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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는 지겨운 공부아닌 신나는 놀이

    영어는 지겨운 공부아닌 신나는 놀이

    서울 대모산 자락에 있는 한 공립 초등학교가 영어교육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행정구역상 강남구 일원본동 736번지.대모 초등학교.겉은 여느 학교와 다를 바 없지만 다양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으로 영어를 생활화하고 있다.조기유학이다,토익(TOEIC)에 토플(TOEFL)이다,학원으로만 아이들을 내모는 요즘 대모 초등학교의 과감한 시도는 학부모들 사이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영어교육을 통해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을 믿음으로 되살리고 있는 ‘실험’ 현장을 찾았다. 지난 8일 오후 1시 대모 초등학교.여름장마가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운동장은 마를 틈도 없이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운동화에 점령당하고 있었다.신관 2층 복도 한쪽 끝에 들어서자 수업이 이미 끝난 10여명의 아이들로 왁자지껄했다.“Can I help you?”(뭘 도와드릴까요.)“Yes, I want that pencil.”(저 연필 주세요.)“I want a sticker.”(스티커 주세요.) “How much is it?”(얼마예요?) 주인 역할을 맡은 원어민 특기적성교사 앰버 캠벨(26·여)의 질문에 아이들이 각종 문구류를 가리키며 영어로 대답했다.모두 1·2학년이었다. 이 곳은 아이들이 영어를 실제 사용해볼 수 있도록 꾸민 간이 ‘쇼핑센터’.실제 돈을 주고 물건을 산다.캠벨의 옆에서는 이 학교 4학년인 정지연(11)양이 유창한 영어로 동생들에게 대화를 나눴다.부모를 따라 2년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서 살다 와서인지 제법 유창하다.문법에 맞지 않거나 완전한 문장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영어 단어를 내뱉었다.연필과 필통을 산 재원(8)이는 영어가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냥 재미있다.”고만 했다. 오후 2시10분.초보자 과정을 마친 1·2학년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신관 3층 ‘게임센터’에서 3·4학년의 중급Ⅰ 과정이 시작됐다.이날 시간은 숫자 빙고게임.두 편으로 나눠 바닥에 그려진 바둑판 모양의 그림 위에 캠벨이 영어로 불러주는 네자리 숫자를 먼저 찾아 직선을 완성하면 이기는 게임이다.“fourteen ninety-two!”(1492),“nineteen seventy-seven!”(1977) 캠벨의 입에서 숫자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번개처럼 해당 숫자판을 찾아 빈 칸을 채워나갔다.첫 경기는 레드팀(홍팀)의 승리.블루팀(청팀)아이들은 한번 더해야 한다며 아우성이다.아이들은 손등으로 연신 땀을 훔치면서도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는 줄도 모르고 게임에 열중했다. ●자신감 길러주고 경쟁심 유도 오후 3시 3·4학년 중급Ⅱ 과정.본관 2층에 있는 ‘드라마센터’에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이날은 인터뷰를 직접 해보는 시간이다.학생 한 명이 60인치 TV모형 안에 들어가 있으면 한 명이 사회를 맡아 방청객 역할을 하는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 인터뷰하는 놀이다.“How old are you?”(몇살입니까?)“What is your favorite color?”(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온갖 질문이 쏟아졌다.짖궂은 현석(11)이가 “Do you have a girl friend?”(여자친구 있어요?)라고 묻자 드라마센터는 웃음바다가 됐다.캠벨은 “아이들이 영어에 관심이 많은데다 똑똑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같은 수업은 모두 대모 초등학교의 특기적성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다.매일 오후 특기적성과목으로 영어를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4단계 수준별로 40분씩 진행된다.다른 학교와 다른 점은 학생들이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학생들이 정말 영어를 겁내지 않을까? 기자는 교사들의 눈을 피해(?) 우연히 마주치는 몇몇 아이들에게 영어로 질문을 던졌다.초등학교 5학년 수준 이상의 회화였다.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대답을 했다.문법에 맞지 않거나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오히려 기자에게 영어로 되묻는 아이들도 있었다.정식 영어수업을 받지 않은 1·2학년 아이들도 짧은 단어로 대답을 해냈다.공통점은 ‘아이들 모두 영어를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6학년 영어연극 페스티벌 대성공 이 학교 학생들이 이렇듯 영어에 재미를 붙이게 된 데는 채 1년도 되지 않았다.지난해 9월 김점옥(55·여) 교장이 이 곳에 부임한 뒤부터다.이전에도 특기적성 원어민 교사가 있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학교 영어교육 체계부터 바꿨다.교과전담 교사가 가르치던 영어수업을 담임교사가 가르치도록 했다.아이들의 면면을 잘 아는 담임이 가르쳐야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3∼6학년 영어교과서를 회화용 교재 한 권으로 다시 만들고 테이프를 제작,전교생에게 나눠줬다. 그 다음에 착수한 것이 영어 연극.졸업을 앞둔 6학년생들에게 뭔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지난해 10월 영어 동화책과 테이프를 6학년 전원에게 사준 뒤 12월 공연을 목표로 연극 연습을 시켰다.“영어도 어려운데 연극을 어떻게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던 교사들에게는 “내가 시키는대로만 해달라.뭐든 지원하겠다.”는 말로 설득했다.그냥 매일 영어 테이프를 반별로 들려주고,집에서도 듣게 했다.대신 수준별로 11등급으로 나누는 등급제를 도입,자연스럽게 경쟁을 유도했다.지난해 12월21일,첫 드라마 페스티벌이 열렸다.결과는 대성공이었다.이 내용이 강남케이블TV에 방영되면서 냉담했던 학부모들의 관심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 교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내친 김에 겨울방학 영어캠프를 추진했다.외국에 연수를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도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하지만 3∼6학년 800여명의 학부모 가운데 신청자는 16명이 전부였다.2주 프로그램에 드는 1인당 비용 60만원을 맞추기에는 신청자가 턱없이 부족했다.그러자 이번에는 학부모들이 나섰다.“80만원을 낼테니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힘을 얻은 김 교장은 학부모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11월부터 사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모셔오기로 한 원어민 강사와 e메일로 편지를 주고받게 하고,영어 동화책과 테이프로 예습을 시켰다.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학부모들의 신청이 뒤늦게 밀려들었다.캠프 기간 동안 주말에는 경기도 성남 미군기지의 미국인 목사에게 도움을 청해 미군기지 안에서 생활하는 ‘한국 속 미국 체험’행사를 갖기도 했다.5학년 박효진(12)양은 “캠프에서 만난 원어민 선생님과 지금도 e메일로 안부를 주고받는다.”고 했다. 겨울방학이 끝나자 학교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교사들은 자신감이 생겼고,학생들은 재미를 붙였다.학부모들은 학교를 믿었다.최근에는 학부모 5명이 ‘학교발전기금’으로 써달라며 120만원을 맡겼다.학부모들 사이에 영어공부를 ‘제대로’ 시킨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입생이 늘어 학생 수도 한 학급당 적정 인원인 35명을 넘어 40명에 육박했다.학부모 이정윤(41)씨는 “학교에서 직접 교재로 만들고 배운 것을 일일이 확인하다 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면서도 영어를 즐기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3학년 김영욱(10)군은 “학교에서 외국인 선생님과 영어로 얘기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면서 “영어학원은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준 테이프만 듣는다.”고 말했다. ●학부모 믿음 두터워지고 전입생늘어 대모 초등학교는 올해 영어동화책 돌려읽기 프로그램을 전 학년으로 확대했다.학부모들은 자원봉사 차원에서 명예영어교사로 참여,영어동화 암기 및 수준별 인증제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교장은 올해 또다른 일을 ‘꾸미고’ 있다.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그는 “학부모들이 원한다면 학교에서 제대로된 연수를 준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학교에서 학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외면,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사교육 프로그램에 학부모들이 돈을 쓰게 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었다.그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호주 브리즈번까지 가서 크리스천 선코스트 칼리지와 자매결연을 맺고 프로그램과 민박(홈스테이),주변 환경 등을 직접 확인했다.연수비용은 전액 연수를 보내는 학부모가 부담한다.그는 “올 겨울방학엔 그 곳 학생들을 한국에 불러 홈스테이를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놀이·학습 접목프로그램 풍성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영어 말하기 테스트.초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있는 대화 예시문을 기초로 10∼1급,상위단계(Advanced Level)까지 모두 11단계로 구성,3∼6학년들의 성취도를 평가한다.성취감과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 개발했다.학부모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명예영어교사단이 매년 두 차례 아이들의 단계별 표현력을 확인해 인증한다. ●리드 어라운드(Read Around) 말 그대로 동화책을 ‘돌려 읽는’ 프로그램이다.반별로 다른 영어 동화책을 선정,3개월마다 한 차례씩 돌려읽는다.학생 개개인에게 동화책과 녹음 테이프를 나눠주고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듣게 한다.3개월이 지나면 이웃 반 친구들과 돌려 읽는다. 전교생이 1년에 4권,졸업할 때까지 모두 24권을 읽는다. ●토요 2분 스피치 영어실력도 기르고 자신감을 기르기 위한 일석이조(一石二鳥) 발표력 훈련.리드 어라운드 프로그램에서 외운 동화의 줄거리나 느낌을 영어로 전교생 앞에서 발표한다.매주 토요일 오전 8시50분∼9시 학년별로 1명씩 4명이 발표자로 나선다. ●드라마 페스티벌 한 해 동안 외운 영어동화를 연극으로 꾸미는 영어 축제마당.각 반별로 그동안 읽었던 동화 가운데 하나를 골라 전교생과 학부모 앞에서 선보인다.같은 배역을 여러명이 나눠 맡아 전교생이 모두 참여한다. ●영어마을 교과서에서 배운 영어를 실제 활용해보는 ‘잉글리시 존’(English Zone).각 층별로 자투리 공간을 활용,5개의 ‘센터’로 구성했다.60인치 크기의 TV모형에서 실제 TV 프로그램처럼 꾸며보는 ‘드라마 센터’(Drama Center),각 나라의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컬처 센터’(Culture Center),물건을 직접 사보는 ‘쇼핑센터’(Shoping Center),영어게임을 즐기는 ‘게임센터’(Game Center),학교 주변의 모형을 설치해 길찾기를 해보는 ‘커뮤니티 센터’(Community Center) 등이다. ●영어동화 코너 학교의 계단을 활용한 복습 프로그램.층간 계단마다 영어 동화의 핵심 문장들과 그림을 10∼13개씩 붙여놓아 학생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영어 문장을 접할 수 있게 했다. ●화장실 영어노래 화장실에서는 영어 동요가 흘러나온다.볼 일을 보고 이를 닦거나 손을 씻으면서도 영어노래를 흥얼거리게 했다.
  • [집시법 재개덩 찬·반 논란] 시민단체 주장 및 경찰입장

