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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의 한수’ 이시영 “정우성 키스, 굉장히 능수능란했다” 경악

    ‘신의 한수’ 이시영 “정우성 키스, 굉장히 능수능란했다” 경악

    배우 이시영이 정우성의 키스신 연기를 극찬했다.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신의 한수’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조범구 감독,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안길강, 최진혁이 참석했다. 이날 이시영은 정우성과의 키스신에 대해 “촬영 전에 긴장했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선배님이 능숙하게 잘 리드해주셨다. 굉장히 여러번 해보신 것처럼 얼마나 능수능란하시던지”라고 말해 현장을 발칵 뒤집어놨다. 이어 “촬영했을 때는 씬이 굉장히 길었는데 영화에서는 짧게 나온 것 같아 아쉬웠다”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내기 바둑판에서 살수(이범수 분)의 음모에 의해 형을 잃는 프로 바둑기사 태석 역을 맡았다. 심지어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복역하고, 이후 살수와의 대결을 위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모은다. 이시영은 배꼽 역할로 내기바둑판의 꽃을 맡았다. 유망한 바둑기사였지만 현재는 살수(이범수 분)의 편에서 서서 홍일점으로서 완벽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편 ‘신의 한수’는 범죄로 변해버린 내기 바둑판에 사활을 건 꾼들의 전쟁을 그린 액션물이다. 오는 7월 3일 개봉.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지금&여기] 청와대만 바라보는 공무원/윤창수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청와대만 바라보는 공무원/윤창수 정책뉴스부 기자

    최근 보직만 바뀐 한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부처에서 제출한 국장 보직인사를 청와대에서 두 달 이상 묵히더라. 그래도 나는 양호한 편이다. 어떤 부처는 인사가 청와대에서 석 달 가까이 아무런 이유없이 연기되자 그 사이에 새로운 인사요인이 생겨 인사를 다시 해야 할 판”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현재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인사위원회는 참여정부의 4분의1 규모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와 김동극 청와대 비서관을 포함한 5명의 인사팀이 있다. 참여정부 인사수석실은 20명 규모였다. 인사는 스피드보다 인물 됨됨이를 보고 발탁하는 맞춤형 인사가 더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청와대 인사시스템은 스피드가 떨어지고, 맞춤형도 못 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무원들을 움직이는 것은 승진과 인사다. 부처에서 장관이 제대로 인사권을 발휘하지 못하고 청와대에서 번복되거나 미뤄지는 일이 잦다 보니 공무원들은 청와대만 바라보고 일하는 꼴이 돼 버렸다. 공무원들이 청와대만 바라보는데, 그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김기춘 비서실장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반대 투쟁을 하는 공무원노조를 포함한 공무원 단체들은 청와대 앞이 아니라 김 실장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계획 중이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김 실장이 대한민국을 바둑 두듯이 운용하고 있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아니냐”며 김 실장 자택 앞 1인 시위는 언제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들의 김 실장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김 실장이 국회의원으로 일할 때 업무에 참여했던 한 공무원은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가며 꼬인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에 놀랄 때가 많았다”며 “보통 의원들이 복잡하게 얽힌 법안을 이해하지 못해 공무원이 주로 알기 쉽게 설명해줘야 하는데 김 실장은 단번에 이해할 뿐 아니라 해결점까지 찾아내더라”며 탄복했다. 김 실장과 비슷한 나이대의 고위 관료는 그에 대해 ‘천재’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정부조직법이 언제 국회를 통과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인사혁신처가 곧 출범할 예정이다. 1999~2008년 공무원 인사행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운영됐던 중앙인사위원회가 부활하는 격이다. 인사혁신처 출범과 함께 ‘만기춘람’(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핀다는 만기친람에 김기춘 실장의 이름을 넣은 것)식 인사라는 비난도, 청와대만 바라보고 일하는 공무원도 사라지기를 바란다. ge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코이카 봉사단원서 발견한 희망/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이카 봉사단원서 발견한 희망/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류현수씨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봉사단원으로서 태국 방콕 시내에 있는 노동부에서 한국 취업을 준비하는 태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어시험에서 일정 점수를 얻어야 한국행이 가능한 취업희망자들의 열정과 땀방울에 류씨는 매일매일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대학서 국어교육과를 나와 교사 자격증도 있고, 학원에서 중고생들을 가르쳤던 서른한 살의 류씨는 “한국에서는 이런 뿌뜻함을 느끼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올해 말 봉사기간이 끝나는 그에게 태국 정부는 “노동부 정식 직원으로 일하지 않겠느냐”며 붙잡았다. 여유 있는 미소와 자신감 넘치는 류씨는 한국에 있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자괴감 속에서 허우적댔다고 했다. 그는 2년 6개월의 방콕 생활에 대해 “나도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는 걸 확인하는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류씨는 같은 또래 봉사단원 가운데 현지에 남아 뿌리 내릴 생각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영상애니매이션을 전공하고, 코이카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미얀마 따가야 직업훈련원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컴퓨터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는 스물다섯 살의 김미애 봉사단원도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구나”하는 확신과 “나를 필요로 하는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했다. 양곤에서 차로 4시간, 가도가도 온통 황무지로 둘러싸여 있는 오지에서도 그는 자신이 필요한 곳이란 느낌 속에 하루가 즐겁고 만족스럽다고 했다. 미얀마 코이카 사무소에서 프로젝트 코디로 일하는 인턴사원 서른한 살의 이준열씨는 “현지 생활 7개월 동안 삶의 방향을 다시 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촌지원사업을 맡고 있는 그는 똑부러진 현지어에 바둑판처럼 정리돼 있는 전문가급 미얀마 관련 지식 덕분에 만나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4년 장학생으로 다닌 이씨는 이런 저런 좌절과 망설임 속에 이곳에 왔고, 50년간의 빗장을 열어젖히며 국가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미얀마의 농촌개발에 참여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와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국민적 이견과 내홍, 여기저기 터져나오는 비리와 사건들로 국내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그러나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개발도상국에 나가 있는 우리 젊은이들은 “한국의 발전 경험을 따라 배우겠다”는 현지 국가들의 안간힘에 작은 힘을 보태며 긍정의 에너지, 희망의 에너지를 확산시키고 있다. 세계 29개국에 나가 있는 1180명의 단원들은 조국이 그동안 무엇을 이룩했으며,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를, 20~30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놓은 듯한 현지 농촌과 각 사업장에서 확인하고 체험하고 있다. ‘원조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유일한 국가를 바라보는 현지인들의 눈빛과 바람에서 우리의 역할과 비전을 확인하고 더 넓은 세계를 대하는 해외의 우리 젊은이들에게서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들이 전하는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가 세계를 돌아 다시 국내에까지 넘쳐나기를 기대한다. jun88@seoul.co.kr
  • 靑 “검증 바늘구멍 뚫어라”

    靑 “검증 바늘구멍 뚫어라”

