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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비단 수의, 삼베 수의/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비단 수의, 삼베 수의/최광숙 논설위원

    2011년 타계한 소설가 박완서씨가 가톨릭 신자가 된 것은 시어머니의 장례식이 계기가 됐다. 당시 종교가 없어 시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장의사를 불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흥정을 해야 했다고 한다. 효도를 핑계 삼아 관, 수의 등에 바가지를 노골적으로 씌운 후 노잣돈까지 찔러 넣게 하고 챙기는 행태에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렸단다. 그는 “내가 시어머님께 해드린 것 같은 대접을 받고 싶지 않아서 가톨릭 신자가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문단의 원로 작가 한말숙씨는 2003년 한 문인 잡지에 가상 유언장을 써 화제가 됐다. 그는 유언장에서 ‘수의는 엄마가 준비해 둔 것으로 입혀라. 만일 준비를 못 했으면 연옥색 나이트가운(100% 면), 흰 레이스가 달린 캡, 손과 발도 같은 레이스를 써라’라고 적었다. 우리는 삼베로 된 수의를 최고로 친다. 그러나 가격이 수십만~수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그렇다 보니 상주가 되면 삼베 수의와 가격 부담이 덜한 무명 수의 등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원래 삼베는 죄인이 입는 옷의 옷감이라고 한다. 신라 마의태자가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가누지 못하고 당시 서민들이 즐겨 입는 삼베옷을 입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 이후 죄인이나 부모 잃은 죄인의 심정으로 상주들이 삼베 옷을 입게 됐다. 반면에 수의는 비단과 명주 등으로 짓는 것을 효로 여겼다. 가난한 이들이 삼베 수의를 쓰긴 했어도 “오죽하면 삼베를 쓰겠나”라고 할 정도 삼베 수의를 멀리했다. 고인은 귀한 비단 옷을 입고, 상주는 거친 삼베옷을 입는 전통 장례 문화가 바뀐 것은 일제강점기부터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최연우 단국대 전통의상학과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삼베 수의는 조선총독부가 ‘의례준칙’에 담아 공포하면서 확산됐다. 그는 삼베 수의로 조선인들의 정신을 격하시키고 비단 등의 잉여 물자를 수탈하려고 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즉 삼베 수의는 일제의 잔재라는 것이다. 최근 최고급 수의 재료인 안동포가 올해 음력 윤 5월(6월 24~7월 22일) 덕분에 최근까지 지난해보다 2배가 넘는 3억 5000여만원어치나 팔렸다고 한다.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면 부모가 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예전에 우리 할머니들은 땅속에 묻히는 것을 ‘땅으로 시집가는 날’이라며 혼례 때 입은 원삼을 보관했다가 수의로 입기도 했다. ‘생전에 입던 옷 가운데 가장 좋은 옷’이나 ‘가장 좋아하는 옷’을 마지막 가는 길에 입으면 좋지 않을까. 삼베 수의가 일제의 잔재라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 트럼프 때늦은 비난… “인종주의는 惡”

    켄터키주 남부군 장군 동상 철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공개 비판했다. 지난 12일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 시위를 제대로 비난하지 않은 것을 놓고 악화된 여론을 감안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름휴가를 일시 중단하고 백악관으로 복귀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종주의는 악이며 미국인으로서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폭력을 야기하는 이들은 혐오스러운 범죄자”라고 밝혔다. 이어 “인종차별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만 해도 제약회사인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대통령 직속 자문단에서 탈퇴하자 트위터에 “바가지 약값을 낮출 시간이 더 많아졌겠다”며 비아냥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샬러츠빌 폭력 사태의 책임이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있다고 지목하지 않은 채 “여러 편에서 나타난 증오와 편견, 폭력을 규탄한다”고 책임을 ‘여러 편’에 돌렸다. 네오나치즘 신봉 사이트 ‘데일리 스토머’ 창설자인 앤드루 앵글린은 이에 대해 “대통령은 양쪽에서 모두 증오가 있다고 했고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악관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을 묵인했다가 파문이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자 뒤늦게 이를 무마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을 주저한 이유는 자신의 지지 기반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이고 자신도 인종주의자의 정서를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백인우월주의를 전파하는 대표적 극우 매체 ‘브라이트바트’ 뉴스 운영자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지 기반을 흔들 수 있으니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과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배넌의 해임을 건의해 배넌이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뒤늦은 성명에도 불구하고 후폭풍은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와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는 프레이저에 이어 대통령 직속 자문단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뉴욕시의 자택 ‘트럼프 타워’를 방문하자 수백명의 시민이 “인종주의자 트럼프 물러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미국의 인종주의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켄터키주 렉싱턴시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장군이던 존 헌트 모건 동상 등 남부연합 기념물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노예제를 상징하는 조형물로 인식돼 왔다. 샬러츠빌 폭력 시위도 남부군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하자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반발해 벌어졌듯이 다른 유혈사태가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1억 뒷돈 받고 술자리 욕설… 갑질 의사 100명

    술값 대납·골프장 부킹도 요구… 업체는 제품값 바가지 씌워 충당 의료보조기 판매업체에게 환자들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상상을 초월하는 향응과 접대, 금품을 상습적으로 받고 욕설과 폭언 등 온갖 갑질을 해온 정형외과 의사 100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0일 의료보조기 판매업체 H사 대표 문모(42) 씨를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문씨에게서 리베이트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의료법 위반 등)로 부산·경남지역 15개 병원 정형외과 의사 28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72명을 기관통보했다. 적발된 의사 수가 너무 많아 1000만원 미만 리베이트 수수자 72명은 사법처리 없이 기관통보 조치를 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문씨는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부산의 대학병원 3곳을 포함해 부산 경남 37곳 병원 정형외과 의사 100명에게 의료보조기가 필요한 환자 수천명을 소개받고 리베이트 명목 등으로 총 11억3700여만원을 준 혐의다. 이 의사들은 의족, 척추보조기 등이 필요한 환자에게 H사 직원을 병원으로 불러 보조기를 팔 수 있게 해주고 판매금액의 20∼30%를 월별 또는 분기별로 받아 챙겼다. 업체에서는 봉투에 현금과 함께 판매한 제품 및 개수 등 리스트를 동봉해 의사들이 리베이트 액수를 확인하도록 했다. H사는 시중보다 20∼30% 비싸게 제품 가격을 책정, 환자들에게 판매하며 폭리를 취했다. 리베이트를 맞추기 위해 28만원짜리 척추보조기를 40만원에 파는 등 환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웠다. 부산 A병원 의사 남모(50) 씨는 5년여간 9500여만원을 챙겼고 공소시효(2011년 2월) 이전에도 뒷돈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H사는 또 지난해 10월 경남에 개원한 40대 의사에게 환자를 소개해달라며 5000만원을 줬고 환자를 많이 소개해주는 의사들에게는 한우세트 등을 명절 선물로 줬다. 의사들은 리베이트 외에 H사에 학회비와 간식비 지원, 술값·밥값 대납, 골프장 부킹 등을 요구했고 모 대학병원 의사 2명은 성접대까지 받았다. 일부 의사는 술자리에서 나이 많은 업체 직원에게 반말하거나 욕설하는 등 하인 다루 듯이 했다. 이들 의사들은 경찰이 수사를 벌이자 ‘X레이 콘퍼런스 회의’를 개최하는 것처럼 꾸며 증거인멸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H사 대표에게 관련 자료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리베이트 금액이 큰 의사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없다며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동철 칼럼] 문화재청이 할 일과 정부가 할 일

