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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문사 이내창씨 타살 가능성

    1989년 8월15일 전남 거문도 유림해수욕장에서 변사체로발견된 이내창씨(당시 26·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는 타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0일 ‘이내창 의문사 진상조사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안기부 직원이이씨와 동행했고 거문도에 기관원으로 보이는 다수의 남자들이 체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수사기관이 사망원인이라고 밝힌 ‘실족에 의한 익사’ 부분과 관련해 진상규명위는 “사고 현장의 바위는 미끄럽지 않았고 수심이 1.5m 미만이었으며,법의학 감정결과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익사했을 때와는 달리 폐에서만 바닷물 성분이 나타나는 등 ‘비전형적 익사’라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또 “이씨가 죽은 결정적인 원인인 머리 상처는 바위에 부딪힌 것이라기 보다는 외부의 가격에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돼왔던 안기부 직원의 동행여부에 대해 진상규명위는 이씨 혼자 거문도에 갔다는 89년의 수사결과를 뒤엎는“이씨가 안기부 인천분실 여직원 도모씨와 함께 있었다”는 진술을 사건 당시 거문도 삼호다방에서 근무했던 최모씨(여)로부터 받아냈다. 공안기관의 개입 여부와 관련해 진상규명위는 “이씨가 죽기 이틀 전인 13일 서울시경 형사라고 밝힌 남자 2명이 가스총과 수갑을 가진 채 유림해수욕장에서 야영한 뒤 16일오전 거문도를 빠져나간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15일에도 대전경찰서 형사라고 자칭하는 5명이 거문도에 들어갔다는 주민들의 진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는 이씨가 거문도로 향하는 선박에서 남자 3명으로부터 감시당하는 것 같았으며 배에서 내린 직후 민박집에 들어와 황급히 뒷문으로 도망갔다는 당시 목격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임수경씨의 방북에 맞춰 북한으로 밀반출된 민족해방운동사 걸개그림 제작에 이씨가 참여한 것에대해 안기부가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국가정보원은 거문도에서 이씨를 감시하고 추적한 기관원들의 인적사항과 이씨에 대한 내사자료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89년 당시 유족들은 이씨가 임수경씨의방북 파트너로 거론된 데다 전대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실로 미뤄 타살 가능성이 높다며 200년 12월 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강물의 대화-정다일(1)

