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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철 음식이 보약-부추] 배앓이 다스리고 소화·살균 도와줘

    여름철 영양과 식중독 예방까지 한 번에 챙기려면 부추가 제격이다. 부추에는 황화알릴이란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소화가 잘 되게 하고 살균작용까지 한다. 배탈이나 설사에, 또 속을 편하게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부추의 독특한 냄새와 매운 맛도 황화알릴이란 성분 때문이다. 황화알릴은 육류나 생선의 냄새도 제거한다. 부추에는 비타민 A, B, C 등도 풍부하게 들었다. 부추 1회 분량(70g)을 섭취하면 비타민A는 일일권장량의 56%, 비타민 C는 26%를 섭취할 수 있다. 또 비타민 E는 권장량의 18%, 비타민 B2는 10%, 비타민 B1은 7% 정도를 섭취할 수 있다. 부추를 고를 때는 잎이 신선하고 깨끗하며 잎 폭이 넓고 곧게 뻗은 것을 장바구니에 담자. 잎끝은 싱싱하고 선명한 담녹색을 띠며 잎의 길이가 짧으면서 굵은 것이 신선하다. 잎끝이 누렇거나 진한 녹색이고 뒤틀려 있는 것은 오래된 것이므로 피한다. 냄새를 맡아봤을 때 부추 특유의 향취가 있고 잎이 억세거나 질기지 않은 것이 좋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사설] 광복 70주년, 일류 국가를 향해 함께 뛰자

    이 아침엔 어깨를 펴고 한바탕 크게 웃어 보자. 일제의 질곡에서 벗어난 지 어언 칠십 성상(星霜). 광복 한국의 나이가 고희(古稀)가 됐다. ‘삼각산이 뒤집혀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것’이라며 애타게 기다리던 ‘그날’이 70년 전의 바로 오늘이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번영과 풍요를 누리기까지 광복 70년은 한 편의 서사시였다. 그토록 바랐던 해방의 희열도 잠시, 국권 피탈보다 고통스러운 동족 분열과 상잔(相殘)의 비극이 숙명처럼 들이닥쳤다. 금수강산은 두 동강이 났고 백성도 갈라졌다. 4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혹한 전쟁은 이 땅 위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잿더미 속에 남은 건 절망뿐이었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 암흑 같은 삶, 누구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모 잃은 아이가 길거리를 배회하고 집과 가족이 있다고 해도 먹을 것이 없었다. 기댈 곳은 우리 자신밖에 없었다.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적 사고, 손발이 부르트도록 일하는 근면성, 굶주리면서도 불타올랐던 교육열, 위기 극복의 DNA를 품은 민족성으로 한국은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국내총생산(GDP) 3만 1000배 증가, 1인당 국민총소득(GNI) 420배 상승, 최고의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콧대 높은 선진국에 수출하는 나라, 미래성장동력인 정보기술(IT) 선도국, 70년 만에 이뤄낸, 유례없는 성장의 열매다. 자부할 것을 다 열거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은 이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으로서 명실공히 세계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그 짧은 기간에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한 비결을 모든 나라가 배우고 싶어 하는 소강국이 됐다.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피땀으로 일궈 낸 자랑스러운 강토다. 하지만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대한민국은 중대한 고비를 만났다. 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경제는 어느새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외형적 성장을 이뤄 냈어도 양극화라는 쉬 고치기 어려운 고질병을 얻었다. 저출산 고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돼 일할 능력이 있는 경제활동인구는 줄고 노인층은 점점 두터워져 ‘늙은 국가’가 돼 가고 있다. 복지 수요는 급증해 도움이 필요한 국민을 먹여 살리는 데 해마다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어야 한다. 취업과 연애, 결혼과 같은 인생 중대사마저 포기할 지경에 놓인 젊은 세대에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와 주변국의 상황은 더 엄준하다. 패전 70년 만에 일본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우경화로 치달으며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압제의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고 피해를 뒷받침할 물증이 버젓이 있는데도 사죄하기는커녕 명백한 사실조차 부정하고 있다. 구한말의 한반도처럼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한국 외교는 더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은 변함없는 동맹국이지만 중국 또한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한국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자칫하면 양쪽에서 압박을 받아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다. 북한은 어떤가.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고립돼 갈수록 망나니처럼 날뛴다. 제재 조치를 아랑곳하지 않고 핵 개발에 몰입하는 한편 육상과 해상을 가리지 않고 도발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이대로 주저앉지 않는다. 위기일수록 비상한 능력을 발휘했던 우리 민족 아니던가. 총탄 세례도 뚫고 나왔고 국가 부도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도 금 모으기를 하며 극복했다. 땀과 눈물로 나라를 일으킨 아버지, 어머니가 든든히 살아 있다. 다시 뛰면 된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흩어져선 안 된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 불행히도 날 선 대립과 갈등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다. 좌와 우, 빈과 부, 동과 서, 노와 사로 분열, 대치하고 있다. 사회 통합을 이루지 않고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말로만 통합을 외치고 뒤로는 발목 잡는 정치, 헐뜯는 정치는 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양보와 이해 없이는 통합은 어렵다. 서로 입장을 바꾸어 한발씩 물러서는 배려가 필요하다. 대화를 통해 타협을 이끌어 내야 한다. 4대 부문(노동·공공·교육·금융) 구조개혁은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노조든, 기업이든 기득권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나 혼자 잘살겠다는 이기심은 전체 국민의 불행을 부른다. 고도성장 덕에 생산직도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시대다. 저임금으로 핍박받던 1980년대의 노조가 아니다. 일자리 없는 젊은 세대와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는 비정규직을 위해 막무가내식 태도는 버려야 할 때다. 경영 환경은 악화일로다. 경쟁은 날로 치열해져 일등 기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이 빈번하다. 우리 기업이라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노동개혁은 그래서 절박한 과제다. 경제 회복은 정부와 기업, 국민이 혼연일체가 돼야 달성을 앞당길 수 있다. 리더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현실을 바로 짚고 미래를 통찰하는 정책이 아쉽다. 기업의 생명은 시장을 선도하는 신제품 개발을 통해 간단없이 이어진다. 미래의 먹거리 발굴을 게을리하다간 약육강식의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 도태되기 십상이다. 국제사회의 발언권은 경제력에서 우선적으로 나온다. 미국과 중국, 일본을 따라잡고 누구도 얕잡아 볼 수 없는 경제력을 보유하는 날, 외교 무대에서도 큰소리를 칠 수 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는 확실히 응징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 놓고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세계 13위권인 한국 경제의 장래는 밝지 않다. 신흥국의 부상으로 2050년에는 17위권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것은 예상일 뿐이다. 2차대전 종전 후 독립한 110여개국 중 한국은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국가다. 아무도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가 전쟁의 폐허에서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할 국가로 변모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예상은 깨지는 것이 더 많다. ‘잘살아 보자’는 것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가 왔다. 광복 70년의 성공 신화는 계속될 수 있다. 다시 새 출발의 큰 걸음을 내딛자. 그리하여 자유와 평화, 여유와 기쁨이 넘실대는 나라, 일류의 선진국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 해외여행 | Samoa 사모아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유죄

