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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천 푸드마켓 온정으로 채운다

    금천 푸드마켓 온정으로 채운다

    서울 시흥동 863-47에 자리잡은 금천 푸드마켓이 어려운 지역주민들에게 큰 안식처가 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독거노인 등 회원 964명이 다달이 한 차례씩 최대 2만원까지 이곳에서 원하는 물건을 골라 갈 수 있다. 이곳을 찾는 이만 하루 평균 60여명. 부족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겐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는 소중한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쌀·김치 등 매달 2만원씩 식재료 지원 19일 서울 금천구에 따르면 2007년 12월 푸드마켓이 열기 전까지만 해도 저소득층 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은 음식을 타러 도봉구 창동에 있는 광역 푸드마켓까지 다녀야 했다. 지하철만 왕복 2시간이 넘는 ‘고생길’이었다. 하지만 구가 83㎡ 규모의 매장에 식료품 보관을 위한 냉장·냉동 시설도 갖추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 5일(월∼금요일) 상설 운영하면서, 금천 지역 주민들은 한결 편하게 푸드마켓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지원 품목은 2㎏단위로 포장된 쌀을 비롯해 잡곡류와 김치, 된장, 고추장 등 반찬과 이유식, 설탕, 통조림, 식용유 등이다. 화장품, 화장지, 세제, 비누, 샴푸, 신발, 의류 등 생활용품도 마련했다. 대상 가구는 달마다 2만원에 해당하는 식재료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현재 금천푸드마켓은 지역 주민들과 기업들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동성학원에서 550만원, 신화미트에서 420만원, 강강술래에서 240만원 등 지역내 업체들이 내는 후원금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유통업체인 현대식품에서 매달 1차례씩 쌀수제비를, 금대유통에서 소뼈, 동흥관에서 왕만두 등 작지만 정성어린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현금 후원을 원할 경우 하나은행(계좌번호:574-910005-28205·예금주:금천푸드마켓) 계좌로 직접 입금하면 된다. 후원 물품 및 금액에 대해서는 구청에서 소득공제 영수증도 발급해준다. 황석봉 주민생활지원과장은 “푸드뱅크는 기탁받은 식품을 일률적으로 배분하던 ‘푸드뱅크’에 비해 수급자의 선택권이 넓고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골라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지원은 여전히 부족해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위기가정의 수가 크게 느는 데 비해 푸드마켓에 대한 외부 지원은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푸드마켓에 제공된 물품과 후원금은 모두 1억 5300만원선. 소외계층 전체를 돕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액수다. 현재 구는 후원금 부족에 대비해 시 운영보조금으로 물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 개선에 나서는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인수 구청장도 “물품과 후원금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기탁자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푸드마켓 성패의 관건 ”이라면서 “지금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 주변의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미덕을 발휘할 때”라며 주민 참여를 당부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원투가 밝힌… ‘아이돌 vs 엉아돌’ (인터뷰)

    원투가 밝힌… ‘아이돌 vs 엉아돌’ (인터뷰)

    11월 11일 ‘빼빼로 데이’에 원투(오창훈, 송호범)를 만났다. 최근 발표곡 ‘못된 여자Ⅱ’(feat.서인영)를 차트 상위권에 올려두며 ‘엉아돌’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원투. 데뷔 14년차 30대에 들어서 새삼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그들에게 “(팬들로부터) 빼빼로는 받았냐?”고 묻자 ‘빼빼로 닮은 죽부인을 받았다!”며 히죽 웃었다. 아이돌이 빼빼로 받을 때 외로움을 달래라고(?) 죽부인 받는 ‘엉아돌’. 원투가 직접 밝힌 ‘아이돌 vs 엉아돌’의 차이, 전격 공개한다. ① 팬 선물 “인형 vs 홍삼 인삼, 직접 다린 꿀?” 아이돌과 엉아돌의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다른 연령대의 팬층이었다. 원투는 “아이돌이 10대 팬들에게 빼빼로 바구니와 인형 등을 받을 때, 연륜있는(?) 저희 팬들은 건강과 실속을 생각하시더라.”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오창훈은 “날씨가 추워지니, 몸을 챙기라며 집으로 ‘건강식’이 들어온다.”며 “홍삼 인삼 부터 직접 다린 꿀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② 스케줄 “소속사 정리 vs 자급자족” 모든 스케줄을 소속사의 지시 아래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아이돌과 달리, ‘엉아돌’ 원투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송호범은 이를 ‘자급자족’에 비유했다. 그는 “아이돌은 소속사의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며 “저희는 매니저 없이도 스케줄 소화가 가능하다. 오히려 스케줄 이동이 있을 때마다 매니저들을 인도하며 다닌다.”고 웃어 보였다. ③ 식사 메뉴 결정권 “매니저 vs 가수” 원투는 이런 차이는 식사 메뉴 결정권에서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는 흔히 집안에서 윗어른이 ‘리모콘 채널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예와 비슷했다. 오창훈은 “아이돌은 메뉴를 매니저가 고른다면, 저희는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며 장점으로 꼽았다. ④ 무대 차이 “잘 다듬어진 vs 애드립과 노련함” 아이돌과 엉아돌을 ‘나무’에 비유한다면, 물과 비료 등을 주며 잘 가꿔진 나무가 전자에 해당한다면, 자연의 풍파 속 뿌리내려 거칠지만 단단해진 나무가 후자에 빗댈 수 있었다. 음악적 차이를 묻자 원투는 최근 아이돌의 잘 다듬어진 퍼포먼스와 음악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에 맞서는 ‘엉아돌’ 원투의 경쟁력을 묻자 송호범은 “매번 다른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 무대마다 현장 분위기를 살려내기 위해 흥겨운 애드립을 더하기도 하고, 라이브 느낌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이 또한 연륜에서 얻은 것”이라며 ‘엉아’다운 면모를 보였다. 대중문화평론가 류헌종 씨는 “아이돌만의 레드오션으로 변모한 현 가요계에서 ‘엉아돌’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획일화된 음악색과 편중된 소비계층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도 의미가 깊지만, 무엇보다 대중에게 끊임없이 다가섰던 이들의 근성과 노력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반가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유명 프로야구 선수 불법게임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0일 불법게임장을 차려놓고 현직 프로야구선수 등 유명인사를 입장시켜 게임을 하게 한 업주 정모(44)씨를 게임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종업원 김모(38)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 27일부터 문래동 상가 지하에 일명 ‘야마토’ 게임기 76대를 들여놓고 현금과 같은 개념의 쇠구슬을 1200개들이 바구니당 3만원에 불법 환전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게임장은 이중 철문이 설치돼 외부에서는 눈에 띄지 않게 차려졌고, 정씨는 종업원 3명을 외부에 배치해 단속에 대비했다. 경찰에 따르면 단속 당시 게임장에 있던 손님 중에는 현직 프로야구 선수 A씨, 전 농구선수 B씨 등도 포함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모녀가 흘린 땀과 눈물의 10년 세월 오롯이

