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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권 입주 ‘갈수록 바늘구멍’

    서울 강남권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8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 ‘실질’ 입주아파트는 1833가구다.2003년 이후 가장 적다. 조합원분을 제외하고 일반에게 공급하는 입주량을 보통 실질 입주량으로 따진다. 강남지역에는 재건축 단지가 많아 조합원분을 제외한 입주량 비율은 다른 지역보다 낮다. 강남권의 실질 입주량은 2004년에는 8362가구나 됐지만 2005년에는 5664가구로 줄었다.2006년에는 5355가구로 소폭이지만 줄었다.올해에는 지난해보다 3500여가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강남권에 입주하는 아파트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은 재건축 아파트다. 올해 8월 송파구 잠실동에서 입주하는 잠실주공 3단지 재건축 단지인 트리지움의 경우 총 입주물량은 3286가구나 되지만 일반 물량은 25평형 410가구에 불과하다. 나머지 2800여가구는 조합원분이다. 11월 송파구 가락동에서 입주하는 래미안가락(한라시영 재건축)의 경우도 총 601가구 공급에 26평형 19가구만이 일반 물량이다. 나머지 500가구 이상이 조합원 몫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강남권은 재건축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순수하게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길섶에서] 3월 종달새/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종로통은 늘 살아 있다. 활기가 넘친다. 청계천, 을지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개인적으론 종묘 건너편 4가 거리가 푸근하다. 지금도 아날로그다. 풍광, 그리고 오가는 사람 마찬가지다. 어설픈 약장수가 구경꾼을 모으고, 주변 야바위꾼도 덩달아 신이 난다. 만능 세척제, 다기능 공구의 묘기꾼 역시 십수년 전 그대로다. 이렇게 정지된 공간이 4대문 안에 또 있을까. 한땐 꽤 큰 레코드 가게가 줄지어 있었다. 구하기 힘든 LP음반도 어딘가에 박혀 있었다. 가요, 클래식 가리지 않는다. 위일청 유가화 명혜원의 초기 음반을 여기서 만났다. 라벨, 사라사테, 파가니니의 다양한 버전도 이 곳에선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제 음반 가게는 거의 없다. 음반시장 쇠락 때문이다. 디지털의 그림자다.LP판 바늘을 구하러 자주 찾았던 가게도 한참 전 문을 닫았다. 판은 꽤 모았는데, 이따금 바늘 걱정이다. 홀로 남은 S가게의 간판이 오히려 어색하다. 그래도 거리는 지난날을 아쉬워 않는다. 봄비 뒤의 모습이 청명하다. 차이코프스키의 ‘3월 종달새’를 듣고 싶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습지보호지역은 멸종위기종 ‘천국’

    습지보호지역은 멸종위기종 ‘천국’

    1997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낙동강 하구(부산)와 우포(경남 창녕), 무제치늪(경남 양산)에 대한 생태조사 결과 멸종위기 동식물이 대거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습지지정 이후 낙동강 하구에서는 수달과 노랑부리저어새, 매, 노랑부리백로 등 멸종위기동물Ⅰ급 11종이 발견됐다. 또 큰고니, 쇠황조롱이 등 멸종위기Ⅱ급 조류 21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종은 37종에서 36종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습지 지정 이후 물범 등 포유·양서류 4종이 살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혹고니와 두루미, 느시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국내 최대 자연습지인 우포늪에선 노랑부리저어새 등 멸종위기Ⅰ급 동물 4종을 비롯해 큰기러기, 가시연꽃 등 멸종위기Ⅱ급 동식물 17종 등 21종의 멸종위기 동식물이 발견됐다. 습지지정 이전(14종)과 비교해 7종이 늘어났다. 무제치늪은 고층습원(산지늪)의 특징적인 식물 군락이 잘 발달돼 있으며 이 가운데 바늘골-끈끈이주걱 군락은 보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낙동강 하구둑 건설로 인해 주변 해안 지형이 크게 바뀐 것도 확인됐다. 하구둑 건설 이후 20년 동안 사주(砂洲) 면적이 45만 4300㎡ 늘어났다. 특히 위성사진으로 관측한 결과 1987년 하구둑 건설 이후 생긴 맹금머리등 사주는 18만 6300㎡에 이르렀다. 사주는 바다속 모래나 강물이 운반한 모래가 파도의 힘이 적어진 곳에 쌓여 형성되는 길쭉한 모양의 모래섬이다. 환경과학원 서민환 경관생태과장은 “하구둑 건설로 낙동강의 운반작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류와 파랑의 운반작용이 커져 바다에서 하구쪽으로 이동한 모래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일요영화]

    ●연애사진(SBS 밤 1시05분) 이루지 못했기에 첫사랑은 아름답다. 아련한 첫사랑의 향수에 사진작가의 꿈을 접목시킨, 감각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멜로 영화다. 일본과 뉴욕을 배경으로 사진에 얽힌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제목처럼 영화는 사진으로 시작해서 사진으로 끝난다. 그렇게 자극적인 러브스토리는 아니지만 시나브로 커져가는 이들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는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사랑이 남긴 사소한 기억들까지 알뜰하게 담아낸다. 사진미학의 매력도 한껏 살렸다. 상큼한 귤처럼 다가왔다 미련 속으로 사라지는 첫사랑의 여인 시즈루는 일본 청춘스타 히로스에 료코가 열연했다. 커다란 눈과 환한 미소가 신비감을 안겨주는 그녀는 영화 ‘철도원’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열등감과 질투 때문에 사랑을 외면하는 유약한 남자 주인공 마코토는 미남 배우 마쓰다 류헤이가 맡았다. ‘연애사진’은 아마추어 사진작가 마코토가 3년 전 헤어진 연인의 편지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사진 전시회에 와달라는 초대장과 뉴욕의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본 그는 과거 속으로 시계바늘을 돌린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블루히트(MGM 오후 5시) LA 경찰청 소속 프랭크 댈리 경위(브라이언 데니히)는 몇년째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마약밀수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특수임무를 부여받고 차출된 유능한 부하들 호조, 웨인, 리키와 함께 특별수사대에 배속돼 단서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피라미’에 불과했던 리스가 갑자기 급부상하자 리스의 회사를 덮치지만 친구이자 상관인 토레스 경감의 비협조로 아무 단서도 얻지 못한 채 사상자만 낸다. 이 일로 인해 프랭크와 그의 팀은 정직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굽힐 줄 모르고 밀어붙이는 성격의 프랭크는 정보원인 포주 에디로부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받기로 하고 수사를 계속하다 범인의 손에 부하 호조를 잃는다.
  • 부이사관·경찰서장·육군대령 등 합격

    ‘현직 부이사관, 전 경찰서장과 육군 대령….’ 대전지하철 역장에 합격한 이들의 면면이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따낸 것이어서 역장되기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28일 대전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오는 4월 개통할 예정인 대전지하철 1호선 2단계(정부대전청사∼외삼역구간) 10개 역장 합격자를 확정했다. 합격자 가운데 경찰서장(총경)·대령·은행지점장 출신도 있지만 대전시 국장을 거친 현직 시 산하 기관장도 포함돼 있다. 이 기관장은 정년 1년을 남겨놓고 명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현재 연봉은 6500만원 정도다. 퇴직을 앞둔 충남지방경찰청 경감 1명도 합격했다.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국민에게 진 빚을 봉사로 갚고 싶어 역장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번 역장 모집에는 현 1단계 부역장 2명이 재응시, 역장으로 변신했다. 한 소령 출신 여성은 15명이 올라온 최종 면접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이번 역장모집에는 총 107명이 응시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 가운데는 교장·교감 출신도 섞여 있었지만 군 고위 간부 출신이 절반을 넘었다. 역장은 도시철도공사로부터 업무를 수탁받은 개인법인이다. 관리, 회계책임을 지고 있지만 역무원 인사권도 갖고 있다. 이들은 매달 역무원이 9명이면 1800만원,10명이면 2000만원,13명이면 2300만원의 위탁운영비를 받는다. 이 돈은 관리비 등과 역장, 역무원 월급(150만원 안팎)으로 사용된다. 역장 월급은 250만∼300만원선이다. 정년 규정도 없다. 모집 때에는 만 60세로 제한했지만 2년 계약기간이 끝날 때마다 운영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재계약할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12명을 모집한 1단계 때에는 61명밖에 응시하지 않았는데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작은 일을 맡는 자리지만 취업난을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석의 갯바위 통신] 전남 여수 소리도 감성돔 낚시

