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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1)삼천포 원시어법 ‘죽방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1)삼천포 원시어법 ‘죽방렴’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은 경남 사천시 삼천포지역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연전,모 방송프로에서 이 발언을 입에 올렸다가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자기 터전을 나쁜 뜻으로 빗대는 것을 누가 좋아라 하겠는가. 그런데 이 글에서만은 이 말을 꼭 써야겠다.단,‘삼천포로 빠져야 바다가 제대로 보인다.’로 고쳐 쓰겠다.진주나들목에서 동쪽으로 길을 잡으면 고성과 통영 방향이다.삼천포로 가자면 ‘역시나’ 밑으로 빠져야 한다.육로로는 막다른 길이다.그래서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나왔음 직한데 막상 삼천포로 빠지면 정말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같은 말이라도 세월이 흐르면 전혀 달리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실감한다. 얼마전까지 남해 읍내로 가자면 반드시 남해대교를 건너야 했다.아니면 삼천포에서 철부선으로 늑도를 거쳐 창선교를 다시 건넜다.번잡하게 ‘삼천포로 빠지는’ 일은 여유있을 때나 가는 코스였다.그런데 삼천포대교가 놓이면서 사정이 돌변했다.예전의 ‘하동~남해대교’ 길목 못지않게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삼천포~남해’로 곧장 들어가는 길목이 각광을 받는다. 삼천포는 사실 통영,여수 등과 더불어 남해안 유수의 어항이다.조선시대에도 번화한 포구였으며,일제 때는 일본인 이주어촌이 조성돼 어업침탈이 본격화했던 곳이기도 하다.삼천포 동금리(팔장포)의 에히메촌(愛媛村)이 바로 대표적인 일제 이주어촌.삼천포 어시장에 가면 모든 의문이 풀린다. ●삼천포로 빠져야 바다가 보인다 더운 복중에 무슨 고기가 있을까 싶었는데,고등어 병어 삼치 새우 오징어 까치복 참복 상어 갈치 등이 지천이다.어판장의 활기가 퍼덕이는 멸치떼 같다.아주머니들은 고등어를 선별,얼음을 채워 포장하는 일에 여념이 없고,장정들은 갓잡은 상어를 끌어 내놓는다.리어카로 얼음과 고등어를 옮기는 짐꾼들도 대목 만난 듯 잰걸음들이다.삼천포수협의 차윤원(55) 지도과장은 ‘삼천포항을 모르고 어찌 남해안 수산업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다.실제로 수협 직영 횟집에서 함어 독가시고기 제도가리 같은 낯선 이름의 자연산 회를 먹어 보니 자원 고갈시대에 아직도 이런 자연산이 남아 있음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삼천포에 온 목적은 죽방렴(竹防廉)을 살피기 위해서다.삼천포는 죽방렴의 원조.어판장에서 벗어나 실안동에서 전마선을 탔다.문야성(45)씨가 운영하는 죽방렴으로 가는 길,싱싱한 멸치 냄새를 맡았는지 갈매기떼가 몰려들어 극성이다. 둥근 발통을 조심스럽게 오른다.양쪽 활가지로 갈라진 말목은 예전 통대나무에서 H빔이나 참나무 각목 따위로 교체되었다.발통 안의 통그물을 빙빙 돌아가면서 끌어올린다.그물에 붙은 멸치를 대나무로 툭툭 쳐가면서 떼내는 일이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멸치 못지않게 쓰레기도 많아 사둘로 연방 라면봉지나 스티로폼 폐물 등을 걷어내야 했다.통그물이 동그랗게 조여지면서 마침내 멸치떼가 하얗게 발광하며 모습을 드러낸다.문씨는 멸치떼를 능숙하게 거둬 저장박스로 옮겼다. 잡아온 멸치는 곧바로 가마솥에 삶은 뒤 그물을 펴고 노천에 펴말리면 하루만에 값비싼 ‘죽방렴 며루치’로 변신한다.사실,요새 죽방렴 멸치는 서민들이 넘볼 음식이 아니다.흔하던 죽방멸치의 생산량이 줄어 있는 사람들이나 먹는 ‘호사품’이 되고 말았다.2㎏짜리 특등품 한 상자에 30만원을 호가한다.최근 7월 말에는 36만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단다.경매가격이 그러니 실제 소비자 가격은 상상을 넘는다.물론 중품은 7만∼8만원,하품은 2만원까지 떨어지나,그 정도 가격이라도 싼 것은 아니다.죽방멸치가 점점 서민들의 식탁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위판된 죽방멸치는 서울의 유명 백화점 매장으로 직행한다. 죽방렴은 하루에 두 번 물을 보는데,당연히 사리물이 중요하다.조업은 여섯물부터 열물 사이에 집중되며,열두물부터 열다섯물,그리고 첫물과 둘째물 때는 거의 조업이 이뤄지지 않는다.조수간만때 조류의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월간 노동시간이 길지는 않다.대부분 6∼9월 여름이 제철이며,겨울에는 소출이 적어 조업을 하지 않는다. ●있는 사람 밥상에나 오르는 ‘죽방렴 며루치’ 죽방렴도 거의 사라지고 없다.목 좋은 죽방렴에서는 연간 기천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지만 대부분은 천만원 언저리의 수입이 고작이다.한가하게 방렴으로 뛰어들 물고기가 줄어든 탓이다.죽방렴 멸치가 비싸다고 하지만 어민들의 수입은 “엔간한 직장생활보다 쪼메 낫다.”는 수준이다. 삼천포대교 공사 때,죽방의 철거보상비는 대략 2억5000만∼3억원 수준.대를 이어 고기를 잡아왔고,또 앞으로도 그래야 하는 생계 수단임을 감안하면 턱없는 보상이지만,일견 죽방의 ‘자본주의적 가치’가 만만치 않음을 입증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죽방멸치는 싱싱한 은빛이 차라리 눈부시다.햇빛에 반사되는 그 은빛의 찬란함은 자연산 멸치의 자존심을 고스란히 드러낸다.죽방렴에서 파닥거리는 멸치를 사둘로 건져내 차린 즉석 멸치회는 가히 일품이다.비린 멸치가 그렇게 맛있는 회로 둔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 입맛이 얼마나 심각하게 통조림문화에 길들여져 왔는지를 금방 깨닫게 된다.이런 단호한 선언도 가능하지 않겠는가.“죽방렴,남해안이 살아있다는 마지막 자존심!” 죽방렴은 말 그대로 대나무를 세워 만든 일종의 물고기함정이다.살,발이라고도 부르는데,모두 어살(漁箭)에 속한다.‘경상도 속찬지리지’(1469) 남해현조에 보면 ‘방전(防箭)에서 석수어 홍어 문어가 산출된다.’고 적었다.방전은 죽방렴의 다른 이름이다.이쯤에서 죽방의 어로 원리를 살피고 가자. 물살 빠르고 수심 낮은 곳에 V자로 물고기를 유인하는 양날개를 설치하고,가운데에 고기를 몰아넣는 둥근 임통을 설치한다.날개는 참나무 장목으로 촘촘히 박고,쪼갠 대나무발로 장막을 둘러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둥근 임통은 일종의 ‘연못’이다.고기들이 이곳에 들어와 노닐다가 포획된다.조류를 따라 흐르다 임통에 든 고기를 거둬들이는 원시적 어로방식. 남해안 죽방렴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이는 담정 김려(1716∼1821)였다.일찍이 인근 우해(진해)로 귀양와 자산어보와 쌍벽을 이루는 어보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남긴 김려의 눈길에 죽방렴이 빠질 수 없었다.자산어보(1814)보다 11년이나 빠른 1801년에 이 탐구서가 완성되었으니,한국 최초의 어보인 셈이다.자산어보가 서남해를 중심으로 해 ‘절반의 진실’만을 담고 있다면,우해이어보는 남해 중심의 또다른 ‘절반의 진실’을 담고 있다.양자의 결합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조선후기 어업 및 어류지의 복원에 한층 가깝게 다가설 수 있으리라.불우했던 그는 이 어보를 통해 민중의 삶을 수채화처럼 그려냈다.그가 본 죽방렴은 진해 인근의 것으로,당시에는 어뢰(魚牢)라고 불렀다.‘뢰’는 감옥이란 뜻이니,고기가 대나무발에 잡힌다는 의미이다.진해 바닷가에 수십개의 어뢰가 마치 바둑판처럼 펼쳐져 있다고 했으니,지금의 죽방렴 풍경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남중국·태국서도 성행 세계적 어법 김려가 본 죽방렴과 현존 죽방렴이 원리나 기능은 같을지 몰라도 형태의 변형이 있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일본식 죽방렴의 영향도 없지 않았겠지만,죽방렴이란 이름도 20세기에 만들어졌다.이 죽방렴이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멀리 남중국이나 태국처럼 대나무가 흔한 곳에서는 보편적으로 행해진 세계적 어법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죽방렴이 가장 성행한 곳은 바로 삼천포와 사천교 인근 사천만,창선교 주변의 남해 지족해협 등 세 군데를 꼽을 수 있다.수심이 낮고 물살이 빠른 천혜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다.죽방은 조류를 타고 떠들어오는 멸치를 잡는 어법이어서 이 멸치를 노리는 갈치 숭어 전어 농어와 새우도 제법 잡혔다.삼천포항에서 경매되는 멸치 총량은 연간 260억원 규모로 무려 120만 관에 이른다.삼천포의 멸치는 정치망이나 죽방렴으로 잡기 때문에 선도가 으뜸이다. 그러나 아무도 삼천포 죽방렴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7∼8년 전부터 멸치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어서다.연륙교의 교각이 조류 흐름을 막아서 뜬물에 흘러다니는 멸치이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공사가 진행중인 사천대교의 홈통도 조류를 방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교각이 조류흐름 막아 어획량 급감 삼천포에는 실안동 9개,늑도 2개,마도 5개,신수도 3개,대방동 2개 등 모두 21개의 죽방렴이 우리 전통어법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다행히 어항 삼천포의 자존심을 지킬 죽방렴이 다리 건너 남해군 지족해협에도 있다.남해와 창선도를 연결하는 창선교에서 물길을 바라보노라면 죽방렴 20여개가 한눈에 들어온다.그걸 바라보면서 제발 오래오래 지켜내 주기를 기대해본다. 죽방렴이 전통적인 어로의 현장이지만 외지인들에게는 또한 그만인 구경거리다.삼천포 시내가 바라보이는 돗섬 앞에 설치된 돗섬발의 일몰은 풍광이 뛰어나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눈길을 끈다.지족해협의 창선교에서 본 돗섬발 일몰도 이에 못지않다. 사람들은 그저 불탑이나 불상,향교나 금석문,그도 아니면 음풍농월이 질펀한 경관에만 관심을 쏟을 뿐,정작 먹을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어로현장에서 창조해 낸 생산문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귀족중심,사대부중심,육지중심 등의 일방적 편향이 가져온 후과이니,지금껏 문화를 바라보는 수준과 취향이 제한적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죽방렴,이 얼마나 유서깊은 어업문화사의 자취인가.
  • [박기철의 플레이볼] 두뇌스포츠 야구

