보완할 수 있다. ●니트와 입으면 색다른 분위기 연출 소매가 짧거나 목 부분이 많이 파인 니트와 시폰 소재의 셔츠를 함께 입는다. 디자인과 소재의 이질감이 색다른 분위기를 창조해 낸다. 몸통 부분은 너무 풍성한 형태보다 약간 몸에 밀착되는 디자인을 선택해야 부어 보이지 않는다. 엉덩이 선에 걸쳐지는 니트와 그보다 약간 긴 셔츠를 함께 입어 미니 원피스의 느낌을 살리는 것도 방법. 셔츠의 색상이 어둡다면, 니트는 좀더 밝은 색으로 고른다. 체형이 부담스러워 늘 어두운 계열만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밝은 색상의 니트가 날씬하게 보일 수 있다. ●트렌치코트로도 활용 가을의 전령은 트렌치코트. 점점 짧아지는 가을 한철 난다고 비싼 돈 지불할 필요 있을까. 청바지나 크롭 팬츠, 스커트 위에 긴 셔츠 하나 가볍게 걸쳐 주면 고민 끝이다. 요즘은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스타일도 눈에 많이 띈다. 트렌치코트로 활용할 때 맹숭맹숭하게 걸치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오픈한 상태에서 가는 벨트나 끈을 느슨하게 묶어 주는 것이 좋다. 밋밋함을 덜고 감각적으로 보이는 마무리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가상선수’ 시뮬레이션 인간의 한계는 “9초50 가능”

    ‘인간 탄환’은 과연 얼마나 빠른 것일까. 아사파 파월의 남자 100m 세계기록 9초74는 1초에 10.27m를 뛴 셈이다. 시속으로 환산하면 36.97㎞로 1시간에 90리 정도를 뛴다는 얘기다. 인간 한계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남자 100m 기록은 최근 경신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1968년 짐 하인스(미국)가 9초95를 기록, 처음으로 10초 벽을 깬 뒤 9초90 벽을 넘는 데는 91년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칼 루이스(미국)가 9초86을 기록할 때까지 무려 23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5년 뒤 도노번 베일리(캐나다)가 9초84를 기록했을 때 전문가들은 신체의 반응속도와 근력을 감안해 인간의 한계는 9초80이라고 했다. 이후 3년간 그 예측은 들어맞는 듯했다. 그러나 99년 모리스 그린(미국)이 9초79로 다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2년 전 헬싱키 세계선수권에서 파월이 9초77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해 파월이 두 차례,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한 차례 타이기록을 작성했었다. 전문가들은 100m 세계기록이 잇따라 무너지는 이유를 훈련방법과 경기복, 신발, 트랙 등 ‘과학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이번 파월의 기록경신에서 보듯 뒷바람이나 반응속도 등 ‘신의 입김’ 없이는 기록단축을 이끌 만한 요인이 없다는 견해 또한 우세하다. 몇년 전 일본에서는 9초50까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루이스 등 최정상급 스프린터들의 장점만을 모아 ‘가상의 선수’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9초50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주마는 2배 빨라 그러나 동물계 챔프보다 인간은 한참 뒤처진다. 고양잇과의 치타는 시속 100㎞를 자랑한다.100m를 3초60에 주파하는 무서운 속도로 파월보다 세배 가까이 빠른 셈이다. 경주마 역시 평균 시속이 60∼70㎞에 이른다. 파월이든, 뒷바람 영향으로 비공인 9초69을 작성한 오바델레 톰슨(바베이도스)이든 ‘인간 탄환’들은 명함도 못 내밀 처지인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명박 지키기’ 한나라 한마음 될까

    ‘이명박 지키기’ 한나라 한마음 될까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범여권에서는 이번 국감을 ‘이명박 검증국감’으로 상정, 이 후보에 대한 대대적 의혹 제기를 할 태세다. 경선기간중 이명박 대선 후보에 대한 의혹제기를 했던 박근혜 전 대표측 의원들은 여권의 이같은 의혹 제기에 묵묵부답할지 아니면 참여정부의 난맥상을 짚으며 공세적인 국감 활동에 나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후보측 의원들도 자신의 활동상에 따라 ‘충성도’를 평가받을 수 있어 국감 자료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朴측, 국감 시작하면 백병전 어떻게? 국감시기 조율은 가능하지만, 국감 자체를 취소할 수는 없다. 결국 이 후보와 관련된 최종 공격과 방어는 국감 현장에서 관련 여야 의원들의 ‘백병전’ 형태로 치를 수밖에 없다. 이 후보측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도곡동 땅·다스 차명보유 의혹 수사가 쟁점이 될 법제사법위원회로 옮긴 것도 이 후보측에서 국감 현장을 사수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여권 의원들의 공세를 반박하고 ‘되치기’를 해줄 상임위원이 절실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후보측에서는 국감에 임하는 개별 의원들의 태도를 양측 화합의 바로미터로 볼 수도 있다. 한편 박 전 대표측 입장에서는 경선전 때 스스로 제기한 이 후보 관련 의혹을 뒤집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후보와 박 전 대표의 만남이 계속 늦춰지고, 양측이 가시돋친 말을 내뱉는 기조가 유지되는 것도 양측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朴측 의원,“의혹 말고도 쟁점 많다” 현재 상임위 가운데 범여권에서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집중제기할 상임위로는 재경위, 정무위, 건교위, 행자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재경위에는 유독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서병수, 엄호성, 유승민, 이혜훈, 최경환 의원 등이다. 재경위 소속 의원들은 이 후보의 BBK 관련 의혹을 앞장서서 제기해 왔다. 이 후보 가족들의 초본 불법발급 의혹이 제기된 행자위나 한반도 대운하 논쟁이 뜨거울 것으로 점쳐지는 건교위, 정무위에도 박측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쟁점 상임위에 소속된 박 후보측 한 의원은 3일 “국감에서 이 후보 관련 의혹 말고도 쟁점이 많다.”며 ‘여권의 예상되는 이 후보에 대한 공세에 어떻게 반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경선 기간 중립지대에 있던 한 의원은 이같은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의 고민에 대해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경선전에서 편 논리를 뒤집기 어렵다면, 자기 질문만 하고 자리를 피하는 방법도 있다.”며 절충적인 해결책을 내기도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3만달러 시대를 위한 묘책/차동엽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열린세상] 3만달러 시대를 위한 묘책/차동엽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바람직하지 않은 줄은 알지만 저녁식사를 밤 10시 이후에 하는 일이 많다. 강의 일정상 귀가 시간이 자주 늦는 데다 외식은 잘 안하기 때문이다. 그뒤 소화될 때까지 약 30분간,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케이블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필자에게는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다. 