    개자리를 찾아가는 밤길은 온통 어둠뿐이다.먹빛을 겹쳐바르고 곧 쏟아져 내릴 듯 낮게 가라앉은 하늘,그 사이로우쑥우쑥 솟은 산줄기들이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좁은 산길을 에워싸고 있다.길로 뿌려지는 차 불빛이 어둠을 이리저리 헤집어 보다가 이내 끊어지고 만다.몇 걸음 달려가면이내 길은 먹빛의 산자락 속으로 사라졌다. 실로 오랜만에나는 어두운 세상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백미러는 무엇 하나 반사해내지 못했다.어둠만을 담아내는 검은 거울.간혹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의 어느 막다른 골짜기로 들어가고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일었다.하지만 마음은 평온했다. 어둠 속에 20여 년 세월 저쪽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있다. 역시 밤길에 그곳을 찾아가는 것은 잘한 일이다.하지만 그토록 철저하게 잊으려 했던 그곳을 찾아가 무엇을 할 것인가,생각해 보면 막막할 뿐이었다.막막하기로는 여행이 될수 없는 이 번 여정 내내 그랬다.그저 발길 닿는 대로 흐르다,한번쯤은 길 위에 선 나에게 나의 길을 묻고 싶었다. 서해안에서 시작된 여정은 남해안을지나 동해안으로 이어졌다. 포항에서부터 바닷물에 철썩이며 이어지는 7번 국도에 올라섰을 때도 나는 이번 여정이 이 땅에서의 마지막여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실감되지 않았다.서울을 떠난 지 9일이 지나고 있었다.하루가 남았다.아내는 미련 없이 이 땅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여기서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겠어요.통일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진부령을 넘어서울로 돌아가면 아내와 약속한 열흘 안에 집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이튿날 차를 가지러 온 처제의 배웅을 받으며 비행기를 타면 아내의 말대로 만사가 순조로울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삼척항 뒤편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서는데,주머니 속에 넣어둔 핸드폰이 부르르 떤다. 아내였다. 어디예요? 삼척? 당신,하루밖에 안 남았다는 거 알고 있죠. 내일 밤 12시까지는 도착해야 되는 거 잊지 말아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요.당신, 괜히 엉뚱한 곳으로 빠지지 말아요.우리가 당신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것을 이해해줬으면 해요. 아내가 집어낸 엉뚱한 곳은 마하의 개자리다.아내는 우리라고 말했다.나나도 더 이상 아빠를 기다리지 않아요,아내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내는 항상 우리와 당신으로 나누었다. 나는 식당 문을 열다말고 되돌아선다.차문을 열자 억눌러두었던 멀미가 울컥 올라온다.길에 서서 바닷바람을 마셔본다.겨울바람에 언 비린내가 묻어있다.속이 다시 출렁인다.7번 국도를 타면 통일전망대까지 바다에 젖으며 가야한다.바닷물처럼 출렁여 흔들리며 갈 자신이 없었다.나는삼척에서 7번 국도를 버렸다. 42번 국도를 타고 백복령을 넘었다. 정선 여량에서 잠시길을 멈추었다.오래 전 나는 아내와 함께 이곳에 왔었다. 송천과 골지천이 어우러진다는 아우라지.우리는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자고 했다. 강변의 민박집에서 나는 아내에게 개자리에서의 내 어린 시절과 홀로 강물에 사무쳐 울던어머니를 이야기했다.지루한 아내는 잠을 청하며 말했다. 피곤해, 옛날은 옛날이지 뭐.나는 밤새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뒤척였다.나는 잠든 아내의 얼굴을 보며,우리는어우러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애써 지우며 새벽을 맞았다. 아우라지 강물은 그 때와 변함 없이 흐르고 있었다.아내와 나의 두 물줄기는 하나가 되어 서로 뒤섞이며흘러보지 못했다.나는 서둘러 차를 출발시켰다. 나는 내 기억들을 모두 털어 버리듯 마하까지 한달음에달려왔다. 마하까지 이어지던 포장도로가 끊어졌다.이제부터 동강까지는 개울을 따라 자갈밭 위로 덜컹거리며 가야한다. 옛날 미탄 양조장에서 막걸리 배달차가 드나들던 길이다. 하얀 고무 막걸리 통은 창리천과 동강의 합수머리인진탄나루에서 배에 실려 강 건너 마을로 배달됐다.진탄나루 뾰족바위로 올라서자 상류에서 바람이 밀려온다.차가운강 바람이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대며 하류 쪽으로 휩쓸려간다.상류 쪽 강가로는 아까부터 반딧불이 만한 불빛 하나가 기우뚱거리며 강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그러고 보니진탄나루에서 문희마을 쪽으로 희미한 비포장도로가 나 있다. 예전엔 사람 하나 다닐만한 토끼길이 고작이었다. 내심 나는 이곳까지 오면서 강을 만나면 이내 돌아서게될 것이라 짐작했다.이쯤에서 길을 접고 뒤돌아서면 늘가슴 한켠에서 펄럭이던 그곳에 대한 회오리도 멎으리라 여겼다. 그리고 개자리에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지도 모를일이었다.하지만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작은 불빛이 위안이 된다.상류 저 멀리로 기우뚱대며 가물거리던 불빛이 산모롱이를 돌았고,불빛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문득 강물에 깃드는 불빛의 여운.어둠 속의 손짓처럼 희미하다. 길은 얼어 있었다.바퀴 밑에서 얼음이 버적버적 깨지는소리가 들려온다.나는 거칠게 차를 몰았다. 황새여울의 자갈밭을 지난다.바퀴 밑에선 쟈그랑쟈그랑 잔자갈 부딪치는소리가 요란하다.황새여울을 지나자 협곡 사이의 무당소가언뜻언뜻 드러난다.길에 선다는 것은 매순간 어디로 갈 것인지를,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갈등의 시간이다.회사에서 밀려나 명예퇴직을 할 때도,아내에 등 떠밀려 이민서류를 앞에 놓았을 때도,이것도 그저 일상이려니했다. 갈등의 시간 앞에 온전히 앉아보지 못했다는 생각에몸이 부르르 떨린다. 불빛에 놀라 깨어난 어둠들이 뭉텅뭉텅 잘려 차창을 스치며 뒤로 밀려난다.갑자기 차가 헛바퀴질을 해대며 소리를지른다.어둠 속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백운산 자락이 움찔움찔 놀란다.무당소 앞 자갈밭에 빠져 얼마쯤이나왕왕거리며 헛바퀴질을 해댔던가.랜턴 불빛이 둔덕에서 어둠을 휘휘 내저으며 다가오고 있다. “급할수록 조바심을 놓아야지요.” 남자가 파헤쳐진 모래밭에 마른 쑥대를 깐다.조용한 말소리와는 달리 익숙한 손놀림을 하는 남자를 보면서 나는 차에서 내린다.발을 디디자 살짝 언 모래밭 밑으로 물컹,하는 감촉이 전해온다.무당소 앞까지 가보겠다고 드문드문자갈이 박힌 모래밭으로 차를 들이민 게 잘못이었다.나는하늘을 올려다보며 북극성을 찾아본다.북극성은 바다나 사막을 여행하는 자들과 세상의 지루하고 번잡한 길을 떠도는 자들이 길을 묻는 별이다.옆자리에 펼쳐놓은 책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다.남자가 그 글귀를 읽었을까? 헛바퀴질을몇 번 해대던 차는 쑥대를 짓이기며 자갈밭을 나온다. 남자가 차안에서 손짓을 한다.남자의 옆자리에 앉은 나는 자연스레 그의 손님이 될 준비를 마친 느낌이다. “여긴막다른 길입니다. 여기서 하룻밤 묵어 가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강가 둔덕의 밭 사이로 길이 나 있다.밭은 묵정밭처럼 쑥대가 우거졌고,두어 채의 집들은 빈집인 듯 불빛이 훑고 지나가기가 무섭게 깜깜해진다. “겨울이면 민박을 치던 이들도 다 떠나고 개자리는 빈동네가 됩니다.” 나는 그가 개자리라고 말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개자리,하고 중얼거린다.남자가 흘끔 나를 쳐다본다. 빈집에서 튀어 나온 들고양이 한 마리가 길을 가로질러 산 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흐릿하다.습기가 어린 차창이 뿌옇다. 개자리는 이 강줄기에서 가장 살기 좋은 텃자리다.내가 이곳을떠나겠다고 말할 때마다 어머니는 늘 그렇게 말했다.어머니는 가장 따뜻한 집에서 한 세월을 보냈다.한겨울에도 개가 해바라기를 하며 팔자 좋게 엎드려 낮잠을 즐긴다는 개자리에서. “저도 민박이랍시고 명함을 걸어두었더니,사람들이 저더러 개자리민박집 문씨라 부르더군요.” 개자리집은 옛날 그대로였다.호박돌로 쌓아올린 키 높은봉당이며 울퉁불퉁한 마루며 내가 쓰던 문간방의 아궁이며.마당 한켠에 서 있던 대추나무 자리에 민박 손님을 받기위해 가건물을 들어앉힌 것이 변화라면 변화였다.어머니와살던 옛날 어느 시간처럼 문간방과 안방 아궁이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었다.저 불 속에 사라져버린 나를 던져버릴 수 있다면….내가 짜왔던 삶의 무늬 위에 엎질러진얼룩들을 골라낼 수 있을까.겨울밤 어머니와 화롯가에 앉아 호호 입김을 불어가며 감자 껍질을 까고,감자 한 개를다 먹을 때마다 손바닥을 탁탁 마주치며 미련을 털어 내던어린 나에게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낮은 문설주에 머리를 숙이며 들어간 안방도 그대로다.군불에 익을 대로 익어 누렇게 변해버린 아랫목 장판도 옛날의 그것처럼 눈에 익었다.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들려왔고,순간 나는 어머니가 밤참을 만드시는가 하는 헛생각에 웃음을 흘린다.벽에 걸린 투박한 괘종시계가 막 열두 시를 치기 시작하자 갑자기 낯설어져 나는 우두커니 서있다. “올창묵이나 차려봤는데,입에 안 맞으면 옥수수막걸리나한 사발 하시지요.” “조금 전에 들어오신 모양이죠?” 나는 진탄나루에서 상류로 올라가던 불빛을 생각하며 묻는다. “그랬습니다.한잔하시고 문간방에서 주무시면 됩니다.” “빈방에도 불을 지펴두는 모양입니다?” “가끔,봉두난발의 어수선한 마음으로 천리 먼길 헤집어오는 손이 있지요.” 살얼음이 동동 뜨는 옥수수막걸리는 새큼하면서도 텁텁한맛이 시원스럽게 퍼진다.그는 숟가락 가득 뜬 올챙이묵을후르륵거리며 맛있게 먹는다.심심해서 엊그제 만들어봤는데,옛날 맛은 아닌데요.후르륵거리는 소리에 잘려나가는그의 말은 쥐어짜면 금세 물이 주르르 흘러내릴 것처럼 젖어 있다. 여름철 옥수수가 누릿누릿 익어갈 무렵이면 어머니는 올챙이묵을 쑤었다.옥수수 국수인 셈인 올챙이묵을 어머니도올창묵이라 불렀다.어머니는 마루에 앉아 옥수수 알을 따서 맷돌에 곱게 갈았다.이어 고운 체에 밭아서 가라앉힌앙금을 얻을 때면 허리를 펴고 등허리를 투덕이며 강물을하염없이 바라보았다.솥에 넣고 된죽을 쑤느라 나무주걱으로 휘휘 저을 때까지 강물 바라보기는 그칠 줄 모른다.찬물을 그득하니 받아놓은함지박에 구멍 숭숭 뚫린 묵틀을걸어놓고 나서야 어머니의 쓸쓸한 표정은 조금 가신다.야야,올창묵 먹자.니라두 실컷 먹었음 좋겠구나.느 아부진올창묵이라믄 자다가두 벌떡 일어났다야.찰기가 거의 없는올챙이묵은 찬물에 떨어져 뚝뚝 끊어지며 올챙이가 유영하듯 가닥가닥 흔들렸다.호박나물이며 잘게 썬 김치를 소로얹고 양념간장을 쳐도 내 그릇에서는 올챙이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아버지 생각으로 만드는 어머니의 올챙이묵이 나는 싫었다.올창묵은 야,그저 한 숟갈 가뜩 떠 넣어도어데 우물거릴 새가 있는 줄 아나.후르륵, 후르륵 하민서올창묵을 목구멍에 넘기구 난 다음참에 찾아드는 덤더 무리한 맛을 알어야 올창묵 맛을 제대루다 아는 거여. 니가,언제쯤이믄 이 덤더무리한 맛을 알까. 어머니로부터 개자리집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늘 달 밝은밤이었다.마당 한켠에는 대추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대추나무에 걸린 달 그늘이 덮은 마루는 어둠침침했다.무릎을세워 턱을 고이면 어린 내 등은 새우처럼 휘었고,이미 할머니처럼 늙어버린 어머니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그런 날이면 처마 밑까지 내려온 산자락은 한여름에도 겨울에나어울릴 법한 바람을 쌩쌩 날려보냈고,그바람에 물푸레나무이파리들이 묵정밭 쑥대처럼 서걱이며 마구 흔들렸다. 그런 밤이면 나는 왠지 모를 무섬증에 떨며 어머니의 이야기가 빨리 끝나기를 빌었다.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은따사로웠다. “개자리….지낼만하신 가요?” “어디서 꼭 한번은 만났던 분처럼 낯이 익군요.” 가부좌로 앉은 민박집 문씨는 엉뚱한 한마디를 던져놓고는 말이 없다. 그는 몇 번 허허 웃었고,고개를 몇 번 갸웃거린다.나는 그를 전혀 알지 못한다.내가, 이것도 괜한 질문이 되는 모양입니다, 하고 겸연쩍어하자 슬몃 말꼬리를잡는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강물의 대화-정다일(2)

