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바둑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독일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미중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 미투
    2025-12-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142
  • [新 국토기행] 청주

    [新 국토기행] 청주

    마한의 영토였던 청주는 삼국시대를 맞아 상당현(上黨縣)이라고 칭해지며 삼국이 각축했던 군사적 요충지였다. 삼국이 청주 땅을 번갈아 지배하면서 청주지역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유물이 모두 출토됐다. 이에 많은 사람은 ‘삼국 문화가 소통하는 지역’이라며 청주가 갖는 문화적 의미가 크다고 말하고 있다. 이후 통일신라시대 들어 서원경(西原京)으로 등급이 오르면서 교통과 지방행정의 중심지가 됐고 이런 위상은 고려시대까지 이어졌다. 서원경은 다섯 개의 작은 서울을 의미하는 오소경(五小京)의 하나로, 지방의 중요 도시를 뜻한다. 청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고려 태조 23년(941)이다. 고려 우왕 3년(1377)에는 청주 흥덕사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간행됐다. 조선시대 한때 수운이 발달한 충주가 교통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청주가 쇠퇴기를 맞는 듯했으나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며 청주는 다시 중심 도시의 명성을 되찾았다. 당시 경부선 개통은 수운 교통 중심 체제에서 육상로 교통 중심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청주는 날로 융성해 1908년 충주에 있던 관찰사가 청주로 이전했다. 관찰사는 지금의 도청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청주의 도시화는 1910년 시작됐다. 이때 청주읍성 성벽을 허물고 그 돌을 이용해 하수도를 설치하고 간선도로를 만드는 사업이 시작됐다. 박영수(76) 전 청주문화원장은 “청주읍성이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됐다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가지 않고 청주읍성을 보러 왔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사업으로 인해 바둑판 같은 모양의 시구(市區)가 형성됐고 1920년 충북선이 개통되며 청주는 정치·경제·산업 등 여러 측면에서 활성화됐다. 충북선은 1921년엔 청주~조치원 간, 1923년엔 증평까지, 1928년엔 충주까지 연결됐다. 1946년 미군정하에 청주읍은 청주부로 승격했고, 청주군은 청원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때부터 청주부와 청원군은 독립된 행정구역이 됐다. 그해 청주에는 해방 후 한강 이남 최초의 4년제 대학인 청주상과대학(지금의 청주대)이 개교했다. 당시 전문대학들이 4년제 대학으로 승격한 사례는 있었지만 처음부터 4년제 대학으로 인가를 받은 것은 해방 후 청주상과대학이 처음이었다. 청주가 ‘교육의 도시’로 불리게 된 계기가 이때 마련됐다고나 할까. 3년 후 청주부는 청주시로 승격했다. 당시 인구는 6만 4463명. 현재의 1개동 규모보다 적었다. 시로 승격했지만 1950년 한국전쟁으로 청주역, 형무소, 교량, 각종 군사시설이 많이 파괴됐고 휴전 후의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빈곤으로 도시 발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후 행정동 분동, 청원군 일부 지역 편입 등을 거쳐 1989년 2개의 출장소가 설치됐고, 1995년에 출장소가 구청으로 승격됐다. 1차산업이 지배적이던 청주지역 경제는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 개통, 청주산업단지 조성, 미호천 지역 농업개발사업, 청주~충주~제천 국도 포장, 대청댐 완공 등으로 급속하게 발전, 산업도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박 전 원장은 “서울에 가려면 지금의 세종시인 충남 연기군 조치원까지 가서 기차를 타야 했는데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청주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었다”며 “시간이 한 시간가량 단축됐었다”고 회상했다. 산업단지 조성은 청주의 인구 급증을 가져왔다. 청주지역 제조업의 핵심인 청주산업단지는 1차로 1970년 11월 조성이 완료됐고 이후 단지를 넓혀 나갔다. 현재 367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총 근로자 수는 2만 7463명에 달한다. 청주는 도청 소재지로서 충북지역을 대표하는 도시지만 타 지역 사람들에겐 작은 지방도시에 불과했다. 아직도 수도권의 적지 않은 사람이 충북의 도청 소재지를 충주로 아는 등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대한민국의 중심에 위치했으나 힘 있는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하고 도세가 약해 중앙 정치권이 외면하면서 국가의 주요 사업에서도 항상 소외돼 왔다. 야구장 시설이 열악해 충청도 연고팀 한화이글스가 있는데도 1년에 프로야구 경기가 10경기 내외로 열리는 등 각종 인프라의 수준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2012년까지만 해도 백화점이 없어 많은 시민이 대전으로 원정 쇼핑을 가기도 했다. 지역 전체 인구에서 학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교육의 도시’로 알려졌을 뿐 오랫동안 내세울 게 없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한 시청 공무원은 “다선 의원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청주는 그렇지 못한 게 지역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청주시와 청원군이 ‘청주시’로 통합되면서 이제는 중부권 핵심 도시로 성장할 가장 주목받는 지자체가 됐다. 우선 84만명에 육박하는 인구는 전국 230개 시·군·구 중 인구 규모 7위에 해당된다. 전국 인구의 1.6%를 차지하며 비수도권 중에는 경남 창원시(108만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행정구역 면적은 총 940.3㎢에 이른다. 전국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 가운데 2위로, 대전시(540㎢)보다 크고 서울시(605㎢)의 1.6배에 달한다. 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은 315명이다. 인구 80만명 이상의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창원시 244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예산은 1조 6000억원을 넘어 ‘광역시’에 버금가는 매머드급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창원시와 성남시, 수원시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행정구역은 2개구 30개동에서 4개구 3개읍 10개면 30개동이 됐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오창과학산업단지 등 완공된 산업단지 6곳과 조성 중인 산업단지 3곳을 거느리며 경제력도 막강해졌다. 이들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거나 입주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700곳이 넘는다. 옛 청원군에 위치한 청주국제공항과 KTX 오송역이 관내로 들어오면서 청주는 명실상부한 교통의 중심지로 성장할 기반도 갖추게 됐다. 내년 1월 KTX 호남선이 개통되면 오송역은 전국 유일의 KTX 경부·호남선의 분기역이 된다. 여기에 세종시와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도로망이 구축되고 수도권 전철도 연결된다. 청주시는 최근 2030년까지 추진할 도시계획의 밑그림을 확정했다. 청원구는 세종대왕이 머물렀던 초정약수 주변에 세종문화치유단지를 조성하고 청주공항 주변에 항공정비 물류특화단지를 건설해 ‘문화와 항공의 고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상당구는 농촌지역에 전원지역특성화마을, 친환경유기농 특화단지, 치유 숲 등을 조성해 ‘자연이 숨 쉬는 생활권’으로 탈바꿈시킨다. 서원구는 충북대, 청주교육대, 서원대 등 교육자원을 활용해 교육특구를 조성하고 금강을 활용한 역사문화체험 수변공간을 만들게 된다. 흥덕구는 오송 첨단복지단지를 중심으로 바이오 및 화장품산업을 육성하게 된다. 청주·청원통합추진공동위원장을 지낸 김광홍(77)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장은 “청주가 행정구역 통합을 통해 획기적인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면서 “청주는 오송 바이오산업, 오창의 IT산업, 청주공항주변의 항공정비산업 등 미래산업을 모두 함축하고 있는 지역인 만큼 신수도권의 핵심 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청주를 전국에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며 “오송역 명칭을 청주오송역으로 바꾸는 등의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끼리끼리 사는 세상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포커게임의 하나인 속칭 ‘바둑이’ 도박을 벌인 혐의로 연예기획사 대표 소모(43)씨와 황모(41)씨, 조직폭력배 정모(35)씨와 고모(36)씨 등 모두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바둑이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S연예기획사 대표 소씨는 자신의 사무실에 원탁과 카드, 모포 등을 마련해 놓는 등 도박 장소를 제공한 뒤 참가자들로부터 1시간에 3만원씩 자리값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후 소씨는 진모(57)씨와 함께 인근 오피스텔을 빌려 일명 ‘하우스’를 개장하기도 했다. 도박에 참여했던 우모(41)씨와 김모(36)씨는 거액을 잃게 되자 소씨가 사기 도박을 벌였다고 의심해 함께 도박했던 폭력조직 ‘삼선교식구파’의 조직원인 정씨에게 잃은 돈을 받아 주면 20%를 주기로 약속했다. 이에 정씨는 또 다른 조직원인 고씨와 “연예기획사 대표가 사기 도박을 했다고 언론사에 폭로하겠다. 경찰에 신고해 감옥에 보내겠다”며 소씨를 협박해 84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세한대 야구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야구부 프로선수 지명돼

