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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원성진 7단 완승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원성진 7단 완승

    총보(1∼144) 이 바둑은 4월7일에 두어졌는데, 공교롭게도 이 바둑이 두어질 당시 두 기사는 한게임에서 진행되는 행현바둑리그전 결승에서 만나 7번기를 두고 있었다. 4월1,3일은 이영구 5단이 이겼고,4일은 원성진 7단의 승리, 다시 5일은 이 5단이 이겨서 3대1로 앞서 갔는데 6일과 7일에는 원 7단이 이겼다.3대3에서 벌어진 8일의 대국에서 이 5단이 이겨 4승3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고 보면 6일 밤과 7일 낮, 밤에 두 기사는 세 판을 둬서 모두 원 7단이 이긴 것이다. 일각에서는 공식 기전인 비씨카드배에서는 원 7단이 이기고, 비공식기전인 행현리그전에서는 이 5단이 이겼으므로 원 7단이 이득이라고 했지만, 그 다음주에 진행된 한국바둑리그 지명식에서 한게임팀은 행현리그전의 성적을 바탕으로 하여 이 5단을 1지명, 원 7단을 2지명으로 선발했다. 한게임팀에는 두 선수 외에 김성룡 9단, 김영삼 7단, 온소진 3단이 소속돼 있다. 이창호 9단과 같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탓에 당초 약체로 분류됐었지만, 현재 4승1무의 좋은 성적으로 당당히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탄탄한 팀워크라는 팀컬러로 최강팀이 된 한게임에 원 7단과 이 5단이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말할 나위 없다. 두 기사는 모두 한국바둑리그에서 4승1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 외에 온소진 3단도 4승1패, 김성룡 9단은 3전 전승, 김영삼 7단은 1승1패를 기록하는 등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게임팀이 한국바둑리그에서 초반 무적함대라는 소리를 들을 만한 놀라운 성적이다. 원성진 7단은 과거에 두텁게 두다가 한 방에 상대방을 잠재운다고 해서 ‘원펀치’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비씨카드배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기풍을 실험하고 있는 듯하다. 두터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초반에 먼저 실리를 챙긴다. 그리고 중반에 상대의 세력에 곤마를 띄운 뒤에 이 타개에 승부를 건다. 타개에 성공하면 이기고 대마가 잡히면 진다. 오늘 바둑도 이 코스로 진행됐고, 이영구 5단의 공격에 실수가 있자 곧바로 응징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아마추어들이 보기에는 참으로 위험한 기풍인데, 한때 조치훈 9단이 이 기풍으로 일본 바둑을 석권했다. 원 7단도 새로운 기풍으로 한국 바둑계를 점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6=48,59=33,62=48,65=33,68=48,71=33,78=48,80=33) 144수 끝, 백 불계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통하지 않은 위협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통하지 않은 위협

    제7보(128∼144) 7월3일 후지쓰배에서 박정상 7단이 중국의 저우허양(周鶴洋) 9단을 물리치고 우승했다.7월2일 별세한 현대 한국바둑의 아버지 조남철 9단의 가는 길에 후배가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하겠다. 백 128로 한 칸 뛰었을 때 흑 129로 차단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 이 백 대마가 곱게 연결해 가면 어차피 집부족이기 때문이다. 백 130으로는 (참고도1) 1에 두어도 무사하다. 그러나 흑 4의 단수를 한 방 얻어맞는 것이 기분 나쁘다. 그래서 백 130의 단수를 선수해 본다. 흑이 이어주면 뚫은 뒤에 흑에게 단수를 얻어 맞는 일은 없다. 그런데 흑이 131로 치받으며 백에게 삶을 강요한다. 흑 석 점을 따내면 백 대마를 잡으러 가겠다는 위협이다. 그러나 잠시 망설이던 원성진 7단은 백 132로 따냈다. 위협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다음 흑의 공격수단이 마땅치 않다. 흑 137의 보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흑 139는 마지막 노림수. 백 142로 (참고도2) 1,3과 같이 받아주면 흑 4로 차단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원 7단이 하변 백 대마를 버린 뒤에, 백 142로 대마를 살리고 144로 우하귀마저 살리자 승부는 결정됐다. 어쩔 수 없이 이 5단은 이 장면에서 돌을 거뒀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마지막 승부처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마지막 승부처

    제6보(105∼128) 흑이 하중앙 백 대마의 공격에서 큰 착각을 범하면서 형세는 백이 크게 앞서 있다. 백이 흑보다 월등히 집이 많은데 특별히 약한 돌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바둑도 많이 진행돼서 이제 미완으로 남아 있는 곳은 우변뿐이다. 따라서 흑은 우변에서 마지막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흑105는 적절한 응수타진이다. 백에게 107로 받아달라는 것. 이 교환은 흑에게 약간 이득이다. 유리하다면 참아달라는 주문이지만 원성진 7단은 그 주문에 응하지 않았다. 백106으로 곧장 반발하고 나섰다. 흑도 107로 찌르고 들어갔고 이렇게 된 이상 전면전은 피할 수 없다. 물론 백108로 (참고도1) 1에 둬서 흑 한점을 따내면 큰 싸움은 피할 수 있지만 흑2부터 9까지의 바꿔치기를 생각하면 우변에서의 손해가 너무 크다(백5=▲의 곳 이음). 이후 114까지는 외길수순. 흑에게 선택의 시간이 왔다. 다음 (참고도2) 흑1로 빠지면 5까지 귀의 백돌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백6이 선수여서 8까지 벌리고 나면 백의 우세에 변함이 없다.A로 끊기는 단점이 남은 것도 흑의 부담이다. 그래서 흑115로 나가서 127까지 연결한 뒤에 우변의 백 대마를 공격하는 데에 승부를 건다. 아직 귀의 백돌도 못 살았고 우변의 백 대마도 아직 확실하게 연결한 것은 아니다. 이른바 마지막 승부처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천상으로 간 영원한 ‘國手’ 한국바둑 개척 조남철선생 타계

