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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16세 소년이 띄운 ‘병 속의 메시지’ 3년 만에 포르투갈 17세 소년에게

    미국 16세 소년이 띄운 ‘병 속의 메시지’ 3년 만에 포르투갈 17세 소년에게

    2018년에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한 소년이 대서양에 띄워 보낸 ‘병 속의 메시지’가 3년 뒤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의 한 섬에 당도했다. 마침 한 살 위 소년이 주워 4820㎞ 떨어진 거리의 두 소년이 연결됐다. 당시 휴가를 즐기던 숀 스미스(16)는 “추수감사절이네. 난 열세살. 로드아일랜드의 가족을 찾아왔다. 난 원래 버몬트주에 살아. 이걸 발견하면 이메일 messageinabottle2018@gmail.com으로 연락해줘”라고 짤막하게 적힌 종이를 병 속에 넣었다. 병을 주운 소년은 크리스티안 산토스(17). 그는 미국 일간 보스턴 글로브에 사촌과 평소에는 쓰레기들을 많이 주운 얕은 바닷물에서 낚시를 하다 병을 발견했다며 “주워서 안을 살펴보니 종이가 보이더라. 재미있겠다 싶어서 엄마에게 가져다 보여줬다”고 말했다. 어머니 몰리는 아들이 태어난 매사추세츠주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메시지가 온 것이라고 말해줬다. 메시지를 보낸 이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여기저기 알아봤고, 메시지에 적힌 대로 이메일을 보냈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숀이 오래 전 일이라 까마득히 잊고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크리스티안의 어머니는 지난주 메시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버본트주에 사는 숀을 아는 사람은 답을 해달라고 호소했고 여러 매체들이 취재에 나서 이렇게 알려지게 됐다고 영국 BBC는 20일 소개했다.지난 17일 밸리 뉴스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숀은 당시 일가 사촌, 부모들과 함께 병을 여덟 개나 띄워 보냈다. 대부분 오렌지 포장지 등에 휘갈겨 글을 적었다. 오래 전에 이메일 패스워드를 잊어 버려 모르고 있다가 몰리가 애타게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16일 저녁 취재진 등의 전화를 받고 알게 됐다. 그는 다음날 이 매체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난 그냥 ‘잠깐 뭐라고?’ 했던 것 같다. 우리가 한 일을 완전히 잊어먹고 있었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17일 저녁 보스턴 글로브 기자가 주선해 대서양을 마주한 두 가족이 화상회의 줌으로 연결돼 대화를 나눴다. 숀은 “비슷한 나이의 우리가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렇게 연결됐다는 것이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다섯 살 때 아조레스로 이사오기 전 크리스티안이 보스턴에서 태어났는데 숀이 어린 시절을 보낸 로열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던 인연까지 더해졌다.몰리는 글로브 기자에게 물었다. “포르투갈의 누군가가, 영어를 읽을 줄 아는 이가 병을 주워, 거기 적힌 내용을 알고 이해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라고 물었다. 아울러 인터넷과 핸드폰으로 우리가 더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이런 극적인 만남이 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바다에 띄운 8개의 병 가운데 둘셋은 곧바로 로드아일랜드주로 돌아와 사람들 눈에 발견됐다. 메시지는 사촌들, 부모까지 각자 자신의 희망을 적어놓은 것이었다. 숀의 엄마 로리는 쌍둥이 오빠 대니도 모르스 부호를 적어넣었다며 숀의 병이 그렇게 긴 여정을 마쳤다는 것은 아마도 좋은 일이라며 “팬데믹의 끝이 다가온 시점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연결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나아가 숀이 이메일을 통해 수시로 크리스티안과 연락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뉴 스타일’ K좀비 정찬성, 이게 밟고 홀러웨이에 도전장

    ‘뉴 스타일’ K좀비 정찬성, 이게 밟고 홀러웨이에 도전장

    ‘코리안 좀비’ 정찬성(34)이 UFC 페더급 타이틀 재도전에 박차를 가했다. 정찬성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페더급 메인 이벤트에서 댄 이게(30·미국)를 심판전원일치 판정으로 제압했다. 정찬성의 판정승은 2011년 UFC 입성 이후 처음이다. 거침 없는 타격전이 장기인 정찬성은 그동안 KO나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거둬왔다. 통산 전적에서는 17승 6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브라이언 오르테가(미국)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하며 페더급 왕좌 도전에서 다소 멀어지는 듯 했던 정찬성은 이번 승리로 재도전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정찬성은 기존과는 다른 경기 스타일을 보여줬다. 테이크다운을 5차례 시도해 3번 성공하고, 서브미션도 3차례 시도하는 등 경기를 그라운드로 몰고 갔다. 1라운드 중반 기습적인 테이크 다운으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2라운드에는 상대의 공격에 레그킥으로 응수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3, 4라운드 그라운드 싸움에서도 우위를 보인 정찬성은 5라운드 1분여를 남기고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시간을 보내며 큰 위기 없이 경기를 마무리 했다. 부심 3명 중 2명은 49-46으로 정찬성의 압도적인 우세로, 1명이 48-47 박빙 우세로 판정했다. 정찬성은 경기 뒤 전 페더급 챔피언이자 현 체급 1위 맥스 홀러웨이(미국)를 다음 상대로 지목했다. 정찬성은 “홀러웨이와는 달리 난 펀치 파워가 있어 홀러웨이를 꺾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달 3위 야이르 로드리게스(멕시코)와 경기가 예정됐던 홀러웨이는 부상으로 대결을 연기한 상태다. 현재 페더급 챔피언은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 정찬성은 “타이틀 도전을 원하지만 그게 안 된다면 홀러웨이와 싸우고 싶다”며 “홀러웨이와 로드리게스 사이에 끼어들고 싶진 않지만 둘이 싸우지 않는다면 홀러웨이와 붙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정찬성에 앞서 열린 페더급 메인카드 경기에서는 ‘스팅’ 최승우(28)는 이날 줄리언 에로사(31·미국)를 1라운드 1분 37초 만에 TKO로 꺾으며 UFC 3연승을 달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X파일/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X파일/박홍환 논설위원

    세상에는 듣고도 믿기 힘든 의혹과 음모론이 넘쳐난다. 권력 교체기 등 변혁의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구글 검색량이 많은 세계 10대 음모론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9·11테러를 미국 정부가 기획·집행했다는 의혹은 사건 발생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고 있다. 미 네바다주의 군사작전 지역인 ‘51구역’을 미 정부가 철저히 통제하는 이유는 그곳에 외계인들을 감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음모론도 한때 득세했다. 인종차별주의자들이 특정 인종을 몰살하기 위해 에이즈 바이러스를 개발했다는 ‘에이즈 개발설’, 엘비스 프레슬리가 대중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죽음을 가장해 사라졌으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는 ‘엘비스 생존설’, 미국의 달 착륙선 아폴로11호가 착륙한 곳은 달이 아닌 지구상 사막 중 한 곳이라는 ‘달 착륙 조작설’ 등도 그럴듯하게 포장·유포돼 왔다. 외계인과 관련된 미 연방수사국(FBI)의 미해결 사건 목록, 즉 X파일이 존재한다는 TV 시리즈물이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미지, 미정의 것을 뜻하는 알파벳 X를 사용함으로써 신비감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FBI에는 X파일도, 그것을 담당하는 부서도 없다는 것이 FBI 측의 공식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옛 국가안전기획부 도청팀이 무차별적인 불법 도청을 통해 주요 인사들의 치명적 약점을 파악했다는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이 2000년대 초 공개돼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대대적인 검찰 수사를 통해 불법 도청 녹음 테이프 수백 개가 발견됐는데, 이를 안기부의 X파일이라고 통칭했다. 당시 중견 대중가수의 전화 통화까지 도청할 정도로 안기부 도청팀의 불법 도청은 광범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TV 드라마 X파일은 2008년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나는 믿고 싶다’는 부제가 붙었다. 음모론은 대중들의 신뢰를 받을 만한 가설만 채택하고, 이에 부합하지 않는 사실은 배제하면서 덩치를 키워 나간다. 믿고 싶어 하는 대중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X파일이 시중에 퍼지고 있다고 한다. 보수 성향의 한 정치평론가는 엊그제 “윤 전 총장 관련 의혹을 정리한 문서화된 파일을 입수했다”며 ‘윤석열 X파일’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윤석열 X파일을 거론한 바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한 X파일은 몸집을 키울 것이 분명하다. 단순한 의혹 제기용에 불과할지, 아니면 사실로 확인될지 X파일 검증의 시간은 재깍재깍 다가오고 있다. stinger@seoul.co.kr
  • 실존의 심연에서 건져낸 언어…견고하게 빚어낸 문학의 주름

