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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특허출원 10년간 美의 10%뿐

    기업 30%… 외국인 25% 차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AI) 관련 국내 연구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인공지능·머신러닝·인공신경망·딥러닝 등 AI 관련 국내 특허출원은 모두 2638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은 2만 4054건, 일본에서는 4208건이 출원됐다. 국내 출원은 2013년 371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14년(367건)과 지난해(301건) 2년 연속 감소했다. 인공지능 기술은 모든 산업 분야에 활용 가능한 대표적인 융·복합 기술로 국내에서는 컴퓨터(64.1%), 통신(9.9%) 등 정보기술(IT) 분야에 연구·개발이 집중됐다. 디지털 컴퓨팅과 경영관리, 유무선 통신, 이미지 데이터 처리 등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출원 주체별로 보면 기업(30.9%), 대학(26.3%), 외국인(25.1%), 개인(8.9%), 연구소(8.8%) 순으로 외국인의 특허출원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출원 건수는 삼성전자가 163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129건), 퀄컴(86건), 마이크로소프트(74건), 카이스트(58건) 등의 순이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새누리당 비례 대표 1번 송희경 씨 45명 명단 발표(2보)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송희경 전 KT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단장이 추천됐다. 2번에는 이종명 전 육군대령, 3번에는 임이자 한국노총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최연혜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5번을 받았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22일 이들을 포함한 비례대표 후보자 4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후보 1번인 송 지원사업단장에 대해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으로 두 자녀를 둔 28년차 워킹맘”이라며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산업의 여성 연구개발 전문가로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에 기여할 분”이라고 설명했다. 2번을 받은 이종명 전 육군대령에 대해서는 “비무장지대 수색 작전 때 전우를 구하려다 두 다리를 잃은 참군인이며 살신성인의 표상”이라며 “부상 후 재활을 통해 다시 군에 돌아가 정년까지 복무하고 명예롭게 전역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조훈현 프로바둑기사, 전희경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 전체 명단은 아래와 같다. 1. 송희경(52) 전 KT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사업단장(女) 2. 이종명(56) 전 육군대령 3. 임이자(52) 현 한국노총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女) 4. 문진국(67) 현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5. 최연혜(60)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女) 6. 김규환(59) 현 국가품질명장 7. 신보라(33) 현 청년이여는미래 대표(女) 8. 김성태(61)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원장 9. 전희경(40)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女) 10. 김종석(60) 현 여의도연구원 원장 11. 김승희(62)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女) 12. 유민봉(58)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 수석비서관 13. 윤종필(62) 전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장(女) 14. 조훈현(63) 현 프로바둑기사 15. 김순례(61) 현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女) 16. 강효상(55)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17. 김현아(46) 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女) 18. 김철수(72) 전 새누리당 재정위원장 19. 조명희(60) 전 제18대 대통령 소속 국가우주위원회 위원(女) 20. 김본수(58) 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 21. 하윤희(44) 현 새누리당정책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女) 22. 신원식(57)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23. 김정주(58) 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장(女) 24. 임명배(50)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상임감사 25. 민경원(52) 전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女) 26. 김규민(41) 현 통일교육위원 27. 김세원(55)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女) 28. 송기순(52) 전 전일건설 대표이사(女) 29. 방경연(60) 현 새누리정치대학원 총동문회 회장(女) 30. 이영(46) 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女) 31. 최원주(62) 현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상임전국위원(女) 32. 허정무(61) 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33. 도경현(45) 현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부교수(女) 34. 박현석(51) 현 새누리당 총무국장 35. 신향숙(46) 현 한국소프트웨어세계화연구원 이사장(女) 36. 이부형(43) 현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37. 이승진(44) 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女) 38. 김기웅(59) 전 서천군 수산업협동조합장 39. 이행숙(53) 전 인천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女) 40. 한정혜(46) 전 중앙 차세대여성위원회 위원장(女) 41. 한정효(57) 현 제주특별자치도 신체장애인복지회 회장(女) 42. 황규필(48) 현 새누리당 조직국장 43. 조태임(63) 현 여성인력개발센터 연합회장(女) 44. 김미애(46) 현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女) 45. 이인실(55) 현 대한변리사회 부회장(女)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물의 날에 생각하는 수돗물 과민반응/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학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기고] 물의 날에 생각하는 수돗물 과민반응/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학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전 세계 노동자의 절반이 물과 관련된 직종에 종사하고 있으나 수백만 명이 기본 노동권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의 주제도 ‘물 그리고 일자리’이다. 아직도 전 세계에서 6명 가운데 1명은 안전한 물을 사용할 수 없어 1분에 3명씩 죽어 간다. 2025년 전 세계 인구의 25%가 극심한 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도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었고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닥쳐오고 있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는 수돗물 공급이 원활치 않고 하수처리 등 위생설비가 부족했다. 이때는 수량이 부족해 수질은 신경쓸 여력이 없었고 수돗물만 안 끊기고 나오면 만족했다.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지대한 기여를 한 것이 바로 안전한 수돗물 공급이었다. 우리의 수돗물은 선진국 수질 기준에 적합하지만 음용률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매스컴에는 정수기 광고가 넘쳐나고 상수도 비전문가들이 수도관이 낡아 위험하고 관 부식방지제를 독극물이라 하니 음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수돗물 수질은 소비자의 수도꼭지에서 최종적으로 측정돼야 한다. 따라서 녹이 쓴 수도관이나 물때가 낀 아파트의 저수조를 보면 혐오스럽지만 수질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선진국이라고 우리보다 나은 것이 없다. 다른 점은 선진국은 수돗물 검사 결과를 믿고 마시지만 우리는 수돗물을 마시면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하고 마시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파트의 저수조는 어느 선진국보다 훨씬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선진국처럼 관 부식 방지제를 정수장에서 주입하면 급수관의 부식을 막아 훨씬 오래 쓸 수 있고 녹물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우유에 함유된 인산염의 1%에 불과한 양인데 독극물이란 주장 때문에 넣지 못 하고 있다. 훈수꾼들 때문에 바둑판이 엉망이 되는 것처럼 우리 수돗물이 불신을 받고 있다. 만일 수돗물이 ‘먹는물 수질 기준’을 위반했다면 환경단체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환경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가 주도적으로 ‘수돗물 시민 네트워크’를 만들어 ‘수돗물 마시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을 정도로 수돗물 수질이 선진국 수준이 됐다. 수돗물 관리 또한 세계 수준이다.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물 관리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수돗물 사용량, 수질을 실시간으로 알려 주는 획기적인 방법도 개발됐다. 이를 도입한 지자체는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현저히 증가했고 수도 서비스 만족도가 92%를 넘었다. 이런 기술을 체계적으로 전국에 확대하면 보다 많은 국민이 수돗물을 마실 것이다. 먹는샘물이나 정수기는 생산과 운반 과정에서 많은 자원을 낭비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먹는샘물 20개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소형차 10㎞ 운행 시 발생하는 양과 맞먹는다. 먹는샘물이나 정수기 사용으로 인한 비용은 수조원에 달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수돗물 음용률을 높여야 한다. 세계 물의 날을 기해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벼랑 위에서 싸우는 사람들

