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바구니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시민 제보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릴스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26
  • 할인점 알뜰 쇼핑 ‘時테크’

    할인점 전성시대를 맞아 실속있는 쇼핑 방법은 없을까. 업계 관계자는 2일 “저렴하게 구입하고 쾌적한 쇼핑을 원한다면 ‘시(時)테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30∼40%까지 싸게 살 수 있는 상품이 의외로 많다. 이마트는 보통 하루에 3번(오전, 오후, 폐점) ‘타임서비스’를 실시한다. 제품 신선도에 따라 5∼6회까지 타임서비스 횟수를 늘려 할인가격으로 판매한다. 폐점 1∼2시간 전에 매장에 가면 뜻밖의 ‘횡재’를 할 수 있다. 과일·야채·생선·초밥 등 신선도가 생명인 상품을 30∼40% 싸게 판다. 가전제품은 평일보다 주말에 쇼핑하면 좋다. 평일보다 3∼5% 할인된 에누리행사 품목을 만날 수 있다.TV·냉장고·김치냉장고·세탁기 등 인기상품으로 구성됐다. 심야쇼핑객은 미용실·의원·약국·동물병원 등 클리닉시설을 이용해 볼 만하다. 동네의원과 달리 점포가 문을 닫을 때까지 영업을 한다. 기미·주근깨 등 스킨케어(피부관리)까지 해주는 의원도 있다. 롯데마트는 손님이 몰리는 오후 5∼8시 초밥, 치킨류를 중심으로 타임서비스를 한다.20% 정도 싸게 장바구니에 넣을 수 있다. 폐장시간(밤 11시, 자정)을 노려도 쏠쏠하다. 다 팔리지 않은 신선식품을 ‘떨이가격’으로 살 수도 있다. 토·일요일은 황금찬스다.‘주말봉사상품’이란 명목으로 농·수·축산물과 가공식품 10∼20여종을 20% 정도 할인 판매한다. 매주 목요일에 시작하는 전단행사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임대매장인 의원·약국·미용실·가족식당, 서점, 열쇠집 등도 저녁 10시까지는 문을 연다. 홈에버 역시 초밥, 육류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폐점시간대에 싸게 판매한다. 하지만 서울 중계점 등 일부 점포의 경우 계산대를 대폭 줄이고 이곳에 매장을 집어넣어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추석 차례상 비용 15만원”

    “추석 차례상 비용 15만원”

    올 추석에는 차례상을 차리는데 15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품질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이어서 제대로 된 차례상을 차리기에는 이 돈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는 9일 올 추석 차례상 비용(4인가족 기준)이 지난해보다 1.4% 줄어든 15만 12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차례상에 주로 오르는 과일, 야채, 어류·육류 등 26개 품목의 가락시장 소매가격을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공사는 “과일·채소 등 농산물은 태풍과 장마 등의 피해가 적어 가격이 비교적 낮게 형성되고, 수산물도 정부 비축물량의 방출과 원양어업 호조로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축산물 가격은 미국산 쇠고기의 유통 등으로 약보합세를 보여 차례상을 준비하는 전체 비용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체감물가는 품질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상인들은 “중저가 상품만으로 골라 사면 15만원대에 차례상을 차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에서 차례물품 가격과 서울시 가격을 비교한 결과 개당 2000원 한다는 사과가격은 2000∼3000원에, 개당 2326원으로 조사된 배는 2500∼3000원 사이에서 각각 팔리고 있었다. 곶감(10개)도 5000∼1만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돼 조사가격인 6750원으론 중저가 상품만 살 수 있었다. 일부 채소류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 개당 730원 정도면 살 수 있다는 애호박은 1000∼2000원에,1㎏에 1830원 정도인 파 가격 역시 2000∼3000원을 줘야 살수 있었다. 다만,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시장의 한 상인은 “발표한 가격에 맞춰 제수용품을 고른다면 일부제품은 제상에 올리기엔 민망한 물건을 고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추석 연휴 시작 전까지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것을 고려하면 장바구니 물가는 예상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사는 추석을 앞두고 24일까지 성수품 거래 동향과 추석성수품 지수를 유통정보 홈페이지(www.youtonginfo.co.kr)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전월세 뜀박질… 쇠고기 값은 하락

    지난달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월세값이 3년 4개월만에 최고로 많이 올랐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의 본격 유통으로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값은 크게 떨어졌고, 기름값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0% 올랐다.7월보다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1월 1.7%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5%,5월 2.3%,6월 2.5%,7월 2.5% 등 2%대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밑돌았다.품목별로 보면 전세와 월세 상승률이 각각 2.4%,1.0% 뛰었다. 이같은 전셋값 상승폭은 2004년 4월 2.7% 이후 최대치다.미국산 쇠고기 유통이 재개되면서 쇠고기를 비롯한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값은 5.4% 하락했다.쇠고기 값은 4.1%, 수입쇠고기는 8.1% 떨어졌다. 특히 대체제 성격인 돼지고기 값도 6.8% 하락했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오르는 데 그쳤다.7월보다는 0.4% 떨어졌다. 채소값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5% 떨어졌다. 공공서비스는 많이 올랐다.시내버스료12.7%, 전철료 11.3%, 시외버스료 10.7%, 상수도료 4.3%, 도시가스 2.7%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범여권의 ‘동상이몽’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최근 범여권의 대선 행보를 두고 노무현 대통령이 내놓은 우려 섞인 관전평이라고 한다. 후보보다는 구도와 정책 중심의 대선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일찌감치 이번 대선의 지향점이 ‘후보보다는 정당, 정당보다는 정체성’에 맞춰져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정체성도 상실하고 민심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의 현주소에 노 대통령이 착잡함을 느꼈을 법하다. 대의(大義)도 잃고, 대세(大勢)도 놓친다면 대선은 물론 대선 이후를 도모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이명박 후보와 ‘잔펀치’로 싸우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면서 “정책 정당의 구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구도를 만들어 가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장(戰場)의 분위기는 다르다. 옛 열린우리당 당직자 110여명은 세력간 지분 조정의 틈바구니에서 민주신당에 몸을 담지 못하고 하루 아침에 ‘정치 미아(迷兒)’신세로 전락했다. 열린우리당의 가치와 신념을 지켜 왔다고 자부하는 한 고위 당직자는 “갈길은 먼데 갑갑하다.”면서 “민주신당이나 청와대나 모두 야당을 하기로 작정한 사람들 같다.”고 토로했다.민주신당은 정파간·주자간 권력 다툼과 세력확장에만 매몰돼 있고, 청와대는 시급하지도 않은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 등으로 대선 지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푸념을 덧붙였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민주신당 대선 후보들은 다음달 3∼5일 컷오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 내공을 쏟아내고 있다. 친노(親盧)후보의 단일화, 민주개혁세력의 적자(嫡子)논쟁, 주자별 당내 경선 경험과 조직력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범여권의 분열로 지난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보다 흥행성과 시너지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텃밭’인 영남에서 이긴 후보가 이례적으로 경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의 사례가 민주신당에서 재연될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민주신당에서도 광주에서 이긴 후보가 결과적으로 패배할 수 있다는 가설을 상정해 볼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신당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정당사상 의미 있는 변화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이후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려는 노 대통령과 과거의 판을 복구하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상이몽과 대립 관계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 분당과 대북송금 특검 등을 언급하며 열린우리당 전 지도부를 질책한 것은 ‘대선 본선에 내가 원하는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당내 경선 후보들에게 하나의 기준표를 제시하고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전 대통령의 직설법에 노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주변 참모들 사이에서는 시간적·지형적 여유가 없는 현실에서 또다른 분화와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만이 감지된다. 대선 전후의 지분 확장을 꾀하는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신경전이 범여권 경선 과정에서 숨가쁜 절정에 이르는 형국이다.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의 향배가 결정할 것이다.ckpark@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한반도 프레임과 대선 지형

