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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산 도장형 결핵백신에서 비소 검출…당국 긴급회수

    일본산 도장형 결핵백신에서 비소 검출…당국 긴급회수

    병원 유통된 14만팩 전량 회수조치검출된 비소, 1일 허용량의 38분의 1인체에 유해한 수준 아냐접종 앞뒀다면 피내용 BCG 맞아야갓 태어난 신생아에게 접종하는 일본산 도장형 결핵(BCG) 예방 백신에서 비소가 검출돼 보건당국이 긴급 회수에 나섰다. BCG 접종을 앞둔 신생아라면 대체제인 경피용 BCG를 접종해야 한다고 정부는 안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비씨지제조사가 만들고 주식회사 한국백신상사가 수입한 ‘경피용 건조비씨지 백신(일본균주)’ 제품을 전량 회수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일본 후생성이 해당 백신을 녹이는 첨부용액(생리식염수 주사용제)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되어 제조사에 출하를 정지한다고 밝힘에 따라 이뤄졌다. BCG 백신은 생후 1개월 이내에 1회 접종하며 도장형인 경피용 백신과 주사형인 피내용 백신으로 구분된다.경피용 백신은 백신 앰플을 첨부용액에 녹인 뒤 피부에 바르고 9개의 바늘을 가진 주사도구를 이용하며 도장을 찍듯이 두번에 걸쳐 강하게 눌러 접종한다. 상대적으로 흉터가 남을 확률이 적다. 피내용 백신은 피부에 약 15도 각도로 바늘을 완전히 삽입한 뒤 백신 0.05㎖을 주입해 접종한다. 주사액이 5~7㎜ 크기의 피부융기를 만들기 때문에 흉터가 남는다. 경피용 백신은 사비로 7~8만원을 지급해야 하지만 피내용 백신은 국가 지원을 받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부모들은 금액 부담에도 자녀의 팔뚝에 흉터가 남지 않는 경피용 백신을 선호해왔다. 국내에서 접종되는 경피용 BCG 백신은 전량 문제가 된 일본 제조사에서 수입된다.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된 경피용 백신 14만 2125팩을 모두 거둬들인다고 밝혔다. 제조번호가 KHK147~149이며 유효기간이 올해 12월에서 내년 11월까지인 제품이다.식약처는 이미 해당 제품을 접종했더라도 인체에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주사에 포함된 비소의 1일 최대 허용량은 체중 5㎏인 영아 기준 1.5㎍(1500ppm)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첨부용액의 최대 비소 함유량은 0.039㎍(0.26ppm)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런 비소 함유량은 1일 허용량의 38분의 1 수준”이라면서 “BCG 백신은 평생 1회만 접종하고, 경피용의 경우 첨부용액이 모두 인체에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바른 용액의 일부만 들어가는 것이므로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후생성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이미 일본 내에 유통된 비소 검출 백신의 접종을 허용했다. 그러나 우리 보건당국은 대체품인 피내용 BCG의 공급이 충분하다는 점을 들어 문제의 제품을 회수한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 정책을 관리하는 질병관리본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40만명 이상의 접종이 가능한 피내용 BCG 백신 재고 2만 9322바이알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4만 4000바이알이 추가로 공급될 것”이라면서 “다만 피내용 BCG를 접종할 수 있는 전국 보건소와 지정의료기관이 372개소로 제한돼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피내용 BCG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는 지정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www.c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덤불마당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덤불마당

    바스락거리는 계절입니다. 부르는 바람 따라 낙엽은 떨어지고, 쌓이는 낙엽 따라 쓸쓸함 따라붙는. 붉디붉은 단풍은 그 화려함을 여전 자랑하는데 겨울 재촉하는 발걸음 따라 비 내리고 바람 불며 낙엽이 쌓여갑니다. 매일 조금씩 떨궈내는 밤나무, 기다리고 기다리다 한꺼번에 내려놓는 은행나무. 떨어질 때마다 회전하는 산딸나무 잎, 툭툭 떨어지는 커다란 함박나무, 박태기와 생강나무 잎. 새벽에 내리는 서리에 고개 숙여 내놓는 잎들이 점차 쌓이는 나날입니다. 바삭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를 듣다 보면 절로 기분 좋지요. 온 동네를 종행무진하다 건너 들어오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소리 없이 다가와 소리 내며 알아달라는 아홉 마리 고양이들.도도가 들어왔다고 냐옹거리며 다리에 몸을 부빕니다. 예쁘다고 쓰다듬으니 가지가 들어와 냐옹하며 다리에 몸 부빕니다. 손길 뻗으려 하니 세라가 들어와 머리 디밀고, 두나가 들어와 머리 주악이며 몸을 부빕니다. 다음은 도군이 들어와 냐옹하기에 북어채 하나 주니 좋다고 몸 부빕니다. 북어 냄새에 도일이 따라 들어와 앵알거리며 머리 기댑니다. 도희가 들어오더니 꼬리를 곧추세우고는 다리 사이를 가로지르며 뱅뱅 돌고. 멋쟁이 도담이 들어와서는 온몸으로 칭찬받으려는양 쓰다듬어 달라 합니다. 그렇게 고양이들을 들여보내고 나면 제 옷에는 온갖 씨앗들이 다닥다닥 붙습니다. 무슨 씨앗들이 붙어 있을까요? 제일 많이 붙은 것은 도깨비바늘입니다. 국화인양 작은 꽃들이 피어나는데 가을 되니 갈고리처럼 생긴 가시가 서너 개 달린 씨앗을 고약하게 펼치어 건너옵니다. 도깨비바늘 못지않게 달라붙는 것은 생긴 모습도 비슷한 미국가막사리입니다. 넓적한 몸통에 달린 가시뿔로 꽉 붙드네요. 온몸에 알알이 박혀 달고 오는 것은 쇠무릎처럼 생겼다는 우슬초, 가지를 뻣뻣하게 펼쳐놓아 지나가다 스치기만 해도 우르르 붙고야 만답니다. 이름도 독특한 도꼬마리는 피할 수 없는 갈고리 덩어리입니다. 나무와 꽃으로 아름다움을 즐기자는 화단에 제일 손 많이 가는 잡초. 올여름 무더위에 방치했더니 극성스럽네요. 호미질하는 손보다 더 부지런하던 잡초도 서리에 고개 숙이니, 텅 빈 마당 떨어지는 낙엽 쓸기 바쁘고, 안에선 뛰놀다 들어오는 고양이들과 갈고리 씨앗들 뽑기 바빠도 땅속에선 조용히 기다리는 것들이 있겠지요. 곧 겨울입니다.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당신의 정체성 브랜드 취향서 찾을 수 있어요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당신의 정체성 브랜드 취향서 찾을 수 있어요

