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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서민경제 온기 높이려면 일자리 더 신경써라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5% 안팎에서 5.8%로 올려 잡았다. 유럽발 금융위기 등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민간부문의 투자와 소비의 회복세가 완연해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올해 취업자 수를 25만명에서 30만명으로 5만명 더 늘리겠다고 한다. 성장률이 높고 고용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면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란 뜻이어서 안심이 된다. 그러나 지표경기가 좋은데 서민은 온기를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여기에는 고용부진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장바구니 물가의 상승도 서민가계를 어렵게 한다. 고용은 지표경기보다 서너 달 후행하기 때문에 연말쯤 호전될 것이지만 서민들은 당장이 걱정이다. 정부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서 고용률은 연초 목표치(58.7%)를 유지한 점은 ‘고용 없는 성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반기에도 재정을 투입해 ‘포스트 희망근로’로 지역공동체 일자리 8만 4000개를 만든다지만 땜질 대책일 뿐이다. 재정의 65%를 상반기에 집행한 터라 고용창출에 여유가 별로 없을 것이다. 기업도 고용을 늘리는 추세이나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소기업 고용촉진책도 청년구직자의 눈높이와 맞지 않아 지지부진하다. 이런 현실에서 고용을 늘려 보았자 돈만 쓰고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악순환만 반복될 것이다. 정부는 기존 고용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마침 노동부가 수요자 중심의 고용창출에 힘을 쏟겠다고 한다. 목표를 일자리 숫자와 함께 질(質)에도 두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청년실업은 질로 고용을 유도하고 일반실업은 양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업과 고용창출 부담을 나눠지는 전략도 필요하다. 일자리가 아무리 많아도 청년들의 취업기피 현상이 만연하면 경기회복의 온기를 서민에게 불어넣기 어려울 것이다.
  • 히딩크 없는 월드컵… 새로운 마법사는?

    히딩크 없는 월드컵… 새로운 마법사는?

    이변이 없는 월드컵은 없었다. 매번 예상 밖의 다크호스가 출현했고 이는 월드컵의 재미를 배가 시켰다. 그리고 그 돌풍의 중심에는 늘 다크호스를 이끄는 마법사, 감독이 있었다. 아마도 근래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을 선보인 감독은 거스 히딩크일 것이다. 그는 1998년 조국 네덜란드를 4강에 진출시키며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고 2002년에는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그의 마법은 계속됐다. 축구변방 호주에게 사상 첫 16강을 선물했고 무대를 옮겨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선 러시아의 4강을 지휘했다. 비록 아쉽게 이번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히딩크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러시아가 슬로베니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본선 티켓을 놓쳤기 때문이다. 이후 그를 영입하기 위한 참가국들의 끊임없는 물밑 접촉이 있었으나, 히딩크는 러시아와의 의리를 생각해 과감히 월드컵 출전 기회를 포기했다. 그렇다면, 남아공 월드컵에서 히딩크의 뒤를 이어 새로운 마법을 선보일 감독은 누구일까? 마법사가 되기 위해선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강팀이 아닌 약팀이며 아시아 혹은 아프리카 등 축구 변방이어야 한다. 또한 자국 감독이 아닌 외국인 감독으로 비교적 짧은 재임기간을 통해 놀랄만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개최국 남아공을 맡고 있는 ‘백전노장’ 카를로스 알베르토 페헤이라 감독이다. 그에게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개인통산 6번째 무대다. 1982년 쿠웨이트를 시작으로 1990년 UAE, 1994년과 2006년 브라질, 1998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맡았다. 이 중 가장 큰 성과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이다. 남아공과 페헤이라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마법을 일으킬 가장 완벽한 조건을 갖춘 팀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통해 처음 본선을 밟은 남아공은 단 한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기회가 적었고 실력 또한 모자랐다. 그리고 이는 조국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이 부담스러운 이유이기도 하다. 월드컵 역사상 개최국이 16강에 오르지 못한 사례는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과 일본이 16강 탈락의 재물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각각 4강과 16강이란 호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제 그 바통은 남아공에게 넘어갔고 객관적인 전력에 있어 멕시코, 우르과이, 프랑스에 처지는 남아공에겐 힘든 싸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16강에 오를 경우, 페헤이라 감독은 이번 대회 최고의 마법사가 될 수 있다. 이밖에 코트디부아르의 스벤 고란 에릭손과 카메룬의 폴 르 구앙 그리고 칠레의 마르셀로 비엘사 또한 16강 진출 여부에 따라 새로운 마법사가 될 수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라는 우승후보를 맡고 있지만, 괴짜이자 초짜인 디에고 마라도나가 조국에 우승을 선사한다면 마법사의 칭호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상 첫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이변이 많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연, 그 이변의 틈바구니에서 히딩크의 뒤를 이을 새로운 마법사가 탄생할지 주목해보자.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한잔 또 한잔

    술 권하는 세상 탓일까. 주변을 돌아보면 열에 일곱, 여덟은 술깨나 한다는 사람들입니다. 갓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술을 곁에 두고들 사는 세상이니 그들 틈바구니에서 저처럼 생래적으로 술이 ‘쥐약’인 사람은 버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신은 멀쩡한데 몸이 먼저 허물어지는 탓에 한겨울 술집 문지방에 퍼질러앉아 방 안의 술꾼들 추울세라 곤한 잠으로 칼바람을 막아 지샜는가 하면 깊은 밤 종점에 다다른 지하철에서 독야청청 청소하는 아줌마와 조우해야 했던 게 또 얼만지…. 왜 저라고 고민이 없었겠습니까. 예전에는 나도 한번 주량 좀 늘려보겠다고 사나흘 줄창 술만 마셔댔고, 그러다가 속이 뒤틀려 엎어져서는 “안 되나보다.”며 혼자 고개를 가로 저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묘한 일입니다. 남들은 마시면 는다는데 전 마실수록 힘겨우니, 술에 관한한 별종임에 틀림없나 봅니다. 그러나 술 잘 마신다고 호기만만할 일도 아닙니다. ‘술길은 술로 연다.’며 허구한 날 마셔대다 나중에 진짜 술꾼이 된 사람들, 모르긴 해도 그 경지에 이르는 동안 몸이 얼마나 축났겠습니까. 그렇게 마셔대면 30% 정도 주량이 늘긴 는다지만, 중요한 건 누구도 몸 안 다치고 술 잘 마시는 재주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마신 만큼 알코올성 치매에 가까워지고, 위장병에 고혈압·당뇨로 고통받게 되니 따지고 보면 세상은 공평하다고 할까요. 그렇게 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술은 마셔야 하는 만큼 마시는 게 아니라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셔야 한다는 사실, 이걸 잊고 마셔대다간 당신도 어느 날, 뿌리 썩은 고목처럼 꿍! 하고 자빠질지 모릅니다. jeshim@seoul.co.kr
  • [교육현장이 바뀐다] (중)학교급식 어떻게

    [교육현장이 바뀐다] (중)학교급식 어떻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종 교육 이슈가 주요 선거 쟁점이 됐다. 무상급식이 대표적 사안이다. 문제는 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한 예산이다. 당장 내년부터 교육예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서울의 경우도 교육 관련 예산의 증액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렇게 증액된 예산이 어떤 정책에 투입될지는 아직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보수쪽 오세훈 시장과 진보쪽 곽노현 교육감 당선자의 공약이 서로 다른 데다 양측이 선거 기간 내내 시종 치열한 정책대결을 편 만큼 이런 정책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시와 시교육청 예산을 심의, 의결할 서울시의회가 이번 선거에서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무상급식 공약은 ‘시-시교육청-시의회’ 간 3각 이해대립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오 시장으로서는 시교육청과 시의회의 틈바구니에서 무작정 무상급식에 대한 예산편성 요구를 거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곽 당선자는 당장 2011년부터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평가를 거쳐 이듬해부터 순차적으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에 소요될 예산만도 초등학생 59만명(1식 2400원 기준), 중학생 35만명(1식 3000원 기준)의 급식에 4300억여원이 투입돼야 한다. 곽 당선자는 저소득층에게 제공되고 있는 무상급식 재원 외에 나머지를 서울시 교육예산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반면 오 시장은 무상급식 대상을 소득 하위 30%까지로 제한하고, 대신 여기에 투입될 재원을 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 없는 ‘3무(無) 학교’ 정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3무학교 공약 실현을 위해 4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서울시와 시교육청의 예산 갈등이 예고된 가운데 예산안 의결권을 가진 시의회가 이전과 달리 민주당이 다수당인 야대 형국으로 바뀐 것이 곽 당선자에게는 든든한 지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총 106석 중 79석을 차지했다. 오 시장으로서는 우군인 한나라당의 의석 수는 27석에 불과해 왜소한 야당으로 전락한 것이 큰 부담이다. 경기도도 상황이 비슷하다. 경기도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진보성향의 김상곤 교육감, 보수성향의 김문수 도지사 구도에 도의회 112석 중 71석을 민주당이 차지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돼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확보해야 가능한 무상급식과는 달리 특히 서울지역에서 지지부진했던 학교급식 직영 전환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곽 당선자측 관계자는 “급식사고가 줄을 이었던 위탁급식을 직영급식으로 전환하겠다.”면서 “이미 관련법이 제정돼 있기 때문에 적법 절차를 거쳐서 전환하면 된다.”고 말했다. 2006년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 사고 이후 위탁업체의 부실급식 논란이 직영급식 전환에 대한 법제화를 이끌어 냈지만 서울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직영급식 비율이 73.1%로 전국 평균 94.4%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 시교육청은 직영급식 전환을 유예해 왔지만 직영급식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은 곽 당선자는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랜드, 백화점 빅3에 도전장