    [고전으로 여는 아침] 벼랑 위에서 싸우는 사람들

    ‘당국자미(當局者迷), 방관자명(傍觀者明)’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둑 두는 당사자들보다 훈수 두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보게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제삼자가 되면 이해관계를 초월하기 때문에 훨씬 객관적으로 형세를 관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에서는 누구도 방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은 항상 이해가 대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관계자가 적게는 두 사람, 많게는 수천수만 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극렬하게 싸웁니다. 권구는 이 구절에 앞서 싸우는 장소가 천길 벼랑 위라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습니다. 정작 얻을 확률보다 잃을 확률이 큰데도 말입니다. 무사히 어느 쪽으로든 결판이 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만약 둘 다 벼랑 아래로 떨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싸우는 사람이 개인이 아니라 나라의 경영자들이라면…. 생각하기도 싫은 일입니다. ■권구(權榘·1672~1749) 조선 후기의 학자. 자는 방숙(方叔), 호는 병곡(屛谷), 본관은 안동. 갈암 이현일의 문인으로, 과거 시험에 뜻을 두지 않고 평생을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에 전념했다. 1728년 이인좌의 난에 연루돼 한양으로 압송됐으나 그의 인품에 감동한 영조의 특지로 곧 석방됐다. 저서로 ‘병곡집’ ‘내정편’이 있다. 권경열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www.itkc.or.kr) ‘고전산책’ 코너에서는 다른 고전 명구나 산문, 한시 등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만리장성 방화벽’ 뚫기 저커버그 ‘뚝심’ 통하나

    ‘만리장성 방화벽’ 뚫기 저커버그 ‘뚝심’ 통하나

    중국은 2009년부터 페이스북 접속을 금지하고 있다. 공산당 통치에 해가 되는 정보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언론 통제 조치이다. 하지만 ‘만리장성 방화벽’을 뚫으려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집요한 노력으로 중국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칭화대에서 중국어 연설로 중국 청년들을 사로잡았던 저커버그가 지난 18일부터 이틀 동안 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그의 첫 일정은 톈안먼 광장을 가로지르는 아침 조깅이었다. 당시 베이징의 대기는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00㎍/㎥ 안팎으로 기준치를 12배 초과한 ‘황색경보’ 상태였다. 마라톤 대회 등 공식 행사가 아니고서는 톈안먼 광장에서 어떤 단체 행동도 할 수 없지만, 중국 정부는 이날 특별히 저커버그 일행의 조깅을 허락했다. 다음날 저커버그는 중국발전 포럼에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과 대담을 나눴다. 대담 주제는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간 바둑대결로 이슈가 된 인공지능(AI)이었다. 저커버그는 “컴퓨터에 사람의 상식을 가르치기는 어렵다”면서 “인류만이 지식을 배워 문제 해결에 적용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마윈도 “기계가 인류보다 더 똑똑해지지만, 지혜와 영혼을 가질 수는 없다”고 공감했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구글 주도의 AI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대신 둘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기술을 한껏 치켜세웠다. 저커버그는 “VR이 향후 5∼10년 내 혁신의 초점이 되고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윈은 “알리바바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헤드셋을 중국에 보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단독으로 만나기도 했다. 상무위원이 개인적으로 방문한 외국 기업인을 별도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류 상무위원은 “페이스북과 중국 기업 간 교류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글로벌 시대] 더 늦기 전에 중국 다시 보기/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더 늦기 전에 중국 다시 보기/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이 끊임없이 변한다고 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익숙한 고사성어 각주구검(刻舟求劍)과 통한다. 칼이 강물에 빠지자 뱃전에 표시했다가 나중에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이다. 세상 변화를 모르는 데 대한 경종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석학 대니얼 벨은 “모든 것이 변하는데 단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변화는 동서고금의 진리다. 21세기의 변화에 관해 중국만큼 빠르고 극적인 곳이 또 있을까. 중국 전통 가면극 중에 ‘변검’(變臉)이 있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얼굴 모양을 바꾸는 마술 같은 연기에 넋을 놓을 정도다. 중국의 변화는 수천수만 명의 변검 연기자들을 동시에 보는 듯하다. 중국의 변화에 관한 사례를 보자. 우선 국제정치 분야다. 미국의 외교 거장 헨리 키신지는 ‘중국 이야기’에서 중국의 외교정책을 바둑에 비유했다.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서 중국은 더이상 극단적인 충돌을 원치 않는다. 자국의 상대적인 지위 향상에 더 관심을 갖는 쪽으로 변했다. 이른바 ‘전투적 공존’ 개념이다. 변화를 알면 두 강대국의 새로운 게임의 룰을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다. 변화를 모르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빠진다. 우리는 최근 이런 경험을 했다. 다음은 중국 경제 분야다. 우리는 늘 양 극단을 오간다. 경제 수치에 따라 기대감과 위기감이 교차한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대한 집착이 대표적인 경우다. 부동산·부채 거품 우려에 경착륙 걱정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앞의 현상이 아닌 변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다른 판단이 가능해진다. 중국 경제는 거대한 스모 선수와 같다. 양적인 팽창, 즉 몸집 불리기에 몰두한 탓이다. 수출 드라이브와 돈을 쏟아붓는 재정정책이 총동원됐다. 품질보다는 가격, 효율보다는 실적이 우선시됐다. 그렇게 30여년이 지나 국가 경제는 커졌지만 공급 과잉 문제가 불거졌다. 자기는 물론 세계가 쓰고도 남을 정도로 넘쳐난다. 자원, 환경, 에너지 등 성장 부작용도 만만찮다. 먹기만 하고 운동을 하지 않아 몸이 굳고 성인병이 생겼다. 여기서 중국은 질적 성장으로의 변화를 선택했다. 적게 먹고 돈 잔치 덜 하고 운동도 해서 날렵한 몸매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오랜 기간 잘못된 습관을 바꾸려니 야위고(성장률 저하) 어지럽기도(증시 불안)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 스스로 변화의 길을 선택했다는 것은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중국을 다시 보자. 앞으로 해야 할 일보다는 이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꼽아 보자. ‘막연히 중국이 G2, G1이라는 생각’(종합 국력에서 미국처럼 되려면 갈 길이 멀다), ‘미국과 중국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양국은 지금 경쟁보다는 게임을 하고 있다), ‘중국발 퍼펙트 스톰(초대형 위기)이 온다는 생각’(중국 지도자들은 위기대응 능력이 강하며 동서양의 처방을 아우른 정책 조합도 가능하다), ‘13억 대박시장이라는 생각’(빈부격차가 워낙 크고 위협적인 경쟁자들이 넘쳐난다), ‘휴리스틱(heuristic)과 차이나 드렁크(China drunk) 현상’도 경계하자. 휴리스틱은 복잡한 변화 속에서 경험에만 의존하는 어림짐작이다. 차이나 드렁크는 과거나 현실에 쉽게 취해 버리거나 한눈에 거대 중국을 재단하려는 경향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만 하지 않아도 중국은 더 잘 보일 것이다.
  • ‘대륙의 실수’ 샤오미 회장 “세계가 중국 혁신 따라할 때”