    브랜드 인문학/동훈 지음/민음사/488쪽/1만 8000원생각해 보면, 고전학자야말로 브랜드에 관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제우스, 카리타스, 다프네, 크로노스, 헤라, 미네르바, 에르메스, 나이키, 메두사의 머리가 로고인 베르사체, 세이레네를 로고로 한 스타벅스, 그레이스, 베스타, 아카디아, 머큐리, 박카스, 오리온. 모두 현대에서 만날 수 있는 ‘신’이니 말이다. 별 뜻 없이 뭔가 폼나 보여서 이름을 가져다 썼을 뿐이라 해도, 브랜드에 열광하는 마음에서 발견되는 욕망은 그저 가져다 쓴 게 아니다. 브랜드를 잘 들여다보면 욕망이 보이고, 욕망은 정체성과 이어진다. 인문학자로서 탐나는 광맥이 아닐 수 없다. 브랜드의 이름은 친숙하지만, 브랜드를 파헤치고 해석하는 눈은 그 친숙함을 한 겹 더 파고들어가 낯선 지층을 드러낸다. 희랍과 로마 문학, 수사학을 전공한 고전학자이지만 양손에 거머쥔 삽에는 신화와 고전과 문화와 현대철학의 삽날이 맥가이버칼처럼 달렸다. 프라다, 베르사체, 샤넬, 아르마니, 루이뷔통 등의 명품에서 스타벅스, 레고, 디즈니를 살피다가 갈리마르, 민음사와 펭귄북스에도 눈길을 준다. 그렇다. 우리를 둘러싼 브랜드는 놀랄 만큼 많다. 브랜드는 우리의 취향의 이름이고, 취향을 갖도록 감각을 자극하는 이름이다. 감각에 자극당한 우리의 잠재력은 취향으로, 능력으로, 창의력으로 일깨워진다. 저자는 말한다. “접속과 배치를 통해 특정 방향으로 향하던 ‘욕망’이 몸에 배면 취향이 된다”고. 취향은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그저 허영이 되기도 한다. 브랜드는 상품의 이름이자 동시에 욕망이 가리키는 ‘나’의 이름이 된다. 브랜드(brand)의 뿌리어가 그리스어인 ‘스티그마’, 즉 ‘뾰족한 바늘로 찌른 자국’ 혹은 신분이나 소속을 나타내는 ‘표시’임을 생각해 보자. 같은 브랜드에 열광하는 우리는 같은 이름을 가졌다. 목차를 펴고 내가 좋아하는, 관심이 있는 브랜드를 골라 찬찬히 읽는다. 그저 혹하고 쏠리던 마음이 이름 지어지는 과정을 본다. 그러나 굳이 내 욕망을 헤아려 보는 계기로 삼지 않는다 해도 이 책은 읽을거리로 충분히 재미있다. 명화, 패션화보, 광고, 역사적 사진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하나하나의 브랜드가 가지는 역사와 정체성은 그 자체로 미시사의 흥미진진함을 품는다. 그렇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내 취향의 브랜드를 발견하는 것도 좋겠다. 그 브랜드를 통해 내 취향을 재발견해도 좋겠다.
  • 美 서머타임 4일 해제… 한국과 시차 1시간 늘어

    선샤인 보호법… 연중 서머타임 유지 캘리포니아는 폐지 놓고 주민투표 미국의 올해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이 4일(현지시간) 새벽 2시 해제된다. 시곗바늘(시침)을 한 시간 뒤로 돌리게 되면서 한국과의 시차도 미국 동부 기준으로는 13시간에서 14시간으로, 서부 기준으로는 16시간에서 17시간으로 바뀐다. 미국의 서머타임은 내년 3월 10일 새벽 2시가 새벽 3시로 조정되면서 다시 시행된다. 유럽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새벽 2시에 해제됐다. 미국은 하와이와 애리조나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가 서머타임을 따른다. 미국 내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애리조나의 경우 인디언 보호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선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미 북동부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에서 잇달아 서머타임 폐지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주민발의안을 주의회에서 통과시켜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시차를 연중 서머타임 시간으로 맞추기로 하고 주지사 서명까지 받았다. 관광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한 조처로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3월 ‘선샤인 보호법’이라는 명칭으로 연중 서머타임을 유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미국 내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불리는 메인, 뉴햄프셔, 버몬트,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등 북동부 6개주는 서머타임을 따르지 않고 동부표준시보다 1시간 빠른 대서양표준시(애틀랜틱타임)로 시간대를 고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머타임 폐지 주장은 생체리듬에 주는 악영향, 교통사고 증가 가능성 등을 이유로 제기된다. 미국 기준으로는 1차 세계대전 기간인 1918년 3월 19일 연방정부에 의해 서머타임이 도입돼 올해가 100주년이 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미국 서머타임 4일 새벽 2시(현지시간) 해제