    이랜드, 백화점 빅3에 도전장

    이랜드그룹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업계 ‘빅3’의 틈바구니에서 백화점 사업을 강화하며 후발주자로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 주목된다. 기존의 ‘중저가 매장’ 이미지를 어떻게 백화점 사업과 성공적으로 접목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3일 서울 장지동의 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에 국내 첫 직매입 백화점인 ‘NC백화점’ 1호점을 개장했다. NC백화점은 영관과 패션관 등 2개 동에 지상 1∼7층 규모로, 영업면적은 기존 백화점과 비슷한 6만 9500㎡이다. 기존 백화점이 매장을 여러 브랜드에 임대하고 수수료를 받는다면, 직매입 백화점은 상품을 직접 구입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 백화점보다 20~40% 가량 가격을 낮출 수 있어, 고가 이미지가 강한 백화점 업계에서 ‘틈새시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앞서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27일 950억원을 들여 서울 등촌동 그랜드백화점 강서점의 건물과 토지 일체를 매입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부지 용도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등촌동 주변에 이미 대형마트 4곳과 아웃렛 2곳이 자리잡고 있어 경쟁이 심한 아웃렛·마트보다는 NC백화점을 입점시킬 것이 확실시된다. 이랜드는 가든파이브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NC백화점을 1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인수한 대구 동아백화점을 비롯해 지역 중소 백화점들에 대한 인수·합병(M&A) 작업도 적극 추진 중이어서, 현재 7곳(과천, 평촌, 동아백화점 5곳)인 백화점 점포를 올해 말까지 17곳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야심이다. 계획대로라면 점포 수에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를 앞서게 된다. 하지만 연매출 8조원을 바라볼 만큼 괄목할 성장을 일궜음에도 아직도 ‘2001 아울렛’(1994년 개장)으로 상징되는 ‘중저가 매장’ 컨셉트가 강해 백화점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이 쉽지 않다는 데 이랜드의 고민이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기고] 대학의 학문단위 칸막이 개혁을 위하여/이충배 중앙대 상경학부 교수

    [기고] 대학의 학문단위 칸막이 개혁을 위하여/이충배 중앙대 상경학부 교수

    학문단위의 재조정을 중심으로 한 중앙대의 개혁이 이래저래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가 속한 학문단위를 포함해서 많은 학과(부)의 편제가 바뀌게 되었다. 그 동안 너무 많은 학문단위가 존재했고, 이를 동일한 조건으로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렇다 보니 모든 학문단위 경쟁력이 같이 저하되는 결과를 낳았다. 글로벌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은 대학을 경쟁의 틈바구니로 몰아가고 있다. 사립대학이라면 더더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학문단위마다 정한 교육목표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칸막이를 쳐놓을 게 아니라 그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사립대학의 존재 목적은 그야말로 특성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요즈음 기초학문이나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인문학을 포함한 기초학문은 당연히 모든 학문의 기본이다. 그러나 세분화되어 개별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 특히 어문학의 경우엔 그 발상지와 주변의 정치, 문화적 사실을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 특정 언어의 전문가보다는 그 지역의 전문가가 더 많은 역할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언어·문학과 문화를 아우르는 능력을 갖춘 학생은 자신의 미래와 관련해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로 진출하는 학생뿐 아니라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에도 연구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대학이나 학생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개별 학문분야가 칸막이를 하고 있으면 그 속에 갇힌 학생들은 갇힌 사고를 할 수밖에 없다. 특정지역, 특정분야에 국한된 지식으로 어떻게 글로벌 사고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얼마 전 모 대학의 교수가 신문 기고를 통해 ‘과학적 분석력과 인문적 상상력에 입각한 지혜 창발에 소홀한 끝에 자료-정보-지식-지혜의 서열체계가 무너졌다.’고 탄식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교수는 ‘중앙대’를 직접 언급하며 순수학문을 축소하는 안이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의 대학 문제를 사실에 대한 확인도 없이 ‘안이한 발상 운운’하며 비판하는 태도를 차치하고라도, 그 ‘과학적 분석력과 인문적 상상력’의 부재는 이미 세분화되어 나뉠 대로 나뉘고 모국어로 쓰고 있는 국가보다 많은 전공 학과를 가진 현재의 인문학에 기인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 교수가 속한 대학에서도 ‘다양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인문, 자연계열을 통합한 문리대를 신설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속 대학에서 명쾌한 해답을 준 셈이다. 지금 우리 대학의 학문은 말의 두 눈을 가리는 블링커(Blinker)처럼 학생들의 눈을 제한하고 있다. 일단 입학하면 자신이 꿈꾸는 미래와 상관없이 해당 전공만을 바라봐야 한다. 이와 별개로 취업을 위해 또 수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미래를 만들어 갈 학생들은 주변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갖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이 아닌데도 달리 방법이 없어 갔다면 그곳은 목적지가 아니라 낭비된 시간의 종착역일 뿐이다.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누가 얘기할 수 있을 것인가.
  • [싱글 라이프] 쇼핑고수 싱글들의 노하우 엿보기

