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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덩치가 집채 만하네…배치기로 마을 휘저은 코끼리물범 (영상)

    덩치가 집채 만하네…배치기로 마을 휘저은 코끼리물범 (영상)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사람 구경에 나선 코끼리바다 물범은 어쩌면 이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칠레의 한적한 항구 마을에 거대한 코끼리물범이 출현, 6시간 이상 이곳저곳을 돌아 보다 경찰과 주민들의 합동 작전 끝에 바다로 돌아갔다. 칠레 아이센 지방의 푸에르토시스네스라는 항구도시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당돌한(?) 코끼리물범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3시쯤 푸에르토시스네스 부두 주변에서 처음 목격됐다. 몸무게가 2톤이 훌쩍 넘어보이는 거대한 코끼리물범은 부두 주변에서 기회를 엿보듯 육지를 기웃거렸다. 평소 바다사자, 펭귄 등 해양 동물을 종종 볼 수 있는 곳이라 주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밤이 되면서 결국 사태가 벌어졌다. 코끼리물범이 육중한 몸을 출렁이면서 배치기로 조용한 주택가를 누비기 시작한 것. 코끼리물범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바둑판처럼 정리된 길을 따라 온 마을을 쏘다녔다. 이때가 저녁 9시쯤이다. 푸에르토시스네스에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자정부터 새벽까지 야간통행금지가 시행 중이다. 통행금지 시간이 다가오면서 거리에 인적이 사라지자 코끼리물범이 육지에서 물을 만난 듯 신나게 마을을 돌아다니게 된 셈이다. 그런 광경을 목격한 복수의 주민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속보를 올리면서 마을의 고요함은 깨졌다.주민들은 코끼리물범 구조작전에 돌입했다. 주민들이 고안한 방법은 투우였다. 주민들은 일렬로 선 채 긴 천을 들고 길을 막아 코끼리물범을 바다로 유인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합류, 민관이 합동작전을 전개한 덕분에 1시간여 만에 코끼리물범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갔다. 주민들은 “여러 해양동물이 자주 출몰하긴 하지만 마을 주택가까지 나온 건 드문 일”이라며 “게다가 덩치도 워낙 커 사고의 위험도 걱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실이 알려지자 칠레 당국은 해양동물과의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범칙금 부과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칠레는 주민과 동물의 안전을 위해 해양동물과의 안전거리를 규정하고 있다. 해양동물의 덩치에 따라 안전거리는 최소 10m에서 최고 300m에 이른다. 동물당국 관계자는 “이번처럼 코끼리물범이 출현했을 때도 주민들이 직접 나서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당국에 신고를 하고 안전한 곳에 머무는 게 수칙의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영상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목표는 모든 대회 우승”… 당찬 13세 바둑 천재

    “목표는 모든 대회 우승”… 당찬 13세 바둑 천재

    갓 데뷔한 신예지만 여자랭킹 8위올해 벌어들인 상금만 1000만원“학업 포기… 일과는 오로지 바둑뿐입단 떨어졌을 땐 여행만 다니기도인공지능으로 독학하며 실력 쌓아”한국바둑계는 늘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천재가 나타나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중국과 일본의 거센 도전에도 한국바둑이 무너지지 않고 ‘바둑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던 비결이다. 바둑계에 또 한 명의 천재기사가 등장했다. 기존의 천재가 모두 ‘소년’이었다면 이번에는 ‘천재 소녀’다. 2007년생으로 현역 최연소 프로기사인 김은지(13) 초단이 그 주인공. 김 초단은 2015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일찌감치 존재감을 알렸다. 당시에도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화제가 됐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3년 전부터 입단 0순위로 꼽혔지만 프로의 문턱은 높았다.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29일 만난 김 초단은 “주변에서 입단할 거라고 했는데 계속 못 했다”며 “중간에 한 번 떨어졌을 때는 6개월 동안 제대로 바둑 두는 일 없이 엄마랑 여행하기도 했다”고 마음고생한 과정을 털어놨다. 이제 갓 프로에 데뷔한 신예지만 벌써 여자랭킹 8위에 올랐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김 초단은 지난 7월 열린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 10라운드 경기에서 여자랭킹 2위 김채영(24) 6단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17일에는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국내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누르고 태극마크를 따내기도 했다. 또 최근 진행된 농심배 세계바둑대회 예선에서는 4회전까지 진출하며 여자 프로기사 중 가장 오래 살아남는 실력을 보여 줬다. 김 초단은 “여자바둑리그에 출전하면서 실전 경험이 쌓이다 보니 실력이 는 것 같다”고 성장 비결을 밝혔다. 올해 벌어들인 대회 상금만 1000만원이 넘는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남녀 통틀어 같은 나이대에 적수가 없다”며 “현재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이 같은 나이 때 보여 줬던 기력보다 더 뛰어나다”고 김 초단의 실력을 평가했다. 중학교 1학년이어야 할 김 초단은 바둑에만 집중하고자 학업을 포기했다. 또래 친구가 연예인 등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을 나이지만 김 초단의 관심은 오로지 바둑이다. 김 초단은 “아침부터 국가대표 훈련실에 나와 공부하다가 5시에 끝나면 집에 가서 12시까지 인터넷 바둑을 둔다”고 온종일 바둑뿐인 일과를 설명했다. 많은 바둑기사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바둑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 초단 역시 인공지능으로 바둑을 독학하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으로 많은 수를 알게 되니까 자신감도 찾게 되는 것 같다”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끝내기를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재 소녀답게 김 초단은 당찬 꿈을 꾸고 있었다. 김 초단은 “전투를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어떤 기풍이든 가리지 않고 다 잘 두는 바둑기사가 되고 싶다”며 “언젠가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원대한 목표를 밝혔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할 수 있어요! 재난 탈출 ‘엑시트’… 웃으며 ‘힘을 내요 미스터리’