    실존의 심연에서 건져낸 언어…견고하게 빚어낸 문학의 주름

    더위가 일찍 찾아온 초하(初夏)에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시인 정현종 선생을 나희덕 시인과 함께 뵀다. 건강하신 스승의 말씀을 들으며 식사를 하는데 나 시인이 연필을 선물했다. 언제나 무언가를 들고 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 좋아하는 그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 목사가 목수가 되어 만든 연필을 바다 건너 구입해 스승과 친구에게 나누어 줬다. 순간 ‘연필’이라는 상징이 세 사람의 글쓰기를 환하게 이어 주었는데, 그것은 언제나 나희덕만이 만들어 내는 순간이다. 그의 첫 시집 ‘뿌리에게’(1991) 발문에 정현종 선생이 쓴 한 구절이 떠올랐다. “대학 시절의 나희덕은 시를 열심히 쓰는 학생이었고 산문을 봐도 우선 문장력이 마음 놓이는 학생이었다. 말이 그렇지 대학 시절에 눈에 거슬리지 않는 글을 쓴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생각하면, 벌써 상당히 견고한 문장은 눈에 띄게 마련이었다.”인터뷰는 그의 ‘견고한 문장’이 빛을 발하는 신작 산문집 ‘예술의 주름들’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지만 자연스럽게 그의 삶과 시 전체로 번져 갔다. 그는 이제 막 종강을 해서 한숨 돌리고 있다면서 벌써 세 학기째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니 좀 지치기도 했다고 한다. “책을 내고 나서 한동안 행사나 강연 등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어요. 방학에는 조용히 시인의 자리로 돌아가 살아 봐야죠.” ●시인의 눈으로 읽어 낸 오솔길 같은 책 이번 산문집에서는 ‘아름다움’과 ‘주름’의 의미가 각별하다. “예술의 여러 장르들을 넘나드는 책을 낸 것은 사실 무모한 일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시나 문학이 아닌 다른 예술장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헤아려 보는 일이 많은 공부와 즐거운 경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예술적 성취를 논하는 비평가의 역할보다는 예술적 순간이 시작되어 창조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시인으로서의 느낌을 책에 가득 채워 넣었다. ‘주름’은 무슨 뜻일까? “희로애락과 온갖 기억이 깃들어 있는 우리 몸과 마음의 주름처럼 예술작품에 새겨진 주름을 찬찬히 펼쳐 보면 결국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예술이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돼요.” 그 주름 속에 감춰진 심연이나 온기를 제 방식으로 길어 올린 기록들인 셈이다. 책에서 호명한 여러 예술가들은 시대도 장르도 성별도 국적도 개성도 모두 다르다. 한때 피아노를 치고, 유화를 그리고, 사진에도 남달리 심취했던 나 시인의 예술적 경험이 다른 예술언어에 대한 이러한 차근한 기록을 가능케 했을 성싶다. 그리고 그 결실은 그가 지상에 남기는 또 한 권의 시집인 것 같기도 하다.●전위적 언어가 가닿을 수 없는 세계의 비밀 그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종교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실현하려 했던 분이었고 그러한 인생관으로 경북 산골에서 신앙공동체를 일궜다. 아버지는 거기서 어머니를 만나 결혼했고 산을 내려와서 정착한 곳이 논산이었다. 그의 시에 줄곧 나타나는 현실과 종교의 갈등적 공존이라거나 타자를 향한 한없는 연민과 사랑의 마음은 부모님으로부터 온 유전자와도 같은 것이었을 터이다. 그에게 종교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었다. 성장기에 갈등도 심했다. 문학을 하게 된 것도 “종교적 수행과 사회적 혁명 사이 어디에도 귀속되지 못한 자의 경계인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한동안 그에게 종교와 문학은 서로 건널 수 없는 간극을 지닌 것처럼 보였지만 어느 순간 양자의 갈등이 더이상 자신을 억압하지 않게 됐다. 그는 “흔히 제 시에 대해 붙어 다니는 ‘생태적, 여성적, 공동체적’ 특성이 넓은 의미의 ‘영성’과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이상 종교성에 갇히지 않으면서 다양한 영성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예술의 주름들’ 서문 첫 행에는 “피아니스트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는데, 여기서 우리는 어린 시절 예배당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던 가녀린 손이 써 내려간 시가 진정한 찬미(讚美)의 노래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초의 예술적 꿈이었던 음악적 선율이 그만의 시로 펼쳐져 간 것이니까 말이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뿌리에게’가 당선돼 30년 넘는 시력을 일구어 왔다. 그의 초기 시는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1994), ‘그곳이 멀지 않다’(1997)에 담겨 있다. ‘형식적 단정함과 따뜻한 모성’이 평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그 안에는 고단함과 기다림과 상처와 통증으로 버텨 온, 나희덕만의 시간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시는 사라져 감으로써 존재의 빛을 남기는 것들에 대한 사랑과 애착, ‘시’를 향한 자기 엄격성의 산물로 진화해 갔다.오랫동안 이러한 지속과 변이를 거듭해 온 그의 시에서 우리는 한동안 시단을 잠식했던 분열과 환각, 우울과 공포, 광기와 모멸, 전위적 포즈 같은 것들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그는 그러한 언어들이 가닿을 수 없는 세계의 비밀스러움을 탐색했고, 그만큼 그의 시는 다양한 폭과 깊이를 담고 있으면서도 언어 선택에서만은 고전적인 청교도적 자세를 유지해 왔다. “저의 문학 수업은 어쩌면 등단과 함께 시작됐고 늘 학생의 마음으로 지내 온 것 같아요. 그러는 동안 빛에서 어둠으로, 삶에서 죽음으로, 식물성에서 동물성으로, 낙관주의자에서 비관주의자로 조금씩 변화했죠.” 그 점에서 그는 네 번째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2001)이 중요한 변곡점이었다고 말한다. 가장 힘들고 불안할 때 비명처럼 한숨처럼 토해 낸 시들이어서인지 그 시집은 자신에게도 애틋하고 독자들에게도 가장 공감을 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 시인은 ‘사라진 손바닥’(2004)과 ‘야생사과’(2009)에서 자신의 시를 변화시키려는 모험과 도전을 새롭게 보여 준다. 그 안에는 나희덕 시의 속살이 지속하고 변이하는 충일하고도 격렬한 교차 과정이 펼쳐져 있다. 그는 이 시집들을 통해 ‘가이아’에서 ‘사이렌’으로, 상처를 ‘다스리는 것’에서 ‘받아들이는 것’으로, ‘뿌리’로부터 ‘가지’로 ‘잎’으로 끝없이 시적 원심을 확장해 갔다. 그러면서 가장 실존적이고 종교적인 심층으로서의 ‘죽음’과 ‘사라져 감’의 형이상학에 대해 노래하는 성숙한 시인이 되어 갔다. 그 뚜렷한 귀납적 결실이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2014)이었을 것이다. 그는 시집 뒤표지 글에 “떼어낸 만큼 온전해지는, 덜어낸 만큼 무거워지는/ 이상한 저울, 삶” 그리고 “이미 돌이킬 수 없거나 사라진 존재를 불러오려는/ 불가능한 호명, 시”라고 썼다. 그렇게 이 시집은 한 시대의 죽음을 넘어 애도와 치유라는 이중 기능을 충실하게 담아낸 결과로 남았다.●진퇴의 왕복을 벗어날 수 없는 시의 힘 여덟 번째 시집 ‘파일명 서정시’(2018)는 ‘눈과 얼음’으로 시작해 ‘서른세 개의 동사들 사이에서’라는 시로 끝난다. “온통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세상을 간신히 살아내면서, 현실의 그 한기와 단단함을 조금씩 녹여내면서, 마침내 허공과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시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눈과 얼음이라는 고체적 상태에서 어떤 기화와 액화를 위한 몸부림을 쳤다고 말한다. 이 작품들을 쓰는 동안 개인적으로든 시대적으로든 다양한 죽음과 폭력을 통과해야 했는데 막상 시집으로 내고 나니 그런 시간에서 조금은 놓여나게 되었다고 한다. 나희덕 시의 찬연한 결실이다. 그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가끔 배시시 웃기를 잘한다. 물론 그것은 발랄한 성정에서 오는 게 아니라 고통을 지나고 나서 얻어 낸 어떤 넓음 같은 것에서 온다. 그의 이름처럼 웃음은 ‘희’(喜)고 넓음은 ‘덕’(德)이다. ‘파일명 서정시’의 ‘시인의 말’에 “시는 나의 닻이고 돛이고 덫이다”라고 썼다. 아름다움을 향한 간절한 그의 언어를 가장 적정하게 담은 말이 아닐까 한다. “저를 머물게 하기도 하고, 나아가게 하기도 하고, 결국 그 진퇴의 왕복 작용에서 끝까지 벗어날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시는 참 힘이 세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까지 쓸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시보다 앞장서지 않고 겸허하게 시의 뒤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기를 바란다. 그럴 것이다. 그나 나나 정현종 선생을 만난 것은 문학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감사한 인연이다. 선생은 시인이 지녀야 할 자존과 주름까지 낱낱이 보여 준 스승이시다. 불가피하게 이 글은, 스승과 제자들이 모처럼 만난 초여름 저녁에 시인 친구와 나눈 우정의 기록도 되는 셈이다.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군산 앞바다서 실종된 50대 다이버 ‘극적 구조’