    감성돔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값이 비싸지는 것은 물론, 사려고 해도 시장에서조차 구하기가 어렵다. 열심히 발품 팔아 찾았다 싶으면 냉동된 감성돔, 혹은 명절 즈음해서 들여오는 수입산 돔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전에는 불법어선(일명 고대구리 어선)들의 남획 덕택(?)에 남해안 포구 곳곳의 새벽시장에서 싱싱한 감성돔 활어들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철저한 단속으로 인해 낚시인의 낚싯바늘에 걸려 올라왔거나, 양식된 감성돔이 아니면 남해안 수산물 시장에서조차 감성돔 얼굴 보기가 힘이 들 정도가 됐다. 다시 말해 돈 주고 사는 것보다 직접 낚아야 싱싱하고 귀한 감성돔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남해안 대부분의 바다에서는 감성돔 낚시가 한창이다. 어디로 가야 펄펄 뛰는 대물 감성돔을 낚을 수 있을까. 이번엔 교통이 편리하고, 낚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낚시 가이드 배로 포인트 진입이 용이하기 때문에 국내 바다낚시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전남 여수 소리도로 가보자. 바다의 이상 고수온 때문에 요즘 감성돔들이 일정한 장소에 머물지 않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수온이 올라가면 수심 얕은 곳에서 활발한 먹이활동을 하는가 하면, 수온이 갑자기 1도라도 떨어질라치면 무작정 10m 이상의 수심 깊은 곳에서 웅크린 채 꼼짝 않고 지내는 것이다. 여수 금오열도권에 속하는 소리도는 동쪽으로는 깊은 수심대, 서쪽으로는 얕고 낮은 여밭 형태의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들쑥날쑥하는 감성돔의 움직임에 신속하게 대응함과 아울러 감성돔이 은신할 수 있는 포인트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섬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한다고 해도, 약간의 요령이 있어야 감성돔 얼굴이나마 볼 수 있다.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요령 중 하나가 입질의 기다림이다. 감성돔의 움직임이 불분명한 이 시기에는 어느 포인트에서나 물때에 맞춰 하루에 많게는 두번, 적게는 한번 정도 감성돔 입질을 받게 된다. 그래서 약간은 피곤하겠지만,‘하루 중 꼭 한번은 감성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간간이, 그러나 지속적으로 밑밥을 투여해야 한다. 또 낚싯대를 갯바위 바닥에 두지 말고, 쉬지 않고 낚시를 해야 한다. 이렇게 노력한 끝에 이끌어낸 입질이라면 아마도 살림망이 가득찰 정도의 대물급 감성돔이 낚싯바늘을 물고 있을 것. 따라서 채비도 실하게 써야 한다. 원줄 3호에 목줄은 2호 이상, 바늘은 감성돔 전용 3∼4호 정도로 다소 큰 것을 사용해야 모처럼 들어온 감성돔의 입질에 설걸림이 없다. 감성돔과 한판 승부를 벌이려는 조사들의 발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낚시 가이드배 예약이나 현지 조황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편하게 감성돔 사냥을 즐길 듯하다. 여수 ‘포인트 24 낚시 출조점’ 011-9624-0049.
  • 방탄복에 숨은 원리는 총알 막는 그물

    방탄복에 숨은 원리는 총알 막는 그물

    즘 고구려 건국을 다룬 인기 사극 ‘주몽’에서는 군사들이 칼을 막아낼 수 있는 철갑옷으로 무장해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주목을 끈다. 시공을 훌쩍 뛰어넘어 최근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테러 위협에 대비하라는 의미로 방탄 조끼를 선물받아 화제가 됐다. 그러면 신체를 보호하는 방탄복이나 방탄 유리 등 방탄 장비는 어떤 원리로 총알 등을 막아낼 수 있을까. ●총알 뚫지 못하게 그물처럼 촘촘하게 짜 한낱 섬유로 만든 방탄복이 총알을 막을 수 있는 원리는 그물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높은 강도를 지닌 유리섬유를 빽빽하게 압축해 가로세로 엇갈려 짜는 것이다. 방탄복의 재료인 방탄 섬유는 보통 실과 달리 매우 질기고 탄성이 좋다. 같은 굵기의 강철보다 10배 이상 강도가 높다. 이 섬유로 만든 실을 그물처럼 촘촘하게 짠다. 여기에 총알이 명중하면 그물을 이룬 실은 총알에 의해 눌려지며 잡아당겨지게 된다. 이때 실이 견디는 힘, 즉 인장강도가 커져 총알은 관통할 수 없다. 마치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옴짝달싹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총알에서 발생하는 고열이 섬유를 녹이면서 응집작용을 일으켜 총알의 운동에너지를 떨어뜨리게 된다. 방탄복의 비약적인 발전은 2차 세계 대전 중 초강력 합성섬유인 ‘케블라’가 개발되면서부터 가능해졌다. 이 섬유를 10∼20장 정도 겹치면 총알을 막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1866년 병인양요 직후 요즘과 같이 가벼운 방탄조끼가 등장했다.‘면제배갑’이라고 불린 이 방탄조끼는 헝겊 13겹을 겹쳐 단단히 꿰매 총탄의 운동 에너지를 차례차례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신미양요 때 톡톡히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입고 있으면 너무 더운데다 불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방탄 조끼가 총알을 막는다 하더라도 충격까지 완전히 완화하지는 못한다. 몽둥이로 맞을 경우 옷을 뚫지는 못하지만 충격이 전달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방탄 유리, 고분자 필름 이용 유리는 그 자체로 어느 정도 방탄 기능을 갖는다. 유리 두께가 4∼5㎝를 넘으면 권총 총알이 뚫지 못한다. 유리섬유가 방탄복의 소재로 쓰이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만한 두께의 유리는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때문에 폴리에틸렌으로 된 고분자 필름이 이용된다. 이 필름을 투명하게 만들어 2장의 강화유리 사이에 채워 넣거나, 고온·고압으로 성형해 붙이면 방탄 유리가 만들어진다. 유리에 선팅필름을 부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풍선에 테이프를 붙이고 바늘로 찌르면 풍선이 터지지 않는 이치와 같다. 총알 등이 유리를 관통할때 방탄필름이 조각난 유리를 꽉 붙잡게 되면서 깨어지지 않는 것이다. ●거미줄, 액체 방탄복 등장할까? 보다 더 단단한 방탄 섬유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과학자들은 최근엔 거미줄로 만든 방탄복에 주목하고 있다. 거미줄의 강도가 어느 섬유보다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거미줄로 짠 섬유를 이용한 방탄복은 합성섬유나 강철로 만든 방탄복보다 탄성이나 인장강도가 몇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거미줄의 대량 생산 여부인데, 최근에는 거미의 유전자를 동물 세포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액체 방탄복’도 개발 중이다.‘Armor Holdings’라는 갑옷 제작 업체는 최근 특수 섬유(fiber and polymer)를 이용한 액체 형태의 투구와 갑옷을 선보였다. 총알이나 칼 등 딱딱한 물체가 충격을 가해 오면 단단한 고체로 변하는 원리를 적용시켰으며, 경찰이나 군, 교도소 등에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친아버지에 9년간 성폭행 여성 수기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친아버지에 9년간 성폭행 여성 수기

    “지난번 가출 이후 그 사람은 모든 창문에 쇠창살을 쳤다. 잡혀와 기절할 때까지 맞았다. 그 사람이 쓰는 침대는 성폭행을 위한 형틀로만 보였다.” ‘그 사람’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친 딸을 성폭행한 아버지다. 성폭행 당한 딸은 ‘水(수)’라는 필명으로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식지인 ‘나눔터’에 친아버지로부터 무려 9년 동안 당한 성폭행 수기를 연재 중이다. 그는 ‘납치됐다.’고 여관주인에게 말해 경찰의 도움을 받고서야 지옥같은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친아버지가 딸을 성폭행하는 이야기는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변태 성욕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은밀하면서도 엄연히 일어나고 있다. 다만 피해자들이 입을 닫거나, 우리 사회가 모르고 있을 뿐이다. ●친족 성폭력 지난해 313건으로 급증 20일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2004년 상담사례 2362건 가운데 친족에 의한 성폭력은 136건이었다.2005년에는 219건, 지난해에는 313건으로 증가했다. 법원 판결이 확정된 친부의 성범죄는 2001년∼2006년 사이 241건이다. 의부 등에 의한 성범죄까지 합하면 510건에 이르고 드러나지 않은 인면수심의 성범죄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A(41)씨는 딸이 10살 때부터 성폭행을 시작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자신 외의 남자는 만나지도 말라고 했다. 딸이 남자를 포함한 친구들과 놀러갔다온 사실을 알게 되자 분을 참지 못해 흉기를 휘둘렀고, 딸은 다리에 10바늘 이상 꿰매야 하는 부상을 입었다.B(43)씨는 3년 전 “아빠 생일에는 원래 선물로 주는 것”이라며 6살짜리 딸을 성폭행한 뒤 “말하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친부에 의한 성폭행 문제 해결에는 가족, 특히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변태 아버지’는 가정폭력, 알코올 중독 등 다른 문제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 가정내 해결이 쉽지 않다.C(44)씨는 두 딸이 13살,12살이던 무렵부터 2년여 동안 성폭행을 계속했다. 이혼을 요구하는 부인에게는 주먹질을 일삼았고, 겁을 먹은 딸들은 더 심한 성폭행에 시달려야 했다. ●가족들이 신고 두려워해 범행 장기화 한국청소년개발원 서정아 부연구위원은 “친 아버지에 의한 성폭행은 가족들이 신고를 두려워해 외부 유출이 안 되고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자매가 모두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신적 치료와 주변의 지지, 신뢰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딸을 성폭행하는 이들의 경우 단순한 성적 욕망이 아니라 사회적 열등감이나 부인에 대한 분노 등을 약자인 딸에게 대신 표출하는 성향이 짙다고 진단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설빔! 곱기도 해라

