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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깔깔깔]

    ●엄처시하 아내가 긁어대는 바가지 때문에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진 남자가 아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진료가 끝난 뒤 의사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력한 진정제를 처방해줬다.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의사에게 물었다. “여기 적혀 있는 약을 몇 시간마다 먹어야 합니까?” 의사는 명쾌하게 대답해줬다. “우선 6시간마다 복용하도록 합시다. 그런데 그건 당신이 복용할 것이 아니라 부인께서 복용해야 합니다.” ●음악가의 유언 한 음악가가 유언으로 그의 플루트를 함께 묻어달라고 신신 당부하고는 숨을 거뒀다. 그 유언에 감명받은 친구가 미망인에게 심경을 물어보았다. 미망인은 덤덤하게 말했다. “그 사람이 피아노를 연주 안 한 게 정말이지 다행스러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아파트 분양가 충청·부산·울산서도 ‘뻥튀기’

    서울·수도권에 유행하던 분양가 부풀리기가 지방으로 번지고 있다. 청약열기를 틈타 분양가를 은근슬쩍 올리는가 하면 각종 개발호재를 내세워 터무니없이 분양가를 뻥튀기하는 업체들이 많다. 충청권과 울산·부산 등 남부지역 대도시에서 이런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대전 테크노밸리 2년 만에 40%↑ 이달 분양하는 대전 유성구 테크노밸리 2차 공급에 참여하는 우림건설, 한화건설 등의 아파트 분양가는 국민주택 규모 이하가 평당 650만∼700만원, 중대형 아파트는 700만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3년 1차 공급 때보다 무려 40% 이상 올랐다. 분양가 상승의 1차 원인은 땅값 상승에 있다. 대전시와 산업은행, 한화가 참여하는 사업 시행자가 땅값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책정했기 때문.1차 아파트 사업 부지는 평당 140만원대에 분양했다. 그러나 2차 사업부지는 평당 280만원으로 뛰었다. 같은 지역에 나오는 땅인데도 불구하고 복합행정도시 인접지역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택지 분양가를 부풀려 내놓았고, 이에 맞춰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뻥튀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전시와 산업은행 등 공공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부풀리기는 민간 아파트와 다를 바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업시행자 변경등으로 가격 올라 특히 우림건설 아파트가 들어서는 부지는 당초 대전지역 중소업체가 분양받았으나 아파트도 짓지 않고 웃돈만 얹어 다른 사업 시행자에게 팔아치운 땅이다. 사업 시행자 변경, 시공사 선정 과정을 거치면서 프리미엄이 붙는 바람에 분양가격이 폭등했고 ‘고분양가 바가지’를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청약열기를 분양가 인상의 핑계로 대는 업체들도 많다. 울산지역에서는 현대산업개발, 롯데, 대우건설이 참여하면서 고분양가 아파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고분양가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대형건설사 참여 경쟁 부추기기도 울산 천곡동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현대산업개발은 36평형 아파트(전용면적 25.7평)를 평당 530만원대에 공급할 계획이다. 업체는 예상 분양가를 2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740만원대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가격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천안·아산, 부산, 대구 등에서 분양하는 업체들도 청약열기 회복, 분양권 전매금지 완화 등을 이유로 분양가 상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⑤- 현대중공업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⑤- 현대중공업

