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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리사 수석 합격기] (하) 특허법·상표법 2차준비 판례·법조문 숙지해야

    [변리사 수석 합격기] (하) 특허법·상표법 2차준비 판례·법조문 숙지해야

    2차는 1차와 달리 주관식이고, 과목당 크게 네 문항이 출제된다. 각 문항에 2∼3개 정도의 작은 질문이 있는 형태로 2시간에 12쪽 정도를 채워야 한다. 때문에 중요 판례에 대한 이해 및 암기가 돼 있어야 하며,1차 시험보다는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특허법은 시간 조절이 관건” 특허법은 절차법이므로 법조문을 중심으로 하되 심사지침서 및 법조문과 관련된 판례의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일단 임병웅 저서를 기본서로 봤는데, 그 책이 법조문 중심으로 설명돼 있고 관련 판례도 잘 정리돼 있기 때문이다. 기본서의 부족한 부분은 판례나 관련규정을 덧붙여 단권화했다. 또 요즘 2차 시험이 사례 위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를 많이 풀어봐서 시간 내에 논점을 빠짐없이 쓰는 훈련이 중요하다. 사실 41회 변리사 시험에서도 특허법 시험시간이 부족해 답안을 다 작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실전연습이다. 평소에 시중에 나와 있는 모의고사 문제로 실전처럼 2시간 동안 답안지를 작성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다만 2차 시험 한 달 전부터는 기본서를 꼼꼼히 다시 보는 방법을 택했다. 특허법의 경우는 다른 법과 달리 예상문제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상표법은 판례 그대로 문제화” 상표법은 특허법과 마찬가지로 절차법이지만, 법조문 수가 특허법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그 내용도 적어 공부시간은 특허법에 비해 3분의2 정도만 투자했다. 상표법은 판례가 구체적 사례이다 보니 판례 그대로 문제화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판례 숙지에 중점을 두었고, 개정법과 관련해서는 마드리드 의정서 부분을 꼼꼼히 공부했다. 관련 판례는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해 찾아보거나 학원가에서 나눠주는 판례를 법조문과 함께 정리했다. 상표법 역시 절차법이기 때문에 법조문도 암기하는 수준으로 많이 읽어보았다. 각 조문의 해당요건과 관련해서는 판례를 접목시켜서 중요 요건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으며, 유사한 조건이 있는 법규정의 경우 도표 등을 만들어 체계화했다. 또 스터디를 활용해 1주일에 한 번씩 답안작성 연습을 했다. 막판에는 법조문을 중심으로 기본서로 다시 점검했다. ●“민소법은 견해 대립 정리가 중요” 민사소송법은 법과목 중 시간 투자를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과목이었다. 특허법이나 상표법과 달리 각 사안에 대해 견해의 대립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례의 태도를 각각 숙지하는 동시에 나름대로 자신의 견해도 정리하는 것이 필요했다. 또한 여러 견해들을 한 책으로 단권화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는 이시윤 교수의 민사소송법 책을 기본서로 해 정리했고,‘최평오 사례집’을 풀어보았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사례의 형태가 유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실제 시험에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 ●“유기화학은 고득점 어려운 과목” 선택과목은 유기화학을 택했다.‘스트라잇비져의 유기화학’을 기본서로 공부했는데, 대학원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학원에서 기본강의는 듣지 않았다. 대신에 기본서를 일단 토씨도 빠뜨리지 않고 밑줄을 쳐가면서 꼼꼼히 공부했고, 예제문제나 연습문제들도 빠짐없이 풀었다. 이 과목 역시 스터디를 했는데 서로 다른 유기화학 기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스터디원으로 구성했다. 구성원은 6명이었고, 진행 방식은 매주 공부분량을 정해놓고 그 범위 내에서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2문제 혹은 3문제씩 만들어 와서 서로 풀어보는 방식을 취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스터디를 했는데, 이같은 방법은 소홀히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체크하고 좀 더 정확하게 답안을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한 다른 사람이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답안을 서술하는지를 볼 수 있어 답안을 쓰는 체계를 잡을 수 있었다. 유기화학은 다른 과목과 달리 시험시간에 쫓기는 과목이 아니다. 때문에 빠른 속도로 답안을 작성하기보다는 정확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 중에는 화학분야 종사자들이 많아 다들 기본 이상의 답안을 작성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고득점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부분점수가 있기는 하지만 고득점을 위해서는 정확하고 꼼꼼한 내용 숙지가 중요하다.
  • 신현림시인 산문집 ‘희망 블루스’

    세밑 서가에는 새로 꽂히는 책이 부쩍 줄어들었다. 연말연시 술렁이는 분위기에 독서열기가 주춤해지리란 출판사들 셈속 탓이리라. 사진작가이기도 한 신현림(43) 시인의 새 책은 그래서 더 반갑다.‘희망 블루스’(휴먼앤북스 펴냄)는 세밑의 시린 가슴들을 쓸어주는 산문집. 작가의 생활 속 단상이 담긴 짧은 글들은 “괜찮다, 다 지나간다.”는 희망과 위로의 낮은 목소리 그 자체다. 모두 99편의 글들은 ‘사랑’ ‘인생’ ‘행복’ 등 세 개의 주제 아래 나뉘어 묶였다. 사랑의 힘을 웅변하는 ‘신현림 스타일’은 예컨대 이렇다. “…요즘 한 친구가 한 달간 제 딸을 한 밤 두 시간씩 봐준다 해서 더 열심히 일합니다.…조금은 평화롭고 안정감 있으려면 따뜻한 돈이 있어야 되네요. 그러기에 죽어라 일하는 악순환은 되풀이되고…근데 재미도 있어요.”(‘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중에서) 혼자 키우는 딸아이의 이야기를 꺼내는가 싶더니 작가는 어느새 사랑과 위로의 메시지로 글을 마무리한다.“혼자여도 울고 함께 있어도 울고…우리는 울기 위해 태어났나봐요. 그래요, 비가 비끼리 만나 더 크게 울듯이 누구든 자기와 같은 코드의 사람을 만나면 기뻐 울겠죠. 비가 내리면 가뭄에 목 타던 나무와 풀도 엉엉 울 겁니다.” 작가 스스로가 품어낸 글뿐만이 아니다. 시 소설 음악 영화 만화 등 사색에 자양이 돼준 다양한 장르의 인상깊은 구절이나 대목들이 동원됐다. 생명에 대한 실존적 고민을 작가는 어떻게 에둘러 표현했을까.“가만히 보니 어머니를 꼭 껴안아 드린 일이 일생에 몇 번 안 되는군요. 아, 부끄럽습니다.”(‘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행복)라고 짧게 탄식하면서 나란히 박완서의 글을 퍼다놨다.“인물이나 출세나 건강이나 그런 것 말고, 다만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생명의 실체가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박완서의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서 그가 밑줄을 그었다는 대목에 이르면 그만 가슴이 저릿해지고 만다. 작가가 100편을 채우지 않은 속내는 무엇일까. 쉼표를 찍어가며 일궈볼 희망의 메시지 하나쯤 누구에겐들 없을까! 휴식 같은 인용글들, 작가의 파닥거리는 글맛에 책장을 덮을 즈음 독자들의 체온은 부쩍 올라가 있을 것 같다. 작가는 “이 책이 괴롭고 슬픈 일을 잊게 하고, 막 쪄낸 시루떡처럼 달큰한 미래를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①전자시대의 대면 결재

    [공직문화를 바꾸자] ①전자시대의 대면 결재

    조직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게 마련이다. 공직사회는 이 점에서 유별나다. 공무원들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덧칠하거나, 바꾸면서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왔다.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부정적인 뉘앙스가 훨씬 강하다. 늘 ‘바꾸자.’는 움직임은 있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만큼 벽이 높고 보수적인 게 공직사회다. 참여정부들어 공공부문 혁신운동이 강하게 일고 있다. 공무원 스스로 개선해야 할 과제를 정해 놓고 실천하자고 한다. 그 중 하나가 문화를 바꾸자는 것이다. 조직의 근원인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런 움직임은 헛수고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 안팎의 생생한 체험담을 통해 도려내야 할 ‘고질문화’의 실태를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아본다. ●결재에 살고 결재에 죽는다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근무하는 K서기관은 “공무원들은 기관장이나 상관의 결재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게 관례”라며 “공직에선 결재가 업무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상관에게 결재나 보고문서를 올릴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예의를 갖춘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상당수 공무원들은 상관의 사무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양치를 해서 입냄새를 없애고 옷 매무새도 세심하게 단장한다. 정부중앙청사 C국장은 “과거엔 담당자가 장관 결재를 받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사무관때 장관결재를 받은 날 회식을 한 일도 있었다.”고 웃었다. 그는 이런 문화에 익숙해 있다보면 중요하지 않은 서류조차도 자발적으로 공개하기를 꺼리고, 최소한의 정보제공도 하지 않으려는 단점도 있다고 말한다. 상관에게 결재받기 전에 업무내용이 유출돼 혼줄이 난 경험이 종종 있으며, 이런 경험이 있는 공무원들일수록 더욱 몸을 사린다. 공무원 L씨는 “일상적인 업무협조도 결재받은 공문서 없이는 업무추진이 안 되며, 많은 공무원들이 끊임없이 날아드는 협조공문에 시달린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보다 더 중요한 예절 결재와 보고 과정을 보면 정말 공무원 조직은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관료적이고 권위적인 문화가 여전하다. 보고서나 결재서류의 맨 앞에는 상관이 알기 쉽게 요약본을 만든다. 중요한 부분은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는 경우가 많다. 서류를 묶은 끈이나 철사가 외부로 보이지 않도록 묶음부분을 삼각띠로 처리한다. 중앙정부청사 공무원 H씨는 “박정희 대통령땐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글씨체로 차트를 만드는 공무원이 있었는데, 이 공무원이 쓴 것이면 무엇이든 OK였다.”면서 “이 사람한테 차트를 부탁하려고 많은 공무원들이 줄을 선 기억이 난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또 다른 간부공무원은 “과거에는 보고서를 만들 때 보는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는 차원에서 문서앞에서 맨 뒤까지 바늘로 구멍을 냈으며, 그 구멍에 맞추어 페이지를 붙였다.”면서 “요즘은 그런 정도의 정성은 쏟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전자결재는 느낌이 없다” 몇년전부터 공직에 전자결재가 도입되면서 공직내 결재문화도 변하고 있다. 그러나 23년을 공직에 근무한 행자부의 C국장은 “솔직히 전자결재로는 담당자의 의중을 제대로 헤아릴 수 없다.”며 시대변화에 적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종이로 대면결재를 하다보면 기안서에 밴 담당자의 의중을 읽고,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하고, 해당 공무원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는데, 전자결재로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종이로 쉽게 수정할 것도 전자결재로는 수정에 어려움이 많아 간부일수록 종이결재를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 민간에 있다가 공직에 들어온 P씨는 정부가 전자결재율에 대해 관심을 갖다보니 오히려 업무량만 는 감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기관장 등 간부들이 전자결재에 익숙하지 않아 대부분의 행정절차와 보고가 종이와 대면결재로 이뤄지고,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다시 전자결재를 한다.”면서 “대부분이 비슷한 실정이며, 결과적으로 ‘보고는 서류로, 결재는 전자로’ 받으면서 소요시간만 더 늘었다.”고 답답해 했다. 또 “결재과정에 문구를 고치는 것이 흔한데, 컴퓨터상에서 문구를 수정하면 될 것도 상관들이 전자결재에 서툴다보니 말로 지시하고 서류상에 고치는 ‘원시적인’ 형태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공직사회하면 이처럼 우선 떠오르는 게 ‘결재’와 ‘보고’다. 모든 조직이 마찬가지지만, 공직은 심한 편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는 ‘차트보고’를 잘했다는 이유만으로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거꾸로 보고 때 한번의 실수로 한직을 떠돌기도 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많이 개선됐지만, 공직에 몸담은 기간이 길수록 이런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불필요한 일버리기’ 하나로 개선해야 할 과제를 각 국실로부터 받은 결과 ‘결재’와 ‘보고’의 개선을 우선적으로 꼽은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업무 1건 장관 결재받는데 평균 4.8일 업무 1건을 장관 결재까지 받는데는 얼마나 시일이 걸릴까. 물론 업무가 다양하기 때문에 결재받는 기간을 정형화·계량화하기는 어렵다. 업무에 따라 준비해야 할 서류와 절차가 다르고, 단계별로 관련자의 일정에 따라 차이날 수밖에 없다. 얼마전 행자부가 허성관 장관이 재직한 지난해 9월19일부터 올해 4월18일까지 7개월간의 ‘장관결재실태’를 분석한 결과는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관의 결재를 받으려면 건당 평균 4.8일이 걸렸다. 결재서류가 담당자의 손을 떠나 장관의 결재를 받기까지 시간이다. 계장→과장→국실장→차관보→차관 등 계선라인 5명과 협조 1명 등 평균 6명 이상의 단계를 거쳐야 했다. 장관이 결재한 것은 모두 601건이었다. 종이결재가 349건(58%), 전자결재가 252건(42%)으로 종이결재가 훨씬 많다. 특히 전자결재한 것 가운데 형식적인 절차인 상훈 등을 빼면 장관결재의 96%는 종이결재였다. 결재받는데 걸리는 평균기간은 4.8일이지만, 결재서류 작성을 위해 자료준비, 수정·보완 등에 걸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평균 10일 이상 걸렸다. 결재한 것 가운데 14%는 전결위임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참여정부들어 공무원들 사이에 개선 움직임이 거세다. 우선 5∼6단계에 이르는 결재단계를 2∼3단계로 줄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결재가 기안자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행자부는 과장 이상 간부의 컴퓨터 앞에 영상모니터를 설치하고 있다. 결재과정에서 생기는 궁금증을 영상으로 직접 물어보고 답하도록 해 전자결재의 단점을 보완하자는 것이다. 곽결호 환경부 장관은 실무자와 간부들의 서면보고 부담을 덜어주려고 종종 전화로 업무를 챙긴다. 곽 장관은 “서류 한 장을 작성하더라도 장관에게 보일 문서라면 (담당자로선)엄청나게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면서 “업무경감을 위해 결재가 꼭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굳이 서면보고를 받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기업선 ‘스피드 경영’… 종이결재 사라져 2000년 이후 ‘스피드경영’이 기업들의 화두가 되면서 ‘대면(對面)결재’나 ‘종이결재’는 사실상 사라졌다. 시간과 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갈 뿐 아니라 보안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신 ‘전자결재’ 시스템이 정착됐다. 부족한 의사 전달은 이메일과 관련회의에서 보충한다. 전자서류 작성도 단순하다. 기업들은 인력과 시간낭비를 막기 위해 전자서류 작성에서도 분량이 A4용지 1∼2장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과장급 이하 사원들은 전자서류 작성이 많지 않다. 보통 2∼3일에 1건 정도다. 결재보고서 작성에 대한 부담이 사실상 없는 편이다. 전자결재시스템은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기업마다 사내 인트라넷의 전자결재시스템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결재시스템은 기안자로부터 보통 3단계. 그러나 결재 관련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진행 상황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쌍방형 커뮤니케이션 체체를 갖춘 것이다. SK㈜는 사내 인트라넷인 ‘IOK’에서 3단계 결재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기안자가 결재담당자 2명을 지정해 올린다.50% 가량의 전자서류가 팀장급에서 최종 전결처리된다. 포스코는 스피디한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해 메일을 활성화시켰다. 메일기능을 활용해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업무지시와 보고, 승인업무를 할 수 있다. 보고서를 화려하게 작성하는 것을 지양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만 전달할 수 있도록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에도 대면결재 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다. 결재과정을 10단계에서 3단계로 대폭 줄였다. 대신 관련부서 담당자는 진행 상황을 사내 인트라넷으로 수시로 확인 가능하다. 삼성 관계자는 “전자결재시스템 도입 이후 지역별 사업장을 찾아 다니며 받는 대면결재는 옛 문화가 됐다.”면서 “부족한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 보고가 많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LG도 사내망인 ‘LG이넷’으로 전자결재가 이뤄진다.20여개의 문서 포맷을 갖추고 있으며, 결재가 이뤄지면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전달된다. 서류작성이 간단한 만큼 부족한 부문은 파워포인트 등 첨부 자료가 활용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05大入수능전략 지상진단-외국어영역] 속독뒤 정독…단어뜻 문맥속에서 찾아라