이 짧은 시간을 통하여 대충 요즘 문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감 잡는다. 물론 연구소장직을 맡았기에 사회정보를 수집하는 경로가 TV뿐만은 아니지만. 그건 그렇고, 케이블 TV로 ‘미녀들의 수다’ 재방송을 보면서 그녀들의 말에 공감한 적이 있다. 수다 속에서 가끔 문화의 차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를 자아내는지 실감하게 된다.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우리 자화상을 발견하는 것도 유익한 점이다. 그 프로를 보는 중에 외국에서 약 10년간 유학할 때 느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 가운데 하나, 언어문화의 차이를 발견했을 때 온 영감(inspiration)을 소개한다.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학위 공부를 하였다. 막 독일어를 배울 때 ‘축하합니다’라는 의미의 단어 ‘Gratulieren’을 외우면서, 이 단어는 생일이라든가 기념일에 축하하면서 사용하는 단어 정도로 익혀 두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 단어가 우리 한국어 문화권에서 짐작하는 정도 이상으로 일상용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기분좋은 문화쇼크였다. 그곳에서는 상대방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이 단어를 사용한다. 그들의 언어에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에티켓 언어가 상당히 많다. 심지어 재채기를 할 때에도 ‘줌 볼(Zum Wohl: 좋은 일이 있기를)’이라는 말을 쓴다. 이런 체험은 미국에서도 있었다. 미국 보스턴대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의 일이다. 한 교수는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에게 ‘challenge me(나에게 도전하라)’라는 말을 각인시켜 주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폭포수 같은 질문을 퍼붓는 것을 즐겼고 학생이 올바른 대답을 하면 항상 ‘컨그레출레이션(Congratulation)’이라는 말로 축하해 주었다. 앞에서 필자는 ‘영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그렇다. 그것은 영감이었다. “바로 이 차이다.‘축하합니다’라는 단어를 특별한 날에만 사용하는 우리 언어문화, 그리고 하루에도 여러차례 이 단어를 사용하는 구미의 언어문화, 이 차이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하는 대한민국과 이미 3만달러를 넘어선 저들의 차이로구나!” 언어는 문화의 바로미터다. 사고방식과 사는 태도의 지표이다. 국민소득은 이 모든 것들의 총화로 이루어지는 결과일 따름이다. 경제가 좋아지려면 사회적 및 문화적 인프라가 함께 좋아져야 한다. 이것은 법칙이다. 경제만 좋아지려고 해봐야 어림없다.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되진 않을 것이다. 필자는 확신한다.‘축하합니다’라는 말이 전 국민의 일상용어가 될 때 우리나라는 1등 국민,3만달러 소득의 꿈을 이루게 될 것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와 같은 말들을 들어본 적이 없다. 당시에는 그러한 용어가 아직 일상용어가 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영어를 배우면서 ‘Thank You.’ ‘I’m Sorry.’등의 표현을 접하게 되었고, 그후 점점 우리 국민 언어에서도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표현이 확산되었다. 그리고 이런 변화된 의식과 병행하여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다. 지금 우리나라가 2만달러 문턱까지 온 것은 다 그러한 말들로 인한 의식변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한국인이 배워야 할 용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축하합니다.’라는 말이다. 2만달러 소득은 경쟁논리로써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3만달러 시대는 공생의 논리, 축하의 논리가 아니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본다.‘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와 같은 속담이 없어질 때, 국가의 미래는 한층 높은 수준으로 도약할 것이다. 차동엽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 여자들의 백 속엔 무엇이 들어있나

    여자들의 백 속엔 무엇이 들어있나

    『「핸드백」은 무조건 존경하라』- 죽어라 하고 벌어다 올리는 월급의 관제탑인 때문이다.「핸드백」이 요새 구설수를 입고 있다. 모모하는 양장점에서 날치기당한 어느 여성의「핸드백」에 수백만원어치가 들어있었던 것. 뿐만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날치기당한「백」을 경찰이 압수해보면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어마어마한 내용들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고개를 들고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다. 때로는 거액의 금품들어…오토바이 날치기도 등장 여성 필수용품 가운데「핸드백」을 빼놓을 수는 없다. 알쏭달쏭한 약품에서 (소화제·감기약·피임약 따위) 화장도구, 휴지,「메모」용지, 하루 용돈, 머리빗, 심지어는 땅콩,「검」, 오징어다리까지 먼지를 뒤집어 쓴채 뒹군다. 그런가하면 수백만원짜리 보증수표가 엎드린 당당한 금고가 되기도 하고 번쩍거리는 보석반지의 보관처도 된다. 반면 건실한 여성용품 구실을 제대로하는 경우가 물론 대부분. 말하자면「핸드백」은 소유자의 개성, 품위, 재산정도 등을 가늠할 수 있는「바로미터」인 셈. 밝혀진 바로는 우리나라 여성 가운데서 최고액「핸드백」은 지난달 2일 T미장원에서 털린것. 비취백금반지(싯가1백만원)와 현금·보증수표등 3~4백만원어치였다. 인기배우 문희(文姬)양은 30만원짜리 백금진주반지를 털렸고,「샤넬」양장점의 경우는 모두 3백15만원어치. 이쯤되면「핸드백」은 거액금고. 날렵한 솜씨로「핸드백」을 들치기했던 박정자(朴貞子·27) 채길자(蔡吉子·26)여인의 솜씨는 명성을 이미 획득했고, 그보다도 여성들이 주의할 것은「오토바이」날치기들. 요즘「오토바이」의 수요증가로 서울시내에 운행대수가 상당히 늘었는데 그들중에는 여성들의「핸드백」만을 노리는 고속 도둑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1) 걸어갈 때는 절대로 차도쪽을 걷지 말고 안쪽으로 갈 것 (2) 건널목에서 신호대기중에는「핸드백」을 팔에 걸치거나 행인들의 뒤쪽에서 기다릴 것 (3)「핸드백」은 언제나 차도의 반대쪽 손에 들 것 (4) 한산한 큰길가를 걷지 말 것-어떤 여성이 들려주는 주의 사항이다. 또 호젓한 밤길을 노리는「핸드백」날치기는「백」만 빼앗는게 아니라 가냘픈 여성을 때려 뉘기까지 하니 무섭다. 요 조심!「핸드백」 손재수도 그렇지만「핸드백」은 여성의「프라이버시」-. 그 「프라이버시」를 날치기 당한다는게 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연예인「백」엔 거의 화장품…출연료등 수표있을 때도 그러나 악의에서가 아니라도 그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이 없지도 않은데…. 다음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개한 각계여성의「핸드백」목록…. 문희(24·영화배우)양= 대소 60여개의「핸드백」을 갖고있다. 이번「샤넬」양장점에서 잃어버렸던 진주반지(싯가 30만원가량)는 그날 영화촬영용으로 쓰고「핸드백」속에 빼넣었던 것.「액세서리」를 사랑은 하지만 달고다니는건 별로 좋아 하지않아 자연「백」속에 넣고 다닌다. 화장품은 화장「케이스」에 넣고 돈은 안가지고 다닌다.「백」속에는 손수건 2장, 안약(촬영용으로 우는 장면을 찍을 때 쓰는)정도가 상비품. 