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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포폴 투약해 동거녀 사망…성형외과 의사 구속영장

    프로포폴 투약해 동거녀 사망…성형외과 의사 구속영장

    경찰이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을 투약해 동거녀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성형외과 의사 A(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9일 A씨에 대해 마약류관리법과 의료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과 동거하던 B(28)씨에게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을 투약해 숨지게 한 혐의로 18일 오후 3시쯤 긴급체포됐다. B씨는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프로포폴 수액 바늘을 팔에 꽂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수면 부족을 호소하던 B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해주다 과다 투약으로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프로포폴 꽂힌 채 숨진 20대 여성 발견…동거인 의사 구속영장

    프로포폴 꽂힌 채 숨진 20대 여성 발견…동거인 의사 구속영장

    20대 여성이 전신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약하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여성과 동거 중인 의사의 신병을 확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모 (2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강씨의 팔에는 프로포폴 수액 바늘이 꽂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의료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동거인 성형외과 의사 A(43)씨를 긴급체포했다. 강씨가 숨진 아파트는 동거하던 의사 A씨의 거주지로 전해졌다. A씨의 집에서는 프로포폴이 추가적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강씨가 평소 불면증이 있어 프로포폴을 처방전 없이 투여해왔다”면서 “당일 오전에도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외출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 집에 가보니 사망해 있어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수면 부족을 호소하던 강씨에게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을 놔주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한 뒤 추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명 ‘우유 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은 수술이나 진단 때 사용하는 전신마취제지만 성형이나 피부과 치료 과정에서 불면증이나 피로 해소 용도로 쓰여 문제가 되고 있다. 프로포폴을 오·남용하면 불안이나 우울, 충동 공격성이 두드러지며 심하면 호흡기계와 심혈관계에 문제를 일으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2013년 다수의 여성 연예인들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MBC “경찰, 마약 구입 CCTV 확보”… 박유천 측 “명백한 허위보도”

    MBC “경찰, 마약 구입 CCTV 확보”… 박유천 측 “명백한 허위보도”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박유천(33)이 마약을 찾아간 CCTV 영상이 확보됐다는 언론 보도에 “명백한 허위보도”라며 “정정보도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박유천 측 변호인은 이날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조사 중인 상황에 대해 계속 특정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보도 내용 중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CCTV 영상에 3월 역삼동 조용한 상가 건물 내부에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가는 영상이 찍혔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지금까지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단 한 번도 질문하지 않는 내용”이라며 “조사과정에서 묻지도 않는 내용을 경찰이 집중 추궁했다고 보도한 것 자체가 명백한 허위보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유천의 손등에 바늘자국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는 수개월 전에 다친 손으로 손등뿐 아니라 새끼손가락에도 같이 다친 상처가 있다. 손등은 경찰이 조사과정에서 확인한 부분으로 CCTV 영상에 나타나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며 “보도 경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MBC의 허위사실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박유천이 지난 2월 서울 한남동과, 3월 역삼동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가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경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또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돈을 송금하는 영상을 확보했고, 이 영상에 잡힌 박유천의 손등에 바늘 자국과 멍 자국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박유천은 이날 경기남부지방청에 재차 출석해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데 이은 2차 조사다. 경찰은 박유천과 황하나씨의 대질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데이트앱 여성들에게 고의로 에이즈 옮긴 美 남성 체포

    데이트앱 여성들에게 고의로 에이즈 옮긴 美 남성 체포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에 양성 반응을 보인 남자가 최소 4명의 여성에게 고의로 바이러스를 전염시켰다.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데릭 지역 경찰은 15일(현지시간) 데이트앱에 등록한 여성들에게 고의적으로 HIV 바이러스를 퍼트린 혐의로 루돌프 제리코 스미스(34)라는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017년 7월 스미스와 성관계를 가진 뒤 HIV 양성반응을 보인 여성의 제보를 받고 수사를 시작했다. 21개월간의 긴 수사 끝에 경찰은 복수의 데이트앱에서 스미스를 만나 성관계를 가진 뒤 에이즈에 감염된 3명의 여성을 추가로 확인했다. 수사 초기 경찰은 데이트앱으로 스미스와 만난 여성들의 신상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끈질긴 추적 끝에 제보자 외 3명의 여성이 스미스와 성관계를 가진 것을 알아냈다. 이후 혈청검사를 통해 이 여성들 역시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의료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은 스미스가 에이즈 사실을 숨긴 채 데이트앱인 ‘범블’(Bumble)과 온라인 광고사이트 ‘백페이지닷컴’(Backpage.com)에서 이 여성들을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프레데릭 카운티 경찰 대변인은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전염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성관계를 가진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면서 “앞으로 몇 년에 한 번씩 이런 경우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미스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2014년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랜드주는 에이즈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거나 전염 시도를 한 경우 약 300만원의 벌금과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경찰은 스미스에게 에이즈 바이러스를 옮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계속하는 한편 2017년 7월 전후로 스미스와 성관계를 맺은 여성이 있다면 직접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에이즈는 면역결핍바이러스인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돼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감염자와의 성접촉, 감염자의 혈액 투여, 감염자가 사용한 주삿바늘이나 면도기 공유 등을 통해 전염된다. 치료제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기는 하나 병의 진전을 늦추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완치제는 없는 상황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부기보드 타다 상어와 맞서 싸운 10살 소녀

    부기보드 타다 상어와 맞서 싸운 10살 소녀

    호랑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속담이 있다. 최근 바다의 호랑이 격인 상어와 용감하게 맞서 싸운 어린 소녀가 있어 화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커 카운티 크레슨 해변에서 부기 보딩(boogie-boarding, 누워서 타는 보딩)을 하던 10살 소녀 페이튼 쉴즈(Peyton Shields)가 상어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해변을 찾은 페이튼은 부모님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부기 보드를 타며 물놀이 중이었다. 물에서 1시간가량을 보냈을 때, 물속 무엇인가가 그녀의 손을 물었다. 페이튼의 아빠 스티브 쉴즈는 고통스러워 하는 딸의 표정에 처음엔 그녀가 해파리에 쏘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이어 페이튼 주변의 물이 빨갛게 얼룩졌으며 그녀가 무언가와 싸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페이튼을 공격한 것은 놀랍게도 ‘바다의 포식자’ 상어였다. 페이튼의 손을 물은 상어는 이어 그녀의 두 다리를 물어뜯었고 페이튼의 반격이 계속되자 왼쪽 손을 한차례 더 문 다음 달아났다. 상어의 공격으로 페이튼은 플래글러 병원으로 이송돼 40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스티브는 “페이튼이 수영하러 가지 못하거나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 때문에 화가 났다”며 “그녀는 ‘상어들이 가버렸고 난 다시 (물속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플로리다에 산다. 상어도 있고 악어도 있다”며 “그래도 우리는 호수나 바다로 수영을 하러 갈 것이다.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스티브는 “주변에 상어에 물린 어떤 이도 알지 못하지만 내 딸이 상어에 물렸다”며 “그녀는 운이 좋다”고 전했다. 한편 페이튼의 상어 습격은 올해 북동부 플로리다 및 동남부 조지아 지역에서 일어난 두 번째 상어 공격으로 알려졌다. 사진= News4Jax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황제의 귀환’ 타이거 우즈, 마스터스 ‘그린재킷’ 입어