    “확실히 정상회담은 어려워.” 18일 남북정상회담이 연기된 직후 청와대 관계자의 첫 반응이다.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으로 정상회담이 무산되고,2000년 6월 첫 회담이 대북송금 지연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전례를 언급했다. 회담 연기의 배경을 놓고 각 정파와 전문가는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시각의 편차가 객관적인 정보와 합리적인 분석에 따른 것이라면 사회 공론(公論)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파적 이해관계나 검증되지 않은 불신감으로 남북 문제를 바라본다면 갈등과 대립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란 난감해 보인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를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디딤돌로 여기고 있다. 한 관계자는 “1차 회담이 상징과 선언이었다면, 이번 회담은 실질적인 변화와 실천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와 동북아 패권을 노리는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에서 남북의 생존권을 우리 스스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시각이다. 최근 참모들 사이에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집필 중인 저서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인식에 따른 것이다. 변 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경제성장의 요인이 자립보다는 개방과 수출을 선택한 경제정책에 있으며, 이는 일본지향적인 박 전 대통령이 일본식 경제모델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이후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전략과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이어 노무현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방경제로 활로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시각은 달랐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올해 남북정상회담은 대선용”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정상회담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한나라당이 ‘햇볕정책은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의 정상회담 의도가 6자회담과 북·미 관계에서 적절히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남한을 병참기지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현 정부와 범여권으로서는 대선 환경이 어려워 분위기 전환을 노리는 것이고, 북한은 자기들과 말이 통하는 세력이 차기 정권을 잡을 수 있도록 호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지난달 초 대선 표심(票心)을 의식,‘한반도 평화비전’을 발표했다가 당내 반발로 폐기하고, 정상회담 성사와 연기 발표 이후 계속 ‘정치적 노림수’를 부각시킨 점은 이 전 총재의 시각과 맥이 닿아 있다.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대북(對北)정책의 궤도 수정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지 않았다. 누가 본선 후보가 되든 이념적 정체성과 지지세 확장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범여권은 남북정상회담의 ‘대선 2개월 전’개최를 호재로 여길 법하다. 하지만 대선 지형은 만만치 않다. 민주당 후보가 10%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한다면, 대통합민주신당은 막판 불가피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의 ‘50대50’지분 요구에 시달릴 것이다. 민주노동당 후보의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넘어선다면 반(反)한나라당 세력의 계산은 더욱 복잡해진다. 범여권, 특히 열린우리당 출신 후보들은 정상회담의 수혜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어떤 시각과 비전으로 범여권 통합을 일궈내고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할 때다. ckpark@seoul.co.kr
  • [길섶에서] 토요일 장/최종찬 국제부 차장

    내가 사는 소만마을엔 토요일마다 장이 선다. 인도를 따라 ㄷ자로 펼쳐지는 이 장은 아파트단지에 인간적인 때깔의 옷을 입힌다. 청양고추 한바구니에 1000원, 토마토 한바구니에 2000원. 바구니마다 먹음직스러운 과일이나 채소를 가득 담고 새 주인을 기다린다.1000원,2000원만 있어도 한 끼 식사나 간식에 요긴하게 쓸 것들이 널려있다. 물론 비싼 것도 있지만 소수에 그친다. 대부분 손자를 데리고 나온 할머니의 넉넉지 않은 지갑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해서 이 장엔 늘 싼 것을 찾아 이동하는 아낙네들로 붐빈다. 이곳엔 주인과 고객 사이에 밀고 당기는 살가운 흥정도 있다. 기분이 좋으면 물건 하나 더 얹어 주는 넉넉함도 있다.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가대로 사고파는 곳과는 다른 풍경이다. 아파트 단지는 토요일마다 활력에 넘친다. 그래서 나도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다음 번엔 장의 구경꾼으로 머물지 않고 지갑을 털어 당당하게 참여하리라. 최종찬 국제부 차장 siinjc@seoul.co.kr
  • [기고] “우리의 희망은 성(城) 밖에 있다”/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

    칭기즈칸이 세운 몽골제국은 인류 역사상 ‘해가 지지 않는 첫번째 제국’이다. 그가 정복한 나라들의 면적은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히틀러가 차지했던 것보다 더 넓다. 이는 척박한 몽골고원에서 동족끼리 다투기보다는 영토 밖 풍요로운 땅으로 눈을 돌려 몽골인을 먹여살릴 수 있는 길을 찾으려 했기에 가능했다. 요즘 우리 기업경영의 최대 화두는 단연 ‘신성장동력 찾기’이다.800년전 칭기즈칸의 세계경영은 무한경쟁 속에서 기업의 생존을 고민하는 CEO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가 ‘몽골민족의 경쟁력인 민첩한 기마병을 활용, 무서운 속도로 군사력과 자원을 이동’시켜 세계를 제패했듯이, 우리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해외시장에서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국내 전력시장의 현실은 어떠한가? 1990년대 이후 국내 전력수요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하면서 전력시장은 ‘고인 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10%대이던 전력수요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지 오래이다. 현 추세로 볼 때 2010년 이후에는 1%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해외 전력시장은 신흥개도국의 경제성장, 세계경제의 유동성 강세, 에너지 가격급등 등의 요인으로 중동,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에 따르면 세계 전력수요는 2030년까지 두배 가까이 증가하며, 그중 70%는 개발도상국가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연간 해외 전력 플랜트 발주물량은 100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흔히 발전사업 하면 낡은 굴뚝산업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민자발전사업은 국내 시공사 및 기자재 업체와의 동반참여를 통해 수출효과는 물론, 일정기간 전력을 생산, 판매해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일례로 한전은 1990년 중반에 필리핀 발전시장에 진출할 당시 국내 82개 시공사 및 기자재 업체와의 동반진출을 통해서 2억달러가 넘는 수출효과를 거둔 바 있다. 또한 지금까지 전력판매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1조원이 넘는다. 그렇다고 아무나 민자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민자발전시장에 참여중인 기업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의 에너지기업으로서 그 숫자는 20여개에 불과하다. 민자발전사업이 발전소를 완공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 관리할 수 있는 전문성, 우수한 인력, 대규모 재원조달 능력, 국제적 신인도 등을 필요로 하는 ‘플랜트의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있어 우리가 나갈 방향은 명백해진다. 능력있는 국내 플랜트산업 및 기자재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가격 우위를 확보하고, 기술력과 전문성을 극대화시켜 해외발전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또한 해외의 진출 목표국가들이 자원은 풍부하지만 플랜트 기술력과 재원조달 능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전력 인프라건설과 자원개발권 획득이 결합된 패키지 딜 방식의 사업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 여기에 보다 체계적인 해외사업 전략 수립과 글로벌 전문인력 육성이 동반될 때 우리의 해외 전력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칭기즈칸은 후세에게 ‘성(城)을 쌓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스스로의 한계에 갇히게 됨을 경계한 말이다.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세계2위 경제대국인 일본과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틈바구니에 놓인 우리에게 해외시장 개척이야말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
  • 장바구니 물가 ‘들썩’

    전체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농축수산물과 공공·개인서비스 등 생활 물가가 크게 올랐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올랐다.6월보다는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 들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1.7%,2월 2.2%,3월 2.2%,4월 2.5%,5월 2.3%,6월 2.5% 등으로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 예상치인 2%대 중반을 넘어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장바구니 물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식료품 등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9월 3.5%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의 상승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 1월 1.9%를 시작으로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생선·채소·과실류 등을 대상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나 올랐다. 지난 2004년 8월 이후 최대의 상승폭이다. 농축수산물 가운데 무 50.8%, 배추 46.3%, 감자 27.1%, 고춧가루 15.6% 등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과실(19.8%)과 마늘·생강 등 기타(17.9%)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짝퉁맥주에 창녀 마사지걸… 중국여행 요주의