    해외여행 | Samoa 사모아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유죄

    땅 위의 모든 것이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모아. 이곳은 ‘낙원’의 기원이다. 세계 각지의 많은 곳을 ‘낙원’ 이라고 부를 때, 어쩌면 그 안에는 ‘사모아와 비슷하다’는 함의가 있을지도 모른다. 사모아에 다녀왔다. ‘그곳이 얼마나 좋으냐면’이라고 글을 쓰는 일은 기분 좋은 꿈에서 깨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달고도 아름답다. 사모아는 미지의 세계다. 잘 모른다. 낯설다. 수많은 여행지를 다니면서 여기만큼 이국적인 정취를 느낀 곳도 없었다. 이국적이고 낯설지만 오롯이 동화되고 싶은 마음은 열렬했다. ‘대체 이 알 수 없는 오묘한 매력은 뭐지?’ 싶었다. ‘남태평양 어디쯤에 사모아라는 나라가 있다더라’는 정보만 알고 있던 나는 사모아를 그리워하느라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관계로 치자면, 밀당의 고수에게 낚여 넋이 나간 꼴이다. 사모아의 사바이섬과 우폴루섬을 돌아본 일주일은 다른 차원의 시간 혹은 비현실 같았다. 일정을 마친 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나와 동행한 가장 친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마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아.” SAMOA 무엇이 매력이냐 물으신다면 감동적이고 경이로운 자연경관과 이를 배경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관광지에 대한 설명은 일단 뒤로 미루자.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모아의 매력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곳곳에서 발견된다. 수도 아피아를 제외한 우폴루Upolu섬의 곳곳과 사바이Savaii섬 전체를 둘러보는 것은 목가적인 풍경을 정성껏 스케치하고 예쁘게 채색한, 내용까지 감동적인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사모아는 전 국민의 취미가 정원 가꾸기라고 해도 믿어질 만큼, 모든 집의 마당이 단정하고 아름답다. 너른 마당 위에선 개와 고양이, 닭이 아이들과 함께 뛰논다. 더불어 어미 돼지가 새끼 돼지 여덟 마리와 일렬로 행진하거나 소와 말이 풀을 뜯는 모습도 일상의 풍경이다. 땅 위의 모든 동물과 식물은 사람들로부터 존중받는 느낌이다. 엄마는 꽃을 심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 떨어진 나뭇잎을 쓸어 모은다. 집 앞에는 먼저 떠난 가족의 무덤을 둔다. 무덤 위에는 꽃을 놓거나 그 위에서 빨래를 말린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란히 묻힌 무덤의 비석 위로 손자들이 올라타고 뛰어내리기를 반복하며 까르르 신이 났다. 사모아에서는 죽음이 이별이 아닌 것만 같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름다운 집들이 모인 마을은 대부분 집성촌이다. 옆집은 고모네, 뒷집은 삼촌네, 안집은 할머니네 대략 이런 식이다. 마을 곳곳에는 사모아 전통가옥 양식인 팔레fale가 있다.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으면 완공되는 신기한 건물이다. 지붕이 있는 거대한 평상이라고 상상하면 얼추 비슷할 것 같다. 팔레 안에는 침대도 두고, 식탁도 둔다. 비 오는 날에는 이 집 저 집의 빨래를 한데 모아 널기도 한다. 오며 가며 뻥 뚫린 기둥 사이로 안부를 전하고 옹기종기 모여서 사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식사 때가 되면 마을 곳곳에선 연기가 피어오른다. 연기가 나는 곳은 어김없이 시끌벅적하다. 사모아 전통 조리법인 ‘우무(땅을 파고 나무와 코코넛 껍질로 불을 지피고 그 위에 돌을 달군다. 달군 돌 위에 해산물, 고기, 타로, 빵 등의 식재료를 올리고 바나나 잎을 덮어 훈제하는 조리방법)’로 만들어낸 요리들의 맛있는 냄새와, 대가족인 모인 식사시간의 즐거운 소리들이 공기 중 가득하다. 일요일이면 가장 좋은 옷을 챙겨 입고 온 가족이 함께 교회에 간다. 일요일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다. 사모아 국민의 반은 기독교도, 20%는 가톨릭신자다. 신앙도 깊다. 국가의 주요한 행사가 있을 때는 언제나 기도로 시작할 정도다. 낯선 동양인과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은 어제 만난 친구를 오늘 다시 만난 듯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넨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건 자존감 높은 사람들 특유의 쿨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달뜨고 설레는 여정 동안 사모아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바쁜 도시 생활자인 내가 놓치고 사는 중요한 게 무엇일까. 이곳은 삶을 살아가는 데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스스로 움켜쥔 많은 세속적 가치들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게 되는 구도의 땅인지도 모른다. 이토록 아름다운 화산섬, SAVAII 사바이섬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우폴루섬 서쪽에 위치한 물리파누아Mulifanua 항구에서 뱃길로 한 시간을 달리면 사바이의 살레렐로가 항구Salelologa Wharf에 닿는다. 사모아 전체 인구의 25%가 살아가는 아름다운 화산섬인 사바이는 폴리네시안 섬들 중 타히티, 하와이에 이어 크기가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우폴루섬에 비해 조금 더 목가적이다. 섬 중앙에는 열대 우림이 빼곡한 산이 있고 산자락과 해안선이 맞닿는 지점에 사람들이 터전을 이루고 살아간다. 해안을 따라 난 왕복 2차선의 해안도로가 마을과 마을을 잇는 유일한 길이며 섬을 관통하는 길은 없다. 사모아관광청의 훈남 앨비스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남태평양의 바람을 가르며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사바이섬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알로파아가 블로우홀Alofa’aga Blowholes이다. 사바이 남동쪽의 타가Taga 마을에 들어서자 파도 소리가 거세진다. 파도가 세게 몰아치는 이 마을의 해안 곳곳에는 바위 구멍이 있는데 이를 통해 바닷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분수공을 통해 솟아오르는 물기둥의 높이는 엄청나다. 웬만하면 10m 이상이고 아주 높을 때는 50m까지도 치솟는다. 믿거나 말거나 100m가 넘는 높이로 솟아오른 적도 있단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귀를 자극하는 소리다. 파도가 모여 구멍으로 솟아나기 전의 거대한 울림. ‘부욱부욱’ 하는 소리는 난생처음 들어 보는 자연의 소리인데다가 물기둥이 얼마나 클지 귀띔하는 듯해 긴장과 설렘이 배가된다. 타가 마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작은 이벤트를 선보인다. 바로 분수공 아래로 코코넛 던지기다. 어린 시절부터 쭉 봐 왔던 광경이라 마을의 어른들은 어느 구멍에서 가장 거센 분수가 솟구칠지 직감적으로 안다. 선택한 분수공에 코코넛을 던지면 어김없이 거대한 물기둥이 솟아오르며 코코넛이 산산조각 나는 진기한 풍경이 펼쳐진다. 관광객은 이 압도적인 풍경 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마을 어른들은 어린아이처럼 신이 난 얼굴을 하고 깔깔 웃으며 또 다른 코코넛을 가지러 달려간다. 알로파아가 블로우홀에서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아푸 아아우Afu Aau’ 폭포다. 발음이 어려운 사모아의 지역 이름 중 유일하게 단번에 외운 이름이기도 하다. 소 주변의 수심은 얕은 편이라 수영을 못해도 물놀이는 즐길 수 있지만 소 중심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져 자칫하면 ‘아푸 아아우’ 할지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겠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풍광이 마치 우리나라의 비둘기낭이나 삼부연 폭포를 연상케 한다. 열대 우림에 둘러싸인 바다 근처의 이 폭포는 사바이섬을 찾는 사람들의 피크닉 장소로 명성이 자자하다. 음식물 반입은 가능하지만 주류 반입은 불가능하다. 사바이섬은 화산섬이다. 1905년부터 1911년까지 섬 북서쪽의 마타바누Matavanu산에서 화산 활동이 있었고 융기했는데 이런 지질학적 특성을 온전히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라바필즈다. 제주 곶자왈의 열대우림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섬의 북서쪽, 살레아울라Saleaula 마을에 위치한 이곳은 1900년대 세워진 교회와 화산폭발 몇해 전 만들어진 무덤이 유명하다. 교회는 마그마로 덮여 폐허가 되었는데 그 자체로 경이로운 모습이다. 무덤은 성지로 여겨진다. 화산이 폭발한 후 용암이 무덤 주변을 피해 흘렀기 때문이라고. 신성한 기운 때문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산활동 이전의 식물군이 그대로 남아 있는 풍경은 신비롭다. 작열하는 남태평양의 땡볕을 현무암이 고스란히 받아 머금고 있는 만큼 라바필즈의 열기는 대단하다. 선크림과 모자는 꼭 챙겨 가는 게 좋겠다. 라바필즈에서의 뜨거움은 인근 사토아라파이Satoalepai 마을에서 시원하게 식힐 수 있다. 이곳에는 거북이와 함께 교감하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풀이 있다. 스무 마리의 거북이를 맛있는 망고로 유인한 후 물에 들어가 함께 물살을 가르는 진귀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꼭 들를 것. 참고로 가장 나이가 많은 거북이는 무려 75살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AMOA 일상을 엿보다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바로 재래시장 둘러보기다. 우폴루섬 북쪽의 수도 아피아Apia에는 두 개의 재래시장이 있다. 먼저 사바랄로 플리마켓Savalalo Flea Market은 특산품과 수공예로 만든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파는 사모아의 쇼핑 메카다. 라바라바Lavalava라고 불리는 사모아 전통 살롱과 꽃핀, 액세서리, 나무줄기를 엮어 만든 가방이나 모자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사모아 스타일의 기념품을 구입해야 한다면 꼭 들러야 할 곳! 더불어 이곳은 메인 버스 정류장과 연결돼 있어 빈티지한 매력이 돋보이는 사모아 버스를 실컷 구경할 수 있다. 열대 과일을 마음껏 먹어 보고 싶다면 거대한 팔레 안에 수십 개의 상점이 모여 있는 푸갈레이 마켓Fugalei Market으로 가면 된다. 