    할 수 있어요! 재난 탈출 ‘엑시트’… 웃으며 ‘힘을 내요 미스터리’

    추석 연휴 닷새 동안 ‘방구석 1열’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심심할 틈이 없다. SBS는 10월 3일 오후 8시 30분 지난해 화제작 ‘82년생 김지영’을 방송한다. 2016년에 출간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배우 정유미와 공유가 각각 지영과 남편 대현역을 맡아 열연했다. 2일 밤 12시 30분에는 윤가은 감독의 ‘우리’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우리집’이 안방을 찾는다.KBS 2TV에서는 2일 오후 8시 배우 조정석, 임윤아 주연의 ‘엑시트’를 볼 수 있다. 도심 전체를 혼란으로 채운 의문의 재난 속에서 산악동아리 시절 쌓은 기술과 체력으로 탈출하려는 두 사람의 분투가 펼쳐진다. 지난해 관객 942만명을 동원했다. 1일 오후 9시 20분에는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은 아이 귀수가 홀로 살아남아 내기 바둑을 두며 세상과 싸우는 이야기 ‘신의 한수: 귀수편’을 편성했다.같은 날 오후 8시 10분 MBC는 최민식, 한석규가 장영실과 세종으로 20년 만에 합을 맞춘 ‘천문: 하늘에 묻는다’를 방송한다.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연휴 기간에 만날 수 있다. tvN에서 3일 밤 10시 30분, 온가족이 백수인 기택 가족과 박 사장 가족, 문광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JTBC는 1일 오후 8시 50분 차승원 주연의 코미디 ‘힘을 내요 미스터리’로 따뜻한 웃음을 전한다. 아이 같은 아빠 철수 앞에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딸 샛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일 오후 11시에는 김고은과 정해인이 주연한 레트로 감성 멜로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달달함을 더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100㎞ 코스모스길 달리며 가을을 만끽하세요

    100㎞ 코스모스길 달리며 가을을 만끽하세요

    “황금벌판을 수놓은 코스모스길에서 가을 추억을 만드세요~~” 한반도 최고의 곡창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는 100㎞ 코스모스길이 환상적인 자태를 뽑내기 시작했다. 전북 김제시는 “국내에서 가장 긴 코스모스길이 지난주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추석 연휴기간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김제시 만경면, 죽산면, 성덕면 등은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판을 바둑판처럼 구획한 도로를 따라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나 장관을 이루고 있다. 소슬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코스모스길은 코로나19로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보낼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 코스모스길은 김제시와 시민들이 함께 애지중지 가꾼 합작품이다. 김제시는 코스모스길 조성을 위해 매년 10월 중순부터 다음해를 준비한다. 꽃이 지는 10월 하순 생육이 가장 좋은 구간에서 씨앗을 채취해 다음해 6월 파종한다. 김제시가 매년 확보하는 코스모스 씨앗은 100㎏에 이른다. 양묘장에서 20㎝ 가량 자란 코스모스는 장마철 이전에 옮겨심어야 한다. 코스모스는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코스모스 심는 구간은 각 지역 부녀회, 청년회 등이 제초작업, 땅 갈아엎기, 비료주기 등 사전 작업을 하고 이식 후에는 병해충 방제 등 온갖 정성을 쏟아야 가을에 예쁜 꽃을 피울 수 있다.김제 코스모스길은 20년 전 지평선축제와 함께 조성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00리 코스모스길’로 40㎞를 조성했으나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아 160㎞(400리)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교통사고 유발, 영농작업 방해 등 민원이 많아 올해는 100㎞로 줄였다. 호남평야 코스모스 길 조성사업 실무책임자인 김제시청 공원녹지가 임희영 실무관은 “올해는 긴 장마와 잦은 태풍에도 불구하고 진봉면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코스모스 농사가 평년작은 된 것 같다”며 “특별한 가을 여행지로 김제 코스모스길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바둑 세계 정상 신진서, 박정환 보물섬 남해에서 맞대결