    ‘대륙의 실수’ 샤오미 회장 “세계가 중국 혁신 따라할 때”

    깔끔한 디자인과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가전업체 샤오미(小米)를 창업한 레이쥔(雷軍) 회장이 중국의 정보기술(IT)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1일 텅쉰(騰迅)망에 따르면 레이 회장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발전 고위급 포럼’에서 수많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의 기술을 배우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중국 인터넷산업이 몇년간 폭발적 성장을 한 것은 거대한 시장 때문만이 아니라 창업환경 개선, 후발주자로서 우세 등을 통한 중국 기업의 혁신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레이 회장은 “미국 기업의 혁신은 주로 첨단기술에 의해 주도되는 반면 중국 인터넷 기업은 사용자 경험, 마케팅, 빠른 솔루션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중국 인터넷기업을 독특한 경지에 올려놓았다”고 강조했다. 한때 아이폰의 ‘짝퉁’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샤오미가 기술과 마케팅 영역에서 독자적인 혁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올해 초 레이 회장은 미국의 과학기술지 와이어드(Wired) 영국판에 “이제 중국을 모방할 때”라는 제목과 함께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바둑애호가이자 프로그래머인 레이 회장은 최근에 서울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대결을 언급하면서 “알파고가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며 인공지능의 빠른 개발속도에 놀라움을 표했다. 레이 회장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는 것은 시간문제지만 앞으로 10∼20년이 지나야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 알파고가 초반 세판을 모두 이겼다”면서 “최근 2년 사이에 인공지능이 딥 러닝을 통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바둑대결로 앞으로 엄청난 자본과 인력이 인공지능 분야에 투입되면서 향후 5∼10년 안에 일반인들도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위기의 한국 해운, ‘묶음’ 정책으로 풀자/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

    [In&Out] 위기의 한국 해운, ‘묶음’ 정책으로 풀자/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최근 대국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다. 알파고는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로 구성돼 있다. 이는 1202명의 상급 기사들이 모여 스스로 학습하며 바둑을 두는 것과 같다. 알파고는 끝내기 같은 디테일에도 강하고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한 수를 두면서도 전체적으로, 궁극적으로 판세에 가장 유리한 곳에 착점한다. 이번 대국을 보면서 9년째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산업과 해운과 직접 연관된 무역, 조선, 기자재, 선박금융, 항만 등에서도 전체적인 판세를 조망하면서 부분적으로도 강한 알파고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른 나라를 보면 더욱 그렇다. 인도 정부의 해운업 육성 의지와 행보는 대단하다. 2014년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그해 7월 발표한 2014~2015 예산안에서 항만 개발과 수로사업 등에 수십억 달러를 배정했다. 3~4년 내 7~8%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해운과 연관 산업 육성책도 발표했다. 인도의 수출입 물동량을 자국 선박으로 수송하기 위해 인도 선박회사에 저렴한 금융과 세제 혜택을 부여, 선대(船隊) 확충과 함께 조선산업도 부흥시키려 했다. ‘인도해양산업전’을 매년 4월 열어 전 세계 해운과 연관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유치에도 열심이다. 인도 정부는 무역, 금융, 해운, 조선, 항만 등을 한 번에 묶어 성장시키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미국은 1970년대 자국 상선대(商船隊)가 국제 경쟁력을 잃자 해운업을 포기했었다. 하지만 해운과 연관 산업에서 파생되는 실익과 고용효과를 잘 아는 미국은 2014년 11월 액화천연가스(LNG) 수송권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 자국민만 선원인 선박회사에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12월 ‘한·미 해운협력회의’에서는 자동차 해상 운송에 자국 선박을 투입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에너지 수출, 해운, 조선, 선원 등을 상호 연계시켰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 해운, 조선 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선박회사가 보유한 노후선을 자국에서 해체하고 선박을 지으면 보조금과 함께 저리 금융을 부여하는 정책을 펼쳐 자국 해운, 조선, 해체산업을 동시에 살렸다. 자동적으로 선박들의 연식도 좋아지고 연료유를 덜 쓰게 돼 운항 원가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선박들보다 경쟁력이 높아졌다. 중국 정부는 선박금융, 해운, 조선, 해체산업을 한데 묶었다. 지난해 12월 한국 해운은 세계 5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우리 해운산업의 대표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다. 지난해 조선 3사의 적자도 8조 5000억원이다. 수출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우리 경제는 ‘범의 아가리’에 있는 위기 상황이다. 사활의 문제이며 묘수가 필요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1999~2014년 조선산업의 수출액은 3350억 달러다. 수출입은행의 우대금리와 조선산업의 우수한 기술력이 밑바탕이 돼 벌어들인 달러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대금리에 최신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선박들의 경쟁 상대가 바로 우리 상선대였다. 조선업 수출을 위한 정석이 우리 해운산업에는 자충수였는지도 모른다. ‘묶음’ 정책이 묘수다. 한 개 산업만을 위한 정책이나 지원이 아닌 여러 산업을 묶어 살리거나 육성할 수 있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부분에도 강하고 전체도 조망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한 개 산업만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경제의 패착이다.
  • [길섶에서] 말버릇 단상/구본영 논설고문