    [서동철 칼럼] 문화재청이 할 일과 정부가 할 일

    고백하건대, 필자의 어린 시절 앨범에는 오늘날의 시각으로는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싼 장면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있다. 네댓 살 무렵이다. 동구릉을 이루는 무덤 가운데 하나였던 듯한데, 봉분 앞 석마(石馬)에 올라앉은 모습을 찍은 것이다. 50년도 더 된 1960년대 중반이다. 변명이지만 그 시절엔 그랬다. 왕릉에 소풍을 가면 당연히 무덤에 올라가는 것으로 알았고, 문·무인석(文·武人石)은 어른들의, 석마를 비롯한 석호(石虎)와 석양(石羊)은 아이들의 기념 촬영 파트너였다. 이제는 빛바랜 이 사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것은 술에 취한 대학생들이 경주 첨성대에 올라앉아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그동안 세월이 반세기가 흘렀고,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는데 아직도 저러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편으로 우리 사회에는 문화유산 보호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그렇게 소리 높여 외쳐도 듣지 못하는 사람은 여전히 듣지 못한다는 것을 이 사건은 증명했으니 얼마나 허탈할까 싶기도 했다. 첨성대 사건 이후 언론과 관련 시민단체는 문화재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인력 배치와 CCTV 설치에는 당연히 비용이 필요하다. 그 필요성은 언론이나 관련 시민단체보다 문화재청이 더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계획하는 문화재 보호 예산안은 해마다 국회에 넘겨지기도 전 기획재정부에서 잘려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문화재청보다 문화유산을 예산 배정 우선순위에서 멀찌감치 밀쳐 두고 있는 정부의 인식 자체를 비판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첨성대처럼 야외에 노출된 문화유산이라면 관리인을 두어 24시간 감시하고, CCTV도 사각지대 없이 설치하는 게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익근무요원이야말로 이런 데 배치해야 그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국방부는 문화재청에 말도 못 꺼내게 한다. 첨성대 사건은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대법원은 당시 숭례문 2층 누각에 올라가 불을 지른 사람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시 말해 이 사람이 내년이면 다시 세상에 나온다는 뜻이다. 죗값을 치르고 있는 사람에게 못할 말일 수도 있겠지만, 숭례문을 비롯한 목조 문화유산은 다시 불안해질지도 모른다. 그는 2006년 창경궁에 불을 지른 죄로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동안 더 큰 일을 저질렀다. 숭례문은 복원됐고, 경비도 강화됐다. 하지만 우리 속담처럼 열 사람이 한 사람의 도둑을 막지 못하는 법이다. 그렇다고 문화유산마다 국제공항 수준으로 보안검색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재보호법 처벌 기준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방화범도 교도소에서 삶을 마감해야 하는 처벌 기준이 있었다면 애초에 마음을 달리 먹었을지도 모른다. 첨성대 사건도 강력한 처벌 법규가 있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처벌 강화가 능사는 아니지만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중요한 수단의 하나라는 것도 분명하다. 공소시효 없는 강력한 문화재보호법이 시행됐을 때 필자도 ‘왕릉 석마에 올라탄 죄’의 값을 치를 용의가 있다. 문화유산 보호는 정부 전체가 문화재청의 조력자가 되어도 될까 말까 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지금은 청 단위 작은 조직에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기는커녕 온갖 궂은일만 떠넘겨 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실상이다. 숭례문이나 첨성대처럼 눈에 보이는 문화재 파괴와 훼손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역사적 가치가 너무나도 뚜렷한 땅속 유적이 보존 비용이 없어 사라지는 사례는 오늘도 줄을 잇는다. 엊그제 문화재청장이 새로 임명됐다. 새 청장이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정부도 문화유산 보호 정책에 대한 대접을 지금까지와는 달리해야 한다. 그렇게 문화유산 보호의 틀을 비로소 정립한 정부라는 평가를 받기 바란다.
  • 여전히 열악한 사육 환경…케어가 공개한 에버랜드 북극곰 통키 근황

    여전히 열악한 사육 환경…케어가 공개한 에버랜드 북극곰 통키 근황

    비좁은 사육장과 열악한 환경으로 일종의 정신질환까지 보였던 에버랜드 북극곰 통키. 통키는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동물권 단체 케어는 27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에버랜드 북극곰 통키의 근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에버랜드는 2015년 통키의 열악한 사육 환경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당시 에버랜드는 사육장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행동풍부화 훈련을 실시하는 등 시설의 일부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통키의 사육 환경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상 속 통키는 폭염 속에서도 우리에 홀로 방치돼 있었다. 통키카 자유롭게 수영할 수 있는 곳 역시 보이지 않았다. 바가지에 물 조금이 전부였다. 케어 측은 “통키가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30~34도 더위 속에서 물 한 방울 없이 철저히 숨겨져 있었다”고 지적하며, 28일 한강 여의나루 시민공원 선착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내용을 폭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영상=케어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사설] 운전자에게 떠넘기는 민자고속도로 고리 이자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비싼 이유가 드러났다. 대주주들의 ‘셀프 고리(高利) 장사’가 주범 중 하나라고 한다. 민간 사업자들이 고속도로 건설 사업비를 다름 아닌 자신으로부터 빌리고, 최고 48%까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고리 이자를 받는 잇속을 챙겨 왔다. 그동안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에도 여태껏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제 그 원인을 찾았으니 운전자들을 봉으로 아는 민자고속도로사업 전반에 대해 손을 봐야 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최근 조사한 결과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는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재정고속도로보다 평균 2배 비싸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정부가 운영하는 남부 구간보다 민자로 운영하는 북부 구간이 2.6배나 비싸다. 아무리 비싸도 이용자들은 먼 길을 돌아가지 않는 한 울며 겨자 먹기로 식으로 비싼 요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출자자는 국민연금공단(86%) 등이다. 놀라운 것은 연금공단이 건설비 1조 2000여억원을 자신으로부터 연 7.2~48%로 나눠 빌리고, 받아 챙긴 이자만 8168억원이다. 연금공단이 대주주이자 채권자인 셀프 차입 구조를 띠는 희한한 재무구조이다 보니 가능한 일이다. 연 48%라면 악덕 고리대금업자도 울고 갈 수준의 높은 이자다. 연금공단은 대구부산고속도로 등도 지분을 갖고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1조 9600억원의 이자수익을 챙겼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돈놀이도 있나 싶을 정도다. 그 이자는 결국 고속도로 이용자들에게 통행료 바가지를 씌워서 갚은 것이니 분통 터질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천공항고속도로 등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외환위기 직후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민자도로의 사업자들에게 과도하게 이익을 안겨 주는 구조를 만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더이상 이들의 땅 짚고 헤엄치기식 운영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기재부는 지체 말고 민자사업 자금 조달 방식을 손질하라. 그러지 않으면 통행료 부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그제 포천 시민들이 구리~포천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를 주장하며 10만명 서명 운동에 돌입했겠는가. 통행료를 낮추기 위해 우선 대출금리가 싼 시중은행으로 갈아타라. 사업계약 기간을 연장하거나 사업자 변경을 통한 통행료 인하 추진도 필요하다.
  • 어린이집 방학 맞춰, 동료 휴가 피해… 맞벌이 엄마 아빠 ‘7말8초 눈치작전’

