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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일영 특파원의 천일야화] 아랍냄새 물씬나는 ‘수크’

    수크(SOUQ)는 아랍 전통시장을 뜻하는 보통명사. 아름다운 해변이 7㎞나 이어지는 알 코니시 스트리트와 그랜드 하마드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지점에 대부분의 수크가 밀집해 있다. 가장 유명한 시장은 ‘올드 수크(수크 와키프)’. 이곳은 원래 베두인족이 양고기와 양털, 우유 등을 낙타에 싣고 와서 사막에서 필요한 생필품들을 교환해 가던 주말 장터였다.하지만 지금은 회반죽으로 덮인 하얀색 혹은 아이보리색 건물 사이로 미로처럼 얽히고 설킨 좁은 골목을 따라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오후 4∼5시가 되면 붉은 빛이 회반죽 빛과 어우러져 아라비안나이트의 한 장면에라도 들어온 듯하다. 카페에 들어가 아랍식 커피와 물담배(시샤)를 한 모금 빨아보는 것도 괜찮을 터. 전통의상과 공예품, 카펫, 향신료 등 아랍 색이 물씬 풍겨 넋놓고 골목을 따라가다 길을 잃은 곳에는 대서소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문맹률이 높은 이슬람 형제국에서 온 노동자들이 고향에 보낼 편지를 써주는 곳. 넋을 잃고 구경하다 길을 잃었다고 울상지을 필요는 없다. 자기 가게를 비워둔 채 수백미터를 걸어가서 길을 찾아주는 오만 사람 자심씨 같은 친절한 이들이 의외로 많다. 길을 건너 한 블록쯤 가면 보석상가인 ‘골드수크’가 있다. 서울의 종로4가를 떠올리면 될 듯싶다. 골드수크의 상권은 인도인들의 몫이다. 카타르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는 인도인들은 그들만의 영역을 구축했다.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에서 온 사람들이 주로 건설현장이나 식당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반면, 외국어와 상술이 좋은 인도인들 대부분은 상업에 종사한다. 서글서글한 외모에 능란한 화술을 가진 인도 상인들은 손님이 부담 갖지 않도록 호객하는 특별난 재주가 있다. 만만치 않은 쇼핑 고수와 인도 상인의 신경전은 심심치 않은 재미를 준다.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던 인도 상인이 마지막에 던지는 말은 “(이 물건을 위해) 얼마까지 낼 생각이 있냐?“는 것. 판을 깰 정도만 아니라면 적당히 후려쳐도 괜찮다.여기서 취급하는 제품은 백금과 금 제품부터 다이아몬드에 이르기까지 가격대가 천차만별. 처음 부른 값에서 30%를 깎았다면 바가지를 쓰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발뻗고 잠을 자도 좋을 듯싶다.도하에서 argus@seoul.co.kr
  • [12·14 서비스산업 대책] 눈길 끄는 정책 7가지

    이번 ‘서비스산업 종합대책’에는 눈길을 끄는 정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모두 서비스 산업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일반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개선 방안들이다.먼저 문화접대비 도입이 눈에 띈다. 오는 2008년부터는 기업이 접대를 목적으로 전체 접대비 한도액의 5%를 초과해 연극·오페라·전시회·운동경기 등 공연관람권으로 지출하면 ‘문화접대비’로 인정받아 추가 손비 혜택을 볼 수 있다. 전체 접대비의 10%까지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손비로 인정된 접대비가 5조원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 이 제도 도입으로 매년 5000억원의 손비가 추가로 인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법적 근거없이 관광호텔 식음료에 부과되는 ‘10% 봉사료’도 폐지되는 쪽으로 추진된다. 봉사료라기보다는 사실상 직원에게 지급되는 일종의 급여로서, 가격 상승만 초래한다는 업계의 지적을 수용했다. 정부는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폐지하도록 제도적 인센티브를 준다는 방침이다.차이나타운 활성화 방안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차이나타운이 없다.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인천 중구를 차이나타운으로 지정하고 ‘지역특화발전지구’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여름휴가 분산제’도 실시된다.7∼8월에 휴가가 몰리면서 교통혼잡과 숙박난, 바가지 요금은 물론 관광 업체도 기회비용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무원·정부투자기관 종사자부터 우선 실시된다.식품유통기한 표시 규제도 바뀐다. 유통기한 품목 가운데 품질 변화가 느리고 미생물이 발생하지 않아 먹어도 인체에 전혀 문제가 없는 품목은 기존 유통기한 표시 이외에 ‘품질유지기한’을 함께 표시한다. 내년부터 시범 실시된다.아울러 골프장내 숙박시설 설치 구역과 숙박시설 규모에 대한 제한을 완화한다. 골프장내에서 체류하도록 유도해 수익 증대를 꾀한다는 취지다. 골프장 거리 단위도 야드가 아닌 미터로 통일된다.또 최근 스크린쿼터 문제가 불거지면서 극장과 제작투자사간에 의견 대립을 빚고 있는 극장부율, 즉 ‘입장수익 배분비율’도 개선된다. 한국영화와 외화가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유도된다. 현재 한국 영화의 경우 극장 대 제작사가 6대4, 외화는 5대5로 수익을 배분한다. 이밖에 오토캠핑장을 2010년까지 32곳으로 확대하고,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궁 등의 야간개장 시간도 연장한다. 국내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도로교통표지판 제도도 개선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신입사원 김신조「장가가야겠수다」