    “지낼만 하다 안 하다 그런 구분을 버렸습니다.그저 내마지막 정처(定處)이려니 하는 거지요.한 십 년이 돼 가나요.처음엔 묵정밭에 흑염소를 치며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이젠 세상과 대화하는 방법을 잊었다하는 게 옳겠지요.그동안 내 대화상대라는 것이 강물이거나 그 물결이거나 그아래 조약돌이거나 그 사이 물고기들이었으니….” 나도 이곳에서 강물과 대화하던 시절이 있었다.어둑어둑산줄기와 물줄기를 덮어먹는 어둠이 밀려드는 저녁이면 나는 강으로 내려갔다.그곳에서 어린 나는 밤새 내 곁을 스치며 흘러가는 강물을,몇날 며칠 강물에 씻겨도 사라지지않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을,그리고 쿨럭쿨럭 마른기침에 몸을 뒤척이며 깨어나는 강의 새벽을,그것들에 홀로 사무쳐밤을 새워 울어야 하는 소쩍이의 서러움 따위를 생각했다. 매일 저녁 강에 나가 새롭게 흘러온 강물을 만났다.나는그 저녁 무렵을 좋아했다.저 강 양편의 산줄기 밑자락으로거뭇거뭇 이내가 밀려들고, 강 수면으로 하루살이가 발버둥을 치고,물고기가 뛰어오르는 시간.나는 그 시간이면늘어딘 가로 떠나고 싶어 강에 나가 종이배를 띄우고는 했다. 어떤 날은 내 고무신까지 띄워 보냈기에 어머니가 미탄 장에 가서 사온 신발을 내 발에 억지로 꿰어맞출 때까지나는 맨발이었다.그 무렵 나는 눈치챘다.이내가 곧 어둠이되어 강을 덮어먹는 먹장구름처럼 밀려들 때면 이 강의 저녁을 견디는 일이란 참으로 고단한 짓이라는 것을. 그 날,그러니까 어머니 곁에서 아예 사라지겠다고 처음으로 훌쩍강을 등지던 시간도 저녁쯤이었다. “나는 이 집에서 태어났고,어머니는 이 개자리집이 마지막 거처였습니다.” 술잔을 들다 우뚝 멈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니는 개자리집에서 젊은 시절부터 강을 오르내리는뗏꾼들을 상대로 주막을 열었다. 뗏목은 아우라지를 지나조양강을 거쳐 밤이나 낮이나 떠내려왔다. 뗏꾼들은 험한황새여울을 지나가기 위해 무당소에 이르면 강변에 뗏목을 댔고, 개자리주막으로 올라와 술을 청했다.좋은 시절이었다. 강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고, 마루 밑의 개도 낮술에취해 어슬렁거리다 잠들었다 했을 정도로 흥청거렸다. 뗏목의 끝물이었다. 궁궐떼는 물론이고 서까래떼도 보기어려웠던 뗏목 막바지였다.하루종일 지켜봐야 겨우 부동떼나 화목떼 서너 바닥 내려가면 그만이었다. 그동안 나귀에봇짐을 싣고 부지런히 강마을을 찾아 강을 오르내리던 한남정네가 그 어름에 이 짓도 마지막이라며 개자리주막을스쳐갔다. 칠족령을 넘어 상류의 강마을 찾아간다는 그 남정네는 이튿날 믿지 못할 강바람 같은 기약 하나를 떨구고갔다.이번에는 기어코 이 강의 최상류 오대산 우통수까지다녀오겠다고 했다.그리고 한세월 개자리에서 등 붙이고살겠다고 했다.하지만,아무리 먼 길이라 해도 한 달포면우통수를 돌았을 터이고,또 한 달이면 강을 되짚어 내려왔을 시간이 흘렀건만 코끝도 보이지 않았다.남정네는 징용끌려가 감감무소식인 남정네들만큼이나 돌아올 줄 몰랐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2년이 지났다.강에는 날마다 남정네의 소식을 묻는 물푸레나무 나뭇잎배가 띄워졌다. 3년으로 접어들던 어느 보름달 밝은 밤이었다.마루 밑 누렁이가 달을 베어 물고 컹컹 짖어댔다.한 사내가 절퉁절퉁몸을 심하게 기우뚱거리며 마당으로 들어섰다. 마루에 털푸석 주저앉은 사내가 다짜고짜 청했던 물 한 대접을 들이붓고는 엉금엉금 기다시피 문지방을 넘었다.사내야 그 남정네가 맞건만 그 좋던 풍채는 다 어디에 떼어먹히고,머리는 쑥대머리요,걸친 것이라곤 어느 집 똥수세미요,다리 한짝은 뒤틀린 싸릿가지 모양으로 배배 꼬였다. 반딧불에 글을 읽어도 좋았을 눈빛이었건만 꾸물꾸물 진물이 배어나는눈자위엔 쉬파리만 닝닝대며 꼬여들었다. 이 강의 시원이우통수가 아닌 검용소란 말이여? 밤낮 알 수 없는 말만 중얼거렸다.정성이 지극했음인지,남정네는 일년을 반 토막낸그 여름에 훠이훠이 강을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을회복했다.그런 그가 가을 무청을 엮어 뒤꼍 바람벽에 주렁주렁 시래기를 매달아놓고는 또 길을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향 청풍에 다녀오겠다는 남정네의 말은 아직 색깔 하나변하지 않았던 무청처럼 시퍼렇게 당찬 것이 믿을 만했다. 내 맘에는 그래도 느이 아부지가 첨부텀 끝까정 애오라지내 남정네였다야.니는 느이 아부지를 그래 빼다박았으면서두 성정은 으째 그리두 다른지….어머니의 이야기는 늘 그사람을 내 아버지로 오금박아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 남정네와의 언약을 무당소 깊은 강 밑에 갈무리해두었다.하지만 그뿐이었다.강바람을 타고 오르내린 소식몇 점이 무당소를 회오리쳐대다가는 떠내려갔을 뿐이다. 한 뗏꾼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무당소 앞에서 굿을 하던무당이 굿판에 도취되어 스스로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 사라져버렸다는 무당소.어머니는 밤을 낮 삼아 무당소 기슭에 넋을 놓고 주질러앉았고,속절없이 흘러가는 강물만 하염없었다.강물은 어머니의 돌팔매질로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한바탕 회오리바람 같은 푸념이 지나가고 나면 어머니는 뗏목아라리를 부르며 강을 쓰다듬었고 자신을 위로했다. 눈물로 사귄 정은 오래도록 가지만, 금전으로 사귄 정은잠시 잠깐이라네.우리 맺은 언약이 강물에 흘러갔나니. 구시월 막바지에 서리맞은 국화라.나를 보세요,함께 갑시다. 그믐 초승달이 뜨도록 놀다 가세요.무당소 황새여울에 떼를 띄워놓았네.무당소 개자리집아 술상 차려 놓게나. 내가 흥얼거리던 뗏목아라리를 따라 부르던 그의 눈빛이먹먹해져 있다. “충주댐 아랫마을에 살았던 때가 있었지요. 저녁이면 버릇처럼 충주호에 낚싯대를 담갔습니다.간혹 낚시를 따라온어머니가 이 아라리를 불렀지요.아버지가 부르던 소리라며.호수에 수장된 어머니와 나의 고향이 낚싯바늘을 물어줄리도 없었건만,우리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흘러간 뗏목아라리를 부르곤 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나는 끔찍한 선물을받았습니다.” 그의 낚싯대에 걸려 올라온 것은 뱀장어였다. 그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강에는 뱀장어가 많이 살았다. 하지만 고향남태평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충주호에 갇힌 뱀장어는 사람 팔뚝만큼이나 살이 뒤룩뒤룩 올라 있었다. 그 날, 그는낚싯대를 꺾어버렸다.그 뒤부터 밤이면 지붕 위 허공 어디에선가 강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선 살찐 뱀장어가 뒤척였다. 강에서 살던 뱀장어는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무려 3,000㎞나 떨어진,자신이 태어났던 태평양 먼바다로 헤엄쳐 가야한다.뱀장어는 자신의 알이 다른 물고기에게 잡아먹히지않도록 하기 위해서 칠흑의 어두운 그믐날에 마지막 사랑을 나누고 최후를 맞이한다.다시 태어난 뱀장어 치어 댓닢뱀장어는 바다 물결에 실려 한반도까지 오며 실뱀장어로바뀌어 봄이면 서해와 남해로 흘러드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이것이 뱀장어가 가고 싶은 길이다.하지만 이땅의 강은 이미 뱀장어의 강이 아니다.하구둑이나 수중보가 가로막고 길을 터주지 않는 것이다. 나는 빈 주전자를 들어 그에게 흔들어 보인다. 술잔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던 그가 빈 주전자에 옥수수 막걸리를 가득 채워 들어온다. 오래도록 말없이 천장을바라보던 그가 입을 연다. “이 강물에 어머니를 잃고, 나는 정처 없는 떠돌이가 되었지요. 길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길을 잃는 일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길을 잃을 때 길의 본질을 만나게 됩니다.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백척간두의 순간에머무르고자 했습니다.잃어버린 길을 잇기 위해 동강으로들어왔다고 하면 그대의 궁금증이 조금 풀릴는지요.” 그에게 나는 묻고 싶었다.그 낭떠러지의 허공이 가난하게떠난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여백이 되는지를,그 여백은 정처를 정하면 충만해지는지를.하지만 나는 말로 만들어내지못한다. “내 어린 시절의 강에는 뱀장어보다 열목어(熱目魚)가많았습니다.” 눈에 열이 많아 그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이 더 찬 상류로상류로 올라가야만 하는 물고기.어린 내 친구들은 그 물고기를 엿메기라 불렀다.우리는 싸리나무 낚싯대로 고등어만한 열목어를 낚아 올리고는 했다.그 엿메기를 잡는 날은최고의 낚시꾼이 되었다.개울 한가운데 바위 위에 앉아 열목어를 낚아채다 보면 낭창낭창한 싸리나무 낚싯대가 부러지기도 했고,물고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물 속으로 풍덩빠지기도 했다.그래서 물고기를 잡다가 열목어도 잡지 못하고 물에 빠지면 엿메기를 잡았냐며 놀려대기도 했다. 어린 내가 어찌 열목어의 열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살다보면 세상에는 열을 올려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다는 것을, 그래서 저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는 것을 어찌알았겠는가. 나는 이 강의 개자리집에 돌아와서야 내 눈에식혀야 할 열이 참으로 많이 박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대의 바짓가랑이에 휩쓸려온 바람에는 저 먼 북태평양 베링해의 냄새가 묻어 있습니다.연어를 만나기 위해 남대천에 가본 적이 있는지요. 10월의 남대천에는 베링해를떠나온 연어가 산란절식(産卵節食)으로 상류로 거슬러 오릅니다. 섬세한 지도를 그릴 줄 아는 그들은 자신이 태어난 강의 냄새를 떠올리고,밤하늘의 별을 보고 방향을 가늠해낸답니다.그대는 무엇을 나침반 삼아 이곳까지 왔는지,그대는 어느 시절 어느 세월을 휘돌아 여기까지 거슬러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어쩌면 내 대답을 듣기 위해 청한 물음이 아닐 수 있다.나는 길을 나서기 전, 나침반으로동서남북을 가늠해보고 지도를 펼쳐 길의 처음과 끝을 짚어보며 준비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어디서 휘어져 산모롱이를 돌아나가고 어디서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건너야 하는지를 살피지 못했다.길에 서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낯선 길에서 깃들 곳을 찾는다는 것이 얼마나힘겨운가를,얼마나 서러운가를…. 한강 하류에 사는 동안 나는 아침이면 어김없이 출근을해 저녁이나 밤이면 집으로 돌아왔으며, 일요일이면 밀린빚을 청산하듯 하루종일 잠을 잤으며, 우리 가족은 살강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대로 지낼 만한 사이였다. 그도시에서의 20여 년은 그렇게 짜지도 맵지도 않은 적당한즐거움과 적당한 상실감으로 흘려보낸 시간들이었다.그 시간이 얼마나 밍밍한 시간,아니 세월이었는지를 나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이곳 개자리로부터 나는 철저히 도망치려했으며 깨끗이 잊고 싶어했다. 아내의 부탁을 나는 기꺼이받아들였다. 아내가 딸 나나의 교육을 위해 불현듯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겠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베링해의 물결은 지금이 아니라 이후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아내는 5년 전 캐나다로 떠난 처형네를 찾아갈 것이다. 처형네 세탁소에서 한 3년 다림질을 하다 보면 이 땅에서의 기억은 다 증발될 것이다.아내는 나의 옛날을 다 증발시키고 싶어한다.나나를 위해 내일만을 생각하며 모든 것을 잊고 살 수는 없는거야? 아내는 나의 정처를 모른다. 아내는 지금 나에게 연락할 수 없다.이곳은 핸드폰 불통지역이다. “어딜 가나 적응하려 애쓰는 건 정신보다 몸이 먼저지요. 하지만 상처를 만나 먼저 시름에 겨워하는 것은 정신이 아닐는지요.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강물처럼 소리소문 없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더군요.” 어머니는 나이 마흔을 넘겨서야 얻은 자식 때문이었는지멍울은 조금씩 가시는 듯했다.뗏목이 사라지고,남정네가사라진 강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산자락 비탈밭을 일구기시작했다.이 일대 밭은 모두 어머니가 화전으로 일구어냈다.밤이면 산비탈에선 파란 도깨비불이 일었다.큰물이 지는 여름이면 무당소에서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밤새 꾸르릉꾸르릉 이무기 우는 소리가 강을 흔들어댔다. 한낮에도 산그늘이 지는 무당소 뼝대에서는 뻐꾸기가 무섭다며 뻐버꾸뻐꾹 울어댔다. 뻐꾸기가 우는 여름이면 어머니는 말했다. 세월처럼 무서븐 게 없다드니 참말이네. 내가 중학교 진학을 위해 이곳을 떠나면서부터 어머니는허물어지기 시작했다.밭은 하나둘 묵정밭으로 변해갔고,개자리집에는 머리 풀어헤친 귀신이 산다는 소문으로 흉흉했다.아랫마을 사람들도 발길을 끊었다.밤이면 승냥이처럼울어대는 어머니의 곡성이 강을 타고 내려가 아랫마을을하얗게 흔들어 깨우곤 했다.나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더먼 곳으로 떠났고, 어머니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무당소로걸어 들어갔다. “강이 꽝꽝 얼었어요. 누치도 잡고, 보고 싶다던 무당소밑바닥도 실컷 봐요.…,먼저 나갑니다.” 마당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밤새워 술 마신 티가묻어 있지 않다.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다시 이불 속으로묻는다.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아내는 내가 돌아가지않아도 나나의 손을 잡고 예정된 시간에 공항으로 나갈 것이다.나는 이불 속에서 머리를 흔들어본다.머릿속은 끊임없이 윙윙 울리고 있다.겨울 하늘 높이 날아올라 팽팽하게당겨진 연줄이 우는 소리 같다. 어젯밤 그는 말했다.밤새 강이 얼 것이며,날이 새면 누치를 잡으러 가자고.요즘도 1월이면 무당소는 물론이고 1㎞상류까지 얼어붙는다고 했다.이 강줄기를 타고 올라오는누치는 100마리쯤이 한꺼번에 떼를 지어 몰려올 때도 있다.지난 겨울엔 강바닥이 시커멓게 보일 정도로 엄청난 누치떼가 올라왔다.겨울이 되면 찬물에 산란하기 위해 상류로올라오는 것이다.얼음썰매를 타고 누치를 찾아 강을 오르내리며 이마에 땀이 배어날 시간이 흘러갈 즘이면 강바닥을 뒤집는 누치떼를 만날 수 있다.도끼와 작살을 움켜쥐고얼음 위를 질주하며 누치떼를 쫓다보면 놈들은 숨을 헐떡이며 꼼짝도 못하고 강바닥에 엎드려 있다.누치는 얼음장아래 찬물에서 쫌만 움직여도 곧바로 뼈 가운데로 얼음이생겨 오래 달릴 수가 없어요.누치가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서 있을 때 도끼로 얼음을 깨고, 작살로 단방에 찔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는 또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그렇다,북진나루. 나는 방문을 활짝 열어젖힌다.그는 마당에 없다.저 아래 무당소에서 움직이는 그가 조약돌처럼 작게 보인다. 개자리에 앉은 내 몸도 이제는 보호색을 띠어 강변의 자갈밭을 닮아있지 않던가요.그의 말처럼 그는 개자리에 앉아 조약돌을 닮아가고 있다. 나는 어젯밤 그가 고향 이야기를 할 때,그도 어쩌면 슬픔하나를 갈무리해두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그는 어머니를생각하면 먼저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고 말했다.충주댐이막히면서 청풍의 절반쯤은 물에 잠겼지요.하지만 남한강뱃길이 있던 시절엔 제천의 중심이었습니다.서울에서 올라온 돛단배들은 소금에 절인 바닷물고기며 온갖 물건들을그득그득 싣고 북진나루로 들어왔지요.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봇짐장수였던 우리 아버지는 서울 물건들을 사서 나귀에 싣고 남한강 강마을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그 강물에아버지를 빼앗겨버린 우리 어머니…, 어머니는 돌아가시기며칠 전에야 말했지요. 동강에 한번 가보자.느 아부지 여즉 거서 잘 살고 있는지? 강은 정말 꽝꽝 얼어붙었다.그는 누치를 찾아 상류로 더올라갔는지 보이지 않는다.군데군데 얼음구멍을 낸 흔적이보인다. 얼음은 유리처럼 맑아 무당소의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물고기의 비늘이 얼핏 물 밖의 햇살을 받아내며 반짝 물살을 뒤집는다.그 물고기는 어머니의 하얀 버선을 닮았다.그토록 보고싶었던 무당소의 강바닥.하지만 어제의 그 강물은 이미 떠나고,얼음장 밑으로는 오늘 지금의강물이 흐르고 있다. 나는 거울처럼 맑은 강물 위에 내 얼굴을 댔다.어머니의유품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나를 쫓아온 댓돌만한 거울이그랬듯 얼음거울 역시 나를 다 비추지 못한다.하지만 나는알고 있다. 아무리 비춰 보아도 내 안에는 내가 없다는 것을.어린 시절의 내 강물은 이미 다 빠져나가고,내 몸은 메말라 있다는 것을. 나는 몸을 뒤집어 무당소에 눕는다.하늘은 눈이 시리도록푸르다.그곳에서 깨알같던 점 하나가 점점 커지며 검은 불덩이로 변해 무당소로 떨어지고 있었다.내 이마를 향해 내리꽂히고 있다.내 몸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뻣뻣하게 굳어간다.곤두박질치던 그것은 무당소 바위벼랑에 다다른 순간,다시 파랗게 얼어붙은 하늘로 솟구친다.교미 중인 검독수리 한 쌍이다.어머니는 무당소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던 그 해 겨울,내게 말했다.언제 청풍 북진나루에 가보거라.느이 아부지 거서 여적 잘 살고 있는지? 나는 비틀걸음으로 상류로 오른다.
  • 인천 운겸도 갯벌 97만평 매립 논란