    모녀가 흘린 땀과 눈물의 10년 세월 오롯이

    가끔 청소년 문학작품을 읽다가 문득 드는 어리석은 의문점 하나. 청소년 소설들은 보통 200자 원고지 400~500매 남짓이다. 또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쉬운 구어체로 쓰여지곤 한다. 독자로서는 두어 시간 집중하면 훌쩍 읽어내는데, 실제로 작가들도 그만큼 쉽게 쓸까, 하는 것이다. ●연애·이혼 등 구체적 생활상 투영 소설가 김연의 첫 청소년 소설 ‘나의 얼토당토않은 엄마’(실천문학사 펴냄)는 딸과 함께 살았던 10년의 세월을 정리하고 있다. 10년 동안 두 모녀가 쏟아놓은 땀과 눈물, 고함과 다툼, 깔깔거림과 토라짐이 오롯이 담겼음은 물론이다. 길게 잡아 한나절에 휙 읽어버린 이 작품이 쓰여지기까지 10년이 걸린 셈이다. 김연의 등단 작품은 장편소설 ‘함께 가자 우리’다. ‘차주옥’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했다. 제목만 들어도 내용이 얼추 짐작되듯 김연이 대학(연세대 영문과)에 다니던 중 현장으로 들어가 노동운동을 하며 쓴 작품으로서 당시 노동문학의 대표적 작품 가운데 하나였다. 이후 1997년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로 제2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이름을 정식으로 문단에 알린다. 그렇지만 창작은 뜸했다. 김연은 2006년 장편소설(‘그 여름날의 치자와 오디’)을 낸 뒤 또다시 3년이 흘러서야 이 작품을 탈고했고, 지난 8월 딸과 함께 훌쩍 미국 아이오와시티로 떠났다. 맞다. 그는 또한 ‘63년생 작가 그룹’의 하나다. 공지영, 김인숙, 한창훈, 고 김소진, 유하 등 쟁쟁한 틈바구니 안에 있다. 워낙 과작(寡作)인지라 사람들이 가끔 김연을 까먹곤하지만 말이다. ‘나의…엄마’에서는 김연의 모든 것이 거의 날것에 가깝게 투영된다. 성생활을 포함한 엄마의 연애, 이혼 후 친부와 관계 등이 ‘자장면도 배달 안 되는 첩첩산중’ 경기도 가평에서 쑥쑥 자라는 중학생 딸과 단 둘이 살아가는 그의 구체적인 생활상과 함께 드러난다. 또한 불안감, 두려움, 희망, 기대감, 자존심 등 복잡하게 얽힌 작가의 심리 상태까지 모두 집어넣었다. ●“치열하게 지켜온 딸에게 자긍심을” 그러다보니 때로는 낄낄대며 책장 넘기는 청소년 성장소설의 성격이다가도 때로는 설익은 밥을 크게 한술 떠넣은 듯 불편한 느낌을 주는 자전 소설의 성격까지 지니고 있다. 역시 쉽게 읽힌다고 해서 쉽게 썼을리는 없다. 딸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딸에게 인정받고 싶은 ‘철없는 엄마’의 분투기가 될 것이다. 또 김연의 입장에서 보자면 힘들었지만 잘 이겨온 자신의 삶을 짐짓 객관화하여 평가받고픈 욕구의 반영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더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훌훌 털어버리고자 하는 해원(解寃)의 한바탕 푸닥거리의 성격도 담고 있다. 김연은 “엄마는 모든 것을 걸고 딸을 지금까지 지켜왔으므로 너도 앞으로 그 자긍심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라는 것이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오와와는 2년 전 한국번역원의 후원으로 잠시 머물렀던 인연이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더 머물면서 미군과 결혼한 뒤 미국으로 이주해서 살고 있는 ‘기지촌여성’을 취재해 소설을 쓸 생각이다.”고 밝혔다. 실천문학사 측에서는 책 띠지에 ‘반드시 13세 이상 소녀와 딸이 있는 엄마만 보시오.’라는 경고 문구를 남겼다. 실제로 남성 독자의 경우라면, 엄마와 딸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 라인을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약간 걸릴 수 있다. 감안해서 읽으시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월드이슈] 쇠락하는 ‘꿈의 땅’ 美 캘리포니아주