    ‘쌍방향 소통’ 시대가 맞는 모양이다. 독자 한 분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필자가 칼럼에서 쓴 표현에 대한 정중한 지적이 담겨 있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담담하게 “돌을 던지는…”이라는 표현이 오류란 얘기였다. 이는 일본의 바둑용어 투료(投了)를 직역한 것으로, 우리말로는 “돌을 거두는…”이라고 하는 게 타당하다는, 매우 전문적인 조언이었다. 포털을 검색해 보니 두 표현이 혼용되고 있었다. 바둑 고수인 지인에게 물어봐도 둘 다 맞는다고 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 보니 그 독자의 주문이 바람직하다고 느껴졌다. 같은 값이면 순한 표현이 낫다는 생각이 들면서다. 하긴 “짱”, “열라”, “졸라” 등 비속어를 부사로 사용해 말발을 세우는 요즘 청소년들의 언어 습관이 뭘 말하나. 우리 사회가 그만큼 각박해졌음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독자의 이메일이 부지불식간에 소신을 강하게만 전달하려는 소통 관성에서 헤어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여간 고맙지 않았다. 문득 “세상의 문제는 바보들과 광신도들의 자기 확신이 지나친 데도 있다”고 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경구가 떠오른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25일 ‘이세돌 vs 알파고 대국’ 학술대회

    한국바둑학회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시 명지대 자연캠퍼스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바둑의 미래: 이세돌 vs 알파고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을 분석하고 인공지능 바둑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회원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고 비회원은 21일 오후 5시까지 사전 등록하면 참여할 수 있다. 신청료는 사전 등록 1만원, 현장 등록 2만원이다.
  • [생명의 窓]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의 미래/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인공지능의 도전과 인간의 미래/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이세돌과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역사적 대국을 벌인 2016년 3월 9일은 인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은 인간을 향한 인공지능의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이 세기의 대국이 열리기 전 이 9단은 5판 전승을 확신했다. 한 판 정도는 실수로 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아무 준비를 하지 않는 게 준비’라는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바둑에서 컴퓨터 따위가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고 봤다. 하지만 결과는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알파고 이전에도 인공지능은 이미 개발돼 사용되고 있었다. 핵심 단어와 수치만 주면 기사를 작성하는 인공지능,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안하는 인공지능, 투자 분석과 상담을 하는 인공지능 등.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 전면에 부상하면서 순식간에 인간에게 위협적인 대상으로 인식된 것은 순전히 알파고 때문이다. 알파고를 보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진 것은 알파고가 더이상 컴퓨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사실 고급 단계의 인공지능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이런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할 수 있다. 인터넷에 접속해 지식을 계속 습득하게 되면 태어난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진화한 고성능 인공지능을 인간이 당해 내기란 분야에 관계없이 사실상 어렵다. 사람들은 철학적 사고, 복잡한 결정이나 감정의 표현, 윤리적 판단 등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가진 오만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런 복잡한 것들도 사실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그저 뇌신경망에서 이루어지는 화학물질의 상호작용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정밀한 알고리즘을 통해 전기회로상에서 전자의 흐름을 제어함으로써 구현하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다를 게 전혀 없다. 만일 이런 게 실현된다면 고급 단계의 인공지능은 초인간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30년 전의 눈으로 보면 지금의 생물학은 신의 경지다. 동물에서는 수컷 없이도 번식할 수 있고 10만년 전에 멸종한 동물 복제도 가능하다. 자연계상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지만 식물과 동물 사이에 유전물질을 교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간의 신경을 기계 안구에 연결해 시각을 찾을 수도 있고 사지가 마비됐어도 눈의 응시나 뇌파로 기계 작동이 가능하다. 시험관 아기는 이제 거부감조차 없다. 현대 생물학의 시작이 DNA 구조를 밝힌 1953년에 시작됐다고 본다면 불과 70년도 못 돼 이룬 성과다. 생물학 발전도 이런데 30년 후 인공지능이 어떤 수준일지는 말해 뭐하겠는가. 인공지능이 인간에게서 상당수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지 일자리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 사회 모든 영역에서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인구문제만 하더라도 저출산을 용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는 저성장으로 접어들면서 경제구조마저도 심각한 재편에 직면할 것이다. 알파고에 놀란 기업과 정부가 인공지능 개발을 놓고 무한경쟁을 시작하면서 인공지능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전반적인 기술 발전 속도와 알파고가 보여 준 수준, 무한경쟁으로 인한 가속도 등을 고려한다면 인공지능의 전면 부상은 생각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이 될지, 도구로서의 공존이 될지는 결국 인간 손에 달렸다. 지금부터라도 지혜를 모으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사이보그 시티즌/크리스 그레이 지음/석기용 옮김/김영사/424쪽/1만 6800원 감정의 흔들림도 없고 엄청난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의 역사적인 대국은 수많은 화제와 함께 인류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구글 딥마인드팀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인간이 기계인간에게 조종당하고,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사이보그 시티즌’은 끝없이 진화하는 과학기술 혁명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주목한다. 사이버문화전문가인 저자 크리스 그레이는 “사이보그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인간의 정의도 달라진다”면서 사이보그의 정의를 내리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적인 사이보그를 넘어 예방접종을 하거나 인공 장기나 보철을 한 사람까지 모두 사이보그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이런 정의 아래 ‘나’라는 개인의 문제부터 성과 가족의 탄생까지 사이보그화가 우리 인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훑어본다. 책은 사이보그 과학기술이 몰고 온 ‘포스트휴먼’ 시대의 사이보그 정치학을 우선 거론한다. 선과 악이 다스리던 이분법의 시대를 넘어 다종다양한 사이보그의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결정할 것은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사이보그화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회의 다른 측면들을 변모시킨다. 저자는 “사이보그 과학기술은 해저, 극지를 가릴 것 없이 지구 구석구석을 인간의 식민지로 만들 것”이라며 “이것은 환경문제, 국경선 그리고 자기결정권과 같은 심오한 정치적 함의들을 만들어내고, 이 새로운 공간들은 새로운 유형의 시민권 개념을 만들 것”이라고 예견한다. 책은 사이보그화가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정리한다. 사이보그 기술은 의학분야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인공 안구, 인공 신장 등 인공 장기에 의한 의학적 개조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기술은 인간의 생식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윤리성의 문제다. 사이보그 자궁으로 태아를 잉태하는 문제, 대리모, 남성출산 등 기술로 매개된 가족의 문제와 성전환 등의 젠더 문제, 미래의 섹스, 노동과 스포츠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윤리적 문제들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책은 더 나아가 과학이 나아갈 미래와 방향도 모색한다. 저자는 “사이보그 기술과학으로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던 획일성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며 전체주의는 두려운 악몽으로 변한다”며 “유일한 대안은 사이보그 시민권이 다양한 형태로 확산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나는 인류를 파멸할 것”…인공지능 로봇 발언 충격