    후임 총리 지명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장고가 깊어지고 있다.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가 지난달 28일 사퇴한 지 13일째인 9일에도 청와대는 지명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청와대를 막판까지 고민하게 하는 건 청문회 통과 문제인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장애물은 검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은 총리 지명 발표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하면서 총리 후보 인선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검증 작업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검증에는 청와대도, 당사자들도 자신감을 잃은 듯한 모습이다. 청렴한 인사로 평가되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전관예우 문제로 인사청문회장에 서 보지도 못하고 낙마한 뒤부터다. “문제가 있는 후보도 있지만 정치적으로 돌파가 가능한 대목에서도 주춤거리게 되더라”고 한 여권 관계자는 전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며칠 내로 인사를 매듭지으려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오는 16일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조만간 인사’를 언급한 상태에서 총리 지명도 없이 해외 출장을 나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총리 지명은 사실상 바둑의 초읽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결국 검증에 문제가 크지 않은 몇몇 인사 가운데 한 명을 낙점하는 방식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내각 및 청와대 개편은 청와대의 당초 구상이 깨지면서 그 방식을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인사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신임 장관 내정은 총리 발표 직후 이뤄질 수도 있다. 후임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하기 위해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기다리다 보면 신임 국무위원들의 인사청문회 통과 시점은 7월에나 가능해진다. 다만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현 총리와 협의해 사실상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은 여론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내각 인사를 한꺼번에 단행하지 않고 수요가 생기는 대로, 분야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개편도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사표 수리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획이 엉켰다. 총리에 대한 인사를 제일 먼저 단행하지 못한 점이나 한꺼번에 이뤄졌어야 할 인사를 한자리만 먼저 낸 것 등이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박 대통령 순방 직후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웹보드게임 규제 3개월…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

    “단기적으로 게임회사의 매출을 떨어트리는 데는 확실히 성공한 듯합니다.”  지난 24일 고스톱, 섯다,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의 게임머니 사용액을 월 30만원, 일 3만원으로 규제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 3개월을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문광부)의 의도대로 개정안은 사행성 게임 산업 죽이기에 성공한 듯하다. 웹보드게임 매출 비중이 큰 게임 업체들은 지난 1분기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고, 이용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실효성 논란 등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27일 김성곤 전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페이스북에만 들어가도 웹보드 게임이 가능한 해외 사이트에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다”면서 “해당 업체는 개정안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는 문광부가 어떻게 역차별 문제를 해소해 나갈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오히려 기존 이용자들이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사이트나, 바다이야기 등 불법 사행성 게임을 찾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일종의 풍선효과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해외 카지노 사이트 등으로 이동한 이들이 분명 존재할 텐데 지난 3개월간 웹보드 게임의 매출이 줄었다고 해서 사행성을 쫓는 이용자들이 줄었다고는 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매출 타격으로 인해 해외 게임 업체와의 콘텐츠 경쟁 등에서 힘을 잃었다는 호소도 적지 않다. 실제 신맞고, 세븐포커, 로우바둑이 등 웹보드게임 매출 비중이 큰 NHN엔터테인먼트는 단 한달 규제만로 지난 1분기 수확을 망쳤다.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웹보드게임 규제 시행으로) 주요 이용자가 40~50%가량 감소했고 매출 감소폭은 60%를 넘는다”고 했다. 피망세븐포커 등 웹보드게임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네오위즈 게임 역시 지난 1월 대비 지난 3월 매출이 50~60% 가량 줄었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사행성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데는 게임업계도 공감을 한다”면서도 “규제의 역효과나 실효성 등을 앞으로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광부 게임콘텐츠 산업과 관계자는 “지난 3개월간 하루 2~3통 웹보드 게임에서 돈을 잃었다는 민원 전화가 거의 오지 않는다”면서 “아직까지 규제 실효성을 평가하기엔 이르고, 우리도 풍선효과가 우려돼 수사본부에 불법 도박 사이트 단속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영화, 바둑에서 ‘한 수’를 배우다

    영화, 바둑에서 ‘한 수’를 배우다

    “너는 입단을 못 해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난 인생을 잘못 살아서 인생 아마추어다. 그래도 넌 아직 나이가 있으니까, 꼭 프로가 돼서 살아라.” 조직 보스로 살아온 남해는 자신의 아들뻘인 민수를 바둑 선생으로 들인다. 조직 생활 끝에 온 회의, 프로 바둑기사의 꿈을 접은 채 암울하게 살아가는 민수에 대한 연민을 품은 남해는 소주를 한 잔 따르며 털어놓는다. “정말 인생이 바둑이라면 첫수부터 다시 한번 두고 싶다.”(영화 ‘스톤’) 영화가 바둑에서 ‘한 수’를 배울 참이다.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 ‘스톤’과 ‘신의 한 수’가 연이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웹툰 ‘미생’의 인기에 이은 두 영화의 개봉은 바둑을 통해 인생과 세계를 논하는 스토리텔링의 가능성도 엿볼 기회다. 다음 달 12일 개봉하는 ‘스톤’은 자신의 인생을 한 수 한 수 바로 잡아가는 인생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다. 바둑 선생인 민수(조동인)는 잃어버렸던 프로 바둑기사의 꿈을 되찾고, 제자인 조직 보스 남해(김뢰하)는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 그러나 고수(高手)와의 대국이 늘 그렇듯 이들 앞에 뜻하지 않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7월 개봉을 앞둔 ‘신의 한 수’는 곪을 대로 곪아버린 내기 바둑판에서 범죄 누명을 쓴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이 벌이는 복수의 한 판을 그린다. 정우성, 안성기, 이범수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361개의 점 위에서 하나의 선택이 승부를 좌우하는 바둑은 흔히 ‘인생의 축소판’으로 이야기된다. 영화의 소재로 제격인 이유다. 차영구 한국기원 차장은 “바둑은 처음부터 끝까지 실수를 하지 않아야 이길 수 있으며, 초반의 실수보다 후반 실수가 더 치명적”이라면서 “꾸준히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인생에 비유된다”고 설명했다. “초읽기, 사활 등 바둑 용어는 실생활에서도 자주 쓴다”고 덧붙였다. 바둑의 격언을 인생에 대입하는 묘미는 ‘스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은 위기십결(圍棋十訣)과 대마불사(大馬不死)와 같은 격언들을 언급하는가 하면, 폭력적인 재개발 사업에 참여해야 하는 비굴한 상황에서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를 두고 언쟁을 벌인다. 정적인 스포츠인 바둑의 이면에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이 숨어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차 차장은 “바둑판에서 경우의 수는 우주에 있는 별보다 많다고 할 정도로 변화무쌍해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국에서 마지막 ‘초읽기’에 들어가는 순간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신의 한 수’를 홍보하는 호호호비치 이채현 실장은 “화려한 색감이나 묘기도 없는 바둑이 액션 누아르와 결합한다는 점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바둑을 다루는 영화에서는 감독과 배우들의 바둑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스톤’의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보지 못한 채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고(故) 조세래 감독은 일찌감치 바둑소설 ‘역수’를 집필한 ‘바둑 고수’였다. 조 감독의 아들인 주연배우 조동인 역시 상당한 바둑 실력을 갖췄다. ‘신의 한 수’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틈틈이 모임을 만들어 바둑의 원리와 규칙을 공부하기도 했다. 바둑 마니아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만큼 리얼리티도 생명이다. 바둑판 위 알의 배치부터 바둑알을 놓는 손동작, 상대의 ‘한 수’에 반응하는 표정까지 실제 고수들의 대국처럼 흐트러짐이 없도록 신경 썼다. ‘신의 한 수’는 영화에 쓰일 바둑 기보(棋譜·바둑 대국의 수순을 기록한 그림)를 수십 개 만들고, 실제 바둑 대국을 보면서 기사들의 각기 다른 표정과 바둑알을 굴리는 손동작까지 콘티에 넣었다. 이를 프로 바둑기사 2명에게 검증받았다. ‘스톤’에서는 바둑알을 놓는 손을 클로즈업할 때 조 감독과 조동인이 직접 손 대역을 맡기도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스스로 꿈 찾기- ‘예술꽃 학교’ 가다] ‘예술강사 만남의 날’ 기획자 인터뷰