    ‘황제의 귀환’ 타이거 우즈, 마스터스 ‘그린재킷’ 입어

    메이저 최다승에 한 대회 만남겨… 김시우 공동 21위‘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가 고향 같은 마스터스에서 14년만에 그린재킷을 걸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 대회에서 최연소·최저타 우승으로 ‘골프 황제’를 예고한 1997년 이후 2001년, 2002년, 2005년에도 우승한 우즈가 오랜 슬럼프를 떨어버리고 ‘황제 귀환’을 선언했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 더스틴 존슨, 잰더 쇼플리,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우즈는 2005년에 이어 14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재킷을 다시 입었다. 우승 상금은 207만 달러(약 23억 5000만원)다. 1997년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최연소, 최소타, 최다 타수 차로 장식하며 새로운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마스터스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최다 우승(6회)에 바짝 다가선 우즈는 PGA 투어 통산 우승도 81승으로 늘려 샘 스니드(미국)가 가진 최다 우승(82승)에 단 1승을 남겼다.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추격에 시동을 다시 걸었다. 니클라우스는 “그가 건강만 유지한다면 드라이버나 아이언, 퍼트 등 모든 면에서 그는 걱정할 것이 없다”며 “앞으로 열리는 두 차례의 메이저대회 장소도 우즈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다음 메이저대회인 5월 PGA 챔피언십은 미국 뉴욕주 베스페이지 블랙에서 열리는데 우즈는 이 코스에서 2002년 US오픈을 제패했다. 또 6월 US오픈 장소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는 역시 2000년 우즈가 US오픈 우승을 차지한 곳이다. 니클라우스는 “우즈가 나를 아주 압박하고 있다”며 18회 메이저 우승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이날 우승으로 우즈는 무엇보다는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11년 동안 멈췄던 메이저대회 우승 시계의 바늘을 다시 돌린 게 반갑다.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최종 라운드 역전승을 따내는 기쁨도 누렸다. 이전까지 우즈가 수확한 메이저 14승은 모두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날에도 이를 지켜낸 결과였다. 1975년생으로 올해 44세인 우즈는 1986년 니클라우스가 46세로 우승한 것에 이어 이 대회 역대 최고령 우승 2위 기록도 세웠다. 2005년 이후 14년이 지난 올해 마스터스 왕좌에 복귀한 것은 이 부문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61년 이후 13년 만인 1974년에 다시 우승한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갖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천적’으로 떠오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챔피언조 맞대결에 나선 우즈는 중반까지는 몰리나리의 빗장 골프에 갇혀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몰리나리는 7번 홀(파4)에서 이번 대회 49홀 노보기 행진을 중단했지만 빈틈없는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좀체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우즈는 10번 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3개를 적어내 타수를 꽁꽁 지킨 몰리나리를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오거스타의 악명 높은 아멘코너는 우즈 편이었다. 아멘코너 두 번째 홀인 11번 홀(파3)에서 몰리나리는 티샷을 짧게 쳐 물에 빠트리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2타를 잃은 몰리나리와 공동 선두가 된 우즈는 15번 홀(파5)에서 승부를 갈랐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우즈는 227야드를 남기고 그린에 볼을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보태 마침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18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1타를 잃었지만 우즈의 우승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한뼘 거리 보기 퍼트를 집어넣은 우즈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캐디 조 라카바와 격한 포옹을 나눈 우즈는 22년 전 첫 우승 때처럼 그린 옆에서 기다리던 어머니 쿨디다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딸 샘, 아들 찰리도 할머니와 함께 기다리고 있다가 아버지 우즈에게 안겼다. 세 번째 마스터스에 출격한 김시우(23)는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21위(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첫해 컷 탈락, 작년 공동 24위에 이어 마스터스 개인 최고 성적을 낸 김시우는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공동 21위에는 이번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렸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비롯해 조던 스피스(미국) 등이 함께 자리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쇼핑몰 화장실서 20대 남성 주삿바늘 꽂힌 채로 사망

    쇼핑몰 화장실서 20대 남성 주삿바늘 꽂힌 채로 사망

    20대 남성이 몸에 주삿바늘이 꽂힌 채로 사망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지난 10일 오전 9시쯤 고양시 덕양구의 한 대형 쇼핑몰 1층 남자 화장실에서 A(28)씨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오늘(12일) 밝혔다. 발견 당시 A씨 몸에는 주삿바늘이 꽂혀 있었으며 바닥에 주사기와 수액 봉지가 떨어져 있었다. 경찰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수액 봉지와 주사기에 담긴 약물 성분을 분석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쇼핑몰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씨가 지난 9일 오전 10시 35분쯤 화장실로 들어간 후 타인이 드나든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당일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오전 11시에 쇼핑몰 내 미용실을 예약해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가족은 이날 A씨와 연락이 두절되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병원 동료 등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활자마다 박힌 아픈 기억들…그래도 읽어야 치유됩니다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활자마다 박힌 아픈 기억들…그래도 읽어야 치유됩니다

    혁이의 장례를 치른 뒤 방에 누워만 지내던 엄마. 사고 전 아들이 입었던 후드티가 장롱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냅니다. 그리고 머리카락 여덟 올을 찾아냅니다. 행여나 잃어버릴까 4개씩 나눠 코팅했습니다. 그리고 가끔 아들이 생각날 때마다 머리카락을 만집니다. “만질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는 구절에 목이 막히고 눈이 뜨거워집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57명의 이야기를 담은 신간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창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선감학원 피해 생존자의 이야기를 구술한 ‘아무도 내게 꿈을 묻지 않았다’(오월의봄)도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선감학원은 부랑 아동을 보호, 수용하겠다며 일제강점기인 1942년 설립해 1982년까지 장장 40년 동안 운영됐습니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마구잡이로 아이를 끌고 갔습니다. 잡혀간 아이들은 인간 이하로 취급받았습니다. 각종 노역과 폭력에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겼습니다. 동생을 기다리다 끌려간 김춘근씨, 가족이 있었지만, 그저 방황한다는 이유로 잡혀가 고아가 돼 버린 오광석씨 등 9명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잘못된 과거사를 다룬 신간들이 눈에 띕니다. 누군가가 겪은 아픔을 읽는 일은 고통스럽습니다. 활자 하나하나가 바늘 같고, 칼 같습니다. 이런 책은 그래서 많이 팔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많이 읽고, 많이 반성하고, 제대로 고칠 수 있게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다 읽는 일회용 에세이가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이런 책 대신 아픈 과거를 다룬 책을 더 권하고자 합니다. 이런 책을 읽는 일이 그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gjkim@seoul.co.kr
  • 폼페이오 ‘제재 해제 여지‘ 발언, 한미정상회담 직전이라 촉각

    폼페이오 ‘제재 해제 여지‘ 발언, 한미정상회담 직전이라 촉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대북제재 해제에 약간의 여지를 두고 싶다고 발언해 주목된다. CBS 방송은 한미정상회담 전망 기사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상원 외교위 청문회 발언을 소개하며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제재에 대한) 스탠스를 완화할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방미 중 일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용인해달라고 요청함으로써 외교적 바늘에 실을 꿰려고 노력할 것 같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물꼬(opening)도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대북제재 해제 관련 질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약간의 여지(a little space)를 남겨두고 싶다”면서 “때로는 특수한 경우가 있다.(목표를) 달성하기에 올바른 일이라고 여겨지는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경우”라고 답했다. 북한이 실질적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가 이뤄진다면 비핵화 완료 이전에라도 대북제재의 부분적 해제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이 유연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실마리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지난 5일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일부 경제적 제재 완화에 (한미가) 합의할 것인가‘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호하지 않은 입장을 밝혀왔다”고 답변한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라 주목된다. 일간 USA투데이도 “폼페이오 장관의 (대북 제재 해제 여지) 언급이 중대한 시점에 나왔다”면서 “문 대통령이 1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 대가로 일부 제재의 해제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 발언을 보도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제재 완화에 재량권(wiggle room)을 행사할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 한국석좌도 이날 보수성향 헤리티지 재단이 워싱턴DC에서 연 세미나에 참석, “폼페이오 장관이 (상원 외교위 발언으로) 대북제재에 재량권을 남겨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일관성이 없을 때가 많았는데 한 가지 일관성이 있었던 부분은 비핵화 없이는 제재 해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중대한 변화에 동의한다면 나는 놀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한국의 대북특사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정의를 포함한 미국의 입장을 북한에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부 제재 면제는 몰라도 제재 해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북한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부천 링거 사망사건 유족 “진실 밝혀달라” 타살 의혹 제기

    부천 링거 사망사건 유족 “진실 밝혀달라” 타살 의혹 제기

    지난해 경기도 부천 한 모텔에서 30대 남성이 프로포폴 등 약물 투약 흔적을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사건 당시 이 남성과 함께 있던 여자친구를 입건했다. 8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1일 오전 11시 30분 부천 한 모텔에서 A(30)씨가 숨져 있는 것을 간호조무사인 여자친구 B(3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당시 A씨의 오른쪽 팔에는 두 개의 주삿바늘 자국, 모텔 내부에서는 빈 약물 병 여러 개가 발견됐다. 부검결과 사인은 디클로페낙으로 인한 심장마비. A씨는 마취제인 프로포폴과 리도카인, 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을 치사량 이상으로 투약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함께 있던 B씨는 약물검사 결과 치료농도 이하의 해당 약물을 투약했고, 경찰에 “A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를 위계 등에 의한 촉탁살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휴대전화에서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정황이 없는 점 등을 들어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개인 사정으로 진 빚을 갚는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여러 정황을 종합했을 때 B씨가 A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의 유족 역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A씨의 누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는 해당 글에서 “B 씨는 본인도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링거로 투약했지만 링거 바늘이 빠져서 중간에 깨어나 (119에) 신고했다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남동생 친구들에 따르면 B 씨는 남동생과 크게 싸우며 다툼이 잦았으며 3년 된 동거남이 있고 결혼까지 생각했다. B 씨는 평소 피로 해소에 좋다며 약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투약하고 남동생의 친구들에게도 권했다”고 주장하면서 “남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철저하게 수사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치 없는 행정은 독단이요, 행정 없는 정치는 무능하다”