    [싱글 라이프] 쇼핑고수 싱글들의 노하우 엿보기

    싱글들은 자신을 위한 쇼핑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부류다. 패션 용품부터 각종 생활 용품까지 자신만의 쇼핑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쇼핑 자체를 즐긴다. ‘아껴야 잘 산다.’는 짠돌이부터 온라인 장터를 누비는 싱글까지…. 싱글들의 쇼핑 노하우를 엿본다. g당 가격계산·중고애용 … 아끼고 보자형 직장인 5년차 성주현(30)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절약의 달인’이다. 출퇴근길 사이에 단골주유소를 정해 할인카드로만 결제하는 것은 물론 ‘차계부’도 잊지 않고 작성한다. 더 싸다고 먼 곳까지 찾아가는 것은 오히려 기름값을 낭비할 수 있다는 게 성씨의 지론이다. 대형마트에 갈 때에도 펜과 메모지, 장바구니는 필수 준비사항이다. 미리 사야 할 물건을 적어 놓고 충동구매를 자제한다.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 상품도 싸다고 무작정 구매하려 하기보다는 g당 가격을 계산해 보고 보너스 상품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성씨는 “장바구니만 잊지 않고 챙겨 가도 100~15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떨이 상품이나 파격세일 상품이 주로 판매되는 심야시간대를 노려 마트의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야 장을 보러 나선다. 친구들은 ‘남자가 쩨쩨하게 아끼려 든다.’고 핀잔하지만 성씨는 이렇게 해서 모으는 돈도 만만찮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인다. 중고만 이용하는 알뜰족도 있다. 보험업계에서 근무하는 홍신영(31)씨는 아예 집안을 중고로 꽉채웠다. 자취생활을 시작하면서 구입한 TV며 옷장, 냉장고, 세탁기 등을 모두 근처 재활용마트에서 구입한 것. 홍씨는 “잘만 고르면 몇만 원 안 들이고도 새것 같은 중고 가전제품을 살 수 있다.”면서 “집 근처라 고장이 나도 수리가 쉬워 더 편하다.”고 말했다. 홍씨는 옷도 철 지난 브랜드를 고집한다. 기본 정장은 디자인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이월상품이라 대폭 할인된다. 아웃렛이나 백화점 이월 상품 코너 등을 잘 이용하면 오히려 질 좋은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다. 홍씨는 “재고처분을 위해 의류업체가 한시적으로 벌이는 염가 처분 기획행사도 잘 활용하면 평소 사 입고 싶었던 옷을 70~80%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면서 “비싼 브랜드 제품도 약간 스크래치가 있거나 매장 진열상품으로 나왔던 것을 살 경우 20~30%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품 필요없이 비교구매…e마켓 예찬형 직장인 이민정(26·여)씨는 최근 1년 동안 백화점에 가 본 적이 없다. 길게는 3~4년간 백화점에서 무언가를 사 본 적도 없다. 그렇다고 쇼핑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매주 티셔츠 하나라도 사야 직성이 풀리는 이씨는 자칭타칭 ‘인터넷 쇼핑의 여왕’이다. 지마켓, 옥션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블라우스, 가방 등 패션용품과 드라이기, 제습제 등 각종 생활 용품을 구입한다. 그런 이씨를 ‘여왕’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하나를 사더라도 남들보다 저렴한 상품을 더 잘 찾아내기 때문. 얼마 전에도 최신 유행 바지를 9900원에 구입했다. 이씨가 처음부터 인터넷 쇼핑에 중독된 것은 아니었다. 대학을 마치고 일찍 취업한 이씨는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는 생활이 지루해 인터넷 쇼핑몰을 서핑하기 시작했다. 이씨가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을 잘 찾는 데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무수한 ‘클릭질’이 그것이다. 이씨는 “백화점이나 시장에서 쇼핑할 때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처럼, 온라인 쇼핑에서는 열심히 ‘손품’을 팔아야 한다.”면서 “가만히 앉아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으니 최고의 쇼핑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경기 수원 인근의 작은 중소기업에서 재무팀 직원으로 일하는 이희영(31·여)씨는 물건을 살 때 가능하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다. 저렴하기도 하고 물건을 배달해 주기 때문이다. 먹을거리나 생활용품을 사더라도 대형마트 쇼핑몰에서 구입하면 배달이 무료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집 컴퓨터에 있는 가계부에 제품 종류와 가격을 반드시 기록한다. 또 한 달에 하루 정도 날을 잡아 어떤 물건을 샀는지, 지출이 예전과 비교해 너무 많이 늘지는 않았는지 평가한다. 일종의 ‘온라인 가계부’인 셈이다. 결혼해서 살림 잘한다는 친구들도 그의 꼼꼼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씨는 “마트나 백화점에 가서 직접 구매하게 되면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면서 “텔레비전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온라인 마켓을 이용하는 게 힘·돈·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입시학원 강사로 일하는 최성은(29)씨도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 운이 좋으면 시중 판매가격의 반 값에 상품을 건질 수도 있다. 최씨는 “심야 시간대나 평일 특정시간을 노리면 더 할인받는 경우도 있다. 옷이나 생활필수품도 인터넷에서 ‘게릴라 세일’ 등 깜짝 할인을 할 때를 놓치지 않는다.”면서 “적립금이나 포인트가 쌓이는 데다 보너스로 오는 상품도 제법 쓸만하다.”고 말했다. 또 친구들 생일선물도 주로 인터넷을 이용해 구매한다. 화장품이나 책, 향수 등을 고르면 예쁘게 포장까지 돼 도착하기 때문에 편하다는 게 장점. 최씨는 “매달 특정일 날 과감하게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정보도 잘 활용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 발품을 팔 필요없이 편하게 원하는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며 예찬론을 펼쳤다. 취미·관심사 따라 구매…스타일 심취형 중학교 교사 채정희(29·여)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짠순이’로 유명했다. 떡볶이 하나를 사 먹더라도 더 싼 곳을 찾았고, 친구들이 비싼 커피숍이라도 갈라치면 그보다 저렴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음료를 마시자고 권했다. 대학 때도 마찬가지였다. 패밀리레스토랑보다는 피자체인점을, 스타벅스보다는 저렴한 커피전문점을 찾았다. 남들 다 갖고 있는 명품가방은커녕 브랜드 지갑도 사지 않았다. 그런 채씨가 최근 몇개월 새 확 변했다. 큰맘 먹고 명품 가방을 구입한 것. 친구들도 모두 의아해하기 시작했다. 변신의 이유는 간단했다. 남자친구가 생긴 것. 유지비가 ‘제로(0)’에 가까웠던 긴 생머리에서 파마 머리로 변신하는 등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신경써야 할 것은 한둘이 아니라 액세서리, 옷, 구두도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채씨는 “그동안 아끼면서 모아둔 돈이 많아서 막상 쓰는 돈이 아깝지 않다.”면서 “여태까지 돈 쓰는 즐거움을 몰랐는데 앞으로는 저축도 하면서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김영록(31)씨는 카메라광이다. 김씨가 ‘사진’광이 아닌, ‘카메라’광인 이유는 카메라 장비 구입에 목을 매기 때문이다. 대학원생 신분이라 용돈이 넉넉하지 않은 김씨는 평소에 생활비를 아껴 3~4개월마다 카메라 장비를 마련한다. 렌즈, 필터 등 각종 장비가 새로 나올 때마다 바로 사야 직성이 풀린다.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얻은 정보를 장비를 구입할 때마다 사용한다. 김씨가 최근 빠져 있는 것은 아이폰이다. 돈을 들여 구매하는 것이라고는 카메라뿐이었던 김씨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 처음에는 아이폰에 관심도 없었지만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카메라를 제쳐 두고 아이폰에 심혈을 기울이자 김씨도 관심을 갖게 됐다. 아이폰을 구입한 후로는 각종 아이폰 액세서리와 앱을 구매하는 데 심취한 김씨. “이런 신세상이 있는 줄 몰랐어요. 제가 한번 뭔가에 빠지면 혹 하는데…, 한동안은 아이폰에 목 맬 것 같네요.” 쇼핑전엔 반드시 식사…욕구억제형 직장인 오영신(30·여)씨는 가능하면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즐긴다. 친구들의 조언을 들으면 물건을 사기 전에 한두 번 더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혼자 갈 때보다 친구들의 예리한 평가가 곁들여지면 쇼핑하는 즐거움이 한층 배가된다는 생각이다. 또 쇼핑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식사를 하고 들어간다. 누군가 ‘모든 욕구는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식사를 하는 것이 충동구매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된다.’고 얘기해 준 뒤로는 반드시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발걸음을 옮긴다. 오씨는 “나만의 쇼핑 노하우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다.”면서 “좋은 물건을 충동구매하지 않고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최인호(31)씨는 주말만 되면 ‘쿠폰족’으로 변신한다. 아직 취업 전이라 쓸 돈이 넉넉지 않지만 쿠폰만 잘 이용하면 부담없이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 최씨는 “홍대 근처나 신촌 등 대학가 주변에 가면 한번 다녀가도 이메일로 식사권 할인 쿠폰을 보내주는 곳이 꽤 있다.”면서 “온라인 맛집 사이트 중에서 미리 예약하면 10~20% 할인해 주는 곳을 찾아 방문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정현용 백민경기자 min@seoul.co.kr
  • 친일파의 조국애?

    친일파의 조국애?

