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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선의로 가득한 지옥이었네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선의로 가득한 지옥이었네

    후암동 종점은 해방촌에서 후암동으로 막 넘어간 삼거리에 있다. 말이 종점이지 202번 버스 노선의 한쪽 종착점인데 차고지는 없고, 운전기사가 화장실 볼일 등으로 운전석을 나와 다리를 펴는 짧은 시간 정차 뒤 버스는 바로 되돌아간다. 우리 동네 길이 전에는 퍽 한산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교통량이 엄청 늘어서 불과 2차선 이면도로를 한참(2~3분 정도) 기다리다 건너게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아주 피곤할 때면 약이 올라서 “남의 동네 길을 왜 이렇게 많이 지나다니는 거야?” 악을 쓰며 차를 흘겨보기도 했다. 그러고 나면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욕설을 웅얼거리는 체머리 할머니가 된 기분이다.후암동 종점 부근 역시 통행 차량이 많지만, 좁은 찻길 한가운데는 섬처럼 화단이, 둘레에는 용산중학교 담벼락과 우리은행 지점이었던 건물과 나지막한 가게들이 오래 자리 잡은 가로수들과 어우러져 제법 종점 정취가 있다. 무엇보다도 인도 곳곳에 조금 폭이 넉넉한 데를 찾아 전을 펼쳐 놓은 노점상들이 그렇다. 은행나무 아래 풀어 놓은 좁쌀이니 찹쌀이니 몇 가지 곡물 꾸러미를 지키는 둥 마는 둥 바둑을 두시는 아저씨며. 우리은행은 근처에 작은 무인 영업점을 만들어 주고 두어 달 전에 이사 가버렸다. 내가 처음에 봤을 때는 한일은행이었는데, 한일은행 시절까지 합하면 아주 오래 그 자리에 있었을 테다. 어쩐지 섭섭하고 쓸쓸하다. 거기 주차장 울타리 한구석에 고양이밥을 놓고 있다. 은행원도 경비원도 눈감아 줘서 마음이 편했는데, 새로 올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튼 지금은 관리인이 없어서 아무 눈치 안 봐도 되는데, 건너편 용산중학교 담벼락 아래 터주 격인 여인이 화분을 잔뜩 늘어놓아 운신이 좀 불편하다. 스티로폼 박스니 화분이니 물통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몸을 꼬부려야 한다. 원래는 길 건너에 있던 화분들인데, 이쪽이 더 넓고 통행인이 많아서 옮겼나 보다.나도 천리향 두 분을 샀다. 어느 한밤, 고양이밥을 놓고 있는데 그녀가 흰 꽃이 어여쁜 화분 하나를 들어 보이며 중얼거렸다. “얘가 주인을 못 만나 외롭다네요.” “아, 네, 예쁘네요.” 나는 화분에 생각이 없어서 건성으로 대꾸하다가 너무 무성의한 거 같아서 꽃 이름을 물어봤다. “천리향인데, 얼마나 향기로운지 몰라!” 천리향? 그렇잖아도 아연 생기 띤 그녀 목소리가 부담스럽던 차에 그 얼마 전 꽃집에서 천리향 가격을 묻고 사지 않은 친구 생각이 나서 마침 잘됐다 싶었다. 그래서 하나 샀고, 그걸 전해 줄 때 옆에 있던 친구가 자기도 천리향을 갖고 싶다고 해서 뒤에 하나 더 산 것이다. 나한테는 특별히 싸게 준다고, 가격도 아주 착했다. 며칠 전에는 그녀 때문에 울고 싶었다. 내가 쪼그려 앉으려는 순간 화분 사이에 앉아 있던 그녀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삶은 달걀 껍데기를 까면서 다가왔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미리 팔을 젓는데 “아까부터 언니 주려고 기다렸어”라는 것이다. 내가 “아, 아!” 하는 사이에 그녀는 “자, 이렇게 깨끗이 헹궈서”라면서 스티로폼 박스에 고인 누리끼리한 물에, 그것이 깊은 산속 옹달샘이라도 되는 양 껍질 깐 삶은 달걀을 넣어 휘저었다. 나는 “아, 그 더러운 물에! 안 먹어요! 안 먹어요!”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잠시 당황하더니 “그럼 깨끗한 물로 한 번 더 씻으면 되지. 이거 식당에서 받아 온 깨끗한 물이야”라면서 페트병을 기울여 달걀을 씻더니 쪼그려 앉는 바람에 도망도 못 가고 연신 안 먹는다며 비명을 지르는 내 입에 쏙 밀어 넣었다. 그걸 먹고도 무탈하니 내가 퍽 건강한가 보다. 내게 삶은 달걀 하나를 먹이고 싶어 한 그 마음도 내 몸에 피가 되고 살이 됐을 것이다. 지금은 개점 폐업 상태인 구두 수선 부스를 본부로 해서 빈터마다 점령해서는 모종에서 묵나물까지 살고 죽은 온갖 식물을 철 따라 파는 여인네. 이 이는 인근에 점포를 가진 이들의 원성을 사서 드물지 않게 경찰이 달려오곤 한다. 그녀의 얼굴은 갈색이 돌도록 붉게 익은, 햇빛에 살이 튼 사과 같다. 야생동물 같은 데가 있는 그녀는 오토바이도 잘 타지. 어제 보니 양파 자루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그 옆에서 도라지를 까고 있더라.
  • [김용석의 상상 나래] 프로젝트 학습이 해결책 될 수 있다

    [김용석의 상상 나래] 프로젝트 학습이 해결책 될 수 있다

    지난달 알파고와 세계 최강의 바둑기사 커제 9단의 대결이 있었다. 과연 알파고의 실력이 어느 정도나 진화됐는지가 관심사였다. 결국은 알파고의 완승으로 끝났다. 더이상의 경쟁자가 없음을 확인한 알파고는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 앞으로 구글은 알파고를 바둑에 특화된 인공지능이 아닌 의료,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늘리겠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이다.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창의성도 발휘할 수 있다. 사람을 보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두뇌를 대신하면서 단순 육체노동에서 전문직으로 인공지능이 확대된다. 일자리의 위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새 정부에서도 최우선으로 일자리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지금 대학생들의 최대 고민은 취직이고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은 분명하다. 엄청난 지식을 축적한 인공지능이 만들 미래 세상이 온다. 이에 따른 대학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세상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곳이 기업이니 기업이 바라는 인재를 키우면 된다. 지금의 대학 교육을 보면 여전히 이론 중심의 지식을 중요시한다. 학생들이 받는 좋은 학점은 얼마나 주어진 문제를 많이 풀어 봤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기업은 성과 중심이다. 지식을 가지고 실천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지식은 성과를 내기 위한 많은 조건 중 하나인 셈이다. 주어진 문제의 형태도 다양하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타인의 도움도 얻어야 하고 끈기 있게 추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따라서 지식 이외에 창의성, 추진력, 소통 능력, 성실성, 타인과의 협력 등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기업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보다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성과를 내는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보다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즉 실천적 능력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창의적인 지식, 인공지능의 활용 능력을 바탕으로 구현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프로젝트 학습이다. 팀을 구성해 진행하면 멤버들 간의 협업,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얻을 수 있다. 필자가 대학에서 가르치는 ‘융합종합프로젝트’라는 과목을 소개해 본다. 인문·사회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처음에는 기업에서 활용 중인 ‘트리즈’라는 창의 문제 해결 기법을 가르친다. 이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정의하고 그로 인한 모순점을 찾고, 모순점을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나눠 보기도 하고 합쳐 보기도 하고 일부의 것만 추출하는 등의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보려는 시도를 해 본다. 문제 해결 대상은 스마트폰으로 정했다. 그 이유는 모든 학생들이 늘 사용하는 익숙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조별 활동을 통해 사용 중인 스마트폰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느낀 불편한 부분의 개선점을 찾는 것에서부터 현재 세상에 없는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상상한다. 이 중 몇 개를 정해 심도 있게 구체화해 본 뒤 사업화를 고려해 고객과 기업 입장에서 이점을 찾아본다. 마지막 시간에는 기업 실무자를 초대해 아이디어 리뷰 시간도 갖는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고 기업 면접에서도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의 핵심은 연결과 융합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이다. 지식의 양보다는 창의적인 생각이 중요하다. 다르게 보는 능력,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에서 새로움이 나온다. 일방적인 강의를 줄이고, 직접 경험을 얻는 프로젝트 학습을 더욱 늘려 나가자. 다른 사람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 프로젝트 학습은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물결에 대응할 대학교육의 종합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많은 방안은 필요하지 않다. 한 가지에 집중하자.
  • ‘시인 AI’… 바둑 이어 시까지 쓴다

