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바로미터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파트너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공청회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이석기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 발가락
    2026-03-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21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종로(하)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종로(하)

    >>세운상가와 물거품이 된 녹지축 조성계획 우리가 흔히 세운상가라고 부르는 상가는 하나의 건물이 아니다. 종로에서 퇴계로에 걸쳐 남북으로 1㎞에 이르는 8개 동의 거대한 건물군이다. 종로변 세운상가(현대상가)에서 시작해 청계천로를 건너면 대림상가로 이어지고 을지로 쪽 삼풍상가와 풍전호텔을 지나 만나는 마른내길을 건너면 나오는 신성상가와 진양상가가 퇴계로에 면하는 어마어마한 구조물이다. 아파트도 흔치 않던 시절인 1966년 6개 건설업체와 개인 지주 모임 등 8개 업체가 분할 시공해 1970년 초 완공했다. 언필칭 동양 최대였다. 종로, 청계천로, 을지로, 퇴계로 등 도심을 동서 방향으로 관통하는 4개의 큰길을 남북 방향으로 거스르는 모양새 자체가 파격이었다. 한때 ‘도시 속의 도시’로 칭송받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역린(逆鱗)은 ‘도시의 괴물’로 낙인찍혔다. 과거 없이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법. 세운상가에도 당대사가 담겨 있다. 세워진 지 50년이 지난 시점에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건물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세운상가는 처녀가 애를 낳은 것 이상으로 말 못할 태생의 비화를 간직하고 있다. 세운상가 터는 일제가 미군공습 때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개공지(疏開空地)로 비워 놓은 공터였다. 일제는 서울시내 19곳에 이르는 소개도로에 대한 대대적인 건물 철거작업을 시행했는데 그때의 유산이다. 종묘 앞~필동, 서울역~회현동, 필동~신당동, 서울역~충정로, 서울역~갈월동, 원남동~동대문~광희문 등이 주요 소개도로였다. 덕분에 해방 후 퇴계로, 의주로, 율곡로, 청파로 같은 큰길을 쉽게 낼 수 있었다.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은 1966년 6월 20일 “종묘 앞에서 대한극장 앞 사이의 무허가건물 일체를 철거 정리하고 도로용지 일부에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산뜻한 건물을 짓겠다”라는 계획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해 허락을 얻었다. 공병장교(예비역 준장) 출신답게 전격적인 철거 작전을 실시했다. 당시 신문보도를 보면 인현동 지역의 무허가 상가주택 1100채가 자진 철거하거나 강제 철거됐다. 다른 지역의 철거 대상 무허가 건물도 1000채를 넘었다. 무려 2200채의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는 사상 최대의 작전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불과 두 달 만인 1966년 8월 말 도로용지를 제외한 너비 50m, 길이 893m, 총면적 4만 4737㎡(약 1만 3533평)의 부지가 조성됐다. 기공식날 김 시장은 세운상가라는 휘호를 남겼다. ‘세운’(世運)이라는 작명은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뜻이었다. 1970~1980년대 세운상가는 장사동·입정동·산림동의 기계공구상가, 부품상가와 함께 국내 전자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 1987년 용산 전자상가가 세워지기 전까지 한국의 실리콘밸리였다. 최초의 개인용 PC를 개발한 삼보컴퓨터와 ‘아래아 한글’의 한글과 컴퓨터 등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음향기기 관련 기기를 사거나 수리하려면 세운상가로 가야 했다. 전자제품과 컴퓨터, 업소용 게임기, 불법 성인물과 해적판 등의 천국이었다. 도청장치와 감시카메라 업체는 지금도 호황을 누린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이 건물은 민자 유치를 통한 지역정비, 상가와 주택이 결합한 고급 주상복합이었다. 뿐만 아니라 종로에서 퇴계로까지 보행 데크로 연결하고 차량과 보행자를 분리하는 첨단 건물이었다. 그러나 시공사와 조합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통에 시대를 앞서 가던 보행 데크 개념 등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미완의 실패한 건물이 됐다. 2003년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한강까지 서울의 녹지축을 복원키로 하면서 철거 대상으로 지목됐다. 실제 2009년 현대상가가 철거돼 녹지축이 일부 조성됐지만 ‘남산르네상스’를 부르짖던 오세훈 시장이 물러나면서 또 한 번 미완인 상태로 남았다. 1층을 도로로 사용하고 상부에 주상복합을 짓는 세운상가의 설계 형태는 이후 낙원상가에도 재연됐지만, 보편적인 도심개발 형태로 정착되지 못했다. 어쨌든 세운상가는 도심재개발사업의 초기 사업모델을 제시했고 이후 서울 도심부의 경관적 측면, 기능적 측면에서 다양한 논란을 일으킨 ‘문제적’ 건물로 남았다. 세운상가는 판잣집과 집창촌 철거 같은 시대적 소임을 다했지만,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나 역사의식 없이 이뤄진 즉흥적인 바벨탑 쌓기가 도시에 얼마나 큰 상처인지를 보여주는 증좌(證左)로 남았다. 김수근은 자신의 설계목록에서 세운상가를 빼곤 했다. >>세계 최대 집창촌 종삼 소탕 ‘나비작전’과 동대문운동장 종묘와 사창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외람스럽게도 한국전쟁 이후 20년 동안 종묘 앞에는 ‘종삼’(鍾三)이라는 이름의 세계 최대 규모의 집창촌이 기생하고 있었다. 1966년 그때로 되돌아가 보자. 종묘 앞에서 대한극장에 이르는 너비 50m, 길이 1㎞에 무려 4만 9586㎡(약 1만 5000평)의 공지에 2200여동의 무허가 판잣집과 집창촌이 자리 잡고 있었다. 판잣집이라기보다 천막집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세운상가가 들어선 바로 그 자리다. 1950년 초 종묘 앞에 국회의사당을 짓는 계획이 문화재관리국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문화재관리국이 조선왕조의 정신적 고향인 종묘 앞에 국회의사당을 지을 수 없다고 주장하자 전주이씨 양녕대군파인 이승만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남산 조선신궁 자리에 건립하도록 지시했던 것이다. 1968년 종삼을 소탕하려는 ‘나비 작전’이 펼쳐졌을 때 종삼의 범위는 종로3가와 4가, 단성사 뒷골목, 종묘 앞 일대를 중심으로 낙원동, 봉익동, 훈정동, 와룡동, 묘동, 권농동, 원남동은 물론이고 길 건너 남쪽의 관수동, 장사동, 예지동까지 암세포처럼 퍼져 있었다. 당시 서울시가 현재의 낙원상가부터 종로5가까지 조사해 보니 윤락여성 1368명, 포주 11명, 바람잡이 17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낙원동 등 한옥지구(고급), 종묘 앞 등 무허가 건물지대(하급), 종묘 건너편 소개도로 터(최하급) 등 3등급으로 분류됐다. 이 지역을 현장 답사하던 김현옥 시장과 중구청장 일행에게 윤락여성이 접근해 유객 행위를 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흥인지문(동대문)은 종로의 끝이자 도성의 동쪽 관문이었다. 동대문종합시장(동대문쇼핑타운)은 18세기 영조의 청계천 준설 때 퍼낸 흙이 쌓여 생긴 인공산(假山)이 있던 자리였다. 1899년 전차가 다니면서 전차의 차고지로 쓰였다. 전차가 사라진 1970년 종합시장건물이 들어섰고, 시장 뒷골목에 책 도매상가들이 모여 ‘대학천’이라는 책골목 길을 형성했다. 서적도매상의 산실인 대학천은 동숭동 옛 서울대 문리대에서 청계천 쪽으로 흐르던 하천 이름이다. 1977년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 생기기 전 동대문종합시장 한쪽에는 동대문고속버스터미널이 자리 잡고 있었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의 전면 개통과 함께 고속버스시대가 열린 터였다. 고속버스 기사와 안내양이 지금의 항공기 승무원처럼 각광받던 때였다. 서울 도심에는 버스회사에 따라 동대문을 비롯하여 서울역 앞, 관철동, 충무로 등 6개의 고속버스터미널이 어지럽게 난립하고 있었다. 동대문터미널은 이용 인원이 가장 많은 ‘메이저’ 터미널이었다. 한남대교와 장충단공원을 거쳐 직선코스로 도심에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이었지만 강남 개발과 강북 인구 분산이라는 대세에 밀려 사라졌다. 주차장 터에는 6성급 메리어트호텔이 지어지고 있으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중앙청과 서울시청, 서울운동장(동대문운동장)은 1950~1970년대 우리 사회의 바로미터였다. 중앙청이 정치의 무대였다면, 시청 앞은 정치가 시각화되는 장소였다. 또 서울운동장은 스포츠제전의 장이기에 앞서 정치의 장이었다. 경기대 건축대학원 안창모 교수는 “시청 앞 행사를 보면 당시 정치적 화두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운동장은 스포츠시설이었지만 스포츠보다는 정치의 무대로 사용된 기록이 많았다. 야구장이 있던 곳은 1882년 임오군란의 현장이다. 본래 훈련도감의 군대 주둔지였으나 이를 신식군대인 별기군의 훈련장으로 사용했는데 사건 당시 구식 군대의 습격을 받은 일본인 교관이 숨지면서 임오군란을 촉발한 곳이다. 숨 가빴던 1950년대 말~1960년대 초 격동의 시절 서울운동장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의 84회 생일축하 행사(1959년 3월 26일)가 열린 지 두 해 뒤 4·19혁명 1주년 행사(1961년)가 열렸고 이듬해에는 5·16 1주년 행사(1962년)가 열렸다. 운동장이 시대의 거울이었다. 훈련도감 훈련장~경성운동장~서울운동장을 거쳐 동대문운동장이었던 자리에 2009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조성됐다. 그 중심에 이라크가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내년 3월 완공을 앞두고 자태를 드러냈다. 마치 외계 비행물체를 연상케 하는 전위적인 금속 질감의 건물 외형이 생경하다. 600년 동안 서울을 지켜온 보물 1호 흥인지문과 외계 물체의 기 싸움이 궁금하다. joo@seoul.co.kr
  • 조계종 새달 10일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초박빙 양자구도