    아무리 돌이켜봐도 안타깝기만한 역사다.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는 온 세상이 침략으로 해가 뜨고, 혁명으로 날이 지는 세계질서 재편의 시기였다. 그러나 청, 러시아, 일본 등 커다란 열강들의 틈바구니에 있던 작은 나라의 무기력한 왕과 가여운 백성들의 삶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총칼을 앞세운 침략을 받아들이기에는 자존감이 컸고, 맞서 싸우기에는 힘이 부족했고, 혁명을 준비하기에는 바깥의 변화 흐름을 턱없이 몰랐다. 100년이 훌쩍 지났건만 지금도 그 회한은 가시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만고불변의 매국노로 평가받고 있는 이의 가슴에조차 또 다른 조국애와 개혁의 열망이 있었을 것이라는 소설적 욕망이 피어올랐을까. 장편소설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강동수 지음, 실천문학 펴냄)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명성황후 시해의 주동자 중 하나인 우범선(1857~1903)에 대해 단순히 개인의 영달을 꾀한 반민족적 친일파로서만이 아닌, 개화당 핵심 멤버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킨다. 실제 우범선은 을미사변 때 훈련대 대대장을 지내 일본 낭인들의 시해를 도왔지만, 조선 후기의 무신으로서 국내 정치적으로는 공화제를 수립하고자 했던 철저한 개화주의자였다. 또한 육종학자인 우장춘(1898~1959) 박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역사 속 우범선은 1903년 일본에서 조선인 청년 고영근에게 암살되지만, 소설 속에서는 중상을 입고 겨우 목숨을 구한다. 그리고 못다 이룬 공화정 수립의 꿈을 위해 활동한다. 이 과정에서 고종 직속 항일 첩보기관인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의 요원 ‘이인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인경의 아버지는 개화당으로 활동하다 참수된 인물로, 이인경은 갈등하면서도 끝내 아버지를 부정하고, 공화정의 흐름을 부인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1902년 설립된 ‘제국익문사’는 겉으로는 관보를 제작하는 통신사를 표방하지만 사실은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서 점조직으로 활동하며 고종에게 비서(秘書)로 보고해온 첩보기관이었다. 실제 이태진 서울대 교수가 제국익문사의 존재를 학계에 논문으로 제출하기도 했다. 규정집 ‘제국익문사 비보장정’과 함께 64명이 활동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렇듯 소설은 사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얽혀있다. 팩션(팩트+픽션)이다. 제국익문사 요원들이 박영효, 우범선 등의 정변 계획을 하나하나 추적해 분쇄해가는 과정을 추리소설 기법으로 그려냈다. 소설적 재미는 재미대로 좇아가는 한편, 소설 속에서 드러난 허구와 진실 사이를 따지며 역사적 사실 관계를 하나씩 챙겨나가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첫 번째 장편소설을 펴낸 강동수(49)는 “최근 TV 드라마, 뮤지컬, 영화 등을 통해 명성황후가 마치 민족 정기의 상징인 듯 비쳐지고 있는 점에 의문이 들었다.”면서 “일본의 범죄 등에 대한 민족적 분노는 당연하지만 개화당과 수구당의 대립과 갈등이 사건의 또 다른 배경이었음을 주목하고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화당과 수구당의 대립, 외세의 한반도 침투 과정, 그리고 정변으로 점철된 정치적 혼란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정리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면서 “개화파와 수구파가 모두 실패한 당시 상황에서 조선을 제대로 살릴 방법은 없었는지 따져보고도 싶었다.”고 말했다. 민족이라는 지상 명제에 파묻혀 환호하는 것도, 민족의 가치를 마냥 외면하는 것도, 그 어떤 것도 정답이 아니었다. 100년 전에도, 지금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Hello 월드컵] 아시아 예상성적은

    [Hello 월드컵] 아시아 예상성적은

    “더 이상 세계축구의 변방으로 남아 있지 않겠다. 가능한 한 오랫동안 남아공에 머물고 싶다.” 지난 22일 한국을 떠나면서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던진 출사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4강에 진출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세계축구의 ‘비주류’다. 아시아팀 모두가 그런 존재다. 아시아가 16강에 진출한 경우는 호주(2006년), 한국과 일본(2002년), 사우디아라비아(1994년)가 전부다. 4년 전 독일월드컵에 나섰던 아시아 4개국(한국·일본·사우디아라비아·이란)은 본선 조별리그에서 전원 탈락했다. 16강에 오르지 못한 대륙은 아시아가 유일했다. 호주가 16강에 올랐지만 당시에는 오세아니아축구연맹 소속이었다. 그렇다면 아시아는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남아공으로 떠나는 아시아대표는 한국과 일본, 북한, 호주 등 4개국이다. 한국과 일본은 이제 월드컵 단골손님이 됐고, 호주도 2회 연속으로 ‘꿈의 무대’를 밟는다. 북한은 1966년 이후 무려 44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아시아의 자존심이 걸렸다. 그래도 월드컵은 녹록지 않다. 쉬운 상대는 없지만 대진표도 유난히 험난하다. 북한은 월드컵 본선행의 환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조추첨 결과를 보고 울었다. 브라질·코트디부아르·포르투갈과 함께 ‘죽음의 G조’에 속한 것.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호주 역시 독일·가나·세르비아와 함께 D조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네덜란드·덴마크·카메룬과 E조에 속했다. 아르헨티나·그리스·나이지리아에 속한 한국이 오히려 위안을 삼아야 할 판이다. 그래도 자신감만은 하늘을 찌른다. 호주의 베어벡 감독은 “최소 16강은 간다. 조편성이 험난하지만 선수들은 오히려 도전할 가치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유럽’이란 별명처럼 유럽파가 대다수. 미드필더 팀 케이힐(에버턴)을 중심으로 한 4-4-2 포메이션이 유기적이고 개인기와 조직력·체력 등이 안정적인 편이다. 일본의 큰소리도 호주 못지않다.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몇 년간 유럽팀을 상대로 많이 준비해 왔다. 4강이 우리의 목표다.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 역시 “목표는 우승”이라고 힘을 실었다. 일본은 중원에서의 세밀한 패스게임이 장점인 반면 강력한 한 방을 갖춘 스트라이커가 없어 답답하다. ‘미스터리 팀’ 북한은 베일에 싸여 있어 더 두렵다. ‘선수비 후역습’ 작전이란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정보조차 없다. 조별예선에서 만날 코트디부아르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북한은 6개월 동안 합숙훈련을 해 조직력과 체력이 강하다. 다들 북한을 무시하고 있지만 그들은 강하다.”고 경계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때 이탈리아를 누르고 8강에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아시아는 아니지만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뉴질랜드도 이변을 꿈꾼다. 아직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한 국제대회에서 1승조차 없는 뉴질랜드는 이탈리아·슬로바키아·파라과이의 틈바구니에서 승점 1점이라도 따자는 게 소박한(?) 목표다. 그러나 세계의 눈은 냉랭하다. 윌리엄힐, 벳365 등 유럽 주요 베팅업체의 우승배당률에선 북한과 뉴질랜드가 1000대1~2000대1로 꼴찌다. 아시아 중 가장 후한 평가를 받은 호주의 우승 배당률이 125대1일 정도. 스페인(4대1), 브라질(5대1)과의 차이는 크기만 하다. ‘승점 자판기’로 인식되는 아시아팀들이 남아공에선 달라진 위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공은 둥글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방콕 매춘가서 만나는 비루한 삶

