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바둑
    2026-04-17
    검색기록 지우기
  • 람보
    2026-04-17
    검색기록 지우기
  • 3기
    2026-04-17
    검색기록 지우기
  • 달력
    2026-04-1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4-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188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1회전(6국)] 다시 미세해지는 바둑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1회전(6국)] 다시 미세해지는 바둑

    제7보 (141∼171) 흑141로 머리를 내민 수는 일종의 버팀이다. 보기보다 실리가 엄청나게 큰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간이나마 허약한 중앙 흑돌에 보탬이 된다. 그러나 이렇게 큰 수도 백142라는 절묘한 삭감수가 등장하자 빛이 바랬다. 백142에 대해 흑은 어떻게 응수할 방법이 없다.(참고도1) 흑1로 막는 것은 백2의 젖힘에 이어 백4의 끊음으로 흑은 어느 한쪽이 절단이 난다. 이렇게까지 진행될 것도 없이 백A만 선수가 되어도 다음 백B의 한방이면 중앙 흑돌들이 속절없이 잡힌다. 그래서 상변이 깨지는 것을 감수하고 흑143으로 좌변에서 중앙으로 연결의 손을 뻗은 것이다. 백144로 한칸 뛰어들어 가자 거대했던 우상귀 일대 흑집에 균열이 간다. 흑145의 보강은 절대인데 이때 (참고도2) 백1에 붙여서 상변 백돌들을 살렸으면 승부가 결정됐을 것이다. 흑2로 차단하는 것은 7까지 간단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잘 두어나가던 주형욱 3단은 갑자기 안전책을 선택했다. 백146을 선수하고 148로 치받아서 좌중앙 흑돌 여섯점만 차단하자고 한 것이다. 덕분에 흑은 149로 한칸 뛰어서 상중앙을 지킬 수 있어졌고 이것으로 조금이나마 더 버틸 수 있게 됐다. 백150으로 지켜서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후 152,162 등이 너무 여유로운 수들이었다. 흑155,163으로 한칸씩 뛰어들어간 수가 커서 바둑은 다시 미세해지고 있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서울신문 주최 17기 비씨카드배 바둑 신인왕전 피말리는 접전끝 8강 가렸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는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8강 진출자가 모두 가려졌다. 8강전 남은 두 자리를 가리는 대국이 1일 오후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려 박승화 초단과 홍성지 5단이 8강에 합류했다. 박승화 초단은 박승철 5단과의 대국에서 흑을 잡고 두텁게 반면을 이끌어 153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홍성지 5단도 진시영 2단에게 역시 흑으로 반집을 남기며 8강행 막차를 탔다.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16강전에서는 백홍석 5단과 허영호 5단이 각각 강동윤 5단과 온소진 3단을 불계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또 이영구 6단과 윤준상 4단도 8강에 진출했다. 이영구 6단은 전영규 초단에게 불계승을 거뒀으며, 윤준상 4단은 안영길 5단의 흑대마를 잡으며 완승을 거뒀다. 원성진 7단과 김주호 7단도 신년벽두인 지난달 2일 대국에서 승리,8강 고지에 선착했다. 원성진 7단은 김대희 3단을 맞아 165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으며 김주호 7단도 진동규 3단을 꺾고 8강에 올랐다. 이로써 8강전은 윤준상 4단-이영구 6단, 원성진 7단-김주호 7단, 백홍석 5단-허영호 5단, 박승화 초단-홍성지 5단으로 짜여졌다.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은 입단한 지 10년 이하인 기사에게 출전권을 주며 제한시간 10분40초에 초읽기 3회의 바둑TV 방송대국(본선)으로 진행된다. 상금은 우승 2500만원, 준우승 1000만원이다. 역대 신인왕 우승자는 목진석, 김난수, 이한수, 조한승, 이세돌, 송태곤, 안조영, 박영훈, 허영호 기사 등 모두 9명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18) 노인성 황반변성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18) 노인성 황반변성