    조계종 새달 10일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초박빙 양자구도

    다음 달 10일 치러질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가 예상대로 박빙의 양자 대결로 굳어졌다.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중앙종회 의장을 지낸 보선 스님 간 팽팽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스님을 비롯해 내장사 백련선원장 대우 스님, 전 오어사 주지 장주 스님, 전 포교원장 혜총 스님 등 모두 5명의 후보가 등록한 가운데 벌써부터 자승, 보선 두 스님의 우열을 점치는 판세 읽기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오는 29일까지의 일정으로 교구별 총무원장 선거인단 선출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처음으로 확정된 직할교구 선거인단의 면모는 초박빙의 싸움이 될 것이란 예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직할교구는 사실상 이번 선거 결과의 바로미터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이날 결정된 선거인단에는 공교롭게도 자승 스님과 보선 스님 측 지지 인사들이 5대5의 비율로 포진했다. 모두 13명이 출사표를 던진 선거인단 후보 중 자승 스님 지지 측이 4명, 보선 스님 지지 측이 5명으로 드러났지만 당연직 선거인단인 자승 스님을 포함하면 양측이 똑같이 절반씩을 확보한 셈이다. 29일까지 확정되는 교구별 선거인단의 면모를 모두 봐야겠지만 직할교구의 후보 지지 비율을 볼 때 양측의 파죽지세는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른바 ‘백양사 도박 사태’ 이후 해산했다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합집산한 종책모임(계파)의 구도도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요인이다. 자승 스님은 조계종 최대 계파 화엄회를 중심으로 뭉친 불교광장의 추대를 받아 출마했고, 보선 스님은 자신이 속한 무차회를 비롯해 화엄회에 이어 가장 큰 계파인 무량회와 백상도량(옛 보림회)으로 이뤄진 3자 연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각 계파의 구성 인원과 면모만 봐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선거인단 선출과 맞물려 양 후보 측도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다. 자승 스님은 기득권과 조직 기반을 바탕으로 지난 4년의 치적과 비전을 내세워 표 몰이에 나섰고 보선 스님은 청정 승가 구현과 도덕성 제고를 강조하며 대립하고 있다.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 직선제와 교구 중심제를 핵심 공약으로 종단의 안정과 발전책을 제시했다면 보선 스님은 자승 스님의 도덕성 결여를 겨냥하면서 대안 격으로 종단 정화 방침을 강조하고 있는 느낌이다. 양측이 이처럼 밀고 당기는 공약을 앞세워 선거전을 펴고 있지만 각각 안고 있는 약점이 선거 막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승 스님은 지난해 ‘백양사 사태’ 이후 잇따라 불거진 일탈 의혹과 관련해 선거 불출마를 약속했지만 재임에 도전한 상태다. 자승 스님의 도덕성 결여를 들어 연임 포기를 요구한 선원수좌회가 조계사 앞마당에서 단식 천막농성을 벌인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다. 자승 스님의 도덕성 결여를 앞세운 보선 스님도 비슷한 처지에 대한 비난이 없지 않다. 보선 스님은 중앙종회의장 시절 계파 간 대립과 갈등을 완화시켰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종단 쇄신을 강력히 주장하면서도 기존 계파 세력들과 결탁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양측은 선거 전날인 다음 달 9일까지 선거전을 치열하게 이어 갈 태세다. 불교계 일각에선 선거 막판 양상이 혼탁해질 것이란 예상도 일고 있다. 불교계 각 단체가 연일 공정하고 청정한 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선거 공고 이후 이해관계를 따져 뭉치고 흩어지기를 거듭했던 계파 간 갈등과 알력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朴대통령 지지율 ‘추석 민심’에 달렸다… 향후 국정운영 바로미터

    朴대통령 지지율 ‘추석 민심’에 달렸다… 향후 국정운영 바로미터

    추석 연휴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받아 들 ‘민심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민심을 반영하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수치는 물론 방향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전주보다 3.0% 포인트 상승한 67.0%를 기록했다. 이는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시기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첫째 주에 취임 이후 최고치인 67.0%를 나타냈으며 둘째 주에는 이보다 0.3% 포인트 내린 66.7%로 조사됐다. 지난 6~8월 석달 동안 60% 안팎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였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말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과 이달 초 러시아, 베트남 순방 효과 등에 힘입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사 ‘부실 검증’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 3월 넷째 주(한국갤럽 41.0%, 리얼미터 45.0%)에 저점을 찍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개월여 만에 22~26% 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 논란과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 결과 등에 대한 여론은 아직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보다 정확한 민심이 나타날 것이며 이는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에도 추석을 앞두고 과거사 논란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다가 추석 연휴 직전 ‘과거사 사과’ 발표를 통해 지지율 반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추석에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임기 첫해 국정 운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정치 쟁점들이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호재보다는 악재에 가까운 만큼 추석 이후 지지율이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정기국회에서 ‘박근혜표’ 예산과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게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추석을 맞아 경기 용인시 용인중앙시장을 현장 방문한 것 외에는 연휴 기간 특별한 공식 일정 없이 청와대 관저에 머물면서 연휴 이후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연휴 기간 적당한 시점을 택해 비공개로 성묘할 것으로 알려졌다. 3자 회담 결렬로 당분간은 정치적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등 민생 과제를 챙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메르켈, 獨 총리 3선 파란불