    해양수산부가 준설토를 처리하기 위해 인천앞바다 97만여평의 갯벌 매립을 추진하자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는 건설 예정인 인천 북항의 항로 준설에서 나오는 흙(준설토)을 처리하기 위해 2004년까지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중간 남쪽과 영종도동북쪽 사이 운겸도 주변 갯벌 315만㎡(97만2,000평)에 4,316m의 호안 축조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운겸도 주위에 항로 바닥을 파낸 뻘 1,800만㎥(트럭 180만대분)를 2011년까지 매립,일부에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것이다. 해수부는 운겸도 주변이 북항과 가까워 준설토 처리비용이 적게 들고,공항고속도로 건설로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일부가 육지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준설토 투기장으로 조성하려는 것. 그러나 이곳은 빨간색의 염생식물인 칠면초가 자라고 조개가 서식하는 등 갯벌보존 상태가 양호할뿐만 아니라 저어새나 노랑부리백로 등 희귀조류가 서식하거나 이동하는경로여서 보존의 필요성이 높은 갯벌이다. 특히 인천시가 올해 초인하대 해양과학기술연구소에 의뢰해 이 지역에 대한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염생식물이대단위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 8월 해양부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앞장서 생태계의 보고인 갯벌을 파괴한다는 비난과 함께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일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도 “이곳은 전형적인 습지생태지역인 데다시간이 갈수록 칠면초가 자라는 속도가 빨라 세계적 습지관광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립에 부정적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북항 항로 준설에서 나오는 뻘을 가까운 곳에 처리할 수밖에 없어 운겸도 주변을 매립하기로 했다”면서도 “자연생태계 보존 차원에서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철새 이동시기에는 가급적 공사를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한·미 내일 ‘월드컵 리허설’

