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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억 어떻게 구하나”… 전세대출까지 막힌 둔촌주공 발동동

    “10억 어떻게 구하나”… 전세대출까지 막힌 둔촌주공 발동동

    은행마다 조건 달라 입주자 대혼란전세 문의 쏟아지고 매물도 1422건“잔금 못 치르면 집값 떨어질 수도”금감원 “실수요 제약없게 하겠다” 4일 오후 서울 강동구의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주변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유리창 앞엔 전세 매물을 알리는 게시물이 빽빽이 붙어 있었다. 22~25평(전용 49~59㎡)이 6억~7억원대, 34평(84㎡)은 9억~10억원, 43평(109㎡)대부터는 11억~13억원대로 전세 시세가 형성돼 있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오는 11월 말 입주를 앞두고 잔금을 치르지 못하게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만 2000여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로 입주 예정자 중에는 전세 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려 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가계대출을 줄이려는 은행들이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까지 제한하면서 일부 세입자들이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이날 만난 공인중개사 이모씨는 “계약한 분들 중에 전세를 내놓은 분들이 많은데 은행에서 전세대출 승인이 안 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문의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4평 기준 약 13억원으로,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초기 계약금 20%를 제외하고 중도금과 잔금 등 11억원 이상 필요하다. 통상 중도금은 입주 시 주택담보대출로 전환되는데, 이 지역은 담보인정비율(LTV) 70%가 적용돼 산술적으로는 최대 9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문제는 잔금이 부족해 일단 전세를 준 뒤 전세 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려 했던 사람들이다. 중도금을 내고도 잔금과 취득세 등을 합해 최소 2억~3억원가량이 더 필요한데, 은행들이 ‘갭투자’에 해당하는 전세에 대해선 대출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이들이 자금을 융통할 길이 막히게 된 것이다. 현재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해선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에서는 전세대출 실행 당일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는 주택에 대해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다. 분양가 자체가 높다 보니 이런 계약자들이 적지 않다는 게 시장의 목소리다.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라온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전세 매물은 1422건이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는 “애초에 전매(입주권을 되파는 것) 가능한 조건으로 분양을 시작했는데 입주를 앞두고 갑자기 전세대출이 막히면 10억원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현실적으로 몇이나 되겠느냐”며 “잔금을 못 치르면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가계대출 급증세를 안정화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인 만큼 한두 달 내에 조치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조건부 전세대출 규제를 10월 말까지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은행 실무자, 부동산 전문가들과 간담회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갭투자 등 투기 수요 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는 바람직하지만 대출 실수요까지 제약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 대출 심사 강화 조치 이전에 대출 신청을 했거나 주택 거래가 확인된 경우 고객과의 신뢰 차원에서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사설] 국민연금 개혁, 설득과 타협 속도 내야

    [사설] 국민연금 개혁, 설득과 타협 속도 내야

    정부가 27년 만에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2%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어제 내놨다. 핵심은 세대별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고 인구·경제 여건에 따라 연금 수급액을 자동 조정하는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하는 것이다. 노후 소득 강화보다는 재정안정성 유지에 방점이 찍혔다. 대신 부족한 노후자금을 메우기 위해 퇴직연금 도입을 큰 사업장부터 의무화하고, 개인연금 가입 확대를 유도한다. 2026년부터 기초연금도 월 40만원으로 인상한다. 하지만 소득대체율 42%는 지난해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시민평가단의 다수가 찬성했던 50% 상향 조정안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가 청년층의 부양 부담과 제도에 대한 불신을 줄이기 위해 세대별 차등 인상 제도를 담은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내년을 기준으로 50대는 매년 1.0% 포인트, 40대는 0.5% 포인트, 30대는 0.33% 포인트, 20대는 0.25% 포인트씩 보험료를 올리는 식이다. 청년층일수록 가장 오래 납부하고 늦게 받아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다. 다만 차등 인상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고, 같은 연령대라도 경제 사정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세대별 차등은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50대와 60대는 부모와 자식을 함께 부양해야 하는 ‘샌드위치세대’로서 부담이 클 수도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들을 보다 세밀하게 검토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하는 까닭이다. 연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자동안정장치도 노후 소득 보장성을 악화시킨다. 물론 출산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연금 수급자는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노인빈곤율이 40%에 육박하는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보장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국민연금 의무가입 기간도 59세에서 64세로 5년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한 상황을 고려하겠다는 것이지만, 이 역시 저임금 노동시장에 내몰린 측면이 없지 않다. 반드시 정년연장 논의와 함께 논의돼야 할 문제다. 이제 연금개혁의 성패는 국회로 넘어갔다. 정부는 어제 내놓은 소득대체율과 자동안정장치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설득 노력으로 국민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 국회, 특히 야당의 자세도 중요하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진정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기 바란다. 신속한 입법안 마련에도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 전남도, 서울·LA 특별전시로 세계화 속도

    전남도, 서울·LA 특별전시로 세계화 속도

    전라남도가 남도 수묵의 세계화를 위해 서울과 미국 LA에서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서울전시회는 ‘흘러가는 바람, 불어오는 물결’이란 주제로 5일부터 9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어 LA에서는 한인 축제 개막식인 26일부터 10월31일까지 LA 한국문화원에서 전시회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남도 수묵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준비됐다. 전남도립미술관이 소장한 허달재와 허준, 김천일 등 저명작가들의 수묵 작품이 전시와 함께 전통 수묵 작품과 채색이 깃든 수묵담채화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관람객이 수묵의 전통적 멋과 현대적 감각까지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도록 전시했다. 전남도는 그동안 홍콩,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해외 수묵 특별전시를 진행했다. 앞으로도 미국, 유럽 등으로 전시를 확대해 수묵의 세계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박우육 전남도 문화융성국장은 “이번 전시로 수묵의 세계화를 확산하고,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준비를 철저히 해 남도 전통 수묵을 새로운 케이(K)-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 뭉크의 첫번째 멘토 크리스티안 크로그 [으른들의 미술사]

    뭉크의 첫번째 멘토 크리스티안 크로그 [으른들의 미술사]