    8년 전 정년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김모(62)씨는 최근 신문을 보다가 갑자기 시야 중앙의 글자들이 시커멓게 뭉쳐 보여 깜짝 놀랐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은 결과는 ‘노인성 황반변성’이었다. 의사는 “잃어버린 시력은 회복할 수 없지만 남은 시력은 유지할 수 있겠다.”며 “시력을 잃을 수도 있었는데 그나마 빨리 병원을 찾은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안질환은 크게 각막 질환과 망막질환으로 나뉜다. 이 중 망막질환은 특히 치료가 어려워 자칫 실명(失明)으로 이어지기 쉽다. 우리나라에서 망막질환의 권위자로 꼽히는 세브란스병원 안이비인후과병원장 권오웅 교수는 이에 대해 “특히 황반부는 망막의 중심으로, 색각을 담당하는 시세포가 집중돼 있어 이 곳이 건강해야 정상적인 시력 유지가 가능한데, 여기에 문제가 생겨 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황반변성(AMD)이 오면 자칫 ‘암흑의 노후’를 맞기 쉽다.”며 “의사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역설했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병성 망막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성인 실명원인의 30∼40%를 차지하는 중증 안질환이다. 망막의 중앙에 있는 누른 부위로, 지름 0.5∼0.8㎜ 크기의 황반은 중심 시력에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곳의 세포가 변성을 일으켜 이상조직이 생기거나 출혈이나 세포괴사 등으로 시력이 저하돼 결국 실명으로 이어지는 것이 곧 황반변성이다. 주로 50세를 넘긴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황반변성은 대부분 양쪽 눈에 모두 생기고, 남성보다 여성 유병률이 다소 높으며, 가족력도 종종 관찰된다.“사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흔치 않았으나 지금은 60세 이상 노인의 1.7%가 걸릴 만큼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0년 7631명이던 환자가 2004년에 무려 1만 3673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는데, 지금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증가세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게 없다. 기름진 서구식 식생활과 고도 근시, 자외선 노출, 흡연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정도이다. 일단 황반변성이 오면 시각이 뒤틀려 사물이 정상보다 크거나 작게 보이고, 직선이 곡선으로 보인다. 욕실의 타일이나 자동차, 건물 등의 윤곽선이 굽어보이는 게 한 예다. 물론 독서나 텔레비전 시청, 다른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권 교수는 이런 황반변성을 크게 ‘근시성’과 ‘노인성’으로 구분했다.“근시성은 성장기가 지난 고도근시 환자의 안구가 지나치게 성장해 안구 내 맥락막, 브루크막, 안구 공막과 망막 조직 등이 전체적으로 변성을 일으켜 문제가 되는데, 심한 경우 브루크막이 찢어진 틈으로 맥락막의 새 혈관막이 자라 들어오면서 황반부 출혈을 일으킵니다. 다행히 근시성은 치료 성적은 좋은 편입니다.”문제는 노인성이다.“노인성은 다시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하는데, 건성은 망막에 드루젠이나 망막 색소상피의 위축과 같은 병변이 생긴 경우로, 노인성 환자의 90% 정도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으나 습성으로 진행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이에 비해 습성은 망막 밑 맥락막에 새 혈관이 자라서 생기며, 망막 중에서 특히 중요한 황반부에 출혈 등을 일으켜 중심시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비정상적으로 생성된 혈관들이 파열되어 환자의 눈 가운데에 생긴 검은 원이 커지면서 한 순간 중심시력을 잃게 되고, 이때 황반에 흉터가 생겨 영구 시력 상실로 이어지게 되는데,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빠르면 수개월에서 3년 내에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되는 심각한 안질환이지요.” 황반변성의 자가진단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둑판 모양의 ‘앰슬러씨 격자무늬’를 이용하는데, 가정에서는 손바닥 크기의 흰 도화지에 검은 색 펜으로 촘촘하게 바둑판 모양의 선을 놓고 가운데를 응시해 격자의 선이 층이 져 보이거나 끊어져 보이면 황반변성일 가능성이 높다.“노인성은 이밖에도 다양한 증상을 보입니다. 글자체가 흔들려 보이고, 직선이 굽어보이며, 인쇄물의 글자에 공백이 보이기도 합니다. 또 그림의 한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거나 시야 가운데가 흐려 검거나 빈 부분이 생기기도 하며,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색이 이상하게 보이는 변색증이 나타나기도 하지요.” 권 교수는 이런 황반변성의 치료 목표는 잃어버린 시력의 회복이 아니라 남은 시력의 유지에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종래의 레이저치료 대신 최근에는 광역학치료법이 널리 쓰인다. 특수 약물을 주사한 뒤 망막을 통해 비열성 특수 레이저를 쏘아 신생혈관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미국 사이언스지가 지난해 10대 과학계 업적으로 소개하기도 한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제네텍이 개발한 ‘라니비즈맵’을 망막 황반변성 치료제로 허가했다. 라니비즈맵은 ‘VEGF’란 단백질을 자극해 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촉진해 시력 유지는 물론 회복까지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은 현재 ‘루센티스’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희귀병의약품센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아직 황반변성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은 미흡하다. 진단 분야에서는 초기 진단법인 형광안저촬영, 치료 분야에서는 레이저치료와 광역학치료의 일부만 보험을 적용하고 있어 다른 희귀난치질환에 비해 환자 부담이 큰 편이다. 권 교수는 이런 황반변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거듭 역설했다.“지금까지는 황반변성이 발생해 최선의 치료를 해도 손상된 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습니다. 요즘처럼 고령화가 두드러진 세상에서 50∼60대에 시력을 잃는다는 것은 삶의 질이라는 점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가능한 조기에 병을 발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6국)] 비위를 건드리다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6국)] 비위를 건드리다

    제4보(68∼96) 귀에서 맞끊어온 장면이다. 보통 바둑을 배울 때 상대가 이처럼 맞끊어 오면 늘어서 응수하라고 한다. 즉 (참고도1) 백1과 같이 늘어서 응수하는 것이 부분적인 정수이자 최강수이다. 이렇게 두면 흑은 귀살이를 시도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흑2를 선수하고 4,6으로 두어서 양쪽 백돌을 엮는 수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면 어느 한쪽의 백돌은 무사할 수 없고, 그 자체로 흑의 성공이다. 그래서 주형욱 3단은 백68로 단수 치고 70으로 이어서 싹싹하게 귀는 흑에게 내주겠다는 의사표시를 한다. 그런데 백72의 단수에 흑73으로 따낸 수가 주3단의 비위를 건드렸다. 주3단은 흑이 당연히 (참고도2) 1로 이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러면 백2를 마저 선수해서 하변 백집을 깨끗이 한 뒤에 큰 곳에 선점하려고 했었다. 백74는 절대수. 이곳을 소홀히 해서 흑에게 가의 젖힘을 당하는 것은 너무 커서 생각할 수도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윤준상 4단은 좌하귀는 패로 버티고 77,79에 둬서 중앙의 두터움을 확보한다. 이제 나에 붙이면 중앙에 엄청난 두터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러자 주3단은 백84부터 95까지 최대한 좌상귀 백집을 키운 뒤에 백96으로 깊숙하게 쳐들어갔다. 이 한점을 둘러싼 공방전이 첫번째 승부처이다.(80=○,83=▲) 유승엽 withbdk@naver.com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 직업과 그 한계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 직업과 그 한계