    “정치 없는 행정은 독단이요, 행정 없는 정치는 무능하다”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의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1년 10개월 만에 원래 신분인 국회의원으로 돌아가는 김부겸 장관은 5일 이임사에서 “정치를 고려하지 않는 행정은 독단이고 행정을 염두하지 않는 정치는 무능하다”라면서 “국회로 돌아가면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4일 강원 고성에서 대형 산불이 나자 김 장관은 현장으로 향했고 이임식은 취소됐다. 그는 “어제 도착할 때만 해도 야산이 불이 타고 바람이 불어댔다”면서 “동이 트면서 조금씩 불길이 잡히기 시작해 바람이 계속 잦아들면 잔불 정리 수순에 들어갈 듯 하다”라고 전했다. 재난 대응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재난 관리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김 장관은 “재난이나 사고가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수습해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것이 안전한 나라다”라면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재난과 사고가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양상이 점점 다양하고 복잡해진다”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모든 국민 생활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되고 있다. 행안부도 그에 맞춰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장관은 국회에 돌아가도 행안부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행안부) 기획조정실은 국회 814호에 행안부 여의도 분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수시로 들러서 제가 할 일을 하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 대한 비판과 호통만으로 정치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정치는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고 동시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임사 전문. 사랑하는 행정안전부, 그리고 경찰청과 소방청 공직자 여러분! 저는 지금 강원도 고성에 있습니다. 어젯밤에 도착할 때만 해도 도로 옆 야산에 불이 활활 타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미친 듯 불어댔습니다. 봄이면 양양과 간성 사이를 휩쓴다는 양간지풍입니다. 그 바람을 타고 불티가 사방으로 날아다니는데 정말 아찔했습니다. 동이 트면서 산림청과 소방 헬기가 다시 투입되자 조금씩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바람이 계속 잦아들면, 잔불 정리 수순에 들어갈 듯합니다. 돌아보면 취임식 바로 다음날 찾아갔던 재난 현장이 가뭄에 바닥이 쩍쩍 갈라진 충북 진천의 저수지였습니다. 그러더니 이임식이 예정된 오늘도 나무들이 타는 연기와 냄새로 매캐한 현장입니다. 여러분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은 저도 큽니다. 하지만 현장을 지키는 것이 장관의 본분이기에 이임식을 취소키로 결심하였습니다. 이임식 준비에 실무진들이 많은 공을 쏟았다는 소문(?)도 들었습니다. 끝까지 수고를 다 해주신 분들께 정말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2017년 6월부터 오늘까지, 1년 10개월 동안 하루하루가 오늘 같았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제가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밥 한 끼 같이 못한 분도 수두룩합니다. 그런데 이제 헤어져야 합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모두 제게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유능하고 성실한 동료였습니다. 장관으로 부임할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내내 정치인의 길만 걸어오던 제가 공무원들과 함께 행정 집행자로서 소임을 제대로 해 낼 수 있을지 긴장이 되었습니다. 바깥에서 지적하고 비판할 줄만 알았지, 안에서 책임지고 일을 해야 하는 이 자리는 마냥 무겁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공직자로서의 ‘신념’, 자기 업무에 대한 ‘프로 정신’, 공무원 중의 공무원이라는 ‘자부심’까지 갖춘 이들이 행정안전부 간부와 직원 여러분이었습니다. 한여름 뜨거운 모래밭에서 잃어버린 바늘 하나를 찾듯이 묵묵히 그러나 꼼꼼하게 책임을 다하는 여러분의 일하는 자세에 저는 감동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험한 파도를 헤치고 대양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원 팀’이었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은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포항 지진 때 수능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제천과 밀양 화재에 기민하게 대처했습니다. 30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을 만들었습니다. 지방자치 시행 후 최대 규모의 재정분권을 이루어냈습니다. 취임 첫 날부터 오늘까지 경찰은 제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습니다. 젊은 날, 경찰을 피해 도망 다녔던 장관입니다.거리에서 돌도 좀 던졌습니다.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나 다시 만났습니다.그런 장관으로 하여금 ‘치안에 관한 사무’를 잘 관장하도록 여러분은 성심을 다해 주셨습니다. 제복을 입은 공무원답게 여러분은 국민 앞에서는 친절했고, 불의 앞에서는 당당했습니다.앞으로 더욱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경찰의 본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경찰은 창설 이래 가장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입니다.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인권을 어떻게 더 잘 보장할 것이냐에 목적이 있습니다. 결국 국민의 신뢰가 중요합니다.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 반드시 수사권이 조정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경찰을 믿습니다.경찰이 수사권이란 힘을 정의롭게 사용하고, 민생현장에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민주경찰, 인권경찰로 한 단계 도약해주길 기대합니다. 소방도 정(情)이 들대로 들었습니다. 강릉, 제천, 밀양, 익산을 비롯해 숱한 현장에서 저는 소방관의 땀과 눈물을 지켜보았습니다.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큰 과제도 한 몸이 되어 움직였습니다. 소방관은 모든 재난 현장을 지키는 수호신이었습니다. 오렌지색 기동복을 볼 때마다 저는 든든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제가 어떻게 버텼을까 싶습니다. 전국의 5만 소방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여러분이 수고해주신 덕분입니다. 지난 22개월간 우리가 함께 이뤄 낸 일들을 돌아보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물론 부임하면서 국민께 다짐했던 일들 중에 다 이루지 못한 일도 있습니다. 계획의 방향이 달라진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못 다한 과제는 여러분이 훌륭한 인품과 역량을 갖추신 새 장관님과 함께 잘 해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한밤중에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재난이나 사고가 아예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수습해서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안전한 나라’입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고, 피해를 입은 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재난과 사고가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입니다. 그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안전정책실이 앞장 서 재난의 대비-대응-복구만이 아니라, 예방까지도 고민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양상이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해집니다. 여러분만큼 재난안전 업무에 정통한 전문가는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졌던 장관으로서 지난 2년간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안보나 치안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 생활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도 그에 맞춰 생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안전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핵심 부처가 되었습니다. 특히 재난 대응의 최전선에 서있는 재난관리실과 재난협력실의 건투를 빌겠습니다. 제가 처음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제가 지역주의에 맞서 작은 몸부림이나마 쳤던 정치인이라는 이유도 있을 겁니다. 단언컨대 지역주의는 전국이 골고루 발전하는 나라가 되면 저절로 소멸될 수 있습니다. 우리 지방자치분권실과 지방재정경제실이 쌍두마차가 되어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을 밀어붙여 주었습니다. 정부혁신조직실은 마음 약한 이 장관이 각 부처 장관으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받아오는 조직 증원 요구를 한 치의 여지도 주지 않고 가차 없이 잘라주셨습니다. 그거 다 받아주었으면 지금쯤 200만 공무원 시대를 달리고 있을 것입니다. 철벽 수비수의 역할을 계속 해주셔야 진짜 민생에 필요한 현장 공무원들을 더 뽑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조금만 더 일찍 전자정부국의 업무 영역이 무한하다는 걸 알았다면,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은 벌써 세계시장을 휩쓸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ICT 인프라와 축적된 공공 데이터는 세계가 부러워합니다. 그에 기반해 Digital Transformation을 잘 해서, 데이터 경제의 세계적 선두주자로 대한민국을 이끌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언급하지 않은 부서를 포함해 소속기관, 산하기관, 유관단체를 저는 또한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수고하는 여러분께 제가 특별히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이야말로 특별한 대접을 받아 마땅한 분들입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행정안전부가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우주선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하는’ 정부 부처입니다. 어느 부처에도 속하지 않은 업무는 죄다 행안부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개 그런 일들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니면 누구도 하지 않거나, 해내기 쉽지 않은 일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야말로 나라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애국자이십니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이제 저는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국회로 돌아갑니다. 국회로 복귀하면 장관으로서 미처 매듭짓지 못한 과제들을 마저 챙길 생각입니다. 행안부의 미결 과제들을 늘 머릿속에 담아 두겠습니다.행정안전부를 편들 일이 있으면, 아주 대놓고 편을 들겠습니다. 특히 기획조정실은 국회 814호에 행안부 여의도 분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수시로 들러 제가 할 일을 하명해주기 바랍니다. 그 대신 여러분은 국민의 편을 들어주십시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행정, 국민을 안전하게 모시는 행정,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행정을 펼쳐주십시오. 여전히 국회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정부에 대한 비판과 호통만으로 정치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정치는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합니다. 동시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를 이끌어야 합니다. 정치를 고려하지 않는 행정은 독단입니다. 행정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치는 무능합니다. 그것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제가 깨달은 진리입니다. 국회로 돌아가면 그런 정치를 하겠습니다.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했던 시간은 제 인생에 가장 보람되고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룩한 모든 것들에 대한 보람과 긍지도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여러분을 사랑하는 제 마음을 제대로 말씀드렸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마무리하는 지금에서야 여러분께 제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동안 제게 주신 도움과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밤 12시면 저의 임기는 이제 끝이 납니다. 저녁에 신임 장관님이 도착하시면 상황을 인수인계 해드리려 합니다. 특히 이재민들이 다시 생업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우리 행정안전부가 잘 보살펴 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도 퇴근할까 합니다. 어제부터 못 잔 잠을 좀 자야겠습니다. 여러분 가정에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교감을 위한 시