    신입사원 김신조「장가가야겠수다」

    2년 3개월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를 까러 왔수다』하고 밝혔던 「무장공비 김신조(金新朝)」가 이젠 선량한 「서울시민 김신조(金新朝)씨」로 바뀌었다. 지난 14일 시민회관에서 열린 귀순자 환영대회에서 집 한채와 생활안정기금까지 받아든 김신조씨의 얼굴엔 지난날 무장공비의 흔적이라곤 조금도 없었다. 서울시민이 된 총각 김신조씨의 첫 말씀인즉 『올해엔 꼭 장가를 가야겠수다』 올해 28세인 총각 김신조씨는 4월1일부터 삼부(三扶)토건에 취직되어 총무과 직원으로 근무중. 월급액수를 묻자 『아직 신입사원이어서…』하며 머리를 긁는다. 자유대한에서의 생활 2년3개월동안 김씨는 꼭 두번 예쁜 아가씨로부터 청혼을 받았다. 한번은 부산(釜山)에 반공 강연을 갔을때. 「호텔·프론트」에서 누가 찾는다기에 내려가 만났더니 23세 가량의 아가씨가 대뜸 『정식으로 청혼합니다』하고 대들더라는 것. 2차 청혼공세 역시 「호텔」이 무대. 김씨가 장기 투숙하고 있는 동안 몇차례 농담을 주고 받은 「프론트」에 근무하는 아가씨가 『김신조씨 저하고 결혼 안하실래요?』하더라는 것. 점잖게 『다시 생각해보마』고 대답했지만 그뒤 아무런 사태진전 없이 지나가 버렸다. 『대한민국엔 총각이 모자라는 모양이죠? 아니면 아가씨들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든가…』 두 차례 청혼공세에 혼이 난 김씨의 말이다. 그 뒤로는 하숙집을 정해도 미리 그집에 장성한 딸이 있는가 없는가를 알아보고 딸이 없는 집만 골라 다녔다. 김씨가 가장 많은 아가씨를 한꺼번에 만난 것은 서울 낙원동 1,2,3「카바레」서 열린 반공강연때. 모여든 청중은 7,8백명. 모두 다방 「카바레」등 접객업소에 근무하는 아가씨들이라 화장 냄새만 해도 총각 김씨를 아찔하게 할 정도였다. 설레는 가슴을 진정해가며 연단에 올라서 다시 청중석을 내려다보니 이번엔 눈앞이 아찔. 그도 그럴 것이 모두 아슬아슬할 정도의 초「미니」차림이라 김씨의 시선은 아가씨들의 「미니」에서 떠날 줄은 몰랐다. 덕택에 『반공 강연을 했는지 「미니」예찬을 했는지 정신이 없었다』는 김씨의 고백. 이래서 김씨는 「미니」공포증에 걸리고 더 발전해서 아가씨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미스·코리어」선발대회에 구경가 보았는데 거기 나온 아가씨들보다 서울 거리의 아가씨들이 더 예쁘더군요. 눈에 보이는 아가씨들이 모두 예뻐 보여서 큰일입니다』 그래서 올해엔 꼭 장가를 가야겠다는 것. 여자손목 한번 잡아보지 못한 1백% 숫총각 김씨는 빨리 장가를 가야 「미니」공포증에서 벗어날것 같다고. 신부조건을 밝히라니까 『만 25세미만의 대한민국 여성으로 신체건강하고 사상 건전하면 OK』란다. 단 반드시 『동생들이 많을 것』이 필수요건. 그 이유인즉 김씨 자신이 남한에 일가친척이나 친지가 없어 외롭기 때문에 처남이나 처제가 많아야 좋겠다는 것. 학력은 고졸(高卒)정도면 충분. 대학 나온 아가씨는 김씨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고. 김씨의 키가 1백70cm니까 신부감은 1백60cm서 1백65cm 안팎이 적당. 김씨의 체중은 현재 63kg이다. 그러나-『장가가면 체중이 는다니까 걱정없어요』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맥주 2~3병이면 충분. 담배는 이틀에 한갑 정도 피우니까 신부에게 바가지 긁힐 요건은 별로 없단다. 삼부(三扶)토건에서는 받는 월급에 서울시장이 마련해 준 3·1로 중산층 「아파트」와 O백만원의 생활안정기금이 있으니까 『신부 고생은 절대 안시킨다』는 김씨의 공약이다. 『좋은 아가씨 있으면 중매 서십시오. 마음에 들면 몇달 연애해 보고 결혼하죠』 장가가는 것 말고 김씨가 올해에 해야 할 일이 또하나 있다. 다름아닌 대학진학. 42년 함북(咸北) 청진(淸津)에서 태어난 김씨는 흥남(興南)고등기계공업학교를 졸업, 본의 아니게 124군부대에 입대, 남파(南派)된 것. 그래서 원래의 포부를 살려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것. 당국의 알선으로 곧 H대학에 편입할 예정으로 현재 편입 시험준비에 정신이 없다. 『제대로 교육을 받고 내 힘으로 내 가정을 꾸려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야 진정한 민주시민이 아니겠어요?』 자유대한 2년3개월은 김씨에겐 천국이었다. 김씨는 대한민국 2년3개월의 소감을 「멋 있는 사회」라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자기 얼굴을 알아보고 인사하는 중고교생을 보면 마치 동생같고 옛날 자기처럼 김일성(金日成)에게 속아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수백만 북한 젊은이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자유만끽의 2년3개월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고 비판을 가할 줄도 아는 김씨다. 『서울 거리에선 이따금 대낮부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이 있더군요. 자기 주량껏 마셔야지요. 주정하는 자유, 곤란해요』 『「미니」도 좋지만 「미니」와 악어 「핸드백」에만 정신이 팔리면 곤란해요. 어떤땐 저게 「미니」인지 「팬티」인지 모를 때가 있어요. 총각인 저야 구경거리로 좋지만, 글쎄요…』 이래서 김씨는 무릎위 10cm 이상의 「미니」엔 반대라고 못박는다. 최근 일어난 여러 사건에 대해서도 민주시민다운 일가견을 갖고 있다. JAL기 피납사건에 대해선 『정부의 노력은 이해하지만 제 생각같아선 그대로 북괴로 보내주는 것도 좋았어요. 그래야 일본사람들도 지옥같은 북한을 알게 될 거 아녜요?』-정인숙(鄭仁淑)양 피살사건엔 『아가씨들이 그런 식으로 살려고 들면 큰일』이고 와우(臥 牛)「아파트」 사고에 대해선 『업자들이 이익만 생각지 말고 양심껏 공사를 했어야죠』다. 가장 가슴 아프면서도 고마운 충고는 잘 다니던 명(明)동 어느 다방 「레지」아가씨의 말. 『제발 제2의 이수근(李穗根)이만 되지말라』고 하더란다. 김씨는 그 아가씨의 말이 자기를 반갑게 맞는 서울시민 모두의 가슴 한구석에 숨어있는 불안일거라고 하며 여러분의 불안을 씻기 위해서라도 더욱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가겠다는 각오. 4월 14일 환영대회에서 주민등록증을 받아쥠으로써 김씨는 떳떳한 서울시민이 되었다. 그동안 서울에서 배운 당구가 1백20. 바둑은 13급 정도다. 『장가 빨리 가야할 이유가 또하나 있어요. 시장에 나가보니까 물건사는덴 남자보다 여자가 낫더군요. 물건 잘 고르고 값도 잘 깎고. 게다가 하도 얼굴이 팔려놓아서 「아, 김신조씨군요」하면 값을 깎자고 할수도 없고…참 곤란해요』 그러니 결혼하면 생활비가 30%쯤 절약될거라는 속셈. [선데이서울 70년 4월 19일호 제3권 16호 통권 제 81호]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이해하고 성장하기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이해하고 성장하기