    메르켈, 獨 총리 3선 파란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의 출구가 보이면서 이해당사국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유로존 해결사’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정 파트너의 압승으로 3선에 신호등이 켜졌지만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는 3차 구제금융 압박 속에 짧은 허리띠를 다시 조여 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치러진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서 메르켈이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의 보수 연정인 기독교사회당(CSU)이 유효투표의 49%를 얻어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DPA 통신이 공영 방송 ARF와 ZDF의 TV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이번 선거는 집권 연정의 총선 승리 여부에 대한 바로미터였다는 점에서 메르켈 총리의 3선 연임 가능성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2010년 남유럽발 재정위기 발생 당시 악역을 자처한 메르켈 총리는 재정지출 축소와 구조조정 등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유로존을 위기에서 성공적으로 탈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공무원에게 부여해 온 6일간의 유급휴가제도를 25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행정 개혁장관은 “위기의 시대를 맞아 더는 시대착오적인 공무원의 특권을 유지할 수 없다”며 제도 폐지 이유를 밝혔다. 신문은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유럽연합(EU) 등 대외채권단의 구제금융 개혁 이행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직전에 두고 ‘보여주기’ 차원에서 이 같은 깜짝 발표를 내놨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알바니아 의회는 이날 에디 라마(49) 사회당 당수와 그가 임명한 20명의 장관에 대한 신임투표를 찬성 82표, 반대 55표로 가결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최빈국 중 한 곳인 알바니아에서는 지난 6월 총선 당시 빈곤 탈출과 실업률 감소를 위해 EU 가입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내세운 사회당 야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공무원 임금 내년 첫 차등인상

    내년도 공무원 임금이 역대 처음으로 직급에 따라 차등 인상될 전망이다. 공무원 보수의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4급 이하 공무원은 4.1%를 올리고, 3급 이상 고위직은 2.8%만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예산지출 억제에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인다는 정책 기조와 공무원의 사기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절충된 방안이다.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와 새누리당은 차등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인상률은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종 인상률은 3급 이상 1%대, 4급 이하 2%대에서 결정될 게 유력하다. 안행부 관계자는 12일 “박근혜 정부의 첫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3급 이상 2.8%, 4급 이하 4.1%로 정하는 방안을 놓고 기재부와 협의 중”이라면서 “공무원 임금의 차등 인상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3급 이상의 인상률을 2.8%로 잡은 것은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2.8%)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동결’이 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2009년과 2010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임금 상승을 동결한 이후 하위직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면서 “공무원 수는 매년 1%씩 줄어들고, 업무는 갈수록 과중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직급보조비에 소득세를 과세하면서 과장급(4급)의 연봉이 줄어드는 부분도 반영됐다. 지난 4월 공무원 노조는 정부에 9.6%의 임금 인상안을 제출한 바 있다. 4.6%는 2014년 기본급 인상분이고 5%는 2년간 동결한 것에 대한 보충분이다. 기재부는 차등 인상에는 동의하면서도 인상폭은 낮추자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위직이라도 4%선까지 임금을 올리는 것은 공공부문이 예산을 솔선수범해 줄이자는 정책 취지를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공무원 임금 상승이 공공부문 전체 임금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기본 임금인상률은 공무원과 같은 2.8%였다. 여당도 기재부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공무원 임금을 동결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안행부의 인상폭을 조정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여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4급 이하 2%대, 3급 이상 1%대 인상이다. 올해 공무원 기준소득 월액(연봉을 공무원 수로 나눈 평균 임금)은 세전 435만원이고 1인당 평균 연봉은 5220만원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직원 평균 연봉(5860만원)의 89% 수준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2%대의 임금상승률은 사실상 실질임금의 삭감 내지는 동결 수준이라는 점에서 허리띠를 졸랐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하후상박(下厚上薄)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하위 공무원들을 배려하는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단독] 내년 공무원 임금 직급별 첫 차등 인상

     내년도 공무원 임금이 역대 처음으로 직급에 따라 차등 인상될 전망이다. 공무원 보수의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4급 이하 공무원은 4.1%를 올려 주고, 3급 이상 고위직은 2.8%만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예산지출 억제에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인다는 정책 기조와 공무원의 사기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절충된 방안이다. 예산권을 쥔 기획재정부와 새누리당은 차등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인상률은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종 인상률은 3급 이상 1%대, 4급 이하 2%대에서 결정될 게 유력하다.  안행부 관계자는 12일 “박근혜 정부의 첫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3급 이상 2.8%, 4급 이하 4.1%로 정하는 방안을 놓고 기재부와 협의 중”이라면서 “공무원 임금의 차등 인상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3급 이상의 인상률을 2.8%로 잡은 것은 올해 물가상승률 예상치(2.8%)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동결’이 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2009년과 2010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임금 상승을 동결한 이후 하위직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면서 “공무원 수는 매년 1%씩 줄어들고, 업무는 갈수록 과중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직급보조비에 소득세를 과세하면서 과장급(4급)의 연봉이 줄어드는 부분도 반영됐다.  지난 4월 공무원 노조는 정부에 9.6%의 임금 인상안을 제출한 바 있다. 4.6%는 2014년 기본급 인상분이고 5%는 2년간 동결한 것에 대한 보충분이다.  기재부는 차등 인상에는 동의하면서도 인상폭은 낮추자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위직이라도 4%선까지 임금을 올리는 것은 공공부문이 예산을 솔선수범해 줄이자는 정책 취지를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공무원 임금 상승이 공공부문 전체 임금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기본 임금인상률은 공무원과 같은 2.8%였다.  여당도 기재부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올해 공무원 임금을 동결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안행부의 인상폭을 조정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여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4급 이하 2%대, 3급 이상 1%대 인상이다.  올해 공무원 기준소득 월액(연봉을 공무원 수로 나눈 평균 임금)은 세전 435만원이고 1인당 평균 연봉은 5220만원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 직원 평균 연봉(5860만원)의 89% 수준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2%대의 임금상승률은 사실상 실질임금의 삭감 내지는 동결 수준이라는 점에서 허리띠를 졸랐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일률적인 임금 인상보다 하후상박(下厚上薄)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하위 공무원들을 배려하는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승호의 시시콜콜] 지표물가 안정 틈탄 가격인상 엄정 대응해야

    [오승호의 시시콜콜] 지표물가 안정 틈탄 가격인상 엄정 대응해야

    루피화 가치 추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는 양파가 소비자물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양파값이 폭등하면서 ‘양파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양파값이 90%가량 올랐다고 한다.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인도 북부 지역의 집중호우 영향 때문이다. 장관들이 양파비상회의를 열기도 했다. 인도는 12억명의 인구 중 3분의1이 빈곤층이다. 이들은 양파가 곁들여진 빵이 주식이어서 양파 가격은 서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80년 이후 치솟는 양파값을 잡지 못해 두 차례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양파 총선’이라는 말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현지시간) 양파가 내년 5월 인도 총선을 판가름할 중대 변수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물가 당국은 생필품 가격이나 공공요금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담뱃값도 인도의 양파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 서민층 부담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등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인상을 추진해 왔으나 2004년 500원을 올린 이후 9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에는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논의만 하다 끝났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9년치를 한꺼번에 올린 다음 물가연동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도 있다. 물가지수에서 담뱃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박근혜 정부가 올해 안에 담뱃값 인상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식료품과 공공요금이 다시 줄줄이 오르고 있다. 올 초에는 정권 이양기를 틈타 두부, 콩나물, 조미료 등 가공식품과 밀가루, 도시가스 요금 등이 올랐다. 최근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7월까지 9개월째 1%대에 머무는 등 ‘지표물가 안정’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30일부터 1ℓ 가격을 2300원에서 2520원으로 9.6% 올린다. 매일·남양유업도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이다. 우윳값은 제과·제빵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필품이나 공공요금 인상 러시와는 달리 정부의 움직임은 더디다. 서울시가 택시 요금을 대폭 올릴 태세인데도 조용하다. 과거 같았으면 지자체 권한이기는 하지만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협조 요청이라도 했을 것이다. 우편·시내버스·하수도 요금 인상도 대기하고 있다. 전기료도 오른다. 전·월세 등 주거 비용까지 급등해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크기만 하다. 정부는 식료품 가격 인상에서 담합 등 불공정한 수법은 없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엄정 대응해야 한다. 공공요금도 묶여 있던 것을 현실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논설위원 osh@seoul.co.kr
  • 상봉 정례화·생사 확인 등 관철못해 ‘2% 부족’