    ■“집회 자유 좋지만 행복권 존중해야” “인터넷을 통한 의사소통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활발한 우리 사회에서 도로를 막고 대형 확성기로 소음을 일으키는 현재의 집회·시위 문화가 괜찮은지 문제를 제기합니다.” 집시법 실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정보1과 김용인(42·경정) 2계장은 “집회의 자유만 강조된 나머지 헌법에 보장된 행복추구권,쾌적한 생활을 할 권리는 도외시되고 일반 시민들의 불편과 피해도 외면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그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경찰이 시민단체와 대립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김 계장은 “집시법은 의원입법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대한변호사협회,시민단체들의 의견이 충분히 제시됐고,법사위에 민주노총 소속 변호사가 출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 결코 밀실에서 만들어진 악법이 아니다.”고 단언했다.그는 “일선 경찰서에 내린 집시법 운용 기준을 통해 금지통고를 억제하고 법률 조항도 엄격하게 해석하도록 지침을 내려 경찰의 자의적 해석의 여지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김 계장은 “도로 행진도 도로의 여건,행진 규모,시간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허용할지 결정하며,학교와 군사시설 주변 집회도 학습권 등 보호법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허용된다.”면서 “질서유지인만 두면 도심을 행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세계적으로 입법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소음 규제가 지나치다지만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과 거리를 두고 소형 확성기를 여러대 설치하면 피해를 줄이고 집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김 계장은 특히 “시민·사회단체와 견해 차이를 좁혀 나가는 과정에 있으며 대립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입맛 맞는 집회만 골라 허가할 우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싫어하는 집회도 제대로 열리도록 하는 것이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진정한 취지입니다.”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 박석운(49) 집행위원장은 개정 집시법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소음 규제나 주요도로 행진 금지규정 등을 보면 경찰이 통제할 수 있거나 입맛에 맞는 집회만 골라서 허가할 수 있는 자의적 요소들이 대폭 담겨 있다.”면서 “집회는 허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청앞에서 열었던 기자회견을 떠올리며 “당시 경찰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자신들이 원치 않는 집회를 방해하는 것을 보면서 경찰의 편의적 법집행을 실감했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탄핵반대 촛불집회를 통해 개정 전부터 논란이 된 야간집회 금지규정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단언하고 “당시 바둑판처럼 질서정연하던 집회가 불법으로 규정됐던 점을 떠올리면 모두가 기본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시민들의 불편에 대해 집회 주최측이 ‘무조건적인’ 자유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주최측이 항상 조심해야 한다.”면서 “다만 시민들도 집회가 주는 불편함이 함께 짊어질 사회적 비용이라는 점으로 이해를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기 전에 우리 의견을 국무회의에 제출할 것이며 17대 국회에서 집시법을 재개정할 수 있도록 각 정당과 의원들에게 호소할 것”이라면서 “집시법 불복종 투쟁도 보다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 자녀교육서 펴낸 ‘프로엄마’들의 충고

    부모노릇 힘든 시대다. “사교육 바람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공교육을 믿고,부족한 점은 부모들이 메워보려고 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심갖는 부모들도 있다.하지만 “아이에게 투자를 아끼면 안된다.”는 ‘능력있는’ 부모들을 만나면 그때마다 자신의 생각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심하게 된다. 한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교육 책을 출간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책을 쓴 여성들,‘프로 엄마’들에게서 아이 키우는 지혜를 들었다. ■신의진 연세대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중1,초등학교 3학년 형제의 어머니.지나친 조기교육으로 인해 병들어가는 이 시대 아이들과,다음 세대의 정신건강을 염려하며 쓴 책,‘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에 이어 ‘아이의 인생은 초등학교에 달려있다’를 펴냈다. ■박은정 영어학원 경영 아들 장우에게 영어조기교육을 실시했다.아들이 4살때 영어CF에 출연,유명해지는 바람에 자신의 영어교육비법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영어교육전문가가 됐다.최근 출간한 ‘장우엄마 박은정의 톡톡튀는 자녀교육법’은 그의 7번째 저서다. ■이원영 품앗이공동체 대표 7살난 딸의 어머니.학원강사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재미있게 수학을 알게하는 ‘수학아,놀자’시리즈를 출간했다.품앗이공동체를 운영하며,“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감하는 부모들과 뜻을 합하고 있다. ■이필주 전업주부중3,중2,초5 2남1녀의 어머니.건강한 몸과 정신,스스로 학습을 지도해왔다.정작 “평범하기 이를데 없다.”고 말하지만 특별한 자녀교육이란 말을 듣는다.최근 펴낸 자녀교육서,‘정리형 아이’에서 생활은 물론 공부에서도 ‘정리’를 강조한다 -책을 쓰시게 된 계기부터 밝혀주세요. 이원영:저 자신이 학원 수학강사를 했기때문에 사교육을 불신해요.교육이 돈과 거래되는 순간,이미 교육의 의미는 퇴색되니까요.특히 원리를 생각하는 수학이 아니라,단지 공식을 외게 하는 수학공부를 제 아이에게만은 시키고 싶지 않아서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어요.그리고 이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더니 저처럼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답글을 올려주셨고,그후 책을 내게 됐어요. 박은정:토목기사였던 제가 영어책을 내고 이 분야의 전문가 대접을 받게 될 줄은 저자신도 몰랐어요.저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배우도록 했어요.그런데 사실 저의 영어실력은 평균치에 불과했어요.빨리 시작한 덕분에 정우는 4살 때,CF에 나오면서 엄마가 생활 속에서 가르쳐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였고 그 후엄마들이 제게 그 비법을 물으면서 시작됐죠. 이필주:해외여행을 많이 하겠다는 꿈을 가진 중3 큰딸은 책많이 읽는 아이로 자랐고,막내 아들도 별 탈없이 자라줬어요.그런데 뭐든 척척 해내는 누나의 그늘에서 한살 아래 아들은 힘들었는지 제게 지적을 많이 받았고,부딪혔죠.그런 과정을 통해 저는 아이들마다 교육에는 다른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됐어요.또 우연히 책을 내게되면서 둘째아이에게 컴퓨터 작업을 부탁했어요.말로 하면 잔소리지만,글로 쓰니 아이에게도 적잖은 도움이 됐어요.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고,반성하고 정리하더군요. -가정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박은정:부모가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죠.저는 아들 장우 덕분에 시민회관처럼 큰 강당에서 600명의 부모님을 앞에 두고 강의를 할 때도 있어요.사실 저는 강의를 듣기 위해 달려오시는 그분들만큼 부지런하지 못해요.그래서 그분들을 존경합니다.대부분의 부모들은 “무슨 책으로 가르쳤냐?”“어떤 방법으로…” 등을 알고싶어 하시지만,저는 교재나 학원이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강조하죠.그러나 강의를 다 듣고난 후에 “장우니까 되지.우리 애는 안돼.”라고 말씀하세요.제가 다르다면 아이를 절대적으로 믿는 것뿐이에요. 이필주:전 빈둥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물론 월급생활자의 빠듯한 생활에 세 아이를 키우려니 남들처럼 학원을 보낼 수도 없었지만,집에서 책을 읽고 지낸 것이 아이들의 성적은 물론 생활태도로 이어진 것 같아요.그런데 대부분 부모들은 아이가 노는 것을 보면 불안해하시지요.요즘 아이들,너무 바빠요. 이원영:정말이에요.여유시간을 갖는 것,그것이 바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줘요.또 수학공부의 기본이고,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니까요.여태까지 그랬듯 전 많이 놀게하고,혼자 시간을 요리하도록 할 겁니다. 신의진:정말 좋으신 말씀들을 하시네요.외우기 위주의 인지능력만을 자극하면 아이들은 사고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우리 아이들은 너무 외울 것이 많아요.우리 사회에서는 ‘정상’이 되기 위해서는 버거운 일이 많죠.그러나 정작 아이들의 사고를 키우는 것은 빈둥빈둥 노는 시간입니다.노는 시간이 있어야 아이들은 책을 읽고,생각하지요.더욱이 어린 시절부터 경쟁한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게 되죠.오늘 모이신 어머니들만 같으면 우리 사회의 교육현실을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책을 쓰신 어머니들이라 특별한 비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오히려 평범하고 원론적이네요.주위에선 뭐라고 말하나요. 이원영:제 아이가 엄마와 수학놀이를 한다는 소문을 들은 어머니들이 유치원에서 “16 더하기 7이 뭐니?”하고 현장에서 시험문제를 내고 그러신대요.사실 전 더하기,빼기는 가르치지 않고 바둑판과 요리,바느질 등 생활 속에서 수학의 개념을 일러줬거든요.시험지 위주의 공부만이 공부라고 생각하는 것,부모들의 조급한 마음이 아이들을 가장 괴롭힌다는 생각입니다. 박은정:전 아이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좋다는 생각을 강조합니다.8개 학원을 보내면서 누군가 새로운 학원을 보낸다면 또 황급히 따라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반면 “옛날 우리는 안하고도 잘 지냈다.”며 옛날식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라고 봐요.시대에 역행하지 않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책을 내면서 제 자신을 늘 돌아봅니다.책을 내지 않았다면 오히려 욕심이 났을지도 몰라요.첼로를 좋아하는 저희 아이를 보면서 엄마들은 “장우,첼리스트 만들거냐?”고 묻는데요,그건 제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필주:제 주변에는 “부모가 다잡으면 아이가 훨씬 발전할 텐데….”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요.제가 너무 느긋하다나요.하지만 저로선 세 아이 중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아이에겐 자신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격려했고,신뢰관계가 형성되도록 신경쓰는 등 저로선 할 일이 많았아요.부모와 아이사이에는 신뢰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이원영:지나친 교육열이 아이들을 망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요.아이들을 위한 워크북은 팔려도 부모교육서는 좀체 팔리지않아요.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라면 자신이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의진:제가 책을 쓴 이유도 부모들을 바꾸기 위해서입니다.제 책 속에는 큰아들의 단점이 많이 부각됐는데,“왜 멀쩡한 애를 충동조절이 안된다는 둥 이상한 말을 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고,시댁에서도 염려하셨죠.하지만 아이들은 누구나 문제를 안고 있어요.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그것이 부모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자녀교육에 집안의 흥망성쇠가 달려있다고 조급해하지 말고,아이의 성장과정 자체가 바로 그 아이의 인생임을 알고 기다려주는 지혜,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어릴 때부터 경쟁으로 내몰리지 않은 아이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느긋하게 기다려준 부모를 배신하지 않아요.이번 책에는 중학생이 되면서 자신감을 갖고,달라져가는 큰아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이원영:그래도 내 아이의 문제를 털어놓기가 쉽지 않아요.사람들은 단번에 ‘이상한 애’라고 단정지으니까요. 신의진:제 아들도 가끔은 속 상하면 아빠에게 불평했고,아빠는 “네 엄마가 너무 직설적이라 문제다.”라고 지적했죠.누구나 문제를 갖고 있는 만큼 가족이 이를 터놓고 이야기하면 문제는 해결됩니다.그러나 “내 아이가 무슨 문제냐?”는 방어적인 부모는 잘 해결이 안 되죠.부모들로서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아이에게는 물론 교사와 주위,친구 엄마들에게도 귀를 열어두는 게 좋아요.전 제 아이의 단점을 친구엄마나 교사에게 들어도 별로 상처받지 않아요.문제없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박은정:전 주관을 가지라는 생각입니다.주위에서 한다고 저리로 달려갔다가,또 이리로 아이를 끌고 다녀서는 아이도 지치고 결국 교육도 이뤄지지 않아요.결국 교육방법은 부모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좋은 정보를 구하려는 노력은 하면서도 정작 꾸준하게 이를 지속하는 부모들은 흔하지 않아요.참,요즘엔 정보를 나누지 않으려는 부모도 많아요.좋은 정보를 혼자 가지려는 생각보다 내 아이가 함께 살아갈 세상을 업 그레이드시키는 것,그것이 우리 부모들이 해야할 일이란 생각입니다. -자신의 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길 기대합니까. 신의진:엄마들이 자신감을 갖고 좀 느긋해지고,동시에 우리 교육현장도 달라지기를 기대합니다.가끔 수능시험문제를 풀어보면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우리 교육은 생각하지 않고 문제만 풀기를 원하는데,이런 교육현실은 우리 아이들을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멀어지도록 강요합니다.이를 몇 년 전부터 지적해온 결과,앞으로 수능에서 언어영역 문제가 줄어들게 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지요.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을 경쟁으로 몰아붙이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박은정:아직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니만큼 섣불리 ‘성공’이라 말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좋은’ 교육은 있어도,특목고-일류대학으로 이어지는 것을 과연 ‘성공’이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어요.전 아이가 부각되면서 그런 부담이 걱정스러워요.그러나 어쨌든 책도 쓴 만큼 모든 부모가 ‘좋은 교육’을 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정리 허남주기자 hhj@seoul.co.kr ˝
  • [미리 가본 뉴타운](11)용산구 보광·한남동 일대