    바둑 세계 정상 신진서, 박정환 보물섬 남해에서 맞대결

    바둑 세계 1위 신진서 9단과 세계 3위 박정환 9단이 사계절 휴양섬 경남 남해에서 7차례 대국을 벌인다. 남해군은 오는 10월 19일 부터 12월 2일까지 3달간에 걸쳐 남해 주요 관광명소 7곳에서 신진서 대 박정환 슈퍼매치 바둑대회가 열린다고 22일 밝혔다.신진서 9단은 ‘알파고’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무서운 기세로 세계 정상에 올라 ‘신공지능’으로 불린다. 박정환 9단도 ‘무결점 바둑’으로 세계 바둑을 호령하고 있다. 신진서 9단은 지난해 까지 박정환 9단에게 9연패를 당하는 등 고전하다 올들어 7승 1패로 앞서면서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통산 전적은 박정환 9단이 신진서 9단에게 16승 11패로 앞서있다. 10월 19일 제1국을 시작으로, 10월 21일 2국, 22일 3국, 11월 14일 4국, 11월 16일 5국, 12월 1일 6국, 12월 2일 마지막 7국이 이어진다. 남해군은 세계 최정상 바둑 맞수가 펼칠 불꽃튀는 대결을 통해 남해를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홍보하고 동시에 바둑 애호가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군은 신진서 9단의 부친 신상용씨 고향이 남해군 고현면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신진서 홍보 마케팅’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남해군은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기원 등과 남해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대표 관광지를 대국 장소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 7번의 대국 가운데 세 번은 야외에서 한다. 대국 장소는 설리스카이워크, 상주은모래비치(실외), 노도문학의 섬, 독일마을(실외), 유배문학관, 이순신 순국공원, 물건방조 어부림(실외) 등이다. 대회 예산은 모두 2억 9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대국료는 1억 4000만원이다. 한번 대국 마다 승자에게는 상금 1500만원, 패자에게는 대국료 5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남해군은 TV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대국을 중계해 세계 바둑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대규모 관중 집결’ 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국내외 주요 언론사는 물론 중국 CCTV도 취재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중국 CCTV는 바둑 중계 뿐 아니라 남해의 자연 경관도 함께 취재할 예정이어서 코로나19 이후에 중국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대회 외에도 프로기사 2명과 남해군민 바둑 애호가 10명의 다면기를 비롯해 장충남 군수와 남해군의회 의원이 각각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과 수담을 나누는 특별대국도 진행된다. 남해군은 최고의 보증 흥행수표라 불러도 무방한 ‘신진서 대 박정환’의 대결이 국내외 바둑팬들을 TV와 인터넷 방송 앞으로 불러모아 남해군 홍보 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바둑 TV를 통해 방영된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의 대국은 케이블 방송으로는 높은 수준인 순간 최고 시청률 0.618%을 기록했다. 뉴스전문채널의 간판프로그램 시청률은 2%대다. 남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로 없으면 안 되는 美中…캘리포니아는 ‘밀월의 땅’

    서로 없으면 안 되는 美中…캘리포니아는 ‘밀월의 땅’

    이민자 수용하던 에인절 아일랜드중국 자본 몰려와 저택 가격 폭등 양국 관계 시험대 된 캘리포니아서로 투자 유치 위해 구애의 손길“미중 관계, 워싱턴·베이징 밖 봐야”트랜스 퍼시픽 실험/매트 시한 지음/박영준 옮김/소소의책/412쪽/2만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에인절 아일랜드라는 곳이 있다. 금문교 옆에 있는 섬이다. 에인절 아일랜드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지평선 저편에는 샌프란시스코 언덕의 상류층 집들과 실리콘 밸리의 수많은 저택들이 늘어서 있다. 이 일대의 집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난 가격 폭등을 경험했다. 부유한 중국 갑부들이 이 ‘새로운 스위스 은행 계좌’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이웃한 베이 브리지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큰 주택과 상업지역이 들어서고 있다. 물론 뒷배가 된 건 막강한 중국 자금이다.한데 시계추를 조금만 뒤로 돌리면 에인절 아일랜드 곳곳에 중국인 이민자의 한과 눈물이 서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1882년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인들을 막기 위해 중국인 배척법이 제정되고, 이민자 수용소가 세워졌다. 그곳이 바로 에인절 아일랜드다. 과거 미국에 상륙한 초창기 중국인들이 경제적 빈곤과 인종적 적개심에 시달렸던 곳이 오늘날엔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현실이 펼쳐지는 반전의 대지가 된 것이다. 그뿐 아니다. 과거 민주당을 지지했던 선조들과 달리 미국인보다 더 부유해진 새 중국인 이민자들은 도널드 트럼프를 중심으로 연대를 형성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트랜스 퍼시픽 실험’은 이처럼 21세기 두 강대국의 관계 변화를 민간 교류의 시각에서 짚었다. 교육, 기술, 영화, 녹색투자, 부동산, 미국의 정치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어떤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지, 언론인 출신의 저자가 6년간 태평양을 오가며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트랜스 퍼시픽 실험’은 두 나라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민간 차원의 외교적 교류를 일컫는 용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중국 사이에 형성된 역동적인 생태계를 의미한다. 중국 학생이 미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창업자가 중국 투자자를 찾고, 캘리포니아의 한 도시 시장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중국의 성장(省長)이 캘리포니아의 탄소시장을 연구하는 일 등이 모두 이 실험의 생생한 단면들이다. 중국에서도 새 생태계의 모습이 조금씩 감지되는 모양새다. 2012년 할리우드 영화 세 편이 중국 영화산업 사상 최대의 흥행 실적을 올리며 중국 내 시장 지배력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후진타오 주석이 중국으로 침투하는 서구 문명에 심각한 경고를 보냈던 바로 그해에 벌어진 일이다. 중국인에게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경각심을 불어넣은 회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구글이었다.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2016년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했을 때 중국인들은 열광했다. 대륙 전체가 AI에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알파고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결국 중국의 AI기술이 도약하는 계기였던 셈이다. 에인절 아일랜드의 현상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미 미국 전역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이제 양국 관계가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곳은 백악관이 아니라 가정집이며,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아니라 학부모 모임이다. 저자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가 어떻게 만나고, 협력하고, 경쟁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워싱턴이나 베이징에서 벗어나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직장서 난동 부리더니… 경찰에게 “벌금 5만원? 내일 또 올 거야”

    직장서 난동 부리더니… 경찰에게 “벌금 5만원? 내일 또 올 거야”