    천상으로 간 영원한 ‘國手’ 한국바둑 개척 조남철선생 타계

    한국 현대 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9단이 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83세. 전북 부안 출신인 고인은 14세때 일본으로 건너가 기타니 미노루(木谷實) 9단의 문하생으로 입문한 뒤 1941년 한국인 최초로 일본기원 전문기사가 됐다. 44년 귀국해 이듬해 11월 서울 중구 남산동에 한국기원의 전신이자 현대바둑의 효시가 된 ‘한성기원’을 설립했고, 국내 최초의 신문기전인 1956년 국수전에서 초대 우승자가 된 뒤 9연패를 이룩하는 등 1950∼60년대 무적시대를 구가하며 한국 바둑의 초석을 마련했다. ‘기도보국(棋道報國)’의 원대한 뜻을 품고 현대바둑 개척에 나선 고인은 초창기 숱한 난관에 부딪쳐야 했다. 변변한 후원자를 찾지 못했던 한성기원은 1948년 조선기원으로, 이듬해 대한기원으로 개칭했으며 1954년 사단법인 한국기원,1969년 재단법인 한국기원으로 4차례나 명칭이 바뀌었다.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바둑판만 챙겨 피란길에 올랐던 고인은 1968년 종로구 관철동에 한국기원 회관이 건립되기까지 무려 16번이나 이사를 다녀야 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기원이 안정을 찾아가는 동안 국수전 9연패를 비롯해 최고위전 7연패, 초대 명인 등 통산 30회 우승을 기록하며 한국 바둑을 주도했다. 1955년 최초의 바둑 교재인 ‘위기개론(圍碁槪論)’을 출간하는 등 다양한 바둑책을 출판, 한국식 바둑용어를 정착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또 김인, 윤기현, 하찬석, 조훈현, 조치훈 등 후배들의 일본 유학을 적극 추진해 국내 바둑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한국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바둑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관문화훈장(1989), 운경상 문화언론부문상(1998)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충순(80) 여사와 딸 영수(54) 영민(51)씨, 아들 송연(49)씨 등 1남2녀가 있다. 발인은 5일 오전 9시 한국기원장. 빈소는 삼성서울병원.(02)3410-6915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바둑 두는 여자’ 중국계 佛 작가 샨사 내한

    “나는 중국인도 프랑스인도 아닌 코스모폴리탄(세계시민)입니다. 내 문학 또한 중국문학이나 프랑스문학이 아니라 세계문학이지요.” 소설 ‘바둑 두는 여자’‘여황 측천무후’로 널리 알려진 중국계 프랑스 여성 작가 샨사(34)가 지난 주말 내한했다.2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녀는 모국어인 중국어 대신 프랑스어로 인터뷰에 응했다. 소설의 영화화 작업을 위해 미국에 갔다가 중국에 거주하는 부모님을 뵈러 가는 길에 서울에 왔다는 그녀는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평소 한국 영화와 음식,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1972년 베이징에서 태어나 열일곱살 때 시집 ‘눈(雪)’으로 ‘북경의 별’로 선정되는 등 일찌감치 예술적 재능을 발휘한 샨사는 천안문 사태를 계기로 1990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프랑스 정부 장학금으로 철학을 공부하고, 화가 발튀스에게서 미술을 배우는 등 다방면으로 재능을 갈고 닦은 그녀는 1997년 프랑스어로 쓴 첫 소설 ‘천안문의 여자’로 단숨에 차세대 작가 반열에 올랐다. 시녀에서 황제의 자리에 오른 여장부의 일대기 ‘여황 측천무후’,1930년대 중일 전쟁을 바둑판에 비유한 ‘바둑 두는 여자’, 미국과 중국, 프랑스 3국의 스파이전을 다룬 ‘음모자들’ 등 샨사의 문학적 대상은 일반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간주되는 역사와 정치, 권력과 음모 등에 관한 것들이다. 샨사는 “어릴 때도 바둑, 장기, 카드 등 전략이 필요한 놀이에 열중했고,‘삼국지’ 같은 책을 즐겨 읽었다.”면서 “남성의 세계를 여성적인 섬세함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게 내 소설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소재로 한 전작들과 달리 앞으로는 세계 무대로 눈을 돌릴 작정이다. 차기작은 알렉산더대왕과 아마존 여왕의 사랑을 그린 ‘알렉산더와 알레스트리아’로 오는 9월쯤 파리에서 출간된다. 혹성의 외계인을 다룬 공상과학소설과 중세시대 이슬람전사에 관한 소설도 구상 중이다. 너무 영웅담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녀는 “나는 내 인생의 모델이 되는 인물을 창조할 뿐이다. 그것이 내 한계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독자 사인회(4·5일), 방송 출연, 국립중앙박물관 견학 등의 일정을 마친 뒤 7일 한국을 떠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세력 대 실리의 대결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세력 대 실리의 대결