    [월드이슈] 쇠락하는 ‘꿈의 땅’ 美 캘리포니아주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타들어 가고 있다. 주 정부 재정이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실업률은 미 전체 평균을 훌쩍 넘어서 33년 이래 최악을 기록하는 등 일자리도 말라버렸다. 농업종사자들은 농사 지을 물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대규모 산불은 올해도 어김없이 지역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절망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한때 ‘꿈의 땅’으로 불렸던 캘리포니아를 짚어본다. 캘리포니아주는 3년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 기간 강수량이 줄기도 했지만 2007년 연방 법원의 결정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연방법 기준에 따라 새크라멘토 삼각주에만 살고 있는 8㎝ 이하의 물고기가 멸종 위기에 있다고 판단, 이 지역에 있는 대형 양수시설에 양수 규모를 3분의1로 줄이라고 명령한 것이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당시 결정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캘리포니아 인구의 3분의2가량이 어떤 식으로든 이 지역에서 물을 공급받는데 양수 규모가 줄면서 급수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특히 미국의 ‘과일 바구니’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농업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매년 캘리포니아를 덮치는 산불이 점점 대형화되는 이유도 물이 부족한 사정과 맞물려 있다. 경기 침체로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가 실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실업률은 10%대다. 하지만 농업 지역 중 일부의 실업률은 40%에 이른다. 한마디로 손에서 일을 놓았다는 얘기다. 환경론자들조차도 농업이 2007년 결정의 희생자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환경론자와 농업종사자 양쪽을 만족시키기 위한 법안이 마련됐다. 물 소비를 줄이면서도 노후한 물 관련 시스템을 개선시키는 것이 골자다. 지난 9월처럼 공방으로 시간을 보낼 경우 “우리 가족은 5분 이상 샤워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매일 샤워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주정부는 지난 7월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08회계연도에 26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캘리포니아가 발행하는 무담보 채권의 등급을 정크본드보다 겨우 2등급 위 수준인 BBB로 하향조정했다. 결국 주 의회는 교육·복지 부문에서 155억달러를 삭감하는 2009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슈워제네거의 목표 중 하나인 ‘교육 개혁’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교사 3만명 이상이 해고됐고, 이는 수업 부실화로 이어졌다. 주정부 지원이 줄어든 주립대들은 등록금을 올리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만들었다. 지난 9월 발생한 산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도 예산 부족이었다. 17만명에 달하는 교도소 수용인원을 감당하지 못해 잔여 형기가 60일 이하이거나 가석방 위반으로 수감 중인 재소자 수십명을 조기에 석방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의 지난 9월 실업률은 12.2%로 전달에 비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 전체 평균 실업률을 훨씬 웃돈다. 실업률 자체만으로는 최악이 아니지만 미국 55개 주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다는 점에서 사실상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가장 많은 주인 셈이다. ‘붕괴’ 수준으로 떨어진 집값은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긴 하지만 압류 매물이 거래되면서 형성되는 일시적인 상승세일 뿐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압류 주택도 조금 줄고 있지만 이는 금융기관이 압류한 주택은 제값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에 압류를 줄이고 있기 때문일 뿐 대출자들의 경제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민간연구기관인 캘리포니아경제 지속연구센터의 스티븐 레비 소장은 캘리포니아를 두고 ‘할 수 없는 주(State that can’t)’라고 개탄했다. 그만큼 캘리포니아의 현실이 열악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 주간 타임은 최신호에서 “캘리포니아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실패하는 주가 될 것인가.”라고 자문한 뒤 “여전히 희망의 땅”이라고 표현했다. 산업·노동·기술의 본고장으로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미래 정치, 경제의 미래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그린 뉴딜’ 정책과 맞물리는 기술 개발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태양열 관련 시설의 40%가 캘리포니아에 몰려 있으며 친환경 자동차 개발도 캘리포니아가 주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IT로 한 세기를 장식했다면 이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2일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켄 살라사르 내무장관과 재생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재생에너지 개발과 관련해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사이에 MOU가 체결된 첫 사례다. 바이오 산업에서도 캘리포니아는 단연 앞서 있다. 샌디에이고에만 바이오 관련 업체가 500개에 이른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크 무로는 “붕괴 정도가 깊지만 우리는 다음에 펼쳐질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서 “캘리포니아, 다음 경제는 이미 그곳에 있다. 놀라운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스타골든벨’ 시청률 대폭 하락 원인은?

    ‘스타골든벨’ 시청률 대폭 하락 원인은?

    김제동이 MC 자리에서 하차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스타 골든벨’의 시청률이 대폭 하락했다. 25일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4일 방송된 ‘스타 골든벨’은 전국 시청률 7.6%를 기록해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쳤다. 이는 김제동의 마지막 방송이었던 지난 17일 방송분의 시청률 11.0%보다 3.4% 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24일 ‘스타 골든벨’에서는 5년 간 ‘터줏대감’ 진행자였던 김제동 대신 개그맨 지석진이 새롭게 진행을 맡았다. 과거 ‘스타골든벨’ MC로 활약했던 지석진은 베테랑 진행자답게 무난하고 깔끔하게 방송을 진행했지만 시청률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이날 ‘스타 골든벨’의 시청률 하락은 동시간대 SBS에서 방송된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영향력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7차전 게임이 15.5%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뛰어난 진행력을 보여왔던 김제동의 하차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틈바구니에서 시청률 하락을 경험한 ‘스타골든벨’이 다음 주 방송 시청률에서는 어떤 양상을 보일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KBS, 서울신문NTN DB / 사진설명 = (왼쪽부터) 지석진 김제동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농협 ‘다이어트 플래너’ 변신

    농협 ‘다이어트 플래너’ 변신

    우리 땅에서 나는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서 건강한 살빼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비만개선 체험행사’로 불리는 이 모임의 주선자는 다름 아닌 농협이다. 농협이 직접 다이어트 플래너를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체험행사가 열린 지난 21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대강당 앞. 다이어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평일 오후임에도 장바구니를 든 주부와 전공서적을 든 여대생까지 300여명이 때아닌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기초 진단과 체성분 분석 등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한 뒤 맞춤 식단표를 받아 4주간의 살빼기에 돌입했다. 체성분 분석 결과표에는 복부비만 정도를 보여주는 내장지방 면적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실제 나이와 무관한 ‘신체 연령’과 빼야 할 몸무게까지 구체적으로 나왔다. 강연을 맡은 강재헌 인제대 교수가 “실제 나이보다 신체 연령이 낮게 나온 참가자가 있느냐.”고 묻자 260명 가운데 겨우 4명이 손을 들었다. 강 교수는 “피하지방이 너무 두꺼우면 주삿바늘이 제대로 안 들어간다.”며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한 참가자는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예약해 놨는데 그 때문에라도 살을 빼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듯 다소 생뚱맞아 보이는 농협의 변신에는 나름대로 ‘속셈’이 있다. 신동민 농협 원예인삼부 차장은 “현대인의 관심이 높은 건강 관리를 도와주면서 우리 먹거리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어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최근 들어 우리 땅에서 난 채소와 과일로 하는 건강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다음 체험행사는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토요일인 31일 열린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돕고 사는거지”…개-고양이 ‘육아 품앗이’

    서로의 새끼를 봐주는 개와 고양이의 특별한 우정이 중국 언론에 보도돼 눈길을 끌었다. 중국 랴오닝성 푸순시 지역신문이 알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 도시에 사는 가오 순홍의 개와 고양이. 이 두 마리 동물들은 비슷한 시기에 새끼를 낳고 번갈아 돌보는 육아 ‘품앗이’를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달 초, 고양이가 먼저 2마리 새끼를 낳고 3일 후 개가 새끼 6마리를 낳으면서 둘의 육아 분담이 시작됐다. 두 어미들은 같은 바구니에 살면서 번갈아 새끼를 돌보는데, 둘 중에 하나가 밖으로 나가면 남은 한 마리가 새끼들을 모두 돌보면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주인의 말에 따르면 두 마리가 모두 있을 때에도 새끼들은 어미를 가리지 않고 섞여 지낸다. 이들의 우정을 곁에서 지켜보는 가오씨는 “2년 전에 개를, 지난해에 고양이를 입양했다.”면서 “처음에는 걱정했으나 둘은 다른 종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매우 이상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어울려 지내는 게 예뻐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재미있어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금은 연아시대