    미국 서머타임 4일 새벽 2시(현지시간) 해제

    미국의 올해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이 4일 새벽 2시(현지시간) 해제된다. 시계바늘(시침)을 한 시간 뒤로 돌리게 되면서 한국과의 시차도 미국 동부 기준으로는 13시간에서 14시간으로, 서부 기준으로는 16시간에서 17시간으로 바뀐다. 미국의 서머타임은 내년 3월 10일 새벽 2시가 새벽 3시로 조정되면서 다시 시행된다. 유러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새벽 2시에 해제됐다. 미국은 하와이와 애리조나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가 서머타임을 따른다. 미국 내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애리조나의 경우 인디언 보호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선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미 북동부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에서 잇달아 서머타임 폐지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주민발의안을 주의회에서 통과시켜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플로리다이주는 시차를 연중 서머타임 시간으로 맞추기로 하고, 주지사 서명까지 받았다. 관광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한 조처로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3월 ‘선샤인 보호법’이라는 명칭으로 연중 서머타임을 유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미국 내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불리는 메인, 뉴햄프셔, 버몬트,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등 북동부 6개주는 서머타임을 따르지 않고 동부표준시보다 1시간 빠른 대서양표준시(애틀랜틱타임)로 시간대를 고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머타임 폐지 주장은 생체리듬에 주는 악영향, 교통사고 증가 가능성 등을 이유로 제기된다. 미국 기준으로는 1차 세계대전 기간인 1918년 3월 19일 연방정부에 의해 서머타임이 도입돼 올해가 100주년이 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할로윈 이벤트, ‘이렇게까지 해도 되는지…’

    할로윈 이벤트, ‘이렇게까지 해도 되는지…’

    접시 위에 자신의 머리를 올려 놓고 걷고 있는 아이. 만일 할로윈 시즌 중 ‘베스트 엽기적 어린이 복장상’이 있다면 이 어린이의 의상연출이 최고상을 받지 않았을까. 하지만 아무리 할로윈 이벤트로 연출된 복장이지만 귀여운 행동이라고 가볍게 웃어 넘겨야 할지, 아니면 아이에겐 다소 과해 보이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난색을 표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 판단은 영상을 보시는 여러분들의 몫이다. 이 모습을 뉴스플레어, 라이브릭 등 여러 외신이 소개했다. 영상 속, 자신의 머리를 접시에 받쳐 든 채로 걷고 있는 주인공은 올해 두 살 된 마야 황(Maya Hwang)이란 아이다. 그녀의 엄마 크리스텔(Krystel)은 이틀에 걸쳐 딸의 할로윈 복장을 만들었다. 꽃 무늬로 디자인된 원피스 상단은 접시에 놓여진 자신의 목을 넣을 수 공간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 됐다. 아이의 목이 잠시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배려(?)’가 엿보인다. 그녀의 옆에서 함께 걷고 있는 여섯 살 언니 찰리(Charlie). 수 십 바늘을 족히 꿰멘 흉터의 얼굴로 무시무시하게 생긴 긴 칼을 들고 마을 주민이 주는 선물들을 받기 위해 빈 호박 바구니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마야의 의상은 필리핀 북부 루손 섬 메트로마닐라 지방의 도시인 파라냐케(Paranaque)시 의상 대회에서 친구들을 열광시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두 딸 엄마 크리스텔은 “아이의 의상을 만들기 위해 테이프와 종이를 주로 사용했다”며 “의상 제작에 참여한 두 딸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사진 영상=안티이스램/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中 유치원, 아이를 그대로 덮친 나무 캐비닛

    中 유치원, 아이를 그대로 덮친 나무 캐비닛

    보육교사들이 잠시 잠깐 한 눈 판 사이. 유치원내 한 아이의 호기심이 하마터면 큰 사고로 연결될 뻔한 충격적인 모습을 지난달 30일 뉴스플레어, 라이브릭 등 여러 외신이 전했다. 지난 10월 25일(현지시각) 중국 남부 광둥성(Guangdong)의 산웨이(Shanwei)시 폐쇄(CC)TV카메라에 녹화된 영상 속, 한 아이가 자신의 키보다 큰 선반 앞에 서서 그 위에 놓여진 그릇을 만지려고 올라가려 한다. 하지만 선반이 벽에 고정되지 않아 매달린 아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으로 쓰러지며 아이를 그대로 덮친다. 이 모습을 본 주위의 보육교사가 달려와 즉시 선반을 들어 올렸지만 아이는 고통스러워하며 얼굴을 만지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머리의 상처부위를 세 바늘이나 꿰맸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 한 시라도 눈에서 떼면 안 된다는 사실, 다시 한 번 일깨우게 만드는 사건이다.사진 영상=라이브릭클럽/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열린세상] 9호선 지하철 탑승기, 분노하거나 도를 닦거나/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9호선 지하철 탑승기, 분노하거나 도를 닦거나/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지난여름 서울에 갔을 때 9호선 지하철을 탔다. 9호선을 탄 것은 처음이었다. 서울을 떠난 이후 생긴 노선이기 때문이다. 강남 쪽에서 여의도를 거쳐 가야 했는데, 친구가 이 시간에는 도로가 많이 막힐 거라고 했다. 저녁 약속에 맞추어 가는 길이었다. 언젠가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꼼짝달싹 못 하고 갇혀 있었던 적이 있는데, 그 넓은 대로에 그렇게나 많은 차들이 가득 차 조금도 못 움직이고 서 있는 광경을 보고 좀 장관이라고 감탄했다. 런던도 차가 막히는 도시지만, 런던의 도로들은 넓어 봤자 편도 2차선 정도다. 그러니 이런 거대한 주차장과도 같은 장면을 연출할 수는 없다. 그때 물론 약속에 늦었다.충고대로 지하철을 탔는데, 새로 생긴 노선이라 그런지 런던의 지하철보다 매우 좋더라고. 깨끗하고 넓고 모던하다. 런던 지하철은 낡고 좁고 우중충하다. 무엇보다 대개 지하철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으니 여름에 지하철을 타는 것은 꽤나 고역이다. 서울의 지하철은 여름이면 시원하다 못해 춥고 겨울이면 더울 정도로 난방이 되지 않던가. 어쨌거나 9호선 지하철을 타고 서서 가기 시작했다. 조금 멀리 빈자리가 하나 있기는 했는데, 굳이 거기까지 가서 앉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서울의 지하철은 런던에 비해 진동도 심하지 않다. 처음에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서서 가도 될 것 같았던 것이다. 이 결정이 착각이요 패착이었다는 건 그리 머지않아 깨닫게 됐다. 한두 정거장 지나니 사람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사람으로 구성된 쓰나미처럼. 지하철 안의 모든 것을 덮칠 듯이 사람들이 한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기세란. 정말이지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는데, 바늘 하나 더 꽂을 자리가 없다는 말이 실감 났다. 영국뿐 아니라 서구 사회에서 타인의 몸에 닿지 않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예의다. 이는 혼잡한 시간의 대중교통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수로라도 타인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만일 다른 사람의 몸에 닿으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그러니 남을 밀치거나 하면서 혼잡한 차에 올라타는 일은 보기 어렵다. 올라탈 공간이 없을 것 같으면 포기하고 다음 차를 탄다. 반드시 그 차를 타야만 할 사정이 있는 경우 미안하지만 좀 타겠다고 부탁을 하면 이미 탄 사람들이 어떻게든 움직여 공간을 만들어 준다. 물론 사정을 해도 꼼짝도 하지 않는 매정한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니 이 경우에는 급박함의 정도와 투덜거림을 참아 낼 수 있는 신경줄의 두께 등을 고려해 결행할 일이다. 하지만 이때도 가능하면 신체 접촉을 피하고 대개는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아무튼 다시 9호선. 당시 바로 왼쪽에는 젊은 여성이 서 있었는데, 손에 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손잡이는 아예 잡지 않고 온몸을 그저 나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그러니 나는 오른쪽 사람에게 닿지 않으려고 손잡이를 악착같이 잡고 버티는 동시에 왼쪽 사람의 체중을 고스란히 받아내야만 했던 것이다.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사실은 그토록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매너니 개인적 공간을 논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돼 버렸다. 그 지경이면 그냥 열차가 가면 가는 대로, 멈추면 멈추는 대로 흔들리면서 옆사람에게 자기 체중을 의지하면서 또한 옆사람의 체중을 온몸으로 받아 내면서 그렇게 가는 거다. 옆사람을 견디거나, 싫어하거나, 화를 내거나 아니면 불쌍하게 여기거나 하면서. 나중에 물어보니 어제오늘 일도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그게 맞는 일인가. 사람이 사람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 말이다. 아침저녁으로 그런 지하철을 타고, 화가 난 채로 하루를 시작하고 진저리를 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인가.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분들에게 꼭 9호선을 타시라고 권하고 싶다. 어쩌다 시민들을 만난다며 이벤트로 타지 말고 9호선을 그것도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 타라는 이야기다. 신영복은 여름의 감옥이 더 끔찍하다고 했다. 동료 재소자를 미워하게 되기 때문에. 선량한 시민이 다른 선량한 시민을 미워하기 딱 좋은 것이 9호선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한국에서 살아가기가 그와 유사한가 싶었다. 분노로 가득차게 되거나 도를 닦게 되겠더라.
  • ‘입히기 전 확인해보세요’…2살 아들 기저귀에서 바늘 나와