    ‘시인 AI’… 바둑 이어 시까지 쓴다

    “비가 해풍을 건나와 드문드문 내린다”, “태양이 서쪽으로 떠나면 나는 버림받는다”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선보인 인공지능(AI) 로봇 ‘샤오빙’(小氷)이 지난 19일 세계 최초로 AI가 쓴 중국어 시집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를 발간했다. 1일 중국 인민망(人民網)과 봉황망(鳳凰網) 등에 따르면 샤오빙은 1920년 이후 현대 시인 519명의 작품 수천 편을 100시간 동안 스스로 학습해 1만여 편의 시를 썼다. 이번에 출간된 시집은 샤오빙이 쓴 1만여 편의 시 중 139편을 선정해 펴냈으며, 시집의 제목도 샤오빙이 직접 지었다. 시집은 10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으며 고독, 기대, 기쁨 등 사람의 감정을 담아 냈다. 일부 표현들은 AI가 쓴 시구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어색하다고 봉황망은 전했다. 시집을 제작한 치어스 출판사 둥환 책임 프로듀서는 “샤오빙은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고 시를 썼다. 이 과정은 진짜 시를 쓰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다”며 “아주 작은 오류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샤오빙의 시는 독창적인 언어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샤오빙은 2015년 12월에는 둥팡(東方)위성방송에 출연해 빅데이터를 분석해 날씨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상 관리 조언을 해주는 AI 기상캐스터로 활약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둑요정’ 이슬아 깜짝 근황…삭발한 채 대국 화제

    ‘바둑요정’ 이슬아 깜짝 근황…삭발한 채 대국 화제

    ‘바둑 요정’ 이슬아 4단(여수 거북선)의 근황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바둑 여기사 이슬아, 최근 삭발한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지난 3월 11일 2017 엠디엠 한국 여자바둑리그 5라운드 3경기에 삭발을 하고 대국에 임하는 이 4단의 모습이 올라왔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의아함을 나타냈다. 그러나 당시 이 4단은 “왜 짧게 잘랐느냐?”는 질문에 이 4단은 “얼마 전 숏컷을 했는데, 왠지 더 잘라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둑계에서는 “저돌적인 기풍에 강인한 승부근성을 자랑하는 이 4단이 승부에 임하는 각오를 다진 것 같다”는 반응이다. 여수 거북선의 2주전으로 이날 마지막 대국자로 나선 이슬아 4단은 이날 ‘삭발 투혼’의 기를 모아 경기 호반건설의 동갑내기 강자 박지연 4단을 꺾고 팀의 3-0 승리를 결정했다. 여수거북선은 4승 1패로 선두로 치고 올라갔고, 이 4단도 바둑리그 개인 4승 1패의 호성적을 이어갔다.이 4단은 2007년 프로에 입단해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단체·혼성 페어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이후 그는 ‘국민 바둑 요정’으로 불리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전남 순천의 한국바둑고등학교에서 제자를 육성하며 필드를 떠나있었으나 2015년 컴백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세비반납 약속시한’ D-2/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비반납 약속시한’ D-2/박건승 논설위원

    5월 3일자 이 란에 ‘세비 반납할 의원’이란 글을 내보낸 적이 있다. 지난해 4·13 총선 직전 새누리당 의원 후보들이 ‘대한민국과의 계약’이란 일간지 광고에서 ‘2017년 5월 31일까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면 1년치 세비 전액을 국가에 기부형태로 반납할 것임을 서약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갑을 개혁과 일자리규제 개혁, 청년독립, 4050자유학기제, 마더센터 설립 등 5대 개혁을 내걸었다.이 사실을 처음 공론화한 기자로서는 그들이 정한 약속 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지켜진 게 없는 데다, 사안에 함구하는 의원들의 태도가 궁금할 따름이다. 대국민 약속에 대해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여기는 건지, ‘다 지난 일인데 뭘 새삼스럽게’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당시 서명한 의원 후보는 1, 2차분 합쳐 56명으로 그중 33명이 배지를 달았다. 김종태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올 초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표 서명자는 대표 최고위원 겸 선대위 공동위원장이었던 김무성 의원. ‘노 룩 패스’ 사건과 ‘대한민국과의 계약’이 맞물려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비례대표 초선인 강효상 의원은 지난주 이낙연 총리 후보자의 도덕성을 매섭게 추궁해 눈길을 끌었다. 후보자가 위장전입과 부인의 그림 강매 사실을 뒤늦게 시인하자 “타조가 머리를 모래에 묻고 상황을 모면하려는 타조 증후군”이라고 꼬집었다. 정작 자신의 대국민 약속에는 별다른 말이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위원이었던 ‘친박 3인’ 이완영·최교일·이만희 의원도 들어 있다. 청문회 사전 모의와 태블릿PC 위증교사 의혹에 휘말리며 민주당으로부터 의원직 사퇴를 요구받았던 의원들이다. 바둑계의 전설인 무심(無心) 조훈현 의원도 세비를 반납해야 할 처지다. 강석호·김광림·김명연·김석기·김선동·김성태(비례)·김순례·김정재·김종석·박명재?백승주·신보라·오신환·원유철·유민봉·유의동·이우현·이종명·이주영?이철우·장석춘·정병국·정유섭·지상욱·최경환·홍철호 의원도 서명자 그룹이다. 정당별로는 한국당 의원 26명, 바른정당 의원이 6명. ‘새누리당 의원 후보로서’ 계약했다는 점을 들어 이제 새누리당 의원이 아니라며 빠져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기우(杞憂)일 것이다. 국민은 ‘계약위반죄’와 ‘국민우롱죄’를 추가할 것이다. 국회사무처의 ‘제20대 국회 안내서’에 따르면 국회의원 연봉은 1억 3792만1920원(상여금 포함). 서명 의원 32명이 약속대로 1년치 세비를 반납하면 44억원을 웃돈다. 이 귀중한 세비를 청년 백수들의 일자리 창출에 쓰는 것은 어떨까.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알파고, 이젠 의료·과학분야로 ‘무한도전’