    2년 전 바둑이 대한체육회의 인정단체가 되자 한 체육계 인사는 “바둑이 스포츠면 고스톱도 스포츠냐?”고 흥분했다.고스톱은 그나마 화투장을 내려치는 동작이라도 있어서 바둑보다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스포츠에 가깝다.그렇다면 스포츠로 인정받는 야구는 100% 육체적인 것으로 이루어지는가? 전혀 아니다.오히려 야구는 정신적인 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서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는 평을 듣기까지 한다.1970∼80년대 미국 메이저리그 외야수이던 짐 월포드는 야구를 하는 시간의 절반 이상 동안 90%가 정신적인 면이 차지한다고 주장한다.이것은 프로 수준에서 하는 말이다.유소년 전문지도자인 존 리드는 전체 시간 모두가 90% 이상이 정신적인 면에서 성공과 실패가 갈라진다고 주장한다. 특히 리드는 타자에게 1만회 이상의 스윙으로 폼을 좋게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적이 나빠졌다는 결과가 본인 스스로와 자신이 지도하던 선수들에게 나타났다고 말한다.폼을 고치는 것은 완전히 포기하고 대화를 통한 동기 부여와 두뇌 게임에만 집중하게 했을 때의 성과가 훨씬 뛰어났다는 점을 야구 코치 저널에 기고한 적이 있다. 국내 프로야구가 처음 시작됐을 때는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연습량이 상당히 많았다.그리고 한국 스포츠가 항상 말하는 정신력도 수없이 강조됐다.그런데 정신력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그게 무엇인지,어떻게 하면 강하게 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국가를 위해 죽더라도 뛰어라.” “팔이 부러져도 팀을 위해 던져라.” 등 가미카제식 정신력은 스포츠에서 필요로 하는 정신력이 아니다.또 그런 정신력은 팀이나 개인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포츠,특히 야구에서는 정신력이란 용어보다는 ‘두뇌 게임’이 강조되어야 한다.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해도 모두가 150m짜리 홈런을 치지 못하는 것처럼 정신 훈련을 아무리 해도 누구나 두뇌 게임에서 이기지는 못한다.하지만 일정 수준의 육체적 기량을 지닌 선수라면 정신 훈련을 통해서 많은 선수를 이기게 만들 수 있다. 현재 이 부문의 최고 전문가는 H A 도프만으로 알려져 있다.그는 여러 팀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았고,지금은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보라스 사단 소속이다. 보도에 따르면 박찬호의 부진은 육체적인 부상 탓만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정신 훈련을 해도 두뇌 게임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부류에 속하는 선수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스포츠투아이’상무이사 sunnajjna@hanmail.net
  • 청소년 특권 방학을 알차게

    서울지역 청소년들의 여름방학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갈 곳없 어 방황하거나 공부에 떠밀리기보다 취미,교양강좌 등으로 여유를 만끽하며 알찬 방학을 보낼 수 있게 됐다.돈을 들이거나 멀리 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집 가까이에 있는 주민자치센터를 활용하면 학창시절의 특권인 방학의 사치(?)를 즐길 수 있다. ●전통놀이에서 영어는 기본 강북구 미아 6·7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12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SK북한산시티아파트에 마련된 문화강좌실에서 ‘특별함이 있는 어린이 아카데미’를 운영한다.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의 창의력 개발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위해 운영하는 것으로 영어동화읽기,연극교실,책으로 여는 세상 등 6종류의 강좌에 12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하게 된다.이곳을 비롯해 강북구의 17개 주민자치센터는 종이접기,국악교실,바둑교실 등 무려 53종의 각종 프로그램을 개설해 방학을 맞은 8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준다. 강남구에서는 초등생 3∼6년생을 대상으로 강강수월래,탈춤,아리랑 등 전통놀이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신사,논현1동 문화복지관에서는 초등생을 위한 단소특강도 실시한다. ●가족과 함께 시골여행을 성동구의 20개 주민자치센터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자연학습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3개 분야 26개 교실의 다양한 야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마장주민자치센터에서는 오는 29일 ‘엄마와 함께 하는 어린이 역사탐방’으로 40여명의 어린이와 학부모가 강화도의 역사유적지를 찾는다.용답동,금호1·2가동,사근동,응봉동 등의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충남 홍성군,단양군,경기도 파주 보광사 등을 방문해 동굴을 탐험하고 역사기행을 체험하는 등 학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진한 추억을 만들수 있도록 배려했다. ●인라인 등 평소 하고 싶었던 것을 즐긴다 광진구는 평소 배우고 싶었지만 배울 기회가 마땅치 않아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농구교실,인라인 스케이트 교실 등을 운영한다.자칫 지루하기 쉬운 여름방학을 신나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금천구는 중·고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미래직업탐색’을 3차례에 걸쳐 운영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강서구 등촌4동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제과제빵반을 개설했고, 서초구 방배 유스센터에서는 초등생 4∼6년생을 대상으로 ‘좋은 친구 사귀기’를,노원구는 경기도 미금시의 청소년 서바이벌게임장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마련해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부풀게 하고 있다. ●공짜에 봉사점수는 덤 성북구는 지역의 초등 3년∼중학생을 대상으로 대일외국어고와 고려대에서 ‘영어캠프’를 운영한다.하지만 경비는 전액 구청예산을 사용,학생들의 부담을 없앴다.이처럼 구청이나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여름방학 프로그램 가운데는 공짜도 많다. 송파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방학을 이용해 봉사활동 점수를 필요로 하는 학생을 위해 ‘학생 크린봉사단’을 운영한다.쓰레기 무단투기행위단속 및 홍보 등에 참여하면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준다. 이처럼 각 구청이나 주민자치센터마다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은 참가비,혜택 등이 다른 만큼 전화 또는 홈페이지 방문 등을 통해 사전에 자세한 사항을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청소년 특권 방학을 알차게

    청소년 특권 방학을 알차게

    서울지역 청소년들의 여름방학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갈 곳없 어 방황하거나 공부에 떠밀리기보다 취미,교양강좌 등으로 여유를 만끽하며 알찬 방학을 보낼 수 있게 됐다.돈을 들이거나 멀리 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집 가까이에 있는 주민자치센터를 활용하면 학창시절의 특권인 방학의 사치(?)를 즐길 수 있다. ●전통놀이에서 영어는 기본 강북구 미아 6·7동 주민자치센터에서는 12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SK북한산시티아파트에 마련된 문화강좌실에서 ‘특별함이 있는 어린이 아카데미’를 운영한다.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의 창의력 개발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위해 운영하는 것으로 영어동화읽기,연극교실,책으로 여는 세상 등 6종류의 강좌에 12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하게 된다.이곳을 비롯해 강북구의 17개 주민자치센터는 종이접기,국악교실,바둑교실 등 무려 53종의 각종 프로그램을 개설해 방학을 맞은 8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준다. 강남구에서는 초등생 3∼6년생을 대상으로 강강수월래,탈춤,아리랑 등 전통놀이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신사,논현1동 문화복지관에서는 초등생을 위한 단소특강도 실시한다. ●가족과 함께 시골여행을 성동구의 20개 주민자치센터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자연학습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3개 분야 26개 교실의 다양한 야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마장주민자치센터에서는 오는 29일 ‘엄마와 함께 하는 어린이 역사탐방’으로 40여명의 어린이와 학부모가 강화도의 역사유적지를 찾는다.용답동,금호1·2가동,사근동,응봉동 등의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충남 홍성군,단양군,경기도 파주 보광사 등을 방문해 동굴을 탐험하고 역사기행을 체험하는 등 학부모와 청소년이 함께 진한 추억을 만들수 있도록 배려했다. ●인라인 등 평소 하고 싶었던 것을 즐긴다 광진구는 평소 배우고 싶었지만 배울 기회가 마땅치 않아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농구교실,인라인 스케이트 교실 등을 운영한다.자칫 지루하기 쉬운 여름방학을 신나게 보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금천구는 중·고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미래직업탐색’을 3차례에 걸쳐 운영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강서구 등촌4동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제과제빵반을 개설했고, 서초구 방배 유스센터에서는 초등생 4∼6년생을 대상으로 ‘좋은 친구 사귀기’를,노원구는 경기도 미금시의 청소년 서바이벌게임장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마련해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부풀게 하고 있다. ●공짜에 봉사점수는 덤 성북구는 지역의 초등 3년∼중학생을 대상으로 대일외국어고와 고려대에서 ‘영어캠프’를 운영한다.하지만 경비는 전액 구청예산을 사용,학생들의 부담을 없앴다.이처럼 구청이나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여름방학 프로그램 가운데는 공짜도 많다. 송파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방학을 이용해 봉사활동 점수를 필요로 하는 학생을 위해 ‘학생 크린봉사단’을 운영한다.쓰레기 무단투기행위단속 및 홍보 등에 참여하면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준다. 이처럼 각 구청이나 주민자치센터마다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은 참가비,혜택 등이 다른 만큼 전화 또는 홈페이지 방문 등을 통해 사전에 자세한 사항을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영어는 지겨운 공부아닌 신나는 놀이