    거기, 한 사내가 있다. 15년의 시간 동안 태국 방콕 나나역 근방 ‘수쿰빗 소이 16’을 네 차례 찾아들었다. 한 번 머무는 기간은 돈이 떨어질 때까지였다. 여섯 달, 여덟 달씩을 넘나들었다. 호기롭게 돈을 뿌려대는 서구의 부호 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몇 년 동안 벌어온 돈이 있으니 거리의 여인들에게 제법 쏠쏠하게 풀어대는 돈주머니 역할도 했다. 또한 거기 사람들은 원하지도 않건만, 그들의 전생(前生)을 애써 얘기해주는 이야기꾼이기도 했다. 그, ‘레오’가 탐한 것은 몸을 파는, 치명적 매력을 지닌 여인 ‘플로이’의 사랑이었다. 레오와 플로이는 500년 전 전생(前生)으로 얽혀진 사랑이었다. 플로이가 있기에 그는 정주(定住)를 넘봤다. 비루하고 남루한 삶들이 바글거리는 매매춘의 거리일 뿐이건만 그에게는 어미의 품이나 되는 양 꼭 돌아가야할 곳이었고, 그들 삶의 틈바구니로 엉덩이 비집고 들어가야할 운명의 힘을 느끼게 만드는 곳이었다. 하지만 ‘늘 뒷주머니에 여권을 꽂고 다니는’ 이방인에게 허용되는 공간은 한 조각도 없다. 그저 이방인으로서만 호명(呼名)될 뿐이다. 박형서(38)의 첫 장편소설 ‘새벽의 나나’(문학과지성사 펴냄)는 한국인 레오가 태국 방콕의 매춘굴 사람들과 어울리며 겪는, 사회적 관계의 총합으로서 인간에 대한 핍진한 기록이자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무거움과 인간 존재의 평등함에 대한 판타지적 보고서다. 또한 끝없이 현지 생활인이 되기를 원했던, 그러나 많이 서툴렀던 한 이방인의 여행기이기도 하다. 어릴 적 앓은 열병 때문에 얼굴 근육에 문제가 생겨 고통스럽거나 화를 내도 늘 미소와 폭소로만 비춰지는 얼굴을 가진 열 다섯 매춘녀 까이, 늙은 항문성교 전문 매춘부 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살기 위해’ 매춘 거리에 발을 디딘 콴, 싸구려 마약 ‘야바’를 파는 샨, 최하급 매춘부들인 ‘한 줄 의자’의 여인들, 이 모든 이들의 벗이 된 독일인 우웨, 그리고 레오의 사랑이자 이 모든 낮은 삶들끼리의 연대의 중심축이 됐던 플로이까지. 소설은 이처럼 수많은 인물들을 등장시키지만 결코 그 거리 누군가의 삶, 그 삶이 그리는 신산한 궤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삶과 삶 사이에 얽혀있는 것, 관계를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추적한다. 총합 1년 몇 개월의 시간을 그들과 함께 지냈던 레오 또한 전생을 운운하며 겉돌 듯 그들 곁에 머물 뿐이다. 레오는 이방인으로 머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합리화한다. ‘우리가 어디론가 가는 것은 그 곳에 꼭 가야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곳에 더이상 머물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되뇌이면서 말이다. 그가 마지막까지 플로이의 사랑을 얻을 수 없는 이유도 결국 거기에 있었다. “내가 전생에 광대나 저능아였거든 언제든 얘기해도 좋아. 하지만 현재보다 나았다면, 제발 말하지 마. 지금 사는 인생이 내 몫의 최선이라 믿고 싶어.” 비루한 인생을 살아가며, 화려한 전생의 사연을 듣는 이는 고통스러울 뿐이다. 레오는 수쿰빗 소이 16에서 15년에 걸쳐 어울려 지내며 비로소 그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수백, 수천의 전생이 있기에 모두 한때는 살인자였고, 배신자였고, 도둑이었고, 희생양이었고, 매춘부였음을 절감한다. 그리고 ‘오늘, 여기에서 맡은 배역이 다를 뿐’이라고 술회한다. 2000년 등단한 뒤 소설집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자정의 픽션’ 등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박형서는 소설 서사의 무대를 한껏 확장시킨다. 재기 넘치는 문체와 꼼꼼한 취재력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2005년 동남아 여행 중에 작품을 구상한 뒤 2008년 꼬박 일곱 달을 방콕에 머물며 취재했다고 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인터파크도서, ‘모바일 웹 서비스’ 오픈

    인터파크도서, ‘모바일 웹 서비스’ 오픈

    인터파크INT 도서부문(이하 인터파크도서)은 지난 17일 모든 휴대폰에서 이용 가능한 모바일웹 서비스를 오픈했다.이번 서비스는 모바일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m.book.interpark.com을 입력해 즐겨찾기 설정으로 쉽게 접속할 수 있다.모바일웹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과는 달리 네트워크 가능한 단말기 및 브라우저를 지원하며 별도의 URL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 메일 등 다른 사용자에게 전달 및 공유가 가능하다.지원 브라우저는 ▲Safari Mobile(iPhone OS 3.1 이상), ▲Opera Mini 5.0 이상, ▲모바일 IE 6.0 이상, Polaris 및 ▲기타 Web Viewer이며 지원단말기는 ▲iPhone 및 iPod touch, ▲갤럭시A, 모토로이 등 안드로이드 단말기, ▲옴니아1, 2 윈도우 모바일 단말기, 기타 ▲오즈, 햅틱 등 피쳐 폰 및 웹브라우저를 가진 모든 단말기가 이에 해당된다.인터파크도서는 검색, 결제, 주문내역 관리까지 모든 화면을 모바일웹 뷰어에 최적화하여 제공하고 북카트(장바구니 기능), 마이페이지(구매내역 조회)가 인터파크 웹사이트와 연동되어 웹과 모바일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결제는 ▲핸드폰 결제와 ▲무통장 입금 인터파크의 선불식전자지불수단인 ▲S-머니, 쇼핑 포인트인 ▲ I-포인트로 100% 사용 가능하며 신용카드는 iPhone에서만 가능하다.앞으로 SNS, Blog 등 계정연결 및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트위터, 블로그로 보내기 메뉴를 추가하고 웹진 ‘북&’의 작가연재 보기 등 기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한편 인터파크는 지난 3월 22일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2.0 버전을 내놓고 새로운 디자인 및 서비스 카테고리와 사용 환경을 업그레이드하며 모바일 쇼핑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사진=인터파크도서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통3사 ‘마케팅비 규제’ 신경전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3일 통신사업자들의 마케팅 비용을 규제하는 조치를 내놓은 뒤 통신사들의 신경이 날카롭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무선 시장을, SK텔레콤은 유선 시장을 걱정하고 있다. 통합LG텔레콤은 이 틈바구니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규제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졌다. KT는 유·무선을 별도로 구분한 것 자체에 불만을 표시하며 “유·무선 융합시대에 맞지 않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유·무선을 나눠 마케팅비 한도를 각각 묶어버리면 SK텔레콤이 무선 시장에서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반면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지난 3년간 유선 시장의 90%를 독점하면서 매출액의 약 9%를 마케팅비로 썼는데 이를 22%로 확대하면 파괴력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견줘 무선 시장은 현재 5·3·2 구도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1000억원 한도에서 유·무선 교차지원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도 “무선(SK텔레콤)과 유선(SK브로드밴드)이 별도 사업자로 나뉜 상황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통합LG텔레콤은 방통위의 조치를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다. 두 통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돈(보조금)으로 승부하는 통신시장’의 경쟁 구도를 탈피해 서비스로 각축을 벌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런 신경전 속에서도 이번 조치가 통신사들의 전열 정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돈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입자를 유치하려면 저렴한 요금제 상품이나 서비스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낮은곳 부박한 삶과 소통하기

    이나미(49)가 6년만에 내놓은 소설집 ‘수상한 하루’(랜덤하우스 펴냄)는 우리네 삶이라는 게 곰팡이 냄새 풍기는 눅눅한 옥탑방처럼 얼마나 비루한 것인지 보여준다. 어렵사리 마련한 횟집이 망한 뒤 인터넷으로 여자 낚을 궁리만 하는 남자(‘집게와 말미잘’), 조악한 중국제 물건을 파는 지하철 잡상인(‘자크린느의 눈물’), 박사과정까지 마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고학력 여자 백수(‘지상에서의 마지막 방 한 칸’), 드라마 단역 출연으로 생계 잇는 여자, 그리고 군대 고참들의 성폭행에 시달리는 동생(‘푸른 푸른’) 등…. 소설집에 담긴 9편의 작품마다 어쩌자고 한결같이 낮은 곳에 있는 부박한 삶에 시선을 고정시켜 놓은 것일까. 198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나미는 꼬박 22년의 시간 동안 장편소설 둘(‘실크로드의 자유인’ ‘우리가 사랑한 남자’), 단편소설집 둘(‘얼음가시’ ‘빙화’)을 펴냈을 뿐이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나온 뒤 러시아에서 다시 문학 공부(고리키 문학대학 졸업)에 매진한 탓도 있겠다. 덕분에 그의 소설은 ‘여성적 대륙성’의 경지로 확장될 수 있었다. 그는 “타인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해 가슴앓이를 한다. 사람들 간의 복잡다단한 갈등과 절망, 상처, 은폐된 진실을 들춰내 궁극적으로 상호 간의 소통과 구원을 모색하는 것이 소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게와 말미잘’ 속 남자는 현실의 윤리를 뛰어넘는다. 자신을 부풀려서 소개한 뒤 현실을 벗어나고픈 환상 속에 사는 여자를 유혹한다. 엽기적인 토막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필연에 가깝다. ‘자크린느의 눈물’ 속 지하철 잡상인 또한 대구 지하철 참사로 원통함이 사무쳐 이승을 뜨지 못한 채 넋으로 역 주변을 떠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희망을 품지 못한다면 모두 부질없는 일이 된다. ‘모시 바구니’의 딸은 냉랭한 남편과 정리하고 어머니와 새로운 가족공동체를 꿈꾸고, ‘지상에서의 마지막 방 한 칸’ 속 고학력 백수는 끝내 죽어버린 애완용 거북이의 마지막 눈빛에서도 희망의 근거를 찾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야설록 “게임은 나의 두번째 인생”(인터뷰)