    “부서 내 2명 동시에 못 가 비슷한 처지 동료끼리 눈치” 중소기업에 다니는 워킹맘 이모(34)씨는 여름휴가 문제를 놓고 최근 직장 동료와 실랑이를 벌였다. 이씨는 팀장에게 “이번 달 31일부터 일주일간 휴가를 쓰겠다”고 보고했다. 여행과 관련한 예약도 모두 마쳤다. 그런데 동료 직원이 뒤늦게 같은 기간에 휴가를 가겠다고 나섰다. 팀원 두 명이 동시에 자리를 비울 수 없기 때문에 한 명은 반드시 양보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씨가 네 살배기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의 방학 기간이어서 휴가를 옮길 수 없다고 했더니 동료 직원도 같은 이유를 들었다. 이씨는 “결국 늦게 말한 동료가 휴가를 늦추기로 해 정리가 됐지만 휴가 때마다 ‘쟁탈전’을 벌이는 게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엄빠’(엄마·아빠의 줄임말)들에게 ‘여름휴가’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겨 주고 있다. 성수기인 ‘7월 말 8월 초’에 맞춰 어린이집이 방학에 돌입하는 데다 피서지마다 바가지요금이 극성이다. 또 극심한 정체에 휴가가 악몽이 되기도 한다. 또 가족과 함께 해외로 한번 떠나려니 비용이 만만찮고 아이를 부모에게 맡기고 떠나자니 ‘못난 자식’ 같아 망설여진다. 직장 내 돌발상황도 변수다. 직장 상사와 휴가가 겹쳐 어쩔 수 없이 양보해야 하거나 업무 때문에 휴가를 미뤄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41) 차장은 “어린이집 방학에 맞춰 가족 여행을 해외로 다녀오려고 6개월 전부터 계획했는데 ‘당분간 비상 대기하라’는 공지가 내려와 급히 취소했다”고 털어놨다.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는 한판 ‘육아 전쟁’이 벌어진다. 다섯 살 쌍둥이 딸의 아빠 강모(33)씨는 “은행에 다니는 아내가 지난해 육아휴직을 썼다는 이유로 올해는 연차를 하나도 못 받았다”면서 “이번 어린이집 방학 때는 혼자서 아이 둘을 돌봐야 할 판”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현행법상 어린이집은 천재지변, 감염병 발생 등 특수 상황이 아니면 휴원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방학이 허용되지 않지만 학부모 동의가 있으면 최소 인력으로 운영할 수는 있다. 어린이집도 방학 기간 당번 교사가 나오기 때문에 아이를 보내도 된다고 공지는 한다. 하지만 부모들은 어린이집 교사들도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 기간에 아이를 차마 보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김모(35)씨는 “어린이집에서 방학 한 달 전에 보내는 동의서는 사실상 아이를 보내지 말아 달라는 무언의 압박”이라고 말했다. 일부 부모는 어린이집 방학 때 아이를 도우미에게 맡기고 휴가를 아예 9월이나 10월에 가기도 한다. 도우미 비용을 내더라도 비성수기를 노리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이들은 ‘프캉스’(프리와 바캉스의 합성어)족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올해 추석 전후로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가 형성돼 ‘사면초가’에 빠진 엄빠들도 생겼다. 7~8월 극성수기 뒤에 또 다른 극성수기가 나타난 것이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10월 초 항공권은 올해 초에 동이 난 상태”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소비자 물 먹인’ 물 건너온 생수… 수입가보다 22.5배

    ‘소비자 물 먹인’ 물 건너온 생수… 수입가보다 22.5배

    맥주 6.5배·마요네즈는 4배 비싸져 국내산 대비 수입산 가격 3배 높아생수 등 주요 수입가공식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세관을 통과한 수입가격보다 최대 6배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주요 소비생활 수입가공식품 6개 품목군(18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조사해 14일 발표했다. 수입산의 ‘통관 후 수입가격’ 대비 ‘판매가격’은 최대 6.6배 차이가 났다. 예컨대 수입 생수는 통관 후 수입가격이 100㎖에 86원이었지만 국내 판매가는 563원이나 됐다. 원산지별로 보면 국내 판매가격이 통관 후 수입가격보다 22.5배나 비싼 수입 생수도 있었다. 아무리 관세나 수입인지 등 부대 비용이 붙는다고 해도 ‘바가지’란 비난이 나올 만하다. 맥주도 6.5배 차이가 났으며 소스(마요네즈) 4.0배, 소스(케첩) 3.2배, 주스 2.0배 순서였다. 소비자원은 같은 종류의 국내산 식품과도 비교조사했다. 그 결과 수입산 식품이 동종(同種) 국내산보다 1.2~3.0배 비쌌다. 국내산 대비 수입산 가격이 가장 비싼 품목군도 역시 생수로 약 3.0배 높았다. 특히 일반 수입 생수는 국내산보다 7.5배나 비쌌다. 수입 탄산수는 2.8배였다. 수입 아이스크림(바)도 6.0배 비쌌다. 국내산보다 저렴한 수입산 식품도 있긴 했다. 초코칩 쿠키는 수입산이 국내산의 0.7배, 파스타소스(크림)는 0.9배로 더 쌌다. 가격 비교조사는 국내 백화점 3곳, 대형마트 6곳(온·오프라인 각 3곳)에서 올 3월부터 5월까지 총 4회 이뤄졌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차유람, 아빠 이지성 닮은 딸과 모녀샷 ‘깜찍 바가지머리’

    차유람, 아빠 이지성 닮은 딸과 모녀샷 ‘깜찍 바가지머리’

    차유람이 공개한 딸 한나양의 사진이 재조명됐다. 차유람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먹을 때 너무 예뻐 #사랑해사랑해사랑해”라는 글과 함께 딸 한나양과 함께 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컵에 든 음료수를 마시는 한나 양의 모습과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는 차유람의 모습이 담겨있다. 두 사람의 닮은 외모가 미소를 자아낸다. 한편, 차유람과 이지성 부부는 최근 방송된 ‘휴먼 다큐-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결혼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불타는 청춘’ 임성은, 방부제 미모+솔직 매력 “갔다 왔다”

    ‘불타는 청춘’ 임성은, 방부제 미모+솔직 매력 “갔다 왔다”

    영턱스클럽 임성은이 ‘불타는 청춘’에 첫 등장했다. 4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서 임성은은 변하지 않은 동안 미모와 함께 솔직한 매력을 뽐냈다. 그는 “나 너무 주책바가지로 나오는 거 아닌가?”라고 걱정하면서도 구본승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바캉스라고 행복해했다. 김국진은 “영턱스클럽하기 전에 투투했잖아”라고 말했고 임성은은 ‘바람난 여자’ 춤을 즉석에서 춰 보이며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다. 김국진은 “황혜영과 신경전이 대단했다”고 말했고 임성은은 “다 기억하신다”고 놀라워했다. 박재홍, 최성국 등은 당시 나이트, 길보드 차트 등을 언급하며 임성은을 반겼다. 특히 임성은은 류태준의 결혼 질문에 쿨하게 “갔다 왔다. 작년에 이혼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근황에 대해서는 “보라카이에서 사업 중이며 직원만 80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성은은 1990년대 그룹 영턱스클럽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06년 돌연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뒤 6살 연하의 남편 송 씨를 만나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신혼집을 차렸다. 이후 보라카이에서 대형 스파 시설은 운영하며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캠핑장 갖춘 도심 주변 피서지 ‘눈길’

    캠핑장 갖춘 도심 주변 피서지 ‘눈길’

    기다리던 휴가의 계절이다.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산으로 바다로 떠날 생각에 마음이 설레지만 교통체증에 피서 인파, 바가지 상혼이 벌써 걱정된다. 그러나 도심 주변을 살펴보면 이런 걱정을 날릴 피서지가 곳곳에 있다. 경기 남부의 경우 안양 병목안공원, 의왕 바라산자연휴양림, 군포 초막골생태공원의 캠핑장이 대표적이다.2일 안양시에 따르면 수리산(해발 489m) 자락 병목안캠핑장은 시민공원이 인접해 공원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호리병 모양을 닮은 시민공원은 채석장 절개면에 조성됐다. 인공폭포, 사계절정원 등을 갖춘 안양의 숨겨진 명소다. 높이 65m, 폭이 95m에 이르는 인공폭포는 절벽을 따라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캠핑뿐만 아니라 공원의 사계절정원과 수리산 자연 학습장에 만발한 각종 식물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수암천을 사이에 두고 3곳 캠핑장에 데크 50동을 갖췄다. 취사장, 샤워실, 화장실 등 모든 편의시설을 갖춰 어린 자녀를 동반한 캠핑족에게 편리하다. 매달 5일부터 3일간 다음달 예약을 받는다. 요금은 데크 1곳당 1만 5000~2만원 정도다. 바라산(428m) 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주변에 자연경관이 빼어난 청계산과 백운호수 등이 있다. 도심에서 가까운 가볼 만한 자연휴양림 5곳 중 하나로 경기도가 선정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50개 데크가 있는 캠핑장은 4.2㎞의 산책로, 등산로가 연결돼 있다. 도심 속 생태문화공간인 초막골생태공원 캠핑장은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맹꽁이습지원, 옹기원 등 생태환경, 역사유적과 마주한다. 52면의 데크가 있다. 침실과 거실, 부엌 등 모든 시설을 갖춰 호화롭게 캠핑할 수 있는 글램핑 16곳이 인기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세계에서 군함이 가장 비싼 나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세계에서 군함이 가장 비싼 나라