    1년간 괴롭힘당해… 가해자 구속 재판 중경찰서 옆 학원 차리고 경호원까지 고용일상 무너지고 늘 보복 두려움 안고 살아후유증에 공황장애 겪고 중요한 시합 놓쳐스토킹처벌법 통과돼서 제대로 죗값 받길“스토킹처벌법은 별 소식이 없네요. 법이 생겨도 이 고통이 끝나진 않겠지만 적어도 스토커를 ‘스토킹죄’로 고소할 수 있지 않겠어요?” 지난 14일 프로 바둑기사 조혜연(35) 9단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씨는 1년간 자신을 괴롭혀 온 스토커 정모(47)씨의 두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다. 조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 스토킹 피해를 공개한 건 지난 4월 23일. 전날 밤 조씨의 바둑교습소를 찾아와 난동을 부린 정씨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본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정씨는 경찰에게 “범칙금 5만원이면 되냐? 나 여기 내일도 또 올 거거든. 어쩔래?”라며 되레 목소리를 높였다. 그 순간 조씨는 자신의 일상을 공포로 몰아넣은 스토킹 행위가 고작 5만원짜리 경범죄라는 데 한 번, 경찰이 와도 당당한 정씨를 보면서 또 한 번 절망했다. 정씨는 청원글이 게시된 다음날 경찰에 체포됐고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에게는 모욕, 협박, 보복협박 등 8개 죄명이 붙었다. 스토킹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구치소에 수감된 정씨는 지난 7월 조씨에게 ‘자신이 조씨와 연인 사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정씨의 재판 결과도, 언젠가 풀려날 정씨가 스토킹을 멈출지도, 모든 것이 안갯속에 있다. 서울신문은 정씨가 기소된 직후인 지난 5월 25일과 그후 여러 차례에 걸쳐 조씨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스토킹 장소였던 바둑학원 바로 옆에 동대문경찰서가 있던데. “농담이 아니라, 그 점 때문에 이곳에 학원을 차렸다. 여기는 경찰이 30초 만에 출동할 수 있는 거리다. 프로기사 생활을 하면서 스토커를 여럿 만난 탓에 안전 문제를 1순위로 고려했다. 고르고 골라 학원을 차린 지 한 달 만에 정씨가 나타난 거다”-보통 어떤 식으로 스토킹이 이뤄졌나. “정씨는 다른 스토커들보다 유독 폭력적이고 집착이 심했다. 보통은 은밀하게 내 주변을 맴돌거나 자신의 흔적을 남긴 선물과 편지를 줬다. 그런데 정씨는 학원 건물 안팎에 나를 비방하는 글과 욕설을 적어 두거나 학원 앞에서 ‘조혜연 나오라’면서 서너 시간을 동네가 떠나가도록 고성과 욕설을 내질렀다. 특히 4월 들어서 급격하게 폭력적으로 변해서 한 달 동안 경찰 신고를 8번이나 했다.” -수업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스토킹 범죄가 그래서 끔찍하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괴롭힌다. 수강생 중에 초등학생도 여럿 있는데 정씨가 다짜고짜 술병을 들고 들이닥치는 바람에 함께 근처 파출소로 피신을 간 적도 있다. 정씨가 거친 욕설을 계속하니까 나중에는 욕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더라. 결국 그 사건 이후 당시 수강생 70%가 그만뒀다.”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정씨가 아랑곳하지 않았나. “경찰이 와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내가 실제로 폭행을 당하지 않는 이상 경범죄인 스토킹만으로는 정씨를 잡아가지 못한다고 했다. 정씨는 처음에 경찰한테 나와 결혼한 사이인데 내가 불륜을 해서 잡으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몇 번 신고를 해도 경찰이 자기한테 손 하나 못 대는 걸 보면서 정씨도 갈수록 당당해졌다. 결국 나중에는 따로 사설 경호원까지 고용했다.” -스토킹 가해자가 구속되는 경우는 드문데. “수사기관도 시간이 가면서 정씨가 악질적인 스토커라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정씨가 체포된 날에도 소란을 피워서 경찰이 데려갔는데 그날 밤에 훈방조치가 되자마자 바로 나를 찾아와 ‘여기 다 불질러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그걸로 현행범 체포가 됐고 이틀 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정씨가 다시 풀려날까 봐 걱정이 클 것 같다. “피가 마른다. 스토킹 피해자로서 가장 두려운 건 무엇보다도 보복이다. 그 직전에 이미 나한테 잔뜩 화가 나서 찾아왔을 때, 너무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나도 모르게 여차하면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다. 이번에 또 풀려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런데 긴장이 풀려서인지 정씨한테 시달렸던 후유증이 이제 나타나고 있다. 5월 초부터 갑자기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대화를 하는데 내 속마음과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 다르더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이 나왔다. 심리 치료도 받았고 한동안은 아예 주변과 연락을 차단한 채 지냈다. 한동안 바둑을 두는 데도 온전하게 집중하지 못해 중요한 시합에서 계속 지고 있다.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정씨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마음 같아서는 정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결국 풀려날 거고 또 나를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정씨의 그간의 행태를 보면 반성하지 않을 것 같다. 이 문제를 과거형으로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한테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 -지금 가장 바라는 건 무엇인지. “이번 국회에서 발의된 스토킹처벌법이 제발 통과되길 바란다. 이 사람이 스토커인 게 명백하고 증거도 있는데 스토킹만으로는 제대로 처벌을 못 하는 거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언론 앞에 나선 것도 최소한 나를 아는 바둑인들이라도 이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처벌법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스토킹은 엄연한 범죄다. 스토킹 피해자는 무슨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로 인해 일상이 무너진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봐 주셨으면 좋겠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부천 신규확진 5명…감염경로 미궁에 거짓진술까지 “고발 방침”

    부천 신규확진 5명…감염경로 미궁에 거짓진술까지 “고발 방침”