    ‘짝퉁 맥주에서 창녀 마사지걸까지 중국 여행 요주의!’ 휴가철을 맞아 골프나 관광. 사업 등을 목적으로 중국을 찾는 여행객들이 부쩍 증가하면서 덩달아 현지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 ◇ 5성급 최고급 호텔에서 창녀를 주선(?) 최근 중국 상해에서 2시간 거리인 한 위성 도시를 사업차 찾은 이모씨. 체크인한뒤 방에 들어가 비치된 물품을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마치 모텔처럼 콘돔이 있는데다 여성용 콘돔, 러브젤, 세척용 액체 등 각종 성인 물품이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이씨는 사업상 해외출장을 여러 차례 다녀봤으나 이런 경우는 처음 본 터라 의아하게 생각했다. 해답은 그 날 밤에 얻을 수 있었다. 여독이 안 풀린데다 온종일 중국내 사업 파트너와 협상을 벌이느라 피곤에 지친 그는 호텔 프런트에 전화를 해 룸으로 스포츠 마사지사를 보내달라고 했다. 얼마뒤 늘씬한 팔등신 미녀가 아찔한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들어왔다. 대수롭지 않게 안마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으려니 이 여성은 중국어로 뭔가를 자꾸 얘기했다. 이씨가 못 알아듣자 콘돔을 꺼내 보여주며 안내책자에 있는 요금의 4배 가까이를 달라고 했다. 그제서야 알아들은 이씨가 필요없다는 제스처를 해보이자 이 미녀는 곧장 나가버렸다. 곧이어 낡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50대의 뚱뚱한 진짜 스포츠 마사지사가 들어왔다. ◇ 한국 남자 관광객은 삐끼들의 먹잇감 회사원 성모씨는 최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출장을 갔다가 바가지를 쓸 뻔 했다. 그 날 관광일정을 모두 끝내고 저녁을 먹은 뒤 함께 간 선배와 함께 술 한잔 할 요량으로 번화가로 나갔다. 적당한 술집을 찾기위해 돌아다니던 중 이들의 한국어 대화를 들은 한 중국인이 접근해왔다. 그는 서투른 한국말로 “여자? 술?”이라고 했다가 “섹스? 400위엔”이라고 성매매를 제안했다. 이들이 나이트클럽을 찾고 있다고 하자 중국인은 잘 아는데가 있다며 함께 갈 것을 제안했고 택시를 잡았다. 중국인을 따라 30여분 가량 택시를 타고 갔으나 도착한 곳은 변두리의 매우 허름한 건물. 중국내 단란주점격인 ‘KTV’였다. 좁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성씨는 “술이 취하지 않아 얼른 뛰쳐 나왔기 망정이지 바가지를 쓸 뻔 했다”며 “조명이 어두운 데다 인적조차 드문 후미진 곳이어서 신변의 위험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 버젓이 눈 뜨고 있는데도 빙 돌아가는 택시 박모씨는 지난달 중국내 한 유명 백화점에서 야간 쇼핑을 마친 뒤 늦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택시를 탔다. 기사에게 식당 팜플렛을 보여주자 알았다는 듯 차를 몰았으나 백화점 주위를 한 바퀴 빙 돈 뒤에야 식당으로 향했다. 식사뒤 호텔로 가기 위해 이씨가 다시 택시를 잡자 이번에는 이 택시가 ‘직진→좌회전→좌회전→좌회전→직진’하는 식으로 동네를 한 바퀴 크게 돌아 제자리에 온뒤 목적지로 향했다. 박씨가 영어로 항의했으나 기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연변 조선족 출신 가이드인 김모씨는 “중국은 회사마다 택시 색깔이 다른데 미리 가이드를 통해 현지에서 모범적인 택시 회사차의 색깔을 파악한 뒤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호텔서 파는 맥주조차 불량 김모씨는 지난 4월 동남아 출장시 중국인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가짜 양주를 마신 뒤 고생한 경험이 있어 지난달 중국 출장에서는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다가 귀국 전날 동료들과 호텔 바에서 간단히 맥주를 한잔했다. 동료들은 모두 중국 현지 회사의 맥주를 시켰으나 김씨는 유명 수입맥주를 주문해 마셨다. 두 병째를 마시다가 동료들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맥주에 거품이 전혀 없고 다른 맥주보다 현저히 색깔이 짙다는 것. 김씨는 꺼림직한 생각에 동료들과 같은 현지 맥주로 바꿔 마셨으나 다음날 아침부터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 현지 가이드 김모씨는 “오래된 맥주일 수 있다”며 “최근 중국내에서는 생수에 수돗물을 넣어 파는 등 가짜 생수도 문제가 된 바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전문 여행사 최모 대표는 “택시를 탔을 경우에는 꼭 영수증을 받아야 짐을 놓고 내린 경우나 바가지 요금 청구 등 문제를 추후에 해결할 수 있다”며 “술집은 믿을만한 현지의 교포나 현지 여행을 경험한 이들에게 정보를 미리 파악해 이용해야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백상현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의 미래 어디로] 고령화·기후변화 대비…생명·환경산업 키워야