    #1982년 5월 19일 ‘기업인’ 정몽준씨에게 생애 최고의 날일 것 같다. 부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날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고,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사장에 그를 앉히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때가 그의 나이 31세. 현대그룹 후계구도에서 형들보다 한발 늦게 출발한 몽준씨가 가장 먼저 부친에게 인정받은 비결은 뭘까. 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립 25주년 행사에서 그 배경을 자세하게 풀어놓았다.“어떻게 보면 파격적이지만 길게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의 저서 ‘기업경영이념’을 읽어보면 우리나라의 어떤 젊은 경영진보다 확실히, 모든 것을 잘 분별해서 회사를 끌고 나갈 겁니다. 우리 아이들간에도 서열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가족회의를 열어 몽준 사장이 충분히 직책을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결정을 했습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이에 앞서 몽준씨가 미국 MIT 석사학위 논문을 보완한 경영서적 ‘기업경영이념’ 서문을 읽고 “정말 잘 썼다.”며 “사장 자리에 앉아도 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몽준씨는 훗날 가장 아끼는 그의 저서로 ‘기업경영이념’을 꼽으면서 “서문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곁들이기도 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부친에게 기업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던 점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2002년 12월 18일 ‘정치인’ 정몽준씨에게 생애 최악의 날일지 모른다. 그는 이날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의 공조 파기를 선언, 사실상 ‘백의종군’의 첫 발을 내디뎠다. 정권의 공동 주인으로 향후 5년간 막강한 정치적 실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마다한 셈이다. 이 때가 ‘하늘의 뜻을 알수 있다’는 지천명(知天命)을 갓 지난 나이(51)였다. ●아버지에게 바가지 씌운 아들 정몽준(54). 현대가(家)의 여섯번째 아들.5선의 중진 의원. 대한축구협회 회장. 자산규모 재계 9위(지난해·공기업 제외)인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지분 10.80%). 국내 재벌가에서 정 의원만큼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도 드물다. 일각에서는 “잘난 집안에 태어나 순탄하게 성장한 대가”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정 의원은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부산에서 3년 가량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 장충초등학교와 중앙중·고교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의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그는 초·중학교 시절 놀기를 좋아하고, 장난이 심했다고 한다. 중학교 담임 선생이었던 임환씨는 “몽준이는 놀기를 좋아해 친구들과 수업을 빼먹고 야외로 놀러갔다가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면서 “전혀 부잣집 티를 내지 않았으며, 학교 도서관을 지을 때 시멘트 1만포대를 지원받은 뒤에야 비로소 아버지가 고 정 명예회장임을 알게 됐다.”고 술회했다. 정 의원의 학생시절 별명은 ‘꺼벙이’다. 큰 키에 소탈하고, 겸손하지만 우유부단하다는 뜻에서다. 그러나 부친한테는 다른 형제처럼 어려워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하곤 했다. 부친에게 ‘바가지’ 씌운 일화 한 토막.1970년대 초반 어느 날. 정 의원은 아버지에게 한잔 쏘겠다며 명동 생맥주 골목으로 모시고 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오랜만에 접하는 생음악과 젊은이들의 웃음소리에 흥에 겨워했다. 자리가 파할 무렵, 정 의원은 아버지에게 “1차는 제가 샀으니,2차는 아버지가 사시라.”고 제안했다. 고 정 명예회장도 유쾌한 기분으로 흔쾌히 응했다.2차 행선지는 정 의원이 정한 강남의 한 술집. 그러나 2차가 끝나고 계산서를 받은 정 명예회장은 술값에 놀랐다. 먹은 것에 비해 족히 여섯배의 술값이 청구됐기 때문. 그렇다고 재벌 회장이 술값을 놓고 시비를 걸기도 뭐했지만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종업원에게 물었다. 돌아온 답은 “아드님이 전에 드셨던 외상 술값까지 계산하라고 해서 그렇게 됐습니다.”“허허 이것 참….”고 정 명예회장은 아들에게 된통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 의원은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대에 진학했다. 고 정 명예회장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울산으로 변형윤, 이현재 교수 등 당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초청해 크게 ‘한턱’을 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우리 몽준이가 혹시 사무착오로 합격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면서 우리 아들을 잘 지도해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다고 한다. 현대 고위 관계자가 밝힌 허물없는 부자관계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일화는 이렇다.“한번은 고 정 명예회장이 아들들과 골프를 치는데 티샷을 하고는 먼저 그냥 걸어갔습니다. 다른 아들들은 머뭇거리다 채를 들고 뒤따라 가는데 유독 정 의원만 얼른 공을 놓고 티샷을 했죠. 그러자 고 정 명예회장이 ‘저놈∼.’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을 짓더라고요.” ●아내 자랑하는 ‘팔불출’ “나는 나의 아내가 고맙고, 때로는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친구들은 종종 내가 대통령 감이라기보다 내 아내가 ‘퍼스트 레이디’ 감이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아내는 바쁜 나의 생활을 잘 이해해 주고, 조용히 내조를 하는 스타일이다. 아내는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한다. 밖으로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정 의원이 그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밝힌 부인 김영명(49)씨에 대한 평이다. 정 의원은 1978년 여름 넷째 형수(이행자·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 부인)의 중매로 영명씨를 미국에서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의 첫 인상은 이랬다. 영명씨는 “우선 키(정몽준 182㎝·김영명 174㎝)가 커서 좋았어요. 제 키가 큰 편이라 어머니가 ‘너는 키 큰 신랑감이 없으면 시집도 못 갈거다.’고 곧잘 농담을 하곤 했어요. 첫 인상은 나이 차이가 다섯살이나 나서 그런지 듬직했어요. 믿고 의지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벌가 사람답지 않게 소탈한 것도 좋았고요.” 정 의원은 “약속 장소에 나갔는 데 키 큰 여자들이 쭉 지나가기에 미국 사람들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나에게 오더라고요.”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술회했다. 이들은 틈틈히 테니스를 치며 1년 가량 연애끝에 잠시 귀국해 서울 정동교회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영명씨는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2남4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부친의 외교관 활동 덕분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17년간 일본과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미술사를 공부했다. 웨슬리대학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나온 전통의 명문 대학이다. 영명씨는 외교관인 부친을 닮아 사교성이 뛰어나다.‘88 서울올림픽’ 유치전에서는 고 정 명예회장을 현장에서 보좌했고,1992년 대선 때는 변중석 여사를 대신해 시아버지의 파트너 역할을 했다.‘2002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부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행사장에서는 미소와 화술로 친분을 쌓기도 했다.‘미스 스마일월드컵’이라는 애칭은 이 때 얻었다. 이 때문인지 정 의원의 부인 자랑은 유별나다.‘김영명이 없으면 오늘의 정몽준도 없다.’는 우스갯말이 떠돌 정도다. 그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계속되는 자랑 하나.“아내는 나보다 영어를 훨씬 잘한다. 유머를 곁들인 자연스러운 영어는 외국에서 처음 만나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할 때 곧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곤 한다. 그동안 4남매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던 아내는 아이들이 크자, 뜻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의 ‘옛’것을 ‘올’바로 알자라는 의미를 가진 ‘예올회’를 만들어 문화재 보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명씨가 밝힌 애처가 해프닝은 이렇다.“첫 아이를 가졌을 때였어요. 입덧이 심했던 제가 걱정스러웠던지 남편은 며느리들만 모인 자리에 와서는 제게 ‘밥 먹었니.’하고 묻는 거예요. 좀처럼 없는 일이라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 한마디 때문에 남편은 ‘애처가’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 꼬리표는 지금까지 따라 다닙니다.” 그도 신혼 초에 시아버지인 고 정 명예회장에게 혼이 났다고 한다.“철부지 며느리 시절, 저는 식사 중에도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데 불쑥 끼어들어 참견을 하곤 했어요. 아버님이 어느 날 저에게 ‘밥 먹을 때 말을 많이 안하는 게 좋은 거다.’며 조용히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어요.” 자녀는 2남2녀. 장남인 기선(23)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올 초 아버지의 뒤를 이어 ROTC 장교로 임관했다. 장녀 남이(22)씨는 연세대를 휴학하고, 현재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유니버시티에 유학 중이다. 차녀 선이(19)씨도 미국 디어필드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막내 예선(9)군은 경기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영명씨는 늦둥이인 막내 임신과 관련해 병원에서 무안당한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임신해서 병원에 가면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잖아요. 한번은 의사가 ‘아들이 없으세요. 왜 이렇게 애를 많이 낳으세요.’라고 물어 난감한 적이 있었어요.” 시중에는 예선이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축구 예선전이 한창일 때 태어나서 이름을 예선이라고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 의원은 최근 ‘예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의미와 돌림자 ‘선’을 합쳐 예선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정치인 정몽준 “내가 처음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것은 11대 국회의원 선거 때였고,1984년 12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출마하려고 했다. 그런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가 나가면 여당 의원이 떨어진다고 나가지 말라고 했다. 결국 나는 그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단념해야 했다. 하지만 공적 서비스를 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생각은 내가 지금까지 흔들림없이 지켜온 가장 기본적인 정치철학이다.”정 의원이 밝힌 정치 입문의 배경이다. 정 의원은 1988년 울산 동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지금은 5선의 중진 의원으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한때는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반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본 정치인 정 의원은 어떨까. 지난 대선기간 내내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던 정 회장도 ‘피’는 어쩔 수 없었던지 그 속내를 내보인 적이 있었다.“몽준 의원은 우리 형제들 가운데 제일 똑똑하고 잘 생겼다. 미국 MIT 대학원도 졸업하고, 월드컵도 성공적으로 잘 치렀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 발언 이후 정치권으로부터 호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인 정 의원의 평판은 극과 극을 달린다. 일각에서는 직선적이고 엄격하다고 지적한다. 그를 보좌했던 비서관의 얘기다.“정 의원은 성격이 급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정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쪽에서는 합리적이고 매너가 깨끗하다는 평이다.“정 의원은 서구식 매너가 몸에 배어 있다. 직원들이 떠나는 차에 인사를 하면 ‘왜 차에다 대고 절을 하느냐. 하지 말라.’고 말린다. 또 비서를 시키지 않고 직접 자신이 동료 의원에게 전화를 한다.”며 다른 전직 비서관이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핵심 브레인 민계식(63)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가장 부지런한 CEO, 백발의 마라토너 CEO로 불린다. 아침 6시 출근, 새벽 2시 퇴근하는 일과를 20년째 이어오고 있다. 비서를 퇴근시키고 저녁 6시부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새벽까지 사업구상이나 신제품 개발 계획에 열중한다. 그의 이런 노력은 국내외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 150편의 논문을 발표토록 했으며,48건의 국내 및 국제특허를 보유토록 했다. 우주항공학 및 조선공학(석사), 해양공학(박사) 등을 넘나드는 그의 해박한 전문지식은 현대중공업의 연구개발(R&D) 부문을 업그레이드시켜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 부회장은 또 60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건강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최고기록은 2시간 23분 48초. 비록 20대 초반 시절에 일궈낸 기록이지만 지금도 2시간대의 기록을 내고 있다.42.195㎞의 완주기록도 100회를 넘었다. 유관홍(60) 현대중공업 사장은 그룹내에서 경영 합리화의 귀재로 통한다.1999년 침체에 빠진 현대중공업 건설장비부문의 사업본부장을 맡아 세계 각지를 직접 뛰는 영업활동을 전개, 직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 결과 만성적자였던 건설장비 부문을 2001년 국내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국내 1위의 건설장비 업체로 탈바꿈시켰고, 중국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하는 중국 최대의 건설장비 공장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이런 경영능력을 두고 지난해 6월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유 사장을 ‘기업회생 전문가’라고 평했다. 이연재(63)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은 1976년 현대중공업 간부로 입사한 이래 30년간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해외영업 부문에서 일해 왔다.1999년 부도 위기에 처했던 옛 한라중공업을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하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돼 흐트러진 조직을 안정시켰다. 단기간에 70여척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중단된 사원 복지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여 사원아파트와 스포츠문화센터 등을 조성했다. 파산 직전까지 이르렀던 회사를 2001년부터 4년 연속 흑자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최길선(59)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최 사장은 설계·생산·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선 현장에서 33년을 보낸 최고의 조선전문 경영인이다.‘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아래 내실을 강조한다. 최 사장은 올해 슬로건을 ‘창사 30주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선포하고, 선박 60척 생산체제 구축을 마련하는 등 제 2도약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현대중공업 탄생 일화 ‘옥스퍼드 박사가 낳은 현대중공업’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평소에 즐겨 썼던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곳이 현대중공업의 설립 신화다.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고 정 명예회장의 ‘원맨쇼’였다. 고 정 명예회장은 1971년 조선소 차관 도입을 위해 영국 런던의 바클레이즈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듣도 보지도 못한 한국의 작은 회사가 언감생심 어딜 넘보는 것이냐.’는 바클레이즈 은행의 태도에 기가 질렸다. 그렇다고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그가 기댄 곳은 당시 기술협조 계약을 맺은 영국의 A&P 애플도어 엔지니어링사. 그는 500원짜리 지폐로 애플도어사의 롱바톰 회장을 감동시켰다.“이것은 한국 지폐입니다. 여기 그려진 것이 거북선이죠. 한국은 이미 1500년대에 이런 철갑선을 만든 실적과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1800년대이니 한국은 무려 300년이나 앞선 셈입니다.” 그는 롱바톰 회장의 도움으로 바클레이즈 은행 부총재를 만났다. 그러나 콧대 높은 영국 은행의 부총재를 설득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옥스퍼드 박사’ 일화는 여기서 나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전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임기응변으로 “어제 제가 이 사업계획서를 들고 옥스퍼드대학에 갔더니 한번 들쳐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주더군요.”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유머’에 부총재는 껄껄 웃으며 “옥스퍼드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도 이런 사업계획서는 못 만들거요. 당신은 그들보다 훨씬 더 훌륭합니다. 당신의 전공은 유머 같소. 우리 은행은 당신의 유머와 함께 이 사업계획서를 수출보증국으로 보내겠소.” 고 정 명예회장은 ‘거북선 지폐’와 ‘옥스퍼드 박사’로 바클레이즈 은행 벽을 넘었지만, 아직 영국 수출보증기구(ECGD) 총재의 보증을 받아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그러나 이것도 울산의 초라한 백사장 사진 한장 들고 그리스 선사인 ‘선 엔터프라이즈’사의 리바노스 회장을 설득, 선박을 수주 계약함으로써 무사히 통과했다. 이로써 세계 조선 역사상 최초로 조선소 건설과 선박 건조가 동시에 진행하는 신화가 나오게 됐다. 고 정 명예회장과 리바노스 회장이 당시 맺은 인연은 지금도 대(代)를 이어 지속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MJ 처가의 ‘화려한 혼맥’ 정몽준 의원의 처가인 고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가계도를 보면 한국 상류사회의 ‘족보’를 엿볼 수 있다. 슬하에 2남 4녀를 둔 고 김 장관과 송두만(83) 여사는 자식교육 뿐 아니라 혼사까지 성공한 케이스. 자녀 모두 외교관 출신인 부친의 영향으로 영어와 일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며, 외국의 명문대를 졸업했다. 특히 장녀인 영애(60)씨와 차녀인 영숙(59)씨는 일본 최고의 여성 사립명문인 세이신대학을 졸업했다. 장남인 대영(57)씨는 미국의 암허스트대학을 졸업했으며, 차남인 민영(51)씨는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자녀 가운데 재계 가문으로 시집간 이는 삼녀인 영자(55)씨와 막내인 영명(49)씨. 영자씨는 GS그룹의 허씨가인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결혼했다. 허 회장의 형제로는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과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이 있다. 또 허창수(57) GS그룹 회장과는 사촌간이다. 허 회장의 부친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LG그룹 경영의 한 축을 맡았던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맏형이다. 고 허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삼성물산의 창립멤버로 참여,LG 구씨가와 손잡은 고 허준구 명예회장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영명씨는 정몽준 의원과 1979년 결혼, 현대가의 일원이 됐다. 이로써 고 김 장관의 집안은 국내 대재벌인 삼성과 현대,LG,GS가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차녀인 영숙씨는 초대 해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낸 손원일 제독의 장남인 손명원(64)씨와 결혼했다. 손씨는 30대 초반에 ‘손컨설팅 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며 현대미포조선과 쌍용자동차, 맥슨전자에서 CEO(최고경영자)를 역임했다. 그는 현재 스카이웍스솔루션 코리아 고문이다. 장녀인 영애씨는 자수성가한 국제 금융계의 거물급 인사로 미국 모건스탠리의 부사장이다. 남편인 최융호(62)씨는 해양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제너럴 마리타임 사장이다. 장남인 대영씨는 부친인 고 김 전 장관의 아호(海吾)를 딴 해오실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차남인 민영씨는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부인인 정다미(44)씨도 명지대 교수다. 김 전 장관의 집안은 또 언론계와도 각별하다. 손녀 사위들이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 셋째 사위인 허 회장의 장녀인 유정(31)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인 준오(31)씨와 결혼했다. 둘째 사위인 손 고문의 차녀인 정희(31)씨는 1999년 헤럴드미디어 사장인 홍정욱(35)씨와 화촉을 밝혔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프로야구] ‘양키 삼성’ 3연승 질주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하루 1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식목일인 5일 서울 인천 부산 대전 등 4개 도시에서 열린 프로야구에서 인천 문학 구장이 2002년 개장 이후 페넌트레이스 첫 만원(3만 400명)을 이룬 것을 비롯해 잠실(3만 500명)과 대전(1만 500명), 부산 사직(3만명) 등 4개 구장이 일제히 만원을 기록했다.4개 구장이 동시에 만원 사례를 빚은 것은 사상 처음이며 관중은 10만명(10만 1400명)을 돌파했다. 종전에는 1991년 8월18일 8만 5241명이 입장,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양키 삼성’은 이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삼성은 잠실에서 벌어진 LG와의 경기에서 팀이 3-5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 1볼넷에 4안타를 집중시키며 대거 4득점, 단숨에 7-5로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뽐냈다. 삼성은 김재걸·박종호의 안타, 심정수의 볼넷으로 맞은 만루 찬스에서 김한수의 통렬한 2타점 2루타로 5-5 타이를 일궈냈다. 이어 김종훈의 좌익수 앞 바가지성 행운의 안타로 2·3루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3연승을 달렸다. 앞서 LG는 선발 김민기의 호투 속에 1-2로 뒤진 5회 클리어 서용빈·조인성의 연이은 2루타와 권용관의 3루타, 박경수의 적시타로 순식간에 4득점해 대어를 낚는 듯했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이 삼성의 불붙은 방망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아쉽게 3연패의 쓴잔을 들어야만 했다.‘만년 꼴찌’ 롯데는 사직에서 손민한-이정민(7회)-노장진(9회)의 특급 계투로 현대를 4-2로 제압,2패뒤 귀중한 첫승을 챙겼다. 에이스 손민한은 6이닝 동안 7안타를 내줬지만 삼진 5개를 솎아내며 2실점으로 버텼고, 마무리 노장진은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첫 세이브를 올렸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빛나는 현대는 공동 꼴찌(2패1무)의 수모를 당했다. 기아는 문학에서 존슨의 호투와 이용규의 2점포 등으로 SK를 6-4로 제치고 1패뒤 2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선발 존슨은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낚으며 7안타 2실점으로 막아 기대를 부풀렸다. 한화는 대전에서 두산에 6-5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2승1패를 기록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누가 뭐라고 해도 여의도는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국회가 있고, 증권가가 있으며 게다가 방송 3사가 한꺼번에 몰려있다. 이런 식이라면 권력과 금력을 비롯한 무소불위의 강력한 힘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셈이다. 아니, 또 있다. 단일교회로는 그 크기나 신도의 숫자에 있어서 세계에서 으뜸으로 꼽힌다는 순복음 중앙교회가 있으며, 가장 높은 63빌딩이 있다.1970년대만 해도 고작 군용비행장이 그 쓰임새의 전부였던 넓고 황량한 모래벌판이 3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나라의 중심을 차지하는 땅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권력이며 금력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 자연스럽게 맛집들 또한 넘쳐나지 않을 수 없다. 얼핏 보면, 하늘이 낮다고 치솟은 금융가의 빌딩들, 고급아파트단지 일색의 살벌한 풍경 속에 어디 한 구석 사람냄새라고는 맡을 수가 없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보면 빌딩 사이사이의 내면 도로 안에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맛집들이 넉넉하게 숨어 있다. 사람냄새가 풍기는 맛집에 어찌 도타운 정이 없으랴. 그리하여 샐러리맨들을 위시한 여의도 주민들은 마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불을 찾아 모여드는 불나방이처럼 기꺼이 정이 도타운 맛집들을 찾아서 모여든다. ●살벌한 풍경속 도타운 인심 자랑 여의도 백화점 앞 백상빌딩 1층에 율도(02-784-8877)라는 일식집이 있다. 실내 디자인이며 객실 분위기는 얼핏 보기에 여느 일식집과 다를 바 없는 그저 평범한 일식집일 뿐이다. 그러나 주인 내외를 만나는 순간 율도의 인상은 전혀 달라진다. 안주인 마정수씨도 그렇지만 특히 바깥주인 이춘형씨를 만나는 순간, 대뜸 끌려드는 끈끈한 정을 어쩔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순박하고 착한 표정이며 충청도 사투리의 어눌한 말투가 사람으로 하여금 보자마자 전혀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이는 타고난 천성이 사람을 좋아하여 누구와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다정다감한 이다. 그리하여 그이는 손님과 인사만 나누었다 하면 열이면 열 그 자리에 합석하여 함께 즐기는 이다. 율도를 처음 찾는 이라도 그곳에서 주인 되는 이춘형씨에게 바가지를 씌우기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그저 그이를 자리에 불러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술을 한잔 건네면 된다. 만일 어느 정도 드나들어서 서로 얼굴을 아는 이라면, 주인 되는 이가 먼저 술병을 들고 손님을 찾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리하여 술이 몇 순배 돌면, 그이가 먼저 종업원을 부른다. “꽃게 간장이 잘 익었던데, 그것 좀 가져와요. 생태깍두기도 잊지 말고.” 그러면 이번에는 종업원 대신에 안주인 마정수씨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꽃게장이 담긴 접시를 들고 나타난다. 그러고는 그이 또한 싱글벙글 웃으며 기꺼이 손님이 건네주는 술잔을 받는다. 그리고 안주인이 다시 한번 종업원을 부른다. “아무래도 회가 부족한 것 같은데, 도미나 방어뱃살로 한 접시 더 가져와요.” 일찍이 1970년대 우리나라 일식업계의 대부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북창동의 미조리에서 갓 스물의 젊은 나이로 소위 ‘칼질’을 처음 배워서 ‘이다바’가 되었다가 마침내 여의도의 일식집 주인까지 오른 이춘형씨는 술이 취하면 농담 한 마디를 빼놓지 않는다. “지가유, 충청도 유구 촌놈으로 마침내 여의도까지 입성했구먼유, 저그 저 지하도를 못 건너가서 그렇지유.” 이춘형씨가 가리키는 지하도 저편에는 물론 국회가 있다. 그런데 그이가 국회를 들먹이는 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암울한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율도를 드나들며 거의 공짜로 먹고 마시던 소위 운동권 인사이자 한편 백수건달인 많은 이들이 1990년대가 되자 너나없이 국회의원이 되어 지하도를 건너간 것이었다. 이해찬, 임채정, 김근태, 김부겸, 이길재, 유인태, 원혜영, 유시민, 배기선, 설훈 등등. 그런가 하면 시인 신경림을 위시해서 소설가 현기영, 극작가 안종관 등의 문인들이나 동아투위 출신의 기자로 연합통신 사장을 지낸 김종철이며 출판사 사장 김학민도 모두 그이가 ‘거둬 먹인’ 이들이었다. 횟집 주인 이춘형씨가 뜬금없이 운동권인사들과 어울리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이의 외삼촌 되는 성래운 교수 때문이었다. 몇 해 전에 벌써 고인이 되었지만,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던 성래운 교수가 하루아침에 해직교수가 되어 감옥까지 가게 된 것은 박정희 시절에 전남대학교의 송기숙교수 등과 어울려 발표한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이었다. 이른바 이 땅의 민주화교육을 위한 지침으로 여겨지는 이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에, 성래운 교수는 참으로 오랫동안 일자리를 잃고 교단이 아닌 운동권 인사들과 어울렸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의 술자리로 자연스럽게 조카 이춘형씨의 율도를 제공한 것이었다. ●‘거둬 먹인’ 인사들 이젠 정·관계 주역 운동권 시절 성래운 교수는 교육학 전공 교수보다는 낭송시인으로 더 유명했는데, 그이는 무려 100여편에 이르는 시들을 모두 암송하여 민주화 운동의 무슨 행사에서는 물론, 뒤풀이 자리에서도 낭랑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꺼이 낭송을 하고는 했다. 그이의 시낭송은 거기에서도 끝나지 않고, 조카 이춘형씨의 결혼식 주례를 맡고서도 주례사 한 마디 없이 양성우 시인의 ‘겨울공화국’을 낭송하는 것으로 끝마쳐 신혼의 부부는 물론 하객들을 아연 긴장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서슬 푸른 유신시절 양성우 시인은 바로 ‘겨울공화국’이란 시 때문에 감옥에 가있고, 시인 고은과 조태일마저도 다름 아닌, 겨울공화국을 시집으로 펴냈다는 이유 때문에 역시 감옥살이를 하는 중이었다.‘…총과 칼로 사납게 욱박지르고/논과 밭에 자라나는 우리들의 뜻을/군화발로 지근지근 짓밟아대고/밟아대며 조상들을 비웃어대는/지금은 겨울인가/한밤중인가/논과 밭이 얼어붙는 겨울 한때를/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은/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결혼식에서 주례가 잘 살으라는 주례사는 하지 않고 불온한 시나 낭송해대니 앳된 신혼부부는 얼마나 무서웠으랴. 율도의 자랑은 점심 때 나오는 율도정식이다.1인분 3만 5000원의 율도정식에는 모듬생선회에다가 제주갈치탕이라는 다른 집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탕에 제주갈치구이, 초밥, 새우튀김, 메로구이 등이 뒤따른다. 제주갈치탕은 이춘형씨가 제주도의 갈치국에 전라도의 갈치조림을 충청도식의 탕으로 변형시켜낸 것인데, 무, 감자, 시래기, 토란대, 호박에 청양고추며 파, 마늘을 넣어 끓여낸 갈치탕은 갈치국의 시원한 맛과 갈치조림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함께 살려낸 셈이다. 또 하나 자랑은 도시락인데, 소위 1997년 IMF초기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시절에 임창렬 부총리와 함께 국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점심이며 저녁까지 도시락으로 때울 때, 바로 하루에 100여개 이상씩 공급했던 일화가 있는 도시락이다. 이밖에도 점심메뉴로는 장어구이, 도미머리구이, 장어덮밥, 회덮밥, 전복죽, 은대구탕 등이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율도의 으뜸은 단연 회 뜨는 솜씨에 있다. 이춘형씨의 칼잡이로서의 30년을 훌쩍 뛰어넘는 경력 끝에 나오는 회는 다른 집보다 두터우면서 길고 가는 회뜨기가 자랑인데, 회뜨기 자체만으로도 입안 가득히 감겨드는 맛은 일품이다. 저녁에 나오는 특생선회는 1인분에 7만원인데, 방어뱃살, 도미뱃살, 도미, 농어뱃살, 광어, 광어뱃살, 전복 등이 오르고, 곁들여 나오는 안주에는 키조개, 뿔소라, 개불, 문어, 고둥, 곰피, 붉은 새우에 비단멍게, 홍삼, 홍어내장, 산마 등이 따른다. 원효대교를 건너 여의도를 접어들어 직진하면 KBS별관과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나오는데, 그 직전의 네거리를 넘어서는 왼편 가각 우정빌딩 1층에 서글렁탕집(02-780-8858)이 있다. 지금부터 30년 전 여의도의 절반 정도가 개발이 되지 못하고 아직은 황량한 벌판으로 남아있을 때, 일찍 자리를 잡은 서글렁탕집은 여의도에서는 그야말로 터줏대감 같은 맛집일 터이다. 처음에 설렁탕집을 했는데, 설렁탕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주인이 서글서글 인상이 좋다는 손님들의 한 마디에 힌트를 얻어 서글렁탕집으로 했다는 이 맛집은 뜻밖에도 삼겹살 양념구이로 유명한 집이다. ●공짜로 먹기엔 미안한 선지해장국 모르기는 해도 삼겹살을 양념간장에 발라 숯불에 석쇠를 올려 구워먹는 식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일 것이라는 주인의 단언이 그대로 수긍 가는 집이기도 하다. 원래 삼겹살을 간장에 발라 숯불에 구워먹는 식은 청주와 충주 일대에 옛날부터 전해오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맛을 본 주인이 서글렁탕집만의 양념간장을 개발한 것이다. 삼겹살에 바르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양념간장은 손님들 사이에서는 양념소스로 더 알려졌다. 계피, 흑설탕, 초콜릿, 마늘, 파 등의 양념에 간장을 부어 만드는데, 바로 이 간장에 서글렁탕집만의 숨겨진 비밀이 있는 모양이다. 서글렁탕집의 주인은 모두 4명이다. 형 홍정원, 동생 홍동원 형제에다가 형의 부인 손승인, 동생의 부인 장덕순 이렇게 4명이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이좋게 홀이며 주방을 맡아 식구끼리 운영하고 있다. 아니, 또 있다. 형의 아들 홍주성이 대학을 휴학하고 홀에서 서빙을 하며 서글렁탕집의 비법을 전수받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이런 가족끼리의 운영이 서글렁탕집의 도타운 정과 함께 1인분 7000원짜리 삼겹살 치고는 양이며 질이 넘쳐난다 싶게 풍성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이런 풍성함이 옛날 TBC시절부터 직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번져 서글렁탕집을 일약 유명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을 시키면 상추며 깻잎 같은 야채와 파무침에 곁들여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공짜로 나오는데, 그 진하고 고소한 국물맛이며 뚝배기에 가득한 선지덩이가 어쩐지 공짜로 먹기에는 미안한 기분이다. 그뿐이랴. 삼겹살을 먹다보면 어느새 대형 콜라 한 병까지 터억, 탁자에 놓이기 마련이다. 이 콜라도 공짜인 것은 물론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 이외에도 등심이며 염통과 콩팥도 있고,4000원하는 설렁탕과 내장탕, 그리고 3000원하는 선지해장국도 있다. ■김치요리 모두 모인 ‘김치방’ KBS별관을 따라 골목을 돌아들면 오른편으로 두일빌딩이 나오는데, 이 두일빌딩 1층에 김치방(02-780-2489)이 있다. 김치방은 상호 그대로 김치로 만든 요리 일색인 김치 전문집이다. 김치전골, 김치국밥, 김치국수, 김치주먹밥, 김치전, 두부김치, 김치해물전, 그리고 하다못해 묵은 김치에 돼지고기와 홍어를 곁들여 먹는 삼합까지, 얼핏 김치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거의 다 있는 셈이다.2만 4000원짜리 삼합을 빼고는 가격이 저마다 3000원에서 5000원 안팎인데, 그중에 김치국수와 김치국밥은 김치방에서 자랑스럽게 내놓는 메뉴이다. 김치국수는 주인 되는 김진주씨의 시부모님이 함경도 출신인데, 겨울이면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시어머니가 갖은 전과 함께 만들어 내놓는 김치국수를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에다가 본인의 손맛을 가미한 것이다. 먼저 김치를 담글 때 김치통이 절반 못 담기게 양을 조절하여 김치를 담고, 그 위에 돌을 눌러놓은 다음에 맑은 생수를 부어넣는 식이다. 그렇게 김치를 숙성시킨 다음에 보름 정도 냉장으로 보관했다가 국수사리에 김치국물과 김치를 얹어낸다. 그이는 김치국수의 국물 맛을 내기 위하여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김치에 사골육수를 붓거나 멸치국물을 부어보고, 새우국물도 부어본 중에 가장 맛깔스러운 것은 뜻밖에도 아무런 가미 없이 생수만 부은 김치였다. 돼지고기를 넣는 김치전골과는 달리 김치국밥은 해물을 위주로 한다. 굴, 홍합, 새우, 오징어를 넣고 멸치국물을 육수로 하여 김치와 콩나물을 넣어 끓여 내는데, 그 담백함이란 얼핏 상상이 안 될 정도이다. 이렇듯 김치국밥이나 김치국수에 3000원짜리 김치주먹밥까지 곁들이면, 주인 되는 이의 넉넉한 품성과 함께 먹는 일의 즐거움이 새삼스러울 터이다.
  • 물거품된 이라크판 ‘쇼생크 탈출’