    [이재무의 오솔길] 교감을 위한 시

    “내가 문득/보조개 이쁜 누이를 바라보듯/꽃 한 송이 바라보니/새하얀 빛깔로 웃는다//가늘게 떠는/그 웃음소리에 놀라/잠깬 이슬들이/내게 말을 걸어/이름을 묻는다//난 눈길 없는 눈길로/바라보는 돌/그대들이 바라보면/소리 없는 소리로/웃는 돌”(이가림, 시, ‘순간의 거울 7 상응’ 전문) 겨울을 난 나무가 가려워 참기 힘들다는 듯 몸을 꼬고 흔들어 대자 어린 햇살 달려들어 나뭇가지 구석, 구석을 박박 문지르고 긁어 댄다. 새 살인 듯 손톱 다녀간 자리에 파릇파릇 싹이 돋는다. 어린 봄이 땅이 낳은 싹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입으로 싹의 얼굴을 물었다 뱉고 앞발로 입과 코와 귀를 당겼다 놓으며 해종일 장난질이다. 그때마다 시나브로 싹의 키가 자라고 있다. 땅속에 매설된 초록의 부비트랩이 햇살이 발을 디딜 때마다 펑펑 싹을 터뜨려 대자 산야는 아지랑이 포연으로 자욱해진다. 땅속에서 꼬물꼬물 끝도 없이 기어오르는 아지랑이는 땅의 속울음일 것이다. 땅의 긴한 말일 것이다. 하늘에 닿으려는 저 줄기찬 몸짓이 땅에 속한 것들에 푸른 숨을 불어넣고 있다. 낭창낭창 휘청휘청 곡선의 부드러운 혀에 감겨 가지가 뻗고 초록이 번지고 펑펑 폭죽처럼 꽃들이 터진다. 땅의 울음과 땅의 말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 나무 저 나무의 수피를 뚫고 꽃들이 환하게 얼굴을 내밀어 오고 있다. 이 산 저 산에 피어오르는 꽃불. 바야흐로 봄은 무르익어서 초록 하양 빨강 노랑 등 색색의 불들이 연기도 없이 활활 타올라 온 산야를 색의 제국으로 물들이고 있다. 봄비라도 다녀가면 기름을 부은 듯 불길은 더욱 거세게 타오르리라. 초록과 꽃들은 겨우내 헐고 해진 공터를 바늘이 되어 솔기가 안 보이도록 꼼꼼하게 꿰매고 있다. 가히 천의무봉의 솜씨라 할 만하다. 봄 햇살 속에는 이스트가 들어 있나 보다. 사물들이 빵처럼 부풀어 오른다. 벌과 나비는 향기 나는 꽃 문장을 게걸스럽게 탐독하는 베스트 독자들. 몽롱한 것은 장엄한 것! 초록 융단이 펼쳐지고 장엄하게, 꽃불 타오르니 상춘객들 가슴이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까닭 없이 들뜨는 마음 달래러 사립을 나서는 이들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런 들뜨는 심사와는 다르게 꽃 한 송이를 내면의 거울을 바라보듯 조용히 응시하는 시인이 있다. ‘만물조응의 화답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위 시편을 읽노라면 감정의 소용돌이 혹은 보풀이 가라앉고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여기에서 ‘상응’은 시인의 말에 의하면 보들레르가 말한 ‘상응’의 시학이 아니다. 시인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절대세계, 피안, 무한, 불가시의 영역에 있을 법한 비전 같은 것을 꿈꾸는 이상주의적 탐구의 태도보다는 보다 구체적인 생명 현상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현상학적인 입장에서 우주 사물을 바라보는 응시와 대화의 시학을 말한다. 대화에는 서로 크기가 맞아야 한다. 물리적 차원이든 심리적 차원이든 간에 우선은 키를 맞춰야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키 작은 꽃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뚝 서서 그들을 내려다보지 말고 쪼그려 앉아 나란히 마주 본 상태에서 말을 걸어야 한다. 인간에게 인격이 있듯 사물에게는 물격(物格)이 있는 법이다. 인드라망의 구조로 세계를 바라보면 우주 안에 편재한 사물들은 무엇 하나 소홀할 수가 없다. 세계의 사물들은 모두가 그물의 관계망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대저 시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그는 사물과 대화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사물과의 대화가 가능하려면 사물에 대한 존중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와 내가 동등한 존재라는 인식이 먼저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럴 때 사물은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사람의 말을 듣고 또 입을 열어 자신의 말을 사람에게 전해올 수 있는 것이다. 즉 내가 주체(자아)의 아집을 벗고 객체로서의 사물이 돼야만 대상에서 주체로 바뀐 사물의 말을 엿들을 수 있고, 내 말을 상대에게 전할 수 있는 것이다. 시적 화자가 ‘돌’로 전이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록과 꽃의 계절에 그들을 단순히 관광의 대상으로만 즐길 것이 아니라 그들과 마주 앉아 겸허히 대화하는 사색과 관조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떤가?
  • ‘바늘 구멍’ 아이비리그

    4명 중 1명 아시아계… 2.7%P 늘어 하버드대 등 미국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북동부 8개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의 경쟁률이 더 세지고 문은 더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하버드대학의 올해 가을 학기 신입생 경쟁률이 22대1로서 합격률(입학허가비율)은 역대 최저치인 4.5%였다고 전했다. 역대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해였던 셈이다. 합격률은 대학이 선발하는 신입생 수에 대한 입학지원자의 비율이다. 올해 하버드대 입학 전형에는 4만 3300명이 지원해 1950명만이 합격했다. 하버드대 합격률은 지난해 4.6%로 처음으로 5% 밑으로 떨어졌고, 올해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이런 높아진 경쟁률 속에서도 아시아계 신입생 비중은 지난해 22.7%에서 올해 25.4%로 비교적 크게 늘었다. 하버드대 학생 4명 가운데 1명이 아시아계인 셈이다. 아이비리그에 속한 다른 명문대학들도 5~7% 안팎에서 줄줄이 최저 합격률을 기록하는 등 미국 명문대 입시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예일대(5.9%), 컬럼비아대(5.1%), 브라운대(6.6%), 펜실베이니아대(7.4%), 다트머스대(7.9%) 모두 합격률이 낮아졌다. 다만 프린스턴대는 5.5%에서 5.8%로, 코넬대는 10.3%에서 10.6%로 소폭 높아졌을 뿐이다. 최근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리는 초대형 입시 비리가 불거진 가운데 미 사회의 과도한 명문대 입시경쟁이 재확인됐다. 합격률이 갈수록 낮아지자, 지원 학생들로도 원하는 몇몇 특정 대학에 소신 지원하기보다는 가급적 많은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경쟁률이 상승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잊지 말아야 할 여성 15인 1] ‘호랑이 소녀’와 ‘미친 마벨’

    [잊지 말아야 할 여성 15인 1] ‘호랑이 소녀’와 ‘미친 마벨’