    [2005大入수능전략 지상진단-외국어영역] 속독뒤 정독…단어뜻 문맥속에서 찾아라

    2005학년도 수능에서는 외국어 영역이 고득점 여부를 가름하는 방향타가 될 것이라고 한다.수리영역과 함께 점수 배정이 늘어나는 데다 문제를 내는 스타일이 적잖이 달라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어려운 단어가 대거 등장하고,영어 문장의 길이는 길어지며,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법 문제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한다.따라서 지금부터는 평소 실력을 지키면서 미흡한 대목을 효율적으로 보충하는 전략적인 공부 방법이 절실해진다.언어·수리 그리고 외국어 영역에 이어 오는 14일(목요일)자에서는 사회탐구 영역을 진단한다.한국지리는 서울 구일고교 오기세 교사,사회문화 대성학원 김택중 강사,한국 근·현대사 중앙학원 김상수 강사,윤리 에듀토피아 중앙교육의 김성진 수석연구원 그리고 국사는 종로학원의 조달영 강사가 맡는다. 정인학 교육 대기자 chung@seoul.co.kr ■ 김준환 서울 잠신고 교사 2005학년도 수능 외국어영역(영어)의 출제 경향은 한마디로 ‘난이도 상향 조정을 통한 변별력 제고’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그 근거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7차 교육과정의 적용으로 말미암아 출제 범위가 ‘고3 수준’으로 확대된다.따라서 출제 근거가 되는 듣기와 읽기 자료의 어휘·문장구조 및 의미 수준이 크게 상향될 것이라는 점이다.둘째는 몇 차례의 실험·모의평가 및 EBS 학습자료가 보여주듯이 유창성과 더불어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유형의 출제 빈도가 높아지고,다양한 새 유형의 도입이 시도됨으로써 고난도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듣기ㆍ말하기의 경우 대화 쌍이 늘어남에 따라 대화 속도가 정상 속도에 가까워짐으로써 부단한 집중력을 요하게 될 것이며,내용과의 일치 여부를 묻는 문제,두 가지 정보를 동시에 파악하는 문제,표와 그림 등의 시각자료를 활용하는 문제,대화의 전체 내용을 근거로 응답을 고르는 문제 등 좀더 세심하고 정확한 듣기를 요하는 문제가 늘어남으로써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읽기ㆍ쓰기의 경우 또한 지문의 길이가 길어지고 수준이 상향됨과 아울러 장문의 이해 문제가 늘어남으로써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문법성 판단,어휘력 측정,지시어나 대명사의 구체적인 의미 파악,빈칸 완성 등 독해의 정확성에 착안한 문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짐으로써 정답을 ‘찍을’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이처럼 영어의 난이도가 상향될 경우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집단은 중위권과 중상위권 수험생으로,예상외로 점수의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따라서 짧은 기간이지만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첫째,EBS 교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유형 및 변형된 유형을 파악해 적응력을 기른다.둘째,기본적인 문법 요목과 어휘를 정리해두고 독해를 할 때는 꼭 지시어나 대명사의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도록 한다.셋째,오답노트를 통해 자신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자주 틀리는 유형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넷째,일정시간에 일정량의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두며 하루에 한 회분 정도의 청해 연습을 하도록 한다. ■ 장희서 대성학원 상담실장 2005학년도 수능 외국어 영역은 2004학년도에 비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이는 평가원이 주관한 모의수능에서 확인되었다.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크게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세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첫째,출제 지문에 사용되는 어휘수가 작년까지의 1700단어 내외에서 2500단어로 크게 늘었다.또 지문이 평균적으로 길어졌고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는 장문의 독해 문항이 많아졌다.둘째,문장의 연결구조를 파악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새롭게 첨가되면서 문법 문제가 3∼4개로 예전에 비해 두배 가량으로 늘었다.셋째,듣기·말하기 문제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답을 찾는 문제가 줄어들고 대신 도표나 신문 제목과 같은 실용문과 관련된 문제가 새로운 유형으로 등장했다. 사소한 변화이나,쉽게 출제되던 기존의 수능에 눈높이를 맞춰 공부해온 학생들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된다.우선 학생들은 남은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영어 지문을 접해야 한다.독해 감각을 유지하고 꾸준한 듣기 연습을 통해 듣는 기능도 향상시켜야 한다. 독해를 할 때는 지문을 두번 본다는 것을 전제해 놓고,첫번째 볼 때는 모르는 어휘가 나오더라도 문맥에 맞춰 의미를 짐작해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하는데,이는 속독 능력을 길러 실제 시험에서 시간이 부족해 낭패 보는 불상사를 예방해준다.그러고 두번째 독해 공부에서는 그 의미를 대충 짐작하고 넘어간 단어들을 해설이나,필요하다면 사전 찾기를 통해 그 의미를 확인하고 점검해 두어야 하다. 문법 문제에 대한 대비로 문장에 쓰인 접속사나 관계사 또는 분사 등 중요 단어들을 눈여겨 보며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안목을 키워 나간다.듣기·말하기와 관련해서 유념할 점은,대부분의 문제가 전체 내용을 세세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한두 가지 정보를 통해 답을 찾을 수 있는 만큼 상황 파악을 위한 듣기 연습을 해나가는 것이다.그렇다고 한번 듣고 정답을 맞힌 문제라고 무시하지는 말고 같은 내용을 3∼4차례 반복 청취하는 요령으로 연습해야만 한다.특히 틀린 문제는 2∼3차례 청취 후에,대본을 보며 한번 듣고 마지막으로 대본을 보지 않고 듣는 방법이 좋다.자신감을 키워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 송인수 종로학원 강사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올 수험생은 이른바 7차 교육과정의 1세대로 예전과 다른 시험을 치러야 한다.지난해 12월 그리고 지난 6월,9월의 모의평가를 분석해 보면 올 수능 경향을 어렴풋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고교 학습이 6차의 공통과정에서 7차 심화과정으로 바뀌었다.자연스레 어휘 수가 늘어나고 따라서 영어 지문이 읽기에 약간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어휘 자체의 문제도 추가되었다.눈을 크게 떠야 할 대목은 어법을 묻는 문제가 4개로 늘어났다는 점이다.set유형(장문)의 문제가 강화되었고 특히 듣기에서도 set유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어휘는 단기간에 늘릴 수 없다.자기의 영어 실력에 맞춰 일주일에 1∼2회(50문항 1회) 연습문제를 풀어 보아야 한다.모르는 어휘는 밑줄을 치면서 제한된 시간 안에 해결해야 한다.(읽는 속도가 빠르면 이해력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채점 후 점검할 때 어휘를 확인하고,반드시 2∼3차례 손으로 써 보면 도움이 된다.어휘문제는 어휘문제의 문맥 속에서 유추하는 연습을 계속하는 게 좋다.어법 또한 지금 와서 기초부터 할 수는 없다.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점수배정이 너무 크다.최근 10년 정도의 수능에서 이미 출제된 어법을 모두 점검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문법적 지식을 공부해 두는 게 좋겠다.그리고 연습문제를 풀면서 부딪히는 어법 문제의 어법만이라도 확인,기억해둬야 한다. set유형 역시 많은 연습문제 속에서 여러 유형을 접하며 실전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예를 들면 문단 배열과 제목,주제와 밑줄 친 부분과 상응하는 것은,제목과 밑줄 친 부분 중 의미가 다른 것 등 여러 유형의 문제를 다각도로 연습해야 한다.듣기가 미진한 학생은 수능 전날까지 최소 이틀에 한번 정도는 매번 17문항 정도의 문제를 듣고 풀고 확인해야 한다.잘 안 들리는 부분은 2∼3차례 반복해서 듣는다. 끝으로 EBS 교재는,특히 후반부에 나온 ‘Final과 200제’는 수능과의 연계성을 생각해서라도 풀어볼 것을 권한다.또 올 한해동안 풀어 본 모든 문제를 책상 옆에 쌓아두고 그 중에서 틀린 문제는 반드시 풀고 확인해야 한다.틀린 문제를 다시 틀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 ■ 조헌섭 에듀토피아 수석연구원 올해의 외국어 영역은 두차례의 모의평가 등에서 경험한 것처럼 예전과는 분명히 차별화한 시험이 될 것이다.듣기에서는 대화 및 담화 내용을 모두 이해할 때만 풀 수 있는 문항이 늘었으며,읽고 푸는 문제에서는 어휘 및 구문이 어려워졌다.문장이 길어졌고 종합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었다.한달여 남은 기간에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는 원점수 10점 정도의 변수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최소한 하루에 30분을 듣기 공부에 할애해야 한다.듣기(말하기 포함) 문항은 9월의 2차 모의평가에선 17문항에 33점이 배점될 만큼 그 비중이 아주 크다.듣기 공부는 3단계에 걸쳐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먼저 문제를 풀고,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서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다시 한번 녹음 내용을 들어 확인해야 한다.지엽적인 내용보다는 종합적이고 세부적인 내용파악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으므로,녹음 내용을 모두 이해하려는 자세로 공부해야 한다. 주제별로 빈출 어휘를 정리하라.출제되는 지문의 내용은 인문·자연·예체능 계열 관련이 총망라되므로,주제별로 자주 나오는 어휘를 정리해 두어야 한다.평소에 헷갈리던 어휘는 물론이고 파생어,동의어·반의어 등을 반드시 총정리해서 머릿속에 확실히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또한 다의어(숙어 포함)는 수능 출제유형의 하나이므로,필수적으로 공부해 두어야 할 부분이다.중요 문법을 항목별로 정리하라.9월 모의평가에서는 문법 문제가 4문제 출제되었고,2005 수능에서도 그대로 4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측된다.따라서 항목별로 중요 문법사항을 정리해야 한다.지금껏 출제되지 않은 문법 사항을 중점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출제된 문법사항도 갈수록 범위가 확대되어 동사구에서 명사구로 옮겨가는 추세다.문법은 점수 차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고자 한다. 반복적인 실전연습으로 점수 상승폭을 점검하고 자신감을 길러라.한달여 남은 시점에선 시험에 자신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실전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 점수 추이를 점검하고 문제풀이 시간을 안배하는 훈련이 되도록 해야 한다.
  • [문화마당] 책을 읽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요즘 ‘몸짱’과 ‘웰빙’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의식을 사로잡고 있다.아름다운 몸매와 건강한 신체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두고 굳이 나쁘다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조깅,등산 등을 통해 몸매를 가꾸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과연 육체적인 아름다움과 건강만이 삶의 전부일까.어쩌면 우리는 지금 우리네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소중한 어떤 것을 잊은 채,유행을 따라 몸을 가꾸는 데 여념이 없는 것은 아닐까. 몸은 마음을 따른다.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기 마련이다.그런데 지금의 우리 사회는 마음의 존재 가치를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오로지 겉모습으로서의 몸 가꾸기에만 여념이 없고,마음을 가꾸는 데는 지극히 소홀한 것 같다.마치 마음은 석고처럼 화석화되어 있고,몸만 아름답게 꾸며진 비너스 상 같은 모습이 지금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 아름답고 건강한 몸만큼 마음 역시 아름답고 건강해야 한다.마음을 가꾸는 데에는 훌륭한 책만큼 좋은 스승이 없을 것이다.지난 30여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양서만을 출판해 온 사람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책은 지식의 보고이자,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것이다.온갖 정성을 기울여 심오한 지식이 가득 찬 원고를 쓴 사람과 그것을 만든 사람의 영혼이 오롯이 살아 숨쉬는 것이 책이다.인생과 삶에 대한 예지로 충만한 책은 우리네 삶을 가치 있는 것으로 이끄는 소중한 스승과 같다. 그런데 그런 책이 도통 읽히지 않고 있다.아니 읽혀지긴 읽혀진다.몸짱이니 웰빙과 관련된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지 않은가.서점마다 이들 관련서적들은 판매망 상위권을 독식하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어찌 되었든 책이 팔린다 하니 사상 최악의 불경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볼 때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책이 아니라,단지 몸을 가꾸기 위한 책이 팔린다 하니,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씁쓸함을 숨길 수가 없다. 씁쓸한 일은 또 있다.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지성의 전당인 대학가에서는 학기초가 되면 무슨무슨 교재를 반값에 판다는 내용이 학교 벽보 이곳저곳에 붙거나 인터넷 게시판을 장식하기 일쑤다.어떻게 자신이 밑줄을 그으면서 공부한 책을 그렇게 쉽게 헐값에 내던져 버릴 수가 있는가.자신의 손때가 묻은 책을 헐값에 파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헐값에 파는 것과 같다.이를 ‘마음의 매춘’이라 한다면 조금 심한 독설일까. 한 권의 좋은 책은 마음을 아름답게 살찌운다.그뿐만 아니라 좋은 책은 몸도 날씬하게 만들 수 있다.그 방법은 간단하다.자장면 한 그릇은 한끼 배부른 식사가 된다.좋은 시집 한 권은 한 달,일년,아니 평생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그래서 하루에 두 끼니를 굶고 돈을 모아 좋은 시집과 소설책 같은 양서를 사서 읽는다면,몸은 야윌 대로 야위어져 날씬해질 것이고,반면 마음은 삶과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식으로 넘쳐흐를 것이다.이른바 ‘몸짱’도 되고 ‘지식짱’도 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몸은 날씬하고 탄력이 넘치지만 마음이 텅 비어 있다면 그것은 살아있는 유기적 생명체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상품 전시장의 마네킹에 불과하다.책을 읽으면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몸과 마음이 모두 함께 윤택해지지 않을까.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 [2005大入수능전략 지상진단-언어영역] 비중커진 쓰기·어법·어휘 기출문제로 공략