    지하동굴을 뚫어 수용소를 탈출하려던 이라크 수감자들의 시도가 성공 직전 발각돼 수포로 돌아갔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내 최대 규모 수용소인 캠프 부카에서 수감자들이 뚫어 놓은 땅굴이 지난 25일 미군에 발견됐다. 캠프 내 8개 막사들 중 한 곳의 지하에서 시작돼 수용소 철책 직전까지 뚫린 이 땅굴은 깊이 3.7∼4.6m에 길이가 183m인 초대형이었다. 근처에선 91m 길이의 작은 땅굴도 발견됐다. 수감자들은 금속 물통을 잘라 만든 바가지와 막사의 각종 물건으로 만든 삽으로 굴을 팠고 파낸 흙을 화장실 변기에 버려 증거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기 하수관이 흙 때문에 막히고 미군 경비병이 화장실에서 흙더미를 발견하면서 계획은 좌절됐다. 미군은 사건 직후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포로수용소에 갇힌 연합군의 땅굴 탈출을 영화로 만든 스티브 매퀸 주연의 ‘대탈주’를 병사들에게 관람케 했다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남부 항구도시 움카스르 근처에 있는 캠프 부카는 전체 이라크 내 수감자의 3분의 2인 6000여명이 수용돼있는 최대 수용시설이다. 한편 미국의 시민단체가 법원 판결로 국방부로부터 입수해 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 내 수감자에 대한 미군의 인권 유린 실상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성(性)학대 이상이었으나 그 때문에 군사법정에서 처벌받은 경우는 없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그곳에 다시 가봤섬 (2) 푸껫