    <편집자 주> 지난 5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된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회가 폐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필자는 전시회 자문과 뭉크 관련 방송 출연 및 강연, 서적 출판을 준비를 하면서 뭉크와 관련된 많은 인연을 만날 수 있었다. 9월과 10월에는 뭉크 덕분에 알게 된 인연들, 사연들, 소식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노르웨이의 자연주의 화가 크리스티안 크로그(Christian Krohg·1852~1925)는 뭉크의 멘토로서 서로에게 고마운 인연이었다. 그들의 인연은 18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뭉크는 1881년에 오슬로 왕립미술디자인 학교에 입학했다. 아버지의 바람은 뭉크가 공과대학에 진학해 엔지니어로 사는 것이었다. 그러나 몸이 약한 뭉크는 자주 결석을 했고 곧 흥미를 잃었다. 그러나 쓱쓱 그려서 어떤 형체를 만들어 내는 드로잉은 꽤 재미있었다. 뭉크의 아버지는 미술대학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으나 몸이 약한 뭉크가 적응을 잘한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크로그와 뭉크의 ‘평행이론’뭉크는 실기 연습을 위해 친구 다섯 명과 함께 스튜디오를 임대했다. 그들이 임대한 스튜디오는 당시 막 지어진 신축 건물이었다. 그들은 건물색이 크림치즈 같다고 하여 ‘풀토스텐’이라 불렀다. 같은 건물에 크로그의 스튜디오가 있었다. 크로그는 신입생들이 스튜디오를 마련해 열심히 작업하는 모습을 기특하게 여겨 그들에게 무료로 강의를 해주거나 그림 지도를 해주었다. 크로그 덕분에 뭉크를 비롯한 다섯 명의 신입생들의 실력은 날로 늘었다. 크로그는 유난히 뭉크를 아꼈다. 왜냐하면 크로그는 외로워 보이는 뭉크에게서 어린 날의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다. 크로그와 뭉크는 고위 관료 출신의 아버지, 일찍 여읜 어머니, 누나의 죽음 마저 데자뷔처럼 닮아 있었다. 폐결핵으로 누나를 잃은 뭉크처럼 크로그도 페결핵으로 누나를 잃었으며, 그 역시 여덟 살에 어머니를 잃었다. 뭉크 어머니의 빈자리를 카렌 이모가 대신했듯이 크로그 어머니 빈자리는 고모가 대신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크로그가 마주한 슬픔, ‘생존을 위한 투쟁’크로그는 1881~1882년프랑스 파리에서 사실주의를 접하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882년 파리에서 돌아온 그는 풀토스텐에 스튜디오를 마련해 사실주의에 기반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크로그는 사회적 불평등이 야기한 모순들을 자주 그렸다. ‘생존을 위한 투쟁’은 빵을 배급받으려고 서로 밀고 밀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거리는 오슬로 최대 번화가인 카를 요한 거리 모습이다. 왼편에 빵 한 쪽을 배급받은 소년은 이미 기진맥진해 있다. 소년의 어머니는 빵 한 개로는 부족한 듯 빵을 얻기 위해 억척스레 싸운다. 하나 남은 빵을 서로 갖겠다고 아우성이다. 힘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저 멀리 동떨어져 있는 경찰은 방관자로서 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만 볼 뿐이다. 크로그는 카를 요한 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마주한 풍경에 슬픔을 느꼈고 가난한 자들의 생존 문제에 깊게 공감했다. 첫사랑에 실패한 남자 뭉크가 담은 거리뭉크는 1892년 ‘카를 요한 거리의 밤’을 그렸다. 이 작품은 뭉크가 첫사랑 밀리와 헤어진 후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해 카를 요한 거리를 배회하던 어느 날에 관한 것이다. 뭉크는 한 번쯤 우연히라도 밀리와 만나기를 꿈꿨다. 어느 날 뭉크는 밀리를 우연히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러나 뭉크는 다른 남자와 걷고 있는 밀리를 만난 순간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카를 요한 거리의 밤’은 외롭고, 두렵고, 무너지는 뭉크의 심정을 담은 작품이다. 그날 밤 뭉크는 불안함과 폐쇄공포, 광장공포, 대인 기피 증상으로 숨을 쉴 수 없었다. 뭉크는 쏟아지듯 걸어 나오는 사람들 틈에 있을 수 없었다. 뭉크는 저만치 홀로 떨어져 있었다. 카를 요한 거리에서 빵 한 쪽을 얻기 위한 생존경쟁을 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랑을 쫒다 끝내 절망감을 맛본 사내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러나 길 한 켠에 생존 경쟁에서 비껴난 이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비껴난 이는 같은 형상으로 그려졌다. 크로그의 그림들은 뭉크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쳤다.
  •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자연에서 생겨나는 건축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자연에서 생겨나는 건축

    야나기 무네요시는 일제강점기인 20세기 초반 활동한 일본의 미술평론가이자 공예운동가로, 특히 조선 예술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연구했다. 그는 조선의 미를 해석하고 설명하는 글을 많이 썼다. 그중 조선과 일본 공예가의 자세를 비교하며 두 나라 미학의 차이를 설명하는 내용이 있는데, 무척 인상적이다. “나무를 켜서 찻잔 받침대를 만든다 가정하면, 일본의 장인은 사용할 나무를 엄선하고 시간을 들여 충분히 건조하고 적합한 도구를 골라 날카롭게 연마한 다음, 최상품을 만들기 위해 꼼꼼하게 가공한다.” 조선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사정이 전혀 다른 것이다. 사정이 다르기보다 기분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그는 조선의 장인은 재료는 쉽게 손에 닿는 것을 고르고 도구 역시 그렇다고 말한다. “조선의 물건에서는 인간인지 자연인지 분명히 알 수 없는 것이 일을 한다…(중략)…좋고 나쁘고를 넘어선 경지에서 물건이 생겨나는 것이다. 만든다기보다는 생겨난다고 하는 편이 더욱 알맞다.”(‘조선과 그 예술’ 중에서) 만든다기보다는 ‘생겨나는’ 것이라는 정의가 무척 와닿는다. 얼핏 투박한 듯하지만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조선의 예술이 가지는 독특한 기준과 미학이 있어서이고, 그렇기에 정작 흉내를 내거나 넘어서기가 오히려 어렵다는 뜻이다. 충북 옥천의 이지당(二止堂)은 산과 강 사이 자연스레 솟아난 듯 아름다운 건축이다. 조선시대 의병장이자 학자인 조헌이 학생을 가르치고 지인들과 어울리던 곳으로, 송시열이 나중에 ‘이지당’이라 이름 붙였다. 특히 목재를 자연 형태 그대로 다듬어 세운 누마루는 그야말로 ‘생겨나는’ 건축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동안은 우리 스스로가 전통적인 역사와 예술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다. 너무 투박하고 심지어 무성의하다며 섣부르게 단정하고 깎아내리곤 했다. 그런 생각들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상식처럼 우리 사회에 팽배했고, ‘엽전의식’이라고 하기도 했다. 조선이, 아니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생각 혹은 미학은 아주 독특하다. 문화권을 공유하는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중국의 수도 북경과 일본 수도 교토 그리고 조선 수도 한양의 도시계획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수도는 정교한 기하학적인 질서로 길을 만들고 마을을 구성하고 집들을 정연하게 배열한다. 그 중심이나 그 끝점에는 중요한 시설들과 왕궁이 존재한다. 한양의 도시계획을 보면 그런 기하학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한양의 고지도는 마치 질서를 언어 속에 숨겨 놓은 자유로운 현대 시와도 같다. 지형을 건드리지 않고 도시를 만들다 보니 무언가 복잡한 선들이 교차하고 산과 길들이 서로 감싸고 돌고 있다. 물이 제 갈 길로 흐르고 골목이 도시 전체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다. 측량을 할 수 없어서, 기하학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 도시를 만든 게 아니다. 도시에 대한 생각과 자연에 대한 자세가 다른 것이다. 우리는 그런 자연스러움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고, 그것은 개념적인 규준이 아니라 ‘생겨난 듯’한 실제의 자연스러움이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에게는 그런 도시를 측정할 수 있는 자(尺)가 없었다. 아마 모든 분야의 전통 예술 또한 그랬을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자와 우리의 자는 무척 다르다. 게다가 현대에 와서 더더욱 측정할 도구 없이 서양식 교육에서 배운 자를 통해 우리의 전통을 재어 본다면 그 가치를 제대로 재지 못한 채 이상한 답이 나오거나 에러 메시지가 뜰 것이다. 우리가 설계한 ‘카사 가이아’(Casa Gaia)는 제주 김녕 바닷가에 지은 집이다. 코발트색 바다가 펼쳐지고 뒤로는 손등을 살짝 올린 것 같은 오름이 있다.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이라 ‘괴살메’라 부르는 오름이다. 한라산에서부터 흘러내린 땅이 바다로 들어가기 전 오름에서 잠시 머물다가 부드럽게 바다로 들어가는 곳에 집을 짓게 됐다. 건축이란 어차피 땅에 신세를 지는 일이다. 오랜 시간 바람과 햇빛만을 얹고 지내던 땅을 건드리고 그 위에 제법 무거운 구조물을 얹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땅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땅을 열겠다는 양해를 구하는 개토제를 지내고 이유를 설명하는 고유제를 지내기도 한다. 정성을 다한 다음 집을 앉히기 시작해서 최대한 바람길, 물길을 막아서지 않는 방법을 생각하고 반영해 나간다. 그런 행위가 우리 선조들이 집을 짓는 방식이다. 우리도 집을 지을 때마다 커다란 장비를 몰고 들어가 땅을 파헤치고 축대를 쌓으며 자연을 지배하려는 자세는 되도록 멀리했다. 김녕 읍내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는 땅은 읍내로 향하는 도로보다 4m 정도 아래 있었다. 그 길을 지날 때 집이 바다를 가리지 않고 멀리에 봉긋하게 솟은 오름과 부딪치지 않는 형태를 구상했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과 바다에서 올라오는 바람의 길을 막아서지 않는 부드러운 유선형의 형태를 구성하고 제주의 돌로 마감했더니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형태의 집이 들어서게 됐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독일 가곡의 정수, 한국 관객과 공유”