    서울 대모산 자락에 있는 한 공립 초등학교가 영어교육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행정구역상 강남구 일원본동 736번지.대모 초등학교.겉은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지만 다양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으로 영어를 생활화하고 있다.조기유학이다,토익(TOEIC)에 토플(TOEFL)이다,학원으로만 아이들을 내모는 요즘 대모 초등학교의 과감한 시도는 학부모들 사이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영어교육을 통해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을 믿음으로 되살리고 있는 ‘실험’ 현장을 찾았다. 지난 8일 오후 1시 대모 초등학교.여름장마가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운동장은 마를 틈도 없이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운동화에 점령당하고 있었다.신관 2층 복도 한쪽 끝에 들어서자 수업이 이미 끝난 10여명의 아이들로 왁자지껄했다.“Can I help you?”(뭘 도와드릴까요.)“Yes, I want that pencil.”(저 연필 주세요.)“I want a sticker.”(스티커 주세요.) “How much is it?”(얼마예요?) 주인 역할을 맡은 원어민 특기적성교사 앰버 캠벨(26·여)의 질문에 아이들이 각종 문구류를 가리키며 영어로 대답했다.모두 1·2학년이었다. 이 곳은 아이들이 영어를 실제 사용해볼 수 있도록 꾸민 간이 ‘쇼핑센터’.실제 돈을 주고 물건을 산다.캠벨의 옆에서는 이 학교 4학년인 정지연(11)양이 유창한 영어로 동생들에게 대화를 나눴다.부모를 따라 2년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서 살다 와서인지 제법 유창하다.문법에 맞지 않거나 완전한 문장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영어 단어를 내뱉었다.연필과 필통을 산 재원(8)이는 영어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냥 재미있다.”고만 했다. 오후 2시10분.초보자 과정을 마친 1·2학년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신관 3층 ‘게임센터’에서 3·4학년의 중급Ⅰ 과정이 시작됐다.이날 시간은 숫자 빙고게임.두 편으로 나눠 바닥에 그려진 바둑판 모양의 그림 위에 캠벨이 영어로 불러주는 네자리 숫자를 먼저 찾아 직선을 완성하면 이기는 게임이다.“fourteen ninety-two!”(1492),“nineteen seventy-seven!”(1977) 캠벨의 입에서 숫자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번개처럼 해당 숫자판을 찾아 빈 칸을 채워나갔다.첫 경기는 레드팀(홍팀)의 승리.블루팀(청팀)아이들은 한번 더해야 한다며 아우성이다.아이들은 손등으로 연신 땀을 훔치면서도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는 줄도 모르고 게임에 열중했다. ●자신감 길러주고 경쟁심 유도 오후 3시 3·4학년 중급Ⅱ 과정.본관 2층에 있는 ‘드라마센터’에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이날은 인터뷰를 직접 해보는 시간이다.학생 한 명이 60인치 TV모형 안에 들어가 있으면 한 명이 사회를 맡아 방청객 역할을 하는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 인터뷰하는 놀이다.“How old are you?”(몇살입니까?)“What is your favorite color?”(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온갖 질문이 쏟아졌다.짖궂은 현석(11)이가 “Do you have a girl friend?”(여자친구 있어요?)라고 묻자 드라마센터는 웃음바다가 됐다.캠벨은 “아이들이 영어에 관심이 많은데다 똑똑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같은 수업은 모두 대모 초등학교의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다.매일 오후 특기적성과목으로 영어를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4단계 수준별로 40분씩 진행된다.다른 학교와 다른 점은 학생들이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학생들이 정말 영어를 겁내지 않을까? 기자는 교사들의 눈을 피해(?) 우연히 마주치는 몇몇 아이들에게 영어로 질문을 던졌다.초등학교 5학년 수준 이상의 회화였다.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대답을 했다.문법에 맞지 않거나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오히려 기자에게 영어로 되묻는 아이들도 있었다.정식 영어수업을 받지 않은 1·2학년 아이들도 짧은 단어로 대답을 해냈다.공통점은 ‘아이들 모두 영어를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6학년 영어연극 페스티벌 대성공 이 학교 학생들이 이렇듯 영어에 재미를 붙이게 된 데는 채 1년도 되지 않았다.지난해 9월 김점옥(55·여) 교장이 이 곳에 부임한 뒤부터다.이전에도 특기적성 원어민 교사가 있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학교 영어교육 체계부터 바꿨다.교과전담 교사가 가르치던 영어수업을 담임교사가 가르치도록 했다.아이들의 면면을 잘 아는 담임이 가르쳐야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3∼6학년 영어교과서를 회화용 교재 한 권으로 다시 만들고 테이프를 제작,전교생에게 나눠줬다. 그 다음에 착수한 것이 영어 연극.졸업을 앞둔 6학년생들에게 뭔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지난해 10월 영어 동화책과 테이프를 6학년 전원에게 사준 뒤 12월 공연을 목표로 연극 연습을 시켰다.“영어도 어려운데 연극을 어떻게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던 교사들에게는 “내가 시키는대로만 해달라.뭐든 지원하겠다.”는 말로 설득했다.그냥 매일 영어 테이프를 반별로 들려주고,집에서도 듣게 했다.대신 수준별로 11등급으로 나누는 등급제를 도입,자연스럽게 경쟁을 유도했다.지난해 12월21일,첫 드라마 페스티벌이 열렸다.결과는 대성공이었다.이 내용이 강남케이블TV에 방영되면서 냉담했던 학부모들의 관심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 교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내친 김에 겨울방학 영어캠프를 추진했다.외국에 연수를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도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하지만 3∼6학년 800여명의 학부모 가운데 신청자는 16명이 전부였다.2주 프로그램에 드는 1인당 비용 60만원을 맞추기에는 신청자가 턱없이 부족했다.그러자 이번에는 학부모들이 나섰다.“80만원을 낼테니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힘을 얻은 김 교장은 학부모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11월부터 사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모셔오기로 한 원어민 강사와 e메일로 편지를 주고받게 하고,영어 동화책과 테이프로 예습을 시켰다.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학부모들의 신청이 뒤늦게 밀려들었다.캠프 기간 동안 주말에는 경기도 성남 미군기지의 미국인 목사에게 도움을 청해 미군기지 안에서 생활하는 ‘한국 속 미국 체험’행사를 갖기도 했다.5학년 박효진(12)양은 “캠프에서 만난 원어민 선생님과 지금도 e메일로 안부를 주고받는다.”고 했다. 겨울방학이 끝나자 학교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교사들은 자신감이 생겼고,학생들은 재미를 붙였다.학부모들은 학교를 믿었다.최근에는 학부모 5명이 ‘학교발전기금’으로 써달라며 120만원을 맡겼다.학부모들 사이에 영어공부를 ‘제대로’ 시킨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입생이 늘어 학생 수도 한 학급당 적정 인원인 35명을 넘어 40명에 육박했다.학부모 이정윤(41)씨는 “학교에서 직접 교재로 만들고 배운 것을 일일이 확인하다 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면서도 영어를 즐기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3학년 김영욱(10)군은 “학교에서 외국인 선생님과 영어로 얘기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면서 “영어학원은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준 테이프만 듣는다.”고 말했다. ●학부모 믿음 두터워지고 전입생늘어 대모 초등학교는 올해 영어동화책 돌려읽기 프로그램을 전 학년으로 확대했다.학부모들은 자원봉사 차원에서 명예영어교사로 참여,영어동화 암기 및 수준별 인증제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교장은 올해 또다른 일을 ‘꾸미고’ 있다.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그는 “학부모들이 원한다면 학교에서 제대로된 연수를 준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학교에서 학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외면,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사교육 프로그램에 학부모들이 돈을 쓰게 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었다.그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호주 브리즈번까지 가서 크리스천 선코스트 칼리지와 자매결연을 맺고 프로그램과 민박(홈스테이),주변 환경 등을 직접 확인했다.연수비용은 전액 연수를 보내는 학부모가 부담한다.그는 “올 겨울방학엔 그 곳 학생들을 한국에 불러 홈스테이를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놀이·학습 접목프로그램 풍성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영어 말하기 테스트.초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있는 대화 예시문을 기초로 10∼1급,상위단계(Advanced Level)까지 모두 11단계로 구성,3∼6학년들의 성취도를 평가한다.성취감과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 개발했다.학부모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명예영어교사단이 매년 두 차례 아이들의 단계별 표현력을 확인해 인증한다. ●리드 어라운드(Read Around) 말 그대로 동화책을 ‘돌려 읽는’ 프로그램이다.반별로 다른 영어 동화책을 선정,3개월마다 한 차례씩 돌려읽는다.학생 개개인에게 동화책과 녹음 테이프를 나눠주고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듣게 한다.3개월이 지나면 이웃 반 친구들과 돌려 읽는다. 전교생이 1년에 4권,졸업할 때까지 모두 24권을 읽는다. ●토요 2분 스피치 영어실력도 기르고 자신감을 기르기 위한 일석이조(一石二鳥) 발표력 훈련.리드 어라운드 프로그램에서 외운 동화의 줄거리나 느낌을 영어로 전교생 앞에서 발표한다.매주 토요일 오전 8시50분∼9시 학년별로 1명씩 4명이 발표자로 나선다. ●드라마 페스티벌 한 해 동안 외운 영어동화를 연극으로 꾸미는 영어 축제마당.각 반별로 그동안 읽었던 동화 가운데 하나를 골라 전교생과 학부모 앞에서 선보인다.같은 배역을 여러명이 나눠 맡아 전교생이 모두 참여한다. ●영어마을 교과서에서 배운 영어를 실제 활용해보는 ‘잉글리시 존’(English Zone).각 층별로 자투리 공간을 활용,5개의 ‘센터’로 구성했다.60인치 크기의 TV모형에서 실제 TV 프로그램처럼 꾸며보는 ‘드라마 센터’(Drama Center),각 나라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컬처 센터’(Culture Center),물건을 직접 사보는 ‘쇼핑센터’(Shoping Center),영어게임을 즐기는 ‘게임센터’(Game Center),학교 주변의 모형을 설치해 길찾기를 해보는 ‘커뮤니티 센터’(Community Center) 등이다. ●영어동화 코너 학교의 계단을 활용한 복습 프로그램.층간 계단마다 영어 동화의 핵심 문장들과 그림을 10∼13개씩 붙여놓아 학생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영어 문장을 접할 수 있게 했다. ●화장실 영어노래 화장실에서는 영어 동요가 흘러나온다.볼 일을 보고 이를 닦거나 손을 씻으면서도 영어노래를 흥얼거리게 했다.˝
  • 영어는 지겨운 공부아닌 신나는 놀이

    영어는 지겨운 공부아닌 신나는 놀이

    서울 대모산 자락에 있는 한 공립 초등학교가 영어교육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행정구역상 강남구 일원본동 736번지.대모 초등학교.겉은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지만 다양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으로 영어를 생활화하고 있다.조기유학이다,토익(TOEIC)에 토플(TOEFL)이다,학원으로만 아이들을 내모는 요즘 대모 초등학교의 과감한 시도는 학부모들 사이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영어교육을 통해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을 믿음으로 되살리고 있는 ‘실험’ 현장을 찾았다. 지난 8일 오후 1시 대모 초등학교.여름장마가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운동장은 마를 틈도 없이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운동화에 점령당하고 있었다.신관 2층 복도 한쪽 끝에 들어서자 수업이 이미 끝난 10여명의 아이들로 왁자지껄했다.“Can I help you?”(뭘 도와드릴까요.)“Yes, I want that pencil.”(저 연필 주세요.)“I want a sticker.”(스티커 주세요.) “How much is it?”(얼마예요?) 주인 역할을 맡은 원어민 특기적성교사 앰버 캠벨(26·여)의 질문에 아이들이 각종 문구류를 가리키며 영어로 대답했다.모두 1·2학년이었다. 이 곳은 아이들이 영어를 실제 사용해볼 수 있도록 꾸민 간이 ‘쇼핑센터’.실제 돈을 주고 물건을 산다.캠벨의 옆에서는 이 학교 4학년인 정지연(11)양이 유창한 영어로 동생들에게 대화를 나눴다.부모를 따라 2년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서 살다 와서인지 제법 유창하다.문법에 맞지 않거나 완전한 문장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영어 단어를 내뱉었다.연필과 필통을 산 재원(8)이는 영어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냥 재미있다.”고만 했다. 오후 2시10분.초보자 과정을 마친 1·2학년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신관 3층 ‘게임센터’에서 3·4학년의 중급Ⅰ 과정이 시작됐다.이날 시간은 숫자 빙고게임.두 편으로 나눠 바닥에 그려진 바둑판 모양의 그림 위에 캠벨이 영어로 불러주는 네자리 숫자를 먼저 찾아 직선을 완성하면 이기는 게임이다.“fourteen ninety-two!”(1492),“nineteen seventy-seven!”(1977) 캠벨의 입에서 숫자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번개처럼 해당 숫자판을 찾아 빈 칸을 채워나갔다.첫 경기는 레드팀(홍팀)의 승리.블루팀(청팀)아이들은 한번 더해야 한다며 아우성이다.아이들은 손등으로 연신 땀을 훔치면서도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는 줄도 모르고 게임에 열중했다. ●자신감 길러주고 경쟁심 유도 오후 3시 3·4학년 중급Ⅱ 과정.본관 2층에 있는 ‘드라마센터’에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이날은 인터뷰를 직접 해보는 시간이다.학생 한 명이 60인치 TV모형 안에 들어가 있으면 한 명이 사회를 맡아 방청객 역할을 하는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 인터뷰하는 놀이다.“How old are you?”(몇살입니까?)“What is your favorite color?”(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온갖 질문이 쏟아졌다.짖궂은 현석(11)이가 “Do you have a girl friend?”(여자친구 있어요?)라고 묻자 드라마센터는 웃음바다가 됐다.캠벨은 “아이들이 영어에 관심이 많은데다 똑똑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같은 수업은 모두 대모 초등학교의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다.매일 오후 특기적성과목으로 영어를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4단계 수준별로 40분씩 진행된다.다른 학교와 다른 점은 학생들이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학생들이 정말 영어를 겁내지 않을까? 기자는 교사들의 눈을 피해(?) 우연히 마주치는 몇몇 아이들에게 영어로 질문을 던졌다.초등학교 5학년 수준 이상의 회화였다.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대답을 했다.문법에 맞지 않거나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오히려 기자에게 영어로 되묻는 아이들도 있었다.정식 영어수업을 받지 않은 1·2학년 아이들도 짧은 단어로 대답을 해냈다.공통점은 ‘아이들 모두 영어를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6학년 영어연극 페스티벌 대성공 이 학교 학생들이 이렇듯 영어에 재미를 붙이게 된 데는 채 1년도 되지 않았다.지난해 9월 김점옥(55·여) 교장이 이 곳에 부임한 뒤부터다.이전에도 특기적성 원어민 교사가 있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학교 영어교육 체계부터 바꿨다.교과전담 교사가 가르치던 영어수업을 담임교사가 가르치도록 했다.아이들의 면면을 잘 아는 담임이 가르쳐야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3∼6학년 영어교과서를 회화용 교재 한 권으로 다시 만들고 테이프를 제작,전교생에게 나눠줬다. 그 다음에 착수한 것이 영어 연극.졸업을 앞둔 6학년생들에게 뭔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지난해 10월 영어 동화책과 테이프를 6학년 전원에게 사준 뒤 12월 공연을 목표로 연극 연습을 시켰다.“영어도 어려운데 연극을 어떻게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던 교사들에게는 “내가 시키는대로만 해달라.뭐든 지원하겠다.”는 말로 설득했다.그냥 매일 영어 테이프를 반별로 들려주고,집에서도 듣게 했다.대신 수준별로 11등급으로 나누는 등급제를 도입,자연스럽게 경쟁을 유도했다.지난해 12월21일,첫 드라마 페스티벌이 열렸다.결과는 대성공이었다.이 내용이 강남케이블TV에 방영되면서 냉담했던 학부모들의 관심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 교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내친 김에 겨울방학 영어캠프를 추진했다.외국에 연수를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도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하지만 3∼6학년 800여명의 학부모 가운데 신청자는 16명이 전부였다.2주 프로그램에 드는 1인당 비용 60만원을 맞추기에는 신청자가 턱없이 부족했다.그러자 이번에는 학부모들이 나섰다.“80만원을 낼테니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힘을 얻은 김 교장은 학부모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11월부터 사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모셔오기로 한 원어민 강사와 e메일로 편지를 주고받게 하고,영어 동화책과 테이프로 예습을 시켰다.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학부모들의 신청이 뒤늦게 밀려들었다.캠프 기간 동안 주말에는 경기도 성남 미군기지의 미국인 목사에게 도움을 청해 미군기지 안에서 생활하는 ‘한국 속 미국 체험’행사를 갖기도 했다.5학년 박효진(12)양은 “캠프에서 만난 원어민 선생님과 지금도 e메일로 안부를 주고받는다.”고 했다. 겨울방학이 끝나자 학교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교사들은 자신감이 생겼고,학생들은 재미를 붙였다.학부모들은 학교를 믿었다.최근에는 학부모 5명이 ‘학교발전기금’으로 써달라며 120만원을 맡겼다.학부모들 사이에 영어공부를 ‘제대로’ 시킨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입생이 늘어 학생 수도 한 학급당 적정 인원인 35명을 넘어 40명에 육박했다.학부모 이정윤(41)씨는 “학교에서 직접 교재로 만들고 배운 것을 일일이 확인하다 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면서도 영어를 즐기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3학년 김영욱(10)군은 “학교에서 외국인 선생님과 영어로 얘기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면서 “영어학원은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준 테이프만 듣는다.”고 말했다. ●학부모 믿음 두터워지고 전입생늘어 대모 초등학교는 올해 영어동화책 돌려읽기 프로그램을 전 학년으로 확대했다.학부모들은 자원봉사 차원에서 명예영어교사로 참여,영어동화 암기 및 수준별 인증제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교장은 올해 또다른 일을 ‘꾸미고’ 있다.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그는 “학부모들이 원한다면 학교에서 제대로된 연수를 준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학교에서 학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외면,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사교육 프로그램에 학부모들이 돈을 쓰게 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었다.그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호주 브리즈번까지 가서 크리스천 선코스트 칼리지와 자매결연을 맺고 프로그램과 민박(홈스테이),주변 환경 등을 직접 확인했다.연수비용은 전액 연수를 보내는 학부모가 부담한다.그는 “올 겨울방학엔 그 곳 학생들을 한국에 불러 홈스테이를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놀이·학습 접목프로그램 풍성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영어 말하기 테스트.초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있는 대화 예시문을 기초로 10∼1급,상위단계(Advanced Level)까지 모두 11단계로 구성,3∼6학년들의 성취도를 평가한다.성취감과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 개발했다.학부모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명예영어교사단이 매년 두 차례 아이들의 단계별 표현력을 확인해 인증한다. ●리드 어라운드(Read Around) 말 그대로 동화책을 ‘돌려 읽는’ 프로그램이다.반별로 다른 영어 동화책을 선정,3개월마다 한 차례씩 돌려읽는다.학생 개개인에게 동화책과 녹음 테이프를 나눠주고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듣게 한다.3개월이 지나면 이웃 반 친구들과 돌려 읽는다. 전교생이 1년에 4권,졸업할 때까지 모두 24권을 읽는다. ●토요 2분 스피치 영어실력도 기르고 자신감을 기르기 위한 일석이조(一石二鳥) 발표력 훈련.리드 어라운드 프로그램에서 외운 동화의 줄거리나 느낌을 영어로 전교생 앞에서 발표한다.매주 토요일 오전 8시50분∼9시 학년별로 1명씩 4명이 발표자로 나선다. ●드라마 페스티벌 한 해 동안 외운 영어동화를 연극으로 꾸미는 영어 축제마당.각 반별로 그동안 읽었던 동화 가운데 하나를 골라 전교생과 학부모 앞에서 선보인다.같은 배역을 여러명이 나눠 맡아 전교생이 모두 참여한다. ●영어마을 교과서에서 배운 영어를 실제 활용해보는 ‘잉글리시 존’(English Zone).각 층별로 자투리 공간을 활용,5개의 ‘센터’로 구성했다.60인치 크기의 TV모형에서 실제 TV 프로그램처럼 꾸며보는 ‘드라마 센터’(Drama Center),각 나라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컬처 센터’(Culture Center),물건을 직접 사보는 ‘쇼핑센터’(Shoping Center),영어게임을 즐기는 ‘게임센터’(Game Center),학교 주변의 모형을 설치해 길찾기를 해보는 ‘커뮤니티 센터’(Community Center) 등이다. ●영어동화 코너 학교의 계단을 활용한 복습 프로그램.층간 계단마다 영어 동화의 핵심 문장들과 그림을 10∼13개씩 붙여놓아 학생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영어 문장을 접할 수 있게 했다. ●화장실 영어노래 화장실에서는 영어 동요가 흘러나온다.볼 일을 보고 이를 닦거나 손을 씻으면서도 영어노래를 흥얼거리게 했다.
  • 공식대국 2000국 돌파 ‘영원한 國手’ 조훈현 9단