    그곳에 다시 가봤섬 (2) 푸껫

    ‘미소의 나라’ 태국의 푸껫이 아름다운 미소를 되찾았다. 높고 푸른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하늘과 바다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온통 푸르다. 마치 언제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갔냐는 듯 바다는 평온했고 거리는 활기에 넘쳤다. 거리와 해변, 호텔 등에서는 관광객들을 밝은 미소로 맞았다. 세계적인 휴양지 푸껫은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여행지. 저렴한 비용으로 달콤한 휴식과 각종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다른 동남아 지역에 비해 다양한 밤문화가 있으며, 치안상태가 좋아 밤거리를 맘껏 활보할 수 있다. 여기에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는 타이 음식을 실컷 즐길 수 있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다면 거리 곳곳에서 맛깔스러운 음식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재탄생한 푸껫. 이제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나도 좋다. ●어디가 하늘이고, 바다인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푸껫섬 남단에 위치한 나이한 비치. 푸껫 현지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해변이자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다. 눈이 시릴 정도로 빛나는 푸른 바다를 반달 모양으로 휘감은 해변. 당장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고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밀려올 정도로 아름답다. 남국의 태양이 내려쬐는 해변에는 가족 단위 휴양객들이 파란색 파라솔 아래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었고, 수십여척의 요트가 바다에서 넘실댄다. 이 곳에는 특히 누구의 시선에도 간접받지 않는 자유가 있다. 우리에겐 다소 낯설지만 꺼리낌없이 옷을 벗어던지고 누드 상태에서 선탠을 즐기는 외국인 휴양객들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해변가 언덕에 위치한 ‘르 로얄 메리디앙 요트클럽’에서는 해변이 손에 잡힐 듯 한 눈에 들어온다. 허니무너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이 곳은 천상에서의 휴식을 배가시키는 스파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어 서쪽 해변을 따라 북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까따노이 비치와 까따비치, 까롱비치의 모습이 잇따라 펼쳐졌다. 모두 안다만해의 모습을 품은 해변이지만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연출한다. “푸껫은 높은 산, 높은 언덕이라는 뜻의 말레이어 ‘푸낏’에서 유래됐다.”는 현지인들의 설명처럼 해변을 따라 작은 언덕이 줄이어 있고, 어디에서 보나 아름다운 해변의 모습이 들어왔다. 푸껫 최대의 해변인 빠통비치에 이르자 가슴이 활짝 열렸다. 이곳에 쓰나미 피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현지인들은 “쓰나미로 바다 물길이 뒤집혀 바다가 개발 이전의 모습과 같이 깨끗해 졌다.”고 설명했다. 계속 보아도 질리지 않는 해변의 풍경을 뒤로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빠통비치 인근에 위치한 다이아몬드클리프 리조트(www.diamondcliff.com). 창문을 열자 상쾌한 바닷바람과 함께 빠통비치 멀리 일몰의 장관이 연출됐다. 푸껫의 석양은 특히 아름다워 바라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낙조는 한순간이지만 아쉬운듯 여운은 길게 갔다. ●빠통비치의 화려한 밤거리 하루의 절반은 밤. 푸껫의 나이트라이프 또한 화려하다.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즐길거리가 충분하다. 나이트라이프의 중심지는 빠통 비치.150여개의 바와 스몰펍이 있다. 숙소인 다이아몬드 클립 리조트에서 택시처럼 활용되는 송태우로 5∼10분 거리에 있다. 송태우는 인원에 관계없이 편도에 약 100바트. 해변을 따라 세로로 이어진 타웨웅로드와 가로로 이어진 빠통비치로드, 방라로드 주변이 불야성을 이룬다. 젊음을 불사르는 나이트 클럽, 자극적인 붉은 불빛이 환상적인 노천카페 등은 이국적인 모습이다. 쇼핑의 천국이기도 하다. 비록 가짜지만 세계 각국의 명품(?)들을 구입할 수 있고, 무명 작가들의 그림을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 이색적인 장소는 에로틱 음악에 맞춰 스트립쇼를 보여주는 아고고빠. 속칭 삐끼(호객꾼)들의 손에 이끌려 입장료 50바트를 내고 들어갔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올누드쇼는 아니며 쇼가 비교적 단순하다. 간단히 맥주 한잔하기에 적당하다. 최대 쇼는 웅대한 스케일의 ‘판타시쇼’(Fantasea). 팬터지와 바다를 접목한 말로 볼거리중 하나다. 쇼는 코끼리와 닭 등 동물쇼와 마술, 태국의 전통무예인 무에타이, 서커스 등 2시간여동안 관객의 혼을 쏙 뺀다. ●몸으로 즐기는 타이 마사지 태국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전통 타이 마사지. 푸껫 빠통 시내에 가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타이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2시간 온몸을 지압하는 마사지를 받고 나면 하늘을 날듯 가뿐하다. 마치 온몸의 뼈를 다시 조합해 놓는 느낌이랄까. 특히 묘한 중독성(?)까지 있어 대부분 여행객들이 짧은 여행에도 2∼3번 더 마사지를 찾는다. 마사지를 받기전 알아두어야 할 필수 용어는 ‘낙낙’(세게)과 ‘바오바오’(약하게). 타이 마사지는 지압식으로 처음 받을 경우 무척이나 아프다. 때문에 간단한 용어를 알아두면 적당한 세기로 받을 수 있다. 간혹 용어가 헷갈려 바꿔 말하는 경우가 많아 고생을 하기도 한다. 한 여행객이 용어가 헷갈려 ‘낙낙’을 외치다 결국 ‘으악’하는 비명을 질러 주위를 놀라게 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마사지 숍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전신 마사지는 1시간에 200∼250바트,2시간에 400∼500바트 정도이며, 발 마사지만 1시간 받을 경우 250바트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 여행객들이 농담삼아 타이마사지 외에 2가지 마사지가 더 있다고 하는데 왕족들이 받는 로열마사지와 은밀하게 이뤄지는 퇴폐 마사지인 ‘스페셜’(?) 마사지. 그러나 스페셜 마사지는 뒷골목에서 성행하는 만큼 범죄 타깃이 될 위험성이 높은 데다 병에 걸려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있어 절대 금물. 럭셔리하게 마사지를 즐기고 싶다면 호텔을 이용하면 된다. ■ 미리 알고 떠나세요 안다만해에 위치한 푸껫은 제주도의 절반 크기로 방콕에서 890㎞ 남쪽으로 떨어져 있다. 방콕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며, 인구는 23만여명이다.평균기온은 29도로 4∼5월이 가장 더우며,11∼3월은 건기,6∼10월은 우기다.언어는 태국어지만 호텔과 시내에서 영어가 통용된다. 화폐는 바트화로 1바트에 30원 정도. 달러가 통용되지만 한국 돈은 환전하기 쉽지 않다.교통수단은 택시처럼 이용되는 송태우(일명 툭툭이)가 있는데 대개의 거리는 100바트 정도에 흥정을 하면 된다. 그러나 반드시 가격을 미리 정해 놓아야 나중에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 여행상품은 가야여행사(www.kayatour.co.kr)에서 푸껫 최고의 리조트인 르 로얄 메르디앙 요트클럽과 힐튼 아카디아 리조트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준비했다. 이달말까지 판매하는 요트클럽은 3박 5일에 59만 9000원,4월 한달 동안 판매하는 힐튼 리조트는 56만 9000원이다(02-536-4200).
  • 돈주고 산 ‘엉터리 의학박사’ 검은사슬 확인

    ‘의학박사=돈박사’라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전주지검이 지난달 하순부터 전북지역 의대, 치대, 한의대 대학원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이들 대학이 개업의들에게 ‘학위장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들 가운데는 개업의들에게 수업이나 실험에 참석하지 않는 편의를 봐주고 논문을 대신 써주는 대가로 박사학위 한 편당 500만∼2000여만원씩 받아 1억∼2억원대까지 챙긴 경우도 있었다. 이에 따라 돈을 받고 박사학위를 팔아먹는 의료계의 오랜 관행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개업의들은 돈 주고 산 박사학위를 병원에 내걸고 환자들을 끌어모으는 ‘영업목적’으로 이용해 ‘인명을 무시한 사기행위’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러한 의료계의 고질적인 관행은 전국적 현상이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벌집 쑤신 전북의료계 원광대 한의대의 경우 L,H,R 등 5∼6명의 교수들이 집중적으로 박사를 배출했으나 대부분 돈을 받고 학위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교수 1인당 적게는 1억원 많게는 2억원이 넘는 금품을 받아 챙기고 엉터리 박사학위를 남발했다. 원광대 의대에서도 박사학위를 취득한 개업의들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아 입금한 통장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발견됐다. 전북대는 의대 C,G교수와 치대 K,B교수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수천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뇌물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석대 한의대 역시 개업의가 한의대 교수 통장에 입금하면 일부를 다시 생물과 교수에게 넘겨주고 실험을 대신 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 심사 참여교수들은 정해진 금액(5만 6000∼7만 6000원)보다 훨씬 많은 30만∼50만원씩의 심사비와 향응을 받고 엉터리 박사학위 논문을 통과시켜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대의대는 특진비에도 비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술에 참여하지 않은 상당수 의사들이 수술한 것처럼 이름을 올려 환자들에게 특진비 바가지를 씌우고 이중 일부를 성과급 형식으로 받아 챙겼다는 것이다. ●요지경 부실논문 내용은 같은데 제목만 다른 ‘쌍둥이 논문’, 비슷한 데이터를 약간 조작한 ‘형제논문’, 이런저런 논문을 짜깁기한 ‘짬뽕논문’이 여기저기서 발견됐다. 엉터리 의학박사 논문은 개업의들의 전공과 무관한 경우가 많았다. 일부 대학은 논문을 양산하는 서울 모대학 교수로부터 박사학위 논문을 사와 다시 개업의들에게 되팔기도 했다. 서울의 교수가 제조회사, 지방대 교수는 대리점 형식이었다. 검찰 수사 결과 박사학위를 받은 대부분의 개업의들은 수업을 받지 않았고 실험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돈만 주면 교수들이 알아서 박사학위 논문을 만들어 주었다. 개업의들은 학위논문을 마치 자신이 연구해 작성한 것처럼 심사위원들 앞에서 연기만 하면 됐다. 이에 따라 검찰 주변에서는 일부 심사위원들이 엉터리 학위주기에 품앗이를 하거나 공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정의 계기되나 이번 사건에 연루된 교수들은 개업의들로부터 받은 돈을 실험비, 논문인쇄비, 심사비 등으로 사용했을 뿐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리 교수와 이들에게 돈을 건넨 개업의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에 고심을 하고 있다. 전북대의대 모 교수는 “신학기가 됐지만 검찰수사 파편이 어디로 튈지 몰라 교수들이 전전긍긍하는 바람에 환자진료와 의대수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박사 배출 숫자가 적은 교수나 특진비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자유로운 교수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계가 대오각성하고 썩은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료계의 자정운동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에서도 개업의가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휴업하거나 휴직토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광대 한의대 우원홍 학장은 “검찰에서 많은 교수들을 형사처벌할 경우 학교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며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대 L교수는 “의료인들이 자신들만의 영역에서 행해온 오랜 비리가 뿌리뽑힐 것인지 여부는 검찰의 수사범위와 처벌수위에 달려 있다.”며 “비리 교수들을 무겁게 처벌해 경종을 울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깔깔깔]