    경기도 부천시는 A(40대·여)씨 등 주민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5일 시에 따르면 A씨는 송내동 주민으로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부천 301번 확진자(50대)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천 301번 확진자는 안양 172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주민 4명은 심곡동, 심곡본동, 상동에 거주하고 있으며 역시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감염 경로는 드러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이들 확진자 5명의 동선과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다. 부천지역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317명으로 늘었다. 한편 이날 부천시는 관내 310번 확진자 B씨(50대·남)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B씨는 역학조사에서 지난 11일에만 바둑 시설인 원미동 ‘기성기원’에 방문했다고 진술했지만 방역당국 조사 결과 지난 12∼13일에도 이곳을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동선을 숨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부천 307번 확진자(50대)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천시는 기성기원에서 감염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곳의 실명과 주소를 공개하는 한편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방문자들에게 검체 검사를 받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기성기원은 모든 방문자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며 “B씨가 방문한 지난 11∼13일 이곳을 방문한 분 중 증상이 있는 분들은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0년 단골인 줄 알았는데…세상 끔찍한 스토킹

    10년 단골인 줄 알았는데…세상 끔찍한 스토킹

    살인 혐의로 40대 남성 징역 20년 선고피해자 아들 “오랜 기간 어머니 괴롭혀”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식당 업주에 도를 넘는 호감을 표시하다가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이정현)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3)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4일 오전 9시 50분쯤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인 식당 업주 B(59·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단골인데 고기를 구워주지 않는 등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느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A씨가 피해자에게 이성적 호감을 드러내왔던 점이 확인되면서 ‘스토킹 범죄’라는 지적이 나왔다. 피해자의 아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A씨는 오랜 기간 폭력적인 행위와 영업방해를 하며 어머니를 괴롭혀왔다”면서 “어머니는 A씨의 가족에게도 관련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또 “어머니 휴대전화에서 A씨가 올해 2월 9일부터 4월 30일까지 100여통의 전화를 한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상대를 이성적으로 생각해 일방적으로 피해자를 몰아세우는 스토킹 범죄는 또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다가 고백을 거절당한 이후에도 계속해 피해자에게 접촉해오던 중 강한 피해의식과 질투심, 혐오감에 사로잡혀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여성의당은 성명서를 통해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는 경범죄로 구분돼 피해자를 사전에 보호하지 못한다”며 스토킹 범죄 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피해자 유족은 이번 판결에 대해 양형이 부족하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지난 6월에도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 살해한 남성이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또 조혜연 프로바둑 기사 9단 역시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약 1년간 스토킹 범죄 피해를 받고 있는 사실을 밝히며 스토킹을 강력범죄로 다룰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스포츠서울, 반년 만에 회생 마쳐… 새 회장 김상혁·사장 박건승 선임

    스포츠서울, 반년 만에 회생 마쳐… 새 회장 김상혁·사장 박건승 선임

    스포츠서울이 6개월 만에 기업회생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제2의 도약에 나선다. 7일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 인가 이후 회생채권 대부분에 대한 변제 의무를 조기에 이행했다”며 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서울신문STV 컨소시엄과 투자 계약을 맺고, 채권을 모두 변제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 왔다. 1985년 창간한 스포츠서울은 2004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됐고 지난해 1월 법인명을 한류타임즈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스포츠서울은 이날 김상혁(왼쪽) 서울신문STV 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임하고, 박건승(오른쪽) 전무이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김 회장은 KBS AD와 MBN PD, 동아TV PD를 거쳐 남양바둑방송 대표이사, 한국일보성공TV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박 신임 대표는 1988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국제부장·산업부장·독자서비스국장·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포토]북적이는 탑골공원

    [서울포토]북적이는 탑골공원

    코로나 19 재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3일 서울 탑골공원 인근에서 어르신들이 바둑과 장기 놀이를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9.3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국내 첫 ‘바둑 전용 경기장’ 의정부에 건립…2023년 완공

    국내 첫 ‘바둑 전용 경기장’ 의정부에 건립…2023년 완공

    경기 의정부시에 국내 첫 ‘바둑 전용 경기장’이 건립된다. 경기도와 의정부시, 재단법인 한국기원은 3일 도청 상황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바둑 경기장 건립과 관련해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의정부시는 부지와 재원 확보, 공사를 담당한다. 한국기원은 각종 대회를 유치하고 주민 교육과 여가 생활 향상에 노력하기로 했다. 한국기원을 현재 서울 성동구에서 의정부로 이전하는 내용도 이번 협약에 포함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바둑전용경기장을 포함해서 한국기원이 의정부로 이전하면 경기도내 남북간 불균형 문제 해소에도 기여하고 자라나는 꿈나무들한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정 (재)한국기원 대표는 “바둑이라는 우리의 값진 문화유산이 활발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건물을 짓는다기보다는 우리 문화유산을 계승 발전시키고 한국 바둑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역사적 일”이라고 말했다. 바둑 전용 경기장은 2023년 말 완공을 목표로 국방부 땅인 호원동 옛 기무부대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4층, 전체면적 1만2000㎡ 규모로 건립된다. 사업비는 토지매입비를 뺀 건축비만 3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의정부시는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을 계획이다. 경기장 내부에는 각종 대국장, 관람실, 교육장, 전시실 등이 들어서며 대국 중계를 위한 미디어실과 접견실 등도 설치된다. 의정부시는 국방부 협의와 행정안전부 투융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2년 5월 착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창호 9단 시니어 데뷔 삼성화재배 국내선발전 돌입