    “김연아가 모든 경쟁자들을 한 바구니에 처넣어 아예 날려버렸다.”(러시아 TV중계)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에도 불구, 세계신기록으로 여자싱글 ‘210점 시대’를 열며 독주를 선언했다. 김연아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2009~10시즌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1차 대회인 ‘트로피 에릭 봉파르’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3.95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76.08점)와 합친 210.03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인 아사다 마오(일본·173.99점)와는 무려 36.04점차. 3월 세계선수권에서 여자싱글 최초로 ‘마의 200점’을 깬지 불과 7개월 만의 일이다. 김연아가 세계신기록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지만 ‘퍼펙트 연기’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진화를 예감케 한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무결점 연기’를 펼쳤던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범했다.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에 맞춰 은반을 돌던 김연아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을 시도하지 못했다. 관중들은 탄식을 내뱉었지만 ‘강심장’ 김연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에 이너바우어까지 덧붙여 7.5점을 챙겼다. 김연아는 또 대회 참가자 중 유일하게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며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 새롭게 준비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기본점수 10점)에서 가산점 2점을 보태 12점을 따낸 것. 이번 대회 수행평가점수(GOE·가산점)에서 감점이 한 번도 없었던 김연아가 기본점수 5점이 배정된 트리플 플립에 성공했다면 최소 215점이 가능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무결점 연기’를 하고 스핀의 레벨을 끌어올려 가산점을 보탠다면 220점대까지 노려볼 수 있다. 심판으로 참가한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부회장은 “심판들이 ‘내년 겨울올림픽 금메달 후보는 김연아’라고 입을 모은다.”며 “김연아는 확실히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단계 높은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그동안 김연아와 팽팽한 균형을 맞췄던 ‘라이벌’ 아사다는 장기인 트리플 악셀을 두 번 시도했지만 한 번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147.63점)와 나카노 유카리(일본·165.70점), 캐롤라인 장(미국·153.15점) 등 쟁쟁한 경쟁자들도 김연아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연기력 앞에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신한동해오픈]‘무명’ 류현우 첫 우승

    ‘무명’의 류현우(28·테일러메이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강호들의 틈바구니에서 짜릿한 역전으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류현우는 18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 남코스(파72·7546야드)에서 열린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5개홀을 남기고 4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뒷심을 발휘해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내 김대현(21·하이트)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억 5000만원. 류현우는 2002년 데뷔한 프로 8년차 선수. 간신히 시드권을 따내 정규투어 생활을 근근이 이어오다 9월 KEB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3위, 지난주 조니워커 블루라벨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오르는 등 하반기 들어 생애 첫 우승컵을 거세게 두드려왔다.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위창수(37)는 2타를 잃었지만 3위(8언더파 208타)로 ‘PGA파’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은 공동 10위(5언더파 211타)에 그쳤다. 그러나 6번홀 두 번째 샷을 물을 가로질러 홀 2.5m에 붙인 뒤 이글성 버디를 잡아내는 등 메이저 챔피언의 샷을 과시했다. 최경주(39·나이키골프)는 4언더파 212타(공동 1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컵챔피언십에서는 ‘가을 여자’ 서희경(23·하이트)이 KLPGA 투어 9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희경은 18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파72·6553야드)에서 막을 내린 이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했다. 올 시즌 3승째. 서희경은 우승 상금 1억 2000만원을 보태 시즌 상금 4억 8623만원을 기록하며 유소연(20·하이마트·5억 3890만원)과의 격차를 5000여만원으로 좁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탈많은 대출금리 이번엔 바뀔까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대출금리 체계 변경 검토를 공식 언급함에 따라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기준으로 삼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의 폐단이 적지 않아 변경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이렇다할 ‘묘수’가 없어 고민만 깊어진 상태였다. 13일 금융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 사이에선 CD, 정기예금, 은행채 금리 등을 조달비중과 만기 등에 따라 가중 평균하는 방안을 가장 무게 있게 검토 중이다. 여러 상품을 한 바구니(바스켓)에 넣고 가중 평균으로 양념을 치는 식이다. 진 위원장이 전날 “개인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힌 방식이기도 하다. 선도은행인 국민은행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3개월물 CD금리와 만기가 같은 3개월짜리 정기예금이나 남은 기간이 3개월인 금융채 등을 한데 묶어 가중평균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형식엔 차이가 있지만 신한은행도 금리를 혼합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단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섞되 비율은 고객이 스스로 정하게 하는 식이다. 은행 측은 “고객에게 CD와 금융채 중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은행권 전체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방식보다 은행마다 각기 다른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부장은 “올라간 CD금리로 (대출을 받은) 서민도 불만이겠지만 CD가 기준인 탓에 은행도 자금운영에 애로가 많다.”면서 “파도(금리 차이)가 높으면 배(자금)를 운항하기 어려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장단점이 있어 대안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바스켓 방식 문제점 벌써 부각 실제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바스켓 방식의 문제점이 벌써부터 지적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바스켓 금리는 은행들이 이미 검토했던 방안으로 투명성과 공정성 어느 하나도 만족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면서 “문제는 바스켓에 무엇을 넣든 현 CD금리보다 높을 것이고 금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투명성 시비가 증폭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스켓 금리가 과거 ‘프라임 레이트’와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들은 은행의 조달 원가와 기업의 신용도 등을 반영한 자체 기준금리인 프라임레이트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환란을 겪으면서 예금금리가 연 18~20%까지 치솟자 은행들은 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이후 대출금리가 오르자 은행의 대출금리 체계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난이 일면서 지금의 CD 금리가 대안으로 채택됐다. 묘수 찾기가 쉽지 않다보니 지난 4월 은행권은 금리 체계 변경을 위해 한 달여간 운영해온 태스크포스(TF)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은행 수익과 직결되는 대출금리 변경문제를 은행끼리 모여 논의하면 담합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적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후 논의는 완전 중지된 상태다. 은행 각자에 맡기거나 새 금리 기준을 금융당국에서 제시하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변경 의지 가장 중요 금융당국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CD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제기는 지겹도록 반복돼 왔고 그때마다 금융당국은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면서 “시장이 좀 나아지면 문제의식을 그냥 잊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대안 찾기는 구호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나라별로 기준이 다른 만큼 정해진 답은 없다.”면서 “지금은 안정적이면서도 금융주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금리형식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슬픈 숨바꼭질/이붕