    설빔! 곱기도 해라

    어린 시절 입었던 한복은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다. 수십년 한복만 지어 동네에서 바느질 솜씨 좋기로 소문난 할머니를 찾아가 어머니가 맞춰 오셨다. 색깔 고운 명주천으로 만든 삼회장 저고리의 아름다움은 잊혀지질 않는다. 그땐 한복을 입어야 명절이 오는 줄 알았는데…. 요즘처럼 결혼, 돌잔치에나 입는 예복으로 굳어지는 현실이 아쉽다. 예전처럼 길거리에서나 신혼부부가 북적이는 공항·역사에서도 한복을 입은 사람이 넘쳐 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주 입지도 않는데 뭐하러 비싼 돈들여 한복을 맞추나 하지만 역시 명절엔 한복을 입어야 제맛이다.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을 갖춘 대여 업체도 많으니 이번 설에는 꼭 한복을 입어보시길.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의상&도움말 : 황금바늘(김영미 연구원장) 김혜순한복(김혜순 원장) # 여성 한복은 저고리 고름 짧거나 없애 매듭단추로 디자인은 한복 본연의 멋이 풍겨나는 전통 스타일이 여전히 인기다. 단일색보다 훨씬 색감이 뛰어난 반회장·삼회장 저고리가 많아졌다. 길이는 가슴을 자연스럽게 덮는 정도로 내려왔다. 동정이나 깃의 넓이가 넓어 목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간편함을 추구해 간혹 저고리의 고름을 짧게 하거나 아예 없애고 매듭 단추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두드러진 경향은 저고리 위에 배자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 원래 한복은 두루마기까지 갖춰 입어야 하나 활동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기피해 온 게 사실. 저고리와 치마만으로 외출하기에는 차림새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배자를 걸치면 좋다. 격식도 차릴 수 있고 색다른 멋도 연출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색상은 예년에 비해 많이 밝아지고 화려해지고 있다. 파스텔톤의 부드럽고 화사한 고운 빛깔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천연 염색 과정을 통해 재현한 동백꽃, 홍시, 앵두, 하늘, 감청, 연보라, 청보라, 먹색 등은 한복의 아름다움을 더욱 살려준다. 전통의 멋을 살리기 위해서 상·하의는 동일 색상으로 하기보다는 보색 대비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재는 한복의 선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소재가 채택되고 있다. 이는 한복의 현대화·퓨전화의 영향. 웨딩드레스에서 주로 사용하던 레이스 소재 등 양장지, 서구적인 옷감까지 과감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손으로 짠 것처럼 자연스러운 질감이 돋보이는 옥사 같은 얇은 소재가 여전히 선호되고 있다. 옷의 맵시를 위해 대부분 깨끼(3겹) 바느질을 하기 때문. 추운 겨울엔 역시 도톰한 명주만 한 게 없다. 명주는 질감이 자연스러운데다 은은한 광택까지 있어 고급스러워 보인다. 이번 설에는 옷 선이 둔탁해 보이지 않도록 전통 명주보다 약간 얇아진 원단이 주로 쓰이고 있다. # 남자 한복은 활동성 높은 화섬원단으로 바지 저고리는 고급스럽고 착용감이 좋은 명주로 만들고 조끼나 배자는 차분하면서 중량감 있고 은은한 광택이 나는 모보단으로 만들어서 조화를 이루면 멋스럽다. 활동성을 고려한다면 천연섬유보다 화섬원단을 사용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남자의 경우, 두루마기를 꼭 갖춰 입어야 하는데 수직실크, 모보단, 명주, 양단류가 꾸준하게 애용되고 있다. 남자 한복은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조로워서 싫다면 여밈 부분에 포인트로 자수를 넣어 장식효과를 준다. ■ 체형따라 입기 ●키가 작고 뚱뚱한 체형 먼저 키를 커 보이게 하기 위해 저고리 길이를 짧게 하고 치마 길이를 길게 한다. 이때 치마폭을 너무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치마 색은 진감청, 청록색 등 진한 색으로 하고 저고리 색은 같은 계열의 연한 색으로 매치한다. 삼회장 저고리는 어깨가 좁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키가 작고 마른 체형 저고리와 치마를 채도를 달리한 같은 계열의 색상으로 하면 키를 커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저고리는 약간 어둡게 하고 치마는 그보다 연하고 화사해 보이는 색상을 입어 풍성한 느낌을 강조한다. 고름을 보색으로 길게 늘어뜨리는 것도 키를 늘리는 한 방법. ●키가 크고 마른 체형 카키, 감청, 홍대추, 먹색과 같은 진한 색상의 치마를 입어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마폭을 넓게 하여 주름을 촘촘히 잡아 풍성하게 한다. 저고리는 약간 길게 하고 목이 너무 길어 보이지 않게 깃은 넓게, 길이는 조금 짧게 달아준다. 저고리는 치마와 달리 밝은 색상으로 고른다. ●키가 크고 뚱뚱한 체형 치마색을 진하게 하고 치마 주름을 일자형으로 길게 잡아야 부해 보이지 않는다. 저고리는 연한 색상에 진한 색으로 삼회장 디자인을 하면 몸이 축소되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저고리에 너무 큰 형태의 자수나 금박장식은 삼간다. 이런 체형은 다소 목이 굵은 편이라 깃을 약간 길게 하여 목선을 길어 보이도록 한다. ■ 맵시를 잘 살리려면 체형에 맞게 한복을 골랐어도 제대로 입지 못하면 한복의 우아함을 살릴 수 없다. 한복은 특히 속옷을 잘 갖춰 입어야 하는 의복이다. 속옷을 잘 입었을 때 아름다운 항아리형 실루엣이 살아난다. 옛 여인들은 속속곳, 바지, 단속곳, 무지기치마, 대슘치마 등 여러 개의 속옷을 겹겹이 입었다.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속바지와 속치마는 입는 게 좋다. 좀더 신경을 쓴다면 단속곳까지 입어 상체는 약해 보이고 하체는 풍성해 보이는 한복의 ‘상박하후’의 멋을 더욱 살릴 수 있다. 치마를 여밀 때는 겉자락이 왼쪽으로 여며지게 입는데, 여며지는 정도는 뒷 중심에서 양쪽으로 약 7㎝쯤이면 된다. 저고리를 입을 때 주의할 점은 어깨 솔기가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약간 앞으로 숙여 입어주고 치마 말기 부분이 저고리 밖으로 보이지 않도록 한다. 남자 한복에서 대님치기가 관건이다. 안쪽 복사뼈에 바지의 마루폭 선을 대고 바지폭을 안쪽에서 뒤로 돌려 끝부분을 복사뼈 바깥쪽에 갖다 댄다. 대님 중앙부를 안쪽 복사뼈에 대고 두 번 돌려 묶는다. 매듭이 안쪽 복사뼈에 오도록 한다. 이때 한쪽 끝을 다 빼지 않고 고(옷고름이나 노끈 따위의 매듭이 풀리지 않도록 한 가닥을 고리처럼 맨 것))를 만들어 놓는다. 나머지 한쪽 끈으로 고를 만들어 매듭을 지어 주면 세 갈래 모양이 된다. 이렇게 매는 것이 올바른 매듭법이며 잘 풀어지지 않는다.
  • [프로농구] 유도훈 감독, 스승 신선우 눌렀다