오현주(디자이너)씨= 그날의 기분이나「스케줄」에 따라「핸드백」의 모양은 달라지지만 내용물은 언제나 비슷하다. 「립·스틱」2개(자주색·분홍색)「아이·라인」「파운데이션」「마스카라」물연지「아이섀도」「그레이스·페인트」등 화장품 계통이 단연「톱」.「머플러」(나일론제품)손수건 2장, 가죽장갑, 수첩(단골 손님 전화번호가 까맣게 적힌)「볼·펜」2개, 명함 1개(그날 처음 온 손님에게 받은 것), 복권 1장, 현금 4천2백원, 그리고 못쓰게 된「거들」(?) 1개. 최지희(崔智姬·배우)양= 유행따라 산 것이 1백여개. 요즘은 까만 가죽의 끈이 긴「백」을 어깨에 걸치고 다닌다. 현금은 용돈으로 1만원쯤. 출연료가 수표로 나오니까 때에 따라서는 몇십만원 들어 있을 때도.「루즈」, 간단한 눈화장기구, 향수, 손수건이 내용물. 때에 따라서는 귤,「검」같은 식용품이 들어 갈때도 있는데 그만큼 큼직해서 편리하다. 미국서 사온「백」인데 장식이 좀 까다로와서 방범용으론 안성마춤. 이영숙(李英淑·가수)양= 악보와「레코드」를 넣을 수 있는「수트·케이스」가「핸드백」대용. 예쁜「백」이 나오면 사두지만 실용성이 없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수트·케이스」속에는 화장품 일체가 구비돼 있다. 무대용 의상도 2,3벌. 돈은 손지갑에 넣는데 용돈 4,5천원. 이밖에 성대보호용 약품과 비상용 상비약 몇가지.「핸드백」이 의상실 약방 화장대를 모두 겸하고 있다. 신미림(辛美林·한식집「마담」)씨= 긴 끈이 달린 검정「핸드백」. 돈지갑 1개, 「콤팩트」1개, 향수 3병,「라이터」4개, 손수건 1장,「브로치」1개,「엑스포70」「메달」1개,「이어링」1쌍, 머리「핀」3개, 명함 20장 가량. 돈지갑속에는 10만원권 수표1장, 현금 5천원. 길을 다닐때 차도 가까이 다니거나 차도쪽 손에「핸드백」을 쥐지 말라는 당부. 왜냐하면 요즘「오토바이」타고「핸드백」날치기하는 불량배가 있다는 것. 박초선(朴招宣·국악인)씨= 길이 40cm가 넘는 검은색 대형「핸드백」. 안에는 화장도구, 손거울, 흰장갑, 손수건, 휴지 등. 특색있는 것은 창을 부를 때 손에 쥐는 큼직한 부채가 두자루. 소형「노트」가 두툼해서 살짝 펴보니까 할아버지가 전해주었다는 판소리 가사가「잉크」로 가득 쓰여있다. 제일 소중한 물건이「노트」여서 특별히 큼직한「나일론」보자기에 싸여 모셨고. 각계인사가 보내온「프로그램」과 초대장이 몇장.「핸드백」속에 들어 있는 조그만 돈지갑에는 돈이 4천7백원. 웬돈이냐니까 스승 김여란(金如蘭)선생을 찾아가는데 과일이나 좀 사가지고 갈 예정이라고. 그러나 보통때 용돈도 늘 이 정도는 되는듯한 눈치다. -피임약은? 혼자사는 사람이니까 그런 약은 필요없다면서 눈이 찢어지게 흘겨댄다. 여행원은 빳빳한 돈넣어…기자 백속엔 귀금속 없고 윤경희(尹京姬·은행원)양=「립·스틱」에서부터「콤팩트」그리고 머리「핀」3개, 빳빳한 새돈 5백원권이 7천원. 다음 10만원짜리 적금 통장이 1권. 엽서가 3장, 주민등록증과 행원증, 마지막으로「미니」옷솔과 까만 손도장 1개. 김재숙(金在淑·여기자)씨= 기자라는 직업 탓인지「백」이 크다. 안은 3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선 좌·우칸부터 보면-「세므」장갑, 손수건,「머플러」,원고지(10장), 수첩,「검」봉지(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모사회단체 행사안내「팸플리트」,휴지,「볼·펜」「헤어·브러시」동전 1개(10원짜리)등. 귀중칸인 가운데「지퍼」를 열면-작은 돈지갑(지갑 속에는 10원짜리 지폐 2장), 향수병, 화장「케이스」(속에는「루즈」,「콤팩트」,「콜드」,「파운데이션」)「샴푸」(치약형의「주브」로 된 것), 명함 4장(모두 저명인사), 열쇠 2개, 도장, 신분증, 지갑(속에는 주민등록증, 기자증과 일금 3천7백40원), 반지, 목걸이 등 값나가는 물건은 없다. 이상의 물건들이 5천원 주고 샀다는「핸드백」속에 차곡히 들어찼는데 돈으로 환산해보면 2만원미만. 이「핸드백」속에 최고로 담았던 돈은 20만원(곗돈 탔을 때) 평균 한달에 한번씩「핸드백」속을 정리한다는데 공개를 하고나서 『어휴! 굉장히 많이 들어 있구나!』하고 본인도 새삼 감탄. [선데이서울 70년 12월 20일호 제3권 51호 통권 제 116호]
  • 한나라 경선 3주전… “선거인단 표심 접수하라”

    한나라 경선 3주전… “선거인단 표심 접수하라”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29일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측은 한 목소리로 ‘필승´을 자신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측이 그동안 닦아놓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대세론´을 편다면, 박 후보측은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좁혀져 4·15 총선 때와 같은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이 분다며 역전을 장담했다. 이번 국민경선의 선거인단은 모두 18만 5189명이다. 대의원이 4만 6197명, 일반당원이 6만 9496명, 일반국민 6만 9496명으로 구성된다. 대의원과 당원을 합치면 선거인단의 62.4%다. 말 그대로 경선 향방의 바로미터다. 두 후보측이 사정없이 발품·전화품을 팔아대는 이유다. ●이 후보측 “꾸준한 10%P 차이가 대세” 이 후보측은 “이미 게임은 끝났다.”는 반응이다. 전국 230여개 지역당원협의회 가운데 130∼140곳 이상 확보한 만큼 ‘조직표´내지는 ‘몰표´로 분류되는 대의원 표에서 우위를 점했단 것이다. 게다가 당내 지분이 많은 김덕룡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더욱 힘이 실렸단 분석도 제기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이 후보측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대략적으로 대의원에서 10%P이상, 일반 당원에선 5%P 이상 앞선다.”고 말했다. 박희태 공동선대위원장도 “그동안 오랜 네거티브, 음해 비방에도 불구하고 10%P 이상 지지율 차이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지지율 차이가)확실한 두 자리 숫자로 나오는 것을 보면 이 흐름이 대세”라고 강조했다.‘대세론´을 굳혀 막판 추가쏠림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박 후보측 “고작 6%P 차, 朴風 지켜보라” 반면 박 후보측은 정반대의 분석을 내놨다. 이 후보측이 당협위원장을 더 많이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표 충성도´는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대의원 장악력이 높은 당협위원장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그 점에선 우리가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말 그대로 ‘밑바닥 표심´에서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는 얘기다. 박 후보측에선 또 ‘박풍´을 막판 동력으로 꼽는다. 지난해 5·31지방선거 때 ‘대전 신화´를 비롯,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20∼30일 만에 여론조사 지지율 20∼30%P 격차를 뒤집었던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올 초 30∼40%P대까지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6.6%P(중앙일보 28일자 보도)까지 좁혀진 것에 고무된 이유다. 양쪽의 팽팽한 주장에 대해 중립을 표방한 당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결국 투표율”이라고 전했다. 누가 더 많은 지지층을 새달 19일 투표장으로 올 수 있게 하느냐가 관건이란 것이다.3주 남은 경선 기간에 대해 이 후보측 박형준 대변인은 “지지율 격차가 10%P 이상 수준에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니 이를 끝까지 유지해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조직관리를 하며 ‘필승론·대세론´을 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측 이혜훈 대변인은 “이미 국민과 당원은 좌파 정권을 종식하기 위해 한점 흔들림없는 후보에 대해 진실을 알게 됐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박지연 한상우기자 anne02@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문화키워드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문화키워드