    야설록 “게임은 나의 두번째 인생”(인터뷰)

    게임의 궁극적 목적은 재미다. 지구상 모든 게임 개발자들은 이 기본에 충실한 목적을 위해 게임을 기획하고 만든다. 따라서 성공한 게임은 게임이 원칙적으로 가져야할 재미를 가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게임은 허망하게 사라져 간다.90년대 ‘아마겟돈’부터 최근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에 이어지기 까지 무수한 히트작을 만든 ‘야설록’이 이번엔 게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오는 20일 공식 런칭을 앞두고 온라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야설록 상임고문은 “재미를 넘어 게임 안에서 인생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그 시작은 ‘패 온라인’이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야설록, 본명은 최재봉. 1960년 생으로 게임업계에 있어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열정을 쏟고 있는 인간 야설록, 패 온라인의 야설록에 대해 알아보자. ◆인간 야설록을 말하다. 많은 부분에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계신데, 독자가 ‘야 작가는 뭐하는 사람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저요?(웃음)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작가라는 동물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화두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 사물에 대한 호기심 등 여러 가지 호기심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것이 작가라는 동물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화두인 것 같아요, 인간에 대한 호기심 진리에 호기심 그런 것들이 마음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가니 어느덧 반평생이 지났습니다.(웃음) 게임 시나리오의 집필을 결심한 배경이 있었나요? 게임을 좋아하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저는 나이 스무 살 무렵인 80년대에 동네 전자오락실에서 초등학생 틈바구니에서 겔러그, 제비우스 등의 게임을 즐기곤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지 않는다면 게임 업계의 진입장벽은 높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게임의 변천과정입니다. 저는 최근 들어 MMORPG 이외는 게임을 해본적도 없을 정도로 이 장르를 좋아합니다. 처음 온라인게임들이 2D에서 시작해 3D로 변화하면서 퀘스트가 들어가는 과정을 보니, 게임도 글과 그림으로 이어지는 문화의 한 장르로 여겨졌습니다. 이 때문에 게임에 대한 새로운 목표의식이 생겨 도전장을 냈습니다. 온라인게임의 매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과거의 게임은 전자오락실을 시작으로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와 같은 콘솔게임이 게임 산업의 전부였습니다. 이런 종류의 게임에는 ‘너’는 없고 ‘나’ 만 있습니다. ‘너’ 라는 것은 MMORPG 장르의 대표성을 갖게하는 부분입니다. MMORPG는 작게는 국내에서 넓게는 해외까지 전 지구촌을 통해 모이고 생성되는 커뮤니티입니다. 유저들은 상대방과 자신의 의상, 무기. 지휘 등에 관심을 가지며 다른 유저보다 좋은 아이템을 소유하려는 등 경쟁 심리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사회로 봐도 무방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고 있는 1차적 사회 다음으로 이어지는 ‘세컨드 라이프’라고 해야 할까요. 최근 게임중독등 온라인게임에 대한 사회적 우려의 시각이 큽니다 온라인게임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어두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병적인 징후로만 놓고 보면 산이나 수영장 등 야외에서 사망하는 등 외부적 요소로 인한 사망 확률은 더욱 높습니다. 단지 사망한 장소가 PC방이라고 해서, 특히 영아 사망사건의 경우 다양한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오직 게임 때문에 아이가 죽었다는 단순한 흑백논리로 문제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게임에 대한 과몰입으로 1차적 삶이 지장 받은 건 분명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적절한 보완장치를 만드는 것은 우선시 되야 할 부분입니다. ◆야설록, ‘패온라인’을 말하다 온라인 게임 산업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우선 국내 성장 동력으로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게임 등 소프트웨서 산업은 현 정부의 저탄소녹색성장과도 그 맥을 같이합니다. 단지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에 대한 시각차 때문에 오프라인에 대한 대규모 부지를 짓고 고용을 창출해 차든 배든 각종 물품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산업으로 보고 몇십명의 사람들이 모여 ‘뚝딱’ 만들어 내는 온라인게임은 산업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은 문제가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은 차기 산업동력의 선두주자로 창작력 하나로 결판이 나는 산업입니다. 온라인게임은 부지 시설도 필요 없고 기간 산업적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전세계적인 유망 산업 중 하나입니다. 문화상품은 수출입 측면에서 본다면 인구가 1억이 넘어야 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의 오프라인 문화 산업 규모가 연 2조원에 달합니다. 인도, 브라질과 같이 인구 1억이 넘는 나라는 내수만으로 충분한데 1억 미만은 문화도 수출에 의존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수출 주도형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게임도 수출 산업형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산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요 게임은 비주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작가 입장에서 보면 게임은 글보다는 상당히 유리한 면이 많습니다. 게임 업계에 들어와 놀란 것 중 하나는 개발자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축구에서 벤치만 지키고 있는 선수는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것처럼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을 즐기지 않는다면 사용자들의 니즈를 놓치게 됩니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개발을 위한 개발이나 기획을 위한 기획 수준에 그치게 됩니다. 우리나라 게임들이 그래픽 요소에 치중하다보니 관련 기술은 상당한 수준의 실력은 됩니다. 그러나 비쥬얼은 그 게임의 얼굴에 불과한 것이라 예를 들어 아무리 예쁜 여자라 할지라도 한 평생 예쁘게 보일 수만은 없는 것입니다. 여자의 성격과 생각, 사교관계, 요리솜씨 등이 크게 좌우되는 것처럼 게임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필요한데 얼굴 외의 나머지 부분은 소흘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굴만 있는 게임은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게임 개발 단계에서부터 새로운 콘텐츠에 주력하는 것이 게임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이자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일 것입니다. 그래픽이 좋다면 초기 투자는 잘 받겠지만 이는 단지 투자에 유리할 뿐입니다. 그래픽은 기술적인 요인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개발비용이 한도 끝도 없이 소요되게 됩니다. 결국 투자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고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투자된 게임은 문제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요즘 게임업계에서는 미래가치가 충분한 게임에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 상황이지만 대작 게임들 몇 개만 문제를 일으켜도 자본투자자들이 손을 떼는 사태로 이어져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에 주력하는 것이 앞으로 게임계가 나가야 할 방향입니다. 해외의 상황을 보자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 게임 업체들에 소스를 달라고 하던 중국도 최근에는 게임 기획에 있어서 대등한 위치 이상으로까지 올랐습니다. 콘솔 게임의 전통을 바탕으로 그래픽이 잘 발달된 일본의 기술과 비교해 우리나라 기술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일본의 그래픽과 중국의 기획 등의 면모를 잘 살펴보고 우리가 가져야할 부분은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패온라인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동양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동양 판타지는 한마디로 정의하면 ‘동양의 혼불’입니다. 혼불이라는 단어는 같은 제목의 소설 때문에 어감이 강하지만 이는 동양의 꿈이나 동양 판타지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판타지라고 말하는 배경은 시대자체가 무협이 존재하지 않고 국가도 없는 이야기 공간입니다. 그러나 동양 판타지라는 말은 무협에서도 쓰이는데 단어 자체에 이미 외래어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 게임을 표현할 수 있는 보다 토속적인 단어를 끌어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동양의 혼불, 동양의 꿈과 같은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서양 판타지는 그리스 신화를 기반으로 기사나 요정, 마법사 등을 중심으로 파티를 이루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동양도 서양 못지않은 철학과 역사가 있습니다. 다만 동양의 역사와 신화가 정리가 잘 안됐을 뿐입니다. 치우천황의 경우도 중국의 사기에 등장했지만 신화적 성격이 강해 역사의 범주에 넣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패온라인은 고대 동아시아에서 두 명의 영웅인 치우천왕과 헌원 황제가 벌였던 전쟁이야기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두 영웅에 밑에 있는 종족인 이족과 하족 전사로써 훈련병으로 시작한다. 훈련 과정 거치면서 고대 동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주요 테마입니다. 패온라인 기획에 있어서 중점은 둔 요소는 무엇인지요 쉽고 간결해 사용자들이 빨리 따라올 수 있게끔 하는 게임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패온라인은 플레이 시간이 5~10시간으로 긴 편입니다. 배경 세팅과 장치가 잘돼 있으면서도 플레이 시간이 긴 게임은 수명이 오래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플레이를 쉽고 간결하게 즐길 수 있다면 게임은 오랫동안 많은 사용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습니다. 이같은 요소를 중심으로 현재의 30대 사용자들이 10년 후에도 게임을 취미로 삼고 한손엔 담배를 쥐고 한손엔 마우스를 잡은 채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방향을 맞췄습니다. 게임 시나리오라는 것이 단순히 세계관이나 역사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즉, 게임 안에서만 있는게 아닌 A에서 B로 진행하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할까. 이유 없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에 의해 언덕을 넘고 산과 강을 건너 몬스터를 만나는 것을 의도했습니다. 이것이 패온라인 기획의 핵심입니다. 야 고문이 원하는 온라인게임의 세상은 무엇 인가요? 게임은 심각한 철학 사상이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마당과 같이 느껴지는 게임이야 말로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이라는 1차적 인생에서 괴로움과 갈등을 겪고 살아간다면 2차적 인생에선 편하게 놀고 즐기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다양한 사람과 즐겁게 그 시간을 즐기고 충분한 휴식 가져야 합니다. 1차 인생에서 에너지를 충전 받고 가는 ‘휴게 충전실’과 같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거죠. 이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제작 초반부에 만들던 게임 지도가 가득할 정도로 공을 들였지요. 제가 작가로서 재능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게임에는 이를 120퍼센트를 가량 퍼부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유형과 작가의 창작적 에너지를 부을 수 있는 것이 게임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신문NTN 차정석 기자 cj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두꺼운 중도층, 유권자가 바뀌고 있다