    바다로,세계로,미래로­. 축구에 관한 한 ‘외딴 섬’에 머물렀던 제주도가 9일 10개 월드컵경기장 가운데 마지막으로 완공된 서귀포월드컵경기장(공식명 제주월드컵경기장) 개장과 함께 세계에서도 내로라 하는 ‘축구 명소’로 거듭난다. 한국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KOWOC)와 서귀포시는 이날 오후 2시 경기장 제막식을 시작으로 개장 기념행사를 갖는다.이어 5시부터는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1회전 상대인 미국팀과 평가전을 벌인다. 지난 99년 2월부터 1,251억원을 들여 2년 10개월여만에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서귀포경기장은 제주공항에서 남쪽으로 230㎞ 떨어진 서귀포시 법환동 신시가지에 우뚝 섰다. 관중석에 앉으면 멀리 북쪽으로 한라산이 손에 잡힐 듯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쪽빛 바닷물이 금세 넘쳐 흘러들 것처럼 출렁인다.범섬,숲섬 등 그림 같은 섬들도 가까이 보인다. 제주 특유의 분화구 모양을 기본으로 고기잡이에 쓰이는그물을 형상화한 경기장은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졌다는찬사를 받고 있다.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이렇게 아름다운 경기장은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가장 큰 특징은 그라운드가 지면 아래로 14m나 움푹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 용역사에 특별 주문한 결과다.또 관중들이 경관을 즐길 수있도록 지붕을 53%만 씌운 ‘반쪽 개방형’으로 설계됐다. 겨울에도 그다지 춥지 않아 공사 기간을 10개 경기장 가운데 최단으로 줄였다.게다가 지반이 현무암으로 형성된 덕분에 배수시설에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 경비는 다른 경기장의 절반 이하다. 서귀포시 월드컵기획단 김대규 담당관(40)은 “월드컵대회가 끝난 이후 활용방안으로 아이맥스 극장 등 문화공간을 만들 계획”이라면서 “미국 스포츠마케팅 회사인 지텍(G-Tec)과의 3,700만달러 투자 협상이 성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서귀포 송한수기자 onekor@. ***미국과의 평가전 이모저모. ■국내 축구팬들의 10%가 9일 오후 5시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미국과의 평가전 결과를 한국의 1-0 승리로예상했다.체육복표 위탑사업자인 한국타이거풀스가 이 경기를 대상으로 발매중(9일 오후 4시50분 마감)인 ‘토토스페셜’ 중간집계에 따르면 참가자 2만8,700명중 가장 많은 10.8%가 전반 0-0 무승부 뒤 후반 1-0의 스코어에 베팅을 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훈련을 생략한 채 10시부터숙소인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반면 미국 대표팀은 이날 미군헬기를 타고 판문점으로 가공동경비구역(JSA)을 둘러보는 여유를 부렸다. ■두 팀 감독은 7일 한결 같이 이번 경기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거스 히딩크 감독은 상대 전력 파악과 다양한 선수기용 의사를 밝혔고 브루스 아레나 미국 감독은 자기 팀내에서 새 재목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뜻을 드러냈다. ■올초 홍콩칼스버그컵대회 파라과이전에서 미드필드까지나갔다가 위기를 자초해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났던골키퍼 김병지(31·포항)가 9일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모처럼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출전기회를 잡게 됐다.거스히딩크 감독은“김병지를 선발출장시키거나 후반 교체 투입해 최소한 45분간은뛰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귀포 송한수기자.
  • 강릉 이색 수익사업 눈길

    강원도 강릉시(시장 심기섭)가 수익사업으로 내년부터 바다전망대 설치,수목원 조성,청정해수 공급시설 설치 등 여러가지 시책에 대한 적극 검토에 들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강릉시는 최근 개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강동면 안인진리 통일공원의 안보전시관 3층에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있는 ‘바다전망대’를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라고 26일 밝혔다. 주문진읍 주문리 쓰레기매립장부지(4만6,914㎡)에는 ‘수목원’을 조성해 관상수로 판매할 계획이다.2∼3년 정도자라면 연간 4억원 가량의 수익이 기대된다.최근 활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사천면 진리와 연곡리,영진리 해변 등에는 하루 1,000t 가량의 바닷물을 취수할 수 있는 ‘청정해수 공급시설’도 설치 운영할 방침이다.이곳에서는 한해 1억5,000만원의 소득이 예상된다.반면 대관령에는 생수사업을 검토하고 있다.하루 5,000t 가량의 먹는물을 생산하려는 것이다. 강릉시 최명희(崔明熙)부시장은 “시재정을 알뜰히 가꾸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있는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나가사키현 하우스텐보스/ 일본속 네덜란드 이색풍광에 시간을 잊는다