    [엄마와 읽는 동화] 슬픈 숨바꼭질/이붕

    동민이 할머니는 꾸꾸기와 숨바꼭질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꾸꾸기는 할머니를 위해 숨어야 할 때면 살짝 숨곤 했습니다. 꼭꼭 숨었다가 찾아지지 않으면 더럭 겁이 날 테니까요. 참, 꾸꾸기는 동민이네 텔레비전 리모컨의 이름입니다. 이름을 지은 사람은 할머니입니다. 리모컨이란 발음이 어려운 할머니는 채널을 바꾸거나 소리를 키울 때 꾹꾹 누르는 것이라서 그렇게 불렀습니다. “꾸꾸기 어딨냐?” 맨 처음 할머니가 이렇게 물었을 때 식구들은 물론 꾸꾸기도 누구를 부르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땐 꾸꾸기 이름이 꾸꾸기란 걸 누구도 몰랐으니까요. 거실 탁자 밑에서 리모컨을 집어든 할머니가 함박 웃으며 말했습니다. “꾸꾸기 이 녀석, 나랑 숨바꼭질 하자는 게구나!” “꾸꾸기요? 할머닌 이름도 잘 지으시네요.” 동민이가 재미있어하자 아빠가 말했습니다. “할머니께서 이름 잘 짓는 거 이제 알았구나. 큰아빠가 아들 낳으니까 형민이라 지으시더니 네가 태어나자마자, 동생이니 동민이라 부르자고 하셨단다.” 동민이 아빠가 이번에는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어머니, 형민이 이름 지으실 때 동민이 이름까지 미리 지으셨던 거예요?” 아빠 말에 할머니께서는 칭찬 받은 아이처럼 좋아하며 대답했습니다. “내 손자들 이름 모르면 안 되니까…, 헷갈리지 않으려고 그랬던 거지.” 할머니는 이 말 끝에 얼굴을 찌푸리며 불평했습니다. “쉽게 지어주면 뭐 하니. 니차진지 내차진지, 어렵게 바꿔버렸다며.” 큰아빠네가 필리핀으로 이민을 간 후, 형민이 이름을 리차드로 부르게 된 걸 두고 하신 말이었습니다. 식구들은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할머니가 그 일을 마음에 담고 있다니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꾸꾸기도 자기 이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누구나 불리는 ‘리모컨’보다는 자기만의 이름을 갖게 되어 기뻤습니다. 꾸꾸기는 할머니와 숨바꼭질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꾸꾸기 녀석, 또 어디 숨었니?” 할머닌 꾸꾸기가 원래 있던 자리에 있어도 꼭 이름을 불러주며 숨바꼭질 놀이를 했습니다. 꾸꾸기에게는 한 번도 술래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늘 할머니가 술래를 했습니다. “할머니, 나 여기 없어요.” 꾸꾸기가 숨을 죽이고 있어도 할머닌 어느새 찾아내고서 좋아했습니다. “꾸꾸기 너, 여기 숨어 있으면 내가 못 찾을 줄 알았지? 나는 우리 산골에서 찾기 대장이었단다. 고사리를 꺾으러 가도, 버섯을 따러 가도 내 바구니가 젤 먼저 그득 찼지. 나만큼 잘 찾아내는 사람이 없었거든. 뭐든 빨리 잘 했어. 자식을 얼른 못 낳아 구박을 받긴 했지만 말이다.” 할머닌 집에 혼자 남으면 하루 종일 꾸꾸기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빨래를 널고 와서도 꾸꾸기를 불렀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와서도 말을 걸었습니다. “내가 소화 안 되는 거 꾸꾸기 너도 알지?” “……?” 꾸꾸기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할머니가 소화 잘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면서 아는 체할 수 없었으니까요. 어느 날부터 할머니는 이런 말도 하셨습니다. “나도 꾸꾸기 너랑 같은 신세구나. 식구들 나가면 집안 청소하고, 빨래하고, 혼자 밥 먹고........날마다 정해진 일만 해내니까 말이다. 너랑 이렇게 중얼거리기라도 하지 않으면 심심해서 어찌 살겠니.” 할머니와 꾸꾸기의 숨바꼭질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제 식구들은 할머니께서 꾸꾸기를 찾는 것은 그냥 입에 달고 사는 말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꾸꾸기 어딨냐?” 할머니의 목소리가 다른 때보다 크고 짜증이 섞여 있었습니다. 꾸꾸기는 할머니 기분을 풀어드리려고 얼른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하긴 숨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전날 밤 할머니가 놓아주신 대로 얌전히 있었으니까요. “할머니, 나 여기 있어요.” 할머니의 눈이 꾸꾸기와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방석 옆에 놓인 꾸꾸기를 할머니가 분명 보셨는데 집지 않고 소리를 지른 것입니다. “꾸꾸기 누가 가져갔냐?” 더 이상한 일은 그렇게 외치면서 꾸꾸기를 방석으로 얼른 덮은 것입니다. “빨리 꾸꾸기 찾아달라니까!” 할머니가 더 크게 외치자 욕실에 있던 동민이 아빠가 나왔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느라 면도기를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만 쓰시는 꾸꾸기를 누가 가져갔다고 그러세요.” 동민이 아빠는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두리번두리번 꾸꾸기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꾸꾸기를 찾을 생각도 않고 물었습니다. “아범은 오늘도 늦냐? 느이 이모도 나쁘지, 한 번도 안 와보고.” 동민이 아빠는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무심결에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이모님 돌아가신 지가 언젠데…….’ 드디어 방석 밑에 있는 꾸꾸기를 찾아냈습니다. “여기 있었네요. ‘고향은 지금’ 틀어드릴게요.” 동민이 아빠가 채널을 맞춰드리자 할머니는 밝게 웃으셨습니다. “옛날 우리 집 뒤에도 저렇게 큰 감나무가 있었던 거 잊어버린 거 아니지?” “그런 거 잊어버리면 또 어때요, 바쁜 세상에.” 아빠는 급히 대답하고 다시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그 뒤로도 할머니는 꾸꾸기를 자주 숨겼습니다. 식구들은 할머니께서 관심을 끌려고 그러시는 거라고 짐작해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와 꾸꾸기의 숨바꼭질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꾸꾸기를 점점 이상한 곳에 숨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꾸꾸기는 냉장고 안에 숨겨져 하루 종일 꽁꽁 얼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동민이 엄마가 겨우 찾아냈습니다. 다음 날은 세탁기 속에 숨겨놓았다가 회전 목욕까지 당했습니다. 결국 꾸꾸기는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드라이어로 말리고 건전지를 갈아 끼우는 등 야단법석을 떨고서야 겨우 깨어났습니다. 꾸꾸기는 이제 할머니와의 숨바꼭질이 무서워졌습니다. 놀이가 아니라 야단법석이 되었습니다. 이제 꾸꾸기는 할머니가 아니라 식구들과 숨바꼭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숨겨놓고 찾아내라 떼를 쓰면 식구들은 그걸 찾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어머니, 제발 꾸꾸기 좀 숨기지 마세요.” 동민이 엄마가 애원하면 할머니는 이제 시치미까지 뗐습니다. “꾸꾸기가 누구냐?” 할머니는 꾸꾸기를 모른 체했습니다. 꾸꾸기는 너무 슬펐습니다. 할머니가 자기를 모른 체하다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진짜로 꾸꾸기를 잊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할머니는 꾸꾸기를 못 볼 거라도 되는 양 꾹꾹 숨겼습니다. “리모컨 아무 데나 숨기지 마세요, 할머니 제발.” 동민이의 부탁에 할머니가 물었습니다. “느이 이모가 왔다고?” “이모라니요, 할머니. 저한테 무슨 이모가 있어요.” 그러면 또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느이 이모는 싫어. 내 아들 피리불서 얼른 데려 와!” 하루는 동민이 엄마가 아주 작은 소리로 아빠께 말했습니다. “요즘 어머님 정신이 흐려지셔서 리모컨을 아무 데나 두시는 거예요. 그러니 탁자 다리에 줄로 묶어둬야겠어요.” 이 말을 들은 할머니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습니다. “나쁜 것들, 나를 묶는다고? 아무리 늙은이가 쓸모없어도 그렇게는 못 한다!” 동민이 아빠와 엄마는 할머니가 불쌍해 울먹이면서 탁자 다리에 리모컨을 묶어 두었습니다. “어머니, 꾸꾸기 여기 매달아 놓은 거 보이시지요? 이렇게 잡아당겨 꾹꾹 누르면 텔레비전 켤 수 있어요.” 할머니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끄덕했습니다. 그렇지만 1분도 안 돼 꾸꾸기를 불렀습니다. “꾸꾸가, 꾸꾸가! 얼른 이리 와서 아범을 풀어줘라!” 이렇게 소리소리 지르던 할머니는 기운이 떨어지고 몸도 아주 많이 아팠습니다. 오래도록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아주 슬픈 숨바꼭질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꾸꾸기에게 술래를 시키고 할머니가 꼭꼭 숨었습니다. 꾸꾸기가 영영 찾지 못할 곳으로 숨어버렸습니다. 장례를 마친 며칠 후, 동민이 아빠가 묶여 있는 꾸꾸기를 풀면서 꺽꺽 울었습니다. 엉뚱한 소리를 하시더라도 짜증내지 않고 들어드릴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와 더 슬펐습니다. 함께 있어드리지 못한 일이 죄스러웠습니다. 묶여 있던 꾸꾸기는 풀리면서 울음을 꾹꾹 참았습니다. 할머니와 숨바꼭질을 하고 싶었습니다. 슬픈 숨바꼭질이라도 할 수 있었던 때가 그리웠습니다. 냉장고 속에 갇혀 꽁꽁 얼더라도 숨바꼭질을 하고 싶었습니다. 할머니는 먼 곳에 숨어서 누구도 찾아내지 못한다며 웃고 계실지 모르지만 꾸꾸기는 너무 슬펐습니다. 그래도 꾸꾸기가 안심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할머니처럼 숨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셨다는 점입니다. 할머니 혼자가 아니니 심심하거나 무섭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언젠가는 꾸꾸기도 가게 되는 곳이라니 말이에요. ●작가의 말 요즘 치매 어른이 늘어나면서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그런 가족들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돌아가시면 슬프고, 그립고, 좀 더 잘 할 걸 하는 후회가 남는 것이므로 동화를 통해 간접 경험함으로써 힘들 때라도 마지막까지 사랑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소한 리모컨 이야기로나마 리얼한 상황으로 꾸며 누구나 겪는 일이니 잘 견디라고 전합니다. 누구나 한 번은 받아들여야 할 죽음에 대하여 어린이도 생각해보며 할아버지 할머니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약력 1987년 동화 ‘요요’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가가 되었다. 제4회 대교 눈높이문학상과 제1회 한우리청소년문학상을 같은 해에 받았으며 ‘아빠를 닮고 싶은 날’ ‘물꼬할머니의 물사랑’ ‘5학년 10반은 달라요’ ‘그래서 행복해’ ‘반디야, 만나서 반가워’ ‘비틀거리는 아빠’ ‘우리 엄마는 걱정대장’외 많은 동화책과 여러 독서논술 교재를 집필했다.
  • [통신요금 인하 방안] 이통3사 향후 전략