    제2보(14∼32) 백14의 눈목자 걸침은 귀의 흑 한점에 멀리 떨어진 만큼 상대의 강한 공격을 애초에 예방한 효과가 있다. 그나마 가장 타이트한 수가 흑15의 협공인데 이때는 백16에 붙여서 처음 걸쳤던 백 한점을 사석으로 삼아 귀의 실리를 취하며 변신하게 된다. 흑17부터 23까지는 외길 수순. 다음 백24로는 가로 두는 정석도 있지만 백24의 곳이 워낙 실리로 커서 요즘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흑25로도 씌운 수는 15에 이어 타이트한 수.(참고도1) 흑1로 다가서서 8까지 양쪽 변을 모두 차지하는 정석도 널리 쓰이지만 이영구 5단은 오늘 세력바둑을 선보일 심산인 듯하다.29까지 아주 단단한 모양으로 하변에 세력을 구축했다. 좌상귀 정석에 이어 우하귀까지 흑 세력, 백 실리의 구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구도에 불을 붙인 수가 백30의 귀굳힘이다. 확실하게 실리를 챙겨 놓고, 흑이 한번 더 지키면 그때 부수러 들어가겠다는 작전이다. 하변이 커지는 것이 두려워서 (참고도2) 백1로 곧장 쳐들어가는 것은 하수의 발상이다. 백3으로 한칸밖에 벌리지 못하는 것도 불만인 데다 6까지면 하변 백 두점이 상당히 시달릴 것 같은 모습이다. 더구나 A 또는 B도 흑의 선수 권리. 흑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양상이다. 흑31로 하변을 크게 키우자 그때서야 백32로 멀리서 삭감한다. 이제부터 중반전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랭킹 10위권의 두 기사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랭킹 10위권의 두 기사

    제1보(1∼13) 두 기사는 모두 한국바둑랭킹 10위권에 랭크돼 있는 강자들이다. 이 바둑을 둘 당시인 4월의 랭킹은 이영구 5단이 9위, 원성진 7단이 10위였다.6월 현재의 랭킹은 원성진 7단이 9위, 이영구 5단이 11위다. 비슷한 성적으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인왕전은 출전에 제한이 있는 기전이기 때문에 두 기사는 출전 가능 선수들 가운데서는 모두 랭킹 3위 안에 드는 초강자들이다. 어떻게 보면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보이는 대국이 8강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두 기사는 모두 권갑룡 7단의 문하생으로 원성진 7단은 85년생, 이영구 5단은 87년생이다. 입단의 관문은 원 7단이 98년, 이 5단은 2001년에 통과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입단대회를 통과한 두 기사는 입단 이후에도 탄탄대로를 걸으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두 기사의 기풍은 모두 두터운 스타일. 특히 원 7단은 두텁게 두다가 기회를 잡으면, 한번에 승부를 결정짓는다 ‘원펀치’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풍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어느새 실리파로 변신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한편 이영구 5단은 전형적인 두터운 기풍. 먼저 도발하지는 않지만 상대방이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도 않는다. 특히 수읽기가 빠르기 때문에 속기전에서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제한시간 4시간짜리인 왕위전의 도전권을 따내는 등 각 기전에서 발군의 성적을 내고 있다. 백 6의 밑붙임은 실리를 좋아하는 기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정석. 이때 발빠른 기풍이라면 (참고도)와 같이 둘 텐데, 이 5단은 두텁게 흑 11,13으로 둔다. 초반부터 두 기사의 기풍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서울 자치구 새얼굴] 박성중 서초구청장 당선자

    박성중 서초구청장 당선자는 서울시 선후배 공무원들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부구청장으로 근무하던 곳에서 구청장에 당선된데다가 40대에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젊지만 그는 준비된 구청장이다. 서울시 일본 도쿄사무소장 시절의 경험과 부구청장으로 있을 때 ‘나 같으면 이렇게 할 텐데….’하는 것들이 쌓이면서 구청장에 대한 꿈이 싹텄다. 하지만 이번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주어졌고, 망설임이 뒤를 이었다. 특히 부인은 ‘가만히 있어도 10년은 공무원 생활 더 할 텐데….’라며 만류했다. 그 역시 “떨어지면 모든 것을 잃는데 꼭 나서야 하나라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출마를 결심했다. 기회는 왔을 때 잡지 않으면 다시 오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의 좌우명은 ‘일기일회(一期一會)’다. 한번의 기회도 소중히 한다는 불교 용어지만 그의 결단과 기묘하게 어울린다. 많은 공무원들이 이번 선거에서 이같은 망설임 끝에 포기했지만 박 당선자는 승부사적 기질로 목적을 이뤘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은 김구 선생이다. 모든 것을 다 이뤄 놓고도 내세우지 않고, 양보할 줄 알았던 그의 대범함과 대의 때문이다. 그는 칭기즈칸도 좋아한다.“‘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는 살아 남는다.’고 했는데 지금 적용해도 무리가 없어요.” 그의 이런 진취성은 어머니를 닮았다. 그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였고, 어머니는 살림을 하면서 40여 마지기의 농사를 지은 여장부다. “아버지가 52세에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4남매를 키웠어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10년간 모셨고요. 남해군에서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또 다른 동반자는 부인 김미화(47)씨다. 학교 축제 때 만났다.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소개팅에 나갔다가 만났다. 행정고시 2차 준비 와중에도 쫓아 다닌 결과 결혼에 골인했다. 지금도 잘 만났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단다. 서초구에 3년이나 있었지만 그의 준비는 꼼꼼하다. 인수위원회도 5일 동안 보고를 받았다. 대신 단순 보고보다 부구청장 시절 생각해 뒀던 보완점을 제시한다. “주민 참여가 떨어지는 행사는 고치려고 해요. 음악회와 벼룩시장도 구민 중심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그는 “민원인이 구청을 찾아 한번에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하는 일만은 재임기간에 반드시 고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층 종합민원센터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동사무소도 3개를 하나로 묶어 종합민원센터로 만들고, 기존 동사무소는 도서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당선되자 곧바로 시골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 부친 묘소에 참배했다. 그리고 또 찾아간 곳이 있다. 고양시 벽제에 있는 코미디언 고 김형곤씨 묘소다.“아는 언론인 소개로 만났는데 친하게 지냈어요. 아이디어를 얻으면 내게도 5만원이든 10만원이든 아이디어료를 주는 프로였어요. 어려워도 어려운 내색을 안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는 구청장에 당선된 후 달라진 것은 없는데 하루 500여통의 전화와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에 대한 답신을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지면을 통해 대신 양해를 좀 구했으면 합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프로필 ▲출생 58년 경남 남해군 서면 ▲학력 경남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행정학과(박사), 일본와세다대학교 대학원 수료 ▲경력 행정고시 23회, 서울시 행정·교통기획과장, 공보관·시정기획관, 대통령비서실 민정·행정비서실 행정관, 서초구 부구청장 ▲수상 대통령 근정포장 ▲가족관계 부인 김미화씨와 2녀 ▲취미 등산, 테니스, 바둑 ▲기호음식 가리지 않음 ▲존경하는 인물 김구 ▲좌우명 천망회회 소이불루(하늘의 그물은 넓고 크지만 결코 새는 법이 없다)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강동윤 4단,4연패에 종지부를 찍다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강동윤 4단,4연패에 종지부를 찍다