    ‘청출어람이 시작됐다.’ ‘코트의 여우’ 유도훈(40) KT&G 신임 감독이 스승인 ‘신산’ 신선우(51) LG 감독을 디딤돌 삼아 사령탑 데뷔 세 경기 만에 첫 승을 낚아챘다. 유 감독은 99∼00시즌 현대 걸리버스(현 KCC)에서 플레잉코치로 뛰며 신 감독 밑에서 지도자 수업에 돌입했다. 올시즌 LG에 이르기까지 ‘실과 바늘’ 사이로 신 감독을 거들며 쌓은 승수만 정규리그 통산 222승. 지난달 말 유 감독은 존경하는 스승 곁을 떠나 KT&G 사령탑으로 독립했다. 하지만 첫 승 신고가 쉽지 않았다.2연패를 당했다. 승리에 목마르던 유 감독은 공교롭게도 9일 창원에서 친정 LG를 맞닥뜨렸다.첫 승 3수에 나선 제자에게 신 감독은 “좋은 성적을 거둬 장수하는 감독이 됐으면 한다.”고 여유 있는 덕담을 건넸다. 용산고-연세대 동문이고 또 실업 현대전자 시절부터 감독-선수, 감독-코치로 1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령탑의 경기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이날 눈빛 한 번 마주치지 않았을 정도였다. 유 감독은 경기 내내 벤치 앞으로 나와 선수들을 독려했다.2쿼터 중반까지 벤치에서 관망하던 신 감독도 KT&G가 조금씩 도망가자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누구보다 상대를 잘아는 장수끼리 펼쳤던 접전은 3쿼터 막판 균형이 깨졌다.67-62로 앞선 KT&G는 단테 존스(33점 9리바운드)가 연속 3점포를 뿜어내 11점 차로 달아났다.4쿼터에서도 13점을 뽑으며 원맨쇼를 펼친 존스 덕택에 KT&G가 99-88로 이겼다.KT&G는 존스 외에도 트리플더블(12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을 기록한 주희정, 양희승(18점), 주니어 버로(14점), 은희석(13점)이 고르게 활약해 2연패를 끊고 단독 7위(17승21패)가 됐다. 찰스 민렌드가 무려 40점(13리바운드)을 넣었으나 현주엽의 부상 공백이 아쉬웠던 LG는 21승17패로 3위를 유지했다. 유 감독은 “후반에 LG의 퍼비스 파스코가 나오지 않았는데 신 감독님이 봐 준 것 같다.”며 비로소 웃음을 지었다. 제자에게 패한 뒤 “수고했다.”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묵묵히 돌아섰던 신 감독은 “당장 이익보다 앞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감독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인천 경기에서는 동부가 95-75로 승리, 전자랜드전 11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는 팀 창단 이후 동부전 전패의 늪에서 허덕였다. 동부는 이날 양경민과 손규완이 부상으로 빠져 위기를 맞았으나 ‘트윈 타워’ 자밀 왓킨스(24점 15리바운드)와 김주성(22점 7리바운드)이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했고, 강대협(20점)이 분발하며 완승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양초 시소 만들기

    [신나는 과학이야기] 양초 시소 만들기

    축하와 기념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케이크라면 이를 더욱 화려하고 의미있게 장식하는 것이 양초다. 탈취 기능도 있어 실내의 담배 냄새나 고기 굽는 냄새 등을 제거하는 생활 속의 팔방미인이라 할 수 있다. 양초를 이용한 몇 가지 실험을 해보자. 양초를 이용한 실험의 첫 단계는 촛불의 관찰이다. 양초에 불을 붙여 받침에 세운다. 촛불의 광채와 아름다움, 신비로움을 느껴보고 불꽃 모양, 양초 몸통을 타고 흐르는 촛농, 불꽃 위의 그을음, 까맣게 변한 심지와 심지 끝 빨간 불똥 등을 관찰해 보자. 양초가 녹아 심지 주변에 촛농이 고이면 연필심이나 색소 가루를 떨어뜨리고 가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보자. 알루미늄 호일로 대롱을 만들어 심지 근처에 가져가 대롱을 통해 나오는 기체에 불을 붙여 보고 이유를 생각해 보자. 양초에 불을 붙이면 불꽃 근처의 양초 파라핀이 녹고, 녹은 액체 파라핀이 심지를 따라 올라간다. 색소 가루나 연필심 가루를 녹은 가장자리 쪽의 촛농에 떨어뜨리면 가운데 심지 주위로 모이면서 심지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액체 속에 모세관을 넣었을 때 관 내부의 액체 표면이 외부의 표면보다 높거나 낮아지는 모세관 현상에 의한 것이다. 수건이나 흡수지에 물이 저절로 스며드는 것이나 식물의 뿌리에서 흡수된 수분이나 양분이 식물 전체에 퍼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심지의 미세한 틈을 타고 심지 끝으로 운반된 액체 파라핀은 뜨거운 촛불의 열에 의해 기화되고 산소와 결합하여 불이 붙게 된다. 이번에는 촛불을 가로와 세로로 잘라 보자. 철물점에서 창틀 방충망으로 쓰이는 알루미늄 그물을 구해 촛불 위에서 지그시 내려 덮으면 불꽃이 도넛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쑤시개나 꼬치용 나무 바늘을 옆으로 들고 나란히 해 촛불에 가까이 댔다가 뗀다. 불꽃에 따라 이쑤시개에 검게 탄 자국이 다르게 생긴다. 양초의 불꽃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가장 바깥쪽은 겉불꽃으로 산소 공급이 잘돼 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온도도 섭씨 1400도로 가장 높아 불꽃의 색깔을 거의 볼 수 없다. 가운데 부분은 속불꽃인데, 산소 공급이 부족해 생긴 그을음(탄소알갱이)이 열을 받아 가장 밝게 빛나고, 온도는 섭씨 600도 정도다. 가장 안쪽의 검은 부분은 불꽃심으로 그을음이 가장 많이 생기며 온도는 300∼400도 정도. 양초의 불꽃 위를 금속 망으로 덮으면 가장 안쪽이 검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초는 탄소와 수소가 주성분인 파라핀 왁스로 돼 있다. 완전 연소하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발생한다. 하지만 심지 부근은 산소와 접촉 기회가 적어 불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따라서 심지 부근에 알루미늄 대롱을 연결해 두면 미처 타지 못한 파라핀 증기 성분이 대롱을 따라 흰 연기로 나오게 되고, 여기에 불을 붙이면 더 탈 수 있게 된다. 양초 시소를 만들어 역동적인 실험도 해보자. 같은 모양의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준비한다. 철사가 통과할 수 있도록 같은 위치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는다. 양초의 양끝을 칼로 다듬어 심지가 나오도록 한다. 양초의 중간 지점에 철사를 가열해 통과시키고 균형을 맞춘다. 양초의 양쪽 심지 부분에 불을 붙이고 어느 한쪽을 아래쪽으로 내려 타게 만든 다음 손을 놓으면 시소처럼 움직인다. 아래쪽으로 기울어진 부분의 양초는 불꽃과 더 많이 접하기 때문에 더 빨리 녹게 되고 결과적으로 위쪽 불꽃보다 더 빠르게 연소가 일어나 촛농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양초가 녹아서 가벼워지면 위로 올라가고, 반대쪽이 아래로 내려가서 마찬가지 현상이 되풀이된다. 양초의 연소 속도와 질량 변화에 따라 시소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운동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김연숙 부평고등학교 교사
  •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충남예산 예당지 겨울물낚시

    [낚시사랑과 함께 월척 樂漁] 충남예산 예당지 겨울물낚시

    예년 같으면 노지 낚시터마다 결빙이 되어 얼음낚시를 즐기는 마니아들은 해가 오르기 전 어두운 얼음판에 올라 얼음구멍을 뚫어대는 소리로 새벽을 열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겨울답지 않은 날씨속에 얼음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요즈음, 얼음낚시뿐 아니라 살얼음 때문에 물낚시도 쉽지만 않다. 몇년전부터 많은 낚시인들이 겨울철 노지 물낚시터로 즐겨 찾는 곳이 충청남도 예산군에 위치한 예당저수지. 국내 제일의 민물낚시터란 명성답게 330여만평의 넓은 수면적은 어지간한 추위에도 결빙이 되지 않는다. 비교적 수심이 깊고 바람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는 후미진 곳이 겨울철에도 얼음이 얼지 않아 물낚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상류권인 동산교 주변과 하류권인 후사리 일대가 겨울철 물낚시의 대표적인 포인트다. 상류권 동산교 주변은 동산교를 중심으로 상류쪽으로 위치한 붕어나라 좌대 포인트를 들 수 있고, 노지 포인트로는 대회장 일대가 좋다. 하류권 후사리 일대는 한물좌대를 중심으로 포인트가 형성된다. 국민관광지 아래쪽도 좋은 노지 포인트. 동산교낚시 대표 이석규(50)씨는 “올해는 겨울을 잊은 날씨로 인해 얼음낚시가 불가능하고, 부분적으로 물낚시포인트가 많이 형성되어 있어 순백의 눈속에서 즐기는 겨울철 물낚시에서 색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다.”며 “겨울에 느끼는 물낚시 손맛은 가벼운 채비에 있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활성도가 많이 떨어진 붕어의 입질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이를 극복하고 좋은 조과를 올리는 방법은 예민한 찌맞춤에 있다. 즉 저부력의 찌와 작은 봉돌을 이용해 마이너스 찌맞춤해 주는 것. 원줄은 1.5∼1.7호, 목줄은 합사 1∼1.5호. 바늘은 붕어5호 외바늘로 가볍게 채비구성을 해야 이상적이다. 대편성은 노지 기준 3.0칸대 이상을 사용한다. 미끼는 수심에 따라 달리 사용한다. 깊은 수심은 섬유질 떡밥에 어분류 떡밥을 혼합해 여러차례 주물러 찰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깊은 수심에 채비가 안착할 때까지 미끼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팥알만한 크기로 바늘에 달아 사용한다. 낮은 수심의 노지낚시에는 섬유질떡밥과 집어제를 사용하는데, 부드럽게 반죽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낚시가 가능한 시간대는 오후부터 자정 즈음까지. 자정을 넘어가면서 얼기 시작한 살얼음이 오전에는 녹지 않기 때문이다. 수심 2m 내외에서는 씨알좋은 떡붕어 손맛을 볼 수 있으며,4m가 넘는 깊은 수심에서는 6∼7치급 씨알의 토종붕어를 만날 수 있다. 포인트마다 편차는 있지만, 주로 저녁나절 입질이 활발해 30㎝급 떡붕어를 비롯,20∼30여수의 조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1차 산란을 시작하는 대형급 떡붕어의 산란시기도 예년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점쳐진다. 예당지 입어료는 노지 5000원, 좌대이용료(1일기준) 5만∼6만원. 동산교낚시 (041)333-9904,(011)3126-341.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나들목→합덕→신례원→예산→예당지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아산→신례원→예산→예당지 글 사진 예산 김원기 낚시사랑 편집부장 (studozoom@naver.com)
  • [사설] 역사 시계 거꾸로 돌린 ‘일해공원’