바나나, 코코넛 등의 신선한 과일과 각종 야채, 꽃을 파는 청과 전문시장이지만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곳곳에 있다. 사모아 전통 음료 재료인 코코사모아는 100% 카카오 덩어리로 조리법은 간단하다. 따뜻한 물에 으깬 코코아 열매와 설탕을 듬뿍 넣고 호로록호로록 마신다. 기존의 가공품보다 훨씬 깊고 그윽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시장 인근의 사모아 컬처럴 빌리지Samoa Cultural Village도 추천한다. 사모아 전통공예와 문화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웰컴 드링크를 선사하는 아바 세리머니, 전통 조리법인 우무, 타투의 기원인 사모안 타타우, 시아포라고 불리는 타파 프린팅과 사모아 전통 목공예, 바나나 잎으로 머리 띠와 바구니 등을 엮는 위빙 체험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사모안 시바Samoan Siva라고 불리는 전통 춤 공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힘껏 손뼉을 치며 절도 있는 동작을 이어 나가는 춤인데, 빠르게 이어지는 안무 하나하나를 따라가느라 눈 돌릴 틈이 없다. 따라 하고 싶다면 홀로 있을 때 조용히 할 것! 자칫 개그 프로그램의 마빡이처럼 보일 수 있다. 낙원의 풍경, UPOLU 사모아의 본섬인 우폴루는 1953년 제작된 영화 <리턴 투 파라다이스Return to Paradise>의 배경이 된 곳이다. 더불어 <지킬 앤 하이드Jekyll and Hyde>와 <보물섬>을 집필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여생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 곳이기도 하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깊고 고요한 열대우림과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을 번갈아 마주하다 보면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며 온전한 안식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우폴루섬 남쪽 해안의 로토팡아Lotofaga 마을의 토수아 트렌치 앞에 서면 그 마음은 극에 달한다. ‘물이 있는 구멍’이라는 뜻의 토수아 오션 트렌치는 바닷물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거대한 해구다. 사모아 최고의 자연경관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발 디딘 지점에서 30m 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깃든 거대하고 고요한 해구의 풍경은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다. 있는 힘껏 사다리를 잡고 내려가 나무 데크에서 점프!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다”라는 혼잣말을 자주 하는데,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라 수심과 유속이 달라지지만, 수영에 능하지 않아도 걱정은 없다. 데크에 연결된 밧줄을 잡고 동동 떠서 아늑하게 일렁이는 물결을 만끽할 수 있으니. 사모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우폴루섬 중북부 바일리마Vailima 지역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뮤지엄이다. 병약하게 태어나 평생 동안 요양과 여행을 반복하며 안식처를 찾던 그가 아내와 정착해 살던 지역 이름과 동명의 집 ‘바일리마’를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했다. 스티븐슨은 이곳에 1888년 정착해 눈을 감은 1894년까지 5년밖에 살지 못했지만 사모아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행복한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뮤지엄 안쪽으로 난 트레킹 코스를 따라 한 시간을 오르면 산 정상에 그의 무덤이 있다. ▶travel info SAMOA 사모아는 열대우림기후의 화산 군도로 연중 덥고 습한 편이다. 11월부터 4월까지는 우기, 여행은 건기인 5월부터 3월까지가 적합하다. 동쪽으로 미국령인 아메리칸사모아가 있다. 언어는 사모아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쓴다.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나라로 한국보다 5시간 빠르다. 화폐는 탈라tala. 1탈라는 한화로 약 450원이다. Airline 한국에서 사모아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이웃 섬나라인 피지의 난디공항까지 대한항공 직항을 이용한 후 피지 에어웨이즈를 타고 사모아의 수도 아피아까지 가는 것이다. 난디에서 아피아까지는 1시간 40분 거리다. Food 전통 조리방법인 우무umu로 만든 구이 요리들과 오카okq가 유명하다. 오카는 참치회를 코코넛 크림, 라임즙, 향신료, 각종 야채와 버무린 후 약간의 숙성과정을 거친 요리로 신선한 생선 러드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맥주도 맛있는데 유명한 현지 맥주로는 라거인 바일리마vailima와 타울라taula가 있다. hotel 코코넛비치클럽Coconut Beach Club 하와이의 유명한 세프였던 미카Mika가 리조트가 있는 해변에 반해 이곳에 바를 연 것이 리조트의 시작이다. 자연친화적이지만 고급스러움을 놓치지 않은 아름다운 리조트다. 사모아에서 유일하게 수상 방갈로를 보유하고 있다. 세프가 문을 연 리조트다 보니 음식 맛있기로 꽤 유명하다. 최근 CNN은 코코넛비치클럽의 레스토랑을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인기 있는 레스토랑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www.cbcsamoa.com 스티븐슨@마나세 리조트Stevenson Manase Resort 고급 휴양지를 꿈꾸고 떠났다면 다소 불편할 스탠더드 등급이다. 객실 상태, 레스토랑의 퀄리티 등이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사바이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소유한 리조트이기 때문이다. 사모아의 ‘팔레’ 형태로 만들어진 방도 있어 숙박이 가능하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근의 마을 투어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www.stevensonsatmanase.com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사모아관광청 한국사무소 www.samoatravel.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독박(讀博) 육아일기](21) 아줌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독박(讀博) 육아일기](21) 아줌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 올해 초, 복직을 앞두고 드디어 미용실에 갔다. 모유 수유도 끝냈겠다, 2년여 만에 파마를 하기로 결심했다. 단발머리가 예쁜 연예인의 이름을 말하며 비슷한 스타일을 하고 싶다고 슬쩍 말하기도 했다. 디자이너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어떤 종류의 파마를 할 것인지 물었다. 셋팅이냐, 디지털 펌이냐 그런 질문이었다. 듣자마자 내 입에서 나온 말. “무조건 오래 가는 거요” 아차, 너무 아줌마 같았다. 내가 이런 답을 할 줄이야. 미용실에 자주 갈 수가 없으니 예전처럼 “더 자연스럽고 예쁜 거요”라는 말 대신 다른 말이 나와버렸다. 결국 처음 말했던 연예인은커녕 그냥 흔한 뽀글뽀글 파마머리가 됐다. #.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아줌마처럼 안 보여야지 다짐을 했다가도 무심코 튀어나오는 행동들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을 때 허겁지겁 먹던 버릇이 들여져서 한 시간 동안 편안히 밥을 먹을 수 있는데도 왠지 마음이 급하다. 배가 부른데도 밥을 남길 수가 없다. 여럿이 차를 마시러 갔을 때 혹시 챙겨온 빨대나 플라스틱 숟가락이 남게 된다면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면서 한 개씩 받는 얇은 빨대를 안 쓰고 가방에 넣어두기도 한다. 아이에게 요구르트를 먹일 때 쓰면 아주 좋기 때문이다. 막상 필요할 때는 없어서 당황했던 적이 많다 보니 뭔가 여유가 있을 때 ‘쟁여두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 아기를 낳은 뒤부터 본격적으로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신생아를 데리고 혼자 마트에 갈 수는 없었고, 스마트폰 하나로 필요한 물건들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 배달되는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 게다가 택배기사의 친절한 배송문자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이것은 순전히 집에서 아이를 보는 엄마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라고 추측했다. 복직을 한 뒤 초반에는 도저히 동네 슈퍼마켓도 갈 여유가 없었기에 더욱 온라인 쇼핑에 의존했다. 4월 어느 날 출근길 ‘대박’ 쿠폰이 떴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스마트폰을 꺼내고 20여분 만에 기저귀 세 팩, 아기 세탁세제 두 개, 아기 바디위시 두 개, 아기 로션 두 개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결제까지 끝내니 딱 광화문역에 도착했다. 그게 어찌나 뿌듯하던지. 마치 엄청나게 어려운 기사를 마감 시간에 맞춰 다쓰고 데스크까지 가뿐하게 끝났을 때의 홀가분함 같았다. 분명히 출근길이었는데 그 날 할 일을 다 끝낸 것 같았다. 그 기분이 너무 생소해 바로 SNS에 남겼다. #. 아기 아빠가 된 지 얼마 안 된 지인과 육아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다 “와이프가 왜 이렇게 택배를 시키는지 모르겠다”면서 “퇴근하고 보면 집에 매일 새로운 택배 상자가 놓여있다”고 황당해 했다. 너무 뜨끔했다. 어제도 우리 집에는 택배가 세 상자나 왔다. 물티슈 한 박스와 아이가 마실 우유 두 박스, 그나마 나머지 하나는 내가 읽을 책이었다. 오늘은 기저귀 한 박스가 또 올 예정이다. 아마 우리 남편도 가끔 퇴근길에 경비실에서 택배를 가져다달라는 메시지에 “도대체 만날 뭘 이렇게 사들이는 거야”라고 투덜댈 거다. 육아용품은 워낙 다양하고 방대해서 오프라인에서 한 번에 사기가 쉽지 않다. 거리가 좀 있는 대형 육아용품 매장을 찾아가야 하는데 일부러 시간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짬을 내 스마트폰으로 장을 본다. 계속해서 온라인 쇼핑을 즐기지만 정작 내 것을 사는 일은 별로 없다. 할인쿠폰이 떴다는 정보가 지역 카페에 올라오기만 하면 곧바로 출산·유아동 코너에 접속하게 된다. 