    “몰랐어요.대국 끝나고 주변에서 얘길 해서 알았는데,별 감흥이 없더라고요.그냥 덤덤하고….” 지난달 말 ‘영원한 국수’ 조훈현(52) 9단이 한국기원 공식 대국 2000국을 돌파하는 금자탑을 쌓았다.1국,1국 피땀을 쏟는 기분으로 두어온 바둑이 어언 2000국에 이르러 주변에서는 ‘축하할 일’이라며 인사를 건넸지만 그는 덤덤했다.치열한 반상의 승부를 펼치며 살아온 그에게 이미 둬버린 모든 대국보다 현실의 1국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도 모른다.그 기념비적 대국인 왕위전 결승리그에서 그는 아쉽게도 신예 안조영 8단에게 1집반을 지고 말았다.그래서 그냥 덤덤하다고 했는진 모르지만,어찌 일말의 감회가 없을까.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인근 매운탕집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일본에서의 10년 기록은 제외 “실은 참 많이 뒀구나 하는 생각,제 바둑인생의 파란만장한 자취가 순간 스쳐가더군요.천성이 기록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지만,이런 일에 소회가 전혀 없다는 게 이상하죠.그렇지만 그걸 요란하게 받아들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사실,한국기원의 집계에서 그가 2000국을 돌파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그가 일본에서 10년간 둔 기록이 고스란히 빠진 것이다. “아홉살에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떠나 스무살 귀국때까지의 기록은 한국기원에서 인정을 안하더군요.기록의 주체가 일본기원이 아니라 조훈현이라는 점이 중요하지요.그런 점에서 아쉽고 문제가 있다고도 생각됩니다.당시 해마다 40국 정도 뒀으니 10년간 약 400국쯤 뒀지요.입단 이후만 치더라도 7년의 기록이 모두 빠진 건데,그러니 지금 2000국이라는 기록이 제겐 반쪽인 셈이지요.”그러면서 그는 “그때의 기록이 저는 물론 우리 바둑사에도 의미가 없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당시만 해도 일본이 천하의 바둑을 호령하던 때이고,그로서는 한창 물오른 시절의 기보이니 그 기록의 누락이 아쉬울 밖에. 지금도 그는 해마다 60국 정도를 소화한다.전성기때의 100여국에 크게 못미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 연배에 이 정도 대국을 치르는 기사도 없다.“그걸 두고 제 기력이 아직 쇠하지 않았다고 봐주면 고맙지요.실은 예전이 지금보다 기전이 훨씬 많기도 했고,저도 훨씬 나은 실력을 보였으니 그게 당연할 겁니다.” ●89년 응씨배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아 그는 아무리 치열한 대국도 돌아서면 금방 잊는 체질이다.그렇지 않으면 매년 수십번의 대국이 주는 중압감을 감당하기 어렵다.그렇지만 그에게 하늘을 찌르는 희열의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니다.“맨 처음 대국은 기억에 없지만 89년 응씨배 결승5국에서 네웨이핑을 꺾었던 기억은 늘 새롭습니다.아마 조훈현과 한국 바둑이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된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승승장구하며 숱한 불패의 신화를 엮어온 그지만 어차피 승부사가 패배를 피할 수는 없는 일.그에게 가장 아픈 패배를 넌지시 묻자 “너무 많이 져 특정 대국이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다.창호에게 반집으로 진 것도 몇차례 되고….”라며 말꼬리를 자른다.그러나 “지금도 대국이 있는 날은 잠을 거의 못이루고 날밤을 새운다.”는 그의 말에서 반상을 누비는 전신(戰神)의 모습은 없다.오직 고뇌하고,두려워하고,긴장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대국을 마치면 승패의 잔재를 털어내는 데 상당한 노력을 쏟습니다.등산도 하고,생각없이 텔레비전도 보고 하면서….” 그가 처음 코흘리개였던 아홉살 때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떠난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강권(?) 때문이었다.아버지는 유학을 권하면서 “너,일본 가면 비행기 실컷 탄다.”고 꼬드겼다.“그 바람에 가겠다고 했는데 ‘갔다 온다.’는 게 10년이었다.”며 웃었다.힘들고 외로운 유학 생활이었지만 그는 지금도 어려울 때면 자신에게 바둑의 길을 일러준 세고에 겐샤쿠와 후지사와 슈코 두 스승을 생각한다.“세고에 선생님은 인격적으로 경지에 다다르신 분이라는 걸 지금도 느껴요.” 그가 바둑을 힘겹게 배운 탓일까.요즘 신세대 기사들의 출중한 실력에 놀라면서도 그들의 자기만 아는 발상이나 공부를 도외시한 외곬 바둑에 걱정이 앞선다.“아무리 바둑인으로 살겠다지만 정상적인 학교교육은 받고 바둑을 뒀으면 합니다.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의 문제거든요.사람으로서 갖춰야할 인격,품성,인성은 결국 교육으로 완성된다고 봅니다.사실 저도 학교교육은 제대로 못받았지만….” ●조훈현 바둑, 아직 저물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말하지만 바둑계 안팎의 누구도 그의 인격을 흘겨보지 않는다.얼마 전 중국 기사 루이나이웨이 9단은 한국 기사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조 국수를 꼽기도 했다.“모르겠어요,그 분이 왜 그런 얘길 했는지….신이 아니라 저도 참 흠이 많습니다.” 조훈현,한국 바둑,아니 세계 바둑을 호령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그였지만 그는 여전히 바둑,그리고 바둑을 에워싼 모든 것들에 대해 겸손했고,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 조훈현의 바둑은 저물지 않았다.’고 믿는지도 모른다.그에게 혹 가지 않은 길에 미련을 뒀던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저도 제 바둑 인생이 실패했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다시 태어나도 바둑을 둘지는 모르지만,적어도 지금 제가 다른 길을 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천하의 조훈현’이지만 기력이 예전같지 않다.그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일까.“확실히 예전에 비해 열정이 약해진 것 같습니다.체력도 달리고 공부도 예전처럼 치열하게 못하고….그래서 주변 지인들이 이런 지적도 하곤 합니다.요샌 바둑을 마치 취미로 두는 것 같다고요.아직 신진들에게 제 기예가 밀린다는 생각은 안하는데…,떠오르는 해가 무섭긴 무섭죠.” 조훈현.그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훈장이 있다.바로 ‘영원한 국수’라는 그의 별호다.지금 한국 바둑이 세계의 정상이라면 그는 그 정상을 뒤덮은 눈부신 만년설이다.숱한 별들이 명멸한 가운데 오로지 그만 광휘를 잃지 않고 있으니.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17) 패션·아트 접목 원조 천호균 쌈지사장