    유럽의 도시와 일본의 풍광을 한꺼번에 즐기면 어떨까. 비행기와 보트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에서 두시간 남짓하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그런 곳이 있다. 일본 나가사키(長崎)현의 하우스텐보스는 모방의 천재 일본인들이 진짜보다 더 그럴싸하게 왕궁과 건물,거리 등을 재현해놓은 네덜란드 마을이다. 50만평에 달하는 일본 최대의 테마파크로 도쿄 디즈니랜드의 2배 크기. 6㎞ 길이의 해안선을 따라 유럽 호텔,호텔 덴하그 등 5개의 호텔과 160여채의 주택,가로등,네덜란드 택시,운하와 풍차등 17세기 네덜란드 풍 건물과 외관으로 꾸며져 있다. 네덜란드어로 ‘숲속의 집’이란 뜻에 걸맞게 하우스텐보스에는 40만 그루의 나무와 30만 송이의 튤립 등 꽃들이 운하를 따라 장식돼 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곳중의 하나는 미술관으로 쓰이는‘팰리스 하우스텐보스’.꼭대기에 왕관이 있는 이 건물은네덜란드 여왕이 살고 있는 궁전과 똑같다.아니 오히려 더낫다.네덜란드 여왕궁에는 전쟁,비용 등의 문제로 정원이 만들어지지 못했지만 이곳에는 나무터널까지 갖춘 바로크 양식의 정원이 뒤뜰에 붙어있다. 건축물들을 둘러보면 이곳이 일본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가없다.15세기 네덜란드 건축물인 하우다 시청사를 그대로 베낀 유리박물관,독일 샤를로텐부르크의 도자기 방을 본뜬 포르세레인 뮤지엄,150m에 이르는 네덜란드 최고의 교회탑을모방해 만든 돔투른 등 유명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호텔까지도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중앙에 있는 유럽호텔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있는 유럽호텔을 그대로 흉내낸 것이다.호텔 주변에 운하를 파서 배를 타고 호텔로 들어올 수 있게 돼 있다. 바닷물 위에는 백조가 유유히 헤엄쳐 다닌다.일본인들이 백조의 호수를 흉내내기 위해 바다에 살지 않는 백조가 짠물에 적응할 수있도록 훈련시켰단다. 공원 수로를 따라 한 바퀴 도는 캐널크루저도 인기다.배를타고 수로를 따라가면 빙빙 돌고 있는 풍차 날개들이 이국적으로 비쳐지는 가운데 숲과 호수로 둘러싸인 회원용 별장이보인다.집앞마다 설치된 간이선착장에는 요트도 정박해 있다.일반인이 이용할 수 없는 회원용 숙소로지난해 조성민·최진실 커플이 야외 웨딩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던 곳이기도하다. 매일 밤 8시 45분 오렌지 광장에서는 신비한 음향과 함께레이저쇼가 펼쳐진다.곧 이어 9시에는 불꽃놀이가 밤하늘을아름답게 뒤덮으며 피날레를 장식한다. 하우스텐보스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나 연인,단체관광객들이 크게 힘들이지 않고 여행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국내의 하우스텐보스 전문 여행사인 퍼스트클라스는 인천∼나가사키를 운행하는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3일 여행상품을내놓았다.하우스텐보스외에 사세보 전망대,나가사키 평화공원을 둘러보고 운젠 국립공원에서 온천욕을 한다.49만5,000원∼54만5,000원.(02)365-5445나가사키(일본) 유상덕특파원 youni@. ■관광객용 골프클럽도. 나가사키는 골프를 즐기기에도 좋다. 골프를 좋아하는 관광객이라면 해안을 끼고 있으면서 한겨울에도 10도 안팎인 에어포트 컨트리 클럽과 하우스텐보스 컨트리 클럽에서 라운딩하면 된다. 에어포트 컨트리 클럽은 18개홀 가운데 16개 홀이 해안을끼고 있다. 섬으로티샷을 해야하는 175야드의 파3인 11번 홀은 바닷물이 골퍼들에게 상당히 부담을 주지만 도전해 볼만하다.티샷후 3억엔의 공사비로 기네스북에 올라가 있는 금문교를 건너가 퍼팅을 하게 돼 있다.에어포트 컨트리 클럽은 페어웨이가 좁고 굴곡이 심해 평소보다 점수가 적게 나온다.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하우스텐보스 컨트리 클럽은 해발 250m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마운틴 코스.사세보 항과 오무라 만이 한 눈에 들어온다.네덜란드 고성을 본뜬 클럽하우스에는 휴게실과 탈의실을 각 팀별로 만들어 놓았다.회원제로 운영되지만 하우스텐보스 투숙객은 라운딩이 가능하다.여행사 퍼스트클래스는 2박3일에 3번 라운딩하는 여행상품을 99만원에 내놓고있다. ■인근에 가볼만한 곳. 하우스텐보스에서 10여분 떨어진 ‘미카와치 도자미술관’을 들러보면 일본 도자기 역사가 보인다.나가사키현 사세보(佐世保) 시 동쪽에 있는 미카와치(三川內)는 400년의 역사를 가진 도예지이다. 미술관에는 17세기말 에도시대 중기부터 메이지 초기에이르는 미카와치 도자기 미술 작품들과 현대 도예가들의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미카와치 도자기공업협동조합의 시부에(涉江) 전무는 “초기에는 도자기를 만드는 흙을 한국의 경남 진해에서 구했다”면서 “나중에 인근의 아리타(有田)에서 도자기용흙인 고령토를 발견할 때까지 한국산 흙을 수입했다”고말했다. 이곳에는 800여점이 전시돼 있으며 비싼 것은 가격이 500만∼600만엔(5,000만∼6,000만원원).미카와치에서는 도자기를 잘 만들기 위해 도공이 만든 물건이 수출되면 월급을 올려주는 정책을 썼다는 게 시부에 전무의 설명이었다. 도자기 관람이 끝나면 사세보로 이동해 사이카이 펄 시리조트를 관람하고 사세보 해상국립공원을 둘러보면 좋다. 사이카이 펄 시 리조트에는 수족관,선박전시관,아이맥스돔 극장 등이 있다. 일본판 ‘한려수도’로 불리는 해상국립공원은 경관이 아름답다.배를 타고 50분 동안 경관을 감상하는 크루징은 상쾌한 느낌을 준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후나코시 전망대나 이시다케 전망대에 올라 해상공원과 시가지를 살피거나 아열대 동·식물원에 들러 기린,코끼리,사자 등을 보고 아열대 식물들과 꽃들을 감상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나가사키/ 유상덕특파원.
  • 충남, 해수면 낮아져 늘어난 땅 국유화

    해수면이 내려가면서 생긴 충남 서해연안 땅이 국유재산으로 등록했다. 충남도는 연안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난해부터 도내서해연안 미등록 토지 일제 조사를 실시,올해까지 776필지278만5,000㎡를 찾아내 국유재산으로 등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도가 2년간 찾아낸 미등록 토지는 여의도 면적(848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이들 상당수 토지가 해안개발과 자연현상 등으로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생긴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태안군이 135만7,000㎡(404필지)로 전체의48.7%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서산시 83만3,000㎡(111필지),보령시 38만4,000㎡(169필지),서천군 9만8,000㎡(70필지),홍성군 8만6,000㎡(14필지),당진군 2만7,000㎡(8필지) 순이다. 도 관계자는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해안지역의 특성으로토지의 경계가 분명치 않았다”며 “민원이 많아 이를 해소하고 국가 재산 확충을 위해 이 사업을 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5대강 환경호르몬 ‘철철’

    국내 5대강 하구의 환경호르몬 오염이 심각한 상태이며바닷물 등에서는 병원성 장내세균이 검출되는 등 강과 연안의 오염이 위험수준에 달하고 있다. (사)바다가꾸기실천운동시민연합(상임의장 최진호 부경대 교수·이하 바실련)은 지난 6개월간 부경대와 목포대 등5개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5대강 하구의 환경호르몬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5대강 모두 환경호르몬에 오염된 것으로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바실련에 따르면 바다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유기주석화합물의 경우 영산강 하구 저질(低質)에서 72.06ng/g이 검출됐고 낙동강 하구에서도22.56ng/g이 검출됐다. 또 내분비계를 교란해 생식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높은 노닐페놀도 낙동강과 영산강,한강 등의 순으로 농도가 높았으며 금강과 섬진강에서는 검출한계 이하로 나타났다. 5대강 하류 갯벌의 중금속농도 조사에서는 82년에 비해낙동강에서 카드뮴(Cd)은 2배,영산강에서 납(Pb)과 아연(Zn)이 3∼4배,섬진강에서 구리(Cu)와 납이 2∼4배,아연은 4∼25배나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하남 불법활어장 다시 ‘활개’