    찬 바람의 기운에 외로움이 물밀 듯이 몰아붙여 오버된 감정으로 찾는 이 하나 없는 신세를 한탄하며, 자신은 벽을 긁으며 홀로 늙어 갈 거라 하던 친구에게 난 이렇게 말했다. 필요한 사람이 있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하지만 ‘필요’라는 조건이 사라지고 나면 관계는 금세 소멸되고, 습관적이거나 의례적인 인사성 만남과 수다만 남는다고. 돌아온 말은 이랬다.“음, 너 다운 말이야.” 차갑고 냉소적인 표현이 나답다고? 순식간에 그것은 나의 화두가 되었다. 육체적 성장은 정신적 성장과 비례하지 않으며, 이해의 넓이는 지식과 별개의 존재라는 것. 아니, 어떻게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에게 그렇게 차갑고 ‘싹퉁바가지’ 없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로 인해 성장하는 것은 언제쯤에나 가능해지는 걸까. 영화 ‘크래쉬’(Crash,2004년)는 LA 교외의 밤으로부터 시작된다. 현장에 도착해 시체를 본 흑인형사의 표정은 일순간 당혹과 슬픔으로 일그러진다. 그리고 영화는 36시간 전으로 되돌아간다. 이제 그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게 되는 걸까. 그러나, 영화는 길을 헤매다 그 죽음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는 15명,8커플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분노, 소외, 편견, 집착, 두려움과 외로움…. 도시에서 만난 다양한 모양의 상처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헤집는다. 그리고 관객은 이들이 서로 주고받는 8가지 색깔의 상처에 동화되며 각 인물들의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을 향해 함께 달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픔의 밑바닥에서 묻는다.“어떻게 해야, 당신을 사랑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이 질문이 반대에서부터 시작하는 영화가 있다.‘포르노그래픽 어페어’(A Pornographic Affair,1999년)는 본능에 가장 가까운 언어,‘섹스’로 시작된 두 남녀의 관계를 풀어나간다. 그들은 성적 판타지만을 위한 욕망에서 벗어나 호텔 밖의 만남으로 이어지면서 유혹과 섹스가 필요하지 않은 순수한 사랑으로 접근하기 시작한다. 포르노적 관계에서는 없었던 서로를 느끼게 되는 순간,‘긴장’이 사라진 자리에 ‘편안함’이 젖어든다. 상대방의 아름다움이나 단점은 사라지고 조금씩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그’와 ‘그녀’. 그제서야 카메라는 성적 판타지를 비추던 핏빛의 붉은 복도를 지나 푸른빛이 흐르는 호텔 방안의 그들을 보여준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아니, 이유가 없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데 어찌 필요충분조건의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냐며 반기를 들 이도 적잖을 터. 하지만 알고는 있다.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또는 이방인)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공포가 우리들 사이에 가로 놓여 있다. 그 공포와 단절, 몰이해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상처가 되기도 하고, 아픔이 되기도 하며 이해를 방해하고 성장을 저지한다. 하지만 내가 아직 덜 성장한 미완의 존재이나 침착한 시선은 잃지 않겠다. 그리고 화해의 손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상처 난 당신의 마음에(또는 자신의) 관계와 사랑의 의미를 되묻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진 영화들을 통해 잃어버린 인간에 대한 예의를 알게 될 기회가 2006년 겨울, 당신과 내게 찾아 왔으면 좋겠다. 시나리오 작가
  • [임일영 특파원의 천일야화] 히잡 쓴 여승무원 왜 안보일까

    도하아시안게임은 1974년 테헤란대회 이후 32년 만에 중동에서, 사상 처음 아랍국가에서 열리는 39억 아시아인의 축제다.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여성의 투표권 및 피선거권을 보장한 나라, 중동 부호들이 유학지로 선호하는 교육강국, 경기도보다 조금 넓은 땅덩어리에 1인당 GNP는 3만달러를 훌쩍 넘은 작지만 강한 나라, 바로 카타르다.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국적항공사인 카타르항공편에 몸을 실은 것은 한국시간 28일 밤 10시30분. 인천공항 터미널과 비행기를 연결하는 브리지를 지나면서 질문이 머릿속을 돌아 다녔다. 물론 ‘예쁜 스튜어디스나 걸려라!’ 따위는 아니었다.실상은 이슬람 국적항공사의 승무원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던 것. 최근 이집트와 터키, 모로코 및 유럽 각국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히잡(헤드스카프)이나 니카브(눈만 내놓는 머리 두건), 질밥(얼굴 전체를 덮고 눈부분도 망사로 처리) 착용 문제로 시끄럽지 않았던가. 거대한 에어버스 330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의문은 풀렸다.“안녕하십니까. 좌석을 확인해 드리겠습니다.”란 정확한 한국어 발음을 구사하는 여승무원의 반가운 인사말이었다. 차도르를 벗은 모습을 이방인에게 보이는 것을 금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카타르항공은 자국 여성 승무원을 고용하지 않는다. 대신 40여개국에서 모인 1000명의 외국승무원이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고, 이 가운데 한국인은 무려 200명에 달한다. 아시아권에선 비교적 미국비자가 잘 나오는 데다 서비스 마인드를 인정받은 덕분이란 게 한국 승무원의 말이다. 밤 10시30분(한국시간)에 출발, 도하국제공항에 다음날 새벽 6시40분(현지시간)에 도착하는 인천∼도하 노선은 이날 기체 결함으로 중간기착지인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무려 12시간여 발목 잡힌 끝에 꼬박 24시간의 긴 여행을 해야 했다. 끔찍하게 괴로웠던 비행을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은 단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승객들의 거센 항의를 온 몸으로 받으면서도 끝까지 미소를 보였던 한국인 승무원 현애씨 덕분이었다.한 쪽 구석에서 눈물을 짓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개막이 임박해서도 도시 곳곳이 공사판인 데다 바가지 숙박요금과 교통난, 게다가 대회 공식파트너인 카타르항공사의 고객 무시 태도로 짜증스러웠지만 그나마 미소천사들의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밝은 웃음이 카타르에 대한 인상을 조금은 바꿔 놓았다.도하에서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예측과 선점이 중요한 에너지 시장/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살다 보면, 특정 사안에 관련된 개인과 개별 조직은 열심히 할 바를 다했다는데 나타난 결과는 기대보다 못한 경우가 있다. 자원 때문에 비롯되는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바로 그런 사례에 해당한다. 한국의 2006년 국내총생산(GDP)이 5% 성장이라 가정할 때 국민총소득(GNI)은 1.5%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모자라는 3.5%포인트는 무엇을 의미할까? 생산한 만큼 소득으로 연결이 안 된다는 이야기인데, 환율과 더불어 고유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가상승 부담은 산업 전반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해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요지다. 따라서 기업은 팔아 봐야 남는 게 없고 수익이 없으니 인력 구조조정을 하게 된다. 당연히 청년세대는 취업난을 겪게 되고 각 가정에서는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를 실감하며 한창 사회생활을 해야 할 자식들을 돌보느라 허리가 휜다. 얼핏 보면 외부 환경 변화 때문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체념할 수 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개선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는 ‘굳이 힘들게 해 봐야 나만 손해’라는 기류 때문에 결과가 더욱 악화되는 부분도 적잖다는 이야기다. 중국이 수단에서 2억배럴 규모의 유전을 60달러에 구입했을 때 이야기이다. 당시 유가에 비해 2∼3달러 비싸게 준 것은 사실이었다. 구조적으로 오를 게 확실하니 한국도 더 오르기 전에 가능한 한 최대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더니 나중에 들려오는 이야기는 전혀 엉뚱한 것이었다. 즉 내부적으로 “개인의 직관을 어찌 믿으며 중국의 유전 구매는 바가지를 쓴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결론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중국은 작게는 수십억달러의 이익과, 크게는 경쟁국가보다 우위에 있는 국가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런 작은 사례가 누적되면 결과는 확연해진다. 중국의 폭발하는 경제성장 동력을 이야기할 때 드러나는 요인만을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인건비나 공장부지 사용료가 싸다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는 것 중에는 ‘미래를 정확하게 빨리 예측하고 적기에 행동에 옮기는 안목과 시스템’도 있다. 오죽했으면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가 각료회의 자리에서 “중국의 전략적 안목을 배워야 한다.”고 했을까?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근거 없는 중국 대안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필자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중국의 오일 자주(自主)개발률은 64%에 달한다. 우리는 4%에 불과하다. 이라크전에 그렇게 반대한 중국은 쿠르드 지역에 누구보다 빨리 진출했으며 터키와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했다. 현지에서 만난 쿠르드 자치정부의 한 장관은 “우리는 새마을운동 같은 기적을 이루고 싶다.”라며 한국기업의 참여를 적극 요망했다. 물론 오래전 이야기다. 틈새시장은 항상 열려 있지 않으며 기회를 놓치면 사라진다. 진입비용이 순식간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비슷한 현상은 우리 주변에도 있다. 프랑스는 화석연료가 없다시피 한 태생적 한계를 해외자원 개발과 원자력이라는 쌍두마차로 극복했다. 일본 역시 대표적인 지진대에 위치해서 원자력 강국이 되기 힘든 악조건하에서 프랑스와 원전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다. 불과 4반세기만에 원자력 선진국으로 올라선 우리지만 이제는 저준위 시설 하나 세우는 것도 쉽게 합의가 안 되는 실정이다.“그만큼 우리사회가 발전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라는 한마디로 애써 외면할 만큼 우리 형편이 좋은지 궁금할 뿐이다. ‘빨리 빨리’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한국어이다. 다소 뉘앙스가 다르긴 하지만 미리 예측하고 틈새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이 한국인의 기질과 어울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답답하다.”며 안 그래도 센 머리가 더욱 희게 보이던 원자력계 대부 격의 어떤 어른을 뵌 날의 소감이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아파트 상가도 ‘버블’ 위험수위