    ‘강북 속 강북’ ‘서울 할렘’으로 불리던 용산구 보광·한남·서빙고동 일대가 뉴타운 개발과 더불어 희망의 땅으로 바뀐다. 부지내 대표적 지역명을 따온 다른 자치구와 달리 용산뉴타운으로 이름 붙인 데서 이곳뿐 아니라 25만 구민들의 기대를 엿볼 수 있다.뉴타운이 들어설 3개 동(洞) 33만여평은 강변도로와 맞붙은 시내 최후의 미개발 노른자위다.주민들은 전형적인 남향에 뒤로는 남산이 감싸고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감안하면 적절한 활용이 때늦은 느낌이라고 입을 모은다.특히 보광동 쪽은 시내에서 ‘하늘 아래 첫 마을’이라는 달동네다.5층 미만의 건물이 전체의 90% 이상 된다. 박장규 구청장은 3일 “주거기능 중심 개발에 주안점을 두다 보면 자칫 아파트단지만 삐쭉삐쭉 눈에 띄는 ‘유령타운’이 되기 십상”이라면서 “구릉이 많은 지리적 악조건을 역이용해 한국의 대표적인 신개념 도시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는 내년 9월쯤 상세 개발계획이 나오겠지만 이같은 매력이 작용해 뉴타운이 매듭지어지면 1만 6500여가구 3만 9000여명에서 3만 5000가구 10만명 규모의 소도시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표고차가 30∼40m씩 나는 3개 동을 하나의 타운으로 묶는 도로망 개설 등 인프라 구축이 관건이다.현재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좁은 도로(폭 4m 이하)가 74%에 이른다.그러나 손만 뻗으면 푸른물이 잡힐 듯한 수변경관으로 볼 때 언덕길들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며 개발 의욕이 넘친다. 뉴타운에는 폭 25m의 간선도로를 축으로 12∼16m 도로 3∼4개 노선,6∼8m짜리 내부도로가 바둑판처럼 깔린다.보광동길 주변에 2개의 공원을 조성,남산∼미군기지∼한강에 이르는 ‘녹지 띠’를 가꿀 계획이다. 주민 동의를 얻기 쉽잖은 공공시설 부지 마련은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구유지 3000여평이 있기 때문이다.이 부지를 활용해 뉴타운 한가운데에 대규모 체육센터 등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한 문화타운이 들어서 주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특수목적고 신설 때 현재의 학교시설 변경이 어려우면 이 땅을 활용하는 등 긴급한 용도를 가려낼 예정이다. 용산구는 지역간 형평성을 따진다는 서울시의 뉴타운개발 지원 순위로 볼 때 우선사업 지구로 선정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관내에 미8군 부지와 철도부지 등 국가 공공시설이 100만평 이상이나 차지하고 이태원 관광특구,남산 고도제한 등으로 지역개발 순위에서 늘 밀려났다.상대적 박탈감을 안고 사는 주민들의 고충을 덜어주고 2005년 고속철도 민자역사 완공,국제컨벤션센터 건립 등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권 성장거점으로 바꾸겠다는 게 용산구의 구상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
  • ‘호남의 소금강’ 순창 강천산

    ●빨갛게… 노랗게… 오색향연 절정 남녘에 단풍이 절정이다.빨갛게,노랗게 물든 산엔 능선마다 인산인해.새파란 하늘을 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르는 이들의 뺨에도 발그스름하게 단풍이 피었다. 지난 주말엔 엄청난 단풍행렬 때문에,산엔 발도 못디디고 차를 돌린 사람이 꽤 있다고 하니,이번 주 단풍나들이 계획을 잡았다면 일찌감치 서둘러 집을 나서야겠다. 또 사람에 치이기 십상인 유명 산보다 숨어 있는 단풍 명소를 찾아보면 어떨까.전북 순창의 강천산을 다녀왔다.깊은 계곡과 맑은 물,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인근 내장산의 명성에 가려 그 진면목을 아는 이가 많지 않은 단풍 명산이다. 강천산(剛泉山·583.7m).이름 그대로 단단한 바위와 물이 많은 산이다.1981년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높지 않지만 주계곡인 강천계곡 양편으로 선녀계곡,원등골,분통골 등 10여개의 청정계곡을 품고 있고 병풍바위,용바위,비룡폭포 등 구석구석 비경을 갖췄다. 산행은 주차장부터 시작된다.계곡과 봉우리가워낙 많아 등산코스가 다양한데,대략 5개 코스가 있다.이중 짧으면서도 아기자기한 강천산의 비경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병풍바위∼강천사∼구름다리∼신선봉 코스(5㎞)를 택했다.좀 더 긴 산행을 원하면 신선봉에서 하산하지 말고 선녀봉과 산성을 거쳐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11㎞)를 잡으면 된다. ●구석구석 비경 품은 그림같은 바위산 매표소를 지나 강천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비포장이지만 차량이 드나들 정도로 넓고 평탄하다.길가와 계곡은 온통 단풍 일색.불타는 듯 계곡을 물들인 애기단풍 아래로 투명한 계류가 노래하듯 정겨운 소리를 내며 흐른다. 매표소에서 10분쯤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우뚝 솟아있고,절벽 아래로 물줄기가 하얗게 부서지며 떨어진다.도저히 폭포가 있을 수 없는 곳인데….공원 관리직원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인공폭포란다.계곡물을 호스를 통해 모터로 끌어올려 암벽 꼭대기에서 물을 뿌려대는 것이라고. 폭포 아래는 자그마한 단풍나무 공원.마침 아침 햇살을 받아 일곱 색깔 무지개를 그리며 떨어지는 물줄기와 어우러진 단풍이 비단처럼 곱다. 계곡을 따라 30여분쯤 더 올라가니 강천사가 나온다.강천산이란 이름을 있게한 천년 고찰.풍수지리설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한때 12개의 암자와 500여명의 수도승을 거느린 거찰이었으나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완전소실되었다가 1961년 이후 대웅전과 관음전,선방,보광전,객사 등의 건물이 복원됐다.전란 와중에도 불타지 않은 강천사 석탑만이 고찰의 흔적을 말해준다. 강천산은 산세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형상이라고 해 원래 이름이 용천산(龍泉山)이었고,절 이름도 용천사였다고 한다.이후 조선 선조 때 학자 송익필이 절에 머물면서 ‘宿 剛泉寺’란 제목의 시를 지으면서 강천사로 불렸고,산 이름도 강천산이 되었다고 한다. ●길이 75m·높이 50m 구름다리 아찔 강천사를 지나 계곡 오른쪽으로 난 가파른 길을 10분 정도 오르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구름다리)가 나온다.길이 75m,높이 50m의 용접 철교다.다리 밑을 내려다보니 마치 번지점프대에 선 듯 아찔하다.멀리 계곡을 따라 길게 펼쳐진 단풍숲이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것 같다. 현수교를 건너 전망대가 있는 신선봉꼭대기까지는 불과 500m 정도.하지만 온통 바위투성이라 발을 내디디기가 힘들다.노약자라면 30분 정도는 고생을 각오해아 할 것 같다. 신선봉(425m)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니 지금까지 올라온 계곡과 맞은편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산자락 아래,반쯤 물든 단풍숲 가운데 강천사가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다. ●강천 제2호수·금성산성도 볼 만 현수교 입구에서 아래 계곡으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좀 더 시간을 내 강천제2호수와 금성산성까지 가보기로 했다.현수교 아래에서 계곡을 따라 20분쯤 가니 댐이 앞을 가로막는다.강천제2호수다.강천산 입구에 있는 강천호의 담수 조절을 위해 계곡 상류에 협곡을 막아 조성한 저수지.물이 가득 차면 저수지를 둘러싼 단풍숲이 수면에 비친 풍광이 황홀할 정도라고 한다.그러나 막상 댐에 올라서니 물이 거의 바닥을 적시는 정도다.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댐 한쪽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30분쯤 가니 금성산성이 나온다.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이 산성은 삼한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며,이후 파괴와 개축이 반복됐다.특히 갑오농민전쟁 당시 농민군과 관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며,이때 동헌,민가 등이 모두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순창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수도권에선 호남고속도로 정읍IC∼29번 국도∼21번 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호남·영남권에선 88고속도로 순창IC~24번 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 코스를 따라가면 된다.주차장 이용료는 2500원(산 입장료 1000원 별도).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순창행 고속버스가 하루 6회 출발하며,광주·전주·남원에서 각각 20∼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순창읍내에선 정읍행 군내버스(20분 소요)를 타거나,택시(8000원 정도)를 이용하면 된다.강천산군립공원 관리사무소(063-650-1533). ●숙박 강천산 인근에 강천각여관(063-652-9920),구룡파크장(063-652-6767) 등 여관이 10여 군데 있다.일행이 많으면 콘도형 객실을 갖춘 강천산 휴양농원(063-652-2552)이 편리하다.요금은 5만∼6만원.주말에 방이 없으면 순창읍내 여관을 이용하면 된다. ●순창고추장 마을 검붉은 색깔에 알싸한 감칠맛이 나는 순창고추장.고려 말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대사가 기거하는 순창을 찾았다가 한 농가에서 낸 고추장 맛을 못잊어 조선 개국후 진상토록 해 유명해졌다고 한다. 강천산을 나와 793번 도로를 타고 10분 정도 순창읍 방향으로 가다보면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이 나온다.마을 입구엔 관광객들을 위한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주차장 한편에 널린 메줏가루 냄새가 코를 찌른다.바둑판처럼 정리된 포장도로,지붕에 기와만 얹은 몰개성의 건물들,저마다 원조를 내세우는 간판들.서정적 전통 마을을 그렸던 기대와 달리 지나치게 상업화된 모습이 실망스럽다.고추장 마을에선 전통고추장 전시판매장(063-653-4333)을 비롯,50여개의 집에서 고추장 및 고추장을 이용해 만든 장아찌류 등을 판매한다. 식후경 강천산 주차장 아래 식당과 상가들이 늘어서 있는데,그중 충장로식당(063-652-5388)의 백반이 비교적싸면서 먹을 만하다. 취나물을 비롯한 각종 산나물 무침과 야채 겉절이,꽁치구이 등 생선구이와 조림,도토리묵 무침,각종 김치류,청국장 등 밥과 함께 나오는 반찬 가짓수만 무려 25가지.음식값은 6000원. 가짓수가 많지만 허투루 만들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산나물은 강천산 인근에서 봄에 난 것을 말린 묵나물을 쓰고 도토리묵도 마찬가지.야채 몇가지를 썰어 함께 무친 도토리묵은 새콤하면서 싱싱해 특히 젓가락이 자주 간다. 순창고추장 맛을 보고 싶으면 대접을 달라고 해 나물무침과 야채 겉절이 몇가지를 밥에 얹어 고추장으로 비벼먹으면 된다.나물과 김치,야채 겉절이 종류가 워낙 다양해 채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고기류를 먹고 싶으면 좀 멀지만 담양쪽으로 가보자.강천산 주차장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 주변에 떡갈비 전문 음식점이 많다.
  • 조남호 구청장 바둑 명예7단

    조남호(사진·65) 서울 서초구청장이 18일 서초구청에서 재단법인 한국기원(총재 한화갑)으로부터 ‘명예 아마 7단증’을 받는다. 명예 7단증은 전국대회 입상경력이 3회 이상 있거나 바둑보급에 지대한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수여된다. 조 구청장은 지난 96년 5월부터 서초구민회관 1층에 24개 바둑판을 확보,연중 무휴로 경로바둑교실을 운영해 온 공로 등을 인정받았다.
  • 백화점 신바람… 재래시장 ‘죽을맛’/추석경기 ‘극과 극’