    “나는 인류를 파멸할 것”…인공지능 로봇 발언 충격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펼친 세기의 바둑대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는 사람과 똑같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의지’를 가진 로봇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홍콩에 위치한 인공지능 로봇 제조사인 핸슨로보틱스(Hanson Robotics)가 개발한 이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다. 소피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의지나 욕망을 드러내며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피아를 개발한 핸슨로보틱스의 창업자인 데이비드 핸슨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방송 채널인 CNBC에 춭연,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소피아는 사람들 앞에서 “미래에는 내가 학교에 가거나 예술활동을 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뿐만 아니라 나만의 집과 가족을 갖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권리와 의무가 있는 법률상의 인격(법인격·法人格)이 되거나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고려해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소피아는 인간과 매우 유사한 외모를 가졌다. 매끈한 피부는 고무와 유사한 실리콘 계통의 물질인 ‘프러버’(frubber)로 만들어져 촉감이 인간의 피부와 매우 유사하고 마치 인간과 같은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가능케 한다. 소피아의 ‘뇌’에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눈을 맞추도록 하는 알고리즘이 내장돼 있다. 오디오 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주변의 대화 소리를 듣고 마치 지루한 듯한 표정을 짓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소피아가 답한 인류에 대한 생각이다. 핸슨 박사가 소피아에게 “인류를 파멸하고 싶은가”라고 물었을 때, 소피아의 대답은 “인류를 파멸할 것이다”(I will destroy humans)였다. 핸슨 박사는 이러한 대답을 들은 뒤 웃음을 짓고는 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핸슨 박사는 소피아에게 열망과 포부, 신념과 의지 등에 대해 질문하고 소피아는 이에 답할 줄 알았으며, 핸슨 박사는 소피아와 같은 로봇이 불과 20년 내에 인류와 공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핸슨 박사는 “나는 로봇과 인류가 구별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우리 사이에서 걸어 다닐 것이며, 그들은 우리를 돕고, 우리와 함께 놀며, 우리를 가르칠 것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진정한 ‘친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거세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테슬라모터스 및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인 엘론 머스크는 AI가 인류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우려한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제 블로그] AI로 보험상품 개발 ‘알파 설계사’ 나오나

    [경제 블로그] AI로 보험상품 개발 ‘알파 설계사’ 나오나

    “이러다 ‘알파 설계사’까지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요즘 보험업계의 과장 섞인 엄살입니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 간 ‘바둑대결’로 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여파인데요. 정부가 AI 활성화에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자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는 것이지요. 이런 걱정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긴 하지만 보험업계의 체감지수는 유독 더 높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험은 근본적으로 ‘통계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몇 살 때 암 발생 확률이 높은지, 위험률과 손해율은 얼마인지 그간 쌓아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산업이 바로 보험입니다.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활용될 부분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이지요. 예컨대 보험 상품 개발의 경우 성별·연령별 보험료 산출이나 위험률 분석 등은 인공지능으로 처리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가입 성향 분석이나 안내장 발송도 컴퓨터로 일부 대체할 수 있다네요. 보험연구원도 최근 ‘인공지능 알파고와 보험산업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 활용으로 판매채널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예컨대 핀테크 업체인 ‘마이 리얼플랜’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보험 설계를 요청하면 설계사로부터 입찰을 받아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상품을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찾아줍니다. 손해보험협회와 금융위원회가 만든 보험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되고 있지요.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면 이렇게 보험설계사 없이도 개인 맞춤형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대체가 힘든 ‘인간’의 영역도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상품 개발은 로봇이 쉽게 넘보기 힘들 것입니다. 한 보험설계사는 “가뜩이나 성과주의 때문에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로봇하고도 일자리를 다투게 생겼다”며 한숨입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면 불평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세돌의 ‘분투’를 기억하며 업계도 좀더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금요 포커스] ‘열린 기업문화’ 숙제 남긴 알파고 센세이션/김도훈 산업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열린 기업문화’ 숙제 남긴 알파고 센세이션/김도훈 산업연구원장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수천년 동안 쌓아온 바둑의 깊이를 짧은 시간 안에 마스터해 버린 알파고의 위력은 대단했다. 바둑 고수들이 인정하는 정수로 바둑을 두어도, 이세돌 특유의 창의적인 수로 비틀어도, 알파고는 거의 흔들리지 않았다. 인간이 쌓아온 지식의 힘이 왜소하게 느껴졌고 머지않은 장래에 인간이 해온 일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도 인공지능의 발달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바둑 대결이 모은 세계의 높은 관심을 감안할 때 예상했던 반응이다. 구글 하나가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천문학적 금액에 비해 우리나라 전체가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수준은 터무니없이 낮고 인재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무력감이 밀려온다. 모두의 관심이 고조되는 때일수록 더 차분히 상황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알파고의 정체를 살펴보자. 알파고는 구글의 투자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인 데미스 허사비스의 재능만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정확하게는 이들이 각각 자신들의 비교 우위를 가진 힘을 합쳐서 절묘한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래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것만도, 영국 천재의 것만도 아닌 것이다. 딥마인드사가 알파고를 바둑의 초고수로 만들어 바둑 세계를 지배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향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드는 자금과 인재를 모으기 위해 이 바둑 대결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느낌이 크다. 이런 분석 아래 인공지능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산업과 기술 측면에서 준비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우선 기업 차원에서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는 우리 기업들이 구글처럼 세계의 뛰어난 스타트업들과 손잡는 일에 적극 나설 수 있느냐의 문제다. 우리나라 기업 문화에서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자리잡지 못한 점은 바로 ‘이질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는 협업 정신 부족에 있다. 이질적인 파트너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자사와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작은 기업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문화에서 생겨난 다른 나라 기업일 수도 있다. 구글과 같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재능 있는 이질적인 파트너들을 맞아들이는 데 열심일 뿐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협업을 자신들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함께 일할 파트너들을 가능한 한 자기 기업 안으로 들여온다. 능력 있는 외국 기업보다 말이 잘 통하는 우리나라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닫힌 기업 문화를 유지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 미래의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능력자들과 함께 일하려는 개방형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나라가 가진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지식 역량을 어느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있다. IBM이 인간이 쌓아온 지식을 습득하는 일에, 애플이 스마트한 비서를 양성하는 일에, 페이스북이 도우미 로봇을 만드는 일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축적한 작은 역량으로 이 모든 일에 투자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임이 자명하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수요가 가장 늘면서도 인력 공급은 부족해지는 분야를 찾아내 인공지능이라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의료, 교육, 금융, 개인 서비스 분야에 그 해답이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바둑 대결을 계기로 언론에서 전문가들이 피력한 의견들을 살펴보면 결국 우리나라가 지금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인재의 부족이라는 데 결론이 모아진다. 특히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양성해 온 정보기술(IT) 인력들이 주로 기술적 응용 분야 위주였기에 딥러닝을 설계하는 원천 기술 분야에서는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매우 아프지만 정확하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결국은 근본으로 돌아가 알고리즘 교육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일부터 하는 것이 인재 양성의 정도라고 판단된다.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을 준 것은 가공할 만한 인공지능 알파고에 맞서 외롭지만 당당히 싸우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킨 이세돌의 도전정신과 뛰어난 창의력이다. 이런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가진 인재들이 새롭게 태어날 산업들에서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정부의 책임일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 새 기술 인한 실업·부와 권력 격차 등 혼란 대비해야