기저귀와 물티슈가 이미 쌓여있으면 목욕용품, 로션, 주스, 우유, 장난감까지 휙 훑는다. 아, 내 옷을 산 일도 한 번은 있다. 집에서 입을 넉넉한 면 티셔츠와 레깅스였다. 합쳐서 1만원이 조금 넘었다. 그렇다고 나를 위해 아예 돈을 안 쓰는 것도 아니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며 돈을 열심히 모으는 성격도 아니지만, 그래도 백화점에 구경가서 여성복이 있는 3층은 건너뛰고 무조건 유아·아동 관련 매장이 있는 5층부터 올라가는 게 큰 변화라면 변화다. 다 둘러보고 나면 곧바로 지하 식품관으로 이동하는 것도 그렇다. 예전에는 간단하게 생각했던 돈 1만원, 2만원이 결코 쉽게 생각되지 않는다. 그 돈이면 아이의 장난감을 중고로 사줄 수도 있다. 꽤 오랫동안 즐겁게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서 진정한 ‘만원의 행복’을 맛봤다. 그렇다 보니 가끔 내가 1만원이라도 손해볼 일이 생기면 혹시나 다시 받을 일이 없을까 온갖 궁리를 하고, 2000원짜리 상품권도 귀하다. 온·오프라인의 각종 쿠폰과 적립금이 소중해졌다. 며칠 전에는 못 받고 놓쳤던 적립금을 전화를 걸어 다시 받기도 했다. 아이가 없었을 때는 엄두도 못 냈던 일들이다. 마트 시식코너에서 소시지 반 조각이라도 집어먹으면 아주머니께 죄송해서 무조건 그 상품을 사들고 왔던 나는 이제 시장에서 할머니들에게 깎아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장을 보고 짐이 양손에 한 가득인데도 안아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번쩍 안아들고 집까지 도착하면, 그 순간 내가 슈퍼우먼이 된 것 같다.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나는 많이 달라졌고,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지만 점점 내가 ‘아줌마’라는 말에 가까워지고 있음도 실감한다. 사실 아줌마스러운 게 뭘까, 콕 찝어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도 문득 스스로를 아줌마라고 받아들이는 일들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아기를 낳으면서부터다. 그런데 썩 나쁘지 않다. 지금 나는 ‘아줌마’라는 말의 경계에서 점점 기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아기를 품고 있을 때에만 하더라도 “출산을 해도 아줌마처럼 되지는 말아야지” 다짐했다. 그 뜻은 아마도 몸무게가 잔뜩 불어있는 채로 자기 관리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이 오로지 아이에게만 매달리며 집착하는 엄마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으리라. 아기를 낳는 순간부터 자기관리는커녕 나조차 사라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말이다. 또 억척스럽고 어디서나 목소리를 드높이는 그런 모습을 막연하게 아줌마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갖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시절 엄마가 시장에서 “깎아달라”고 말하는 게 왜 그렇게 창피하던지. 아마 그 모습을 두고 ‘아줌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미혼 여성들의 왠지 모를 싱그러움이 여성이라면 당연히 지속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내 몸 밖으로 나오면서 나는 빼도박도 못하는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살이 찌고 온 몸이 쳐져버려서 겨우 두 계절 전에 입던 옷이 안 맞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는 있지만, 솔직히 외모를 제외한 나의 변화들이 때로는 반갑다. 몸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여러 면에서 마음가짐도 새로워졌다. 뱃살에서 인격이 나온다더니, 바람빠진 풍선 같은 배에서 어떤 깨달음이라도 나오고 있는 것인가. 아줌마가 뭘까, 내가 어떨 때 아줌마 같다고 느끼는 걸까 생각해 보니, 나의 가장 큰 변화는 생각과 행동의 모든 우선순위가 아이에게 있다는 점이다. 쇼핑을 해도 아이 것 먼저, 밥을 먹어도 아이가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고르 듯이 아이의 존재는 내 생활의 소소한 부분부터 일을 하는 데까지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비록 아기를 하루종일 남의 손에 맡기고 일을 하는 엄마이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굳이 일을 계속하려고 붙잡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아이 때문이다. 아이가 컸을 때 내가 일을 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였다. 나에게 ‘자아실현’은 이제 나 혼자 잘나는 게 아니다. 내 아이가 멋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것이 큰 목표가 됐다. 가장 어리고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이 때 하루종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슴 아프지만, 몇 년이 지나 아이가 학교를 다니고 성장하다 보면 엄마의 일이 아주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이를 위해서 일을 하자고 마음을 먹으니 회사 생활도 예전과 달라졌다.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좀 더 개념있는 말과 행동을 해야된다는 부담감도 생겼다. 만약 내가 일에 소홀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나를 향한 게 아니라 내 아이를 향한 것이 될 수도 있다. 후배들에게 “저 선배 애는 되게 불쌍하다” 이런 말은 절대로 듣고 싶지 않다. 내가 밖에서 하는 말과 행동들이 개인의 것이면서 동시에 ‘OO엄마’로서의 것이 된다. 나의 가벼운 행동들이 나중에 우리 아이에게 화살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조심스럽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전에는 내 앞에 주어진 일에만 급급했고 바쁘다는 핑계로 같은 회사 선후배들과 따로 만나 밥 한 번 먹기도 어려웠다. 아쉽기는 했지만 내 앞가림하기도 정신이 없었기에 이런저런 핑계로 넘겼다. 특히 육아휴직을 하고 모든 관계가 단절됐을 때, 나는 같은 회사 사람, 취재원들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뼈저리게 느꼈다. 한 때는 밥을 먹는 시간마저 취재를 해야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고, 어쩌다 한 번 아무런 약속이 없을 때 혼자 샌드위치를 사먹는 게 즐겁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해 나는 누군가와 밥 한 끼를 먹는 것이 간절했다. 모처럼 외출해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아기를 안고 서서 밥을 먹었을 때에는 그토록 어렵고 불편했던 시어머니의 얼굴까지 떠올랐다. 회사 후배라고, 또 출입처의 기자라고 해서 나를 만났을지라도 일부러 나에게 연락을 해서 날짜를 잡고 귀한 시간을 내 한 시간 남짓 한 식탁에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했던 모든 일이 새삼 고마웠다. 휴직 중인데도 아기와 함께 나오라며 밥을 사준 선배와 취재원들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다. 그렇게 다시 사회로 돌아오니 모든 관계가 소중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벌써 7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내내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히 한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렇게 후회가 될 수 없었다. 이제는 고마우면 고맙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는 먼저 연락을 걸어 약속을 잡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솔직히 얘기하려고 한다. 예전처럼 서운하다고 뒤에서 마음 꽁하게 있지 않을 것이고, 풀리지 않을 오해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꼬지도 않을 것이다. 내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만큼 길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이 모두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 뿐 아니라 회사 선배들은 모두 누군가의 엄마, 아빠이고 후배들은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자녀들이다. 감히 가볍게 여기고 함부로 대할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 인간관계라는 게 이렇게 마음 먹는다고 해서 술술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전에는 이런 생각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여전히 누군가 “아줌마 안 같다”고 말해주면 자동적으로 미소가 머금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은 외적인 문제인 것 같다. 사실은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 쭈뼛거리며 제대로 말도 못 했던 소심한 성격에서 조금씩 용기가 붙고 누군가와 만나 대화하는 게 너무 즐거워 깔깔거리며 아줌마 웃음을 내뱉는 내가 좋다. 보고싶었던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고 하고싶었던 말을 전하면서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나 싶다. 1년 뒤, 5년 뒤, 10년 뒤에는 어떤 아줌마가 돼있을지도 궁금하다. 계속해서 뱃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하며 안간힘을 쓰겠지만, 살과는 별개로 내 삶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성숙해진다는 것이 뭔지,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런 깨달음을 갖게 해 준 아이에게 고맙다. 무엇보다도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런 아줌마가 되고 싶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18)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19)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 [포토] 새끼 원숭이 ‘입양’...업고다니는 개 화제