    ‘입히기 전 확인해보세요’…2살 아들 기저귀에서 바늘 나와

    세 아이를 둔 한 엄마가 아들이 입고 있던 기저귀에서 바늘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선은 영국 잉글랜드 웨스트미들랜 주에 사는 케일리 스미스(30)가 겪은 ‘바늘 공포’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23일 케일리는 지역 슈퍼마켓 쿱(Co-op)에서 산 팸퍼스 기저귀를 아들 프레디(2)에게 입혔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프레디가 기저귀를 잡아당기며 엄마 케일리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아들의 움직임이 불편해보여서 기저귀를 벗겨서 살피는데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기저귀 안감에 구부러진 바늘이 들어있었다”면서 믿겨지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나는 매우 화가 났다. 바늘로 인해 아들의 엉덩이와 허벅지에 붉게 자국이 남았다”며 “훨씬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수도 있다. 바늘이 다른 위치에 있었거나 아들이 잘못 앉았다면 몸속으로 그대로 들어갔을 수도 있었다”며 끔찍해했다. 케일리는 즉시 기저귀를 판매한 슈퍼마켓과 기저귀 회사에 항의 전화를 걸었고, 다른 부모들에게도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기저귀를 입히기 전에 철저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 기저귀는 판매 선반에서 제거된 상태며, 회사 측은 문제의 기저귀를 회수했다. 팸퍼스 대변인은 “케일리 가족에게 불편을 끼쳐서 매우 죄송하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그들과 논의 중에 있다”면서 “가능한 빠른 전면조사를 위해 제품과 포장 반환을 요청했다. 이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구체적인 사항을 알려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자사의 최고 우선 사항은 아기들이 사용하기 안전한 제품인지 완벽하게 확인하는 것”이라며 “기저귀 제조 과정 매 단계마다 엄격한 품질 검사를 시행한다. 제품에 대해 질문 또는 의견이 있는 부모님들은 연락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진=페이스북(케일리 스미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내가 빼줄게”…상어 입에 걸린 낚싯바늘 빼낸 다이버

    “내가 빼줄게”…상어 입에 걸린 낚싯바늘 빼낸 다이버

    낚싯바늘이 입에 걸린 상어가 한 다이버의 도움으로 곤경에서 벗어났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뉴저지에 거주 중인 트로이 일레모스키(51)가 최근 바하마 최북단에 위치한 그랜드바하마섬을 방문했을 때 겪은 해프닝을 소개했다. 당시 트로이는 숙련된 다이버와 함께 바닷속에 들어가 상어의 모습들을 촬영했다. 그러던 중 한 상어의 입에 날카로운 낚싯바늘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이버는 즉시 상어에게 다가갔고, 트로이는 이 모든 상황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은 다이버가 상어의 코를 문지르며 경계심을 없애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상어는 다이버가 귀찮은 듯 그의 팔에서 빠져나가려고 시도한다. 다이버는 몸부림치는 상어를 온몸으로 감싸 안는다. 상어의 힘에 밀려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다이버는 상어를 꽉 붙들고 낚싯바늘을 빼낸다. 엔지니어이자 상어 보존 전문가로 활동 중인 트로이는 “상어를 촬영하기 위해 바하마 주변의 바다를 자주 방문한다. 사진 속 대부분의 상어는 레몬 상어와 카리브해 암상어다”고 말했다. 그는 “다이버는 낚싯바늘을 가진 상어를 발견하자 미끼로 유혹한 후 상어의 코 주변을 마사지했다. 그 행동이 상어를 최면과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 상어에게 다가가기 쉽다고 설명해줬다”고 전했다. 상어의 입에서 낚싯바늘을 빼낸 다이버는 “상어의 입과 아가미에 깊게 박혀있는 고리를 제거하기 위해 팔을 입안에 넣어야만 했다”면서 “바닷속에서 상어와 씨름할 수밖에 없었지만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상어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사진·영상=케이터스 클립스/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장애아동용 유모차 보조금 절실” 등 우수의견 17건 선정