    하남시 그린벨트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강제철거됐던 불법활어장들이 최근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12일 하남시에 따르면 그린벨트에서 불법 영업을 일삼고있는 풍산·망월동 일대 대형 활어장들이 수족관에 있던바닷물을 무단방류,농경지나 숲을 오염시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대형활어장 23개소가 강제철거 됐다. 이는 지난해 5월 1차 단속에서 적발된 업소들에 대해 자진철거를 유도하고 충분한 기간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행하지 않은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이같은 대대적인 소탕작전에도 불구하고 최근 단속이 소홀한 틈을 타 곳곳에서 활어장들이 다시 생겨나기시작,현재 10여곳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철거에 나서 활어장들을 발본색원했으나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 소형 활어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조만간 일제단속에 나서 2차행정대집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 [사설] 무책임한 콜레라균 발표

    국립보건원이 지난달 24일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경남 통영의 바닷물이 지표수가 대거 흘러든 해수였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육지에서 불과 1m밖에 떨어지지 않은 바다에서 채수한 것으로,시료로서 이미 가치가없는 것이었다고 한다.결국 통영 일대 바닷물이 온통 오염됐다는 식의 엉터리 조사 결과가 그대로 발표되는 어이없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을 콜레라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그렇다 치더라도 통영 일대 양식업계에 미친 악영향 또한만만치 않았다. 수확기를 맞은 굴의 경우 국내는 물론 수출길마저 꽉 막혔다는 것이다.누구라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던 결과이고 보면 참으로 신중했어야 할 발표였다.더구나 9월 내내 콜레라 악몽에 시달려왔던 터였다. 국립보건원은 뒷수습도 매끄럽지 못했다.양식업계의 항의를 받고서야 실제 어패류 양식이 이뤄지고 있는 욕지도 등9곳을 찾아 재검사를 실시했다.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은청정수역이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시료 채취에 검사까지꼬박 나흘을 보냈고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에야잘못된 발표를 바로 잡았다.결과적으로 때를 놓쳐 사회 일반의 오해를 씻어내는 데 실패했다. 처음부터 잘못된 조사 결과를 발표까지 하게 된 경위도선뜻 이해되지 않는다.콜레라균 검출을 조사한 통영검역소는 시료를 지표수가 흘러드는 동호항 부근에서 채수한 것이라고 보고했는데도 발표 과정에서 어찌된 영문인지 ‘통영 바닷물’이 됐다는 주장이다.보건 당국은 우선 잘못된발표가 있게 된 경위부터 소상히 밝혀 보건당국의 신뢰를먼저 회복해야 한다.재검사 결과도 분명히 밝혀 사회 일반의 수긍을 얻어야 한다.그것도 양식업계가 하루빨리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콜레라 엉터리조사 파문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이 생활하수에서 검출된 콜레라균을 바닷물에서 검출된 것으로 발표하는 바람에 해당지역 양식 어민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통영시 해수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은 통영 동호항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콜레라 균이 발견됐다는 보건원의지난달 24일 발표와 관련,“잘못된 검사 결과로 양식업계가 괴멸상태에 빠졌으며 어·패류 수출시기를 맞아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며 해양수산부·보건복지부·국립보건원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수수협은 “잘못된 발표로 인해 굴 양식어민들은 지난달 25일 첫 출하식을 갖고 경매에 들어갔으나 전혀 판매가 되지 않고 있으며 내수와 수출이 막혀 1,7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원은 산하 국립 통영검역소가 지난달 20일 통영 동호항에서 채취한 바닷물 1ℓ를 검사한 결과 콜레라균이 발견됐다고 24일 발표했다. 그러나 이 지역 어민들은 “바닷물 채취장소가 유흥가와대규모 상권이 형성돼 유동 인구가 가장 빈번한 동호항의오폐물이 최초로 유입하는 침사지로서 육지에서 불과 1m떨어진 곳”이라며 “항구로 유입된 생활하수에서 발견된콜레라균을 바닷물에서 발견된 것처럼 발표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료의 적정성이 문제가 되자 보건원은 뒤늦게 현지의 굴양식장과 어류 양식장에 시찰단을 보내고 동호항 등지에서 바닷물을 채취,검사 결과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이에 앞서 통영시 보건소도 지난달 28일 한산도 앞바다 등 9개 지점에서 바닷물을채취해 검사했으나 콜레라균은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하는등 오락가락하는 보건당국의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어민들은 시료 채취 장소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콜레라균 검출을 발표한 당국에 책임이 있는 만큼 보건복지부장관이 사과문을 담화문 형식으로 공식발표하고 각 일간신문에 게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원 관계자는 “통영검역소가 시료를 채취한 장소는 육지에서 1m밖에 되지 않지만,그래도 어민들이주장하는 장소와는 상당히떨어져 있다”고 해명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1,700억 피해” 통영 어민들 울상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잘못된 검사결과로 지역 양식업계를 괴멸상태에 빠지게 하다니….”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 통영검역소가 생활하수에서검출된 콜레라 균이 바닷물에서 발견된 것처럼 발표했다면서 해당 지역 어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지역에서 채취한 시료 때문에 문제가 생기자 보건 당국은 뒤늦게 발표 결과를 번복했지만 양식업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수가 바닷물로 둔갑(?)’. 통영시 해수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 임원과 조합원 등 40여명을 지난달 26일 통영검역소를 방문, “보건원이 하수를 바닷물로 둔갑시켰다”고 항의했다. 시료를 채취한 장소(동호항에서 1m 떨어진 곳)는 유흥가와 대규모 상권이 형성돼 유동인구가 많은 동호항 육지와인접해 바닷물보다는 생활하수에 가깝다는 것이 어민들의주장이다. 이 때문에 해수수협 조합원 335명은 물론 이 일대 어민 3만여명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이 일대 굴양식 어민들은 9월부터 굴을 채취,일본 등에 수출해야 하나 보건원의발표로 수출이 막혀 파산위기에 처해 있다.피해규모만도 1,700억원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손발 안맞는 보건당국.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통영시 보건소는 지난달 28일 통영 앞바다 바닷물에서는 콜레라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국립보건원의 발표를 불과 4일만에 자치단체 보건소가 뒤집은 것이다. 통영시 보건소는 “굴양식장과 가두리양식장이 밀집한 한산도 앞바다를 비롯,산양읍 욕지면 사량면 등 9개 지점에서 채취한 바닷물에 대해 콜레라 및 장염비브리오균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만균(丁萬均)통영보건소장은 “국립보건원의 발표는 마치 통영 앞바다 전체가 콜레라에 오염됐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일부러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국립 통영검역소 최송림(崔松林)소장도 “보건원이 통영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내용을 인용보도한 일부 언론보도는 과장됐다고 볼 수 있다”며 “동호항에서는 콜레라균이 확인됐으나 어패류 양식장은 콜레라균에 감염됐다고볼 수 없다”고 말했다.최 소장은 또 “보건원에 최초 시료 채취 장소를 동호항으로 보고했으나 발표문에는 ‘통영 바닷물’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급기야 지난달 26일 오전 보건원 역학조사과장과 세균검사원 등이 굴양식장과 어류양식장 등 현지를 시찰하고 동호항 등지에서 바닷물을 채취한 뒤 콜레라균이 검출되지않았다고 10월4일 뒤늦게 발표했다. 보건원 관계자는 “이미 어패류로 인한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에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발생했다는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어민들이 이를 문제삼는 것이적당치 않다고 해명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올 가을 태풍피해 없을듯

    올해에는 지난 88년 이후 13년만에 태풍의 피해가 없을 것같다. 올해의 경우 지난 8월말 이후 매우 강력한 고기압대가 한반도 상공에 자리잡으면서 적도 근처에서 발생,북상하는 태풍을 계속 남쪽으로 밀어내고 있다. 또 10월에 접어들면서 바닷물의 온도가 낮아져 태풍이 발생하더라도 바다로부터 ‘열에너지’를 공급받기도 어렵다. 태풍의 강도는 바다로부터 공급되는 열에너지의 양에 달려있다. 태풍은 매년 평균 30개 가량 발생하지만,우리나라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3개 정도.올해에는 지금까지19개의 태풍이 발생,숫자도 여느해보다 적은데다 이마저도한반도를 비켜갔다. 예년의 경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7월 0.9개,8월 1.2개,9월 0.8개 등이다.6월과 10월에는 거의 없었다. 기상청 박정규(朴正圭) 기후예측과장은 “한반도 주변의기상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에는 태풍의 피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사설] 추석 앞둔 콜레라 복병