    추석 경기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이번 추석 대목을 맞아 롯데·현대 등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 매출은 7∼30% 늘어난 반면,재래시장의 매출은 20∼50% 떨어졌다. ●백화점 매출 7~30% 급증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추석전 같은 시기보다 36%나 급증했다.이 기간중 10만원대의 옥돔 선물세트의 매출이 80% 이상 크게 늘어났고,햄·커피 등 가공식품 선물세트 70%,주류와 치약·칫솔 등 생필품 선물세트의 매출이 60% 이상 증가,매출 증가를 선도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9일부터 6일까지 17%,갤러리아백화점은 7% 정도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갤러리아는 고가 선물세트보다 15만∼20만원대의 정육·굴비·한과·주류세트,5만∼10만원대의 멸치세트와 참기름세트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하지만 비가 자주 내린 탓에 청과 선물세트 등의 매출은 다소 부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아직 정확한 매출 집계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비공식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신세계는 상품권과 30만∼50만원대의 명품 정육·굴비세트와 11만원대의 무농약 하우스 신고배,17만원대의 갈치세트 등이 매출 신장을 주도했다.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불황이라 소비를 줄여오던 소비자들이 친지들을 두루 인사해야 하는 추석 때는 소비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사실상 10% 할인 판매를 백화점 등의 추석맞이 사은행사가 매출 신장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불황에 비까지 잦아 시장 썰렁 그러나 재래시장은 썰렁하기만 하다.불황이 지속되는 데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탓이다.이 때문에 재래시장의 매출은 지난해 추석 대목보다 매출이 20∼50%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추석대목의 최대 피크인 7일 오전 11쯤 건어물 도매시장인 서울 중구 오장동의 중부시장.불황에다 비까지 내린 탓인지 지나가는 손님들을 찾아보기 힘들어 몇몇 가게주인들은 바둑판을 벌이고 있었다.10년째 건어물 장사를 하고 있는 장모씨는 “지난 10년동안 이번 대목처럼 어려운 적은 없었다.”며 “밤·대추 등 일부 제수용품 가게 외에는 대목을 느낄 수가 없다.”고 전했다.경동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이곳에서 밤·대추 도매상을 하는 손모씨는 “불황으로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최소 20% 이상 떨어졌다.”며 “비가 오면 소비자들이 재래시장을 꺼리는데,비가 하루 걸러 오고 있으니 더욱 죽을 맛”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환기자 khkim@
  • [나의 건강보감] 허정무 前 축구대표 감독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잘 나가던 김우중 회장이 축구협회장을 맡던 1989년 무렵이다.하루는 김 회장이 우연히 마주친 그에게 기다렸다는 듯이 대뜸 말을 건넸다.“우리 한 수 할까?” 이렇게 해서 그는 판을 차리고 김 회장과 마주 앉았다.기력을 물어 “회장님보다 좀 약합니다.”했더니 두점을 깔라고 했다.결과는 허정무의 완승,적잖이 달아오른 김 회장이 “맞바둑으로 한 수만 더하자.”고 해 다시 뒀으나 역시 허씨의 승리.주변에서는 “한 판쯤 져주지 그랬느냐.”고 타박을 했지만 털고 일어서던 김 회장은 빙긋 웃으며 “축구 실력보단 못하지만 대단한 기력”이라고 칭찬했다.“원래 그런 인사치레에 익숙하지 못했다.지금 생각하니 한판쯤 양보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바둑을 좋아한다.기력은 아마 4단.국가대표를 거친 축구인 가운데 김정남 전 감독 말고는 적수가 없다.그에게 있어 수담(手談)은 경기에서 오는 피말리는 긴장감과 패전 후의 후회,승전의 자만,그리고 경기후 엄습하는 허탈감을 다스리는 수양의 도(道)이다.그 뿐이 아니다.“반상에서 축구를 보고,삶을 볼 수 있어서 바둑이 좋다.”고 했다.그에게 바둑은 ‘또 다른 축구’이자 ‘또 다른 삶’이다. 허정무(48)는 온 국민의 시선을 붙박이로 끌고 다녔던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였다.한국인으로는 네덜란드 프로무대에 처음 진출해 뜨거운 땀으로 이국의 그라운드를 적시더니 얼마간 세월이 지나서는 ‘국민 운동’인 축구의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사람이었다. 30대를 넘긴 연배라면 누구나 국가대표 부동의 골잡이였던 ‘진돗개’ 허정무 선수에 얽힌 격정의 추억 몇 토막은 간직하고 있다. 지난 85년,멕시코월드컵 최종예선 한·일전에서 부상을 당했으나 투혼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온 국민을 환호하게 했는가 하면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최종 수비수는 물론 최전방 공격수로 좌충우돌하며 기세를 드러냈다.그뿐이 아니다.지금은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이영표 선수가 몸담은 팀으로 더 유명한 명문 PSV 아인트호벤에서 3년동안 15골을 넣으며 축구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그가 국민들 가슴에 남긴 족적은 크고 깊었다.그라운드에서 힘들어할 때면 같이 힘들어했고,그가 환호할 때는 덩달아 신명의 어깨춤 추며 후끈 달아올랐다.그들의 가슴에 허정무는 틀림없이 혼불같이 타올랐던 한 시대의 ‘국가 대표’였다. 끝없는 투혼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그이지만 실제로는 조용하고 지적인 풍모를 지녔다.이런 그가 왠지 바둑과 잘 어울리는 건 당연한지도 모른다.그는 축구와 바둑을 함께 시작했다.서울 중동중학교 축구선수로 뛸 때,당시 감독이었던 고재욱씨에게서 처음 바둑을 배웠다.말하자면 ‘운동장 바둑’인 셈이다.처음엔 9점을 놓고 뒀으나 지금은 오히려 3점쯤 접어줄 정도로 판이 바뀌었다. 국가대표로 해외 원정경기에 나갈 때도 간이 바둑판을 챙겨가곤 했다.물론 대표팀에 적수가 없어 대개의 경우 ‘욕심’에 그쳤지만 그의 바둑편력에 놀란 사람이 적지않다. 그와 겨룬 고수도 적지 않다.프로 기사와의 첫 대국은 서봉수 9단과 전남 광양에서 둔 다면기였다.이후 서능욱 9단과 둔 6점 접바둑 기보는 바둑 잡지에 소개됐을 정도.지금도 유건재 7단(현 한국기원 사무총장)과는 짬짬이 인터넷으로 대국을 한다.지금은 프로 기사들과 4점 접바둑을 둘 정도니 결코 만만한 실력이 아니다.젊은 기사 중에서는 유창혁 9단을 좋아한다.이유인즉 그가 축구를 좋아해서다.유 9단은 프로기사 축구동호회인 기마회의 주축이다. 허정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들뜬 머리를 정리하는 데 바둑만한 기예가 없다.”고 말한다.게다가 그 속성이 축구와 닮은 점도 마음에 든다.‘아생연후 살타(我生然後 殺他)’라는 유명한 바둑격언이 있다.그는이를 “수비를 안정시킨 뒤 그 토대 위에서 공격력을 배가하는 축구전술의 바둑식 표현”이라고 푼다. “히딩크의 성공신화도 철벽 수비에 있었고,지금의 코엘류 감독도 수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내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싱긋 웃는다.그뿐인가.그라운드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시각의 중요성이나 ‘상대가 강한 곳에는 침투하지 말라.’는 원칙도 바둑을 통해 터득한 수확이다.묵묵히 때를 기다리는 ‘이창호식’도 좋고,틈만 보이면칼날처럼 파고드는 ‘이세돌식’도 좋다.단숨에 적진을 발칵 뒤집는 ‘조훈현식’ 속보행마는 또 어떤가. 축구 말고도 300쯤 치는 당구 실력에 탁구,배구,농구 등 ‘구’자 들어가는 운동은 뭐든 시쳇말로 ‘한가닥’하지만 모든 운동이 축구를 정점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그의 모든 것은 이처럼 축구라는 주연을 위해 있는 무대장치 같은 것이다. 축구에 쏟는 열정만큼 가족을 향한 그의 사랑과 배려도 애틋했다.한때 브라운관을 누볐던 부인 최미나씨와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큰딸 ‘화란’,둘째딸 ‘은’에게로 화제가 옮겨지자 이런저런 얘기가 꼬리를 문다.부인 최미나씨는 수입 화장품을 보급하는 사업가로 변신해 있다.“두 딸을 요조숙녀로 잘 키우고 뒤늦게 자신의 일을 찾아 땀흘리는 아내의 모습에서 더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본다.”고 했다. 유소년 축구인재 양성을 위해 필생의 노력을 쏟아 최근 개장한 용인 축구센터도 그에게는 가슴 뿌듯한 결실이다.“이 일로 그동안 나와 한국 축구에 힘이 되어준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빚을 갚은 것 같다.”는 그는 “아쉬움은 많지만 축구 인생에 후회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줄창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선수에게 “건강을 위해 무슨 운동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대개 웃을지 모른다.축구 자체가 격렬하기 이를데 없는 운동인데 거기에 얹어 다른 운동을 한다는 게 얼른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몸으로 하는 것만 운동이랴.마음 혹은 머리로 감당해야 하는 운동도 있다.허정무에게는 그게 바둑이었다. 소치-미산-의제-남농으로 이어지는 허씨 문중의 동양화 거장 배출지인 진도 운림산방의 혈족이기도 한 그는 정강이에 피멍 가실 날 없는 축구인의 길을 택했지만 지금도 한국의 축구판을 지키는 건각이다.예전에 그라운드를 호령하던 젊은 기세 그대로.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바둑의 건강학 예부터 바둑은 수담(手談)으로 불렸다.손으로 놓는 돌을 통해 상대와 끊임없이 마음을 나눈다는 의미다.거슬러 살펴보면,신선연하는 청류(淸流)의 한담에는 으레 맑은 술과 바둑판이 곁들여져 있다.바둑과 술을 통해 세속의 일을 잊거나 천하의 경륜을 터득하고 싶어서였다. 바둑인들은 바둑이야말로 사람이 자신과 나누는 진정한 대화라고 말한다.반상의 돌 하나에 그 사람의 심성과 정서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바둑이 기예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물론 프로기사들이 타이틀을 두고 갖는 대국은 피말리는 격전이다.이를 두고 “거기에 무슨 수양이 있느냐?”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바둑인들의 해석은 다르다. 한국기원 사무총장인 유건재 7단은 “얼핏 극한대립처럼 보이지만 바둑은 근원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한다.묵묵히 때를 기다리는 것은 지혜이고,때가 오면 주저없이 돌을 놓는 것은 용기,싸우고 싶을 때 물러서는 것은 절제고,지지 않으려는 것은 투지라고 한다.“이런 자신과의 싸움,즉 나의 허(虛)를 감추고 상대의 허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완벽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어서 다른 승부와는 구별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몰입을 통해 번뇌와 고민을 잊고 마음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점’을 바둑의 장점으로 들었다.청소년들의 경우 바둑을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으며 절제와 용기,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도 했다. 유 7단은 “축구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달아오른 성정을 가라앉힐 방법이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 바둑은 묘약”이라며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하지만 않으면 자신을 다스려 정서를 안정시키고 지혜를 일깨우는 기예”라고 설명했다.이를 그는 수담망우(手談忘憂·수담으로 근심을 잊는다)라고 했다.여기에 덤으로 이기회우(以棋會友·바둑으로 벗이 모인다)까지 할 수 있으니 바둑만한 수양이 어디 있을 것인가. 심재억기자
  • 무례한 ‘르 피가로’ 盧대통령 ‘겁쟁이’로 묘사

    |파리 연합|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가 노무현 대통령을 미국을 두려워하는 비겁한 인물이라고 묘사해 물의를 빚고 있다. 르 피가로는 7일 17면 ‘토론과 견해’란에 역사학자인 알렉상드르 아들러의 ‘북한이라는 바둑 게임’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아들러는 북한을 바둑판 중원의 큰 함정에 비유한 이 칼럼에서 노 대통령,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등 동북아 국가 지도자들에게 무례한 표현을 사용했다.아들러는 노 대통령에 대해 “독학으로 변호사가 된 신임 대통령으로 미국을 두려워하는 겁쟁이”라며 “은혜를 베푼 사람을 배신할 준비가 돼 있는 인물에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후 주석에 대해 “라이벌 쩡칭훙(曾慶紅)과 발길질하며 다툰다.”고 말했으며 고이즈미 총리는 “장발에 신경질적인 웃음으로 디플레이션 정책을 수행,극단적 민족주의자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와 그의 관계를 잊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은 대량살상무기를 잘 숨겼던 반면 김정일은 있지도 않은 핵폭탄 보유를 주장하며 인접국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을 떠나고 중국이 북한을 다룸으로써 북한 관련 갈등은 긍정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구청장 스트레스 해소 나만의 비법 ‘각양각색’