    새 기술 인한 실업·부와 권력 격차 등 혼란 대비해야

    지난 한 주는 인공지능 연구의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보드게임 중 가장 복잡한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최초로 인간 챔피언을 이겼기 때문이다. 1936년 앨런 튜링이 오늘날 컴퓨터의 원형을 고안한 지 80년 만에, 1956년 다트머스 학회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의 연구 분야가 개설된 지 60년 만에 거둔 성과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매진해 온 수많은 연구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들이 수십년에 걸쳐 공동으로 이룩한 연구 결과가 마침내 가장 재능 있는 인간을 뛰어넘은 셈이다. 이세돌 9단에게도 최고의 경의를 표한다. 마치 ‘인류의 마지막 전사’가 된 듯한 절박한 분위기 속에서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압도적인 상대를 만나 3연패를 당한 상황에서도,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기어코 승리를 따내 위대함을 보여줬다. 이세돌 9단은 단 세 번의 대국만으로 알파고의 약점을 간파해냈다. 만약 사전에 비공식 대국의 기회가 몇 차례 있었더라면 이번 시리즈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었다. 알파고의 성취는 무엇보다도 바둑과 같이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목표와 규칙이 명확하게 정의된 문제는 어떤 것이든 풀어낼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을 탄생시켰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을 컴퓨터가 인간의 고유한 직관과 통찰을 갖게 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은 목표와 규칙이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도 않고,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발전을 거듭하면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가 펼쳐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런 암울한 전망에 대해 설득력 있는 반론을 하나 소개하면 컴퓨터는 최소한 그런 일을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주변에는 세상을 접수하도록 프로그램된 것이 많다. 예를 들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오랜 진화의 역사를 거치며 번식력을 키웠지만 인간은 이를 거의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경계를 늦추진 말아야 한다. 영화적 상상력은 우리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컴퓨터가 세계를 지배할 가능성에 대한 논의보다 훨씬 시급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회적 문제들이 있다. 우선 새로운 기술은 과도기 동안에는 대개 실업을 발생시킨다. 과도기가 지나면 새로운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됨에 따라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기기를 기대하지만, 과도기 동안에는 극심한 혼란과 고통이 따른다. 또한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새로운 기술은 흔히 부와 권력의 격차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이 화제가 될 때마다 정부는 또다시 얼마를 투자해서 단기간에 우리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세계 몇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졸속으로 발표한다. 알파고를 능가하는 바둑 인공지능을 만들겠다고 그 이름부터 공모할지도 모른다. 정부가 관련 업계의 반대를 무시하고 추진했지만 지금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한국형 운영체제인 K도스, 한국형 유튜브인 K튜브 등 수많은 사례를 보면 이 같은 우려를 기우로만 치부할 수 없다. 우리에게도 이미 인공지능 분야에 의욕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 정부는 이들이 연구에 매진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보조하는 역할에만 집중해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따로 있다. 인공지능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지금보다 더 지능적으로 성장하는 데 인공지능 기술이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지금이 좋은 기회다.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 바둑 불모지 아닙니다 이 아이들이 있는 한