    상봉 정례화·생사 확인 등 관철못해 ‘2% 부족’

    남북이 23일 적십자 실무접촉을 통해 다음 달 25~30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에 합의함에 따라 3년여 동안 발을 굴렀던 이산가족들의 기대감은 한층 커지게 됐다. 개성공단 합의 이후 남북관계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까지 열리게 되면서 향후 남북 대화 또한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한 남북 간 인도적 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합의 내용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서울-평양’ 상봉, 상봉 인원 확대 등 우리 측 주장은 하나도 합의문에 담기지 못했다. 대신 ‘금강산’ 상봉, 상봉 인원 유지 등 북한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했다. 상봉 정례화, 생사 확인, 서신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고차원적인 문제는 논의 과정에서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도 북측이 난색을 표하자 뒤로 미뤘다. 북한은 상봉 인원을 남북 각각 100명으로 하자고 주장하면서도 이렇다 할 이유를 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관계자는 “북한이 각각 100명 이상 하기 힘들다는 이유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고 다만 어렵다고만 했다”고 전했다. 상봉 인원 확대가 왜 어려운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는 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번 접촉에서 최대의 목표로 삼았던 상봉 인원 확대마저 너무 쉽게 포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실무접촉에 앞서 70대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이 전체 80%인 현실을 고려할 때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상봉 인원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최소한 200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정부 당국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아들인다”면서도 “정부라고 해서 가급적 많은 인원이 조속히 상봉하도록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겠느냐”고 항변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자고 제의한 것과 관련, 정부가 상봉행사 개최에 집착해 양보를 거듭한 것이 ‘반쪽 합의’로 귀결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대북지원 등 우리 정부가 어려워할 만한 요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다음 달 상봉행사를 위해 오는 29일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다음 달 16일 최종 명단을 주고받기로 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정해지면서 다음 달 25일 갖자고 우리 측이 제안한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은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연계할 이유 없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분리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가 두 가지를 별개 사안으로 접근해 문제를 풀어가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정부 당국자는 어제 “이산가족 문제는 다른 사안과 연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북한이 그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23일 갖자는 우리 측 제안을 수용하면서 실무접촉 전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도 갖자고 역제의한 데 대한 정부의 입장이다. 이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사실상 연계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 북이 지극히 인도적 현안인 이산가족 문제를 ‘미끼’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슬쩍 끼워 넣는 것은 온당치 않다. 우리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에 관심이 없다는 게 아니다. 개성공단 재가동에 이어 이산가족 상봉까지 이뤄져 남북 간의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는 저절로 따라 올 후속 사안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금강산 관광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 문제보다 먼저 거론할 단계는 분명 아니라고 본다. 금강산 관광은 우리 국민인 박왕자씨가 북의 총격으로 사망한 이후 중단됐다. 관광 재개를 위한 선행조치라 할 수 있는 북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관광객 신변 안전을 위한 제도적 보장 등도 없이 어물쩍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별도의 회담을 열자고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다. 게다가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아직 남북 당국자가 만나 구체적 방안도 협의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마당에 북이 연간 4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금강산 관광 문제를 먼저 논의하자는 것은 인도적 차원의 사안보다 ‘잿밥’에 더 신경쓰고 있음을 자인하는 격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물론 북한으로서는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의 재개는 향후 해외투자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바로미터이기에 서두를 법도 하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 정부가 어제 5·24 조치 해제에 대해 “천안함 폭침사건과 관련한 북의 태도에 진전이 있어야 남북교류를 전면 중단한 5·24 조치 해제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일 것이다.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해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 특히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보장도 없이 덜컥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 회담 소식에 벌써 이산가족들은 “이번에는 꼭 가족들을 만날 것 같다”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북은 이산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로 이산가족의 상봉을 발목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 ‘對日 메시지’ 경고? 설득?

    ‘對日 메시지’ 경고? 설득?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맞는 8·15 광복절에 내놓을 경축사의 내용과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남북이 14일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꺼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인 만큼 화해와 협력을 구축하기 위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하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 나올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메시지는 ‘내용’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일본을 향한 메시지는 ‘수위’가 더 주목된다. 일본 정부의 독도 도발과 각료 및 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 왜곡 등의 우경화 움직임과 맞물려 강경한 내용의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유난히 원칙을 강조해 온 것을 감안하면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필요한 언급을 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상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은 발언 수위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설득 메시지’ 중 어느 쪽에 더 무게중심을 두느냐가 고민의 핵심이다. 향후 한·일 관계의 풍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직접 발언 내용을 다듬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하반기 국정 운영의 목표를 제시하고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라는 방향에 맞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비리 척결 등 민생·개혁 과제에 대한 추진 의지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 한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주한 미 대사관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민을 대신해 광복절을 맞는 한국 국민에게 축하하게 돼 기쁘다”고 광복절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은 한국의 주요 경축일에 축하 성명을 발표해 왔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꽃 대신 쌀화환 기부… ‘팬질’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진화하다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꽃 대신 쌀화환 기부… ‘팬질’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진화하다