    그동안 한양 인왕산 일대에서 활동했던 중인들의 이야기를 몇차례 소개했다. 그 가운데는 관청의 아전들이 많았지만, 역관이나 의원들도 있었고, 서당 훈장도 있었으며,인쇄전문가도 있었다. 조선시대 신지식인 이라고 평가되는 중인은 과연 어떠한 직업에 종사하며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본다. ●중인의 직업은 수십가지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은 인문지리서인 ‘택리지(擇里志)’를 지으면서, 서론이라고 볼 수 있는 사민총론(四民總論)에서 우리나라 백성을 네가지로 나누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네 부류를 신분으로 보지 않고 직업으로 보았다. 벼슬하지 못한 선비는 농·공·상(農工商) 가운데 한 직업을 택해 일하며 살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혹시 사대부라고 하여 농·공·상을 업신여기거나 농·공·상이 되었다고 하여 사대부를 부러워한다면, 이는 모두 그 근본을 모르는 자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직업은 네가지가 아니라 수십가지였다. 이 책의 총론에서 그 예를 들었다. “종실(宗室)과 사대부는 조정에서 벼슬하는 집안이 되고, 사대부보다 못한 계층은 시골의 품관(品官)·중정(中正)·공조(功曹) 따위가 되었다. 이보다 못한 계층은 사서(士庶) 및 장교·역관·산원(算員)·의관과 방외의 한산인(閑散人)이 되었다. 더 못한 계층은 아전·군호(軍戶)·양만 따위가 되었으며, 이보다 더 못한 계층은 공사천(公私賤) 노비가 되었다.” 이 가운데 “노비에서 지방 아전까지가 하인(下人) 한 계층이고, 서얼과 잡색(雜色)이 중인 한 계층이며, 품관과 사대부를 양반이라고 한다.” 그러나 집안의 흥망성쇠에 따라 “사대부가 혹 신분이 낮아져 평민이 되기도 하고, 평민이 오래 되면서 혹 신분이 높아져 차츰 사대부가 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중인은 전문직업인 이중환이 말한 중인은 서얼과 장교·역관·산원·의관 등의 전문직업인이다. 서얼은 물론 양반이지만 진출에 제한받기 때문에 저절로 중인과 한 부류가 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위항문화가 가장 발달한 시기는 정조시대였는데, 정조(正祖)는 중인과 시정배(市井輩)를 이렇게 구분하였다. “중인에는 편교(校)·계사(計士)·의원·역관·일관(日官)·율관(律官)·창재(唱才)·상기(賞技)·사자관(寫字官)·화원(畵員)·녹사(錄事)의 칭호가 있다. 시정(市井)에는 액속(掖屬)·조리(曹吏)·전민(廛民)의 이름이 있다. 이것이 중인과 시정의 명분이다. 이들 밖에도 하천(下賤)의 복사역역자(服事力役者)들이 수만이나 되니, 군예(軍隸)·노복(奴僕)·공(工)·상(商)·용고(傭雇)같이 미천한 자들도 또한 낫고 못한 차이가 있다.” 정조가 말한 중인들의 직업을 요즘으로 치자면 장교, 공인회계사, 의사, 외교관 겸 동시통역사, 천문학자, 변호사와 법관, 서예가, 화가, 공무원 등이다. 정조는 중인 외에 시정(市井)과 하천(下賤)을 구분했는데, 이 세가지 계층을 아울러 당시에는 위항인(委巷人)이라고 했다. 사대부와 상민 사이의 중간계층인데, 넓은 의미의 중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임숙영이 지은 서문에 “유희경은 본래 위항인이다.”고 했는데, 본래는 천한 종이었다.‘화곡집’ 서문에는 “아깝게도 황군은 위항인이다.”라고 했는데, 황택후는 금위영 서리였다. 역관이나 의원 같은 중인만이 아니라, 훨씬 낮은 서리나 노예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 바로 위항인이다. 위항인은 글자 그대로 위항(委巷)에 사는 사람이다. 위(委)는 곡(曲)이고, 항(巷)은 ‘이중도(里中道)’이다. 즉 ‘마을 가운데 꼬불꼬불한 작은 길’이 바로 위항이고, 작은 집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위항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네에 사는 사람이 누구를 뜻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조선 후기로 내려가면서 양반보다 부유한 중인들이 많아졌으므로,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을 가리키지는 않았다. ●열가지 복을 누린 역관 조수삼 송석원시사 동인 조수삼(趙秀三·1762∼1849)의 호는 추재(秋齋)로 한양 조씨이다. 그의 후배 조희룡은 그의 전기를 지으면서 “그는 풍채가 아름다워 신선의 기골이 있었다. 문장력이 넓고도 깊었는데, 시에 가장 뛰어났다.”는 칭찬으로 시작했다. 사대부의 풍채와 문장을 지녔다는 뜻이다. 그의 문집을 엮어준 손자 조중묵이 화원이었던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원래 직업적인 역관이 아니었는데,28세에 이상원의 길동무로 처음 중국에 따라갔다고 한다. “길에서 강남 사람을 만났는데, 같은 수레를 타고 가면서 중국말을 다 배웠다. 그 뒤론 북경 사람과 말할 때에도 필담(筆談)과 통역의 힘을 빌지 않았다.” 역관을 선택한 중인들은 사역원(司譯院)에서 몇년 동안 그 나라 말을 배웠는데, 그는 북경까지 가는 길에서 중국어를 다 배운 것이다. 여섯차례나 중국에 다녀왔다고 하니, 아마도 그 뒤엔 역관의 신분으로 따라갔을 것이다. 19세기가 되면서 서울의 모습이 바뀌자, 전에는 듣고 보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났다. 조수삼은 그러한 이야기를 71편 골라서 ‘기이(紀異)’라는 시를 쓰고 그 앞에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인간군상의 소묘이면서도 사회변화를 보여준다. “내 나무(吾柴)는 나무를 파는 사람이다. 그는 (나무를 팔면서) ‘나무 사시오.’라 말하지 않고,‘내 나무’라고만 말하였다. 심하게 바람 불거나 눈 내리는 추운 날에도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내 나무’라고) 외치다가, 나무를 사려는 사람이 없어 틈이 나면 길가에 앉아 품속에서 책을 꺼내 읽었는데, 바로 고본 경서였다. 눈보라 휘몰아치는 추위에도 열두 거리를 돌아다니며 남쪽 거리 북쪽 거리에서 ‘내 나무’라고 외치네. 어리석은 아낙네야 비웃겠지만 송나라판 경서가 가슴속에 가득 찼다오.” 고본 경서를 읽는 것으로 보아 나무 장사꾼은 양반계층에서 몰락한 지식인인 듯하다. 그래서 차마 다른 장사꾼들처럼 “나무 사시오.”라는 존댓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아,“내 나무”라고 반말을 씀으로써 양반 선비의 마지막 체면을 세웠던 듯하다. ●양반에 60년 뒤진 중인 그러나 송나라판 경서가 가슴속에 가득 찼어도 쓸 데가 없는 것이 당시 사회였고, 그런데도 끝까지 양반의 알량한 자존심과 경서를 내버리지 못하는 것이 그의 한계였다. 그에 비하면 조수삼은 행복한 중인이었는데, 조희룡은 그의 행복을 이렇게 표현했다. “세상 사람들은 추재가 지닌 복이 모두 열가지라고 하면서, 남들은 그 가운데 하나만 지녀도 평생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가지란 첫째 풍도(風度), 둘째 시문(詩文), 셋째 공령(功令), 넷째 의학, 다섯째 바둑, 여섯째 서예, 일곱째 기억력, 여덟째 담론, 아홉째 복택, 열째 장수이다.” 88세까지 살았으니, 당시로서는 정말 장수하여 남의 부러움을 샀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공령문인데, 과거시험 때에 쓰는 시나 문장이다. 양반들은 대부분 과거시험을 보았으며, 답안지를 쓰기 위해 공령문을 배웠다. 그러나 과거에 급제하면 더 이상 배울 필요도 없고, 쓸 일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문집에 공령시가 실리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그의 문집에는 공령시가 57편이나 실렸다. 그가 공령시를 잘 지었다고 소문났지만, 자기가 시험을 보기 위해 연습한 것이 아니라 양반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연습한 것이다. 그는 61세에 경상도 관찰사 조인영의 서기로 따라갔는데, 실제로는 가정교사이다. 그는 83세에야 진사에 합격했는데, 영의정 조인영이 시를 짓게 하자 ‘사마창방일구호칠보시(司馬唱榜日口呼七步詩)´를 지었다. 뱃속에 든 시와 책이 몇백 짐이던가. 올해에야 가까스로 난삼을 걸쳤네. 구경꾼들아. 몇 살인가 묻지를 마소. 육십년 전에는 스물 셋이었다오. 합격자 명부인 방목에 그를 유학(幼學)이라고 표시했으니,83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양반들은 20대 초반에 이미 진사에 합격하고 곧이어 문과에 응시했는데, 그는 60년이나 뒤처졌다. 시의 제목은 “진사시 합격자를 발표한 날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입으로 읊은 시”이다. 조인영이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그 기쁨을 시로 표현해 보라는 주문을 한 것인데,“가까스로” 합격해 난삼을 걸친 기쁨과, 몇백 짐의 책을 외우고도 60년 늦게 합격한 중인의 한을 함께 표현했다. 그나마 영의정이 도와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 전문직업을 지녀 경제적으로는 안정되었으면서도 신분적으로는 60년이나 양반에게 뒤진 것이 바로 중인의 한계이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6국)] 신형 정석 등장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6국)] 신형 정석 등장