    [포토] 새끼 원숭이 ‘입양’...업고다니는 개 화제

    새끼 원숭이를 ‘입양’해 함께 다니는 개의 모습을 담은 따뜻한 동영상이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 최근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에 올라온 동영상은 말레이시아에서 촬영된 것으로, 암컷 개 한 마리가 등에 작은 몸집의 새끼 원숭이를 태운 채 길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해당 동영상은 길거리를 지나던 차량의 탑승자가 찍은 것이며, 새끼 원숭이를 태운 개는 위험한 도로에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새끼 원숭이는 마치 어미에게 매달리 듯 개에 찰싹 붙어 떨어질 줄을 모르며, 개는 차가 빠르게 지나다니는 도로를 피해 숲 속으로 몸을 피한다. 개와 원숭이의 우정과 사랑을 담은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꼬리감는원숭이(capuchin monkey) 한 마리가 귀여운 새끼 강아지들 틈바구니에 앉아 마치 어미처럼 강아지들을 돌보는 모습이 공개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50%는 ELS로 운용… 국내 주식형펀드·정기예금은 피하라

    50%는 ELS로 운용… 국내 주식형펀드·정기예금은 피하라

    내년에 도입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연간 2000만원, 5년간 총 1억원 한도로 운용할 수 있는 ISA는 총수익 2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는다. 200만원 초과 2000만원까지는 이자소득세(15.4%)가 아닌 9.9% 세율이 적용된다. “가입 자격이 된다면 일단 ISA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현명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관건은 어떤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하느냐이다. 예·적금, 펀드, 파생상품 등 보험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상품을 ISA로 운용할 수 있지만 비과세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9일 금융권 전문가들에 따르면 ISA 계좌 제외대상 ‘1순위’로 주식형펀드와 정기예금이 꼽힌다. 지금도 국내 상장주식 매매차익(이자·배당 수익은 과세)에 대해선 세금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될 해외 주식형펀드는 10년간 투자금액 3000만원까지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 정기예금은 “1%대 쥐꼬리 이자를 감안하면 ISA 투자한도만 갉아먹는 애물단지가 될 것”(김형리 농협은행 PB업무부 차장)이라는 지적이다. 절세효과를 감안한다면 ISA에 담을 수 있는 상품군은 적금·채권형펀드·파생상품(ELS·ETF·ELB 등) 등으로 좁혀진다. 또 5년간 최대 1억원이 묶인다는 단점과 연령대별로 필요한 재무 상황을 감안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운영해야 한다. 일단 연령에 상관없이 주가연계증권(ELS)은 ISA의 기초자산으로 50%까지 운용하라는 조언이다. 이종혁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연간 4~6%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손실이 발생해도 ISA 내에 확정금리 상품(적금)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LS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지수연동형 ELS를 주로 추천하고 있다. 나머지 50%는 채권형펀드와 적금(복리 적용)으로 운용하는데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일반적인 포트폴리오는 ‘ELS 50%, 적금 25%, 채권형펀드 25%’이다. 30~40대에 적합하다. 결혼을 앞둔 20대나 30대 초반이라면 채권형펀드투자 비중을 30%까지 높이고, 정기적금 대신 청약적금(20%)에 투자해 내 집 마련에 대비하는 것도 좋다. 특히 20대는 채권형펀드 대신 해외주식형펀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서재연 대우증권 갤러리아PB클래스 이사는 “내년부터 비과세가 적용되는 해외주식형펀드는 10년 동안 자금이 묶여 결혼자금이 필요한 20~30대에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ISA로 해외주식형펀드를 비교적 단기로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소득이 있는 29세 이하 가입자는 ISA 의무가입기간이 3년이다.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이라면 적금 비중(35%)을 높이고 채권형펀드(15%) 비중은 낮춰서 운용하는 것이 낫다. 채권형펀드엔 어떤 상품을 담을까. 국내채권형과 해외채권형을 반반씩 운용하는 게 위험 분산에 적합하다. 해외채권형은 다시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을 절반씩 구성해야 한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PB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 채권형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장기적으로 운영한다면 신흥국 시장 채권의 평균 수익률이 항상 선진국 채권펀드 수익률을 상회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ISA 포트폴리오 이외에 별도의 상품운용은 필수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한 달 여유자금의 50%만 ISA에 불입하는 것”(신현조 팀장)이다. ISA ‘몰빵’은 금물이라는 얘기다. 한 달 여유자금 중 나머지 40%는 ISA에 담지 않았던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 등 ‘비과세 바구니’에 투자해야 한다. 여유자금 중 나머지 10%로 노후 대비를 위한 ‘은퇴 바구니’(IRP, 연금저축보험 등)와 단기자금을 위한 ‘유동성 바구니’를 별개로 운용해야 한다. 유동성 바구니 추천 상품으로는 예금,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이 있다. ABCP는 연 2%대 수익을 거둘 수 있고 만기가 1년 내외로 짧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환매조건부채권(RP)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 수익률이 3~4% 수준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포토] 새끼 원숭이 등에 태우고 동행하는 개

    [포토] 새끼 원숭이 등에 태우고 동행하는 개

    새끼 원숭이를 ‘입양’해 함께 다니는 개의 모습을 담은 따뜻한 동영상이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 최근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에 올라온 동영상은 말레이시아에서 촬영된 것으로, 암컷 개 한 마리가 등에 작은 몸집의 새끼 원숭이를 태운 채 길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해당 동영상은 길거리를 지나던 차량의 탑승자가 찍은 것이며, 새끼 원숭이를 태운 개는 위험한 도로에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새끼 원숭이는 마치 어미에게 매달리 듯 개에 찰싹 붙어 떨어질 줄을 모르며, 개는 차가 빠르게 지나다니는 도로를 피해 숲 속으로 몸을 피한다. 개와 원숭이의 우정과 사랑을 담은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꼬리감는원숭이(capuchin monkey) 한 마리가 귀여운 새끼 강아지들 틈바구니에 앉아 마치 어미처럼 강아지들을 돌보는 모습이 공개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세상에 멋진 날을 선사하고 싶은 ‘화요일’

    [이주일의 어린이 책] 세상에 멋진 날을 선사하고 싶은 ‘화요일’

    멋진 화요일/데이지 므라즈코바 글·그림/김경옥 옮김/노란상상/48쪽/1만 2000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체코 어린이 책 작가의 작품이다. 1977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체코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일주일의 주인공들이 자신의 날이 되면 하늘을 날아다니며 그날의 세상이 잘 돌아가는지를 살핀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의 화자는 화요일이다. 화요일은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아침을 열었다. 하늘에는 솜사탕 같은 작고 예쁜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녔다. 잠에서 깬 사람들이 창문을 열며 말했다. “와, 멋진 날이다.” 화요일은 기분이 좋았다. 더 멋진 날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날들처럼 화요일도 세상이 잘 돌아가는지 매의 눈으로 끊임없이 살펴보면서 날아다녔다. 그러다 공원 벤치에 슬픈 표정으로 앉아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할머니 옆으로 날아가 앉았다. 머리가 하얀 할머니는 다리 위에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있었다.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 일만은 생생하게 기억했다. 화요일은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다. 할머니는 말했다. “내 생일날 엄마가 예쁜 인형을 만들어 준 적이 있어. 나는 날씨나 기분에 따라서 파란 천사, 길쭉이, 사랑이라고 불렀단다. 인형을 오래 갖고 있지는 못했어. 심부름을 갔다가 잃어버렸거든…. 장바구니에 빵을 두 개 넣고 그 위에 인형을 놓았는데 오다 보니 없지 뭐야.” 화요일은 “말하면 안 되는데 알려 드리겠다. 혼자만 알고 계셔야 한다”며 사라진 인형에 얽힌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들려줬다. 인형은 동네 장난꾸러기 소년이 장바구니에서 몰래 빼갔다. 소년은 금세 후회하고 인형을 돌려주려고 소녀(어린 시절 할머니)를 뒤따라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집 담 너머로 인형을 던지고 말았다. 소년이 다른 집에 던져 넣은 인형은 기적을 낳는데….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묵직한 감동이 밀려온다. 초등 저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참전용사 아버지 위해 만든 ‘탱크 휠체어’

    참전용사 아버지 위해 만든 ‘탱크 휠체어’