    [한국의 미래 어디로] 고령화·기후변화 대비…생명·환경산업 키워야

    앞으로 10년 뒤에 무엇이 우리나라를 먹여살릴까.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들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이며, 새로 나타나는 도전은 무엇일까. 우리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어떤 전략을 짜서 준비해나가야 할 것인가. 서울신문은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과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을 초청해 창간기념 대담을 갖고 10년 과제와 대응전략을 짚어봤다. 우 위원은 2030년까지의 과제와 대응방안을 진단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비전 2030’ 보고서 작성에 민간책임자로 참여했다. ●정문건 부사장 앞으로 10년은 한마디로 도전과 긴장으로 점철된 10년이 될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 경제가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에 힘입어 호황을 누려왔지만 앞으로 금리는 상승하고 유동성은 축소돼 금융시장은 불안해질 겁니다. 중국 경제불안이 현재화되고, 기후변화 대응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잠재성장률 4%대의 성장세가 유지되면 2017년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넘을 테지만,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에서 12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극화 문제도 그다지 개선되지 못할 겁니다. ●우천식 선임연구위원 비전 2030에서는 2020년까지 선진국 진입의 안정된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2017년은 새로운 전환의 기반공사를 판가름하는 시기가 될 겁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도전과 긴장이 지금보다도 더 응축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지난 10년이 외환위기로 푹 가라앉았다가 갑자기 반동하는 조정기였다면, 앞으로는 외부 충격으로 우리 경제가 갑자기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충격을 흡수하는 내부 역량을 어느 정도까지 확장하느냐가 앞으로 10년을 결정할 것입니다. ●정 부사장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우선 한국경제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재점검해야 합니다. 둘째로 앞으로 10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신수종산업을 찾아야 합니다. 요즘 정보통신(IT) 산업의 융합이 회자되고 있습니다.IT산업이 확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들어갔다는 말이지요. 새로운 기술혁신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기술을 서로 융합해서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로 2017년이 되면 고령화사회에 진입한다고 하지만, 기업에서 쓸 수 있는 25∼55세 인력은 2009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글로벌 혁신인재를 교육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 기능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복지수요가 늘어나면서 재정수요는 팽창할 수 밖에 없고, 통일 변수도 가시화될 겁니다. 그때 재정 내실화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겁니까. 지금 같은 정부 기능으로는 한국경제의 업그레이드가 어렵습니다. ●우 위원 세계적인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 박사는 한국이 직면할 3대 위협으로 저성장속 양극화, 고령화, 북한으로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정체성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가 직면할 5대 과제로는 첫째가 성장동력이고, 둘째가 사회안전망입니다. 사회안전망은 돈을 퍼붓는다고 될 일이 아니고, 이념을 떠나 실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셋째는 세계화의 문제인데, 세계 경제에 일부분만 접속돼 있어서는 안 됩니다. 몇몇 기업을 빼고는 대부분 섬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넷째로 1만달러 시대의 인재는 많지만 3만달러 시대의 인재는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 뿐 아니라 정치까지 포괄하는 큰 개념으로서 사회자본을 짜는 일입니다. 저출산·고령화를 방치해도 안 되겠지만 대책을 세우더라도 투입비용에 대한 효과가 있는지, 제대로된 처방인지는 또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정 부사장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제도들은 모두 임시방편이었습니다. 기업·금융·정부·노동시장·사회경제 시스템 등 전반에 걸쳐 영미식 시장제도를 한꺼번에 이식하려 했다는 얘기지요.10년 동안 세계의 모든 자본주의 모델을 다 실험했지만,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제도를 찾지 못했다고 봅니다. ●우 위원 우리나라가 미국 경제를 지향해서 제2의 미국식이 될까, 아니면 유럽식이 될까요?이는 철학적 기반과도 관련이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아이덴터티(정체성)를 찾아야 합니다. 여지껏은 먹고 사는데 바빴지만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다룰만한 지적 리더십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순수한 복지국가형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입증됐지요. 시장에서는 신자유주의적 논리 밖에 없지만 그것 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시장경쟁 단계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해야 하고 규제도 완화돼야 합니다. 하지만 경쟁은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을 초래하기 때문에 개인보호도 강화해야 합니다. 비전 2030에서는 이런 두개의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제 쓸데없는 이념논쟁은 끝내야 합니다. ●정 부사장 정부와 기업 차원이 아니라 개인들은 어떻게 10년 뒤를 준비해 나가야 할까요. 이제는 세컨드 라이프(제2의 인생)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은퇴 후 살아갈 기간이 굉장히 길어지기 때문에 생애 소득 플랜을 짜야 합니다.IT 이후에는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해답은 ‘고령화’와 ‘기후 변화’라는 두 단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초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 의료기술과 생명과학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20세기가 물리학의 시대였다면,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물리학의 시대에는 자연을 이기는 하드웨어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면, 생물학의 시대에는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 친화적인 기술이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생명공학, 환경에너지 산업이 신수종 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IT분야에서 우리가 해왔던 노력을 앞으로는 에너지·생명공학·환경 분야에 투자해야 합니다. 기업에 맡겨서는 안 되고 정부도 나서서 향도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미국은 세금으로 우주개발, 첨단 군사무기개발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취약합니다. ●우 위원 인재 문제가 중요한데요,BNIC(BT·NT·IT·Congo(인지과학)) 융합기술 분야에서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미래기술과 차세대 동력기술을 아무리 얘기해도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겠지요. 향후 10년동안의 경제산업은 중간재·자본재·부품소재 등에서 탄력을 받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으로부터 역수입되고 있는 상황이고, 막을 도리도 없습니다. 이 분야까지 침식당하면 우리나라는 허리가 동강나고 머리와 다리만 남게 됩니다. 치명적인 양극화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려면 과학기술을 정비하는 게 최대 관건입니다. ●정 부사장 일본 경제는 최근 부활하고 중국이 추월해 오면서 우리나라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꼴이 됐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에 돌입할 겁니다. 미·일 경제전쟁에서 우리가 반사이익을 얻어냈듯 미중간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반사이익을 챙겨야 합니다. 서방국가와의 FTA는 일본과 중국에 앞서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원교근공 전술이라고나 할까요. 미국의 공대에서는 전통적인 공대 교수를 줄이고 생물학 분야를 전공한 교수로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구조조정이 일어났나요? ●우 위원 미국,EU 등과 FTA를 강화하고, 중간재·자본재 비즈니스 분야에서 중국 진출의 거점이 된다면 우리가 미·중간의 경제 긴장관계에서 완충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인재양성에서 GKBN(Global Korean Brain Network) 개념을 정립해야 합니다. 안에서 인재를 찾지 못하면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한국인은 단 두 명뿐이랍니다. 이런 분야에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들어와도 오래 버티지를 못합니다.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축하화환 대신 쌀받은 박경림 결혼식

    지난 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개그우먼 박경림씨가 축하화환 대신 쌀화환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청첩장에 축하화환 대신 쌀을 받아 기증하겠다고 밝혔던 그녀는 결혼식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이브 칠드런’의 홍보대사로서, 아직도 많은 결식아동들을 돕기 위해 신랑과 함께 기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에도 가수 겸 작곡가 주영훈과 개그맨 이승환 등이 결혼식에서 쌀을 받겠다고 했었지만, 쌀을 직접 사들고 가야하는 하객들의 불편때문에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경조사쌀보내기운동사업본부 ‘드리미’의 관계자는 “최근 경조사에 화환 대신 꽃바구니와 함께 쌀 한 포대를 보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뜻있는 연예인이나 사회지도층이 앞장서면 이러한 운동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결혼식에는 화환이 16개가 온 반면 쌀은 10포대에 그쳤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프랑스의 ‘자전거 혁명’