    최근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Adelaide)에 있는 호주 국영 방산업체 ‘호주잠수함공사(ASC·Australian Submarine Corporation)’ 조선소에서 호주 해군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호바트(HMAS Hobart)함의 인수식이 거행됐다. 6300톤급의 ‘미니 이지스함’인 이 구축함은 비록 미국 등 강대국의 이지스 구축함보다 덩치는 작지만, 나름대로 호주 해군이 10여 년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차세대 방공 구축함 사업의 결실이었고, 호주 해군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군함이었다. 그러나 이 구축함의 인수 소식을 접한 호주 국민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크기는 ‘미니’, 가격은 ‘더블’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자국 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미치는 나라가 거의 없는 나라다. 한동안 껄끄러운 관계에 있었던 인도네시아와는 관계가 점차 개선되고 있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뉴질랜드와는 대단히 밀접한 군사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렇듯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없는 호주가 이지스함을 포함한 고가의 무기체계들을 사들이며 군사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중국 때문이다. 호주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이 자국 안보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공군력 현대화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호바트급 이지스 구축함 획득 사업은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했다. 구형함 위주로 구성된 호주해군 함대는 중국의 신형 미사일이나 항공기 공격에 취약했고,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함대를 지키기 위한 전투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호주는 지난 2005년 공개 입찰을 시작했다. 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두 곳이었다. 하나는 미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을 약간 변경한 디자인을 제시한 미국의 깁스 앤 콕스(Gibbs & Cox)였고, 다른 하나는 스페인 해군의 F100급 디자인을 제시한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였다. 미국의 제안은 알레이버크급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만재배수량 8100톤짜리 대형 구축함이었고, 스페인의 제안은 이보다 훨씬 작은 6000톤급 호위함에 이지스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얹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미니 이지스함’ 개념이었다. 전체적인 성능을 놓고 보자면 미국 업체가 제시한 설계안이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대형 선체에 64기에 달하는 미사일 수직발사관, 대구경 함포, 2개의 근접방어기관포(CIWS) 등 호주 해군이 주력 전투함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성능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1척에 1조 원에 가까운 가격이었다. 스페인이 제시한 설계안은 6000톤이 조금 넘는 선체에 이지스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탑재하되, 미사일 발사관과 유도장치, 무장 등이 일부 축소된 디자인이었다. 종합적인 전투 능력에서는 미국이 제시한 설계안보다 떨어졌지만, 1척에 6000억 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호주 해군이 마련한 예산 수준을 맞출 수 있었다. 호주 국방부는 수년 간의 검토 끝에 스페인 설계안을 채택하고, 2010년부터 F100급 구축함을 바탕으로 개발한 호바트급 구축함 건조 작업에 착수했다. 이 구축함의 건조는 호주 국내에 있는 조선소들이 맡았다. 멜버른(Melbourne)에 있는 영국계 방산업체 BAE 시스템즈 조선소를 비롯해 애들레이드(Adelaide)의 호주 국영 방산업체 ASC, 뉴캐슬의 민간업체 포르각스(Forgacs) 조선소 등이 사업에 참여했다. 거대한 선체를 모듈로 나눠 각각의 조선소에서 제작한 뒤 애들레이드에서 최종 조립해 배를 완성하는 방식이었다. 착공식에 참석한 그레그 컴벳(Greg Combet) 당시 호주 국방·물자 및 과학부장관은 “호바트급 이지스함 건조 사업으로 3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으며, 200여 명의 견습생들이 첨단 함정 건조 경력을 쌓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기대가 국민적 분노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각 조선소에서 제작된 블록을 최종 조립을 위해 ASC 조선소로 옮겼으나, 막상 조립을 하려고 하니 각 블록들의 규격이 맞지 않아서 조립 자체가 불가능한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이미 만들어진 각 블록은 전부 해체되고 처음부터 다시 블록을 제작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비용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 황당한 사건의 조사를 맡은 호주국가감사국(ANAO·Australian National Audit Office)은 사건의 원인을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스페인 측이 제공한 설계도면 자체에 오류와 결함이 많았고, 지금까지 이러한 첨단 함정을 만들어본 적이 없는 호주 국내 조선소들은 자신들에게 제공된 설계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도면대로 블록을 제작했던 것도 문제의 원인이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각각의 블록은 완전히 서로 다른 규격으로 제작됐다. 호바트급 구축함 건조 사업은 각 지역 조선소에 일감을 나눠주기 위해 블록 조립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어떤 조선소는 길이 단위로 인치법을, 어떤 조선소는 미터법을 사용했고, 서로 사용한 길이 규격이 다르다보니 각 블록의 크기와 접합부가 전혀 맞지 않았다. 선체 블록을 도크에서 대강 맞춰 보니 배의 척추라 할 수 있는 용골 부분이 불쑥 튀어나오는 등 도저히 조립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기획·설계 단계의 문제에 더해 호주 조선소의 저조한 생산성도 비용 상승에 한몫했다. 이 구축함 건조 사업의 주계약자였던 호주잠수함공사(ASC)는 국영기업이었지만 강성노조가 장악해 모든 군함의 도입 가격을 기획단계의 몇 배로 올리고 납기일도 몇 년씩 늦추기로 악명이 높았던 조선소였다. 지난 2014년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이 의회에서 “나는 그들이 카누를 만든다고 해도 못 믿겠다”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당초 1척에 6000억 원 수준으로 계획되었던 호바트급 구축함의 가격은 2조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되었다. 호주국가감사국이 추산한 호바트급 구축함 3척의 도입 비용은 약 87억 호주달러, 약 7조 5000억 원에 달한다. 1척당 2조 5000억 원으로 당초 계획의 4배 이상으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호주 여론은 들끓었다. 1척에 2조 5000억 원이라면 미 해군의 1만 4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줌왈트(USS Zumwalt)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한국 해군의 1만 톤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1척에 약 1조원이고,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1만 톤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27DDG가 1척에 2조 2000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함정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호주의 6000톤짜리 미니 이지스함이 얼마나 비싼 것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고비용 저효율 ‘마이너스의 손’ 사실 호바트급 구축함의 ‘재앙’은 사업 전부터 예견되어 왔었다. 이런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자국 국방장관이 공개석상에서 ASC의 비효율적인 건조 능력에 대해 비난할 만큼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 해군 주력 잠수함인 콜린스급(Collins class)이다. 호주는 잠수함 전력 강화를 위해 1987년 스웨덴 코쿰스(Kockums)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3000톤급 잠수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호주 해군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1척에 8억 달러라는, 당시 원자력 잠수함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가격으로 건조된 이 잠수함은 건조 단계에서부터 심각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호주 국영 방산업체인 ASC는 건조 단계에서부터 기술자문인 코쿰스의 조언과 경고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기술 부족에도 불구하고 설계와 국산화 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부르는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서 쏟아냈다. 결국 분노한 코쿰스는 사업에서 손을 놔버렸고 ASC가 주도해 완성시킨 잠수함의 완성도는 문자 그대로 재앙 수준이었다. 규격에 안 맞는 프로펠러를 달았다가 떼어내고 다시 다는가 하면, 동력계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계속 일어났고, 잠수 중 선체로 물이 새어 들어왔다. 잠수 상태에서 잠망경을 올리면 항해가 거의 불가능해질 정도로 난류(Turbulent flow)도 발생했다. 이러한 난류는 수중에서 잠수함의 선체를 요동치게 만들뿐만 아니라 소음도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에 잠수함에게는 치명적인 문제점이었다. 결국 해외 방산업체들의 도움을 얻어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6척의 잠수함은 개량에 들어간 비용까지 합쳐 1척 평균 8000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납품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 미달인 이 잠수함에 분노한 호주해군은 도입 10년도 채 되지 않아 대체 잠수함 도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은 몇 배나 바가지를 쓰면서 결함투성이의 군함을 만드는 호주의 ‘마이너스의 손’ 흑역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주해군 최대의 군함인 캔버라급(Canberra class) 헬기상륙함은 동형인 스페인 해군 후안 카를로스 1세(Juan Carlos I)의 2배 가격으로 건조되었음에도 시운전 단계부터 선체 균열과 누수, 엔진 출력을 높이면 발생하는 추진축의 과도한 진동 문제 등 국가감사국이 밝혀낸 결함만 1만 4000여 가지에 달했다. 현용 호주해군 주력 전투함인 안작(ANZAC)급 호위함의 경우 독일의 메코 200(MEKO 200)형 호위함의 설계를 들여와 자국에서 건조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상당수의 무장과 센서를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시기 동일 함정을 도입한 다른 나라들의 1.5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했다. 이 같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기술력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국산화가 요구된 점, 강성노조가 장악한 국영 조선소들의 느슨하고도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납기일이 늦춰지고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노조의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풍토는 890억 호주달러(약 7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호주 국방부에게 상당한 고민거리였다. 이 때문에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은 “나는 ASC가 잠수함이 아니라 카누를 만든다고 해도 못 믿겠다”는 독설을 날리는 한편, “국내 조선업계의 비효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규 군함 도입은 해외 직구매로 할 것”이라는 경고를 날렸지만, 이 같은 발언이 노조의 미움을 사면서 존스턴 장관은 결국 장관 자리에서 쫓겨났다. 존스턴 장관이 경질된 후 호주 국방부는 12척의 잠수함 구입에 43조원을, 9척의 호위함과 20여 척의 초계함을 획득하는데 33조원의 비용을 투입할 것이며, 신규 획득되는 군함들은 모두 호주 국내에서 건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업 기획 단계에서 공개된 사업비용조차 해외 국가들이 도입하는 유사 규모 군함들보다 몇 배나 비싼 수준으로 책정되었다는 지적이 빗발치는 가운데 호주 군사전문가들과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이번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 혈세를 낭비할지 수군대고 있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강에 물 한 바가지 버린 남성, 교도소행 위기…왜?