    아파트 상가도 ‘버블’ 위험수위

    아파트 단지 상가 투자에도 ‘버블(거품)’경계가 내려졌다. 아파트와 달리 상가에 대해서는 분양가 규제 수단이 전혀 없다는 점을 틈타 업체들이 내정가를 턱없이 올리고 있다. 부동산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무엇이라도 잡아둬야겠다는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 내정가를 높게 책정하고 일반 경쟁입찰방식으로 치열한 청약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의 경우 아파트 단지 상가 평당 내정가는 4000만원을 넘었다. 낙찰가는 평당 9000여만원에 이를 정도로 과열됐다 상가는 흔히 건설업체가 내부적으로 평당 공급가를 정한 뒤 일반 경쟁에 부쳐 최고가를 써낸 사람에게 공급한다. 아파트와 달리 원가 개념이 없다. 건설사가 알아서 분양가를 정하면 그만이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최근 부동산 시장 환경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부동산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조바심이 가득한 묻지마 투자자들에게 높은 분양가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다. 동탄 신도시에서 1층을 기준으로 지난 7월초 공급된 롯데캐슬 아파트 상가 최고 내정가는 평당 3800만원이었다. 업체가 분양가를 턱없이 올렸다는 비난이 들끓었지만 묻지마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평당 7000만원에 가깝게 낙찰됐다. 그러나 고분양가 책정 기록은 3개월 만에 깨졌다. 한화·우림 아파트 상가 평당 내정가가 3900만원으로 뛰었고 낙찰가 역시 8000만원에 육박했다. 낙찰가 상향 조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3일 공급된 우미·제일건설 아파트 상가 내정가는 평당 무려 4300만원까지 올랐다. 낙찰가 역시 8625만원을 기록하는 등 상가 분양가 전반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 아파트 단지 상가는 주변에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지 않아야 독점 상권이 만들어진다. 주변에 할인점 등이 생기면 단지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동산중개업소, 약국, 세탁소 등 몇몇 업종을 빼고는 상권이 형성되지 않는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업체들이 책정한 높은 내정가가 낙찰가 고공비행의 숨은 요인”이라며 “투자에 앞서 적정 내정가와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평당 내정가 4300만원짜리 상가(1층 12.77평)의 경우 내정가대로 분양받았다고 치자. 이 지역 상가 평균 임대금액을 기준으로 보증금 7000만원에 월 300만원을 받을 경우 세금, 감가상각비 등을 빼고 아슬아슬하게 연 수익률 8%선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내정가의 120%에 낙찰받을 경우 수익률은 5% 이하로 떨어진다. 이 상가는 128%에 낙찰됐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5일 대구서 ‘왕건길 걷기’ 행사

    ‘왕건길 체험 건강걷기’ 행사가 오는 5일 대구시 동구 도평동에서 열린다.행사는 도평동 향산마을에서 시량이까지 6.7㎞ 구간을 걷는 것으로 올해 처음 개최된다. 고려 태조 왕건이 공산전투에서 견훤에게 패해 생사의 갈림길에 빠졌을 때 신숭겸 장군의 지혜로 간신히 빠져나와 반야월을 지나 김천 등을 거쳐 개성으로 돌아간 뒤 후삼국을 통일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가 마련됐다. 당시 왕건은 불로동을 거쳐 평광동을 지날 때 지금의 시량이에 이르러 한 나무꾼에게 물 한 바가지와 주먹밥을 얻어 먹고 힘과 용기를 내 산을 넘을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달구벌얼찾기모임과 도평동사무소에서 참가자들에게 ‘왕건길 주변 역사 및 문화재 체험 답사’의 해설 및 안내를 한다. 천연기념물 제1호인 달성측백수림과 전귀당, 백원서원, 관음사, 구로정, 용암산성, 와룡암, 모영재를 접할 수 있으며 76년된 대구 최고 수령 사과나무에서 열리는 사과를 맛 볼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 이밖에도 옛 평광초등 운동장에서 평광사과와 도평동 목공예품이 전시·판매된다. 대구 동구청 관계자는 “왕건길을 걸으면 가을 정취도 느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불만질주 수입차] (하) 부자들도 손든 수리비 폭리

    [불만질주 수입차] (하) 부자들도 손든 수리비 폭리

    벤츠 500 시리즈를 몰던 모 광고회사 사장 Y씨는 3년전 조수석 문짝의 ‘자동 닫힘 기능’(문을 살짝 밀어주면 자동으로 닫히는 장치)이 고장나 애프터서비스(AS) 센터를 찾았다. 견적이 무려 300만원이 나왔다. 전자센서 하나 바꾸는 비용치고는 너무 비싼 것 같아 다소 불편해도 그냥 손으로 닫기로 했다. 그런데 주행 중에 자꾸 바람새는 소리가 나서 어쩔 수 없이 300만원을 들여 고쳤다. 이어 지난해에는 충격을 흡수해 주는 ‘완충 장치’가 갑자기 나갔다. 이번에 나온 견적은 700만원. 그동안 크고 작은 수리 비용에 웬만큼 이력이 난 그이지만 너무 ‘바가지’라는 느낌이 들어 아예 다른 수입신차로 바꿔 버렸다.Y씨는 “종전에 현대차의 에쿠스를 몰았는데 벤츠의 AS 비용이 에쿠스보다 평균 5배 가량 더 비싼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에쿠스 VS450의 앞범퍼 커버 가격은 9만 9000원이다. 비슷한 가격대의 7042만원짜리 볼보 S80 2.9의 같은 부품 가격은 87만 4600원. 에쿠스의 8.8배다. ●전자 센서 하나에 무려 300만원 수입차 업체들은 “대량 주문이 가능한 외국시장과 달리 국내시장은 부품을 소량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수입 단가를 낮추기가 어렵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부품값 자체도 터무니 없이 비싸지만 작업 난이도를 이유로 수리비 폭리를 취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시간당 직원 임금이나 부품단가 기준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는 지적이다. 소모품인 엔진 오일만 하더라도 국산 고급차는 필터를 포함해 교환 비용이 3만원 미만이지만 수입차는 8만∼9만원이 든다. 수입차 업계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P씨는 “수입 업체간의 출혈 경쟁이 심해져 판매 마진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지 않다.”면서 “주된 수익원은 AS 비용”이라고 전했다. 업체들이 자주 쓰는 수법은 ‘통째 갈기’. 예컨대 범퍼가 나가면 안의 전조등까지, 사이드 미러가 나가면 문짝을 통째로 바꾸는 식이다. 비용 못지않게 수입차 운전자들의 원성을 사는 것은 AS 기간이다.“부품이 (본국에서) 아직 안 들어와서” “대기자가 많아서” 등등의 이유로 수리기간을 길게 잡는 예가 태반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입차 회사들이 정비공장 투자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수입차 회사들이 운영하는 AS센터는 올 6월말 현재 총 122개다. 그나마 절반(47%)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방 고객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수입차 회사와 관계없이 일반인들이 운영하는 수입차 전문 AS센터도 있지만 고객들은 ‘짝퉁’이라며 이용을 꺼린다. ●BMW코리아 1100억 獨본사 송금 최근 국내에서 인기가 급상승한 일본차 렉서스만 하더라도 전속 AS센터는 겨우 9곳에 불과하다. 대전·울산시를 포함해 강원·충청·경상·전라·제주도에는 단 한 곳의 AS센터도 없다.2001년 한국에 첫 진출한 이래 5년새 판매 대수(841대→4813대)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에도 투자에는 인색했다는 방증이다. 그나마 BMW의 AS망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하지만 국내 진출 역사(12년)와 순이익(작년 187억원) 규모를 감안하면 그리 내세울 게 못된다.BMW코리아는 최근 5년간 현금배당 방식으로 1100억원을 독일 본사로 보냈다. 도요타코리아도 한국에서 번 돈의 대부분을 일본으로 보내고 있다. 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원은 “군소 수입차 회사들은 판매 대수가 적어 AS망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업계 1위를 다투는 BMW, 렉서스, 벤츠는 국내 재투자에 너무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조 연구원은 “AS 불편을 감내하고라도 외제차를 타겠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과시욕도 수입차 회사들의 배짱 판매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儒林(716)-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2)