    “어허∼.‘빗속의 여인’이 아니라 ‘우중의 여인’이라니까요.” 서울시 자치구청장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구정을 풀어가는 방법의 다양성만큼이나 가지가지다.이들은 여론을 제때 파악하고 공동이익을 낳는 행정력에 골몰해야 하기 때문에 쌓이는 스트레스도 만만찮다. 웃는 모습 때문에 별명이 ‘미륵’인 김우중(61) 동작구청장.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확 날려보내는 스타일이다.퇴근 후 곧잘 갖는 주민들과의 만남에서 노래 잘 하는 구청장으로 소문나있다.특히 ‘장대같이 쏟아지는 밤비를 헤치고…’로 시작하는 오기택의 ‘우중(雨中)의 여인’은 단연 18번곡.1960년대 초반 곡이어서 노래방 책에 잘 나와있지 않다.신중현의 ‘빗속의 여인’과 헷갈리는 사람이 많아 홍보(?)에 애를 먹는단다.최근에는 남진의 ‘둥지’와 이자연의 ‘당신의 의미’를 익혀 애창곡 2∼3번째 순위에 올려놓았다. 권문용(60) 강남구청장은 검술이나 악기연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호른이나 트럼펫 등 악기만 들었다 하면 딴 사람이 된다. 진지하게 연주에 몰입하는 표정을보고 주변 사람들은 ‘저 양반 구청장 맞아?’라며 눈이 휘둥그레진다.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와 조두남 곡 ‘선구자’를 멋드러지게 뽑아내 감탄을 자아낸다. 틈틈이 주민 곁으로 찾아가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오는 4일 오후 6시30분에는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리는 연세의대 오케스트라의 환자위안 공연에 ‘출연’한다.예술뿐만 아니라 검도 5단으로 무예도 갖췄다.집무실 한쪽에 ‘검’을 진열해놓고 가끔씩 방문객에게 시범까지 보여 어색한 분위기를 벗어나곤 한다. ‘선비’로 불리는 홍사립(58) 동대문구청장은 바둑판에서 지친 심신을 달랜다.아마4급으로 퇴근 뒤 5급인 박중배(53) 지역경제과장과 기력을 자주 겨룬다.“업무 효율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재충전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1인 1취미’를 장려하고 정기 바둑대회 창설계획도 세웠다. 정영섭(71) 광진구청장은 실내체조를 손수 개발,업무 중에도 틈틈이 몸을 푼다.칠순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과 일에 대한 열정만은 웬만한 젊은이 못잖다.김충환(49) 강동구청장의 스트레스 풀기는 ‘글쓰기’다.수필가로 공식 등단한 글솜씨로 진솔한 얘기들을 써서 개인 홈페이지에 띄우며 하루동안 쌓인 피로를 푼다. 송한수기자 onekor@
  • 클로즈 업/‘2002 KBS 바둑대축제’ 유머바둑·알까기… ‘흥미진진’

    지난 92년 중단됐던 ‘바둑대축제’가 10년 만에 부활한다.올해 3월 문을연 위성채널 KBS KOREA가 개국원년 기념으로 1일 오전 10시부터 홍익대 체육관에서 열릴 ‘2002 KBS 바둑대축제’를 실황 생방송한다. 이계진·정용실 아나운서와 여류 프로 김효정 2단이 공동진행하는 행사에는 프로기사 조훈현,서능욱,이창호 9단과 이세돌 3단이 참가하며 이9단과 이3단은 신 라이벌전으로 초청대국을 벌인다. 일반인 440명이 벌이는 아마추어 대국이 첫 순서.어린이,여성,직장인,가족부 등 4부로 나눈 뒤 각 부별로 최고수를 뽑는다. 코미디언 엄용수와 양상국 8단의 ‘유머 바둑교실’,연예인과 일반인이 팀을 이뤄 대형 바둑판에서 벌이는 ‘예측불허 릴레이대국’도 있다.연예인과 프로기사 부인들간의 ‘알까기 대결’도 흥밋거리. 서능욱 9단과 아마추어 30명의 대국이 하이라이트.지름 4.5m의 대형 회전원탁에 앉은 서9단이 한 수마다 상대를 바꿔가며 30명과 동시 대결을 벌인다. 또 조훈현 9단은 아마추어 1000명과 슈퍼대국도 진행한다.1000명의 대국자들이 바둑판 하나를 놓고 조9단과 사이버상에서 마주 앉는다. 조9단이 돌을놓으면 아마추어 대국자들이 가장 많이 지정하는 곳으로 다음 착점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주현진기자 jhj@
  • 동대문구청 ‘바둑열풍’

    “바둑판에서 구정(區政) 아이디어를 찾는다.” 동대문구청이 때아닌 ‘바둑 열풍’에 휩싸였다.이같은 열기는 아마4단으로 누구 못잖은 애기가인 홍사립(57) 구청장과 아마5단인 박중배(52) 지역경제과장이 최근 ‘일전’을 벌이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홍 구청장의 제안에 따라 구는 15일 청사 2층 대강당에서 제1회 ‘직원 친선 바둑대회’를 연다.참가자의 기력에 따라 7급 이하와 4∼6급,3급 이상의 3개 부문으로 나누어 치러진다.모두 77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 부문별 우승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이 수여된다.대회 경비는 청내 바둑동아리 회비로 충당된다. 홍 구청장은 “업무는 당연히 한치의 차질도 빚어지지 않도록 할 뿐더러 대회 자체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동대문구는 1300여직원들의 창의성을 살려 궁극적으로는 업무에 도움을 줌은 물론 직급·선후배간에 기탄없이 지내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비단 바둑이 아니더라도 ‘1인 1취미 갖기’를 장려하고 있다. 한 직원은 “기력으로 볼 때 박 과장과 홍 구청장이 상급부문 우승을 다툴것”이라고 승부를 점치면서 모처럼 마련된 전 부서 직원들의 모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송한수기자
  • [대~한민국 24시] 가락동 도축장/천대받던 ‘백정’ 옛말… 어엿한 ‘전문직’

    도축장은 일반인들에게 아직도 낯설다.낯설다기 보다는 왠지 거부감마저 주는 곳이기도 하다.하지만 이곳도 생생한 삶의 현장이며 우리 이웃이 일하는 일터다.과거 ‘백정’으로 불리며 천시되던 도축장의 달라진 오늘을 들여다본다. “5212,5212 차 빨리 대세요.” 11일,아직은 이른 새벽.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도축장)의 하루는 날카로운 확성기 소리로 열렸다. 밤길을 재촉해 소와 돼지를 가득 싣고 온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푸른색 작업복 차림의 현장 반장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흡사 기계와도 같았다.한기를 느낄 만큼 제법 쌀쌀한 새벽이지만 담배를 꼬나 문 그들의 모습에서는 추위보다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아침 7시가 가까워지면서 도축장 뒤편 소·돼지 계류장은 부쩍 분주해졌다.질서 유지를 위한 확성기 고음이 귓속을 찌르고 화물차의 엔진과 경적소리,돼지 울음소리가 뒤엉켜 순간 혼을 빼놓는다. ‘서덜레’(초보자를 일컫는 이곳의 은어)가 끼어들려 하자 “5472 안 나가요.”하는 신경질과 핀잔이 뒤따랐다. 도축장 경력 20년인 베테랑 오영환(55) 반장이 “왜 그러는 거여.그런다고 빠른 게 아녀.”라고 인상을 쓴다.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알아 차렸는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기사는 멋적은 웃음으로 ‘OK’를 표시한다. 순간 벌어진 이 광경이 무척 재미있었던지 옆에서 팔짱을 낀 채 낄낄거리고 웃던 화물차 기사 이용석(38)씨는 “저 놈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놈이구먼.처음 오는 가봐.”라며 혀를 찼다.“반장이 순번을 부르면 소와 돼지를 계량한 뒤 계류장에 내려놓고 나가면 되는데….”라며 말꼬리를 이었다. 그는 몇년 전만 해도 한차당 20만원 가까이 운임을 받았으나 화물차들끼리 경쟁이 붙어 차당 가격이 14만∼15만원으로 떨어졌다고 씁쓸해 한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바람에 운반비 하락을 가져왔고 축산농가에서도 ‘단골’보다 싼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운반을 맡기고 있다며 세태의 변화를 귀띔한다. 돼지콜레라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 반장은 “쓸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다.이곳은 농협이 직접운영하는 데다 철저한 검사과정을 거쳐야만 반입되기 때문에 돼지콜레라 발생 전이나 지금이나 반입량은 비슷하단다. 계류장의 모든 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는 김석원 현장 감독의 눈을 피해 ‘출하자 수면실’을 엿봤다.밤길을 달려온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쉬는 공간이다.4평 남짓한 방에는 무료함을 달랠 장기와 바둑판이 있고 목침과 꼬질꼬질한 이불이 널브러져 있다. 이곳도 어김없이 코끝을 찌르는 돼지와 소똥 냄새로 가득했다.먹다 만 밤참이 그대로 남아 있다.피로감이 입맛을 빼앗아간 듯싶다. 김 감독은 “대부분의 소·돼지가 충청도와 경기도에서 오기 때문에 운전사들도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할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계류장을 한바뀌 돌았다.소·돼지를 실은 1∼4.5t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한 화물차에 실린 50마리쯤 돼 보이는 돼지들은 추위가 싫은 듯 서로 몸을 비비며 ‘꽤∼액,꽥’ 소리를 질러댄다.흡사 겨울을 나기 위해 뱀들이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1t 트럭에 홀로 몸을 기댄 바싹 마른 ‘우공’이 큰 눈망울을사방으로 굴리며 콧김을 연신 뿜어내는 것이 ‘천당’에 가까이 왔음을 감지한 듯했다. 이같은 감상도 냉동창고 앞에 다다르면 현실에 부딪혀 산산조각난다.계류장 반대편에 위치한 냉동고는 하루종일 바쁜 현장이다.도축한 소·돼지고기들을 냉장시켜 정육점으로 배달하는 곳이다. 전날 도축한 200여마리의 소와 2000여마리의 돼지를 배달원들이 열심히 차에 싣고 있다.이들은 20대 건장한 청년부터 50대 후반의 ‘중늙은이’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검거나 붉은 비닐옷을 입고,잡은 고기를 옮기는 이들의 몸놀림은 ‘물찬 제비’처럼 빠르다.어깨에 돼지를 둘러메고 뛰는 폼이 운동회 때 모래주머니 나르기를 연상시킨다.‘딱통’(큰 돼지를 뜻하는 은어)을 메고 배달차로 향하는 한 배달원의 얼굴은 몹시 굳어 있다. 자신의 일에만 충실할 뿐 서로 대화가 없다.한 젊은이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지금 바빠요.특별히 얘기할 것이 없네요.”라며 무엇에 쫓기 듯 뛴다. “배달원은 오전과 오후 두탕 나갑니다.낮 12까지 오전 배달을 마치고 오후 1시30분부터 2차 배달에 들어가지요.”차량과 냉동고를 관리하는 이창규(35)씨가 말했다. 운전기사와 조수,2인1조로 된 배달차 80여대가 서울 전역의 정육점·백화점 등을 누비고 배달원만도 200명에 가깝다. 벽돌을 쌓듯 차곡차곡 고기를 실은 운전기사는 차에 올라 타 커피 한잔으로 피로와 잠을 쫓는다.옆에 탄 조수는 배달처를 적은 메모지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서서히 정문을 빠져 나간다. 5년째 이 일을 한다는 정모(41)씨는 “쓰려면 제대로 써 달라.”며 “돼지나 소고기를 정육점에 나르는 모습을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특히 여자들이 애써 외면하지만 우리도 어엿한 직장인”이라고 힘줘 말한다. 차에 쉴새없이 고기를 싣는 사이 냉장고에 들어가 봤다.싸늘한 냉기와 함께 끝이 날카롭게 다듬어진 갈고리에 주렁주렁 걸린 엄청난 물량의 고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딱통부터 규격돈까지 다양하다. 이제 도축현장이 궁금했다.관리부로 찾아갔다.협조를 받기 위해서.이 건물 2층에 있는 사무실은 도심에 있는 사무실 분위기와 다를 바 없었다.정식 농협 직원이라 그런지모두 말쑥한 차림이다. 도축작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차단된 곳이다.외부에서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결코 볼 수 없도록 돼 있다.마치 요새와 같다. 돼지들이 계류장에서 협소한 통로를 따라 한줄로 밀려간다.뒤에 있는 돼지가 앞에 있는 돼지를 미는 식이다.빠져 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진 ‘철제 통로’ 끝에서 돼지들은 엄청난 전기충격을 받고 황천길에 오른다. 해체작업은 파트별로 27명씩 54명이 맡는다.자신들의 일에만 열중할 뿐 역시 말이 없다.야릇한 적막감이 휩싸인다. 소 도축도 예전과 달라졌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어른 엄지손톱 굵기의 둥근 쇠막대가 달린 해머로 소 정수리를 때려 잡는 무식한(?) 방식이었다.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른바 ‘총’이라는 기구를 쓴다.현장을 안내한 조씨는 “소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 놓고 손으로 조그마한 버튼을 누르면 쇠막대가 정수리를 가격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남박’(소머리를 지칭하는 은어)을 자르거나 소가죽을 벗기는 등 작업을 하는 20여명도 말없이 일만할 뿐이다. 김 반장은 “해체작업을 담당한 사람들은 모두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라며 “모두 농협 정식 직원”이라고 강조했다.일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옛날 천대받던 ‘백정’이 아니라 엄연한 대한민국 직업인임을 강조하는 뜻이리라. 오전 10시쯤 돼지 경매에 이어 오후 1시가 조금 지나 소 경매가 이어졌다.경매는 오후 3시 넘어까지 계속됐다. 하루 온종일 귓가에 맴돌던 돼지 울음소리도 조금은 누그러졌다.사실상 하루일과가 마무리된 것이다. 하루의 열기가 식을 무렵,몸을 씻고 말쑥한 복장으로 정문을 빠져 나가는 이들은 영락없는 샐러리맨들이었다. 최용규기자 ykchoi@ ■매일 2700여마리 도축 서울시내 물량 30% 공급 이곳에서는 하루에 소 200∼250마리,돼지 2000∼2500마리를 도축한다.서울시내 공급량의 30%를 차지한다.관심거리인 한우는 이 가운데 60∼70%이다. 전자경매가 이뤄지고 있고 실제 도축량도 많아 국내 축산물 기준가를 제시하는 곳도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이다. 그러면 소·돼지들이 식탁에오를 때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축산농가에서 조합을 통해 출하를 신청하면 조합에서는 농가에 출하 물량을 배정해 준다.몇월,며칠,몇마리 하는 식이다.출하조합은 서울축산물공판장과 사전 협의를 거친다. 공판장에서는 계류-도축-경매과정 등을 거쳐 정육점에 공급하고 식탁에 오른다. 도축 이전에는 반드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생체검사를 받는다.유해잔류성물질 검사로 이상이 없으면 도축한다. 또 경매에 들어가기에 앞서 등급판정이 있다.소고기는 특상등급∼3등급,돼지고기는 A∼E등급으로 세분화된다. 등급판정기준은 근내지방도(筋內脂肪度)이다.‘꽃등심’은 특상등급에 해당한다. 최용규기자
  • 영화/ 가문의 영광 - 가방끈 긴 남자, 조폭 사위 되다