    [스스로 꿈 찾기- ‘예술꽃 학교’ 가다] ‘예술강사 만남의 날’ 기획자 인터뷰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이었던 지난주 전국 곳곳에서 최근 몇 년 동안의 문화예술교육 성과를 공유하는 전시회, 공연, 강연회가 펼쳐졌다. 2010년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가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개최한 뒤부터 매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기념하고 있다. 4회째인 올해에는 특히 문화예술교육을 주도해 온 ‘예술강사 만남의 날’이 지난 21일 옛 서울역에서 펼쳐졌고, 방한한 해외 인사들이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성장세에 감탄을 표시하기도 했다. ‘예술강사 만남의 날’을 총괄 기획한 예술강사들과 이날 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의 지원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찬탄한 브래드 해스만 호주 퀸즐랜드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싣는다. 아울러 지난 24일 초등학생 미술 지도에 나선 독일의 엘레나 엥커 리틀아트 대표의 수업 현장을 전한다. 연극 수업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 못지않게 집중력이 요구된다. 몇 년 전 예술강사 장효진(46·여)씨가 맡은 6학년 수업에서는 교실에서 뛰쳐나가려는 한 학생이 반 전체의 집중력을 흩뜨려 놓곤 했다. 장씨는 궁여지책으로 발달장애를 지닌 이 학생에게 연극 연습 대신 캠코더 촬영을 부탁했다. 학생은 더 이상 뛰쳐나가지 않았지만 한 학기 동안 교실 천장이나 학생들의 다리만 찍힌 영상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장씨가 교단에 선 십여년 동안 개미의 움직임을 2시간 동안 찍는다든지, 해가 질 때까지 운동장에 날리는 모래를 촬영한 사람은 이 학생이 유일했다. 매일 아들과 함께 등교하던 어머니가 장씨에게 “학교를 졸업하면 도장 기술을 가르쳐 평생 그걸로 먹고살자고 할 참이었는데, 우리 아이가 이렇게 멋진 예술가였는 줄 모를 뻔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화예술교육은 가끔 이처럼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일깨운다든지, 누군가의 인생을 한번에 바꿔 버리는 파괴적인 순간을 선물한다. 하지만 이런 일은 그야말로 예외적인 사건일 뿐이다.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때뿐 당장 일상에선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가 더 많다. 학교에서 입시 반영률이 낮은 예체능 과목에 대부분 효용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결국 할애하는 교과 시간을 줄여 온 이유가 여기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문화예술강사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이렇게 잘못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봉숭아 물을 들이듯 문화예술의 파급력을 학생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데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악을 전공한 박지영(36·여)씨는 “예술은 하나의 언어와 같고, 언어를 안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면서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결국 새로운 세상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씨가 가르친 초등학교 4학년(11세) 학생들은 단체로 체험학습을 가는 버스 안에서 내내 민요 ‘군밤타령’을 불렀다. 박씨는 “민요를 모를 때는 그저 촌스럽다고 생각했겠지만 배우고 알게 되면 민요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역시 국악 전공인 최현주(39·여)씨는 “수업을 시작할 때 ‘오늘 너희는 음악실 문을 나가는 동시에 민요를 부를 거야’라고 주문처럼 말하곤 하는데, 정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복도가 떠나가듯 민요를 함께 부를 때가 있다”며 웃었다. 수업 첫 시간 ‘TV에서 국악 프로그램을 본 경험이 있는지’ 물으면 한 명도 없지만, 수업이 계속될수록 국악을 시청하는 학생이 늘어나곤 한다. 마치 바둑광이 2시간 가까이 바둑판만 비추는 바둑 채널에서 눈을 못 떼듯이 말이다. 클수록 줄어드는 배짱을 키울 때에도 문화예술교육은 유용하다. 애니메이션 강사인 김현영(38·여)씨는 “어린 시절 다들 만화를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는 점을 깨닫고는 만화에 대한 관심을 줄여 버린다”며 “사실 못 그려도 만화를 탐닉하다 보면 자신만의 예술과 예술관을 만들 수 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세상 사람의 평가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심미안을 갖는 게 중요하다”면서 “예술의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예술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공동 작업을 할 줄 아는 올바른 사회구성원을 길러 내는 데 문화예술교육의 목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만의 심미안을 갖는 것은 자신과 다른 견해를 고깝게 받아들이지 않는 근거가 된다. 무용 강사인 권혜영(37·여)씨는 “어떤 사물을 몸으로 표현해 내는 활동을 반복하고 다른 학생의 표현을 감상하다 보면 학생들은 주변의 환경과 친구에게 관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정규 교과의 예체능 시간에 자신을 자유롭게 발현시키고 친구의 반응을 관찰하는 수업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로 권씨는 “예술강사가 하는 수업의 평가 방식이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성장했느냐’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권씨가 설명한 ‘평가 방식의 문제’보다 더 활기찬 문화예술교육이 가능해진 건 미래에 공연자가 아니라 관객이 될 확률이 더 높은 평범한 학생들이 예술적인 심미안을 갖는 과정을 기다리고 축복해 주는 예술강사 특유의 끈질긴 인내심의 영향이 더 클 것 같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빅맨(KBS2 밤 10시) 지혁(강지환)이 출국한 것을 확인한 진아는 쇼핑을 하며 미국에서 지혁과 재회할 생각에 들뜬다. 시장 사람들은 쥐꼬리만 한 합의금에 항의하러 회사를 찾아가지만 동석은 그들을 모른 척한다. 지혁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 걱정하던 대섭은 집 앞에서 목격자의 이야기를 듣고, 지혁이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분노한 대섭은 오토바이를 몰고 폭주해 동석의 차 앞을 가로막는다. ■여행남녀(MBC 오후 6시 20분) 이탈리아를 여행 중인 배우 김보성이 이탈리아 소렌토를 찾았다. ‘명품 레몬 생산지’로 알려진 소렌토에서 보성은 가장 크다는 레몬 농장을 찾아 자신의 얼굴만 한 레몬을 따고, 해산물과 레몬의 환상적인 맛 궁합을 즐긴다. 소렌토의 명물로 꼽히는 레몬 술 리몬첼로도 보성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 새콤달콤한 맛에 반해 연거푸 잔을 비우다 그만 취하고 말았는데…. ■제8기 지지옥션배 여류 vs 시니어 연승대항전(바둑TV 밤 7시) 남성과 여성팀으로 나눠 6대6의 성 대결로 진행되는 ‘지지옥션배 여류 vs 시니어 연승대항전’이 여덟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프로급 아마추어 시니어 기사들과 전국체전 지역 대표 출신 여성 기사들이 긴장감 있는 승부를 펼친다. 지지옥션배는 올해도 본선인 프로 연승전이 시작하기 전, 시니어와 여자 기사들의 대결을 생중계한다.
  • 정우성 주연 ‘신의 한 수’ 예고편 공개