    ■ 신문 연재소설로 본 시대상 신문 연재소설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과 열망과 한숨이 배어 있다. 이것은 대중과 호흡을 함께해 나가는 신문이 그들의 이목을 끌고 그들을 지면에 이끌어 들이고자 만들어 내는 현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문 연재소설을 써나가는 주체란 단순히 작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문과 독자, 그리고 그들과 함께 당대를 만들어 나가는 사회 그 자체라 할 것이다. 우리는 저 멀리 ‘대한매일신보’가 숨쉬던 구한말에서 애달픈 식민지 시대, 해방공간, 한국전쟁, 긴 독재체제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주 긴 목록의 신문 연재소설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 했고 무엇에 아파했으며 무엇을 원했는지 보여준다. 신문 연재소설은 우리에게 당대의 문화적 코드가 무엇이었는지 알려준다. 신문 연재소설을 통해 당대의 문화키워드를 살펴본다. 구한말의 문화적 키워드는 단연 나라 지키기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시 애국계몽을 표방한 신문 ‘대한매일신보’에는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1905.11.17∼12.3),‘거부오해’(1906.2.20∼3.7) 같은 작품들이 연재되었다. 이 과도기적 ‘소설’들에는 어떻게 기울어가는 나라를 개혁할 것인가, 외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복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1910년대의 지식인들은 국권을 침탈당한 비극적 분위기 속에서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을 여전히 유학과 교육과 계몽에서 찾았다. 문단으로 보면 이때는 이광수와 최남선의 시대였다. 이광수의 ‘무정’(‘매일신보’,1917.1.1∼6.14)은 경성학교 영어교사인 이형식과 기생 영채의 사랑의 엇갈림을 그리면서 그들,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을 새로운 학문을 위한 유학에서 찾았다. 여기서 이광수는 과학이라는 새로운 구호를 제창했다. 1920년대는 3·1운동의 좌절이 가져다 준 절망적 분위기 속에서 고독한 자아의 구원을 열망하는 흐름과 절망을 대신할 새로운 사회적 희망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나뉘었다. 어머니를 잃고 오빠와 함께 살아가는 혜숙의 가련한 운명을 그린 나도향의 ‘환희’(‘동아일보’,1922.11.21∼1923.3.21)는 전자의 흐름을,3·1운동의 좌절을 배경으로 순영과 봉구의 사랑과 죽음, 기약을 그린 이광수의 ‘재생’은 후자의 흐름을 대변한다. 1930년대는 어두운 현실에 대한 인식과 식민지 근대의 성숙 과정에서 배태된 대중문화, 그리고 여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때였다. 한 예로 염상섭의 ‘삼대’(‘조선일보’,1931.1.1∼9.17)는 타락한 윗세대와 사회주의 운동이 풍미한 복잡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삶의 균형을 고민하는 새로운 세대의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 1940년 8월10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폐간되자 신문 연재소설의 현장은 다시 ‘매일신보’로 넘겨졌다. 이태준, 채만식, 박태원, 이효석 같은 대작가들은 가혹한 천황제 파시즘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체제의 강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문제의식을 그들의 소설들에 각인시켰다. 예를 들어 이효석의 ‘창공’(‘매일신보’,1940.1.25∼7.28)은 천일마라는 주인공이 만주 하얼빈에서 만난 러시아 여성 나아자와 결혼하여 함께 조선의 문화를 공유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천황제 파시즘의 대동아주의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냈다.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발발에 이르기까지 잠시 침체한 양상을 보였던 신문 연재소설이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 것은 1950년대였다. 대중의 폭발적인 반향을 얻으면서 논쟁에까지 휩쓸려 이른바 낙양의 지가를 올린 정비석의 ‘자유부인’(‘서울신문’,1954.1.1∼8.9)은 대학의 국문학 교수 장태연과 그 부인 오선영의 뒤얽힌 생활상을 통해 당대의 문화 풍속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자 한국사회는 군사독재 체제, 산업화, 타락과 부패라는 복합적인 문제들에 봉착하게 된다. 손창섭의 장편소설들, 예컨대 ‘이성연구’(‘서울신문’,1965.12.1∼1966.12.30)나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동아일보’,1966.2.8∼10.31) 같은 작품들은 대도시화한 서울을 배경으로 간척사업, 공공사업 등과 같은 당대적 사건들을 다루면서 물신주의가 팽배한 1960년대 사회의 기묘한 위선, 타락, 무질서, 음모를 그려나갔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민중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군사독재와 산업화 속에서 짓눌린 민중에 대한 관심은 수많은 문제작들을 낳았던바 신문 연재소설에서 이것은 대하소설이라는 문제적인 양식과 접맥된다.‘서울신문’에 1979년 6월부터 1983년 2월까지 약 4년에 가깝게 연재된 김주영의 ‘객주’는 보부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역사적 상황과 생생한 민중생활 양상을 풍부하게 재현한 문제작이다.‘한국일보’에 1974년부터 1984년까지 10년씩이나 연재된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도 단 몇 줄의 역사기록밖에 없는 인물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민중의 애환과 바람을 그린 작품이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로 이어지는 역사적 격변의 시대에 신문 연재소설의 주된 테마를 이룬 것은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심이었다.1983년부터 잡지에 연재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태백산맥’에 이어 1998년부터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은 파란으로 점철된 한국현대사에 연속성을 부여하려 한 작가적 신념의 소산이다. 여러 곳에 나뉘어 연재되면서 1994년에 완간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할 거작이다. 2000년대에는 민주주의가 사회적 원리로 정착해 나가는 대신에 자본주의의 물질적 독점력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된다. 고도로 국가화·독점화한 자본주의가 과거의 정치적 독재를 대신하여 새로운 권력적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바로 2000년대다. 경제적 갈등, 반목과 생존 경쟁, 물신주의가 이처럼 일상을 확고히 지배한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여기에 민주주의가 낳은 정신적 타락 및 비속화·비소화한 시민들의 삶은 새롭고 숭고한 정신적 가치를 찾아 헤맨다. ‘서울신문’에 2004년 1월5일부터 최근까지 장기간 연재됐던 최인호의 ‘유림’은 그러한 숭고에 대한 열망이 투영된 소설이라고 하겠다.