    ‘오빠 바라기’는 노( NO)! 스타를 받쳐 주고 끌어 준다’ ‘구식 팬덤’과 ‘신식 팬덤’을 구분하는 바로미터 하나. 과거의 팬들은 스타들에게 비싸고 독특한 선물을 안기며 ‘날 한 번만 쳐다봐 달라’고 아우성쳤다. 그러나 요즘 팬들은 스타의 주변인을 먼저 챙긴다. 자신들이 손수 준비한 먹거리로 스타를 받쳐 주느라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격려한다. 팬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의 이미지 관리에 물심양면 팔소매를 걷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KBS 수목 드라마 ‘칼과 꽃’ 촬영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은 배우 엄태웅의 팬들이 보내온 전복갈비탕과 화채 디저트로 몸보신을 제대로 했다. 팬들은 푹푹 찌는 무더위를 감안해 휴대용 손선풍기까지 준비하는 세심함까지 보였다. 인기 배우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관계자는 “기획사가 스태프들을 접대하기도 하지만 스태프들은 팬들의 접대를 훨씬 더 반긴다”면서 “촬영 현장에서 배우가 기죽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고 귀띔했다. 스마트해진 팬들은 스타의 홍보담당자를 자처한다. 드라마나 영화의 제작발표회, 뮤지컬의 기자간담회 등이 열리면 취재진의 손에는 팬들이 준비한 종이가방이나 상자가 하나씩 들려 있다. 쿠키나 빵, 음료 등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 “좋은 기사 부탁드려요”라는 애교 섞인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 좋아하는 배우의 새 드라마가 시작되면 직접 홍보에 뛰어들기도 한다. 배우 이준기의 팬들은 MBC 새 수목드라마 ‘트윅스’의 첫 방송을 앞두고 지하철 역사 내부와 스크린 도어와 버스에 대형 포스터 광고를 붙였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에게 자랑할 일이 생겼을 때 기자들에게 직접 제보 메일을 보내는 팬들도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팬들은 스타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조언을 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20대 이상으로 전문적 지식과 정보력을 갖춘 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일부 팬들은 배우의 극중 역할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조언이나 선물을 해 주기도 한다. 최근 첫 방송을 탄 KBS 월화 드라마 ‘굿 닥터’의 주인공 주원도 그런 배려를 받았다. 의료계에 몸담은 팬들이 그가 맡은 의사 배역에 도움이 되도록 청진기 사용 요령 등을 직접 훈련(?)시켜 줬다. 스타들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시작된 선행은 스마트 팬덤의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 중반 시작된 팬들의 기부는 스타의 이름으로 복지시설이나 단체에 모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꽃 대신 쌀을 전시하고 행사가 끝난 뒤 이를 기부하는 아이템이 인기 있다. 기부 물품도 기저귀, 계란, 연탄 등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6월 2PM의 공연 때는 팬들이 무려 28t이나 되는 쌀을 기부해 단일 행사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스타의 이름을 딴 숲을 조성하거나 개발도상국에 우물이나 화장실을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7월 2NE1의 월드투어를 기념하기 위해 팬들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망고나무 1300여 그루를 심은 ‘2NE1 숲’을 조성했다. 목적은 아프리카 숲을 조성해 사막화를 막는 동시에 망고로 식량난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였다. 소녀시대 팬들도 식수 개선을 위해 캄보디아에 소녀시대 멤버 이름이 새겨진 우물 9개를 만들었고, 가수 로이킴은 팬들이 만들어 준 ‘로이킴숲’에서 새 앨범을 녹음했다. 지난 3~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신화의 콘서트에서는 팬들이 보낸 쌀, 연탄, 라면 등 각종 기부 선물이 공연장 입구를 빼곡히 에워쌌다. 이날 ‘쌀 화환’ 이벤트 작업에 참여한 한 팬은 “화환은 스타에게 축하와 응원의 뜻을 보여 주고, 대외적으로도 좋은 이미지를 선물하는 능동적 활동이다. 좋은 일에 쓰이기 때문에 팬들의 참여율이 높아 자연스럽게 기부문화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팬이라고 해서 마냥 ‘스타 좋고 나 좋은’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스타와 연예기획사에 쓴소리를 하기도 한다. 스타의 작품 선택이나 콘셉트, 홍보 활동 등 기획사에서 추진하는 일에 팬들의 지적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2PM, 원더걸스 등이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크리에이티브, 홍보, 마케팅, 의상 등 전방위에 걸쳐 팬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에 따라 최근 팬과의 온·오프라인 만남 등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예기획사 홍보담당자는 “방송이 나가고 나면 어떤 눈빛, 어떤 장면이 좋았으며 어떤 대사가 아쉬웠는지 등 방송 모니터링 내용이 팬 커뮤니티에 실시간으로 올라온다”면서 “방송에 입고 나온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타일리스트를 바꾸라는 지적이 빗발친다”고 말했다. 이처럼 팬들은 더이상 연예기획사가 만들어 낸 상품을 순순히 소비하는 ‘착한 소비자’가 아니다. 이제는 스타와 업계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유명 가수가 소속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팬들은 확실히 주도면밀해졌다”면서 “고맙기도 하지만 가끔은 부담스러울 번도 있다. 팬들의 목소리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스마트 팬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1990년대 후반까지의 팬클럽은 기획사가 직접 조직하고 관리했으나 인터넷 커뮤니티가 발달하면서 팬들은 자신들의 관심과 취향에 따라 자체적으로 팬클럽을 만들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단 하나의 ‘공식 팬클럽’ 중심에서 자생적이고 점조직화된 ‘모임’의 개념으로 변화한 것. 이곳에 모인 팬들은 자체적으로 질서와 규칙을 만들고 소통하면서 머리를 맞댄다. 이런 변화에는 대중문화를 향유하며 ‘팬질’에 나서는 이들의 연령층이 다양해진 배경이 한몫한다. 지금의 40~50대는 조용필과 나훈아 등을 응원한 ‘오빠부대’의 원조였으며, 20~30대는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신승훈을 비롯해 H.O.T, 신화 등 1세대 아이돌로 촉발된 팬덤의 조직화와 거대화를 경험했다.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는 대상은 바뀌거나 늘어날 수 있지만 이들의 활동 경험과 노하우는 그대로 축적돼 인터넷과 SNS를 통해 더 어린 팬들에게 전수된다. 한 아이돌 그룹의 팬인 윤모(25·여)씨는 “새 앨범이 발표되면 10대들은 부지런히 음원 스트리밍을 하고 음악 방송에 찾아가 응원하며, 20~30대는 다양한 응원 이벤트를 준비하고, 40대는 음반을 다량 구매해 지인들에게 선물한다”면서 “20~30대는 1세대 아이돌 때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40~50대는 인맥과 재력으로 뒷받침해 주지만 행동력만큼은 10대가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포털 사이트의 팬카페나 팬사이트, 디씨인사이드 등에서는 팬들이 무수히 글과 댓글을 올리며 활동에 관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에 옮긴다. 디씨인사이드에서 활동하며 드라마의 팬 상영회, 책자 제작 등의 행사에 참여했던 정모(27·여)씨는 “활발히 활동했거나 유명하지 않은 팬이라도 아이디어와 의지만 있다면 나서서 ‘총대’를 멘다”면서 “디자인, 글솜씨, 아이디어, 현장 봉사 등 저마다 할 수 있는 것들을 내놓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팬들이 모여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귀띔했다. SNS는 걷잡을 수조차 없는 정보 전파를 가능하게 한다. 스타들의 소식, 팬클럽의 이벤트 공지, 심지어 다른 팬덤과의 분란과 갈등까지 SNS를 통해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간다. 10대에서 50대까지 걸친 광범위한 팬들이 인터넷과 SNS로 결집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팬덤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가장 극대화된 사례가 바로 공정거래위원회의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시정명령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동방신기에서 독립해 결성된 JYJ가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는 등 제재를 받자 한 팬사이트의 주도로 팬 연합이 결성돼 구명 운동이 시작됐다. 팬들은 JYJ의 활동을 보장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기획해 지하철과 버스에 광고를 게재했고, 이들은 팬 연합의 이름으로 공정위에 SM엔터테인먼트의 외압을 고발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세계 각국의 팬들이 가세해 18만명이 넘는 팬들이 탄원서를 제출했고, 결국 지난달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아 냈다. JYJ의 소속사인 시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팬들의 폭이 전 연령대로 확대되고 해외 팬들과 실시간 정보를 교류하는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서 팬덤 조직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면서 “전 세계 팬들이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돼 스타의 모든 일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말 많은 지하철 9호선 맥쿼리 결국 손 뗀다