    세한대 야구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야구부 프로선수 지명돼

    세한대학교(총장 이승훈) 야구부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프로야구단에 2명의 선수가 입단하는 등 명문 야구부로써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2015년도 프로야구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세한대 야구부의 이종석(생활체육학과 4학년)선수는 기아타이거즈에 3번으로, 김선균(생활체육학과 4학년)선수는 롯데자이언츠에 8번으로 각각 지명 받았다. 세한대 야구부는 작년 야구부 프로선수지명에서 박병훈(넥센히어로즈), 양형진(KT위즈)선수를 입단시킨 바 있다. 기아에 지명된 투수 이종석 선수는 정확한 제구력과 여러 차례의 완투를 선보이는 등 강한 어깨를 가진 선수로 유명하다. 특히 직구 스피드는 145km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3년도 방어율이 1.86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투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또한 롯데에 지명된 타자 김선균 선수는 타율 3할은 물론, 신장 180cm, 몸무게 74kg로 신체적 조건도 좋아 공수 부분에서 매우 뛰어나며 주루 플레이 및 집중력이 우수한 선수다. 드래프트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세한대 야구부가 작년에 이어 또 다시 2명의 선수를 프로팀에 입단시키며 대학 야구계에서 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드래프트에서는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고졸 및 대졸을 포함하여 총 789명 중 103명을 지명했으며, 대학교 졸업자가 43명, 고등학교 졸업자가 60명이 지명됐다. 현재 야구부 전용구장을 보유하고 있는 세한대 야구부는 특히 타격장, 피칭장, 웨이트 트레이닝장, 도구실, 감독실 등으로 구성된 최신식 실내 연습장이 구축 중(금년 11월 중 완공 예정)인데, 이 연습장은 작년 이승훈 세한대 총장이 야구부 학생들과의 면담과정에서 ‘실내 야구연습장을 최상의 시설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의 결과물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세한대 박희석 체육부장은 “훌륭한 코칭스텝과 학생, 학부모, 학교의 지원 등이 잘 조화가 되고 있으며, 훌륭한 최신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한대는 야구부 이외에도 대학씨름대회에서 다수 우승한 씨름부와 더불어 축구, 유도, 사격, 골프, 여자농구, 럭비, 골프, 카바디, 바둑부 등을 적극 육성하며 명문 생활체육학과로써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여기에 태권도시범단이 세계태권도한마당 4연패를 이뤄내기도 하여 태권도학과의 입지 또한 굳히고 있다. 세한대는 최근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가 주관하는 ‘2014대학운동부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미래체육인 양성에 힘쓰고 있는 세한대는 현재 생활체육학과 및 태권도학과의 수시모집을 앞두고 있다. 수시모집에 대한 더 자세한 입학요강은 홈페이지(www.sehan.ac.kr)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 ‘차 없는 날’ 홍보대사 위촉

    서울시 ‘차 없는 날’ 홍보대사 위촉

    서울시는 다음달 21일 열리는 서울시 ‘차 없는 날’ 홍보대사에 프로바둑기사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김효정 2단을 위촉했다고 20일 밝혔다. 홍보대사 3인은 평소에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고 시는 위촉 배경을 설명했다. 차 없는 날은 2006년부터 9~10월 중 하루를 정해 광화문 일대에서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닐 수 있도록 운영되는 행사다. 평소 차가 다니던 도로에서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열린다. 홍보대사 3인은 차 없는 날에 광화문광장에서 다른 프로바둑기사 100여명과 바둑팬 1004명이 동시에 대결하는 다면기(多面棋) 대국을 펼친다. 아울러 녹색교통 주간인 9월 21~ 27일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에도 동참한다. 강희은 친환경교통과장은 “800만 바둑팬과 시민들에게 친숙한 프로바둑기사들이 보행자 우선의 교통 환경을 만들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바둑 강아지’ 어떻게 번역될까? “주어가 없는 문장 번역 땐 난감”

    ‘바둑 강아지’ 어떻게 번역될까? “주어가 없는 문장 번역 땐 난감”