    ●아내의 바가지 한 교도소에서 대낮에 죄수가 탈옥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교도소에서는 난리가 났고 주변 지역에까지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바로 그날 저녁이 되자 탈옥수가 제발로 다시 교도소로 돌아왔다. 그것도 아주 태연하게 교도소 정문으로 들어와서는 다시 잡아가라고 손까지 내밀었다. 교도소 앞으로 몰려든 취재진은 탈옥수에게 다시 감옥으로 돌아온 동기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탈옥수는 하늘을 한번 쳐다보더니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저는 아내를 보려고 어렵게 탈옥을 한 뒤 집으로 갔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다짜고짜 탈옥한 지 여덟 시간이나 되었는데 그동안 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고 따지더군요. 그 순간 차라리 감옥이 낫겠다 싶어 다시 왔습니다.”
  • [22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스키장에서 돌아온 기준은 인영에게 스키장에서 찍은 사진을 휴대전화로 보내며 들떠한다. 그런 가운데 기준이 자꾸 희주를 따돌린다는 사실에 조바심이 난 기준 엄마는 아들의 약혼을 닥달하고, 인철의 집으로 들이닥친 미정은 식구들 앞에서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웃찾사 무대 뒤에 숨겨진 비밀을 폭로하는 ‘스타투표 눌러눌러’. 김용만과 신동엽이 김신영을 등에 업고 격렬하게 몸부림을 치는 그녀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김신영 바가지 머리의 비밀, 귀염둥이 이종규 아버지의 사연, 김형은의 얼짱 사진 등을 공개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정부측 민병대와 저항군이 싸우면서 애꿎은 국민들만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곳. 휴전을 했어도 오히려 총격전은 그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42년간의 영국 식민지 때부터 남북간 갈등이 계속돼 독립된 지금까지 남부 저항군과 북부 정부군 사이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을 찾아간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가족 구성원들의 조그마한 노력으로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보자. 다양한 율동과 함께 할 수 있는 간단한 동요를 배우는 것으로 문을 연다. 이밖에도 철사옷걸이와 헌스타킹 등의 폐품을 이용해 멋진 놀이 도구도 만들 수 있다. 철사옷걸이 라켓을 만들어 공 던지기 대결을 펼쳐본다. ●굳세어라 금순아(MBC 오후 8시20분) 정완의 일로 몸져 누워 있던 정심은 노 소장이 정완을 호되게 패자 속상해한다. 금순 역시 정완으로부터 연락이 없자 밤새 뒤척거린다. 정완을 불러앉혀 놓은 노 소장은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묻고, 정완은 금순이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거라고 말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형우의 만류도 듣지 않고 수민의 집으로 향하던 순복은 길에서 수형이와 마주친다. 꿈에도 그리던 친손자를 다시 찾은 기쁨에 수형이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던 순복은 그대로 수형이를 데리고 택시를 탄다. 뒤늦게 쫓아 온 수민은 간발의 차로 순복과 수형이가 탄 택시를 놓치는데….
  • [토요일 아침에] 겨울 그리고 봄,또…/원철 스님·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설 연휴인지라 일주일가량 산중 암자로 가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근데 도심에 살다가 오랜만에 산으로 가니 정말 추웠다. 지난번에 내린 눈은 아직도 얼어 있는데 그 위로 다시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게다가 상수도마저 꽁꽁 얼어붙어 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추위를 무릅쓰고 털모자를 눌러쓰고서 잰걸음으로 밖으로 나가 물을 바가지로 통에 퍼담아 와서 밥을 해 먹고 세수를 해야 했다. 물을 길어다 먹고 또 데워서 발을 씻으니 별로 산골도 아닌 이곳이 진짜 문명의 혜택이 전혀 없는 오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나마 산속으로 오니 진짜 겨울인 줄 알겠다. 이래서 옛사람들이 참으로 봄을 기다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섣달그믐이라 마당의 비질은 평상시와 반대로 했다. 즉 대문 쪽에서 집 안쪽으로 쓸면서 들어왔다. 복을 집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바람을 행동으로 표현한 옛어른의 지혜를 본받기 위함이다. 그러고 나서 방과 부엌·헛간 등 집안 곳곳에 불을 밝혔다. 한 해가 바뀌어 가는 것을 지켜본다는 수세(守歲)의 세시풍습을 이어가기 위한, 어찌 보면 또 다른 역사적인(?) 계승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은 경청 선사가 말한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복을 여니 만물 모두가 새롭다.’는 덕담으로 한 해를 열고 싶은 내 개인적인 기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절집 말고는 음력을 별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양력으로 보신각 제야 종소리를 기억하고 신년 해맞이로 새해 다짐을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것은 ‘까치설날’이다. 진짜 ‘우리우리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루인 것이다. 하지만 달력은 이미 한 장이 넘어가 버린 상태다. 현실과 이상은 또 이렇게 다른 것이다. 어쨌거나 봄을 기다리긴 하지만 겨울이 없다면 봄의 귀함을 제대로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보리는 얼리는 춘화(春化) 처리를 하지 않으면 싹이 돋지 않는다고 한다. 얼리는 것을 춘화라고 하니 그것도 참으로 그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이름을 붙여 놓은 것 같다. 사실 추위라고 하는 것은 더위가 모자라는 것일 뿐이다. 어둠은 밝음이 부족한 것일 뿐이다. 고구마는 가을에 거두어 들이면 열매이지만 봄이 되어 밭으로 나가게 되면 씨앗이 된다. 열매이면서 동시에 씨앗인 것이다. 그래서 씨앗 속에 열매가 포함돼 있고 열매 속에 이미 또 씨앗이 들어 있는 것이다. 겨울 속에는 봄이 내재돼 있고 어둠 속에는 이미 밝음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서로가 서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지 각각 분리돼 존재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그래서 설날이 지나가면 평범한 사람들도 모두가 겨울 속에서 봄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 생활 속에서는 시작의 약속된 출발점은 있어야 한다. 공자님은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있고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있다.’고 했다. 입춘도 거의 설날과 절기가 비슷하다. 모두가 시작의 의미다.‘입춘대길’이라는 큼직한 글씨를 대문에 써붙이는 것도 한 해의 시작을 잘해 보리라는 스스로의 다짐을 밖으로 나타내는 또 다른 삶의 지혜라 할 것이다. 이제 봄이다. 모진 겨울이 길다고는 하지만 때가 되면 부드러운 봄기운에 밀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봄 역시 항상 봄일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당나라 때 지현후각 선사는 이런 시를 남겼나 보다. 꽃 피니 가지 가득 붉은색이요 꽃 지니 가지마다 빈허공이네. 꽃 한송이 가지 끝에 남아 있지만 내일이면 바람 따라 어디론지 가리라. 원철 스님·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 [깔깔깔]

    ●남자들 이상형에 대한 리플 남자들이 작성한 ‘이상형’에 대한 여자들의 리플. ▲몸매보단 마음씨를 가꾸는 여자. 여:오래 사귀면 결국 “살빼.”란 말 안 나오는 남자 못봤다. ▲내가 다른 여자를 만나면 질투하지만 정작 바가지는 긁지 않는 여자. 여:될 만한 걸 바라라. ▲우정을 나누는 남자친구가 5명 이상 있는 털털한 여자. 여:정말? 너희가 질투 안한다면 10명도 만들 수 있다 ▲비싼 음식점인 줄 모르고 들어갔는데 눈치채고 분위기 별로라며 나가자고 내 팔을 이끄는 여자. 여:어렵지 않다. 그리고 그 다음에 폼내며 다시 한번 오는 센스와 능력만 길러 둬라. ▲내가 재미없는 얘기를 해도 웃으며 들어 주는 여자. 여:그것도 한두번이다. 이제 재미있는 얘기를 좀 해 봐라. ▲나와 같이 있으면 행복한 여자. 여:너희만 잘하면 된다
  • 부부 비자금 만들기·관리 요지경

    부부 비자금 만들기·관리 요지경

    대형 비리사건의 배후로 어김없이 등장하는 ‘비자금’. 거물급 인사들을 숨죽이게 만드는 비자금도 가정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존재다. 맞벌이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비자금은 비밀 아닌 비밀. 한 지붕 아래서 ‘딴 주머니’를 찬 남과 여의 비자금에 얽힌 사랑과 갈등을 소개한다. ●아내의 비자금은 ‘행복기금’ 여성들은 비자금 만큼 심리적 안정을 주는 존재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디자인 일을 하는 2년차 주부 윤모(32)씨. 지난해 6월 남편 몰래 비밀 통장을 만들었다. 윤씨는 한달에 20만원씩 붓는 이 통장에 ‘자아 발전기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물론, 남편에게 미안함도 없지 않다. 부부의 맞벌이 수입 450만원을 관리하는 사람은 아내. 만기가 되기 전에는 깰 수 없는 적금 통장만 5개로 한달에 350만원 이상을 저축한다. 윤씨에게 비자금은 일종의 숨구멍. 그는 “남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친정에 용돈도 드리고 여행이나 자기계발비로 쓰고 싶어 모은다.”고 말했다. “당신 돈 좀 없어?”“내가 돈이 어디 있어요. 당신 월급으로는 살기에도 빠듯한데…”결혼 3년차 주부 김모(35)씨는 남편에게 “10원 한 푼 없다.”는 엄살을 부린다. 김씨는 그러나 장롱 속 깊이 숨겨둔 통장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남편 몰래 만든 비자금이 3000만원. 결혼 전부터 모은 돈을 불려 나가다보니 큰 돈이 됐다. 김씨는 요즘 남편에게 비자금을 고백하고 매달 갚는 주택 융자금을 한꺼번에 갚을지 아니면 비밀을 유지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친구들은 “손에 쥐고 있어야 진짜 돈”이라면서 “남편이 괜한 오해만 할 테니 무덤까지 비밀로 하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알뜰 주부의 건전 비자금의 이면에는 일부의 성형수술이나 쇼핑 중독증 해소를 위한 비자금도 있다. ●남편 “품위유지 이해하라” 남성들은 ‘최소한의 품위 유지’를 위해 비자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IT업체에 다니는 결혼 3년차 문모(33)씨는 2년전부터 5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아내는 아직까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초기에는 카드 현금서비스를 활용했지만 만만찮은 이자 부담에 대출 방식으로 바꿨다. 액수가 커지면 문씨는 아르바이트도 한다. 설문조사의 패널 참석부터 파워포인트 작업 등 컴퓨터를 활용한 비교적 손쉬운 일이다. 문씨의 한달 용돈은 30만원. 그는 “용돈이 모자라 10만∼20만원은 적자를 본다.”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자리 등 인간관계에 필요한 비용이지만 아내에게 말해봐야 바가지만 긁어 마련한 자구책”이라고 토로했다. 대기업 직원인 김모(35)씨는 출장비 활용형. 국내외 출장비를 아껴 쌈짓돈을 마련하고 있다. 김씨는 “직장 생활하는 유부남 중 비자금이 없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단언했다. 김씨는 “들키면 아내에게 빼앗길 게 뻔해 회사에 두고 있다.”면서 “술만 먹는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아내의 생일 선물도 비자금으로 챙긴다.”고 말했다. ●차명계좌 동원…거액 비자금은 부부 싸움 원인 공개된 돈은 더 이상 비자금이 아니다. 부부 모두 자신의 비자금을 숨기지만 내가 모르는 돈을 배우자가 갖고 있음을 아는 순간 서운함도 크다. 특히, 비자금 액수가 클수록 갈등이나 불화도 깊어진다. 이쯤되면 부부싸움은 신뢰의 문제로 확전되게 마련이다. 주부 박모(42)씨의 비자금은 1500만원. 박씨는 아예 통장도 친정 어머니의 명의로 만들어 친정에 보관하고 있다. 박씨는 “남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차명계좌라는 묘안을 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씨는 “그렇지만 나 몰래 남편이 따로 숨겨둔 돈이 있다면 섭섭할 것”이라고 이중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혼 5년차 강모(37)씨는 자신도 모르게 2000만원을 감춰놓은 아내에게 ‘독한 사람’이라며 좀처럼 서운함을 풀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여태까지 감쪽같이 속은 데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한 인터넷 게시판에 토로했다. ●소심한 남자 VS 통 큰 여자 뜻밖에 여성의 비자금 규모는 남성의 그것보다 3배 이상 크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 이후 비자금 조성 계획’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120명 가운데 37.5%는 2100만원 이상의 비자금을 만들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남성은 106명 가운데 38.7%가 각각 100만∼500만원,600만∼1000만원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성의 평균 비자금은 817만원, 여성은 2465만원이다. ‘비자금을 만드는 이유’는 남녀 모두 ‘심리적 안정감’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비자금을 만들지 않겠다고 응답한 여성은 1명도 없었고,‘불의의 사고에 대비한다’는 여성이 가장 많았다.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남성은 용돈절약, 여성은 월급이나 보너스에서 일부를 따로 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자금의 존재에 부정적이었다. 가족학 박사인 이창숙 경희가족상담연구소 상담위원은 “비자금은 갈등이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배우자에게 공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홍숙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상담위원은 “소액이라면 가정생활의 윤활유로 이용될 수 있지만 용도를 밝힐 수 없거나 큰 액수의 비자금은 아무래도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겨울나라 가볼까…화천 산천어축제