    儒林(716)-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2)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2) ―아니다. 퇴계는 머리를 흔들며 생각하였다. ―그대의 빙설 같은 얼굴을 또다시 만나볼 수는 없을 것이다. 서탁 옆에는 작은 동이가 놓여 있었다. 퇴계가 사랑하는 열정에서 퍼 올린 우물물이었다. 정화수(井華水). 아무도 깨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에 일어나 길어낸 신성한 우물물. ‘한 바가지의 물로 샘과 내가 서로의 마음을 얻었네.(一瓢眞相得)’라고 노래하였던 열정에서 길어 올린 우물물. 아침마다 퇴계는 정화수를 자신이 직접 매분에 물 주고 있었던 것이다. 퇴계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 매분 곁으로 다가갔다. 표주박으로 제자가 길어온 정화수의 물을 떠서 자칫 쏟아질까 조심하면서 매분 위에 듬뿍 뿌려주었다. 그것은 그 누구에게도 시키지 않는 퇴계에게 있어 하루 일과의 첫 시작이었던 것이다. 매분에 물을 주고 나서 퇴계는 다시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자세를 바로하였다. 서탁 위에 종이와 붓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그제서야 하룻밤을 유숙하면서 자신의 답장을 받아 고봉에게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위해 서둘러 편지를 쓰기 시작하였다. “절을 하며 답해 올리는 글절” 퇴계가 남긴 평생의 마지막 편지는 그렇게 시작된다. 26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후학에게도 절을 하면서 답장을 올릴 만큼 겸손하였던 군자 이퇴계. 일찍이 성프란치스코는 인간으로서 가장 지키기 힘든 덕을 ‘겸손’이라고 말하면서 ‘겸손이야말로 완덕으로 나아가는 마지막 관문’이라고 말하였는데, 그런 의미에서 퇴계가 남긴 마지막 문장의 첫머리가 ‘절을 올리면서 답해 올리는 글’이라는 사실은 퇴계가 생애 마지막 순간에 ‘완덕(完德)의 길’에 접어들었음을 뜻하는 장면일 것이다. 퇴계는 천천히 편지를 써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먼길을 애써 달려 사람을 보내시면서 부치신 귀한 편지와 별지를 함께 받아보니, 한가로이 도를 음미하고 계시며, 지내시는 모습도 복이 가득하심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염려하던 마음에 크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는 근심 걱정이 끊이질 않습니다. 어린 증손을 땅에 묻은 아픔은 지난 일이라 돌이킬 수 없거니와, 아들 준(寯)의 아내가 몇 해 동안 유핵(乳核)을 앓아 왔는데, 올가을부터 그 증세가 종기로 발전하여 아프다가, 요 며칠 사이에는 매우 위독하여 끝내 어찌될지 알 수 없으니, 너무 급박하여 어찌할 줄 모르겠습니다. 저도 올해는 특히 쇠약하고 피곤한 증세가 심합니다. 하지만 사방의 후배들은 남의 생각을 헤아리지도 않고 많은 사람들이 번갈아 찾아옵니다. 갖은 방법으로 거절하여 돌려보내 보지만 또 다른 사람들이 이어서 옵니다. 그 사이에는 막무가내로 거절할 수 없는 이들도 있어 분수에 맞추어 응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깍정이 아내 어떻게하나 - Q여사에게 물어보세요(60)

    아내의 깍정이짓에 고민하는 30대의 선량한 남편입니다. 여느때는 그처럼 상냥하고 싹싹할 수 없는 아내가 가끔 인색하기 한이 없어집니다. 대개 괜한 일로 말다툼을 한 끝에 그렇게 됩니다. 뚱하고 말이 없어진채 집안에는 쌀쌀한 공기가 감돌아요. 뿐만 아니라 식생활(食生活)의 수준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여느때의 가계(家計)보다 인색해지는 것이에요. 몇달 눈치를 살펴 본 결과 알아 낸것인데 아내는 이런 저기압 기간에 아껴 둔 돈을 자기 저금통장에 넣어둡니다. 지금 결혼 7년만인데 그돈이 무려 30만원이에요. 한번도 찾아 쓰지는 않고 넣기만 하는 모양이에요. 때로는 내가 수전노와 결혼했나 싶을 정도입니다. 아내의 속을 어떻게 알아내며 가끔 가다 쌓는 이 냉전(冷戰)의 벽을 어떻게 하면 부술수가 있겠읍니까. <서울 동대문K> 친절히 기다림이 현명 얼마나 귀여운 아내입니까. 천사같이 착한 사람에게도 한가지 성벽(性癖)은 있는 법이랍니다. 보통 아내 같으면 남편에게 퍼붓고 바가지를 긁을 경우에 자기 혼자서 삭혀버리느라고 그러는 것 아니겠어요. 그동안 당신은 평소대로 친절하게만 대하고 풀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 하겠어요. 돈에 대해서는 절대로 모르는 체하세요. 화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 그 비밀의 저축인 것으로 짐작이 되니까요. 부인은 10년쯤 뒤에 깜짝놀랄 선물을 할지도 모를일 아닙니까. <Q> [선데이서울 70년 2월 22일호 제3권 8호 통권 제 73호]
  • 고성에 애견전용 해수욕장

    강원도 고성군 해수욕장이 애완동물, 피부미용, 장애인 전용 등 테마가 있는 해수욕장으로 변신한다. 고성군은 13일 피서객 유치를 위해 내년 여름부터 일상적인 해수욕장보다 테마가 있는 해수욕장으로 특화해 나가기로 했다. 화진포해수욕장을 제외한 나머지 해수욕장의 경우 바가지요금 시비가 여전해 내년부터 시범 및 일반해수욕장에 대한 직영문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 시작된 전국해변모래축구와 해양심층수 체험축제 등은 대표적인 우수 프로그램으로 평가돼 앞으로 행사를 더욱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명파마을관리 해수욕장을 장애인전용 해수욕장으로, 공현진2리 마을관리해수욕장을 피부미용관리 전용해수욕장으로, 봉수대 해수욕장을 애완동물 전용해수욕장으로 개발하는 등 해수욕장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영종도 주민들 다시 뭉쳤다