    참전용사인 아버지를 위해 어디든 갈 수 있는 ‘탱크 휠체어’를 만든 아들의 이야기가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5일(현지시간) 영국 엘즈미어에 사는 아버지 에디 쇼와 그를 위해 친구들과 힘을 합쳐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전동 휠체어를 만든 아들 피터 쇼의 사연을 소개했다. 올해로 96세인 아버지는 관절염 등으로 거동이 심히 불편한 상황. 그런 아버지를 휠체어에 모시고 어디든 가는 아들이었지만 한 시골 해변 모래사장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처한 뒤로는 전동 휠체어를 만들 결심을 했던 것으로 전한다. 그렇게 피터는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전동 손수레를 개조해 휠체어를 제작할 계획을 세웠지만 곧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놀랍게도 곤란해하는 그를 도와준 것은 피터의 사정을 알게 된 인근의 사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피터에게 자동차 좌석, 4.5마력 엔진 등 휠체어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공짜로 건네준 것은 물론 피터가 작업을 진행할 창고를 무상으로 대여해주기도 했다. 이런 도움에 힘입어 피터는 친구들과 함께 30시간을 들여 마침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피터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든 셈이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4000파운드(약 730만 원)는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휠체어 제작에는 단 500파운드(약 90만 원)가 들었다. ‘탱크 휠체어’는 최대 시속 12㎞로 움직일 수 있다. 양측에는 탱크와 같은 무한궤도가 달려있어 지형에 상관없이 운행할 수 있다.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미끄럼 방지 발판도 있다. 좌석에는 안전벨트도 달려있다. 피터는 “운행이 매우 안정적이며 모든 지형에서 잘 움직인다. 좌석 뒤편엔 피크닉 바구니를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를 탱크 형태로 만든 데에는 실용적인 이유 이외에도 다른 의미가 있다. 피터는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아버지는 탱크와도 싸워야 했다” 며 “아버지만의 작은 탱크 하나를 가질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세계대전 중 영국 육군 8사단 예하 일반수송 중대에서 중사로 복무했다. 42년 아프리카 알제리에서 그는 독일군 탱크의 공격을 받았고 고사포를 이용한 반격을 통해 탈출 기회를 만들어 지뢰밭을 뚫고 겨우 도망쳐 살아남았다. 아버지는 “아들과 아들을 도와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정말 멋진 휠체어다”며 “전쟁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나는 탱크들의 공격에 시달렸었지만 한 번도 탱크를 타진 못했었는데 이제야 그럴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美 중산층 2~3배 비싸도 유기농 먹을거리 주저 없이 산다

    美 중산층 2~3배 비싸도 유기농 먹을거리 주저 없이 산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 승인된 유전자변형식품(GMO) 규모가 사료용과 식용을 포함해 처음으로 1000만t을 넘었다. 2013년에 비해 22% 늘었다. 이렇게 수입된 유전자변형(GM) 작물은 전분, 과당, 식용유로 탈바꿈해 우리 식탁에 오른다. GMO 안전성 논란은 끊임없지만 소비자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소비자단체의 노력에도 GMO표시제 강화는 수년째 제자리다. 반면 미국에선 GMO가 아닌 자연 식품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등 변화를 실감케 한다. 세계 GMO 개발, 재배를 주도하는 나라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지난달 20일부터 일주일간 몬산토와 듀폰 등 미국 GMO기업을 찾아 GMO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100평 웃도는 매장이 북적였다. 토마토 3.99달러, 라즈베리가 2.5달러로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GMO 식품보다 1.5배 이상 비싸지만 고객들은 망설이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인근의 ‘홀푸드마켓’으로, 유기농(Organic)과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배한 작물(Conventional)만을 판매하는 곳이다. 지난달 22일 이곳을 찾았을 땐 아이 손을 잡고 온 엄마가 특히 많았다. 가격은 높아도 가족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이려는 미국 중산층이 홀푸드마켓을 찾는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식품 포장에는 유전자 변형 식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의 ‘Non GMO’ 표기가 있었다. 과일이나 옥수수 등의 작물은 물론 가공식품인 과자, 버터, 소시지 등의 포장지에서도 어김없이 그런 표기를 찾을 수 있었다. 1980년 설립 당시만 해도 홀푸드마켓은 미국 전역에 6곳 정도였지만 이제 북미와 영국에 300여개 매장을 꾸린 유기농 식품 전문 업체로 성장했다. 비싸도 산다는 것 자체가 GMO에 대한 인식이 변화됐음을 보여준다. 미국 지방정부에서도 최근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버몬트주는 지난해 5월 수개월에 걸친 여론조사 결과와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미국 최초로 GMO표기법을 통과시켰다. 최종 생산품에 GMO가 들어가지 않은 식품에는 ‘Non GMO’ 표기를, 생산 전 과정에 GMO가 들어가지 않은 식품에는 ‘organic’이라고 표시하는 식이다. 현재 미국은 GMO 표기를 업체 자율에 맡기고 있다. 미국 농무부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에겐 GMO든 Non GMO든 유기농이든 여러 식품을 소비할 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버몬트를 포함해 현재 3개 주에서 GMO표시제가 통과됐고 20여개 주에서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식품 대기업의 로비로 법 시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관계자는 “버몬트는 법적 소송에 휘말렸고, 1개 주는 표시제를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주는 관망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와 농업회사의 저항이 거세지만 종주국인 미국에서마저 GMO가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GMO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GMO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GMO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유럽연합(EU)은 가공 후 유전자 변형 DNA가 남지 않은 식품에 대해서도 GMO 표시를 의무화했다. 콩기름처럼 가공 과정에서 유전자 변형 단백질이 걸러져 최종 생산품에서 유전자 변형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제품에도 표시한다. 생산과 유통 전 과정을 추적하는 ‘이력추적제’로 GMO 혼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GM 작물이 식품에 가장 많이 쓰인 원재료 5순위에 들지 않으면 표시를 면제한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제도를 바꿔 6순위 이하의 원재료까지 모두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소비자단체는 GMO를 원료로 사용한 모든 식품에 표시를 의무화하라고 요구한다. 정부는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유럽과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고 항변한다.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 주요 GM 작물인 대두와 옥수수의 자급률이 각각 10.3%, 0.9%에 불과해 수입하지 않고서는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GMO 표시를 의무화할 경우 식품기업이 GM 작물 대신 ‘Non GMO’를 사용하게 돼 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GMO 표시가 된 가공품을 수출할 때 우리 기업이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지금은 모두 똑같이 GMO를 먹지만 표시제가 도입되면 가난한 사람은 GMO를, 중산층 소비자는 Non GMO를 먹는 소비의 빈부 격차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GMO 표시가 소비자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미국 소비자단체의 조사 결과도 있다”며 “업체의 입장보다는 소비자의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세인트루이스·워싱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용어 클릭] ■유전자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1970년대 중반에 꽃핀 유전자재조합 기술 등 현대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재배·육성한 농축수산물과 이를 이용해 제조·가공한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로 1996년부터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주요 재배국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캐나다 등이며 세계 재배 면적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 “꼬끼오~” 닭은 서열대로 운다 - 연구

    “꼬끼오~” 닭은 서열대로 운다 - 연구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 닭 한 마리가 “꼬끼오” 소리를 내자 다른 닭들이 연이어 소리를 내는 것을 들어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닭들이 울음소리를 내는 것에도 서열이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국립기초생물학연구소(NIBB) 연구진은 사육된 닭을 이용한 일련의 실험을 통해 닭들이 울음소리를 내는 순서에 서열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최상위 수탉이 항상 먼저 울기 시작한다. 이후 하위 수탉들이 서열대로 울음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만약 최상위 수탉을 집단에서 강제로 제외시키면 서열 2위인 수탉이 첫 번째 울음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수탉이 우는 행동은 자신의 세력권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하면 호전적인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을 낮춰 갑작스러운 위험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한다. 닭은 매우 사회적이고 계층화된 동물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수탉끼리 처음 마주치면 싸움이라는 옛날 방식으로 서로의 상하관계를 즉시 정한다. 가장 힘이 쎈 최상위 수탉부터 먹이와 암탉, 보금자리 등을 우선으로 가진다. “최상위 수탉은 새벽에 울음소리를 내는 타이밍을 결정하는 우선권도 갖고 있으며, 집단에 속한 하위 수탉들은 최상위 수탉에 복종하고 있음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싸움의 승패에 따라 서열을 가린 여러 수탉을 집단 상황에 놓은 뒤 울음소리를 내는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별도의 바구니에 넣어 분리했다. 그 결과, 최상위 수탉이 우는 타이밍이 전날보다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경우에 상관없이 다른 수탉들은 울음 소리를 내는 순서를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에 수탉이 울음소리를 내는 타이밍은 수탉의 생물학적인 ‘체내 시계’에 의해 제어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로 밝혀져 있었다. 이런 체내 시계는 하위 수탉들도 갖고 있다. 연구를 이끈 시무라 쯔요시 연구원은 “하위 수탉들은 자신의 선천적인 리듬을 억제하고 ‘최상위 수탉이 먼저 울음소리를 내는 것을 매일 아침 기다릴 만한 인내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번 실험 데이터는 시사하고 있다”면서 “하위 수탉들은 사회적인 이유로 자신의 체내 시계를 어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7월 23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현장 행정] 노원 ‘사랑이 꽃피는 옥상’

    [현장 행정] 노원 ‘사랑이 꽃피는 옥상’