    총보(1∼183) 살아 있는 기성(棋聖)으로 불리는 우칭위안(吳淸源) 9단은 일찍이 ‘바둑은 조화’라고 정의 내린 바 있다. 여기에서 ‘조화’라는 단어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실리’와 ‘세력’의 조화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바둑에서 실리와 세력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실리를 취하다 보면 엷어져서 상대에게 세력을 허용하게 되고, 세력을 구축하려면 상대에게 실리를 내줘서 집이 부족하다. 기풍도 그와 연관성이 있다. 근본적으로 실리를 좋아하지 않는 프로기사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구분을 짓자면, 실리형과 세력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바둑계를 호령한 대표적인 1인자의 계보를 살펴보면 조남철 9단은 실리파, 김인 9단은 두터움을 중시하는 중후한 기품, 조훈현 9단은 가공할 전투 능력을 지닌 실리파, 이창호 9단은 탁월한 계산 능력을 지닌 두터운 기풍이다. 이처럼 상극의 기풍을 지닌 기사가 교대로 1인자의 계보를 잇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바둑계에서 이창호 9단을 가장 괴롭히고 있는 두 기사는 이세돌 9단과 최철한 9단이다. 그 중 이세돌 9단은 공격형 실리파, 최9단은 전투적 실전파이다. 이 바둑의 두 기사를 기풍으로 굳이 비교하자면 김주호 6단은 이창호 9단과 유사하고, 강동윤 4단은 이세돌 9단과 흡사하다. 그런데 김6단이 강4단의 천적 노릇을 톡톡히 하며 그 동안 4연승을 거두고 있었다. 이 바둑은 두 기사의 기풍이 잘 드러난 한판이다. 초반 흑이 무수히 잽을 날리며 도발했지만, 그때마다 김6단은 잘 참으며 기회를 엿봤다. 그러다가 흑73으로 무리해왔을 때 백74로 반발하여 흑 석 점을 잡아버렸다. 단 한번의 반발이었지만 그것으로 승기를 잡은 것이다. 또 다시 김6단이 강4단의 천적 구실을 톡톡히 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때부터 김6단은 몸을 사렸고, 강4단은 끊임없이 도발해왔다. 마침내 백138이라는 패착이 등장했고, 이어서 백142의 어처구니없는 착각이 등장하면서 바둑은 순식간에 흑쪽으로 기울었다. 강동윤 4단이 준결승에 진출함으로써 신예연승최강전,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우승에 이어서 신예대회 3대 기전 통합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98=89) 183수 끝, 흑 불계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서울 자치구 새얼굴] 맹정주 강남구청장 당선자