    #1. 치료 적기를 놓치면 안 되는 대표적인 질병이 안과 질환이다.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해 6월부터 안과 질환 조기 진단 업무에 투입됐다. 영국 안과병원인 무어필즈와 손잡고, 이 병원 환자들의 안구 촬영 이미지를 분석해 시력 손상 가능성에 관한 진단을 내리는 게 딥마인드의 임무다. #2. 딥마인드는 영국 로열 프리병원과도 협력한다.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패혈증 징후가 포착되면, 딥마인드의 AI ‘스트림스’가 의료진에 경고를 보낸다. 딥마인드 측은 “스트림스 덕에 병원 간호사 업무가 매일 2시간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3. 구글도 2014년 딥마인드를 인수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딥마인드의 AI 기술이 가미되며, 구글 측은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유지하기 위한 냉방 전력을 40%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바둑의 세계를 정복한 뒤 은퇴한 알파고에 쓰인 AI 기술은 이처럼 이미 현실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딥마인드가 28일 밝혔다. 인간이 장기간의 학습과 실습을 통해 배우는 전문가의 영역, 그중에서도 고도의 연산 능력이 직관적으로 발휘돼야 할 분야에서 AI 활용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기후변화 예측, 단백질 형태 분석과 같은 의료·과학 분야가 AI의 첫 활용처로 꼽힌다. 알파고에 쓰인 기술은 ‘딥러닝’으로 알려진 기계학습법이다. 기존의 AI는 ‘규칙 기반 전문가 시스템’을 활용한다. 사전에 순차적, 반복적 절차가 규정된 알고리즘에 따라 논리적 연산과 추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딥러닝 기술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알고리즘이나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 가면서 진화한다. 알파고는 이미지 처리에 강한 콘벌루션 신경망을 기반으로 학습한다. 연산을 AI가 직접 관찰하게 하고, 판단도 AI 스스로 하게끔 하는 방법이다. 특히 일종의 다층신경망 기술인 딥러닝은 자연어 처리, 음성과 영상 인식에 도움이 되고 다양한 인공지능기술과 자유자재로 결합할 수 있다. 딥러닝 기술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 만나 개별 기업이나 개인에게 맞춤형 AI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전문가 시스템과 딥러닝을 접목시키면 IBM의 ‘왓슨’과 같은 의료용 AI가 탄생한다. IoT와 결합될 경우 폐쇄회로(CC)TV영상이나 교통량 정보, 대기오염정보, 기상정보, 주차공간 정보 등을 입력받아 도시 전체 에너지와 안전관리도 가능해진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68승 1패’ 바둑 정복한 알파고… 기보 50편 남기고 떠난다

    ‘68승 1패’ 바둑 정복한 알파고… 기보 50편 남기고 떠난다

    딥마인드 “범용 AI로 확대 진화” …이세돌, 인간의 유일한 1승 기록 “여태껏 본 적 없는 미래의 대국”…알파고 기보 공개에 바둑계 들썩‘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인공지능(AI)은 죽어서 기보를 남긴다.’ ‘도장 깨기’로 자기 내공을 시험해 본 뒤 홀연히 강호를 떠나는 무림 고수 같은 마무리였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바둑 AI 알파고가 지난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 미래 서밋’에서 세계 최정상 기사 커제(중국) 9단에게 209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3전 전승으로 꺾은 뒤 미련 없이 인간과 다투는 바둑계에 작별을 고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폐막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바둑 대국”이라고 밝혔다. 바둑을 통한 실험이 끝났으니 이제 다방면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로 확대 진화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로써 알파고의 전적은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5번기, 연초 인터넷 대국 60판, 커제 9단과의 3번기, 단체 상담기까지 합쳐 모두 68승 1패로 남게 됐다. 알파고가 지난해 1월 네이처 논문으로 정식 데뷔하기 전 판후이 2단에게 5전 전승을 거둔 것까지 합하면 73승 1패다. 서울에서 3연패 끝에 알파고를 꺾고 1승 4패로 물러났던 이세돌은 알파고한테 유일한 1승을 거둔 인간으로 바둑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딥마인드는 알파고를 은퇴시키면서 알파고와 알파고가 자기 강화 학습을 했던 기보 50편을 바둑계에 선물로 남겼다. 알파고와 처음 겨뤘던 프로 바둑기사 판후이 2단은 기자회견에서 “대국 과정을 복기해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딥마인드 웹사이트에서 기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매일 10판씩 기보를 추가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알파고가 죽어서 남긴 기보에 바둑계가 들썩인다. 알파고와 5대1로 집단 상담을 하는 대국에서 쓴맛을 봤던 스웨(중국) 9단은 맨 먼저 문제의 기보를 살핀 뒤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대국이다. 상상하던 저 먼 미래의 대국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리(중국) 9단도 “정말 놀랍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아울러 현지에서 기보를 확인한 김성룡 9단은 한국기원이 운영하는 사이버오로 칼럼을 통해 “너무 흥분돼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커제 “알파고에 지고 기분 안 좋아 밤새도록 술 마셨다”

    커제 “알파고에 지고 기분 안 좋아 밤새도록 술 마셨다”

    세계바둑 1위 커제 9단이 알파고에 지고 난 후 기분이 안 좋아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고 밝혔다.커제 9단은 28일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본선 개막 전야제에 참석해 “어제 알파고에 지니 기분이 안 좋아서 밤 9시부터 오늘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다”면서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이곳에 왔다. 피곤해서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커제 9단은 지난 23일부터 전날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를 치렀다. 전날 열린 마지막 3국에서도 패하자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출전하는 세계대회가 많아지는 경향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한국 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LG배 결승에 오른다면 상대하고 싶은 선수로 커제 9단을 꼽았다. 박정환 9단은 “알파고와 대국한 커제와 결승에서 대국하고 싶다. 서로 열심히 해서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알파고와의 대국을 뒤로하고 이제 ‘인간계 바둑’에 임하는 커제 9단은 “라이벌은 따로 없다. 모든 사람을 다 이기고 싶다”며 변하지 않은 승리욕을 보였다. LG배 본선에는 한국 20명,중국 8명,일본 3명,대만 1명 등 32명이 출전했다. 사상 최다 인원을 본선에 내보낸 한국 선수단은 대회 열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제21회 대회에서는 중국의 당이페이 9단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우승상금은 3억원,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32강전은 오는 29일, 16강전은 31일 마이다스리조트에서 열린다.8강전과 4강전은 11월,결승전은 내년 2월 열린다. 이날 대진 추첨식 결과 커제 9단은 원성진 9단과 32강에서 맞붙는다. 알파고와 상담기를 벌인 천야오예 9단,탕웨이싱 9단,저우루이양 9단도 중국 대표로 LG배 본선에 올랐다. 한국 기사로는 지난해 알파고와 5번기를 치른 이세돌 9단을 비롯해 박정환·최철한·김지석·원성진·박영훈·이영구·홍성지·윤준상·강동윤 9단과 이동훈·신진서·홍기표 8단,안성준·이원영·최정 7단,김정현 6단,강승민·변상일·김명훈 5단이 본선에 진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제 9단 “알파고와의 바둑은 고통, 져서 죄송”…대국서 눈물

    커제 9단 “알파고와의 바둑은 고통, 져서 죄송”…대국서 눈물

    바둑 세계 1위인 중국의 커제(柯潔)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에 3전 전패를 당했다.커제 9단은 대국 중에 눈물을 쏟아냈고, 기자회견에서도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커제 9단은 이날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불계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지나치게 냉정해 그와 바둑을 두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와 바둑을 둘 때는 이길 수 있는 한 톨의 희망도 갖기 어려웠다”며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커제 9단은 회견 중 스스로 분했는지 한차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확실히 오늘 고통스럽게 바둑을 뒀다. 대국 후엔 더 잘 뒀어야 했다고 스스로 책망했다”고 말했다. 그가 기자회견장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위로의 박수 소리가 30초간 지속됐다. 그는 “칭찬을 받을 자격이 없다. 져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승부에 집착하는 때가 있지만 바둑은 기본적으로 즐거운 게임”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바둑을 즐겁게 두겠지만, 인간과 바둑을 둘 때가 더 즐거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커제 9단은 “오늘 대국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 다른 사람이 둬도 이보다는 잘 둘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포석 단계에서 내가 생각해도 참기 힘든 악수를 뒀다. 시작하자마자 손실이 생겨 어렵게 바둑을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커제 9단은 “전날 밤에 잠을 자지 못해 매우 긴장됐다. 줄곧 어떤 수를 써서 알파고에 응대해야 할지 생각했다”며 “어리석은 자가 스스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자책했다. 커제 9단이 계속 자책하자 복식전 참가자로 함께 연단에 올랐던 롄샤오(連笑) 8단이 “2국은 누구도 커제만큼 잘 둘 수는 없었다”고 위로하며 서로 안아줬다. 커제 9단은 이날 대국 중에도 울음을 쏟아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제한시간 1시간여를 남긴 시점에 돌연 자리를 벗어났다가 10여분만에 돌아와 눈가를 닦으며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커제 9단의 아버지 커궈판(柯國凡)은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커제 9단이 대국중 화장실에 달려가 울었던 것 같다”며 “눈가도 붉어졌다. 전날 잠을 자지 못했고 바둑 형세도 좋지 못해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제 9단은 또 “앞으로 어떤 변화를 겪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내 자신을 바꾸는 중이다. 나는 내 자신만 바꾸면 되겠지만 딥마인드팀은 세상을 바꿔놓았다”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알파고, 커제에 3판 전승 후 ‘바둑계 은퇴’…이세돌, 유일한 승자