    “4년째 옥상에서 직접 기른 수박, 참외로 잔치를 엽니다. 로컬푸드로 팔기도 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내놓자마자 순식간에 나가죠.” 21일 노원구 하계동 한신아파트 1동 옥상텃밭에서 만난 고창록(65) 입주자대표회장은 “1200세대 중에 매해 40명 정도가 텃밭가꾸기에 참여하는데 이제는 모든 주민들이 농작물을 통해 서로 인사를 건네는 사이가 됐다”면서 “한신에코팜이라는 공동체를 만든 지 5년째인 내년에는 4개 동으로 옥상텃밭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1동과 2동에는 총 1121㎡(약 340평)의 텃밭이 있다. 노원구가 지난 4년간 2845만원을 지원했다. 이삿짐을 나를 때 쓰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흙을 넣은 모습이 투박하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고 회장은 “시중에 있는 텃밭용 상자보다 이삿짐 바구니는 구멍이 많아 흙의 통풍이 잘되고, 유연성도 가장 좋았다”면서 “흙도 건물에 하중을 주지 않게 일반흙 절반에 침엽수 퇴적물, 부식토 등을 섞어 무게를 절반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흙의 개발 기간은 2년이었지만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더 공을 들였다. 한 주민은 “처음에는 건물 하중의 증가, 옥상 방수층 약화, 농약 살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면서 “무엇보다 다른 동 사람이 우리 동 옥상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을 꺼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옥상은 법적으로 모든 주민의 공동공간인 점을 알리고 농약 없이 유기농으로 재배했다. 또 텃밭이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적당한 습기를 공급해 옥상 방수층에 금이 가는 현상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에 주는 물은 빗물저장탱크를 이용했다. 그 결과 현재 옥상텃밭 공동체 중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됐다. 현재 450개 상자에 농작물을 재배하며 개인용이 300개, 공동경작이 150개다. 개인 경작은 수도비 등으로 연 2만원을 내고 본인이 경작물을 가져간다. 공동경작은 농업기술학습장으로도 쓰이는데 경작물 중 과일은 동네 잔치에 쓰고 엽채류는 지난 6월부터 시작한 마을 입구의 유기농 매장에서 판매한다. 지금은 로컬푸드로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매출이 평균 25만원에 달한다. 치커리, 겨자채, 수박, 참외, 토마토, 가지, 감자, 옥수수 등 경작물도 다양하다. 김성환 구청장은 “옥상텃밭은 로컬푸드를 공급하는데다 공동체 의식도 함양하며 유휴 노인인력이 참여할 수 있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아파트가 많은 구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그 쌀집은 왜 꽃집에 495만원을 보냈나

    그 쌀집은 왜 꽃집에 495만원을 보냈나

    쌀집 주인을 속여 돈을 가로챈 뒤 이 돈을 꽃집 주인 계좌로 빼낸 새로운 수법의 보이스피싱(금융전화사기)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포통장이 아니라 일반인의 통장을 이용하는 ‘핑퐁’ 방식의 보이스피싱 범죄로는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김한성 판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진모(29)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공범 양모(31)씨에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진씨는 올 5월 초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정해준 꽃집을 찾아가 꽃바구니와 현금을 받아오면 1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진씨는 인터넷으로 양씨를 꾀어 함께 범행에 나섰다. 한국 내 전달책이 정해지자 중국 쪽 조직원은 5월 11일 오전 11시쯤 충남 홍성에 있는 한 꽃집에 전화를 걸었다. “장모님 칠순 선물용 꽃바구니를 주문하기 위해 495만원을 입금할 테니 20만원짜리 꽃바구니에 5만원권 20장을 꽂아주고 나머지 375만원은 현금으로 따로 준비해달라”고 요구했다. 2시간 뒤인 오후 1시에는 강원도의 한 쌀집에 전화를 걸었다. 쌀 55만원어치를 주문하고는 돈은 입금하지 않은 채 ‘잘못해서 55만원이 아니라 550만원이 입금됐다’는 가짜 은행 문자메시지를 쌀집 주인에게 보냈다. 그런 다음 중국에 있는 조직원은 쌀집 주인에게 “돈을 잘못 입금했으니 차액 495만원을 나의 계좌로 재입금해 달라”고 전화를 걸었다. 쌀집 주인은 통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불러주는 계좌로 495만원을 송금했다. 이 계좌는 홍성의 꽃집 주인 것이었다. 송금이 완료되자 진씨와 양씨는 주문자의 처남인 척하며 홍성 꽃집을 찾아가 물건을 받아왔다. 당초 그들이 주문한 대로 20만원짜리 꽃다발과 꽃다발에 꽂힌 100만원, 그리고 현금 375만원이었다. 진씨와 양씨는 이 중 105만원을 나눠 갖고 경비 90만원을 제한 뒤 남은 280만원은 중국으로 송금했다. 대포통장 단속이 강화되자 물건과 함께 현금을 받아내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김 판사는 “불특정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죄질이 매우 불량한 범죄”라며 “다만 잘못을 뉘우치는 점, 범행 가담이 한번에 그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신명 나는 마을’ 다 같이 만들어 봅시다] 터치, 마포 알리는 파란눈

    “공덕시장엔 튀김 가게가 엄청 커 원하는 만큼 바구니에 담은 뒤 자리 잡고 막걸리를 주문하면 흥이 나지.”(사라, 마포관광 서포터스) 마포구에 애정을 가진 외국인 유학생들이 모였다. ‘마포 관광 글로벌 서포터스’다. 지난 4월 발족한 이들은 마포 곳곳의 관광자원을 체험한 뒤 그 후기나 느낌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동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주춤했다가 최근 다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서포터스는 중국, 대만, 미국, 스페인, 콩고 등 12개국에서 온 27명의 재한 유학생들로 구성됐다. 구에 대한 관심이 높고 SNS에 능통한 ‘스마트족’들이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SNS에 소식을 알리는 것 외에 서포터스 간 소통창구인 ‘네이버 밴드’를 통해 각자의 체험담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서포터스에게 주어지는 특전 중 하나는 각종 특별행사에 초대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양화진 근대사 뱃길 탐방’을 비롯, 난지 캠핑장과 공덕·망원 시장 등 체험 기회가 주어졌다. 특히 전통시장 체험 후기는 외국인들의 호응이 가장 높다. 홍콩의 위암 청이 올린 전통시장 체험 글은 페이스북 친구 180명으로부터 ‘좋아요’를 받았다. 그는 “홍콩, 대만 사람들 관심이 많아요~ 대박!”이라며 자랑하기도 했다. 구는 이달 중 서포터스와 함께 외국인 환대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올 연말까지 홍대 앞 거리미술전, 마포나루 새우젓 축제, 김장나눔 축제 등 초청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여성 하체 ‘도둑 촬영’한 男…유죄는 아니다?

    여성 하체 ‘도둑 촬영’한 男…유죄는 아니다?

    영국 콘월주에 사는 젬마 뉴윗(20)은 얼마 전 홀로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9일, 뉴윗은 평범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한 남성이 자신의 뒤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하체 부위를 촬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의 남성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이었고, 오른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약 1m 거리에서 뉴윗의 엉덩이 부분을 촬영했다. 당시 뉴윗은 장바구니를 든 채 물건이 진열된 선반을 바라보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뒤돌아 본 뒤에야 이 남성의 존재를 알아챌 수 있었다. 당시 그녀는 이 남성을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문제의 남성이 또 다가와 도둑 촬영을 시도한 것. 결국 뉴윗은 곧장 해당 마트의 관계자에게 이를 알렸고, 마트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이후 그녀는 콘월주 경찰서를 찾았다가 또 한 번 당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경찰이 “부적절한 사진을 찍은 남성을 처벌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것. 경찰 측은 “문제의 남성에게 강한 어조로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내렸지만 처벌하지는 않았다. 그가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피해 여성이 화가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경찰이 해야 할 일은 다 했다”고 해명했다. 사실 영국에서 관음증의 행위는 명백한 범죄로 인정돼, 기소될 경우 징역 2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콘월주 경찰 측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처벌하지 않은 것은, 이 남성이 사진을 찍은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그가 초범인데다 감시나 염탐 등의 행위가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해를 입은 뉴윗은 자신의 SNS에 “내 허락이나 동의도 없이 부적절한 사진을 찍으려 한 남성이 있는데, 경찰은 그의 행동이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단체장 발언대] 메르스가 일깨운 소통의 중요성