    제2보(21∼50) 흑21로 끊으면 이하 34까지는 외길 수순이다. 이후 흑35부터 38까지는 언제든지 둘 수 있는 흑의 선수권리 행사로, 먼저 두고 나중에 두는 것은 취향일 뿐 정오는 없다. 여기까지의 진행과정에서 한수만 삐끗하면 크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순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완벽하게 외워야 한다. 수순이 길기 때문에 가끔 프로기사 중에서도 실수할 때가 있다. 전에 국제대회에서 어떤 기사가 흑29, 백30의 교환을 생략하고 흑31에 끊어서 모두 신수인 줄 알고 검토했는데, 결과는 실수로 밝혀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백38까지 일단 정석이 부분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정석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흑41로 단수 치는 축머리를 둘러싼 공방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때 유창혁 9단은 축머리 활용을 하는 대신 (참고도1) 흑3으로 씌워서 8까지(흑▲의 곳 이음)를 선수로 세력을 쌓고 흑9로 걸쳐서 하변을 키우는 호쾌한 작전을 구사했었다. 하지만 실리의 손해가 너무 크다는 평가 때문에 요즘은 거의 두어지지 않는다. 최근은 흑39로 축머리를 쓰고, 백40으로 단수 치는 수순이 일반화됐다. 계속해서 (참고도2)처럼 흑1로 돌파하고 백2로 빵따냄을 하는 바꿔치기가 최근의 경향이다.(이후 흑A로 귀를 지킬 수도 있고, 흑B로 하변을 지킬 수도 있다.) 이 바둑에서는 흑41로 나왔다. 이하 50까지 빵따냄은 허용하지 않은 대신 흑39는 백50과 교환되어 악수가 됐다. 신형 등장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6국)] 유행 포석,유행 정석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6국)] 유행 포석,유행 정석

    제1보(1∼21) 윤준상 4단은 잘 나가는 신예기사이다.2006년 상금랭킹은 10위, 통합랭킹은 11위였다. 올해 1월 현재 랭킹은 12위이다.4천왕에는 못 미치지만 거의 바로 뒤까지 추격하고 있는 정상급 신예기사인 것이다. 윤4단은 1987년생으로 권갑룡 7단의 문하생으로 2001년에 입단했다. 입단 초기에는 괴력의 힘바둑을 구사했는데, 최근에는 세밀한 바둑을 구사하며 완숙의 경지에 들어선 모습이다. 주형욱 3단은 바둑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기사이다. 1984년생으로 허장회 9단의 문하생이며 2000년에 입단했다. 입단한 지 벌써 7년 가까이 됐으면 성적을 냈어도 벌써 냈어야 하는데 이렇다 할 만한 실적이 없다. 다만 최근 군에서 제대한 뒤에 심기일전하여 다시 바둑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돌을 가리니 윤준상 4단의 흑번이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실력이 센 기사일수록 흑번의 승률이 더 좋다고 한다. 흑을 쥔 쪽은 초반 포석의 주도권을 쥐고 있어 사전에 연구한 자신만의 포석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바둑에서 윤4단이 준비하고 나온 포석은 무엇일까? 흑1,5,7의 미니중국식이 윤4단이 준비해 온 수이다. 너무 많이 보아온 포석이기에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진형이지만 이 포진을 펼치면 초반부터 급전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 따라서 시원한 전투바둑을 구경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의미에서 바둑팬에게는 만족감을 주는 포석이라고 하겠다. 이어서 백8부터 21까지 역시 흔하디흔한 요도정석이 등장했다. 백20으로 (참고도) 1에 지키면 흑도 2로 하변을 지키는 정석이 완성된다. 그러나 요즘 그렇게 두는 프로기사는 거의 없다. 백20으로 빠지고, 흑21로 끊으면서 복잡하게 변화하는 포석을 모두 즐기고 있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온라인게임 종주국 위상 갖출때”

    “온라인게임 종주국 위상 갖출때”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에 걸맞은 위상을 갖춰야 할 때입니다.” 김영만(47·한빛소프트 대표)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게임시장의 선도국으로서 걸맞은 위상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국내 게임시장을 진단했다. 그는 “우리의 온라인 게임의 기술 수준과 시장 규모는 세계에서 1위”라면서 “보통 1위 국가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끌어가지만 우리의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현재 세계시장의 32%를 점유해 1위에 올라서 있다. 김 회장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스타크래프트’는 온라인 게임의 붐을 일으켰다. 그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스타크래프트가 제한적 이용 등급 판정을 받았다.”면서 “지금은 국민 게임으로 인식할 만큼 게임 환경이 급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게임백서에 따르면 게임 산업은 5억 6600만달러를 수출했고,2억 3200만달러를 수입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무려 3억 3000만달러로 게임 시장의 효과는 무척 크다. 영화 산업의 경상수지 흑자는 2억 9000만달러다. 김 회장이 운영 중인 한빛소프트도 현재 RPG(Role Playing Game·역할 게임)인 ‘위드2’, 온라인 골프게임인 ‘팡야’ 등 7개를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의 누적 수출 실적은 9800만달러로 올 상반기에 1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지난해 전국을 사행성 논란에 빠뜨린 ‘바다이야기 사건’에 대해 “정책의 실패라기보다 업자들의 부도덕함이 더 큰 문제였다.”면서 “그 사건 때문에 게임 진흥 정책이 축소되거나 규제 일변도로 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바다이야기 사건을 우리 게임 산업이 겪어야 할 ‘성장통’에 비유했다. 김 회장은 업계의 현안으로 “게임산업진흥법이 지난해 10월29일에 통과된 뒤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구체적인 법령, 시행규칙이 만들어진다.”면서 “게임 산업의 갈림길일 수 있는 만큼 정부, 업계, 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 발전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 실력은 핸디 13정도. 하지만 그는 “필드의 파5홀에서 홀인원을 하는 것은 꿈도 못꾸지만 온라인 골프게임에서는 가능하다.”면서 “불가능을 가능토록 하는 것이 게임의 매력”이라고 게임의 재미를 설명했다. 그는 평소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인 두 아들과 함께 게임을 스스럼없이 즐긴다고 말했다. 관련해서는 “게임·인터넷의 중독 등 부작용은 정부의 심의 규제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면서 “가족들이 함께 즐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는 바둑을 즐기면서 아이들에게 온라인 게임을 하지 말라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 그는 “우선 아이방에 있는 PC를 거실에 내놓고 아이와 함께 게임을 즐겨보라.”고 충언했다. 김 회장은 LG소프트에서 일하다 1999년 LG소프트에서 분리된 게임사업부를 맡아 한빛소프트를 차렸다. 게임산업의 ‘맏형’인 그는 2005년부터 한국게임산업협회장직을 맡고 있다. 올 3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5국)] 우승까지 노려 보겠다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5국)] 우승까지 노려 보겠다