    헝클어진 노랑 머리에 청홍의 꽃무늬가 새겨진 알록달록 캐주얼 남방.얼굴에는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신문에 나올 사진 때문에 오늘은 얌전하게 입은 겁니다.”기자의 호기심을 읽었는지 쌈지 천호균(千浩均·55) 사장은 묻지도 않은 대답을 첫머리에 던졌다.2시간 남짓의 인터뷰 동안 그의 웃음소리는 미래공간처럼 꾸며진 사장실을 쉬지 않고 울려댔다.‘패션’과 ‘아트’를 접목시킨 원조로 통하는 그의 철학을 들어봤다.(‘아트’는 우리말로 예술이나 미술쯤으로 번역될 수 있겠지만 그가 생각하는 건 더 큰 개념인 것 같아 그대로 살렸다.) -1978년 시작한 대기업에서의 첫 직장생활.남들은 보수 괜찮고 안정적이라며 부러워했지만 입사 때부터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대외차관과 기술제휴 담당이란 업무는 도통 처음부터 나와 어울릴 수 없는 일들이었다.나는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맞으며 발로 일하고 싶었지만 쏟아지는 일들은 나를 계속 책상머리에 붙들어 앉혔다.게다가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지만 내가 제출한 기획안이 회사에서 통과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입사 4년만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회사를 나왔다. -경기중학교 시절 나는 전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던 악동이었다.수업시간에 낄낄대기,똥침 놓기,뒤에서 갑자기 의자빼기에 마치 의무감 같은 것마저 느끼던 때.당연히 공부는 뒷전이었다.결국 집안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경기고등학교에 떨어졌다.하지만 자존심은 누구 못지 않았다.다른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그 학교 교복 입기가 너무나 창피해 하굣길에 사복으로 갈아입고 다니다가 결국 재수를 선택했다.이듬해 경기고 배지를 달았지만 습관을 못버리고 다시 다른 일에 빠졌다.이번에는 주먹질이었다.교내에서 내 주먹은 최고였다.그때 말로 교내를 ‘평정’했다.오죽하면 고2 때 권투코치가 “공부도 별로니까 권투선수나 하라.”고 했을까. -성균관대 영문과에 입학한 뒤에도 공부보다는 사업에 관심을 더 쏟았다.기원(棋院)을 차렸는데 복덕방처럼 바둑만 두는 곳이 아니라 바둑을 주제로 한 카페처럼 꾸몄다.그러나 장사가 잘되자 앞의 가게에서 무허가 기원이라고 고발을 해버려 문을 닫고 말았다.대학 앞에서 카페를 할 때도 그랬다.지금의 홍대 앞 카페처럼 클럽식으로 꾸몄다.누추하고 허름한 분위기로 70년대의 획일적인 화려함과 차별화를 꾀했다. -81년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가죽수입업을 하던 친구가 사업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실패원인는 너무나 단순했다.가죽을 수입하기 전에 국내 수요자들의 의견을 물었어야 했는데 친구는 막무가내로 수입부터 해놓고서 국내 수요자들을 쫓아다니고 있었다.친구회사를 인수해 3년 만에 돈을 엄청 벌었다.그러나 수익성을 발견한 큰 회사들이 앞다퉈 이쪽에 뛰어들면서 사업은 위기를 맞았다. -“대기업의 자금력은 도저히 당해낼 수는 없다.이 사업은 이걸로 접고 가죽 가공제품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당시 핸드백은 패션제품이 아니라 가방과 같은 실용품이었다.모양도 똑같이 직사각형으로 표준화돼 있었다.“여성들의 몸과 옷에 맞는 핸드백을 만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내가 직접 디자인하고 ‘데코’라는 상표를 붙여 시장에 선보였다.‘핸드백을 입자.’는 게 컨셉트였다.남들은 영문과 나와서 어떻게 디자인을 하느냐고 했지만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샘솟았다.특히 우리 핸드백은 백화점 등 대중매장에서는 외면받고 루비나 등 당시 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이 더 좋아했다.어느 날 백화점 행사에 20개 패션업체가 참여하기로 했는데 한 곳이 펑크를 내 우리 회사가 대신 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그날 우리회사가 판 것이 다른 19개 업체가 판 것보다 더 많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남과 다른 생각,다른 행동을 많이 했다.남들의 생각을 대신 해보는 게 취미였다.그래서 얻은 별명이 ‘탐정’이었다.9형제 중 8번째로 태어나 눈치코치 보는 게 생존도구가 된 때문이었을까.강원도에서 상경한 아버지는 동대문에서 신발 도매상을 했다.자녀 9명의 양육은 아버지에게 큰 짐이었다.아침 5시에 광화문 집에서 동대문 가게까지 걸어서 출근했다.차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술·담배를 전혀 안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나는 가게에서 장사하는 걸 좋아했다.특히 문 열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서 그 사람이 무엇을 살 것인가 알아 맞히는 게 취미였고,상당한 적중률을 보였다.지금으로 말하면 소비자 심리예측인데,일찌감치 훈련을 했던 셈이다. -데코 핸드백은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것도 5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핸드백만이 아닌 구두,모자,선글라스 등 다양한 패션상품으로의 다각화가 필요했다.그래서 92년 탄생한 게 토털 액세서리 브랜드 ‘쌈지’였다.쌈지(작은 주머니)를 통해 ‘작다’와 ‘싸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문화적인 느낌들을 담고 싶었다.처음에는 일본 브랜드라는 오해도 많았다.쌈지는 놈,아이삭,진리,딸기 등 우리회사의 순한글 브랜드의 출발점이 됐다. -쌈지의 브랜드 전략은 ‘아트’로 설정했다.아트와의 동맹이 절실했다.그때까지 아트하는 사람들과 전혀 일면식이 없던 나는 그들과 본격적으로 친구되기에 들어갔다.매장에서 판화작품과 음악CD를 함께 팔았다.큰 돈을 들여 서울 강남의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첫 ‘아트쇼’를 열기도 했다.무용,그림,보디페인팅,설치미술 등이 종합연극처럼 펼쳐지는 공연으로 일반 패션쇼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또 ‘쌈지 스페이스’라는 작업실을 만들어 아트하는 사람들에게 1년에 10명씩 공간을 빌려 줬다.불과 5년 만에 50명이 우리의 인맥에 들어왔다.그들에게 한달에 한번씩 우리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직원들을 상대로 그들의 ‘크리에이티비티’(창의성)를 강의하도록 했다. 여기에서 나온 에너지는 곧바로 쌈지 등 제품디자인에 반영됐고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내년 봄 서울 인사동에서 오픈하는 건평 1000평 정도의 상가 ‘쌈지길’(가칭)은 아트와 패션의 복합공간으로 자리할 것이다.이미 ‘숨’‘팔자’‘손’ 등 그 안에 입점할 한글 가게이름을 25개 등록했다. -쌈지는 최근 경기도 파주에 ‘딸기가 좋아’라는 문화 테마파크를 열었다.그 안에 세운 건물이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초청작으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나는 건축가들에게 어떻게 지어달라고 구체적인 주문을 한 적이 없다.건축가들이 쌈지가 그동안 같이 해온 작가들의 작품과 건축주의 철학을 자유롭게 해석해 걸작을 만든 것이었다.이른바 ‘쌈지컬처’란 게 이런 것이 아닌가 한다.가장 기분 좋을 때는 “저거 쌈지스타일이야.”라는 말을 듣을 때다.어딘지 괴팍하거나 뭔가 잘못된 것 같을 때 쓰는 말이다.내가 가장 주목해온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대표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언더그라운드 문화에 뿌리박고 있는 것이 우리의 최대 수출 브랜드 ‘딸기’다.딸기는 열살 난 초등학생 여자아이다.심술 궂고 욕심 많고 안 예쁘고 엉뚱하고 어른들한테 매일 혼나지만 의리 있고 심지가 분명한 아이다.예쁜 여자,잘 생긴 남자,공부 잘 하는 사람에만 우리교육의 초점이 맞춰지고 인성에 대한 강조점이 사라지고 있는데 대한 우리의 메시지이기도 하다.딸기는 현재 타이완 등지로 문구,팬시,잡화 등으로 수출이 많이 되고 있다. -내 차림새에 대해 한마디씩 던지는 사람이 많다.과거 회사가 작을 때에는 무시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매출이 좀 느니까 개성으로 인정해 주는 씁쓸한 경험도 했다.나의 차림새는 일종의 시위(示威)다.편안함과 자연스러움,자유로움을 내부직원과 외부사람들에게 몸으로 보여 주려는 것이다.나는 현역으로 만기제대했지만 우리나라 군대문화를 혐오한다.군대문화의 부작용이 획일성이다.3년간 모두 똑같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보니 사람들이 똑같아진다. -기업경영은 이윤추구가 목적인데 너무 문화쪽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너무 미래형이라는 것이다.솔직히 단기적으로 손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하지만 단순한 패션회사가 아니라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가들과 함께 하나의 문화를 창조해 가는 것,이것이야말로 쌈지의 자산이다.물론 이것은 아트를 영원한 테마로 하자는 고객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천호균 사장은 쌈지 천호균 사장은 1980년대 서울 명동거리를 휩쓴 ‘거지백’의 창시자다.‘핸드백을 입자.’라는 개념으로 시작한 거지백은 당시 젊은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고 어깨에 메어 봤을 공전의 히트작이었다. 천 사장은 젊고 가난한 예술인들에게는 든든한 후원자로 남아있다.예술이 패션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2002년 말 시작된 경기침체로 지금은 다소 고전하고 있는 편.그러나 패션몰 등 사업다각화로 극복한다는 게 천 사장의 복안이다.지난해 매출 1364억원에 5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당기순익은 적자가 났다.▲97년 한국섬유대상(패션경영부문) ▲99년 월간미술대상 대상(쌈지아트프로젝트),한경마케팅대회 디자인상,문화예술지원기업대상 수상. ˝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장마철 골프 연습법

    후텁지근한 날씨.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었다.필드 나들이가 쉽지 않다.장마가 끝날 때까지 골프백을 집안에 놓아둘 수밖에 없다.때론 연습장에서 채를 잡아보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이때를 이용해 실력을 늘릴 수 있다면…. 실력 향상은 열심히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다.몸은 비록 집안에 있어도 머릿속으로 예전의 라운드 경험을 되새기거나 프로들의 스윙을 보고 따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최근의 라운드를 짚어보자.마치 바둑을 둔 뒤 복기하듯.주말 골퍼의 경우 필드 나들이를 마친 뒤 자신의 플레이를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하지만 그날의 잘 맞은 공이나 워스트 샷은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그것이 바로 숙제다. 월남전에서 포로로 잡힌 한 미군이 갑갑함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신이 라운드한 골프장을 떠올리며 연상 골프를 반복한 결과 전쟁이 끝나 미국으로 송환된 뒤 핸디캡 10 이하가 됐다는 어느 베스트 셀러 내용처럼 연상 골프로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 장마철의 또 다른 방법은 TV를 이용하는 것.채널만 돌리면 골프대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자신의 체형과 비슷한 프로의 스윙을 흉내내 보자.골프는 몸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다.머리로 하는 운동이다.멘탈 스포츠의 의미를 되새겨 볼 만하다. 하지만 TV를 통해 중계되는 대회는 말 그대로 실전 라운드다.우승을 노리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줘 레슨을 목적으로 하는 정지된 장면이 아니다.그럼 무엇을 보고 따라할 것인가. 먼저 프리 샷 루틴.스윙의 준비 과정이 일정하고 안정돼야 좋은 스윙을 기대할 수 있다.샷하기 이전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주목할 일이다.다음은 가장 중요한 그립과 어드레스.골프 스윙의 기본이자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눈여겨볼 포인트는 오른발.초보자 시절 레슨받을 때 “오른발을 약간 열어 놓으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하지만 TV를 통해 접하는 선수들의 오른발을 보면 대부분 목표 방향과 직각을 이루고 있다.닫혀 있다.이는 안정된 백스윙을 위한 셋업이다. 다음은 그립.왼손에 낀 장갑의 상표가 보일 것이다.그립을 다소 강하게 잡았기 때문이다.엄지와 검지가 만든 화살표의 방향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자신의 손을 확인해 보자.마지막으로 상체의 각도.아이언 샷을 할 때 확인할 기회가 많다.온 몸이 보이는 큰 거울 옆에 서서 유명 선수와 자신의 어드레스를 비교해 보자.어드레스가 좋으면 스윙은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또 테이크 어웨이할 때 샤프트의 상태와 헤드의 방향,피니시 이후 잠시 멈춰 있는 것도 놓치면 안 되는 포인트다. 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씨줄날줄] 적개심/이기동 논설위원