    세계 여성 역사의 달이 저물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15명의 여성을 돌아봐 눈길을 끈다. 신문은 기록된 역사 가운데 0.5% 밖에 되지 않는 것이 여성들의 역사라고 연구자들이 보고 있다며 학교에서조차 들어본 적 없는 15명의 삶과 유산을 통해 이들이 사회에 남긴 족적을 따라가보자고 권하고 있다.모험가 마벨 스타크 “호랑이 소녀”와 “미친 마벨”로 통했던 그는 20세기 초 남성들이 지배했던 동물 조련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조련사였다. 거의 팔순 가까이까지 호랑이들과 함께 공연했는데 키 153㎝에 45㎏의 몸에 물린 뒤 꿰맨 것이 700바늘이 넘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호랑이들을 탓하지 않았다. 모험가 베시 스프링필드 “마이애미의 모터사이클 여왕”으로 불렸던 그는 1940년대 미국 육군의 전령으로 복무했는데 당시만 해도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은 “숙녀답지 않은” 일로 여겨졌다. 뭇 여성들이 집안일로 돌아갔을 때 그는 플로리다의 야자수 거리를 할리데이비슨을 몰고 다니며 포효했고 오프로드를 달리거나 축제 스턴트 묘기를 펼치곤 했다. 오늘날 수백 명의 여성들이 그를 기리며 연례 크로스컨트리 대회를 열곤 한다.운동선수 재키 미첼 열일곱 살이던 1931년 뉴욕 양키스의 시범경기를 보러 갔다가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의 플레이에 반했는데 같은 해 양키스와 계약을 맺은 유일한 여자선수다. 오늘까지도 진위를 의심하는 이들이 있다. 당시 커미셔너가 계약을 없던 일로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미 소녀 프로야구연맹이 만들어진 것은 그로부터 9년 뒤였다. 운동선수 미키 고먼 다섯 차례의 좌절 끝에 1975년 뉴욕시티 마라톤에 그가 처음 참가 신청을 했을 때 미치코 미키 고먼은 전혀 우승 후보 감이 아니었다. 엘리트 선수라 해도 이미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마흔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같은 해에 딸까지 낳은 터였다. 그 해 2위를 차지한 다음 이듬해와 그 다음해 대회 연패에 성공했다. 산악인 앨리슨 하그레이브스 1995년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세르파 도움 없이 단독으로 올랐다. 세계 최고봉을 발 아래 둔 뒤 아들 톰과 딸 케이트에게 무전기로 전화를 걸어 “사랑하는 아이들아, 난 지금 세상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있단다. 그리고 너희들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영국이 들썩거렸지만 기쁨도 잠시, 몇달 뒤 파키스탄 K2 등정 후 하산하다 조난해 운명했다. 그리고 지난달 아들 톰마저 어머니가 스러진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낭가파르밧에서 역시 조난해 어머니를 뒤따랐다. 팝스타 글래디스 벤틀리 높은 모자와 턱시도 정장을 늘 갖춰 입었던 그는 젠더 통합을 노래하는 블루스 히트곡들과 히트곡들을 익살맞게 패러디해 1920년대 뉴욕 할렘 문화를 선도했다. 1930년대 초 레즈비언 가운데 가장 유명했고 흑인 엔터테이너 가운데 가장 성공한 이가 됐다.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껴안는 데도 앞장섰다.메이크업 아티스트 밀리센트 패트릭 1952년에 유니버설 영화사에 기용돼 영화 ‘검은 석호의 괴물’의 분장을 맡게 됐는데 그는 ‘길 맨’이란 이 괴생명체가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했다.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하자 상급자는 그를 해고하고 크레딧에서도 그의 이름을 빼고 자기 이름을 집어넣었다. 그의 작업은 몇십 년 동안 호러와 공상과학 영화 감독들에게 영감을 선사했고, 최근에는 2017년 아카데미 수상작인 ‘셰이프 오브 워터’에도 영향을 미쳤다.오페라 가수 마리안 앤더슨 195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좌에서 흑인으로는 처음 무대에 올랐다.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지만 이미 목소리가 최절정이었을 때를 넘긴 쉰일곱 살 때였다. 당시 NYT 논평은 기립박수가 터져나왔고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눈을 의심했다”고 적었다. 그는 내처 2년 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 무대에도 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장미사진관, 백세건강원… 시간이 멈춘 마을

    장미사진관, 백세건강원… 시간이 멈춘 마을

    속수무책으로 빠른 세상에 현기증이 날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 넘긴 것 같은데 달력 한 장을 또 넘겨야 할 때, 하루만 뉴스를 안 봐도 대화에 끼기 힘들 때, 1년 전 유행가를 듣는 것도 겸연쩍을 때. 그럴 때는 빠름과 정반대에 있는 어딘가로 떠나보는 게 어떨까요. 충남 서천의 판교마을은 모든 것이 느린 마을입니다.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이 ‘시간이 멈춘 마을’이니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겠지요. 마을은 1970년대 어디쯤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오래된 골목 따라 녹슨 철문, 빛바랜 간판, 간판 속 예스러운 글씨가 이어집니다. 간판은 마을에 극장, 사진관, 주조장이 있었음을 일러 줍니다. 해묵은 간판이 말합니다.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에서 아직 변하지 않은 것도 이렇게나 많다고요.키 낮은 집들, 미용실 아랫목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할머니들, 낡은 자전거를 탄 어르신 등 마을의 첫인상은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다. 정겹고 소박하지만 낡고 허름하다. 하나 이곳은 서천에서 손꼽히게 잘나가던 마을이었다. ●1930년대엔 인구 8000명 넘었던 큰 마을 1930년, 마을 남쪽에 장항선 판교역이 들어섰고 큰 우시장이 열리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마을 인구는 8000명을 넘었다. 우시장이 열리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깨가 부딪힐 정도였다고. 판교마을의 시곗바늘이 느려진 건 일대가 철도시설공단 부지로 묶이며 건축 제한에 걸리면서부터다. 쑥쑥 크던 마을은 개발이 어려워졌고 1980년대에는 우시장마저 사라졌다. 지금 마을에 남은 이들은 480명 남짓.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젊은이가 떠난 곳에 카메라를 들고 찾아오는 젊은이가 는다. 개발되지 못한 마을은 옛 모습을 간직했다는 이유로 주목받는다. 마을이 입소문을 타는 건 예스러운 분위기 때문이다. 마을 곳곳에 남은 수십 년 된 간판은 과거로 순간 이동을 한 듯, 1970년대를 재현한 영화 세트장을 걷는 듯 특별한 감흥을 선사한다.판교마을 여행은 마을의 옛이야기를 읽어 가는 일이다. 간판에 깃든 이야기를 꺼내어 먼지를 털고 그때를 되짚어 보는 일이다. 수십 년 전 세월을 헤아리느라, 간판에 얽힌 사연을 상상하느라 걸음이 느려지는 것도 당연하다. 마을은 1시간이면 둘러볼 정도로 아담하다. 관광지가 아닌지라 이정표는 없지만, 오성초등학교를 기점으로 마을 중앙에 난 도로를 따라가면 이 골목과도 저 골목과도 이어진다. 판교역이나 판교면행정복지센터에서 스탬프 투어 지도를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지도에 가볼 만한 곳이 잘 정리돼 있다. 마을 어귀에 있는 농협 창고는 출발지로 적당하다. 때밀이로 벽을 박박 문지른 듯 외벽은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졌다. 빨간 철문 위에는 ‘협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판매하자’는 표어가 남아 있다. 표어는 마을 농민들끼리 힘을 모아 잘살아 보자는 의지의 표명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젊은이 핫플레이스 된 옛 풍경 간직한 동네 마을 오른쪽 끄트머리, 판교철공소 맞은편 건물은 ‘공관’으로 불리던 극장이다. 새마을운동 당시에 세워졌으니 50세를 바라보는 극장이다. 극장이 드물던 시절 부여, 보령, 서천 등 인근 주민들도 영화를 보러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어둑한 건물에 영사기가 돌아가고, 관객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 문을 열었으리라. 낡은 건물이 극장이었음을 알려주는 단서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같은 1960~70년대 흥행작 포스터와 매표소 창구다. 창구에 새겨진 영화 관람료는 일반 500원, 청소년 200원. 지금의 20분의1 가격이다.공관 건너편, 판교농협하나로마트 옆 골목에 담벼락 벽화가 있다. 사람 반, 소 반, 판교마을에서 열린 우시장을 그린 것이다. 벽화에서 북서쪽 길을 따라가면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을 인 적산가옥이 나온다. 장미사진관,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자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이 인증샷을 많이 남기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동면(판교면의 당시 이름) 주민 5500여명을 쥐락펴락한 일본 부호 11명이 살았다. 광복 후에는 우시장에 온 사람들이 묵는 여관이었다가 그 후 반쪽은 쌀가게, 반쪽은 사진관이 됐다. 간판에 ‘쌀, 잡곡 일절’, ‘사진관’ 글씨가 또렷하다. 드르륵, 미닫이문을 수시로 여닫았을 마을 사람들을 상상해 본다. 쌀 한 됫박을 사서 밥을 안치고 기억하고 싶은 날을 사진으로 남겼을 순한 사람들을 말이다.장미사진관 맞은편의 백세건강원은 낡고 빛바랜 것으로 가득한 마을에서도 으뜸이다. 지붕 슬레이트는 일부가 떨어져 나갔고 벽에 덧댄 나무판자 역시 성한 데가 없다. 건강원 건물은 한때 통닭집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왼쪽 창에 붕어즙, 흑염소 중탕 등 각종 건강식품을, 오른쪽 창에 ‘백숙, 통닭’ 글씨와 ‘근육질’의 닭을 그려 넣었다. 판교마을 여정의 종착지는 마을 북쪽의 주조장이다. ‘동일주조장’ 간판 아래 재미난 숫자가 있다. ‘TEL 45.’ 서천 지역 번호가 041이 아니라 45이던 시절, 그러니까 1996년에 지역 번호가 세 자리로 바뀌기 전에 생긴 주조장이다. 자료에 따르면 건물은 1974년 이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3대째 가업을 이은 주조장은 주민들에게 술을 공급하며 팍팍한 일상을 달래줬다. 쌀이 귀하던 1970년대에 주조장은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다. 덕분에 주민들은 술 마시는 낙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주조장의 시간은 20여년 전에 멈춰 있다. 열린 창 사이로 보이는 달력은 2000년 12월. 주조장은 2000년에 문을 닫았다. 문을 닫았다고 과거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창 사이로 달력 날짜를 짚어볼 때, 마을 사람들이 주조장 앞을 지날 때, 막걸리에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버리던 날이 되살아날 때, 주조장은 모두에게 확실한 기억이자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 ‘변치 않음’이 판교마을을 지킨다. 1590년대 세워진 문헌서원…4000번을 매만진 한산모시●가정 이곡·목은 이색 정신 깃든 서원 문헌서원은 고려의 대학자 가정 이곡 선생과 목은 이색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사원이다. 서원이 세워진 건 1590년대, 조선 선조 때다. 19세기에는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됐으나 100여년 뒤 유림들에 의해 지금 자리에 복원됐다. 문헌서원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잡아채는 건 서원을 둘러싼 언덕의 솔숲이다. 대나무처럼 꼿꼿한 소나무 군락이 서원을 에워싸 청신한 기운이 감돈다. 서원은 크게 사당, 강당, 재로 나뉜다. 사당은 선현에 제사 지내는 곳, 강당은 원생들이 공부하는 곳, 재는 원생들이 숙식하는 곳이다.●유생들 모여 학문 논하고 수양하던 진수당 홍살문과 진수문을 지나 마주하는 진수당은 강당에 속한다. 유생들이 모여 학문을 논하고 자신을 수양하던 강당이다. 훌륭한 건물은 머무는 사람을 담아야 하는 법. 진수당의 건축 양식은 선비 정신을 반영했다. 복잡한 포나 장식을 피하고 단청 색을 줄여 독서하고 사유하기 마침한 공간이 됐다. 진수당을 마주한 방향에서 서쪽으로 가면 이색 신도비, 북으로 몇 걸음만 더 오르면 목은이색선생영당이다. 영당은 목은 이색 선생의 초상(보물 제1215호)을 모신다. 바로 옆 아름드리 배롱나무는 영당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 늦여름 배롱나무에 진분홍 꽃이 환히 피면 한옥과 꽃의 어울림이 아름답겠다.●1500년 역사 자랑하는 대표 공예품 ‘모시’ 모시 풀이 처음 발견된 서천군 한산면 건지산 기슭에 한산모시관이 있다. 한산모시관은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전통의 맥을 잇는 공간이다. 한산모시는 1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산의 대표 공예품. 한산모시의 또 다른 이름은 ‘가늘 세(細)’ 자를 써서 한산 세모시, 올이 가늘고 촘촘해 붙은 이름이다. 얼마나 가늘면 ‘밥그릇에 모시 한 필이 다 들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모시짜기 역사부터 제작까지… 한산모시관 한산모시관은 한산모시 전시관, 전통공방, 한산모시 홍보관 등으로 나뉜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ㄱ자 모양의 전통공방이다. 공방에는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 장인 외 여러 장인이 머물며 모시 짜기 시연을 한다. 눈앞에서 장인이 개량 베틀을 돌리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베틀 주변에 가습기를 몇 대씩 놓고 비닐 천막을 친 건 건조하면 날실이 벌어져 끊어지기 때문이란다. 전시관은 한산모시의 역사, 제작 과정과 사용 도구, 모시로 만든 옷 등 한산모시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 준다. 한산모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모시 한 필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고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수확한 모시풀로 모시의 원재료인 태모시 만들기, 이로 태모시를 쪼개 일정한 굵기로 만들기, 모시 올의 머리와 꼬리를 이어 모시실 만들기 등 베틀로 모시를 짜기 전의 과정만 일곱 가지에 이른다. 한국의 전통 여름 옷감 정도로만 여겼던 모시가, 4000번의 손길 끝에 태어나는 귀한 옷감으로 다시 보이는 순간이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권대홍(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지나 서천공주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서천공주고속도로 서부여IC교차로에서 ‘군산, 서천’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대백제로를 따라간다. 수성교차로에서 ‘판교, 현암리’ 방면 좌회전 후 종판로를 따라가면 판교마을이다. →맛집 : 옛 판교역이 있던 자리에 판교음식특화촌이 들어서 식당이 모여 있다. 판교마을 내 삼성식당(951-5578)은 50년 가까이 된 냉면집이다. 메뉴는 단 세 가지로 물냉면, 비빔냉면, 왕만두다. 메밀면을 써서 쫄깃한 식감과 상큼한 육수의 궁합이 좋다. 서천특화시장 맞은편에 자리한 두레분식(953-4305)은 해물칼국수를 잘한다. 바로 앞 수산시장에서 사 온 생바지락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잘 곳 : 문헌전통호텔(953-5896)은 문헌서원 안에 자리한 한옥 호텔이다. 8개의 객실이 있으며 호텔 내 식당에서 정갈한 한정식 메뉴를 차려낸다. 휴모텔(952-0077)은 전 객실에서 서해가 보인다. 창밖 경치가 아름다울뿐더러 갯벌 체험이나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 국내서 딱 10대만 팔겠다는 마세라티의 패기… “성능 보니 그럴 만도 해”