    겨울나라 가볼까…화천 산천어축제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다. 그만의 멋과 재미가 있다. 눈이 많이 내리고 얼음이 두껍게 얼수록 겨울의 즐거움은 더욱 살아난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판 위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얼음 낚시와 나뭇가지마다 피어 있는 눈꽃송이를 보는 즐거움은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재미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겨울 축제는 이달 주말이 최절정에 이른다.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 축제와 경기도 포천의 도리돌 동장군 축제를 비롯해 이번 주말 태백산 눈꽃축제가 시작된다. 이어 인제 빙어축제, 대관령 눈꽃축제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산천어 축제에서는 얼음낚시와 얼음썰매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함께 1급수에서만 사는 ‘웰빙’ 어종 산천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움츠렸던 몸을 펴고 산천어 축제의 현장 속으로 떠나 보자. ●추위를 날리는 짜릿한 손맛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을 테마로 강원도 화천천 일대에서 열리는 산천어 축제장 일대에서는 즐거운 탄성이 곳곳에서 메아리쳤다. 두툼한 점퍼와 따뜻한 목도리로 중무장한 가족단위 여행객들은 한뼘 남짓한 얼음 구멍위로 올라오는 산천어를 보며 연신 환호성을 질렀다. “엄마! 잡았어요.” 강원도 원주에서 부모와 함께 놀러온 박길연(10·강원 원주 학성초등교 3년)군은 얼음낚시용 견지대에 걸린 팔뚝만한 산천어를 자랑스럽게 들어보였다. 아빠 박효태(47)씨와 엄마 유영희(47)씨도 처음 보는 산천어를 이리저리 만지며 눈을 떼지 못했다. 유씨는 “고기 잡는 재미에 추운 줄도 모르겠다.”면서 “어린 시절 얼음판에서 뛰어놀던 시절이 생각난다.”며 활짝 웃었다. 얼음 구멍을 통해 수심 2m 깊이 물밑 속의 산천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근 얼음 썰매장은 동심이 가득하다.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썰매를 지치는 등 즐거움이 가득했다. 지푸라기로 엮은 2인용 썰매에 다섯살배기 딸아이를 앞에 앉히고 타던 박지연(33·인천 서구)씨는 “아이도 즐거워하지만 썰매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처음 알았다.”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그만”이라며 즐거워했다. 안가혜(13·춘천 남부초등교 6년)양은 “얼음썰매가 너무 재미있어 아빠 친구분들을 따라 또다시 왔다.”면서 “각종 이색 썰매를 모두 타다 보면 하루가 너무 짧다.”며 웃었다. 또 다른 즐거움은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장. 오후 3시 행사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영하의 날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참가자 10여명이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물속에 풀어놓은 산천어를 잡는 재미에 추위를 잊은 지 오래다. 잠시 후 양손에 산천어를 번쩍 치켜올린 한 참가자는 “산천어를 손으로 잡는 짜릿한 손 맛에 물이 차가운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축제장에는 시인 이외수의 곡에 그룹사운드 ‘이남희와 철가방’이 부른 ‘산천어 송’이 울려퍼져 더욱 흥을 돋운다. ●즉석에서 구워 먹는 산천어 별미 잡은 산천어를 주변 식당에 가져가면 즉석에서 회를 쳐주거나 구워 먹을 수 있다. 산천어는 1급수 이상에만 사는 청정 어종. 연어과로 바다로 나갔다가 돌아온 것은 송어, 강에서 성숙한 것은 산천어라고 한다. 서울에서 온 김상태(31)씨는 “여자 친구와 아침 일찍 낚시를 시작해 반나절 만에 3마리를 낚았다.”면서 “즉석에서 구워 먹는 산천어는 말 그대로 겨울철 최고 별미”라며 치켜세운다. 산천어를 못 잡더라도 조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물빛누리 식당에서는 산천어로 만든 햄버거와 탕수육, 만둣국을 비롯해 회와 훈제, 구이 등 저렴한 가격의 산천어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회는 1㎏에 2만 5000원이며 훈제와 통구이는 1만 2000원, 탕수육은 1만 5000원이다. 주의할 점은 식사는 반드시 제2얼음 낚시터에서 출렁다리까지 행사장 내의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어느 행사장에나 있기 마련인 외지의 장사꾼들이 많아 간혹 바가지를 쓰는 일도 발생한다. ●저렴한 가격, 바가지 없는 축제 산천어 축제는 평일에는 무료로 진행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평일(월∼목요일)에는 얼음낚시와 루어낚시, 썰매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관람객이 몰리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얼음낚시 대회가 열려 성인 1만원, 여성·중/고생, 장애인 등은 8000원의 입장료를 내지만 꼬리표가 붙은 산천어를 잡으면 푸짐한 부상이 주어진다. 국민카드를 이용하면 10%가 추가 할인된다. 초등학생은 행사기간 내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산천어 얼음낚시는 초보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겨울 레포츠로 간편하고 값싼 도구를 이용하여 산천어의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견지대는 2000∼3000원 정도로 미끼를 포함해 4인 가족이 1만원이면 장비를 갖출 수 있다. 산천어는 마리당 5000원을 호가하는 고급 어종으로 행사기간 중 30∼40t,20만여마리를 방류해 초보자도 1∼2마리는 잡을 수 있다. 낚시 외에도 여러 가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눈으로 만든 얼곰이성과 얼음나라 도깨비굴, 얼음나라 열차를 비롯해 즉석 댄스와 노래자랑, 얼음축구, 콩닥콩닥 봅슬레이, 빙판줄다리기 등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행사도 푸짐하게 준비돼 있다. 화천군 숙박시설의 총 객실 수는 2500여개에 불과해 평일에는 2만 5000∼3만 5000원선이지만 주말에는 5만원 이상 줘야 한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산천어는 눈이 큰 물고기로 연초에 산천어를 잡으면 집에 도둑을 막을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면서 “무엇보다 가족들이 저렴한 가격에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200∼300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행사진행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는 화천군나라축제조직위원회 1688-3005나 www.icefestival.co.kr. ■ 화천, 여기도 가보세요 화천은 물의 도시다. 평화의 댐에서 시작해 파로호와 화천댐, 북한강(화천강)으로 이어지는 강변 경관이 아름답다. 평화의 댐은 북한의 임남댐 문제로 현재 2단계 증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화천읍에서 이 곳까지 꼬불꼬불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서는 눈꽃을 볼 수있다. 평화의 댐 인근의 비목공원은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든 국민가곡 ‘비목’의 발상지다. 비목은 1960년 중반 평화의 댐 북방 백암산 계곡 비무장 지대에서 근무하던 한명희(전 서울시립대 교수)씨의 시에 장일남씨가 곡을 붙여 70년대 중반부터 널리 애창돼 오고 있다. 화천을 대표하는 호수는 ‘산속의 바다’로 불리는 파로호. 아침 일찍 호수가 잘 보이는 언덕에 서서 바라보는 그윽한 물빛과 수면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화천강 중간의 붕어섬 휴양지는 해마다 6월이면 비목문화제가 열리는 명소로 호수의 호젓한 분위기를 즐기며 산책하기에 좋다. 이 밖에 한국 100대 명산으로 꼽히는 용화산과 비경 광덕산, 북한땅을 1.5㎞ 앞에서 볼 수 있는 최전방 전망대인 칠성전망대가 있다.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춘 국도를 따라 춘천이나 춘천댐 방향으로 가다 5번 국도나 407번 지방도로로 진입해 화천읍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면 행사장을 만날 수 있다. 춘천∼화천 도로 곳곳에 행사장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동서울터미널이나 상봉터미널에서 화천행 버스를 타면 3시간 정도 걸린다. ■ 전국 얼음축제 스리스리 冬冬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색을 이용해 혹한과 결빙을 즐기는 다양한 겨울 축제를 마련, 추위에 움츠린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입구에서 열린다.4000평 규모의 논에 만들어진 행사장에서는 눈썰매와 전통썰매 등 즐길거리와 함께 15m에 이르는 동장군 얼음기둥과 고드름터널 등 다양한 볼거리도 있다. 수도권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 베어스타운 스키장과 일동온천이 있어 가족단위 여행코스로 손색이 없다.1월29일까지. www.dongjangkun.co.kr,(031)535-9942. 태백산 도립공원 당골광장과 황지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태백산 눈축제는 화려하고 환상적인 볼거리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겨울 눈축제. 올해에도 특별 눈조각, 눈조각 경연대회 등 다양한 눈조각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별 눈조각 ‘상상속의 동물과의 만남’에서는 스핑크스와 유니콘, 공룡 등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고 전국 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에는 16개팀 80여명이 참가해 각축을 벌이게 된다.1월22∼30일. snow.taebaek.go.kr,(033)550-2081. 설악산과 방태산 내린천이 합류하는 인제군 남면 부평리 소양호 신남선착장에서 열린다.300만평에 이르는 드넓은 소양호 얼음판에서 빙어낚시를 즐기고, 먹으며 다양한 겨울 체험을 할 수 있는 축제다. 빙어낚시대외화 빙상볼링, 얼음축구대회, 스노자전거대회 등이 열린다. 눈썰매장과 눈조각 전시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펼쳐진다.1월27∼30일. www.injefestival.net,(033)460-2086.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에 조성된 축제장에서 열린다. 행사에서는 서양의 유명 건축물을 옮겨 놓은 눈조각전, 얼음성 등 얼음조각전, 눈꽃백일장, 설상 풋살대회, 스노카레이싱 등이 펼쳐진다.30일 오후 2시에는 찬바람 속에 상의를 벗고 달리는 국제알몸마라톤대회가 열린다.1월27∼30일. www.snowfestival.net,(033)335-8880. 화천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장례부터 납골까지 한번에

    장례식에서 화장(火葬), 납골·산골 등 모든 장의 절차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모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건전한 장례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사장 김순직)은 18일 오는 3월부터 장례식∼납골·산골의 모든 과정을 공단을 통해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장의 일괄서비스’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장의절차는 민간병원을 이용하는 장례식과 공단에서 관리하는 화장, 납골·산골 등으로 2원화돼 시민들이 바가지 요금을 무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공단은 이를 위해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시립병원 장례식장 가운데 한 곳을 인수해 장의 일괄서비스를 시범 실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장례식장 직영규모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공단은 특히 화장 문화 정착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분골을 수목원에 뿌리는 산골을 권장할 방침이다. 산골을 한 주변 나무에 고인과 상주 이름을 부착, 한시적으로 기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화장 가운데 산골은 22%를 차지하고 있다. 공단은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되면 현재 61.4%인 서울시 화장률이 더욱 높아지고 서비스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단은 또 장의물품이 지나치게 고가로 판매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복잡한 4단계 유통과정을 2단계로 줄이기로 했다. 이밖에 공개입찰 경쟁을 도입하는 등 공단이 저렴한 장의물품 공급을 위해 직접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순직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복잡한 장례과정을 일원화해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민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부산의 ‘영락공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장의 일괄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의 경우 화장률이 전국 최고수준인 68.3%에 달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들은 “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영락공원’의 종합장례 서비스가 화장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의 ‘영락공원’ 이용률은 110∼120%에 이른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개발광풍에 파헤쳐지는 ‘생태계 寶庫’

    개발광풍에 파헤쳐지는 ‘생태계 寶庫’