    [단체장 발언대] 메르스가 일깨운 소통의 중요성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지쳐가던 중 한 꼬마가 건넨 에너지바에 미소를 되찾았다. 초등학생들이 메르스 사태로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보낸 ‘수제 에너지바’였다. “힘내세요”라고 적힌 귀여운 손글씨를 보며 방전됐던 에너지가 충전됐다.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지 한 달 보름이 넘었다. 메르스는 다섯 살 어린아이에게조차 ‘어린이집 휴원’이란 생활의 변화를 가져왔다. 주민들 삶의 터전인 지자체가 직격탄을 맞는 건 당연한 수순. 서울 양천구는 지난달 9일 확진자까지 발생하면서 그 폭풍의 중심에 섰다. 뉴스로만 접하던 막연한 공포가 우리 동네까지 왔다는 현실에 주민들은 동요했다. 여기에 메디힐병원이 제2의 삼성서울병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격리자를 포함한 주민들의 협조 없이는 지역 내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대책 없이 반복하는 “안심하라”는 말과 성숙한 시민의식의 강요는 불안과 반발만 키웠다. 지난 1년간 주민들과의 만남은 믿고 따라오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소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줬다. 주민들의 가장 빠른 소식통이 돼 확진환자 경유 병원과 이동경로 등을 전달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과 조치 내용을 공유했다. 부족한 소통은 만남으로 채웠다. 휴교령 해제 이후에도 속출하는 빈자리와 한산한 시장, 텅 빈 식당가. 지역 곳곳의 불안은 구청장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해결했다. 감염 확산의 최대 변수는 격리자들의 협조였다. 하루아침에 격리자라는 낙인이 찍힌 그들에게 필요한 건 강요된 시민의식이 아닌 어려운 현실에 대한 공감이었다. 위로와 생활불편 해소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야 했다. 맞춤형 생필품 전달은 이런 고민의 산물이었다. 생필품 장바구니가 격리자들 집 앞에 놓이기 시작하자 싸늘했던 격리자는 “자식보다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는 새 440명을 넘던 격리자는 3명이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양천구에 대해 “어떤 지자체보다 빠르고 일사불란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직원들의 밤샘 근무와 고통을 감내한 의료진, 주민들의 협조 덕이었다. 비상대책본부를 둘러보다 ‘소통·공감·참여’라고 적힌 구의 캐치프레이즈를 발견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의 키워드가 여기에 있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소통·공감·참여, 이 단어들은 언제나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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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진영 Go 진영 Go

    고진영(20·넵스)이 ‘무명’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고진영은 12일 강원 평창의 용평리조트 버치힐 골프클럽(파72·6391야드)에서 끝난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인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하루 종일 빗속에서 치러진 마지막 라운드에서 고진영은 시즌 3승째와 함께 시즌 상금 4억원을 돌파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 5월 무릎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던 고진영은 상금 부문 1·2위 전인지(12·하이트진로)와 이정민(23·비씨카드)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느라 잠시 국내 무대를 비운 사이에 4억원 돌파와 함께 시즌 ‘3승 대열’에 합류했다. 고진영은 다음주 인천 SKY72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총상금 12억원짜리 초대형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부터 치열한 다승 경쟁을 다시 이어 나간다. 고진영은 무릎부상으로 이 대회에 앞서 금호타이어여자오픈을 거르며 휴식과 치료를 병행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고진영은 “아직도 무릎이 아프지만 올해 남은 대회는 모두 출전할 생각”이라며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잠룡’들의 선전도 돋보였다. 버디 6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2개에 그쳐 이날 하루 4타를 줄인 ‘루키’ 김예진(20·요진건설)은 고진영에 1타 모자란 준우승을 수확했다. 15번 홀(파4) 버디로 공동선두까지 따라붙은 김예진은 17번, 18번홀에서 잇따라 맞은 버디 기회를 날려 1타 차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투어 입문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두며 신인왕 레이스에서 1위로 올라섰다. 또 고진영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던 황예나(22·볼빅)는 1타를 잃었지만 7언더파 209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정식 시드 없이 컨디셔널(조건부) 출전권을 가진 ‘대기’ 신분이었다가 상위 선수들이 빠진 덕에 출전 기회를 잡은 황예나는 이전까지 치른 8개 대회 가운데 22위(S-Oil 인비테이셔널)가 최고 성적이었다. 평창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장바구니 쓰면 ‘살찌는 음식’ 많이 산다

    장바구니 쓰면 ‘살찌는 음식’ 많이 산다

    다이어트를 원하는 여성이라면 마트에서 무엇을 사는지 만큼이나 ‘산 물건을 무엇에 담는지’가 중요하며, 쇼핑백의 종류가 물건 구매 성향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듀크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2005년 5월~2007년 3월 캘리포니아의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한 14만 2938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일회용 봉투 또는 쇼핑백의 구매 여부와 함께 산 물건들의 품목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천가방 등 재활용이 가능한 봉투 또는 가방을 마트로 가지고 온 사람은 마트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봉투를 이용하는 사람에 비해 친환경적인 물건을 더 많이 구입하고, 동시에 지방이나 당 성분이 높은 살찌는 음식 등을 33% 더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접 재활용 장바구니를 챙겨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은 자신이 환경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이 때문에 친환경 또는 건강에 유익한 제품들을 더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살이 찔 수 있는 고당도·고지방 식품을 더 많이 사는 이유는 환경보호에 일조했음으로 원하는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자격이 있다고 심리적으로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 대학의 우마 카르마카르 박사는 “재활용이 가능한 쇼핑백을 쓰는 쇼핑객들은 스스로를 환경보호에 앞장섰다고 생각하며, 이 때문에 ‘고당도·고지방·고염분 등의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천가방 쇼핑백을 쓰는 사람들이 마트에서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보호에 일조한다는 생각은 이들이 비싼 유기농 음식을 더 많이 사게 만들기 때문”이라면서 “실제로 4인 가구 당 한번 마트에서 쇼핑할 때마다 1만 4000원, 1년에 약 26만원을 더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마트에 가져가는 쇼핑백이 음식 구매 성향에도 확연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된다. 공동 연구진인 듀크 대학교의 브라이언 볼링거 박사는 “이번 연구는 마트가 판매 전략을 짤 때에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될 것”이라면서 “유기농 또는 친환경 음식을 파는 마트가 이를 많이 판매하기 위해서는 재활용이 가능한 쇼핑백을 구비해 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마케팅 저널’(journal of Marketing)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국민 반찬’ 만드는 단무지 공장 사람들의 정성과 땀

    ‘국민 반찬’ 만드는 단무지 공장 사람들의 정성과 땀

    짜장면과 김밥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 단무지. 새콤달콤한 맛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단무지를 정성껏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8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1TV ‘극한 직업’에서는 ‘국민 반찬’ 단무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종특별자치시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무지 공장이 있다. 하루 최대 60t의 단무지를 생산하는 이곳에 들어서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위생용품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보관 창고에서 나온 절인 무는 단무지가 되기 전에 먼저 물에 담가 짠맛을 빼주는 ‘탈염’ 과정을 거친다. 탈염을 마친 무는 대형 세척기를 거쳐 더 말끔해진다. 무 하나하나를 재단기 위에 올리고, 재단된 단무지는 종류별로 일일이 골라낸다. 무거운 바구니를 계속 나르고 끊임없이 무를 손질하는 이들. 어마어마한 작업량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런가 하면 전북 부안의 무 재배지에서는 단무지 공장으로 보낼 무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뜨겁게 내리쬐는 불볕더위 속 그늘 한 점 없는 밭. 이들에게 얼음물은 필수다. 개당 2~3㎏에 달하는 무를 끊임없이 나르다 보면 순식간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하루 수백 번 허리를 굽혀 무를 뽑아내다 보니 허리에는 만성 통증이 자리 잡았다. 일일이 무청을 자르는 손끝엔 깊은 굳은살이 박여 있다. 동글고 통통한 무는 공장으로 옮겨져 고기를 싸 먹는 쌈무가 된다. 굵고 단단한 무가 1.5㎜ 두께의 티끌 하나 없는 새하얀 쌈무, 얇디얇은 낱장의 쌈무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보이지 않는 40여명 작업자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어떤 음식과 함께 먹어도 식욕을 돋우는 음식인 무 가공 공장의 일상을 따라가 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치솟는 채소값… 장보기 겁나네!

    치솟는 채소값… 장보기 겁나네!

    장바구니에 채소를 담기가 무섭다. 계속된 가뭄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특히 배추와 파는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7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지만 밥상물가는 계속 급등하는 양상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5.1% 올랐다. 금()이 된 채소값이 도통 내려올 기미가 없다. 신선채소는 가격 상승폭이 21.2%나 됐다. 배추값은 전년 대비 90.9% 올라 2013년 2월(182.9%)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강세다. 양배추와 파값도 1년 새 111.7%, 91.9%씩 비싸졌다. 참외(23.2%), 마늘(21.0%), 고춧가루(11.1%), 돼지고기(8.0%) 등도 값이 많이 올랐다. 전세(3.5%), 하수도요금(8.0%), 남자 정장(6.2%), 중학생 학원비(3.3%), 공동주택 관리비(3.7%), 학교 급식비(10.1%), 구내식당 식사비(5.5%) 등도 올라 가계부가 더 팍팍해졌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0.7% 오르는 데 그쳤다. 담뱃세 인상분(0.58% 포인트)을 빼면 0%에 가깝다. 그런데도 정작 소비자가 저물가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나마 우유값은 내년 7월 말까지 동결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고 낙농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올 8월부터 1년간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당 940원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부터 날씨가 예년보다 따뜻해지면서 우유 생산량은 늘었는데 경기 침체로 소비는 줄어 우유가 남아돌고 있어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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