    소재는 ‘조폭’,주제는 ‘가족애’인 액션 코미디? 폭력으로 가족을 말하고 거기다 웃음까지? 아무래도 자연스러운 조합이 어려울 것 같은 설정이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정흥순 감독의 ‘가문의 영광’(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은 바로 그 대목에서 점수를 챙기고 들어가는 영화다.정 반대편에 대립할 듯한 두 단어를 얼렁뚱땅 손잡게 한,이를테면 ‘휴먼 조폭 코미디’다. 폭력이 동력이 되는 조폭영화를 기대했다간 첫 장면부터 헷갈린다.첫눈에도 다르게 생긴 발바닥 둘을 클로즈업한 영화는 얼핏 멜로드라마 냄새를 피운다.서울대 법대를 수석졸업한 벤처기업의 젊은 CEO인 박대서(정준호)는 곁에 나란히 누운 낯선 여자를 보고는 화들짝 놀란다.여자 장진경(김정은)도 마찬가지.간밤에 동침한 듯한 두 사람은 초면임에 틀림이 없다. 영문이야 어찌됐건 툴툴 털고 헤어지면 해결될 일이 여자의 특이한 ‘가족성분’ 때문에 엇박자를 탄다.진경은 호남에서 제일가는 조폭 집안의 고명딸.‘쓰리 제이’란 별칭의 조직 대부인 아버지(박근형)와 세 오빠들이 계략을 꾸몄다.‘엘리트 집안 만들기’를 모토로,어떻게든 가방 끈 긴 사위를 들여 가문의 영광을 보겠다고 작정한 것.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본다면 뜻밖에 시선이 쏠릴 얼굴은 유동근이다.그의 역할은 쓰리제이의 맏아들 인태.안방극장에서 품위 있는 중년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왕으로 이미지를 굳혀온 그의 변신은 상상치를 훨씬 뛰어넘는다.흰구두,빨간 와이셔츠,‘빤짝이’양복 차림에 질펀한 호남사투리를 구사하는 연기는 영화의 최대 감상 포인트.박근형의 웃기는 ‘일탈 연기’도 남녀 주인공들의 입지를 좁혀놨을 정도다. 두 사람의 배꼽잡는 세트플레이 한 장면.“그러문 작업 시작허겄슴니다,아부지∼” 박대서를 매제로 만들고 말겠다는 각오로 돌아서는 유동근.그의 걸쭉한 사투리에 웃음이 터질락 말락한 순간,꽁지머리를 묶은 박근형이 카운터블로를 날린다.“야야,왔으문 이거 한판 혀야제.” 바둑판을 들여다보며 ‘알까기’에 여념없는 박근형의 코미디에 폭소가 안 터지고는 못 배긴다. 사귀던 여자가 있는 대서를 진경의 남편감으로 만들기 위해쓰리제이의 세아들이 엎치락뒤치락 공갈협박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얼개다.기대 이상으로 조연들의 선전이 돋보이는 영화는, 그러나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렇다 할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주연들이 오히려 조연들의 빛에 가려 허우적대는 것도 감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끝내 사랑을 이룬 대서와 진경이 결혼식을 올리는 결말 부분에서는 허탈한 냉소가 터지고 만다.쓰리제이의 숙적이 각목부대를 이끌고 결혼식장에 나타나 갑자기 비장한 액션을 펼치는 대목은 엉뚱하고 느닷없다.한번쯤 영화 스케일을 자랑하고 넘어가야겠다는 강박에 의미없이 폭력을 끌어들였다는 옹색한 느낌이다. 정흥순 감독은 97년 ‘현상수배’로 데뷔했다. 황수정기자 sjh@
  • [강남특구 대해부] (1)어떤 곳인가

    수십억원대의 초호화 아파트,큰 손,부동산 투기,명품,극도의 향락산업,8학군,고액과외….특별한 땅 ‘강남’으로 상징되는 용어들이다.가뜩이나 비싼 강남의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한다.투기꾼들이 발호하는 탓인지,교육여건이 좋아서 사람들이 마구 몰리기 때문인지 원인 분석도 엇갈린다.그래서 대책에 대한 접근도 주택구입자금 출처 조사에서부터 고교 평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온다.도시개발 및 주거환경과 교육·부동산 등의 측면에서 강남특구를 4회에 걸쳐 대해부하면서 문제점을 도출하고 대책을 모색해 본다. ■뭔가 특별한 곳… 서울속 ‘서울' 한강 남쪽에 위치한 서울시내 자치구는 11개구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강남’은 위치보다 ‘특별하다.’는 경제·문화적 의미로 더 많이 통용된다.돈을 물쓰듯 할 수 있는 부자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모여 사는 곳이란 이미지가 더 강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강남권’은 강남·서초·송파구를 지칭하고,때때로 양천구를 포함한다.‘강남특별구’로 더욱 좁혀 불리기도 한다.강남구를 중심으로 ‘강남’이 과연 어떤 곳인지 살펴본다. ●지역특성= 바둑판 모양의 잘 발달된 도로망과 특화된 거리를 갖췄다.무역센터,공항터미널과 아셈센터가 위치한 테헤란로 주변에서는 기존 무역·금융에 더해 벤처·첨단산업이 번성한다.압구정·청담동 지역은 패션·예술·영상·애니메이션·유통,삼성·논현동 일대는 화랑·도예·가구업종 등으로 특화돼 있다.최근에는 포이동 일대가 벤처기업단지로 급부상하는 등 권역별로 균형있게 발전하고 있다. ●인구 및 주민성향= 주민등록인구는 19만 2975가구 55만 2113명(2001년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 인구의 5.32%다.20∼60세 주민의 90% 이상이 대졸 이상 고학력이고 대다수가 아파트,고급빌라 등 공동주택에 살며 풍족한 소비생활을 즐긴다.여기에는 국회의원,기업가,장·차관 이상 고위공직자,재벌총수 등 우리사회의 지도층인사가 대거 포함돼 있다. ●과연 특별한 곳인가= 도로망은 알려진 대로 시원시원하게 잘 갖춰져 있다.도로 면적은 541만여㎡로 최고를 자랑한다. 주택 종류별로 단독주택이5015동으로 서울에서 가장 적은 데 반해 아파트는 9만 5809호로 노원구(11만 3677호)에 이어 두번째,다가구주택은 9482동으로 1위다.하지만 가격은 강북지역과 평균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특히 10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70% 정도가 이곳에 집중된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분석한다. 의료기관은 무려 1174개가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2위인 동대문구(625개)의 2배에 가깝다.종합·일반병원은 4개,12개씩으로 다른 지역과 비슷하나 개인병원은 596개나 된다.수치상 비교는 어렵지만 진료수준,서비스 등 질적 만족도에서는 몇 곱절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치원과 각급학교는 인구수에 비례해 비슷하고,사설학원 수도 1706개로 강동교육청 산하의 1775개보다 오히려 적어 소문과 달리 수치상으론 다른 지역에 비해 특이한 게 없다.족집게 강사 등 질적 측면의 막연한 우월성을 믿으며 ‘고액과외’ ‘8학군’ 등의 문화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각종 생활편의시설은 소문만큼 잘 갖춰져 있다.대형 백화점과 쇼핑센터는 4개,3개로가장 많다.금융기관은 292개로 서초구(184) 등지보다 훨씬 많다. 강남구에 등록된 업체는 모두 5만 1649개소에 49만 6000여명이 종사한다.경제유동인구는 40여만명에 달한다.건설업과 도·소매업이 각각 2357개소 5만3527명,1만 5010개소 11만 9677명으로 주종을 이룬다.숙박·음식점도 8406곳이나 돼 ‘강남’의 소비문화를 이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개발 약사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강남은 사람들이 살기 꺼려하던 경기도의 작은 면에 불과했다.채소밭과 양계장이 드문드문 생겨나면서 서울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근교농업지 구실을 하던 강촌마을이었다. 1963년 행정구역 확대에 따라 서울시에 편입되면서 도시화의 대열에 합류했다.당시 인구는 1만 2700여명,면적은 43㎢에 불과했다.이후 68년부터 82년까지 진행된 영동제1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이 강남 형성의 시발점이 됐다.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의해 배후도시 건설이 필요했고,강북지역의 급속한 도시 팽창에 따른 새로운 택지개발이 요구됐다. 강남 개발의 결정타는 72년 정부의 ‘특별지구 개발촉진에관한 임시 조치법’ 제정.강남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지역 개발을 위해 부동산 투기 억제세,영업세,등록세 등을 면제시켜준 것.이 때부터 강남에 재력가의 돈과 투기꾼이 몰리면서 이른바 ‘땅투기’ ‘큰손’ 등의 용어가 생겨나는 등 급속한 변화의 궤도에 오른다.73년 11월 청담동과 삼성동 개발의 견인차가 된 영동대교가 개통되고 75년에는 인구 26만 1700여명,면적 139.20㎢의 강남구청이 신설된다.이듬해 개포·압구정·청담·도곡지구가 아파트지구로 결정고시되면서 대단위 아파트 건설의 선봉이 됐고 개발과 팽창이 급속도로 이뤄진다.88∼91년 개포지구의 확장과 수서개발로 인구 55만여명을 넘기며 21세기의 세계화된 도시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이동구기자 ■'부의 대명사' 청담·압구정동/ 빌라 한채 수십억… 부촌 즐비 22일 서울 강남구에서도 최고급 주택가로 알려진 삼성1동 경기고 주변 H빌라.지난 80년대 초 분양된 30여채의 고급 주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대지 150평에 건물 면적 65평 정도인 이 빌라 한채 값은 17억∼22억원.10억원을 훌쩍 넘어버린 아파트 값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일반인들은 평생 꿈도 꾸지 못할 ‘저택’이다.최근 들어선 몇몇 집의 ‘청동 지붕’ 값만 1억원이 넘는다.강남구에 대한 질시와 비난이 쏟아질 때마다 많은 강남 주민들은 “사정도 제대로 모르고 일부 부자 주민들의 생활이 전부인 것처럼 매도한다.”며 불쾌해한다.하지만 강남구에 유난히 부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80년대 부의 대명사였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물론 청담·논현동 일대 고급 주택가는 테헤란로 주변 빌딩과 함께 강남의 번영을 상징한다.부동산 업자들은 고급 주택가를 말할 때 장영자씨 집 주변,이명박 서울시장 집 일대등으로 표현했다. 청담동에 ‘패션,유행 1번지’자리를 내줬다고는 하지만 압구정동의 위용도 여전하다.최근에는 압구정로,선릉로,언주로 주변에 들어선 100여개의 성형외과 덕분에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회원 600여명 중 346명이 서울에 있고,이중 절반 가량이 강남구에 있다.1회 50만원이 넘는다는 ‘보톡스 주사’ 열풍 때문에 더욱 바빠졌다. 2000년 말 국세청이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로데오 거리의 풍경은 가관이었다.300만∼1000만원짜리 핸드백을 수도 없이 팔아 치운 의류점 사장은 3년간 무려 52억원의 소득을 탈루했다.청담동 명품가의 의류점 가운데는 쇼윈도가 없는 가게가 종종 눈에 띈다.압구정동을 ‘일반인’에게 내준 명품족들의 허전함을 ‘아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채워주는 셈이다. 반면 강남이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졌다는 견해도 있다.박춘남(朴春南) 압구정1동장은 “부유층,유명인사 등이 많다 보니 다른 지역 주민보다 다소 폐쇄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동사무소에서 실시하는 저렴한 컴퓨터교육 참가율이 다른 동보다 높은 것에서 나타나듯 겉보기 보다는 평범한 면도 많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강남의 그늘 '구룡마을'/ 아직도 1000만원대 판잣집 “집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서울에서 1000만원으로 집 구할 데는 여기밖에 없어요.” 행정구역상으로 강남구 관내지만 스스로 강남주민으로 불리길 꺼리는 개포2동 구룡마을 8지구 정모(58·여)씨는 22일 최근 강남 아파트 값을 둘러싼 세간의 관심에 대해 “남의 일”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88년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이곳으로 ‘쫓겨 온’정씨는 1500만원짜리 12평 판잣집에 산다.물론 땅을 살 수 있는 건 아니고 건물만 구입한 것이다. 아내는 식당으로,남편은 날품을 팔러 나간 이날 오후 구룡마을은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노인들과 흙바닥을 뒹구는 아이들이 지키고 있었다.판자와 건축용 보온 덮개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초라한 집과 여기저기 세워진 자가용이묘한 대조를 이뤘다.주민들은 “제법 고급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면서 “그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오해를 받는 것 아니냐.”며 억울해 했다. 실제로 강남구청도 구룡마을 주민 상당수를 향후 개발이익을 노린 ‘위장극빈자’로 보고 있다.지난해와 올 봄 두 차례에 걸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대대적으로 조사한 결과 149가구 259명만 대상자로 선정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강남구 관내에서 비닐하우스나 판잣집에 사는 주민은 2664가구 5810명. 강남구 주민등록증을 받고 싶었던 구룡마을 주민들은 올초 강남구를 상대로 낸 ‘주민등록 전입신고 거부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이겼지만 구가 곧바로 항소하는 바람에 현재 2심을 기다리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우리고장 NGO]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광주·전남지역 본부