    정우성 주연 ‘신의 한 수’ 예고편 공개

    정우성이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과 ‘감시자들’(2013년)에 이어 또 다시 액션 장르의 작품에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내기 바둑판에 사활을 건 꾼들의 승부를 그린 영화 ‘신의 한 수’를 통해서다. 이번 작품에서 정우성은 전직 프로 바둑기사로 내기 바둑판에서 살수(이범수 분)팀의 음모에 의해 형을 잃게 되며 복수를 시작하는 태석 역을 분했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태석(정우성 분)을 중심으로 한 인물간의 갈등이 그려져 있다. 특히 정우성과 최진혁이 냉동창고 안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1대1 대국을 두고 있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또한 영화 속 캐릭터를 완벽하게 분한 안성기와 이범수, 김인권 등 충무로 명품 배우들의 연기를 엿볼 수 있어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한편 영화 ‘퀵’의 조범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신의 한 수’는 오는 7월 개봉예정이다. 사진·영상=쇼박스 영상팀 sungho@seoul.co.kr
  • 대학 손잡고 세대 넓히고… ‘평생교육의 품격’

    “오늘은 제빵, 내일은 댄스, 모레는 바둑 등 매일 학습관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한영희(68·강서구 화곡7동) 할아버지는 12일 이렇게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무기력하기 쉬운 노년을 평생학습관에서 다양한 교양강좌를 들으며 활기차게 보내는 소감이다. 강서구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뿐 아니라 하드웨어를 동시에 업그레이드하면서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르는 평생학습도시로 탈바꿈한 덕분이다. 구는 염창동 ‘강서평생학습관’을 거점으로 전 연령대의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곳곳에 흩어져 있는 90여개 평생교육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체계화하는 역할을 해냈다. 평생학습관 2층엔 북카페, 3~4층엔 220개 열람석을 갖춘 어린이 도서관이 자리했다. 5층엔 요리실습실과 제과제빵실, 6층엔 40석 규모의 다목적 체육실과 교양강좌실이 들어섰다. 또 학습 후 고용, 복지까지 아우르는 생산적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역별·세대별 특성을 살린 평생교육 사업을 총괄적으로 기획·조정·연계한다. 뿐만 아니라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과 함께 주민 평생교육에 나서고 있다. 연세대와 함께 운영하는 강서 리더스 아카데미는 철학, 역사, 문화, 지방자치, 리더십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커리큘럼과 최강의 교수진으로 운영 중이다. 2011년 3월 시작해 올해로 6기째를 맞았다. 매년 수강생이 증가해 지난해까지 866명이 수료하는 등 구를 대표하는 평생학습 강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지역 여성들의 사회참여와 권익 신장을 위해 이화여대와도 손을 잡았다. ‘강서·이화 아카데미’는 여성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 함양을 위해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장수 교육 프로그램이다. 수료자에게 이화여대 총장과 평생교육원장 공동 명의의 수료증을 수여해 수강생들의 학습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각종 위원회 위원 및 여행포럼 회원으로 우선 추천돼 여성들로 하여금 자기계발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끼도록 했다. 지역 내 그리스도대학교와 연계해 운영하는 ‘강서새로미대학’도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구 관계자는 “주민의 배움을 실현해줄 평생학습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복지관과 경로당의 차이

    노인종합복지관은 경로당과 함께 노인여가시설로 분류된다. 노인복지법에 따라 노인복지관은 60세 이상, 경로당은 65세 이상 어르신이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에는 2월 말 현재 경로당이 3258개, 노인복지관이 구립(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11개, 시립 19개 등 30개가 있다. 서울 등 전국의 경로당에는 올해 292억원의 국고가 지원되며 지방자치단체가 운영비를 댄다. 노인복지관은 5년 단위로 사회복지법인에 위탁운영되는데 19개 시립 노인복지관에는 올해 270억 5500만원이 지원된다. 경로당은 집 근처에 많아 접근성이 좋으며 어르신들이 찾아 담소나 TV 시청, 화투, 바둑 등을 즐기고 있다. 반면 노인복지관은 활동성이 좋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나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2년 12월 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로당 이용자는 80대가 35.4%, 70대가 50.5%로 70~80대가 대부분인 반면, 노인종합복지관은 70대가 45.6%, 60대가 31.8% 등으로 60~70대가 많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블루블러드 3(AXN 밤 10시 50분) 10살의 남자아이가 집 앞에서 총에 맞고 병원에 실려온다. 대니는 아이가 총을 맞아도 사람들이 무관심하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수사 도중 그 총이 아이의 어머니를 겨누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아이의 아버지를 의심한다. 곰리 경사는 대니가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분노 조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하지만 대니는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아프리카를 요리하다, 와일드 쿡(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2시) 셰프 키란이 나이로비 교외 지역에 있는 한 타조 농장을 방문한다. 키란은 키가 큰 타조와 싸우며 타조알을 수집한다. 이후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사이마라로 이동한 다음 마사이 부족의 복장을 차려입고 심취해서 야생 허브를 찾아다닌다. 탐험이 끝나고 키란은 타조 살코기와 버섯, 고르곤졸라 치즈 소스를 끼얹은 블랙 푸딩을 선보인다. ■제10기 한국물가정보배 프로기전(바둑TV 밤 7시) 본선 진출을 두고 격돌하는 기사들은 김주호 9단과 한웅규 5단, 조한승 9단과 이희성 9단이다. 김주호 9단과 한웅규 5단은 2010년 한 번 만나 김 9단이 승리한 후 4년간 대국이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 과연 어떤 승부를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이어 진행되는 조한승 9단과 이희성 9단의 대국은 전적 12대3으로 조 9단이 월등한 상황인데….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자서전 바둑 복기와 비슷 쓰고 나면 삶도 나아져”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자서전 바둑 복기와 비슷 쓰고 나면 삶도 나아져”