    중남미에 ‘아마존 정글’이 있다면 제주에는 ‘곶자왈’이 있다. 아마존 열대밀림이 지구의 허파라면 곶자왈은 제주섬의 허파다.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낸 돌무더기 위에 다양한 식물군들이 자라나 숲을 이루고, 나무나 돌에 붙어사는 희귀한 착생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곶자왈은 지하수를 생성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다. 법정 보호종인 천량금과 개가시나무를 비롯해 방울꽃, 큰톱지네고사리, 쇠고사리, 제주고사리삼, 큰우단일엽, 나도은조롱, 검정비늘고사리, 숫돌담고사리, 개톱날고사리 등 무수한 희귀식물군이 이곳에서 자란다. 우리나라 양치식물의 80%가 곶자왈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곶자왈 생태계’가 무분별한 도로개설과 골프장 및 리조트 건설로 인해 제모습을 잃고 있다. 위기속의 제주도 곶자왈 실태와 곶자왈 지킴이들의 활동상 등 곶자왈 생태계를 점검해 본다. ●한라산만의 독특한 숲생태계 유지 제주의 곶자왈은 대부분 해발 200∼600m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한라산 중턱을 동서로 연결하는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크게 한경·안덕곶자왈, 애월곶자왈, 조천·함덕곶자왈, 구좌·성산곶자왈 등 4개의 주요 곶자왈로 구분된다. 다시 북제주군 선흘곶자왈, 교래·함덕곶자왈, 조천·대흘곶자왈, 애월곶자왈, 종달·한동곶자왈, 수산곶자왈, 상도·하도곶자왈, 세화곶자왈, 남제주군 월림·신평곶자왈, 상창·화순곶자왈 등 10개 본류로 나뉘고 이것들은 다시 무릉·고산·저지·와산·산양곶자왈 등 수십개 지류로 갈라진다. 이들은 지리적으로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니면서 한반도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라산만의 독특한 숲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동부의 구좌·성산곶자왈은 후박나무 등 녹나무과 식물의 점유도가 월등히 높고 북부의 선흘곶자왈은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지, 조천·함덕곶자왈은 붓순나무와 식나무군락지, 남부의 한경·안덕곶자왈은 국내 최대의 개가시나무 자생지로 꼽힌다. 곶자왈의 자랑은 뭐니뭐니 해도 ‘넘치는 생명력’이다.‘곶자왈사람들’송시태 대표는 “제주에만 있는 곶자왈은 크기 1m 이상 되는 블록형 암괴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고 이 암괴들이 식물성장에 필요한 보온·보습의 역할을 해 양치식물의 왕국을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동물과 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제주 생태계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천연난대림 지역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반 사이로 10도 안팎의 지열 올라와 암반과 암반사이로 사시사철 뿜어 나오는 영상 10도 안팎의 지열, 이것이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유지해 주는 에너지인 셈이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의 원천도 바로 ‘곶자왈’이다. 암석과 암석사이의 틈을 통해 빗물이 80% 이상 무한정 유입됨으로써 지하수 공급원이 되고 있다. 제주대 현해남(환경생명공학과)교수는 “곶자왈 지역의 투수성은 일반 지형에 비해 1000∼1만배 이상 빨라 시간당 50㎜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곶자왈은 이밖에 노루, 오소리, 다람쥐, 족제비, 등줄쥐, 비단털쥐, 뱀 등 야생동물이나 집게벌레, 딱정벌레, 하늘소 사슴벌레 등 곤충들의 주요 이동 통로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라산과 취락지 해안을 연결하는 생태벨트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곶자왈 밀림’ 대부분은 수백년 동안 벌채돼 엄밀하게는 2차림에 속하지만 ‘빨리 자라는’속성으로 인해 원시림에 비견할 만한 생태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도 거의 유일한 상록활엽수림지대를 비롯해 낙엽활엽수림지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온화한 지역인 서귀포시 섶섬이나 천지연 등 난대림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천량금, 검정비늘고사리 등 남방계식물군부터 최북단 두만강이나 압록강변에 분포하는 골고사리, 진퍼리 등 북방계식물군까지 두루 자생하는 세계적으로 손색없는 자연자원이다. ●용암석·희귀식물 불법 채취도 빈번 이러한 ‘곶자왈’이 도로, 골프장, 리조트단지 등 갖가지 관광개발 광풍속에 훼손돼 위기를 맞고 있다. 본류 ‘곶자왈’가운데 세화곶자왈은 온천지구를 만든다며 이미 대부분 파헤쳐져 흔적만 남은 상태이며 월림·신평곶자왈도 리조트공사와 골재채취 등으로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애월곶자왈도 도로개설 등 각종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인 동백동산을 낀 선흘곶자왈 역시 묘산봉관광지구개발계획에 따라 파괴될 날이 머지 않았다. 군소 곶자왈들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곶자왈지대에는 또 수석인들 사이에 ‘바가지석(용암구)’‘신비석(용암수형)’‘부챗살(용암튜브 또는 용암수형)’‘뽀빠이(용암구 내부구조)’ 등으로 불리는 특이한 용암형상석들이 많아 전문 도채꾼들에 의해 잘리고 파헤쳐지는 수난마저 따르고 있다. 수석이나 화분·어항 등으로 사용하기에 그만이어서 어떤 것은 개당 수천만원까지 호가해 도채꾼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북제주군 고산곶자왈지대에서 천리향·백양금·춘란 등 자생식물 수백그루를 불법채취한 조경업자가 해경에 검거됐다. 이에 앞서 11월에는 남제주군 무릉곶자왈지대 4만여평에서 4.5t트럭 200대분의 자연석을 무단 채취한 조경업자가 구속됐고 10월에는 곶자왈지대에서 불법채취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석 250여점을 목포행 카페리편으로 반출하려던 도채업자가 붙잡혔다. 이 모두 곶자왈을 앓게 하는 일들이다. ●조례제정 등 보호장치 마련을 제주도는 뒤늦게나마 곶자왈지대에 다량 산재하는 용암석 등 화산암류를 포함한 화산분출물, 퇴적암, 퇴적층, 자연석 등을 보존자원으로 지정 보호하기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시행조례를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대부분의 곶자왈이 개발에 지장이 없는 생태계보전지구 2∼3등급임에 따라 생태적으로 우수한 곳을 골라 오는 2007년 GIS등급 재조정시 1등급으로 올려 무절제한 개발을 막기로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이 정도의 보호계획은 턱도 없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곶자왈지대에서 희귀식물이 발견된다 해도 보호종으로 지정되려면 최소 2∼3년이 걸려 그동안은 무방비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보호종 지정은 국가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어서 실제 보호종으로 지정되는 식물이라고 해야 한정될 수밖에 없어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소중한 식물자원이 국내외로 반출되거나 훼손될 일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강은정 제주YWCA 사회개발위원장은 “제주도 등 자치단체가 곶자왈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조례제정 등을 통해 희귀식물 보호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며, 지하수 유입이 쉬운 만큼 취약한 지하수 오염을 막기 위해서도 2등급인 지하수 등급을 조속히 1등급으로 상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교수·교사등 50여명 ‘곶자왈 지킴이’ 앞장 제주도내 환경단체 회원과 교수·교사, 언론인 등 50여명은 ‘곶자왈사람들’이라는 환경NGO를 만들어 ‘곶자왈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8일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창립행사를 갖고 앞으로 일체의 곶자왈 파괴 행위를 거부하고 보존에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곶자왈 선언문’에서 이들은 “곶자왈을 통해 인간의 공존과 상생, 순환의 원리를 터득하고 미래 제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성장 만능주의를 경계하며 평화와 평등, 공존의 정신이 살아 있는 사회를 지향하고 환경 파괴적인 소비생활을 거부하는 친환경적 삶을 실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음지에서 알게 모르게 곶자왈 보전을 위해 노력하던 이들이 무분별한 관광지 개발로 인해 생명의 터전인 곶자왈 파괴가 가속화돼 미온적인 보전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사수를 공식 천명한 것이다. 이들이 창립을 서두른 것은 지난해 9월 승마장 사업자가 남제주군을 상대로 제기한 ‘승마장 사업승인 불허가처분 취소소송’에서 법원이 내린 판결이 계기가 됐다. 제주지법은 “남제주군이 곶자왈임을 이유로 사업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곶자왈에 대한 연구 조사 및 자료화 사업, 세미나 및 출판사업, 교육 및 홍보사업, 보존을 위한 각종 사업, 환경보전을 위한 각종 단체와의 연대사업 등을 펴나갈 계획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곶자왈이란 무엇인가 ‘곶자왈’이란 한라산의 화산활동으로 반액체 상태의 용암물질인 마그마가 기생화산인 오름을 생성하면서 흘러내린 곳을 따라 나무, 덩굴, 가시덤불 따위가 무성하게 자란 곳을 말한다. 골프장이나 승마장, 리조트호텔 등으로 적합한 해발 100∼600m지역에 분포돼 있다. 일부 학자들은 한라산의 화산활동 당시 스코리아류 등에 의해 운반된 자갈과 화구로부터 방출된 화산탄 및 화산자갈이 뒤섞여 쌓인 ‘암괴상 용암류(岩塊狀 熔岩流)’위에 양치식물 등이 자라면서 숲을 이룬 곳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을 제외하고는 자연림 형태로 보존가치가 매우 뛰어나지만 그동안 벌채, 약초캐기, 표고버섯 재배장 등으로만 이용됐을 뿐 ‘버려진 땅’으로 천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론자들에 의해 생태계의 보고로 부각되면서 언론계와 학계, 해외학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 생태적 가치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일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가자! 아자! 개별자유여행