    “작가님 책은 읽다 보면 물음이 많이 생겨요. 번역할 때 고생하겠다 싶죠. 하지만 중국 문인들과 달리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쓴다는 게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야 문학의 생기가 유지되잖아요.” “제 단편에 ‘270수만에 한 집 반 승을 거두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느낌의 바둑 강아지’라는 표현이 나와요. 바둑을 두는 강아지라니…. 이걸 외국어로 어떻게 번역하겠냐 싶으면서도 계속 그리 쓰게 되네요. 죄송합니다(웃음). 제 작품을 독일어로 번역한 한 번역가는 문장이든 단어든 뜻을 확신할 수 없으면 질문을 한 바닥씩 보내시더라고요. 하나의 성지(작품)를 다른 언어로 옮긴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 같아요.” 불만 반, 칭찬 반이 뒤섞인 중국 번역가 원영혁(35·다롄외국어대 한국어학과 부교수)씨의 말에 박민규(46) 작가가 트레이드마크인 독특한 안경 너머로 쩔쩔맸다. 지난 13일 홍대의 한 북카페. 베트남, 스페인,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이집트, 중국, 프랑스 등 7개국에서 찾아온 원어민 번역가들이 작가를 둘러싼 자리에서였다. 우리보다 우리말의 쓰임과 뉘앙스를 더 치열하게 고민하며 각국 독자들에게 한국 문학을 알리는 주인공들이다. 좀처럼 대중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박 작가와 번역가들의 특별한 만남을 주선한 것은 한국문학번역원. 이번 행사 역시 번역원에서 해외 원어민 번역가 초청 사업의 하나로 마련했다. 우리보다 우리말을 더 고민하는 각국 번역가들은 이날 박 작가의 단편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주었어요’를 읽고 다양한 감상과 질문을 쏟아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 등 다수의 우리 문학 작품을 프랑스에 소개해 온 정은진(45) 프랑스국립동양대 한국학과 교수는 파격과 도발, 유머로 뭉친 박 작가의 소설이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라고 운을 뗐다. “제가 가르치는 석사과정생 2명이 교과서에 나오는 예전 작품만 읽다가 박 작가의 ‘카스테라’를 읽더니 굉장히 좋아하며 박 작가의 단편으로 논문을 쓰고 있어요. 유난스럽게 진지한 한국 문학에서 박 작가는 유머를 중요한 요소로 끌어올려 줬어요. 그간 ‘한국 문학에 유머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풍자나 해학 등을 언급하며 황망하게 말을 얼버무렸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유머를 위한 유머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 유학생 시절이던 5년 전 한국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박 작가의 작품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응우옌 티 히엔(34) 베트남 호찌민국립대 한국학과 교수는 여기에 동의하면서도 주어를 생략하고 쉼표와 비속어를 자주 사용하는 박 작가 특유의 작법이 번역의 걸림돌이 될 거라며 벌써부터 난처해했다. “읽을 땐 놀랍고 참신했는데 막상 번역하면 험난할 것 같아요. 베트남어와 한글의 어순이 다른데 주어 없이 전개되는 문장이 많고 대화도 따옴표 없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누가 한 말인지 알쏭달쏭할 수 있거든요. 비속어, 은어 같은 말들도 베트남어에서 비슷한 말을 찾는 데 애먹을 거예요(웃음).” 글을 쓸 때 번역을 감안한 적이 없다는 박 작가는 “어차피 저는 외국어를 모르니 마음대로 번역하셔도 된다”, “번역 안 해도 좋으니 서로 침략이나 안 했으면 좋겠다”는 진심인지 농담인지 모를 말로 연신 번역가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저는 사실 글을 쓸 때 번역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서로의 말을 번역해서 쓴 글을 읽는 행위가 믿기지 않거든요. 너무 우아한 행위잖아요. 언어는 굉장히 예민한 것이고 언어마다 성격이 다른데 한글로 쓴 글의 의도, 성질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지 형식에 맞춰 번역한다는 건 저도 원치 않아요.”(박 작가) “같은 언어로 대화해도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을 때가 많잖아요. 번역에서 불거지는 문제 역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저희(번역가)들한테 (번역)하지 말라고 하시면 안 돼요. 계속 번역해 나가야죠(웃음).”(필립 하스·오스트리아) “번역가는 자기 모국어에서 (원작의 언어와) 똑같은 감각을 뽑아 전해 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번역가를 ‘배신자’라고 해요. 결국 원본을 배신하고 작가의 작품이 아닌 번역가만의 작품을 만드니까요. 그래서 좋은 번역, 완벽한 번역이란 없다고 하죠. 그래서 번역을 하나의 ‘제안’이라고 하나 봐요.”(마우리치오 리오토·이탈리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계수학자대회] 첫 여성 시상자 첫 여성 수상자

    [세계수학자대회] 첫 여성 시상자 첫 여성 수상자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 개막식에서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마리암 미르자카니(37·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에게 필즈메달을 건네는 특별한 풍경이 펼쳐졌다. 미르자카니 교수는 1936년 제정된 이래 지난 대회까지 모두 52명에게 수여된 ‘수학계의 노벨상’ 필즈메달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상자다. 필즈메달은 개최국 원수가 수상자에게 직접 수여하는 것이 전통인데 대회 개최자 잉그리드 도비시 세계수학연맹회장까지 개최자와 시상자, 수상자 모두 여성인 최초의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서울 ICM은 ‘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라는 주제로 역대 최대 규모인 120여개국 5000여명의 수학자가 참가한 가운데 오는 21일까지 계속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네 번째로 열렸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수학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학문이자 전 인류가 공유하는 위대한 유산”이라며 “이번 대회가 폭넓고 깊이 있는 논의로 수학의 학문적 지평을 확대하고 인류 문명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모두 4명에게 수여된 필즈메달은 미르자카니 교수 외에 아르투르 아빌라(35) 프랑스 파리6대학 교수, 만줄 바르가바(40) 미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마틴 헤어러(38) 영국 워릭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수상자에게는 메달과 함께 1만 5000 캐나다 달러(약 14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이 밖에 네반리나상(수리정보과학 부문)은 수브하시 코트 미 뉴욕대 교수, 가우스상(응용수학 부문)은 스탠리 오셔 미 UCLA 교수, 천상(기하학 부문)은 필립 그리피스 프린스턴 고등연구원 교수에게 각각 돌아갔다. 서울 ICM에선 필즈상 등 주요 상 수상자 강연(10회), 국내외 수학자의 기조 강연(21회), 초청 강연(179회) 등이 대회 기간 진행되고 논문 1182편이 발표된다. 대중 강연과 바둑 다면기 등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이어진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D-2] ‘리만 가설’ 같은 난제들 해법 찾아라… ‘수학계의 올림픽’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D-2] ‘리만 가설’ 같은 난제들 해법 찾아라… ‘수학계의 올림픽’