    “독일 가곡의 정수, 한국 관객과 공유”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 나그네’5일 롯데콘서트홀서 전곡 연주 “독일 최고의 문화 수출품이 가곡이에요. 그중에서도 슈베르트의 가곡은 시와 음악이 조화를 이룬 가장 완벽한 형태의 예술입니다. 한국 관객에게 독일 가곡의 정수를 잘 전달해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20세기 최고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1925~2012)의 뒤를 잇는 독일 가곡 스페셜리스트 베냐민 아플(42)이 처음 한국을 찾았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첫 음악 프로젝트 ‘여름에 만나는 겨울 나그네’ 무대를 위해서다. 바리톤 아플은 실연의 아픔으로 방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 24곡 전곡을 연주한다. 3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아플은 “‘겨울 나그네’의 주인공은 자신 안의 가장 밑바닥 감정까지 들여다보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며 “내면으로의 여행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가능하고, 그렇기에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아플은 경영학을 전공하고 은행원으로 근무하다 20대 중반 뒤늦게 음악에 뛰어들었다. 2009년 오스트리아 마스터클래스 오디션에서 피셔디스카우를 처음 만난 뒤 2012년 사망할 때까지 그의 베를린 집에서 개인 수업을 받아 ‘피셔디스카우의 마지막 제자’라는 호칭을 얻었다. 아플은 “피셔디스카우는 음악을 전달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을 창조한 사람”이라며 “그를 만난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라고 강조했다. “관객의 30~40%만 공감해도 성공한 연주회라고 생각해요. 열린 마음과 열린 귀로 편안하게 연주를 즐기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는 그가 한국 관객에게 전하는 바람이다.
  • “대법원장 추천 뒤 野 압축”… 野5당 ‘특검 절충안’으로 한동훈 압박

    “대법원장 추천 뒤 野 압축”… 野5당 ‘특검 절충안’으로 한동훈 압박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이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고 야당이 ‘특검 재추천 요구권’(비토권)을 갖는 네 번째 ‘채상병특검법’을 3일 발의했다. 기존의 특검법과 비교해 특검 추천권자를 야당에서 대법원장으로 바꿨지만 특검 결정권은 여전히 야당이 갖는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대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야당 의원 185명이 이름을 올린 채상병특검법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대법원장이 특별검사 후보 4명을 추천하면 야당 교섭단체(민주당)와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후보를 압축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내용이다. 특히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이 부적절하면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이 주장했던 ‘제보 공작’ 의혹은 포함하지 않았다. 야당은 네 번째로 내놓은 채상병특검법을 이달 내 처리할 계획이다. 이번 특검법안은 지난달 8일 수사 대상에 김건희 여사를 추가한 민주당의 세 번째 채상병특검법과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병합 심리한다. 앞선 2개의 채상병특검법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재표결 끝에 부결·폐기된 바 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채상병특검법을 또다시 발의했다”며 “형식은 3자 추천이라 하지만 사실상 야당이 재추천 요구권을 갖고 입맛대로 특검을 고르겠다는 ‘야당 셀프 특검’”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미진할 경우 그때 특검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민주당의 반복되는 특검법 발의를 탄핵 명분을 위한 정쟁용 공세로 본다. 한동훈 대표도 이날 경북 구미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특검법에 대해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게 별로 없더라”고 했다. 민주당이 특검법에 자신이 주장한 ‘대법원장의 특검 추천’을 명시했지만 야당의 비토권을 넣은 데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힌 셈이다. 다만 그는 “(당내 여론 수렴을 거쳐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제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에 도돌이표처럼 채상병특검법 처리가 막히는 상황 속에 민주당의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특검을 계속 발의해도 실효성에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지지자들의 바람도 있고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한 대표가 민주당의 특검법안 제출 압박에 따라 실제 발의한다면 민주당도 이번에 내놓은 네 번째 특검법을 전제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 [단독] 혈세 95억 삼킨 ‘空空앱’

    [단독] 혈세 95억 삼킨 ‘空空앱’