    [2005大入수능전략 지상진단-언어영역] 비중커진 쓰기·어법·어휘 기출문제로 공략

    수능시즌의 막이 올랐다.서울의 일부 학원들은 추석 연휴에도 ‘특강’을 마련해 수험생들이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기회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올 수능은 출제방식이 통합교과에서 심화학습으로 바뀌어 처음 치르는 시험이다.6월에 이어 지난 16일에 실시된 모의수능이 유일한 더듬이인 셈이다.서울신문은 예고한 대로 내로라 하는 ‘스타 강사’에게 의뢰해 언어영역을 시작으로 올해의 수능을 영역별로 차례차례 분석,진단한다.이번의 언어영역에 이어 오는 30일(목요일)자 신문에서는 수리영역을 집중적으로 해부하고 전망한다.수학 박사이기도 한 서울 경복고교 성덕현 교사(교무기획부장),대성학원 손광균 강사,교육방송(EBS)에서 강의하는 종로학원 남언우 강사 그리고 중앙학원의 이상길 강사가 집필을 맡는다. ■ 한만성 서울 자양고 교사 수능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성실하게 꾸준히 준비해 온 것을 순탄하게 마무리한다면 최상이겠지만,점수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 경우 마음이 조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매년 1학기가 끝날 때쯤이면 오답 노트를 만들라는 말을 듣게 된다.입시가 존재하는 한 아마도 영원할 것이다.하지만 먼저 수학능력 시험이 요구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언어 영역에는 단순 암기 문제는 거의 없다.특별히 국어의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도 적다.풍부한 삶의 경험에서 얻어진 ‘배경지식’과 ‘사고력’을 요구한다.그런데 수능이 객관식 형태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이 점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한다.이 점을 소홀히 한다면 점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언어 영역 점수가 노력하고 고민한 만큼 수월하게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했을 텐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먼저 여태까지 본 학력고사와 모의고사를 분석해 본다.약한 부분이 어디인가를 알아야 한다.쓰기 부분은 유형이 뚜렷하다.즉 효율적으로 정리한다면 빠른 시간에 극복이 가능하다.선생님의 지도와 문제풀이 정도로도…. 문학과 비문학은 글에 제시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곧 독해다.소설의 경우 제시된 글에 나타난 사건들이 어떻게 연계되어 무엇을 말하는지를 파악해야 하고,비문학 지문이라면 여러 개의 단락이 어떻게 구조화해 주제를 전달하는지 알아야 한다.대부분의 학생들이 각 단락의 의미는 어느 정도 파악하지만,‘구조적 이해’는 하지 않는다.글은 잘 짜인 뼈대에 살이 붙어 있는 것이다.살이 붙어서 양적으로 커진 글에서 살을 발라내고,일목요연하게 뼈대의 구조로 파악하는 것이 독해다. 몇 개의 조각을 가지고 여러 가지 모양의 형태를 만드는 퍼즐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각 조각의 배열을 달리하면 여러 다른 모양의 결과물들이 나온다.결론을 말하면 구조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주제를 정확히,각 구성 요소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말이다. ■ 유국환 종로학원 강사 올해 수능시험 출제의 좌표격인 두 차례의 모의수능이 끝났다.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9월의 평가원 모의고사는 작년도 수능에 비해서는 조금 쉬웠고,6월 평가원 모의고사보다는 조금 어려웠다고 평가된다. 금년도 수능에서 언어 영역은 쉽게 출제하겠다고 한 평가원 방침대로,이번 11월 수능 시험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정도의 난이도에서 출제되리라 여겨진다.문제 유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험생은 남은 기간에 유형별 학습보다는 부문별로 가장 기본이 되는 학습 내용을 정리하는 정도로 마무리하여야 하겠다. 먼저 국어 지식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어생활·문법·화법 교과서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11월 수능 시험에서 국어지식과 관련된 문제가 5∼9 문항이 출제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7차 교육과정의 첫 수능시험인 점을 감안한다면 자세한 부분까지는 학습하지 않더라도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은 반드시 정리해 두도록 한다. 문학의 경우 교육방송(EBS) 수능강의 교재에 수록된 작품은 필수적으로 정리해 둔다.EBS 교재가 워낙 많이 출판되었기에 분량상으로 남은 기간에 다 소화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지만,기본 방침은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을 이해한다는 것으로 정해야 한다.주변의 도움을 받아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시인의 작품을 가려서 학습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 될 것이다. 비문학 독해의 경우 정확한 독해가 무엇보다 필수적이다.그리고 서술상의 특징,논지 전개 방식 등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특히 사용되는 용어의 개념을 반드시 정리하도록 한다.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문제는 6차 교육과정에서도 출제되었지만 이번 평가원 시험에서는 거의 모든 비문학 독해 지문에서 한 문제 이상 출제되었다. 또 이번 9월달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보기’를 주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 문항이 하나도 없었다.이 역시 시간을 다투느라 ‘감’에 의존하여 독해를 했던 과거 경향을 시정하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 정현태 대성학원 강사 올해 치를 수능은 7차 교육과정에 따른 첫 시험이다.7차는 기본교육 과정보다는 문학·국어생활·작문·문법·화법 등 심화선택 과정을 중심으로 출제된다.6차에 비해 어휘·어법을 강화하고 종합적·추론적·창의적 사고를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2005학년도 수능은 6월과 9월의 모의평가 시험,특히 9월 시험을 토대로 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9월 모의평가 시험을 영역별로 살펴 보면 듣기 분야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대화,방송 언어,안내문 등의 담화 유형이 출제되었다.이에 대비하려면 평상시 광고·뉴스·영화·강연 등의 다양한 음성자료를 통해 중요한 내용을 정리하고 의도를 파악하며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 쓰기는 글쓰기 전반에 관한 사항이 출제되었다.특히 창의적 사고를 중시한 소설 창작 과정에 관한 문제도 나왔다.따라서 글쓰기 과정을 이해하고 다양한 목적에 맞게 표현하고 교정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쓰기에 자신이 없는 학생은 국어생활이나 작문 교과서의 관련 항목을 학습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문학은 6월과 달리 현대시가 단독 지문으로 출제되었다.‘설일’을 제외한 두 편은 낯선 작품이었다.따라서 올해 수능에서도 처음 본 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며,이에 대비해 낯선 시를 주된 정서와 표현을 중심으로 감상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현대소설의 경우 올바른 감상법을 묻는 29번 문제는 창작과 수용의 측면을 묻는 문제이다.수필과 고전시가가 복합장르로 출제되어 장르적 특성에 치우치지 않는 종합적 이해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비문학 분야에서는 고전의 현재적 의미를 고려해 ‘맹자’를 채택한 인문 지문,공개키 암호화 방식을 다룬 기술 지문,환유 문제를 다룬 언어 지문 등이 출제되었다.따라서 정확하고 신속한 독해를 위해서는 반드시 중요부분 밑줄 긋기와 주제 찾기를 통해 글을 이해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 구재호 정보학원 강사 2005학년도 수능에서 분명한 것은 ‘쓰기’ 비중이 대단히 높아졌다는 것과 어법·어휘 문제가 등급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쓰기’와 ‘어법·어휘’는,모의수능에서 출제된 유형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숙지해야 한다.수능과 관련된 기출 문제에서 이 부분과 관련된 내용도 집중적으로 풀어보아야 한다. 먼저 9월 모의평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자.‘어휘·어법’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어휘의 기억에 의하여 그 뜻을 깨닫고(14번),모르는 어휘의 뜻을 추리해 내는 능력(44번),지시적(59번)문맥적(44·46번)비유적 의미(18번)를 유추,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42번)과 기초적 한자의 판별 능력이나 고사성어(56번)와 같은 관용표현을 구사하는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고득점을 노리는 학생은 창의적 사고력 측정 문제에도 대비해야 한다.대체로 난이도가 높은 문제로 쓰기와 연관지어 출제되는 추세이다.최대한 많은 문제를 접하되 실전 모의고사에서 이런 문제들만 추려 집중적으로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문학에서는 낯선 지문보다는 익숙한 작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문학 교과서를 중심으로 핵심 작품을 다시 한 번 훑어보는 것이 필요하다.특히 최근 2년간 평가원과 교육청에서 출제했던 2∼3학년 모의평가에서 다룬 작품을 잘 정리해 두어야 한다.실제로 작년 10월 경기도교육청 2학년 문제에 출제된 백석의 ‘고향’이 한 달후 실제 수능에 출제되었다. 더불어 교육방송(EBS) 수능강의에서 강조한 작품들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더 좋은 방법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출제 가능한 작가를 중심으로 작품을 예상해 보는 것도 좋다.예를 들면,구상·박두진·정희성의 시와 양귀자·신경숙·이청준의 소설들,고전시에서는 ‘속미인곡’‘정과정’과 박인로의 가상 등을 예측해서 공부해 보는 것이다. 비문학 독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일단 문제이다.그래도 의지를 갖고,매일 2∼3개 지문을 반복해서 읽는 훈련을 해야 한다.특히 인문·과학 지문이 상대적으로 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이 분야를 중심으로 찾아 읽는다.주의할 것은 문제풀기보다는 읽기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인학 교육 대기자 chung@seoul.co.kr
  • 산 산 산-수도권 가을산 3선