    인류가 수를 세고 숫자를 적기 시작한 이후 수천년 동안 수학은 ‘외로운 학문’이었다. 칠판과 분필, 또는 연필과 공책, 이마저도 없으면 땅바닥과 해변의 모래가 수학자들이 사용하는 유일한 도구였다. 하지만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수학은 계산을 하는 ‘수’와 도형을 연구하는 ‘기하학’의 틀을 깨고 나오기 시작했다. ‘x’ ‘y’처럼 문자를 쓰거나 수학 법칙을 간단하게 나타내는 ‘대수학’과 함수를 다루는 ‘해석학’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교통의 발달이었다. 뛰어난 수학자들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 보내던 편지는 몇 달에서 며칠로 빨라졌고, 서로 만나서 머리를 맞대는 일이 빈번해졌다. 수학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개인의 호기심’을 해결하던 기존의 연구방식 대신 ‘우리는 무슨 문제를 풀어야 할까’라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 결과가 1897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회 대회에 나선 당대 최고의 수학자 다비드 힐베르트는 ‘수학의 미래’라는 강연을 통해 23개의 난제를 제시했다. 이른바 ‘힐베르트의 문제’로 불리는 이 난제들은 이후 전 세계 수학계와 수학자들이 도전해야 할 대상이자 꿈이 됐다. 그 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힐베르트의 난제는 ‘리만 가설’(소수의 패턴 연구)로 불리는 한 문제를 제외하고 모두 풀렸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얻어진 각종 이론과 계산법들은 경제, 금융, 공학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ICM은 4년마다 전 세계를 돌며 개최되고 있다. ‘수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유다. 오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7회 ICM에는 130여개국에서 5000여명의 수학자가 참석한다. 서울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네 번째 개최다. 21일까지 이어지는 서울 ICM은 13일 개막식과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메달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21회의 기조강연, 179회의 초청강연, 6회의 패널토론 등이 이어진다. 황준묵 고등과학원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ICM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르네상스테크놀로지를 창업한 미국 수학자 제임스 사이먼스, 필즈메달 수상자 세드리크 빌라니 교수 등의 강연이 관심을 모은다. 또 이창호, 유창혁 9단 등 프로 바둑 기사들이 중국, 일본 등의 수학자 18명과 1대6으로 바둑을 두는 ‘다면기’ 등 일반인과 학생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돼 있다. ICM조직위 측은 대회를 앞두고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하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ICM조직위는 당초 초청 대상이었던 기니 출신 학자 1명의 초청을 취소했다. 또 9일 경주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 총회에서는 참가가 확정됐던 나이지라 수학자 12명에 대해 불참 권고 통보를 보내기로 했다. 다만 나이지리아 학자들이 참가를 강행할 경우에는 이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세계 어린이 바둑 결승전

    세계 어린이 바둑 결승전

    7일 서울 영등포구 63시티에서 열린 ‘제14회 한화생명배 세계어린이 국수전 결승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바둑을 두고 있다. 대회에는 한국과 중국, 루마니아 등 9개국 272명이 출전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김태흠,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비유 “선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구태 보이나”

    김태흠,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비유 “선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구태 보이나”

    김태흠,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비유 “선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구태 보이나” 재보선 압승 이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혁신 논의 대신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비판만 드문드문 제기됐다. 이번 7·30 재보선 승리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야당에 밀리지 말라는 의미라는 ‘아전인수’ 격 주장까지 나왔다. 일부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을 ‘노숙자’에 빗대는 말까지 하는 등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 새누리당이 벌써 오만해 진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새누리당은 1일 국회에서 재보선 당선인 인사를 겸한 의원총회를 열고 당 혁신과 세월호특별법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다.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혁신, 국가 대혁신을 통해 더 안전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몰입해야 한다”면서 “선거 대승에 연연해선 안 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의 혁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비공개 회의에선 새정치민주연합과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을 보고한 후 아당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몇몇 의원들의 요구만 나왔다고 한다. 이노근 의원은 “세월호법 협상에서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밀리느냐”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야당이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이 그렇게 가라고 표를 몰아준 것”이라며 “세월호 협상에서 야당의 무리한 주장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강경 입장을 주문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태흠 의원 역시 “세월호법 협상은 강하게 가야 한다”면서 현재 세월호 유족들이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것을 거론하며 “유족들을 국회 안으로 들어오게 한 데 대해선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초재선 소장파가 주축이 된 ‘쇄신모임’을 이끄는 재선의 조해진 의원만 전날 모임 결과를 소개하며 “이번 재보선 결과는 우리가 잘한 것보다 야당이 민심에 너무 동떨어진 행동을 해서 그런 것”이라며 “쇄신과 혁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은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혁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의총이었지만 발언자도 많지 않고 그나마 세월호법 성토가 대부분이어서 이래도 될까 싶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한중의원 친선 바둑교류전’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결과를 바둑에 빗대 “이번에는 여당이 수를 잘 둔 것은 아니고 야당이 못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유병언 시신발견, 인사파동 등 악재가 겹치고 겹쳤지만, 야당이 겹친 악재를 충분히 민심에 접목을 못시키고 스스로 오판했다”면서 “이길 수 있다는 일종의 야당 권력의 오만이었고, 국민은 오만한 권력을 반드시 심판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태흠 의원은 의총이 끝나고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며 기자들에게 “국회에서 저렇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 있는 그런…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유가족을 노숙자에 비유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유가족들이 뙤약볕 밑에서 농성하면서 줄 매달고 빨래 내걸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서 한 표현이며, 국회의장이 농성을 허용해준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유가족들을 이런 상태로 방치시킨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회의장이라면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지금 국회에서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하고 있으니까 기다려달라’ 등의 얘기를 하면서 이런 부분(농성)을 말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김 의원의 발언이 전해진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구태가 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당 대표는 혁신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데 일부 의원들의 발언과 행태는 구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옳은 의견도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안 된다. ‘노숙자’니 ‘교통사고’니 왜 그런 발언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상처를 주는가”라면서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그러니까 선거 때만 되면 ‘쇼한다’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태흠 비유 논란,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빗대 설명…해명은?

    김태흠 비유 논란,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빗대 설명…해명은?

    김태흠 비유 논란,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빗대 설명…해명은? 재보선 압승 이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혁신 논의 대신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비판만 드문드문 제기됐다. 이번 7·30 재보선 승리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야당에 밀리지 말라는 의미라는 ‘아전인수’ 격 주장까지 나왔다. 일부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을 ‘노숙자’에 빗대는 말까지 하는 등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 새누리당이 벌써 오만해 진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새누리당은 1일 국회에서 재보선 당선인 인사를 겸한 의원총회를 열고 당 혁신과 세월호특별법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다.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혁신, 국가 대혁신을 통해 더 안전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몰입해야 한다”면서 “선거 대승에 연연해선 안 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의 혁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비공개 회의에선 새정치민주연합과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을 보고한 후 아당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몇몇 의원들의 요구만 나왔다고 한다. 이노근 의원은 “세월호법 협상에서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밀리느냐”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야당이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이 그렇게 가라고 표를 몰아준 것”이라며 “세월호 협상에서 야당의 무리한 주장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강경 입장을 주문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태흠 의원 역시 “세월호법 협상은 강하게 가야 한다”면서 현재 세월호 유족들이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것을 거론하며 “유족들을 국회 안으로 들어오게 한 데 대해선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초재선 소장파가 주축이 된 ‘쇄신모임’을 이끄는 재선의 조해진 의원만 전날 모임 결과를 소개하며 “이번 재보선 결과는 우리가 잘한 것보다 야당이 민심에 너무 동떨어진 행동을 해서 그런 것”이라며 “쇄신과 혁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은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혁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의총이었지만 발언자도 많지 않고 그나마 세월호법 성토가 대부분이어서 이래도 될까 싶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한중의원 친선 바둑교류전’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결과를 바둑에 빗대 “이번에는 여당이 수를 잘 둔 것은 아니고 야당이 못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유병언 시신발견, 인사파동 등 악재가 겹치고 겹쳤지만, 야당이 겹친 악재를 충분히 민심에 접목을 못시키고 스스로 오판했다”면서 “이길 수 있다는 일종의 야당 권력의 오만이었고, 국민은 오만한 권력을 반드시 심판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태흠 의원은 의총이 끝나고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며 기자들에게 “국회에서 저렇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 있는 그런…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유가족을 노숙자에 비유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유가족들이 뙤약볕 밑에서 농성하면서 줄 매달고 빨래 내걸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서 한 표현이며, 국회의장이 농성을 허용해준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유가족들을 이런 상태로 방치시킨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회의장이라면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지금 국회에서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하고 있으니까 기다려달라’ 등의 얘기를 하면서 이런 부분(농성)을 말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김 의원의 발언이 전해진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구태가 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당 대표는 혁신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데 일부 의원들의 발언과 행태는 구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옳은 의견도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안 된다. ‘노숙자’니 ‘교통사고’니 왜 그런 발언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상처를 주는가”라면서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그러니까 선거 때만 되면 ‘쇼한다’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칠월 칠석에 바둑 친교”… 한·중 의원 29명 ‘반상 외교’