    콜레라 방역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경남 통영의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됐다.뒤늦게 진원지가 밝혀진 것이다. 바닷물 콜레라균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콜레라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더구나 연안의 수온이 섭씨 22.2도에서 높게는 24.5도로 콜레라균의 생존 한계치인 16도를 크게 웃돌고 있어 당분간은 자연 멸실도 기대할 수없는 형편이다. 민족 대이동이 절정을 이룰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아연 긴장케 한다. 이번 경북 영천의 한 뷔페식당에서 보았 듯 사람의 왕래가 빈번하다 보면 순식간에 방방곡곡으로 확산되기 십상이다. 추석 명절에는 콜레라 전염의 좋은매개체가 되는 어패류의 소비가 유난히 많다. 그러지 않아도 9월 내내 콜레라 망령에 시달려 왔던 터다. 콜레라라는복병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가는 엉뚱하게 낭패를 볼수도 있다. 보건당국은 일찍부터 콜레라 확산을 경계해 왔다.전국의보건소 71곳과 병·의원 253곳을 콜레라 보초감시기관으로지정하는 등 방역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콜레라 환자 무더기 발생을막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울산에서 첫환자가 생긴 이래 감염경로를 찾는 데 한달 가까이 걸렸다.짜임새 있는 방역활동도 못해 보고 허송세월한 것이다.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보건행정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당국의 뾰족한 대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면 ‘추석 건강’은 결국 국민의 몫이다.뒤늦게나마 감염 경로가 밝혀져 형편이 이제는 좀 나아졌다.먼저 모든 음식물을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하겠다. 특히 어패류와 육류는 끓여서 먹고 실온에서 한동안 놔두었다면 일단 먹지 않는 게좋겠다.또 음식을 조리하거나 식사 전에는 손을 씻어야 할것이다. 도마나 칼과 같은 조리기구도 매일 소독해 사용할일이다. 아무쪼록 콜레라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아무 탈없는 추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 바닷물서 콜레라균 검출

    경북 영천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돼 추석을 앞두고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국립보건원은 지난 20일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바닷물에서콜레라균이 검출된 사례는 지난 95년(강화)과 99년(김제)에 이어 2년 만에 처음이다. 보건원 관계자는 “지난 2일 경북에서 콜레라가 발생한이후 콜레라가 크게 확산되면서 익히지 않은 어패류 섭취가 주요 감염경로로 추정돼 왔으나 이번에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됨으로써 콜레라 확산의 또 다른 경로가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바닷물 온도가 섭씨 16도 이하로 내려가 콜레라균이 소멸될 때까지 어패류를 날로 먹는 것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낚시·조개잡을때 밀물 조심하세요

    “낚시.조개잡이,밀물 조심하세요” 낚시를 하거나 조개를 잡다 바닷물에 고립되는 사례가 빈발해 주의가 요망된다. 전북 군산해양경찰서는 14일 “도내 해안지역에서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 때 개펄과 갯바위 등지에서 조개를 잡거나낚시를 하다 만조가 돼 바다에 고립되는 경우가 올들어 22차례나 발생,60명이 해양경찰에 구조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바닷물에 고립되는 사례는 어패류가 풍부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개펄 등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관광객들은 인근 주민을 통해 밀물과 썰물 시각을미리 알아본 뒤 밀물 30분 전에는 개펄에서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
  • 오·폐수 악취 남해 광양·가막만…적조발생 全無 기현상

    적조가 예년보다 빨리 소멸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적조의 원인이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 묻게 하는 기현상이주목되고 있다. 적조는 남·동해안을 삥 둘러가며 발생,연안 양식어장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으나 육지가 둥글게 쑥 들어가 형성된 내만(內灣)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 남해안의 내만인 광양만은 광양제철과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광양시,순천시 등에서 배출한 오·폐수로 해양오염이 심한 곳이다.또 여수시 가막만도 여수시의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진동하고 있으나 적조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다.많은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생활 및 공장 오·폐수에 의한 해양오염으로 적조 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번식한다면 광양·가막만은 어느 연안보다 먼저 적조가 발생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한번도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 여수·광양 인근 해역은 해마다 유독성 적조가 처음 발생한 지역이지만 정작 광양·가막만에는 적조가 나타나지 않는‘이상한’ 현상이 올해도 어김없었다. 만 주변 주민들이나 공장 관계자들은 오·폐수로 적조가발생한다는 언론의 보도를 ‘오보’라고 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광양만 ‘적조 무염(無染)’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르게 설명한다.오·폐수로 인한 해양오염이 분명히 적조발생에 영향을 미치나 광양·가막만 일대는 이를 억제하는다른 원인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수 남해수산연구소 이경식 박사는 “두 곳 만의 경우 부영양화 쪽에서 본다면 코클로디니움 번식의 최적지인 셈이나 섬진강의 민물 유입으로 염분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서식환경이 나빠진 것이 번식을 억제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내만의 경우 수심이 낮아 파도 등으로 퇴적물이나 황토 등이 바닷물과 혼합되면서 퇴적물내에 규명되지 않은 증식억제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
  • [오늘의 눈] 일회성 재난대책 언제까지

    동해안과 남해안의 유독성 적조피해가 보름 넘게 계속되면서 관련 부처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해군 예인선과 바지선까지 동원해 황토를 살포하고 있지만 ‘무심한’ 적조는 날로 확산돼 곳곳에서 양식어장을황폐화시키며 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적조는 앞으로 1개월 정도가 고비라고 하니 그 넓은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청난 ‘자연재해’를 감당하기에는아무래도 역부족일 것 같다. 과학기술부는 지난 30일 울산해양경찰청 해상순시선에서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긴급 적조기술개발대책회의를 가졌다.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적조현황을 분석하고적조 제거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황토살포법 외에 바닷물을 전기분해한 뒤 황토를 섞어 살포하는 방식,자연상태에서 먹이사슬을 이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어차피 그대로 둬도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적조를제거하는 실험을 몇몇 가두리 양식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수백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양식어민들의가슴은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상할까’하는 생각에 이런대책들이 효과를 거두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한편으로는매번 반복되는 정부의 일회성 재난대책을 보면서 씁쓸한기분을 지울 수 없다. 이제 곧 찬바람이 불고 적조가 물러나면 ‘언제 그런 적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관심권에서 밀려날 것이 뻔하다. 언제나 그랬듯이…. 과기부는 가뭄이 계속되던 지난 6월에도 인공강우 실험을두차례 실시한 적이 있다.정기적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하고 전용 비행선도 구입하며 구름이동에 관한 데이터를축적하는 작업을 추진,오는 2007년에는 인공강우가 실용화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 역시 비가 안 올 때 얘기였다.가뭄에 이어 집중호우로 수해가 닥치자 인공강우 계획은 순식간에 서랍속으로 사라졌다.예산배정에서 밀린 탓이다. 적조는 해마다 늦여름에서 가을철에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일회성 대책에 그칠 일이 아니다.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조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함혜리 디지털팀 차장] lotus@
  • ‘적조’어류엔 毒 패류엔 藥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적조에 어민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남해안을 덮친 유독성 적조로 하루 30만마리의 어류가 집단폐사하고 있지만 31일 현재 굴과 우렁쉥이(멍게)가 폐사했다는 보고는 없다. 가두리양식장과 육상수조 양식어민들이 불안에 떨며 적조방제에 밤낮을 잊고 있는 상황에서 횟감 판매부진과 가격폭락까지 겹쳐 3중고를 겪고 있으나 이를 보는 수하식 양식어민들의 표정은 느긋하다. 연구결과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은 물고기의 아가미에 붙어 질식시키지만 아가미 호흡을 하지 않는 굴 등 패류와 우렁쉥이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오히려 패류의먹이 공급원이 된다.‘적조가 들면 굴양식은 풍년’이라는속설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양식 전문가들은 “굴은 10㎛ 이하의 무해성 적조생물을 비롯해 각종 플랑크톤을 잡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도 저밀도 상태에서는 좋은먹이가 된다”고 말했다. 코클로디니움은 바닷물의 온도가 섭씨 24∼26도일 때 가장왕성하게 활동한다.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적조생물은 채취기를 앞두고 알이 굵어지는 시기에 접어든 굴의 좋은 먹이감이 돼 비만도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다만 적조생물이 소멸되면서 다량의 산소를 소모시켜 빈산소수괴(貧酸素水塊)를 형성하므로 용존산소량 부족에 따른성장장애는 겪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적조현상이 자연재해임에는 틀림없지만 적조생물이 육지서유입된 유기물질을 먹어 바닷물을 정화시키고,패류와 해조류에 먹이를 공급한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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