    오늘부터 이틀간 6·2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실시된다. 사흘 전 서울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출사표를 던진 모든 후보들은 물론 이들을 내세운 각 정당들이 지향할 목표는 분명해진다. 수도권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을 묻는 항목에서 중도가 33.7%로 가장 많다. 보수 29.6%, 진보 28.9%에 비해 최대의 유권자 집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도층이 보수와 진보의 틈바구니에 끼여 정체성이 모호한 중간 지대가 아니라 선거 당락을 좌우할 제1 지대라는 얘기다. 이들의 표심에 호소하려면 이념 대결이 아닌 민생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생활정치형 선거문화를 정착시킬 때다.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38.2%가 천안함 사건을 꼽았다. 이어 4대강 사업 25.1%, 무상급식 9.8%, 세종시 문제 7.2%,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열기 4.2%로 나타났다. 천안함 사건을 이른바 북풍과 연관지을 수도 있는 것처럼 비쳐지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수치로 입증된다. 천안함 이슈가 여당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25.7%, 야당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22.5%로 엇비슷하다. 다른 쟁점을 놓고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찬반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만을 피상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마치 온 나라가 분열돼 두쪽 나는 듯하지만 이념적 중도화라는 시대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다. 중도층이 두꺼워지는데도 이념 갈등은 더 커지는 듯하게 보이는 것은 착시 현상이다. 여야 정당이나 후보들은 정치권만의 논리, 정치단체들의 주장에서 벗어나 이런 착시부터 극복해야 한다. 이번 선거를 놓고 이명박 정권 심판론이냐, 국정안정론이냐 슬로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심판론은 신·구 정권 심판론으로 진화하는 형국이다. 여야 불문하고 고유의 지지층을 더 다지기 위해 이념적 정체성을 보다 뚜렷이 하려는 속셈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념 갈등을 부채질하는 우를 범할 뿐 아니라 선거전략적 측면에도 집토끼 잡기에 불과한 하수(下手)다. 어느 누구도 중도층이라는 산토끼를 잡지 못하면 필패로 귀결된다. 중도층의 중요성은 이미 4년 전에도 입증됐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은 무엇보다 중도층의 외면으로 참패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그 의미를 되새겨야 이번에도 승리에 다가갈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총 2297개 선거구에서 3991명을 뽑는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고, 다음 대선이나 총선 전초전으로 비쳐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야의 과열경쟁으로 이어지고, 중앙정치의 정쟁 무대로 변질되는 조짐을 또 다시 보여 걱정스럽다.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지방일꾼을 뽑아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방선거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여야 모두 정치공학적 사고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 높이에 맞추는 전환적 노력을 기대한다. 유권자들 또한 지역주의나 이념, 연고에 휘둘리지 않고 주민 자치 실현에 적합한 후보를 뽑도록 철저한 주인 의식이 절실하다. 선거혁명은 50~60%대에 불과한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로는 안 된다.
  • [사설] 공무원이 왜 낙천 단체장 때문에 고민하나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무원들의 줄서기와 선거 개입 행위가 여전히 극성이라고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된 공무원의 선거 개입은 벌써 7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공무원의 이런 행태가 대개 음성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현직 단체장이 정당공천을 받지 못한 곳에서는 공무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현 단체장과 공천자의 틈바구니에서 눈치를 살피느라 곤혹스럽다는 소리도 들린다. 현 단체장을 밀자니 나중에 새 권력의 보복이 두렵고, 모른 체하자니 옛정이 걸린다고 한다. 좁은 바닥의 현실을 모르는 바 아니나 한심한 작태다. 공직사회에서 “줄 잘못 서면 4년, 재수 없으면 12년 물먹는다.”는 말이 나돈지 오래다. 선거가 자신의 인사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공무원들은 단체장이 승진과 보직, 출연기관장의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변명하나 그것이 선거 개입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공무원들이 공직자로서 본분을 잊고 승진과 자리를 탐내면 풀뿌리 민주주의는 무망하다. 선거 고질병을 치유하려면 공무원들이 먼저 욕심을 버리고 후보가 공천자든 낙천자든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왜 쓸데없이 고민을 사서 하는가. 공무원의 선거 개입 풍토를 바꾸려면 후보자들의 노력도 절실하다. 진정으로 주민을 위하고 지역발전을 원한다면 공무원들을 선거판에 얼씬도 못하게 해야 한다. 논공행상이나 보복 인사의 단절을 공약하면 더 좋을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가 공무원 517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60%가 선거 때 줄을 잘못 서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한다. 후보자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정치공무원’의 한 표를 놓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후보자를 우리는 보고 싶다. 당선 뒤에 양지만 찾는 공무원들과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한번 자문해 보라.
  • 카네이션 값이 기가 막혀…