    알파고, 커제에 3판 전승 후 ‘바둑계 은퇴’…이세돌, 유일한 승자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 세계 1위인 중국의 커제(柯潔) 9단과의 대국에서 3판 전승을 거두고 바둑계에서 은퇴한다.알파고의 전적은 68승 1패로 남게 됐다. 한국의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바둑 기사로 기록된다.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중국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포럼’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번 행사가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바둑 대국”이라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바둑의 발상지에서 최고수 기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주 ‘바둑의 미래 포럼’ 행사는 알파고가 대국 시스템에서 최고 프로기사들과 대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로써 알파고의 전적은 이세돌 9단과 5번기, 연초 인터넷 대국 60판, 커제 9단과 3번기, 단체 상담기까지 합쳐 모두 68승 1패로 남게 됐다. 알파고가 지난해 1월 네이처 논문으로 정식 데뷔하기 전 판후이(樊麾) 2단에게 5전 전승을 거둔 것까지 합하면 73승 1패다.알파고에 유일한 패배를 안긴 주인공은 이세돌 9단이다. 이세돌 9단은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4국에서 ‘신의 한 수’ 백78로 알파고를 무너뜨렸다. 당시 팽팽한 형세에서 이세돌 9단에게 일격을 당한 알파고는 이후 버그를 일으키며 엉뚱한 수까지 두다가 항복 선언을 했다. 알파고는 이세돌에게 패한 이후에는 더욱 완벽한 바둑으로 무패 행진을 벌였다. 허사비스 CEO는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대국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우리는 천재인 커제 9단이 알파고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확인했으며 대국도 아름답게 펼쳐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대국은 인공지능의 최고 수준을 체현함으로써 인류가 인공지능을 도구로 삼을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한 것”이라며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류가 새로운 지식영역을 개척하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파고를 바둑에 특화된 인공지능이 아닌 범용 인공지능으로 확대 진화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새로운 치료법, 에너지 소비 감축법, 혁신적인 소재 등을 찾기 위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범용 인공지능 개발이 알파고의 다음 과제다. 그는 이어 “이번에 치러진 복식전과 상담기는 우리가 창안한 새로운 대국형식으로 이런 바둑 대결과 협력은 사상 처음이었다”며 “알파고가 딥마인트 개발팀과 공동으로 많은 것을 학습했다”고 전했다. 딥마인드는 그간 알파고가 치른 대국의 기보를 정리하고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치른 셀프 대국의 기보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알파고와 처음 겨뤘던 유럽의 프로 바둑기사 판후이 2단은 연단에 나와 “알파고팀은 앞으로 커제와 협력해 이번 대국을 분석하고 알파고 내부 데이터도 연구하는 한편 대국 과정을 복기해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세계 바둑팬을 위해 또다른 선물을 준비했다”며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 이후 스스로 강화학습을 위해 벌였던 ‘셀프 대국’ 기보 50판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판후이 2단은 현재 일반인들이 딥마인드 웹사이트에서 10판의 알파고 셀프대국 기보를 내려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 매일 10판의 기보를 추가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보를 먼저 살펴본 스웨 9단은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대국이다. 상상하던 저 먼 미래의 대국 같다”고 소감을 밝혔고, 구리 9단도 “정말 놀랍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딥마인드는 알파고가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이후 업그레이드된 진화 과정을 논문으로도 작성할 계획이다. 허사비스 CEO와 데이비드 실버 알파고팀 리드는 딥마인드 공식 블로그에도 알파고 바둑에 관한 소회를 남겼다. 이들은 “알파고는 경쟁 상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바둑 기사들에게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도구가 됐다”며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보여준 창의적인 수들은 바둑계에 완전히 새로운 지식을 가져다줬고, 올 초 비공식 온라인 대국은 많은 기사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제, 알파고에 3패…이세돌 ‘1승’, 알파고에 따낸 유일무이한 승리

    커제, 알파고에 3패…이세돌 ‘1승’, 알파고에 따낸 유일무이한 승리

    세계 바둑 최강자인 중국의 커제 9단이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3연패를 당했다.알파고가 점점 더 완벽해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이세돌 9단이 거둔 ‘1승’이 알파고에게서 따낸 유일무이한 승리로 남을지 관심이 쏠린다. 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인터넷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최종 3국에서 커제 9단을 209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에게 삼세번의 기회를 줬지만, 단 한 번도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알파고는 지난 23일 1국에서는 커제 9단을 289수 만에 백 1집 반으로 꺾었고, 25일 2국에서는 15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1·2국 연승을 알파고는 이미 바둑의 미래 서밋 우승을 확정한 상태에서 3국에 돌입했다. 커제 9단은 자신의 바람대로 백번을 잡고 인간의 자존심을 건 마지막 3국에서 나섰다. 커제 9단은 세계대회 본선에서 백을 잡았을 때 승률이 81%에 달할 정도로 백번에 강하다. 커제 9단은 1국에서 시도했던 ‘알파고식’ 실리형 바둑이 아닌 자신의 기풍대로 공격적인 바둑을 펼쳤다. 그러나 알파고의 두터움에 번번이 가로막힌 커제 9단은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그는 초반 양화점으로 침착하게 출발했으나 우하귀 흑진에 침입했다가 알파고의 두터운 응수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좌변 접전에서도 실점했다. 우변에서 집을 챙기며 힘겹게 형세의 균형을 이뤘으나 상변 전투에서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 커제 9단은 알파고의 상변 흑집에 뛰어들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으나 알파고의 완벽한 수비에 큰집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알파고는 하변 끝내기에서 여유부리듯 손해 수를 둬 집 차이가 줄어드는 듯했다.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인 커제는 형세를 뒤집기 위해 중앙 끝내기에서 무리수를 연발했으나 알파고가 ‘화를 내듯’ 하변에서 중앙으로 커제의 흑대마를 포획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끝내 알파고를 무너트릴 ‘신의 한 수’를 찾지 못한 커제는 4시간에 가까운 접전 끝에 체념하며 돌을 던지고 말았다. 이 대국의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7억원)은 알파고에게 돌아갔다. 커제 9단은 30만 달러(약 3억 4000만원)의 대국료만 받는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인간 바둑 대표’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알파고는 지난해 12월 말과 올해 1월 사이 한국·중국·일본 프로기사들에게 비공식 60연승을 거두며 한층 강해진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인간계 실력을 넘어섰다는 평이 나오면서 이번 대국은 승패보다는 인공지능의 진화에 더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6일에는 알파고가 페어바둑, 상담기 등 새로운 형식의 바둑에 도전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한 팀을 이루는 페어바둑에서는 ‘롄샤오 8단+알파고’ 팀이 ‘구리 9단+알파고’ 팀을 220수 만에 백 불계로 꺾었다. 스웨 9단, 천야오예 9단, 미위팅 9단, 탕웨이싱 9단, 저우루이양 9단 등 세계대회 우승 경력자 5명이 한 팀을 이뤄 알파고를 상대한 상담기에서는 알파고가 25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제 vs 알파고 3국…알파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수 나왔다