    “칠월 칠석에 바둑 친교”… 한·중 의원 29명 ‘반상 외교’

    “여기는 패(覇)가 있으니 들어오면 안 되는 거였네요.” “여기 두면 세 집을 한 번에 잃는 거였어요.”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앉은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백)과 중국 레이샹(翔)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흑)의 표정은 진지했다. 두 기사는 통역까지 사이에 두고 서로의 수를 평가하며 조금 전 마친 대국을 복기했다. 승부는 원 의원의 불계승이었다. 레이샹 의원은 100여수를 두다 더 잇지 못하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돌을 던졌다. 한·중 의원 간 문화 교류를 위한 ‘2014 한·중 친선 바둑 교류전’이 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렸다. 원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국회 기우회가 의회 차원의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해 제안하며 시작된 이 대회는 지난해 8월에 이어 2회째를 맞았다. 중국 베이징 정협회관에서 열린 첫 대회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1승 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올 교류전에 한국에서는 원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 김기선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설훈·최규성 의원 등 기력이 쟁쟁한 의원 13명이, 중국에서는 순화이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회 부비서장을 단장으로 정협 위원 및 수행단 16명이 참가했다. 양국 의원들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2라운드에 걸쳐 반상 친선 외교를 벌인다. 1라운드는 7-3으로 한국이 승리했다. 대회에는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 등 국수들이 함께하며 지도 대국도 벌인다. 원 의원은 “박근혜 정부 이후 가까워지고 있는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차원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칠석에 바둑으로 친교를 맺고 있다”며 “교류전을 꾸준히 발전시켜 향후 양국 간 각종 문제를 푸는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도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개막식 축사에서 “다음 대회에는 중국 측이 노력해서 북한도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그러면 바둑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이 가까워지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학생발명품 대통령상에 ‘발로 부는 호루라기’

    학생발명품 대통령상에 ‘발로 부는 호루라기’

    추운 겨울이나 비가 올 때 녹색어머니회와 학생들이 교통안내를 하면서 호루라기를 불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던 초등학생이 ‘발로 부는 호루라기’를 만들어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23일 제36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수상작을 발표했다. 대회에는 모두 10만 9818점의 발명품이 출품돼 지역예선, 시·도 예선을 거쳐 301점의 입상작이 선정됐다. 영예의 대통령상은 충북 영동초 나현명(12)양에게 돌아갔다. 나양은 1회용 돗자리나 폐 펌프 등의 가정용품을 이용, 호루라기와 비슷한 소리가 나는 장치를 만들었다. 심사위원들은 “우산을 들거나 추운 겨울에 장갑을 낀 상태에서 교통깃발을 들고 호루라기를 불기 쉽지 않은 점에 착안한 점이 독창적”이라며 “최근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의성도 있는 발명품”이라고 평가했다. 나양은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낸 뒤 무려 14차례에 걸쳐 시제품을 만들어 장단점을 분석한 뒤 최종 출품작을 만들어냈다. 국무총리상은 서울 동원중 최경식(15)군이 출품한 ‘바둑돌이 자동으로 분류되는 바둑판’에 돌아갔다. 이 발명품은 흑돌이 백돌에 비해 다소 크다는 점에 착안, 바둑판 속에 2개의 경사진 길을 겹치게 만들어 크기가 작은 백돌이 먼저 빠져나오게 했다. 이 바둑판은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곧바로 상품화해도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극찬을 받았다.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에는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중앙과학관은 이번에 수상한 발명품에 대해 무료로 특허출원을 해줄 방침이다. 시상식은 다음달 13일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홀에서 열린다. 중앙과학관은 12일까지 특별전시관에 입상작들을 전시한 뒤 10월부터 전국 순회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폐선 구간에 꽃핀 문화와 생태… 시민은 힐링, 도심은 활력