    경남 합천군이 2004년 조성한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의 이름을 ‘일해공원’으로 바꾼다고 엊그제 공고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號)이다. 전씨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피살로 국가가 혼란에 빠진 틈을 타 ‘12·12’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듬해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여 공포와 위기의식를 불러일으킨 뒤 그 분위기 속에서 헌법을 고쳐 스스로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1987년 6월항쟁의 결과로 국민이 민주적 권리를 되찾기까지, 전씨가 총지휘한 군부 독재정권 아래서 우리 사회는 박종철·이한열을 비롯한 숱한 이의 죽음과 피·눈물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러한 전씨에 대해 법원은 1·2심에서 군사반란죄·내란죄 등을 적용해 사형선고를 내렸다. 이후 대법원이 무기징역으로 감형한 까닭은, 죄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국민 화합을 위해서였다. 법률적 판단 말고도 전씨에 대한 역사적 평가 또한 결론 났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의 죄과가 워낙 명백하므로 시대가 바뀐다 해서 달라지지는 않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합천군이 공원 명칭에 ‘일해’를 고집한다면 어떤 이유로도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 국민 대다수에게 ‘전두환공원’의 등장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짓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해공원이라는 이름이 혹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다소라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합천군민은 더욱 크고 중요한 것을 잃을 게 뻔하다. 이제 군민들이 적극 나서 그 추악한 이름을 버려야 한다.
  •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파로호 ‘빅 배스’ 낚시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파로호 ‘빅 배스’ 낚시

    유난히 따뜻한 겨울 날씨 덕에 결빙이 되지 않은 곳이 많아서 예년과 달리 ‘배스 낚시인들’의 출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강원도 화천에 있는 파로호는 배스낚시보다 쏘가리 낚시터로 유명한 곳. 최하류의 구만리 선착장 주변에서는 야생 송어도 함께 노릴 수 있다. 보통 겨울에는 수심이 깊은 곳을 겨냥한 보트낚시만 가능했지만, 요즘엔 햇볕이 잘 들고 수온이 빨리 오르는 얕은 지역에서도 의외로 ‘빅 배스’들이 자주 출몰하고 있다. 물줄기는 크게 북한강과 양구쪽으로 나뉜다. 중류지역인 상무룡리와 월명리, 하류지역은 태산리 등이 배스낚시 포인트로 유명하다. 수온이 크게 떨어져 있는 아침보다는 오후 시간대를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 햇살이 다른 곳보다 일찍 비치고 지속적으로 내리쬐는 양지 바른 포인트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따뜻한 물이 유입되는 골 안쪽, 급격하게 떨어지는 깊은 수심대와 연결돼 배스가 언제든지 대피할 수 있는 얕은 지형을 유심히 관찰한 다음 낚시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배스는 경계심을 많이 갖기 때문에 얕은 곳에 진입할 때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안에 가까히 가기 전, 멀리서 캐스팅하는 것도 한 요령이다. 낮은 수온에서는 입질이 매우 약하다. 바닥을 아주 천천히 끌다 정지했을 때 조금이라도 툭∼ 하는 느낌이 있거나 약간 묵직하다 싶으면 후킹을 해주어야 한다. 미세한 입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손목과 낚싯대 끝에 신경을 집중해야만 한다. 바늘도 가능한 한 돌출된 훅을 써 주어야 유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밑걸림과 채비 손실은 감수해야만 한다. 깊은 지역에서는 메탈지그나 스푼을 많이 사용하지만, 장애물이 많은 얕은 지역에서는 걸림이 심하기 때문에 웜 또는 정지 액션을 연출하는 하드 베이트가 적합하다. 화천호는 4∼5년전까지만 해도 배스낚시터로 각광받던 곳이었지만, 유해 어종 퇴치라는 명목하에 계속된 배스 수매로 인해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 있는 상태다. 루어낚시 동호인이 급격히 불어나는 추세에 비해 대상 어종이 자꾸 줄어드는 것을 보면 스포츠피싱의 대명사로 불리는 배스낚시터로의 활용에 대해 심도있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라팔라·에코기어 스탭
  • [김석의 갯바위 통신] 거문도 대물 감성돔 낚시

    [김석의 갯바위 통신] 거문도 대물 감성돔 낚시

    요즘은 대물 감성돔을 낚을 수 있는 ‘꿈의 계절’. 지금부터 마릿수는 크게 떨어지는 대신, 낚여 올라오는 감성돔의 씨알은 연중 최고를 기록한다는 뜻이다. 유망 낚시터는 역시 ‘원도권 빅3’로 불리는 추자도, 거문도, 가거도. 그중 교통의 편리함이나, 포인트의 진입시간 등을 따져보면 거문도만한 곳이 없다. 특히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서 출발하는 낚시 전용선을 이용하면 불과 한시간 반만에 거문도 갯바위 포인트까지 진입할 수 있다. 지금처럼 차디찬 겨울철에, 대물 감성돔은 어떤 곳에 은신해 있고, 그 감성돔의 입질을 어떻게 이끌어내야 할까. 우선 수온이 안정된 곳이 최우선 포인트가 된다. 시즌 초반에는 10m 이상의 깊은 수심을 보이는 곳으로 햇볕이 잘 드는 홈통지형이나 수중턱이 발달된 직벽 지형, 갯바위에서 멀리 떨어진 수중 여밭 지형 등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곳은 수온변화가 적은 데다, 먹잇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낮은 수온으로 인해 먹이가 코앞에 있어도 입질을 하지 않을 만큼 감성돔의 활성도가 위축되어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채비를 감성돔이 은신하고 있는 곳에 최대한 바짝 붙여주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따라서 1호 이상의 무거운 찌를 사용해야 한다. 실제 수심보다 찌밑 수심을 더 깊게 주고, 바늘이 바닥층에서 떠오르지 않도록 바늘 가까이에 좁쌀봉돌을 물려 철저하게 바닥층을 훑어주어야 한다. 잡어의 성화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는 크릴새우 외에 깐새우, 생새우, 게 등과 같은 미끼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거문도의 대물 감성돔 시즌 초반 명당자리로는 황금돼지해인 올해 새롭게 뜨고 있는 서도의 코바위를 비롯해 300냥 똥섬앞 본섬자리, 남쪽의 배치바위와 북쪽의 신추, 용댕이 등을 꼽을 수 있다. 거문도 진입방법은 두 가지. 여수 여객선 터미널(061-663-0116)에서 하루 두세번 왕복 운항하는 쾌속 여객선을 이용, 거문도에 도착한 다음, 거문도 현지에서 포인트로 움직이는 낚시종선들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과 여수 국동항에서 출발하는 거문도 전용 낚시가이드 배를 이용해 포인트로 직접가는 방법이 있다. 문의는 여수 전국낚시 박형주(011-608-6131).
  • [탈당 둑 터진 與 어디로] 탈당1호 임종인 의원은

    임종인 의원은 22일 “(큰 바늘이 아닌)주사 바늘로도 바람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말을 남기며 열린우리당을 떠났다. 당 내에서 개혁주의자 혹은 독불장군으로 불리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이라크 파병 반대 등 진보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이번 탈당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민노당에 바로 입당하는 거냐.”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일 정도로 그동안 당론과 상관 없는 소신발언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의 진정성은 여과되지 않은 말로 빛을 바래기도 했다.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고 김한길 원내대표를 비난한 것이 TV 화면에 잡혀 곤욕을 치렀다. 또 김부겸 의원이 초선의원들을 겨냥해 “군기를 잡겠다.”고 하자 “물어뜯어 버리겠다.”고 한 말은 2004년의 ‘말·말·말’이었다. 절친한 사이인 천정배 의원이 “조금만 더 기다리자.”며 탈당을 만류했으나 임 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소수자 아픔 알리는 특종 쓸래요”