    프랑스의 ‘자전거 혁명’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에 ‘벨로 뤼시옹’(자전거 혁명, 자전거를 뜻하는 벨로(Velo)와 레볼뤼시옹(Revolution, 혁명)의 합성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2005년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에서 자전거 혁명이 성공한 것을 거울 삼아 최근 주요 도시마다 곳곳에 자전거 정거장 및 대여소를 대폭 설치해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를레앙에서 ‘혁명의 페달’을 밟은 것을 시작으로 몽펠리에(28일), 액상프로방스(30일) 등 주요 도시가 혁명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마르세유(7월) 브장송(9월) 등도 가세한다. 거센 자전거 물결은 오는 15일부터 파리에도 몰아닥친다. 파리 시는 750곳에 정거장 겸 대여소를 마련하고 1만 648대의 자전거를 비치한다. 주요도로에 300m마다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필요할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내년에 대여소가 두배로 늘어나면 지하철역보다 더 많은 곳에서 자전거 대여소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올 고정 이용자 20만명 예상 ‘벨리브(자전거(velo)+자유(liberte))’라 명명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지하철이나 버스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사람을 위한 시도로 차츰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올해 고정 이용자가 20만명쯤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에 대비해 9월까지 대여소는 1000곳, 대여 자전거는 1만 4000여대로 늘린 뒤 내년부터는 1451곳에 2만 600여대의 자전거를 비치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年 이용료 3만 6000원으로 저렴 이용 가격은 무료에 가까워 상징적인 수준이다. 파리시는 지난달 23일부터 회원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1년 동안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비용은 29유로(약 3만 6000원)로 저렴하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은 이용자는 자전거를 고른 다음에 신용카드로 대여료를 결제한 뒤 자물쇠를 풀고 나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30분 미만이면 무료이고 이후 30분마다 1유로씩 계산된다.1주일 대여료는 5유로다. 예약한 시간 내에 자전거를 반납하지 않으면 경보음이 울린다. 만약 잃어버리면 150유로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여왕’이라 이름 붙인 금회색빛 자전거는 3단 기어를 구비하고 있다. 안전을 고려, 무게는 22.5kg으로 약간 무거운 편이다. 자전거 앞에는 서류 가방 등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를 설치했고 도난 방지 장치도 갖췄다. 또 정거시 안전을 감안해 뒤에 브레이크 등이 달려있다.14세 이상, 키 150cm 이상의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과 맞먹는 속도 파리 시가 도입하는 자전거 혁명은 환경 친화적 요소 외에 다양한 이점이 있다. 먼저 다른 교통수단에 견줘도 결코 속도가 뒤지지 않는다. 파리 시측의 모의실험에 따르면 도심인 샤틀레 지하철역에서 남쪽 포르트 디탈리 역까지 자전거로 2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같은 구간을 지하철로 가면 22분 걸린다. 또 교통 체증때 차로 달리면 43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자전거의 속도를 실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처럼 정체되지 않고 주차 공간을 찾느라 이러저리 돌고 목적지에서 멀리 주차하는 불편함이 없다. 또 불규칙한 운행으로 악명 높은 버스보다 훨씬 편리한 것도 이점이다. 이 밖에 루브르 박물관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일부 명소 외에 대부분의 관광지 곁에 대여소를 설치해 접근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자전거 급증…혼란 예상” 우려도 파리시는 자전거 이용이 급증해도 모두 371㎞에 이르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혼란이 초래되고, 자전거 이용자에게 헬멧을 착용토록 한 법이 없어 사고가 예상된다고 우려한다. 또 음주 후 자전거를 탈 가능성이 많아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고업체 JC데코가 시내 곳곳에 회사 광고를 하는 조건으로 자전거를 제공한다. vielee@seoul.co.kr ■ 리옹시의 성공 비결 |파리 이종수특파원|파리 시가 자전거 혁명의 모델로 삼고 있는 도시는 프랑스 남부 리옹이다. 리옹 시는 2005년 5월부터 ‘자전거 혁명’을 점화했다.2년이 지난 현재 시민 6만여명이 정기 회원으로 가입해 대여소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시민 10명당 1명 꼴로 ‘자전거 혁명’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리옹의 성공 비결은 대여 장소가 많다는 데 있다. 시는 대여소 350곳을 마련하고 1만 4000여대의 자전거를 배치했다. 도시 곳곳에 평균 300m 간격으로 자전거 대여소를 설치한 셈이다. 시민들이 자전거가 필요한 공간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이용률이 늘어났다. 중도파 정당 민주운동의 시당 부대표인 질 베스코는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자전거 이용 확대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비결로는 공짜도 아니고 너무 비싸지도 않은 적절한 대여료를 꼽는다.1년에 10유로(약 1만 2400원)를 내면 회원이 될 수 있다.30분 미만을 빌리면 무료이고 이후 1시간당 0.5유로를 받는다. 그 결과 리옹시의 자전거 이용률은 10년 동안 4배나 늘어났다. 자전거 이용자 가운데 80%가 출퇴근에 이용한다. 이용자의 60%는 남성이다. 또 55%가 30대 미만이고 학생도 33%여서 앞으로 이용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대기업 간부도 23%나 된다. 평균 15분 동안 2.4km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여 횟수도 늘어나 하루 2만 6000여회에 이른다. 자전거 1대당 하루 평균 10명이 이용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리옹시의 자전거 이용이 늘면서 자동차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이용의 생활화로 도심 공기가 눈에 띄게 맑아졌다. 질 베스코는 “2005년 이후 자전거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지구와 달의 50배 거리인 2000만km 정도의 자동차 주행 거리가 줄었다.”며 “이는 36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라고 평가했다. vielee@seoul.co.kr ■ 유럽 주요도시의 ‘자전거 문화’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의 ‘자전거 혁명’은 1970년대 시작됐다. 급증한 자동차로 인한 심한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에 대한 거부감, 건강 증진에 대한 욕구 등이 어우러져 자전거 동호회를 중심으로 ‘페달’을 밟았다. 지금도 주요 도시에서 매달 한 차례 자전거 이용 캠페인을 벌인다. 그 결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몇몇 도시에서는 자전거를 주요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생활 패턴이 자리잡았다. 자전거 혁명이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는 인구 73만 5000여명의 암스테르담. 시민 40%가 자전거를 이용해 도심을 지나간다. 도심 곳곳에 만든 자전거 전용 도로에다 비교적 기복이 심하지 않은 도로, 거대한 면적의 자전거 전용 주차장 등이 자전거 혁명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시는 60만대의 대여소에 자전거를 배치해 하루 6∼10유로의 대여료를 받는다. 자전거 혁명의 선구자는 독일 베를린이다. 시는 7년 전부터 1350만 유로(약 17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했다. 그 결과 시민 10%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이 밖에 ‘벨로 택시’라 불리는 삼륜식 자전거도 인기다. 대여료는 10분당 160원정도다. 하루에는 1만 8600여원이다. 영국 런던은 아직 초보 단계다. 교통량이 많아 자전거를 이용하는 게 위험한 상황이다. 지난해 자전거로 이동하다가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이 300명일 정도다. 그러나 자전거 이용자가 차츰 늘고 있다.5년 전에 견주면 자전거로 이동하는 인구가 50%가 늘어났다. 현재 자전거 이용 횟수는 하루 45만건으로 집계된다. 런던시 교통당국은 2020년까지 자전거인구를 두배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도 자전거 이용률이 낮다. 수도인 마드리드는 0.1%에 불과하다. 대도시인 바르셀로나도 1% 정도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적고 구간도 짧다. 그러나 마드리드는 누드 자전거운동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지난달 9일에도 공해에 반대하는 누드 자전거족이 도심을 질주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vielee@seoul.co.kr
  • [사설] 장바구니 물가 심상치 않다

    ‘장바구니 물가’가 두 달 연속 3% 이상 올라 큰 걱정이다. 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식음료 등 152개 품목의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2%나 올랐다고 한다. 지난 5월에도 3.1% 올라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소비자물가가 2.5% 상승해 물가안정목표(2.5∼3.5%) 초입에 들어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물가당국은 지표상으로는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그러나 소비자들과 밀접한 품목들을 살펴보면 생활물가의 상승은 예사롭지 않다. 우선 장마철이 겹쳐 채소 등 농산품 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한달 사이에 파(29% 상승), 무(15%), 오이(10%), 돼지고기(9%) 값이 크게 올랐다.‘금(金)채소’니 ‘金겹살’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주부들은 10만원을 들고 장을 보면 몇달 전에 비해 6만∼7만원 가치로 떨어진 것 같다고 아우성이다. 체감물가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그뿐인가. 기름값에다, 학원비, 공공요금이 줄줄이 올랐고 전월세값은 3년여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해 가계를 짓누르고 있다. 물가당국은 “본격적인 물가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며 방심할 일이 아니다. 특히 대선정국의 어수선한 틈을 타서 생필품의 가격을 올리는 행위를 철저히 감시·감독해야 한다. 공공요금의 인상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가격이 불안정한 농수산물의 수급조절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경기의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마당에, 높은 물가로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서민가계의 부담을 가중시켜선 안 된다. 지표만 쳐다볼 게 아니라 시장을 다녀보고 실효성 있는 물가정책을 세워줄 것을 당부한다.
  • 장바구니 물가 ‘겁나네’

    장바구니 물가 ‘겁나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가 올들어 계속 오르고 있다.2개월 연속 3%를 넘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2.5%를 크게 웃돌고 있다. 교육비와 공공서비스 요금이 크게 오른 탓이다. 집세도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5% 올랐다. 지난 1월의 1.7%에서 계속 높아져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2%대로 지표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식료품 등 일상 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152개 품목으로 구성,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3.2%나 올랐다.5월에도 3.1% 상승했다. 생선류와 채소류, 과실류 등 신선식품이 6.2% 올라 지난해 8월 6.8% 이후 가장 높았다.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10.7%나 상승했다. 휘발유 등을 합친 석유류의 상승률은 1.6%로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외국어 학원비를 중심으로 한 교육비는 6% 올라 가계에 큰 부담을 줬다. 보육시설 이용료와 가정학습지 요금이 각각 9%와 8.3%씩 올랐다. 공공서비스 요금은 3.5% 올랐다. 시내버스요금(12.7%)과 도시가스료(6.7%), 상수도요금(4.0%)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또한 집세는 1.9% 상승,2004년 4월(2.12%)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세는 2.3% 올라 2004년 5월 이후, 월세는 0.9% 올라 2004년 2월 이후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씨줄날줄] 로하스(Lohas)족/함혜리 논설위원