    “장애를 앓는 아이들은 유모차 없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죠. 하지만 장애아동용 유모차는 평균 200만원, 최대 500만원이라 부모들에게 큰 부담입니다. 휠체어로 등록된 유모차만 건강보험으로 48만원 정도 지원되거든요.” 서울시의회는 지난 9월 의정모니터링 시민 의견심사회의에 접수된 112건 가운데 안길성(36)씨의 ‘장애아동용 유모차 본인 부담금 경감을 위한 조례 제정’ 등을 포함한 17건을 우수 의견으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안씨는 장애아를 키우는 가정에 큰 짐을 지우고 있는 장애아동용 유모차 구입 문제를 들여다봤다. 구입하려면 가격도 높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두세 차례쯤 유모차를 새로 사야 하기 때문이다. 안씨는 “장애아동 유모차에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줘 보호자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 주면 가정의 삶의 질도 높아지고 긍정적인 양육 환경도 조성될 것”이라며 관련 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서울 시내 보조기기센터 4곳에서 장애아동 유모차 대여 사업에 나서 줄 것도 요청했다. 배혜진(44)씨는 “위험천만한 폐형광등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며 “밀폐된 폐형광등 처리함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최근 동네 아파트에서 놀던 아이들이 버려진 폐형광등이 장난감 ‘레이저건’인 줄 알고 갖고 놀다 손이 찢기는 통에 일곱 바늘을 꿰맨 사건이 벌어져서다. 서울시의회는 의정 발전, 선진 의회 구현을 위해 만 20세 이상 시민 237명을 의정모니터로 위촉하고 서울시 정책이나 의정 활동에 대한 의견을 달마다 듣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길섶에서] 쓸모없는 일/황수정 논설위원

    시간의 효용으로 따지자면 나는 덜떨어진 사람이다. 굳이 꼬투리째 콩을 사서 깐다거나, 마당 한뼘 없으면서 굳이 베란다에 돗자리를 접어 나물을 말린다거나, 수선집에 가면 간단한 일을 굳이 바짓단을 꿰매고 앉았다거나. ‘굳이’ 하고 있는 일들은 매조지가 시원찮다. 묵나물은 몇 년째 묵혀만 두고, 붙들고 씨름한 바짓단은 바늘땀이 드러나 끝내 수선집으로 보낸다. 그러니 굳이 내 마음 좋자고 하는 일들은 별 소득이 없다. 아파트 베란다에 빨래가 널린 집이 몇 없다. 전기 건조기에 밤낮없이 들볶아 말리니 볕바른 빨랫줄에 옷가지가 내걸리는 풍경이 사라진다. 햇볕에 안달하지 않고 감쪽같이 시간의 효용을 챙기는 삶들이 득의만만. 효용의 주름살에 덮여 버린 삶의 잔무늬들이 얼마나 많은지. 제 품을 꼭 여민 콩꼬투리 속에는 여름 태풍이 들앉았는데. 햇볕 아래 묵나물을 구슬리면 짧아지는 태양의 꼬리가 보이고. 목이 늘어난 양말짝을 널다 보면 누가 말 안 해도 그 누구의 온 하루를 한눈에 알아채고. 덜떨어진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베란다에 묵나물, 양말짝들을 그득 널어놓고. 누가 퍼가는 것도 아닌데, 시월의 잔양이 아까워 벌벌 떨면서.
  • 병원장 아빠 덕에 서류탈락→최종합격…“교육계도 채용비리 만연”

    병원장 아빠 덕에 서류탈락→최종합격…“교육계도 채용비리 만연”

    서울대병원, 모 국립대 병원장 자녀 특혜채용전북대병원도 간부 자녀 선발교육부 산하·유관기관 71건 채용비리 적발취업 준비생인 A씨는 2014년 서울대병원 채용에 지원했다. 그는 면접위원들로부터 실무면접과 최종면접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최종합격했다. 바늘구멍같은 구직의 문을 뚫고 입사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비리가 숨어있었다. 사실 A씨는 최종 30배수를 뽑는 1차 서류전형에도 통과하지 못했었다. 그러자 이 대학병원은 A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1차 합격자 발표를 미뤘고, 학교 성적 외에 자기소개 점수를 포함시키는 것으로 평가기준을 바꿨다. 또, 서류전형 합격자 수를 최종선발 인원의 45배수로 늘렸다. 서울대병원은 왜 A씨를 뽑으려고 안간힘을 썼을까. A씨 아버지가 모 국립대학 병원장을 지낸 유명인사였다. 강원랜드와 은행권 등에서 발생한 채용 비리가 ‘고용절벽’ 앞에 선 청년층을 더 절망하게 하는 가운데 교육·의료계에서도 채용 비리가 적지 않게 발생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공공기관 및 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특별점검 결과보고서’에 담겼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1일~12월 8일 산하기관에 대한 채용비리를 조사한 결과 산하 공공기관 20곳, 공직유관기관 5곳이 채용비리로 적발됐다. 적발 건수는 71건이었는데 평가기준이 부당(16건)했거나 위원 구성 부적정(8건), 모집공고 위반(8건)이 많았다. 선발인원 변경(7명), 인사위원회 미심의(5건), 채용 요건 미충족(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청탁·지시, 서류 조작 등 비리혐의가 짙은 4건은 수사 의뢰됐다. 채용 계획과 달리 추가 1명을 더 합격시키거나(지방 국립대병원), 고위직의 지시에 따라 별도 공개 채용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정규직을 뽑는 사례(모 공직유관단체) 등이다. 전북대병원은 2013년 작업치료사 3명 선발 때 병원 최고위 간부 자녀들에게만 높은 점수를 줘 채용비리 점검 때 적발됐다. 병원 측은 내부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에게 응시자의 부모 성명, 직업, 근무처가 적힌 응시원서를 제공했다. 다음 달 15명의 응시자가 면접 전형까지 올라왔는데, 심사위원들은 병원 최고위 간부 자녀 3명에게만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 고위직 간부의 자녀 3명은 면접에서 각각 1~3위를 차지해 모두 병원에 채용됐다. 과거 사례가 뒤늦게 적발된 경우는 물론, 감사가 이뤄진 지난해에 벌어진 채용 비리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의 꾸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경미 의원은 “가장 공정한 채용 절차가 지켜져야할 공공기관에서 특정인을 뽑기 위해 기준을 바꾸고 부모의 정보를 제공한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성실하게 노력하고 준비한 이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채용비리에 대한 엄격한 조치와 개선책 마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한라산 고산습지 ‘숨은물뱅듸’ 528종 생물 사는 생태계 보고