    “인생을 어찌해 볼 수 없는 죽을 무렵에 쓰는 자서전보다 활동기가 남아 있는 지금 쓰는 것이 가치 있다. 훗날 또 다른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금 자서전을 써야 한다.” 조왕래(63)씨는 자서전 ‘행복한 세상이야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서전과 복기’라는 글에서 “자신의 생애와 활동을 적은 자서전과 이미 승패가 난 바둑의 순서를 되짚어 보는 복기(復棋)는 과거를 돌아본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서전을 아무리 잘 썼다 해도, 못난 부분을 눈감아 버리고 잘한 부분만 과장해서 썼다 해도 지금의 나를 변화시킬 수 없듯이 바둑알을 다시 놓아 보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아도 이미 결정 난 승패를 되돌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생이나 바둑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나은 길을 택한다. 일부러 힘들고 험난한 길을 걸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더 큰 보람이 있기 때문에 기꺼이 그 길을 택하는 것”이라면서 “자서전을 통해 과거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후회도 하지만 내일을 향한 다짐으로 인생이 더 나은 삶의 단계로 올라간다”고 했다. 다시 한번 자서전을 쓰면서 인생을 복기해 볼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한국전기안전공사 본부장을 그만둔 그는 퇴직 이후에도 치매 전문 자원봉사자나 KDB 사회연대은행의 기자 등으로 활동하며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보내다 지난해 연말 시니어파트너즈의 라이프저널과정에 등록해 자서전을 내게 됐다. 그는 “전기기술자로 평생을 살아온 이공계 출신이지만 내 안에 글 쓰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는 걸 발견해 과감하게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은 자기가 주인이 돼 쓰는 글”이라면서 “모든 책에 목차가 있듯이 자서전도 목차를 탄탄하게 구성하면 절반은 완성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일례로 배우자 항목이라면 결혼 전, 결혼 후, 행복한 기억,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려 보고 이벤트, 힘들었던 기억의 편린, 배우자의 첫인상으로 구분해 연상하면 된다는 것이다. 살아온 시대를 단계별로 구분하고 이런 방식으로 삶의 여정을 추적하면 자서전이 된다. 책에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20대에 결혼하자는 운동을 벌이자는 이색 제안도 있고, 퇴직한 시니어들은 자신이 모르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지 말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놀던 물에서 지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책이 나오자 아내는 친구들에게 남편이 작가가 됐다고 자랑했다. 여기저기서 달라고 해 독후감을 쓰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에게 책을 사서 보내 줬다. 며느리와 사위도 아버님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사돈댁에도 책을 보내 줘 양가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정신이 말짱할 때 깨끗한 영혼을 담아 책으로 낸다고 생각하니 흥분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기록인 자서전은 내 삶의 과거를 진단한 진단서이자 성적표”라면서 “앞으로의 삶에 후회가 없도록 사랑할 사람은 사랑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에게는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stslim@seoul.co.kr
  •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유정복 새누리 인천시장 예비후보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유정복 새누리 인천시장 예비후보