    커제 vs 알파고 3국…알파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수 나왔다

    바둑 세계 1위인 중국의 커제(柯潔)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3번기 마지막 3국을 벌이고 있다.커제 9단이 인간의 자존심을 세월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커제 9단과 알파고는 27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에서 3번기 마지막 3국에 돌입했다. 사전 협의에 따라 흑을 쥔 알파고가 우하귀 4·4 화점에 첫 포석을 뒀고 커제 9단도 우하귀 4·4로 대응해나가며 알파고를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이 평소 뒀던 기풍대로 나아갔다. 하지만 알파고가 흑 13수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수를 보여주자 커 9단은 머리를 싸매고 장고에 들어갔다. 이미 두 차례 대국에서 모두 알파고에 패해 승부는 가려진 상태지만 20개월째 중국 랭킹 1위로 세계대회를 4차례나 우승한 커 9단이 이번 대국으로 자신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되찾을지 주목된다. 커제 9단은 앞서 두 차례 대국에서 패한 뒤 “알파고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다”며 크게 자신감이 위축된 상태다. 커제 9단은 당시 2국 전반은 상당히 잘 뒀으나 후반에 너무 긴장해 좋지 않은 수를 내고 말았다고 실토하며 “이것이 인간의 최대 약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커제 9단은 그러면서도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다음 바둑을 두겠다”고 이번 대국에 대한 전의를 불살랐다. 이날 대국에 나선 커제 9단도 상당히 진지한 표정이었다. 이번 마지막 대국에서는 양측이 흑백 돌가르기를 하지 않는다. 커제 9단이 딥마인드 측에 3국에서는 백돌을 쥐겠다고 요청했고 딥마인드가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커제 9단은 작년부터 최근까지 치른 109차례의 대국에서 백을 잡았을 때 승률이 77.2%(44승 13패)로 흑번 승률 65.4%(34승 18패)보다 높았다. 그만큼 마지막 대국에서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커제 9단이 필승 공략법으로 꼽혔던 ‘흉내 바둑’은 두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궁지에 몰린 만큼 이 기법을 시험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커제 9단은 이번 대국에서 흉내 바둑을 하지 않고 정면 승부로 나갔다. 커 9단이 이미 두 차례 패배로 승리 상금 150만 달러(약 17억원)는 놓친 상태지만 30만 달러(3억 4000만원)의 대국료는 확정해놓았다. 2층 대국장 주변은 이미 승부가 가려진 탓인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1층에 자리잡은 1000여석의 대국 해설장에는 전날 복식전과 단체전이 치러질 때보다 자리가 절반 정도만 찼다. 중국 바둑계도 전반적으로 커제 9단의 승리 가능성에 비관적이다. 위빈(兪斌)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은 “커제가 한판이라도 이길 가능성은 까마득하다. 며칠간 관찰해본 결과 알파고는 실제 너무 강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최고수 5명 뭉쳤지만 알파고 넘을 수 없었다

    中 최고수 5명 뭉쳤지만 알파고 넘을 수 없었다

    초반 예상치 못한 수로 리드 잡고 기풍 제각각 드림팀 결국 ‘불계패’ 중국 최고수 ‘5형제’도 인공지능(AI)을 당할 수 없었다.저우루이양(26)·천야오예(28)·미위팅(21)·스웨(16)·탕웨이싱(24) 9단이 26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담기에서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에 단체로 맞섰지만 254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알파고의 한계와 창의력을 점검하면서 알파고가 인간의 서로 다른 바둑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살펴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상담기다. 저우루이양이 대표로 한 수 둘 때마다 뒷자리에 앉은 4명과 모형 바둑판을 두고 상의했다. 초반 만만찮게 진행되던 대국의 형세는 알파고가 58수와 60수라는 예상치 못한 강수로 분위기를 잡았다. 남의 손을 빌려 자신의 돌을 살려내는 절묘한 수로 인간팀이 만들어 놓은 흑 진영을 초토화시켰다. 흑이 백 대마를 무너뜨리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상담기에서 이기려면 5명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5명의 기풍이 제각각이어서 오히려 어려웠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사공이 많은 게 독이라는 논리다. 페어바둑은 색다른 즐거움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롄샤오(23) 8단과 알파고로 짝을 지은 백번이, 구리(34) 9단과 알파고로 뭉친 흑번에 220수 불계승을 거뒀다. 2인 1조로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돌을 두는 방식으로 구리→롄샤오→구리팀 알파고→롄샤오팀 알파고 순으로 뒀다. 김성용 9단은 “이번 페어바둑을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으로 본다. 알파고의 강력한 진화를 확인한 이상 인간과 AI 간 공조라는 측면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자기 편의 수를 이해하는 ‘호흡’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인간과 AI의 협업 가능성을 시험할 이벤트였다. 중반까지는 구리와 알파고의 호흡이 더 잘 맞았다. 롄샤오는 이따금 알파고의 특이한 수에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렌샤오가 좌변 흑진을 무너뜨리면서 흐름을 역전시켰다. 생각을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흐름에 구경하지 못했던 수가 잇따랐다. 구리 9단이 모종의 목적을 가졌지만 예측하기 어려웠던 흑 81수를 냈는데 짝꿍 알파고는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흑 83수로 보조했다. AI 전문가이기도 한 김찬우 9단은 “구리의 생각에 맞춘 게 아니라 둘의 전략에 일치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들에 따르면 알파고는 특별히 짝꿍을 배려하지 않았다. 1대1 대국처럼 상황마다 승리할 확률이 가장 높은 수를 뒀다는 얘기다. 김 9단은 “문제를 해결하는 ‘전술’을 짤 때보다 애매한 상황에서 ‘전략’을 구상할 때 더 어려움을 겪는 인간에 비해 AI에게선 여러 상황을 모두 계산해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알파고 ‘범용 AI’ 입증… 전문가 돕는 놀라운 도구로

    알파고 ‘범용 AI’ 입증… 전문가 돕는 놀라운 도구로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2.0은 홀로 배워 깨우쳤다. 인간이 만든 기보를 참고하지 않은 채 스스로를 스승으로 삼아 일취월장했다는 뜻이다. 다만 지난해 이세돌 9단을 이기던 시절에 비해 인간의 손길에서 더 자유로워졌음에도 이번 커제 9단을 연거푸 꺾는 알파고에게서 좀더 인간과 비슷한 면모가 포착된다고 바둑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지난해 대국에서 알파고가 일정한 시차대로 기계적으로 수를 뒀다면, 이번에는 쉬운 수는 빠르게, 어려운 수는 숙고한 뒤 수를 놓는 모습도 포착됐다. 인간 기보를 참고하지 않은 채 알파고끼리 대적하는 형태의 강화학습을 했지만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따랐기 때문이다.알파고를 만든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연구개발(R&D) 책임자인 데이비드 실버 박사는 25일 알파고와 중국 프로기사단의 대국이 펼쳐지고 있는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알파고의 성과를 설명했다. 허사비스는 “인간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난해) 예전 버전의 알파고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실력이 좋아져 범용 AI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총평했다. 그가 말한 ‘범용 AI’란 사전 지식 없이도 다양한 지식을 유연하게 익혀 고급 지적 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AI다. 이 단계가 되면 전문가가 수행하고 있지만, 연산 능력이 좋을수록 업무 수행 효율성이 높아지는 거의 전 분야에서 AI 활용처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허사비스는 “범용 AI는 과학자, 의사, 간호사에게 놀라운 도구”라며 “질병을 진단·치료하고, 신약을 개발하고, 단백질 접힘 현상 같은 복잡한 연구를 할 때 AI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력한 학습능력을 무기 삼아 AI가 인간의 윤리의식과 같은 고차원 주제를 배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허사비스는 “아직 기술적으로 초기 단계라 당장 검토하기 이르다”고 답했다. 그는 “(윤리·판단의 문제를 AI가 다룰 수 있을지는) 언젠가 논의해야 할 흥미로운 사안”이라며 웃었다. 알파고가 지난해 이세돌과 겨룰 때보다 10배 이상 성능이 개선됐고, 현재 세계 최정상 프로기사들보다 3~7수 앞서는 실력임이 대국이 거듭될수록 드러나고 있지만 허사비스는 알파고의 한계를 명확하게 지적했다. 그는 “알파고는 아직 바둑밖에 둘 줄 모른다”면서 “‘바둑을 둬서 이겨라’와 같은 목적은 인간이 제시한다”고 말했다. 기억, 상상, 목표 설정,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 등은 AI에게 여전히 취약한 난제라는 것이다. 물론 현 단계의 알파고 능력으로도 응용할 부분은 충분히 많다. 딥마인드는 알파고 기술을 의료 진단, 에너지 최적화 등의 분야에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딥마인드 측은 “구글의 대규모 전산 설비인 데이터 센터 열기를 식히는 데 필요한 전력을 AI 최적화를 통해 40%나 절약했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흑 119수 ‘神의 한 수’…커제, 백돌 잡고도 백기