    강에 물 한 바가지 버린 남성, 교도소행 위기…왜?

    미국의 한 부부가 올린 영상이 네티즌과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지역방송 WFTV9과 뉴욕데일리 등 외신은 미국 플로리다 출신의 한 남성이 수생 초식성 포유동물인 매너티(바다소)가 서식하는 강물에 물을 뿌려 매너티를 놀라게 하고 괴롭힌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인 마리아 맥코믹은 남편 스콧이 플로리다 주 볼루시아 카운티에 있는 세인트 존스 강에서 양동이에 담긴 물을 붓는 모습을 촬영해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마리아는 “남편이 배에서 물을 퍼내고 있었는데, 물을 버릴 때마다 강가에서 거대한 흙탕물이 튀기는 것을 보았다”며 “이 강에서 수영하지 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강 속에 매너티가 사는 것을 몰랐던 것인지 이를 알면서 재미로 계속해서 물을 뿌린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예민한 매너티 무리에게 부부가 버린 물은 큰 파장으로 돌아왔다. 멸종위기종인 매너티는 바다와 강을 오가며 지내는 생물로, 특히 기온이 떨어지거나 교미기간에 따뜻한 물이 있는 존스 강으로 찾아온다. 플로리다 주민 대다수는 이를 잘 인지하고 있기에 어떠한 경우라도 그들의 서식지를 침해하지 않는다. 주민들과 네티즌들은 이 부부가 주에서 정한 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 동물 보호협회(The Flor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매너티를 자유롭게 내버려두고 존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수영을 하거나 배를 타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플로리다 주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학대할 경우 2급 경범죄에 속한다. 연방정부에서 보호하고 있는 동물이라면 기소를 당할 수도 있다”며 “최대 1년 징역형, 최고 5만달러(약 5700만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회 관계자들은 그들이 남성과 이야기를 나눴는지, 어떤 종류의 동물이 물 속에 있었는지 확인해주지 않았고, 보고된 사건을 조사중이라고만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뉴욕데일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김기방, 김희경 결혼 ‘예비신부 누구? 바가지머리 메인 모델’ [전문]

    김기방, 김희경 결혼 ‘예비신부 누구? 바가지머리 메인 모델’ [전문]

    배우 김기방이 뷰티·패션 사업가 김희경과 결혼한다. 22일 김기방의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김기방이 9월 30일 서울 모처에서 가족 및 가까운 친인척만 초대해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린다. 김기방이 방송에서 언급했던 여자친구가 예비 신부다”라고 전했다. 김기방은 예비신부와 약 2년여의 교제 끝에 결혼을 약속했다. 김기방은 최근 예비신부 김희경과 함께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나 주례 , 축가 등 예식과 관련해 세부사항을 정리 중이다. 예비 신부는 화장품 브랜드 그라운드플랜 김희경 부대표로 1세대 인터넷 쇼핑몰 바리에디션(구 바가지머리)의 메인모델로도 유명하다. 김기방은 지난 12월 JTBC ‘인생메뉴-잘 먹겠습니다’에 출연해 “여자친구와 1년째 열애중이다. 미래까지 생각하면서 예쁘게 잘 만나고 있다”고 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김기방은 2005년 영화 ‘잠복근무’로 연예계에 데뷔,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개성있는 마스크와 유쾌한 연기로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음은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입니다. 금일 배우 김기방 씨와 관련된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배우 김기방 씨가 뷰티 패션계 사업을 하고 있는 일반인과 오는 9월 30일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소중한 만남을 이어 온 가운데,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평생의 동반자가 되어 함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예식은 서울 모처에서 가족 친지들과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여 조용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에 당일 취재 및 촬영 협조가 어려운 점 미리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한 가정을 이뤄 새로운 출발을 앞둔 두 사람의 앞날을 함께 축복해주시길 바라며, 결혼 후에도 변함없이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김기방 씨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나도 몰랐던 ‘물맛’ 혀와 뇌는 알고 있다