    말 많은 지하철 9호선 맥쿼리 결국 손 뗀다

    맥쿼리가 이르면 이달 말 서울 지하철 9호선 사업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대주주로는 국내 보험사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기습적인 요금인상 문제 때문에 여론전에서도 패배하고, 법원 판결에서도 패소하자 사업 철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가 손을 떼면 말 많고 탈 많았던 민자사업에서 투자자가 철수한 첫 사례가 된다. 맥쿼리의 지분은 24.53%다. 또 경전철 사업 등 앞으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민자사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7일 “협상 중이라 정확하게는 표현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몇 개의 자산운용사가 현대로템(지분 25%)·맥쿼리 컨소시엄의 지분을 사들이면 H생명, S생명 등이 이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을 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6000억~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고위 관계자는 “기존 주주와 새 주주 간 지분 매각 협상, 시와 새 주주 간 실시협약 변경 협상, 시행사와 운용사 간 운영비 규모 협상 등 크게 보면 모두 세 가지 협상이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인데 이달 말까지 마무리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월말쯤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편익을 최고의 가치로 삼을 방침이다. 일단 시가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다. 시 관계자는 “요금 결정권은 시에 있다는 것을 명백히 할 것이고, 이사회에 1명은 시에서 데려가고 대표 선임도 시와 먼저 협의하도록 바꿀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주요 결정 때는 시와 함께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을 만들어 두겠다”고 말했다. 지난 요금인상 사태처럼 앉아서 뒤통수를 맞지는 않겠다는 것. 사실상 경영에선 손을 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 관계자는 “이런 정책 기조는 경전철 사업 등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시가 발표한 경전철 사업에서 민간사업자의 부담분은 46.2%다. 또 실시협약 변경과 관련, 8.9%의 사업수익률을 보장해 주던 것을 명목수익률 5% 미만으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물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실질수익률은 2%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운영비도 최소 10% 정도는 감축하는 것으로 내부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이 줄고 운영비를 아끼면 요금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할 뿐만 아니라 시설 등에 재투자할 수 있다. 그게 시민 편익 극대화”라고 말했다. 맥쿼리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투자적 관점에서 나름의 결정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끼면서도 “주주변경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의회에 보고하고 다음 달 주주변경 계획을 승인하겠다”고 말했다. 1000억원대의 시민채권단도 예정대로 추진한다. 2005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추진한 9호선은 최소운임수입보장제 등 때문에 무리한 민자사업이란 비판에 맞닥뜨렸고, 특히 조카 지형씨가 관계돼 특혜성이 짙다는 공격을 받았다. 그 와중에 지난해 2월 기본요금을 1050원에서 1550원으로 5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시가 거부하자 소송을 냈고, 지난 5월 법원은 시 승소 판결을 내렸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기고] 세계 진출로 더 큰 성공 스토리 만들자/조봉업 유엔거버넌스센터 국장

    [기고] 세계 진출로 더 큰 성공 스토리 만들자/조봉업 유엔거버넌스센터 국장

    우리나라는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1960년대 이후 산업화·민주화·정보화를 차근차근 슬기롭게 달성하면서 그 성과로 지난해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 동시 충족 국가) 세계 7번째 가입, 무역 규모 세계 8강 진입 등을 이뤄냈다. 앞서 2010년에는 선진국 편입의 실질적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도 가입했다. 우리의 성공 스토리는 세계적 업적이 됐고, 유엔 회원국들은 자국의 발전을 위해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절실히 필요로 하게 됐다. 우리가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룩한 발전의 역사와 경험, 자산 등은 유엔 새천년개발목표의 주요 과제가 됐다. 이는 저개발국가와 개발도상국가들이 당면한 빈곤·질병 타파와 정보 격차 해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역량을 제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가 이러한 현실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에 적극 진출하고 공적개발원조 확대 등을 통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첫째, 정부 운영 시스템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우리는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2회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바레인에서 열린 유엔 공공행정포럼에서는 ‘정부 3.0’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다른 나라를 벤치마킹해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시기는 지났다. 정부 운영 측면에서 선진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창의적 발상을 통해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 우리는 지구촌 시대의 ‘착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할 때가 됐다. 우리는 6·25전쟁 이후 힘든 시기를 국제사회의 도움을 자양분 삼아 극복했다. 이제는 우리가 새마을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을 통해 저성장의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들을 도와주면서 공동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국제기구를 우리 청년들이 진출할 취업시장의 블루오션 분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55개 국제기구에 450여명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과소진출국’으로 분류돼 있다. 따라서 우리 청년들이 국제기구에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제2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제2의 김용 세계은행 총재를 배출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될 수 있다. 한국의 성공 사례는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가 보유한 콘텐츠의 우수성, 한국인 특유의 경쟁력 등은 과소평가된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겸손을 중시하는 문화 탓에 우리 스스로를 낮추고, 압축 성장 과정에서 국제사회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발전 경험과 노하우, 우리 젊은이들의 능력과 자질 등은 그 어떤 선진국들도 갖지 못한 독창적이고 우수한 만큼 보다 과감하게 세계로 진출해 더 큰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류현진 선수처럼, 우리 젊은이들이 국제기구에 도전해 개인적인 성취를 이루고 국가적 위상을 드높이며 장기적으로 해당 국제기구를 회원국들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했으면 한다.
  • 지방행정연수원 새달 완주서 ‘제2 출발’

    “여러분은 이제 새로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18일 경기 수원 지방행정연수원 본관 앞에 건립된 ‘지방행정연수원 옛터’ 표지석 제막식에 참석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수원 시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완주’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7월 말 혁신도시 이전 대상 기관으로, 전북 완주로 이전하는 지방행정연수원은 이날 표지석 제막식과 함께 수원에서의 마지막 교육을 진행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성숙한 자치 구현을 위한 지방공무원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며 “모든 정부 정책이 지방행정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197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경기 수원으로 이전한 지방행정연수원은 35년 만에 ‘수원 시대’를 마무리하게 됐다. 전북 혁신도시 이전 대상 12개 기관 가운데는 첫 이전이다. 대한지적공사와 농촌진흥청 등은 올해 말부터 이전할 계획이다. 임채호 지방행정연수원장은 “첫 이전 기관이기 때문에 타 기관에서도 관심이 높다”면서 “연수원이 혁신도시 이전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교육이 8월 12일 시작되기 때문에 한 달이 안 남은 기간 동안 이전과 신청사 개관 등으로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고 연수원 측은 설명했다. 신청사 교통 및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대중교통 노선을 신설하고 출퇴근 시간에 차량을 집중 배차하도록 전북도 등과 협의를 마쳤다. 교육생을 위한 기숙시설도 기존의 150실에서 230실로 확대했다. 특히 연수원은 기관 비전을 ‘개방과 협력으로 신뢰받는 창의적 지방자치 리더 양성’으로 새롭게 바꾸는 등 완주 이전을 새로운 출발로 인식하고 있다. 임 원장은 “동영상과 강의 자료, 강사 현황 등 교육 현황을 모두 외부에 공개하는 등 새로운 기관으로 재탄생하겠다”고 설명했다. 완주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안행부 소속 직원으로 100여명이다. 신순녀 연수원 국제교육팀장은 “개도국 등에서 오는 해외 연수생들을 위해 중앙과 지방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과거보다 더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내년 지방선거 누가 뛰나] 김문수 여유, 남경필·정병국 고심… 김진표 선두, 원혜영 가속

    [내년 지방선거 누가 뛰나] 김문수 여유, 남경필·정병국 고심… 김진표 선두, 원혜영 가속

    경기도지사 선거는 서울시장 선거와 더불어 내년 지방선거의 양대 산맥이다. 지난해 대선에 이어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인 만큼 여야 모두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의 ‘리트머스’ 지역인 경기도의 향배에 바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으로선 경기지사 3연임을 지켜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반면 야권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경기도를 8년 만에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이 오는 10월 재·보궐선거를 전후해 가시화될 경우 야권발 바람은 초대형 태풍이 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에선 현재 연임 도지사이자 차기 유력 대선후보인 김문수 지사의 행보가 주목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면서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아직까지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자제하면서 10월 재·보선 정국을 주시하고 있다. 현직 의원들 가운데는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중진의원들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쇄신파 명맥을 이어온 5선의 남경필(수원 병) 의원과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4선의 정병국(여주·양평·가평) 의원이 고심 중이다.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현재 국회 국방위원장인 4선의 원유철(평택 갑) 의원은 벌써부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새 정부 초반부터 차출설이 나왔던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 역시 출마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선거가 1년 가까이 남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력한 후보군 가운데 한 명이다. 민주당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출마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경선을 실시할 경우 경선 룰도 변수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유시민 전 의원에게 석패했던 김진표(수원 정) 의원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등을 역임한 국정 경험을 앞세워 재도전할 공산이 크다. 당대표를 지낸 원혜영(부천 오정) 의원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이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남다른 관계임을 감안할 때, 경선이 실시되면 두 의원 중 한 명이 양보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력이 탄탄한 박기춘(남양주 을) 사무총장은 도내에서 만만치 않은 세를 형성하고 있고, 이종걸(안양 만안) 의원 역시 4선의 인지도를 내세우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구체화되면 경기도 정무부지사 경력의 김성식(서울 관악갑)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반부패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 불식시키길