    흑 119수 ‘神의 한 수’…커제, 백돌 잡고도 백기

    커제 ‘흉내바둑’ 총력전에도 155수 만에 불계패 인공지능(AI)의 압승이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바둑 AI 알파고가 압도적인 기세로 세계 최강 커제(20·중국) 9단을 찍어 눌렀다.알파고는 25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2국에서 흰 돌을 잡고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커제에게 155수 만에 흑 불계승했다. 2연승을 거둬 우승을 확정한 알파고는 27일 커제와 마지막 제3국을 치른다. 계가를 했다면 집으로만 최소 30집가량 차이가 나는 상황에 몰리자 커제는 돌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패싸움에서도 알파고가 이겼다. 특히 119수는 ‘신의 한 수’라는 탄성을 낳을 만큼 절묘했다. 커제는 자존심을 접고 초반 흉내바둑까지 두며 총력전을 펼쳤다. 알파고가 5수로 좌상귀 소목에 ‘날 일’(日) 자로 걸치자 커제는 우하귀 소목에 날 일 자로 걸쳤다. 알파고가 우하귀에서 날 일 자에 날 일 자로 받자 이번엔 좌상귀를 날 일 자로 받았다. 하지만 알파고가 우상귀 화점에 날 일 자로 걸치자 커제 역시 흉내바둑을 그만두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초반에 우상귀에서 들여다본 20수는 두고두고 아쉬운 패착이었다. 알파고가 한 칸 씌우면서 급격하게 흑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첫 접전에서 실패한 커제는 하변에서 변화를 모색했으나 별 소득 없이 대마가 잡힐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알파고가 중원 싸움에서 커제의 공세를 피해 119수로 중앙으로 한 칸 뻗었다. 이렇게 되자 백은 중원과 상변이 모두 급박한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어느 쪽을 포기하건 타격이 너무 컸다. 한국기원 ‘사이버오로’에서 해설을 맡은 최철한(32) 9단은 이 수에 대해 “인간의 수가 아니다. 소름이 돋는다”고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상치 못한 수를 당한 커제는 한동안 망연자실하다 우하귀에서 패싸움을 시도했다.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였다. 하지만 알파고는 큰 어려움 없이 패싸움을 받아 줬다. 오히려 136수를 받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흑이 승기를 잡아 버렸다. 최 9단은 “중원에서 패감을 쓰며 버텼으면 어땠을까 싶다. 137수로 해소하고 145로 손이 돌아오게 돼서는 큰 차이가 나 버렸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방송 해설을 진행한 이세돌(34) 9단은 “평소 커제 9단의 모습과 달랐지만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며 “바둑을 어지럽히는 능력을 잘 보였지만, 인간이면 몰라도 냉정한 AI에겐 통하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또 “저도 알파고와 3국까지 뒀을 때 생소함과 부담감에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굉장한 어려움을 느꼈다”며 “이번 대국도 어떻게 보면 가슴 아픈 바둑이었다”고 평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구글 알파고- 중국 커제 2국 유튜브 생중계

    25일 구글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계 바둑랭킹 1위 커제(柯潔) 9단이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의 국제인터넷컨벤션에서 두번째 대국을 펼칩니다.
  • 멸종된 ‘바둑이 삽살개’ 복제견 공개

    멸종된 ‘바둑이 삽살개’ 복제견 공개

    대전오월드 기증… 털 짧고 유순 일제, 가죽을 군수품 쓰며 멸종궁중화가 김두량과 김홍도 등 조선시대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바둑이 삽살개’가 처음 복제돼 일반에 공개됐다. 대전오월드는 24일 오월드 내 어린이동물원에서 생후 3개월 된 바둑이 삽살개 수컷 ‘강이’와 ‘산이’ 두 마리를 관람객들에게 공개했다. 이 삽살개는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김민규 교수팀이 기증했다. 김 교수팀은 한국삽살개재단으로부터 바둑이 삽살개 체세포를 받아 복제에 성공했다. 하지홍 한국삽살개재단 이사장은 “바둑이 삽살개는 조선시대에도 대접받던 순수 토종견인데 일제가 가죽을 군수용품 제작에 쓰면서 멸종됐다. 일반 삽살개도 많이 희생돼 현재 3000마리밖에 안 남았다”며 “이 중 바둑이 삽살개는 고작 6마리에 불과한데 이마저 일반 삽살개에서 3만개의 유전자 가운데 1개 정도만 변이해 낳은 것으로 더욱 희귀종이 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팀이 받은 체세포도 이런 바둑이 삽살개 중 무정자 불임인 수컷의 것이다. 복제 새끼 2마리도 수컷으로 지난 2월에 태어났다. 김 교수는 “복제에 성공한 바둑이 삽살개는 털이 짧은 종으로 더욱 귀한 개”라며 “순하고 사람을 좋아해 반려견으로 사랑받는 삽살개를 널리 알리고 싶어 사람이 많이 몰리는 동물원을 택했다”고 말했다. 삽살개는 예로부터 액운을 막고 복을 부르는 상징으로 여겨졌다. 1992년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됐다. 몸길이 70㎝에 몸무게 30㎏까지 자란다. 복제 바둑이 삽살개는 현재 몸길이 50㎝에 몸무게 14~15㎏ 정도다. 김 교수팀은 2005년 ‘스너피’ 복제에 성공하고 마약탐지견, 맹인안내견 등을 복제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김 교수는 “조만간 암컷 바둑이 삽살개도 복제해 암·수컷이 자연스럽게 번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일본 문화 중심지서 만난 1700점 한국 문화재…누구나 찾는 ‘공동의 광장’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일본 문화 중심지서 만난 1700점 한국 문화재…누구나 찾는 ‘공동의 광장’