    산 산 산-수도권 가을산 3선

    “산이 있어 오른다.” 언제든 산이 좋지 않으랴.그래도 등산은 가을이 제맛이다.모자 하나 눌러쓰고 가벼운 차림으로 산에 오르자. 길잡이는 북한산 83개 코스를 손금 읽듯 훤하게 알고 있는 ‘산박사’홍순섭(63)씨.47년간 산을 올랐다는 그는 지난 4월,자신의 발로 밟고,눈으로 확인한 생생한 산악정보만을 세세하게 담은 등산안내서 ‘실전 명산 순례 700코스’를 출간했다.“아마추어 산악인이라 더 피부에 와닿는 정보를 제공할 자신있다.”는 그를 따라 산에 오르자.첫번째는 ‘산박사’가 이 가을에 추천하는 수도권 가을산 3선,자 떠나자. ●홍천 가리산 해발 1051m의 고산으로 춘천시와 홍천군의 경계지역에 위치하며 산 정상에 서면 탁 트인 시야와 발 아래로 펼쳐진 소양호의 풍경이 등산객들의 발을 묶는 곳이다.가히 강원 내륙의 전망대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산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아름답다. 이 산은 우거진 숲과 노송들이 등산객들을 맞아주고 정상을 오르게 되면 북봉 남쪽에는 홍천강으로 발원하는 사시사철 끓이지 않는 석청수 작은 샘물이 등산객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소양호 쪽으로 하산길을 택하면 배를 타고 피로를 풀 수 있는 등 코스마다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하지만 춘천 쪽에서는 배로 접근을 해야 한다.그래서 이번에는 홍천 쪽의 원점회귀산행(출발한 지점으로 돌아 내려오는 산행)을 추천한다.가리산 입장료는 대인 2000원,소인 1000원.주차료 3000원. ●가는 길 가리산은 춘천과 홍천 쪽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도 있다.하지만 춘천 소양댐에서 배를 타고 가려면 아침 8시30분까지 소양댐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다음 배편은 오후 3시에 있으므로 일찍 서둘러야 한다.소양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물노리로 가면 된다.033-242-4832,승선료는 3500원. ●산행코스 홍천 가리산휴양림(033-435-6034)에서 시작해 가삽고개를 거쳐 북봉과 정상을 거쳐 돌아내려온다.올라가는 길이 7.5㎞,3시간 정도.내려오는 길은 6.5㎞ 2시간10분 정도 소요된다. ●산행 팁 가리산은 초보자들도 쉽게 올라 갈 수 있는 산인데 북봉에서 정상까지는 길이 가파르고 자일이 설치되어 있어 주의를 요한다.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북봉 가기 전 삼거리에서 좌측길로 가면 된다.이길은 ‘가리산 샘터’를 들러 북봉과 정상을 우회해서 내려가는 길이다. ●경기도 운악산 운악산(해발 935m)은 경기도 포천과 가평의 경계선에 있는 산으로 산세가 아름다워 예로부터 ‘소금강’으로 불려왔다.관악,치악,화악,송악과 더불어 중부지방 5대 악산중 하나로 그 명성이 자자한 바위산이다.산 깊숙이 가파른 암석이 많아 등산이 그리 만만치는 않지만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돼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운악산 중턱에는 1000년 고찰 현등사가 있다.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3층 석탑과 봉선사종,경기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지진탑,부도 등의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이 산은 포천에서 가평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코스가 있으나 가평 쪽의 원점회귀 산행코스를 추천한다. ●가는 길 46번 경춘국도를 타고 신청평대교를 지나 청평에서 37번 국도로 현리로 가면 된다.현리에서 362번 도로로 가다 보면 현등사 표지가 보인다.입장료는 1000원.주차료는 무료. ●산행코스 현등사를 지나 절고개,정상을 거쳐 구름다리와 미륵바위를 보며 하산하는 코스가 좋다.역순으로 산행을 해도 되나 오르막이 처음부터 시작돼 힘이 든다. 올라가는 길 4.5㎞ 2시간10분 정도,내려오는 길 4.5㎞ 2시간 정도 예상하면 된다. ●산행 팁 가장 험한 바위지대를 편하게 통과할 수 있게 구름다리를 만들어 놓았다.산행하기도 수월하고 안전하고,구름다리 아래로 펼쳐지는 산의 풍경도 그만이다. ●경기도 석룡산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사이에 있는 해발 1153m의 산이다.호젓한 숲길과 깨끗한 계곡을 가진 산으로 가족산행에 좋다. 산은 대체로 육산(흙산)이나 정상부근 능선 일대는 그렇게 현저하게 발달하지는 않은 암릉으로 되어 있다. 석룡산 입구인 조무락골계곡은 환경부 고시 청정지역으로 유명하다.물이 많고 숲이 깊다.석룡산 산행에 또 다른 재미는 조무락골의 그윽한 멋과 풍치를 감상하며 즐기는 것이다.입장료는 무료.계곡입구에 있는 여관 주차장이나 도로에 밖에 자동차를 주차할 만한 곳이 없다. ●가는 길 46번 경춘국도 춘천방향으로 가다 가평시내로 들어서 75번국도 타고 가평천을 따라가면 38교가 나온다.여기서 우회전해서 계곡을 따라 가면 된다.하지만 이 길은 좁아 차들이 교행하기 힘들다.초보자는 절대 진입금지. ●산행코스 38교에서 시작해 ‘조무락’이라는 펜션앞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올라가 정상을 지나 복호등 폭포를 보고 하산하는 코스를 추천. 올라가는 길은 5.6㎞ 2시간30분 정도,내려가는 길은 6.8㎞ 2시간50분 소요. ●산행 팁 정상에서 쉬밀고개까지는 약간의 바위지대로 넘어지거나 발목을 삘 수 있으므로 주의해 지나야 한다.또한 쉬밀고개에서 좌측길이 험해 사고가 나기 쉬우므로 우측으로 하산해야 한다. ■ 등산준비물 밑줄 쫙 본격적인 산행의 계절이다. 주5일제 근무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등산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급증하는 등산인구만큼 크고 작은 사고도 많아졌다.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얕잡아보거나 겸손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산 오르기 전에 미리 준비하자. ●가을산행에 꼭 지켜야 하는 것,세 가지 첫째,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해 일찍 하산해야 한다.해가 짧아지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산 속에서 해가 지면 조난을 당할 우려가 높다. 둘째, 비상식량과 랜턴은 꼭 배낭 속에.열량 높고 부피가 작은 초콜릿,육포,미숫가루 등과 야간 산행을 대비한 랜턴은 꼭 챙겨야 한다. 셋째, 방수·방풍의류는 필수.갑작스러운 비와 바람 때문에 일어나는 저체온증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갑작스러운 일기변화에 대비가 필요하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도움말 K-2 코리아 김대현 과장 ■ 등산전 스트레칭 가을이 좋아,산이 좋아 준비운동 없이 무턱대고 산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등산 할 때 부상을 최소화하고 산행 후 피로감을 줄이고 싶다면 스트레칭으로 워밍업을 하고 시작하자.어깨·등·팔·손 등과 하체부위의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1 제자리에 서서 양손을 접어 가슴 앞으로 올리고 한쪽 무릎은 접어서 들어올린다. 2 1의 자세에서 들어올린 다리를 뒤쪽에 놓고 무릎을 펴서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도록 무릎을 펴 준다. 3 앞쪽 무릎을 접은 다음 양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뒤쪽에 있는 다리를 조금 더 뒤로 밀어준다. 4 그림 3에서 상체를 숙여 양손을 바닥에 짚는다.이때 주의사항은 뒷다리의 무릎 펴는 것을 잊지 말자. 5 그림4 동작에서 앞무릎을 펴서 등과 허리 하체 부위를 스트레칭 한다.4∼5초 유지시켜 주고 반대도 동일하게 실행. ■ 도움말 임정숙 사단법인 한국생활체육지도자협회(www.ekasi.or.kr,362-0120) 회장 ● 속 채우고 올라올라 이제 웰빙은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몇몇 독특한 생활패턴으로 추구할 수 있는 가치는 더욱 아니죠.바로 생활 전반에 스며 있는 습관입니다.그 중에서도 운동과 식생활은 웰빙의 ‘기둥’이라 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운동을 하더라도 그에 앞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되레 병만 얻기 쉽습니다.음식의 경우도 어쩌다 한번 그럴싸하게 먹는 것보다는 끼니마다 정성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이번 주부터 웰빙을 습관화하려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각종 레포츠 전후에 필요한 스트레칭을 동작별로 소개합니다.아울러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과 요리전문가 최신애씨가 제안하는 건강 아침식사 요리법을 알려드립니다. ■ 주말아침엔 게살 현미죽 재료 냉동게살 250g,현미 1컵,청주 1큰술,물 8컵,소금 약간,녹말물 2큰술,달걀흰자 4개분,팽이버섯 2개,참기름 1작은술,붉은 고추 약간 양념 다진마늘 1큰술,국간장 1큰술,생강즙 1큰술,참치액 1큰술,후춧가루 약간 전날준비 현미를 씻어서 물에 불린 다음 믹서에 곱게 간다. 만드는 법 (1)게살은 한번 씻어서 청주 1큰술을 뿌리고 김이 오른 찜통에서 살짝 찐다.그래야 비린 맛이 나지 않는다.(2)물 8컵에 갈아놓은 현미와 양념을 넣고 푹 끓인 다음 게살을 찢어 넣고 더 끓인다.(3)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녹말물을 넣고 끓이다가 달걀흰자를 휘저어 넣으면서 반으로 자른 팽이버섯을 넣는다.마지막에 참기름을 넣는다.(4)붉은 고추를 채썰어 올려낸다. 웰빙 시대에 하루를 시작하는 데 활력소가 되는 아침식사의 가치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막상 아침에 눈을 뜨면 뭘 먹어야 할지 막막하다.생활 속 주치의로 알려진 이승남씨와 가정요리 권위자 최신애씨가 함께 내놓은 ‘내 몸의 독소를 없애는 아침식사’(랜덤하우스 중앙)는 이러한 고민을 쉽게 해결해 준다.몸에 좋으며 요리법이 간단한 아침식사 6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2004 소비자만족 히트상품]본상-초이스알앤디 속청 스터디

    ‘수능강의 동영상 빠르게 보고 듣는다.’ ‘속청 스터디’는 동영상 파일의 재생속도를 사용자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속도조절 프로그램이다. 재생속도를 빠르게 또는 느리게 조절해도 화질과 음질의 변화가 전혀 없는 게 특징. EBS 수능강의 등 학습 동영상에 효과적이다. ‘4가지 음원’이 탑재돼 있어 상황에 따라 알맞은 음원을 들려준다. 밑줄기능, 필기기능, 학습일정도우미 기능 등이 있다. 속청이란 음성을 빠른 속도로 듣는 것으로, 뇌의 언어처리 영역을 자극해 두뇌회전을 높여준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속청 스터디DVD’도 출시했다. (02) 924-8885.˝
  • 행자부, 행정용어 알기쉽게

    정부 행정혁신작업을 주도하는 행정자치부 내에서 행정용어가 너무 어렵다며 국민이 알기 쉬운 말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행자부 지방자치국 소속 국·과·계장 등 15명은 지난 15일 정례 혁신토론회를 열고 ‘불필요한 일 버리기’ 차원에서 7대 중점 실천과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이들은 우선 보고서와 대외문서를 만들 때 구태의연한 관용·상투적인 용어 사용이 행정업무를 딱딱하게 만들고,국민의 행정 참여를 막는다고 보고 단어를 일반국민들이 알기 쉽게 하며,내용도 명확히 하는 쪽으로 바꾸기로 했다. 예를 들어 ‘기일을 엄수하다.’는 ‘날짜를 지키다.’로,‘업무를 관장하다.’를 ‘업무를 맡아 처리하다.’로 바꾸어 표현하기로 했다.‘철폐하다.’는 ‘없애다.’로,‘확행하기 바람’을 ‘꼭 하기 바람’으로,‘말소하다.’를 ‘지워 없애다.’로 표현하기로 했다.상급자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때도 중요한 것을 나타내거나,두드러지게 표현하기 위해 보고서에 형광색 칠이나 밑줄을 긋는 관행도 없애기로 했다. 조덕현기자˝
  • 주말매거진We/시네마 천국-믿거나 말거나