    한라산 고산습지 ‘숨은물뱅듸’ 528종 생물 사는 생태계 보고

    남부지방의 유일한 ‘고층습원’(높은 산지에서 습기가 많은 지대)형 습지로 2015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제주 한라산의 ‘숨은물뱅듸’가 생태계 보고로 확인됐다. 숨은물뱅듸는 ‘오름 사이에 숨은 물 들판’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으로, 한라산에 형성된 고산습지(980m)이자 오름 생태계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산지습지는 대부분 ‘저층습원’이다.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1일 숨은물뱅듸에 대한 생태계 정밀조사 결과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4종을 포함해 총 528종의 야생생물 서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밀조사는 2015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지난 1월부터 진행됐다. 물이끼 군락이 확인된 것은 강원 인제 대암산 용늪에 이어 두 번째다. 주변의 삼형제·노르·살핀 오름에서 물을 공급받아 식물과 야생동물에게 물을 제공하는 등 주변 생태계를 보전·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로는 Ⅰ급인 매, Ⅱ급인 자주땅귀개,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 총 4종이 서식하고 있다. 고유종은 개족도리풀, 바늘엉겅퀴, 벌깨냉이 등 15종,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특정식물은 한라돌쩌귀, 제주피막이 등 16종이 확인됐다. 환경과학원은 숨은물뱅듸의 희귀 서식처인 ‘오미’(물웅덩이)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악마의 환생’인가? 섬뜩한 아기인형 만드는 여성

    ‘악마의 환생’인가? 섬뜩한 아기인형 만드는 여성

    지금 소개하는 영상 속 아기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사랑스럽고 예쁜 아기의 고정관념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무시무시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건 살아있는 아기들이 아닌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인형이라는 점이다. 그런 섬뜩한 아기 인형을 만드는 한 여성 예술가를 지난 18일 외신 케터스 클립스가 전했다. 영상 속엔 피부가 심하게 벗겨진 아이, 머리털 없이 날카로운 두 개의 송곳니만 가진 아기, 얼굴에 수 십 바늘 이상으로 상처를 꽤맨 아이, 짐승처럼 얼굴이 털로 덮혀 있는 아이 등 기괴한 모습이 아이 인형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을 만든 주인공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동부 머스코지에 살고 있는 줄리아 해밀이란 여성이다. 악마처럼 생긴 아이 인형을 만든다는 것이 그녀만의 독특한 라이프스타일로 쉽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기엔 약간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흉측스런 창작물을 만들어 왔던 그녀만의 독특한 열정은 그녀로 하여금 이 일을 ‘먹고 사는’ 직업으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녀는 송곳니, 흉터, 털 등의 모습을 통해 현실과 심하게 동떨어진 ‘예쁘지 않은’ 신생아의 모습을 표현한다. 명칭하여 ‘새롭게 태어난 몬스터 베이비(reborn monster baby)’. 인형들은 주로 실리콘으로 만들어지며 더욱 섬뜩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동물 이빨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욱 공포스럽게 하는 건 바로 인형의 눈이다. 방안에 있는 인형들의 시선은 주인이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간다. 마치 살아있는 아이가 쳐다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아 더욱 무섭게 느껴지도록 만는다. 머리카락, 핏줄 등 섬세한 부분까지 하나의 아이 인형을 완성하는 데 최대 60시간이 걸리며 가격은 한화기준으로 34~136만원에 판매된다고 한다. 그녀는 “공포영화를 너무 좋아했고, 영화 속 어떤 모습들을 인형 속에 투영해 보고 싶었다”며 “한 번도 똑같은 종류의 아이 인형을 만들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걸 창작해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사진 영상=케터스클립스/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서대문 주민이 준비하고 즐기는 ‘굴레방 나눔 한마당’ 열린다