    군산 앞바다서 실종된 50대 다이버 ‘극적 구조’

    지난 19일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사라진 다이버가 실종 신고 4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날 오전 9시 27분쯤 군산시 옥도면 직도 근해에서 레저활동 중이던 다이버 A(53)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동료는 A씨가 물속에서 나오지 않자 신고했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구조대, 연안 구조정 등 5척을 현장에 급파했고 해양구조협회, 민간구조선 6척과 함께 수색 작업을 벌였다. 당시 사고 해역은 짙은 안개로 항공 수색이 불가능했으나 오후 들어 기상이 호전되자 해경 헬기가 현장에 투입됐다. 헬기는 오후 1시 40분쯤 사고 지점으로부터 약 2.4㎞ 떨어진 해역에서 어망을 붙잡고 있던 A씨를 발견했다. 경비함정에 의해 구조된 A씨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졌다고 하지만 바다 수온이 낮아 구조가 늦어졌으면 위험했을 것이다”며 “A씨가 4시간이 넘도록 어망을 붙잡고 있어서 극적으로 발견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군산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영상] 산책 나온 개와 ‘술래잡기’하는 돌고래…이유는?

    [영상] 산책 나온 개와 ‘술래잡기’하는 돌고래…이유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동물들의 종을 초월한 우정은 종종 현실 세계에서도 일어나는 모양이다. 최근 동물전문 매체 ‘데일리 포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여성 아나스타샤 빈니코바(31)는 크림반도 오푸크곶 근처의 한 해변에서 파트릭이라는 이름의 생후 2년 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동안 특별한 경험을 했다.산책 중 병코돌고래 떼가 얕은 바라로 몰려왔고 그중 한 마리가 파트릭과 함께 술래잡기라도 하듯 해안선을 따라 헤엄쳤다는 것이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1년 전쯤 빈니코바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처음 소개됐지만, 최근에 와서야 몇몇 매체가 주목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빈니코바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개와 돌고래는 생김새는 물론 사는 곳도 전혀 다르지만 이날 만큼은 금세 친해져 놀이에 열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사교성 많은 돌고래는 파트릭과 놀고 싶어 등의 절반가량이 해수면 위로 노출될 만큼 얕은 바다로 나와 헤엄쳤다. 해당 돌고래는 병코돌고래라는 종으로, 종종 먹이가 되는 물고기를 쫓아 얕은 바다까지 나오는데 사회성이 높고 호기심이 왕성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나면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접근하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트릭 역시 과거 한 차례 같은 해안에서 돌고래와 만나 어울린 적이 있어 이번 접근에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파트릭이 만난 두 돌고래가 같은 개체일 가능성도 있다.사실 이런 동화 같은 모습은 과거에도 목격돼 관심을 끈 적이 있다. 2017년 호주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주 로킹엄 해변에서는 돌고래 한 마리가 얕은 바다로 나와 개 한 마리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그때도 병코돌고래라는 종으로 확인됐다. 사진=아나스타샤 빈니코바/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해군은 왜 ‘주황색 안경’을 착용하게 했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美해군은 왜 ‘주황색 안경’을 착용하게 했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최근 미국 해군에서는 흥미로운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미 해군 잠수함 의학연구소(NSMRL) 연구팀은 지난해 말 남미로 향하는 버지니아급 공격원잠(SSN) 버몬트호 승조원 42명에게 각각 주황색으로 코팅된 안경과 파란색 빛이 나오는 안경을 나눠줬습니다. 수면 뒤 일어났을 때는 한동안 파란색 안경을, 취침 직전에는 주황색 안경을 쓰고 생활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2017년 6월 일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미 해군 이지스함 피츠제럴드호와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이지스함 선체가 처참하게 부서졌고, 승조원 7명이 사망했습니다. 평시에 일어난 대형 사고에 미 해군 수뇌부는 경악했습니다. 사고 당시 시각은 새벽 1시였습니다. 당직 사관의 경계 실패가 원인이었습니다. 미 해군은 곧바로 전 함정의 승조원 근무실태를 점검하기 시작합니다. ●“승조원 졸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해군 승조원의 ‘피로도’를 줄일 방법이 없을까. 미 해군의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우선 최소 7시간의 수면을 취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5시간만 잤다면 낮잠으로 2시간의 수면시간을 더 보장하도록 했습니다. 또 하루 24시간 중 1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지 않도록 규제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였습니다.미 해군은 근무환경이 가장 열악한 잠수함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잠수함은 은밀한 침투가 핵심이어서, 승조원 모두가 소리에 민감합니다. 또 상시적인 환기를 할 수 없어 공기질이 나쁘고 피로도가 매우 높습니다. 수중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아 경계근무 스트레스도 매우 높습니다. 특히 큰 문제는 ‘햇빛’이었습니다. 햇빛을 쬐지 못하면 수면 리듬이 망가집니다. 잠수함 통로는 늘 불이 켜져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늘 낮이나 마찬가지여서 밤낮이 바뀌는 ‘자연광 주기’를 맞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잠수함 승조원 중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NSMRL 연구팀은 먼저 잠수함 내부 조명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조명을 아무리 개선해도 자연광 주기를 완벽하게 흉내내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NSMRL의 의료전문가 조셉 디시코 중위는 “자연적인 수면 주기를 흉내내기 위해 내부 조명을 개선해봤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그래서 ‘개인화 연구’를 시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해군연구소(USNI)에 따르면 NSMRL 연구팀이 잠수함 버몬트호의 승조원들에게 나눠준 파란색 조명 안경은 자연광 효과를 줍니다. 연구팀 표현에 따르자면 ‘인공 태양’입니다. 이 안경을 쓰면 뇌는 ‘지금은 아침’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반대로 주황색 안경은 눈의 피로를 높이는 청색광(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블루라이트 차단안경’, ‘블루라이트 차단 필터’와 똑같은 기능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의 눈부심을 막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수면을 취하기 전에 이 안경을 쓰면 뇌는 ‘지금은 밤’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연구팀은 손목에 위치추적기를 착용해 동선과 수면시간을 분석했습니다. 잠수함 근무 경험이 있는 디시코 중위가 직접 잠수함에 탑승해 승조원과 함께 생활하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주황·청색 안경 쓴 그룹이 더 많이 잔다” 연구결과는 긍정적이었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NSMRL 심리학자 사라 차발은 “안경을 쓴 그룹이 쓰지 않은 그룹보다 더 많은 잠을 잔다”며 “또 안경을 착용한 그룹은 졸음도 덜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군에서 개발해 민간에서도 쓰이는 기술은 무수히 많습니다. 야전용 음식을 개발하다 발명한 ‘통조림’, 레이더 장비를 개발하다 우연히 발견한 ‘전자레인지’, 군 정보를 보호하는 과정에 만든 ‘인터넷’이 대표적인 군 발명품입니다.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미 해군이 개발 중인 ‘수면리듬 개선 안경’도 불면증 등 수면질환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승조원의 근무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군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해군 승조원, 특히 잠수함 승조원의 사기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기 새끼 멧돼지가 열차 환승하고 있어요”