    요즘 부쩍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가 로하스(Lohas)다.‘웰빙’의 뒤를 이을 차세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까닭이다.‘건강과 지속가능 사회를 추구하는 생활방식(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머리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자신과 가족의 정신적·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하는 친환경적인 소비 형태를 보이며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후대에게 물려줄 미래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생활방식이다. 로하스의 문화형태를 따르는 사람들을 ‘로하스족(族)’이라 한다. 친환경제품을 선호하고 비닐봉투보다는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등 환경보호에 적극적이다. 물건을 살 때도 재생원료를 사용한 제품이나 환경파괴가 없는 기법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고, 지구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구매를 결정한다.‘윤리적 소비’와 ‘공정무역(fair trade)’등 전체 사회를 생각하는 의미있는 삶을 선호한다. 이들은 정보에 밝고, 상품광고에 현혹되지 않는다. 독자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똑똑한 소비자들이다.‘웰빙족’이 자신의 건강과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로하스족은 사회적이고, 인류 전체의 행복을 생각하며 미래지향적인 삶의 방식을 택한다는 차이가 있다. 미국의 로하스 인구는 6300만명. 성인인구의 30% 선이다. 로하스족의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제적인 영향은 물론 사회적 영향력도 갖기 시작했다. 미국의 로하스 시장 규모는 3000억달러에 육박한다. 사회학자 폴 레이는 “로하스족은 어떤 것이 좋은 제품인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이 하나를 사더라도 성분을 꼼꼼히 따져 조금이라도 더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좋은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그 기준에 맞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갖게 마련이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에 의하면 국내 소비자는 비환경적 소비자와 소극적 그린소비자(웰빙족), 그리고 적극적 그린소비자(로하스족)로 구분된다. 아직은 로하스족이 절대적 열세다. 로하스족이 웰빙족을 대체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면 너무 지나친 욕심일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농어촌 ‘브랜드 마을’ 뜬다

    농어촌 ‘브랜드 마을’ 뜬다

    농어촌에 ‘마을 관광상품화’ 바람이 불고 있다. 농작물 상품화와 동떨어져 있던 시골 마을들이 “전통 브랜드화’를 앞세워 돈벌기에 나섰다. 여기에 마을의 청정 농수산물을 방문자에게 얹어 판매해 농어민에게는 일석이조이다. 단순 농사나 어업에만 종사하던 시골이 소득원 찾기에 눈을 뜬 것이다. 독특한 전통 어로법이나 농수산물 생산 과정을 상품으로 내놓는 곳도 있다. ●별주부마을 등 소득 두 배 늘어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에서는 조수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만 되면 어른과 어린이 20∼30명이 바닷가 돌담 안에 돌아다니는 물고기를 잡는다. 어부가 된 듯이 그물로 만든 뜰채로 멸치와 우럭 등을 잡아 바구니에 넣는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독살’이라는 이 마을의 전통 어로법이다. 바닷가에 돌담처럼 쌓아놓고 밀물 때 담을 넘어 들어왔다가 썰물 때 달아나지 못한 고기를 잡는 것이다. 이 마을 주민 김생우(48)씨는 26일 “사리 때 하루 2시간 동안 독살을 빌려주고 30만원을 받는다.”며 “주민들이 수입을 나눠가져 이런 행사를 하기 전보다 가구당 소득이 두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체험마을 연간 수입 1억원 웃돌아 체험마을과 테마마을이란 이름으로 국내에서 마을을 브랜드화한 곳은 2002년 27개에서 현재 287개로 급격히 늘었다. 농림부 전영미 사무관은 “주민들이 스스로 특성에 맞게 마을이름을 바꿀 정도로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23개 체험마을에서 체험행사를 열고 농수산물을 판매해 183억원을 벌었다.”고 말했다. 전남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도선국사마을은 도자기 및 손두부만들기와 짚풀공예 등을 해 연간 1억원의 관광소득을 올리고 있다. 주민 신승균(55)씨는 “광양에서 가장 보잘 것없던 마을이 지금은 광양에서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고 자랑했다. 유명하기는 충남 공주시 신풍면 동원리 ‘원골마을’도 마찬가지다. 이 마을에서는 매년 7월 말 자연예술제가 열린다. 주민들이 마을 골목길, 산과 들에다 한두가지씩 작품을 만드는 행사다. 올해로 11회째다. 예술제가 열릴 때에는 외지인과 외국작가들도 참가해 연간 7000∼8000명이 몰려든다. ●텅빈 농촌에 사람 소리… 농수산물 등 판매 수입도 짭짤 한지 뜨기와 공예, 풀피리 만들기 등 체험 행사를 열고 있는 충북 청원군 문의면 소전리 ‘벌랏한지마을’ 주민 강귀순(46)씨는 “지난해에만 6000여명의 관광객이 몰릴 정도로 많이 찾아 산나물과 고추, 마늘, 잡곡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도선국사마을도 하루 60여명의 관광객이 찾아 민박에 묶고 마을에서 생산된 무공해 채소와 과일을 사가 집집마다 짭짤한 부대수입을 올리고 있다. 유명세를 얻고 있는 다른 브랜드 마을도 민박과 펜션을 지으려고 혈안이다. 주민 신씨는 “수입도 수입이지만 텅텅 빈 마을에 아이들 웃음 소리가 들려 사람 사는 맛이 난다.”며 “마을에 들렀던 관광객 중에는 아예 이사를 오겠다는 이도 있다.”고 전했다. 경북 의성군 안계면 교촌마을의 송종대씨도 “이농과 고령화 등으로 비어가던 마을이 테마마을 변신 이후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기뻐했다. ●환경 훼손·지나친 장삿속 멀리해야 나쁜 점도 없지는 않다. 벌랏한지마을의 강씨는 “관광객들이 심어놓은 채소까지 손을 대고 감나무와 밤나무 가지를 꺾기도 한다.”고 말했다. 별주부마을 김씨는 “관광객이 체험행사를 왔다가 농경지와 바다, 마을 등에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간다.”고 귀띔했다. 대전 배재대 관광이벤트경영학과 김석출 교수는 “1차 산업인 농·어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것은 분명하다.”면서 “환경을 해치거나 지나치게 상업성을 띠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종합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테마·체험마을이 되려면 마을에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시·군에 신청을 한다. 시·군에서는 매년 1월 말까지 신청을 받아 시·도에 올린다. 시·도는 심의 후 5월 말까지 체험·테마마을을 선정한 뒤 예산기획처를 거쳐 농림부에 이를 통보한다. 체험·테마마을로 선정되면 국비와 지방비 1억원씩 모두 2억원을 지원받는다. 이들 마을은 이 돈으로 체험관 등 관련 시설을 마을에 건립한다. 사업은 주로 농어촌 마을의 전통 생활과 관련된 것이다. 이 사업은 주민들이 농어업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농수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공동체의식을 다져주려는 목적으로 추진된다.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K리그 목소리 무시한 베어벡의 셈법