    조훈현이 일세를 풍미한 바둑의 천재라면 서봉수 명인은 기계(棋界)의 승부사.전반적인 기세에서 조 명인에게 밀렸지만 그는 한번도 호락호락 물러선 적이 없었다.서 명인은 그 승부기질의 원천을 놀랍게도 적개심이라고 말한다.“적개심이 생기지 않는 상대하고는 바둑이 잘 안된다.”“증오,복수 같은 살벌한 말들이 더 진실한 언어”라고 말할 때 그는 차라리 검사(劍士)의 기개를 보여준다. 우리 말 사전은 적개심을 ‘적과 싸우고자 하는 마음’‘적에 대해 느끼는 분노와 증오’라고 정의한다.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사무차장이 군장성 특강에서 “장병들에게 적개심보다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뒤늦게 논란이다.북한군은 그렇지 않은데 우리만 적개심을 버리라는 것은 곤란하다는 게 참석한 군장성들의 생각이다. 일반론으로 애국심을 강조했을 뿐이라는 게 이 차장의 해명이나 남북화해정책 아래 혼란을 겪고 있는 대북관의 한 단면이 드러난 셈이다.주적론(主敵論),대적관(對敵觀)논란과 같은 맥락이다.전교조가 ‘화해평화통일길잡이’라는 책자를 발간해 남북간 적개심을 없애자는 주장을 하자 보수세력이 펄쩍 뛴 것도 마찬가지다.이 차장의 발언은 민감한 시기에 자칫 일방적 무장해제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다는 생각이다. 따지고 보면 인간의 역사는 바로 적개심의 역사.이스라엘인들에게는 아랍이 공격하면 열배로 보복한다는 보복의 논리가 생존의 원천이다.자살테러를 감행하는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도사린 것도 적개심.과거 홍위병,크메르 루주가 야만적 파괴행위를 할 때 내세운 것은 계급간 적개심이었다.고(故)김선일씨 참수에 분노한 한국 네티즌들은 살해범들에 대한 적개심을 표출하고 있다.당연한 일이나 분노는 분노를 낳을 뿐이다. 굳이 종교적 사랑이 아니라도 이 악순환을 끊어줄 수 있는 것은 사랑뿐일 것.여인들이 한때 변심한 남자의 거시기를 가위나 면도날로 ‘참수’하는 일을 심심찮게 벌인 적이 있었다.이 또한 사랑 탓이었다고는 하나 이처럼 너무 원초적 사랑은 오히려 공포다..말이 오락가락해 욕을 먹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김선일씨의 유지를 받들어 이라크인들을 돕는 일로 ‘아름다운 보복’을 하겠다는 말을 한 것은 뜻밖이다.그의 언행을 계속 지켜볼 것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16)전통주 고집 배중호 국순당 사장

    몇년 전부터 소주,맥주,위스키처럼 백세주도 보통명사가 됐다.2002년쯤에는 백세주와 소주를 섞어서 마시는 ‘오십세주’ 바람이 불었다.백세주의 인기에 따라 생긴 현상이다.백세주 신화를 일으킨 국순당 배중호(51) 사장은 28일 “백세주를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주로 더욱 발전시켜 영국의 스카치위스키나 프랑스의 코냑과 같은 세계적인 명주와 비견할 만한 제품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배 사장은 최근의 판매부진도 인정하는 등 매우 솔직했다. ●9년만에 55배 성장 “과학적인 주조방법에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백세주가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백세주를 전국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 1994년의 매출액은 24억원이었으나,지난해에는 131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실적만 보면 손쉽게 성공한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지만 후발주자가 기존 벽을 뚫기는 쉽지 않다. “판매 초창기에 수도권 시장을 뚫어보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유통업소에서는 ‘손님이 찾으면 백세주를 팔아주겠다.’고 말하는데,백세주를 접할 기회가 막힌 소비자들이 어떻게 백세주를 찾겠습니까.직접 발로 뛰는 게릴라 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주·맥주·위스키를 선호했던 기존의 주류 유통망에 의존하지 않고 업소를 직접 파고든 ‘게릴라전략’은 맞아떨어졌다.처음부터 핵심상권 공략이 어렵다면 유원지 등 외곽지역부터 하자는 전략을 세웠다.영업사원 2∼3명이 서울근교를 비롯한 유원지의 업소를 다니면서 궂은 일을 도와줬고 친밀도를 높여갔다.메뉴판 만드는 것을 지원해주고 앞치마를 제공하는 등 외곽지역에서 도심,핵심지역으로 서서히 공략했다. “쉬기 위해,기분전환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외곽지역에 온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경향이 있지요.남한산성에서 처음 백세주를 마셨다는 소비자들이 꽤 많습니다.” ●운도 따랐지만 쉽지는 않았다 86년 아시안게임,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특히 젊은층에서 우리 것에 대한 애정도 높아졌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통주가 나오자,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았다.지난 92년 출시된 백세주는 생쌀을 가루내어 술을 담그는 국순당의 특허기술인 ‘생쌀발효법’의 작품이다.백세주에는 구기자 오미자 인삼 등 10가지 한약재가 들어 있다.특히 요즘 웰빙 붐이 불고 있으나,백세주는 이미 90년대에 웰빙의 혜택을 본 셈이다.건강을 생각하면서 순한 술을 찾는 경향이 확산된 것도 행운이었다. 97년 ‘보신탕을 당당히 먹자.’는 이슈를 들고 나왔다.배 사장은 “보신탕도 우리의 음식인데 차별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우리의 것인 보신탕과 백세주 간의 동질감을 뽑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일부 외국인들과 외국언론의 비난으로 수난을 받던 보신탕을 적극 옹호하면서 백세주의 인지도는 높아졌고,매출증대로 이어졌다. 후발주자인에다 공급구역 제한이라는 족쇄까지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전했다.국순당은 92년 경기도 수원에서 백세주를,강원도 강릉에서 흑주를 각각 생산했으나 판매지역은 제한됐다.강릉에서 흑주를 생산한 것은 당시 국세청에서 신규제조면허를 내주지 않아 기존 양조장업자의 면허를 샀기 때문(89년)이었다. 배 사장은 80년대 말부터 공급구역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건의를 수없이 했다.헌법소원도 냈다.“아마 백과사전으로 4권 정도나 되는 분량이 됐을 것입니다.공급구역제한은 소비자를 위한 게 아니라 생산자를 위한 제도였습니다.시장을 왜곡시키는 것이지요.” 94년에야 공급구역 제한이 풀어졌고,백세주는 그때서야 전국의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사실 국순당은 처음에는 술을 만들어 판매할 생각은 없었다.좋은 누룩을 써서 좋은 술을 만들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나와야 된다는 생각은 했지만,직접 만들 뜻은 없었다.그래서 80년대 말부터 좋은 술을 담그는 법을 가르쳐주겠다는 뜻을 많은 양조업자들에게 제시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체질강화로 어려움 극복” 앞만 보고 달렸던 백세주의 판매도 올들어 다소 부진하다.최근의 소비위축과 경기침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배 사장은 최근의 부진을 솔직히 시인하면서도,일시적인 대증요법이 아닌 정공법을 선택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경기도 나쁘고 소비도 위축되고….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상대적으로 싼 소주와 막걸리쪽으로 옮겨가는 경향도 있어 고가주인 백세주가 좀더 타격을 받는 면이 있습니다.물론 우리회사가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지요.소비자 입맛에 더 가까워지려는 노력도 필요하고요.기본을 갖춰나가는 노력을 하다보면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어렵지만 단기적인 대응안을 마련하기보다는 기업과 제품의 내재 가치를 높이는 체력보강에 주력하겠다는 게 배 사장의 생각이다.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다소 줄더라도 직원 교육과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려는 게 이같은 맥락에서다. ●“사업다각화는 시작이다.” 백세주에 대한 의존을 다소 줄이고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야심작으로 내놓은 게 ‘삼겹살에 메밀한잔’이다.백세주와 ‘…메밀한잔’은 약주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백세주가 안주 불문의 범용형 제품이라면,‘…메밀한잔’은 삼겹살을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특정 안주(삼겹살)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음식궁합을 맞춰 내놓은 술은 처음이다. “‘…메밀한잔’은 시간을 갖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하고 있습니다.신제품이 나왔으니까 바로 매출이 늘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일부에서 하지만,백세주만 해도 이른 시일 내에 성공한 것 같지만 10년은 걸린 게 아닙니까.무슨 일이든 1년만에 뚝딱 할 수는 없습니다.이 제품은 삼겹살을 찾는 고객 중 소주에 만족하지 않는 고객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백세주 마을’ 프랜차이즈 사업도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시작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주로 백세주를 팔지만,점심 때에는 백세비빔밥 등 일부 메뉴도 내놓아 백세주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게 ‘백세주마을’이다.“‘백세주마을’의 경우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것 같습니다.(본업이 아닌)음식서비스를 같이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세계속의 백세주로… “국내 주류 중 진로소주가 일본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지만 오사카 이남지역은 그렇지않다고 합니다.그만큼 까다로운 게 일본시장입니다.일본에는 3000여가지의 각종 술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매출증대라는 사업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백세주를 널리 알리는 차원에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일본은 저도주인 청주가 전체 주류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일본시장은 앞으로 개척할 게 남아있는 불모지입니다.” 국순당은 일본 내 보급을 위해 산토리위스키로 유명한 대표적인 주류업체인 산요물산과 특약점 계약을 체결,백세주 판매에 들어가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지난해에는 일본 내 백세주 팬클럽 역할을 담당할 1만명 규모의 ‘백세주 응원단’을 모집했고 올 2월에는 응원단 중 일부를 초청해 우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줬다. ●골프…바둑…그리고 요리 회사에 결정적인 피해가 될 정보를 제외하고는 경영결과를 직원들이나 고객,주주들에게 솔직하게 전해야 한다는 게 배 사장의 경영철학이다.배 사장이 강조하는 것은 정도경영과 투명경영.“골프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는 것은 골프가 갖고 있는 자기와의 싸움 때문입니다.또 바둑을 잘 두지는 못하지만 가끔 친구들과 한수 한수 즐기면서,다양한 경영전략들을 생각합니다.” 배 사장은 요리예찬론도 펼친다.“요리의 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알맞은 재료를 올바른 조리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재료의 양이나 순서가 틀리면 이미 요리는 맛을 잃어버리게 됩니다.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점을 요리를 하면서 많이 느낍니다.” 배 사장의 여동생인 혜정씨는 배혜정누룩도가 사장을,남동생인 영호씨는 배상면주가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경영측면에서는 국순당과 특별한 관계는 없다. 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배중호 사장은 배중호 사장은 2세 경영인이다.성격이 강한 편이라 부친(배상면 회장)에게 직언도 하는 스타일이다.용산고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술은 사양하지 않는 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는 부친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뜻에서 롯데상사에 들어갔다.하지만 2년 뒤인 80년 가업계승을 바라는 부친의 뜻을 받아들여 국순당의 전신인 배한산업에 입사했다.처음에는 누룩을 연구하는 연구소장을 맡았다.백세주가 세상에 나온 다음해인 93년 국순당 사장이 됐다.그때의 나이는 만 40세. 그가 전통주를 고집하며 외길을 걷는 것은 사라질 뻔했던 전통주를 부흥시킨 배 회장의 술에 대한 남다는 고집 때문이다.“술을 빚기 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합니다.거짓없이 술을 빚고 올바르게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전통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
  • [구정 이삭]

    ●가천의대 길병원은 22일 오후 1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응급의료센터 11층 가천홀에서 전립선질환에 대한 강의와 무료검진을 실시한다.(032)460-3330. ●수도권 채용박람회 인천편이 27일 오전 10시 인천 남구 도화2동 인천전문대학 체육관에서 열린다.22일부터 7월4일까지는 온라인(smba.humanpia.com)에서도 진행된다.(032)440-3842. ●인천시는 23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2005년도 예산편성을 위한 시민종합토론회를 개최한다.(032)440-2193. ●금천구는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장애인이나 독거노인들이 응급상황이나 통원치료를 받을 경우 차량을 무료 지원한다.(02)839-1365. ●성북구는 실업자와 취업준비생,주부 등을 대상으로 ‘구민 정보화 교육’을 실시한다.26∼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신청을 받는다.교육과정은 홈페이지제작과 컴퓨터기초,문서편집 등.(02)920-2921∼2. ●영등포구는 30일까지 구민회관에서 3개월 과정의 요리·제과제빵·미용·홈패션 등 10개 교실 수강생 330명을 모집한다.수강료 무료(재료비 본인 부담).(02)2635-3592. ●양천구 목3동 주민문화복지센터는 23∼30일 3분기(7∼9월) 수강생 400여명을 모집한다.고전무용·스포츠댄스·주부가요교실·단전호흡·서예·바둑·컴퓨터·한문·장구·게이트볼 등 10개 분야 13개 강좌.(02)2654-2671∼3. ●마포구는 관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10세 미만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인공달팽이관 수술비(2500만원)를 지원한다.희망자는 다음달 6일(화)까지 거주지 동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02)330-2630. ●서초구는 22일(화) 오전 10시 서초여성회관에서 정진희 세무사를 초청,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및 금융소득,종합과세,절세기법 등에 대한 공개강좌를 실시한다.수강료 1000원.(02)522-0291. ●양천구 보건소는 22일(화) 오전 10시 여의도성모병원 영양사를 초빙,이유식의 필요성과 제조법 등에 대한 강연을 개최한다.(02)2650-3574. ●서대문구 보건소는 22일(화) 오후 1∼3시 보건소 2층 물리치료실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한방진료를 실시한다.(02)330-1823. ●서초구는 24일(목) 오전 10시 까리따스방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장애청소년의 직업재활과 성교육 등에 대한 무료강좌를 실시한다.(02)522-6004. ●양천구 보건소는 24일(목) 오후 2시 생후 4∼30개월 된 아기 부모를 대상으로 아기 마사지 교실을 연다.(02)2650-3574. ●서초구 보건소는 25일(금) 오전 10시 고혈압 진단 및 치료,예방 등에 관한 무료강좌를 실시한다.(02)570-6587.˝
  • [구정 이삭]