    인천 개항장의 과거 모습을 재현했다는 ‘인천e지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옛 풍경이 재생된다. AR이라더니 화면은 조악해 현실감이 없고 애니메이션처럼 부자연스럽다. 관광 명소를 설명하는 인물들의 움직임도 삐걱댄다. 코로나19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 AR을 활용한 이 앱은 2021년 개발됐지만 지난해까지 2년간 다운로드 수는 6131회에 불과했다. 앱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데 혈세 6억 8000만원을 썼지만 지금은 누구도 찾지 않는 ‘골칫덩이’가 됐다.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서 만든 이른바 ‘공공앱’ 5개 중 1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자의 외면 등으로 ‘폐기’ 권고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행에 휩쓸려 너도나도 개발에 나섰다가 지금은 인기가 시든 ‘AR 관광앱’부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내놓은 ‘안심 서비스앱’ 등이 있다. 앱을 개발하려면 적잖은 비용이 드는 데다 한번 만들면 보수와 관리를 위한 유지비도 상당하다. 제작 단계부터 철저한 수요 조사 등을 거쳐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일 서울신문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행정안전부의 ‘2023년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673개 가운데 폐기 권고가 내려진 공공앱은 126개로 집계됐다. 혈세를 들여 만든 앱 가운데 19%는 계속 유지되는 것보다 사라지는 게 오히려 더 낫다는 판단을 받은 것이다. 쓸모가 없어지거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앱을 사용하는 이가 없다는 게 외면의 주된 원인이다. 폐기 권고를 받은 앱 126개를 개발하는 데 쓴 돈은 모두 95억원에 달한다. 당장 누적 다운로드 수만 놓고 봐도 1000회를 넘지 못하는 앱이 57개로 전체의 8.5%나 된다. 다운로드 수가 1000회 미만이면 사실상 앱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특히 100회가 채 안 되는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도 2개나 있었다. 부산 수영구의 미세먼지 알림은 2021년 개발된 이후 73회,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난 어디에서든 잘살 수 있어’라는 AR 콘텐츠도 2021년 개발된 이후 76회 다운로드된 것으로 파악됐다. 앱을 개발한 개발자나 관계자들 외에 사실상 일반 수요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관광과 AR을 결합한 앱은 특히 이용률이 저조했다. 새로운 명소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거나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것 외에 특색 있는 경험을 주지 않는 이상 사용자의 외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련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적게는 200회, 많아도 1만 5000회 수준이었다. 불필요한 앱이어도 매년 유지보수비는 들어간다. 효과 없는 앱에 세금이 꼬박꼬박 투입돼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에서 만든 ‘AR대구근대골목투어’ 앱은 국비와 시비를 합쳐 1억원이 투입됐다. 지금도 지자체 차원에서 유지보수비로 연간 940만 5000원을 쓴다. 지자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끝나고서는 비대면보다 일반 투어를 선호해 활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운로드 1000회 미만 앱 57개2개 앱은 이용자 100명도 안 돼사실상 관계자들만 다운로드억대 개발비에 유지비도 부담국립공원공단에서 만든 공원 등을 AR로 소개하는 앱은 곧 사라질 예정이다. 공단에서는 오는 11월 국립공원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긴 앱을 출시하며 기존 앱은 정리할 방침이다. 새로운 앱에는 또다시 2억 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범죄 예방을 위해 개발된 앱 가운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난 4월 선보인 ‘온라인 그루밍 안심’ 앱은 3개월간 다운로드가 636회에 그쳤다. 실질적인 피해 접수는 5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피해 접수가 저조한 이유는 해당 앱이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설계돼서다. 이 앱을 실행해 둔 상태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기미가 보이면 캡처해 신고할 수 있다.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 상담이 필요하면 상담기관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캡처 기능을 차단해 놓은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캡처가 불가능하다. 또 캡처 기능 외에 온라인 그루밍을 예방하거나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기능 등은 탑재돼 있지 않다. 박찬걸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휴대전화에 있는 캡처 기능을 이용해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며 “별다른 효과가 없는 앱”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지자체에서 비슷한 용도로 우후죽순 앱을 만드는 바람에 예산과 인력이 낭비된 경우도 있다. 귀갓길에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관제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심귀가서비스’ 앱, 노년 1인 가구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연락이 가는 ‘고독사 예방’ 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안전 서비스 관련 앱 40여개 중 80% 정도는 폐기나 개선 권고를 받았다. 누적 다운로드 수를 놓고 봐도 1000회가 채 안 되는 경우가 10개를 넘는다. ‘보령시 안심귀가’ 앱은 개발에 들어간 예산만 1억 5000만원이고 유지관리에 연간 약 1400만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2016년부터 실제 앱을 통해 구조된 경우는 단 1건도 없다. 노년층 1인 가구 고독사 방지를 위해 개발된 ‘달성 안심 서비스’ 앱 역시 실제 예방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안전 서비스 관련 앱은 전국적인 통합 앱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범죄와 안전사고 예방이 지자체 경계선을 구분해서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행안부 등에서 통합해 하나의 앱을 만들고 위급 상황에 대한 대응은 지자체별로 하도록 업무 분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서비스앱 40개 우후죽순80%는 폐기나 개선 권고받아“사전조사도 없는 보여주기식”“부처 간 협의로 중복 앱 막아야”용 의원은 “중복·유사 서비스는 계획 수립 단계부터 시정하거나 정부 간 통합 개발하도록 사전 협의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불필요한 공공앱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전국에 있는 공공앱을 평가해 유지, 개선, 폐기 여부를 결정한다. 기준 점수인 60점에 못 미치면 폐기 판정이 내려지지만 앱 운영기관에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쓸모없는 앱이라고 판단돼도 지자체가 욕심을 내면 유지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새로운 앱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남태우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적은 예산으로 공공앱 하나를 만들면 성과처럼 비치기 때문에 일종의 ‘보여주기식’으로 사전 조사 없이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폐기나 개선 권고 이후 추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안부의 결정을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지해 주민들이 해당 앱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알게 해 자체적으로 개선 의지를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세금 95억원 들였는데...‘폐기’ 권고 받은 앱 무더기

    세금 95억원 들였는데...‘폐기’ 권고 받은 앱 무더기

    ‘폐기’ 권고 받은 공공앱 126개누적 앱 개발비 합하면 95억유행 지난 ‘AR 앱’부터 우후죽순 선보인 ‘안심서비스’까지“일종의 ‘보여주기식’으로 만들어” 공공앱 673개 가운데 126개 폐기 권고인천 개항장의 과거 모습을 재현했다는 ‘인천e지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옛 풍경이 재생된다. AR이라더니 화면은 조악해 현실감이 없고 애니메이션처럼 부자연스럽다. 관광 명소를 설명하는 인물들의 움직임도 삐걱댄다. 코로나19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 AR을 활용한 이 앱은 2021년 개발됐지만 지난해까지 2년간 다운로드 수는 6131회에 불과했다. 앱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데 혈세 6억 8000만원을 썼지만 지금은 누구도 찾지 않는 ‘골칫덩이’가 됐다.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서 만든 이른바 ‘공공앱’ 5개 중 1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사용자의 외면 등으로 ‘폐기’ 권고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행에 휩쓸려 너도나도 개발에 나섰다가 지금은 인기가 시든 ‘AR 관광앱’부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내놓은 ‘안심 서비스앱’ 등이 있다. 앱을 개발하려면 적잖은 비용이 드는 데다 한번 만들면 보수와 관리를 위한 유지비도 상당하다. 제작 단계부터 철저한 수요 조사 등을 거쳐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일 서울신문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행정안전부의 ‘2023년 공공앱 성과측정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673개 가운데 폐기 권고가 내려진 공공앱은 126개로 집계됐다. 혈세를 들여 만든 앱 가운데 19%는 계속 유지되는 것보다 사라지는 게 오히려 더 낫다는 판단을 받은 것이다. 쓸모가 없어지거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앱을 사용하는 이가 없다는 게 외면의 주된 원인이다. 폐기 권고를 받은 앱 126개를 개발하는 데 쓴 돈은 모두 95억원에 달한다. 유행지난 ‘AR 관광앱’은 골칫거리로당장 누적 다운로드 수만 놓고 봐도 1000회를 넘지 못하는 앱이 57개로 전체의 8.5%나 된다. 다운로드 수가 1000회 미만이면 사실상 앱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특히 100회가 채 안 되는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도 2개나 있었다. 부산 수영구의 미세먼지 알림은 2021년 개발된 이후 73회,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난 어디에서든 잘살 수 있어’라는 AR 콘텐츠도 2021년 개발된 이후 76회 다운로드된 것으로 파악됐다. 앱을 개발한 개발자나 관계자들 외에 사실상 일반 수요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관광과 AR을 결합한 앱은 특히 이용률이 저조했다. 새로운 명소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거나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것 외에 특색 있는 경험을 주지 않는 이상 사용자의 외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련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적게는 200회, 많아도 1만 5000회 수준이었다. 불필요한 앱이어도 매년 유지보수비는 들어간다. 효과 없는 앱에 세금이 꼬박꼬박 투입돼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에서 만든 ‘AR대구근대골목투어’ 앱은 국비와 시비를 합쳐 1억원이 투입됐다. 지금도 지자체 차원에서 유지보수비로 연간 940만 5000원을 쓴다. 지자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끝나고서는 비대면보다 일반 투어를 선호해 활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공단에서 만든 공원 등을 AR로 소개하는 앱은 곧 사라질 예정이다. 공단에서는 오는 11월 국립공원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긴 앱을 출시하며 기존 앱은 정리할 방침이다. 새로운 앱에는 또다시 2억 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온라인 그루밍 안심’ 앱은 제 기능 못해범죄 예방을 위해 개발된 앱 가운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난 4월 선보인 ‘온라인 그루밍 안심’ 앱은 3개월간 다운로드가 636회에 그쳤다. 실질적인 피해 접수는 5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피해 접수가 저조한 이유는 해당 앱이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설계돼서다. 이 앱을 실행해 둔 상태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기미가 보이면 캡처해 신고할 수 있다.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 상담이 필요하면 상담기관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캡처 기능을 차단해 놓은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캡처가 불가능하다. 또 캡처 기능 외에 온라인 그루밍을 예방하거나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기능 등은 탑재돼 있지 않다. 박찬걸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휴대전화에 있는 캡처 기능을 이용해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며 “별다른 효과가 없는 앱”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지자체에서 비슷한 용도로 우후죽순 앱을 만드는 바람에 예산과 인력이 낭비된 경우도 있다. 귀갓길에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관제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심귀가서비스’ 앱, 노년 1인 가구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연락이 가는 ‘고독사 예방’ 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안전 서비스 관련 앱 40여개 중 80% 정도는 폐기나 개선 권고를 받았다. 누적 다운로드 수를 놓고 봐도 1000회가 채 안 되는 경우가 10개를 넘는다. ‘보령시 안심귀가’ 앱은 개발에 들어간 예산만 1억 5000만원이고 유지관리에 연간 약 1400만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2016년부터 실제 앱을 통해 구조된 경우는 단 1건도 없다. 노년층 1인 가구 고독사 방지를 위해 개발된 ‘달성 안심 서비스’ 앱 역시 실제 예방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안전 서비스 관련 앱은 전국적인 통합 앱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범죄와 안전사고 예방이 지자체 경계선을 구분해서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행안부 등에서 통합해 하나의 앱을 만들고 위급 상황에 대한 대응은 지자체별로 하도록 업무 분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 의원은 “중복·유사 서비스는 계획 수립 단계부터 시정하거나 정부 간 통합 개발하도록 사전 협의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불필요한 공공앱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전국에 있는 공공앱을 평가해 유지, 개선, 폐기 여부를 결정한다. 기준 점수인 60점에 못 미치면 폐기 판정이 내려지지만 앱 운영기관에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쓸모없는 앱이라고 판단돼도 지자체가 욕심을 내면 유지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새로운 앱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남태우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적은 예산으로 공공앱 하나를 만들면 성과처럼 비치기 때문에 일종의 ‘보여주기식’으로 사전 조사 없이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폐기나 개선 권고 이후 추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안부의 결정을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홈페이지에 공지해 주민들이 해당 앱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알게 해 자체적으로 개선 의지를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법원장 추천 뒤 野 압축”…野5당 ‘특검 절충안’으로 한동훈 압박