‘상도’에서 ‘유림’에 이르는 최인호의 집필과정은 시대의 추이를 예민하게 감지할 줄 아는 능력의 존재를 시사한다. 이렇듯 신문 연재소설은 한국사회 및 대중의 관심사와 그 문화적 추이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촉진한 시대의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방민호(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 ■ 서울신문 연재소설 소개 ▶ 소경과 안즘방이 문답 1905년 11월17일부터 12월3일까지 대한매일신보에 연재된 개화기 신소설로 신문에 실린 최초의 소설 형태의 글이다. 개화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복술가 소경과 망건장수 앉은뱅이의 대화가 전개되는 문답체로 자주적 국권 의식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 무정 1917년 1월부터 6월까지 이광수가 매일신보에 연재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이다. 한국 현대 문학의 출발점이 된 작품으로 근대문명에 대한 동경과 신교육 사상, 자유연애 찬양, 남녀 평등 사상 등을 주제로 내세우면서 대중계몽 역할을 꾀해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근현대문학 사상 가장 많이 읽혀지고 연구되어온 이광수의 대표작이다. ▶ 자유부인 1954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된 작품으로 한국 신문 연재 소설 사상 최고의 화제를 낳았다. 성윤리에 대한 논란을 비롯, 갖가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정비석의 화제작. 대학교수 부인 오선영의 ‘일탈’를 통해 6·25전쟁 직후 만연한 퇴폐적인 사회 풍조와 전쟁 미망인들의 취업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 객주 1979년 6월6일부터 1983년 2월29일까지 서울신문에 1465회 연재돼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 김주영의 역작.3부작으로 구성됐으며 조선 후기 보부상과 노비, 관료, 농민들의 갈등과 유착을 다루며 당시 사회의 변동상을 그려냈다.19세기 말의 풍속을 구체적으로 재현했으며 평민층의 입말을 잘 살려내 사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 유림 1977년 서울신문에 소설 ‘파란 꽃’을 첫 연재한 최인호가 2004년 1월5일부터 2006년 12월30일까지 연재한 장편소설. 유교가 흘러온 2500년의 역사를 조망한 작품으로 왕도국가를 세우려다 실패한 조광조와 이상국가를 꿈꿨던 공자, 성리학을 발전시킨 퇴계 이황 등 유학자들의 삶을 엮었다.‘유림’은 유교와 유학자들을 소설로 형상화해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프론티어 5인이 말하는 미래 문화키워드 서울신문은 창간 103주년을 맞아 문화계 인사들로부터 미래 사회의 문화를 이끌 화두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문학·영화·방송·음악·미술 방면의 전문가 5명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명징한 키워드로 향후 문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예술가 사회’‘글로벌’‘탈경계’‘다양화’‘탈장르’ 등으로 요약되는 이 문화 핵심어들은 저마다 고유한 속성을 지니면서도 의미있는 공통분모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진지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 “장르파괴 가속화” 최완규 ‘주몽’ 드라마 작가 “앞으로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드라마 연출자가 영화 감독을 맡거나 영화제작사가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렇다할 성공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제작인력의 양분화가 점차 미미해지고 두 장르간 벽을 허무는 사례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국민 드라마 ‘주몽’의 최완규(43) 작가는 미래 방송계의 키워드를 이처럼 ‘탈경계’란 말로 압축해 표현했다.‘종합병원’‘허준’‘올인’ 등 사극과 현대물을 오가며 인상깊은 작품들을 남겨온 그는 현재 그 자신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미국 사람들도 새삼스럽게 미드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할리우드의 우수한 영화 제작인력과 기획력이 드라마로 대거 투입된 결과로 볼 수 있어요. 우리도 이같은 탈경계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환경은 아직까지 그리 여의치 않다. 최 작가는 “현재 방송사·외주제작사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십중팔구는 제작비를 맞추지 못해 적자를 떠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드라마는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규모를 급속도로 키워 왔지만, 그 수혜가 몇몇 연기자와 작가들에게 집중되는 등 문제점도 함께 키워 왔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CSI’나 ‘프리즌 브레이크’는 작가 한명의 머리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며 “무엇보다 사전제작을 염두에 둔 시리즈물이 일반화돼야 하며, 밀도 높은 작품을 위한 집단창작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권고도 잊지 않았다. 시청률이나 해외 마케팅에 신경쓰기 앞서 ‘질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 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프로·아마 벽 무너져” 김영하 소설가 “미래는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세상입니다.‘예술가 사회’라 하면 어떨까요?” 소설가 김영하(39)는 20세기 후반, 자본가가 된 우리 모두는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예술가가 될 거라 장담했다. “요즘 삼청동에 가보면 사진기자들이 쓸 만한 장비를 들고 수백명이 순례를 하고 있어요. 모든 예술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거죠.” 그는 프로가 좋은 작품을 만들고 아마추어가 ‘후진’ 작품을 만들 것이라는 경계는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문학이야말로 아마추어가 하는 겁니다. 뭐든 쓸 수 있죠. 랭보와 카뮈도 아마추어였어요. 문학사는 아마추어가 쓴 엄청난 작품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하는 ‘개인’도 미래의 문화 키워드로 꼽았다. 사람들간에 공통적인 경험이 줄어들고 다른 처지에서 세상과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는 1950년대,60년대 문학과 같은 트렌드는 사라지고 작가 개인의 문체 특성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문학도 이제 개인의 내면과 경험을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김영하 다르고, 박민규 다르죠. 공통분모를 찾는 건 부질없는 노력입니다. 서구 비평가들이 하듯 한 작가에 천착하게 되고 작가는 우주의 별처럼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장편소설 대망론을 믿으면서도 최근 출판사와 일부 언론에서 일고 있는 ‘장사 논리’는 경계했다.