    새달 7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축구대회에서 D조의 한국은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경기를 갖는다.11일이다.23일부터 계산하면 18일 후가 된다.24일부터 따져 보면 17일 이후다. 하루 차이다. 그런데 핌 베어벡 감독의 계산법은 조금 다르다.23일 소집을 하든 그 다음 날에 소집을 하든 하루 차이뿐이다.그러나 23일 토요일에 K-리그 전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거의 모든 대표 선수들이 경기를 뛸 것이고,2∼3일 뒤에야 훈련에 참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실제적인 준비 시간은 보름도 남지 않는다는 게 베어벡 감독의 생각이다. 그런 이유로 베어벡 감독은 23일 오전 9시 김포공항 대표팀 소집을 지시했다. 이렇게 되면 각 구단은 제주도 전지훈련을 떠나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그날의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숙제가 된다. 이 때문에 대표팀 중심의 축구 행정이 K-리그의 원만한 진행을 방해한다는 불만이 팽배해졌고, 급기야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라는 양대 조직이 이 뜨거운 감자를 끌어안게 됐다. 베어벡 감독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는 배수진을 치자마자 점점 더 힘든 상황에 접어들고 있는 중이다. 최근 그는 “아시안컵 4강에 오르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발언을 했고, 이 때문에 “월드컵 4강 국가의 목표가 겨우 아시안컵 4강이냐.”는 비난에 휘말렸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영표 박지성에 이어 주장 김남일까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게 됐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자면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이고, 축구 또한 그와 같은 것이다.‘만반의 준비’는 언제나 부족하기 마련이다. 큰 경기를 앞두고 뜻밖의 부상으로 선수 본인은 물론 감독의 구상에 큰 차질을 준 안타까운 경우가 어디 이번뿐인가. 중요한 건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원칙을 위협할 만한 우연하고 연속적인 불상사에도 그 원칙을 끝까지 관철시키며 거둔 성과가 진정으로 값진 것이다. 주전급들의 안타까운 부상으로 팀의 기틀이 흔들린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을 대신할 선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새 선수들을 제대로 조련하고 기용해 뜻밖의 성과까지 얻어내는 게 바로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의 역할이다. 23일의 K-리그 경기들이 아시안컵에 견줘 결코 비중이 작은 것도 아니다. 특히 올해에는 리그 일정의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 빠듯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팀 일정을 우선으로 해 겨우 만들어낸 틈바구니다. 감독들도 여러 악조건 속에서 자신들의 선수들을 조련하며 뛰는 것이지 결코 넉넉한 운영을 하고 있지 않다. 모두의 소망은 아시안컵 우승이지만, 숱한 난제들 속에서 베어벡 감독이 4강까지 안착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박수 받을 일이다. 그러나 K-리그의 목소리를 무시해 가며 억지로 일을 도모한다면 이는 결과 이전에 그 과정 때문에라도 비판받게 될 일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3) 경남 거창군 가북면 개금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3) 경남 거창군 가북면 개금마을

    가야산 자락의 경남 거창군 가북면 개금마을. 거창의 동북부 해발 800m 고지 비탈면에 자리잡은 하늘 아래 첫 동네다. 북으로 경북 성주군과 맞닿아 있고 동으로 재를 넘으면 합천 해인사가 나온다. 개금(開金)은 옛날에 금이 많이 나와 붙여진 이름. 지금도 금광의 흔적이 있다. 20여가구 70명 남짓 주민들은 배추, 감자 등 신선한 고랭지채소를 일구며 살아간다. 요즘은 고(高)부가가치 작물인 오미자를 주로 재배한다. 이곳 오미자는 해발 800m의 고지대에서 자라나 병충해에 강하다. 농약을 사용할 필요가 거의 없고 딴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청정하다. “감기래도 올라카믄 고마 한컵 마시뿔면 그냥 난다 안캅니꺼. 맛은 또 얼매나 기가 막힌데예.” 마을이장 신일기(54)씨가 오미자 차를 권하며 자랑한다. 오미자는 동의보감에 폐와 신장을 보하고 피곤함, 목마름, 해소 등을 낫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투명한 붉은 빛깔의 오미자차는 약효뿐 아니라 맛도 탁월하다. 설탕에 잰 오미자원액에 물을 섞고 얼음을 띄워 내온 오미자 냉차. 그 어떤 여름 청량음료도 이것과 비교할 수 없을 듯하다. 신이장은 작년에 1500평 밭에서 2000㎏의 오미자를 수확해 2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워낙 품질이 좋아 판로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개금마을의 또 다른 특산물은 마(麻)다. 마을 어귀 마밭에서 지줏대를 세우던 김용호(56)·정연옥(47)부부.“여기 마는 많이 다르지예. 우선 고마 단단하면서도 진이 많고, 짧지만 야물지예. 보관도 오래 간다 안캄니꺼.” 부부가 재배하는 마밭은 600평 남짓.4월에 파종해 10월에 수확한다. 작년에는 박스당 6만원씩 300박스를 생산해 수입이 짭짤했다. 위장에 좋다는 마즙을 갈아 요구르트와 섞어 먹으면 맛도 그만이려니와 속이 든든해지고 원기회복도 빠르다고 한다. 마을 아래 하개금에는 목탁만을 만들며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목탁장인으로 유명한 김종성(61)씨. 그는 평생 목탁을 만들어 절을 찾아 다니며 팔던 선친의 뒤를 이어 ‘목탁장이’가 됐다. 다 쓰러져가는 200년 쯤 된 흙집은 선친 때부터 목탁을 만들어 온 작업장이다. 성철 큰 스님으로부터 ‘성공(成空)’이라는 법명(法名)을 받았다는 김씨.“불심(佛心) 하나로 이 작업을 해왔지… 목탁은 모양새 암만 좋아야 소용 없대이. 소리가 좋아야제. 그럴라문 혼을 불어 넣어야 하는기라.” 동생 종경(51)씨와 골칼로 목탁의 구멍을 파는 그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목탁의 재료는 100년 이상 묵은 생강 나무 뿌리. 진을 빼기 위해 3년을 진흙에 묻어 두었다가 소금물에 적셔 가마솥으로 쪄 낸 뒤 그늘에 사흘동안 말린 다음 작업을 시작한다. 일주일을 꼬박 깎고 파고 다듬은 뒤 들깨 기름을 일곱 번 발라 완성한다. 그의 목탁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과는 소리와 내구성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 작업실인 2평이 못되는 방의 흙벽에는 ‘불평보다 인내를’이라는 글이 적힌 액자가 걸려 있다. 몇 년전부터는 서울에서 일류호텔 요리사를 하던 둘째 아들 학천(36)씨가 3대째 가업을 잇겠다고 내려와 함께 목탁을 만들고 있다. 아비로서 안쓰럽고 걱정되지만 내심 고맙고 장하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마을의 유일한 초등학생인 아홉살 경선이가 조그만 바구니를 들고 고샅길을 나선다. 몇걸음 가지 않아 길가 옆에 지천으로 널린 산딸기를 따기 시작한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연신 먹어가며 열매를 따 바구니에 넣는다.“산딸기가 맛있을라문요, 알맹이가 크고 물렁물렁하면서 새빨개야 한대요.” 묻지도 않았는데 친절하게 산딸기 골라따는 법을 설명해 준다. 오늘 딴 산딸기는 일흔이 넘어 자신을 낳아준 아빠에게 줄 간식거리다. 금란화가 함초롬 핀 흙 담장에 길게 그림자가 드리운다. 저녁을 짓는 집의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 오른다. 저마다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산꼭대기 마을의 하루가 저문다. 사진 글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30대 여자들을 위한 연극 두편