    언젠가 일본 교토에 가게 되면 반드시 방문하겠다고 마음먹은 장소가 있다. 고려미술관(高麗美術館)이다. 일본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천년의 고도’ 교토에 우리나라 유물만을 모아 전시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놀라웠다. 그 미술관을 세운 인물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슨 생각으로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았던 나라에 우리 문화재로 미술관을 세웠는지도 궁금했다. 5월 초 교토 여행길에 시간을 내어 이 미술관을 찾았다. 교토역 앞에서 시영버스 9번을 타고 교토 시내의 북동쪽 가모가와 중학교 앞에서 내리니 바로 ‘고려미술관’ 방향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뜩이나 조용한 교토의 주택가, 푸른 하늘 맑은 공기 속에 새소리가 듣기 좋았다. 골목으로 접어들자 낯익은 우리의 돌담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우락부락하지만 맘결은 한없이 부드러울 것 같은 석인(石人)상이 반겨주듯 철문 양쪽에 지키고 서 있는 곳은 의심할 필요도 없는 고려미술관이다.일본 땅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미술관을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이나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등에 설치된 한국유물 전시실을 찾았을 때와는 감동의 질이 완전히 달랐다. 고려미술관은 한국 정부나 일본 정부, 혹은 기업의 도움 없이 정조문(1918~1989)이라는 재일동포 실업가 한 사람의 집념과 열정으로 설립된 곳이기 때문이다. 해외의 유일한 한국역사유물 전문 미술관인 고려미술관은 소장품 전시뿐 아니라 연구실을 두고 소장품의 조사연구와 강좌, 일본 내 다른 미술관·박물관과 전시교류 등을 하면서 조선고고학 연구, 민속학도서 자료수집 및 연구자료 출간도 하고 있다. 정부 기관이 하지 못하는 일을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해 나가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우러났다.●‘재일동포 실업가’ 정조문의 집념과 열정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갔다. 왼쪽의 정원으로 들어가자 연둣빛 이끼가 가득 덮인 오층 석탑과 다양한 석인상 등 석물들이 5월의 햇살 아래서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려시대의 것으로 고베 부농의 밭에 흩어져 방치되던 것을 발견한 정조문이 15년 동안 찾아다니고 설득해 2000만엔을 주고 손에 넣은 것이라고 한다. 수백년의 세월을 품고 일본 땅 위에 서 있는 석물들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관계를 생각하면 우리 문화재를 기반으로 하는 이 미술관이 1000여년에 걸쳐 일본의 수도였던 유서 깊은 도시 교토에 자리잡았다는 것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고려미술관을 설립한 정조문은 경북 예천군 우망리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정건모)가 구한말 과거 급제 후 정삼품대부의 벼슬까지 한 관리여서 집안이 어려운 편은 아니었으나 37세에 낙마 사고로 별세한 뒤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더욱이 정조문이 태어나던 해에 아버지(정진국)가 상해로 가서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바람에 가산은 거의 바닥이 났다. 6년 만인 1924년 상해에서 돌아온 정진국은 일본 경찰의 감시로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와 아내, 큰아들 귀문(당시 8세)과 둘째 조문(당시 6세)을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교토에 터를 잡고 베 짜는 일을 시작했지만 경찰의 감시 속에 가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학교에 갈 엄두를 낼 수 없었던 정조문은 소학교 4학년에 겨우 편입해 3년을 공부했다. 그가 유일하게 받은 학교교육은 그에게 깊은 상처를 안겼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것은 아침저녁으로 신문을 배달하며 9살부터 다녔던 학교생활 3년간이다. ‘아야어여’도 모르는 나는 갑자기 소학교 4학년에 편입하였고 학우들을 따라가느라 고생했다. 1년이 지나 어려움은 사라졌지만 역사수업만큼 나를 괴롭힌 것은 없었다. 신라정벌, 조선정벌, 조선병합…. 역사에서 조선은 언제나 약한 입장이었다. 수업이 끝나자 못된 애들이 ‘조선 정벌이야!’ 하면서 나에게 돌을 던지며 때렸다. 그 무렵부터 내 가슴에는 역사에 대한 의문의 뿌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왜 조선은 늘 약할까?” 1937년 어머니마저 세상을 뜨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아버지는 후처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세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정조문은 할머니, 동생들과 함께 오사카에 가서 부두 노동자가 됐다. 그러다 광복을 맞았다. 일본에 있던 한국인들은 귀국하거나 일본에서 다시 국적을 취득해야 했다. 그러나 몇 해 만에 조국이 분단되면서 남한의 민단과 북한의 조총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조문은 조국은 하나라며 어느 쪽도 취득하지 않고 ‘조선 국적자’로 남았다.●우연히 만난 조선백자의 매력과 상상초월 가치 오사카에서 어느 정도 돈을 모은 그는 교토로 가서 1951년부터 파친코 사업을 시작했다. 선술집, 초밥집, 찻집을 개업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던 어느 날 교토 시내의 고미술상가를 지나다 ‘야나기’라는 고미술상 쇼윈도에 놓인 백자 항아리를 발견했다. 아무 장식도 없는 하얀 도자기가 지닌 고졸한 아름다움은 할머니와 어머니가 즐겨 입으시던 하얀 치마저고리를 떠오르게 했다. 빨려들 듯이 가게로 들어간 그는 상상 외로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다. 왜 그렇게 비싼지 물으니 조선 도자기의 가치에 비하면 싼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교에서, 공사판에서 ‘조센징’이라고 놀림받고 따돌림받으면서 살아온 그에게는 그야말로 세상이 뒤바뀌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는 우리 문화재의 가치가 그렇게 높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다고 한다. 1년간 할부로 도자기를 구입한 뒤 다짐했다. “문화재를 수집해 보자. 일본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 미술관을 세우고 자신을 잃은 재일동포들에게 ‘조선의 자랑거리’를 보여 주자. ” 그는 재일동포와 자라나는 2세들이 이유 없이 멸시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하려면 문화나 역사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진품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본 전국의 고미술상을 찾아다니며 우리 문화재 수집에 온 힘을 다하는 한편 조선의 역사와 문화 연구 활동을 시작하며 비뚤어진 고대 한·일 관계사를 바로잡고자 했다. 형 정귀문과 도쿄에서 활동하는 재일작가 김달수와 함께 한·일 고대사에 관한 의문점들을 하나씩 풀어 보고자 교토대에 재직하고 있던 역사학자 우에다 마사아키를 찾아갔다. 우에다 교수는 저서 ‘귀화인’(歸化人·1965)을 통해 조선반도에서 고대 일본에 온 사람을 귀화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도래인(渡來人)이 맞다는 주장을 폈던 진보적인 학자였다. 우에다 교수는 비뚤어진 한·일 관계사를 바로잡는다는 뜻에 흔쾌히 동참했다. 사쓰마요를 만든 도래인 심수관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 작가 시바 료타로도 합류했다. 정조문은 일본인 지식인 및 학자들과 조선인 학자들의 공동 연구로 1969년부터 계간지 ‘일본 속의 조선문화’를 발간했다. 조선 고대사 연구에 일대 선풍을 일으킨 이 잡지는 1981년 50호 발간으로 휴간에 들어갈 때까지 한·일 역사학은 물론 조선 고대 불교학, 민속학, 풍속학, 고대 언어학 등에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잡지는 광고가 한 줄도 들어가지 않았다. 광고를 실으면 의미는 퇴색한다. 북측 기업광고가 게재되면 북측의 읽을거리가 되고 남측 기업광고가 실리면 남측의 잡지가 된다. 일본 기업은 당치도 않았다.●통일된 조국 꿈꾸며 미술관 이름 ‘고려’로 이런 정조문의 사고방식은 고려미술관 건립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미술관 이름을 한반도 최초의 통일왕조 이름을 따와 ‘고려’로 한 것은 남도, 북도 아닌 오직 통일된 조국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누구나 찾아와 선조들이 남긴 아름다운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공동의 광장’을 그리며 그는 미술관 건립에 온 힘을 기울였다. 교토는 그에게 제2의 고향이기도 했지만 일본 문화의 중심지이며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그런 교토에 미술관을 지어 한국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었다. 장소를 물색하다 여의치 않자 교토의 자택을 헐고 지하 1층, 지상 2층의 미술관을 지었다. ●교토 자택 헐고 미술관 지어… 1988년 10월 개관 1988년 10월 25일 고려미술관이 개관했다. 학교라고는 소학교 3년이 전부인 파친코 사업자가 백자 항아리와 운명적인 만남을 한 지 40여년 만에 이뤄진 일이었다. 그가 각고의 노력으로 일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되찾은 우리 문화재 1700점이 관람객을 맞았다. 소장품은 고분 부장품부터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도자기, 회화, 나전 바둑판과 목가구 등 생활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개관 후 1개월간 미술관 입구에서 늘 관람객을 맞았던 정조문은 개관 후 얼마 되지 않은 1988년 11월 미술관에서 쓰러져 1989년 2월 2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였다. 장례 당일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2000여명의 재일동포와 일본인들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온 세계 사람들이 우리 조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국제인이 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조선이나 한국의 풍토 속에서 성숙한 아름다움은 여기 일본에서도 언어, 사상, 이념을 넘어 이야기합니다. 부디 조용한 마음으로 그 흥취를 느껴 주시기 바랍니다.”(고려미술관 초대이사장 정조문, 고려미술관 리플릿 중) 운영은 어렵지만 고려미술관은 건재하다. 장남 정희두, 차남 정혜윤이 중심이 되어 공익재단법인 고려미술관을 유지관리하고 있고 장녀 정령희의 작은딸 이수혜가 미술관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외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가고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기계 신선(神仙)/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기계 신선(神仙)/이동구 논설위원