    국제투명성기구가 우리나라 등 세계 107개 국가의 국민이 가진 부패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조사한 ‘2013 세계부패 바로미터(Global Corruption Barometer, GCB)’를 어제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대해 면접조사에 응한 국민 1500명이 보인 인식이다. 조사대상자의 56%는 정부의 반부패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대답했다. 직전 조사인 2010년 조사 당시 54%보다 2% 포인트 높다. 뇌물 제공 경험도 3%로 나타나 2010년도 조사 때의 2%보다 늘어났다. 부패한 분야로는 정당과 국회가 1, 2위로 꼽혀 2010년과 비슷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대해 실패로 평가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의 인식도 비슷했다. 공공영역과 정치부문의 부패 정보를 가진 전문가들의 인식을 반영한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 45위로 전년도보다 두 단계 추락했었다. 이번 조사는 또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시스템과 반부패 시스템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혈연·지연·학연으로 뒤엉킨 부패친화적 문화에서 벗어나 공정한 인사,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 엄격한 법집행을 해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정부 3.0’으로 상징되는 행정정보 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행정정보가 민간에 공유되면 그만큼 공직사회의 비효율성도 드러나고 행정효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 부분에선 개선의 기미가 미약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화합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에 대한 밀봉·불통 인사 논란에 휘말려 인사 쇄신을 해야 할 정권 초기를 허비하고 말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공직사회 부정부패를 근절하라는 여론도 외면하고 있다. 공무원이 대가성 없는 금품이라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형사처벌하자는 이른바 ‘김영란법’은 과잉금지 사유를 내세워 대가성이 없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흐지부지되고 있다. 공무원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금품을 건네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 못지않게 도덕성을 확립할 수 있는 제도 보완과 법 집행이 중요한 국정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대기업, 국정운영에 영향” 94%…가장 부패 심각한 곳은 ‘정치권’

    “대기업, 국정운영에 영향” 94%…가장 부패 심각한 곳은 ‘정치권’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대기업이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가운데 4명은 지난 2년 동안 우리나라의 부패 정도가 더 심해진 것으로 인식했다.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전국의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대기업이 정부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한 결과 ‘어느 정도 영향’이 51%, ‘넓은 범위에서 영향’ 24%, ‘제한된 범위에서 영향’ 15%, ‘전체적으로 영향’ 4% 등 국민 94%가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영향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국민은 6%에 불과했다.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 측은 “(대기업의 국정 영향력은) 이번에 처음 조사한 항목으로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변화 추이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년간의 부패 증가와 관련, 국민 47%는 이전과 동일하다고 답했지만 39%(26%는 ‘약간’, 13%는 ‘많이’)는 부패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개선됐다는 의견은 14%에 그쳤다. 또 12대 분야별 부패점수(1∼5점, 높을수록 부패)를 측정한 설문조사에서 정당(3.9점)과 국회(3.8점)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민들은 정치권을 여전히 부패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종교단체(3.4점)와 공무원(3.3점)이 뒤를 이었고, 사법부·경찰·민간기업·언론이 각각 3.2점이었다. 군대·교육은 3.1점, 보건의료서비스 2.9점, 시민단체가 2.8점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 동안 본인 또는 가족이 뇌물을 준 적이 있는 기관으로는 교육(6%), 경찰(5%), 공공서비스(2%), 인증서비스(2%) 관련 기관 등이 꼽혔다. 뇌물을 건네는 이유로는 감사의 표시(55%),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37%)라는 답에 이어 서비스 비용 절감을 위해서(8%)라는 응답도 있었다. 부패 사건을 접하면 신고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60%였고, 신고하지 않겠다는 답변은 40%였다. 신고하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자 신고해도 변화가 없을 것(53%), 불이익이 있을 것(26%)이라는 대답이 주류를 이뤘다. 설문 대상자의 7%는 뇌물 요청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고 털어놨으며, 이 가운데 74%는 거절했지만, 26%는 거절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은 국제투명성기구가 세계 107개국에서 실시한 ‘2013년 세계부패바로미터(GCB2013)’ 조사의 하나로 이뤄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갤럽이 대면 설문조사로 진행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다문화 사회와 국가품격/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글로벌 시대] 다문화 사회와 국가품격/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한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으면서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길은 국가의 품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격은 그 나라의 소프트 파워이자 경쟁력 그 자체로 오늘날 세계 각국은 트리플에이(AAA) 국격 등급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국가의 품격을 재단하는 데는 여러 잣대가 있다. 국제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글로벌 표준이 국민생활 속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고 있느냐 하는 점 또한 국격 판정의 중요한 바로미터일 것이다. 이제 문화다양성 수용은 국가의 품격을 가늠하는 시대적 척도가 되었다. 오늘날 국가·지역 간 통합과 상호 의존이 심화되어 감에 따라 인구 이동 또한 더욱 활발해져 국경 개념이 무색해졌다. 어느 나라에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거주 외국인 150만명의 다인종·다문화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수많은 글로벌 시민들이 ‘기회의 땅’ 한국행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땅을 선택한 이 시민들이 지닌 ‘다름’과 ‘차이’가 더 이상 장애 또는 곤란이 아니라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자 국가발전의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시대임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포용하여 문화융성을 향한 동반자의 여정을 함께 가야 한다. 국민 인식 및 법·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합치시키고 동시에 사회적 캠페인을 부단히 전개해 나가야 한다. 유엔은 세계 193개 이질적 회원국 간 화합과 조화를 추구하는 지구촌의 대표적 결집체다. 한국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사는 국제사회 흐름의 축소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유네스코는 다문화 현상의 범세계적 확산을 일찍이 내다보고 2001년 채택한 ‘세계문화 다양성 선언’ 제1조에 ‘교류·혁신·창조의 근원으로서 문화다양성은 인류에 필요한 것’이라 명시했다. 우리는 바로 이웃한 아세안이 ‘다양성 속의 조화’라는 기치 아래 모범적인 다문화·다인종사회를 발전시켜 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5년 공동체 출범을 목표로 지역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아세안은 다양한 민족, 언어, 종교, 정치체제 및 경제발전 차이 등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괄목할 만한 공동체를 건설함으로써 유럽연합(EU)에 이어 가장 성공한 지역협력체의 모범사례로 칭송받고 있다. 한-아세안센터는 최근 ‘다문화 국제워크숍’을 개최하고 한국 다문화사회 발전에 대한 아세안의 기여와 미래 파트너십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바 있다. 아세안 출신 국내 이주민 수의 급속한 증가추세 속에 현재 15만명의 노동 이주민과 7만명의 결혼 이주여성이 동남아 출신이며, 특히 다문화가정 출생 자녀 둘 중 한 명은 동남아 출신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이런 동남아 이주민들이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 얼굴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사회 통합의 상징적 역할을 하고 한국과 동남아를 매끄럽게 연결시켜 주는 끈끈한 고리가 되도록 국민적 관심을 기울이자. 지난 반세기 동안 불굴의 투지와 성취욕으로 무장한 우리 국민들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전세계 개도국들에 오늘의 한국은 자신들이 닮고 싶은 내일의 자화상이라는 꿈을 불러일으켰다. 이제 우리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숙한 다문화사회 정착을 통해 지구촌의 행복을 이 땅에서 실현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품격의 나라가 될 것이다.
  • 朴 복심… 당·청 공조 가속