    ●가천의대 길병원은 22일 오후 1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응급의료센터 11층 가천홀에서 전립선질환에 대한 강의와 무료검진을 실시한다.(032)460-3330. ●수도권 채용박람회 인천편이 27일 오전 10시 인천 남구 도화2동 인천전문대학 체육관에서 열린다.22일부터 7월4일까지는 온라인(smba.humanpia.com)에서도 진행된다.(032)440-3842. ●인천시는 23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2005년도 예산편성을 위한 시민종합토론회를 개최한다.(032)440-2193. ●금천구는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장애인이나 독거노인들이 응급상황이나 통원치료를 받을 경우 차량을 무료 지원한다.(02)839-1365. ●성북구는 실업자와 취업준비생,주부 등을 대상으로 ‘구민 정보화 교육’을 실시한다.26∼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신청을 받는다.교육과정은 홈페이지제작과 컴퓨터기초,문서편집 등.(02)920-2921∼2. ●영등포구는 30일까지 구민회관에서 3개월 과정의 요리·제과제빵·미용·홈패션 등 10개 교실 수강생 330명을 모집한다.수강료 무료(재료비 본인 부담).(02)2635-3592. ●양천구 목3동 주민문화복지센터는 23∼30일 3분기(7∼9월) 수강생 400여명을 모집한다.고전무용·스포츠댄스·주부가요교실·단전호흡·서예·바둑·컴퓨터·한문·장구·게이트볼 등 10개 분야 13개 강좌.(02)2654-2671∼3. ●마포구는 관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10세 미만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인공달팽이관 수술비(2500만원)를 지원한다.희망자는 다음달 6일(화)까지 거주지 동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02)330-2630. ●서초구는 22일(화) 오전 10시 서초여성회관에서 정진희 세무사를 초청,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및 금융소득,종합과세,절세기법 등에 대한 공개강좌를 실시한다.수강료 1000원.(02)522-0291. ●양천구 보건소는 22일(화) 오전 10시 여의도성모병원 영양사를 초빙,이유식의 필요성과 제조법 등에 대한 강연을 개최한다.(02)2650-3574. ●서대문구 보건소는 22일(화) 오후 1∼3시 보건소 2층 물리치료실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한방진료를 실시한다.(02)330-1823. ●서초구는 24일(목) 오전 10시 까리따스방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장애청소년의 직업재활과 성교육 등에 대한 무료강좌를 실시한다.(02)522-6004. ●양천구 보건소는 24일(목) 오후 2시 생후 4∼30개월 된 아기 부모를 대상으로 아기 마사지 교실을 연다.(02)2650-3574. ●서초구 보건소는 25일(금) 오전 10시 고혈압 진단 및 치료,예방 등에 관한 무료강좌를 실시한다.(02)570-6587.
  • [집시법 재개덩 찬·반 논란] 시민단체 주장 및 경찰입장

    ■“집회 자유 좋지만 행복권 존중해야” “인터넷을 통한 의사소통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활발한 우리 사회에서 도로를 막고 대형 확성기로 소음을 일으키는 현재의 집회·시위 문화가 괜찮은지 문제를 제기합니다.” 집시법 실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정보1과 김용인(42·경정) 2계장은 “집회의 자유만 강조된 나머지 헌법에 보장된 행복추구권,쾌적한 생활을 할 권리는 도외시되고 일반 시민들의 불편과 피해도 외면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그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경찰이 시민단체와 대립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김 계장은 “집시법은 의원입법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대한변호사협회,시민단체들의 의견이 충분히 제시됐고,법사위에 민주노총 소속 변호사가 출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 결코 밀실에서 만들어진 악법이 아니다.”고 단언했다.그는 “일선 경찰서에 내린 집시법 운용 기준을 통해 금지통고를 억제하고 법률 조항도 엄격하게 해석하도록 지침을 내려 경찰의 자의적 해석의 여지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김 계장은 “도로 행진도 도로의 여건,행진 규모,시간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허용할지 결정하며,학교와 군사시설 주변 집회도 학습권 등 보호법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허용된다.”면서 “질서유지인만 두면 도심을 행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세계적으로 입법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소음 규제가 지나치다지만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과 거리를 두고 소형 확성기를 여러대 설치하면 피해를 줄이고 집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김 계장은 특히 “시민·사회단체와 견해 차이를 좁혀 나가는 과정에 있으며 대립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입맛 맞는 집회만 골라 허가할 우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싫어하는 집회도 제대로 열리도록 하는 것이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진정한 취지입니다.”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 박석운(49) 집행위원장은 개정 집시법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소음 규제나 주요도로 행진 금지규정 등을 보면 경찰이 통제할 수 있거나 입맛에 맞는 집회만 골라서 허가할 수 있는 자의적 요소들이 대폭 담겨 있다.”면서 “집회는 허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청앞에서 열었던 기자회견을 떠올리며 “당시 경찰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자신들이 원치 않는 집회를 방해하는 것을 보면서 경찰의 편의적 법집행을 실감했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탄핵반대 촛불집회를 통해 개정 전부터 논란이 된 야간집회 금지규정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단언하고 “당시 바둑판처럼 질서정연하던 집회가 불법으로 규정됐던 점을 떠올리면 모두가 기본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시민들의 불편에 대해 집회 주최측이 ‘무조건적인’ 자유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주최측이 항상 조심해야 한다.”면서 “다만 시민들도 집회가 주는 불편함이 함께 짊어질 사회적 비용이라는 점으로 이해를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기 전에 우리 의견을 국무회의에 제출할 것이며 17대 국회에서 집시법을 재개정할 수 있도록 각 정당과 의원들에게 호소할 것”이라면서 “집시법 불복종 투쟁도 보다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 [에듀 in] 유니드림 ‘주인장’ 임근수교사의 진학 지도론

    유니드림(www.unidream.co.kr).대입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하나다.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유명하다.대입 관련 정보는 물론 진학상담까지,어느 사이트보다 꽉 찬 콘텐츠로 인기다.이 사이트의 ‘주인장’은 유명 강사도 전문 상담가도 아니다.진학지도를 통해서도 학교교육을 되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소리없이 노력하는 평범한 교사다.유니드림의 운영자,한국교원대부고 임근수(39) 교사가 학교교육과 사교육의 답답한 현실에 참고 있던 말문을 열었다. 유니드림을 만들게 된 계기는. -수시모집 제도는 고교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그러나 첫 수시 때부터 학생들이 정보가 없어 수백만원씩 들여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대필시키고 심층면접 과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모은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상담을 시작했다. 입시전문가로 알려졌는데,진학상담에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나는 입시전문가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내가 입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입시가 학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였기 때문이었다.노하우가 있다면 고3 담임을 오래 맡으면서 누구나 체득할 수 있는 것들이다.문제는 내 자식처럼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실전 경험을 갖고 있느냐의 차이 정도일 것이다. 진학지도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이다.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심어준다.대학입시는 단 한번뿐이지만 이를 배우는 태도와 자세는 평생 활용할 수 있다.어떤 한 주제에 대해 계속 질문을 하면서 연상작용을 일으키도록 해 스스로 생각하도록 지도한다. 교사들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데. -그렇지 않다.수시에 지원하는 학생은 한 반에 많아야 3분의1 정도로 10명 안팎이다.문제는 관심이다.교사들끼리 하는 농담이 있다.(웃음)문제있는 교사의 3가지 유형이 있다.‘부업형 교사’는 증권과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교사다.‘취미형 교사’는 테니스와 바둑 등 취미생활에 더 관심이 많은 교사다.‘승진형 교사’는 교감이나 교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다.극히 일부이겠지만 이들은 아무리 수업시간을 줄여줘도 아이들을 지도할 시간이 없다. 교사들이 왜 이렇게 무기력해졌나. -보수나 근무여건 탓이 아니다.이는 사교육 문제와 직결된다.학생들은 활발히 정보를 나누는 반면,교사들은 정보교류가 부족하다.학원수업 받느라 수업시간에 자는 아이들 때문에 교사들은 무기력해진다.교사들은 노력하다가도 점차 ‘내가 미쳤나.내가 왜 이 짓을 하나.’하는 생각이 들어 자포자기한다.교사들은 다시 학생들에게 외면당한다.악순환이다. 어떤 정보를 교류해야 하나. -진학지도 자료가 대표적이다.현재 학생·학부모의 욕망과 학교교육이 일치하지 않는다.학생들은 입시에 관심이 많은데 학교는 입시가 전부가 아니다.그러다 보니 입시에 대해 왜곡된 대책이 나온다.학원에서는 기능적으로 배치표를 보고 점수로만 어느 대학 갈지를 결정한다.그러나 학교는 여기에 아이들의 적성을 고려하고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학원에 빼앗긴 진로·진학지도부터 학교로 되돌리는 일이 시급하다.교사들이 정보교류를 위해 뭉쳐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이렇게 되면 교사도 의미를 되찾고 학교도 살아날 수 있다.교사들이 보람을 찾는 유일한 길이다. 정부의 사교육 대책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얘기들이 많다. -요즘 논란이 일고 있는 ‘교사평가제’는 자발적이 아니라 외부에서 끌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교사들이 문제가 많다 해도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제도적 장치 없이 이런 식으로 한다면 교사들은 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교사도 자발성이 필요하다.현재 평범한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할 통로가 없다.나는 특정 교원단체 소속 교사가 아니다.교육부가 입시정책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뿐이다.이를 위해 전국진학지도교사협의회를 준비하고 있다. 어떤 모임인가. -진학지도 정보를 나누기 위한 모임이다.전국 대부분의 지역에는 지역 단위의 진학지도 교사협의회가 있다.이런 모임들이 모여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교에서 정상적인 교과과정보다 입시문제에만 매달리니까 당연히 학원을 쫓아가지 못하고 어설픈 입시지도만 하게 되는 것이다.단 면접이나 논술이 교과과정을 지나치게 벗어나지 않도록 평교사들의 의견을 표출할 통로만 있으면 된다.협의회는 이처럼 정보교류의 장이나 의사표출의 통로 역할을 하려고 한다. 사교육 비중이 높아지면서 서울과 지방의 격차도 더 커지는 것 같다. -강남에 정보가 많다고 하는데 인터넷 덕분에 요즘에는 그렇지도 않다.문제는 언론이다.강남 정서만을 너무 많이 반영한다.강남의 조류를 일반화하는 것이 문제다.기자들은 모두 강남 학부모들인가.나는 강남의 정보가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정보가 홍수를 이루다 보니 왜곡된 정보 때문에 피해가 더 많다. 강남에 유명강사나 정보가 몰리는 것은 사실 아닌가. -강남 대치동이 교육열이 가장 높을 것 같지만 사실은 지방에서도 교육열이 강남보다 높은 곳이 많다.그 곳 학부모들은 ‘강남,강남’ 하면서도 실상을 잘 모른다.강남 학생들은 한 반의 3분의1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같은 평준화 지역이면서도 진학률이 강남보다 높은 곳이 많다.학부모를 상담하다 보면 ‘강사 누가 누가 유명하다.’며 얘기하는데 알고 보면 아닌 경우가 많다.강남을 동경할 필요 없다. 고교의 학력 수준에 따라 서류전형에서 차등을 두는 대학들의 ‘고교등급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도 많다. -대국민 사기극이다.교육부가 방관하고 있다.재작년 전국 고교 교사 300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73%가 ‘고교등급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교사들은 다 알고 있는데 교육부가 모른다니 말이 되나.요즘 고3 학생·학부모·교사들 가운데 고교등급제가 실시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교에 학력 차이가 있다면 이를 인정하더라도 공정하게 신입생을 뽑아야 한다.차라리 논술이나 면접을 강화해 실력으로 뽑아야 한다.대학별로 ‘왜 이 학생은 합격하고,다른 학생은 떨어졌는지.’ 서류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왜 어떤 학교 출신은 붙이고 어떤 학교 출신은 떨어뜨리나.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고액이면 최고’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강남을 동경할 필요도 없다.유명 강사의 기준은 이른바 ‘일류대’를 얼마나 보냈느냐는 것이다.하지만 가장 좋은 강사란 내 아이에게 맞는 강사다.성격과 스타일이 맞아야 효과도 있다.무조건 유명하다니까 시키려고 해서는 안된다.사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한다.그러나 기왕 시키려면 아이에게 맞는 강사를 골라야 하지 않겠나. 아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자발적인 인간이 성패의 관건이다.‘왜 공부해야 하는가.’하는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한다.상담할 때 아이를 끌고 오는 경우를 보면 100% 실패하더라.반대로 학생이 자발적으로 오면 반드시 성공했다. 동료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로 정보를 나누자.그리고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아이를 사랑하고 열심히 가르치겠다는 초심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었다.교사가 움직여야 한다.그것이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한 정답이다.교사가 움직이는데 수많은 제약이 있지만 결국 그 고리를 끊어야 하는 것은 교사다. 자녀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3학년 딸이 있다.변명 같지만 학원을 안 보냈더니 ‘친구가 없다.’며 자신들이 다닌다고 해서 보내고 있다.사교육비는 한 달에 둘 합쳐 40만원으로 평균치는 된다.사교육보다는 독서교육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편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이해찬 총리후보 지명] ‘실패한 교육개혁’ 격론 벌일듯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을 새 총리후보로 지명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정부가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20일 안에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본회의 인준투표를 진행해야 한다.여야는 열린우리당 7명,한나라당 5명,비교섭단체 1명으로 인사청문위원을 배분하는 문제에는 합의했지만 위원장 몫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특히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무난한 통과를 예상하고 있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전교조’가 9일 지명 반대 논평을 내고 학부모 단체들이 거센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변수다.청문회에 앞서 이 지명자의 공과와 정치권 안팎의 움직임을 짚어봤다. 이해찬 국무총리 후보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교육부장관 때 도입한 각종 교육정책이 핵심 이슈가 될 것 같다.열린우리당의 ‘방패’와 한나라당·민주노동당의 ‘창’이 맞서면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드러내 놓고 반대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이 지명자의 공과를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다.이 후보 개인에 대한 ‘점검’은 물론 노 대통령의 ‘코드인사’와 ‘개혁지상주의적 집권2기 구상’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 때마다 여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인신공격성 흠집내기보다는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정책적 판단력을 갖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의 주된 공격 ‘메뉴’는 ‘이해찬 세대’로 상징되는 교육개혁 정책들이다.특히 이 지명자가 지난 1998년 교육부장관으로 이 정책들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딸에게는 과외를 시킨 게 뼈아픈 약점일 수밖에 없다.2002년 8월 대선을 앞두고 ‘검찰이 병풍 유도발언을 요청했다.”고 말해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 등 설화(舌禍)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교육부장관 때 무모한 개혁의 후유증이 지금 교육현장에서 배움에 대한 경시와 교권 추락으로 남아 있는 점을 우려한다.”면서 “이 지명자가 교육개혁 실패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상생의 정치를 펼칠 의지가 있는지,뚜렷한 국가관이 있는지 냉정하고 엄격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청문위원은 당내 경제·교육·통일안보 전문가들로 구성된다.특히 교육분야 전문가인 초선의 이군현·이주호 의원 등을 전진 배치할 계획이다.이날 오전부터 인사청문위원 인선에 들어갔다.충분한 시간을 갖겠다는 전략이다.현 경제상황에 대한 이 지명자의 상황인식도 점검대상이다.‘경제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과 인식이 같은지,경제회생을 위한 복안이 뭔지 등을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입장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질문공세가 이어질 것 같다.민주노동당도 인사청문회를 단단히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김종철 최고위원은 “이 지명자가 현 시대가 요구하는 빈부격차 해소나 한반도 평화 등 주요 개혁과제 수행에 적임자인지,특히 교육부장관직을 수행할 당시 업무의 책임성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해찬 총리후보 지명자 약력 ▲1952년 7월10일 출생 ▲5선 의원(13∼17대) ▲덕수중,용산고,서울대 사회학과 졸 ▲민청학련 사건 투옥(1974)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투옥(1980) ▲민청련,민통련 등에서 민주화운동(1983∼1987) ▲서울시 정무부시장(1995) ▲새정치국민회의 정책위의장(1996) ▲15대 대선 기획수석 부본부장(1997) ▲교육부 장관(1998) ▲새천년민주당 남북정상회담지원 특위위원장(2000) ▲16대 대선 기획본부장(2002) ▲열린우리당 창당준비위 기획단장(2003)▲가족 부인 김정옥,장녀 이현주 ▲재산 6억 8776만원 ▲저서 ‘사회학적 상상력’,‘민주와 통일의 길목에서’ ▲취미 바둑,독서 ▲e메일 lhc21c@assembly.go.kr ˝
  • 안양시 19일 여성 바둑대회