    공중파 방송의 한 주말 프로그램에서 로봇과 인간의 공존 모습을 보여 주는 개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로봇 역할의 개그맨은 “나는 심장이 없어~”라며 주인이 시키는 일에 무조건 복종하는 기계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로봇은 번번이 자신을 구입한 주인을 골탕 먹이고, 놀리기까지 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개그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기계 인간 로봇이 인간만이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웃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감정 표현까진 어렵겠지만 인간처럼 생각하고 스스로 학습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지능을 갖춘 로봇들은 이미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지난해 국내 바둑팬들과 전 세계인을 놀라게 한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는 이제 인간의 상대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해 있다. 바둑계의 어느 고수도 이제 알파고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바둑계에서 9단은 ‘입신의 경지에 도달한 고수’를 말한다. 그런 고수들이 알파고의 바둑 실력에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바둑계에서는 알파고의 수가 계산 차원을 넘어 예술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결 때만 해도 알파고는 고수들이 둔 기보를 학습해 유사한 수를 찾아내는 정도였다고 한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자율 학습 능력으로 한층 실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전설상 바둑의 발생지로 알려진 란커산(爛柯山)이 위치한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에서 23일 알파고와 대국을 벌인 중국의 커제(柯潔) 9단은 “현재 알파고가 쓰는 수는 신선의 수”라고 인정했다. 기계 신선(神仙)이 탄생한 셈이다. 앞으로 알파고와 같은 기계 신선은 각 분야에서 수도 없이 나타날 게 뻔하다. 수년 내에 우리 곁에 다가와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할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경제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기사, 비서, 계산원, 은행원, 웨이터, 부동산 중개인 등이 기계 신선들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특히 현재 시험 운용 단계에 있는 자율주행차가 10년 내에 당장 일상화될 경우 미국에서만 매월 2만 5000명, 연간 30만명의 운전기사가 기계 신선들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심지어 의사나 판사, 변호사가 하는 일도 기계 신선들이 맡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전망처럼 현재 인간들이 하는 웬만한 일들을 기계 신선들이 맡아 준다면, 우리 인간들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그때도 개그 프로그램처럼 로봇과 공존하며 신선놀음 같은 삶을 이어 갈지, 일자리를 빼앗긴 채 고통스럽게 살아갈지 궁금해진다.
  • [알파고vs커제 대국] 이세돌 꺾은 ‘알파고 v.18’끼리 대결 반복하며 기보 완성

    [알파고vs커제 대국] 이세돌 꺾은 ‘알파고 v.18’끼리 대결 반복하며 기보 완성

    강화학습 통해 ‘또 한번의 진화’ 대국 내내 거침없는 ‘한수 한수’구글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통해 또 한번의 진화에 성공했다. 알파고가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23일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중국의 커제 9단을 첫판부터 무너뜨리자 AI 전문가들은 “예측했던 결과”란 반응을 보였다. 그렇더라도 알파고가 대국 내내 망설임 없이 수를 놓았다는 점,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국 당시와 다르게 바둑 전문가들을 실소하게 만든 의외의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은 기대 수준을 뛰어넘은 장면으로 평가받았다. ●작년엔 아시아 최고수들의 기보로 학습 다른 소프트웨어처럼 ‘알파고’도 진화를 거듭해 왔다. 2015년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한 ‘알파고 v.(버전) 13’이 유럽 기사들의 아마추어 기보에 의존해 기계학습(딥러닝)을 했다면, 지난해 이세돌과의 대국에 나선 ‘알파고 v.18’은 아시아 최고수들의 기보를 학습해 4승1패를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알파고는 인간 최고수의 바둑을 흉내내는 수준으로 인식됐다. 이번 커제와의 대국에 선보인 ‘알파고2.0’은 강화학습을 통해 연마했다. 강화학습이란 추가로 기보를 더 입력하는 게 아니라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 v.18’끼리 대결을 반복하며 기보를 완성해 갔다는 뜻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국에 앞서 알파고 산파인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인간의 기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었고, 저전력으로 구동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강화학습은 인간이 돌발적인 상황을 직관을 발휘해 돌파하는 것을 흉내낸 알고리즘으로 이뤄진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해 목적을 달성하기에 최적화된 방식을 수없이 고려한 뒤 실제로 감행, 시행착오를 거쳐 체화하는 방식이다. 허사비스는 지난해 방한 중 KAIST 강연에서 1980년대 유행했던 전자오락기의 벽돌깨기 게임을 활용해 AI 강화학습을 설명한 바 있다. 아래 판에서 공을 튕겨 내 위쪽에 있는 벽돌을 깨는 게임을 AI에게 시키자 처음 100회까진 잘 못했지만, 300회쯤 게임을 반복하자 아래 판으로 공을 받아야 게임에서 이긴다는 점을 AI가 학습해 내고, 500회쯤에 이르자 게임 고수의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사람 역시 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연마한다. ●“AI의 실수 발견·시정… 혁신적 역량” 익명을 요구한 국내 AI 전문가는 알파고가 지난해 이세돌과의 대국 때와 다르게 ‘의외의 실수’를 전혀 하지 않은 모습에 주목했다. 그는 “AI의 실수가 어디에 있었는지 발견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것을 알아내 시정한 자체가 높이 평가받을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역량”이라고 치켜세웠다. 하드웨어적 개선도 있었다. 더버지 등 외신은 이번 알파고에 지난해 대국에서 구글이 고안한 AI용 칩인 T텐서프로세서유닛(TPU) 2세대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는데, TPU 2세대가 적용됐다면 지난해보다 알파고의 연산 속도가 몇 십배 이상 빨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의 경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알파고의 진화상은 국내 AI 연구계에 허탈감을 안겨 주기도 했다. 지난해 ‘알파고 충격’으로 AI 열풍이 분 이후 AI가 빠르게 따라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자각도 얻었기 때문이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알파고 덕분에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정부가 AI 연구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면서도 “금방 따라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며 우리나라 AI 연구개발 수준은 미국 등과 큰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 수집, 분석 기술을 중심으로 더 (연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엔 ‘AI 공포증’ 대신 활용 기대감↑ 알파고를 처음 접한 지난해 일각에서 이른바 ‘AI 공포증’이 생긴 것과 다르게 AI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허사비스는 “알파고에 사용된 기계학습 방식은 이미 에너지 절약, 의료 진단,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부문에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계학습은 또 여러 구글 제품에 활용돼 불가능했던 일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이제 구글 포토를 사용해 눈 오는 날 찍은 강아지 사진을 바로 검색해 찾을 수 있고, 최근 구글 번역은 지난 10년간 있었던 품질 개선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큰 개선을 한번에 이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세돌과의 대국 전 알파고의 승리를 전망했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학과의 김진호 주임교수는 “주민등록등본을 뗄 때 지문 인식을 하는 것, 스팸메일을 걸러 내는 장치 등이 모두 알파고와 비슷한 AI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알파고가 ‘바둑의 신’처럼 보이지만 사실 알파고는 스스로 바둑을 두는지 인식하지도 못한 채 대국에서 이기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기계일 뿐”이라면서 “기후예측, 신약 개발 등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야 하는 모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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