    “여기 새끼 멧돼지가 열차 환승하고 있어요”

    새끼 멧돼지 한 마리가 혼자 전철을 타고 바다를 건넜다. 19일 홍콩 멧돼지보호단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쯤(현지시간) 어린 멧돼지 한 마리가 홍콩섬에 있는 쿼리베이 전철역에 들어왔다. 멧돼지는 전철에 올라 인근 노스포인트 역에서 바다 건너편의 주룽반도로 넘어가는 열차로 환승을 했다. 또 노약자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나간 멧돼지 보호단체는 이 멧돼지가 사람을 피해 계속 도망치다가 결국 종작지인 차고지에서 붙잡혔다고 말했다. 이 어린 멧돼지는 인근 공원에 방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단체가 공개한 페이스북 영상을 보면, 이 멧돼지는 자기를 잡으려는 사람을 피해 전철 안에서 이리저리 재빨리 달렸다. 홍콩 멧돼지보호단체 측은 “이번 사건으로 어린 동물이 어떤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엄마를 다시 찾을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與 종부세 ‘상위 2%’ 부과안 확정…표결 끝 당론으로 추진

    與 종부세 ‘상위 2%’ 부과안 확정…표결 끝 당론으로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안을 두고 끝장 토론을 벌였다. 민주당은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투표까지 가는 끝에 부동산특위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18일 민주당은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현행 9억원 이상에서 12억원 이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상위 2% 주택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논의하는 정책 의원총회를 가진 뒤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과반의 득표를 얻은 이 같은 개편안을 다수안으로 확정했다. 두 가지 안은 모두 민주당 부동산특위에서 논의해 제안한 안이다. “합리적 조정” vs “부자 감세” 진통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친 후 “의총에서 세제 관련 1주택자 양도세 시가 9억에서 12억으로 완화하는 안과 종부세를 2%로 제한 부과안 놓고 약 한시간 걸쳐서 표결을 진행했다”며 “6시 15분쯤 투표 완료됐고 투표율은 최종 82.25%로 집계됐다. 투표 결과 1안과 2안 양도소득세 부과기준 상향안과 종부세 2% 기준안은 과반 이상을 득표한 다수안으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특위 안은 의총을 통해 민주당안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열린 의총에서는 찬성과 반대를 두고 각각 특위 위원장인 김진표 의원, 진성준 의원이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 뒤 찬반 토론이 이어졌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결국 민주당은 전 의원에게 특위 안을 두고 찬반 의견을 묻는 전 의원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찬성 토론에 나선 박성준 의원은 “지금처럼 조세제도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한다고 받아들여진다면 지지에 대한 철회는 불 보듯 뻔한 것”이라며 “다가오는 내년에는 대선과 지선이 있다.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부자 감세 지적엔 “절대 그렇지 않다. 조세제도의 합리적 조정이자 민심과의 동행이라 생각한다”며 “군주민수(君舟民水), 민심의 바다가 보내는 경고를 받아들여 주시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임대사업자 혜택 폐지는 재검토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진성준 의원은 반대 토론자로 나서 “종부세 2% 과세론과 양도세 12억원 면세론은 부자들을 위한 감세안”이라며 “부동산 정책의 기조를 훼손하는 조치다”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른바 상위 2%안에 대해 “세금 부담은 집값 폭등의 결과일 뿐이다. 특위가 주력해야 할 것은 집값을 잡기 위한 실효적 대책이지 감세 대책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여러 여론조사, 지표를 보더라도 종부세에 반대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며 “대선주자들도 종부세 완화에 대해 다 반대하고 있다” 말했다.이와 함께 ‘주택임대사업자 혜택 폐지’ 방안은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임대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한 걸음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쫓겨나서 그만” 美 18세 소녀, 자택 굴뚝에 끼여…소방대가 구조해

    “쫓겨나서 그만” 美 18세 소녀, 자택 굴뚝에 끼여…소방대가 구조해

    미국의 한 18세 소녀가 자택에 있는 굴뚝에 몸이 끼는 굴욕적인 사고를 당했다. 폭스뉴스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굴뚝 끼임 사고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네바다주 헨더슨의 한 가정집에서 일어났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소녀는 이날 자신의 집에서 공개되지 않은 이유로 쫓겨난 뒤 어떻게든 집에 들어가기 위해 지붕에 있는 굴뚝에 들어갔다가 중간에 몸이 끼여 움직일 수 없게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소방대는 소방차의 사다리와 로프 등을 사용해 30분 만에 소녀를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이는 이들 소방대원이 예전부터 좁은 장소에서 사람을 구조하는 훈련을 계속해서 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도 소녀는 어떤 부상도 없이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과거에는 이런 사고가 안타까운 결말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5년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세 남성이 다른 사람의 집 굴뚝으로 침입했다가 중간에 몸이 끼었지만 가만히 숨어 있다가 집 주인이 벽난로에 불을 붙이는 바람에 연기를 마셔 질식사하고 말았다. 이때 죽은 남성은 절도 목적으로 침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같은 주에서는 한 여성이 전 남자 친구가 보고 싶어 그의 집에 몰래 들어가려고 굴뚝으로 침입을 시도했다가 옷이 찢겨져 벌거벗은 모습으로 발견돼 굴욕을 당한 바 있다.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 2014년 역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집안 어디선가 여자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수색 도중 굴뚝에서 주인 남성과 안면이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당시 인터넷으로 알게 된 남성을 만나기 위해 굴뚝 침입을 시도했다가 붙잡혀 불법 침입 등의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헨더슨 소방서/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구를 보다] 8000km 날아 미국 향하는 사하라 사막 먼지 포착