    [서울 자치구 새얼굴] 맹정주 강남구청장 당선자

    ‘기획2과장, 사회개발기획과장, 자금기획과장, 종합기획과장….’ 맹정주(59) 서울 강남구청장 당선자는 경제기획통이다. 기획의 달인(?)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맹 당선자는 경제기획원에서 기획 관련 과장은 모두 거쳤다. 국장까지 포함하면 ‘기획’자 붙은 부서는 5∼6번쯤 맡았다. ●지연·학연 따지지 않는 스타일 특히 종합기획과장은 1960∼80년대 한국경제를 견인했던 경제기획원 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리다. “20대에 3차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참여했어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는 시대가 됐는데 나도 톱니바퀴 가운데 하나였다고 자부합니다.” 맹 당선자는 어느 면에서는 실패(?)한 경제관료이다. 물론 조달청 차장(98년)과 국무총리실 경제행정조정관(99년) 등을 지냈다. 하지만 경제기획원 종합기획과장을 거친 전임자들이 대부분 장·차관의 길을 걸었던 것에 비하면 그는 좀 다른 궤적을 그렸다. 관료사회에 존재하는 줄서기와 지연·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스타일 때문에 ‘물먹었다.’는 표현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는 자기 소신이 강하다. 옳다고 생각하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방식을 고수한다. 강점이자 단점이다. 지방선거 출마는 이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 처음에는 출마는 생각지도 않았다. 순탄한 길을 걸었고, 순탄한 길이 보장된 삶이었다. 그를 선거판에 끌어낸 것은 세상이었다.“어렵게 이만큼이나마 일궈 놓았는데 언제부턴가 세상이 기대와 다르게 돌아가고 있어요. 그냥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어요.” 고향에 출마할까 생각도 했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경제기획원과 국무총리실 등에서 쌓은 경험을 살리려면 서울에서도 강남이어야 했다. ●존경받는 강남 만들 터 그는 강남의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확충에 주력할 계획이다. 전일보육 제도 도입, 감세정책, 중기 활성화 전략, 문화공간 확충 등의 시책들이 대기중이다. 하지만 가장 하고 싶은 것은 강남의 왜곡된 이미지를 바꾸는 것. “강남을 한국의 존경받는 대표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는데 국회의원이 낫지 않느냐.’고 묻자 “국회의원은 너무 정치적이어서 구청장을 택했는데 선거는 역시 정치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선거를 치렀다. 공천에서부터 선거운동은 쉽지 않았다. 하루에 점심·저녁 자리를 5∼6곳씩 찾아다녔는데 정작 저녁 때 보니 점심을 굶었더란다. 고된 선거운동에 힘이 되어준 사람은 부인 서창옥(연세대 의대 치료방사선과) 교수다. 처음에는 “무슨 출마냐.”고 반대하더니 막상 출마를 하자 적극 도와줬단다. 연애(중매+연애)시절 “매일 생사를 넘나드는 암환자들을 대하다 보니 웬만한 일에는 속상해하지 않는다.”는 말에 ‘이 여자와 결혼하면 마음고생은 안 하겠구나.’싶어 결혼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눌변에 표정도 굳은 편이다. 하지만 겉과 달리 부드럽고 섬세하다. 천안 광덕면에서 태어난 ‘촌놈’ 때문인지도 모른다. 은행원인 아버지 덕에 온양온천·영동·합덕·덕수초등학교 등 초등학교 4곳을 다녔다. 담임도 12명이나 된다. 서울로 올라오기 전 4·5·6학년을 다녔던 영동초등학교 동창들은 지금도 자주 만난다. 주량은 소주 한병. 지금도 경제기획원 공보관 시절(92년) 만났던 기자들과 가끔 소주잔을 기울이곤 한다. ■ 프로필 ▲출생 47년 천안 ▲학력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학석사) ▲경력 행시10회, 경제기획원 공보관·예산총괄심의관·정책조정국장, 재정경제원 국고국장·국민생활국장, 조달청 차장, 국무총리실 경제행정조정관, 한국증권금융 사장 ▲수상 녹조근정 포장 ▲가족관계 서창옥씨와 1녀 ▲취미 서예, 바둑 ▲기호음식 청국장 ▲존경하는 인물 김재익 전 청와대경제수석 ▲좌우명 진인사대천명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8개국 어린이 바둑 국수전

    대한생명은 21일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 8개 국의 바둑 애호 어린이 1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국수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는 27일까지 대한생명과 한국기원 홈페이지, 대한생명 지점이나 영업소에서 신청하면 된다. 실력에 따라 6개 부문으로 나눠 다음달 1∼17일 지역별 예선을 거치며 8월 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본선을 진행한다. 우승자에게는 장학금과 상장이 수여된다.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새로운 느낌의 고풍형 정석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새로운 느낌의 고풍형 정석

    제1보(1∼27) 8강전쯤 되면 모두 우승후보들만 남아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바둑의 대국자들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들이다. 상대전적은 김주호 6단의 4전 4승. 김6단이 강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강동윤 4단의 실력을 감안하면 강4단의 연패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일방적인 승패가 나오는 이유는 실력 이외에 기풍이라는 면에서 상극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강동윤 4단의 기풍은 극단적인 실리파.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실리를 탐하는데 그러다가 종종 대마가 위기에 몰리곤 한다. 그런데 그러한 위기를 탁월한 전투와 타개 솜씨로 해결한다. 그런 면에서 기풍이 이세돌 9단과 상당히 닮아 있어서,‘리틀 이세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이세돌 9단은 강4단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며, 장래 한국 바둑계를 짊어질 재목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편 김주호 6단의 기풍은 두터운 실리형. 즉 과거 전성기의 이창호 9단과 같은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기풍의 특성은 실리를 좋아하지만 자신의 돌이 엷어지는 것을 상당히 꺼려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급적 전투보다는 타협을 통해 바둑을 장기전으로 이끌어간다. 당연히 형세판단과 끝내기에 강하다. 기풍이 상당히 대조적인데 어느 기풍이 어느 기풍에 상극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강4단의 입장에서는 김6단은 넘어야 할 벽임에는 틀림없다. 백4,6의 향소목은 고풍적인 포석.60년대 일본바둑에서 많이 두어졌었다. 그에 이어진 흑5의 걸침에 백6으로 협공했을 때 흑9로 두면 이하 18까지의 정석이 이루어지는데 이 정석도 전형적인 고풍형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고풍형 정석과 현대형 정석의 차이점은 속도에 있다. 과거의 정석은 한 부분에서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대형정석이 등장하면 바둑판의 4분의 1이 결정된다. 반면 최신 정석은 부분전을 확실히 마무리 짓지 않고 다른 변과 귀에 있는 돌의 기착점을 의식해서 발 빠르게 변과 중앙으로 전개해 나간다. 그러나 고전 정석이라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바둑처럼 오래간만에 등장하니 오히려 더 신선한 느낌이다. 흑19에 걸쳤을 때 백20으로 협공해서 27까지 이 역시 고풍형 정석, 정말 새로운 느낌의 포석진행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 행운의 반집승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 행운의 반집승