    “대법원장 추천 뒤 野 압축”…野5당 ‘특검 절충안’으로 한동훈 압박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이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고 야당이 ‘특검 재추천 요구권’(비토권)을 갖는 네 번째 ‘채상병특검법’을 3일 발의했다. 기존의 특검법과 비교해 특검 추천권자를 야당에서 대법원장으로 바꿨지만, 특검 결정권은 여전히 야당이 갖는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대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야당 의원 185명이 이름을 올린 채상병특검법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대법원장이 특별검사 후보 4명을 추천하면 야당 교섭단체(민주당)와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후보를 압축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내용이다. 특히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이 부적절하면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이 주장했던 ‘제보 공작’ 의혹은 포함하지 않았다. 야당은 네 번째로 내놓은 채상병특검법을 이달 내 처리할 계획이다. 이번 특검법안은 지난달 8일 수사 대상에 김건희 여사를 추가한 민주당의 세 번째 채상병특검법과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병합심리한다. 앞선 2개의 채상병특검법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재표결 끝에 부결·폐기된 바 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채상병특검법을 또다시 발의했다”며 “형식은 3자 추천이라 하지만 사실상 야당이 재추천 요구권을 갖고 입맛대로 특검을 고르겠다는 ‘야당 셀프 특검’”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공수처 수사가 미진할 경우 그때 특검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민주당의 반복되는 특검법 발의를 탄핵 명분을 위한 정쟁용 공세로 본다. 한 대표도 이날 경북 구미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특검법에 대해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게 별로 없더라”고 했다. 민주당이 특검법에 자신이 주장한 ‘대법원장의 특검 추천’을 명시했지만, 야당의 비토권을 넣은 데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힌 셈이다. 다만 그는 “(당내 여론 수렴을 거쳐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제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에 도돌이표처럼 채상병특검법 처리가 막히는 상황 속에 민주당의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특검을 계속 발의해도 실효성에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지지자들의 바람도 있고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했다. 만일 한 대표가 민주당의 특검법안 제출 압박에 따라 실제 발의한다면, 민주당도 이번에 내놓은 네 번째 특검법을 전제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 “‘저출산’과 ‘저출생’ 중 하나는 페미 용어?”…100만 유튜버 결국 사과

    “‘저출산’과 ‘저출생’ 중 하나는 페미 용어?”…100만 유튜버 결국 사과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과학 유튜버가 영상에서 ‘저출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일부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튜버 ‘과학드림’은 지난 30일 자신의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얘기할 때 굉장히 많이 언급되는 동물 실험이 있다”며 ‘유니버스25(Universe25)’라는 이름의 실험을 소개했다. 미국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존 칼훈이 1960년대 진행한 이 설치류 실험은 이상적인 생존 환경을 조성해 놓고 개체수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천적을 제거하고 먹이를 무한정 공급하는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었음에도 수용 가능한만큼 개체수가 늘지 않았고, 일정 시점 이후에는 오히려 감소하기 시작해 0까지 떨어졌다는게 관찰의 결과다. 강한 수컷과 경쟁에서 도태된 수컷이 나뉘면서 우리 내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짝짓기를 하지 않거나 새끼를 돌보지 않는 이상 행동이 늘어난게 파국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과학드림은 “선진국의 저출생 현상, 특히 현재 한국 사회가 이 실험과 너무 비슷한게 아니냐는 의견이 굉장히 많다”며 “짝짓기에 참여하지 않는 쥐들, 새끼를 낳지 않는 쥐들이 비혼·딩크족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영상이 게시되고 과학드림이 사용한 저출생이라는 용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저출생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들이 쓰는 단어다’, ‘페미(니스트) 단체에서 쓰는 용어를 왜 사용하냐’ 등의 의견이 쏟아진 것이다. 저출생 대신 ‘저출산’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과학드림은 댓글창을 통해 “저는 이 두 단어가 이렇게 논란이 되는 단어인 줄 몰랐다. 저출생이란 단어가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특정 여성 단체를 지지하지도 않고, 어떤 정치적 의도를 내포한 것도 아니다. 예전에 흘려 봤던 기사 중에 대통령실에서 저출생이라고 표현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고, 그때 그냥 ‘아 요즘엔 저출산이 아니라 저출생이라고 하는구나’ 정도로 인식하고 사용했다. 어쨌든 두 단어의 옳고 그름을 떠나, 논란 중인 부분이 있었다면 다른 표현을 쓰거나 단어를 선택하는 데 있어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제도·정부 조직 등에선 ‘저출생’으로 바뀌는 추세출산 VS 출생, 학술적·정책적으로 구분해 사용해야 이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젠더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드러낸다. 저출생은 서울시가 지난 2018년부터 저출산을 대체해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다.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게 인구 문제의 원인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저출산 대신 가치 중립적인 저출생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부는 저출생이라는 단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게 박원순 전(前) 서울시장과 여성단체들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왜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던 단어를 여성단체들 때문에 바꿔야 하냐”는 반발이다. 이전까지 주요 법·제도·정책과 정부 조직 명칭에는 저출산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저출생으로 점차 바뀌는 추세다. 대통령실은 지난 7월 ‘저출생대응수석’이라는 직제를 신설했다. 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내놓은 정책도 모두 ‘저출생 공약’이었으니 용어에 정치적인 편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학술적·정책적으로 출산과 출생이라는 단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있다. 통계 지표가 대표적인 예다. 가임기 여성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란 지표에는 출산이란 표현이 그대로 사용된다. 반면 1년간의 총 출생아수를 전체 인구로 나눈 수치를 말하는 지표는 ‘조출생률’로 표현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산은 여성의 입장에서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를 고려했을 때 쓰는 용어고, 저출생은 학교, 군대 문제 등 출생아 감소로 인한 인구 변동에 어떻게 정책적으로 대응할지 고민할 때 필요한 개념”이라면서 두 개념이 다름을 강조했다. 김인선 부산대 여성연구소 교수도 “저출산과 저출생이 혼재돼 쓰이고 있지만 의미와 맥락을 따져 그에 맞는 용어를 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임규호 서울시의원 “민생경제 활성화, 먹자골목 상권부터 시작되도록 물꼬 터야”