    “당신은 박근혜 전 대표의 판박이야.”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고하러 청와대에 들어온 유정복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대뜸 던진 말이다. 신중하다 못해 완벽주의에 가까운 업무 스타일까지 박 대통령을 빼닮은 유 장관에게 농반 진반으로 건넨 이 말은 청와대 주인이 바뀐 지금까지도 여의도 정가에서 회자된다. 이명박 정부가 친박근혜계 몫으로 유 의원의 입각을 제의했을 때 당시 흔쾌히 수락했을 정도로 박 대통령의 그에 대한 신임은 두터웠다. 그를 6년 넘게 곁에서 지켜본 한 보좌관은 “유 전 장관의 신중한 일처리, 무거운 입은 박 대통령의 복사판 같다”며 “그래서 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농림부 장관에 임명될 당시 주변인사는 물론 가족까지 TV 뉴스로 장관직 내정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이처럼 업무적으로는 찔러도 바늘 하나 들어갈 것 같지 않지만, 한편으로 잔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유 전 장관의 측근들은 말한다. 유 전 장관과 초선의원 때부터 인연을 맺었던 한 보좌관이 2012년 대선 전 큰 뇌수술을 받게 됐다. 그는 소문난 병원마다 전화를 걸어 명의를 알아보고 수술비도 일부 부담했다. 보좌관들은 “모범생 스타일이라 인간미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잔정이 많다”면서 “보좌관과 비서들을 집안 식구처럼 대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 전 장관은 초선의원 시절 가끔 보좌진에게 ‘판돈’을 나눠 준 뒤 고스톱을 치거나 바둑 내기를 했다고 한다. 한 보좌관은 “유 전 장관이 의외로 주색잡기(?)에 능해 나눠 준 돈을 금세 딸 정도”라며 “당구 실력도 200(점)이 넘는다”고 했다. 다른 보좌관은 “국회 상임위 회의장에서 유 전 장관에게 (의전상) 자리를 빼주려고 하면 하지 못하게 한다”고 전했다. 축구, 족구 등 운동으로 다져진 유 전 장관의 체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안행부 관계자는 그의 장관 시절 별명이 ‘직진’이었다고 했다. 걸음이 너무 빨라 따라잡기 힘든 데다 보통 지역 순찰을 가면 일정을 1~2개를 잡는 데 반해 유 전 장관은 6~7개로 빡빡하게 채웠다는 것이다. 대선 때 ‘직능총괄본부’를 이끌면서 매일 밤을 새우다시피 하면서도 아침에 사무실에 가장 먼저 나온 사람이 유 전 장관이라고 한다. 반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그의 신중함은 우유부단함의 다른 이름이라는 지적도 많다. 안행부 장관 시절 그를 가까이서 보좌했던 한 공무원은 “유 전 장관은 자신의 신상에 관한 결단이 답답하리만치 느린 편”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제기됐던 6·4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차출설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미루다 선거법상 사퇴 시한(3월 6일) 하루 전에야 장관직을 사퇴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유 전 장관은 3월 둘째 주에 아프리카 출장이 예정돼 있었다. 유 전 장관이 출마 결정을 미루면서 출장을 갈지 안 갈지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출마를 결정하면 출장은 취소되는 게 당연했다. 출장 시 유 전 장관을 수행할 공무원들은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아야 했는데, 유 전 장관이 출마 여부를 결심하지 못하면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유 전 장관이 출장일이 임박할 때까지 장관직을 사퇴하지 않자 수행원들은 예방주사를 맞았다. 그런데 그 직후 유 전 장관이 사퇴해 버렸다. 결국 수행원들은 취소된 아프리카 출장을 위해 쓸데없이 ‘고통스러운’ 예방주사를 맞은 꼴이 됐다. 유 전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갖지 못하고 줄곧 ‘박 대통령의 남자’라는 이미지에 기대는 것을 놓고 비판론도 나온다. 유 전 장관은 장관 취임 기자회견 때 기초 공천 폐지, 광역의회 유급보좌관 제도 도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선 두 정책이 모두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을 들어 “유 전 장관이 장관 역할보다 그림자 보좌에만 급급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놨다. 일개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아니라 인천시의 행정을 책임져야 하는 시장직에 출마한 지금도 유 전 장관은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강조하기보다는 ‘박 대통령의 남자’라는 이미지에 홍보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전 장관이 장관직을 개인의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해 추석 전날 시장 물가 점검 현장시찰 일정으로 지역구인 경기 김포시를 골랐다. 안행부 관계자는 “주요 명절마다 현장 물가, 치안점검은 주무부처인 안행부 몫이 맞다”면서도 “유 전 장관은 임기 동안 현장 일정의 80% 이상을 경기도에서 소화했는데 큰 현안이 없어도 사소한 점검행사 대부분을 경기도로 잡았던 것을 보면 지역구 관리는 물론 경기도지사 출마도 분명히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오늘은 공원 장기판 대신 책 보러 왔지”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오늘은 공원 장기판 대신 책 보러 왔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노후를 보내는 게 시니어들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진학, 취업 준비 등을 하는 학생들의 전유물이었던 도서관에 시니어들이 몰리고 있다. 퇴직 또는 은퇴 이후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답답해하던 시니어들이 도서관을 찾아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신문이나 잡지를 뒤적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나름대로 독서나 자격증 취득 등을 통해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올림픽로 702 해공공원. 봄 햇살을 받으며 주민들이 벚꽃이 핀 공원 길을 산책하고 있다. 공원 한편에는 한 무리의 노인들이 바둑과 장기를 두고 있다. 같은 시간 공원 초입에 마련된 강동구립해공도서관에서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2층 종합자료실과 3층 열람실에서 젊은이들 속에 끼여 책을 보고 있다. 돋보기를 옆에 놓고 책의 내용을 베끼는가 하면 심각한 얼굴로 ‘미국사 산책’을 보는 사람도 있다. 3분의1가량은 50대 이상으로 보인다. 특히 2층 종합자료실 밖에 마련된 신문 열람대는 모두 시니어들 차지다. 올해 82세라는 할아버지는 한자 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온다. 그는 “한자 2급 시험에 합격한 뒤 몇 차례 1급 시험에 도전했으나 3200자의 동음이의어, 고사성어 등을 익히기가 쉽지 않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며 “경로당이나 노인정에 가지 않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죽겠다”고 말했다. 천호2동에 사는 조왕래(63)씨는 독서 습관을 붙이기 위해 ‘독서 마라톤’에 출전했다. 7개월 동안 4만 2195쪽의 책을 읽기로 도서관과 약속한 것이다. 전철을 타거나 외출을 할 때 작은 가방에 두 권의 책을 넣고 다녀 두달 동안 1만 5600쪽을 읽었다. 오금공원 안에 있는 송파도서관에서도 시니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2, 3층 열람실에 가면 10명 중 3~4명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서울도서관은 옛 서울시 청사에 마련돼 분위기가 고풍스럽다. 아침 9시에 문을 열면 60대들이 달려와 1층 열람실 책상을 차지하고 책을 보거나 일본어를 공부한다. 2시간 예약제로 운영되는 2층 디지털자료실도 인기가 높다. 이른 시간인데도 34대의 컴퓨터 가운데 10대에 노인들이 앉아 있다. 자료를 찾거나 이어폰을 끼고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고전 영화나 드라마를 빌려 보는 시니어들이 많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에 사는 이모(64)씨는 오전에는 몸을 단련하고 오후에는 지(知)를 연마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집 근처 도봉산이나 수락산에 오른 뒤 점심을 먹고 서울도서관으로 와 책을 보다 저녁 8시쯤 돌아간다. 그는 2007년 퇴직한 뒤 처음에는 회사 동료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등산도 하며 소일했다. 그러나 비슷한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것에 싫증 나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노원, 동대문, 아현 도서관 등 강북 지역 도서관을 다니다 서울도서관이 개관하면서 이곳으로 옮겼다. 책을 읽다 지루하면 밖으로 나가 덕수궁, 서울광장, 청계천 등을 거닐며 바람을 쐬기도 한다. 그는 “학창 시절 입시와 점수에 쫓겨 보지 못한 철학, 교양서적을 보고 대학 때 전공인 법과 관련된 책도 뒤적인다”면서 “독서를 하면 몰입하게 돼 잡다한 생각이 사라져 좋다”고 말했다. 휴관일에는 정독도서관에 갈 정도로 도서관 마니아가 된 그는 “주말에는 엄마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로 인해 소란스러운데 조금 질서가 잡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울도서관의 경우 2012년 개관 이후 올 2월 말까지 6만 5625명이 도서대출증을 발급받았는데 이 가운데 50대와 60대는 9219명으로 14%에 이른다. 이들이 대출해 간 도서는 8만 8688권으로 전체(52만 8214권)의 16.8%를 차지한다. 분야별로는 문학이 3만 551권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예술(1만 5470권), 사회과학(1만 570권), 역사(8423권), 기술과학(6938권) 등의 순이었다. 대출 빈도가 높은 도서는 ‘서울의 황혼’(김성종 추리소설), ‘정복자 1, 2’(이원호 장편소설), 최인호의 ‘인연’, ‘혼불’(최명희 대하소설) 등의 순이었다. DVD는 ‘측천무후’ ‘나폴레옹의 연인’ ‘카운테스’ ‘다마모에’ ‘도가니’ 순이었다. 송파도서관의 경우 올 2월까지 4만 9304권의 도서가 대출됐는데 50~60대가 7503권을 빌려가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50대와 60대의 대학 진학률이 15~30%였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많은 시니어들이 도서관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니어들의 도서관 행렬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우선 돈이 들지 않아 누구나 아무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이 시니어들의 노후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도서관은 대부분 공원 등 전망이 좋은 곳에 있어 독서와 산책을 하면서 건강을 다지기에도 적격이다. 특히 최근 건립된 도서관은 DVD, 위성TV 등의 첨단 시설을 갖춘 데다 좌석 배치도 원형으로 하는 등 자유롭게 해 만족도가 높다. 도서관의 활용률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시니어들의 도서관 이용은 아직까지 초보적인 수준이다. 독서 등을 통해 내실 있게 이용하기보다 시간을 때우러 나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 일산서구 주엽동에 사는 오모(70)씨는 매일 아침 대화도서관으로 출근한다. 그는 “집에 있기 적적한 데다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 나가기도 애매한 나이여서 도서관으로 간다”며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오래 다니다 보니 좀 지루한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도서관이 시니어들의 생활 공간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은 2009년 703개에서 지난해 863개로 크게 늘었다. 도서관의 필요성에 눈을 떠 해마다 40~50개씩 건립했기 때문이다. 작은 도서관 건립도 활발하다. 서울 관악구는 국회 도서관장 출신의 유종필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관내 도서관이 5개에서 43개로 8.6배 늘었다. 동별로 있는 새마을금고를 리모델링해 작은 도서관으로 전환하고 지하철역에서도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도록 유비쿼터스 도서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 구청장은 “어른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 자존감과 품위가 높아지고 자식 등 젊은 세대로부터 존경을 받게 될 것”이라며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되면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노년층의 여가문화가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서관이 시니어들의 사랑방이 되기 위해선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김경집 전 가톨릭대 교수는 “어르신들이 탑골공원에서 바둑, 장기를 두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 좋고 나이 든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한다”면서 “상징적으로 서울 시내 한복판에 시니어 전용 도서관을 건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노년층이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 젊은이들이 시니어들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갖게 되고 노후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는 “공공도서관에 시니어들을 위한 전담 사서를 배치해 독서를 체계적으로 지도하면 독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독서 모임, 토론방 등의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인생이모작센터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봉중씨도 시니어 도서관 건립을 제안한다. 그는 최근 이모작센터가 내는 월간지 ‘50+서울’에서 “어린이 인구는 정체 또는 감소하는 데 반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시니어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니어도서관 건립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강남구 역삼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가 보면 자리가 텅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열람인은 대부분 시니어라고 했다. 시니어도서관에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건강 관리, 취미 등 시니어들이 관심 갖는 책을 집중 배치하고 인문학이나 노후 설계, 자연 건강요법 등의 강좌를 마련하면 자연스레 사랑방 기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가 도서관에 가면 아들, 며느리들이 기쁜 마음으로 용돈을 주고 손자, 손녀들도 책을 가까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slim@seoul.co.kr
  • [문화 In&Out] “사랑해 용태형”… 아주 작은 울림