    [지구를 보다] 8000km 날아 미국 향하는 사하라 사막 먼지 포착

    사하라 사막에서 출발한 거대한 모래 폭풍이 대서양 연안을 휩쓸고 있다. 사하라 사막 먼지의 종착점으로 예상되는 미국 플로리다 주민들은 긴장은 늦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위성 영상은 사하라 사막 인근에 있는 모리타니를 가로질러 강한 바람과 함께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모래 폭풍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바다를 가로질러 약 8000㎞를 이동한 먼지 구름은 대기의 질을 악화시켜 알레르기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로 인한 증상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증상과 유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현지의 한 폐 질환 전문가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몇 년 동안 사하라 먼지 폭풍을 모니터링 해 왔지만, 이것이 건강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그래도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폐에는 어느 정도의 손상을 주거나, 증상을 악화 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봄과 여름에는 사하라에서 대서양을 향해 불어오는 뜨겁고 건조하면서 모래 먼지를 가득 실은 ‘사하란 에어 레이어’(일명 SAL, Saharan Air Layer)의 영향으로 기온이 솟으며 모래폭풍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사하라 사막의 먼지 폭풍은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지난해 2월 당시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모래바람이 닥쳤을 때에는 당국이 공항의 이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당시 카나리아 제도의 그란카나리아섬 라팔라 공항이 오렌지빛 먼지로 뒤덮이며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최대 시속 120km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 지난해 2월에는 사하라사막의 모래 폭풍이 유럽 동부와 러시아를 강타했고, 모래가 눈에 섞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오렌지색 눈이 내리기도 했다.거대한 사라하 모래 폭풍이 가져다주는 이점도 있다. 지난해 텍사스의 기상 전문가인 보웬 팬은 뉴스위크와 한 인터뷰에서 “사하라 사막 모래폭풍은 햇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면서 일시적인 기상 변화를 가지고 온다. 덕분에 잠시나마 해수면의 기온이 낮아지기도 한다”면서 “강력한 바람으로 인해 토양의 미생물이 먼 곳까지 이동하고, 이 때문에 더 기름진 토양으로 변하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24t에 달하는 거대한 먼지 폭풍은 하늘에 더 많은 빛을 산란시켜 평소와는 다른 하늘빛을 만들기도 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제14회 부산항 축제 19~20일 개최, 참가자 사전예약

    제14회 부산항 축제 19~20일 개최, 참가자 사전예약

    부산시는 올해 제14회 부산항축제가 19·20일 이틀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과 영도 국립해양박물관 일원에서 열린다고 18일 밝혔다.부산시와 해양수산부 등이 주최하고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해 개막행사, 체험·참여행사, 비대면 행사 등으로 나누어 모두 9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막행사로는 첫날 개막공연과 20일 드라이브 인 영화관 등 2개 행사가 열린다. 체험·참여 행사는 부산항 관광, 체험가득해(海), 낭만가득해(海), 환경예술 캠페인, 해양레저 체험 등 모두 5개 행사가 마련된다. 랜선투어 부산항축제, 글짓기·그림대회 등 2개 행사는 비대면 행사로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행사 참가 인원은 사전 예약제로 제한을 했다. 부산시는 지난 8일부터 인터넷 예약프로그램을 통해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5분만에 매진될 만큼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축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시는 개막행사 참가 신청자 가운데 26%는 부산외 다른 지역 관광객으로 나타나 부산항 축제가 지역을 넘어 전국 축제임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개막행사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는 19일 오후 8시 참가자들이 승용차(250대)를 타고 즐기는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열린다. 20일 오후 7시 30분에는 역시 승용차 250대로 제한해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가족영화를 관람하는 ‘부산항 영화관’이 운영된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는 광안대교, 동백섬, 마린시티 등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요트투어 체험, 송도해양레포츠센터에서는 카약·모터보트 체험 등 가족과 함께 즐기는 해양레저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부산의 숨은 해양관광지를 소개하는 ‘드라이브 in 부산항’은 이달말까지 계속진행되며, 우수 참여자를 선정해 기념품도 제공한다. 숨은 명소와 참가 방법은 축제조직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부산항축제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다가오는 일상에 대한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모두 합심해 코로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캘리포니아 가뭄, 무더위로 처음으로 수력발전 중단 위기

    캘리포니아 가뭄, 무더위로 처음으로 수력발전 중단 위기

    미국 서부가 올 여름 여느 해 보다 훨씬 더 뜨겁고 건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가 극심한 가뭄으로 처음으로 수력발전소까지 가동 정지될 상황이라고 CNN 방송이 주 수자원국을 인용,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수자원국은 이날 북부지역의 오로빌댐의 수위가 사상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1967년 가동을 시작한 에드워드 하얏트 수력발전소가 사상 처음으로 가동 중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원지인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적설량은 예년보다 매우 적고 얇은 상태였고 올 해는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찾아온 가뭄으로 빠른 속도로 담수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AP 등은 보도했다. 오러빌 댐 호수는 캘리포니아에서 규모가 두 번째로, 미국 서부의 댐과 수로의 중심 축 역할을 해왔고, 미국 전체 농산물의 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농업용수를 공급했다. 발전 시설이 완전 가동되면 최대 8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오러빌 호수의 수위는 현재 해발 약 210m쯤 되지만 이대로 더 낮아지면 2∼3개월 뒤 에드워드 하얏트 수력발전소를 가동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드워드 하얏트 발전소는 수력발전소로는 캘리포니아에서 네 번째로 크다. 이미 물 부족으로 전기 생산량이 총 용량의 20%로 줄어 다른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다 가정과 사업체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인근 네바다주 후버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후버댐으로 조성된 미드 호수는 미국의 최대 저수지로, 800만 명이 쓸 전기를 생산해왔다. 후버댐도 수위가 기록적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전기 생산량이 25%가량 줄었다. 기상청은 ‘오랜기간 매우 더울 것’이라며 미 서부 8개 주 주민 5000만 명에 폭염 경보를 발령해놓은 상태다. 올해는 예년보다 산불 시즌이 한 달 앞서 시작돼 올 들어 발생한 산불은 약 2만7000건으로 추산된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주민들에게 전기와 물 사용량을 줄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북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물 사용 규제에 나섰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19년 만의 ‘전원일기’… 고향 그 집 추억읽기

    19년 만의 ‘전원일기’… 고향 그 집 추억읽기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영하면서 한국 드라마 최장수 기록을 세운 MBC ‘전원일기’의 주인공들이 종영 19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다. 18일 첫방송을 하는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플렉스-전원일기2021’(전원일기2021)에서 마련한 동창회에서다. ‘전원일기2021’은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의 출연진 30여명이 오랜만에 만나 작품을 추억하고 서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담는다. 김 회장으로 열연한 배우 최불암부터 순길이 류덕환까지 총출동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현기 PD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방송 분량만 1088회이다 보니 섭외와 자료 조사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간 섭외와 촬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모든 출연진이 함께하는 총동창회를 기획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족 단위 모임으로 선회했다. 배우 김혜자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자”며 고사하기도 했지만, 5개월에 걸친 설득 끝에 촬영에 임했다. 그렇게 모인 배우들은 ‘전원일기’가 바꿔 놓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돌아보고, 작품과 동료들에 대한 애정도 나눴다. 김 회장네 세 며느리였던 고두심, 박순천, 조하나는 김 회장의 어머니 역을 맡았던 고 정애란 배우가 잠든 바다를 찾아 그리움을 쏟아낸다. 일용이 박은수와 일용 아내 김혜정 등 일용이네 가족도 20년 만에 어렵게 만났다. 2세대 배우들인 영남이 역의 남성진, 복길이 김지영을 비롯해 임호, 강현종도 드라마를 추억한다. 김 PD는 “‘전원일기’ 출연진은 서로를 다 식구라고 부른다”며 “10년 이상 못 만났던 분들도 반가움을 격하게 표현하며 순식간에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거의 20년 만에 동창회가 소집된 건 작품의 최근 인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레트로 열풍과 함께 옛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원일기’는 다시 찾는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주간 드라마 순위에서 지난 3월 9위에 올랐고, MBC ON 등 케이블 채널에서도 꾸준히 방송 중이다.최불암, 김혜자, 고두심, 김수미 등 ‘국민 배우’의 산실이자 농촌과 서민의 삶을 담은 기록의 가치도 갖고 있다. 김 PD는 “강한 양념 없는 순한 맛으로 일상을 다룬 작품”이라며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감탄하면서 ‘불멍’처럼 보게 되는 매력 때문에 젊은층까지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방송에서는 530회 이상 대본을 집필하며 ‘전원일기 유니버스’를 만든 김정수 작가와 최불암의 만남, 배경이 된 양촌리의 현재 모습도 볼 수 있다. 총 4부작으로 4주간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20일까지 화성·시흥 ‘경기바다 특화거리 시범사업’