    임규호 서울시의원 “민생경제 활성화, 먹자골목 상권부터 시작되도록 물꼬 터야”

    서울 동북권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상봉먹자골목에 고객센터가 유치된다. 고객센터에는 이용객 쉼터, 주민 공유공간 등을 마련한다. 상봉먹자골목형상점가 상인회는 이를 통해 방문 고객들의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임규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2)은 “멋과 맛이 함께하는 상봉먹자골목은 지역 상권을 선도하고 있는 곳으로, 이곳을 통한 지역 경제 유발효과가 매년 성장하고 있다”라며 “이번 고객센터 조성을 통해 방문객과 상인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임 의원은 “상봉먹자골목이 골목형상점가로 승인받은 후 수십억원 상당의 프로젝트를 통해 간판개선, 도로정비, 경관조성 등을 일궈왔다. 특히, 주민과 상인회 간 MOU 체결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모은 만큼 앞으로도 거점지역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상봉먹자골목은 2022년 골목형상점가로 등록됐다. 골목형상점가는 2000㎡ 이내 면적에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가 30개 이상 밀집한 구역을 지정해 전통시장과 유사한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되면 전통시장법에 따라 전통시장, 상점가에 준하는 지원을 받는다.
  • “독일 가곡의 정수, 한국 관객에게 잘 전하고파”… ‘겨울 나그네’로 처음 내한한 바리톤 벤야민 아플

    “독일 가곡의 정수, 한국 관객에게 잘 전하고파”… ‘겨울 나그네’로 처음 내한한 바리톤 벤야민 아플

    “독일 최고의 문화수출품이 가곡이에요. 그중에서도 슈베르트의 가곡은 시와 음악이 조화를 이룬 가장 완벽한 형태의 예술입니다. 한국 관객에게 독일 가곡의 정수를 잘 전달해 그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20세기 최고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1925~2012)의 뒤를 잇는 독일 가곡 스페셜리스트 벤야민 아플(42)이 처음 한국을 찾았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오는 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첫 음악 프로젝트 ‘여름에 만나는 겨울 나그네’ 무대를 위해서다. 바리톤 아플은 실연의 아픔으로 방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 24곡 전곡을 연주한다. 3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아플은 “‘겨울 나그네’의 주인공은 자신 안의 가장 밑바닥 감정까지 들여다보는 용기 있는 사람”이라며 “내면으로의 여행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가능하고, 그렇기에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아플은 2012년 독일 슈베르트협회의 ‘독일 슈베르트상’, 2018년 프랑스 클래식음악상 오르페 도르가 최고의 독일 가곡 가수에게 주는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상’을 수상했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와도 인연이 깊다. 2022년 영국 BBC와 함께 ‘겨울 나그네’ 전곡 연주와 인터뷰로 구성된 영화 프로젝트 ‘겨울 기행’을 촬영했고, 같은 해 ‘겨울 나그네’ 앨범을 발표했다. 아플은 경영학을 전공하고 은행원으로 근무하다 20대 중반 뒤늦게 음악에 뛰어들었다. 2009년 오스트리아 마스터클래스 오디션에서 피셔 디스카우를 처음 만난 뒤 2012년 사망할 때까지 그의 베를린 집에서 개인 수업을 받아 ‘피셔 디스카우의 마지막 제자’라는 호칭을 얻었다. 아플은 “피셔 디스카우는 음악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을 창조하는 분”이라며 “그를 만난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라고 강조했다. “관객의 30~40%만 공감해도 성공한 연주회라고 생각해요. 열린 마음과 열린 귀로 편안하게 연주를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는 그가 한국 관객에게 전하는 바람이다. 한편 이번 공연은 지난 10년간 문화예술분야에서 미술과 문학 장르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온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클래식 음악으로 보폭을 넓히는 신호탄이다. 백수미 재단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성악 공연은 오페라 아리아나 유명 가수의 리사이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순수한 예술성을 지닌 독일 가곡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음악을 소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결혼해야 한다” 20년새 절반 ‘뚝’…“경험 못한 고령화 사회될 것”

    “결혼해야 한다” 20년새 절반 ‘뚝’…“경험 못한 고령화 사회될 것”

    한국이 머지않아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사회를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주관한 2024년 제1차 한일중 인구포럼이 3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저출생 전문가들이 저출생 관련 3국의 청년세대 인식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 발표는 이상림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모리이즈미 리에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도우 양 중국사회과학원 인구 및 노동경제연구소장이 각각 진행했다. “결혼 부정은 아냐…저출산 정책 필요한 이유”이상림 연구원이 인용한 데이터를 보면 ‘결혼을 해야 한다’ 또는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한국의 미혼 남성의 비율은 1998년 75.5%에서 2022년 39.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여성은 52.1%에서 23.5%로 더 크게 감소했다. 결혼을 부정하는 비율도 점차 증가했지만 2022년에도 남성은 10%대 이내, 여성은 10% 수준에 머물렀다. 이 연구원은 “청년세대에서 결혼에 찬성하는 비율은 낮아졌지만 결혼 부정은 아니다”라며 “저출산 정책이 왜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짚었다. 또한 이 연구원은 “30년 안에 한국의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빠른 고령화는 가까운 미래에 사회 전반에 걸쳐 경험하지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이었다. 직전 해(0.78명)보다 0.06명 줄며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임신·분만·모자 보건 위주에서 젠더(성 역할)·노동·주거·교육을 중심으로 개선해왔다. 이 연구원은 “정책은 여전히 정부의 복지 서비스 지원 사업 위주로 구성됐다”며 “서비스, 현금 지원 중심의 사업들만 나열하고 저출산을 비용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출산은 다층적 경험과 사회구조가 쌓여 만들어진 문제로 청년의 인식과 경험, 미래 기대를 다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저출산 위기의 구조를 넓게 이해하고, 새로운 데이터의 구축과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도 결혼·출산 줄고 비혼·무자녀 늘어”이날 함께 발표에 나선 모리이즈미 연구원도 일본 현지의 비슷한 사정을 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합계출산율은 1.20명으로 194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16년부터 8년째 감소 중이다. 모리이즈미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지지가 급속히 줄었고, 비혼이나 무자녀, 이혼, 워킹맘 등 기존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온 생활방식도 허용되고 있다”며 “20∼30대 젊은 세대는 아이를 가지려는 동기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쉬운 맞벌이·공동육아 사회 구축의 방향성은 젊은 세대의 의식과도 맞아 떨어져 향후 추진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젠더 의식이나 결혼·출산에 관련된 사회 규범의 변화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정책에 ‘저출산 대책’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미혼 남녀는 ‘결혼이나 육아가 그만큼 지원이 필요한 힘든 일’이라고 생각할 위험도 있다”며 “정책을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인구 감소 가속화 전망…출산 장려 지출 늘려야”도우 연구소장에 따르면 중국의 총 인구는 2021년 정점을 찍었고 이후 마이너스 성장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총 인구 규모 감소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도우 연구소장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의 총 인구 규모는 2030년 13억 9100만명, 2040년 13억 4200만명, 2050년 12억 7100만명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우 양 연구소장은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공공 지출을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OECD 국가의 경우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평균 공공 지출은 GDP의 2.3%를 차지한다. 정책의 효과가 가장 큰 북유럽 국가에서는 그 비중이 훨씬 높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공공 지출 수준이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며 “아직 중상위 소득 국가이지만 공공 지출을 늘릴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희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인구 위기 해결을 위해 직접적 당사자인 2030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일본과 중국의 사례를 참고해 필요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자연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악 소리, 곡성 동악산 산행길 [두시기행문]