    [문화 In&Out] “사랑해 용태형”… 아주 작은 울림

    서울 종로구 경운동의 수운회관 건너편에는 ‘낭만’이란 허름한 한식당이 있다. 이 집 문간방은 예술계 원로들의 단골 사랑방이다. 빵모자를 눌러쓴 문학평론가 구중서를 비롯해 신경림, 임재경, 김학민, 조성우 등 시인·소설가·화가·영화인 등이 두루 들러 환담을 하거나 바둑 한판 두는 장소가 됐다. 이들이 만든 모임인 ‘화백’에는 회비 1만원만 들고 오면 저녁 식사를 하고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홀로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술 마시고 주정 부리지 않는다’, ‘기본 의무를 다한다(회비 내고 출석한다)’는 단출한 회칙만 갖고 있다. 종교와 정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암묵적 내규도 지녔다. 이곳의 ‘대장’은 민중미술계의 마당발인 김용태(68) 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이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누구나 예외 없이 그를 ‘용태 형’이라 부른다. ‘용태 형’은 토론이 무르익어 자리가 싸늘해지면 자신의 18번 애창곡인 ‘산포도 처녀’를 부르곤 했다. 유 교수는 “(용태 형이) 술자리에서 부르는 오직 한 곡이었다. 바지를 배꼽까지 치켜올린 채 불렀는데, 형의 인간성이 깃들어 있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용태 형’은 3년 전부터 모임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위암 수술 이후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탓이다. 최근 결성된 ‘김용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는 민정기, 백기완, 성완경, 신경림, 염무웅, 유홍준 등 45명의 문화예술계 원로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용태 형’의 18번 곡에서 이름을 따온 ‘산포도 사랑, 용태 형’(현실문화 펴냄)을 최근 펴냈다. 그들이 헤쳐 온 지난한 시절에 대한 경험담이다. 마감 시간 지키지 않기로 유명한 예술가들이지만 이번만큼은 한 사람도 늦지 않고 제 시간에 글을 보내왔다고 한다. 아울러 민중미술계 화가 43명은 26~30일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함께 가는 길’전에 작품 1점씩을 추려 냈다. 모두 ‘용태 형’에게 빚진 사람들이다. 책과 미술품 판매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김 전 이사장의 투병 생활을 위해 사용된다. 김 전 이사장은 미술을 통해 사회문제에 의견을 개진해 왔다. 1970~1980년대에는 작가 겸 예술기자로 이름을 날렸고, ‘반고문’전을 열어 6월 항쟁의 불씨를 살렸다. 폭넓은 마당발은 민중미술운동이 이 땅에 뿌리내리는 데 밑거름이 됐다. 화가 임옥상은 “용태 형은 겉멋 든 모습이라곤 전혀 없는, 그저 일꾼 같았다”고 회상했다. 팍팍하고 건조해진 세상살이에 찌든 요즘 예술인들이 목놓아 부르는 “사랑해, 용태형”이 잔잔한 울림으로 남는 이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들이 그리면 완판… ‘아트테이너’ 전성시대

    이들이 그리면 완판… ‘아트테이너’ 전성시대

    앞이 보이지 않는 미술계의 불황에도 연예인 화가들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앞다퉈 ‘○○○이 화가로 데뷔한다’, ‘실력이 범상치 않다’, ‘작품이 수천만 원에 팔렸다’는 등의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유명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빼어난 미감(美感)을 과시하는 경우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 풀 죽은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스타들의 활약은 눈길을 끈다. 그러나 볼멘소리도 들린다. 방송 활동에 얽매인 이들이 짧은 시간에 많은 작품을 쏟아내고 이를 높은 가격에 ‘완판’까지 하는 현실에 전업작가들은 씁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 널리 알려진 연예계의 미술작가로는 조영남, 심은하, 김혜수 등이 있다. 이 밖에 배우 조재현, 하정우, 유준상, 구혜선과 가수 나얼과 솔비, 개그맨 임혁필 등이 그림을 그리며 가끔씩 미술시장으로 ‘외도’하고 있다. 배우 하정우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시내 두 곳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어 60여점의 출품작 대부분을 팔아치웠다. 2003년부터 그림을 그린 그는 2010년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선 주로 하와이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선보여 독특한 색감과 드로잉, 터치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 가격도 150호 한 점에 최고 1800만원대를 호가했다. 작품을 판매한 표갤러리 측은 “구매자의 90%가량이 배우 하정우의 팬이 아닌 일반 컬렉터였다”며 “그들의 경우는 향후 소장가치를 따져 구매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연예인 화가의 원조 격인 가수 조영남은 울산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는 40여년 전 서울 인사동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40여 차례나 개인·단체전을 이어 왔다. 이달 30일까지 울산 갤러리H에서 열리는 전시에선 동양적 색감이 물씬 풍기는 작품 4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형 팝아트’ 작가로 불리는 그는 화투나 바둑과 같은 전통놀이 문화를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입체적 구성을 시도하는 발전의 추이가 돋보인다”고 평할 정도다. 작품 가격은 호당 40만원대로, 한 점에 수천만원짜리도 있다. 최근 인지도가 가장 많이 치솟는 연예인 화가로는 배우 구혜선이 꼽힌다. 2009년 첫 개인전을 연 뒤 인사동과 예술의전당 등에서 개인전을 이어 왔다. 지난해에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국제 아트페어 홍콩 컨템포러리에 초청 작가로 참여했다. 자유분방한 기질의 드로잉과 공예가 특징으로, 의자·조명 등 공예품이 점당 수백만원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강렬한 색감의 추상화를 주로 그리는 배우 김혜수와 수년 전 수준급 수묵화를 선보인 심은하도 세간의 관심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이들 연예인이 적극적으로 미술 활동에 뛰어든 이유는 다양하다. 미술 전공자가 많은 데다 종합예술인을 원하는 세태도 반영됐다. ‘만능엔터테이너’란 조어가 말해 주듯 만능이 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연예계 풍토 때문이다. 반면 최근 한 케이블채널에 자신의 화실을 공개한 배우 려원처럼 개인전을 열지 않고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미술에 천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연예인의 미술 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갤러리 운영자들은 “복잡한 현대미술에 흥미를 못 느끼던 일반인들도 스타의 작품에는 호기심을 갖는다”면서 “미술시장 저변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반면 기성 화단에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연예인 화가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오랜 세월 예술 작업에 매달려 온 기성 작가들을 상대적으로 소외시킨다는 이유에서다. 한 30대 신진 화가는 “연예인들이 취미로 그린 그림의 작품성이 과대평가되고 작가 호칭이 쉽게 주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 처지가)초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작품 수준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최근 유명 화랑까지 연예인들의 미술작품 판매에 뛰어든 것을 보면서 미술계가 여전히 불황이란 생각을 했다”며 “연예인 화가 대다수는 조형요소를 파악한 미대생 수준은 되지만 마티스, 피카소 등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미술시장의 전체 파이가 한정된 상황에서 연예인이란 이름값으로 부풀려진 스타마케팅이 과연 미술시장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호랑나비 스쿨바둑 발명, 지난해 발의된 ‘바둑 진흥법’이 동기돼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위원장 이찬석)는 지난해 8월 27일 이인제 의원이 발의한 바둑 진흥법 추진이 최근 특허 출원한 ‘호랑나비 스쿨바둑’의 발명 동기가 됐다고 4일 밝혔다. 이인제 의원은 지난해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바둑 진흥정책을 추진토록 하는 내용의 ‘바둑 진흥법’ 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발의 안에 따르면 정부가 바둑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 정부와 지자체가 바둑 단체 및 시설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바둑 전문인력 양성 단체나 연구기관에 필요자금을 지원하고, 국제대회 개최 등의 사업을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제교류나 해외확산을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인제 의원은 “바둑은 우리의 대표적 두뇌 스포츠이자 전통문화로서 고유한 정신 가치 체계를 다음 세대에 전승하는 사회통합에도 일조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높은 경쟁력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요즘, 바둑의 지속적인 발전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바둑 진흥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이찬석 위원장은 바둑을 두면서 각종 언어와 상식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다중기능을 갖춘 호랑나비 스쿨바둑 발명을 추진하게 됐다. 호랑나비 스쿨바둑은 일반적인 바둑 게임에 교육 요소가 가미돼 바둑을 두면서 영어, 일어, 한국어, 한문 등을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특별한 기능을 갖춘 보드게임이다. 보드게임의 기본 규칙을 활용해 온라인 게임으로 구현하고, 바둑의 돌 또는 장기의 기물 상면에 각각 학습 증진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언어 또는 문양 등을 색인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 이찬석 위원장은 “이인제 의원이 바둑발전을 추진하는 법적인 환경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면 스쿨 바둑은 발명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서 기초 언어를 배우는 학습도구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는 스쿨 바둑이 국가적으로 개발돼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데 이바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호랑나비 스쿨바둑’ 상용화 촉구를 위해 바둑계 인사 적극 후원