    이창호 9단 시니어 데뷔 삼성화재배 국내선발전 돌입

    ‘돌부처’ 이창호 9단이 시니어로 출전하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가 28일부터 7일간 온라인 대국으로 국내 선발전에 돌입했다. 올해로 25번째 대회를 치르는 삼성화재배는 코로나19로 인해 통합예선을 진행하기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국가별로 쿼터를 부여해 본선 티켓을 배분하기로 했다. 19장의 본선 티켓 중 주최국 한국에 일반조 7장, 시니어조 1장, 여자조 1장 등 총 9장이 부여됐다. 나머지는 중국에 7장(일반조 6장, 여자조 1장), 일본에 2장(일반조 1장, 시니어조 1장), 대만에 1장(일반조)의 본선티켓이 배정됐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을 제외한 국가의 선수들이 출전했던 월드조는 폐지됐다. 이번 대회는 이창호 9단의 시니어 데뷔 무대로 화제를 모았다. 이창호 9단은 국내선발전에 참가한 시니어조 25명과의 경쟁을 뚫고 본선 진출을 노린다. 이밖에 일반조 156명에는 연구생 상위 랭킹 6명과 아마추어 상위 랭킹 6명 등 아마추어 12명도 함께 참가해 프로기사와 경합을 벌인다. 본선 진출자는 10월 27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리는 토너먼트에 참가헤 승부를 가리게 된다. 32강부터 4강까지는 단판 토너먼트로, 결승은 3번기로 열린다. 삼성화재배는 통산 한국이 12회로 최다 우승이지만 중국이 최근 5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사상 초유의 대국 오류… 박정환 9단 농심배 재대국 결정

    사상 초유의 대국 오류… 박정환 9단 농심배 재대국 결정

    박정환 9단이 온라인 대국으로 치러진 농심배에서 사상 초유의 기기 오류로 하루 2경기를 치르게 됐다. 박정환 9단은 2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1회 농심배 판팅위 9단(중국)과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바둑 프로그램에 착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초읽기 시간을 다 쓰고 시간패를 선언당했다. 초읽기 상황에서 형세를 살피던 박정환 9단은 마지막 10초 카운트에 들어가자 2초를 남기고 화면을 클릭했지만 화면이 눌리지 않았다. 당황한 박정환9단이 연이어 클릭했지만 이마저도 눌리지 않으면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에 한국기원은 박정환 9단의 착수 영상을 중국위기협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중국위기협회는 영상을 보고도 “오류가 났든 어떻게 됐든 시간패는 시간패”라며 박정환 9단의 패배를 주장했다. 이날 대국은 백돌을 잡은 박정환 9단이 시종일관 압도하며 사실상 박정환 9단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경기 오류 상황 전까지 박정환 9단의 대국 승률은 9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위기협회는 완강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박정환 9단과 판팅위 9단 모두 한시간 넘게 자리에서 대기해야했다. 결국 박정환 9단이 21일 2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온라인 대국 규정에 따라 3개국 심판이 모여 합의를 하도록 돼있는데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경우 재대국을 하도록 돼있어서 재대국으로 치러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정환 9단의 시간패를 완강하게 주장하던 중국위기협회는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한발 물러섰다. 이번 대회는 초반에 7연승을 달린 중국 양딩신 9단의 파죽지세에 한국과 일본은 최후의 기사만 남았었다. 박정환 9단이 지난 18일 일본 최후의 생존자 이야마 유타 9단을 꺾으며 일본을 최종 탈락시켰다. 다음날 치러진 미위팅 9단과의 대결에서 박정환 9단은 19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농심배는 ‘돌부처’ 이창호 9단이 2004년 한국기사 중 홀로 남아 중국과 일본 기사 5명을 연달아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한 ‘상하이 대첩’으로 유명하다. 박정환 9단 역시 2연승을 달리며 ‘온라인 대첩’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었지만 이날 대국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잠시 멈추게 됐다. 박정환 9단의 착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아직까지 파악이 안 된 상황이다. 박정환 9단은 21일 10시 판팅위 9단과 상대해 승리하면 오후 3시 대국을 하게 된다. 3시 대국자는 판팅위 9단과의 대국이 끝나면 발표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넌 내 여자” 프로바둑기사 1년간 스토킹한 40대

    “넌 내 여자” 프로바둑기사 1년간 스토킹한 40대

    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과 연인 사이라고 주장하며 1년 동안 스토킹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A(48)씨가 첫 재판에서 재물손괴만을 인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허경호) 심리로 14일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 A씨 측은 “작년 건물 외벽에 ‘사랑한다’라고 쓴 재물손괴 혐의 외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1년여간 조씨가 운영하는 바둑학원을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 학원 외벽에 ‘사랑한다 넌 내 여자’라는 글과 욕설 등을 적고 조씨가 신고하자 찾아가 협박하는 등 집요하게 스토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스토킹 피해를 본 조 9단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씨는 “작년 4월부터 아카데미에 수차례 찾아오고 학원 외벽에 기괴한 말들을 낙서했다”며 “올해 4월 7일부터는 괴롭힘이 심해져 학원 내부까지 찾아와서 저를 지칭해 소리를 지르고 ‘죽여버리겠다’고 하며 협박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그 두려움이 상상을 초월했고 그동안 경찰에도 수차례 신고했다”며 “학원이 경찰서에서 도보 1분인데 피고인이 다시 학원에 찾아왔을 때 경찰이 출동해 잡았으니 망정이지 늦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재판 후 취재진에 “피고인이 평생 감옥에 있는 것이 아니고 다시 나올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도 두렵다. 스토킹방지법이 하루빨리 제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인간의 고민 없는 기술 발전에 ‘경고’

    인간의 고민 없는 기술 발전에 ‘경고’