    총보(1∼218) 전세계가 월드컵 열풍에 빠져 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만들었던 우리나라의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가히 전세계 최고일 것이다. 신문, 방송은 물론이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까지 월드컵으로 도배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기사들 가운데에도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아서 오래 전부터 ‘비마회(飛馬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수시로 모여서 훈련도 하고, 시합도 한다. 그러나 월드컵 기간 동안 모든 공식 시합을 중단할 수는 없다. 당연히 모든 대국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다른 나라 시합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나라 팀의 시합이 있는 다음 날 바둑을 둬야 하는 프로기사들은 정말 죽을 맛이다. 호기심을 억누르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주변의 응원 함성이 마음을 산란하게 한다. 아마도 현재 시험을 준비하느라 문 걸어 잠그고, 공부하는 수험생과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본국은 축구로 따지자면 5:5 정도의 대량 득점이 난 상태에서 승부차기에 들어간 바둑이라고 하겠다. 서로 대마를 잡고 잡히는 대 바꿔치기를 하여 무량대가를 만든 뒤에 반집승부가 나오는 것을 보면, 승부의 아이러니를 느낀다. 초반 포석은 흑이 기선을 잡았다. 흑53으로 우변 백 대마를 공격할 때까지만 해도 흑의 기세가 높았다. 그러나 백54로 붙였을 때 58의 곳을 하나 젖혀두지 않은 흑55의 실착으로 백은 금방 위기를 탈출했다. 이후는 오히려 백의 페이스. 흑의 잔 실수가 여러 번 나오면서 조금씩 백이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흑103이라는 결정적 실착이 등장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백104로 공격해서 하변 흑 대마를 잡아서는 백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흑도 117의 반격을 펼쳤지만 김기용 3단은 냉정하게 상변을 버리고 좌변을 지키는 바꿔치기를 감행해서 무난히 마무리짓는 듯싶었다. 그런데 흑139의 단수 때 141의 곳에 두지 않은 백140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151까지 7집을 손해 봐서는 다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마지막 패착인 백166으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진시영 초단에게는 행운과 같은 승리이다. (170=29,204=200,207=201,209=202,210=200,218=201) 192수 끝, 흑 반집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최후의 패착,백166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최후의 패착,백166

    제7보(166∼191) 상변 흑집과 좌변 백집은 각각 100집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그런데 바둑은 반집을 다투는 초미세한 국면이다. 그렇다면 40초 초읽기의 짧은 시간 속에서 대국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마도 알고 있을 것이다. 빠른 계산으로도 알겠지만 평소의 훈련에 의해 지금 바둑이 극미한 승부라는 것을 감각적으로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짧은 시간을 계가하는데 투자한 탓인지 백에게서 마지막 실수가 튀어나왔다. 백166으로 한점을 따낸 수가 패착이 되고 말았다. 정수는 (참고도1) 백1로 치받는 것이었다. 흑의 정수는 3으로 후퇴하는 것인데, 그것은 진다. 따라서 집으로 손해 보지 않으려면 흑2로 잇고 버텨야 하는데 백3의 치중부터 9까지를 선수한 뒤에 백11로 막으면 상변에서 수가 난다. 흑12로 넘으면 백13을 선수하고 15로 뚫어서 흑돌이 거꾸로 잡힌다. (참고도2) 백1로 둘 때 흑2로 버티는 수가 최강수이지만 백3부터 11까지를 선수한 뒤에 역시 13,15로 끊는다. 그러면 흑이 자충에 걸려 23까지 상변 백 대마가 산다. 백166이 패착이라면 흑167이 승착. 그리고 흑179,181이 결정타로 흑189를 선수하여 1집을 이득 봐서 흑승이 결정됐다. 남은 잔 끝내기는 총보에서 소개한다.(170=▲) 유승엽 withbdk@naver.com
  • [책꽂이]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박준 지음, 넥서스북스 펴냄)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방콕의 카오산 로드(Khaosan Road). 이 곳엔 여행을 일상처럼 즐기는 배낭여행자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카오산엔 독특한 패션이 있다. 삼륜차 택시인 ‘툭툭’이 쉴새없이 지나다니는 길가에선 다양한 색깔의 실과 머리카락을 섞어 땋은 레게 머리를 볼 수 있고, 거리 곳곳엔 뜨거운 밥 말리의 음악이 흐른다.1만 3000원.●페페로니 전략(옌스 바이트너 지음, 배진아 옮김, 더난출판 펴냄) 직장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건강한 공격성을 강화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영트레이너인 저자는 공격성을 톡 쏘는 매운 맛을 내는 식품인 페페로니에 비유하며 자신의 공격지수를 시험해볼 수 있는 ‘페페로니 지수’를 제시한다. 페페로니 지수는 달콤하기만 한 맹탕 파프리카형 인간인지, 맵싸한 페페로니형 인간인지, 무자비한 권력 뱀파이어인지 단계별로 알려주는 공격지수 테스트. 페페로니를 비롯한 고추과의 식물이 캡사이신을 만들어내는 것은 자신을 다른 동물이나 식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다.9000원.●마케팅 상상력(김민주 지음, 리더스북 펴냄) 친환경기업으로의 이미지 쇄신은 물론 매출과 수익 신장까지 가져온 GE의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전략,2차세계대전 당시 60여개나 되는 이동형 공장을 만들어 군대와 함께 이동하며 유럽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한 코카콜라의 전쟁마케팅, 전세계를 경쟁자로 보고 대중적인 미술관을 지향해 위기를 극복한 구겐하임미술관…. 이들은 모두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혁신을 이끌어내고 성공을 일궈냈다. 바로 마케팅 상상력 덕분이다. 마케팅에 날개를 달아주는 100가지 착상을 소개.1만 3000원.●CEO 김재우의 30대 성공학(김재우 지음,21세기북스 펴냄)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실행은 한수 한수에 집중함으로써 작든 성공들을 모아 나가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뜻이 담긴 바둑용어다. 아주그룹 부회장인 저자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자기개발.“오직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는 인텔 공동 창업자 앤드루 그로브의 말을 인용하는 저자는 마치 정신착란증에 걸린 사람처럼 늘 건강한 긴장감이 몸에 밴 사람만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30세 노인도 있고 70세 젊은이도 있다는 말도 들려준다.1만원.●1등아이 성격 부모가 만든다(노혜진 펴냄, 무한 펴냄) 아이는 이유없이 울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서포터스 역할을 할 뿐이지 선수가 될 순 없다. 격한 감정에서 내뱉는 한마디가 아이의 성격을 파고드는 폭력 바이러스가 될 수 있다. 성격진단 카운슬러인 저자는 경구와도 같은 말을 통해 아이들이 바른 성격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9800원.●때론 길을 잃어도 좋다(윤세영 지음, 김녕만 사진, 사진예술사 펴냄) “나는 어제와 오늘의 존재만 믿는다. 내일은 오늘이 되었을 때만 의미가 있을 뿐. 오늘 죽은 자에게 내일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월간 사진예술 편집장인 저자는 우리에게 마치 오늘을 잡으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찰나적인 삶을 살라는 얘기는 아니다. 일상의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되 때론 에둘러 길을 갈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촐한 사진들이 글의 분위기를 띄운다.1만 2000원.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 백,타개에 성공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 백,타개에 성공