    최근 발명된 ‘호랑나비 스쿨바둑’ 상용화를 위해 바둑계 인사들이 나섰다.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위원장 이찬석)는 방송인 김흥국 씨와 공동으로 발명한 ‘호랑나비 스쿨바둑’(이하 스쿨바둑)에 대해 바둑계 유명 인사들이 스쿨바둑 상용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발명한 스쿨바둑은 학습용 보드게임으로 바둑원론의 저자 이해범 사범의 조력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발명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최근 상용화 촉구를 위해 바둑학 박사 1호 이상훈 박사, 바둑학회 회장 정수현 프로 9단, 장기 체스 전문채널 햇터 방송브레인 TV 박광섭 사장, 마인드 스포츠올림피아드 사무국장, 바둑 해외 보급 원로기사 천풍조 프로 9단 등 10여 명이 뜻을 모았다. 한 바둑계 인사는 “스쿨바둑은 바둑이 갖고 있는 장시간의 집중력을 활용해 언어와 지식을 배울 수 있으며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도구로 발전시킨 착상이 혁신적이다”며 “상용화된다면 바둑을 통해 언어와 지식을 동시에 익힐 수 있는 세계적인 발명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글학회와 한글 문화재단, 한글문화 연대, 한국어 정보학회 등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우수한 한류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외국인이 쉽게 한글을 배우고 접할 수 있는 실용적인 수단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또 “스쿨바둑은 바둑과 지식을 동시에 배울 수 있으며 특화된 멀티미디어 데이터와 연계하면 다양한 문화와의 컨버젼스가 가능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하루 빨리 게임을 개발해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리스너(FX 밤 1시) 남의 생각을 듣는 능력이 있는 구급대원 토비 로건. 한동안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지 않고자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한 채 지내던 토비는 갑자기 한 여자의 강렬한 비명을 듣고 당황한다. 그 소리를 듣고 두통을 느끼던 토비는 바로 근처에서 전복된 차량을 발견하고 동료인 오즈 베이와 함께 안에 갇혀 있던 안나 소쿠르를 구해 낸다. ■슈퍼내추럴 7(AXN 밤 10시 50분) 딕이 애타게 찾던 황토 덩어리를 가로챈 윈체스터 형제는 그 안에 중요한 것이 들어 있다고 판단하고 덩어리를 깨기 시작한다. 그렇게 덩어리 속을 확인해 보니 알 수 없는 글자가 쓰여진 판이 들어 있다. 때마침 메그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카스티엘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알게 된다. 둘은 곧장 카스티엘에게 달려가 판을 보여 준다. ■레이어 케이크(스크린 밤 11시) 마약브로커 XXXX는 자신을 단지 코카인을 취급하는 비즈니스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조직의 수장인 지미 프라이스는 XXXX를 따로 불러 자신의 절친한 친구 에디 템플의 딸인 찰리 스펜서 템플을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문제는 그 아이가 약물중독자 보호소에서 탈출했기 때문에 조용히 처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제15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바둑TV 밤 7시) 한국바둑을 이끄는 85년생 트리오 최철한, 박영훈, 원성진 이 ‘소띠 삼총사’ 모두가 16강에 진출한다. 그중 박영훈 9단이 ‘여자 소띠’ 조혜연 9단과 8강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한편 한국랭킹 5위의 박영훈 9단에 비해 조혜연 9단은 보급 및 재능기부 등 활발한 반외 활동으로 전성기보다는 성적이 많이 하락했는데…. ■공유TV 좋아요(tvN 밤 11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인물이나 공감 글, 재미있는 사진과 영상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자타 공인 최고의 입담을 자랑하는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가 MC로 활약한다. 한편 이들은 경규팀과 구라팀으로 나뉘어 더 공감 가는 이야기를 소개한 팀이 승리하는 토크 배틀을 펼친다. ■명탐정 코난(애니맥스 오후 6시) 유명한 탐정 사무소에 인기 아이돌 스타 오소라가 찾아온다. 오소라는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유명한에게 도와 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그렇게 오소라는 자신의 집으로 유명한과 코난, 그리고 미란이를 데려간다. 그런데 문을 열자 집 안에 한 남자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광경을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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