    2016년 인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바둑 대결에서 인류를 대표한 이세돌 9단이 AI 알파고에게 무릎을 꿇은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이후 미래 세계에 대한 수많은 논의들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데 충격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근미래에는 ‘나보다 더 나은 나’의 시대가 온다. 인간강화 기술을 통해서다. 대표적인 게 인공장기다. 타고난 것보다 더 튼튼한 심장, 체내이식형 인공 폐와 신장, 간 등 놀라운 인공장기들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인류는 이 놀라운 기술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걸까. 철학적, 윤리적, 제도적 기반은 갖췄을까.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은 이런 성찰과 고민을 담는다. 현재 과학기술이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살피고, 필연적으로 수반될 문제들을 짚고 있다. 사실 인공장기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책은 나노기술, AI, 로봇기술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융합해 인간 사회를 상상도 못했던 차원으로 끌고 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의 예상대로라면 수대 뒤에 태어날 우리의 자손이 현재와 같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조차 불분명하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기술들은 동물실험으로 원리가 입증돼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거나, 이미 개발이 끝나 상업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융합기술이 가진 상업적 잠재력은 엄청난 것이어서 일단 발을 들이고 나면 인간 사회 곳곳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어쩌면 무한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의 속성으로 인해 그 시점에서 이미 인류의 미래가 결정됐을 수도 있다. 이에 반발한 네오러다이트 운동이 기술의 확산 속도를 잠시 늦출 수는 있겠지만 멈춰 세우지는 못한다. 저자가 이제부터라도 ‘트랜스 휴머니즘(과학기술을 통해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 혹은 운동)의 시대’가 초래할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어르신들, 다리 밑 말고 불광천 쉼터로 오세요 ”

    “어르신들, 다리 밑 말고 불광천 쉼터로 오세요 ”

    “더는 200여명의 어르신들이 다리 밑에서 더위, 추위와 싸우면서 장기 둘 필요가 없어요.”(김미경 은평구청장) 서울 은평구 불광천에 최근 새 건물이 들어섰다. 지난달 27일 문을 연 ‘불광천 어르신 쉼터’다. 코로나19 이전 불광천 신응교 밑은 하루 200여명의 노인이 바둑과 장기를 즐기던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바둑·장기방이 5개월 넘게 문을 닫았고 코로나19 이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앞서 2007년 은평구 불광천의 ‘장기·바둑방’은 서울디자인재단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불광천 신응교 하단 산책로 옆에 설치됐다가 신응교 인근 제방부로 옮겼다. 폭우로 불광천 수위가 올라가면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데다 자전거 도로 바로 옆에 있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었다. 또 다리 밑이다 보니 위생 문제나 추위, 더위 문제도 있었다. 특히 2018년 태풍 ‘개미’가 장기·바둑방 의자와 기구를 모두 망가뜨리면서 피해를 본 이용 노인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은평구가 나섰다. 2018년부터 노인들과 여러 차례 현장간담회를 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새로운 공간에 불광천 어르신 쉼터를 연 것이다. 불광천 어르신 쉼터는 은평구 거주 65세 이상 노인 누구나 자유롭게 장기와 바둑을 둘 수 있다. 특히 노인 스스로 시설을 운영하는 개방형 쉼터로 꾸며 간다. 다만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해 당분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축 운영한다. 최대 하루 입장 인원도 30명 이내를 유지하게 된다. 오전 9~10시, 오후 1~2시, 오후 5~6시 등 매일 3회 방역과 환기를 하고 출입자 체온 측정과 손 소독, 출입자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김 구청장은 10일 “오래전부터 불광천을 거닐다 덥거나 추운 날씨에 장기와 바둑을 두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며 “어르신들을 위한 쉼터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보다 편안하게 여가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신진서, 박정환에 용성전 결승 리턴매치 설욕