    굴레방(북아현동의 옛 지명)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참여하는 ‘굴레방 나눔 한마당 축제’가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북아현동 북성초등학교에서 열린다고 서울 서대문구가 밝혔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굴레방 축제는 주민들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힘을 모았으며 학교와 자치회관 등에서 공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지난달 20일에는 ‘굴레방 사랑의 마음모으기’ 대장정 커팅식을 열었는데 이후 한 달여간 추진한 이 캠페인을 통해 모은 사랑의 쌀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다. 이날 축제에서는 ‘주민과 함께하는 1000인분 비빔밥 만들기’도 열린다. 현재 북아현동에는 북아현1-2와 1-3구역 아파트에 주민 입주가 완료됐고 맞은편으로는 일반 주택 밀집지역이 공존하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대형 비빔밥을 함께 만들고 나누어 먹으며 서로의 화합을 다진다. 북성초등학교와 추계예술대학교 재학생, 북아현동 자치회관 프로그램 수강생, 포시즌 동아리 회원들이 합창, 시물놀이, 악기연주, 율동을 선보이고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이대종합사회복지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대문지회에서 장애인바리스타, 전통놀이체험, 안마체험, 촉각도서전시 부스를 운영한다. 북아현동 새마을부녀회와 교동협의회, 북아현동 마봄협의체는 먹거리장터, 고추장나눔, 나무호패만들기, 안전바늘로 손가방 만들기, 한지공예, 캘리그래피, 캐리커처,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등의 부대행사를 마련한다. 문석진 구청장은 “무르익는 가을 먹거리, 볼거리, 체험과 즐길 거리가 다양한 ‘굴레방 나눔 한마당 축제’가 많은 주민 분들께 행복한 시간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대문구 북아현동주민센터(02-330-8163)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공병 왜 안바꿔줘” 편의점 알바생에 흉기 휘두른 70대 남성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왜 공병을 안바꿔주느냐”며 흉기를 휘두른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공병을 바꿔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편의점에서 주방용 흉기를 휘두른 A(71)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5시 25분쯤 강동구의 한 편의점에서 주방용 식칼을 휘둘러 20대 아르바이트생 B씨의 이마에 2㎝ 길이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자주 공병을 보증금으로 바꾸던 편의점에서 공병 교환을 요구했으나 B씨가 “공병이 가득차 바꿔줄 수 없다”고 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편의점에 다시 돌아와 B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B씨가 받아들이지 않자 흉기를 한 차례 휘둘러 B씨에 상처를 입혔다. 경찰은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몸 싸움 중 상처를 입은 B씨는 병원에 실려가 이마를 다섯 바늘가량 꿰맸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살해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여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면서 “오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에 관련 범죄나 주취 범죄 이력은 없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서울’이란 이름의 식물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서울’이란 이름의 식물

    5년여 전 한 식물학자가 울릉도에서 바늘꽃속 신종을 발견했다며 내게 공식적으로 발표할 식물 도해도를 그려 달라고 요청해 왔다. 생체를 보러 가니 그 식물은 2m가량으로 기존 바늘꽃보다 유난히 길었다. 그는 식물을 보며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지 고민이라 했다. “키가 크니 큰바늘꽃이라 하면 좋은데 이미 큰바늘꽃은 있단 말이에요. 뭐라고 해야 하나.”나는 몇 번의 수정 끝에 그림을 다 완성했고, 그로부터 2년여의 시간이 지나 그 식물은 ‘바늘꽃속 신종’이 아닌 ‘울릉바늘꽃’이라는 이름으로 그림과 함께 발표됐다. 울릉도에서 처음 발견된 바늘꽃이라는 의미였다. 식물의 이름은 식물의 특징을 함축한다. 털고광나무는 고광나무보다 잎에 털이 많다는 것을, 자주받침꽃은 자주색의 꽃받침을 가진 식물임을 이름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식물에 이름을 붙이는 건 그 식물을 처음 발견한 식물학자에게 달렸고, 이름에는 대개 식물의 형태적 특징이나 채집지, 원산지 정보가 들어간다.몇 년 전에는 제주 백약이 오름에서 발견된 참나물속 미기록종을 그리기도 했다. 이 식물의 이름은 백약이참나물이 됐다. 우리는 원산지 정보를 통해 식물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유추할 수 있고, 이를 재배 방법에 대입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들도 식물의 이름으로 그 정보를 알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 우리나라 국명이 아니더라도 식물에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과학적인 이름, 학명이 있기 때문이다. 라틴어로 된 식물의 학명에서 종소명 자리에는 대개 식물의 형태적 특징과 원산지 정보가 들어간다. 내가 그렸던 울릉바늘꽃의 종소명엔 ‘울릉엔시스’가 표기됐다. ‘코라이엔시스, 코레아나’가 들어 있다면 우리나라 원산임을, ‘차이넨시스’는 중국, ‘자포니카’는 일본 원산임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식물학자들이 우리나라 독도의 식물을 조사하면서 발견한 식물 학명에 ‘다케시마’를 붙인 일이 많아 섬기린초, 섬벚나무, 섬초롱꽃 등의 식물 학명의 종소명 자리에는 ‘독도’가 아닌 ‘다케시마’가 표기된 바 있다. 국명이나 영명은 그 시대에 많이 불리는 이름이 정명이 되지만 학명은 한 번 정해지면 개명이 힘들기 때문에 이는 우리나라 아픈 역사의 주홍 글씨로 남았다. 반면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이란 이름을 가진 식물들도 있다.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둘러싸여 빌딩이 빽빽이 들어선 서울에서 새로운 종이 발견된다니 놀랄 만도 하지만 서울개발나무와 서울고광나무, 서울귀룽나무, 서울제비꽃, 서울족도리풀 등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두 서울이 원산인 식물들이다. 서울개발나무를 제외하고는 학명에 ‘서울엔시스’가 표기돼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름만 보고도 한국 서울에서 발견된 식물임을 알 수 있다. 양지바른 곳 어디에서든 잘 자라는 제비꽃속은 우리나라에서만 50여종이나 분포하는데 환경변이가 커 그 연구가 쉽지 않다고들 이야기한다. 이 중 서울제비꽃은 잎의 중간부가 넓고 잎자루가 유난히 길다는 특징이 있다.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귀한 식물인 서울개발나물은 유독 잎이 선형으로 가느다란데, 청량리에서 처음 발견됐고 1967년 이후로 보이지 않다가 최근 낙동강에서 40여 개체가 발견된 바 있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이들의 멸종 방지를 위해 연구 중이다. 모든 식물들이 그렇지만, 서울이란 이름의 이 식물들 또한 보존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식물을 조사하고 기록하고, 연구하는 데 있어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연구지를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울에 있는 나보다 제주도에 사는 누군가가 제주도의 식물을 더 자주 관찰하고 정확히 기록할 수 있듯이 말이다. 11일 개장하는 서울식물원의 역할이 기대되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우리나라에서 식물원과 수목원은 늘 도심과 떨어진 곳에 있었고, 식물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 시점에서 서울식물원의 개장을 반기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나는 식물원 개장에 앞서 강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굿즈를 미리 볼 수 있었다. 그중에는 서울이란 이름을 가진 식물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도심에 만들어진 식물원인 만큼 연구보다 전시와 교육에 중점을 두겠거니 생각했으나, 굿즈를 봤을 때 서울식물원이 서울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에 대한 연구의 책임감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나무가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듯, 식물 연구 또한 당장 효과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서울에서 살아가는 식물과 사람을 이을 서울식물원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 교장 아빠가 딸 면접… 합격자는 정해져 있었다