    국내서 딱 10대만 팔겠다는 마세라티의 패기… “성능 보니 그럴 만도 해”

    강력한 8기통 엔진 장착, 최고출력 590마력최고속력 시속 304㎞, 국내 10대 한정 판매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28일 ‘2019 서울모터쇼’에서 최상급 슈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르반떼 트로페오’(Levante Trofeo)’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르반떼 트로페오는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5㎏·m에 달한다. 말 그대로 폭풍 같은 고성능을 자랑하는 SUV다. 시속 0㎞에서 최단시간에 시속 100㎞에 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3.9초에 불과하다.최고 속력도 시속 304㎞나 된다.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8기통 엔진이 장착돼 독보적인 스포츠카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첨단 ‘Q4 사륜구동 시스템’과 ‘통합 차체 컨트롤’(IVC) 시스템도 절정의 성능을 갖추는 데 한몫했다. 특히 르반떼 트로페오만의 새로운 ‘코르사(Corsa)’ 주행 모드는 최대 가속 성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르반떼 트로페오는 차량 전후 무게를 50대50으로 완벽하게 배분하고, 동급 차량 가운데 가장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해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서스펜션은 전륜에는 ‘더블 위시본’, 후륜에는 ‘멀티 링크 레이아웃’을 채택해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강력한 주행 성능과 조종 안정성을 보장한다.내·외관 디자인도 탁월하다. 르반떼 트로페오 전용 디자인으로 구현된 보닛에는 엔진 열을 식혀주는 배출구를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내부 시트로는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Pieno Fiore) 천연 가죽으로 마감된 스포츠 시트가 장착됐다. 도어 패널은 두 줄 바늘땀이 더해져 고급스럽다. 르반떼 트로페오 판매 가격은 2억 2700만원이며, 국내에선 단 10대만 판매된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FMK의 김광철 대표이사는 환영사에서 “국내 슈퍼 SUV 시장을 개척한 마세라티가 슈퍼 SUV 세그먼트의 완성체 르반떼 트로페오를 선보인다”면서 “동급에서는 필적할 수 없는 폭풍 같은 주행 성능과 감성으로 럭셔리 SUV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한편, 마세라티는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럭셔리 감성의 ‘그란루소 존’과 스포티한 매력의 ‘그란스포트 존’ 두 개의 공간을 운영한다. 공개된 르반떼 트로페오 외에도 ‘르반떼 그란스포트’,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루소’, ‘콰트로포르테 그란스포트’, ‘기블리 S Q4 그란루소’, ‘기블리 그란스포트’, ‘그란카브리오 스포츠’ 등을 함께 선보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추억이 있기에 아름다운 지금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추억이 있기에 아름다운 지금