    자연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악 소리, 곡성 동악산 산행길 [두시기행문]

    전남 곡성군 북쪽에 있는 동악산(動樂山·736.8m)은 곡성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원효대사가 동악산 최고봉인 성출봉 아래 길상암을 짓고 수행하던 중 성출봉과 16아라한이 굽어보는 꿈을 꾼 뒤 정상에 올라가보니 1척 남짓한 아라한(阿羅漢·불교 수행자 중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 석상들이 솟아났다고 전해진다. 이후 원효대사가 열일곱 차례 성출봉을 오르내리면서 석상들을 길상암에 모셨고, 독경을 할때 마다 천상에서 음악이 들리며 온 산에 퍼졌다 한다. 이로인해 ‘풍악이 울린다’라는 의미에서 동악산으로 불리게 됐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림사이후 신라 무열왕 7년(660년) 때 원효대사가 화엄사로부터 이주하면서 동악산 아래 도림사를 창건했다. 처음에는 신덕왕후가 행차한 곳의 절이라는 의미로 신덕사라 불리었으나 도를 닦는 승려들의 수풀처럼 모이는 곳이라 하여 도림사로 바뀌었다. 동악산 남쪽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도림사 계곡은 폭포와 노송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도림사계곡은 지방 기념물 101호로 지정됐다. 깊은 골짜기와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 산세들과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반석들이 있어 예부터 풍류객들의 많이 찾았다. 반석에는 옛 선현들의 문구가 음각되어 있어 그들의 풍류를 엿보고 그 위로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묘미가 있다. 반석 위에 흐르는 맑은 계곡계곡 정상 부근에는 전망이 좋아 쉬어 간다는 높이 40m, 넓이 30평에 달하는 신선바위가 절경을 만들고 있다. 크게 두 산덩어리가 남북으로 놓여 있는 동악산에는 그 두 산을 가르는 배넘이재가 있고 북봉에 동악산, 남봉에는 형제봉이라 표기해 놓았다. 다만 형제봉으로 등산로가 잘 형성되어 있어 주봉은 형제봉으로 알려져 있다. 동악산의 인기코스는 도림사를 시작으로 배넘어재를 지나 정상에 이른 뒤 신선바위로 하산하는 코스로 왕복3시간 반정도 소요가 된다. 도림사 코스의 시작과 끝에는 도림사의 암반계류를 만날 수 있다. 누군가 새겨 놓은 이 음각은 암반계류의 절경마다 일곡(一曲)부터 구곡(九曲)까지 새겨 놓았는데, 세월의 풍파에 이기지 못해 깨지거나 도로확장 등의 명목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노송과 계곡이 만들어내는 절경도림사 입구 주차장 부근에 2곡,4곡,5곡 등의 곡 이름과 청류동, 단심대, 낙락대 등의 지명, 요완완초 음풍농월(樂山玩草吟風弄月)과 같은 시구, 아무개 장구처라 하며 자기 이름이나 호를 새긴 크고 작은 각자들은 마치 설악산의 비선대나 두타산 무릉계에서 처럼 발견할 수 있다. 시원한 계곡 바람과 함께 걷다 보면 암반과 어우러진 계곡의 멋과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동악산은 곡성 시내와 인접해 있어 약 10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움이 없고 인근의 관광지를 함께 방문하기 좋다. 특히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 등을 즐길 수 있는 섬진강 기차마을과 일출 전 물안개가 아름다운 섬진강 침실습지도 함께 방문하면 좋다. 다만 교통편이 많이 없어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 특별하게 실속 있게 마음을 전합니다

    특별하게 실속 있게 마음을 전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무더웠던 여름이 차츰 지나고 곧 추석이 다가옴을 느끼는 계절이다.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추석 선물에 관심이 높다. 하지만 마땅히 무엇을 선물해야 할지, 팍팍한 지갑 사정에 어느 정도 금액대가 적당한지 고민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최상위 선물세트 ‘엘프르미에’ 이들을 위해 유통·식품업계가 다양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품격을 내세우는 백화점에서는 고급 선물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새롭게 엄격한 기준을 거친 최상위 선물세트 ‘엘프르미에’ 라인을 내놓았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선물세트인 ‘5-스타’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20%가량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선물세트 판매 비중 증가에 따라 구이용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30% 정도 늘렸다. ●이마트·홈플러스 가성비 ‘짱’ 실속을 추구하고 가성비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에겐 대형마트가 제격이다. 사전 예약 기간에 선물을 구매하면 할인율이 크고, 구매 금액대별로 상품권이나 적립금을 받을 수 있어서다. 또한 구성 자체가 부담 없는 가격으로 이뤄진 경우도 많다. 이마트는 3만~4만원대 가공식품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 대비 20%, 롯데마트는 3만~8만원대 와인 2묶음 선물세트 물량을 약 30% 늘렸다. 홈플러스는 전체 선물세트의 68%를 3만원대 이하 실속형으로 준비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설 명절에 처음 선보인 ‘백설 육수에는 1분링 선물세트’가 합리적 가격과 실용성으로 인기를 끌자 이번 추석에 제품 투입량을 약 20배 늘렸다. 정관장의 ‘정관장 홍삼정’, 옻이랑의 ‘자연순 홍삼진액’ 등 건강을 표방하는 상품도 빠지지 않는다. ●대상·사조대림 친환경 포장재 환경을 생각한 ‘착한’ 선물세트도 있다. 대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펄프 프레스’ 기술을 활용해 플라스틱에 견줄 만큼 단단한 종이 트레이를 구현해 포장재에 적용했다. 사조대림은 재활용과 재사용에 초점을 맞춰 플라스틱 상자나 부직포 가방, 완충제 없이 종이와 펄프만 사용한 선물세트를 내놨다. 동원F&B도 멸균팩을 재활용한 백판지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재생원료로 선물세트를 만들었다. 수북이 쌓이는 포장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이 있던 소비자라면 ‘가치소비’의 차원에서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다. 특별하고 이색적인 선물을 눈여겨볼 필요도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도예 명문가 김취정 가문의 8대 장인과 협업한 다기세트를 내놨고, SPC삼립은 대표 빵 제품인 ‘보름달’을 4배 크게 만든 ‘대보름달’을 내놔 이목을 끈다.
  • ‘80년 역사’ 대표 차례주… 국산 쌀로 제조

    ‘80년 역사’ 대표 차례주… 국산 쌀로 제조

    롯데칠성음료의 명절 선물 주류 ‘백화수복’은 ‘오래 살면서 길이 복을 누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80년 역사를 이어 오면서 대한민국 대표 차례주로 자리매김하며 받는 이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제품이다. ‘백화수복’은 1945년 출시된 이후 오늘날까지 80년의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100% 국산 쌀의 외피를 30% 정도 도정 후 사용한다. 저온 발효 공법과 숙성 방법으로 청주 특유의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며, 알코올 도수는 13도다. 우리 민족의 정성된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라벨은 동양적인 붓글씨체를 사용했고, 라벨과 병뚜껑에도 금색을 적용해 고급스러움과 우리나라 대표 차례주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백화수복’은 조상님들에게 올리는 차례용 또는 명절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며, 따뜻하게 데워 마셔도 좋아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에 야외에서 마시기도 좋다. 차례 또는 선물용 ‘백화수복’은 제품 용량이 700㎖, 1.8ℓ의 두 종류로 이뤄졌으며 할인점, 편의점 등 다양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80년 전통의 ‘백화수복’은 조상들이 사용하던 대로 엄선된 쌀로 정성껏 빚어 만든 청주 제품”이라면서 “올해 도입된 기준 판매 비율로 가격이 저렴해지며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음복하기 좋은 술”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월 17일 백화수복과 청하 등 제품의 출고가를 기존 출고가 대비 5.8% 인하했다. 백화수복은 기준판매비율 적용으로 기존 출고가 4196원에서 3954원으로 인하했다. 이는 당시 국세청이 청주와 약주 등 국산 발효주에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기로 밝힌 가운데 롯데칠성음료가 물가 안정 노력에 동참하고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인기 제품인 청하도 출고가가 기존 1669원에서 5.8% 인하됐다.
  • 노원,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 사전 예약