“문학을 해외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일본 문학에 대응하기 위해 장편소설을 내라는 건 박정희 시대의 논리죠. 요즘 일부 언론에서 만든 문학상이나 출판사들은 새로운 네이밍을 통해 작가들에게 대중소설이라는 수요를 창출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독자들이 원하는 거죠. 잘 된 장편은 독자를 일주일간 기쁘게 해줍니다.” 김영하는 ‘예술가 사회’에선 모두가 행복해질 거라고 내다봤다.“미래에 나쁜 일만 생길 거라 보는 문화적 비관주의는 언제나 실패해왔습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어제작으로 월드마켓 공략” 이승재 LJ필름 대표 “향후 한국영화 산업을 지배할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이승재(43) LJ필름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한국영화 산업은 현재 한계점에 다다랐다.”면서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유통 등 성장을 담보하는 제반 여건이 다 갖춰진 한국영화 내수시장은 더이상 ‘파이’를 늘릴 수 없는 상태라는 것. 그는 비용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 30∼40%에 달하는 현 시점에서 대안은 해외시장 개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영화를 잘 만들어 수출하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우리의 문화를 영어로 제작해 알리는 방식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영화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제작해 알렸듯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는 ‘괴물’을 예로 들면서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라도 자국 언어로 제작되면 ‘월드 마켓’에서 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망을 대변하듯 올들어 충무로에서는 해외 합작이 심심찮게 추진되고 있다. 나우필름이 미국 영화사 VOX3과 손잡고 만든 첫번째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이 얼마 전 한국 관객과 만났고, LJ필름 또한 ‘프린세스 줄리아’를 한·미합작으로 제작한다. 영화는 조선의 마지막 황태손이었던 이구와 그의 미국인 부인 줄리아 멀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와호장룡’ 등을 제작한 미국 유니버셜 포커스와 손잡은 이 영화는 현재 시나리오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2억달러를 벌어들인 그리스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처럼 한국적인 소재이면서도 다같이 공감할 수 있는 ‘크로스컬처 아이템’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가보다 다수 결집 창작 증가” 김현철 작곡가 겸 가수 가수 김현철(39)은 미래 대중음악의 키워드로 ‘다양화’를 제시했다. 그것은 또한 21세기와 이전의 대중음악을 구분짓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2000년 가까이 전해져 내려온 음악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년쯤 전입니다. 대중에게 대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음반이란 형태의 ‘디바이스(도구)’가 등장한 덕분이죠. 현재도 CD를 거쳐 MP3 등으로 더욱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고요. 이런 다양한 형태의 도구들이 급격한 음악시장의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튈지는 아무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21세기 대중음악의 트렌드는 소수의 대가가 아니라 다양한 뮤지션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특징. 방송과 몇몇 가요제가 가수 등용문의 전부였던 예전과 달리 UCC 등을 통해 누구라도 쉽게 가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대중이 음악을 접하는 도구 또한 공중파 방송 일변도에서 모바일, 케이블 음악방송, 인터넷 음악전문 사이트 등으로 다양하게 재편되고 있다. “음악을 전달하고 수용하는 도구의 확대는 음악가들에게 더욱 다양한 음악을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르의 융합단계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이제 모바일에 적합한 음원은 물론, 데커레이션 음악(장난감에 사용되는 음악)까지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다양성이 양질의 음악 생산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공연 브랜드’가 많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또한 음악가와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해주는 기획·프로모션 부문에 현재보다 한층 진보된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표현도구 다양화” 정연두 최연소 ‘올해의 작가’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는 밝고 발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동안 작품의 질에 비해 저평가돼 왔죠.” 회화, 조각 등으로 경계를 나누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한 현대미술.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독특한 접근방식을 보여주는 작가 정연두(38) 역시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들다.‘탈장르’로 규정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그는 멀티 플레이어적인 작업으로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95년부터 매년 뽑는 ‘올해의 작가’에 30대로는 처음 선정된 정연두는 현대미술의 변화와 흐름을 잘 보여주고 대처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무형에 의해 지배되는 유형’처럼 현대 미술에서 장르의 경계를 만드는 것 자체가 우습다.”며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확실한 세계가 있다면 어떤 표현매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대학에서는 조소를 전공했지만 요즘 주로 사용하는 표현방식은 사진과 비디오다. 정연두는 앞으로 그처럼 작품활동만 하는 한국의 전업작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업작가 한 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한 작가를 공부하고, 응원하는 팬이자 컬렉터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인구의 겨우 1%가 컬렉터지만, 그 수가 늘어나면 전업작가 시스템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작가들은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작업태도를 견지할 수 있고, 컬렉터층도 극소수의 부유층이 아닌 개미군단으로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의 꿈은 이뤄지나?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의 꿈은 이뤄지나?