    충무로에는 징크스가 많다.기획되는 영화 편수만큼이나 다양하다.충무로를 울리고 웃기는 징크스는 어떤 게 있을까. #1●귀신을 보면 대박? 촬영장에서 귀신소동이 일어난 영화가 잘 된다는 속설은 오래됐다.귀신과 맞닥뜨려 숨이 넘어갈지언정 대박을 터뜨리고 봐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간절한 염원 때문일까. 어찌된 영문인지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서는 귀신 목격담이 줄기차게 이어진다.7세트장에서 한 스태프가 귀신을 본 ‘광복절 특사’는 기대대로 흥행재미를 톡톡히 챙겼다. 지난해 흥행한 코믹사극 ‘황산벌’은 부여세트장에서,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도 실미도 세트장에서 제작진이 귀신을 봤다 해서 뒷말이 무성했다. #2●동물영화는 찍지 않으리? 온갖 소재들이 한국영화에 다 등장하는데,왜 본격 동물영화는 선보이지 않을까.따져본즉 동물이 주요소재로 쓰인 영화가 흥행몰이한 선례가 없다.‘플란다스의 개’‘고양이를 부탁해’‘송어’‘초록물고기’‘꼬리치는 남자’‘별’ 등이 하나같이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친구’에 이은 곽경택 감독의 야심작 ‘똥개’마저 ‘곽경택-정우성’카드에 걸맞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그래도 이 징크스가 깨지는 건 시간문제 아닐까.때는 바야흐로 죽은 애완견 앞으로 조화까지 보내는 시대. #3●영화제 수상작은 돈 안 된다? 거장 반열에 올라선 임권택 감독도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본 적은 없다.최근 신작 ‘하류인생’의 제작발표회에서 농반진반으로 “이번엔 돈 좀 벌어야겠다.”고 말했는데,기실 그럴만도 하다.‘춘향뎐’‘취화선’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속시원히 대박을 터뜨린 적은 없으니까. 지난해 ‘지구를 지켜라’‘질투는 나의 힘’ 등도 유수 국제영화제에서 상복을 푸지게 누렸다.그러나 정작 관객동원 성적은 형편없었다.물론 가뭄에 콩나듯 징크스를 비켜간 사례가 있긴 하다.베니스·스톡홀름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바람난 가족’은 관객몰이에 이례적으로 성공했다. #4●제목 바꾸면 ‘꽝’? 참 요상한 일이다.징크스를 아무리 무시하려 해도 중간에 제목을 바꾼 영화치고 잘된 영화는 보질 못했으니.지난해 흥행참패한 로맨틱 코미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촬영 막바지에 제목을 바꿨다.원래는 ‘밑줄긋는 남자’.역시 흥행빛을 못 본 ‘대한민국 헌법 제1조’,‘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도 각각 ‘588 치치올리나’,‘사랑’에서 제목을 바꾼 사례.차태현·손예진 주연의 흥행작 ‘첫사랑사수 궐기대회’도 딱딱한 어감 때문에 한때 제목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바꿨으면 어땠을까.개봉 후 제작자는 몇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다. #5●해외촬영하면 김 샌다? 해외촬영에는 모든 면에서 곱배기의 공력이 들어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 건너 촬영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실패하는 징크스는 ‘징할’ 정도.사하라 사막이 배경인 ‘인샬라’,중국 올로케 촬영한 ‘비천무’‘무사’가 그런 사례다.흥행메이커 한석규도 체코 프라하에서 ‘이중간첩’을 야심만만히 찍었으나,끝내 무릎을 꿇었다. 안됐지만 그 징크스는 새해에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중국 올로케로 찍어 지난해 말 선보인 ‘천년호’가 엉거주춤 주저앉더니 역시나,캐나다 빙하지대에서 촬영해 지난 16일 개봉한 ‘빙우’도 성적이 영 신통찮다. #6●상진아,고사상을 부탁해! 개인적인 징크스도 더러 유별나다.강우석 감독은 신작의 제작발표회 때마다 절친한 후배인 김상진 감독을 꼭 대동한다.“고사상의 돼지머리에 상진이가 돈을 꽂아야 일이 잘 풀리더라.”고 강 감독은 말한다.배우 이성재는 징크스를 의식해 기술시사(완성필름 전단계의 시사)는 보지 않는다. 아예 영화출연 자체가 극복못할 징크스인 스타 리스트도 돈다.김희선,고소영,배두나,김민종,차인표,안재욱 등.이상하게도 스크린에만 나오면 맥을 못 추는 얼굴들이다.믿거나∼말거나! 기록이 그렇듯 징크스도 깨보라고 만든 거니까!! 황수정기자 sjh@
  • 노래로 불러보면 시가 좋아져요/시와 친해지는 책 ‘시가 말을‘ ‘삶의 시‘

    어려서 시와 친해지지 않으면 어른이 돼서도 좀처럼 시집에 손이 가지 않는다.줄거리가 있는 산문에 비해 흔히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지는 시의 세계에 한발짝 쉽게 다가가는 길은 없을까.‘시가 말을 걸어요’(정끝별 지음,토토북 펴냄)와 ‘삶의 시,삶의 노래’(사진·전국국어교사모임 매체연구부 지음,나라말 펴냄)는 시를 읽는 재미와 즐거움을 깨우쳐줄 길잡이 역할을 자청한 책들이다. ‘시가 말을 걸어요’는 정끝별 시인이 자신의 두딸과 딸의 친구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동시 40편을 골라 마치 엄마가 옆에서 들려주듯 해설을 덧붙여 보다 친근하게 시를 접하도록 배려했다.이를테면 신현득 시인의 ‘시를 잡아라’를 소개한 뒤 ‘시가 뭘까’란 물음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고,‘글씨 공부’(이문구)‘찻숟갈’(박목월)‘소나무’(김시습)등의 시에선 시의 다양한 소재와 시적인 표현력,상상력을 배우도록 유도한다. 지은이는 어린이들이 시와 친해지고,잘 이해하는데서 더 나아가 머리속의 생각을 짤막한 글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여보라고 권한다.시를 읽고,시가 숨겨놓은 이야기들을 찾는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보면 누구나 꼬마 시인이 될 수 있다고 격려한다.초등학생 이상.8500원. 중고교 시절 시험에 대비해 시를 달달 외우고,밑줄 그어가며 의미를 학습하던 기억이 있는 이들에게 시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존재로 남아있다.‘삶의 시,삶의 노래’는 시의 왜곡을 강요하던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시를 일상으로 이끌어내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와 친해지는 방법으로 이 책은 시를 노래로 부르는 것을 제안한다.‘구지가’‘공무도하가’등에서 알 수 있듯 본래 시와 노래는 하나였다는데서 출발한다.시에 악보를 더하고,음반을 부록으로 수록해 시와 노래의 일체를 꾀했다.전국국어교사모임 매체연구부 교사들이 수업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만들었다.중학생 이상.1만7000원. 이순녀기자 coral@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3) 김지하 -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 새로운 시

    “달마가 동쪽으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 “저 뜰 앞에 선 잣나무이니라.”.옛 선사에게 불법을 묻듯,지하에게 이 시대를 물으러 간다.대답은 듣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그것이 바로 해답일 테니까.얼굴과 손이 희지 않고,상민(常民)의 옷을 걸치고 살아가는 그에게,옛날 백 사람의 시인에게 시대를 물을 때 묻지 않은 물음을 던지기 위해,그가 몸을 기대고 살아가는 백성의 마을로 간다. 얼마 전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 김지하 시인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본 시인의 모습은 예전보다 한층 더 수척하면서도 어딘가 부은 데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장기간 요양을 해야 할 만큼 상한 몸을 이끌고 멀리 부산 범어사에서 요양을 하다가 올라온 시인을 붙들고 무슨 말을 들으려 한단 말인가.그러나 자기 바깥에 싸리 울타리를 두르지 않는 시인은 흔쾌히 내방을 허락해 주었다. “회고록의 제명이 ‘흰 그늘의 길’이더군요.그 말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 법한데요.” “글쎄,애매성이라고나 할까.안개 낀 것 같은.단지 이성,오성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겠지요.내가 흰 그늘이라는 말을 쓴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하나는 우리 삶이 상당히 이상해졌다는 것이에요.사이코,정신분열적인,착란적인 사회심리가 지배하고 있는데 이것을 인식하고 용서할 어떤 시적인 그릇을 찾아내려고 한 거지요.흰 그늘이라는 것도 일종의 환상이지만,치료적 기능을 갖는 환상입니다.마치 융의 그림자처럼 가라앉은 욕구라고 할까…,일종의 역설이지.고통의 역설적 인식,성스러운 고통,이런 것을 추구함으로써 시대의 정신적 질환을 넘어설 수 있지 않느냐는 거지요.시(詩)가 바로 그에 관한 작업이 아닐까 합니다.” 김지하 시인은 천래(天來)의 시인답게 비약적인 어법으로 생각을 전개하기 시작한다.그렇다면 나는 논지를 잃고 헤매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 “지나온 삶이 어땠다고 보시는지요? 요약하신다면요?” “요약? 한두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지.소위 ‘요기 싸르’라고.요기는 요가를 하는 사람,즉 수련자지.그러니까 내면적으로는 수련자고 외면적으로는 싸르,코뮌 싸르,직업 혁명단.그러니까 요기 싸르는 명상을 통한 내면적 수련과 외면의 사유적 변혁,두 가지를 같이 추구하는 자야.나는 옛날에 이 요기싸르라는 말은 몰랐지만 바로 그런 삶을 희망했었다고 생각해요.삶에 대한 쉬르(초월)적 인식과 그 아래 미학으로서의 리얼리즘을 함께 추구했으니까.리얼리즘과 함께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초월성,철학 같은 것을 오랫동안 꿈꿔왔어요.이것이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생명’과 ‘살의(殺意)’죠.내 첫 시집 ‘황톳길’에서 보듯 ‘뛰어올라오는 숭어’와 ‘가마니에서 죽어가는 아버지의 시체’,즉 생명과 죽음의 대비를 늘 생각했어요.이것이 현실에 대한 비평으로,부정으로 나타났죠.생명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이것은 죽음까지도 포함하는 어떤 전체변화의 질서를 말하는 것이었어요.” 시인의 말씀은 깊은 숲 같아 갈래가 많고 걸리는 것도 많다.그 속을 호랑이 타고 달린다면? 다치지 않으려면 머리를 잔뜩 숙여야 하리라. “선생님의 삶에서 예지적인 면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그런 삶을 가능케 한 근거를 찾아보신 적은 없으신지요?” “글쎄,그건 꼭 시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시를 쓰면서도 시인이 아닌 아웃사이더로 남고 싶었고,그러면서도 세상은 변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사람의 정신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시대야말로 분명하지는 않지만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선생님께서는 젊은 세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무엇보다 ‘현실적 부정’입니다.그들은 자기들 삶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에 대해 선험적 사고에 익숙했던 우리나 우리 바로 아래 세대 사람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부정적입니다.뭘 보면 알 수 있느냐.정치나 경제에 대한 부정은 사항적 비판일 수 있지만 문화적 반항은 사항에 따른 게 아니라는 겁니다.지금 젊은이들은 문화적 반항 밑에 더 커다란 문명 단위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어요.그 불만을 가지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붉은 악마’라든가 ‘네티즌 선거’라든가 ‘촛불 시위’ 같은 것으로 빛나지 않나 싶습니다.내가 보기에 그들의 이 힘은 정치적으로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긍정이 광폭(廣幅)인 김지하 시인이다. “그렇다면 선생님 세대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세대적 역할은 어떻게 비교하거나 대조할 수 있을까요?” “저는 4·19세대였음에도 불구하고 4·19의 혁명적 의미를 똑똑히 몰랐습니다.그러다가 5·16 뒤에 차츰 민족이라든가 민중이라든가 변혁이라든가 하는 개념에 눈뜨게 됩니다.그러면서도 소수이기는 하지만,리얼리즘과 함께 반리얼리즘적인 추상·환상·상상력의 측면을 강조한 사람들도 있었고 나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어요.나는 어떻게 하면 리얼리즘 안에 반사실과 환상을 이끌어들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했던 세대입니다.지금 젊은이들도 자기들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서 외쳐대던 구호의 진짜 의미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생각해 봅니다.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나는 이제 나이가 들었습니다.글 쓰고 그림 그리고 강연을 통해서라도 젊은이들의 소명이 무엇이고, 그 사람들이 한 일이 무슨 뜻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물꼬를 터야되는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지금 젊은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세계적이고 동시에 민족적입니다.아주 개인적이고 내면적이면서도 범생명계적인 성격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이런 모순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세대적 특질에 걸맞은 복합적인 역할과 내용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지혜 또는 슬기라면 어떤 것이 있겠는지요?” “첫째는 들뢰즈나 가타리,미셸 셰르 같은 선각자들이 이미 지적했던 것인데 현대,모던 월드의 가장 큰 질병으로 논리를 들고 있습니다.‘이것은 이것,저것은 저것’이라며 상호 배제하는 것,‘너는 내가 아니고 나는 네가 아니다’라면 싸움이 시작되고 경쟁이 시작되겠지요.또 하나의 질병은 전쟁법입니다.나와 너는 싸울 수밖에 없고 싸워서 하나가 이김으로써 상호 통합을 한다.전쟁의 철학이죠.우리는 매일 평화를 원하고 안정된 삶과 우정과 휴머니즘과 생명계와의 화합을 원하면서도 그 매일의 생활 속에서는 전쟁 논리를 진행시키고 논리의 전쟁을 치러내는 겁니다.나는 전쟁법의 반만 긍정하고 다른 반은 부정하는 길을 생각해 봅니다.너는 내가 아니고 나는 네가 아니지만 너는 나일 수 있고 나는 너일 수 있다.이게 뭡니까? 음(陰)과 양(陽)의 철학이죠.음이면서 양이고 양이면서 음인,그러면서도 양은 양이고 음은 음인 음양법 말입니다.철학적으로 더 들어가면 불교의 인식논리입니다.색(色)은 공(空)이 아니고 공은 색이 아니면서도 공은 색일 수 있고 색은 공일 수 있다.결국은 색공이 하나다.하나가 아니고 둘이 아니면서 하나도 둘도 될 수 있다는 것.묘한 이치에 도달하는 겁니다.여기서 또 숨은 차원과 드러난 차원을 생각해야합니다.드러난 차원은 가시적이고 진행 중이고,숨겨진 차원은 드러난 차원 밑에서 드러난 차원을 조절하고 진행시키고 수정하고 교정을 보다가 전혀 이것이 유지될 희망이 없을 때에는 이것을 와해시키면서 안에서 새로운 드러난 차원으로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이게 뭘까요.생명이죠.생명의 논법이 ‘아니다’이면서 ‘그렇다’이고 ‘그렇다’이면서 ‘아니다’인 겁니다.이러한 인식은 다행히도 우리 민족의 근대에,1860년대에 유럽 쪽의 베르그송이나 생철학자들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나타났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만.이 부분에서 우리의 논리적인,새로운 변혁적 생활을,새로운 논리의 발견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일상적으로.말로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삶에 있어서는 늘 투쟁이나 경쟁,대결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생각하면서 논리를 진행시키고 현실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조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는 김지하 시인의 거침없는 논리 개진에 언더라인(밑줄)을 긋는다.인터뷰를 떠나 이것은 매우 중요한 논리 전환인 까닭이다.내친 김에 더 ‘광폭(廣幅)’한 물음을 던져본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우리는 공공성을 회복해야 합니다.남북의 통일에도 공공성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 공공성과 우주적 공공성을 함께 회복해야 합니다.너무 작은 담론들에 얽매여 공공성을 무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또 자신만이 아니라 타자까지도 자기 안에집어넣는 것이 중요합니다.주체를 배제해버리고 타자화하는 유럽사상을 따라가지도 말고 주체를 회복하면서 우주적 주체가 되는 것,이것이 새로운 인간입니다.그것은 개인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동학은 이렇게 가르쳤습니다.‘서로가 서로에게서 떨어질 수 없는 생명의 총체,정체성을 각자 자기 나름으로 실현하라.’고.‘밝고 밝은 이 우주를 각자 자기 나름대로 밝혀라.’고.이게 뭘까요.개인주의죠.그러나 그것은 개(個)이지 사(私)는 아닙니다.개와 사는 다른 겁니다.사는 그 뒤에 세모꼴 같은 것이 붙어 있죠? 이게 귀신에 붙어 있는 거예요.잡귀.인간의 정신 가운데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만 위해서 살려고 하는.” 오랜만에 거인을 만나는 귀한 시간을 놓치기 싫어 더 많은 것을 물었고 더 많은 말씀을 들었다.병마에 시달리는 ‘대선사’가 탈진에 이를 때까지 마구 괴롭혔다.그러나 그렇게 귀동냥한 모든 것을 여기에 쓸 수 없음이 안타깝다.이 나라에 또 누가 있어 그처럼 많은 궁리를 하고 세상의 내일을 이야기할까? 바로 김지하 시인 같은 이를 종요로운 존재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사진 이언탁기자 vielee@ 방교수가 본 시인 김지하 ●수척해진 어깨 위에 걸린 흰 달 지하는 지하라고 하지 말고 지하당(芝河堂)이라고 해야 하리라.평생 바람으로 살되 가는 곳이 집이다.바람이 바로 집이다.살아 움직이는 집이다.바로 그가 김지하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바라본 지하당의 낡은 서까래가 기울어졌다.어긋난 문짝 같은 옷을 걸친 지하당,구멍이 숭숭 뚫린 지하당의 야윈 몸채,두 시간 남짓에 배터리가 소진되고 마는 허한 기운.이것을 본 어느 누가 지하당의 과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인터뷰를 마치는데 회고록을 쓰느라 바싹 야윈 지하당의 어깨 위에 흰 달이 떠 있었다. 지하당의 후광은 낮달,희미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달이었다. ●김지하는 누구인가 1941년생으로 문명(文名)이 높은 분들이 많은 문학계지만 그 가운데서도 김지하는 거인이다.아니,괴물이다.희대의 풍운아다. 전라남도 목포 출생.1959년에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이후 그의 삶은 바람의 삶이었다.한·일회담 반대운동,그리고 저항시인.황토빛 한의 전달자,박정희 군사정권을 향한 조롱과 야유(풍자시 ‘五賊’).시집 ‘황톳길’과 함께 열린 김지하의 1970년대는 연행·석방·도피로 점철된 시대,부당한 체제에 맞서 처절한 싸움을 벌여나간 시대였다.군사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무기로 감형된 1974년부터 1980년까지 그는 옥중의 시인이었다.많은 이들이 그가 걸어간 길처럼 민주주의를 외치며 전두환 정권과 처절한 항전을 벌일 때 김지하는 황야를 건너 생명의 낙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폭력이 아니라 비폭력을,광폭한 남성성이 아니라 섬세하고 여린 여성성을,대립과 투쟁이 아니라 화회(和會)의 세계를. 그는 시대와의 불화를 감당해야 했다.시집 ‘애린’의 세계가 그것이다.1980년대였다.1990년대,그리고 지금,김지하는 또 다른 초극을,완성을 꿈꾼다.시집 ‘중심의 괴로움’은 내가 내 안에 갇히지 않고 우주와 호흡을 함께 하는 새로운 리듬과 조화의 세계를 노래한다.김지하는, 뜨거운 불꽃 김지하는 오늘,안으로 타오른다. 정지용으로부터 김수영을 지나 김지하로통하는 한국 현대시의 행로는 내부적인 것과 외래적인 것,성찰적인 것과 투쟁적인 것이 맞씨름을 벌이며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해간 운명의 길이었다.
  • 홍사덕 신임 원내총무 / “北송금 특검 ‘만델라 방식’으로”