    제3보(53∼87) 흑53의 씌움으로 우변 백 일단은 완벽하게 갇혔다. 외곽으로의 탈출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백 대마는 잡힌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우선 백54로 건너붙이는 수가 맥점이다. 이 수로 일단 흑 한점이 거꾸로 잡혔다. 그러나 잡혀 있는 흑 한점이 백 대마의 급소를 치중한 격이어서 백은 이 흑 한점을 잡고도 미생이다. 그런데 진시영 초단은 백 대마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갑자기 손을 빼서 흑55로 지켰다. 이 수는 또 무슨 뜻인가? 흑55는 좋게 표현하면 조심성이 많은 수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연약한 수이다. 즉 이 수로는 (참고도) 흑1로 젖혀야 했다. 백2로 받을 때 흑3에 지켜도 충분했다. 물론 흑A로 계속 밀어서 백 대마를 계속 몰아붙일 수도 있지만 그때는 백B, 흑C, 백D로 끊고 싸움을 걸어오는 수가 두렵다. 실전 흑55도 그 싸움을 피한 것이지만 그래도 젖힘 한수 정도는 선수해야 했다. 백56,58로 젖혀 이어서는 우변 백 대마가 확실하게 살았다. 더구나 백가도 선수이기 때문에 흑은 중앙 백 두점을 공격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흑59로 지켜둔 것인데 백60으로 뛰어나가니 모든 백돌이 연결돼서 타개에 성공한 모습이다. 곤마로 쫓기면서 위기에 처했던 백돌들이 모두 수습되면서 형세는 다시 원위치. 오히려 흑이 덤의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더구나 흑67이 약간의 실수. 흑나, 백다의 교환을 하고 둬야 했다. 백68,70이 날카로운 반격으로 76까지 흑 두점을 역으로 잡아서는 기분 좋은 흐름이다. 그러나 진초단도 중앙의 두터움을 바탕으로 87에 한껏 다가서서 아직은 팽팽한 바둑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2회전] 양곤마 타개하기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2회전] 양곤마 타개하기

    제2보(24∼53) 백24의 걸침에 흑25의 처진 날일자는 우리나라 고유의 응수법이다. 즉 현대바둑이 보급되기 전에 두어졌던 순장바둑에서 즐겨 사용하던 수이다. 이 수는 상대 돌의 근거를 위협하면서 귀의 실리를 크게 확보하겠다는 뜻, 매우 실전적인 수이다. 이 수에 대한 대응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두가지이다. (참고도) 백1로 받고 5까지 상변을 차지하는 것이 한가지이다. 백돌이 단단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우상귀 흑집이 너무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지금이라면 흑도 이렇게 두겠지만 이 구도가 싫다면 흑도 2로 A에 협공하는 수도 있다. 백의 또 다른 대응수는 실전처럼 귀쪽으로 대응하지 않고 26으로 가볍게 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실전처럼 두는 경우가 더 많다. 백26과 같이 돌이 높게 위치하면 흑27로 다가서고 싶다. 이때를 기다려서 백28로 쳐들어가는 것이 이 수법의 특징인데, 흑31로 백돌이 양쪽으로 분단되는 단점이 있다. 만약 양쪽 백돌을 모두 깨끗하게 수습할 자신만 있다면 모르지만 타개에 자신이 없는 아마추어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형태이기도 하다. 양곤마는 수습이 굉장히 어렵다. 이것은 프로기사들에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고수들은 항상 자신의 돌이 양곤마로 쫓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곤 한다. 실전은 스스로 양곤마를 자초한 꼴. 일단 우변쪽 대마를 수습하다가 흑45로 상변에 총부리가 겨눠지자 곧바로 52까지 상변을 수습한다. 그러나 그 동안 흑53까지 우변 백 대마는 흑의 포위망에 갇히고 말았다. 그렇다면 김3단은 이 우변 백 대마에 대한 수습책을 갖고 있는 것일까? 유승엽 withbdk@naver.com
  • LG전자 ‘아름다운 나눔행사’