    [명인·명물을 찾아서] 폐선 구간에 꽃핀 문화와 생태… 시민은 힐링, 도심은 활력

    장마가 주춤한 지난 16일 오후 광주 남구 진월동 푸른길. 사람들이 삼삼오오 숲으로 덮인 길을 따라 종종걸음이다. 젊은이들은 뜀박질에 한창이다. 이마엔 구슬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길가 나무 그늘막에 세워진 정자에서는 노인들이 장기나 바둑 두기에 여념이 없다. 도심 한가운데 뻥 뚫린 푸른길은 산책로에 그치지 않는다. 휴식과 여유를 선사하는 쉼터다. 동구 학동 옛 남광주 역사 구간엔 푸른길 방문자센터가 있다. 옆엔 기차 두 량이 문화 체험 공간 등으로 탈바꿈했다. 한 량은 길, 기차 등에 관련된 책을 볼 수 있는 길도서관이다. 또 다른 한 량은 문화 사랑방으로 재능기부자의 악기 강습과 홈패션, 비누공예 등의 강좌가 열린다. 이경희 사단법인 푸른길 사무국장은 “푸른길은 산책로라기보다는 생태와 환경이 어우러진 삶터이자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푸른길에서는 인문학 강좌, 땡볕걷기, 녹지생태 조사 등 각종 문화 체험행사가 끊이질 않는다. 푸른길은 지난 2월 남구 주월동 동성중~청송빌딩 180m 구간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12년 만에 완공됐다. 전체 구간은 동구 광주역 부근~조선대 앞~남구 진월동 청송빌딩 사이 8.08㎞(11만 5000㎡)에 이른다. 푸른길은 도심을 가로지르던 경전선(광주~여수)이 2000년 폐선된 뒤 2002년부터 광주시와 시민단체, 민간기업 등이 숲길을 만들면서 조성됐다. 폭은 8~26m로 282억원을 투입해 46종 31만 4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흉물인 폐선구간이 도심 공원으로 탈바꿈하며 도심재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월동 구간은 휴식과 운동시설을 갖췄다. 시민 헌수기금으로 조성한 ‘참여의 숲’(880m)이 있는 주월1동은 각종 마을 공동체 사업이 진행 중이다. 철길 주변으로 문화적, 경제적으로 낙후됐으나 푸른길 조성 이후 마을가꾸기 사업이 활발하다. ‘1000개의 이야기가 있는 마을’, ‘달팽이식물원’ 등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동구 계림·산수동 구간은 기찻길을 추억하는 공간이다. 푸른길을 따라 올망졸망한 옛 주택과 골목길을 돌아볼 수 있다. 동명동 구간엔 카페와 아트숍, 갤러리 등이 들어섰다. 푸른길의 전 구간과 주변은 1950년대 조성된 옛 도심으로 도로가 비좁고 환경이 낙후됐다. 하지만 지금은 현대식 건물과 공방 등이 들어서고 있다. 옛 골목길과 숲길이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면서 도심의 정취와 추억을 맛보기 위한 탐방객도 늘고 있다. 주민 최모(54·여·남구 백운동)씨는 “푸른길은 새벽 2~4시 사이 잠깐 조용하다”며 “다이어트 열풍으로 여름 밤 시간대는 사람이 서로 부딪칠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박원창(55·동구 동명동)씨는 “매일 저녁 식사 뒤 가족과 함께 농장다리~남광주시장을 오간다”며 “철로가 지날 때는 소음과 낙후의 대명사였던 이곳 주변이 문화와 생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며 좋아했다. 자전거로 달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조선대생 김대희(25·남구 월산동)씨는 “교통사고 위험이 없는 푸른길을 따라 학교에 간다”며 “광주 명물로 탄생한 푸른길을 잘 가꾸고 보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푸른길이 자리 잡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철도 이설을 결정한 1995년 뒤 폐선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시는 한때 경전철 부지로의 활용을 검토했다. 그러나 시의회, 구의회,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은 녹지공간 조성을 요구했다. 시 설문조사 결과 경전철 부지 활용에 찬성한 시민은 6.8%에 불과했다. 시는 결국 2000년 12월 폐선부지를 녹지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최근엔 시가 추진 중인 도시철도 2호선(경전철)이 푸른길 일부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푸른길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조성됐고,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2006년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더 좋은 장소 만들기 최우수상(총리상), 2007년 좋은 건설 발주자상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숲길 조성으로 낙후된 철로변이 휴식과 문화·생태 공간으로 되살아나면서 도심재생에도 큰 몫을 한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여는 다양한 문화·체험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박정희대통령 고속도에 술 뿌리며 안전 기원

    박정희대통령 고속도에 술 뿌리며 안전 기원

    “고속도로 상에 일체의 사람, 동물 등 교통장애물이 없도록 할 것. 고속도로는 그 속도에 생명이 있는 만큼, 사람이나 기타 장애물로 속도를 제대로 못 내게 되면 고속도로도 일반도로가 되고 말 것임.” 국가기록원은 1970년 7월 7일 경부고속도로 완전 개통일을 맞아 ‘고속도로, 국토 대동맥을 잇다’를 이달의 기록 주제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16일부터 홈페이지(www.archives.go.kr)에서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공개되는 기록물은 대통령 문서 5건, 동영상 16건, 사진 15건 등 총 36건으로, 1960~90년대 전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건설 및 확충 과정을 담고 있다. 1968년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경수(경부고속도로 서울~수원 구간)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박정희 대통령은 위와 같은 내용의 지시문을 작성했다. 고속도로 상에서 사고 난 차의 긴급 대응방법, 각종 서비스 확보책, 국민의 고속도로에 대한 개념 주입까지 꼼꼼하게 지시한 문서에서 대통령의 고속도로에 대한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이 경인·경수 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화를 막고 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직접 도로에 술을 뿌리는 장면도 있다. 1967년 건설계획이 발표된 경부고속도로는 건국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로 불리며 3년 만에 완공됐다. 1969년에는 최초의 민자 고속도로인 언양~울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1973년 호남·남해고속도로, 1975년 영동·동해고속도로, 1977년에 구마고속도로가 잇달아 개통됐다. 1997년에는 2000㎞였던 고속도로 총 연장구간은 2012년 4000㎞를 돌파, 전국을 바둑판 모양으로 연결하게 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영화 ‘신의 한수’, “100만 관객, 2012년 ‘다크나이트 라이즈’ 제친 ‘도둑들’ 재현...”

    영화 ‘신의 한수’, “100만 관객, 2012년 ‘다크나이트 라이즈’ 제친 ‘도둑들’ 재현...”

    한국영화 ‘신의 한 수’가 개봉 3일만에 1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영화 ‘신의 한 수’가 5일 하루 36만8810명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수는 82만5253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다. 전야개봉 포함 4일 만의 기록이다. 박스오피스 1위를 ‘트랜스포머4’에 내준 상태다. 한국 영화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작과 견주는 일은 드물다. 2012년 7월 개봉한 ‘도둑들’은 개봉 첫 날 일주일 먼저 개봉한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꺾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적이 있다. ‘신의 한 수’는 3D와 IMAX 예매율에서 강세를 보이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 예매율에선 뒤졌으나 현장 판매율로 박스오피스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도둑들’과 비교될 만하다. ‘신의 한 수’는 범죄로 변해버린 내기바둑판에 사활을 건 꾼들의 전쟁을 그린 액션영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시진핑 방한] 시 주석 “이번 방한 이미 성과… 미래 동반자 관계 좋은 효과”

    [시진핑 방한] 시 주석 “이번 방한 이미 성과… 미래 동반자 관계 좋은 효과”

    방한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7시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내외는 1박2일의 국빈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떠났다. 30여 시간의 짧은 한국 체류였지만 한·중 양국 관계 진전에 커다란 이정표를 남겼다는 평가다. 시 주석 내외와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낮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특별 오찬을 함께 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이 국빈 만찬과 별도로 특별 오찬을 마련한 것에 대한 화답 차원의 자리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 내외와 함께 한옥 건물인 가구박물관 안팎을 관람하며 한국의 전통 고가구와 장롱, 호리병 등을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시 주석 내외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바둑 애호가로 알려진 시 주석에게는 옥으로 만든 바둑알을 나전칠기함에 담아 선물했다.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이창호 9단이 참석한 것도 시 주석이 이 9단의 팬이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바둑알 몇 개를 직접 들어 보며 “귀한 선물을 주셔서 대단히 고맙다”고 사의를 표했다. 차를 마시는 은 다기와 차, 홍삼 제품도 시 주석 내외에게 선물로 전달됐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펑리위안의 1∼6번째 앨범이 담긴 DVD와 무궁화 자수가 들어간 유리 공예품,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삼국지의 조자룡 장군을 그린 동양화 족자를 선물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국회를 찾아 정의화 국회의장 등 국회 주요 인사들과 면담했다. 정 의장은 국회 정현관 앞에서 직접 시 주석을 맞이해 국회 접견실로 안내했다. 시 주석은 자신의 첫 국빈 방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방문은 이미 성공을 거두고 풍부한 성과를 이뤘다. 한국을 방문할 때 드는 개인적인 기분은 친척집에 드나드는 것 같다. 중·한 양국은 좋은 이웃이고 한국에 와서 많은 친근감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장기적으로 ‘공동 교과서’ 편찬을 지향하면서 역사 인식 교류의 장으로 한·중·일 역사연구공동위원회를 설치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시 주석은 “3국의 정확한 역사를 세우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어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한·중 의회가 일본에 역사 반성 촉구 공동성명을 발표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는 주변국과 함께 미래지향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매우 좋은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한·중 의회 간 교류를 제안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장더장(張德江) 상무위원장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시 주석은 숙소인 서울 신라호텔을 찾은 정홍원 국무총리와 30분간 면담을 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전날 한·중 정상이 약속한 공동성명과 약속들이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섹시한 각선미를 뽐내는 클라라, “치마 길이가 신의 한수네…”