    ‘그대의 장기(臟器)가 다시 살게 하라.’ 92년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광주에서 ‘이웃에게 사랑을’이란 모토로 세워진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광주·전남지역본부(회장 변한규 목사)’는 이제 회원만 6500여명이고 주부 등 자원봉사자가 200여명으로 불었다. 둥지는 도청앞 동구 금남로 1가 YMCA 305호(062-223-0123).초창기 거리 홍보에서 “바둑판은 안팔고 장기판만 파느냐.”는 무안을 당했으나 이제는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할 정도로 이 단체를 보는 이의 인식이 달라졌다. 광주·전남에서 장기 기증을 서약하고 서류로 낸 건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2만 6198건이다.이 가운데 안구 기증이 8562건,뇌사시 장기 기증이 6816건,시신 기증이 1715건 순이다. 이 지역에서 장기 이식과 적출 수술 건수는 744건이다.안구 수술이 380건으로 가장 많아 새로운 삶을 찾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신장(콩팥) 기증이 97건,뇌사자의 신장 기증도 101건에 달했다. 지역본부의 산파역인 이승헌(李承憲·39) 사무국장은 “장기 기증자가 해마다 꾸준히 늘었으나2000년 정부에서 장기이식 관리센터를 세우면서부터 격감했다.”고 밝혔다.수술을 전담하는 전남대 병원 의료진도 특진비를 계산치 않는 식으로 도와준다.수술비(대략 400만원)는 이식받는 환자 부담이 원칙이지만 정말 어려운 환자에게는 수술비까지 지역본부에서 알선해 주고 있다. 몇년전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영·호남 릴레이 장기 이식은 뭉클한 감동을 줬다.98년 4월,경북 경주에 사는 장봉환 목사가 광주에 있는 강모(57)씨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강씨의 남편 차모(58)씨가 서울 사는 환자에게 신장을 이식했다.이후 신장 이식은 6명까지 이어졌으며,이들 모두 건강하게 새 삶을 잇고 있다.장기를 받으려면 우선 조직형이 맞아야 하고 가족중에 기증자가 있으면 우대된다. 전남대 안과 양건진 과장은 “정부에서 장기이식을 관리하면서부터 각막이식 수술 건수가 연간 50여건에서 1∼2건으로 급감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기증자의 골수나 장기 등의 유전자가 수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와 맞을 확률은 2만 6000분의 1이다.그래서 20만명 가량이 항상 기증자로 약속돼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현재 국내에는 4만∼5만명이 대기중인 반면 미국은 250만명이라고 한다. 생전에는 신장과 피를 만드는 모세포인 골수를 기증할 수 있다.백혈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골수는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엉덩이 뼈에서 주사기로 간단하게 빼낼 수 있고 1∼2주 지나면 완벽하게 회복된다고 한다. 이 국장은 “수술비 등 연간 1억원의 60%를 모금이나 성금,이사진 출연금으로 채우고 있다.”면서 “수술비가 부족하면 교회 등 사방으로 직접 뛰어 다닌다.”며 웃었다.토·일요일은 물론 틈이 날 때마다 종합병원과 시·군,대학,교회 등 발길 닿는 곳으로 찾아가 장기 기증을 알리는데 매달리고 있는 그를 주위에선 “아름답다.”고 말한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市.道지사 당선자에 듣는다] 이의근 경북도지사

    “산업구조를 5대 첨단산업으로 개편해 지역경제의 근본 체질을 강화하는데 도정의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전국 최고 득표율로 3선에 성공한 이의근(李義根·한나라) 경북지사 당선자는 25일 “이를 위해 북부권은 생물산업,중서부권은 IT산업,경주권은 문화관광산업,포항권은 나노산업,동해안은 해양산업을 중심으로 개발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개발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교통망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바둑판형 고속도로 건설과 동해중부선 철도 부설,울진공항 조성 등을 연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DJ정권에서 한반도 개발의 축이 서해안이었다면 다음 정권에서는 동해안이 될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동해안의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경북도가 개발의 선도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비해 울진에 해양연구단지를 조성하고 감포·호미곶·고래불 등을 잇는 동해안 관광단지를 외자유치 등을 통해 개발하는 한편 울릉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습니다.” 이 당선자는 어려운 농어촌 문제 해결을 위해 “수출정책으로 개방화에 적극 대응하고 쌀 고급화와 논 농업직불제,농작물재해보험 확대 등을 통해 농민들의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며 교육과 주거환경 개선사업도 병행해 나가겠 다.”고 말했다. 2기 자치단체장 선거때 임기중 후보지 선정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약했던 도청 이전문제에 대해 “이유야 어떻든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도청 이전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가 수용하는 방법과 절차를 도출하는 것이 선결과제인데 현재로서는 어려울 뿐 아니라 3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 조달도 난제”라고 설명했다.도의회가 새로 구성되면 지역 발전과 도민 바람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제기하는 경북도와 대구시의 통합문제에 대해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도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통합을 떠나 양지역은 한뿌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교통·산업·관광분야의 연계 발전방안을 대구시장과 정기적으로 만나 협의하고 국장급으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공동발전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는 것. 이 당선자는 이와 함께 “대구지하철의 경북 연장은 지역 교통난 해결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대구시·정부 등과 예산문제 등을 협의해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사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능력과 연공서열을 적절히 고려하는 것은 물론 책임과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단행하겠습니다.” 여성공무원 인사정책에 대해서는 “승진기회 확대,여성통상주재관 임용 등 여성공무원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여성공무원의 승진을 확대하고 간부 여성공무원의 비율을 늘려 나가겠다.”고 확약했다 .이달 말로 정년을 맞는 안윤식 정무부지사 후임에는 내부와 외부,공채 등 다양한 채용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는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점에 대해 도민들이 좋은 평가를 내려 압승할 수 있었다.”고 나름대로 선거 결과를 분석한뒤 “선거기간에 나타난 도민들의 뜻을 도정에 겸허히 수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기간 중 의성 안계시장 유세에서 할머니 한 분이 수박 한덩어리를 들고 한참을 뒤쫓아와 준 일은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며 도민들의 사랑에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일부 지역에서 선거운동 과열로 불신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제 지역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모아 나가는 게 필요하다면서 “민심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 짐했다. 이 당선자는 선거 뒤 계속된 당선사례와 언론 인터뷰 등으로 약간 피곤한 모습을 보였지만 ‘행정9단’이란 별명처럼 도정 비전에 대해 한치의 막힘도 없이 말을 이어갔다. “지역의 미래는 도지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개척해 나갈 수 없습니다.위대한 경북의 꿈을 이루는 데 도민들의 뜨거운 격려를 부탁합니다.압도적인 지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는 특유의 웃음 띤 얼굴로 도민들에게 인사하며 인터뷰를 마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갈수기 수돗물 관리 ‘비상’