    나도 몰랐던 ‘물맛’ 혀와 뇌는 알고 있다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요즘은 수돗물도 함부로 마시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예전에는 동네마다 있는 약수터에서 맑고 시원한 지하수를 맘껏 마셨다. 약수를 받기 위해 물통을 길게 줄세워 놓는 풍경도 익숙했다. 무더운 여름 등산을 하다가 산 중턱에서 만나는 약수터에서 시원하게 물 한 바가지를 들이켜면 절로 “카~! 물맛 참 좋다”는 감탄이 터져나온다.‘물맛’이라는 것이 있을까. 이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이 궁금증을 가졌던 부분이기도 하다. 수천 년 동안 자연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물은 무미(無味)하다고 주장해 왔다. 기원전 330년경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천연 상태의 물은 그 자체로 무미(tasteless)하며 물맛은 우리가 맛을 느낄 수 있는 기본 조건이자 미각의 기준점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물맛을 두고 논쟁을 벌여 왔지만 우리 혀에는 물맛을 감지하는 세포가 없기 때문에 물맛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생물학 및 생명공학부와 독일 뒤스부르크 에센대 의대 공동연구진이 포유류의 혀에도 물맛을 감지하는 미각수용체(TRCs)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곤충과 양서류가 물을 감지하는 신경세포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포유류도 비슷한 세포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유류 특히 사람의 혀는 최대 200가지의 복합적인 맛을 구별할 수 있지만 순수하게 혀가 인식하는 맛은 짠맛, 신맛, 단맛, 쓴맛, 감칠맛이라고 불리는 우마미(umami) 등 5가지로 알려져 있다. 글루탐산의 맛을 표현하는 감칠맛이 기본 맛에 포함된 것도 2000년에 들어서였다. 매운맛이나 떫은맛은 촉감이나 통감이 섞인 미각이기 때문에 혀가 순수하게 느끼는 맛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혀가 순수하게 느끼는 여섯 번째 맛으로 ‘물맛’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물을 감지하는 미각수용체를 찾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기본 5가지 맛을 느끼는 미각수용체를 차례로 제거하면서 생쥐가 물을 마실 때 특정 뇌 부위와 혀 세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물을 마셨을 때 신맛을 감지하는 감각수용체가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맛 TRCs가 제거된 생쥐는 물과 투명하고 무미한 실리콘 오일을 구별하지 못하고 마시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물맛을 느끼는 TRCs가 신맛을 느끼는 부분과 상당 부분 겹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험을 주도한 오카 유키 칼텍 교수는 “물이 혀에 묻어 있는 침을 씻어내는 순간 미각수용체가 반응하는 것으로 봐서는 물이 맛을 느끼는 혀의 감각세포인 미뢰의 pH(산도)를 변화시킴으로써 물맛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맛이 어떻다고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쥐의 뇌간 영역에서 물에만 반응하는 뉴런을 발견한 파트리시아 디 로렌조 뉴욕주립대 행동신경과학 교수는 “기본적인 맛은 5가지밖에 없다는 지배적 견해에 대한 명쾌한 반론이 제기된 만큼 맛의 정의를 내리는 작업이 다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유류의 혀에서 물맛을 느끼게 하는 ‘아쿠아포린’이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듀크대 시드니 사이먼 교수도 “물은 인체의 75%, 지표면의 75% 이상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흔한 물질인데 인간이 물맛을 느끼도록 진화되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물맛이 여섯 번째 맛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물맛이 기본 맛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물에서 무슨 맛이 느껴진다는 것은 다른 것을 먼저 맛본 뒤에 경험하는 사후효과(after-effect)일 뿐이지 고유의 맛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신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면 단맛이 느껴지고 짠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면 쓴맛이 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정우택 “4대강 물, 한 바가지라도 그냥 흘려보내선 안돼”

    정우택 “4대강 물, 한 바가지라도 그냥 흘려보내선 안돼”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4일 “(가뭄 해소를 위해) 4대강 보(洑) 물을 한 바가지라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정 권한대행은 이날 저수율이 평년의 46.9% 수준인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를 찾아 “가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권한대행은 “보에 담겨 있던 물을 지금 이 시각에도 그냥 흘려보내는 것에 대해 농민 가슴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질 것”이라며 “대통령부터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저희가 노력하겠다”고 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정 권한대행은 “22조원을 들인 4대강 사업을 ‘잘 만들어진 가뭄 대책’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며 “4대강과 그 지류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방안을 찾게 해 필요하다면 예산을 확보하고, 재난특별지역 선포 여부도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송석준 재해대책위원장, 홍문표·정진석·김태흠·이명수·박찬우·정용기·성일종 의원 등이 함께했다. 정 권한대행 일행은 이어 지난 1일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한 금강 공주보를 찾아 수위 저하(8.75→8.55m)에 따른 양수 대책 등을 살폈다. 이 자리에서 정 권한대행은 “방류를 통해 녹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잘못”이라며 “녹조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만큼 항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석한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은 보여주기식 ‘쇼통’에 전념하지 말고 소통을 해야 한다”며 “지금 당장 보를 닫고 양수시설 확충에 추경예산이나 특별교세가 지원되도록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홈런 때리고 밟아야 할 길/송한수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홈런 때리고 밟아야 할 길/송한수 체육부장

    당신, 오늘 어디에서든 홈런을 때렸는가. 그러나 기쁨을 아끼는 게 좋다. 너무 지나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 먼저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그라운드에 ‘나’만 존재하진 않는다. 홈런을 맞은 쪽에선 고개를 숙이기 마련이다. 상대방을 응원하는 관중은 또 어떤가. 달아오른 쪽이나 가라앉은 쪽 모두에게 금세 찬물을 끼얹는 꼴이다. 사례는 적잖다. 최근 대학야구에선 희한한 풍경이 벌어졌다. 만루 기회에 친 공이 담장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타자는 울 뻔했지 뭔가. 규정을 어긴 죄(?)로 아웃 판정이 돌아왔다. 하도 좋아서 앞선 주자를 추월하고 말았다. 어언 35년 역사를 뽐내는, 내로라하는 프로에서도 몇 차례 나온 광경이다. 제1호는 1999년 4월 21일 충북 청주구장에서 탄생했다. 한화-쌍방울 경기 때였다. 홈팀 송지만(44·현 넥센 코치)이 6회말 투런 아치를 그렸다. 그러나 들뜬 나머지 홈 베이스를 스치지도 않았다. 판세를 굳힐 태세로 흥분한 그는 덕아웃에 뛰어들어 박수를 받았지만 곧장 아웃 통보에 몸을 떨었다. ‘동네 야구’도 아닌 ‘진짜 선수’들이 규정을 어긴다. 다른 이들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어쩔 수 없다. 경기에 넘치게 몰두한 뒤탈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렇다. 홈런을 친 다음을 생각하자. 반드시 절차를 거쳐 홈으로 들어와야 한다. 먼저, 차례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선행 주자를 존중할 책임을 진다. 더구나 90피트(27.4m) 간격으로 놓인 베이스를 단 하나라도 밟지 않으면 허사다. 어기면 아웃 선언과 더불어 홈런을 취소한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치기 위해선 홈까지 4개 베이스, 최소한 110m를 달려야 하는 것이다. 며칠 전 프로야구 관계자를 만났다. 야구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후배와 함께였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날짜와 숫자를 두루두루 꿰뚫고 있는 예의 전문가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는 “야구계 내부 이기주의도 스포츠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라며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또 “이런 모순이 바깥에서 퍼붓는 터무니없는 비난에 맞서는 움직임까지 무색하게 만든다”며 다시금 한탄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에 나가도 샌다’는 속담을 떠올렸다. 국민 건강과 행복을 도맡아야 하는 게 스포츠의 역할인데, 내외부에서 한꺼번에 닥친 입김 탓으로 최선을 다할 수 없게 됐다는 말이다. 미국에서 꽤 오래 지낸 후배는 이렇게 되물었다. “관람료로 치면 메이저리그에 견주지도 못하도록 아주 낮지 않으냐. 그런데 왜 관중석을 채울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됐느냐”는 얘기였다. “외국인 선수를 제한해 재미를 반감시킨다”고 덧붙였다. 돌아온 대답이 “선수 단체에서 반대한다”였다. 선수 2세를 둔 야구인도 한몫한단다. 스포츠의 생명을 ‘질서와 공존’으로 줄일 수 있다. 이로써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한다. 존재의 이유다. 규칙을 잘 지키는 게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페어플레이’를 외친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스포츠를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난 ‘평화의 마당’으로 여기는 것이다. 정치권이나 반사회적 무리들이 이런 특징을 악용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야구, 스포츠로 그치지 않는다. 세상에 지름길은 숱하다. 어느 부문도 마찬가지다. 때론 슬기롭게 선택할 일이다. 그러나 룰(rule)을 깨면서 가도 괜찮은 지름길은 어디에도 없다. 홈런을 치고도 베이스를 밟지 않거나, 동료를 추월하는 강타자처럼 못난 처지를 곱씹을 뿐이다. 환영받지 못할뿐더러 물까지 흐린다. onekor@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호갱’ 자처한 세계무기시장의 큰손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호갱’ 자처한 세계무기시장의 큰손