    섹시한 각선미를 뽐내는 클라라, “치마 길이가 신의 한수네…”

    공항패션, 일상패션 가릴 것 없이 스타일리시한 패션으로 주목을 받는 클라라가 이번에는 시사회 패션으로 화제가 되었다. 지난 1일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신의 한 수’ VIP시사회를 찾은 클라라는 블랙 컬러의 섹시한 원피스로 스타일링 하여 섹시한 매력을 한껏 뽐냈다. 특히 클라라가 입은 스타일난다 컬러 원피스는 치마 부분이 애나멜 소재로 유니크하며 길이감 역시 짧은 미니 원피스이기 때문에 클라라의 섹시한 면모를 보여주기에도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팔찌와 하이힐까지 블랙 컬러로 통일성을 주어 시크한 매력도 연출했다. 이번에 클라라가 착용한 의상은 최근 정하은의 화보사진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동일의상으로 확인되었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역시 섹시 하면 클라라”, “클라라 옷 나도 사고 싶네”, “여름에 입는 애나멜 스커트 매력 있네” 등의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편 정우성, 이범수, 이시영, 안성기 등이 출연한 ‘신의 한 수’는 내기 바둑판에 사활을 건 인물들의 싸움을 그린 범죄액션 영화로 7월2일에 개봉한다. 사진=스타일 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중 정상회담] “스젠~” 朴 중국어 농담에 시진핑 폭소

    [한·중 정상회담] “스젠~” 朴 중국어 농담에 시진핑 폭소

    3일 오후 4시 15분 한·중 정상의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 일정은 본격화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빨간색 재킷을 입고,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국어로 말하는 등 시 주석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내 개인의 시간은 또 어디로 갔나, ‘스젠더우취나얼러’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업무에 열중하고 계신다고 들었다”며 중국어를 사용하자 시 주석을 포함한 참석자 전원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스젠더우취나얼러’는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끈 영화 ‘사인정제’(私人訂製)의 삽입곡 제목이다. 시 주석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자신이 맛있는 김치를 좋아한다며 “위생 기준 문제로 중국에 한국 김치가 수출되지 못하고 있는데 곧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먼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해 양국의 지리적 가까움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2005년과 2009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박 대통령을 만났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2005년 박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났고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2005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예정된 지방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차기 중국의 지도자로 알려진 시 주석을 직접 면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사고를 언급하며 “중국에 ‘복은 함께 나누고 고난은 함께 헤쳐 가자’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앞으로도 든든한 친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다시 한번 세월호 사고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이번 방문에서 판다 한 쌍을 한국에 선물한 사실도 소개했다. 한 마리당 10억원의 보호기금을 중국에 내는 임대 방식으로, 이들 판다는 이르면 2015년 초 한국에 올 계획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중국이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멸종희귀종인 따오기를 선물했던 일을 함께 소개하며 기쁨을 나타냈다. 오후 8시 15분 시작된 만찬에는 두 정상과 함께 정계와 경제계 유력 인사뿐만 아니라 이창호 바둑기사와 아이돌 그룹 미쓰에이의 중국인 멤버 페이·지아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 만찬 중에는 CBS 소년소녀합창단이 가수 출신인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의 대표곡 ‘희망의 들판에 서서’를 부르기도 했다. ‘희망의 들판에 서서’는 펑리위안이 1982년 중국 CCTV 설 특집 프로그램에서 불러 인기를 끈 곡이다. 이날 만찬에는 삼색전유화와 화계선, 궁중버섯잡채 등 전통 한식이 준비됐다. 시 주석 내외는 이날 오전 전용기로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서울공항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외, 권영세 주중국대사 내외 등이 나와 시 주석 내외를 영접했다. 시 주석 내외는 방한 기간 동안 이용할 ‘메르세데스 벤츠 S600 풀만 가드’ 차량에 탑승해 숙소인 서울 신라호텔로 이동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정우성 집착남, 정우성 직접 시사회 초대 ‘닮으려고 성형수술까지..’

    정우성 집착남, 정우성 직접 시사회 초대 ‘닮으려고 성형수술까지..’

    ‘정우성 집착남’ ‘정우성 집착남’이 정우성을 만났다. KBS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배우 정우성을 동경하는 ‘정우성 집착남’으로 출연했던 남성이 실제 정우성과 만남을 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는 1997년 정우성이 출연했던 영화 ‘비트’ 시절부터 무려 20여 년 동안 정우성을 좋아했다는 ‘정우성 집착남’의 사연이 소개됐다. 당시 정우성 집착남은 “정우성과 닮기 위해 살도 빼고 눈썹 반영구도 하고 앞트임 수술도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줬다. 정우성 집착남 사연을 접한 정우성은 직접 만남을 제안, 지난 1일 열린 ‘신의 한수’ VIP 시사회에 정우성 집착남을 초대했다. 정우성의 초대에 흔쾌히 응한 정우성 집착남은 ‘신의 한 수’ VIP 흑백카펫 쇼케이스 생중계를 앞두고 있던 정우성의 대기실로 찾아가 짧은 시간이나마 이야기를 나누고 인증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어 정우성이 직접 제공한 VIP 좌석에서 ‘신의 한 수’를 관람했다. 이후 정우성은 무대인사에서 “이 상영관에 최근에 ‘안녕하세요’에 출연했던 내 팬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어 일어나보라는 요청은 할 수 없지만 그 분이 ‘신의 한 수’를 통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정우성 집착남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신의 한 수’를 보고 나온 정우성 집착남은 “사실 형님을 너무 좋아해서 ‘신의 한 수’ 시나리오를 읽은 적이 있는데 시나리오보다 본편이 훨씬 잘 나왔다. 게다가 형님이 정말 멋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액션 연기를 선보여주셨다. 우성 형님, 사랑합니다”라며 정우성을 향한 끝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신의 한 수’는 내기 바둑판에서 살수(이범수 분)의 음모에 의해 형을 잃고 설상가상으로 누명을 쓰고 교도소까지 간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 분)의 복수를 그린 영화로 2일 전야 개봉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남다르게 남자영화 전성시대