    피아노 마니아들에게 3월의 최대 소식은 분명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내한 공연이었다. 지난해 가을에도 내한해 번스타인의 작품을 연주하며 화제를 모았으나, 이번 내한에서는 브람스와 함께 자신의 주 레퍼토리라고 할 수 있는 쇼팽의 작품들을 연주할 예정이라 관심이 더 높아졌다. 이미 대구와 서울 공연을 마치고 오늘 저녁 인천의 마지막 연주를 앞두고 있다. 폴란드 출신의 지메르만은 1975년 바르샤바 국제 쇼팽 콩쿠르 우승자다. 이후 도이치 그라모폰의 간판 스타로 고전과 낭만,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이름이 높다. 최근에는 자신의 ‘직계 후배’라 할 수 있는 조성진의 피아니즘에 대해 극찬을 보내 국내 팬들에게 더 친숙한 존재가 됐다. 하지만 지메르만의 인기는 언제 어디서도 흔들림 없이 완전무결한 주법과 자신의 악기를 갖고 다닐 정도로 음색에 예민한 완벽주의자의 면모에서 나왔다. 연주들이 모두 마무리되기 전이지만, 전문가급 애호가들이 보이는 이번 공연에 대한 반응 중 흥미로운 부분은 그의 ‘인간적 면모’에 대한 것이다. 60을 넘긴 그의 연주는 예전과 사뭇 달랐다.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고, 때론 기복 있는 모습으로 미스 터치를 내기도 하는 지메르만은 바늘 들어갈 공간도 보이지 않을 듯 촘촘했던 과거의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조금 낯설기도 했다. 지메르만은 이번 내한 직전 일본 순회 공연을 했는데, 우연찮게 나가노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때 내가 느낀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특히 눈에 띈 것은 연주만큼이나 변화한 그의 무대 매너였다. 지메르만은 불법으로 공연 실황을 녹음하는 등의 행위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에는 이 문제로 연주하는 도중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등 결벽증적 기질을 드러내곤 했다. 그의 심리 상태와 상관없이 이번 무대는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했고, 청중들의 갈채에 진심으로 감사의 모습을 표하며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연주 중 나온 작은 실수에 우스꽝스런 표정을 지어 청중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고, 앙코르 요청에도 후하게 응해 마지막까지 정신적 포만감을 제공했다. 진정한 대가의 모습이었다. 은발의 머리와 수염을 한 지메르만의 연주를 들으며 누구나 이상적인 예술가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멋진 인생의 감가상각을 떠올린다. 그럼에도 과거 그가 연주한 음반들을 떠올리는 것은 오히려 그 시절의 ‘나’를 그리워하는 행동이 아닐까. 예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들으면 누구나 ‘그때’ 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문세를 흥얼거렸고, 대한민국이 온통 서태지 이야기로 가득했으며, 지오디(GOD)의 노래를 들으며 공부하고 연애하던 그때. 우리의 지금이 소중한 건 분명 그 음악들과 함께한 ‘왕년’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마음에 깊이 와닿는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추억에 젖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내한한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가 연주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깔끔한 조형과 구성력, 매력적인 비브라토에서 나오는 절제된 감성 등 오랫동안 회자될 호연이었다. 온몸을 전율케 하는 짜릿함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내 머릿속 기억은 오래된 연주를 끄집어내며 고집을 피운다. ‘그래도 내가 아는 최고의 멘델스존 연주는 따로 있잖아?’ 클래식을 막 듣기 시작하던 어린이가 카세트테이프로 접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의 처음이자 최고의 연주는 20세기를 대표했던 명인 나탄 밀스타인(1903~1992)의 녹음이었다. 빈 필,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와 함께한 밀스타인의 연주는 내게 늘 ‘기준점’이다. 세상에는 좋은 연주가 차고 넘치지만, 열 살배기가 접한 명곡의 첫 만남이 이토록 훌륭한 연주자와 녹음이었다는 행운에 감사함을 느낀다. 아무 생각 없이 피아노를 뚱땅거리던 아이가 음악가가 되는 데 아마도 큰 역할을 했을 그 녹음을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들으며 미소 짓는다.
  • 오빠들 뮤비 속 그 장소로… 방탄 순례단

    오빠들 뮤비 속 그 장소로… 방탄 순례단

    방탄소년단(BTS)은 단순한 인기 아이돌 그룹을 넘어서 어느덧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됐다. 그들이 음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전 세계에 산재한 팬들에게 위안을 주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아이돌’을 통해 한복과 탈춤 등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기도 했던 방탄소년단은 그간 뮤직비디오 등 촬영지로 국내의 숨겨진 장소를 발굴해 오기도 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촬영지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사진 한 장, 영상 한 컷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국내외 팬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진 것은 당연하다. 방탄소년단의 흔적이 스민 대표적인 촬영지를 돌아봤다. 지도에서 양주, 강릉, 제천, 청주, 부안 등 다섯 곳을 선으로 이어 보니 숫자 7 모양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크게 틀고 이 ‘BTS 로드’를 따라 여행길에 올랐다.●‘봄날’ 뮤비 첫 장면 그대로… 양주 일영역 ‘봄날’ 뮤직비디오 첫 장면의 눈이 내리는 간이역. 뷔가 플랫폼 아래로 내려오더니 몸을 웅크려 철길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멀리서 봄을 싣고 달려올 기차를 기다리는 듯하다. ‘BTS 로드’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근교의 일영역이었다. ‘아미’라면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가장 먼저 떠올릴 곳이다. 경기 양주 장흥면에 위치한 이곳은 서울교외선상에 놓인 기차역으로 벽제역과 장흥역 사이에 있다. 1961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가 2004년 여객열차의 운행이 중지됐다. 이름 없는 수많은 간이역 중 하나였지만 2017년 방탄소년단 ‘봄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지금은 사시사철 팬들의 발길이 이어진다.일영역에 도착하자 안쪽에서 휴대전화로 재생한 듯한 ‘봄날’ 음악과 함께 밝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친구 세 명이 다양한 포즈를 지으며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 들린 ‘타타’(뷔가 만든 캐릭터) 인형과 ‘아미밤’ 덕분에 한눈에도 팬임을 알 수 있었다. 3년 전부터 방탄소년단 팬이 된 서은지(34)씨는 “뮤직비디오를 감명 깊게 봐서 오게 됐다. 팬들에게는 뜻깊은 장소”라며 웃었다. 팬이 아니라도 작은 간이역의 소박한 분위기를 느끼며 예쁜 사진 한 장 남기기에 손색없는 곳이다.일영역에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장흥조각공원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형형색색 개성을 뽐내는 40여점의 조각들 사이로 쉬엄쉬엄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공원 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제4회 뉴드로잉 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다. 화가 장욱진의 예술정신을 재해석한 신진작가 80명의 작품 155점을 1층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2층 상설전에서는 독창적인 조형세계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 삶과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유 네버 워크 얼론’ 커버 속 버스정류장 재현… 주문진해변 ‘봄날’의 여운을 마저 느끼기 위해 다음 목적지 강원 강릉으로 이동한다. 서울양양고속도로로 한참을 달리다 양양에서 남쪽으로 꺾어진다.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방향으로 조금 더 달리다 도착한 곳은 주문진해변이다. 1.5㎞ 해변이 길게 이어진 이곳은 강릉 최북단 해변이다. 주문리와 향호리에 걸쳐 있어 북쪽 일부를 향호해변으로 따로 부르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 ‘봄날’이 들어 있는 ‘유 네버 워크 얼론’ 앨범 재킷 촬영을 이곳에서 진행했다. 해변 주차장 근처에 ‘BTS 앨범재킷 촬영장소’라는 안내만이 큼직하게 서 있다. 강릉시는 지난해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방탄소년단 앨범 사진 속 버스정류장을 설치했다. 국내외에서 찾아온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애써 찾아온 해변에 파도치는 바다와 백사장만 있었다면 괜스레 허무했겠지만, 똑같이 재현된 포토존 앞에 서자 사진 속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맑은 바다에 높게 일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변을 거닐다 주문진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산시장 입구에 이르자 여유로운 해변과 대비되는 활기가 끼쳐온다. 대로변 양옆으로 늘어선 건어물 가게에서는 상인들이 쥐포, 황태채 등을 권하며 손님들을 부른다. 멸치, 홍합, 조갯살부터 큼직한 가오리까지 다양한 생선과 해산물이 바싹 말라 있다. 안쪽 좁다란 골목으로 들어서자 현대화되지 않은 진짜 전통시장이다. 복어, 오징어, 대게, 전복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수산물이 싱싱하다.●강릉까지 왔는데… 오죽헌·공방마을·카페거리는 들러야 강릉 시내 쪽으로 이동해 강릉의 역사를 대표하는 오죽헌에 들렀다. 5000원권 지폐의 인물 율곡 이이와 5만원권을 장식하는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태어난 집으로 조선 중종 때 건축됐다. 사랑채 툇마루 기둥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기 새겨져 있다. 몽룡실이라고 이름 붙은 별당 건물의 방 한 칸은 신사임당이 이이를 낳은 곳이다. 신사임당 영정이 모셔져 있다. 너른 마당에는 율곡송, 율곡매, 사임당 배롱나무 등이 수호목 역할을 하며 수백년간 자리를 지키는 등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오죽헌 옆 율곡기념관에서는 신사임당의 초충도 등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오죽헌에서 나와 바로 앞 예술창작인촌(공방마을)을 둘러본다.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파는 가게와 예쁜 카페들이 모인 곳인다. 가게 수는 많지 않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지만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여행객의 발걸음을 잡는다. 언제부턴가 ‘커피의 도시’로 불리게 된 강릉에는 곳곳에 커피향 가득한 멋진 카페가 많다. 골목골목에서 나만의 ‘인생 카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영 포에버’ 속 질주 장면 배경 모산비행장 아쉬운 발걸음으로 강릉을 뒤로하고 충북 제천으로 떠난다. 방탄소년단이 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려 한다. 방탄소년단이 최근까지 이어온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직전 ‘윙스’ 이야기가 양주 일영역과 강릉 주문진해변 등에 걸쳐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그보다 앞선 ‘화양연화’ 시리즈의 무대들을 둘러볼 차례다.제천 모산비행장은 제천 시가지 북쪽 끝에 자리 잡은 면적 18만여㎡의 시설로 육군 5019부대가 관리한다. 동서 정방향으로 뻗은 활주로는 약 1.1㎞ 길이로 곧게 뻗어 있다. 군사시설로 건설됐고 전투기가 뜨고 내렸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관제탑 없이 활주로 부지만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 쉬어갈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쓰이고 있다. 비행장 한 편에 인공구조물 설치 금지, 폐기물·쓰레기통 무단 방치를 금지하고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 안내판이 서 있을 뿐이다. 다만 군사시설이라 내비게이션에서 ‘모산비행장’으로는 검색되지 않고 위성지도에는 논밭으로만 표시된다. ‘의림지동주민센터’로 검색해서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활주로에 들어서자 ‘에필로그 : 영 포에버’ 뮤직비디오를 통해 익숙한 풍광이 펼쳐진다. 꿈을 가두는 철조망 미로를 헤치고 빠져나온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곳에서 ‘넘어져 다치고 아파도/ 끝없이 달리네 꿈을 향해’라고 노래하며 힘차게 질주했다. 넓은 비행장 하늘 한복판에는 마침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수백 마리의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닌다. 서쪽으로 저무는 저녁 해는 키의 세 배가 넘는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청춘의 상처를 보듬는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이 머리에 스치며 어딘가 애달픈 정취를 자아낸다. 시민들은 한가로운 오후 한때를 보낸다. 동네 어르신들이 조금 빠른 걸음으로 활주로 주변을 돌며 운동하고, 개를 끌고 산책 나온 사람들도 보인다.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머금고 활주로를 내달린다. 아빠는 어린 아들의 손에 드론 조종기를 쥐어 준다.●3분 거리 의림지·의림지파크랜드 들러 보기 모산비행장에서 차로 3분이면 닿을 거리에 제천 대표 관광명소인 의림지가 있다. 걸어서도 20여분이면 갈 수 있다. 의림지는 둘레 18㎞, 수심 8~13m의 저수지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부터 있었던,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로 통한다.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개울물을 막아 둑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오리들이 잔물결을 내며 조용히 떠다니는 의림지 맞은편에서 방탄소년단의 ‘아이 니드 유’ 등 신나는 노래들이 시끌벅적하게 들려온다. 의림지파크랜드 바이킹에서 나오는 소리다.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어 만세를 부르고 즐거운 비명을 연신 내지른다. 1998년 개장한 놀이공원은 허름한 외관으로 마치 시곗바늘이 그 시절에 그대로 멈춰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범퍼카, 회전목마, 디스코팡팡 등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행복한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낫 투데이’ 청주연초제조창 복합단지로 탈바꿈 청주로 발걸음을 옮긴다. 평택제천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차례로 갈아타고 2시간쯤 달려 옛 청주연초제조창에 다다른다. ‘유 네버 워크 얼론’ 수록곡 ‘낫 투데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주차장과 건물 옥상이 이곳 연초제조창이다. 다만 낡은 옛 건물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복합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창 공사 중이다.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직접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바로 옆에 지난해 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헛걸음은 아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경성 전매국 청주연초공장으로 개설된 뒤 58년간 담배를 생산했다. 이후 14년간 방치되다 공장 일부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연면적 1만 9855㎡,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미술관은 수장공간 10개, 보존과학공간 15개를 구비하고 있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기존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관하는 역할만 했던 수장고를 일부 개방해 관람객들이 수장된 상태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미술관들이 대개 백화점에 가지런히 전시된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이곳은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 쇼핑하듯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특별전 ‘별 헤는 날: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국내 유명작가 15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15분짜리 싱글채널 비디오 ‘정상에 선 사나이’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1977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등정한 산악인 고상돈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당시엔 전문 산악인이라는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고상돈은 이곳 연초제조창에서 일하며 등산활동을 이어 갔다. 영상은 일제의 담배 전매제도 도입, 국내 첫 양담배 생산, 직지심경 등 여러 이야기를 거미줄처럼 엮어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인 청주관은 현재 기획전시실을 포함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도보로 20분가량 떨어진 수암골에서는 보다 소박한 미술 이야기가 이어진다. 청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동네 골목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방문객이 늘었다.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제인’ 등 여러 드라마의 주요 무대로 각광받았고 특색 있는 카페들이 하나둘 들어섰다.●‘세이브 미’ 뮤비 배경 포토존 마련된 새만금홍보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전북 부안 새만금홍보관이다. 방탄소년단의 현란한 칼군무가 원테이크 기법으로 그려져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세이브 미’ 뮤직비디오가 새만금에서 촬영됐다. 홍보관 마당에는 이곳을 찾아오는 팬들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포토존 뒤편 울타리에는 멤버들의 이름과 ‘방탄 보라해’ 등 메시지가 빼곡히 적힌 리본이 줄줄이 매달려 있어 이미 많은 팬들이 다녀갔음을 알려 준다.부안에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부안영상테마파크에 들러 봐도 좋겠다. 수많은 영화, 드라마가 촬영됐는데 최근작으로는 ‘물괴’, ‘왕이 된 남자’, ‘백일의 낭군님’ 등이 있다. 4만 6000여㎡ 넓은 부지에는 경복궁·창덕궁 등 왕궁부터 기와촌, 평민촌, 공예촌, 저잣거리, 방목장 등 다양한 장소가 조성돼 있다. 성곽을 따라 걸으며 조선시대 한양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글 사진 양주·강릉·제천·청주·부안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조선시대 고문, 총독부가 없앴다” 日언론의 도발