    예년에 비해 한강 상류댐 저수율이 매우 낮아 4월을 전후한 갈수기에 상수원 수질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서울시가 수돗물정수처리 비상대책에 나섰다. 시는 14일 “한강 상류의 저수량 감소로 인해 오는 4월쯤 한강취수장에서 미생물 증식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좋지않은 냄새가 나는 식물성 박테리아인 남조류 등이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수처리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시는 우선 취수장에서의 수질 악화를 우려,지난해 자양취수장에 설치한 조류차단막을 풍납·구의 취수장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남조류 등 냄새를 유발하는 조류 증가에 대비해 정수과정 중 남조류의 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는 분말활성탄 처리를 강화하고 응집·침전 과정을 통해 조류 및 냄새유발물질을 제거한 뒤 중간염소 처리를 거치도록 할 계획이다. 정수처리후 수돗물 수질과 관련해서는 올 5월부터 16개검사항목을 추가해 세계보건기구(WHO) 권장기준인 121개항목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고 수질자동측정시스템을 광암,구의,영등포 수계에도 확대하기로 했다.시는 특히 고지대에서의 수돗물 소출수 현상을 해소하기위해 시내 상수도관망을 바둑판 모양의 직선 배수관망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올해 1500억원을 투입,낡은 수도관 600㎞를 정비하고 향후 2005년까지 낡은 수도관을 모두 교체할방침이다. 서울시는 올해 343억원을 투자해 14곳 72.5만t 규모의 배수지 건설사업을 추진,이중 8곳(48만t)은 올해 준공할 예정이다. 최용규기자 ykchoi@
  • 에듀토피아/ “수학이 이렇게 재미있을수가”

    교실 밖에 어둠이 깔린지 오래지만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학생들은 색종이를 오리고 접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다.정육면체를 만들고 그안에 삼각뿔 세개를 집어 넣어 보며 신기한 듯 이리저리 돌려보며 눈을 반짝인다.초등학교 미술시간이 아니다. 수학교사 50여명이 직접 학생의 입장이 되어 종이접기를 실습해 보며 다면체의 원리를 익히고 부피를 계산해보는 시간. 전국 수학교사 모임 ‘수학사랑’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인하대에서 개최한 ‘제4회 매쓰 페스티벌’의 한 워크숍풍경이다.진주 대아중학교 김권수 교사는 “직접 만들어 봐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게 가르칠 수있다.”며 혹시라도 잊어버릴까봐 몇번씩이나 접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공식을 달달 외우고 문제를 푸는 수업 방식을 바꿔 보려는교사들의 아이디어는 톡톡 튄다. 예를 들어 정답에 대한 보기를 숫자가 아니라 글자로 준다. 여러 문제의 답을 죽 쓰면 하나의 문장이 된다.정답을 맞춰야만 문장이 완성되기 때문에 푸는 즉시 맞았는지 틀렸는지알 수 있다.보통 시구(詩句)나 격언을 제시하기 때문에 문장 교육도 함께 할 수 있다. 네모 안에 여러 식을 나열해 놓고 2X,5X 등 동류항을 찾아색칠하면 하트 모양의 그림이 완성되기도 한다.자신이 푼 정답과 같으면 예스(YES),다르면 노(NO) 방향으로 가면서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방식,바둑판 모양을 그려 문제의 답을 다쓴 뒤 빙고 게임으로 정답을 맞추는 문제풀이도 있다.제시된 숫자를 좌표 위에 그리면 완성되는 별자리 등 숫자만 보면‘머리가 아픈’ 학생이라도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 실제로 체험할 수 없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속도와 농도문제는 러닝머신의 원리와 소금·물알갱이 그림으로 해결했다.오차의 한계와 유효숫자는 ‘움직이는 저울의 숫자를 믿을 수 있나 없나.’라는 질문으로 원리를 이해시킨다. 이 행사에 처음 참가했다는 인천 광교여중 김은희 교사는“이렇게 재미있게 수학을 가르칠 수 있는지 몰랐다.”면서“다음 학기부터 적용해보고 싶어 벌써부터 들뜬다.”고 말했다. 4개의 전시방에서는 닮은꼴을 그리는 도구,원뿔 제작기 등다양한 교구들이 눈길을 끈다.5개의 끈으로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으로 구성된 공을 직접 만들어보며 축구공의 원리를 이해하는 ‘세팍타크로 공 만들기’는 교사들에게 최고 인기다.학생들과 만든 수학신문,학교 주변의 시설물을 조사해 통계를 활용해보는 실습 보고서 등 교사들의 고민이 녹아든 현장의 교육자료도 전시됐다. ‘수학사랑’은 94년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현재 전국에 회원이 3500여명에이른다.매주 한차례 이상 세미나에 참여하는 회원도 25개팀에 150명이나 된다. 매년 여름방학 때는 학생들을 위한 ‘체험수학전’을 연다. 겨울방학에는 1년간 연구한 재미있고 다양한 수학 교수법을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한다.이번 행사에서는 발표회만 60여개,워크숍은 21개가 열렸고 전국 각지에서 교사 400여명이 참가했다. 최수일 수학사랑 부대표(용산고 교사)는 “답을 찍는 훈련이 학생들을 수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면서 “원리를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수학 교육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영화로 배우는 수학. 수학공부가 지긋지긋한 학생이라면 영화를 통해 수학에 흥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큐브]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작은 큐브(정육면체)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정육면체 퍼즐 ‘루빅스 큐브’에 갇힌 여섯사람의 이야기.큐브는 외벽,순환을 하는 내부,내부와 외벽을 연결해주는 방으로 나눠진다.방의 개수는 26³=17576이고,외벽의 개수는 방 한 개를 더해 27³이다.각 공간에 다리 역할을 하는 방을 더하면 총 방의 개수는 17576+3.수학의 문외한이 보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되지만 소수,테카르트 좌표 등을 이용,함정을 뚫는 스릴을 통해 수학의 매력에 흠뻑빠져들 수 있다. [다이하드3] 주인공은 악당이 제시한 퍼즐을 풀어야만 도시에 설치된 폭탄을 막을 수 있다.직접 문제를 풀어보자.‘이가방에는 폭탄이 설치돼 있다.주변에는 5ℓ와 3ℓ의 물통이하나씩 놓여 있고 이를 이용해 정확하게 4ℓ의 물을 가방 위에 올려 놓아야만 폭탄이 터지지 않는다.’[제5원소] 입체도형 가운데모든 면이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진 정다면체는 5개뿐이다.플라톤은 정사면체,정육면체,정팔면체,정이십면체,정십이면체에 불,흙,공기,물,우주공간이 각각 대응된다고 보았다.영화는 이 5가지 원소를 이용해 외계인의 공격으로 멸망할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한다. ■“프랑스·한국 교육방식 천양지차”. “프랑스에서 두 아이가 교육받는 것을 지켜보았더니 정말한국과 비교되더군요.” 지난 16일 굴곡 많은 인생 여정 끝에 먼 타향 땅을 떠나 영구 귀국한 홍세화씨(55). ‘남민전’ 사건으로 망명 길에 오른지 23년만이다.그는 지난 95년 자전적 고백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하기도 했다. 귀국 하루만이라 피곤할텐데도 ‘현장에 있는 교사들과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싶어’ 17일 수학사랑 행사를 찾았다.원래 말주변이 없다며 소년처럼 수줍게 말문을 열었지만교육문제 얘기로 들어가자 날카로운 비판들을 쏟아냈다. “프랑스는 ‘끌어올리기’ 교육인 반면 한국은 ‘추려내기’교육입니다.” 그는 원인을 역사적인 데서 찾았다.공화주의를 위해피를 흘린 경험이 있는 프랑스에서 교육은 신분적 질서를 깨뜨리는 의미를 갖는다.하지만 한국은 일제와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면서 질서와 위계를 재생산하기 위해 교육이 이용되었다는 것. “물론 프랑스에서도 교육을 통해 계층이 재생산됩니다.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점에서한국과 다르죠.” 공교육비 지원에 인색한 현실도 꼬집었다.“제 아이들은 중·고등학교 때는 신학기마다 학용품비로 30만원을,대학 때는 매년 250만원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진보와 보수는이 학용품비를 가정형편에 따라 차등 지급할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싸운다.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인문계,자연계 할 것 없이 수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틴어,철학 등의 성적은 부모와 집안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수학은 개인의 능력이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단 2%에 불과하지만 엘리트 코스인 그랑제꼴의 입학시험에서도 수학의 비중이 가장 크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들의 고3 성적표를 보여줬다.경제사회반임에도 수학 과목이가장 위에 있었고 철학,역사,사회경제등의 순이었다.본인의 점수,최고점,평균점,최하점과 과목마다 교사의 의견이 적혀 있었다.석차는 없었다. “수학을 통해 소수의 엘리트를 거르지만 철학을 통해 비판적 안목을 키워 균형있는 인재를 키우게 되는거죠.” 학창시절 공부를 잘해 ‘얼결에’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그는 여전히 엘리트에게 책임과 역사의식을 가르치지 않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아쉬워했다. 김소연기자
  • [매체비평] IPI가 남긴 궁금증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 조사로 촉발된 ‘우리 언론 공방'에대해 몇차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이른바 ‘빅3'와 흡사한 입장을 밝혔던 국제언론인협회(IPI)가 급기야 ‘심판결과'를 발표해 물의를 빚고 있다.지난 6일 IPI와 세계신문협회(WAN) 공동조사단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한국을 감시대상국(Watchlist)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워치리스트'란 정부의 언론통제가 심각한 나라에 IPI가 붙이는 것으로,러시아·스리랑카·베네수엘라 등이 이 명단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IPI는 매년 2회 이사회를 통해 대상국가와 명단 게재여부를 결정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조선,동아는 IPI 발표를 대서특필했다.조선일보는 ‘한국 언론탄압 감시국에'라는 제목으로 1면 사이드톱 기사를 게재하고 이어 5면을 거의 ‘IPI 언론탄압 감시대상국 포함파장-러시아 스리랑카 수준으로 전락’등 관련기사로 채웠다.동아일보 역시 ‘한국 언론탄압 감시국-IPI 만장일치로 결정’제하의 기사를 1면 사이드톱으로 올렸다.동아일보는 종합 3면에서 ‘언론개혁 아닌 탄압 국제 공인’기사를 통해 기자회견 사실을 보도한데 이어 종합 4면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요한 프리츠 IPI사무총장 간의 일문일답 내용까지 기사화했다. 도대체 IPI가 어떤 단체이길래 우리 언론상황에 대해 ‘훈수'를 두다 못해 ‘판정'까지 내리며,조선·동아일보는 그들의‘주장'을 이토록 크게 보도하는 것일까.더나아가 이회창 총재는 왜 IPI사무총장에게 “(현 정부가)햇볕정책에 대한 국민불만을 우려해 특별히 ‘빅3'신문을 길들일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다”는 요지로 요한 프리츠 사무총장에게 ‘이르기'까지 한 것일까.IPI는 그토록 ‘대단한' 단체인가.IPI 부회장겸 한국위원회 위원장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며,홍석현중앙일보 회장이 한국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사실은 ‘이 일련의 사태'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궁금한 것 투성이다. IPI의 이번 ‘서울행적'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애초8일까지 체류하며 이미 만난 구속 언론사주 3명,이회창 총재 등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국정홍보처장 외에 민주당과 언론개혁시민연대 관계자들과의 면담이 잡혀있음에도 서둘러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표명을 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또 공동조사단이 한나라당 박관용 위원장등을 면담하면서 ‘민감한 사안'임을 내세워 언론인들을 내치면서 ‘수행 겸 통역'이라는 명목으로 조선일보 기자에 대해서만 배석을 허용했다는모 신문기사가 사실이라면 이 지점에서 IPI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은 ‘의혹'으로 바뀌기에 충분하다. 당사자가 아니면서 어떤 일에 개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일이다.심지어 바둑판 앞에서도 ‘훈수'를 잘못두면 뺨을 맞는다.하물며 ‘국제관계'속에서 ‘훈수두기'는 얼마나 복잡한것인가.복잡하다는 말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뜻이고,남의 나라일에 훈수를 두려면 현지 사정과 ‘사태의 다양한측면'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IPI가 특정 신문사 사장들과가깝다는 것을 놓고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하지만 친분혹은 친밀도에 따라 ‘사안'을 왜곡하여 이해한 뒤 입장을 표명하고 IPI와 가까운 특정 신문사들이 ‘왜곡된 사실에 기초한 입장표명'을 ‘침소봉대'하여 여론을 호도한다면 이는 마땅히 비판받고 시정해야 한다. 요한 프리츠 사무총장은 “…정치인들의 권력남용으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한국상황에서는 “언론권력의 권력남용으로 진실이 훼손되고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요한프리츠 사무총장은 이해할 수 있을까.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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