    대통령의 통신요금 20% 인하 공약을 지키려는 정부와 더 이상 비싼 요금을 내지 못하겠다는 소비자들의 압박에 이동통신사들이 백기를 들었다. 매출 감소에 직격탄이 되는 기본료 인하를 제외하고, 다른 요구들은 대부분 조금씩 수용했다. SK텔레콤과 KT, LG텔레콤은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각 사의 처지에 맞는 인하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방안을 뜯어보면 각 사의 향후 전략을 알 수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초 단위 과금을 유일하게 실시하기로 했으며, 가입비 인하폭도 가장 크다. 일시적인 타격이 예상되지만 연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2조원이라는 든든한 ‘실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 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이참에 후발사업자들을 경쟁에서 완전히 따돌리겠다는 것이다. 이영희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당장 경영압박은 받겠지만 마케팅비를 효과적으로 쓰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면서 “경쟁사들이 초 단위 과금을 따라오지 않으면 우리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KT는 유무선통합(FMC)과 데이터통화료 인하에 승부수를 띄웠다. 기존 음성통화 중심의 이동통신 경쟁에서는 SK텔레콤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강점인 유선 인터넷을 이동통신에 접목시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또 무선인터넷 혁명을 불러온 아이폰을 처음 들여오는 만큼 무선랜(와이파이)과 융합시켜 조만간 음성을 대체할 무선데이터 시장에서는 리더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임헌문 KT 마케팅전략담당 상무는 “우리가 선보일 유무선 융합상품이 초 단위 과금보다 더 큰 파괴력을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저렴한 요금제로 SK텔레콤과 KT의 틈바구니 속에서 선전했던 LG텔레콤은 고민이 깊어졌다. 더이상 요금을 내릴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3세대(G) 망을 보유하지 못하고, 가입자도 가장 적은 LG텔레콤은 결국 3G 체제 경쟁 종식을 유도하며, 재빨리 4G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강서구, 추석물가 잡기