    우리나라 민자시설 1호인 인천공항고속도로(서울∼영종도) 통행료 인하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통행료가 개통 당시부터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된 데다 내년 4월부터 영종도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감면 혜택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속도로 운영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정부가 매년 1000억원 가까지 보전해주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4배나 비싼 통행료 분통영종주민들로 구성된 ‘인천공항고속도로통행료인하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3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인천공항고속도로 바가지통행료 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100만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2000여명의 네티즌이 서명했다. 삼성물산 컨소시엄 등 민간자본 1조 5000억원이 투입돼 2000년 11월 개통된 인천공항고속도로는 40.2㎞에 불과하다. 하지만 통행료는 승용차 편도 기준으로 인천공항∼인천은 3400원, 인천공항∼서울은 6900원으로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 4배 정도 비싸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 이용객은 물론 3만여명에 달하는 영종주민 및 인천공항 직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인천공항의 동북아 허브공항 전략은 물론 국가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영종지구)개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주민들은 통행료 인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정부가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인수, 일반 고속도로와 같은 통행료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 당시 건설교통부가 고속도로 운영 주체인 ㈜신공항하이웨이와 영업 손실액의 90%까지 보전키로 실시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매년 1000억원의 손실액을 국고에서 지원하고 있다.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운영수입 보장기간인 2001∼2020년 예측 교통량은 237만 4896대였으나 검증된 예측 교통량은 52.7%에 불과한 125만 1605대 수준을 보이면서 손실보전 예상액이 2조 3844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교통량 예측 잘못… 혈세 지원실제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실제 통행량은 당초 예측 통행량의 44.7% 수준에 머물면서 정부는 4817억원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해줬다.이러한 현상은 고속도로 건설 당시 민자사업에 대한 교통수요 예측 정부지침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뢰성이 부족한 교통개발연구원의 기종점 통행량 자료를 근거로 수요예측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민자사업에 대한 과다 손실보전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올 초부터 민간사업 운영수입보장제도를 폐지했으나 인천공항고속도로처럼 이미 시행된 민자사업의 경우 별다른 대책이 없어 막대한 자금 지원은 계속될 전망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영종도 주민들 다시 뭉쳤다

    우리나라 민자시설 1호인 인천공항고속도로(서울∼영종도) 통행료 인하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통행료가 개통 당시부터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된 데다 내년 4월부터 영종도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감면 혜택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속도로 운영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정부가 매년 1000억원 가까지 보전해주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4배나 비싼 통행료 분통영종주민들로 구성된 ‘인천공항고속도로통행료인하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3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인천공항고속도로 바가지통행료 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100만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2000여명의 네티즌이 서명했다. 삼성물산 컨소시엄 등 민간자본 1조 5000억원이 투입돼 2000년 11월 개통된 인천공항고속도로는 40.2㎞에 불과하다. 하지만 통행료는 승용차 편도 기준으로 인천공항∼인천은 3400원, 인천공항∼서울은 6900원으로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 4배 정도 비싸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 이용객은 물론 3만여명에 달하는 영종주민 및 인천공항 직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인천공항의 동북아 허브공항 전략은 물론 국가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영종지구)개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주민들은 통행료 인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정부가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인수, 일반 고속도로와 같은 통행료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고속도로 건설 당시 건설교통부가 고속도로 운영 주체인 ㈜신공항하이웨이와 영업 손실액의 90%까지 보전키로 실시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매년 1000억원의 손실액을 국고에서 지원하고 있다.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운영수입 보장기간인 2001∼2020년 예측 교통량은 237만 4896대였으나 검증된 예측 교통량은 52.7%에 불과한 125만 1605대 수준을 보이면서 손실보전 예상액이 2조 3844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교통량 예측 잘못… 혈세 지원실제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실제 통행량은 당초 예측 통행량의 44.7% 수준에 머물면서 정부는 4817억원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해줬다.이러한 현상은 고속도로 건설 당시 민자사업에 대한 교통수요 예측 정부지침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뢰성이 부족한 교통개발연구원의 기종점 통행량 자료를 근거로 수요예측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민자사업에 대한 과다 손실보전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올 초부터 민간사업 운영수입보장제도를 폐지했으나 인천공항고속도로처럼 이미 시행된 민자사업의 경우 별다른 대책이 없어 막대한 자금 지원은 계속될 전망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스쳐도 수백만원… 수입차 수리비 ‘왕바가지’

    최근 수입 외제차 증가로 국산차와의 접촉사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수입차 수리비가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산정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간당 공임이나 정확한 부품단가가 없어 수입차 수리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비판이다. 자동차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이하 운동연합)은 8일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에 수입차 수리비 산정 개선안을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뻥튀기’ 수입차 수리비로 인한 국산차 운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수입차와의 접촉사고가 빈번해지면서 대물 보상 보험 한도를 종전 2000만∼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려 가입하는 국산차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 경우 추가 보험료가 2만원 정도로 국산차 운전자의 절반인 500만명만 가정해도 추가부담이 1000억원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수입차 수리비 횡포를 국산차 운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손해보험회사들이 수입차에 지급한 건당 수리비는 평균 208만원. 국산차의 2.7배다. 턱없이 비싼 수입차 부품가격이 1차 요인으로 지적됐다. 예를 들어 벤츠ML(2700㏄) 모델의 사이드미러(159만원), 발전기(174만원), 방향지시등 커버(34만원) 등 주요 순정품의 부품단가는 368만원이다. 현대차 테라칸(2900㏄)의 같은 종류 부품값(총 35만 5000원)의 10배가 넘는다. 차값이 7042만원인 볼보S80 2.9의 앞 범퍼 커버 가격도 87만 4600원으로 차값이 비슷한 에쿠스VS450(9만 9000원)의 8.8배다. 운동연합은 “부품값도 문제지만 수리비 산정 기준이 빈약한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산차의 경우 건설교통부와 손해보험협회가 정한 표준작업시간과 공개된 부품단가 등에 의해 수리비가 산정되는 반면 수입차는 이런 기준이 없다는 설명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강강술래·부채춤 체험해 보세요