    “소수자 아픔 알리는 특종 쓸래요”

    “장애인 입장에서 장애인 등 소수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블로그 기자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9일 경기도 이천시 증포동의 한 보험회사 사무실에서는 휠체어에 의지한 김영주(34)씨가 입으로 마우스 스틱을 움직이며 힘겹게 글을 쓰고 있었다. 전신마비라는 1급 중증 장애를 딛고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그는 지난해 말 포털사이트 미디어다음으로부터 ‘블로그 기자상’ 우수상을 받은 아이디 ‘코난’이다. 그의 블로그는 개설 1년도 되지 않아 클릭수 33만 8000여건을 기록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어깨 아래로는 바늘로 찔러도 모를 정도로 감각이 없다. 자율 신경이 마비되면서 두 손도 점점 굳어간다. 오래 한 자세로 누워 있거나 휠체어에 앉아 있으면 눌린 부위에 피가 통하지 않아 욕창이 생긴다. 그렇지만 그는 보험업무를 보면서 틈틈이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손가락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입에 문 마우스 스틱으로 글도 쓴다. 비장애인이 1시간 걸려 쓰는 글을 마우스 스틱 속도로는 2∼3일이 걸리기도 하지만 괘념치 않는다. 김씨는 스킨스쿠버와 암벽등반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스포츠광. 그러나 1999년 1월 세상은 그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다. 한 물류회사에 다니던 그는 동료가 모는 차에 타고 가다 사고가 나면서 목뼈 4∼6번이 차례로 어긋나며 신경이 손상됐다. 호흡신경이 마비돼 목에 구멍을 뚫어 기계로 숨을 쉬는 고통도 겪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치열한 ‘1인 서바이벌게임’을 시작했다. 국립재활원에서 오전에는 재활에 전념하고 오후에는 장애인 관련 단체를 찾아다녔다.2003년 7월에는 보험설계일을 하겠다며 삼성화재를 찾았고,“다른 직원들과 같은 조건에서 일하겠다.”는 끈질긴 설득 끝에 같은 해 12월 일을 시작했다. 이듬해 1월 통장에 첫 월급 148만원이 찍힌 날을 그는 잊지 못한다.“6개월 동안 오후 10시까지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명함만 1000여장 뿌렸죠.” 스스로 돈벌이를 해 활동보조인까지 고용하게 되자 장애인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위해 뭔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지난해 2월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같은 해 4월18일 ‘제 얘기 한번 들러보실래요’라는 제목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이틀 동안 18만번의 클릭 수를 기록하며 블로그 특종을 기록했다. 댓글에는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님이 쓴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이야기도 올랐다. 이어 5월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고발하는 기사로 후보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11월에는 루 게릭병과 투병중인 전직 농구코치 박승일씨를 찾아가 만난 뒤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대화했던 이야기를 글로 써 네티즌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기사는 다음이 루 게릭병 관련 켐페인을 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후속 기사로 중증장애인 가족들이 이들을 부양하면서 겪는 비참한 생활에 대해 고발해 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글 이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OUR STORY] 얼음·눈꽃 축제로의 초대