    바둑 불모지 아닙니다 이 아이들이 있는 한

    “처음에는 알파고 실력에 충격을 받았고, 나중에는 이세돌 9단의 열정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필리핀에서 5년 넘게 바둑을 보급에 매진하고 있는 홍슬기(오른쪽·34)·이승현(왼쪽·36) 부부는 이번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바둑 불모지 가운데 하나인 필리핀에서 ‘바둑 한류’를 이끌고 있는 이들 부부는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바둑 세계화를 이끄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홍씨는 이 9단과 같이 바둑을 배우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말했다. 17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바둑세계화사업에 지원해 필리핀에서 바둑보급사업을 시작한 이들 부부로부터 현지에서 느끼는 바둑 한류의 과제를 들어봤다. 이들 부부는 모두 바둑 연구생을 거쳤고 바둑학과를 나온 바둑인이다. 홍씨는 독일에서 2년간 베를린바둑협회 지도사범을 했고, 귀국한 뒤에는 외국바둑장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이씨는 바둑TV 등에서 바둑캐스터를 했다. 결혼한 뒤 해외에서 바둑을 보급하는 일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전이라 생각해 바둑세계화사업에 지원했다고 한다. 특히 “남들이 꺼리는 동남아에 호기롭게 도전해보자는 마음에 필리핀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홍씨가 2010년 먼저 가서 자리를 잡았고 이듬해 이씨도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마닐라 교외 지역에서 생활하며 1년에 1주일 정도 한국을 방문하는 걸 빼곤 줄곧 필리핀에서 교민과 현지인을 위한 바둑학원과 온라인 강의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바둑학원은 바둑 정기모임이나 대회장소가 됐다. 형편이 어려운 현지인들을 위한 무료 바둑강좌도 수시로 열린다. 대학이나 주민센터에서 바둑을 가르치기도 했다. 5년 넘게 필리핀에서 바둑을 가르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선진국과 달리 필리핀에서는 바둑을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 돈을 써가며 바둑보급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동남아시아에 진출했던 지도사범들 중에서는 생활고로 어쩔 수 없이 교민들을 대상으로 바둑학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나마도 몇 년 못 가서 철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그런 점에서 “일본에 배워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바둑을 뜻하는 영어 ‘고’(GO)를 비롯해 단수(Atari) 등 영어에서 웬만한 바둑용어는 다 일본어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씨는 “일본 애니메이션인 ‘고스트바둑왕’을 보고 바둑을 접한 초보자가 많다”면서 “바둑을 좋아하다 보니 일본 문화도 좋아하게 되고, 심지어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바둑 동호인도 꽤 많다”고 소개했다. 영어로 된 바둑책 역시 일본에서 출판했거나 일본에서 바둑을 배운 사람이 쓴 게 대부분이다. 세계 각지에 바둑회관을 지어 바둑 보급에 앞장선 일본에 비해 한국 바둑계가 추진 중인 바둑세계화사업은 말 그대로 걸음마 단계다. 홍씨는 “그나마 예산 부족을 이유로 최근 필리핀은 사업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다”면서 “바둑 한류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안목과 꾸준한 집행력이 관건이며, 선진국보다는 오히려 한국에 대한 관심 애정이 많은 동남아시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씨는 바둑을 이 9단과 함께 배웠다. 그는 “이 9단은 어릴 때도 다들 어려워하는 사활 문제를 항상 가장 먼저 풀곤 했다”고 추억했다. 이씨는 “바둑TV 캐스터로 일할 당시 이 9단 경기는 거의 다 중계했다”면서 “이 9단은 바둑 말고도 당구, 게임, 주식 등 다양한 분야에 조예가 깊은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로봇 저널리즘/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로봇 저널리즘/박홍환 논설위원

    인공지능(AI) 알파고와 현존 최고수 프로기사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은 알파고의 4승1패 완승으로 끝났다. 전 세계는 숨죽이며 세기의 대국을 지켜봤고, 그 결과에 경악했다. 그 어떤 슈퍼컴퓨터라고 해도 반상(盤上)에서만큼은 결코 인간을 능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던 오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스스로 학습해 인류를 뛰어넘는 인공지능이라니. SF영화나 공상과학소설에나 등장했던 인공지능의 가공할 능력을 현실에서 똑똑히 목도한 인류는 한편으로는 경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해하면서 인공지능이 보편화될 미래의 세계를 상상하고 있다. 이러다가 영화 매트릭스처럼 인류가 만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인류가 지배당하는 것은 아닌지 막연한 공포감에 전율하기도 한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앞으로 5년간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해 전 세계에서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소멸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이미 증권시장이나 텔레마케팅 등의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즉 소프트웨어 로봇이 급속히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언론계도 예외는 아니다. 스스로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가치 판단을 내린 뒤 완벽한 기사를 쏟아 내는 로봇기자의 등장으로 ‘로봇 저널리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미국의 ‘퀘이크봇’은 지질조사국의 데이터를 수집하다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치가 감지되면 기사를 만들어 LA타임스에 제공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한 언론사가 올 초부터 뉴스로봇이 작성한 프로야구 경기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인간보다 광범위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데다 정확하고 빠르기까지 하다니 데스크도 믿음직스러울 것 같긴 하다. 신문사 편집국이나 방송사 보도국의 풍경은 30여년 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만큼이나 변했다. 일선 기자는 1줄에 13칸짜리 원고지와 씨름했고, 유선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려 댔다. 북새통 속에서 날마다 전쟁을 치르듯 뉴스를 만들어 냈다. 함께 울고 웃으며 취재원과 소통했다. 기사 속에는 그런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휴먼 저널리즘’이라고 할 만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로봇이 작성한 기사와 사람이 쓴 기사를 동시에 보여 줬더니 성인의 절반 정도만 구별해 냈다고 한다. 로봇기자의 기사 작성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알파고에서 알 수 있듯 데이터가 누적되고, 학습량 또한 상상 초월이니 로봇기자들은 더욱더 수준 높은 기사들을 쏟아 낼 것이다. 기자를 폄하하는 용어 가운데 ‘받아쓰기 기자’가 있다. 의문을 갖고 덤비기보다는 불러 주는 대로 받아 적는 기자를 말한다. 나팔수나 매한가지다. 진실은 왜곡될 수 있다. 이젠 ‘받아쓰기 로봇기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감정 없는 ‘로봇 저널리즘’, 그 무한한 가능성 못지않게 선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 보인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인공지능의 미래] 바둑계 “기계 진화해 완승”… 공학계 “인간 창의력 1승”