    강강술래·부채춤 체험해 보세요

    한가위를 앞두고 경기도내 곳곳에서 다채로운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펼쳐진다.2일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5일부터 8일까지 수원시 화성행궁에서는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의 수위의식과 군례가 펼쳐지는 것을 비롯, 민속전통 무예공연인 무예24기, 전통줄타기 등의 공연이 열린다. 추석인 6일에는 민속촌 궁중줄놀이팀이 나와 전통 줄타기를 선보이고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상설체험마당에서는 왕·왕비 의상 입어보기, 화전 만들기, 도자기 체험 등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된다. 8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시민들이 참여하는 가위바위보 대회가 열리고 오후 1시부터는 조선시대 최정예 부대였던 장용영의 수문장 교대의식이 재현된다. 추석날에는 화성행궁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한가위 맞이 민속한마당’이 열리는 용인 민속촌에서는 8일까지 한가위 맞이 큰굿, 거북놀이, 성주고사 등의 공연과 함께 도리깨, 풍구, 키 등 추억의 농기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표주박과 박바가지, 채색박인형만들기, 박터뜨리기 등 주체체험 행사도 열린다. 용인시 기흥읍 경기도박물관에서는 15일까지 널뛰기,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민속놀이와 북, 장구, 꽹과리, 징 등 풍물놀이가 열린다. 용인 에버랜드에서는 팽이치기, 제기차기, 고리던지기, 투호놀이, 버나돌리기 등 5종의 민속놀이를 체험하면 기념품을 증정하고 남사당공연팀의 줄타기, 풍물놀이도 준비했다. 과천 서울랜드에서도 5일부터 8일까지 투호놀이, 제기차기, 굴렁쇠, 공기놀이 등과 더불어 부채춤, 소고춤, 강강술래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민속놀이체험행사가 열린다. 부천 아인스월드는 3일부터 8일까지 가족과 함께하는 투호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윷놀이 등의 체험행사와 함께 잔디광장 개장 기념으로 가족, 친구, 연인이 함께할 수 있는 깜짝 이벤트도 마련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강강술래·부채춤 체험해 보세요

    강강술래·부채춤 체험해 보세요

    한가위를 앞두고 경기도내 곳곳에서 다채로운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펼쳐진다.2일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5일부터 8일까지 수원시 화성행궁에서는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의 수위의식과 군례가 펼쳐지는 것을 비롯, 민속전통 무예공연인 무예24기, 전통줄타기 등의 공연이 열린다. 추석인 6일에는 민속촌 궁중줄놀이팀이 나와 전통 줄타기를 선보이고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상설체험마당에서는 왕·왕비 의상 입어보기, 화전 만들기, 도자기 체험 등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된다. 8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시민들이 참여하는 가위바위보 대회가 열리고 오후 1시부터는 조선시대 최정예 부대였던 장용영의 수문장 교대의식이 재현된다. 추석날에는 화성행궁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한가위 맞이 민속한마당’이 열리는 용인 민속촌에서는 8일까지 한가위 맞이 큰굿, 거북놀이, 성주고사 등의 공연과 함께 도리깨, 풍구, 키 등 추억의 농기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표주박과 박바가지, 채색박인형만들기, 박터뜨리기 등 주체체험 행사도 열린다. 용인시 기흥읍 경기도박물관에서는 15일까지 널뛰기,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민속놀이와 북, 장구, 꽹과리, 징 등 풍물놀이가 열린다. 용인 에버랜드에서는 팽이치기, 제기차기, 고리던지기, 투호놀이, 버나돌리기 등 5종의 민속놀이를 체험하면 기념품을 증정하고 남사당공연팀의 줄타기, 풍물놀이도 준비했다. 과천 서울랜드에서도 5일부터 8일까지 투호놀이, 제기차기, 굴렁쇠, 공기놀이 등과 더불어 부채춤, 소고춤, 강강술래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민속놀이체험행사가 열린다. 부천 아인스월드는 3일부터 8일까지 가족과 함께하는 투호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윷놀이 등의 체험행사와 함께 잔디광장 개장 기념으로 가족, 친구, 연인이 함께할 수 있는 깜짝 이벤트도 마련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U토피아 관광’

    가족과 함께 자가용을 이용해 강원도 강릉으로 주말여행을 떠나는 홍길동씨는 차량안에서 휴대전화를 통해 길을 안내받고 가격이 저렴한 횟집과 맘에 드는 숙소를 골라 미리 예약했다. 아이들에게 보여줄 지역명소와 박물관의 입장표도 미리 예매했다. 동해안 관광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부모를 위해 국내 최고 웰빙 휴양단지가 조성된 평창의 황토방과 한방단지를 찾기로 하고 시설이 가장 좋고 저렴한 황토방을 미리 예약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선물로는 여행때 눈여겨 보았던 동해안 싱싱한 산오징어와 잘 말린 고추, 고랭지 배추의 구매예약도 잊지 않았다. 하루 뒤에는 상품이 택배 등으로 집으로 배달될 것이다. 모두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휴대전화로 이뤄진 일이다. ●유비쿼터스로 관광·구매 ‘꿈의 유비쿼터스(Ubiquitous:두리누리)’가 빠르면 오는 2008년부터 강원도 관광의 패턴을 바꾸어 놓을 전망이다. 길이 막혀 고생하던 일, 휴가철 바가지요금, 청정제품이 있어도 찾지 못해 구매가 어렵던 얘기는 휴대전화를 통한 ‘U강원’ 서비스로 모두 해결된다. 그것도 전국 어느 곳 어디서나 가능할 날이 머지 않았다. 강원도는 최근 굴지의 IT업체를 콘텐츠사업자와 소프트웨어 우선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U강원의 시동을 걸었다. 내년까지 25억원을 들여 기간망 준비와 전자상거래를 실행할 민간업체를 선정,2008년부터 본격적인 유비쿼터스 서비스에 뛰어들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와이브로(WiBro)등 8대 신규 서비스사업 외에 관광과 모바일 마케팅을 통한 지역특산품 판매, 스포츠·건강산업을 특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로 인해 관광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당장 실행 4∼5년 뒤면 연간 3조원대에 이르는 강원도 관광시장의 10%인 3000억원 이상이 유비쿼터스가 차지할 전망이다. 예약문화의 정착과 업체들의 경쟁의식이 높아지면서 강원 관광의 질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을 통해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비교평가되면서 최고의 품질과 저렴한 가격경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휴가철마다 기승을 부리던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지저분한 이미지도 사라지게 된다. 지자체간 업체간 경쟁으로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2009년부터는 스포츠·건강·교육산업까지 접목시켜 U강원을 업그레이드시킬 예정이다. 건강산업의 시장규모도 관광산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지자체마다 경쟁적 도입 이처럼 유비쿼터스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움직임은 전국 지자체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먼저 U-City를 도입한 부산시는 교통문제 해결과 항구의 물류센터, 컨벤션센터 분야에서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파주·운정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첨단·안전·방범에 접목하고 있다. 제주도는 정부로부터 텔레매틱스 시범도시로 선정돼 2년전부터 100억원을 들여 시행 중이지만 한정된 시장규모 때문에 크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 대전 등 광역단체도 나름대로 미래를 설계하며 유비쿼터스를 준비하거나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수익성은 내지 못해 업체들이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등 어려움도 많다. 김화종 U강원정책실장은 “강원도는 연간 7000만∼8000만명이 찾는 관광시장이 잘 형성돼 있어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TV홈쇼핑처럼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쇼핑과 관광예약 등이 가능한 새로운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깔깔깔]

    ●연인들의 처음과 끝-2 *싸우고 난 후 초기:“미안해.” 한마디에 눈 녹듯 풀어진다. 중기:조금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선물 하나면 풀어진다. 말기:작년에 받은 선물까지 뺏길 지경이다. *질투 초기:다른 이성한테 연락받을 때. 중기:첫사랑 얘기할 때. 말기:질투가 뭔데? *이별의 원인 초기:매력도 없고 성격이 안 맞는 것 같아서. 중기:꼴에 바람피우는 것이 어이가 없어서. 말기:능력없는 꼬락서니가 보기 싫어서.●난센스 퀴즈 문:법적으로 바가지 요금을 받아도 되는 사람은? 답:바가지 장사.
  • 반 고흐는 지금 태백에 있다