    총보(1∼255) 255수에 이르러 종국을 하고 계가를 해보니 흑이 무려 반면으로 20집이나 남겨서 덤을 제하고도 13집반을 이겼다. 프로의 바둑에서는 드물게 보는 큰 차이다. 최원용 4단은 자신의 패배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졌는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다. 즉 계가가 잘 안되고 있었다는 뜻인데, 그것은 그만큼 이날 최4단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래 최4단의 바둑은 잔돈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두텁게 두다가 크게 휘둘러서 한방에 상대를 때려 눕히고 KO승하는 스타일이다. 과거에는 이렇게 두는 프로기사들도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모두 실리에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근래에 보기 드문 기풍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홍성지 5단은 전형적인 현대 프로기사의 기풍이다. 상대가 약간의 빈틈만 보여도 파고들어서 실리를 취하는 아주 짠 바둑이다. 큰 실수가 없기 때문에 바둑이 좀처럼 무너지지도 않는다. 따라서 바둑은 자연스럽게 긴 승부로 흘러가게 되고 미세한 승부가 되어 반집을 다투는 경우도 많이 있다. 본국의 초반은 양 기사의 기풍 그대로 흘러갔다. 흑41,43으로 좌상귀를 압박했을 때 111의 곳을 막지 않고 44로 한칸 뛴 수나, 우하귀 흑 한점을 바로 공격하지 않고 백46으로 한칸 뛰며 기회를 엿본 수는 모두 최4단의 스타일이 잘 드러난 장면이다. 그런데 흑49의 공격부터 시작된 중앙 전투과정 도중, 흑이 하변을 압박하며 우하귀 흑돌을 살리려 했을 때 돌연 손을 빼서 백64로 들여다본 수가 패착이 되고 말았다. 최4단은 상변 흑 대마가 아직 허약한 상황에서 흑이 설마 이 수를 손빼랴 싶었던 것이다. 흑65가 엄청나게 두터운 수로 이 수가 놓이면서 공수의 주도권이 바뀌게 되었고, 그 결과 형세도 한꺼번에 흑쪽으로 기울고 말았다. 이런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이 바로 최4단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홍5단은 이 바둑을 승리한 뒤에 “이번 기 비씨카드배는 비교적 대진운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내친 김에 우승까지 노려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번 기대를 걸어도 좋을 듯하다. (233=22,240=115) 255수 끝, 흑 13집반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5국)]갑작스러운 백 대마 공격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5국)]갑작스러운 백 대마 공격

    제6보(115∼147) 흑115도 기분 좋은 선수다. 백은 좌변 흑 대마를 공격하는 데에서 마지막 승부를 보려고 했지만 오히려 흑에게 끝내기만 당했을 뿐, 이렇다 하게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 흑119는 하중앙 흑집을 키우면서 혹시 모를 좌변 흑돌에 대한 백의 공격을 사전에 방비한 수이다. 현재 흑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좌변 흑 대마의 사활일 뿐, 그 외에는 실리나 두터움에서 백보다 한참 앞서 있다. 백120은 그나마 흑이 노려볼 수 있는 마지막 승부처이다. 흑121과 교환하고 122로 늘어서 중앙 흑 두점을 크게 잡겠다는 뜻이다. 좌변 흑 대마 공격을 하는 와중에 중앙에 커다란 백집을 만들 수 있다면 물론 바둑은 계가로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앙은 너무 터져 있는 곳이 많아서 이곳에 큰 집을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 흑123부터 132까지는 흑의 선수권리이다. 다만 수순 중 흑125는 작은 실수로 (참고도) 1로 그냥 넘는 것이 정수였다. 그랬으면 흑7이 확실하게 선수로 듣는다. 이 흑7이 선수로 듣느냐 아니냐는 끝내기로 제법 크다. 이 수가 없다면 백A, 흑B, 백C를 선수하고 백7로 젖혀 이어서 2집이 차이 나기 때문이다. 흑133으로 중앙 흑 두점마저 살리려 하자 백134,136으로 그것만은 절대 안 된다며 가로막는다. 그러자 형세가 넉넉한 홍성지 5단은 흑 두점을 포기하고 143까지 좌변 흑 대마를 연결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말았다. 이것으로 충분히 이겼다는 계산이었을 텐데 갑자기 흑147로 좌변 백 대마를 잡으러 갔다. 이 수는 정말로 백 대마를 잡겠다는 뜻일까? 유승엽 withbdk@naver.com
  • 혹한에도 반팔 티셔츠만 입는 사내의 속사정