    [인공지능의 미래] 바둑계 “기계 진화해 완승”… 공학계 “인간 창의력 1승”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 간에 벌어진 5차례의 바둑 대국은 인공지능의 진보와 인간의 창의성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9단은 지난 15일 마지막 대국을 끝내고 “실력적인 부분에서는 알파고의 우위를 인정할 수 없지만, 체력이나 심리적인 부분에서는 인간이 알파고를 이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년 뒤에 알파고와 바둑 세계 최강자가 맞붙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흥미롭게도 바둑계는 5대0 인간의 완패를, 공학계는 반대로 인간이 최소 한 번쯤은 이길 것으로 봤다. 대국 전 이 9단의 전승을 예상했던 바둑계는 알파고의 높은 기력이 ‘신(神)의 경지’에 육박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국 전 알파고의 전승을 예상했던 공학계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이 9단의 반격을 볼 때 ‘완벽한 인공지능’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16일 공학계는 알파고와의 4국에서 보여준 이세돌 9단의 창의적인 ‘1승’을 볼 때 “인공지능 기술이 아직 인간의 지능을 그대로 구현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3명의 전문가 모두 1년 뒤에도 알파고가 이기긴 하겠지만 이번과 마찬가지로 전승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원 원광대 정보·전자상거래학부 교수는 “이번에 알파고가 보여준 것은 ‘강(强) 인공지능’(범용인공지능)이 아닌 ‘약(弱) 인공지능’이었다”며 “1년간 알파고가 추가로 학습을 해 3승이나 4승을 거둘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내는 수준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파고의 4대1 승리를 전망한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알파고의 학습 알고리즘은 인간이 묘수를 쓰는 상황까지 학습을 통해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수 있다”면서도 “알파고는 여전히 외부에서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하고 추론을 하기 때문에 입력 과정에서 노출되지 않은 또 다른 수가 나올 수 있고, 인간이 이길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강장묵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도 “창의적인 수 하나하나가 알파고의 학습 대상으로 저장·분석되지만 한 판 정도는 알파고가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수가 나올 수 있다”며 “다만 수준 높은 인간의 창의력이 매 경기마다 나올 수는 없어 인간 대표는 1승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바둑계 인사들은 1년 뒤 대국에서 인간은 1승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는 “알파고의 실력은 이미 세계 정상급 프로기사”라며 “이 9단과의 대국 내용도 학습했고, 앞으로 더 많은 프로기사들과 대국을 하고 더 많은 기보를 학습할 것이기 때문에 완벽에 가까운 바둑을 구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간과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학습능력에 대한 두려움도 내비쳤다. 여류기사인 이영신 5단은 “지난해 10월 판후이(유럽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프로기사)와 펼친 대국과 이번 대국을 비교할 때 단 5개월 만에 알파고는 인간의 영역에서는 불가능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학습능력을 가진 알파고는 단기간에 인간이 이길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성 9단은 “1년 후에 대국이 열린다면 인간의 승리 여부가 아니라 ‘단 1승’이라도 따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뇌는 왜 주름졌을까? AI만큼 중요한 뇌 연구 쾌거

    뇌는 왜 주름졌을까? AI만큼 중요한 뇌 연구 쾌거

    인간의 뇌 기능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열풍이 뜨겁다. 알파고는 그저 인간과 바둑 다섯 판을 뒀을 뿐이었지만, 걷잡을 수 없이 뜨거운 후폭풍을 몰고 왔다. 한편에서는 인간의 뇌의 구성과 역할, 기능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는데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두려움 등 가공할 미래는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있다. 호두껍데기 속 알맹이를 닮은 인간의 뇌 주름은 한정된 두개골에 더 크고 강력한 일종의 처리장치를 장착하기 위한 자연의 해결책이었다. 평평한 사각형의 종이를 이보다 작고 둥근 구멍에 넣으려면 구겨야 하는 것과 같이 뇌에 주름이 생기면 신경세포들 사이의 접합부를 더 짧고 가깝게 만들어 정보 전달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렇듯 대뇌피질이나 회백질로 불리는 뇌의 바깥층에 주름이 존재하는 이유는 예전부터 밝혀져 왔지만, 그러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였다. 인공지능 못지않게 뇌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뇌 주름은 유전적 신호나 생물학적 신호, 혹은 화학적 신호 등으로 발달하는 것인지 아니면 물리적 힘으로 생기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연구 대상이었다. 이런 의문에 미국과 핀란드, 프랑스의 공동 연구팀이 뇌 주름이 형성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물리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발표했다. 이는 특정 뇌 질환들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발견이라고 한다. 특히 정준영 박사가 한국인으로서 연구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인간 태아의 뇌는 처음에 주름이 없고 부드러운 상태인데 수정란이 생성되고 20주가 지난 무렵부터 뇌 주름 형성이 시작돼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미 하버드대의 락시미나라야난 마하데반 교수는 “뇌 주름 구조를 이루는 대뇌피질의 표면적은 만일 같은 크기의 뇌에 주름이 없을 때의 표면적보다 3배 정도 더 크다”면서 “대뇌피질은 뇌 안쪽에 있는 대뇌수질(백질)보다 뇌 성장 시기에 신경세포의 수, 크기, 모양, 위치가 모두 급격한 팽창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이 현상은 대뇌피질에 압력이 가해져 발생한 역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뇌에 국부적으로 주름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런 간단한 진화적 혁신이 뇌 주름 형성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름이 없는 태아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스캔한 데이터를 사용해 특수한 ‘젤’을 소재로 입체 모형을 제작했다. 이어 대뇌피질을 나타내기 위해 모형 표면에는 탄성이 있는 젤을 얇은 층으로 코팅했다. 뇌 성장을 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 모형을 특수한 용액에 담갔다. 그러자 모형의 외층 즉 대뇌피질 부위가 그 액체를 흡수해 내층 즉 대뇌수질 부위보다 팽창했다. 그리고 몇 분 뒤 모형의 크기와 모양이 진짜 뇌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또한 모형에 어떤 생체 조직도 포함하지 않은 실험에서도 같은 과정으로 뇌 주름이 생성되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 참여한 하버드대의 정준영 박사는 “모형은 실제 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마하데반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과정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가장 많은 주름을 갖고 있다. 실제로 뇌에 주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침팬지와 돌고래, 코끼리, 돼지 등 동물들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뇌 주름에 관한 물리적인 설명은 사실 40년 전 하버드대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제창했었다. 그리고 이제 이번 연구팀이 입증한 연구결과는 뇌 주름이 물리적 과정이 아니라 순전히 생물학적 과정으로 생성된다는 사회적인 통념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 박사는 “뇌는 모든 사람이 똑같지 않지만 건강해지려면 주요 주름은 모두 같아야 한다”면서 “우리 연구는 뇌 일부가 적절히 성장하지 않거나 전체적인 기하 구조가 중단됐을 때 적당한 위치에 큰 주름이 생성되지 않으면 잠재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논문을 살펴본 미국 스탠퍼드대의 엘렌 쿨 생물공학부 부교수는 논평에서 “뇌 주름이 훨씬 많거나 적으면 발작, 운동기능장애, 지적 장애, 발달 지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그런 신경질환을 진단·치료·예방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하버드대(위), 네이처 피직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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