    카네이션 값이 기가 막혀…

    주부 이소영(32·서울 신림동)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사러 꽃가게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카네이션 열 송이를 담은 바구니세트 가격이 웬만한 고급 선물과 맞먹는 5만~10만원이었기 때문. 잎이 많이 달린 카네이션 한 송이가 무려 6000원이었다. 이씨는 그만한 가격의 다른 선물을 사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카네이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15일)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한 데다 이상기온으로 공급이 달리기 때문이다. 가격에 부담을 느낀 일부 소비자들은 조화(造花)나 카네이션 모양의 액세서리로 대체하는 풍속도도 생겨났다. 7일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 등 도매시장에서 판매하는 카네이션 도매가는 1속(20송이)에 1만 2000원 안팎으로 꽃집에 넘기는 소매가는 2만원 정도까지 가격이 껑충 뛰었다. 예년과 비교해 가격이 30~40% 올랐다. 시중 꽃집 판매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0~50% 급등했다. 고급 품종은 송이당 최대 6000원에 달해 열 송이로 작은 꽃바구니 하나를 만들면 5만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 3~4월 잦은 비로 인한 일조량 부족과 기온 급강하로 인한 냉해 등 기상이변이 겹친 탓이다. 양재동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국산에 비해 가격이 절반 정도인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네이션 가격 급등에는 ‘해외 로열티’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200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 가입에 따라 품종보호권이 설정된 작물은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카네이션은 국내 유통량의 80%가 외국산이다. 게다가 국산은 고급 품종이 드물어 로열티 지급액이 2004년 5억 4000만원에서 지난해 6억 2000만원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세계의 어버이날/이춘규 논설위원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산업화·핵가족화로 약해진 경로효친 사상을 그리게 된다.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다진다. 우리나라는 1956년부터 어머니날을 지정, 기념해 오다가 73년부터 5월8일을 어버이날로 변경해 기념일로 했다. 사순절(四旬節)의 첫날로부터 넷째 일요일까지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교회를 찾는 영국·그리스 등 유럽의 풍습과 미국의 어머니날을 참조로 했다. 각국의 기원은 다양하고 날짜도 다르다. 미국, 일본은 5월 둘째 일요일이 어머니날이다. 스페인은 5월 첫째 일요일, 스웨덴은 5월 마지막 일요일이다. 알바니아는 5월8일이 어머니날이다. 노르웨이는 2월 둘째 일요일, 그루지야는 3월3일이다. 러시아는 11월 마지막 일요일, 인도네시아는 12월22일이 어머니날이다. 일본은 1937년부터 5월8일이 어머니날이었다가 미군정기인 1949년부터 미국과 같은 5월 둘째 일요일로 했다. 일본은 5월5일 어린이날도 관련법에 ‘어머니에게 감사한다.’고 규정, 어머니날과 의미가 겹치게 했다. 아버지날은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와 달리 따로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영국, 캐나다, 프랑스, 터키, 남아공, 우크라이나, 칠레 등 16개국은 6월 셋째 일요일이 아버지날이다. 세르비아는 1월6일, 러시아는 2월23일,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은 11월 둘째 일요일, 불가리아는 12월26일이다. 어머니날에는 카네이션을, 아버지날에는 백장미를 드린다. 달아드리는 꽃은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 카네이션은 로마시대부터 지중해 연안에서 재배됐다. 미국 애나 자비스가 1908년 5월10일 버지니아의 어머니 추도식에 흰 카네이션 470송이를 보내며 어머니날 꽃이 됐다. 미·일의 어머니날 기원이다. 현실적으로 초등학생까진 색종이 카네이션이 주류다. 중학생이 되면 색종이 카네이션에 멋을 부린다. 생화 카네이션은 돈을 벌어 달아드리면 빛난다. 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일 터. 따로 사시는 노부모님께 안부전화라도 늘려 보자. 우리나라는 올해 일조량 부족과 저온현상이 심각했다. 카네이션을 어버이날에 맞추어 피우기 위한 비용증가로 카네이션 한 송이에 4000~5000원, 한 바구니 5만원까지도 한다. 중국산이 반 정도 가격에 들어와 화훼농들은 더 죽을 맛이다. 비싼 생화 카네이션 사기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화훼 농가를 위해 다른 돈을 아껴 생화 카네이션 달아드리기를 해보자. 나이든 고아들은 달아드릴 부모도 안 계셔 한결 쓸쓸한 어버이날이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천안함 어뢰사용 RDX 검출”

    천안함 침몰 사건 당시 떨어져 나간 연돌(연통)과 사고 해역 해저 뻘에서 고성능 폭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7일 “천안함 연돌과 절단면, 함미 절단면과 맞닿은 해저 뻘에서 각각 검출된 화약성분은 모두 TNT보다 위력이 강한 고폭약인 ‘RDX’(헥소겐, 백색·결정성·비수용성 강력폭약) 성분으로 보여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절단면 근처에서 수 개의 작은 알루미늄 합금 파편을 추가로 발견했다.”면서 “어뢰의 외피를 구성했던 파편인지 정밀 감식 중”이라고 말했다. RDX는 TNT보다 1.38배 강력한 폭발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둔감성으로 안정적 운용이 가능해 최근 주요 포탄, C4 등 대부분의 폭발물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수중무기 가운데는 어뢰에 사용되며, 기뢰에는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조단은 검출된 화약성분의 제조사나 제조국을 확인하기 위해 동위원소 분석 등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은 북한이 자체 생산한 어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낮아 공격 주체를 섣불리 단정짓진 않고 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합조단의 조사 내용 등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이 문제가 자칫하면 국제적인 외교문제나 남북한 갈등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과학적인 결론을 내린 뒤 조사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천안함 관련 관계장관 대책회의에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화약성분 검출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실 김창영 공보실장은 “김 장관이 화약 성분을 언급하며 ‘증거가 일부 있지만 아직은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외교적 문제를 감안한 신중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일쯤으로 예정된 합조단의 조사결과 발표에 앞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해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사결과에 대한 객관성을 담보하는 한편 공격주체가 북한으로 확정될 경우 국제적인 제재에 대한 동조를 구하기 위한 예비조치로 해석된다. 원 대변인은 “조사결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주변국을 이해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외교채널을 통해 타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군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이날 천안함 희생자 46명과 고(故) 윤영하 소령 등 제2연평해전 희생자 유가족을 찾아 희생자들을 대신해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과일바구니 등 소정의 선물을 전달했다. 홍성규 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어버이날, 카네이션 ‘금값’…대체상품은?

    어버이날, 카네이션 ‘금값’…대체상품은?

    최근 긍정적인 경기회복세 전망과는 달리 어버이 날 카네이션 수요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올해 봄철 기상 이변으로 출하량 감소 따른 영향으로 지난해 송이당 3~4천원대를 유지 하던 품종이 현재 송이당 5천원에 판매될 정도로 가격이 폭등 했다.이에 따라 가격이 높아진 ‘금(金)’ 카테이션 대신 실용적인 대체 상품이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디앤샵 정은실 홍보팀장은 “경기회복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수요는 늘었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가격대가 높은 생화 대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체 상품으로 소비자 심리가 쏠리면서 새로운 양상의 특수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디앤샵은 최근 일주일간 카네이션 생화 매출이 작년 대비 7%정도 줄어든 반면 카네이션을 모티브로 한 브로치나 핸드폰 줄 등 대체 액세서리 매출은 작년 대비 37%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디앤샵 안수진 MD는 “금세 시드는 생화와 달리 이러한 대체 액세서리는 미리 여유 있게 주문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기 때문에 4일부터 특가행사를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하루 특가로 선보인 ‘JJ주얼리 카네이션 브로치 세트’는 젊은 감각의 신세대 부모님부터 노년층까지 선물로 안성맞춤인 실속상품이다. 또한 ‘하스젤라임 카네이션 쁘띠브로치’와 ‘JJ쥬얼리 카네이션 브로치&핸드폰줄’ 등은 5월 들어 일일 평균 100~300개씩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11번가는 카네이션 성수기철 가격이 폭등하자 생화대신 금 카네이션, 카네이션 브로치 등 ‘시들지 않는’ 이색카네이션 제품을 내놨다.이색제품은 지난 1주(4.29~5.5) 동안 집계한 결과 3만개 이상 판매됐으며 핸드폰 액세서리와 함께 11번가 5월 첫 주 베스트셀러 5위권 내 오르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높은 판매량을 보인 제품은 ‘진주 카네이션 브로치’로 천연담수진주를 매치한 것이 특징이다.G마켓은 카네이션 브로치와 핸드폰 줄의 5월 첫 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했고 카네이션볼펜과 조화 제품의 판매량은 동일 기간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대표적인 인기 상품은 ‘카네이션 티팟’과 ‘카네이션 티컵’, ‘카네이션볼펜’ 등이며 부모님이 함께 커플로 사용할 수 있는 ‘카네이션 커플 핸드폰줄’도 반응이 좋다.인터파크는 카네이션 브로치와 핸드폰고리 등 관련 아이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 인기 상품은 ‘카네이션 브로치’로 남녀 구분 없이 착용할 수 있으며 도금과 크리스털스톤으로 제작된 고급스런 선물이다. 또한 ‘카네이션 나염 원통 스탠드’와 ‘카네이션 도자기 머그컵’도 인기 상품.이 외에 16송이 카네이션을 넣어 액자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주름지 카네이션 액자 DIY상품’, ‘카네이션 넥타이’가 인기 품목으로 조사됐다.롯데닷컴은 카네이션 생화 매출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카네이션브로치·핸드폰줄이 지난 5월 1일부터 4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롯데닷컴 리빙팀 박달주 차장은 “이색적인 카네이션 브로치, 핸드폰줄 등이 작년에 인기를 끌자 올해 각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면서 더욱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롯데닷컴은 오는 14일까지 ‘가정의달 감사의 꽃 선물대전’을 진행하고 카네이션 화분, 꽃바구니, 꽃·케익 세트, 브로치 등 카네이션 관련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한다.옥션은 5월 첫 주 카네이션 생화 매출이 작년 대비 5% 이하로 소폭 늘었으나 카네이션 브로치 제품이 판매인기 베스트100 코너 10위권에 올라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인기제품은 ‘코코벨 카네이션 브로치’로 백금도금으로 제작돼 고급스러움을 더 했다. 사진=디앤샵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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