    “조선시대 고문, 총독부가 없앴다” 日언론의 도발

    日산케이 ‘한국 군사 정권의 고문 수사의 뿌리’“잔혹한 고문, 조선총독부가 폐지” 주장 논란 한 일본 언론이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가 고문제도를 없애는데 기여했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잔혹한 고문에 희생된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매체는 오히려 총독부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오던 고문 수사를 폐지하는데 앞장섰다는 주장을 펼쳤다. 17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 군사 정권 고문수사의 뿌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2년 개봉한 영화 ‘남영동 1985’ 관람평을 언급했다. 작성자는 산케이신문 서울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미즈누마 게이코 편집위원이었다. 그는 “고문 수사의 뿌리가 일본 통치시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있다”며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저서를 인용해 “‘친일 경찰을 청산하지 못한 채 출발한 한국 경찰에서 고문은 어떤 의미에서는 원죄 같은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고문 수사 기법이 이미 조선시대부터 시행됐고, 마치 일제 총독부가 이런 고문을 금지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식의 논리를 펼쳤다. ‘잔혹한 고문을 조선총독부가 폐지’라는 소제목의 글에서 그는 “앞선 조선 시대에 고문 수사는 일반적으로 시행됐다”며 “고문의 하나인 ‘주리’(주뢰·죄인을 고문할 대 두 다리를 묶고 그 틈에 2개의 나뭇대를 끼우고 비트는 형벌)는 일본에서도 방영된 한국 역사드라마에 자주 등장해 일본에서도 꽤 많이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그는 “조선시대 초기에는 주리가 매질하는 형벌인 ‘태형’과 함께 남아 있었지만 조선총독부가 두 형벌을 폐지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친일 문학인’으로 꼽히는 김동인의 단편소설 ‘태형’을 거론하며 “김동인은 1919년 3월 출판법 위반으로 감옥에 수감돼 작품은 아마 그때의 옥중기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며 “태형이 폐지된 것은 1920년이었기 때문에 1919년에는 태형이 남아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역사 사료를 보면 총독부는 1912년 ‘조선태형령’을 선포했다. 즉결 심판 대상이 되는 행위에 대해 일본인에게는 구류나 과태료형을 부과하고 한국인에게는 태형을 실시한다는 차별적인 법령이었다. 이후 총독부는 1920년 대외적으로 태형을 금지시켰지만, 일제 군경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잡아들여 매질을 하는 등 잔혹한 고문을 했다. 일제가 독립운동가에게 시행한 고문 기법은 7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 군경은 대나무 바늘로 손톱 밑을 찌르거나 뜨거운 물을 붓고 가슴에 인두를 대 지지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잔인한 행위를 이어갔다.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서 남긴 말도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으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다”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어쩐지 무겁더라···’, 낚시바늘에 걸린 박격포탄

    ‘어쩐지 무겁더라···’, 낚시바늘에 걸린 박격포탄

    한 중국인이 연못에서 낚시를 하던 중 20센티미터 길이의 폭탄을 발견했다. 당시의 상황을 뉴스플레어, 라이브릭 등 여러 외신이 전했다. 지난 4일 중국 광둥성 중부 장먼시 연못 주위에서 촬영된 영상 속, 경찰관 한 명이 특수하게 제작된 폭발 방지용 장치 속에 낚시꾼이 발견한 불발폭탄을 조심스럽게 싣고 있는 모습이다. 이 폭탄의 표면은 심하게 부식됐으며, 확인결과 세계 2차 대전 때 사용됐던 박격포탄으로 판명났다. 경찰은 이 불발탄을 운반해 안전하게 폭발시켰다. 대어를 건졌다고 생각했을 낚시꾼,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건진 것 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사진=Top Life 2020 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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