    김쌍수 부회장은 평소 애지중지하던 수십만원짜리 몽블랑 볼펜을 선뜻 내놓았고, 어떤 임원은 이창호 프로기사의 사인이 있는 바둑판을 들고 나왔다. 김영기 HR부문 부사장은 몸을 보탰다. LG전자가 지난 10일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전국 12곳에서 ‘LG전자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를 열었다. LG전자 임직원들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애장품을 내놓고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는 행사다. 이번이 3번째로 3만 2000여명이 4만 5000점을 내놨다.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행사에서는 김 부회장의 몽블랑 볼펜과, 도자기, 바둑판 등이 즉석 경매에 부쳐졌다.LG세이커스 소속인 현주엽, 조상현, 김훈 선수 등도 지난 시즌 입고 뛰었던 유니폼과 농구공을 기증하고 직접 판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기증한 자필 사인볼도 즉석 경매에 부쳐졌다.행사의 판매 수익금은 전액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쓰여진다. 자원봉사자로 나선 김 부사장은 “임직원 모두가 이웃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며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고 말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 허영호 5단,4강 진출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 허영호 5단,4강 진출

    총보(1∼192) 이희성 6단과 허영호 5단의 상대 전적은 이 바둑을 두기 전까지 이6단의 3전 전승. 따라서 바둑을 두기 전에 이6단은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반면 허5단은 “제가 어떻게 이기겠어요?”라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정말로 허5단은 자신이 없었을까? 아마 속으로는 ‘이번에야말로 본때를 보여줘서 그동안의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었을 것이다. 승부사에게 있어서 자신감은 필수이다.‘반전무인(盤前無人)´ 이라는 말이 있듯이 바둑판 앞에 앉으면 상대가 천하의 이창호 9단일지라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바둑을 둘 수 있는 두둑한 뱃심이 있어야 바둑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보다 조금 더 세다고 해서 미리 주눅이 들어 있으면 그 바둑은 이미 두기도 전에 승부가 난 것이나 다름없다. 허5단이나 이6단이나 모두 얌전한 집바둑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6단이 초반부터 지나치게 실리만을 추구해오자 허5단은 중반에 작전을 바꿨다. 우변 백56의 키워죽이는 맥점을 구사한 허5단은 백60으로 우변 흑 대마를 공격하며 우세를 잡았고, 흑이 좌변에서 승부수를 던지자 백104의 날카로운 치중으로 흑 대마를 그로기로 몰아넣었다. 계속해서 백120이 승부를 결정 지은 승착. 이 수로 좌변과 중앙의 흑 대마 중 하나는 무사할 수 없게 됐고, 결국 좌변 흑 대마를 잡았다. 사실 이때 흑이 항복해도 무방한 국면이었지만 아쉬움이 컸던 이6단은 이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승부를 뒤집기 위해 노력하다가 우변 흑 대마마저 잡히자 돌을 거뒀다. 물론 우변 흑 대마는 허5단이 잡았다기보다는 이6단이 잡혀줬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본래 흑 대마는 살아 있었던 돌이었는데 이6단이 무리하게 중앙의 흑돌을 연결해 오는 동안 약점이 노출되었고, 게다가 보강해야 될 국면에서 여러 차례 손을 뺐기 때문이다. 원래 고수의 대마는 수를 못 봐서 잡히는 게 아니라, 형세가 대마를 잡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어쨌든 이 바둑을 이겨서 허5단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작년에는 김동희 2단에게 아쉬운 반집패로 탈락했었는데, 과연 올해에는 어떤 성적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192수 끝, 백 불계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 실리파 기사의 강력한 공격력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 실리파 기사의 강력한 공격력

    제4보(77∼104) 실리파 기사들은 대체로 공격보다는 타개를 잘 한다. 두 기사는 모두 실리파 기사이므로 아마도 공격보다는 타개쪽이 더 적성에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바둑의 내용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어 있다. 공격을 하지 않으면 무조건 지는 바둑이 된다면 아무리 잘 참는 실리파 기사일지라 하더라도 공격의 칼을 뽑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흑은 좌상귀와 우상귀, 그리고 우하귀에 실리를 챙겼지만 중앙과 우변에 곤마가 있다. 그 와중에 흑77로 좌변까지 욕심을 냈다. 하긴 지금 상황에서 좌변이 전부 백집이 된다면 아무리 도처에 흑의 보가가 있더라도 바둑을 이길 수 없다. 백78로 돌을 갈라오자 81까지 좌변에서 간단하게 틀을 잡는다. 이렇게 돼서는 백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흐름이 아무리 좋았다고 하더라도 집이 부족하면 바둑을 이길 수 없다. 그래서 백86으로 급소에 일격을 가하며 추상 같은 공격에 나선다. 이 흑 대마를 잡지는 못할지라도 공격을 통해 일정한 대가를 얻어내겠다는 뜻이다. 흑89부터 93까지 일단 이곳에서 한집을 확보한 흑은 95에 붙여서 안에서 살 궁리를 한다. 이때 (참고도) 백1로 받아주면 흑2부터 6까지 간단히 한집을 만들고 산다. 이렇게 흑 대마가 살고 나면 이때부터는 실리가 부족한 백의 고민이 심각해진다. 이렇게 쉽게 살려줄 수는 없다고 판단한 허영호 5단은 백96으로 흑의 집모양을 파괴하며 총공격에 나선다. 그러나 흑99,101이 좋은 맥점이어서 당장 흑 대마를 잡으러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자 이번에는 백104로 좌변에 치중하여 좌변 흑돌을 공격하려 한다. 어느 대마든 한 개는 목숨을 내놓으라는 강력한 선전포고인 것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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