    [OUR STORY] 얼음·눈꽃 축제로의 초대

    1월의 강원도는 겨울축제 공화국. 화천 산천어축제와 인제 빙어축제, 태백산 눈꽃축제와 대관령 눈꽃축제 등 1월 한 달 동안 눈과 얼음 관련 축제가 줄지어 열린다. 문화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 선정에서 유망축제로 뽑힌 화천 산천어축제와 인제 빙어축제는 작년에 각각 120여만명,75만여명이 다녀갈 만큼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 두 행사 모두 얼음구멍을 통해 강물 속을 돌아다니는 산천어와 빙어를 낚는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각종 부대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돼 있어, 겨울방학을 맞은 자녀와 함께 찾을 수 있는 인기만점의 가족단위 여행지다. 태백과 평창에서는 이달 하순부터 눈꽃축제가 열린다. 각각 14,15회를 맞는 관록의 눈축제. 예년과 달리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는 축제에서 즐기는 축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층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될 듯하다. 춥다고 겨우내 구들장만 끼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천하장사인들 밖으로 나가자는 꼬마들의 성화를 고스란히 받아낼 수 있을까. 독특한 겨울문화가 살아 숨쉬는 강원도로 미끄러지듯 달려가자. 글 사진 화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 “사위가 장모보다 고기를 못잡아?”장모 오덕순(65·경기 이천)씨의 힐난에 뒤통수만 매만지던 사위 김낙선(43)씨는 “녀석들이 어찌나 미끌거리며 잘 빠져 나가는지, 통 손에 잡히질 않네요.”라며 머쓱한 표정이다.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5회 산천어 축제(www.ice.narafestival.com·1월6일~28일) 중 산천어 맨손잡기 행사 현장.“아빠, 파이팅!”,“우리 아들 힘내∼”여기저기서 격려와 환호성이 교차하며 따뜻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을 슬로건으로 내건 산천어 축제. 정해년 돼지해를 맞아 ‘화천 산천어는 복(福)돼지’란 주제로 ‘체험돼지’,‘추억돼지’,‘재미돼지’ 등 30여가지의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화천천 2㎞구간에 펼쳐진 행사장은 그야말로 ‘겨울 해방구’. 다양한 놀이시설과 체험 프로그램들로 가득 차 있다. 축제의 대표선수인 산천어 얼음낚시,‘겨울의 고전’ 썰매타기와 눈썰매 봅슬레이 등 얼음위에서 하는 모든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산천어 낚시와 눈썰매 등 놀이시설 이용료 대부분을 ‘화천사랑 상품권’으로 되돌려 줘, 사실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이 축제의 자랑이다. 이 상품권은 행사장 내에서는 물론, 화천시내 어디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 신나는 산천어 잡기 40㎝가 넘는 두꺼운 얼음 속에서 어린아이 팔뚝만한 산천어가 낚싯줄에 끌려 나온다. 짜르르한 손맛에 과년한 처녀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도 체면 따윈 아랑곳하지 않은 채 환호성을 터뜨린다. 간혹 산천어보다 몸집이 두배 가까운 송어라도 끌어올렸을 때는 건장한 떠꺼머리 총각도 어찌할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다. ‘계곡의 여왕’산천어는 1급수 맑은 물에만 서식하는 냉수성 어종.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산천어를 신선들이 먹는 음식이라 했고, 일본에서는 왕실 진상품 등으로 쓰였다. 북한에서는 국방위원장의 보양식이자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타이완에서는 보물 물고기란 뜻의 국보어(國寶魚)로 불리기도 한다. 행사장에서 산천어를 잡는 방법은 얼음낚시와 루어낚시, 그리고 맨손잡기 등 모두 세가지. 이 가운데 1만개의 얼음구멍이 뚫려 있는 넓은 낚시터에서 펼쳐지는 얼음낚시는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온 김태형(12)군은 “갑자기 낚싯대가 후두둑 하며 몸이 흔들릴 정도로 떨리더군요. 깜짝 놀랐어요.2시간만에 두마리를 잡았는데,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예요.”라며 입술이 귓불에 닿을 만큼 환하게 웃었다. 인조미끼인 루어를 얼음구멍 아래 바닥까지 가라앉힌 다음, 위아래로 들었다놨다 하면서 산천어를 유혹하는 것이 얼음낚시 요령. 산천어의 유영층인 바닥위 10∼50㎝사이를 집중공략해야 한다. 행사장에서 화천낚시를 운영하고 있는 오충교(45)씨는 “루어를 바닥까지 가라앉힌 다음, 견짓대를 한바퀴 돌리면 손뼘 하나 정도 뜨죠. 그 상태에서 위아래로 고패질을 해주는 겁니다. 루어가 낙하할 때 공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목에 스냅을 줘서 끌어올린 다음, 슬며시 내리면 마치 작은 물고기처럼 살랑거리며 내려가죠.” 시간상으로는 아침 9∼11시와, 오후 3∼5시 사이를 놓쳐서는 안된다. 주최측에서 산천어를 방류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류쪽이나 낚시터 펜스주변을 공략하면 많이 낚을 수 있다. # 루어낚시로 잡을까, 맨손으로 잡을까 유연한 자세로 플라이 낚싯대를 휘두르는 최철우(32·강원 철원)씨. 낚싯대 가이드 톱마다 살얼음이 맺혀 있다. 꿰미를 보니 단 한마리의 산천어도 못 잡은 모양. 그래도 표정만은 여유롭다.“제가 어복이 없나 봐요. 깨끗한 자연속에서 맑은 공기 쐬고 가면 그게 좋은 것 아닌가요.” 루어낚시는 앉아서 구멍만 바라보는 얼음낚시와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루어를 멀리 캐스팅한 다음, 끌어올리기 때문에 산천어가 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앙탈이라도 부리면 ‘찐한’ 손맛을 즐길 수 있다. 조과도 나은 편. 하지만 낚싯대와 릴 등 다소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하다. 맨손잡기는 10m짜리 원형 수조속에 풀어 놓은 산천어를 제한시간 5분동안 맨손으로 잡는 행사.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는 주최측에서 제공한다.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탈의실과 탈수기 등도 준비돼 있다. 세 행사 모두 고등학생 이상 만원, 중학생이하 5000원의 입장료를 받지만,5000원은 농촌사랑나눔권으로 돌려준다. 중학생이하는 사실상 무료인 셈. 이 상품권으로 행사장 주변의 향토웰빙촌에서 농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 다양한 놀이기구 즐기기 얼음낚시를 하다 아이들이 지루해하면 얼음체험 프로그램을 즐길수 있다. 얼음광장에서 썰매광장에 이르는 거대한 빙판에서 얼음썰매를 지치며 놀 수도 있고, 얼곰이 썰매열차를 타고 얼곰이성과 눈조각품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눈썰매 봅슬레이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스릴만점인 놀이기구. 어린이 썰매면허시험장에서는 ‘구절양장’꼬불꼬불한 눈길을 통과하는 어린이에게 ‘썰매면허증’을 발급해 준다. 눈썰매는 만원을 받는데, 반납할 때 현금 5000원과 5000원권 화천사랑상품권을 준다. 얼음썰매는 5000원. # 다양한 문화, 전시 프로그램 예년에 비해 자녀의 체험학습에 도움을 주는 알찬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얼음나라관에는 산천어와 수달, 토종물고기 등에 대한 풍성한 정보와 자료가 전시된다. 얼음나라 만화관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과 북한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산천어 소망나무에 새해를 맞는 가족들의 소망을 적은 소망리본을 달아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 이밖에 행사장 제1터널부터 화천읍사무소, 중앙로에 이르는 구간에 조성된 산천어등(燈) 거리, 매주 금, 토요일 유명 연예인들이 벌이는 미니 콘서트 등도 볼 만하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농촌체험 사랑방 마실’도 놓치면 후회할 주요 이벤트. 농촌 가정에서 민박을 하며 장작패기, 가족 윷놀이, 밤하늘 별보기, 얼음낚시, 장작불에 구운 감자와 고구마 야참먹기 등 전통적인 놀거리와 함께 시골마을의 따뜻한 인심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사랑방마실은 ▲동촌리 산속 호수마을 ▲간동면 구만리 어룡동마을 ▲하남면 원천리 하늘빛 호수마을 ▲상서면 신대리 토고미마을 ▲사내면 용담리 곡운구곡마을 등 5개 마을에서 운영중이다. # 가는 길 얼음나라 화천으로 가는 길은 미끄럽기 그지없다. 하루종일 응달진 산자락 아래 도로는 결빙되어 있는 곳이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춘천∼화천간 5번국도는 주말이면 행락객들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다. 가급적 평일, 주말에는 이른 시간대를 이용해야 혼잡을 피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 나들목→퇴계원방향→47번국도→진관나들목→383번 지방도→사능­답내간 신설 46번국도→강촌→5번국도→화천 북부간선도로→구리→남양주→대성리→강촌→화천 북부간선도로→구리→베어스타운→포천 일동/이동→광덕계곡→화천 # 여행정보 화천천의 겨울바람은 동장군도 울고 갈 만큼 매섭다. 모자와 장갑, 두툼한 방한복은 필수. 방한효과가 좋은 스티로폼을 앉기 적당한 크기로 잘라 가져가는 것도 좋다. 견지낚싯대는 행사장 주변 낚시점에서 2000∼4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릴 낚싯대는 1만∼2만원선. 미끼인 루어는 3000∼5000원. 산천어알 등 생미끼를 사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조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제10회 인제 빙어축제(www.injefestival.net) 오는 26일 개막해 다음달 4일까지 소양호 300만평 얼음벌판 위에서 열흘간 펼쳐진다. 축제장은 크게 4개 공간으로 나뉜다. ‘깨끗한 자연(Nature Zone)’을 테마로 한 공간에서는 빙어낚시와 눈썰매 등을 즐길 수 있다. ‘신나는 겨울(Leports Zone)’공간에서는 얼음축구대회와 스노 래프팅 등 다양한 레포츠 행사가 열린다. ‘맛있는 겨울(Wellbeing Zone)’ 마당은 빙어회, 빙어튀김 등 각양각색 빙어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행복한 겨울(Family Zone)’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 쉽고 재밌는 빙어낚시 동지(冬至) 무렵에 나타나 입춘(立春)즈음이면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호수의 요정’빙어. 겨우 손가락만한 크기지만, 맛도 좋으려니와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어 ‘국민적인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빙어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빙어낚시. 간단한 장비로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빙어낚시의 가장 큰 매력이다.2000~3000원 정도의 견지낚싯대와 2000원짜리 구더기미끼 한 통이면 온가족이 먹기에 충분한 양의 빙어를 잡을 수 있다. 어린이들도 요령만 가르쳐주면 곧잘 잡아낸다. 소양호 드넓은 얼음벌판 아무 곳이나 구멍 하나 뚫으면 준비끝. 얼음에 구멍을 뚫기 위해서 끌이 필요하지만, 주변에서 손쉽게 빌릴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뚫어 놓은 구멍을 써도 된다. 축제위원회는 1만원으로 즐기는 ‘빙어낚시 패키지’를 준비했다. 얼음구멍을 만들어 주고 낚시도구, 미끼, 의자 등을 빌려준다. 스노모빌과 얼음썰매까지 즐길 수 있다.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2,460-2170. # 많이 잡으려면 첫째, 빙어를 많이 잡아 놓은 사람 옆자리에 자리 잡을 것. 둘째, 채비를 물밑바닥에서 10㎝ 정도 띄운 다음,3∼5초에 한번씩 살짝 챔질을 해줄 것. 셋째, 빙어의 입질이 집중되는 아침시간대, 특히 동틀 무렵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시간대를 놓치지 말 것. 미끼로 쓰는 구더기는 한 마리 꿰기가 원칙이다. 바늘끝이 꼬리쪽 껍질에 살짝 걸치도록 꿰는 것이 좋다. 구더기가 든 미끼통의 뚜껑을 연 채 얼음판 위에 놓으면 동사의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할 것. 제14회 태백산 눈축제(festival.taebaek.go.kr)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겨울축제로는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축제.‘눈, 사랑, 그리고 환희’란 주제로 오는 26일∼2월4일 10일간 열린다. 정상 부근의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군락지 설경과 백두대간의 웅장한 모습은 태백산만의 자랑. 축제장의 다양한 이벤트와 눈덮인 계곡길을 따라 걷는 눈꽃 트레킹, 태백산에서만 탈 수 있는 오궁썰매 타기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행사다. 예전과 다른 점은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늘었다는 것. 단군성전 앞 공터에 웰빙 족욕탕을 마련해 등산객들에게 따뜻한 족욕과 발 마사지를 제공하는 한편,4륜 모터 사이클이 끄는 스노 트레인을 운영하고,3000명이 벌이는 도전 기네스 눈싸움대회도 연다. 금천낚시터에서는 산천어, 송어 낚시체험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주행사장은 태백산 도립공원 일대. 하얼빈 눈축제의 조각가를 초청해 태백팔경 눈조각 부조, 주몽과 소서노 등의 눈조각 작품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당골광장에서는 ‘스노 매직쇼’,‘비보이 페스티벌’ 등이 열리고, 등산로 입구에는 ‘얼음터널’이 전시된다. 마장공터에서는 ‘겨울놀이마당’,‘추억의 먹거리 체험’ 등의 체험행사, 마장아래 공터에는 어린이 미니 얼음미끄럼틀 등이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도 황지연못, 장성, 태백역 등 보조행사장에서도 ‘황금돼지를 잡아라’ 등 각종 행사가 열린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1,2828, 태백산 도립공원 (033)550-2741,2745. 제15회 대관령 눈꽃축제(www.snowfestival.net) 오는 31일∼2월6일 평창군 횡계리 상지 대관령 고등학교 제2운동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 대관령 눈꽃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것 첫째,2014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을 담은 20m높이의 초대형 눈조각 상징조형물이 선을 보인다. 이를 위해 제설기 5대와 포클레인 10대, 덤프트럭 20대 등의 중장비와 30여명의 조각가들이 투입될 예정이다. 둘째, 개막식날인 31일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황태해장국 2014 그릇 나눠먹기´ 행사가 진행된다. 눈꽃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대관령 대표 음식인 황태해장국 2014 그릇을 무료로 제공한다. 셋째, 한겨울의 알몸축제, 대관령 알몸마라톤대회가 부활된다. 눈쌓인 산하를 배경으로 웃옷을 벗은 채, 해발 700m의 고원도시 평창을 달리는 색다른 경기.10㎞,5㎞ 구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넷째, 박진감 넘치는 스노 카레이싱대회가 열린다. 눈과 얼음 트랙을 미끄러지며 질주하는 차량들의 경주가 색다른 볼거리가 될 듯.A6(1500㏄ 미만),A7(2000㏄ 이상) 경기로 나뉘어 진행된다. 하얀 눈속에서 펼쳐지는 레이싱걸들의 응원열기도 볼 만할 듯. 이밖에 대형 얼음무대에서 펼쳐지는 비보이 공연, 전통 눈썰매와 소발구 체험, 그리고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스노래프팅과 스노모빌 체험 등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행사들이 알차게 준비돼 있다. 평창군 문화관광과 (033)330-2762, 대관령눈꽃축제위원회 (033)336-6112.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억압당하는 대통령의 말/김정란 상지대 교수 시인