    노원,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 사전 예약

    서울 노원구가 다음달 5일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경춘선숲길 가을음악회는 당현천 벚꽃 음악회, 수락산 선셋 음악회와 함께 노원구의 3대 음악회 중 하나다. 노원구 관계자는 “6년째를 맞이하는 경춘선 숲길 가을음악회는 기존 오케스트라 중심의 공연에서 벗어나 밴드와 함께하는 음악회로 새롭게 전환해 색다른 음악적 색채를 더해 다양한 연령층의 구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다채로운 색과 풍요로운 공연을 선보일 3팀이 출연한다.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밴드로 범국민적 사랑을 받는 YB, 맑고 청아한 음색의 가수 박기영, 청량한 매력의 4인조 밴드 루시 등이다. 사전 예약은 노원구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인터넷 예약은 총 3000석으로, 신청 기간은 오는 11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다. 전화 접수는 23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한편 노원구는 하반기 ‘찾아가는 오케스트라’도 연다. 집 앞에서 다양한 오케스트라 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올해도 선선해진 가을바람을 느끼며 집 근처에서 고품격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가을음악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 연임이냐 칼바람이냐… 심판대 오르는 5대 은행 CEO들

    연임이냐 칼바람이냐… 심판대 오르는 5대 은행 CEO들

    금감원, 새달 초 우리銀 정기검사 금융사고로 조병규 연임 ‘빨간불’신한·하나는 연임 긍정적 분위기국민, 상반기 홍콩 ELS 손실 발목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은행장 임기가 모두 올해 말 만료되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이 체계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후보자 검증을 주문한 만큼 은행들도 이달 중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장 가운데 올해 3년차인 이재근(58) KB국민은행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번이 2년차로 첫 임기다. 통상 은행장 임기는 ‘2년+1년’ 정도로 사실상 3년을 이어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잇단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은행별로 행장 인사에 관한 체감온도가 다른 분위기다. 실적만 놓고 보면 5개 은행이 모두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양호하다. 다만 국민은행의 경우 상반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문제,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배임·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이 변수로 꼽힌다. 특히 우리은행은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적정 대출 문제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연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우선 이 행장과 정상혁(60) 신한은행장, 이승열(61) 하나은행장의 경우 연임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이 행장의 경우 올 초만 해도 1조원 규모의 ELS 손실 문제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지만 이를 무난하게 봉합하고 ELS 관련 일회성 충당 부채를 제외하면 역대급 실적을 내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 줬다는 평이다. 최연소 은행장으로 취임해 다른 은행장들보다 젊다는 점도 연임에 힘을 싣는 요소다. 반면 조병규(59) 우리은행장과 이석용(59) 농협은행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거뒀음에도 직원의 180억원 횡령사고에 이어 손 전 회장과 관련한 부당 대출 문제로 현 경영진의 책임론이 대두된 상황이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이날 금감원은 우리금융 측에 사전 통지서를 보냈고 다음달 초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당 대출 건부터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합병(M&A) 관련 자본 적정성에 이르기까지 경영 실태 전반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지배구조 문제가 가장 큰 변수다. 2012년 금융지주 분리 후 이전 은행장들은 대부분 임기 2년에 그쳤다. 2019년 말 당시 이대훈 행장이 한 차례 1년 임기를 더 부여받았지만 다음해 농협중앙회장이 바뀌면서 자진 사퇴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3월 취임한 만큼 은행장도 임기 만료에 맞춰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들어서만 네 번의 배임·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 역시 악재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5월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계열사 대표이사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단독] ‘관심’ ‘지원’에 목마른 환아들… “원스톱 허브센터 구축을”[희귀질환아동 리포트: 나에게도 스무살이 올까요]

    [단독] ‘관심’ ‘지원’에 목마른 환아들… “원스톱 허브센터 구축을”[희귀질환아동 리포트: 나에게도 스무살이 올까요]

    서울신문은 지난 5~8월 희귀·난치병 아동 가족 5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8월 23일자 5면)를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적어 달라고 부탁했다. 객관식 설문만 진행하면 이들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놓칠 수 있어서다. 이렇게 A4 용지 15장 분량의 글(글자 수 2만 2028자)이 모였다. 워드 클라우드 프로그램을 통해 형태소(의미가 있는 언어의 최소 단위)로 단어를 뽑아 낸 뒤 이들이 어떤 감정과 생각, 바람 등을 갖고 있는지 분석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관심’(94회)과 ‘지원’(93회)이었다. 수천명 또는 수만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 환자는 사회의 ‘마이너리티’다.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받는 고통은 귀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정신지체 등을 동반하는 엔젤만증후군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저 또한 희귀질환 아이를 키우게 될지 전혀 몰랐고, 겪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세상이 펼쳐졌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다른 이들이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했다. ‘마이너리티’의 설움보이지 않는 차별·특수학교 부족경제적 부담에 지원 확대 호소도‘치료’(62회)와 ‘치료제’(37회)도 많이 언급됐다. 아이 병원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 치료제가 있음에도 비싼 가격 탓에 복용할 수 없는 좌절감,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등의 바람이 담겨 있었다. ‘인식’(27회)과 ‘학교’(19회) 등의 단어도 자주 거론됐다. 보이지 않는 차별에 대한 서글픔, 희귀질환 아이들을 교육하는 특수학교의 부족함 등을 지적한 글이 많았다. 경남 거제시에 사는 ‘24번 염색체 미세결손증후군’ 자녀 부모는 “지역 내 특수학교가 민간학교 한 곳뿐이라 선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며 “비장애 아이들은 학생수가 모자라 폐교하는 지경인데 장애 아이들은 갈 수 있는 학교조차 없거나 많이 모자란다”고 하소연했다. 희귀한 신경발달 장애인 레트증후군 딸을 키우는 김수영(43)씨는 “가족이 직접 아이를 돌볼 때 돌봄 지원금 지급을 고려해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희귀·난치병 환아를 보듬으려면 결국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은 한계가 있고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것도 쉽지 않은 만큼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가 지난 6월 개최한 ‘온드림 희귀질환 공동 심포지엄’에서 채종희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고가의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소수의 환자를 위해 거액의 재정을 쓰는 건 국민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에 건의하는 것 중 하나가 별도의 ‘기금 포켓’을 만들어 이 안에서 지원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사회가 보듬을 방안은별도 ‘의약품 기금’ 만들어 지원‘진단방랑’ 막고 국가 차원 관리를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해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고가의 희귀질환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을 위해 별도의 의약품기금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항암기금처럼 제약사의 재정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선 최혜영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권기금을 활용해 희귀·난치병 환자 기금을 설치하자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런 기금 설치 주장에 대해선 보건복지부도 “사회적 합의를 거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아와 가족이 여기저기 병원을 떠돌아다니는 ‘진단방랑’을 막고, 질환과 치료제 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허브센터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국립암센터처럼 한 곳에서 모든 질환을 다룰 수 있는 국립희귀질환센터를 설립하고, 질환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은 “희귀·난치병 아동들은 치료비 외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약품과 소모품, 재활치료비, 장거리 병원 진료를 위한 교통비와 숙박비 등 많은 부대비용이 발생한다”며 “지방에 사는 환아가 서울로 올라와 치료를 받을 때 숙박을 하면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일종의 ‘쉼터’ 설치는 많은 예산을 쓰지 않으면서도 큰 도움을 주는 지원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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