    홍사덕 신임 원내총무는 언론인 출신으로 정국 흐름을 읽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43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서울사대부고,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왔다.중앙일보 기자도 지냈다.이후 상도동계로 정계에 입문,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5선을 했다.몇 차례 당적변경을 했지만 여당 생활을 한 번도 못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에 도전했다가 당내 후보경선 도중 사퇴,한 때 탈당설까지 나돌았다.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정치분야 특별자문역을 맡았고,올초엔 당 정치개혁특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개혁안 작업을 무난히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부인 임경미(59)씨와 1남 2녀를 두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북송금 특검수사에 대한 입장은. -이 사건은 ‘만델라 방식’으로 하면 된다.진상규명을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도 조사하되,사법처리는 안하면 된다.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감옥에 가는 불행한 역사는 여기서 끝나야 하지만,역사적 진실을 위해 진상을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 새 특검법안을 이번 회기에처리할 생각인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뻔한 데 강행처리 하지는 않을 것이다.우리는 국민이 원하는대로 할 것이다. 최병렬 대표가 권한을 대폭 위임한다고 했다.의정 운용방향이 있다면. -영국식 언더라인(밑줄표시) 제도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꼭 당론을 따라야 할 법안은 밑줄 3개,가급적 당론에 따라야 하는 법안은 2개,각자 알아서 투표해도 무방한 법안은 한 개를 표시하겠다. 전광삼기자 hisam@
  • ‘마흔살’ 최연소 부총리자문관 / 재정경제부 이건혁씨

    초등학교 5학년때 한국을 떠나 거의 30년만에 고국에 돌아온 재정경제부 이건혁(李健赫) 부총리 자문관.그는 마흔살로 역대 부총리(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 가운데 최연소다.김진표(金振杓) 부총리가 너무 바쁘다는 걱정에서부터,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처리해 주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이 4%를 밑돌 것이라는 걱정까지 그의 ‘나라 걱정’은 끝없이 이어진다. ●너무 젊은 자문관의 출현 그가 부총리 자문관이라는 직함을 달고 정부과천청사에 나타난 것은 지난 5월20일.‘젊은’ 자문관의 출현에,자존심 강한 재경부 관료들이 거부감을 나타냈을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이 자문관은 “예전부터 나라 걱정을 같이 했던 사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그의 이력서를 들춰봐야 한다.서울 출생인 그는 신용산초등학교 5학년때 영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났다.런던대학을 졸업한 뒤 경제·정치 분야의 명문이라는 LSE(London School Economics)에서 거시경제 박사학위를 마칠 무렵,국제통화기금(IMF)에 인턴십 지원서를 냈다.그런데 인턴십 3주만에 정식직원 채용제안이 들어왔다. 긴 고민 끝에 1년 후에 반드시 취직한다는 계약서를 써준 뒤 학교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마쳤다.물론 졸업후 약속대로 IMF에 취직했다.한국인이 IMF에 정식직원으로 채용된 것은 1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IMF에 정식채용된 한국인 그는 IMF에서 99년 10월까지 꼬박 10년을 근무했다.직속상관은 외환위기 당시 한국담당국장을 지내 우리에게도 익숙한 휴버트 나이스 현 도이체방크 아시아·태평양본부회장.그러나 외환위기 때는 한국이 아닌 인도네시아 프로그램을 맡았다.한국인이 한국을 구제하는 프로그램을 맡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외환위기는 그의 개인적인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그는 “IMF에 있으면서 여러 나라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아시아의 외환위기는 전혀 성격이 달랐다.”면서 “자금시장의 신뢰도가 한꺼번에 붕괴돼 혼란이 초래됐으며,그런 위기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99년말 투자은행인 JP모건으로 옮겼다.홍콩에서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각국의 경제상황을 분석했고,여기에는 늘 한국이 포함돼 있었다.그리고 올해초 가족과 함께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귀국했다.귀국 소식을 들은 재경부의 지인(知人)들이 공석이었던 부총리 자문관에 그를 추천했다. ●부총리와 자문관의 첫 대면 부총리를 대면하던 첫 날,그는 “생각보다 경제가 어렵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자문했다.부총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도 그럴 것이 그때까지만 해도 정부는 올해 5%대 달성이 가능하다고 역설할 때였다.1∼2주 후부터 연구기관들은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기 시작했고,정부도 하향조정의 불가피성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부총리를 직접 만나 경제 자문을 하고 싶지만 부총리의 일정이 너무 바빠 일주일에 한번꼴로 보고서를 낸다.보고서는 하루이틀 뒤에 부총리의 친필사인과 함께 되돌아온다.실제 그의 책상에서 ‘훔쳐본’ 보고서에는 부총리의 사인과 함께 곳곳에 밑줄과 동그라미가 처져 있었다. 그가 진단하는 우리 경제의 탈출구는 무엇일까.그는 먼저 “지금은 세계경제의 불황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했다.따라서 내수를 떠받치는 정책,즉 4조원대의 추경예산을 하루빨리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미국시장이 재정팽창,저금리,달러약세라는 3형제가 오뚝하게 서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여건이 좋다.”면서 “우리나라도 원화강세만 빼고 재정·금리가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늦어도 4분기부터는 반등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글 안미현기자 hyun@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인터넷 스코프] 어떤 부적절한 관계

    ‘셰익스피어’나 ‘파우스트’를 읽으며 위대한 문호의 창작혼에 감동하던 때가 있었다.광활한 러시아 문학도나 시인 윤동주,소설가 이상의 작품을 읽고도 그랬다. 멋진 소설 문장을 인용하는 것이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다.밤새워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으면서 말이다.이런 ‘책’과의 추억은 누구나 있을 터이다. 그런데 최근엔 책을 즐겨 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최고의 지성을 배출한다는 상아탑에도 ‘책 읽기’가 실종된 지 오래다.토플이나 시사상식 등 취업 관련 서적 말고 명작을 읽는 대학생들이 많지 않다. 그대신 인터넷 채팅이나 게임을 즐기며 밤을 지새웠다는 사람들은 흔히 본다.물론 요즘 학생들이 책읽기를 등한시하는 이유를 전적으로 인터넷 탓으로 돌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인터넷이 학생들의 책읽기를 방해한다는 혐의를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서 웬만한 소설 제목을 치면 잘 요약된 줄거리가 나오고,감상문까지 볼 수 있다.그래서인지 학교에서 독후감 숙제를 받아보면 대개 비슷한 내용이다.이렇게 책표지도 보지 않고 숙제를 하는 ‘얌체족’들이 늘고 있다.손쉽게 독서를 대신해주는 인터넷의 ‘다이제스트 트렌드(digest trend)’ 때문이다.압축·요약·정리의 문화로 대변되는 인터넷 정보들은 오랜 수고가 필요한 책의 전통과 권위까지 무너뜨렸다.앞뒤 잘린 줄거리와 감상문이 버젓이 행세하면서,시각과 해석 또한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 버렸다.‘뜨는’ 홈페이지 자료실엔 클릭 한 번만으로 자기 것이 되는 정보가 수두룩하니 오죽하랴. 그 덕택(?)인지 요즘 학생들이 고전은 고사하고 단편소설 한 편 읽기도 버거워하는 것을 느낀다.200∼300쪽짜리 책도 A4 용지 한 장부터 원고지 10장까지 원하는 형태와 분량으로 가볍게 요약해 내는 세상이 아닌가.그래서 인터넷세대는 ‘읽기’보다 ‘보기’에 안주하고,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책 읽기의 진가를 미처 체험하지도 못하고,그저 ‘정보사냥’ 정도로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짧은 다이제스트 문서를 인터넷에서 빨리 찾아내는 일을 능력으로 치부한다.이러다 보니 학생들이 손에 잡고 읽는 책은 수능 출제가 유력한 소설에 국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책을 읽는 방법도 잘못돼 가고 있다.잘 정리된 줄거리에 의존하는 일이 많아서인지 책 내용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또 책에 나오는 주인공 정도만 기억할 뿐이지 다른 등장 인물들은 모른다.이러다 보니 책을 통해 교훈을 얻는 일은 불가능하다.인터넷의 요약문처럼,살아가는 일들에는 ‘요약문’에 의한 해답은 없기 때문이다. 불과 몇 초면 좌르르 열리는 인터넷 정보처럼 쉽게 얻는 것은 그만큼 잃어버리기 쉽다.물론 e-북이나 전자출판의 발전 등 기술진보를 통해 인터넷이 ‘책’과 친해지려는 여러 징후들은 있다. 하지만 책꽂이를 대신해 책상 위를 차지하는 컴퓨터가 있는 한,종이책과 인터넷은 앞으로도 썩 좋은 관계가 될 것 같지 않다.인터넷이 책 읽기를 통한 즐거움을 거듭 방해할 것이기 때문이다.특히 인터넷은 ‘빨리 빨리’를 계속 부르짖을 것이다.단언컨대,시대가 책을 고문하고 있다.언제쯤 우리는 다시책의 긴 호흡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연 희 강릉대 한국어학당 전임강사
  • 문화재와 사랑에 빠진 경관/경찰청 정보국 김성섭 경감