    경기도는 18∼20일 화성 전곡리 마리나 골목과 시흥 오이도 바다 거리에서 ‘경기바다 특화거리 활성화 시범사업’을 한다고 17일 밝혔다. 도는 특화자원을 활용해 지역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월 마리나 골목과 오이도 바다 거리 등 7곳을 ‘2021년 구석구석 관광테마골목’으로 선정했다. 이에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바다 여행주간’(14∼20)을 맞아 바다를 낀 화성·시흥 2곳에서 시범사업에 나선다. 18∼19일 마리나 골목에서는 요트 체험과 골목 상권을 연계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낙조를 즐길 수 있는 ‘선셋 테라스’도 조성했다. 19∼20일 오이도 바다 거리에서는 조개를 주제로 한 편지쓰기, 윷놀이 등 체험 행사를 4회 운영한다. 참여하려면 환경보전 교육센터 홈페이지에서 5인 이하로 예약해야 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3분의1 토막… ‘3056원 시급’이 합법… 최저임금법서 소외된 장애인·외국인

    3분의1 토막… ‘3056원 시급’이 합법… 최저임금법서 소외된 장애인·외국인

    ‘작업능력 70% 미만 최저임금 안 줘도 돼’법 조항에 장애인 차별 가능한 내용 명시 이주 노동자 임금 13% 숙식비 명목 공제바다 위 ‘선원’ 한국인보다 42만원 적어캄보디아에서 온 속츠은(22)은 충남 금산의 깻잎 밭에서 뙤약볕을 견디며 매일 10시간 일한다. 한 달에 쉬는 날은 고작 이틀 정도다. 월 280시간을 일하면 주휴수당을 빼더라도 최저 244만 1600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속츠은의 월급은 167만원에 그친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올해 최저시급(8720원)보다 낮은 6000원 수준이다. 농장주는 “휴식 시간이 하루 3시간”이라면서 “숙식비 25만원도 뺐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했다. 하지만 바다 건너 온 이주노동자와 장애인처럼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실은 회의 테이블 위에 오르지도 못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노동 약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법을 고쳐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최저임금의 70%를 밑도는 임금을 받지만 속츠은씨는 문제 제기를 했다가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사업주가 근무시간을 단축해서 계산하는 데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임시거주시설을 제공하면 임금의 13%를 숙식비로 공제할 수 있도록 한 고용노동부 업무지침이 있기 때문이다. 김세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변호사는 “이주노동자는 사업장 이전이 자유롭지 않아 열악한 숙소에 대해 항의하기 어렵다”면서 “고용부의 지침이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구실이 되고 있다”며 해당 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선원 이주노동자의 임금 차별은 더 심각하다. 선원들은 최저임금법이 아니라 선원법에 따라 별도로 최저임금을 정한다. 선원법은 노동자의 국적을 따진다. 한국인 선원은 올해 한 달 최저 224만 9500원을 받도록 했지만, 외국인 선원은 최저임금과 같은 월 182만 2480원이 최저임금이다. 주당 40시간 이상 일해도 최저임금 이상으로 돈을 주는 선주는 거의 없다.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한국인 선원 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의 단체 협약으로 선원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정한다”면서 “이주노동자의 임금이 낮을수록 한국인 선원과 선박주가 나눠 갖는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라 차별적으로 임금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노동자도 최저임금법의 외면을 받는다. 최저임금법 7조는 장애인 노동자의 작업 능력이 기준 노동자의 70%를 밑돌면 최저임금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직업재활시설에서 7812명의 장애인 노동자가 평균 시급 3056원을 받으며 일했다. 이는 같은 해 최저임금(8350원)의 36.6% 수준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40만원이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직업 재활을 통해 장애인들을 노동시장으로 진입시키겠다는 법의 취지가 장애인 노동 착취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법 7조 삭제를 요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기획] ‘수탈과 분단‘, 질곡의 역사 한눈에… 철원 ‘소이산’

    [기획] ‘수탈과 분단‘, 질곡의 역사 한눈에… 철원 ‘소이산’