    혹한에도 반팔 티셔츠만 입는 사내의 속사정

    “뭐요,기온이 영하 20도 한겨울철 날씨가 너무 더워 반팔 티셔츠를 입어야 한다구요?” 중국 대륙에 꽁꽁 얼어붙는 한 겨울철의 날씨가 너무 덥다며 땀을 뻘뻘 흘리는 기인(奇人)이 등장,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화제의 인물은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쓰핑(四平)시 리수(梨樹)현에 살고 있는 왕훙즈(王洪志·22)씨.그는 혹한의 겨울철 날씨가 무더운 여름철처럼 더위를 느끼는 이상한 ‘질병’에 걸려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성시만보(城市晩報)가 최근 보도했다. 기온이 영하 12도를 오르내리던 지난 14일 오후 2시쯤 리수현의 한 마을.머리를 짧게 깎은 왕씨는 길거리에서 동네 친구들과 함께 바둑을 두느라 여념이 없었다.그의 모습을 아무리 뜯어봐도 정상인과 다른 점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더욱이 그는 바둑 돌을 든 오른손으로 연신 이마에 흘러내리는 끈적끈적한 땀을 훔치고 있었다. 아버지 왕화(王華)씨에 따르면 훙즈씨는 어릴 때 성격이 쾌활한 것은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해 성적도 아주 좋아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들 하나는 잘 얻었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다고. 그런데 지난 2001년 7월 리수현의 가장 좋은 고등학교 시험에 합격,가족들이 모두 기뻐할 때였다.하지만 그때부터 훙즈씨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집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광장 공포증’과 같은 희귀한 질병을 앓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왕화씨는 훙즈씨의 학교를 찾아가 휴학시키고 집에서 쉬게 했다.그러던중 그해 12월부터 갑자기 땀을 뻘뻘 흘리는 괴질에 걸렸다.아버지 왕씨는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쓰핑시와 리수현은 말할 것도 없고 지린성내 유명하다는 병원은 모두 다 찾아다니며 진찰을 받았다. 하지만 왕화씨에게는 실망만 안겨줬을 뿐이다.왕화씨는 “우리 훙즈가 진찰한 어느 병원에서도 그의 병명이 무엇인지 시원스레 말해주지 않았다.”며 “의사들이 무슨 병인지 규명하지 못하니 정말 답답해 미치겠다.”고 털어놨다. 반면 훙즈씨는 결코 자신이 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지난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지린성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에 용하다는 의원을 모두 찾아봤지만 ‘열병(熱病)’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는 “병원에 가서 진단받아보면 맥박·혈압 등 대부분의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다.”며 “한 겨울철 날씨에도 찬물에 씻고 샤워하면 기분이 시원해지고 마음도 편해진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5국)]무조건 이어야 했다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5국)]무조건 이어야 했다

    제4보(49∼80) 연결되면 강해지고 끊기면 약해진다. 바둑의 절대 진리 중의 하나이다. 흑49는 비록 우하귀 흑 두 점이 약하지만 중앙과 우변의 백돌을 연결시켜주지 않으면, 백도 힘이 약해서 함부로 우하귀 흑돌을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 아래에서 둔 수이다. 일단 흑51까지 백돌을 차단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물론 이 백 대마가 잡히는 일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살아가려면 고생 좀 해야 한다. 58까지 부분적으로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흑이 우하귀 두 점을 타개할 차례. 흑59부터 63까지 하변 백돌을 압박하면서 자신의 아군이 있는 중앙 쪽으로 머리를 내민다. 이때 선수로 둔 백64가 엄청난 실수이다. 이 수는 (참고도1) 1로 잇는 게 정수이자 절대수이다. 이곳이 끊겨서는 백은 아무런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최원용 4단은 흑2,4로 끊는 것이 싫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백7까지 처리해서 그만이다. 백64를 외면하고 흑65로 끊으며 하변과 우하귀 흑돌이 연결되자 갑자기 흑에게 힘이 생겼다. 백은 내친걸음으로 68에 뚫어서 흑 석 점을 잡았지만 흑69로 틀어막자 80까지 쌈지 뜨고 살아야만 하는 기구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수순 중 백80을 생략하면 (참고도2)와 같은 진행으로 간단하게 잡힌다. 흑은 철벽의 세력을 구축했고, 게다가 선수이다. 갑자기 흑이 크게 우세해졌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5국)] 신인왕전에서의 고참기사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5국)] 신인왕전에서의 고참기사

    제1보(1∼9) 이번 대국은 홍성지 5단 대 최원용 4단의 대국이다. 두 기사는 모두 2006년 한국바둑리그에서 활동했다. 두 기사의 공통점은 모두 한국바둑리그 예선에서 탈락했는데,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다는 것이다. 그만큼 당시 두 기사의 성적은 발군으로 좋았다. 홍성지 5단은 당시 전자랜드배 청룡부에서 승승장구하여 우승을 차지했고, 최원용 4단은 한국물가정보배에서 이창호 9단에게 본선과 결선에서 2연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비록 이세돌 9단에게 패해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천하의 이창호 9단에게 2연승을 거둔 일은 당시 큰 화젯거리였다. 이렇게 주목 받았던 두 기사이지만 막상 한국바둑리그에서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홍 5단은 5승8패, 최 4단은 3승6패에 그쳤다. 최 4단은 그래도 팀(Kixx)이 우승을 했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지만 홍 5단은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여 팀(매일유업) 동료들에게 약간은 미안했을 것이다. 두 기사의 이력을 간단히 소개하면,1984년생 최 4단은 권갑룡 7단의 제자로 2000년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의 이름은 최민식이었는데 2002년에 최원용으로 개명했다. 87년생 홍 5단은 김원 7단의 제자로 2001년에 입단했다. 이영구 6단, 윤준상 4단과 함께 87년생 토끼띠 삼총사로 주목을 받았는데, 아직은 다른 두 기사보다 약간 성적이 못하다. 두 기사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비교적 이름도 많이 알려진 기사이기 때문에 신인왕전 본선 진출 기사 가운데에서는 고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돌을 가리니 홍 5단의 흑번. 속기시합에서는 흑을 쥔 기사가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막상 최근의 통계를 보면 백쪽의 승률이 더 높다. 즉 대국자들이 심적으로는 흑이 편한데, 그만큼 백을 쥔 쪽이 더 긴장하고 열심히 두기 때문에 백의 승률이 더 높게 나온 것이라는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흑1,5,7은 유명한 미니 중국식 포진이다.70년대 처음 중국 기사들이 선보였다는 중국식 포석을 살짝 변형시킨 포진으로 80년대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이에 대한 백의 파해법도 여러 가지가 연구됐는데, 덤이 6집반으로 바뀌면서 백에게 한결 여유가 생겨 8로 우변을 갈라치는 수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흑가, 나, 다 등으로 응수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흑9라는 신수가 등장했다. 이 수부터 이 형태의 새로운 연구가 시작됐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4국)] 온소진 3단의 눈물겨운 투혼기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4국)] 온소진 3단의 눈물겨운 투혼기