    강서구는 주민들이 편안한 한가위를 보낼 수 있도록 장바구니 물가 잡기에 돌입했다. 22일 강서구에 따르면 다음달 1일까지 ‘추석대비 물가안정관리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주민들이 많이 찾는 추석 성수품 26개를 집중관리한다. 세부 품목은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이용료, 미용료, 목욕료, 삼겹살(외식), 돼지갈비(외식) 등 5개 개인서비스 요금과 농수축산물 21개 품목이다. 이 중 한가위 차례상에 오를 쌀, 사과, 배, 쇠고기, 밤, 대추, 명태, 조기 등 농수축산물 16개 품목을 집중점검한다. 강서구는 이번 점검기간 중 구청 4층에 물가대책 상황실을 별도로 만들고 가격표시 불이행 사례나 각종 계량위반사례, 또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 아울러 송화시장 등 전통시장 6곳과 이마트 등 지역 대형할인점 5곳에 물가 모니터요원을 투입, 실시간 가격조사와 성수품목 물가동향 파악 등 물가안정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로써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이 즐거운 추석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온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장바닥서 민심 난다? Mrs. 오바마 시장 깜짝방문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근처 버몬트 애비뉴 끝자락 공터가 갑자기 몰려든 수백명의 인파로 술렁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이곳에 임시 개설된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지역 농축산물 직판장)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때마침 내린 가랑비에도 아랑곳없이 가정주부다운 편안한 옷차림으로 시장을 찾은 미셸은 마이크를 잡고 파머스 마켓 예찬론을 펼친 뒤 직접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봤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계란, 방울토마토, 케일, 고추, 감, 감자, 치즈, 초콜릿 우유 등이 이 퍼스트레이디에 의해 ‘간택’돼 백악관으로 향하는 영광을 얻었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이나 정당 대표들이 민심을 파고들기 위해 시장 바닥을 누비는 모습이 익숙하지만, 미국에서 대통령 부인이 장바구니를 들고 찬거리를 고르는 장면은 아무래도 낯설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민심 공략법이 이전 백악관 주인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얘기가 나올 만도 하다. 워싱턴DC 시당국이 보안상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백악관 지근거리에 시장 개설을 허가한 배경에도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미셸은 이같은 행보가 그가 평소 강조해온 유기농 식품 먹기 운동의 연장선상으로 비쳐지길 바라는 눈치다. 미셸은 이날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은 건강식을 만들어 먹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것이 내가 (신선한 농축산물을 농민들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는)파머스 마켓을 지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신선한 건강식 섭취가 우리 가족의 업무능력이나 학습능력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미셸이 이날 구매한 채소는 대통령의 저녁식탁에 올랐을까. 미 언론의 관심은 정작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발언대] 유류세 내려 서민경제 살리자/홍창의 관동대 경영대 교수

    [발언대] 유류세 내려 서민경제 살리자/홍창의 관동대 경영대 교수

    정부가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10개월 동안 유류세를 10%가량 인하한 덕분에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이 다소 경감됐던 것으로 평가된다. 유류세가 원상복귀되고 수입 원유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1%에서 3%로 오른 탓에 작년 46.2%이던 유류세 비중은 53.4%로 판매가의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우리와 경제체제가 비슷한 일본이 46%이고 미국이 15%인 점에 비하면 유류세 부담은 너무 무거운 게 사실이다. 불경기로 인해 서민들의 지갑이 꽁꽁 얼어붙은 지금 유류세를 소비 진작 차원에서라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 국제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형편은 나아지고 있으나, 서민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내릴 줄 모르는 물가에 장바구니는 가벼워지기만 한다. 물가불안정의 근본 원인은 높은 유류세로 부풀려진 ‘물류비용’에 있다고 본다. 물가를 구성하는 제품 가격 속에 기름값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같이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수출국은 유류세금이 과도하게 높으면 높을수록 실업자가 많아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높은 세금은 생산과 유통비용을 올려 상품가격에 반영된다. 이렇게 높아진 물가를 견디게 하려면 인건비를 또 올려 줘야 하니 상품가격은 계속 치솟게 마련이다. 생산단가를 낮추려고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유치하면 우리의 일자리가 움푹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우리 경제가 망가진 것은 이 같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 때문이다. 유류세를 과다 징수해 서민경제를 병들게 만든 뒤, 서민 살리겠다고 거둔 세금을 고스란히 다 소진하는 것보다 유류세를 적절하게 거두어 병폐를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제 유류세를 대폭 인하해야 할 때가 왔다. 유류세 인하는 서민경제 살리기의 특효약이 될 것이다. 유류에 붙는 세금이 다른 물품세와 비슷한 수준이 될 때, 소비는 폭증할 것이고 경제 형편은 나아질 것이다. 홍창의 관동대 경영대 교수
  • 직접 담근 김치의 맛, 어느 50대 주부의 고백

    직접 담근 김치의 맛, 어느 50대 주부의 고백

    인터넷으로 식자재를 사고 팔 수 있는 전문몰 ‘푸드나인(대표 전옥철)’이 선보인 이후로 B2B는 물론이고, 가정주부들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 ‘푸드나인’에 소개된 어느 50대 주부의 고백이 눈길을 끈다. 난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주부다. 음식을 인터넷으로 구매한다는 것은 상상해 보지도 못한 구세대, 자녀들이 성장해 외지로 떠난 후에 남는 시간이 아까워 조그만 가게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보다 힘이 들고, 식사준비가 점점 귀찮고 힘들어져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아지고 무엇보다도 김치 담그는 일과 국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친구들은 요즘 김치를 직접 담가먹는 집이 몇이나 되냐며 고생을 사서 한다고 면박을 주곤 했지만 달리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날도 피곤한 몸으로 장바구니를 들고 나서는 나를 제지한 남편은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쉬라고 성화를 부렸다. 이틀 후 남편은 김치 한통을 자랑스레 내밀었는데, 친구부인에게 부탁해 가져온 김치라고 하면서 미안해하는 나에게 다음에 저녁 한번 대접하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이 안타까워 친구가 자주 이용한다는 식재료 쇼핑몰에서 주문을 했는데 그걸 알면 먹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친구집으로 배달을 시킨 후에 통에 옮겨 담아서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직접 만드는 것보다 때론 푸드나인에서 구매한 음식이 더 입맛에 맞는다는 남편 때문에 이젠 주방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난 지금 너무 행복하다. 주말이면 일을 하는 나로선 일주일분의 장보기와 반찬준비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버거웠지만 이젠 그런 부담감이 많이 줄었다. 전문 음식점용 식자재를 가정에서 구매하는 것은 매우 생소한 일이었다. 도매 유통이 대부분이어서 일반 소비자들은 이러한 식자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푸드나인의 고객도 대부분 전문 식당들이었지만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반가정에서도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  푸드나인에서는 김치뿐만 아니라 탕, 찌개, 볶음밥, 냉면 등 즉석식품을 비롯하여 순대, 칼국수, 떡볶이, 오뎅 등 분식류, 그리고 훈제치킨, 닭발 등 안주와 김치, 반찬 등 거의 모든 전문 식자재를 도매가격으로 가정에서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문의 : 푸드나인(www.foodnine.com) 출처 : 푸드나인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낯설지만 영롱한 티베트 이야기