    국내에서 아주 멀리 무한대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온통 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지에서조차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어 이 거대한 문명(?)의 벽을 뚫고 저 멀리까지 내다볼 도리가 없다. 최근엔 미세먼지까지 극성을 부려 맑은 날씨가 아니면 이마저도 볼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 ‘소이산’ 정상 무한감동 쓰나미…웅장한 평강고원, DMZ 한눈에 무의식 속, 이런 기회에 대한 체념이 굳게 자리 잡아가던 어느 날 남북 분단의 아픔과 긴장감을 실감할 수 있는 접경지역, 강원 철원의 한 나지막한 산에 다다랐다. 거친 호흡과 함께 제법 가파른 산길 오르기를 20여분, 정상에 서는 순간 홀연히 맞이한 놀라움에 온통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 정도 높이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수십 리가 뻥 뚫린 평야의 경이롭고 장쾌한 광경은 퇴화하던 눈마저 번쩍 뜨이게 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동시에 체화(體化)됐던 체념의 벽도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막 정상에 오른 찰나였지만 감정의 흐름은 마구 요동쳤다. 예기치 못한 신선한 충격에 온통 정신이 혼미하고 멍해지기를 잠깐, 이젠 무한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그 순간이 지나 겨우 정신을 차리자 비로소 말문이 트이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와~ 대단하다. 멋지다! 굉장하다!” 온갖 머리를 짜내 지금까지 살아오며 익히고 써왔던 모든 표현 중에 적절한 말을 찾아보려 애쓰지만 궁색하기 그지없다. 이런 대형 사고를 친 범인(?)은 민통선 바로 옆에 위치한 야트막하고 보잘 것 없는 ‘소이산’(362m) 이었다. 400m가 채 안되는, 이름조차 생경한 이곳 정상에서 바라본 드넓은 산야의 모습은 감동적이고 웅장했다. 거대한 대지와 무한의 하늘이 맞닿은 평강·철원고원의 경이로운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막힌게 하나 없어 사방 수십리가 탁 트인,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은 마치 만주 벌판에 온 듯한 착각에 빠트린다. 이런 감동의 맨 끝엔 ‘분단’이란 현실이 만들어 낸 오묘하고 복잡한 감정이 은연히 솟구친다. -사철 자연 옷 갈아입는 ‘멋쟁이’…열하분출 드넓은 용암대지 형성면적 600여㎢, 평균 해발 320m의 거대한 평강·철원평야 일대를 두루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곳 소이산. 그 정상에서 바라본 드넓은 평야는 철따라 자연의 옷을 갈아입는 ‘최고 멋쟁이’였다. 봄철이면 가둬 놓은 논물이 반사돼 은빛 세계를 이루고, 모내기가 끝난 드넓은 평야는 푸른 물결 일렁이는 바다가 된다. 한여름 한껏 무성해진 벼는 가을 접어들어 알알이 영글은 나락으로 바뀌며 황금 물결 친다. 겨울철 눈이 내려 순백의 세상으로 변한 들판은 월동을 위해 찾아온 멸종 위기종 재두루미 등 철새들의 천국으로 변한다. 이런 감동을 주는 거대한 용암대지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수천만 년 전 북녘땅 평강, 세포군 두 지역에서 일어난 미약한 화산 중심분출(中心噴出)은 그 형성의 시작이다. 평강 오리산(458m)과 세포 검불랑 북동쪽 680봉이 바로 그 폭발의 중심지역이다. 이후 몇 차례에 걸쳐서 평강, 철원 지역 추가령 열곡(길게 갈라진 틈)에서 열하분출(裂罅噴出)이 이어졌다. 검붉은 용암은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 수백리에 이르는 지역을 뒤덮고 서서히 식어 광활한 대지를 형성했다. 화산 중앙에서 솟구치는 폭발이 아닌 길게 갈라지 틈에서 나온 용암이 대지를 뒤덮은 것이다. 기존 하곡이 용암에 묻히면서 하계망(河系網) 혼란과 분수계(分水界)에 변화가 일어났다. 중심분출이 있었던 두 곳은 북한 안변 남대천 그리고 임진, 한탄, 북한강 분수계의 중심지역이 됐다. 아주 오랜 세월 내린 비와 눈은 낮은 곳을 찾아 흐르며 침식작용을 일으켰고 마침내 하계망을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임진, 한탄강의 멋진 주상절리다. 중심분출이 일어난 평강에서 철원 방향 평야지대 경사는 2~3° 정도로 점차 낮아지는 지세를 이뤘다. 이 복잡하고 긴 과정이 평강·철원고원이 형성된 지리, 지형학적 역사의 대략이다. -북녘땅 평강, 철의 삼각지대 격전지 한눈에 조망60여년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소이산 정상에 서면 북녘땅 평강 오리산과 읍 소재지 중심에 있는 호암산(574m), 한탄강 분수령을 이루는 백암산(1110m), 낙타고지(565m) 등을 조망할 수 있다. 궁예가 새 도읍 진산으로 정했던 일명 김일성고지 고암산(780m)도 또렷하다. 소이산에서 평강읍까지 직선거리로 대략 20km, 평야 지대여서 맑은 날이면 지척에서 보듯 북녘땅을 관찰할 수 있다. 갈래야 갈 수 없는 미지의 땅 언젠가는 꼭 가야 할 우리의 또 하나의 소중한 영토다. 남녘땅 철원 지역에도 볼거리는 다양하다. 일제 때 축조한 산명호저수지, 경원선 단절로 폐역사가 된 철원·월정리역, 최북단에 있어 비무장지대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평화전망대를 정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한때 철원역은 금강산행 기차를 타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던 곳이다. 철원에서 장안사가 있는 내금강역까지 운행하던 금강산전기철도 시발역이었던 까닭이다. 1924년 일제 강점기 때 개통했으나 6.25전쟁 발발 이후 군사분계선이 설치되면서 운행 중단됐다.동족상잔 비극의 현장인 철의 삼각지대, 6.25전쟁 주요 격전지도 살펴볼 수 있다. 6.25전쟁 당시 피비린내 나는 격전지였던 백마고지가 정상 왼쪽에 선명하게 보인다. 중공군의 대공세에 의해 10여일간 지속된 전투는 30만발의 포탄을 퍼부었고 고지 주인은 무려 20번이 넘게 바뀔 만큼 치열했다. 이 전투에서 국군 3000여명, 중공군 1만 4000여명이 전사했다. 백마고지 동쪽 8km 지점엔 또다른 격전지 아이스크림 고지가 있다. 높이가 223m였으나 집중포격으로 표고가 3m나 깎여 나갈 정도로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다. -야생동물만 오가는 군사분계선‥무거운 정적만소이산 정상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비무장지대(DMZ)의 생생한 모습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금단의 아픔을 지난 비무장지대는 울창한 숲으로 뒤덮혀 넓고, 긴 녹색 띠를 형성하고 있다. 드넓은 평야지대를 두 동강 낸 비무장지대에는 젊은 남북의 초병들이 총부리를 들이대고 대치하고 있는 비극의 현장이다. 한민족의 아픔과 생채기를 간직하고 있는 분단의 상징은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비무장지대는 남북의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지대로 오랫동안 야생 상태로 방치(?)돼 왔다. 덕분에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완벽하게 보전되는 특혜(?)를 누려 생명의 공간이 됐다. 2700종이 넘는 야생동식물과 80여종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 하천과 습지가 잘 발달한 이곳에는 이념과 사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야생동물들만이 먹잇감을 찾아 자유롭게 군사분계선을 오갈 수 있을 뿐이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일촉즉발 긴장감이 반세기가 훨씬 넘게 무겁게 흐르고 있다. 남북 경계초소(GP)에 내걸린 태극기와 인공기가 서로 마주보고 노려보는 듯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DMZ 내 철원성 전각 사라지고 군 시설이 대체정상에 서자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이 새삼 와닿는다. 역사, 지리, 인문학적 소양이 없다면 정상에서 바라본 전망은 그저 기념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위해 필요한 아름다운 풍경일 뿐이다. 비무장지대 한가운데 태봉국 군주인 궁예가 세웠다는 궁궐터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역사적 사실을 모른다며 말이다. 둘레가 무려 13km(내성 7.7km)에 달하는 태봉국 도성 철원성은 무성한 숲에 덮여 방치된 채 비무장지대에 남아있다. 스스로 미륵불이라 칭했던 궁예가 철원으로 천도하면서 당시 풍천원(현 홍원리)에 건설한 대규모 도성이다. 이처럼 평지에 쌓은 성은 발해나 중국에서나 볼 수 있다. 해방 당시 내성에는 궁궐터 포정전지와 국보 118호였던 석등이, 외성 남벽에 남대문지와 석탑, 귀부 등이 남아 있었으나 지금으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 도성 위치는 절묘하게도 비무장지대 안에 있으며 그 중간을 군사분계선이 지난다. 일제 강점기에 건설한 경원선은 외성 한가운데를 남북으로 통과한다. 현재 철재 궤도는 모두 제거되고 제방만 남아 있다. 남북이 양분하고 있는 도성의 조사와 연구는 한민족 공통 과제다. 하나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선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요원해 보인다. 궁궐 내 전각은 온데간데없이 모두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엔 군사시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안타까움만 더해진다. -질곡의 근현대사 지닌 철원‥일제 강점기, 6.25전쟁 아픔 간직민통선 내에는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일제 강점기와 해방 직후 지은 근대 건축물이 여럿 있다. 저수지 산명호 얼음을 저장했던 콘크리트 구조물 ‘얼음창고’, 수탈적 성격의 식민 금융기관인 ‘제2 금융조합’, 해방 직후 북한 통치하에 지역주민 노동력과 자금을 강제해 지어진 ‘노동당사’ 등 건축물과 터가 구 철원 시가지 민통선 안팎에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한국전쟁) 당시 수탈과 만행의 현장이자 사라진 도시 철원의 자취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전쟁의 상흔까지 남아 있어 역사적 의미가 크다. 점철된 질곡의 근현대사를 지닌 철원은 일제 강점기 경원선 개통과 근대적인 수리시설 축조로 교통·물류, 농업생산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제대로 된 관개시설이 없던 철원평야는 알려진 바와 다르게 한탄강 수량 한계 때문에 척박했던 곳이다. 평강에 수리시설 ‘봉래호저수지’를 준공한 이후 비로소 땅이 비옥해져 농업 생산력이 한층 높아졌으나 일제의 수탈과 착취가 이어졌다. 1945년 해방을 맞았으나 철원은 북한에 편입되면서 주민에 대한 노동력 착취, 사상통제와 감시 등 고통은 계속됐다. 이후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구 철원은 휴전협정으로 땅이 두 동강 나는 아픔까지 겪는다. 오래전 이곳에서 터전을 일궈온 주민들은 고향을 등지고 뿔뿔이 흩어졌고 그 고통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전원일기’ 멤버들은 19년 지나도 식구…그리움 쏟아내”