    총보(1∼313) 313수에 이르러 종국돼서 계가를 한 결과 흑이 반면으로 4집을 남겨 덤을 제하자 백이 2집반을 이겼다. 보통 프로의 바둑에서는 반집이나 1집반으로 끝났을 때 미세한 승부였다고 표현하므로 이 바둑은 미세한 바둑은 아니다. 백이 우세해진 시점은 대략 208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그 뒤로는 흑도 끝내기에서 실수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바둑이 300수 넘어서까지 진행됐으므로 백이 유리한 상황에서 승부가 뒤집어지지 않고 꽤 긴 수순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 바둑은 온소진 3단의 신승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차이도 많이 났고, 백이 끝내기에서는 완벽하게 둬서 이겼지만 신승이다. 아니, 신승이라고 간단히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고생하며 이겼다. 초반의 대불리를 딛고 이후 악전고투를 거듭한 끝에 겨우겨우 이긴 신승 중에서도 신승이다. 초반 온3단은 의욕적으로 변화를 구하며 포석을 진행했지만 홍기표 2단의 흑17이라는 신수를 적절히 응징하지 못한 까닭에 50수 무렵에는 좌상귀에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몇몇 프로기사들은 이 상황에서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후 온3단은 우상귀에서 약간 만회했지만 백90,96이라는 착각이 등장하면서 더욱 절망적인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모두 정말로 끝났다고 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온3단의 눈물겨운 투혼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백110이라는 극약의 승부수를 통해 흑123이라는 실수를 유발했고, 백124의 맥점부터 우변에서 큰 패싸움을 만들면서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좌하귀와의 바꿔치기를 통해 1차 패싸움을 승리했고, 우하귀에서의 2차 패싸움, 상변에서의 3차 패싸움까지 모든 패싸움에서 이긴 결과 대역전을 이뤄낸 것이다. 훗날 다른 프로기사들은 “홍기표가 미치지 않은 다음에야 질 수 없는 바둑을 지고 말았다.”고 표현했지만, 홍2단의 실수보다는 온3단의 투혼이 돋보인 한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온3단이 괜히 2006년의 최대 루키로 떠오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 한판이다. (135=127,138=124,141=127,144=124,147=127,150=124,153=127,156=124,172=102,175=169,178=102,181=169,184=102,206=42,228=220,231=225,236=220,290=89,298=73,303=176,308=203,310=167) 313수 끝, 백 2집반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4국)] 네번째 패싸움도 백의 승리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4국)] 네번째 패싸움도 백의 승리

    제10보(204∼241) 백204로 팻감을 쓰고 206으로 패를 따내자 흑은 여전히 팻감이 없다. 팻감을 쓴다면 (참고도1) 흑1부터 7까지 중앙 백집을 부수는 정도인데 백이 2로 패를 해소하고 8로 젖히면 흑은 온전히 이 백돌을 잡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깨끗이 패싸움을 포기하고 흑207로 보강한 것이다. 백208로 패를 해소하고 흑213으로 반상 최대의 곳을 지키자 사실상 큰 끝내기는 모두 끝나고 잔 끝내기만 남게 됐다. 그렇다면 형세는 어떻게 됐을까? 놀랍게도 미세한 대로 백의 우세, 초반에 그렇게 불리했던 바둑을 패싸움으로 계속 버틴 끝에 역전시키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세번의 패싸움을 모두 이기면서 형세 역전에 성공한 온소진 3단은 기분이 좋았는지, 아니면 아직도 역전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인지, 백220부터 224까지 또다시 패싸움을 만들어서 버텼다. 이른바 네번째 패싸움이다. 그런데 사실 백은 굳이 이렇게 어렵게 둘 이유가 없었다. 이제는 (참고도2) 백1,3으로 삭감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승리를 굳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팻감이 많아서 또다시 패싸움은 이겼지만 흑에게 237의 지킴을 허용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이득 본 것이 없다. 어쨌든 이것으로 바둑은 백의 승리,241수 이후의 수순은 총보에서 소개한다. (228=220,231=225,236=220) 유승엽 withbdk@naver.com
  • 안성기 영화 ‘묵공’ 11일 개봉

    안성기 영화 ‘묵공’ 11일 개봉

    홍콩의 장지량 감독은 영화 ‘무사’에 나온 안성기를 눈여겨 봤다. 부드러운 인상과 편안한 분위기. 강한 표정의 중국 배우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있었다. 그리고 감독은 그가 10년을 별러 만든 영화 ‘묵공’에서 조나라 장군 항엄중 역에 안성기를 낙점했다. 일본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중·일 합작으로 만들어진 ‘묵공’은 ‘겸애’로 요약되는 묵가의 반전·평화사상을 설파하는 영화다. 천하통일을 앞둔 조나라에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 자그마한 양성 함락은 일도 아니었다.10만 대군의 위력에 눌린 양성은 묵가에 지원을 요청한다. 하지만 지원군은 단 한명 혁리(류더화)뿐이다. 혁리는 실망한 성민들을 설득해 수성에 나서고 항엄중과 평화를 위한 일전을 펼친다. 영화 개봉(11일)을 앞두고 만난 안성기는 먼저 아쉬운 점을 꼽았다. “중국어로 연기를 하다 보니까 감정 표현이 미진했던 점이 있죠. 대사 분량이 너무 많아 부하 장군 역을 하는 배우에게 대사가 많이 넘어 갔는데 그러다 보니 혁리와 대치되는 캐릭터인데 비중이 좀 적은 느낌이 아닌가 싶어요.” 현장에서는 중국어 대사와 입 모양이 비슷한 우리말을 골라 촬영을 하고 나중에 직접 더빙을 했다.“중국에서는 보통 비슷한 목소리의 성우를 찾아 더빙을 하는데 제 목소리는 특이해서 알맞은 성우를 찾을 수 없었죠.” ‘묵공’은 현재 홍콩, 싱가포르 등 중화권에서 흥행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스타일로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1m 이상 날아다니지 않아서 더 신선하게 여긴 답니다.(웃음)”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적수이긴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이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성격의 장군이라 맘에 들었다.”고 했다. 일전을 앞두고 중립지역에서 항엄중과 혁리가 만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바둑 한판을 두며 서로를 탐색하는데 그도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예전에 개봉은 즐거운 일이었는데 이제는 “죽기 살기로 덤벼야 하는 일이 됐다.”는 그는 은근히 걱정을 내비친다. “한국 관객이 세상에서 제일 까다로운 것 같아요. 난 그렇게 생각해.(웃음)웬만큼 해서는 움직이지 않아요. 예를 들어 칸 영화제 수상작이라고 해도 재미가 없으면 ‘별거 없네.’이런다고. 굉장히 힘들어요.” 류더화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선수들끼리는 알아보는 법”이라면서 “만나자마자 누구랄 것도 없이 손을 맞잡은 뒤 촬영 내내 서로를 배려했다.”고 말했다.‘라디오스타’를 봤다는 류더화의 말을 듣고 최근 영어 자막이 들어간 DVD도 선물했다. 지난해는 그에게 특별한 한 해였다. 특히 가족 같은 후배 박중훈과 함께한 ‘라디오스타’는 예기치 않은 흥행돌풍을 일으켜 화제가 됐다. 또한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까지 공동 수상하는 행복도 맛봤다. 무수한 트로피를 가슴에 안았지만 이번엔 감회가 남다르다.“50대에 주연상을 받은 게 제가 처음이랍니다. 그 말을 듣고 ‘아, 내가 정년을 늘려놨구나. 후배들도 호흡을 길게 할 수 있겠구나.’싶어 참 뿌듯했습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이세돌 도요타덴소배 2연패