    가자! 아자! 개별자유여행

    패키지 여행에 싫증난 사람들은 개별자유여행(FIT)을 원한다.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패키지 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고, 낯선 이국땅의 어려움을 가족끼리 헤쳐 나가는 추억도 있다. 여행지에서 가족끼리 겪은 어려움이나 실수, 배고픔도 나중에는 아름다운 추억거리. 어디로 떠날까를 고민하며 여행을 준비하는 설렘도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FIT관련 인터넷 여행정보 사이트와 여행 책자 등이 있어 조금만 준비하면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유창한 영어보다 오히려 용기가 더 필요하다. 지난해 FIT로 스페인과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가족들의 생생한 체험기를 싣는다. 올해는 우리 가족만을 위한 FIT에 도전해 보자. ■ 수정이와 엄마의 스페인 7박9일 ●너무나 겁없이 시작한 여행 “엄마, 스페인 가고 싶어.” 엄마(곽은성·43)는 나(노수정·중2)의 갑작스러운 요구에 어리둥절해하셨다.“‘정열적인 붉은색의 나라’ 스페인은 한번쯤 꼭 가봐야 한대요. 중학생도 됐는데 우리 가족끼리만 스페인에 한번 가자.”고 나는 계속 졸랐다. 엄마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며 미뤘지만 나의 끈질긴 노력(?)에 엄마는 허락하셨다.D-데이는 11월. 비수기로 호텔과 항공기가 가장 싸기 때문이다. 학교에는 체험학습 허가를 받기로 했다. 학교를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엄마와 함께 인터넷과 여행 책자 등을 통해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한달간 인터넷과 씨름한 끝에 값싼 항공권과 호텔, 유레일 패스를 찾아냈다. 그러나 아빠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엄마와 단둘이서만 떠나게 됐다. 항공권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는 루프트한자를 이용키로 했다. 요금은 2명이 왕복 160만원으로 성수기의 반값이었다. 해외여행에서 나는 어른 대접을 받았다. 비행기삯은 청소년 요금이 없기 때문이다. 호텔은 유럽지역 호텔예약 전문 여행사를 찾아 도움을 받기로 했다. 숙박지는 초보자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공항이나 역근처로 정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등 대도시는 1박당 130유로, 나머지 도시는 100유로 이하로 예약해 모두 800유로(90만원)가 들었다.3일 동안 스페인 철도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철도패스 2등칸을 263달러(30만원)에 예약했다. 준비물로는 여행안내 책자와 항공권·호텔 바우처, 유레일패스, 기차 안에서 읽을 수 있는 책 한권, 약간의 햇반과 컵라면만 간단히 준비한 채 무작정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아빠 없이 떠나는 여행이어서 ‘국제 미아’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실수가 더 기억에 남았던 여행 비행기 탑승부터 사고를 치고 말았다. 오후 1시 서울을 출발하는 비행기 시간에 늦고 만 것이다. 공항 카운터에 갔지만 “너무 늦어서 탑승할 수 없다.”고 했다. 통사정한 끝에 출발 직전 비행기 문을 다시 열어 우리는 마지막 손님으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15시간 비행끝에 바르셀로나 이지젯 공항에 도착한 우리의 첫번째 과제는 호텔을 찾는 것. 호텔 이름을 대자 택시는 15분 만에 데려다 줬다. 택시비는 약 2만원 정도. 다음날 스페인의 붉은 해가 떠오르고, 엄마와 나, 둘이서 함께하는 스페인 여행의 막이 올랐다. 너무 설레고 조금이라도 빨리 스페인을 관광하고 싶었던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스페인의 유명한 관광지로 출발하였다. 바르셀로나에선 도보나 지하철(1회권 5유로) 등을 이용했다. 먼저 관광한 곳은 ‘구엘 공원’. 구엘 공원은 세기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영국의 전원 도시를 동경했던 구엘의 투자로 만든 공원으로, 원래는 미래의 주택지로 구상되었다가, 자금 등의 문제로 현재는 공원으로 남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구엘 공원을 찾아가는 데는 지하철에서 내려서 한참이나 올라가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지만, 구엘 공원을 처음 보자마자 그 힘들고 지친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그저 알록달록한 타일로 이루어져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공원에 대한 감탄사만이 나올 뿐이었다. 다음 행선지로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성당)’이라는 가우디의 또 다른 건축물을 보기 위해 좀더 있고 싶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이후 피카소 기념관 등 여러 관광지들을 도보와 지하철로 돌아보자 다리가 너무 아팠다. 너무 발바닥이 아파 엄마와 나는 더 이상 관광하는 걸 포기하고 맥도널드에 앉아 햄버거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6시간동안 스페인 사람들을 구경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바르셀로나로 떠나 마드리드로 가는 중에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밤 기차여행이라 침대칸으로 업그레이드 예약하려던 엄마의 얼굴이 붉게 달아 올랐다.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국내용 신용카드를 가져온 것. 현금이라고는 아빠가 준 여행비 3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결국 의자에서 잠을 자며 9시간 만에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이후 여행기간 내내 지하철을 타고, 간단한 빵으로 식사를 때우며 힘겨운 여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마드리드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중세 도시의 모습을 많이 남기고 있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낀 여행 갑작스레 떠난 여행이라 탈도 많고, 사고도 많았지만 엄마의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었고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엄마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 책에서만 보고 그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 눈으로 역사의 현장을 보고, 체험할 수 있어 살아있는 공부가 되었던 것 같다.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와 함께한 이번 스페인 여행은 내가 살아가는 데 크나큰 도움을 줄 것이다. ■ 예섭이네 발리 4박6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 준비 ‘트리마카시’(고맙습니다). 평소 수줍음이 많던 큰아들 예섭(8·경기 고양시 화정초 1년)이가 현지인에게 말을 건네는 것을 보고 FIT를 택한 보람을 느꼈다. 처음에는 외국인만 보면 무서워서 아빠(이상엽·45·회사원) 뒤로 숨던 아들이 자연스럽게 현지인에게 말을 건넨 것이다. 둘째 준섭(6)이가 호텔 풀장에서 각국의 아이들과 어울려 물장구를 치는 모습도 가슴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나는 패키지로 편하게 다녀오자는 아내(이은경·42)를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우리만의 여행을 다녀오자.”며 설득해 FIT를 준비했다. 목적지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을 보며 꿈꾸던 발리. 휴가에 맞춰 기간은 6일. 그러나 자신있게 말은 건넸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괜한 욕심으로 가족만 고생시키면 가장으로 체면이 서지 않을 텐데…. 걱정도 앞섰다.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인터넷에 매달려 밤을 새웠다. 때마침 항공권은 여행사 사이트를 통해 발리행 전세기 직항편이 운항한다는 정보를 얻어 예약했다. 어른은 60만원, 아이들은 25%를 할인받아 45만원에 예약을 했다. 호텔은 인터넷을 뒤져 현지 호텔에 대한 정보를 하나둘씩 찾아냈다. 호텔은 1박당 30∼110달러까지 천차만별. 고민끝에 안락한 시설과 아이들을 위한 부대시설을 갖춘 최고급 리조트로 결정해 예약을 마쳤다. 다소 비싸더라도 낯선 지역인 만큼 가족들에게 안정감을 줘야 한다는 판단에서 호텔만은 최고급으로 택한 것이다. 이 호텔은 시내가 가깝고 다양한 레포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마음이 끌렸다. ●긴장된 출발 드디어 11월17일 오후 7시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인도네시아어는커녕 영어도 서툰 터라 긴장되고 걱정도 많았다. 긴급 상황에 대비해 간단한 인도네시아어 회화가 담긴 관광 책자도 챙겼다. 비행기는 새벽 1시가 가까운 시간에 발리 덴파샤 공항에 도착했다. 우선 예습을 한 대로 바가지 요금이 없는 정찰제 택시를 탔다. 항공권 바우처에 나온 호텔명을 말하자 20분 남짓 걸려 호텔에 도착했다. 요금은 5000원 정도. 반갑게 맞이하는 호텔 직원으로부터 키를 받아들고 호텔방에 들어서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놀 것도 걱정. 아이들에게 현지 체험을 시켜주겠다고 단단히 약속한 터라 잠이 오지 않았다. 로비에 내려가자 수십여개의 발리 인근섬을 운항하는 ‘데이 크루즈’가 준비돼 있다는 것을 알고 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섬을 예약했다. 인도양을 가르며 휴식과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요금은 1인당 85달러였지만 4인 가족권을 210달러에 예약했다. 다음날 아침 9시 섬으로 출발했다. 아이들과 섬에서 스노클링과 바나나보트는 물론 현지 민속촌까지 돌아보며 오랜만의 가족여행의 재미를 만끽했다. 오후 4시 리조트로 돌아오자 배가 고파왔다. 밥은 어디서 먹을까 고민스러웠지만 무작정 시내로 나가 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택시로 15분 거리에 있는 번화가에는 마타하리 백화점과 면세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맥도널드와 버거킹 등 없는 것이 없었다. 값싼 토산품을 돌아보며 즐거워하는 아내와 햄버거를 손에 쥐고 ‘아빠 최고’를 외치는 아이들을 보며 다시 한번 가슴이 뿌듯해 왔다.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다음날에는 버스를 타고 킨타마와 화산도 다녀오고 아이들을 위해 발리 토산품인 ‘바틱’(치마의 일종)을 만드는 수공예 마을도 찾았다. 이어 발리 민속마을과 원숭이 공원, 코브라 공원도 발길 닿는 대로 방문했다. 아이들도 코브라 공원에서 1달러를 건넨 뒤 용감하게 구렁이를 직접 몸에 감는 등 현지인들과 점점 하나가 돼갔다. ●추억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여유가 생기자 휴식이 필요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내와 함께 해변을 산책하고 자전거를 빌려타는 등 오랜만에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한참을 놀아도 오전 10시. 느지막이 호텔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했다. 점심은 호텔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서울에서 준비해간 컵라면과 소고기 국밥으로 때웠다. 이국땅에서 먹으니 라면이 한결 더 맛있었다. 호텔에서 매일 마주치는 외국인도 친숙하게 다가왔다. 외국인을 만나도 겁먹지 말고 “굿모닝”(안녕하세요)이라고 인사하라는 아빠의 말을 귀담아 들었는지 큰아들이 갑자기 지나가던 미국인 부부에게 “굿모닝”하고 인사를 건넸다. 시간이 너무 짧았다. 아쉬움속에 6일이 모두 흘러갔다. 새벽 2시4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다음에는 유럽과 미국 등도 가족끼리 다녀오자며 아들과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 꼼꼼히 챙기세요 FIT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낯선 곳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가족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헤쳐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수. 우선 여행의 목적을 정한 뒤 여행 일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경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권은 인터넷 등을 통해 할인 항공권 등 저렴한 항공권이 있는지 체크한다. 가격은 구입 시기와 비행 일정(직항·경유), 시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찾아보면 특별 할인요금도 많아 50%이상 할인 받을 수 있다. 숙박은 호텔과 민박, 유스호스텔 등이 있지만 안전과 편리함 등을 고려해서 호텔이 좋다. 예약은 인터넷상에서 직접 원하는 지역의 호텔을 예약할 수 있지만 전문 호텔 예약업체 또는 여행사를 통해서 하는 것도 요령이다. 여행 가이드가 필요한 경우 필요한 지역만 가이드를 예약할 수 있다. 가방분실에 대비해 여권번호, 비행기 티켓, 여행자수표번호, 여행자보험번호 등을 복사해 따로 보관해 출발한다. 중·고·대학생의 경우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입장료 등 엄청난 혜택을 받으므로 국제학생증을 꼭 발급받도록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여행자보험에도 가입한다. 준비물로는 가방과 지갑·여권 등 중요품 보관용 작은 배낭, 현지 기후에 맞는 옷, 세면도구, 화장품, 선글라스, 운동화, 우비(우산)를 준비한다. 특별하게 음식에 거부 반응이 없으면 현지 음식을 먹도록 하나, 필요하다면 고추장, 컵라면, 햇반,1회용 커피, 껌 등을 약간 준비한다. 디지털카메라 등을 충전하기 위한 충전기 등을 준비하고 현지 전압과 플러그 형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전화는 출발 전 로밍서비스를 신청하거나 국제전화카드를 구입하고, 비상시 현지에서 전화할 수 있는 콜렉트콜 전화번호를 메모하여 준비한다. ●도움말:MK유럽(02-719-0463) 정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예비아빠 이승엽 국내서 담금질

    예비아빠 이승엽 국내서 담금질

    ‘올 여름 태어나는 2세에게 명예를 걸겠다.’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9·일본 롯데 마린스)의 을유년 첫날은 헬스클럽에서 바가지 땀을 쏟아내는 체력훈련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아쉽게 시즌을 마치고 11월 입국한 뒤 타격 교정훈련과 함께 시작한 ‘몸만들기’. 지난 연말부터는 추위 탓에 야외 배팅훈련은 일단 접고 지금은 대부분의 훈련시간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메운다. 이승엽의 체력훈련은 하루 5시간. 주로 하체와 복부 근력을 강화시키는 데 주력한다. 당초 보비 밸런타인 감독의 ‘특별주문’이 있긴 했지만 이승엽은 “숙제로 받아온 양보다 훨씬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훈련을 1대1로 지도하고 있는 오창훈 세진헬스 대표도 “이승엽의 의지가 대단하다.”면서 “이미 지난달 중순 팀이 제시한 훈련 목표량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올시즌을 앞둔 이승엽의 각오가 남다른 것은 지난해 성적 부진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오는 8월 결혼 3년만에 첫 아이를 보기 때문이다.8월은 이승엽이 국내에서 ‘여름 사나이’로 불릴 만큼 타격감이 절정에 달할 때였다. 지난해 첫 일본무대에서 당한 쓰라림을 올해는 반드시 털어내고 ‘주니어’가 태어나는 시기에 맞춰 구겨진 명예를 회복한다는 각오다. 이승엽은 올 목표를 나름대로 정해뒀지만 공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목표치는 있지만 내 입으로 말하진 않겠다.”면서 “다만 명예회복이라는 가장 큰 목표를 위해 한 타석 한 타석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첫 시즌을 시작하면서 홈런 30개와 타율 .280을 목표로 잡은 그는 14홈런,2할4푼대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타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망가질 대로 망가진 타격폼을 바로 잡는 것이 급선무. 이를 위해 이승엽은 지난해 11월 말∼12월 초에 걸쳐 박흥식 삼성 코치와 교정훈련에 들어갔고, 오는 10일 2차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4일 미국에서 돌아온 박 코치는 “승엽이가 지난해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투구에 대응하다 보니 상체에 지나치게 의존해 제 스윙을 잃어버렸다.”면서 “하체를 중심으로 한 원활한 허리회전 등 타격 밸런스를 바로잡는 훈련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성기 때의 타격자세로 되돌리겠다는 뜻. 이승엽은 오는 20일 전후 국내훈련을 마치고 일본으로 복귀한다. 새달 초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 이어 3월2일 시작되는 15차례의 시범경기가 새로운 모습의 이승엽을 기다리고 있다. 3월26일 개막전 이후부터는 메이저리거 발렌티노 파스쿠치(전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합류로 주전 좌익수 경쟁도 벌여야 하고, 인터리그 도입으로 새로운 적수도 대폭 늘어날 전망. 그러나 한겨울 국내에서 흘린 땀방울 만큼이나 굵고 자신에 찬 스윙을 되찾을 때 자신의 2세를 위한 ‘명예회복’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깔깔깔]

    ●신혼 때가 그립다 *신혼 때 월급날에는 반찬이 달랐다. 반찬이 아니라 요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쥐꼬리 같은 월급”이라며 바가지 긁히고 쪼그려 앉아 밥을 얻어먹는다. *신혼 때 “다시 태어나도 우리 또 만나자.”고 말하던 그녀가 지금은 “당장이라도 찢어지고 싶지만 아이들 때문에 참는다.”며 협박한다. *신혼 때 “뽀뽀∼” 하면 부끄러워하던 그녀가 지금은 “뽀뽀∼” 하면 “어디서 주둥이를 내미냐.”고 핀잔만 한다. *신혼 때 늦잠 자는 나에게 “자기야, 맛있는 아침 먹어.”라고 깨우던 그녀가 지금은 “안 일어나면 밥 없다.”고 소리친다. *신혼 때 집에서 늦게까지 일을 하면 야식해주며 옆에 있어 주더니 지금은 야식이라도 먹을라치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며 짜증낸다.
  • 위법 부동산중개업소 적발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공동으로 올해 3·4분기 시내 부동산중개업소에 대한 지도·단속을 벌여 위반업소 554곳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자격증이나 등록증을 대여하거나 중개인자격 없이 영업을 해 적발된 이들 업소에 대해 등록취소(47곳), 업무정지(112곳), 자격취소(4곳), 과태료 부과(12곳), 경고처분(109곳)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공인중개사 C씨는 Y구에 W공인중개사무소를 개설, 영업하면서 명함에 중개보조원을 대표자로 기재해 부동산중개업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돼 1개월 업무정지와 함께 사법기관에 고발됐다.D구에서 K중개사무소를 운영하던 공인중개사 H씨는 자신의 명의로 J구에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를 개설해 등록증을 받은 뒤 무자격자인 L씨에게 매월 30만원씩 받고 자격과 등록증을 대여, 운영해오다 적발됐다. 서희석 토지관리과장은 “수수료 바가지, 영수증·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교부 거부 등을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02)736-2472.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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