    3공화국 시절, 나는 나 자신을 ‘유령’이라고 불렀다. 나는 말할 수 없었다. 내 혀에는 밧줄이 칭칭 묶여 있었다. 의지대로 말한다는 것은 박정희 치하에서는 곧장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지배자가 원하지 않는 말은 모두 악의 언어로 처단되었다. 정치적 자유란 특히 말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당했고, 독재자들은 죽거나 물러났다. 그리고 우리는 말의 자유를 얻었다. 그런데, 그 시대에 말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독재자 입 속의 혀처럼 굴며, 독재자의 편에 서서, 모든 말의 자유를 억압했던 세력이, 사람들이 죽어 가며 얻어낸 말의 자유를 한껏 누리며, 다시 말을 억압하고 있다. 그들은 다시 박정희의 재갈을 들고 위협을 가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어법을 연일 언론이 문제삼고 있다. 참견 수준이 아니라, 가히 억압이라 할 만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좀더 계산된 어법을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어의 외양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실질적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로 서민이기 때문에 서민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뿐이다. 실사적 층위에서 살펴보면 그의 언어는 논리적으로 매우 섬세하게 분절되어 있다. 다만 형용사적 층위에서 매끈한 포장을 하지 않을 따름이다. 언론은 그 부분만을 물고 늘어져 부정적인 이미지를 유포한다. 그리고 재갈을 씌우려 든다.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하라는 것이다. 고구려 시조 주몽은 매우 흥미로운 방법으로 금와왕에게서 탈출한다. 그의 재능을 시기했던 금와왕의 적자들은 사생아인 주몽(사실은 빛으로 잉태된)을 제거해야 한다고 금와왕에게 계속 속살댄다. 그들의 성화에 떠다밀린 금와는 주몽을 시험하기로 하고, 주몽에게 말을 기르게 한다. 영리한 주몽은 금와왕의 준마의 혀에 바늘을 찔러 먹지 못하게 만들고, 신통치 않은 말은 잘 먹여 통통하게 키운다. 금와는 만족하여 통통한 말은 자기가 가지고, 야윈 말은 주몽에게 준다. 주몽은 혀에 바늘을 꽂아두었던 바로 그 준마를 타고 탈출한다. 주몽이 바늘을 꽂았던 그 준마의 혀는 주몽이 금와왕 앞에서 현명하게 감추었던 주몽 자신의 언어는 아니었을까? 정신분석학자는 그 혀가 남성 성기를 상징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 장면은 주몽이 원초 부성을 극복하는 장면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언어의 문제에 민감한 내 눈은 ‘혀’를 언어로 읽는다. 그 해석은 정신분석학적 해석과 충돌하지 않는다. 결국, 주몽은 아버지의 원리를 드러내는 언어를 극복했다는 해석이 되므로. 이 가설을 뒷받침할 다른 장면이 있다. 주몽의 어머니 유화가 ‘중매 절차’ 없이 빛의 신 해모수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고, 유화의 아버지 하백은 그녀의 입을 좌우로 잡아당겨 3척으로 늘인 다음 우발수 물에 빠뜨린다. 금와가 그녀를 발견했을 때,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입을 세 번 자르고 나자, 그제야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유화를 억압했던 숫자 3은 대표적인 남성성의 숫자이다. 하백은 왜 하필 유화에게 ‘말을 하지 못하는’ 벌을 내렸을까? 그것은 그녀가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말을 가지려고 했기 때문이다. 나는 노 대통령이 주몽의 방식에서 힌트를 얻었으면 한다. 용(用)은 억압자의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체(體) 안에는 미래의 가치를 담보하는 혁명성을 보존하기. 보들레르가 ‘악의 꽃’을 쓸 때 사용했던 방법. 그러나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매끈한 어법을 사용했다면 이번에는 “진정성이 없다”,“인간미가 없다”며 물어뜯었을 것이다. 그들 편이 아니라는 것, 그것이 노 대통령의 말이 문제되는 진정한 이유이다. 대한민국의 언어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 말의 폭군들이 3공화국 뒤에 서서 여전히 군림하고 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 시인
  •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6) 도시철도 막내 기관사 임경섭씨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6) 도시철도 막내 기관사 임경섭씨

    “이번 역은 행복∼, 행복역입니다.” 도시철도공사 소속 막내기관사 임경섭(35·답십리 승무관리소 소속)씨는 이런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는 세상을 꿈꿔 본다. 새벽녘부터 보랏빛 5호선 열차에 노곤한 생을 지고 탄 승객들을 ‘행복’이란 종착역에 살포시 내려주는 상상이다. 7일 오전 5시 정각. 그는 매서운 겨울 추위를 뒤로하고 인적 없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차량 기지로 들어섰다. 육중한 몸매의 5호선 열차들이 하나 둘 기지개를 켜는 순간이다. 출발역인 상일동역에서 종착역인 방화역까지 41.5㎞를 주파할 운명의 동체들. 상쾌한 새벽 공기 속에선 열차의 설렘이 느껴지는 듯하다.44곳의 플랫폼에서 오늘은 어떤 손님들을 맞이할까….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 기관사 지원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그는 전동차 5014호에 올라 기기판을 점검하고 출입문 개폐 여부, 안내방송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한다. 점검팀을 이미 거친 작업이지만,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빼놓지 않는다. 오전 5시35분. 출발을 알리는 관제소 지시가 떨어지자, 운전석에서 대기하던 그는 ‘마스콘’(속도를 조절하는 핸들)을 조종해 거대한 열차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오전 5시42분 상일동역. 하루의 첫 운행을 시작했다. 역에 도착하자 평소와 다름없이 첫 열차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열차를 기다리고 서 있다. 그는 난방계의 온도를 높였다. 열차를 타고 가는 동안만이라도 따뜻하게 쉬어 가게 하려는 그의 배려다. “대학 졸업 후 1998년 철도청 검수일을 시작했습니다.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해서 보람이 컸지만 사람의 체온을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2004년 4월 마침 도시철도공사의 기관사 모집공고가 났고 이거다 싶어 바로 지원을 했습니다.” 당시 경쟁률은 10대1을 웃돌았지만 그는 바늘 구멍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이렇게 시작한 기관사의 길엔 보람도 컸지만, 위기도 적지 않았다. “하루는 길동역에 들어서는데 한 아저씨가 갑자기 뛰어들어 선로 사이에 드러누웠어요. 재빨리 급정거를 해서 사고는 면했지만 곧 일어난 아저씨가 아무말 없이 가버려 허탈했던 당시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소주로 손 닦아 주며 사고 동료 위로 주변에서 예기치 않은 사상 사고를 겪은 동료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한번 사고를 겪으면 그 역을 지날 때마다 사고 상황이 떠올라 무척이나 괴롭단다.“사고를 겪으면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소주로 직접 손을 닦아 주는 의식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은 거지요.” 보람도 많다. 한번은 올림픽공원역에 정차해 있는데 8세가량의 어린이가 까치발로 서서 운전실 내부를 빤히 들여다 보더란다. 자세히 보니 발달 장애아동이었다.“배차 시간에 여유도 있고 해서 아이를 운전실로 데려와 이것저것 구경시켜 주었어요. 신기해하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철도분야 최고의 ‘장인’ 되는 게 꿈 그의 꿈은 ‘철도 장인’이 되는 것이다. 기관사뿐만 아니라 관제소, 안전방제소, 본사 운전처 등 철도 전 분야를 섭렵하는 것이 장차 목표다. 새해 소망을 물으니 역시 믿음직한 기관사답게 ‘무사고 운전’을 제일로 꼽는다. 그것 말고 한 가지만 더 얘기해 달라고 하니 쑥스럽다는 듯 덧붙인다. “아들이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갑니다. 과외나 학교 공부 등 답답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혜로운 학부모가 되는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다음 정차역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에선 새벽을 여는 첫 전철만큼이나 희망찬 박동 소리가 느껴졌다. 글 사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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