    “각박해지기 쉬운 공무원 생활이지만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다니고 공부하면서 활기와 여유를 찾았습니다.” 경찰청 정보국에 근무하는 김성섭(金成燮·48) 경감은 아무리 바빠도 한달에 1,2차례는 문화유산을 찾아 떠난다.처음에는 취미 차원이었지만 이제는 외부 강의까지 맡을 정도로 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 그가 우리 문화유산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4년.평소 알고 지내던 문화재 관련 공무원의 방에 들렀다가 안견의 ‘몽유도원도’ 영인본이 액자에 담겨 있는 것을 봤다.이 그림은 조선시대 명화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일본에 침탈돼 우리나라에서는 원본을 볼 수 없다. 그림을 알아본 김 경감은 “몽유도원도를 걸어두셨네요.참 훌륭한 명작입니다.”라고 반갑게 말을 건넸다.하지만 그 공무원은 “저 그림이 몽유도원도입니까?”라며 고개를 갸웃했다.김 경감은 “서글픈 생각이 앞섰고 나라도 우리 문화재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유홍준 교수 답사팀에 겨우 합류 좀더 깊이 우리 문화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던 그에게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눈에 띄었다.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가 이 책에 푹 빠진 그는 밑줄까지 쳐가면서,필요한 부분은 ‘삼국유사’ 등 관련 문헌을 찾아가면서 탐독했다.마침내 96년 유 교수를 찾아가 ‘답사팀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학생운동 경력이 있던 유 교수로서는 경찰관의 접근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새카맣게 밑줄이 쳐진 책을 들고 몇 차례나 찾아가 성의를 보이자 유 교수도 마침내 김 경감의 답사팀 참여를 허락했다.이후 그는 이 책에 등장하는 문화유산의 현장 300여곳을 대부분 둘러봤다. 그는 답사를 다녀올 때마다 직접 보고 느낀 문화재에 대해 20∼30개 정도의 문제를 만든다.답사팀과 함께 문제를 풀면서 세부사항을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노력이 쌓여 그는 어느새 ‘문화재 전문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2001년 한국은행에서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첫 강의을 한 뒤 7,8차례 외부 강의를 했다. ●2001년부터 7~8차례 강의도 숱한 문화재를 돌아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야 할 곳까지 ‘보수’와 ‘복원’이라는 명목으로 손을 대 본래의 가치를 잃게 했다는 점이라고 그는 말했다.대표적인 것이 충남 서산의 마애삼존불.“마애삼존불은 자연 그대로 놔둬도 풍파에 깎이지 않고 태양의 위치에 따라 백제인의 건강한 미소를 감상할 수 있도록 산속 깊은 절묘한 곳에 조각했습니다.그런데 여기에 보각을 만들어 지붕을 씌우고 문짝까지 달아놓은 겁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특히 일제 강점기에 우리 문화재가 엄청나게 훼손됐는데도 아직까지 회복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개했다. 충남 예산 출신인 김 경감은 지난 79년 경찰에 입문한 24년차 베테랑이다.경찰관으로서 김 경감은 “치안은 서비스이자 사회간접자본”이라고 주장한다. 2000년에는 ‘교통경찰의 민원 접점에서 운전자들이 인식한 고객만족도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성균관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민원인이 있기 때문에 경찰관이 존재하므로 모든 민원인은 ‘고객’이고,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부인 구본숙(46)씨도 경찰청 감사과에 경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경찰 가족’이다. 김 경감은 “우리 문화재를 접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경찰관으로서 직무에 최대한 충실하는 것은 물론이고,다리 힘이 있을 때까지는 문화재를 찾아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글 장택동기자 taecks@ 사진 이언탁기자 utl@
  • 요즘 어떻게/ 11년만에 학원강단 선 서한샘 前의원

    “정치요.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정치할 사람이야 많지 않습니까.” 80∼90년대 ‘밑줄 쫙∼’ 강의로 명성을 날리다 15대 국회에 입문,잠시 외도(外道)를 한 뒤 최근 본업으로 돌아온 서한샘(60·한샘학원 회장)씨의 말이다. ‘한샘 국어’ 등 베스트셀러를 펴낸 최고의 국어강사에서 92년 서울시 교육위원을 거쳐 96년 금배지까지 달았지만 쓴 맛도 보았다.외환위기 때 자신이 세운 교육전문 케이블 방송국이 부도나고 국회의원 재선에도 실패한 것이다. ●요즘도 밑줄 쫙∼ 그는 요즈음 다시 분필을 집어든 채 ‘밑줄 쫙∼’을 외치고 있다.지난달 3일부터 매주 토요일 저녁 시간에 서울 마포구 구수동 한샘학원 본원에서 ‘서한샘의 언어영역 강의’를 가르치고 있다.92년 이후 11년 만에 강단에 선 셈이다.“PC시대를 사는 애들이 되어서 그런지 짧은 글이나 자기 표현은 잘하나 조직적인 문장능력,긴 문장을 쓰는 능력은 떨어지는 편”이라며,사고능력을 배양하는 데 글쓰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만 수험생들을 가르친 국어 선생님 입에서의외의 얘기가 나왔다.“우리 애들(1남1녀) 국어실력은 신통찮았어요.학교 수업시간에 애들이 선생님께 궁금한 걸 물어보면 ‘야,너희 아버지께 물어봐.’ 이런 식이었죠.그런데 저도 애들 앞에서는 선생님보다는 아버지 입장에서 ‘그것도 모르냐.’며 머리를 쥐어박기 일쑤였습니다.” 현재 자녀들은 결혼해 따로 살고 있다고 한다. ●교육은 충격 자녀 교육법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아빠는 네가 참 자랑스럽다.괜찮아,실수도 하는 거지 뭐.”라며 격려를 아끼지 말라고 주문한다.별명을 불러주는 것도 효과적이란다.박사,대장,피아니스트 등 적성에 맞는 직업을 애칭으로 불러줄 때,자녀들이 무의식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었다.“교육은 충격이죠.충격을 잘 주면 애가 올라갑니다.사실 이런 건 학교에서 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못 하니 부모가 해야겠죠.” 문학박사인 그는 10대들이 좋아하는 노래가사집을 자주 산다고 한다.“92년인가 서태지가 ‘난 알아요’라고 랩을 하는데 난 모르겠더라고요.그 이후로 가사집을 사봤죠.노래 단절은 세대 단절 아닙니까.” 수험생들과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의 하나이나 그의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할당제 좋다 그는 학원 경영자라는 사교육 영역의 종사자이면서도 공교육 붕괴를 우려했다.“학교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학원 교육은 보완적 위치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중학교 의무교육화 등 하드웨어는 많이 보완됐으나 학교위상문제,학교 선생님에 대한 정신적 예우 측면에서 상당히 어지럽혀져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라고 교육 소프트웨어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차 시중 강요’ 문제로 전교조로부터 사과요구를 받아오던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자살에 대해서는 “교육계의 보혁 갈등이라고나 할까요.미묘한 문제로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아무튼 전교조 분들이 나섬으로 해서 상당히 고루한 시각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인 만큼 갈등구조를 지혜롭게 봉합,미래지향적으로 가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교육부문 정책에 대한 견해를 묻자 “참여교육으로 나가겠죠.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은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봅니다.남은 것은 정책을 행동으로 펼치는 것인데 이번에 서울대에서 도입키로 한 지역균형 시험제는 상당히 앞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는 “쿼터제(할당제)는 중국에서는 시행 중이고 미국도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편중되게 모집하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다. ●4년 정치,수십년 한 듯 그는 “4년 정치생활이 수십년 한 것 같았습니다.”라고 회고했다.“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제자를 복돋아주는 건데 정치를 해보니 상대방을 비판해야 하는 것이어서 곤혹스러웠어요.게다가 유권자들도 여야가 선명한 경우가 많아 말 걸기도 힘들었어요.” 뜻이 맞지 않아 상대를 비판하더라도 토론을 통한 담론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직접적으로 인격을 모독하는 측면이 강했고 지금도 그런 것 같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자신이 정치권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상향식 공천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지구당 운영에다 각종 애·경사 등 챙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힘들었어요.일반 의원들은 어떻게 견딜까 참,용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돈으로부터 자유로워야지 지역구에 발목이 잡히면 일을 못해요.옛날 서류들 정리하다 보니 후원금 준 리스트가 나왔는데 저를 도와준 분들에게 미안하더군요.인간적으로 빚지는 것 아닙니까.모골이 송연해졌어요.빚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정치권 화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시각은 최근 정치권 움직임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문제에 대해 “예전에는 다 줄세우기를 했는데 다양화됐다는 측면에서 발전했다고 봐요.”라고 평가했다. 말이 많았다고 느꼈던지 그는 “정치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정치적인 행사에는 아예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고 들려줬다.자신의 생각과 관계없이 주변에서 “정치를 재개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저런 오해를 하는 것 같아 싫었다고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노무현의 ‘젊은 韓國’/청와대 실세 분석