    남다르게 남자영화 전성시대

    요즘 한국 영화는 말 그대로 ‘남자 영화’ 전성시대다. 올 상반기에는 유독 강한 액션을 내세운 ‘센 남자’들의 이야기가 줄을 잇고 있다. 이선균·조진웅 주연의 영화 ‘끝까지 간다’는 거칠지만 촘촘한 액션 스릴러로 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며 ‘트랜스 포머 4’에 맞서 선전하고 있고 앞서 지난달에는 ‘우는 남자’, ‘황제를 위하여’, ‘하이힐’ 등 ‘19금 누아르’ 열풍이 휘몰아쳤다. 이달에도 이런 기조는 계속된다. 멀티 캐스팅을 내세운 남자 영화 ‘신의 한 수’(2일 개봉)와 ‘좋은 친구들’(10일 개봉)이 조만간 간판을 건다. 두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짚는다. ■ 바둑을 소재로 한 ‘신의 한 수’ 바둑알이 무기가 될 줄이야… 정우성에게서 액션을 보았다 바둑은 지극히 정적인 두뇌 게임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잘 다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직장 생활을 바둑판에 절묘하게 빗대 풀어낸 웹툰 ‘미생’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바둑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 ‘신의 한 수’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탄생한 독특한 액션 영화다. ‘세상이 고수에게는 놀이터요, 하수에게는 지옥 아닌가’라는 맹인 바둑의 고수 주님(안성기)의 말처럼 영화는 실생활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바둑 용어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간다. ‘패착’(지게 되는 나쁜 수), ‘포석’(전투를 위해 진을 치다), ‘사활’(삶과 죽음의 갈림길) 등 소제목에 맞춘 에피소드로 구성돼 바둑에 담긴 철학적인 은유와 육체적인 액션을 결합시켰다. 영화는 화투, 포커 등 도박 못지않은 내기 바둑판을 소재로 한다. 평범해 보이는 바둑 기원에서는 최첨단 감시망에 수십억원의 판돈이 오가고 게임의 승패에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뜻하지 않게 내기 바둑판에 발을 들였다가 살수(이범수)의 음모로 형을 잃은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은 형을 죽였다는 살인 누명까지 쓰고 교도소에 들어간다. 후에 태석은 억울하게 죽은 형을 대신해 복수에 나선다. 2011년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 ‘퀵’에서 빠른 오토바이 액션을 선보였던 조범구 감독은 이번에도 속도감 있고 민첩한 액션으로 승부를 건다. 바둑알이 때로는 잔인한 무기가 되고 범죄의 현장으로 변해 가는 바둑판은 마치 비정한 누아르 영화 같기도 하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오락 영화로서의 묘미를 살린다. 태석 역의 정우성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그간의 출연작 중 가장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극 초반 덥수룩한 수염에 안경을 쓴 순진한 모습에서 점차 힘을 키워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모습은 흡사 할리우드 액션 히어로를 떠올리게 한다. 전신 문신을 새긴 이범수는 온몸으로 ‘절대 악’의 캐릭터를 대변한다. 태석과 내기 바둑판의 브로커 선수(최진혁)가 웃통을 벗은 채 영하의 냉동 창고에서 생사를 다투며 바둑을 두는 장면은 단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남자 영화’로서의 본색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후반부에 태석과 살수는 흰돌과 검은돌을 상징하는 흰색, 검은색 수트를 입고 주먹과 칼로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친다. 잔인함의 강도가 높지만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몰입감을 높인다. 감독은 바둑과 액션을 접목시켜 정신과 육체의 완벽한 승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둘은 생각만큼 잘 섞이지 못해 다소 겉도는 인상을 준다. 입으로 먹고사는 내기 바둑꾼 꽁수(김인권)의 코미디는 쉬어 갈 대목을 주지만, 쉼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는 센 액션 장면이 다소 지치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 ‘좋은 친구들’ 총질 없이 누아르 될 줄이야… 주지훈에게서 연기를 보았다 ‘남자 영화’의 참패 원인 중 하나가 수위 높은 잔혹성으로도 가리지 못한 빈약한 시나리오였다. ‘좋은 친구들’은 지금껏 쏟아진 누아르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총질과 칼부림을 말끔히 떨어냈고 평범한 인물들을 앞세웠다. 그리고 친구와 나, 욕망과 죄책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의 내면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남자라기보다 인간의 이야기에 가깝다. 주인공들은 거친 조폭도, 고독한 킬러도 아니다. 아내와 딸과 함께 살아가는 소방관 현태(지성), 잘나가는 보험사 직원 인철(주지훈), 달동네 세탁소 주인 민수(이광수) 등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20년 동안 친형제처럼 지내온 이들은 결코 나쁜 뜻이 아니었던 행동에서 비극을 맞이한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머리를 맞댄 현태의 어머니와 인철, 이에 가담한 민수가 현태 어머니가 운영하는 성인 오락실에 불을 지르다 사고로 현태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현태는 범인을 찾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한다. 진실이 한 꺼풀씩 벗겨질수록 인철과 민수는 한 걸음씩 벼랑으로 내몰린다. 영화는 진실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포착한다. 현태는 조금씩 친구들이 의심스러워지지만 모른 척하며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인철은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려 알리바이를 세우면서도 범인을 쫓는 현태를 자신의 차에 태우고 음료수도 건넨다.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민수. 인철이 진실을 덮기 위해 발악하는 동안 민수는 술로 마음을 달래며 폐인이 돼 간다. 배우들은 일부러 힘을 주지 않은 자연스런 연기로 인물들의 심리를 실감나게 표현한다. 특히 주지훈의 연기가 발군인데, 그가 맡은 인철은 자신의 출세 혹은 친구들을 위해 늘 숨가쁘게 달린다. 양극단을 오가는 표정과 대사로 불안함과 초조함, 욕망과 좌절 등 다채로운 심리를 보여 준다. 이광수는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 보여 준 ‘감초’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버렸다. 다소 아쉬운 건 지성인데, 슬픔을 꾹꾹 누른 채 진실을 파헤치는 현태의 캐릭터가 인철과 민수에 비하면 밋밋하다. 누아르 영화들이 무게감을 주는 것은 남자들의 싸움과 갈등의 저변에 인간의 고독한 내면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좋은 친구들’은 이를테면 겉치레를 덜어 낸 누아르다. 폼 잡는 배우들도, 수위 높은 폭력도 없지만 스토리와 연기만으로 이 같은 누아르의 공식을 충족시킨다. ‘좋은 친구들’이라는 제목처럼 역설적인 상황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면서 스토리는 간결하고, 메시지는 명확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