    달라이 라마로 상징되는, 탄압받는 망명정부의 치열한 독립운동이 진행되는 곳, ‘오래된 미래’처럼 경건하게 구도하는 라마불교 승려들, 종교적 계율 속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이 있는 땅. 티베트의 이미지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신문의 국제정치면, 또는 TV 다큐멘터리, 서구의 책 등에서 쌓은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이런 단선화된 인식 환경에서 티베트 출신으로 중국 본토 문단은 물론 세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아라이(阿來)의 연작 소설집 ‘소년은 자란다’(아우라 펴냄)가 나왔다. 소설은 바깥에서 애써 보고자 하는 티베트의 단면만이 아닌, 티베트의 자연과 역사, 사람들의 생활과 종교, 고민, 불안, 희망, 욕망 등을 꾸밈없이 덤덤하게 풀어내고 있다. 비 갠 뒤 나뭇잎 위를 굴러다니는 빗방울처럼 청량한 느낌의 감각적인 문체는 티베트의 자연과 질박한 사람들을 노래하기에 딱 맞는다. 화려한 색깔은 뺀 맑은 수채화처럼 담백한 작품들 열세 편이 모여 있다. 따로따로 읽어도 좋고, 마치 장편소설인 듯 순서대로 읽어도 좋다. 아라이가 1998년에 쓴, 마오둔 문학상 수상작인 ‘색에 물들다’는 이미 2년 전 국내에 소개되며 티베트 문학의 정수를 선보인 바 있다. 10년 남짓이 흘렀지만 티베트 사람들에게 쏟는 애정은 더욱 두터워졌고, 애정 담뿍 담긴 문장은 세밀한 변화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까지 가미됐다. 티베트와 떼놓을 수 없는 라마교 얘기는 여러 작품에서 등장한다. ‘라마승 단바’는 1957년 중국의 침략, 대학살 뒤 강제 환속(還俗)된 비구승 단바의 얘기다. ‘라싸의 높디높은 궁전 안에 있던 대 라마(라마교의 고승)들은 재빨리 외국으로 떠나버린’ 뒤 속세에서 ‘전직 라마’를 모시며 살던 단바는 다시 종교의 자유를 얻고 사원으로 돌아가 이미 충분히 세속화된 라마들 틈바구니에서 수행 정진을 계속한다. 거센 외침은 아니지만, 티베트의 아픈 역사와 수행심을 잃고 물질에 연연하는 라마에 대한 비판을 또박또박 짚는다. ‘소년 시편’에서도 환속한 라마 외할아버지와 그의 제자인 외삼촌은 바뀐 현실에 적응하며 양을 치는 노동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게 된다. 순수한 소년의 눈에 비친 사촌누나, 나병에 걸린 여인 등 소박하고 아름다운 이웃들이 있다. 또한 표제작 ‘소년은 자란다’(원제 거라창다·格長大)에서도 모자란 듯 순박한 여인 쌍단과 그녀의 사생아 아들 거라의 가슴 먹먹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열세 작품 모두 티베트 지춘(機村) 마을에 사는, 혹은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일독하고 나면 구름 위에 있는 듯 높은 곳의 티베트가 눈높이쯤으로 사뿐히 내려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치솟는 생활물가 선제 대응 절실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하고 관계 장관들에게 과감한 물가대책을 주문했다고 한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서민들에게) 고통으로 다가와서야 되겠느냐.”는 이 대통령의 말처럼 지금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생활물가로 인해 지갑을 열기가 무서운 게 현실이다. 당장 먹고 마실 식음료품은 올 들어 9.5%가 뛰었다. 두 배 가까이 폭등한 품목도 수두룩하다. 병원비와 약값 등 의료비에 지출한 돈도 10%나 더 늘었다. 이 바람에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인 엥겔계수는 지난해보다 0.8%포인트 상승하며 12.5%를 기록, 2001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 당국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지난 8월 말까지 3%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가하고 교묘한 얘기다. 정부가 말한 물가상승률이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한 수치다. 한데 지난해 상반기 물가가 어떠했는가. 4.3%가 치솟았다. 재작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1년을 놓고 보면 소비자물가가 5.5%나 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6번째로 물가가 많이 오른 시점이다. 집권 초반 1년 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따진다면 김영삼 정부 이후 현 정부 들어 가장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통계치도 있다. 3% 운운하는 눈가림식 통계발표야말로 서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어제 21개 품목을 집중 관리하는 등의 ‘추석물가안정대책’을 내놓았으나 서민의 생계 안정에는 턱없이 미흡하다고 본다. 단기적 공급 확대는 미봉책일 뿐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을 맞아 국제 원자재 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언제든 다시 뛸 공산이 큰 시점이다. 보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책이 요구된다. 서민들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즉 경기 침체 속 인플레이션의 한복판에 놓여 있음을, 입만 열면 친서민을 외치는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 李대통령 “대기업 가격담합 책임 물어야”

    李대통령 “대기업 가격담합 책임 물어야”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추석을 앞두고 서민들의 장바구니물가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은 시장내 새마을금고에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물가가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며 “전 부처가 힘을 모아 서민생활 안정과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들에게 직결되는 성수품의 물가관리를 위해 정부가 힘써 달라.”며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들은 농협이나 농수산물유통공사를 중심으로 비축물량을 풀고 수급조절에 나서 서민들이 시름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들이 공급하는 물품중에 액화석유가스(LPG)와 우유 등은 전형적으로 서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품목”이라며 “대기업들이 주의하지 않으면 가격이 왜곡돼 서민들의 피해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경제와 자유경쟁이라는 우리 정부의 근간과 친서민 정책에 역행하는 가격담합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철저히 감시 감독을 벌이고 담합사례가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시장행은 지난 4일 경기 구리시의 한 재래시장을 찾은 지 열흘도 안 돼 이뤄진 것이다. 최근 경제위기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서민경제를 챙긴다는 취지에서다. ‘현장에 정책의 답이 있다.’는 이 대통령의 평소 신념을 반영한 것으로 최근 들어 강력하게 추진하는 친서민 정책과 맞물린다. 이 대통령은 회의 후 시장을 둘러보면서 전통시장상품권(온누리상품권)으로 손녀에게 선물할 한복, 무화과, 꿀타래 등을 구입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내 식당에서 상인들과 설렁탕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추석도 다가오고 해서 워낙 (경제가) 어려울 때라 어떻게 되고 있나 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경호상의 문제로 사전에 방문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방문한 직후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시장골목은 한 발짝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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