    ‘쎈돌’ 이세돌(24) 9단이 제3회 도요타덴소배 세계바둑 왕좌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이세돌 9단은 9일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일본기원 소속 장쉬 9단에게 18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지난 1국에서 뼈아픈 역전 반집패를 당했던 그는 8일 제2국에서 탱크 같은 전투력으로 불계승을 거두며 반격,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마지막 최종국에서도 중앙 39개의 대마를 잡아 짜릿한 2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3000만엔을 받았다.격년제로 열리는 도요타덴소배는 1회 대회 때 이창호 9단이 우승했고,2회와 3회는 이세돌 9단이 연거푸 정상에 올라 한국 기사들이 우승을 휩쓸었다.연합뉴스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 두점 바둑으로 벌어진 형세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 두점 바둑으로 벌어진 형세

    제4보(51∼70) 좌상귀 흑집은 무려 40집에 달한다. 게다가 좌변도 흑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반면 백이 얻은 것이라곤 상중앙에 있는 빵따낸 모양 하나인데, 아무리 ‘빵따냄 30집’이라는 바둑 격언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 하나로는 흑의 실리에 도저히 견줄 수가 없다. 게다가 선수마저 흑이 잡아 마지막 큰 곳인 우하귀마저 51로 차지해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굳이 형세판단을 한다면 흑이 두점을 미리 깔고 두는 정도의 차이가 됐다고 할까. 하여튼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 바둑을 백이 이길 수 없다. 백52로 우상귀 흑을 압박했을 때 흑53은 ‘부자 몸조심’이기도 하지만 부분적으로도 정수이다. 괜히 폼을 잡는다고 (참고도1) 흑1의 날일자로 귀를 굳히면 백2의 붙임수가 있어서 4까지 귀의 실리를 내줘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실리를 빼앗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바깥 흑돌의 생사가 걸리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계속해서 백54로 하나 걸쳐둔 뒤에 보통은 우변 가 정도로 지켜야 하지만, 형세가 형세인 만큼 또 다시 손을 빼서 백58로 좌변 흑진 침투를 서두른다. 그러나 흑65가 통렬해서 여전히 백의 고전. 백66으로는 (참고도2) 1의 한칸뜀이 보통이지만 흑2를 당하면 그냥 진다. 백70의 움직임은 백의 승부수. 이제부터 백의 처절한 버팀이 시작된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 엄청난 손실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 엄청난 손실

    제3보(26∼50) 백26으로는 좌변 흑 대마를 계속 공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땅한 공격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선 상변 흑 대마부터 건드려 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잠시 장고하던 홍기표 2단이 흑27로 반발하고 나섰다. 상변 흑 대마를 공격할 테면 공격해 보라는 두둑한 배짱이다. 사실 포위하고 있는 백돌에도 약점이 많아서 공격이 쉽지 않다. 백28의 날일자 씌움에서부터 백의 고민이 시작된다. 흑이 한번 손을 뺐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하게 상변 흑돌을 가두는 수단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흑33으로 호구쳤을 때 백34는 정수.(참고도1) 백1로 버텼다가는 흑2부터 6까지 무식한 수단으로 끊어도 대책이 없다. 백7이면 양단수이지만 흑8이 절대선수여서 이하 10까지 좌변 백 대마가 거꾸로 갇혀서 잡히고 만다. 백34로 이었지만 흑35로 치받자 이번에는 상변쪽에 균열이 생긴다. 흑39,41로 끊어버리자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흑45로는 (참고도2)처럼 직접 끊어서 공격해도 백은 응수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전 흑45가 훨씬 세련된 공격수. 마침내 흑47로 들여다보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백50까지 바꿔치기를 하고 말았다. 비록 빵따냄을 했지만 좌상귀에 입은 손실이 엄청나다. 게다가 백의 후수. 초반이지만 너무 망해버렸는데, 과연 백은 이 바둑을 추격할 수 있을까.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4국)] 2006년의 스타 온소진 3단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1회전(4국)] 2006년의 스타 온소진 3단

    제1보(1∼13) 온소진 3단과 홍기표 2단은 재작년 16기 비씨카드배에도 참가해서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모두 1회전에서 고배를 마시고 탈락하고 말았다. 당시 두 기사는 모두 무명의 기사였기 때문에 그것이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 뒤로 1년이 흘렀다. 어린 기사들에게 1년은 충분한 시간이다. 온소진 3단은 2006년이 아마 생애 최고의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바둑리그에서 한게임팀에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그는 기쁨을 감추지 않고 고마워했는데, 그 고마움을 성적으로 갚았다.1지명자와 세번 만나서 모두 이기는 기염을 토하며(조훈현 9단에 2승, 최철한 9단에 1승) 한게임팀의 복덩이로 불리게 됐다. 그 결과 그는 1월3일에 있었던 한국바둑리그 시상식에서 5지명자의 베스트선수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한국바둑리그에서 탄력을 받은 온 3단은 GS칼텍스배에서 이창호 9단을 물리치는 등 좋은 성적으로 본선리그에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좋은 성적으로 랭킹이 수직상승해서 2007년 1월1일 랭킹은 14위, 또 2006년 통합랭킹은 12위로 톱기사 대열에 합류하기 직전이다. 반면 홍기표 2단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작년 그 상태 그대로이다. 그러나 소문으로는 홍 2단도 무섭게 달라졌다고 한다. 프로기사들끼리 연습으로 두는 자체리그전에서 발군의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강하다고 소문이 나면 대체로 1년 안에 큰 일을 내곤 한다. 어쩌면 2007년은 홍기표 2단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 백2의 화점에 대뜸 흑3으로 하나 걸쳐 놓고 흑5로 둔 것은 백이 우하귀에 두면 흑가로 둬서 좌변에 미니 중국식 포진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온3단은 백6으로 걸쳐서 주문을 거슬렀다. 흑7의 협공에서 11까지는 최신 정석 가운데에서도 최신 정석이다. 이 형태가 처음 등장한 것이 벌써 10년 정도 흘렀지만 최근 새로운 형태가 발견되면서 다시 각광 받고 있다. 그 최신 정석은 백12가 나에 뒀을 때 등장하는데 이번에도 온 3단이 약간 수순을 비틀었다. 온 3단이 처음부터 상대의 주문을 조금씩 거스르고 있는 것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