    새 정부 청와대비서실에서 공식적인 핵심인물은 역시 문희상 비서실장이다.‘참여정부’의 비서실은 정무와 정책을 분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문 실장이 정무파트를 책임지고,정책파트는 이정우 정책실장과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이 분리해 담당하도록 했다.하지만 정무·정책 모두 최종 총괄은 문 실장의 몫이다.같은 장관급이라도 서열은 명백히 문 실장-이 실장-나 국가안보보좌관 순으로 매겨진다. ●결재 받아본 유일한 정무참모 문 실장은 ‘국민의 정부’ 초대 비서실장인 김중권 실장과 흔히 비교된다.‘소수 정부’로 행정 경험이 별로 없는 김대중 정부에서 조직의 안정적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김 실장의 역할과 영향력은 막강했다. 시민단체 출신 전문가 집단과 ‘386측근’ 세력이 주축이 된 새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에서도 행정경험 여부가 소중하다.청와대 정무분야 비서 40여명 중 행정결재 서류를 챙겨본 경험이 있는 비서는 문 실장이 유일하다.문 실장은 청와대 정무수석,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냈다. 문 실장의 측근은 “비서실장 내정자가 된 뒤로변화된 모습에 깜짝 놀란다.평소 알아서 하라고 놔두는 스타일이었는데,이제는 청와대가 자신의 책임아래에 놓여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한다. ●대통령과 가까운 참모 그러나 권력은 대통령과의 ‘거리’에서 나온다고 한다.그 지근 거리에 노무현 새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이 놓여있다. 국정상황실장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청와대의 무게 중심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국정상황실장은 3∼7장 분량의 ‘상황과 동향’이라는 국정보고서를 매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청와대 수석회의와 국무회의도 배석한다.하기에 따라서는 공식·비공식 정보를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국민의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이던 장성민 전 의원과 곧잘 비교된다.당시 장 실장은 김 대통령과 독대할 기회가 잦았고,각 부처뿐만 아니라 치안·검찰 등으로부터도 국정상황을 체크해 대통령에게 직보했다.국정원 등에서 올라오는 밀봉된 형태의 ‘직보’ 일부도 그의 손을 거쳐갔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청와대 한 인사는 “당시 장 실장은 각종 정보를 손에 넣은 뒤 인사에도 깊게 관여하게 됐다.그러다 보니 당시 김중권 실장,박지원 공보수석 등으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국정상황실장으로 내정 당시부터 문 실장과의 ‘잡음’이 흘러나왔다.문 실장은 비서관 내정 사실에 대해 확인을 요구받자,“이광재는 국정상황실장이 아니다.”며 불쾌한 듯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이 실장은 내정 직전에 국정상황실장 자리를 고사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앞으로 대통령의 일정까지 국정상황실에서 관리하면 이 실장의 영향력은 대단히 커질 수도 있다.이와 관련,청와대 직제개편 담당자는 “일정을 어느 부서에서 담당할지는 새 정부의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일정은 국정상황실 외에 제1부속실,정책상황실,의전,행사기획 등에 모두 관련돼 있다.노 새 대통령은 평소 “단기 일정 외에 장·단기 일정을 국정상황실에서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힘의 균형과 분산 추구 그러나 새 정부 청와대비서실은 ‘힘의 균형과 분산’과 ‘상호점검 시스템’이라는 원칙을 존중하고 있다고 인수위측은 설명했다.국정상황실로부터 해외부문을 떼어내 국가안전보장회의 소속의 안보상황실로 옮긴 것도 그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국정상황실내에 있던 국정모니터 기능이 국민참여센터로 옮긴 것도 주요한 시사점이다.이런 ‘힘의 분산’은 국민여론 동향을 보고하는 민정1비서관에 ‘부산팀’의 이호철 비서관이 임명됨으로써 일부 설득력을 갖는다.원칙론자로 알려진 이호철 비서관은 국정상황실과 다른 라인으로 노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의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통치차원에서 필요한 정무직 인사를 추천하는 역할을 하는 정찬용 인사보좌관의 역할도 막중하다.과거 존안자료와 같은 ‘네거티브 정보’가 아니라,능력과 역할을 중심으로 다시 구축되는 DB는 공개적으로 인재를 찾으려고 하는 새 정부의 시책과 맞물려 나갈 것이라고 인수위측은 밝혔다. ●공직검증 시스템 강화 검찰·경찰·국정원의 개혁과 공직인사의 도덕적 검증을 책임지는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의 역할은 새정부 출범 이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문 수석은 노 대통령과 20년간 함께 일하면서 단 한차례도 다툼이 없었던 것으로 유명하다.한 인사는 “국민의 정부에서는 공직자 사전검증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모든 인선이 엉망이 돼 버렸다.참여정부에서는 인사추천과 검증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봉쇄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서갑원 의전비서관의 역할도 주목된다.원래 외교통상부 몫으로 돼 있는 의전비서관의 자리를 맡은 서 비서관은 “권위주의적이고 공식적인 외교행사에 대통령을 끌려다니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대통령의 코드에 맞는 일정을 배치해 정책적 검토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24일 확정된 청와대비서실 직제개편은 현 청와대 관계자조차 “새 정부가 시스템에 따른 운용을 강조하면서 조직을 너무 벌여놓을 것 같다.”고 평가한다.그러나새 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은 “외국에서 벌써 활용하고 있는 시스템일 뿐이고,현재에 익숙해 변화가 이색적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한다.새로운 시스템의 운영과 관리가 청와대 비서들에게 달린 만큼 그들 사이에서 권력의 ‘균형과 분산’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심거리다. 문소영기자 symun@kdaily.com ◆이정우 정책실장 탐구 이정우(李廷雨) 청와대 정책실장(장관급) 내정자.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인 그가 정책실장을 맡기까지는 인수위원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가 있었다.관료가 정책실장을 맡아서는 개혁적인 정책이 나올 수 없다는 인수위원들의 공감대가 강했다.그만큼 그의 정책실장 임명은 인수위원들의 개혁성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정우의 개혁성은 “이정우 교수의 저서 ‘소득분배론’이 있나요?” 경제 부처의 도서관마다 이 정책실장의 경제관을 알기 위해 그의 저서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어렵사리 책을 구한 공무원들은 밑줄을 쳐가면서 공부하고 있다.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인 그는 전형적인 분배론자로평가받아왔다.펴낸 저서 ‘소득분배론’과 ‘도시빈민층 대책에 관한 연구’에서도 분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강하게 느껴진다.미 하버드대 박사 논문 제목도 ‘한국 경제성장과 임금 불평등’이다. 그는 ‘소득분배론’에서 “우리나라의 소득분배가 상당히 불평등할 뿐더러 최근에는 더욱 심화됐다.”고 진단한다.우리나라 재벌들이 벼락부자고,치부방법이 떳떳지 못했으며 가족기업의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경영참여 ▲기업공개와 종업원 지주제확대 ▲기업내의 보수 평등화 ▲불로소득에 대한 중과세 ▲빈부격차를 가져오는 교육제도 개혁 ▲국방비의 감축과 사회복지 확충 등 7가지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다.재벌들과 ‘가진 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만한 얘기들이다.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하지만 이 내정자의 지인들과 그를 만나본 인사들은 “(개혁성이)걱정할 정도가 아니다.”고 말한다.그는 분배와 경제성장력 배양의 조화를 강조해 온 ‘학현(學峴·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의 아호) 사단’의 대표적 인물이다. 변형윤 전 교수는 24일 이 내정자에 대해 “그 정도면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고 외유내강형”이라며 “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서울대 경제학과 68학번 동기인 금융권 인사는 “굉장히 합리적이어서 현실과 동떨어진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면서 “연구할 때와 현실 정책을 다룰 때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현실과 이론의 조화를 강조했다. 경제1분과의 한 인수위원은 “이론은 이론이고 현실과 이론이 상충될 때도 잘 해낼 것”이라며 “선비 같은 외유내강형”이라고 평가했다.경제부처 고위관계자도 “인수위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만나 보니까 합리적이면서 이론적인 원칙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권오규 정책수석 내정자가 현실성을 받쳐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입안에 주력할 것” 이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책실장의 기능에 대해 “조정보다는 입안기능이 강할 것”이라며 “(정책수석과의 역할 분담은)나는 학계에,권 수석 내정자는 관계에 있었으므로 이론과 실무를 잘 조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선정한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등 12대 국정과제를 구체화하고 입안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평범한 학생은 公교육 ‘들러리’/교육개발원 학교교육 평가

    현재 고교는 지나친 입시중심의 교육으로 대입진학 준비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평가에서 나왔다.또 고교에서는 우수학생에게 초점을 맞춘 수업으로 많은 학생은 ‘들러리’를 서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9일 전국의 초·중·고 100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종합평가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개발원은 이날 서울 교총 강당에서 평가 보고회를 가졌다. ◆고교 창의적 사고를 키우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은 드물다.대부분이수능 대비를 위한 교과서 내용 전달과 해설,단순 반복 학습,‘밑줄 쫙’ 수업이 진행된다.대학 진학을 학교의 최우선 책무로 여긴다.수준별 수업은 형식적인 반 편성에 그치고 있다.수준별 교재 사용이나 수준별 평가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우수학생 중심의 수업으로 많은 학생들이 ‘들러리’를 서는 실정이다.전공이 아닌 과목을 담당하는 ‘상치(相馳)’ 교사로 인한 수업의 질 문제가 우려된다. ◆중학교 창의성이나 탐구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내용 재구성·수업기술 개발·교사의 수업 장악력 제고 등에 많은 연구 및 보완이 필요하다. 학생 자치활동이 학교정책에 반영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형식적이다.학교 및 교사 주도로 의사결정에 그치는 경향이 짙다.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을위한 치밀한 계획과 지원체제도 요구된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교를 증축해 학급 수보다는 학교 수를 늘려 규모를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또 교육의 연속성 차원에서 교장과 교감의 잦은 교체도 삼가야 한다. ◆초등학교 학교 교육의 내용과 형태가 거의 똑같다.때문에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이어렵다.민주적인 분위기보다 훈육적인 분위기 속에서 교육이 이뤄진다.교과이외의 교육도 창의적인 교육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교육지원 활동은 학교 실태와 지역 특수성을 반영하는 데 미흡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3년반만에 ‘공공의 적’ 강우석감독

    강우석 감독(42)을 공식 인터뷰 자리로 불러낼 기회란 참드물다.이유가 있다.그가 누군가.몇년째 각종 여론조사에서‘한국영화계 파워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주인공이 아닌가. 그가 감독한 새 영화 ‘공공의 적’(제작 시네마서비스)이오는 25일 개봉된다.‘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 꼭 3년 반만이다. “긴장된다기보다는 설레요.솔직히 첫 기자 시사회날 너무힘듭디다.오죽했으면 영화가 끝나도록 시사회장을 못 들어가고 바깥을 빙빙 돌고 있었겠습니까.그런데 이젠 됐다 싶어요.재밌다,‘강우석 표’영화다 등의 평이 들리거든요.일단 재미있다는 소리가 들리면 절반은 성공한 거죠.” 늘 그랬듯 자신감이 넘친다.재차 물어볼 틈도 주지 않고 앞질러 속내를 잘도 털어놓는다.“처음엔 흥행보다 작품성에무게를 뒀었다.완성도 있는 코미디를 만들겠다는 생각만 했다.하지만 지금은 흥행할 자신까지 얻었다.” 제작·배급·투자사로 한국영화계 최대의 ‘영토’를 가진사람. 시종일관 배짱 한번 두둑하다. “‘투캅스’‘미스터 맘마’등을 통해 코미디감각은 줄곧 보여왔잖아요.이쯤해서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보고 싶더라구요.전혀 뜻밖의 상황에서도 웃음이 터지게 하는 ‘어려운 코미디’.스필버그 감독이 왜 박수를 받습니까.그 사람은 심지어 공포상황에서조차 유머를 끌어내거든요.형사가 살인범을쫓는 ‘공공의 적’은 시나리오만으로는 전형적인 누아르예요.그 밑천으로 대목대목 웃겨보자 작정했었는데 결과가 괜찮은 것같습니다.” 새 영화는 딱히 장르를 꼬집기 힘들다.감독도 ‘형사액션’과 ‘소셜(Social)코미디’란 말을 번갈아 쓴다.둘 다 맞다. 적당히 부패한 형사(설경구)가 주인공인 영화는 결국 그를통해 ‘사회악’을 철저히 응징하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그를 두고 ‘영화판에 패거리 문화를 조장한다’는 뒷소리들이 따라붙을만도 하다 싶다.한번 자기사람이다 싶으면 넘치는 확신으로 쓸어안는다.주인공 설경구와 이성재 이야기다. “설경구,정말 대단한 연기자예요.‘박하사탕’을 본 순간내 다음 영화는 무조건 저 친구가 주인공이다 점찍었었어요. 역시 어디 한곳 흠잡을 데 없이 연기를 해내더군요.” 이제 다음 영화의 주인공은 “무조건 이성재”다.이번엔 설경구에게 초점이 맞춰졌으니 다음번엔 이성재 차례가 돼야한다는,다분히 ‘무대뽀식’ 논리다.연말 개봉을 목표로 잡은 차기작은 장진 감독이 한창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또한번 사회성 짙은 메시지의 소셜 코미디가 될 듯하다. 삶의 목표가 뚜렷한 사람을 인터뷰하기는 그 반대의 경우보다 몇곱절 편하다.그의 계획표에 빨간 밑줄 그어진 덩치 큰사업들만 추려내도 쏠쏠한 정보가 된다. 3월에 경기도 파주에서 첫 삽을 뜰 촬영 스튜디오 ‘아트서비스’는 12월 문을 연다.스튜디오 없는 영화사는 ‘메이저’ 자격이 없다는 판단에서 밀어붙였다.영화사업가로 돌아가 한마디 한다.“딱 본전치기 사업이죠.” 한국영화의 극장부율(제작사와 극장의 수입배분율)을 6대4(현재 5대5)로 돌려놓는 작업에도 바람몰이 나설 생각이다. 앞으로 제작할 작품들은 “변함없이 선동하는 드라마가 될것” 이다.사회의 구린 구석을 코믹하게 까발릴 겁니다.관객들의 입에서 작품속 악역에게 ‘저놈 나쁜 놈’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하는,솔직하고 적나라한 그런 영화 말예요.”황수정기자 sjh@ ■‘공공의 적’ 어떤영화. ‘공공의 적’은 감독의 말처럼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영화”다.영화를 보고나면 고답적이고 신파적이기까지 한 제목이 작품의 주제를 명확히 간추려냈다는 이해를 하게 된다. 아내와 사별한 뒤 노모에게 어린 남매를 떠맡기고 사는 강철중(설경구)은 누가 봐도 ‘부패형사’다.아시안게임에서권투로 은메달을 따고 특채된 만년 경사.수사과정에서 빼돌린 마약을 몰래 팔아치울 생각까지 하던 그에게 얼떨결에 숙명적인 해프닝이 생긴다.억수같은 비가 퍼붓는 밤,노부부를죽인 살인범과 장난처럼 맞닥뜨린다. 영화는 형사인 철중과 살인 용의자의 심리전을 따라간다.철중은 살해된 노부부의 아들이자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 조규환(이성재)을 범인이라 확신한다.하지만 앞뒤 논리를 세우지 않는 그의 ‘막가파식’ 수사가 먹힐 리 없다. 감독은 작정하고 온탕냉탕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영화를 만들었다.꾀죄죄한 차림새의 철중이 비오는 전봇대 아래 쭈그려 앉아 ‘뒤’를 보거나 똥묻은 손으로 다짜고짜 범인을 쫓아가는 대목들은 엽기발랄한 가벼운 코믹액션 자체다.한편수십군데를 난자하는 살인장면과 ‘이유없이’ 살인을 일삼는 규환의 캐릭터 등은 하드보일드 액션 느낌을 준다. 황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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