    반 고흐는 지금 태백에 있다

    항상 계절이 바뀌어 갈 때쯤, 마음 한구석이 비어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을 안고 강원도 태백의 고원자생식물원으로 떠나보자. 초록의 도화지에 노란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한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이 기다린다. 굳이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말하지 않더라도 강렬하고 애잔한 노란 물결로 비어있는 가슴 한쪽을 노란물로 덧입혀 보자. 삶에 대한 강렬한 희망과 의욕으로 당신의 몸과 마음이 채색될 것이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며 화폭에 담아냈던 노란 해바라기. 광기어린 눈으로 생명과 태양을 바라보며 그려낸 걸작으로 노란색이 그토록 강렬하다는 것을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그 후로 노란 해바라기는 강렬한 생명을 의미하게 되었다. 또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전쟁터에 끌려간 남편의 흔적을 좇아 헤매던 영화 ‘해바라기’에서 펼쳐진 광활한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밭.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는 그녀의 눈망울을 닮은 ‘해바라기’는 이젠 애잔함의 상징처럼 되어버렸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마찬가지다. 태양신 아폴로를 사랑한 요정 크리티에가 9일 동안 자신이 흘린 눈물만 마시며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해바라기가 됐다. 그래서 꽃말은 ‘열정과 그리움’. 역시나 이런 가슴 아픈 전설 때문인지 더욱 해바라기의 바다가 그리워진다.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을 가로지르는 삼수령 아래 위치한 강원도 태백의 ‘구와우’(九臥牛)마을. 아홉마리 소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붙여진 편안한 마을의 구봉산자락에 고흐의 사랑이 가득 담긴, 소피아 로렌의 애잔함이 잔뜩 묻어 있는 ‘노랑’의 물결이 가득하다. # 노란 천국으로 떠나는 여행 태백 시내에서 검룡소 이정표를 보고 들어선 마을에서 어렵지 않게 식물원을 찾았다.12만평이나 되는 식물원 전체에 해바라기밭은 아래쪽 2만평, 위쪽 3만 5000평. 도대체 감이 오지 않는다.12만평은 얼마나 크고 3만평은 또 얼마나 되나. 하여간 무지하게 넓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어선 식물원 입구. 처음 만난 것은 코스모스였다. 하늘하늘 화사한 웃음이 보는 이의 마음을 밝게 만든다. 빨강, 파랑 등 형형색색의 가녀린 코스모스의 위태로운 몸짓은 언제 보아도 오래된 누이를 만난 듯 정겹고 반갑다. 관람로를 따라 식물원에 들어서자 한바탕 전쟁을 치른 듯 ‘쑥대밭’이 된 해바라기밭이 눈에 들어온다. 한창 해바라기가 피어 있을 때인데 이게 웬일인가. 놀란 마음으로 다가서니 주인장의 ‘속상한 소리’가 노란 해바라기를 대신해서 서 있었다. “긴 장마에 자식 녀석들이 제대로 태양 빛을 보지 못하고 시들더니 지난주의 태풍 ‘우쿵’ 때문에 녀석들 대부분이 누워버렸습니다. 관람객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 올립니다.” 가슴이 ‘찡’해온다. 그래도 위쪽 해바라기밭은 분지여서인지 아직 쓰러지지 않고 노란 잎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한여름 꽃구경은 뜨거운 땡볕과 무더위로 고생을 하는데 역시 계절이 바뀌고 있어서인지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시원하고 날씨마저 선선해 꽃구경을 하기에는 ‘딱’이다. 쓰러져 있는 해바라기를 뒤로하고 산등성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자 여기저기서 야생화들이 눈에 띈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구절초, 편안한 연보랏빛의 벌개미취의 모습에 걷는 고생은 씻은 듯 사라진다. 잣나무가 우거진 호젓한 숲길이 끝나니 노란 해바라기가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 감동의 노란 물결 숲을 빠져나오자 해바라기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원두막이 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쉬라고 지어놓은 모양이다. 원두막 앞에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노란 물결이 출렁인다.“우∼와”하는 탄성과 함께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이 물밀듯 밀려온다. 눈앞에 일렁이는 노란 물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림으로 보았던 고흐의 해바라기보다 더욱 강렬함을 준다. 오두막에 앉아 불어오는 노란 바람에 온몸을 맡기며 세상 시름을 잠시 내려놓는다. 참 평화롭다. 크고 부드러운 능선의 굴곡을 따라 난 산책로. 손을 꼭 잡고 걷는 중년의 부부, 어깨를 감싸고 사진을 찍는 연인, 아장아장 걷는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가족들이 지나간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다니 너무나 신기하고 좋았다.3만평이 넘는 밭의 절반에 피어 있는 노란 해바라기는 한 방향만을 향해 머리를 들고 있다. 참 이상하다. 어찌 저 수많은 해바라기꽃이 한결같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 여행정보 태백 고원자생식물원(www.guwow.co.kr)의 해바라기 축제는 아마 이번 주말이 마지막일 듯싶다.‘자연의 일을 인간이 어떻게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겠느냐.’는 김남표 원장은 9월12일까지 축제를 열고 싶은데 긴 장마와 태풍 때문에 다음 주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어린이 2000원. 식물원 관람로를 따라 한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30분∼2시간이면 넉넉하다. 식물원에서는 해바라기 다음으로 인기있는 것은 해바라기 산야초 비빔밥. 더덕, 당귀, 메밀 새싹 등에 밥과 고추장,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고 비비면 매콤달콤한 비빔밥이 완성된다. 밥이 진짜 박으로 만든 바가지에 따로 나와 이색적이다.15년 묵은 된장으로 끓여낸 장국도 시원하다.7000원. 각종 산나물과 약초, 해바라기씨를 넣고 노릇노릇 붙인 산야초전도 별미.5000원. 이밖에도 동동주, 메밀전, 도토리묵 등과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 “내년엔 유채바다 만들터” 누가 첩첩산중에 이렇게 광활한 해바라기밭을 만들었을까. 얼마나 해바라기를 좋아했으면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했을까. 고원자생식물원 김남표(41)원장이 직접 가꾸고 심었다. 인테리어 사업을 접고 5년전 고랭지 배추를 재배했다가 수지가 맞지 않자 친구와 함께 식물원을 차렸다. “뭐 큰 뜻이 있어서는 아니고요. 배추 농사보다 낫겠다 싶어 해바라기를 심은 것이 계기가 되었어요.” 머리는 길어 늘어뜨렸지만 검게 그을린 얼굴, 마디 굵은 손가락을 보면 고생했던 세월이 쉬 느껴진다. “식물원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요. 일을 해도 끝이 없어요. 저기 보이는 언덕 돌담, 불과 1㎞도 안 되지만 혼자서 3개월을 고생한 끝에 만든 거예요. 처음에는 40㎏짜리 해바라기씨 10포대를 아주머니 30명이 열흘동안 심었어요.” 이 많은 해바라기는 어떻게 할까. 일단 해바라기씨를 전부 채취해서 기름도 짜고 다음해 심을 종자로 쓴다. 또 간단하게 음식도 만든다. 씨를 빼고는 모두 밭을 갈아 엎는다. 해바라기는 단년생으로 내년에 또 다시 씨를 뿌려야한다. 내년 봄에는 유채꽃 씨를 뿌려 다시 자생식물원을 노란 바다로 만들 작정이다. “뭐 사람이 산다는 것이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면 그게 제일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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