    30대 여자들을 위한 연극 두편

    “20대에는 연애하다 실패해도 사랑밖에 잃는 게 없지만 이젠 모든 걸 다 잃게 되겠지.” 연극 ‘연인들의 유토피아’에서 30대 여자가 중얼거린다. 폭신하던 사랑이 착잡해지는 순간 30대가 온다. 알 것 다 아는 30대만 공감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신랄한 유머, 쓸쓸한 독백이 담긴 두 편의 연극을 소개한다. ●‘썸걸즈´ 나쁜 남자를 사랑한 싱글녀에게 영화감독 강진우의 호텔방에 찾아온 네 여자가 소파에 내려놓는 핸드백을 보면 그 주인을 알 것만 같다. 장바구니 같은 백을 앞가슴에 폭 안은 양선, 날렵한 디오르백을 달랑거리며 나타난 민하, 고고한 흰색 켈리백을 내려놓는 정희, 낡고 빛바랜 가죽백을 아무렇게나 던지는 은후. 네 여자는 옛 남자, 진우의 전화를 받고 차례로 달려온 참이다. 진우는 딱 한 가지만을 확인한다.“너 나한테 화난 거 아니지? 나 너한테 잘못한 거 없는 거다?” 그리고 고백한다.“나 결혼해.”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여자와 핸드백이 운명 같은 관계임을 설파했다. 그 핸드백만큼이나 성격도 스타일도 다른 네 여자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눈물을 떨구거나 담담하거나 덤비거나 악을 쓰거나. 공통점도 있다. 첫째, 강진우와 헤어진 여자는 아무도 없다. 여자들은 입을 모아 합창한다.“난 너랑 헤어진 적 없어. 네가 사라졌잖아!” 둘째, 미워도 다시 한번, 여전히 미련은 진득하게 남아 있다. 호텔방을 뛰쳐나온 여자들이 모두 문밖에 돌아서서 얼굴을 감싸쥐는 걸 보면…. ‘썸걸즈’(8월5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소극장)는 홍상수 영화의 코믹 버전이다. 빤하게 들여다 보이는 남자의 너절한 속셈에 어이가 없지만 여기저기 빈틈을 찌르는 유머에 웃을 수밖에 없다. 여성 관객들은 헛웃음·감탄사·욕 중에서 기호에 맞게 취사 선택한다. “너는 다 나쁘지만 웃는 얼굴로 뭉개면서 절대로 미워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 이게 제일 나빠, 이 XXX아.”라는 은후의 째지는 외침에 객석에는 통쾌함이 번진다. 연출을 맡은 황재헌씨는 “우리가 알면서도 모른 척하려 했던 사랑의 이중성과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극적인 순간을 포착하려 했다.”고 밝혔다. 더블 캐스팅된 이석준과 최덕문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도 주요 관전 포인트. 이석준표 강진우가 날렵한 표범처럼 세련된 ‘꾼’이라면 최덕문표 강진우는 능청스럽고 말빨좋은 천상 ‘오빠’다. 닐 라뷰트 원작인 작품의 해외 공연에서는 시트콤 ‘프렌즈’의 데이비드 시머가 나쁜남자로 출연했다. 막판까지 네 여자와 관객의 머리를 후려치는 남자는 침대에 누워 ‘사랑해’를 주문처럼 왼다. 그 남자의 빤한 거짓말에 또 속아 넘어가는 게 결국 여자가 아닐런지.“사랑, 허무하다고 안 할 수 없잖아요.”라는 연출가의 말처럼 말이다. ●‘연인들의 유토피아´ 배려가 필요한 부부에게 소용돌이 형태의 무대. 허겁지겁 무대로 뛰어든 여자가 가방을 뒤진다. 남편이 사준 목걸이가 없어진 것. 비슷한 것도 없고 새로 만들 수도 없다는 걸 알자 여자는 절망한다. ‘연인들의 유토피아’(8월12일까지, 서울 서교동 산울림소극장)의 이 첫 장면은 극 전체를 관통한다. 잃어버린 목걸이는 곧 버린 사랑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남자와 여자, 그와 그녀는 번갈아가며 등장한다. 그와 그녀의 무대는 밝다. 움직임도 크다. 떠들썩한 웃음과 마주보는 시선이 있다. 여행을 온 두 사람은 빗소리가 들리자 가난한 부부가 된 상상을 한다. 결혼할 돈이 없으니 사진관에 사진이나 찍자며 종알거린다. 사랑에 들뜬 그와 그녀는 기꺼이 추억만들기에 나선다. 그녀가 냉정해지는 이유는 그의 부인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통.“당신은 나에게 유토피아예요.” 매달리는 그를 그녀는 밀어낸다.“유토피아? 그건 아무 데도 없다는 뜻인데….” 남자와 여자의 공간엔 쓸쓸한 빛이 내리쪼인다. 한 무대에 있지만 공간과 시선을 따로 쓴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여자는 취기를 핑계로 솔직해진다.“당신은 솔직한 게 장점이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해줘.”남자는 멍하니 중얼거린다.“옛날에 당신 만나면 뭐라고 할까 밤새 연습했었는데…. 이런 날이 오네.” 남자와 여자의 무대에 그와 그녀가 슬그머니 들어오는 순간 객석 위엔 이런 말구름이 뜬다.‘낚였다’. 낚인 사연은 극을 곱씹어 봐야지만 알 수 있는 반전 아닌 반전이다. 그녀 역의 이일화는 사랑받는 여자의 달콤함을 온몸으로 뿜어내고, 여자 전현아는 관객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 힘을 지녔다. 연출을 맡은 김진만씨는 “네 사람 모두 피해자”라고 했다. 자신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결국 자기 방식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그런 오해로 단절되는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단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사랑의 기쁨에 눈물겨워하기보다는 안으로 깊이 가라앉아 외로운 자신의 맨 얼굴을 바라봐야 하는 쓸쓸한 일인 모양”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굳어버린 사랑의 맨 얼굴을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베일 속 ‘하얀 거탑’ 거침없는 폭로들

    모든 권력의 공통적인 속성은 장막으로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열어젖히기 힘든 장막의 하나가 고도의 전문성으로 포장된 전문가 영역이다. “모르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다.”는 자괴감 위에 은폐와 기만은 싹을 틔운다. 의료분야는 대표적인 전문 분야다. 진단 결과만을 통보받는 환자들은 정작 진단과 치료과정이 궁금하지만, 의사들이 쓰는 암호 같은 언어는 의사의 권위만을 강화할 뿐이다. 생명과 질병의 영역조차 종종 권모술수의 쟁투장이 된다는 사실을 내부고발자의 용기 없이 일반인들이 알아차리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두 명의 내부고발자가 있다. 모두 의사다. 한 명은 외과 의사, 다른 한 명은 가정의학과 의사다. 한 명은 병원 내부의 숨기고픈 진실을, 다른 한 명은 제약계의 검은 로비실태를, 가명 혹은 실명으로 거침없이 폭로했다. ‘인턴X’(양정현 옮김, 김영사 펴냄)의 저자 ‘닥터X’는 1960년대 자신이 인턴생활 1년간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일기 형태로 써내려갔다. 궤양성 대장염에 걸린 75세 광부 노인을 수술비가 없다며 외면하는 선배 의사들의 놀랍도록 무서운 침묵과 가혹한 방관을 목격하며 닥터X는 치를 떤다. 저자는 20대 여성의 심각한 대퇴동맥 질환을 오진한 의사들이 서로 쉬쉬하며 진실을 숨기자 가슴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경악을 느끼면서도 “나 또한 진실에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는 의사의 한 사람”이라며 괴로워한다. 환자를 다리, 머리, 복부 등 환부로만 파악하는 의사들 틈바구니에서 일개 인턴인 닥터X는 의사 세계를 지배하는 비밀스러운 장막의 속살을 기록하고 또 기록했다.80년대 초 번역돼 94년 절판될 때까지 ‘인턴X’는 수많은 의로운 의학도들을 외과의사로 이끌었다. 하지만 재출간된 지금까지도 닥터X의 실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레이 스트랜드는 ‘약이 사람을 죽인다’(이명신 옮김, 웅진리빙하우스 펴냄)라고 잘라 말한다.30여년간 가정의학과 의사로 활동해온 저자는 신약이 개발돼 환자의 입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둘러싼 ‘장막의 뒤편’을 공개한다. 초대형 제약회사와 미국식품의약국(FDA)간의 검은 파트너십이 장막 뒤편의 실체다. 미국 제약회사들은 신약개발에 쏟아 부은 엄청난 돈을 뽑기 위해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는 FDA 신약 승인 기간을 최대한 줄여 특허기간을 조금이라도 연장 받고자 압력을 행사한다.FDA는 제약회사로부터 승인 절차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고 승인기간을 줄여준다. 결국 임상실험 기간이 단축되고, 치료제가 예방제로 둔갑되기도 한다. 이런 약이 일으킬 화(禍)는 고스란히 환자들 몫이다. 한국의 황우석 사태에서도 목격되듯 ‘신약개발=떼돈’이란 논리는 늘 이해관계자들의 조급증을 부추긴다. 그 조급증은 결국 “신약 부작용의 최종 임상실험 대상은 소비자인 당신이다.”라는 저자의 섬뜩한 경고로 이어진다. ‘하얀 거탑’이 가리고 있는 진실이 장막 밖으로 노출되기 위해선 누군가의 두려움 없는 용기가 필요하다. 의사 혹은 그 어떤 전문가에게도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자질은 고도의 전문성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애다. 두 권의 책은 그 같은 체험적 진실을 뜨겁게 웅변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