    한나라당은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이다. 급기야 권력을 창출하지 못하는 ‘불임정당’이라는 조롱까지 받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세번째 눈물을 흘리지 않고 꿈에 그리던 정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그 가능성은 분명히 높다. 국민 10명중 7명 정도가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에 동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간에 사생결단식 검증 공방이 벌어지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70%를 훨씬 넘던 한나라당 빅2의 지지도가 60%대로 떨어졌다. 더구나 민심 변화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20대, 화이트칼라, 학생층에서 빅2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국민이 골육상쟁의 한나라당 경선에 역겨워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근본 이유는 경선승리가 곧 본선승리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고 더구나 선거구도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지지도는 큰 의미가 없는 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은 노무현·정몽준 간의 후보단일화 전까지는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새로운 선거구도가 만들어지자 한방에 무너졌던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정부의 이념성향에 대해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비율이 39.8%로 ‘보수적이어야 한다’(17.3%)는 것보다 2배이상 높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갖는 함의는 현재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는 상황 변화에 따라 모래성과도 같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선이 끝나면 바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 특성 때문에 내부 분열 요소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동한다. 경선에서 패배한 측은,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선 승리 후보가 차라리 패배하는 것이 낫다는 불순한 의도를 실행에 옮길 개연성이 있다. 벌써부터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면 분당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러한 징조가 보인다. 여하튼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풍요 속에 빈곤과도 같이 한나라당 정권교체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에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남은 경선기간 동안이라도 빅2가 오만과 착각에서 벗어나 정권창출의 목표를 진정으로 공유하면서 뜨거운 동지애를 보여준다면 가능하다. 현재 여론지지 구조상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더라도 상대방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결코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 전 시장의 핵심 지지계층은 40대·중도·화이트칼라·수도권인 반면 박 전 대표는 여성·고연령·저소득·영남·보수계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다. 빅2의 지지층이 중첩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나라당에 축복이 될 수 있고 동시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두 사람이 경선 후에 감정의 골이 깊어져 도저히 함께할 수 없다는 인식이 싹트게 되면 한나라당 정권교체는 물 건너 갈 수 있다. 정권창출이라는 것은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야당의 경우 끊임없이 참회하고 개혁하며 미래 세력을 규합하더라도 힘든 게 정권창출이다. 만약에 한나라당 빅2가 이를 깊이 인식하지 못한 채 상대방 죽이기식 네거티브 검증을 계속한다면 대선 실패는 산사태처럼 올 수 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이 세번째 눈물을 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해체되는 비운을 맞이할 수 있다. 누구 말대로 침몰하는 배에서 카드놀이를 한 무책임한 정당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우리銀 兩朴성적 “글쎄”

    우리금융지주 박병원(사진 왼쪽) 회장과 우리은행 박해춘(사진 오른쪽) 행장이 취임한 지 두달 남짓 지났다.‘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뚫고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와 2위 은행 수장에 올랐다. 그러나 ‘양박(兩朴) 체제’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신상품 실적 ‘기대 이하’ 지난달 7일 출시된 우리은행 V카드는 LG카드 사장 출신인 박 행장의 야심작. 그러나 과도한 혜택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제재로 당초 계획은 헝클어졌다. 먼저 없어진 V카드의 혜택은 고객의 카드결제 대금 가운데 잔돈을 추가 결제하면 은행이 일정 금액을 보태 지정된 펀드로 자동 입금해주는 투자 서비스. 현금서비스 부가혜택인 항공·골프 마일리지 적립도 이번 달부터 사라진다. 4일 현재 신규 유치한 V카드 회원숫자는 13만 7000여명. 출시 열흘 4만 4000명, 보름 7만명 등 신제품 효과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줄고 있다. 카드 모집인까지 대거 동원한 결과로는 ‘2%’ 부족하다. 올 초 선풍을 일으켰던 하나마이웨이카드(49만 1000장)의 실적에도 크게 못 미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업계 과열을 경고한 뒤 카드 영업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대적인 광고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실적 증가세를 다시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예보 MOU 오히려 강화 박 회장의 성과에 대한 ‘바로미터’는 예보와의 MOU 체결 내용. 우리은행 노조조차 박 회장 취임 직전 ‘낙하산 인사 결사반대’를 외쳤지만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이라는 박 회장의 영향력이 우리금융의 족쇄인 MOU 폐지나 완화라는 ‘선물’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박 회장 역시 MOU의 합리적 체결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조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예보 사이의 2007∼2008년 MOU 협상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11.5%에서 11.0%,0.9%에서 0.8%로 떨어졌지만 판매관리비용률은 46.2%에서 45.7%로 오히려 강화됐다. 판매관리비용률은 인건비, 물건비 등 판매관리 비용을 조정영업이익으로 나눈 수치. 직원 임금후생복지비용과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으로 MOU의 핵심 사안이다. 예보 관계자는 “예상 영업이익과 판매관리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보다 성과를 더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판매관리비용률을 낮췄다.”면서 “지난해 330%의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한 만큼, 목표 상향의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조정영업이익이 40조원 가까이 급증, 판매관리비용률이 조금 떨어졌다.”면서 “판매관리비용 자체는 오히려 늘리면서 예보와 은행이 ‘윈윈 게임’을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대선의 역사’ 131회 걸쳐 재조명