    교장 아빠가 딸 면접… 합격자는 정해져 있었다

    사립학교 교사 채용 비리 3년 새 21배 급증이사장 마음대로 채점 기준 변경 가능 뒷돈 받거나 재단 지인 응시자 등 뽑아“다음 응시생의 수업 실연이 있겠습니다.” 대구의 한 사립중·고교 교무부장이 신규 교사 채용 시험장에 응시자 A씨를 데리고 들어왔다. 심사를 맡은 영어과 교사 2명이 힐끗 눈치를 보자 교무부장은 눈짓했다. ‘작전 신호’였다. 심사위원들은 수업 내용과 무관하게 A씨의 수업 지도안과 수업 실연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 응시자의 운명은 이미 합격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재단 이사장에게 1억여원을 건넨 상태였다. 학령인구 감소 탓에 교사 되는 길이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가운데 A씨 사례처럼 불법적으로 교원을 뽑는 채용 비리가 3년 새 2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채용 형식만 갖추면 이사장이 마음대로 정한 기준에 따라 교사를 뽑을 수 있는 제도 때문이다. 채용 시험의 공정성을 믿고 공부에만 몰입했다가 탈락한 예비교사들은 두 번 울고 있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원 채용 비리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4~2017년) 사립 초·중·고교가 부정한 방법으로 교원을 채용했다가 덜미 잡힌 건수는 모두 93건이었다. 2014년 3건에 불과하던 사립학교 교원 채용 비리는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63건으로 급증했다. 시·도별로는 대구가 4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16건)·서울(13건) 순이다. 가장 흔한 채용 비리 방식은 애초 공지한 시험 방법을 멋대로 바꿔 점찍은 응시자에 혜택을 주는 것이다. 대구의 한 사립고교에서는 중국어 정교사를 채용하면서 ‘관광’ 과목 담당인 교감이 혼자 실기시험 평가를 맡아 재단 이사장의 처조카인 응시자 B씨를 통과시켰다. 면접 평가 때는 B씨의 사촌언니인 행정실장이 참여해 최종 합격시켰다. 지난 1월 서울의 한 사립고에서 진행한 기간제 교사 채용 때는 학교장이 단독 면접관으로 참여해 딸을 1대1 면접한 뒤 최고점을 줘 선발했다. 이후 서울 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하자 임용을 포기했다. 대전의 한 사립고는 채용 공고문에 1차 때 필기·논술시험을 본다고 해 놓고는 실제로는 필기시험과 서면 심사로 변경해 감사에 적발됐다. 사립학교가 연간 5조 4700억원(2017년 기준)의 정부 재정 보조금을 받는 만큼 채용 비리를 막을 엄정한 장치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립학교가 신규 교사 선발 절차를 교육청에 맡기는 ‘교육감 위탁 채용 제도’가 있긴 하지만 참여율이 지난 3년간 평균 30%에 불과했다. 박경미 의원은 “사립학교 위탁 채용 제도를 의무화하는 등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교장 아빠가 딸 면접하고 이사장이 채점 기준 바꾸고, 바늘구멍 교원 채용… 합격자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교장 아빠가 딸 면접하고 이사장이 채점 기준 바꾸고, 바늘구멍 교원 채용… 합격자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공개선발 형식 갖추면 기준 변경 가능 뒷돈 받거나 재단 지인 응시자 등 뽑아 신규 교사 선발절차 교육청에 맡기는 ‘사립학교 위탁채용 제도’ 의무화 필요“다음 응시생의 수업 실연이 있겠습니다.” 대구의 한 사립고교 교무부장이 신규 교사 채용 시험장에 응시자 A씨를 데리고 들어왔다. 심사를 맡은 영어과 교사 2명이 힐끗 눈치를 보자 교무부장은 눈짓했다. ‘작전 신호’였다. 심사위원들은 수업 내용과 무관하게 A씨의 수업 지도안과 수업 실연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 응시자의 운명은 이미 합격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재단 이사장에게 2억원을 건넨 상태였다. 꽁꽁 얼어붙은 교원 채용 시장 상황을 틈타 뒷돈을 줬거나 재단 고위직의 지인인 응시자를 불법적으로 뽑는 채용 비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공개채용 형식만 갖추면 이사장이 마음대로 정한 기준에 따라 교사를 뽑을 수 있는 제도 탓에 예비교원들을 들러리로 전락시키는 채용 비리가 사라지지 않는다. 가장 흔한 채용 비리 방식은 애초 공지한 시험 방법을 멋대로 바꿔 점찍은 응시자에 혜택을 주는 것이다. 대구의 한 사립고교에서는 중국어 정교사를 채용하면서 ‘관광’ 과목 담당인 교감이 혼자 실기시험 평가를 맡아 재단 이사장의 처조카인 응시자 B씨를 통과시켰다. 면접 평가 때는 B씨의 사촌언니인 행정실장이 참여해 최종 합격시켰다. 지난 1월 서울의 한 사립고에서 진행한 기간제 교사 채용 때는 학교장이 단독 면접관으로 참여해 딸을 1대1 면접한 뒤 최고점을 줘 선발했다. 대전의 한 사립고는 채용 공고문에 1차 때 필기·논술시험을 본다고 해 놓고는 실제로는 필기시험과 서면 심사로 변경해 감사에 적발됐다. 이 학교 교장의 딸은 서면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합격했다. 사립학교가 연간 5조 1200억원(2016년 기준)의 정부 재정 보조금을 받는 만큼 채용 비리를 막을 엄정한 장치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립학교가 신규 교사 선발 절차를 교육청에 맡기는 ‘교육감 위탁 채용 제도’가 있긴 하지만 참여율이 지난 3년간 평균 25.3%에 불과했다. 선발권을 교육청에 넘기면 재단의 힘이 약해지고 원하는 사람을 채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참여를 꺼린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사립학교 위탁 채용 제도를 의무화하는 등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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