    ‘당청 관계는 맑음, 대야 관계는 안개.’ 15일 공식 출범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체제의 향후 정국 기상도는 한마디로 이렇게 평가된다. 최 신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오른팔’, ‘복심’(腹心) 등으로 불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청 관계에서도 조화와 협력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 당·청 간 불협화음이 부각되기보다는 물밑 접촉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조 친박(親朴)’으로 통하는 최 원내대표가 비박(非朴)계 김기현 정책위의장과 호흡을 맞추면서 친박-비박으로 대표되는 기존 계파 지형이 무의미해지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한 묶음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나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책 공약이나 정치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추진 세력 또는 저항 세력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친박계 내부적으로도 주류와 비주류,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소계파 형태 등으로 분화할 수도 있다. 실제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최 원내대표의 득표율이 52.7%(146명 중 77명)로 비교적 저조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선거전 초반만 해도 다소 싱거운 승부가 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으나, 친박 주류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해 박빙 승부가 연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야 관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최 원내대표가 여야 간 최대 정책 현안인 경제민주화에 대해 ‘속도조절론’을 제기하고 있는 데다, 정치 쟁점인 개헌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펴고 있는 만큼 정책 추진의 수위와 속도 등을 놓고 여야 간 대립각이 커질 수 있다. 당 관계자는 “대야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가 신임 원내지도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을 돕는 ‘조력자’에서 벗어나 당의 중량감 있는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007년과 지난해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연이어 맡을 정도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지만, 역으로 보면 박 대통령의 그늘이 그만큼 깊다고도 볼 수 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때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데 이어 이번에 핵심 당직인 원내대표까지 무난하게 수행할 경우 친박계라는 계파를 넘어 당 전체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 김기현 신임 정책위의장은 판사 출신으로, 당을 대표하는 정책통이다. 지난 3∼4월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실무협상을 주도했으며, 합리적 협상파로 평가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수능 전초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행 6월 모의고사 활용 전략

    ‘수능 전초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행 6월 모의고사 활용 전략

    6월 모의고사는 오는 11월 7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초전’이다. 고교 3학년 외에 재수생을 비롯한 장수생,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 등 실제 수능 응시자 대부분이 참가하는 진짜 리그이기 때문이다. 수능 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6월 모의고사를 통해 올해 내놓을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시험하고 더불어 난이도 조절의 힌트를 얻는다. 때문에 6월 모의고사는 학원 등에서 치르는 모의고사와는 다른 무게감을 지닌다. 그러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6월 모의고사는 실제 응시자 중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공략하기 위한 나름의 공부 전략을 짜는 유용한 기회로 생각하면 그뿐이다. 6월 모의고사 결과를 철저히 분석해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해 간다면 수능 성공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수능을 위한 최초 ‘잣대’인 6월 모의고사를 대비하고 이후 수능에 활용하는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A형·B형 새로 도입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하는 모의평가는 적절한 난이도의 수능 시험 문제 제작과 지속적인 문항 개발·개선에 실시 목적이 있다”며 “지난 모의평가를 분석해 보면 6월 평가는 9월 평가나 실제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경향을 띤다”고 말했다. 6월 모의고사에서는 실험적인 신유형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편이고, 출제 범위가 수능보다 좁다보니 문제를 다양화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수험생, 특히 재학생들이 미처 수능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도 6월 평가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A형’, ‘B형’의 시험 유형이 도입됐다는 점이다. 수학은 이전에 이미 가형, 나형으로 나누어 실시돼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국어, 영어까지 유형이 나뉘기는 처음이다. 유형별 시험은 언뜻 번거로워 보여도 실제로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큰 관련이 없는 영역의 시험 준비 부담을 줄여주자는 선의에서 나온 제도다. A형은 기존 수능보다 쉬운 수준, B형은 기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신의 진로, 진학 희망 대학 등에 맞춰 과목 난이도를 선택하면 된다. 다만 A형은 최대 2과목까지만 응시할 수 있고, 국어 B형과 수학 B형은 동시에 응시할 수 없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대학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지난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한 ‘2014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인문·사회 계열은 국어·영어 B형, 자연·공학 계열이라면 수학·영어 B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과 상위권 학생이라면 국어·영어 B형을, 이과 상위권 학생이라면 수학·영어 B형을 목표로 공부하는 게 좋다. A형만 요구하는 경우는 일부 예체능 계열 정도다. 이번 6월 모의고사는 A형, B형 유형을 최종 선택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당일 시험 이후 A형, B형 시험 문제를 모두 풀어보고 난이도 차이를 파악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면 된다. 특히 4등급 이하 수험생이라면 이 과정을 꼭 거친 뒤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서 어떤 유형을 반영하고 있는지, 또 가산점이 있는지를 살펴 대입 전략을 짜야 한다. 사탐, 과탐, 직탐 등 과목도 함께 최종 결정하는 편이 좋다. 유웨이중앙교육에 따르면 선택 과목 응시 인원 등은 6월, 9월 모의고사를 거치면서 크게 변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므로 수능에 임박해 촉박한 9월 모의고사보다는 6월 모의고사를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유형 및 과목 선택을 확정지어 두면 다른 수험생들보다 긴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해당 과목을 공부할 수 있다. >>고3·재수생 모두 응시 사실 6월 모의고사는 현재 고3 수험생들에게는 좌절감을 안길 가능성이 짙다. 이전 모의고사와 달리 장수생, 검정고시 졸업생 등 경험이 많아 노련한(?) 학교 밖 수험생들까지 모두 응시하면서 어느 정도 성적 하락을 맛보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에 수능과 같은 조건인 평가에서 성적이 떨어졌으니 학생과 학부모 모두 초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기에만 연연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남은 기간 학습 전략을 위한 정확한 판단 근거라고 생각하는 게 건설적이다. 또 대입 전형 역시 다양화된 만큼 이를 근거로 수시, 정시 전략을 다시 따져보고 공고히 하는 게 좋다.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EBS 방송 교재와 70% 정도를 연계해 출제한다’는 게 교육과정평가원의 입장이다. 6월 모의고사 역시 이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상위권 수험생이라면 EBS 교재와 연계된 70% 부분 외에 특히 시험의 난이도를 좌우하는 나머지 30% 문항의 성격도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신유형 문제가 많이 출제돼 몇 년 시험 준비를 더한 장수생들도 유불리를 따지기 힘든 영역이다. 6월 모의고사의 신유형 문제는 수능에서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오답 노트 등에 별도로 정리해 익숙해지도록 연습하는 것도 방법이다. 6월 모의고사 이후에는 전체적으로 전 과목 학습 전략을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각 영역별 학습 중요도 순서를 다시 정해보고, 특히 남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할 영역은 무엇인지도 따져보자. 하위권 학생들도 아직 특정 영역을 전부 포기하기보다는 미약한 영역 내에서도 자신이 강점과 약점을 가진 문제 유형, 단원 등을 파악해 남은 기간 동안 약점을 보완하도록 하자. >>유리한 전형 선택 기준 더불어 6월 모의고사는 입시 전략의 바로미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6월 평가 성적과 학생부 성적을 꼼꼼히 분석한 뒤 어느 쪽이 유리한지 보고 수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6월 모의고사 성적으로 미뤄보건대 수능 성적이 학생부 성적보다 우수할 것 같다면 정시 중심으로 입시 전략을 짜야 한다. 반대로 학생부 성적이 수능보다 나을 것으로 보이면 수시 지원을 검토하고, 그 가운데서도 논술·학생부·적성평가 중심 등 어떤 전형이 적합한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수시 모집은 최근 경쟁률이 치열해지는 데다 각종 서류 등 준비할 것이 많은 만큼 치밀한 준비를 요구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