    MBC라디오 다큐멘터리 드라마 ‘격동50년(표준FM 95.9㎒)’이 17대 대선을 맞아 1일부터 ‘대한민국 대선의 역사’를 방송한다. 정통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표방해온 이 프로그램은 10월31일까지 131회에 걸쳐 과거의 대통령 선거를 되짚어 봄으로써 올 대선의 올바른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본다는 계획이다. 대선을 7개월여 앞뒀지만, 본격적인 대선전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예비후보간의 후보검증 공방이 가열되는가 하면 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 토론회도 시작됐다. 이런 시점에서 ‘격동50년’은 국민이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게 된 1952년 2대 대통령 선거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15대 대선까지 한국정치사의 흐름을 짚어볼 예정이다. 신익희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정권교체 가능성이 물거품이 된 3대 대통령 선거,5·16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박정희가 다시 대통령이 된 5대 대통령 선거도 함께 거론된다. ‘격동50년’은 이처럼 가장 치열한 정치의 현장이자 민주화의 바로미터인 대선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대한민국 정치가 형식적으로는 민주화됐지만 내용은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목소리를 거울삼아, 지연·혈연·학연에서 벗어나 정정당당하게 대선을 치르기 위한 방안들을 생각해본다. 방송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40분∼낮 12시.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 경매서 10억선 무너졌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바로미터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이 1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반등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22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12계에 부쳐진 은마아파트 1층 34평형은 9억 8752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16일 10억 9000만원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이날 경매에서는 공시가격보다 낮은 8억 7200만원부터 재입찰을 시작했으나 참여자 수가 9명으로 늘면서 감정가의 90%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 아파트의 같은 평형 최근 시세는 11억∼12억 5000만원 정도다. 특히 지난 3월말 같은 평형의 실거래가격(12억 7000만원)보다는 2억 8000만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오늘의 눈] 개성을 상상하며/박찬구 정치부 기자

    왜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한반도 평화담론에 매달리는 것일까. 진보성향의 표심에 호소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려는 정치행보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는 탈(脫)분단식 접근이라는 평가에 굳이 인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남북열차가 반세기 만에 개성에 간다. 끊어진 철로를 잇는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두고 싶다. 역사적으로 개성은 복식부기 방식을 서양보다 200년 앞서 사용한 국제무역의 중심지였다. 현재는 금강산과 함께 북한 개방의 바로미터가 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개성의 미래는 어떨까. 어느 학자는 개성과 서울, 인천을 묶는 복합경제특구를 제안한다. 개성은 생산, 서울은 기획과 금융, 인천은 물류를 담당토록 하자는 발상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개성·파주 경제권을 형성해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자고 주장한다. 서울에서 60㎞ 거리에 불과한 개성에 일일 관광열차를 운행하자는 의견도 있다. 모두 한반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동북아 평화와 통일시대의 주도권을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냥 될 일은 아닐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이 거부할 수 없는 국제사회의 현실이라면, 개성공단 원산지 규정처럼 FTA를 남한식이 아니라 한반도식으로 풀어나가는 게 단초가 될 수 있다. 남북이 FTA를 체결해 북한을 국제 경제질서에 ‘연착륙’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6자의 틀에 얽매이기보다 ‘남북이 한반도 평화논의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남북의 정상이 악수하고, 우리 중소기업이 개성에서 물건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는가. 개성행 열차에 오를 각계 인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상상하길 기대한다. 박찬구 정치부 기자 ckpark@seoul.co.kr
  • 허리를 올려라 S라인이 산다

    허리를 올려라 S라인이 산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은 패션계에서도 통한다.‘밑위 길이’가 한 뼘도 안될 정도로 한없이 내려만 가던 허리선이 요즘 거침없이 높아지고 있다. 세븐진, 디젤, 구치, 디스퀘어드, 스텔라 매카트니 등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S/S 시즌 패션쇼를 통해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선보였고, 이에 질세라 TTa´L(티티에이엘), 에고이스트,SJSJ, 신원 등 국내 브랜드들도 하이웨이스트 팬츠나 스커트, 원피스를 쏟아내고 있다. 연예인은 유행의 ‘바로미터’. 가수 서인영이 파격적인 하이웨이스트 진을 입고 무대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고, 가수 이효리 역시 허리 선이 높은 숏팬츠를 입고 나와 일명 ‘배바지 패션’의 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퓨처리즘과 더불어 올 봄·여름 패션 경향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복고풍.1980년대를 풍미했던 여가수 마돈나나 신디 로퍼가 즐겨 했던 스타일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다. 하이웨이스트 패션의 가장 큰 장점은 밑위가 길어 활동적인 데다 허리선이 높아 다리가 길어 보인다는 것. 또한 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S라인을 강조해 여성스러우면서 섹시미를 발산하기에는 그만이다. 삐져 나오는 옆구리 살과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속옷으로 인해 압박이 심했던 로 라이즈 패션에 비해 옷입기의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기는 하지만 이런 옷차림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군살 없는 아랫배와 날씬하게 쭉 뻗은 다리가 요구되니 어쩌면 여성들을 더욱 고민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 ●청바지… 하이힐 함께 신으면 길~어 보여요 하이웨이스트 패션 중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은 바로 진이다.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 속에 등장한 해외 유명 스타들, 한때 촌스럽게 여겨졌던 ‘배바지 청바지’도 이들이 입으니 달랐다. 국내에서는 가수 서인영이 무대 의상으로 입고 나와 극과 극의 반응을 이끌어 냈다. 엉덩이의 볼륨과 허리선을 강조해 주고 하이힐을 함께 신으면 길어 보이는 효과가 그만이다. ●원피스… 키 작은 그녀들과 통했다 허리선이 가슴 아래까지 올라온 원피스는 키 작은 여성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가슴 부분을 강조하고 풍성한 치마 아래에 뱃살과 굵은 허벅지를 감춰 늘씬하고 키가 더 커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카디건, 블라우스, 티셔츠, 스키니진, 레깅스 등 여러 아이템을 활용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펜슬 스커트… 엉덩이가 작아서 걱정이라고? 하이웨이스트 펜슬 스커트야말로 몸매를 가장 글래머러스하게 보이게 해주는 아이템. 빈약한 엉덩이와 깡마른 다리가 걱정인 사람에게 알맞다. 허리를 잘록하게 처리하고 엉덩이 라인을 살린 스타일로 작은 엉덩이를 커버해 굴곡 있는 몸매로 만들어 준다. 무릎 길이의 스커트에 블라우스를 입고 와이드 벨트까지 매주면 세련 그 자체다. 블라우스나 톱은 너무 두껍지 않은 소재로 골라 매무새를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한다. ●벨트… 하의와 같은 색상으로 매치해야 하이웨이스트 라인을 완성시켜 주는 최고의 아이템은 벨트. 허리선보다 약간 높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다. 넓은 벨트는 하체를 더욱 길어 보이게 한다. 주의할 점은 의상 분위기에 맞춰 연출해야 한다. 캐주얼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꼬아 만든 가죽 벨트나 헝겊 소재를, 정장 분위기에는 부드러운 스웨이드나 실크 벨트가 좋다. 금속성 소재의 벨트는 도전적이면서 화려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상의와 같은 색상의 벨트는 상체를 길어 보이게 하므로, 바지와 같은 색상의 벨트를 착용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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