    FBI 수사에 외압을 행사해 정치권에서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잭팟’을 터트렸다. 사우디아라비아에 1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23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무기 수출을 성사시켰고, 향후 10년간 최대 400조원 규모의 무기를 수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많은 돈을 들여 무기를 사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거래를 놓고 벌써부터 이런저런 뒷말들이 나오고 있다. -부풀려진 무기 가격 소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합리성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어떤 재화가 자신이 지불하는 돈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지갑을 연다. 또한 같은 물건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싸게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저가를 찾아 서성인다. 무기 구매도 마찬가지다. 군이 어떤 무기를 구매할 때는 우선 작전요구성능(ROC·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을 제시한 뒤 이를 바탕으로 입찰공고를 낸다. 입찰에 참여한 후보 제품들이 군이 요구한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한다면 그 다음 평가 기준은 가격이다. 별다른 정치적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후보 제품 모두 ROC에 부합한다면 가격이 싼 제품이 선정된다. 거의 모든 국가의 무기체계 획득은 위와 같은 원리에 따라 이루어진다. ROC를 제시하고 제안서를 받아 최저 성능만 충족하면 가격으로 승자를 결정짓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 구매 절차는 일반적인 국가들과는 조금 달라 보인다. 지난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서 60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사들였을 때의 사례를 살펴보자. 당시 사우디는 F-15SA 전투기 84대를 새로 구입하고, 이미 가지고 있던 70여 대의 F-15S 전투기를 개량하는데 294억 달러를 지출했다. F-15SA 전투기와 유사 사양인 우리 공군 F-15K가 대당 1억 달러 선이고, 기존 F-15S 전투기를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아무리 많이 잡아봐야 대당 1억 달러를 넘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우디는 이 전투기 사업을 통해 적어도 100~150억 달러를 더 지출했다. 또한 같은 시기 도입한 AH-64E 헬기 70대와 UH-60M 헬기 72대, AH-6i 헬기 36대 등 약 180여 대의 헬기는 아무리 비싸게 구매하더라도 150억 달러 정도면 충분했지만, 사우디는 여기에 30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했다. 물론 이 같은 구매 가격은 지난 1985년 토네이도 전투기 도입 사업 때 ‘뻥튀기’한 수준에 비하면 애교에 불과하다. 당시 사우디는 대당 3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토네이도 전투기 72대와 1000만 달러 안팎의 호크 훈련기 30대 등 100여 대의 항공기를 무려 430억 파운드, 당시 환율로 약 330억 달러에 사들였다. 10배 이상의 가격을 주고 전투기를 구매했던 것이다. 이 같은 이상한 가격은 이번 거래에도 적용됐다. 사우디는 이번 거래를 통해 미군이 도입 중인 최신형 장비들을 대거 구매할 예정이다. 지상군의 M1A2 전차나 M2A3 보병전투장갑차, M109A6 자주포를 비롯해 해군의 LCS 연안전투함, MH-60R 해상작전헬기, 공군의 CH-47F 수송헬기나 S-70 다목적헬기 등이 그것인데, 최신형임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정상적이다. 약 35억 달러에 48대를 도입하는 CH-47F 치누크 수송헬기의 경우 대당 7300만 달러 수준으로 미 육군 정상 도입 가격의 2.5배에 육박하는 수준이고, 19억 달러에 10대를 도입하는 MH-60R 해상작전헬기의 경우도 통상적인 해외 판매 가격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무기 거래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계약은 바로 전투함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목적 수상전투함(MMSC·Multi Mission Surface Combatant)이라는 명칭으로 4척의 전투함을 주문했다. 이 전투함은 미 해군의 연안전투함인 LCS(Littoral Combat Ship) 중 프리덤급(Freedom class)을 개조한 것으로 약 3000톤 규모의 호위함이다. 미 해군이 도입하는 LCS는 무장이 매우 빈약하기 때문에 사우디는 이 LCS에 Mk.41 수직발사기와 신형 함대공 미사일 ESSM, 하푼 함대함 미사일 등의 무장을 추가했다. 이러한 전투함 4척을 도입하는데 사우디가 지불할 비용은 무려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통상적인 3000톤급 호위함의 건조 비용은 무장과 장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단순 초계용일 경우 1척에 2000억원 안팎이고, 위상배열레이더와 함대공 미사일 등 최고급 옵션을 선택하더라도 1척에 5000억 원을 넘어가는 경우는 없었다. 미 해군의 LCS의 경우 사업 초기 각종 결함과 사업 지연으로 1척 가격이 7000억원에 육박했던 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4000억원 미만으로 납품되고 있다. 사우디가 주문한 수상전투함은 선체 규모나 무장 수준, 그리고 미 해군 납품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1척당 3500억 원 안팎이 적정 가격이다. 그러나 사우디는 이러한 군함을 적정 가격의 4배가 훨씬 넘는 금액인 1척당 1조 6500억 원을 주고 계약했다. 이 돈이면 미국과 우리나라, 일본이 도입하고 있는 1만 톤급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1척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처럼 사우디 정부의 무기 구매 사례들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강대국 무기상들의 ‘호갱님’인 것일까? -바가지 뒤에 숨은 왕실의 ‘용돈벌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정상 가격의 몇 배에 달하는 돈을 주고 무기를 구매하는 이유는 그들이 ‘호갱’이어서가 아니다. 새로 도입하는 무기에 비정상적인 가격표를 붙이는 주체가 판매자가 아니라 구매자이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재정 지출 규모는 약 2357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국방예산 지출은 546억 달러 규모였다. 국가 재정의 약 1/4을 국방비로 쓰고는 있지만, 이 돈으로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무기 구매에 쓰고 있는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그렇다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처럼 천문학적인 바가지를 써가며 무기를 구매하는 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잘 알려진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는 산유국이며, 매년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석유 판매로만 약 877억 달러를 벌어들일 정도였다. 문제는 이 석유 수출 대금을 이용한 정부 거래는 재무부를 통한 정식 집행 예산이 아니라 특별회계예산으로 분류되어 별도의 회계 감사를 받지 않는 ‘눈먼 돈’이라는 것이다. 이 특별회계예산을 통한 사업은 일명 야마마 사업(Al-Yamama project)으로 불리며, 왕실 인사들이 이 사업을 통해 매년 천문학적인 ‘뒷돈’을 챙긴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우디가 해외에서 무기를 도입할 때 정상 가격보다 몇 배의 가격표를 붙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적게는 2~3배, 많게는 10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무기를 구매한 뒤 판매자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챙겨 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리베이트 수수가 가능한 것은 사우디의 정치체제가 전제왕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방 관련 주요 요직을 왕실 인사들이 모조리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국왕은 곧 국무총리를 겸직하고 있고, 그의 아들이자 올해 불과 33세인 무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자는 국방장관 겸 제2부총리를 맡고 있다. 국토방위부 장관은 국왕과 사촌간이며, 알사우드 왕가의 왕족들이 주요부대 지휘관 요직을 독점하고 있다. 즉, 모든 무기 구매는 왕실 인사들이 의사결정을 하고, 계약 실무를 맡는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반다르(Bandar bin Sultan) 왕자의 ‘BAE 리베이트 사건’이다. 현 국왕의 친척인 그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총장과 사우디 중앙정보국 수장을 맡기도 했는데, 한때 ‘아랍의 키신저’라는 별명으로 무려 20년간 주미대사직을 수행하며 서방세계와의 창구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다. 그는 아버지가 왕세제였던 시절 막강한 막후 권력을 이용해 영국으로부터 토네이도 전투기를 도입하는 사업을 성사시켰고, 이 과정에서 10억 파운드의 천문학적인 리베이트를 받았다. 그는 이 돈으로 국가원수 전용기로 쓰일 정도의 대형 여객기인 A340을 전용기를 구입하는가 하면, 미국과 사우디, 유럽 등지를 오가며 초호화 생활을 누렸다. 지난 2004년 영국 중대비리조사청(SFO·Serious Fraud Office)이 비리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하자 사우디 정부를 움직여 “당장 수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영국제 전투기 도입 협상을 없던 것으로 하겠다”며 위협해 수사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사건을 담당하던 수사관들이 정부의 수사 중단 지시에 격분해 막대한 양의 조사 자료를 길거리 쓰레기통에 버리고 이를 ‘가디언’지에 제보함으로써 만천하에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사우디 왕실 인사들이 야마마 사업을 통해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조성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트럼프 방문 일정에 맞춰 천문학적 규모의 무기 구매를 발표한 것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트럼프에게 내민 큰 선물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물론 이번 무기 거래를 통해 양국 관계는 이스라엘이 우려를 표명할 만큼 크게 개선될 것이지만, 과연 이 400조 원대 무기 거래가 트럼프를 위한 선물일지 사우디 왕실 인사들을 위한 선물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서울광장] 그래서 ‘문재인스러운’/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래서 ‘문재인스러운’/황수정 논설위원