    “‘전원일기’ 멤버들은 19년 지나도 식구…그리움 쏟아내”

    MBC ‘다큐플렉스-전원일기2021’ 4부작김 회장네·일용이네 등 가족들 모여최장수 드라마 추억하며 뒷얘기 나눠“불멍처럼 보게 되는 매력” 최근 인기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영하면서 한국 드라마 최장수 기록을 세운 MBC ‘전원일기’의 주인공들이 종영 19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다. 18일 첫 방송을 하는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플렉스-전원일기2021’(전원일기2021)에서 마련한 동창회에서다. ‘전원일기2021’은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의 출연진 30여명이 오랜만에 만나 작품을 추억하고 서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담는다. 김 회장으로 열연한 배우 최불암부터 순길이 류덕환까지 총출동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현기 PD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방송 분량만 1088회이다 보니 섭외와 자료 조사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간 섭외와 촬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모든 출연진이 함께하는 총동창회를 기획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족 단위 모임으로 선회했다. 배우 김혜자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자”며 고사하기도 했지만, 5개월에 걸친 설득 끝에 촬영에 임했다. 그렇게 모인 배우들은 ‘전원일기’가 바꿔 놓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돌아보고, 작품과 동료들에 대한 애정도 나눴다. 김 회장네 세 며느리였던 고두심, 박순천, 조하나는 김 회장의 어머니 역을 맡았던 고 정애란 배우가 잠든 바다를 찾아 그리움을 쏟아낸다. 일용이 박은수와 일용 아내 김혜정 등 일용이네 가족도 20년 만에 어렵게 만났다. 2세대 배우들인 영남이 역의 남성진, 복길이 김지영을 비롯해 임호, 강현종도 드라마를 추억한다. 김 PD는 “‘전원일기’ 출연진은 서로를 다 식구라고 부른다”며 “10년 이상 못 만났던 분들도 반가움을 격하게 표현하며 순식간에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거의 20년 만에 동창회가 소집된 건 작품의 최근 인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레트로 열풍과 함께 옛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원일기’는 다시 찾는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에서 지난해 12월 종영 18년 만에 주간드라마 순위(11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3월에도 9위에 오르는 등 꾸준하다. MBC ON 등 케이블 채널에서도 계속 방송 중이다. 최불암, 김혜자, 고두심, 김수미 등 ‘국민 배우’의 산실이자, 농촌과 서민의 삶을 담은 기록의 가치도 갖고 있다. ‘전원일기’의 자양분이 이후 드라마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강조한 김 PD는 “양념 없이 순한 맛으로 일상을 다룬 작품으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감탄하면서 ‘불멍’처럼 보게 되는 매력 때문에 젊은층까지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방송에서는 530회 이상 대본을 집필하며 ‘전원일기 유니버스’를 만든 김정수 작가와 최불암의 만남, 배경이 된 양촌리의 현재 모습도 볼 수 있다. 총 4부작으로 4주간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순천시 부시장 출신 4명이 퇴직 후 순천에 정착한 이유는

    순천시 부시장 출신 4명이 퇴직 후 순천에 정착한 이유는

    “순천시 부시장들이 퇴직 후 4명이나 순천에서 산다고요?” 이달말에 퇴직하는 김갑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은 석현동에 집을 구했다. 나주시가 고향인 김 청장은 지난 2003년 9월부터 2005년 1월까지 순천시 부시장을 지냈다. 김 청장은 “집사람 고향도 광주여서 둘다 연고가 없지만 순천이 살기 좋아 아예 이사를 했다”며 “저도 원했지만 아내가 먼저 제안해 둘다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웃음을 보였다. 영암군이 고향으로 지난 2017년 7월부터 1년 6개월간 근무했던 전영재 전 부시장도 퇴임 후 이곳에서 터를 잡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순천 곳곳 모두가 좋아 결심했단다. 순천시 부시장을 역임한 공무원들이 이처럼 수십년 생활을 했던 광주나 도청이 있는 무안 등으로 돌아가지 않고 순천에 정착하는 일이 늘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함평 출신으로 2006년 7월부터 2009년 1월까지 근무했던 나승병 부시장은 용당동에, 완도가 고향으로 2016년 7월부터 1년간 재직했던 천제영 부시장도 조례동에 아파트를 구입해 살고있다. 이들 뿐 아니라 서울 등 대도시에서 순천으로 첫 발령을 받은 기관장과 회사 직원들도 “너무 좋아 이곳에서 살고싶다”는 표현을 자주한다. 수도권에서 생활했던 직원들은 처음엔 남도 아래까지 빠져나간다는 맥 빠진 얼굴을 짓지만 금세 내려오기 잘 했다는 고마움을 갖기도 한다. 자신들의 고향과 기존 생활 터전 보다도 훨씬 좋다고 하는 순천의 매력은 뭘까? 순천시는 28만 1745명으로 전남 22개 시군 지자체중 최대 도시다. 기존 최고였던 여수시보다 2746명 더 많다. 지난해 부터 광주, 전주에 이어 호남 3대 도시로 자리잡았다. 주거, 교통, 안전, 문화 등 도시 인프라 구축을 통한 우수한 정주여건이 큰 장점이다. 겨울철 따뜻한 날씨와 싸고 맛있는 음식, 풍부한 관광자원 등이 기본으로 꼽힌다. 지역민들이 배타성이 없어 외지인도 쉽게 수용한다. 서울까지 2시간 20분 걸리는 KTX와 3시간 30분 걸리는 고속도로 등 교통도 편리하다. 여수공항도 20분 거리다. 골프장 5개, 대형복합영화관 3개, 백화점 등이 있어 여가와 쇼핑도 쉽게 할수 있다. 지역의 공공도서관 등 72개 작은 도서관은 걸어서 10분 이내에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센터 2곳 등 60대 이상자들이 다양하게 배우는 교육시설도 큰 자랑거리다. 도심에서 자연을 느끼는 1급수 동천과 봉화산 둘레길, 시내에서 15분정도 걸리는 해룡 와온바다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과 한해 500만명 이상이 찾는 순천만국가정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선암사와 삼보사찰인 송광사,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는 낙안읍성 등 관광지도 풍부하다.17일 오전 10시 순천시장실에는 순천 전입 스토리 공모전에 당선된 20대와 30대 등 5명이 허석 시장과 차담회 시간을 가졌다. 시가 추진한 ‘순천에 온 그대’ 정착 스토리 공모에 뽑힌 사람들이다. 장려상을 받은 이한길(37·외서면) 씨는 “수원에서 8년 생활하다가 내려와 낯설고 두려웠지만 농촌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일상 속 편안함과 전원생활, 주변 사람들의 농기계를 고쳐주는 ‘순천의 맥가이버’에 자부심을 갖고 재밌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우수상작 조미리(27) 이수초 교사는 “고향을 떠났다 그리움에 못 이겨 다시 돌아왔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당선자들은 “누구나 포근하고 정겨움을 느낄 것이다”며 “직접 살아보면 더 큰 매력에 빠지는 도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들이 순천에 오게 된 이유, 일주일 생활상 등을 담은 영상이나 웹툰은 순천시 공식 유튜브 등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인기몰이도 하고 있다. 허 시장은 “지난해 정착 사례집 ‘순천에 뿌리내린 사람들’에 이어 올해는 영상과 웹툰이라는 매체를 통해 전입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살기 좋은 도시 순천에서 행복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민 체감 정책들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포토] ‘보랏빛 바다’ 라벤더 만개

    [포토] ‘보랏빛 바다’ 라벤더 만개

    17일 경남 거창군 가조면 거창 허브빌리지에 보랏빛 라벤더가 활짝 피어 있다. 2021.6.17 거창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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