    신진서, 박정환에 용성전 결승 리턴매치 설욕

    세계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진땀 승부 끝에 3위(국내 2위) 박정환 9단을 꺾고 용성전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해 패배를 설욕했다. 신 9단은 올해에만 4번째 우승을 거두며 랭킹 1위의 실력을 과시했다. 신 9단은 27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3기 용성전’ 결승 제2국에서 디펜딩챔피언 박 9단과 치열한 승부를 펼친 끝에 반집 차로 승리했다. 전날 231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던 신 9단은 이로써 지난해 같은 대회 결승에서 당한 0-2 패배를 그대로 갚아줬다. 이날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전개됐다. 전날에는 박 9단이 앞서다 막판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날은 신 9단이 유리한 경기를 펼치다 중앙 싸움에서 고전하며 대등한 형세가 만들어졌다. 해설진 역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부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할 정도였다.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어 나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신 9단은 “지난해 아쉽게 우승을 내줘 많이 준비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상대가 워낙 어려운 수로 까다롭게 두다 보니 실수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승부를 돌이켰다. 신 9단은 지난 2월 LG배, 6월 GS칼텍스배와 쏘팔 코사놀배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무패 우승을 일구며 1인자 위용을 뽐냈다. 또 박 9단과의 상대 전적도 11승16패로 좁혔다. 역대 맞대결 성적은 아직 박 9단이 앞서 있지만 올해만 놓고 보면 신 9단이 7승1패로 압도적이다. 앞서 결승 전적에서는 5번 만나 박 9단이 3승2패로 리드했지만 이날 신 9단이 승리하며 3승3패로 대등해졌다. 신 9단은 우승 상금으로 3000만원, 박 9단은 준우승 상금으로 1200만원을 받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서울광장] 노무현과 박원순, 두 죽음의 차이/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무현과 박원순, 두 죽음의 차이/박홍환 논설위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죽음이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특히 그가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이었기 때문에 여권과 지지층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을 게다. 여권은 ‘추모의 시간’ 5일간 그의 죽음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차단한 채 질문 자체를 거부했다. 박 전 시장의 오랜 친구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기자의 질문을 가로막고 ‘나쁜 자식’이라고 쏘아붙인 뒤 레이저를 쏘듯 째려보기까지 했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박 전 시장 분향소에는 길고 긴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굵은 장마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꺼이 분향소를 찾았고,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노란색 포스트잇에 추모 글귀를 담아 붙이고 또 붙였다. 인터넷 공간의 추모 열기도 대단했다. 그의 과오를 묻는 댓글 자체를 용납하지 않았다. 그의 죽음을 폄하한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진행자들에게는 “사람 같지 않은 것들”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찬반 논란 속에서도 서울특별시장(葬)이 강행됐다. 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다면 영결식도 대규모로 진행됐을 게 분명하다. 여권은 ‘공소권 없음’이라는 법률용어의 마법만을 맹신한 채 그대로 모든 게 묻히길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피고소인은 죽었고, 수사도 중단되면 시비의 소지가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판단해 추모 열기를 지지층 결집의 동력으로 삼으려 했을 수도 있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의 국민적 추모 열기가 결국 7년 뒤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정권 교체의 바탕이 된 사실을 복기(復棋)한 것일 수도 있다.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데 이어 내친김에 차기 정권 재창출까지 하려던 차에 돌출한 박 전 시장 죽음이라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꿀 수도 있겠다는 오판 기제가 작동한 것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죽음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특히 평생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헌신한 박 전 시장의 공적은 마땅히 높은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모든 죽음이 같을 수 없듯이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시장 죽음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엄존한다.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5월 23일 봉하마을 사저 뒷산 부엉이바위에 오른 심정과 박 전 시장이 지난 9일 관저를 나와 와룡공원을 거쳐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 이르면서 가졌던 생각이 같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주지하다시피 노 전 대통령은 표적·보복수사의 피해자다. 이명박 정부 검찰의 의도된 망신 주기 수사에 만신창이가 된 채 극단적 선택을 사실상 강요당했다. 충성 경쟁에 나선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존재하지도 않는 ‘논두렁 시계’를 언론에 슬슬 흘리며 전직 대통령을 사지로 내몰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지지층은 물론 온 국민이 울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도 검찰은 ‘공소권 없음’이라는 법률용어를 내세워 슬며시 수사를 끝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어떤가. 그는 전직 비서를 4년간 집요하게 성추행한 가해자로 지목받은 채 ‘모두 안녕’이라는 다소 엉뚱한 마지막 말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단 한두 번의 실수였다면 어찌어찌 용서나 변명의 기회를 줄 수도 있겠지만 4년에 걸쳐 문자, 사진, 텔레그램 비밀대화, 직접 접촉 등으로 피해자를 괴롭혔다는 대목에선 끓어오르는 화를 참아 낼 재간이 없다. 게다가 남긴 유서 어디에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한 여성의 삶을 난도질한 채 그는 무책임하게 홀연히 떠나 버렸다. 이런 진상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데도 여권 인사들은 여전히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지 않고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 ‘피해 호소인’ 등으로 호도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믿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2차 가해나 다름없다. 길게 이어진 박 전 시장 추모 행렬을 보면서 피해자가 느꼈을 당혹감과 공포심은 헤아리지도 않는 것 아닌가. 바둑을 두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패착을 놓을 때가 있다. 패착으로 인해 계속 수가 몰려 결국 바둑돌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선조들은 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며 사소한 잘못이 계속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계했다. 총선 압승 이후 여권 내부에서도 오만과 독선에 대한 경계령이 내려졌지만 박 전 시장 사건 대응과 같은 패착이 하나둘 늘어나면 가랑비에 옷 젖듯 민심은 언제고 돌아설 수 있다. 부동산 정책 헛발질에 이어 박 전 시장 사건 및 그 대응까지 오류가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지 않는가. stinger@seoul.co.kr
  • 알파고 만든 캐나다AI기술 창원기계산업 혁신에 접목

    알파고 만든 캐나다AI기술 창원기계산업 혁신에 접목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캐나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경남 창원지역 기계산업을 혁신해 스마트 산단으로 바꾸는데 적극 활용된다. 창원시와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15일 창원시 성산구 불모산동 KERI 창원본원에서 ‘KERI-워털루대 창원인공지능연구센터’ 개소식을 했다.이날 문을 연 창원AI연구센터는 창원시와 KERI가 지난해 11월 캐나다 워털루대학을 방문해 ‘인공지능 과학기술 협력사업 업무협약’을 한데 따른 것이다. 캐나다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바둑 대국을 한 인공지능 ‘알파고’를 탄생시킨 ‘딥러닝’(심층학습) 발상지다. 워털루대학은 캐나다 이공분야 최고 대학으로 특히 제조업 응용 AI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평가받는 ‘워털루 AI연구소’(Waterloo AI Institute)가 있다. 창원시와 KERI는 설립된 창원AI연구센터를 통해 앞선 AI기술을 창원지역 오래된 기계산업을 첨단 지능형 산업단지로 바꾸는데 접목하고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첨단 AI기술이 접목된 지능형 공장은 제품생산과정에 첨단 기술을 적용해 수요와 공급을 효율적으로 조절하고 불량률을 낮추는 등 최적의 생산·업무 공정을 를 보장한다. KERI와 워털루대 연구팀은 지난해 말부터 공동으로 창원 기업체 현장 조사를 하고 1차로 카스윈, 태림산업, 신승정밀 등 3개사를 선정해 제조업 현장에 AI기술을 접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올해 ‘제조 AI-Changwon 비전 선포식’을 하고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 조례’를 제정하는 등 인공지능 혁신 기반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규하 KERI 원장은 “창원 기계산업에 새로운 두뇌가 될 AI 기술이 스마트 제조 혁신을 이루고 4차 산업혁명의 높은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AI 연구센터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출발한 전기전문연구기관으로 창원에 본원을 두고 안산, 의왕 등 두 곳에 분원이 있다. 전체 직원수는 640여명에 이른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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