    젊음은 언제나 힘이 세다. 백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의 힘도 언제나 더 세다. 문재인 대통령과 50대 초반의 젊어진 청와대 수석들이 와이셔츠 바람으로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한쪽 팔에는 재킷을 걸치고 걷는 모습. 어느 수석은 대통령보다 한두 발짝 더 앞서 계단을 걸었다. 신기해서 터진 호평 사이로 “의도된 설정”이라는 의혹의 시선이 없지 않다. 물론 쫀쫀하게 계산된 이미지 메이킹의 산물일 수 있다. 정말 촌스러운 뉴스거리다. 그러나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긴가민가 대통령을 저울질하던 마음들은 한 장의 사진으로 정신없이 움직여졌다. 햇볕 드는 베란다에서 말라 죽은 줄 알았던 고무나무에 작심하고 물을 줘본다. 간절하면 요란해지는 법이다. 갈라지게 마른 흙에 물 축여지는 소리가 귀에 생생하게 아우성친다. 목이 마른 화분은 바가지의 물을 마셔도 마셔도 모자란다. 고사 직전의 고무나무 앞에서 무릎을 친다. 이것이 지금 ‘문재인 현상’이다. 문 대통령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대통령 탄핵에 그 자신 말마따나 ‘피플 파워’로 당선된 출발점부터 천운이다. 불통과 무기력의 정치에 지쳐 “이전 정권과 거꾸로, 중간만 해도 박수받을 것”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공공연히 한다. 소탈한 행보는 어쩌면 당연하다. 당선 지지율 41%는 오만해지려야 할 수 없게 제어하는, 국민이 던진 신의 한 수다. 인수위 없이 국정을 시작해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가 십분 부각되는 상황도 덤이다. 고약하게도 진실은 언제나 부재의 형태로 증명된다. 소통의 가치는 불통의 극한에서야 비로소 증빙되는 식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디테일에 예민해져 있다. 조국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 옆자리에서 깍지를 끼고 앉은 모습은 강렬했다. 보통의 대화 자세에서 깍지는 ‘갑’의 몫에 더 가깝다. 집게손가락 둘을 여차하면 내밀어 시비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포지션은 더도 덜도 말고 그 지점을 정확히 견지하면 된다. 남은 청와대 인사와 이어질 조각(組閣)에서 탕평의 약속은 물론 지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잠시 지배할 뿐인 형식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의 입을 끊임없이 열게 해야 한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을 깍지 끼게 만들고, 정책 논리를 겨루다 더러는 되치기도 당해줄 줄 알아야 한다. 고분고분한 ‘초식 장관’은 실패의 단추를 채우는 독(毒)이다. 국무회의 장면부터 뜯어고치시라. 대통령 앞에서 한번 들어 올리지도 못하는 장관들의 물컵을 눈금자로 일렬횡대시킨 매뉴얼만 손봐도 박수받는다. 소통으로 마음을 얻으면 최고 부가가치를 기록하는 대통령이 될 수가 있다. 자주 몸값이 증명되는 대통령 ‘셀렙’은 국민에게 행복이다. 우리가 오바마를 곁눈질했고, 할 수만 있다면 수입하고 싶었던 이유다. 대통령이 며칠 전 산행에서 입었던 등산복이 화제 속에 재출시된다. 대통령이 썼거나 추천했다는 책들은 서점에서 소란스럽다. 부가가치의 가지가 전방위로 뻗어 나가는 이것이 소통의 속성이다. 불통보다 훨씬 해법이 간단하며, 그 예후는 언제나 명쾌해서 예측 가능하다. 관저에서 처음 출근하는 대통령의 짧은 바지가 화제였다. 엄청난 댓글이 쏟아졌다. “대통령님. 복숭아뼈에 길이를 맞추시고, 바지통은 8이 유행입니다.” 이런 교감은 대국민 연설 열 번보다 낫다. 번역기를 돌려도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정책 구호는 애초에 만들지도 말자. 국민이 체감해 저절로 입 밖에 나오는 결어가 정책의 실체가 돼야 한다. 대신에 이런 형용사 하나쯤 어떤가. ‘문재인스러운.’ 소통하고, 사과할 줄 알고, 중심부 아닌 변방을 먼저 살피는. 바야흐로 밀월의 시간. 쏟아지는 밀월의 언어들은 유통기한이 오싹할 만큼 짧다. 지금의 박수는 불통의 리더십으로 왜곡됐던 전임 정권의 반사이익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있다. 시작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출발선의 기대는 문 대통령이 복리에 복리로 갚아야 하는 고리대금이다. ‘문재인스러움’에 함의를 쌓는 일 또한 대통령 혼자의 몫이다. sjh@seoul.co.kr
  • 견인차·콜밴 난폭운전 땐 사업자 퇴출·운전자 자격취소

    연말부터 콜밴과 견인차가 난폭운전을 하거나 바가지요금 횡포를 부리다 걸리면 사업자는 감차 처분(퇴출), 운전자는 자격취소 등의 제재를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콜밴·견인차 불법운송행위 근절 방안을 1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부당요금을 받다 걸린 콜밴에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 적발 즉시 감차 처분을 한다. 운전자는 1차 적발시 화물 운송종사자격 30일 정지, 2차 적발 시 자격 취소 처분을 받는다. 불법호객행위 업체는 1차 10일, 2차 20일, 3차 30일의 사업정지를 받는다. 운전자는 1~3차 적발 시 같은 기간만큼 자격이 정지된다. 난폭운전으로 적발된 견인업체에는 1차 위반 시 60일 운행 정지, 2차 위반 시 감차 조치를 내린다. 종사자는 1차 자격정지 60일, 2차 위반 시 자격을 취소한다. 또 사고차량 운전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무단으로 견인하면 사업주는 1차 사업정지 10일, 2차 사업정지 20일, 3차 허가취소 처분을 받는다. 견인차 운전자는 1차 위반에 자격정지 30일, 2차 위반에 자격 취소 조치를 받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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