    경기도 안양시와 안양여성바둑연맹은 오는 19일 시청 회의실에서 여성바둑대회를 개최한다.참가대상은 만 20세 이상 안양시 거주 여성으로 시 여성과(031-389-2482) 또는 평촌바둑교실(381-0586),관양바둑교실(384-2789) 등 3곳에서 15일까지 참가신청을 받는다. 대회는 갑조(3급 이상),을조(6급이상),병조(10급이상),정조(초보) 등 급수에 따라 조를 편성,진행한다. 이날 프로 바둑기사의 지도를 겸한 다면 대국이 열리며 부문별 입상자에 대한 시상은 다음달 3일 여성주간기념식장에서 있을 예정이다.
  • 치매예방에 알까기가 좋대요

    “치매 예방에는 ‘알까기’ 게임이 좋습니다.” 경기도 수원시는 21일 노인들의 실버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는 카롬(CARROM·일명 알까기) 게임을 노인정에 보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롬게임은 가로·세로 각 90㎝의 정사각형 판 모서리에 구멍을 뚫어놓고 손가락을 이용해 상대방 바둑알 모양(직경 4㎝,무게 15g)의 물체를 쳐 모서리 구멍에 넣는 경기로 ‘바둑 알까기’와 비슷하다. 시는 올해 4개 구청에 5개씩 모두 20개 노인정에 카롬 경기판 1개씩을 지원하고,반응이 좋을 경우 내년에는 관내 375개 경로당에 모두 지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일명 ‘알까기’ 경기가 치매방지와 장애인들의 정서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며 “우선 시범 운영해본 뒤 경로당과 장애인 복지회관 등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1년반만에 시트콤 복귀 김국진

    “뭐…다 그대로예요.일 열심히 하고,또 ‘다 잘될 것 같다.’고 좋게좋게 생각하려고 하죠.” 이혼 뒤 심경을 묻는 질문에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더듬더듬 말을 잇는 그.담담했지만 살짝 붉어진 눈망울만은 숨길 수 없었다.하지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말 한마디 한마디에 희망을 담는 모습을 보니,이제 안방극장에서 활짝 웃어 보일 때가 됐나 보다. 17일 첫 방송되는 KBS ‘달래네 집’(극본 최성호,연출 김종윤)으로 1년반 만에 시트콤으로 복귀한 개그맨 김국진.얼마전 이윤성과의 협의이혼으로 한동안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장본인이다.“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이제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돌아온 듯했다. ‘달래네 집’은 서울 근교의 한 동물병원과 애견미용실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가족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그리는 시트콤.달래는 동물병원장이 키우는 애견 이름이다.“황당무계한 사건 위주의 시트콤에서 탈피,평범한 가족들의 일상에서 건강한 웃음을 보여 주겠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제작의도.김국진은 이 시트콤에서 온순하면서도 의외로 ‘성격 있는’ 교배 전문 수의사로 출연한다. “예전에는 주로 당하는 역을 맡았지만 이번에 상대방에게 맞받아치기도 하는 캐릭터로 변화를 줬어요.물론 시트콤은 극이 흘러가면서 상황에 따라 캐릭터를 만들어가지만요.” 바둑이,불독,치와와 등 유독 강아지와 연관된 별명이 많았다는 그는 실제로도 케이블 애완동물 전문 방송 ‘펫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자타공인 애견인.하지만 동물을 좋아하면서도 연기 중에는 개에 물릴까봐 초비상이라며 웃었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출 배우는 대부분 정통 드라마 연기자.동물병원 원장으로 김용건,개털이 날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원장의 부인으로 김청,푼수기 다분한 부잣집 사모님으로 유지인,특전사 출신 애견미용실 사장으로 견미리가 캐스팅됐다.시트콤 연기라면 김국진이 한수 위일 것 같지만 아니란다.“처음엔 저의 독특한 억양 연기를 보고 ‘뭐 이런 연기가 다 있나.’하더니 금세 받아치고 나오시더라고요.오히려 제가 배울 게 많아요.” 그는 당분간은 시트콤 연기에만 주력하고,앞으로 더 출연할 기회가 온다면 “의미와 웃음이 잘 어우러진” 오락 프로그램 1편 정도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전에는 3번 정도 파악했던 대본을 이번에는 5번도 넘게 읽고 또 읽고 있어요.새로운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자문위원 칼럼] ‘심각한 저널리즘’의 퇴조/이재진 한양대 신방과 교수

    저널리즘적 시각에서 요즈음 우리 신문의 문제점을 여러가지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심각한 저널리즘’의 퇴조이다.다시 말하자면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각종 쟁점을 객관적이면서 심층적으로 다루어 그 맥을 제대로 짚어줄 수 있는 신문기사가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심각한 저널리즘’은 신문의 몫이었다.신문기자들은 심층성 있는 기사를 가장 중요한 저널리즘의 구성요소로 인식해 왔다.이를 위해 때로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취재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경우도 많았다.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요즘 신문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오히려 ‘심각한 저널리즘’은 방송으로 옮겨간 듯한 생각이 든다. 가끔씩 편파성 등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방송사들은 각 사의 간판 심층취재 프로를 통해서 ‘심각한 저널리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이처럼 신문의 ‘심각한 저널리즘’이 퇴색하게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심각한 저널리즘’이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와 관련된 소송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심각한 저널리즘’은 현장성과 영상적 스펙터클을 강조하는 방송이 담당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인격권 침해 소송이나 가처분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반면에 심각성이 약화된 신문은 지면의 대부분을 의사사건(pseudo events)이나 연예오락기사들로 채운다.즉,자연적으로 발생한 사건·사고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십성의 정치기사,홍보용 이벤트 기사,톱스타나 스포츠스타 또는 스타 정치인과의 인터뷰 기사,선정주의적 기사,누가 무슨 일을 하거나 어디에 참석하거나 하는 동정기사,그리고 오늘의 운세 등 장식적 성격이 짙은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다른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늘의 운세는 신문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언제부터인지 스포츠지와 종합일간지 구분 없이 거의 모든 신문에 오늘의 운세란이 자리하고 있다.일종의 오락거리로 분류되어 문화면에 싣는 경우가 많다.서울신문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한 주 동안 빠짐없이 문화종합면(또는 광고문화면 등)에 바둑,유머와 함께 오늘의 운세가 하나의 세트처럼 실렸다. 필자는 평소 오늘의 운세를 심심풀이 삼아 보지만 믿지는 않는다.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 것이다.그저 바둑이나 유머와 같은 수준의 오락거리로 생각한다.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면 이러한 콘텐츠가 신문의 심각성을 떨어트리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신문을 포함해서 여러 신문들을 자세히 읽다 보면 오늘의 운세처럼 없어도 되고 있어도 되는 가벼운 정보,또는 재미로 알아나 보라는 식의 정보들이 상당수 있음을 알 수 있다.물론 저널리즘의 구성요소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오락적 측면의 기사들도 어느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신문이 방송과 차별되는 것이 바로 정보의 양과 다양성,그리고 심층성이라고 할 때 심층성이 떨어지는 정보가 다수를 차지한다면 아무리 다양한 내용을 제공한다 해도 그 의미는 줄어들게 된다.방송의 경우 시청자들의 요구를 알고서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것을 시청자들이 알아서 선택해서 보라는 경향이 강하다.그렇기 때문에 신문은 더욱더 독자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그에 맞는 정보를 전하는 매체이어야 한다. 이재진 한양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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